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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면서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한국,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를 인질로 삼는 핵무기 실전 배치가 코앞까지 왔다고 주장한 것.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말하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 시간) 이 발언을 사실상 철회했다. ‘지속적인 도발 중단’을 대화의 새 조건으로 내걸었고, 한반도 전쟁 위기는 다시 증폭됐다. 동아일보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가 실시한 2017 대한민국 정책평가에도 한반도 위기 상황이 반영됐다. 일반 국민과 정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외교안보 분야 정책의 상대적 중요성은 경제(1위), 사회복지(2위), 교육문화(4위), 외교안보 등 4개 분야 정책 중 3위였다. 지난해엔 4위였다. 외교안보 정책이 4개 분야 정책 중 일상생활 체감도가 가장 낮은 점을 감안하면 북핵 문제로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핵 위기에도 ‘생활 체감형 정책’ 상위권 외교안보 분야 10대 정책 중 정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 국가보훈처의 ‘6·25 참전 미등록자 발굴, 국가유공자로 예우 및 명예선양’ 정책이었다. 참전용사에 대한 처우 개선과 예우에 대해선 한반도 전쟁 위기와 별개로 국민 모두가 공감한다는 뜻이다. 다만 참전에 대한 예우는 생전에 이뤄져야 의미가 있는 만큼 생존 참전용사 발굴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생존 6·25전쟁 참전유공자 연령은 평균 87세에 달한다. 병사 월급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국방부의 ‘병 봉급 연차적 인상 및 자기개발 기회 지원 확대’ 정책은 2위였다. 국방부는 병사 월급을 병장 기준 올해 21만6000원에서 내년에는 최저임금 대비 30% 수준인 40만5700원으로 올리고, 2022년엔 50%인 67만6100원으로 올리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병사 월급 인상에 내년에만 지난해 대비 7600억 원대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된다. 향후 북핵·미사일에 맞선 무기 도입비 등이 포함된 예산인 방위력개선비가 줄어드는 ‘풍선 효과’를 막으려면 구체적인 예산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의 ‘재외국민 사건사고 예방 및 대응 역량 강화’(3위) 정책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누구나 해외에서 사건사고를 당할 수 있는 만큼 당장 체감되는 대표적 정책이다. ○ 정작 ‘한반도 정세’ 안정 정책은 하위권 이에 반해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위한 국제공조 강화(외교부)’ 정책은 4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발전 추진(외교부)’ 정책은 8위, ‘북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 대응 능력 강화(국방부)’ 정책은 9위에 머물렀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위한 국제공조 강화’ 정책은 정부가 미국 등 국제사회와 꾸준히 대북 문제 해법을 고민해 온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만 미국의 인도 태평양 구상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사이에서 청와대와 외교부가 각각 다른 메시지를 내는 등 일부 정책의 방향은 일관성이 없었다. 대북 제재 이행의 핵심 당사자인 중국에 우리 정부가 대북 원유 공급 제한을 요청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모습도 평가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나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 등 사드 갈등으로 냉각됐던 한중 관계는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발전 추진’ 정책은 8위에 그쳤다. 정부가 봉합했다던 사드 이슈가 중국 측 문제 제기로 거듭 불거지는 등 ‘정책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점수가 낮았다. 북한이 북핵 및 미사일 고도화에 사활을 거는 것과 달리 이에 대응하는 ‘북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 대응능력 강화(국방부)’ 정책은 9위에 그쳤다. 북한이 핵무기 및 이를 실어 나를 ICBM을 완성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반면 이에 대응할 ‘한국형 3축 체계’의 구축 속도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점이 낮은 평가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안보 이슈 중 하나인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의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정책도 6위에 머물렀다. 2006년 한미 정상이 전작권 전환에 합의하고도 2010년,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전환 시기가 연기되는 등 10년 넘게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점이 낮은 순위를 기록한 결정적 요인이었다. 현재 한미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한 상태다. ‘방산비리 처벌 및 제재 강화, 예방 시스템 구축 정책’은 조사한 외교안보 정책 중 꼴찌였다. 방위사업청은 악성 및 고의적인 비리가 적발된 방위산업체는 즉시 퇴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검토하고 방사청 내 문민화율을 내년 상반기 기준 70%까지 달성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방산비리 근절책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방산비리 근절 대책에도 ‘뚫리는 방탄복’이 군에 납품되는 등 방산비리가 반복되면서 ‘정책의 실현 가능성’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손효주 hjson@donga.com·신진우·황인찬 기자외교안보 평가: 김선혁, 임현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애국지사 권준호 선생이 17일 오전 3시 3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1944년 9월 일본군에 징집됐지만 이듬 해 1월 중국 중앙군 제9전구지역으로 탈출했다. 그 뒤 광복군에 편입돼 광둥성 일대에서 항일 투쟁을 했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순란 씨와 아들 영석·도중 씨, 딸 영미·영희 씨가 있다. 빈소는 대구보훈병원 장례식장 특2호. 발인은 19일 오전 7시.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053-625-4466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 오청성 씨(25)가 조만간 군 병원으로 이송된다. 오 씨는 초코파이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몸이 회복됐고, B형 간염 탓에 치솟았던 간 수치도 어느 정도 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군 병원으로 옮겨진 후 군의관들로부터 재활치료와 함께 국가정보원 및 군의 합동신문을 받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오 씨를 현재 입원 중인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의료진과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15일경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아주대병원은 군에 “14일에도 옮길 수 있는 상태”라는 의견을 전달해 이송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 오 씨의 이송은 지난달 13일 총상을 입은 지 한 달여 만이다. 총알 4, 5발이 몸을 관통하는 중상을 입은 오 씨는 아주대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혈압이 거의 잡히지 않았고 손상 중증점수(ISS·15점 이상이면 생명 위험)가 22점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하지만 두 차례 대수술 후 차츰 회복해 지난달 18일 의식을 찾았다. 오 씨의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북에서 고강도 훈련을 견딘 젊은 군인이어서 회복세가 아주 빠르다”고 말했다. 오 씨는 현재 병실 내에서 스스로 걸어 다닐 정도로 나아졌다. 최근 오 씨가 “초코파이가 먹고 싶다”고 부탁해 의료진이 직접 구해다 줬고, 적은 양을 간식으로 먹기도 했다고 한다. 총알이 관통한 소장을 40cm가량 잘라내고 이어 붙여 그동안 미음과 물김치 정도밖에는 먹지 못했지만 소화기능이 상당 부분 회복된 것이다. 의료진은 오 씨가 걷는 시간과 거리를 천천히 늘리는 재활치료를 받을 단계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입원한 병동에는 다른 환자와 보호자가 많아 복도에서 걷거나 재활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진이 민간인 통제가 쉬운 군 병원으로 옮겨 재활치료를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한 이유다. B형 간염과 수술 후유증 탓에 높았던 간 수치는 정상보다 약간 높은 범위까지 내려간 상태다. 정부와 병원 측은 혹시 모를 암살 위험 등에 대비해 오 씨를 군 헬기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이송 시 오 씨와 동행하고, 추후 필요하면 국군수도병원으로 왕진을 할 예정이다.조건희 becom@donga.com·손효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조건을 조속히 갖춰 나가야 한다. 우리 군의 한미연합방위 주도 능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전군 주요 지휘관 오찬을 하면서 “우리 국방을 우리 스스로 책임지는 책임국방을 구현하도록 핵심 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 양국이 전작권 전환의 핵심 조건으로 합의한 ‘우리 군의 능력 향상’을 조속히 이행해 달라고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자신의 안보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후속조치, 첨단 군사자산 획득 및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이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내년도 국방비 대폭 증액을 거론하면서 “한국형 3축 체계(킬 체인, 미사일방어, 대량응징보복)를 조기에 구축하고 유사시 최단 시간 내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수행 개념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오찬에는 지진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의 특산품인 과메기, 올해 초 대형화재 피해를 입은 전남 여수 전통시장에서 산 갓김치, 최근 생산 과잉으로 값이 폭락한 대봉감이 제공됐다. 한편 4일부터 진행된 한미 공군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는 8일 모두 종료됐다.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주일미군 기지 및 미 본토에서 한반도로 전개된 미군 군용기는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순차적으로 각 기지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은 한미 공군 전투기 등 군용기 260여 대가 투입돼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특히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F-22 스텔스 전투기 6대를 비롯해 F-35B 12대, F-35A 6대 등 스텔스 전투기만 24대가 한꺼번에 참가했다. 6∼7일에는 사상 최초로 이틀 연속으로 전략폭격기 B-1B 편대가 괌 앤더슨 기지에서 한반도로 전개돼 폭격 훈련을 하는 등 대북 억제를 위한 공중 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훈련은 끝났지만 앞으로도 세계 최강의 미군 공중 전력을 한반도에 상시 배치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계속 전개해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추가 도발에 나서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손효주 기자}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며 ‘도발 침묵’을 깬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가 도발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이후 SLBM을 발사하지 않고 있는데 SLBM 도발 휴지기 동안 대미 타격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신형 SLBM ‘북극성-3형’의 발사 준비를 하는 듯한 모습이 연이어 포착된 건 사실”이라며 “시험발사가 임박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움직임이 활발해진 만큼 한미 연합 감시자산을 이용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언론 중심으로도 SLBM 발사 임박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도쿄신문은 6일 북한이 ‘북극성-3형’ 시제품을 이미 5개 제작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북한 역시 8월 김정은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한 사진을 공개할 당시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고 적힌 설명판을 노출하며 SLBM 개량에 주력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북극성-3형’은 북한이 지난해 8월 발사해 500km를 비행시키는 데 성공한 기존 SLBM ‘북극성-1형’(최대 사거리 2500km 안팎)을 개량한 것이다. 최첨단 재료인 탄소섬유복합재를 이용해 미사일 무게를 대폭 줄이는 반면 미사일 길이는 늘려 고체연료를 더 많이 탑재하는 방식으로 사거리를 늘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은 최소 북극성-1형의 2배인 5000∼6000km까지 사거리를 늘리려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동해에서도 괌과 미 알래스카 등을 기습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도발 D데이’로 미국인의 축제 기간인 크리스마스 연휴 전후를 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SLBM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 ICBM을 실제로 발사한 후 미국이 대북 타격을 감행하더라도 끝까지 살아남아 대미 핵 타격을 감행할 수 있는 핵전쟁 반격 무기이자 ‘게임체인저’로 통한다. 이를 크리스마스 전후 기습 발사하면 미국인의 공포심을 배가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 2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괌 앤더슨 공군 기지에서 이륙해 한반도 상공에 전개됐다.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 중인 한미 공군 전투기 20여 대와 편대비행을 하며 서해 상공에서 가상 폭격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3년 동안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한 국가가 49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CNN방송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국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유엔 자료를 토대로 2014년 3월∼올해 9월 대북제재 위반 사례를 분석한 결과다. 앙골라 쿠바 모잠비크 이란 시리아 등 13개국은 북한과 군사적 연결고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가 북한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군사 관련 장비들을 주고받았다는 것. 중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캄보디아 이집트 등 20개국은 북한 선박이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국적을 세탁해 주는 방식으로 북한을 지원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주성하 기자}

내년 국방 예산은 지난해보다 7% 증가한 43조1581억 원으로 확정됐다. 2009년 7.1% 증가한 후 가장 많이 올랐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인한 안보 위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6일 국방부에 따르면 내년 국방 예산은 9월 초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된 43조1177억 원보다 오히려 404억 원이 증액된 것. 국회 심의를 통해 국방 예산이 정부안보다 증액된 건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안보 위기가 점증됨에 따라 2011년도 국방 예산이 증액된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국방 예산 중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에 투입되는 방위력 개선비는 정부안에 비해 378억 원 증가했다. 3축 체계 구축을 포함한 방위력 개선비 총액은 지난해보다 10.8% 증가한 13조5203억 원이다. 3축 체계 강화의 일환으로 유사시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 제거 임무를 할 육군 특수임무여단(일명 ‘김정은 참수부대’)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도 처음 편성됐다.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고속유탄 기관총 등을 도입하는 4개 신규 사업에 2년간 예산 260억 원을 책정했다. 건물 내부의 적을 식별하는 내부 투시기, 적 수뇌부 정보 확인에 이용되는 생체인식기 등 특수장비 보강 예산 65억 원도 특임여단에 추가로 배정됐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한 북한군 귀순 사건 이후 한국군의 응급환자 후송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의무후송전용헬기 양산 사업에도 148억 원이 배정됐다. 한편 남북 교류협력에 사용되는 남북협력기금은 1조 원대 회복에 실패했다. 통일부는 내년 협력기금 규모를 8.7%(835억 원) 늘어난 1조462억 원으로 제출했으나 국회에서 감액돼 최종 9624억 원으로 정해졌다. 올해(9627억 원)보다 3억 원 줄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오청성 씨(25)가 곧 군병원으로 이송돼 귀순 경위 등을 조사받는다. 오 씨가 입원한 아주대병원과 정부 소식통은 5일 “오 씨가 혼자 걸어서 화장실에 가고, 말도 많이 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조만간 오 씨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 본격적인 중앙합동신문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 씨는 지난달 13일 총상을 입고 두 차례 대수술을 받았지만 18일 의식을 차렸고, 현재는 두부나 된장국 등 부드러운 음식으로 식사할 정도로 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료진은 오 씨가 귀순 전부터 앓았던 B형 간염과 두 차례 대수술의 후유증 탓에 간수치가 높은 점을 감안해 상태를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낸 상태다. 귀순 과정에서 생사를 오가는 극단의 공포를 겪은 그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보일 가능성을 우려해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4일경 오 씨를 면담해 전원 시점을 논의하려던 국군수도병원 의료진은 방문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 씨의 신변 안전과 발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때도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은 일부러 오 씨의 곁에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 모를 테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정부 소식통은 “오 씨가 무리 없이 여러 가지 말을 하고 있는데, 혹시 의료진에게 북한 내부 정보 등 보안에 위배되는 말을 할 경우엔 정보 당국자들이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고 말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 씨가 군병원으로 옮겨가더라도 필요 시 해당 병원을 직접 방문해 계속 진료할 뜻을 정보당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미국 CNN이 4일(현지 시간) 방송한 인터뷰에서 “오 씨가 처음엔 깨진 항아리처럼 피를 많이 흘렸다.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또 오 씨가 처음 의식을 회복한 뒤 “여기가 정말 남한이냐”고 물어 “(입원실에 걸린 태극기를 가리키며) 남한이다. 북한에서 저런 걸 본 적 있느냐”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도피한 그가 자랑스럽다. 그의 용기는 보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CNN이 이날 함께 공개한 동영상에는 오 씨가 미군 헬기에 실려 아주대병원에 처음 이송됐을 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오 씨가 2차 수술(지난달 15일)을 마친 뒤 해당 영상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오 씨를 이송한 미군 헬기의 내부를 가리키며 “이 헬기는 최신식이 아니다. 내부에 달린 의료장비도 포터블(붙였다 뗄 수 있는 간이형)”이라며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닥터헬기(응급환자 전용 헬기)는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정작 야간에는 출동하지 못하는 문제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조건희 becom@donga.com·손효주·조은아 기자}

“정부가 주도하여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사진)은 4일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 K-디펜스(Defense)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K-디펜스 포럼은 한국 방위산업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송 장관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방위산업 육성’을 주제로 진행한 기조강연에서 “중고 무기체계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수요자 요구에 따라 개조, 개량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수출 방식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기 수출시장 개척에도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신규 금융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기술료를 감면해주는 등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또 “첨단 무기 역할이 증대되는 현대전에서 우수한 무기 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방위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며 “그러나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현행 제도 때문에 도전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신기술 개발을 위해 불가피한 시행착오를 실패로 규정하며 연구원 개인에게까지 책임을 묻는다면 누구도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방위사업청이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들에게 시험비행 중 추락한 차세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Ⅱ) 값 배상을 요구한 것을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송 장관은 “성실수행인정제도를 무기체계사업에 확대 적용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 방위산업 성장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실수행인정제도는 연구개발 중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성실하게 연구를 수행한 것이 인정되면 제재를 감면해 주는 제도다. 송 장관은 10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축사에서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산업으로의 도약을 강조하면서 방산 관계자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는 전략적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제가 가장 먼저 강조하고자 하는 것도 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 해상봉쇄 등 대북 제재 조치를 둘러싼 청와대와의 엇박자 논란에 대해 “대통령과 청와대 모든 참모와 저는 한 치의 빈틈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미국의 대북 제재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해상 봉쇄에 대해 청와대와 국방부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어제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해상봉쇄라는 부분이 언급된 바 없다.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군사적 조치와 해상 봉쇄 등 제재 옵션에 대해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의) 구체적 요구나 제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북 해상봉쇄는 북한을 오가는 선박의 출입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강력한 제재 방안이다.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한미일 연합 대북 해상 봉쇄 작전을 구상하고 우리 정부에 실행 방안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해상 봉쇄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어디서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추후에도 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송영무 국방부 장관(사진)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미군의 해상 봉쇄 참여 제안에 대해 “그런 제안이 없었다”면서도 미국 측의 제안이 있다면 해상 봉쇄 작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송 장관은 “미 국무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과 같이 그런 것이 요구되면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국제사회는 북한을 오가는 해상 운송 물품을 금지하는 권리를 포함해 해상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장관은 “미 측에서 공식적으로 해상 봉쇄 작전을 제안하면 검토하겠느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질문에도 “검토해서 협의하는 차원에서…”라며 참여 의사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엇박자 논란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입장 자료를 내고 “송 장관이 국회에서 언급한 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2375호에 명시된 ‘금수품 적재 선박에 대한 공해상 검색 강화조치’를 이행하는 데 협력하겠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대량살상무기(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식별, 검색하는 차원에서 실시되는 ‘해상 차단’ 작전훈련에 참가하겠다는 뜻이지 ‘해상 봉쇄’에 참여하겠다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봉쇄는 북한 주변 해역을 선박이 오가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막아버리는 것이고, 차단은 무기 적재 등 문제 선박에 대해서만 검색하고, 불응 시 나포하는 개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도 봉쇄보다는 기존의 해상 차단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였고, 이에 송 장관도 (봉쇄 작전이 아닌) 기존에 실시되던 해상 차단 작전 훈련 등에 더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손효주 기자}
유사시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이른바 ‘김정은 참수부대’로 알려진 육군 특수임무여단(특임여단)이 1일 공식 창설됐다. 이 부대는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됐던 미 해군 특수부대 ‘데브그루’ 등을 모델로 편성됐다. 당초 군은 ‘김정은 참수부대’를 2019년 창설하려고 했으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됨에 따라 창설을 2년 앞당긴다고 올해 초 밝힌 바 있다. 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충북 증평에서는 남영신 특수전사령관 주관 아래 특임여단 개편식이 열렸다. 특임여단 규모는 1000여 명으로, 기존 특전사 예하 1개 여단에 병력과 특수전 장비를 보강하고 임무를 특화해 개편하는 방식으로 편성됐다. 기존 특전사 예하 여단은 평시에는 북한의 국지도발 대비 작전, 대테러 작전 등의 임무를 하고 전시에는 후방 침투, 비행장·핵시설 등 핵심 군사시설 점령, 요인 사살, 북한 내 안정화 작전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이에 반해 특임여단 임무는 북한 지휘부 제거 작전으로 한정됐다. 북한이 핵무기 사용 조짐을 보일 때 이를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및 북한 지휘부에 대한 대량응징보복(KMPR)을 수행할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 병력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 공군 역시 대북 감시자산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는 ‘항공정보단’을 이날 창설했다. 기존 제37전술정보대대를 단급으로 확대한 이 부대는 기존 RC-800 및 RF-16 정찰기, 내년부터 배치되는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등 다양한 감시정찰 자산으로 수집한 대북 정보를 집중 분석한다. 유사시 핵시설 및 지휘부 시설 위치 등 대북 군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정보 분석 및 제공 능력이 한층 향상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4∼8일 한국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 공군 훈련(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하는 한미 공군 전투기 등 군용기 수가 당초 주한 미 공군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230여 대에서 30대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미군 전력이 늘어난 것.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하자 미군이 참가 전력을 대폭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이 북한의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에 대응해 이달 한미 연합 공군 비행훈련에 참가할 F-35B 스텔스 전투기 수를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또 정보를 공유하는 핵심 동맹국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대잠수함 초계기인 P-3와 P-6를 적극 활용해 북한의 해상거래 봉쇄에 나설 방침이다. 전략자산 추가 배치와 해상봉쇄로 군사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엔을 통해서는 원유 공급을 막고, 독자 금융제재까지 해 김정은 정권을 ‘3중 압박과 제재’로 몰아붙이겠다는 전략이다. 미 도널드 트럼프 정부 관계자는 3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4∼8일로 예정된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한미 연합 비행훈련에 보내는 F-35B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뜻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당초 훈련에는 F-22 랩터와 F-35A, F-35B가 각각 6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F-35B가 12대로 늘어난 것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유엔이 금지한 북한의 해상 행위를 핵심 동맹의 지원을 받아 적발해 유엔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어 파이브 아이스에 북한 인근 해상에 대한 대잠 초계기 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북한 또는 제3국 선적의 화물선이 화물세탁 등의 방법으로 유엔이 금지한 북한의 대외 거래를 지속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소집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새 안보리 결의안의 방향을 밝혔다. 이어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utterly destroyed)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은 북한과의 외교 및 교역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투표권 등을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잠재적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한 긴 목록을 갖고 있다”며 “준비되면 재무부가 (북한 등) 금융기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담은 독자 대북 제재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시간가량 전화 통화를 하면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완성 단계라고 주장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북한이 스스로 대화에 나올 때까지 대북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당면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협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문병기·손효주 기자}

북한이 30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사진 여러 장을 분석해 본 결과 신형 미사일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일리가 있었다. 화성-14형과 외형이 달라졌고, 기술적 진전이 엿보이는 모습도 발견됐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신형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우선 화성-15형의 1단 로켓을 보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결정짓는 핵심 부품인 엔진이 화성-14형과 확연히 달랐다. 북한이 7월 두 차례 쏘아올린 화성-14형은 1단 로켓에 80tf(톤포스·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의 ‘백두엔진’ 1개와 보조엔진이 탑재됐다. 화성-15형은 1단에 백두엔진 2개를 묶어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1단 전체 크기도 커졌다. 북한은 추력 향상에 힘입어 최대 사거리를 미 전역을 타격권에 두는 1만3000km 안팎으로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은 지난해 엔진 한 개의 추력이 80tf인 백두엔진을 개발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블러핑(허풍)이었다”며 “당시 추력은 45tf가량에 불과했고, 이번에 이 엔진 두 개를 묶는 데 성공함으로써 이제야 제대로 된 추력을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단 로켓이 분리된 이후 사거리를 좌우하는 또 다른 핵심 부품인 2단 로켓 엔진도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화성-14형은 2단 로켓 직경이 1단보다 작은 탑 형태였지만 화성-15형은 1, 2단 직경이 같은 통나무 형태였다. 2단 직경이 커진 것. 직경이 늘었다는 건 추력을 높이려고 엔진을 추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연료와 산화제가 들어가는 2단 로켓의 추진체 통의 크기도 늘린 것으로 보인다. 화성-15형이 화성-14형에 비해 전체 길이는 18m에서 20m로 늘어났고, 직경 역시 커진 건 이 같은 성능 개선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9축자행발사대차’, 즉 한쪽 면 바퀴가 9개이고 전체 바퀴가 18개인 발사대를 자체 개발했다는 것. 두 미사일은 특히 탄두부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화성-14형 탄두부가 고깔 형태의 뾰족한 모습인 데 비해 화성-15형은 대접을 엎어놓은 듯한 뭉툭한 형태였다. 이런 형태의 탄두부는 내부에 탄두 여러 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에 쓰인다. 탄두가 여러 개로 흩어지며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다탄두미사일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핵이 탑재될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실제 다탄두가 들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 등 국제사회에 공포감을 줘 핵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의도적으로 뭉툭한 형태의 탄두부를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지 6분이 지난 29일 오전 3시 23분경. 동해상에서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궤적을 포착·추적하는 작전을 수행 중이던 해군 이지스함에서 함대지 순항미사일 ‘해성-2(최대 사거리 1000km)’가 발사됐다. 해성-2는 섬광을 내뿜으며 암흑으로 솟구쳤다. 얼마 뒤 동해안에선 탄도미사일 현무-2A(최대 사거리 300km)가 하늘로 치솟았다. 동해 상공에 뜬 KF-16 전투기에서 발사된 스파이스-2000 공대지 정밀유도폭탄(최대 사거리 57km) 1발은 어둠을 가르며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이날 오전 3시 23분부터 44분까지 차례로 발사된 육해공군 미사일 및 폭탄은 각각 400km(해성-2) 300km(현무-2A) 45km(스파이스-2000)를 날아가 동일한 표적을 명중시켰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지점, 즉 도발원점으로 가정된 해상 표적이었다. 군 당국은 북한 도발 직후 처음으로 육해공군 합동전력을 동시 동원한 합동 정밀타격 훈련에 나섰다. 이날 사용된 무기는 ‘킬체인(유사시 대북 선제타격 체계)’의 핵심이다. 특히 스파이스-2000은 북한 핵·미사일 시설 등을 반경 3m 내에서 초정밀 타격할 수 있고 2.4m 두께의 콘크리트도 관통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1주일 전부터 이동식발사대(TEL)를 이동시키는 등 곳곳에서 미사일 발사 사전 움직임을 노출하는 교란작전을 폈다. 27일 밤부터는 전파신호가 포착되는 등 미사일 발사 임박 징후가 속속 포착됐다. 날씨 때문에 발사가 하루 늦춰졌다는 관측도 있다. 군 관계자는 “이상 징후를 모두 포착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단추를 누르기 수시간 전부터 육해공군 전력을 대기시켰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파이스-2000을 발사한 KF-16 전투기 2대는 미사일 발사 약 1시간 전 충북의 한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북한 미사일 궤적을 포착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피스아이)도 비슷한 시간 동해 상공에 있었다. 군 관계자는 “발사 직후 즉각적으로 이뤄진 이번 무력시위로 우리 군이 미군과 공조하에 북한의 움직임을 24시간 샅샅이 지켜보고 있음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75일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한 지 약 6시간이 지난 29일 오전 9시 반.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이 ‘화성-14형’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7월 4일과 같은 달 28일 화성-14형을 쏜 바 있다. 하지만 낮 12시 반, 북한 조선중앙TV는 ‘중대보도’를 통해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성-15형은 기존 화성-14형과 외형상 거의 비슷했다. 화성-15형은 화성-14형과 마찬가지로 1, 2단 로켓, 탄두부로 구성되는 등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북한은 “(화성-15형은) 화성-14형보다 기술적 특성이 훨씬 우월하며 완결 단계에 도달한 가장 위력적인 대륙간탄도로켓”이라고 주장했다. ○ 역대 최대 고도…“사거리 최소 1만3000km” 실제로 이날 발사 기록을 보면 비행 거리는 950km에 그쳤지만 최대 고도는 4475km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역사상 가장 높았다. 7월 4일 2802km, 7월 28일 3724.9km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이다. 세 차례 모두 고각발사 방식을 썼는데 4개월 만에 최대 고도가 750km 늘어난 것. 비행시간 역시 최초 39분에서 47분, 53분으로 늘었다. 53분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래 최장 시간이다. 최대 고도를 놓고 추산하면 7월 28일 미사일은 정상 각도 발사 시 최대 사거리가 1만 km 안팎으로 추정됐다. 이번엔 고도가 더 높은 만큼 1만3000km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4개월 동안 사실상 미국 전역을 타격권에 넣은 것. 데이비드 라이트 미 참여과학자모임(UCS) 글로벌안보프로그램 공동대표는 “미사일이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워싱턴에 도달하고도 남는 거리”라고 평가했다. ○ ‘최종 엔진’ 확보 위한 ‘전략적 침묵’이었나 군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화성-14형의 2단 엔진을 개량해 만든 파생형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75일의 도발 휴지기 동안 화성-14형의 사거리를 늘리는 데 핵심이 되는 2단 엔진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실험에 주력했다는 것. ‘결정적 한 방’을 위해 도발을 잠시 멈추는 ‘전략적 침묵’을 한 것이란 설명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밤 보도를 통해 김정은을 지칭하며 “여러 차례 화성-15형 발동기(엔진) 분출시험장에 나가 실태를 수시로 직접 요해(了解)하셨다”고 했다. 북한은 2단 엔진을 추가 장착하는 등 미사일 추력 향상을 위한 개량 조치를 함에 따라 미사일 크기가 커졌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발사에 직접 개발한 ‘9축자행발사대차’가 쓰였다고 밝혔다. 한쪽 면 바퀴가 9개, 전체 바퀴가 18개인 차량이라는 뜻이다. 화성-14형 발사에는 ‘8축 발사대’가 쓰였는데 발사대 크기가 한층 커진 것. 발사대가 커졌다는 건 그동안 2단 엔진의 몸집을 키웠고, 이로 인해 미사일 전체 크기가 커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 특유의 허풍일 가능성도 이런 분석에도 불구하고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북한 주장이 허풍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하는 모의탄두 중량을 줄이거나 심지어 탄두가 없는 미사일을 날려 보내 최대 고도를 늘리는 눈속임을 썼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미사일 사거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탄두 중량”이라며 “북한이 탄두 중량이 ‘0’인 빈껍데기 미사일을 발사한 거라면 최대 고도 등을 토대로 최대 사거리를 추산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북한이 ICBM 확보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선 아직 회의론이 많다. 북한은 7월 화성-14형 발사 이후 대기권 재진입체를 포함한 탄두부를 언급하며 “전투부(탄두부)가 구조적 파괴 없이 비행해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며 기술 확보를 재차 주장했다. 이번에도 “재돌입(재진입) 환경에서 전투부의 믿음성들을 재확증했다”며 재진입 기술 확보가 블러핑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할 때와 90도에 가까운 최대 고각으로 발사할 때를 비교하면 탄두부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버텨내야 하는 고열과 충격 등의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화성-15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해 대기권에서 폭발하지 않고 온전히 재진입하는 실험을 하지 않은 이상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아직 미 본토를 겨냥한 ICBM 실전 배치를 선언하긴 이르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북한이 ‘도발 휴지기’에 들어간 지 75일 만인 29일 새벽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북한이 29일 새벽 3시 17분경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쪽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을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며 “미사일과 관련한 세부 사항에 대해선 한미 군 당국이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양 북서쪽에 위치한 평성에서 미사일을 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동해상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일본 당국이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한 건 9월 15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역사상 가장 긴 거리인 3700여km까지 비행시키는데 성공한지 75일만이다. 이후 별다른 도발이 없이 70여 일을 넘기자 일각에선 북한이 고강도 대북제재와 최근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전략폭격기 B-1B 편대의 풍계리 핵실험장 코앞 출격 등 미국의 고강도 군사적 압박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북한이 더 큰 도발을 준비하느라 관련 기술을 완성시키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앞서 일본 정부는 2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전파신호를 포착하는 등 북한이 도발 재개에 나서는 이상 징후가 속속 포착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원래 28일 새벽 도발하려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잠시 도발 타이밍을 늦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도발 징후를 포착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던 우리 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쏜 지 6분만인 이날 새벽 3시 23분경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지·해·공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 군 당국이 북한 도발 직후 이에 맞서 육군 및 해군, 공군 미사일 전력을 모두 동원해 무력시위에 나선 건 처음이다. 합참은 “북한의 도발원점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지·해·공 미사일이 동시에 탄착하는 방식을 적용해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두 달 넘게 도발 휴지기를 갖고 있는 북한에서 도발 재개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28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7일 미사일 위치정보 등을 지상에 전달하기 위한 전파 신호를 포착하는 등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징후를 포착했다.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도 27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도발 임박설을 뒷받침했다. 우리 군 당국 역시 북한 내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한미 공조 아래 북한 움직임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보안 사항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이상 징후가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8일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북한은 9월 15일 이후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지만 엔진이나 연료시험을 꾸준히 해 왔다”고 말했다. 9월 ‘태평양상에서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예고한 북한이 연말연시 전 세계가 축제 분위기일 때에 대형 도발을 감행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는 중국 특사단의 제의를 공식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만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2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정부로부터 쑹타오 대북 특사의 방북 활동 결과를 들은 결과 북한이 모든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경제 제재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중단돼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의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도쿄=서영아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가져와도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를 해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전작권 환수 이후 미군이 사령관인 연합사를 대체해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군사령부(미래사)를 창설키로 합의했는데, 국방수장이 이를 뒤엎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송 장관은 28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123회 KIMS(한국해양전략연구소) 모닝포럼에 참석해 강연을 하며 “2006년 전작권 환수 문제가 나왔을 때 ‘(전작권이 환수되면) 연합사가 해체된다거나 미군이 철수한다는 등의 얘기가 나왔었다”며 “미군이 절대 철수하지 않고 연합사도 해체하지 않는 전작권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국방부는 “연합사는 한반도 유사시 대북 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체계로 평가받는다. 이 장점을 미래사에서도 잘 살리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지 연합사를 유지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강연 참석자 상당수가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사가 해체되면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는 예비역들인 만큼 이들의 우려를 불식하려 하다보니 오해가 빚어졌다고 또 다른 관계자는 설명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령의 이른바 ‘3·5·10’ 조항을 일부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최종안 의결이 일단 좌절됐다. 시행령 개정 권한이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오후 3시 반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종안 의결을 위한 전원위원회를 비공개로 열었다. ‘3·5·10’ 중 △선물 상한액은 5만 원을 유지하되 농축수산물(가공품 포함)에 한해 10만 원으로 올리고 △식사는 3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공무원에 한해 공무원행동강령 개정을 통해 5만 원으로 조정)으로 유지하는 내용이 최종안 핵심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최종안을 두고 참석자들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당초 전원위는 늦어도 오후 5시면 끝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오후 5시 50분까지 이어졌다. 전원위는 박은정 위원장 등 권익위 측 상임위원 7명과 외부 비상임위원 8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이날은 박 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하는 등의 이유로 12명이 참석했다. 상정 안건이 의결되려면 참석자 중 과반인 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기권표를 제외하면 최종안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많았지만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이루지 못해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3·5·10’으로 유지하자, 농축수산물만이 아니라 선물비 전체를 올리자, 최종안대로 가자 등 3가지 의견으로 엇갈린 것으로 안다”고 했다. 권익위는 전원위 의결이 이뤄지면 29일 최종안을 발표하는 ‘대국민보고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종안이 부결되면서 보고대회가 언제 개최될지도 불투명해졌다. 전원위는 2주에 한 번 열리지만, 사안이 중대하고 의결이 시급한 만큼 빠른 시일 안에 긴급 소집 형태로 다시 열릴 가능성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줄줄이 잡혀 있던 일정이 모두 연기됨에 따라 농축수산업 종사자 등 시행령 개정만 고대한 이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북한군이 귀순한 지 14일이 지난 27일. 북한 병사 오청성 씨(25)가 지프 차량에서 내린 뒤 사력을 다해 뛰어넘은 JSA 내 군사분계선(MDL)에서 수십 m 떨어진 전방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다가섰다. 사건 현장도 이날 처음 언론에 공개됐다. 이 모습을 본 북한군 3명이 권총을 찬 채 MDL 북쪽 수 m 지점에 모여들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남쪽을 주시했다. 북한군 중 1명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쌍안경을 꺼내들고 취재진과 유엔군사령부 관계자, JSA 한국 측 경비대대 대원들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건 현장 바로 옆 언덕의 북측 초소와 MDL 인근을 오가며 사진을 찍었다. 이에 앞서 송 장관은 오 씨가 쓰러져 있던 자유의집 왼쪽 부속 건물 일대 등 현장 곳곳을 둘러봤다. 자유의집 부속 건물 환기통 앞면, 옆면 등에는 북한군이 쏜 총탄 40여 발 중 5발의 자국이 선명했다. 건물 하단 화강암 벽과 인근 향나무에서도 총탄 자국이 발견됐다. 40여 발 중 상당수가 MDL을 넘어왔다는 증거였다. 송 장관은 오 씨가 쓰러졌던 곳을 가리켜 “(여기는) 북측은 물론 남측에서도 안 보이는 곳이다. (총격 발생 이후 귀순자를 발견한 시간이) 16분 늦었다고 뭐라고들 하지만 일찍 (아군 병력을) 배치했고, 열상감시장비(TOD)를 이용해 사각지대에 있던 귀순자를 찾은 것도 적절하게 잘 대처했다”며 당시 구조작전을 수행한 JSA 장병들을 격려했다. 송 장관은 현장을 둘러본 뒤 JSA 장병들과의 식사에 앞서 격려사를 하던 중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한다”고 말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송 장관은 발언 후 국방부를 통해 “본의와 다르게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던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JSA 국방부 공동취재단·손효주 기자}
6월 13일 북한군 병사가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을 넘으려 시도했다.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근무하던 우리 군 장병들은 곧바로 이 북한군을 발견했고 귀순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당시엔 또 다른 북한군이 그를 추격해 총격 등 도발에 나설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해당 지역 일반전방초소(GOP) 대대장이던 육군 5사단 조성호 중령(42)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귀순자 유도 작전을 지휘했다. 조 중령의 지휘력 덕분에 별다른 충돌 없이 북한군을 안전지대까지 데려가는 등 귀순자 신병을 성공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육군은 27일 구홍모 육군참모차장 주관으로 ‘2017년 참군인 대상’ 시상식을 열고 조 중령을 비롯해 충성·용기·책임·존중·창의 등 육군의 5대 가치관을 모범적으로 실천한 장병·군무원에게 상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조 중령(용기 부문), 37사단 박민석 소령(34·충성), 특수전사령부 고인화 원사(40·책임), 1군수지원사령부 천진복 상사(36·존중), 2군수지원사령부 한용국 주무관(43·창의) 등 5명이다. 육군은 이들에게 육군참모총장 표창과 포상금, 부상을 수여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