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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악의 핵 재앙 문턱에 서 있다.” 우크라이나 헤르만 갈루시첸코 에너지부 장관은 4일(현지 시간) 러시아군 포격으로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 화재가 발생하자 러시아에 공격 중지를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1986년 폭발사고가 난 체르노빌 원전은 물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보다 큰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 화재는 원전 외곽의 5층짜리 교육·훈련용 건물에 났지만 원자로가 포격 당했다면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이후 36년 만에 유럽이 방사능 재앙 위기를 맞을 수 있었던 셈이다.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습이 이어지면서 ‘핵 공포’는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러軍, IAEA 경고 무시하고 원전 포격 러시아군이 3일 원전 주변을 포위하자 자포리자 시민 수천 명은 길목에 차량과 타이어, 모래주머니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이날 밤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면서 원전 장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4일 오전 1시 40분 경 러시아군 포탄 여러 발이 원전 시설 내부에 떨어져 큰 폭발과 함께 화염이 솟아올랐다. 그럼에도 러시아군은 포격을 멈추지 않았다. 포격은 1시간 20분가량 이어졌다. 러시아군이 소방대가 원전 시설 화재를 진압한 것은 4시간 40분이 지난 6시 20분경이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화재로 교육·훈련용 건물 3개 층이 탔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일 긴급회의를 열고 자포리자 주변 지역을 장악한 러시아에 “무력 충돌이 원전 시설을 위험에 빠뜨려선 안 된다”며 경고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이를 무시하고 자포리자 원전을 결국 장악했다. 전쟁 중 원전 시설이 공격 받은 것은 처음이다. 자포리아 원전은 현재 정비 중이어서 원자로 가동은 중지된 상태지만 핵연료는 원자로 내부에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AEA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화재에도 주변 지역 방사능 수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칫 화재가 원전 시설 전체로 확산되거나 원자로가 직접 폭격당했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자포리자 원전이 폭발하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보다 피해가 10배 더 클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내 원전 전문가들은 자포리자 원자로는 최소 1m 두께의 철근콘크리트 격납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체르노빌 때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열감지기를 갖춘 러시아 탱크는 자신들이 어딜 포격하는지 알고 있다”며 “러시아는 핵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유럽은 이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 “원자로 하나만 폭발해도 핵 재앙” 자포리자 원전 화재는 러시아군이 2일부터 민간시설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하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핵 공포는 더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4개 원전에서 원자로 15기를 운영하고 있다. 원자로 3기를 운용하는 남우크라이나 원전이 있는 미콜라이프주는 물론 서북부 리브네 원전과 흐멜니츠키 원전 지역도 러시아군 공격 대상이다. 사실상 우크라이나 원전 전체가 공격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15기 원자로 중 하나라도 폭발하면 모두 끝장”이라며 “러시아를 제외한 어떤 나라도 원전에 포격을 가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군이 점령한 체르노빌 원전도 우려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억류된 원전 직원들이 교대 없이 하루 한 끼만 먹으며 원전을 운용하고 있어 안전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수도 키이우 인근 방사능폐기물 처리시설 인근에도 미사일 폭격이 있었다. 레이크 바렛 전 미국 에너지부 부국장은 미 폴리티코에 “오염된 토양에 폭격이 떨어져 세슘 같은 방사성 물질이 확산되는 것이 큰 위험은”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은 체르노빌 사고 당시 영국과 스웨덴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등 전 유럽이 피해를 입은 것처럼 자칫 유럽 전체가 핵 재앙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자포리자 원전 화재 발생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해 대책을 논의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 4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이 포격을 가해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껐지만 자칫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핵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미국과 서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줄인 신흥 재벌(올리가르히)를 정조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군 포격으로 이날 오전 1시 40분경 원전 외곽의 5층짜리 교육·훈련용 건물에 불이 났다. 화재 이후에도 러시아군이 오전 3시까지 원자로 주변 시설에 포격을 계속해 소방관 진입이 지체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오전 6시 20분경 불을 껐다고 밝혔다. 자포리아 원전은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의 25%를 생산한다. 포격이 원자로에 가해졌거나 불이 원자로까지 번졌다면 원전에 치명적인 위험이 가해질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원자로 가동을 안전하게 중단시키고 있다”고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주변 방사능 수치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원전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자포리자 원전이 폭발하면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보다 피해가 10배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유럽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행동”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3일 러시아 최대 철강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등 푸틴 대통령과 결탁한 올리가르히 19명과 그들의 가족 및 측근 47명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압류했다. 영국과 독일도 올리가르히를 겨냥한 독자 제재안을 발표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날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8단계 더 낮춰 러시아 국가부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CCC-는 국가부도를 뜻하는 D보다 불과 두 단계 위다. S&P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실질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보이는 조치들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 적격인 ‘BBB’에서 투기(정크) 수준인 ‘B’로 6계단 강등하자 러시아 루블 가치가 사상 최저를 경신했다. 피치는 한번에 6계단이 내려간 것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던 한국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무디스도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aa’에서 정크 수준인 ‘B3’로 6계단 낮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달 25일 러시아를 ‘투기’ 등급으로 하향하는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러시아의 등급을 낮췄다. 로이터에 따르면 3일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미 달러 대비 루블 가치는 한때 117.5루블을 기록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일 올해 러시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 증가에서 7% 감소로 크게 내렸다. JP모건 역시 러시아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가능성이 현격하게 커졌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각종 제재 폭탄을 맞은 러시아 경제가 휘청이면서 국가부도 가능성까지 나온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2, 3일 양일간 수도 키이우 중앙기차역과 지하철역 인근을 포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중앙기차역은 키이우를 탈출하려는 피란민 수천 명이 몰리고 있는 곳이다. 지하방공호로 쓰이는 지하철역에도 시민 약 1만5000명이 대피해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일 러시아의 전쟁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를 즉각 개시하겠다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제발 사상자를 옮기고 음식과 약품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길을 터 달라. 그렇지 않으면 이 도시는 곧 죽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의 이호르 콜리카예우 시장은 2일(현지 시간) 오전 페이스북에 이렇게 올렸다. 러시아군이 시를 포위하고 포격을 퍼부어 사상자가 속출하자 올린 절박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그가 바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8시간 뒤 그는 “무장 군인들이 시의회를 차지했다”며 헤르손이 점령당했음을 인정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주요 도시를 장악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군은 침공 첫날부터 흑해 연안 주요 항구도시인 헤르손에 집중 포격을 퍼부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활동하는 동부 돈바스, 그리고 우크라이나 서부 접경 국가 몰도바의 친러 반군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푸틴이 원하던 육상 교두보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3일 새벽부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제2도시 하르키우 및 북부 도시에 무차별 공습을 개시했다. 미국 CNN은 전날 “러시아군의 전술이 (속전속결 전격전에서) 장기 섬멸전으로 바뀌었다”며 “주요 도시를 중화기로 더 강력하게 공격하고 병력 수만 명을 진격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까지 러시아군이 미사일 450발 이상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다만 미 국방부 당국자는 사흘 전부터 64km 행렬을 이루며 키이우 북쪽 외곽까지 진격한 대규모 러시아군의 전진이 사실상 멈췄다고 2일 밝혔다. 영국 방송 ITV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연료가 떨어졌다. 러시아는 병사들에게 제공할 식량이 동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처음 자국군의 피해를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498명이 숨지고 1597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군은 사망자 2870명, 부상자 3700명, 포로 572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 사망자가 적어도 6000명을 넘는다고 반박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 지역 원자력발전소로 진입하는 도로에서 주민 수천 명이 이른바 ‘인간 장벽’을 치고 러시아군의 진입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제발 사상자를 옮기고 음식과 약품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길을 터 달라. 그렇지 않으면 이 도시는 곧 죽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의 이고르 콜리카예프 시장은 2일(현지 시간) 오전 페이스북에 이렇게 올렸다. 러시아군이 시를 포위하고 포격을 퍼부어 사상자가 속출하자 올린 절박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그가 바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8시간 뒤 그는 “무장 군인들이 시의회를 차지했다”며 헤르손이 점령당했음을 인정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주요 도시를 장악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군은 침공 첫날부터 흑해 연안 주요 항구도시인 헤르손에 집중 포격을 퍼부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독립을 승인한 자칭 도네츠크·루간스크 인민공화국, 그리고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몰도바의 친러시아 반군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푸틴이 원하던 육상 교두보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3일 새벽부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제2도시 하리키우 및 북부 도시에 무차별 공습을 개시했다. 대형 폭발이 적어도 4건 목격된 키이우에 포격과 폭격이 집중됐다. 미국 CNN은 전날 “러시아군의 전술이 (속전속결 전격전에서) 장기 섬멸전으로 바뀌었다”며 “주요 도시를 중화기로 더 강력하게 공격하고 병력 수만 명을 진격시킬 것”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까지 러시아군이 미사일 450발 이상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다만 사흘 전부터 64km 행렬을 이루며 키이우 북쪽 외곽까지 진격한 대규모 러시아군의 전진은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일 “그 이유는 전열 재정비일지도, 병참 부족일지도, 우크라이나군 저항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처음 자국군 피해를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498명이 숨지고 1597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군은 사망자 2870명, 부상자 3700명, 포로 572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 사망자가 적어도 6000명을 넘는다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벨라베슈 숲’에서 3일 2차 휴전협상을 한다고 밝혔다. 벨라베슈 숲은 1991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정상이 모여 소련 해체와 독립국가연합(CIS) 결성 협정을 맺은 곳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러시아군이 2,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앙기차역과 지하철역 인근을 잇따라 포격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다. 로이터와 CNN에 따르면 중앙기차역은 키이우를 탈출하려는 수백~수천 명 피란민들이 몰리고 있는 곳이다. 지하방공호로 쓰이는 지하철역에는 키이우 시민 약 1만5000명이 대피해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일 러시아의 전쟁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를 즉각 개시하겠다고 했다. 유엔은 침공 일주일 만인 이날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 규모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2일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키이우 피브니치나역 일부가 파괴됐다고 했다. 이 역은 중앙역에서 불과 약 200m 떨어진 곳이다. 러시아군은 3일에도 키이우 중심가의 지하철역 인근에 폭격을 가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키이우) 지하철역에서 장난감 속에 무기를 숨긴 러시아 공작원들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CNN은 러시아군이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2일 학교와 성당 최소 3곳을 폭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을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이 주요 도시를 장악한 것은 침공 일주일 만에 처음이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남부 크림반도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립을 승인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군 전투기 4대가 이날 발트해 인근 스웨덴 영공을 침범해 스웨덴 전투기가 출격하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벌어졌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러시아군이 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러시아군 공수부대를 침투시켜 병원을 공격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밝혔다. 전날에도 수도 키이우 인근 지토미르의 병원 등 주거지와 키이우 인근 또 다른 지역의 산부인과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민간 시설을 조준한 무차별 포격으로 어린이 등 민간인 사상자가 대규모로 속출하고 있다. 영국 BBC와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책본부(State Emergency Service)가 러시아의 침공 7일째인 2일 오후까지 우크라이나에서 2000명이 넘는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보안국(SBU)은 이날 오전 “러시아 공수부대원들이 하르키우에 침투해 군 의료원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부상병 등이 치료받고 있는 곳이다. 러시아는 1일 오전에는 키이우 TV타워를 조준 포격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우크라이나 국영방송이 마비됐다. 또 이날 오후 순항미사일 공격으로 인근 지토미르 주거지의 병원과 10개 건물이 파괴돼 최소 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키이우에서 50km 떨어진 보로s카에서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아파트 2개 동이 파괴됐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미 CBS방송에 “러시아군이 일주일 안에 키이우를 고립시킨 뒤 30일 내에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차 휴전 협상을 2일 연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취임 첫 국정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틀렸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자가 침략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을 불러온다”며 “역사는 푸틴의 전쟁이 러시아를 약하게 만들고 그 외 세계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1000만 달러(약 121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본보는 러시아어로 표기해 오던 우크라이나 지명을 3일자부터 우크라이나어로 표기합니다. 수도 키예프는 키이우로, 제2도시 하리코프는 하르키우 등으로 바뀝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민간인 인명 피해가 속출한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공습에 러시아군이 ‘진공폭탄’과 ‘집속탄’ 등 금지된 대량살상무기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러시아군이 이번에는 국제법에 따라 공격이 금지된 병원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에 나섰다. 전쟁의 양상이 점차 무자비한 학살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하르키우에서는 공수부대를 침투시켜 병원을 공격했고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는 미사일로 산부인과와 민간인 주거지역을 무차별 공격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책본부(State Emergency Service)는 2일(현지 시간) 오후까지 우크라이나에서 2000명이 넘는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침공 6일째였던 전날까지 민간인 사망자가 352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최소 1648명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미닉 라브 영국 부총리 겸 법무장관은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야만적인 전술로 대응할 것”이라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키이우 등 주요 도시를 일제히 포위해 포격에 나서면서 2015년 시리아 내전 당시 정부군의 포위 작전에 3만여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알레포의 비극’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혐의로 제소함에 따라 이를 다루기 위한 공개 청문회를 7, 8일 연다고 밝혔다.○ 러, 국제법 금지한 병원까지 폭격2일 러시아 공수부대가 침투한 하르키우 북부의 병원은 부상 군인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침략군(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에 교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네바협약 등에선 부상자와 병원 등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1일에는 오후 10시경부터 우크라이나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 대한 일제 폭격에 나섰다. 특히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100km가량 떨어진 지토미르에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10여 채의 민간인 주거 건물이 파괴됐으며 이 중 3채는 화재에 휩싸였다. 러시아가 폭격한 이곳은 시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이 위치한 구역.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으며 병원도 일부 파괴됐다고 밝혔다. 키이우 인근의 한 산부인과도 러시아군의 미사일에 파괴됐다. 아도니스 산부인과 원장은 페이스북에 포격으로 구멍이 뚫린 병원 사진을 올렸다. 러시아군은 시민들에게 대피 메시지를 발송하는 통신망을 차단하기 위해 키이우의 TV타워(방송수신탑)를 파괴하는 등 민간 시설에 대한 조준 포격도 이어갔다. 이 공격으로 인근 바빈야르 유대인 홀로코스트 기념관도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탈나치화 작전’이라고 주장했던 러시아가 명분을 스스로 훼손한 셈이다.○ 하루 만에 민간인 1600여 명 사망 추정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등 주요 도시를 포위한 가운데 미국은 일주일 안에 키이우도 고립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키이우에서 불과 30km 떨어진 북부 지역에 64km에 이르는 대규모 러시아군 탱크와 수송차량 행렬이 대기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키이우에서 포위 공성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인명 피해 규모가 시리아 알레포 수준의 악몽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 일부에서 보급 차질에 따른 사기 저하와 연료 및 식량 부족으로 병사들이 전투를 피하기 위해 항복하거나 군용차량 기름탱크에 구멍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고위급 대표단을 미국에 보내 수출통제 적용 면제 협상에도 나섰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동맹 전선에서 소외되는 징후가 감지된 이후 동맹의 움직임에 적극 공조하고 나선 것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일 오후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인도적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정 장관은 우크라이나 측 요청에 따라 방호복, 구급키트, 의료장갑, 의료마스크, 담요 등을 우선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쿨레바 장관은 정 장관에게 “어려운 시기에 한국 정부와 국민이 보여준 연대 의식과 지지를 잊지 않겠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정 장관은 대러 제재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도 재확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와 국장급 화상회의를 열고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적용 면제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FDPR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등은 러시아 수출 전 미국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정이다. 미국은 지난달 24일 대러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체 수출통제 조치를 내놓은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32개국에만 FDPR 적용을 면제해 줬다. 여기서 한국은 제외됐다. 정부는 3일에는 여한국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상무부와 협상한다. 미 재무부는 1일 “러시아 주요 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협력과 대러 수출통제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 대한 감사 편지를 보냈다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민간인 인명 피해가 속출한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리키우 공습에 러시아군이 ‘진공폭탄’과 ‘집속탄’ 등 금지된 대량살상무기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러시아군이 이번에는 국제법에 따라 공격이 금지된 병원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에 나섰다. 전쟁의 양상이 점차 무자비한 학살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하리키우에서는 공수부대를 침투시켜 병원을 공격했고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는 미사일로 산부인과와 민간인 주거지역을 무차별 공격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부총리 겸 법무부 장관은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야만적인 전술로 대응할 것”이라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키이우 등 주요 도시를 일제히 포위해 폭격에 나서면서 시리아 내전인 2016년 정부군의 포위 작전에 수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알레포의 비극’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혐의로 제소함에 따라 이를 다루기 위한 공개청문회를 7, 8일 연다고 밝혔다.러, 국제법 금지한 병원까지 폭격2일(현지 시간) 러시아 공수부대가 침투한 하리키우 북부 이 병원은 군 의료원으로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침략군(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에 교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네바협약 등에선 부상자와 병원 등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1일에는 오후 10시경부터 우크라이나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 대한 일제 포격에 나섰다. 특히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지토미르에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10여 채의 민간인 주거 건물이 파괴됐으며 이 중 3채는 화재에 휩싸였다. 러시아가 폭격한 이곳은 시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이 위치한 구역.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으며 병원도 일부 파괴됐다고 밝혔다. 키이우 인근의 한 산부인과도 러시아군의 미사일에 파괴됐다. 아도니스 산부인과 원장은 페이스북에 포격으로 구멍이 뚫린 병원 사진을 올리며 “아무도 이곳에 오지 말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호소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의 TV타워(방송수신탑)을 파괴하는 등 민간 시설에 대한 조준폭격도 이어졌다. 키이우에 시민들에게 대피 메시지를 발송하는 통신망을 차단하려 한 것. 이 공격으로 인근 바비야르 유대인 홀로코스트 기념관도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탈나치화 작전’이라고 주장했던 러시아가 나치에 학살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시설을 파괴한 셈이다. ‘알레포의 악몽’ 재연 우려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등 주요 도시를 이미 포위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일주일안에 키이우도 고립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키이우 북부 인근에 길이 64㎞에 이르는 대규모 러시아군 탱크와 수송차량 행렬이 대기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군은 키이우에서 30㎞가량 떨어진 곳 있다”며 “아직 상당한 전투력을 보유한 러시아군이 재정비하고 전술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키이우에서 포위 공성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인명 피해 규모가 시리아 알레포 수준의 악몽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 당시 정부군의 무차별 포격이 이뤄진 알레포에선 3만1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 일부가 보급 차질에 따른 사기 저하와 연료, 식량 부족으로 병사들이 전투를 피하기 위해 항복하거나 군용차량 기름탱크에 구멍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직 고위 관료로 구성된 국방·안보대표단을 대만에 보내기로 했다.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에 집중하는 틈을 노린 중국이 대만에 군사 위협을 가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에 일종의 경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 동부 시간 1일 오후 9시(한국 시간 2일 오전 11시) 취임 후 첫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갖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민주주의 수호’와 ‘동맹 중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경제, 방역 등 국내 의제에 초점을 맞추려던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외교안보 사안을 중시하는 쪽으로 원고를 일부 수정했다고 전했다.○ 美 민주·공화 거물 인사 대만 총출동 미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은 속속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만난다.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 마이클 멀린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메건 오설리번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미 대표단은 1, 2일 양일간 대만을 방문해 차이 총통,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장관 등과 회동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3개월 만인 지난해 4월 대만에 대표단을 보냈고 이번이 두 번째다. 플러노이 전 차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 물망에 올랐을 정도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최측근이다. 이런 인물을 보낸 것은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가 그만큼 굳건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당일인 지난달 24일 중국이 전투기와 정찰기를 잇달아 보내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자 미국은 이틀 뒤 대만해협에 미사일 구축함 ‘랠프존슨’함을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또한 2∼5일 4일간 대만을 찾아 역시 차이 총통을 만난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재직 시절 중국을 악랄한 독재 정권이라고 비판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또한 서방에서 부르는 ‘주석(President)’이 아닌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칭했다. 민주주의와 대척점에 선 중국공산당 수장이라는 점을 비판하려는 의도다. 중국 또한 지난해 1월 폼페이오 전 장관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바이든 국정연설, 우크라·대만 메시지 주목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워싱턴 의회 앞에서 첫 국정연설을 갖는다. 미 대통령이 연초에 국정 상황과 중요 정책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보통 국민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자리로 쓰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맞은 터라 동맹 방어, 민주주의 수호, 인도태평양 전략 등 외교안보 의제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또한 지난달 28일 “대통령은 세계의 지도자로서 국제 규범과 가치를 위해 싸우는 미국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조정관 또한 같은 날 화상 세미나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대만이라는 ‘2개 무대’에 “동시에 깊은 관여를 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AP통신은 안보위기 국면에서 진행되는 이번 연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선 불복 논란 등으로 극도로 분열된 미 정치권을 오랜만에 단합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국정연설에 상하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것은 2020년 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한 후 2년 만이다. 지난해 1월 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의 의회 난입 사태 여파로 이날 연설 때 의회 주변에 철제 보안 펜스가 설치되고 삼엄한 경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겨냥해 대량살상무기 진공폭탄(vacuum bomb)을 사용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날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리코프 민간인 주거지역 포격에 러시아가 집속탄(cluster bomb)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모두 가공할 살상력 때문에 국제법으로 사용이 금지됐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필사적 저항에 고전하며 진군이 지체되자 대량살상무기를 무차별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군 33개 부대가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으로 침공했다고 우크라이나 의회가 1일 밝혔다고 미 언론 폴리티코가 전했다. 벨라루스 참전으로 러시아의 침공을 넘어 국제전으로 비화한 것. 옥사나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대사는 지난달 28일 “러시아군이 오늘 주거지역에 진공폭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러시아의 하리코프 주거지역 폭격으로 어린이 3명 등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를 인용해 “폭격으로 수십 명이 사상했고 집속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범죄다. 러시아는 테러 국가”라고 비판했다. 유엔은 이날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406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1일 “키예프 보안국 등 군사시설을 고정밀 무기로 타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CNN은 64km 이상 늘어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이동하는 러시아 탱크, 장갑차 등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제재 동참 국가들이 늘고 있다. 스위스가 중립국 원칙을 깨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 대한 자산 동결 방침을 밝히면서 러시아에 독자 제재를 취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최소 33개국으로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1일 러시아 은행 7곳과 거래를 중지하고 러시아 국고채 거래를 중단하는 제재 방침을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어린이 3명을 포함한 가족 5명이 차에서 산 채로 불탔다. (러시아군의) 공격 하루 만에 민간인이 적어도 9명 숨지고 37명이 크게 다쳤다.”(이고르 테레호프 하리코프 시장)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리코프의 민간인 거주 구역에 러시아군이 미사일 공격과 포격을 가했다. 이 포격에 집속탄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리코프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살포한 집속탄에 이른바 ‘나비 지뢰’가 담겨 있었다는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진공 폭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진공 폭탄은 ‘악마의 무기’라고 불린다. 모두 국제법으로 사용이 금지된 무기다. 미국 백악관은 진공 폭탄 사용 여부에 대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사실이라면 전쟁범죄”라고 했다. 10만 명이 넘는 병력을 투입하고도 초기 고전을 면치 못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민간인에게까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등 공격 강도를 높이면서 침공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과 1일 이틀간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하리코프 중심 ‘자유의 광장’과 주정부 청사 등이 파손됐고 중심가 건물 곳곳이 화염으로 가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키예프 인근 보로i카의 재활시설을 포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날 수도 키예프 인근으로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켰다. 탱크, 장갑차, 병참 차량 등이 만든 약 64km의 행렬이 미국 민간 위성 기업 맥사의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미국은 키예프에서도 무차별 공격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일 성명을 내고 “키예프의 보안국(SBU)과 심리특수전(PSO)센터 군사시설을 타격할 것”이라며 인근 주민은 떠나라고 경고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한 민족이라는 푸틴의 주장에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죽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제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민간인 공격은 침공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자 조바심을 느낀 데서 비롯됐다는 것. 영국 BBC는 “러시아의 ‘좌절’이 더 무자비하게 공격하도록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침공 초이긴 하지만 예상 밖으로 고전 중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침공 나흘 이내에 키예프 등 주요 거점이 함락될 것으로 봤지만 결사 항전에 막혀 애를 먹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료 탄약 식량 등 병참 보급이 원활하지 않아 진격이 늦춰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연료가 없어 멈춰 선 러시아 탱크를 찍은 영상이 여기저기 나왔다. 3월 날씨가 따뜻해지면 얼었던 토양이 진흙탕으로 변해 전차 이동이 쉽지 않아 서두른다는 분석도 있다. NBC는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푸틴이 침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에 분노하며 측근들을 맹비난했다”고 전했다. 초기 작전에 실패한 푸틴이 과거 체첸이나 시리아 내전에서처럼 대량살상무기로 민간을 가리지 않는 고강도 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CNN은 미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푸틴은 대부분의 참모로부터 단절됐다. 자신의 분노를 달래줄 아첨꾼들과만 대화한다”고 전했다. 이날 첫 휴전회담에서 합의에 실패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조만간 2차 회담을 열기로 했다.진공 폭탄주변 산소를 빨아들인 뒤 일으키는 폭발의 고온 고압 화염이 수백m 반경에서 치명적 살상을 일으킨다.집속탄폭탄 안에 들어 있는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폭발할 때 사방으로 퍼져 일대를 초토화시킨다. ‘모자(母子) 폭탄’으로도 불린다.나비 지뢰옛 소련이 개발한 나비 모양의 지뢰로 파편을 사방으로 터뜨려 살상 효과가 크다. 장난감으로 오인한 아이들이 주로 피해를 입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무기’로 불린다.메디카=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겨냥해 대량살상무기 진공폭탄(vacuum bomb)과 집속탄(cluster bomb)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공폭탄은 폭발 당시의 고열 고압으로 수백 m 반경 내 사람의 호흡기를 망가뜨려 살상하는 핵무기급 무기다. 집속탄은 공중에서 폭발한 뒤 쏟아지는 소형폭탄들이 일대를 초토화한다. 제네바협약에 따라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필사적 저항으로 고전하며 진군이 지체되자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를 무차별로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옥사나 마르가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오늘 주거지역을 겨냥해 진공폭탄을 사용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참극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또 러시아가 제2도시 하르키우 내 주거지역에 폭격을 쏟아부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를 인용해 “하르키프 폭격으로 수십 명이 사상했고 집속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행위는 명백한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유엔은 침공 5일째인 이날까지 “최소 406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CNN은 민간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에서 64㎞ 이상 늘어서 키예프로 이동하는 러시아 탱크, 장갑차 등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러시아군이 며칠 내로 키예프 포위 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극심한 참상이 이어지자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스위스가 중립국 원칙을 깨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에 대한 자산 동결에 나서면서 러시아에 독자 제재를 취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최소 33개국으로 늘었다. 러시아 우방인 중국 베이징에서도 러시아문화원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항의하는 낙서가 발견되는 등 러시아 규탄 행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28일 1차 휴전 협상은 합의에 실패했으나 일부 합의 가능한 의제를 확인하고 2차 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양측이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서방에 대한 핵 위협을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핵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전날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전 임무 모드에 돌입하라고 명령한 데 이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관장하는 전략로켓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한 북방·태평양 함대,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 핵폭격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령부 등 (3대 핵전력을 포함한) 모든 핵무기 부대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핵전력을 강화하는 전투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협상단이 러시아 침공 4일 만인 이날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휴전협상을 벌이던 중에 발표됐다. 전날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맞댄 친러시아 국가 벨라루스가 자국에 러시아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켰다. 사실상 러시아의 핵무기 공식 반입을 허용하고 러시아 군대가 벨라루스에 영구 주둔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 관련 문제를 논의할 실무급 접촉을 러시아에 요구했지만 러시아가 응답하지 않았다고 미 폴리티코가 전했다. 미 국방부는 전날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 카드를 꺼낸 데 대해 “오판하면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장관과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 토드 월터스 유럽사령관이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자국에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65.2%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국제금융결제망(SWIFT)·에너지 제재는 러시아를 제3차 세계대전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제재의 최종 결과는 핵 충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28일 회담 전 “즉각적인 휴전과 러시아군 철수”를 요구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와 항복을 주장해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딪힌 러시아는 휴전협상을 앞둔 이날 오전에도 우크라이나 북부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민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 5km에 이르는 러시아 탱크와 자주포, 장갑차 행렬이 키예프 방향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키예프 북쪽 29km 부근에서 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을 키예프에서 격퇴했다”고 했고 키예프시 당국은 통행금지를 해제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메디나=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옛 소련에 속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가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을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국민투표로 전격 통과시켰다. 러시아 핵무기가 벨라루스에 배치될 공식적인 통로가 마련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핵 위기로 번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지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매드맨(미치광이)’ 전략으로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해 서방에 양보를 요구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8일엔 러시아 국방부가 3대 핵전력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전략 핵폭격기 부대 지휘부에 핵전력 강화와 전투 준비를 위한 비상 태세 돌입을 지시했다고 밝혀 핵 위협을 더욱 고조시켰다. 러시아는 2020년 기준 6375기의 핵무기를 보유해 미국(5800기)을 앞선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이다. 소련이 미국 턱밑인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려 시도하면서 핵전쟁 발발 위기로 치달았던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60년 만에 미국과 러시아의 핵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NN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국민투표 결과 비핵 지위국을 포기하는 개헌안이 찬성 65.16%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독립 3년 만인 1994년 소련이 배치한 핵무기를 포기했고 헌법에도 핵무기 반입을 금한다고 못 박았다. 28년 만에 이를 무효화한 것. 1994년부터 집권 중인 ‘동유럽 최후의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서방의 위협이 있으면 즉각 동맹인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3대 핵전력에 전투 준비 비상 태세를 지시한 푸틴 대통령의 의도도 주목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총기의 안전장치를 푸는 셈”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단계적으로 핵 위협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제임스 액턴 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러시아가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거나 핵미사일을 공중으로 향하게만 해놓아도 분명히 위협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경우 우크라이나 국경에 전술 핵무기를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는 긴장 고조와 위협을 만들어낸다”고 했고 미 국방부는 긴급 지휘부 회의를 열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압박 전술”이라면서도 “오판하면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유럽에 200여 기의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1970년대 소련이 동독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했을 때 당시 서독에 주력 중거리 핵미사일인 퍼싱2를 배치하는 등 ‘공포의 균형’ 전략으로 맞섰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점령한 러시아의 행동으로 인해 방사능 사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27일 수도 키예프와 제2도시 하리코프 내 핵폐기물 저장소가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고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인 ‘키예프 인디펜던트’는 28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지닌 ‘진공폭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폭탄은 폭발 당시의 고열과 고압으로 사람의 호흡기를 망가뜨려 죽이는 무기로 대부분 국가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외교 협상을 시작한 이날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제2도시 하리코프 등에 대규모 지상군을 추가 투입하며 포위전을 벌였다. 위성사진에는 이날 러시아군 탱크 장갑차 수백 대가 5km 행렬을 이루며 키예프로 진격 중인 장면이 포착됐다. 러시아 용병 400여 명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키예프에서 암약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자원병이 꾸준히 수혈되는 데다 서방 무기 지원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러시아군은 주요 도시 장악에 애를 먹고 있다. 옛 소련이 10년간의 전쟁 끝에 패퇴한 ‘아프가니스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군이 키예프 함락을 위해 지상군 파병으로 참전할 것으로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등은 28일 벨라루스가 낙하산 부대를 비롯한 지상군을 우크라이나에 진입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키예프 서부 지토미르 공항에 이날 오전 벨라루스에서 발사된 이스칸데르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을 중재하면서 내건 안전 보장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키예프와 하리코프 등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키예프 중심부에서 30km 떨어진 곳에서 전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키예프와 체르니고프 등 북부 도시에 군대를 더 투입하면서 포위전 징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공권 장악을 통한 공습과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부 참수작전이 여의치 않자 병력을 더 투입해 도시를 포위하고 무차별 포격으로 피해를 입히는 전술로 전환한다는 얘기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8일 “러시아 준(準)군사조직 와그너그룹 용병 400명 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정부 요인 20여 명을 제거하기 위해 올 1월 벨라루스를 통해 키예프에 잠입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한 병력의 3분의 2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했다”고 했다. 미 정보당국이 추산한 국경 집결 병력이 15만∼19만 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만∼12만5000명의 병력을 투입한 것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우크라이나와 외교 협상을 시작한 28일(현지 시간)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제2도시 하리코프 등에 대규모 지상군을 추가 투입하며 포위전을 벌였다. 위성사진에는 이날 러시아군 탱크 장갑차 수백 대가 5㎞ 행렬을 이루며 키예프로 진격 중인 장면이 포착됐다. 러시아 용병 400여 명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암살을 위해 키예프에서 암약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자원병이 꾸준히 수혈되는 데다 서방 무기 지원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군 저항으로 러시아군은 주요 도시 장악에 애를 먹고 있다. 옛 소련이 10년간의 전쟁 끝에 패퇴한 ‘아프가니스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군이 키예프 함락을 위해 지상군 파병으로 참전할 것으로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등은 28일 벨라루스가 낙하산 부대를 비롯한 지상군을 우크라이나에 진입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키예프 서부 지토미르 공항에 이날 오전 벨라루스에서 발사된 이스칸데르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을 중재하면서 내건 안전 보장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키예프와 하리코프 등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키예프 중심부에서 30km 떨어진 곳에서 전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키예프와 체르니고프 등 북부 도시에 군대를 더 투입하면서 포위전 징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공권 장악을 통한 공습과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부 참수 작전이 여의치 않자 병력을 더 투입해 도시를 포위하고 무차별 포격으로 피해를 입히는 전술로 전환한다는 얘기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8일 “러시아 준(準)군사조직 와그너그룹 용병 400명 이상이 푸틴의 지시로 젤렌스키 대통령 등 정부 요인 20여 명을 제거하기 위해 지난달 벨라루스를 통해 키예프로 잠입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이 정보를 입수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키예프에 36시간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이들 검거에 나섰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한 병력의 3분의 2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했다”며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320발 넘게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했다.미 정보당국이 추산한 국경 집결 병력이 15~19만 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만~12만5000명 병력을 투입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27일 러시아군 폭격으로 호스토멜 공항에서 정비하던 세계 최대 비행기 안토노프-225도 파괴됐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에 대한 핵위협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8일(현지시간) 휴전 협상을 시작한다.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딪힌 러시아는 외교 협상을 앞두고 벨라루스군을 투입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을 쏟아 부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협상단은 이날 벨라루스 국경도시 고멜에서 회담을 연다. 이날 협상에서 러시아 대표단은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금지(NATO·나토) 가입 포기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서방은 회담 전부터 러시아가 사실상 우크라이나 항복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7일 “푸틴 대통령을 믿을 수 없다. 그의 진정성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협상을 앞둔 이날 오전까지 우크라이나 북부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이날 새벽부터키예프와 하라키우, 체르니히브 등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같은 날 오전 민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날 5㎞에 이르는 러시아 탱크와 자주포, 장갑차 행력이 수도 키예프 방향으로 이동하는 장면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일 오후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에서 “앞으로 24시간이 가장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27일 핵 운용부대에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지시하는 등 핵위협 카드를 꺼내든데 대해 “오판하면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조작된 위협”이라며 “완전히 불필요한 긴장 고조”라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 토드 월터스 유럽사령관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벨라루스에 배치해 서방에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국제금융결제망(SWIFT), 에너지 제재는 러시아를 3차 세계대전으로 몰아놓고 있다”며 “제재의 최종결과는 핵 충돌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벨라루스는 이날 자국에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65.16%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코르초바=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나흘째인 27일(현지 시간) 수도 키예프 함락을 위한 대규모 공습과 시가전을 재개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키예프에 무차별적인 포격을 가하며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가 거부하자 국경 집결 병력의 절반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동북부 하리코프에도 러시아군이 진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키예프에서 시가전 끝에 모든 러시아군을 키예프시에서 몰아냈다”고 했고 하리코프에서도 러시아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파병하지 않고 전력면에서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소총을 들고 화염병을 제조하며 맨몸으로 러시아군의 탱크와 군용차량들을 막아서는 육탄 저지에 나섰다. 예비군에 합류하기 위해 남녀노소 수천 명이 주요 징집소에 줄을 섰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시민이 다수 포함된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이 예상보다 강하게 결사적으로 저항하면서 러시아의 속전속결 진격전 속도가 주춤해졌다고 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기세가 꺾였다”며 “푸틴 대통령이 확신하는 빠른 승리를 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도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FP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을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벨라루스 국경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은 “우크라이나 국경 인접도시인 남동부 고멜에서 만난다”고 했다. 러시아 협상단 대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우크라이나가 (외교) 협상에 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침략 국가인 벨라루스에서는 협상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가 태도를 바꾼 것. 미국과 유럽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에 이어 26일 최후의 제재 카드로 꼽히던 러시아은행에 대한 국제금융결제망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을 결정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은 26일 “러시아를 국제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선별된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국제 거래가 원천 차단될 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접근도 제한된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전 임무 모드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 또 돌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벨라루스 정부는 27일 러시아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냉전 종식 31년 만에 미-서방과 러시아가 사실상 2차 핵 냉전에 돌입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