공유하기

8·9 전당대회에서 4명을 뽑는 새누리당 최고위원 경선에는 8명이 출사표를 냈다. 현역인 강석호 조원진(이상 3선), 이은재 이장우 정용기 함진규(이상 재선), 최연혜(초선) 의원과 원외인 정문헌 전 의원이다. 이은재 최연혜 후보는 여성 몫 한 자리를 두고 격돌한다. 이번 최고위원 경선이 29일 공식 일정에 돌입한 직후부터 당내 계파를 중심으로 한 후보들의 기 싸움이 팽팽하게 벌어지고 있다. 계파별로 친박(친박근혜)계가 이장우 조원진 최연혜 함진규 후보 등 4명으로 비박(비박근혜)계(강석호 이은재 정문헌 후보)보다 1명 많다. 정용기 후보는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친박계의 한 재선 의원은 “만약 당 대표를 비박계에 내줄 경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벌 떼 작전 아니겠느냐”라고 전했다. 여성 최고위원에 이은재 의원이 출사표를 내자 최 의원이 뒤를 따른 것도 친박계의 치밀한 자리 계산 때문이란 말이 나왔다. 이에 최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며칠 전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여성 최고위원 출마 여부를 사전에 조율했는데, 마치 내가 이를 깨고 갑자기 출마 선언을 한 듯이 돼 있다”라며 “이에 대해 어떠한 조율 절차도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후보들은 등록 직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당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특히 비박계 후보들은 일제히 ‘계파 청산’을 화두로 내세웠다. 이번에 신설돼 한 명을 뽑는 청년 최고위원에는 유창수 글로벌정치연구소장, 이부형 당 중앙청년위원장, 이용원 사회안전방송 대표 등 3명이 후보로 나섰다. 투표 방식은 최고위원은 ‘1인 2표제’, 청년 최고위원은 ‘1인 1표제’가 적용된다. TV 토론회는 최고위원 후보자의 경우 다음 달 4일 한 번 열린다.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유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TV토론회에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배제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이정현 의원(58)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2004년 17대 총선 때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등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2013년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뒤에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홍보수석을 지낸 측근이다. 새누리당 8·9전당대회의 당권 주자인 그에게 이런 꼬리표가 부담이 될 거란 시선이 있다. 최근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이 계파 갈등 해소에 적임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복심이란 표현을 털끝만큼도 부인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그렇기에 내가 적임자”라고 했다. 대통령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당청 간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의원들이 정치 개혁에 나서고 민생 현장을 돌보느라 계파를 따질 겨를도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인터뷰 직후 23번째 배낭토크를 위해 대전으로 향했다. ―배낭토크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시외버스나 기차 타고 출발해서 터미널에 내려 무작정 시민들을 만난다. 수행원 일절 없이 홀로 가서 얘기를 듣는다.” ―지난 총선 전부터 전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는 뜻은 순천 시민들이 내린 엄중한 명령이자 내가 시민들에게 했던 약속이다. 당 대표가 되면 일단 국회부터 냉정하게 진단하고 그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지난 총선 결과가 참담했다. 계파 갈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선거 때마다 결과에 따라 ‘탓’만 하다 보면 근본적인 대책이 안 나온다. 정치만 있고 국민이 없다는 게 사실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다.” ―최근 친박계 주류가 이 의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당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당 대표는 화합과 통합의 중심에 서야 한다. 특정 계파로부터 지지를 받거나 배척을 당한다는 (인식은) 위험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비박근혜)계 단일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뭉쳐서 힘을 갖겠다는 발상이 패권 아닌가. 패권주의를 청산한다면서 패권을 형성하는 건 퇴보고 개악이다.” ―새로운 당 대표는 ‘차기 대선 관리자’라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에 대한 구상은…. “대선 후보를 ‘슈퍼스타 K’ 방식으로 선출하자고 제안하겠다. 당 내외 인사 5, 6명을 후보군으로 추려 지역별로 다니며 치열한 국정 토론을 시키겠다.”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의혹이 쏟아진다. 당 대표가 되면 어떻게 접근할 계획인가. “일단 법적인 진위가 중요하지만 국민의 시선도 가볍게 여기진 않겠다. 진위를 떠나 국민 입장에서 1300억 원의 거래액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만들지 않나.” ―출사표에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당 대표가 되면 호남 출신이 보수 정당에서 최초로 당 대표가 되는 거다. 정치권의 가장 밑바닥에서 시작해 대표가 되는 거다. 조직, 세력이 없는 비엘리트, 비주류가 여당의 대표가 되는 거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그런 의미에서 희망이자 롤 모델이 되고 싶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내년 12월 치러질 대선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간 3자 대결 시 반 총장이 두 사람을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가 기존 여론조사 방식과 다른 새로운 기법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는 지난달 11일부터 4주간 주말마다 진행됐다. 최대 5차례 반복 접촉해 응답률(23%)을 크게 높였다. ○ 반기문 강세 재확인 이번 조사에서도 대선 후보 3자 대결 구도에서 반 총장 강세가 이어졌다. 반 총장은 문, 안 전 대표와 3자 대결 시 35.1%로 문 전 대표(23.8%)와 안 전 대표(16.0%)를 오차범위(±3.1%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반 총장은 60대 이상(49.4%)과 50대(40.5%)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TK·51.7%)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반 총장의 고향(충북 음성)이 있는 대전·충청의 지지율은 39.8%로 문 전 대표(27.2%)를 압도하지 못했다. 반 총장 대신 김무성 전 대표가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경우 순위가 달라졌다. 문 전 대표가 29.4%로 안 전 대표(24.2%)와 김 전 대표(15.0%)를 앞섰다. 20대와 30대에서 문 전 대표는 각각 47.3%, 42.5%의 지지를 얻은 반면 김 전 대표는 각각 7.1%, 3.2%로 고전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후보로 나설 경우에도 17.6%로 문 전 대표(27.2%)와 안 전 대표(22.6%)에게 밀렸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 얼마나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불만족한다’는 응답(66.6%)이 ‘만족한다’(19.8%)보다 3배 이상 많았다. 4·13총선에서 드러난 유권자들의 표심이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응답률, 23%로 크게 높여 최근 치러진 각종 선거 때마다 국내 여론조사는 ‘고장 난 풍향계’에 비유됐다. 부정확한 조사로 유권자의 판단만 흐리게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4·13총선 당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예측이 크게 빗나가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여론조사 제도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① 5회 반복조사=‘응답률 낮은 조사엔 여론이 없다’는 말이 있다. 응답률이 조사 신뢰도의 핵심인 것이다. 4·13총선 당시 상당수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10%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선 조사 대상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네 차례 더 전화를 걸었다. ② 주말 오후 조사=조사 시간대를 주말 오후(1∼5시)와 저녁(6∼10시)으로 엄격하게 구분해 진행했다. 조사 시간을 마구잡이로 설정하면 표본의 대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동열 R&R 연구3팀장은 “여론조사가 낮에만 이뤄지면 표본이 보수 편향적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③ 유·무선 적정 분할=전화면접조사에서 유선과 무선 비율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유선전화로만 조사하면 전업주부와 노인의 응답 비율이 높아진다. 반대로 휴대전화로만 조사하면 60대 이상 유권자가 소외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선 유선과 무선의 비율을 35% 대 65%로 정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청명한 푸른빛을 내뿜던 외관은 탁한 하늘색으로 빛이 바랬다. 표지에 적힌 ‘우편투표함’이란 글씨는 세월을 머금은 채 잉크가 흐릿하게 번졌다. 울퉁불퉁 찌그러진 상판은 ‘이 물건’이 겪은 굴곡진 사연을 표현했다. 29년 동안 봉인됐던 ‘구로을 투표함’이 21일 오전 열렸다.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 대강당에서는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당일부터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구로을 우편투표함 개함·계표식’이 진행됐다. 이른바 ‘구로을 투표함 사건’은 13대 대선 투표가 진행된 1987년 12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11시 반경 서울 구로을 선거관리위원들이 트럭에 부재자 투표함을 싣고 개표소로 가기 위해 구로구청을 나설 때 “투표함이 외부로 반출된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온 시민들이 트럭을 둘러쌌다. 시민들은 4325명의 부재자 투표가 담긴 투표함을 발견하고 이를 부정투표함으로 의심했다. 이어 구로구청 3층 선관위 사무실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투표함 한 개를 발견했다. ‘투표함 바꿔치기’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구로구청에는 시민 1000여 명이 모였다. 선관위 사무실을 점거한 시민들은 점거 44시간 만인 18일 오전 경찰에 진압됐다. 부정투표함으로 낙인찍힌 구로을 투표함은 선관위가 무효 처리했고 결국 열리지 못했다. 투표함은 이후 20년 동안 구로구 선관위에 보관되다 2007년 중앙선관위 수장고로 옮겨졌다. 한국정치학회와 중앙선관위는 최근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판도라의 상자’처럼 여겨지던 구로을 투표함을 열기로 결정했다. 강원택 한국정치학회 회장은 “내년 1987년 민주화운동 30주년을 앞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투표함을 여는 과정에서 진통도 있었다. ‘구로구청 부정선거 항의투쟁 동지회’ 소속 회원 일부는 진행을 막고 “선관위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 끝에 10시 10분경 투표함의 뚜껑이 열렸다. 오후 2시경 마무리된 계표 결과 당시 기호 1번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전체 4325표 중 3133표(72.4%)를 얻었다. 이어 △3번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 575표(13.3%) △2번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 404표(9.3%) △4번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후보 130표(3.0%) 순이었다. 당시 노 후보는 총 36.6%의 득표율로 김영삼(28.0%), 김대중 후보(27.0%)를 누르고 당선됐다. 구로을만 놓고 보면 득표율에서 김대중 후보(35.7%)가 오히려 노태우(28.1%), 김영삼(25.4%), 김종필 후보(10.8%)를 앞섰다. 다만 부재자 투표에선 당시 노 후보의 득표율이 상대 후보들보다 크게 높았다. 실제 서울 지역 혼합개표(당시는 부재자 투표함을 일반 투표함 한 개와 혼합해 개표) 결과는 노태우(61.6%), 김대중(18.0%), 김영삼 후보(17.3%) 순으로 이번에 집계된 구로을 부재자 투표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투표함은 열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정치학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당시 사건 당사자들과의 심층 인터뷰, 투표함 및 관련 기록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내년에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청명한 푸른빛을 내뿜던 외관은 탁한 하늘색으로 빛이 바랬다. 표지에 적힌 ‘우편투표함’이란 글씨는 세월을 머금은 채 잉크가 흐릿하게 번졌다. 울퉁불퉁 찌그러진 상판은 ‘이 물건’이 겪은 굴곡진 사연이 느껴졌다. 29년 동안 봉인됐던 ‘구로을 투표함’이 21일 오전 열렸다.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 대강당에서는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당일부터 지금까지 베일에 쌓여있던 ‘구로을 우편투표함 개함·계표식’이 진행됐다. 이른바 ‘구로을 투표함 사건’은 13대 대선 투표가 진행된 1987년 12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11시 반경 서울 구로을 선거관리위원들이 트럭에 부재자 투표함을 싣고 개표소로 가기 위해 구로구청을 나설 때 “투표함이 외부로 반출된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온 시민들이 트럭을 둘러쌌다. 시민들은 4325명의 부재자 투표가 담긴 투표함을 발견하고 이를 부정투표함으로 의심했다. 이어 구로구청 3층 선관위 사무실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투표함 한 개를 발견했다. ‘투표함 바꿔치기’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구로구청에는 시민 1000여 명이 모였다. 선관위 사무실을 점거한 시민들은 점거 44시간 만인 18일 오전 경찰에 진압됐다. 부정투표함으로 낙인찍힌 구로을 투표함은 선관위가 무효 처리했고 결국 열리지 못했다. 투표함은 이후 20년 동안 구로구 선관위에 보관되다 2007년 중앙선관위 수장고로 옮겨졌다. 한국정치학회와 중앙선관위는 최근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판도라의 상자’처럼 여겨지던 구로을 투표함을 열기로 결정했다. 강원택 한국정치학회 회장은 “내년 1987년 민주화운동 30주년을 앞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투표함을 여는 과정에서 진통도 있었다. ‘구로구청 부정선거 항의투쟁 동지회’ 소속 회원 일부는 진행을 막고 “선관위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학회를 앞세워 서둘러 개함하고 역사의 진실을 감추려 한다”고 외쳤다. 논란 끝에 10시 10분경 투표함의 뚜껑이 열렸다. 오후 2시경 마무리된 계표 결과 당시 기호 1번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전체 4325표 중 3133표(72.4%)를 얻었다. 이어 △3번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 575표(13.3%) △2번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 404표(9.3%) △4번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후보 130표(3.0%) 순이었다. 당시 노 후보는 총 36.6%의 득표율로 김영삼(28.0%), 김대중 후보(27.0%)를 누르고 당선됐다. 구로을만 놓고 보면 득표율에서 김대중 후보(35.7%)가 오히려 노태우(28.1%), 김영삼(25.4%), 김종필(10.8%) 후보를 앞섰다. 다만 부재자 투표에선 당시 노 후보의 득표율이 상대 후보들보다 크게 높았다. 실제 서울 지역 혼합개표(당시는 부재자 투표함을 일반 투표함 한 개와 혼합해 개표) 결과는 노태우(61.6%), 김대중(18.0%), 김영삼 후보(17.3%) 순으로 이번에 집계된 구로을 부재자 투표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투표함은 열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정치학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당시 사건 당사자들과의 심층 인터뷰, 투표함 및 관련 기록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내년에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이진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67·사진)가 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장으로 20일 임명됐다. 이 신임 위원장은 국민일보 논설위원실장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눈높이로 당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가족 채용’ 논란으로 6일 자진 사퇴한 부구욱 영산대 총장과 ‘신부의 정치 활동 금지’를 이유로 고사한 여형구 신부에 이어 3번째로 이 교수를 윤리위원장으로 선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여권 핵심 인사들이 4·13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종용한 녹취록 파문이 ‘정치공작’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의 파상공세에 친박(친박근혜)계가 ‘맞불’을 놓은 것이다. 여권의 계파 갈등이 끝없이 무한 반복되는 양상이다.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은 20일 기자들을 만나 “왜 이 시점에서 음습한 공작정치 냄새가 나는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일이 (또) 벌어진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김성회 파일’의 직격탄을 맞은 서 의원은 전날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서 의원은 “녹취록을 잘 봐라. (김 전 의원이 대답을) 유도하기 위해 묻고 또 묻는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에 불을 지필 ‘의도’로 유도신문을 했다는 얘기다. 실제 김 전 의원은 최경환 윤상현 의원,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지역구 이전이 “박 대통령의 뜻이냐”고 여러 차례 묻는다. 친박계 인사들에 따르면 서 의원은 올해 초 윤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김 전 의원이 서 의원과 지역구(경기 화성갑) 공천 경쟁을 벌이면서 서 의원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윤 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전화할 당시 최경환 의원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이들에게 여러 차례 ‘공천 보장’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지 4개월여 만에, 그것도 8·9전당대회를 3주 앞두고 이 녹취록이 폭로된 것도 친박계가 ‘정치공작’을 주장하는 근거다. 비박계는 ‘적반하장’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주호영 의원은 “무슨 음모를 갖고 공개했다고 보지 않는다. 당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공천 과정에서 불법행위에 가까운 일이 있었다면 꼭 짚어야 한다”며 거듭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김용태 의원도 “더 이상 덮고 가기 어렵다”며 최, 윤 의원 등의 검찰 고발을 재차 주장했다. 폭로 시점과 주체를 두고도 비박계 기획설부터 친박계 내부의 알력싸움이라는 주장까지 각종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 차원의 진상 조사나 징계는 없다. 이제는 다들 자숙하고 새로 출발해야 한다”며 비박계의 ‘강력 대응’에 선을 그었다. 가뜩이나 박근혜 정부가 총체적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내전(內戰)이 확산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

여권 주류를 정할 새누리당 8·9전당대회의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이전을 종용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의 녹취 파일이 줄줄이 공개되면서 친박계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서청원 의원이다. 그는 김 전 의원과 지역구(경기 화성갑) 공천 경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이 서 의원을 측면 지원하다 사달이 난 것이다. 여기에 19일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김 전 의원에게 지역구 이전을 종용한 녹취 파일이 추가 공개되면서 청와대 개입 의혹마저 불거졌다. 서 의원은 결국 이날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말 우려스러운 건 제가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서는 것”이라며 “제가 나서기보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친박계 주류는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서 의원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우려 했지만 ‘김성회 파일 폭탄’에 이마저 무산됐다. 비박(비박근혜)계 당권 주자들은 총공세에 들어갔다. 김용태 의원은 “대통령을 팔아 공천을 떡 주무르듯 자행한 진박(진짜 친박)들을 검찰에 고발할 것을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게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막장 공천’에 관여한 건지, (진박들이) 대통령을 속인 건지 정확히 말씀해 달라”고 압박했다. 주호영 의원은 ‘사찰 의혹’까지 제기했다. 주 의원은 “국회의원이 어떻게 다른 의원의 뒤를 알 수 있겠느냐. 공천 개입 정도가 아니라 범죄 행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1월 말 김성회 전 의원과의 통화에서 “내가 형에 대해 별의별 것을 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범(汎)친박계 당권 주자들도 친박계 주류와 선을 긋는 모양새다. 한선교 의원은 “윤 의원은 여러 측면에서 위태로운 점이 많았다”며 “(윤 의원이)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른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얘기해 ‘저 사람 너무 나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정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계파를 떠나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정병국 주호영 김용태 의원 등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주영 의원은 “분란의 확대 재생산보다 당의 대화합을 이루는 차원에서 (이번 논란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갈 곳 잃은’ 친박 표심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 의원은 3일 출마 선언 당시 “총선 과정에서 계파 이익을 챙기며 총선 패배 원인을 제공한 인사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며 사실상 최경환 의원을 겨냥해 친박계 주류의 반발을 샀다. 친박계 주류에선 ‘마지막 카드’로 홍문종 의원의 출마를 논의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전대에서 깔끔히 손을 떼야 한다는 의견과 홍 의원이라도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절대 강자가 없는 만큼 계파를 떠나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빈번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박계 나경원 의원은 서 의원이 불출마하면 자신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만큼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전 대표는 ‘김성회 파일’ 논란과 관련해 “(공천 개입을) 막는 장치가 상향식 국민공천제였다. 그걸 다 이루지 못한 후회도 있고, 책임감도 느낀다”며 에둘러 친박계를 비판했다.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

여야와 정부가 18일 국회 내에 불평등 완화 및 격차 문제 해소 등을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 새누리당 김광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18일 국회에서 정부와 ‘제3차 여야정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3당 추천 각 2명, 정부 추천 2명 등 총 8명으로 TF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또 ‘10조 원+α’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가운데 1조 원 상당을 수출입은행 출자에 쓰기로 했다. 대신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에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3당 정책위의장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책은행의 현금출자를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의 추경예산안이 22일 국무회의를 거쳐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대한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야정 간 협치를 강조하며 규제프리존특별법, 노동개혁법, 경제활성화법 등의 통과도 부탁했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고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논란과 관련해 이해를 구했다. 박근혜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법 등 각종 법안 처리 협조도 요청했다. 황 총리는 이날 회동을 시작으로 새누리당 재선 등 중진 의원들과 5차례에 걸쳐 ‘릴레이 만찬’을 할 예정이다. 9월에는 야당 지도부와도 만찬을 통해 정치권과의 소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이 중앙윤리위원장으로 내정한 여형구 신부(73·사진)가 18일 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가족 채용’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부구욱 영산대 총장에 이어 여 신부까지 고사 의사를 밝히면서 당의 인선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천주교 교회법상 신부의 정치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그 뜻을 여 신부님께 전달했고, 여 신부님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 신부님이 새누리당 측에 수락 확정 의사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선임된 것으로 언론에 보도돼 이번에 사퇴 사실을 알리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13일 “정치 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청렴하게 역할을 할 적임자”라며 여 신부의 선임 사실을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이 17일 공개한 ‘국민 백서’에서 적지 않은 전문가는 총선 참패의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렸고,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이번 선거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한 이유도 ‘정권 심판론’이라고 했다. 인 대표는 또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오만함을 지적하면서 “국민은 대통령이 빨간색 옷을 입고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조건으로 ‘대통령 눈치 보지 않는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이어 인 대표는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서로 엉켜 있는 한 다음 대선은 어렵다”며 “결국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의 3당 체제에서는 대통령이 여야 상관없이 협치를 할수록 호감도가 상승해 여당 이미지 개선에도 좋게 작용할 것”이라며 “이제는 전략적으로 대통령과 여당이 갈라설 때”라고 거듭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청와대가) 정책적으로 큰 그림을 보여주지 못했고 불통의 이미지를 계속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의 정책 역량은 역대 정부 중 최하위”라며 “정책 참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여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오버랩됐다”고 비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세균 국회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68주년 제헌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2018년 이전에는 새로운 헌법이 공포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개헌 일정표를 제시했다. 정 의장은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3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철 지난 옷’처럼 사회 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늦어도 70주년 제헌절(2018년 7월 17일) 이전에는 새로운 헌법이 공포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올해가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적기라고 보고 있다. △국민과 여야 의원 대다수가 개헌에 공감하고 있고 △여권에 유력 대권주자가 가시화하지 않아 개헌 반대가 덜하고 △개헌 연구 결과물이 어느 정도 축적돼 있다는 점 등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에 대해선 여야는 물론이고 개헌 찬성 의원 간에도 생각이 제각각이어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본적으로 1987년 체제의 헌법이 한계에 왔다는 것을 안다”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개헌 작업이 현실적으로 동력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보수정권 8년 동안 대한민국의 현실은 헌법 가치의 훼손과 퇴색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개헌 방법과 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국민의당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개헌 공론화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경축사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당사국 의회 간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근형 noel@donga.com·신진우 기자}

“20대 국회는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개헌 요구를 수용해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은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단임제를 분권형으로 개헌하는 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국가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행사를 마련한 김덕룡 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장은 성명서에서 “대선까지 시간이 있고 국민 다수가 개헌을 지지한다”며 “강력한 대선 후보도 아직 눈에 띄지 않는 지금이 바로 개헌의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했다. 정대철 국민의당 상임고문은 “내각제보다 이원집정부제가 개헌의 방향으로 적절하다”며 “일단 국회에서 올해 안에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해야 동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신경식 대한민국헌정회장은 “개정 헌법은 통일 기조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자회견에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 이우재 전 민중당 대표, 김상현 전 민추협 공동의장 권한대행, 이창복 민주화운동공제회 이사장, 이갑산 범시민사회연합 상임대표, 반재철 전 흥사단 이사장,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이기우 인하대 교수, 영담 스님 등이 참석했다. 김형오 박관용 임채정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이수성 이한동 이홍구 정운찬 전 국무총리,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등은 성명서 제안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은 13일 중앙윤리위원장에 여형구 신부(73·사진)를 선임했다. 여 신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과 연희동·역삼동 성당 등에서 주임신부를 지냈다. 여권에서 종교인 출신 윤리위원장은 2006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에 이어 두 번째다. 지상욱 대변인은 “여 신부는 정치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청렴하게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여 신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오정근 혁신비상대책위원이 추천했다. 여 신부는 몇 차례 고사했지만 혁신비상위의 간곡한 요청에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혁신비대위는 윤리위원장에 부구욱 영산대 총장을 선임했지만 ‘가족채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선임 이틀 만에 자진 사퇴했다. 한편 혁신비대위는 4·13총선 백서를 17일 발간한다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부가 13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경북 성주군에 배치하기로 결정하자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집단 반발했다. 성주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을 포함해 TK 의원 21명은 이날 반대 성명을 냈다. 여기에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을 비롯해 조원진 곽상도 정종섭 의원 등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 의원’들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사드 배치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문제는 배치 장소가 왜 하필 TK냐는 것이다. 최 의원은 8일 새누리당 의원들의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TK 민심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드가 TK에 배치되면 민심이 더 악화된다”고 말했다고 지역 언론에 공개했다. 최 의원은 “7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거칠게 항의했다”고도 했다. 현재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과 전 정보위원장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도 8일 청와대 회동에서 박 대통령에게 “(TK 주민들이) ‘TK에 신공항은 안 주고 사드를 주느냐’고 매우 격앙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TK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박근혜 정부를 압박한 셈이다. 이에 앞서 조원진 의원은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발표에 “박근혜 정부의 큰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지역엔 안 된다고 반대하는 전형적인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에 정치권이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에선 “4·13총선 당시 진박 마케팅에 열을 올리던 일부 TK 의원이 이제 와서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최 의원은 총선 당시 진박 후보들을 지원하며 “(TK 의원 중)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도와주기는커녕 뒷다리만 건 이들은 자기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보위원장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실력을 잘 아는 만큼 사드 배치는 당연하다”며 “다만 지역민들이 반발하니 선물을 하나 달라는 거다. 그래야 지역 민심을 달랠 수 있다”고 말했다. TK 의원 가운데 반발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의원은 새누리당 유승민 백승주 추경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등 4명뿐이다. 백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추 의원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김 의원은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유 의원은 TK 배치가 확정되자 “그 지역이 TK든, 어디든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박 대통령의 측근 의원들이 사드 후보지 결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반면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온 유 의원은 정부를 지원하는 모양새다. 2008년부터 사드 배치를 주장해온 유 의원은 이달 초 “(TK에 사드를 배치한다면) 수도권 방어가 안 된다. 수도권을 포기하는 것은 제 논리로는 이해가 안 된다”며 TK 지역 배치에 반대했다. 일각에선 유 의원이 박 대통령에게 대구공항 이전이란 ‘선물’을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중진 의원은 “사전에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이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린 뒤 부지를 선정했어야 한다”며 “매번 혼란과 갈등이 불거진 뒤 뒷북을 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
여야 의원들은 12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시행을 두 달여 앞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새누리당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헌법재판소 결산 심사를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현재 시행령에 따르면) 1회 100만 원 이상이면 직무 관련성이 없어도 형사 처벌되지만 죄질이 더 나쁜 직무 관련성이 있는 행위는 과태료 처벌에 그친다”며 법의 허점을 지적했다. 일부 의원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포함된 부분을 두고 “민간인 가운데 공공성이 더 큰 분야도 많은데 유독 이들만 포함됐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박한철 헌재 소장은 올해 3월 김영란법 시행 전에 헌재에서 결정하겠단 말씀을 하셨다”며 “저도 그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도 “유통업을 하는 분들은 다가오는 명절을 앞두고 한우나 굴비 세트의 금액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한다”며 “그분들의 피해가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주로 농어촌이 지역구인 의원들이 선물 가액 상한선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농축산어업민들이 김영란법 때문에 매일 집회나 시위를 하고 있다. 알고 있느냐”고 따졌다. 이 장관이 “알고 있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농어민들의 요구사항을 정부에 전달한 적 있느냐.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A기업 대표인데, 고교 동창인 경제 부처 B 과장의 부친상에 화환을 보내면 부의금은 따로 할 수 없는 건가요?” “케이스별로 다릅니다. 직무관련성을 따져 봐야 하는데….”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국민권익위원회에는 유권해석을 요청하는 문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12일 “하루 평균 100건이 넘게 걸려오니 일일이 답변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접 적용 대상만 대략 400만 명에 이르는 데다 해석에 따라 위법 여부가 애매한 사례가 무수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법을 제안했던 권익위는 최근에야 법 적용 대상 기관과 종사자 수를 확정했다. 대상 기관은 3만9969개, 종사자 수는 약 235만 명으로 집계됐다. 배우자까지 합하면 4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회 통과 과정에서 법 적용 대상 등에 대한 사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기업 사외보 업무 관계자, 소식지를 내는 각종 시민·사회·문화단체, 재단 관계자 등과 같이 입법 취지와 관련성이 적은 대상자도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은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은 12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치권에서도 (김영란법과 관련해) 해결할 문제점이 있는데 헌법재판소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며 헌재에 위헌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신진우 기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1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해 주한미군에 배치될 1개 포대 외에 추가 도입이 이뤄진다면 한국이 비용을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사드 포대 구입 문제를 검토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사드 포대가 더 필요할 경우 누가 경비를 지불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만약 필요하다면 우리 돈으로 (지불)해야 한다”면서도 “우리 계획은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만들면서 패트리엇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하고 방어망을 촘촘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가 사드 도입 검토에 대해선 “구매할 생각이 전혀 없고, 저희가 가진 중장기 계획에도 (구매 계획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지역 선정과 관련해서는 “6월 말 (사드) 부지 가용성에 대한 구두 보고를 받았고, 7월 초쯤 배치를 결정하는 내부 검토를 마쳤다”며 “행정적 절차로 설명하면 최종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드 배치 결정의 국회 비준 여부에 대해선 “비준 받을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기본적으로 (사드 배치) 이 사안은 영토와 비용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국가와 국민의 생존 차원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주변국 반응에 의해 좌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사드 배치 결정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외교통일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사드 배치 결정에 국민을 충분히 설득하거나 국회와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의 과정이 없어 절차상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측 위원들은 “개인 의견을 전체 의견처럼 얘기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은 10일 조동원 전 홍보기획본부장의 홍보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도 파장이 커질까 긴장하고 있다.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국민의당은 박선숙 김수민 의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11일)를 앞두고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실무진의 관련법 숙지 미숙으로 인한 단순 정치자금법 사건”이라며 “이른바 허위 계약서 작성, 자금세탁을 통한 리베이트 금액 조성 등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조 전 본부장은 이번 주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본부장은 “법을 잘 몰라 저지른 실수이고 액수도 부풀려져 억울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조 전 본부장이 문제의 동영상을 무상으로 받는 과정에서 당 소속 의원과 논의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파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을 ‘새누리당 동영상 리베이트 사건’으로 규정하고 조사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압박했다. 박지원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과 10일 국회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박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기들(새누리당)은 리베이트가 아니고 왜 남(국민의당)은 리베이트냐”고 비판했다. 한편 선관위는 외압 때문에 보도자료를 8일 오후 6시 30분에 배포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발장 제출을 위해 대검찰청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5시가 넘었고 고발장을 제출한 뒤 보도자료를 제공한 것”이라고 반박했다.송찬욱 기자 song@donga.com·신진우 기자}
‘로비 법제화’는 대형 권력형 비리를 막기 위해 꾸준히 거론돼 온 방안 가운데 하나다. 로비가 법제화되면 개인이나 법인, 단체 등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로비할 때 공식적으로 등록하고 공개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그동안 음성적으로 로비가 진행되면서 부정부패가 발생한 만큼 ‘법적 그물’ 안에서 로비스트들을 관리해 불법 로비를 근절하자는 취지다. 로비스트들이 공개적으로 활동하면 권력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까지 자기 이익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겨 바람직하다는 게 법제화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국회에서 로비 법제화 관련 논의는 16대 국회 때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무소속이었던 정몽준 전 의원 등 48명이 외국 로비스트의 국내 활동을 양성화하자는 취지에서 2001년 법안을 발의했다.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진석 원내대표도 그때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 법안은 정파 간 이해관계와 각종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직면해 표류하다 2004년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정 전 의원은 17대 국회에서도 같은 법안을 발의했지만 역시 2008년 폐기됐다. 2005, 2006년에도 여러 의원이 로비 합법화 법안을 냈지만 결국 폐기됐다. 현재까지는 국회에서 로비 법제화와 관련된 움직임은 거의 없는 상태다. 법사위 소속의 한 의원은 “예전에 논의될 때마다 언론이나 여론에서 역풍을 맞지 않았느냐”며 “(로비를) 합법화하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먼저 조성되지 않는 한 부담을 짊어지고 먼저 나설 의원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로비 법제화에 대한 찬반을 떠나 차제에 바람직한 민관정(民官政) 접촉 모델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영란법으로 기업 등 민간 부문의 대관(對官), 대(對)정치권 업무 담당자들의 활동 영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큰 상황인 데다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나 음성적인 접촉을 통해 이뤄져온 민관 접촉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제대로 된 논의가 필요한 시기인 건 맞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