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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 등 최고경영자(CEO) 처벌을 담은 각종 규제로 “한국 지사 CEO를 피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의 한국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암참은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경제단체다. 김 회장은 22일 ‘CEO 리스크’를 주제로 진행한 암참 주최 온라인 세미나 인사말을 통해 “한국 기업의 임원은 미국 기업 임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책임 리스크는 외국계 기업의 (한국 내) 사업계획이나 투자결정, 인재유치 등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 지사의 CEO와 미국 본사 CEO 간에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본사 차원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른 지침을 내렸더라도 한국 지사에서는 각종 규제로 수행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주 52시간 근무제’같이 법으로 근무시간을 강제한 규제나 노동조합 파업시 대체근로를 못하는 점 등이 글로벌 스탠더드와 어긋날 수 있는 대표 사례라고 본다. 한 유럽계 자동차 기업은 “한국 법인 직원이 구속된 적이 있는데, 본사에서는 ‘그게 구속 사유가 될 수 있느냐’며 놀란적이 있다. 본사와 규제 관련해 커뮤니케이션 해야할 일이 많다”고 했다. 또 작업장 내 사망 사고시 CEO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커진 부담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한국 지사 CEO직을 제안 받은 임원이 이를 수락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도 (규제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CEO 리스크 세미나는 암참이 법무법인 화우와 함께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개최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한국의 법 개정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이 행사의 취지다. 행사에 참가한 150여 기업 CEO와 법무담당자들은 최근 개정이 이뤄진 공정거래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배경과 처벌 조항,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암참 관계자는 “2~3주 마다 온라인 세미나를 여는데 이번 세미나에는 CEO가 직접 참석하겠다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올해부터 ‘덧셈 경영’을 해나가야 합니다. 모두 과감해져야 합니다.” 구광모 ㈜LG 대표가 이달 초 내부 최고경영진 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취임 후 약 3년 동안 내부 사업역량 다지기에 집중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더 강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미래 성장 사업을 본격적으로 찾아 나서겠다는 뜻이다. 구 대표는 내부 구성원들에게 “그동안 선택과 집중에 의한 사업 정비를 꾸준히 해왔다”며 “이제는 미래 성장을 위한 제대로 된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더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재편과 M&A 결정 과정에서 보다 과감한 결정을 지시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권봉석 사장이 20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히는 등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무게를 두고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것은 구 대표의 이 같은 경영 기조 변화가 반영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한 경영’의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가 23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누적 영업손실 5조 원을 기록했지만 과감히 메스를 대지 못했다. 모바일 사업이 2000년대 중반까지 가전, TV와 더불어 LG전자 성장을 이끈 ‘주력사업’이었던 탓이다.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 과거 피처폰 시대의 성공 사례를 기억하는 경영진은 반전 가능성을 포기하지 못했다. LG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수많은 매각·철수설이 있었지만 그동안 단 한 번도 MC사업본부 철수는 검토조차 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LG 고위 관계자도 “모바일 사업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LG전자의 결론은 최근에야 내려졌다”며 “부진한 사업을 유지하기보다 과감히 정리하고, 매각 금액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유망 사업이라도 LG가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당장 알짜더라도 미래 그림과 연관성이 없으면 과감히 정리하는 실용주의 경영을 이어왔다.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 수(水)처리 관리·운영회사 하이엔텍, 환경시설 설계·시공회사 LG 히타치워터솔루션 매각이 대표적이다. 20년 넘게 LG전자의 3대 주력사업 중 하나였던 모바일 사업도 마침표 수순을 밟게 됐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LG전자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20일에 이어 21일도 1만8000원(10.78%) 오른 18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신기록을 이어갔다. 증권사들도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DGB금융그룹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정리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표면적으로 계산되는 수치 이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순히 적자를 떨어내는 수준을 넘어 회사 자원의 비효율적인 배분도 개선된다는 취지다. 키움증권 김지산 애널리스트는 “기업 가치 측면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사업부 매각”이라며 “대규모 적자 요인을 해소하는 것과 동시에 LG전자의 기술, 특허 등의 매각으로 현금 유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조자개발생산(ODM) 위주로 재편해 중저가폰 중심의 사업을 존속하는 판단을 내릴 경우 생활가전이나 TV 등에서 구축한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도리어 훼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서동일 dong@donga.com·홍석호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현지 교체식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 산하 배터리 재사용 기업 블루파크스마트에너지(BPSE)의 지분 13.3%를 취득해 주요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확보했다고 21일 밝혔다. 투자금액은 양 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양 사는 ‘BaaS(Battery as a Servie)’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BaaS는 배터리 렌털, 충전, 재사용,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전반을 다루는 서비스를 뜻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협력을 통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현지에서 배터리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우선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사업은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이 있다. 주유소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방전된 배터리팩을 충전된 배터리팩으로 교체해주는 서비스다. 배터리를 통째로 교환하기 때문에 3분 정도면 금방 완충된 배터리로 바꿀 수 있다. 배터리 충전에는 약 45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택시나 차량공유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또 배터리 교체 서비스는 배터리와 전기차의 소유권을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대여나 재사용 등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기에도 용이하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에 비치된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해 도심 내 분산 전원 인프라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내 최다 규모의 주유소를 활용해 국내에서도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과 ESS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사업이 아니다. 반드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다.” LG전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매각설’에 휩싸였다. 그때마다 LG전자 최고경영진은 이처럼 답했다. ‘아픈 손가락’은 맞지만 로봇, 스마트카, 스마트홈 등 미래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허브가 될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20일 LG전자는 지금까지와 달리 ‘모바일 사업 철수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는 이날 e메일에서 “(모바일 사업의)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이어 “MC사업본부의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각고의 노력들을 해 왔지만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 규모”라며 사업 재편 검토의 배경을 설명했다. LG 안팎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매각을 통해 모바일 사업을 완전히 접는다는 계획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VS사업본부 등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MC사업본부 조직은 다른 본부의 미니 부서로 흡수 합병해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은 정리하더라도 롤러블을 포함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부는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물량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그룹 고위 관계자는 “권 사장의 메시지는 고용 유지, 내부 동요 최소화를 위해 보낸 것”이라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시장이 정체기에 있고,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과 삼성, 중저가는 중국 브랜드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탓에 2010년대 초반 노키아, 모토로라처럼 사업을 통째로 매각하는 일이 여의치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매각 검토의 가장 큰 이유는 적자 누적이다. LG전자는 2010년 ‘옵티머스’ 시리즈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했지만 영업이익을 낸 것은 2년뿐이었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여러 혁신 시도가 먹히지 않은 탓도 있다. 보통 플라스틱이나 메탈 소재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뒷면에 가죽을 입히고(G4), 사용 환경에 따라 분리·조립이 가능한 스마트폰(G5),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펼 수 있는 스마트폰(윙) 등 다양한 혁신을 거듭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2017년 삼성전자 휴대폰 배터리 화재 사태 때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했지만 고객 확보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혁신이나 노력으로 시장 반전을 꾀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적자 누적이 이어지면서 LG는 더 이상 모바일 사업을 현재 상태로 끌고 갈 ‘동력’이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그룹 전반에 걸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생활가전-TV-모바일기기’였던 LG전자의 주력 사업은 ‘생활가전-TV-자동차부품’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LG전자의 영업이익 중 80.7%는 생활가전(H&A)사업본부가, 30.1%는 TV(HE) 사업본부가 냈고 MC사업본부와 자동차부품(VS) 사업본부는 적자를 냈다. 하지만 VS사업본부가 적자 폭을 줄이며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LG전자는 2013년 신설된 VS사업본부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을 세우며 성장을 가속화한 VS사업본부는 올해 흑자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로 하더라도 모바일 기술 관련 역량까지 잃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MC사업본부 인력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나 5세대(5G) 통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연구개발(R&D) 인력이 생활가전 사업본부나 자동차부품(전장) 사업본부 등에 배치돼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서동일 dong@donga.com·홍석호 기자}
“세계인 1500만 명이 초콜릿폰을 샀다.” 2007년 12월, LG전자는 2005년 11월 출시한 ‘초콜릿폰’이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초콜릿폰은 모던한 디자인으로 미국 모토로라의 ‘레이저’와 쌍벽을 이뤘다. 같은 해 애플은 아이폰을 선보였다. 아이폰이 3년 뒤 시장을 어떻게 바꿀지 당시엔 상상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초콜릿폰에 이어 LG전자가 선보인 ‘샤인폰’도 1000만 대가 넘게 팔렸고 후속작인 ‘뷰티폰’ ‘보이저폰’도 수백만 대가 팔리며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 사이 아이폰이 찻잔 속 태풍에서 세상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바뀌었다. 피처폰의 승자였던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다. 2009년까지 LG전자 사업보고서에는 스마트폰 개발이나 출시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등장하지 않는다. 결국 2010년 아이폰 쇼크가 세상을 바꿨다. 이후 벌어진 스마트폰 시장 따라잡기에서 LG전자가 승기를 잡지 못한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처음으로 모바일기기에 ‘디자인 경영’을 도입해 초콜릿폰, 프라다폰으로 시장을 휩쓸었지만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실기했다”며 “당시 한 글로벌 컨설팅 회사가 LG에 스마트폰보다 디자인 피처폰으로 가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마케팅 부서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 보니 엔지니어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평가했다. ‘독한 LG’를 앞세운 구본준 부회장이 2010년 10월 남용 부회장을 대신해 전면에 나서며 스마트폰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모듈폰, 스위블폰 등 하드웨어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대세를 바꿀 수는 없었다. 실제로 큰 화면을 앞세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G(2012년 출시)와 옵티머스 G프로(2013년 출시)의 선방을 마지막으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내리막을 걸었다. 올 3월 공개할 예정인 ‘LG 롤러블’은 디스플레이를 돌돌 말 수 있는 혁신 제품이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모바일 사업 철수가 가시화되면 출시까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3월 주주총회에서 6년 ‘임기제한’에 걸려 그만둬야 하는 주요 대기업 사외이사가 8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제한 시행 첫해였던 지난해보다 8명 더 늘었다. 기업 간 ‘인재 모시기’ 경쟁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우려와 참신한 ‘뉴 페이스’(새로운 얼굴)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가 엇갈린다. 2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64개 대기업집단 278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898명의 재임 기간을 조사한 결과 올해 3월 임기 만료 대상 사외이사가 346명이고, 이 중 84명이 임기제한에 걸려 기업이 재선임할 수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선임 제한 사외이사 84명 중 31명(36.9%)은 관료 출신, 30명(35.7%)이 학계, 21명(25.0%)이 재계, 2명(2.4%)이 공공기관 출신이다. 정부는 지난해 사외이사 임기를 6년(계열사 포함 9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같은 상장회사에서 6년을 초과해 사외이사로 근무했거나 해당 상장사를 포함한 같은 그룹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를 맡은 기간을 더해 9년을 초과하면 더 이상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는 사외이사 임기가 길어지면 오너나 기업과 유착해 제대로 된 조언을 하지 못하고 거수기 역할만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중 사외이사 임기를 법으로 정한 곳은 없다. 그룹별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11명의 사외이사가 임기제한에 걸려 교체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글로비스 사외이사 5명 중 3명, 현대차 사외이사 6명 중 2명 등을 재선임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 상장사 12곳의 사외이사가 총 50명인 점을 고려하면 22%가 한 번에 물갈이되는 셈이다. LG그룹도 임기 만료 사외이사 15명 중 절반이 넘는 8명을 새롭게 선임해야 한다. LG유플러스 사외이사 4명 중 2명이 임기를 채웠다. LG하우시스도 마찬가지로 4명 중 2명의 사외이사가 재선임 제한 대상이다. 삼성그룹은 상장사 16곳의 사외이사 60명 가운데 15명이 3월 임기가 끝나는데 이 중 4명이 임기를 채웠다. 효성 영풍그룹도 각 4명, SK GS CJ 두산 에쓰오일 HDC 한국앤컴퍼니 태광그룹이 각 3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한다. 64개 그룹 가운데 25개 그룹은 교체 대상 사외이사가 없다. 재계에서는 올해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모시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사외이사를 맡을 수 있는 인재풀은 크지 않은데 동시에 여러 기업에서 사외이사를 찾아야 하니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다른 기업에서 6년 임기를 채운 사외이사를 영입하기 위해 접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기업 간 사외이사 교환 사례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다양성을 갖춘 참신한 인재를 영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크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젊은 인재나 여성 등 기존 이사진에 다양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물을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는 조만간 사업부 매각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20일 LG 고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더 이상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업부 매각에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의 ‘인수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모바일 사업 철수설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입장을 밝혔다. 적자가 계속됐고, 치열한 경쟁에 놓인 모바일 사업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 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모바일커뮤니케이션)는 2015년 2분기(4∼6월) 이후 2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며 부진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5조 원에 달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1% 안팎에 불과하다. 이로써 2000년대 중반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 수많은 성공작으로 피처폰 시대를 빛냈던 LG전자 모바일 사업은 사실상 마침표 수순을 밟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디스플레이를 말고 펼 수 있는 ‘롤러블폰’으로 기술력을 과시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기존 사업에 미련을 두기보다 잘되는 사업으로 자원을 투입하겠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사업을 정리하는 방법으로는 통째로 매각하는 방법이 우선이지만 MC사업본부 조직 축소 후 다른 본부에 흡수시키거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부를 유지하는 방법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MC사업본부의 사업을 정리하게 되면 주력 사업인 H&A사업본부(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 HE사업본부(TV) 외에 VS사업본부(자동차부품 등 전장사업)가 모바일 사업을 대신해 LG전자를 이끌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동일 dong@donga.com·홍석호 기자}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사업이 아니다. 반드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다.” LG전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매각설’에 휩싸였다. 그 때마다 LG전자 최고경영진은 이처럼 답했다. ‘아픈 손가락’은 맞지만 로봇, 스마트카, 스마트홈 등 미래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허브가 될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20일 LG전자는 지금까지와 달리 ‘모바일 사업 철수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는 이날 e메일에서 “(모바일 사업의)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이어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각고의 노력들을 해왔지만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 규모”라며 사업 재편 검토의 배경을 설명했다. LG안팎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매각을 통해 모바일 사업을 완전히 접는다는 계획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VS사업본부 등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MC사업본부 조직은 다른 본부의 미니 부서로 흡수 합병해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은 정리하더라도 롤러블을 포함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부는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물량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그룹 고위 관계자는 “권 사장의 메시지는 고용유지, 내부 동요 최소화를 위해 보낸 것”이라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시장이 정체기에 있고,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과 삼성, 중저가는 중국 브랜드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탓에 2010년대 초반 노키아 모토로라처럼 사업을 통째로 매각하는 일이 여의치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매각 검토의 가장 큰 이유는 적자 누적이다. LG전자는 2012년 ‘옵티머스’ 시리즈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했지만 영업이익을 낸 것은 2년뿐이었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으로 영업 적자를 냈다. 여러 혁신 시도가 먹히지 않은 탓도 있다. 보통 플라스틱이나 메탈 소재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뒷면에 가죽을 입히고(G4), 사용 환경에 따라 분리·조립이 가능한 스마트폰(G5),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펼 수 있는 스마트폰(윙) 등 다양한 혁신을 거듭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2017년 삼성전자 배터리 화재 사태 때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했지만 고객 확보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혁신이나 노력으로 시장 반전을 꾀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적자 누적이 이어지면서 LG는 더 이상 모바일 사업을 현재 상태로 끌고 갈 ‘동력’이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LG는 그룹 전반에 걸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생활가전-TV-모바일 기기’였던 LG전자의 주력 사업은 ‘생활가전-TV-자동차부품’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LG전자의 영업이익 중 80.7%는 생활가전(H&A) 사업본부가 30.1%는 TV(HE) 사업본부가 내왔고 MC 사업본부와 자동차부품(VS) 사업본부는 적자를 냈다. 하지만 VS 사업본부가 적자폭을 줄이며 미래 성장가능성이 큰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LG전자는 2013년 신설된 VS사업본부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 생산 합작법인(JV)을 세우며 성장을 가속화한 VS사업본부는 올해 흑자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로 하더라도 모바일 기술 관련 역량까지 잃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MC사업본부 인력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에 클라우드나 5세대(5G) 통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연구개발(R&D) 인력이 생활가전 사업본부나 자동차부품(전장) 사업본부 등에 배치돼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전자가 23분기 동안 적자를 이어온 모바일사업(MC사업)본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최근 시장 안팎에서 제기된 MC사업본부 매각설에 대한 입장이다. 권 사장은 이날 MC사업본부 구성원에게 e메일을 보내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권 사장의 메시지는 모든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등을 제조·판매하는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에 달한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LG전자가 MC사업본부를 매각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수차례 제기돼 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이후 곧바로 해외 출장을 검토한 배경은 글로벌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측면도 강하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협력을 논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UAE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은 탈석유를 꿈꾸며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확대하려는 추세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5G 통신장비 수주를 포함해 광범위한 협력을 모색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사실상 모든 글로벌 현장 행보는 ‘올스톱’ 됐다. 삼성은 여전히 이 부회장 구속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고위 관계자는 “당장 사장단회의를 소집하거나 대책회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망연자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당장 이 부회장을 접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더욱 막막하다는 게 삼성의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 부회장은 구치소 입소 후 4주간 격리해야 하며 일반 면담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일상적 경영활동은 이어지겠지만 ‘총수 몫 경영활동’에는 대안을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글로벌 현장 행보가 막힌 것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분위기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5G 이동통신,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한 주력 사업의 세대교체 속도를 높이는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1위 통신사업자 미국 버라이즌과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계약금액만 8조 원에 이르는 ‘빅딜’의 바탕에는 이 부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의 인연이 영향을 미쳤다. 이 부회장은 계약 전 여러 차례 화상통화를 하며 적극적인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베스트베리 CEO가 스웨덴 장비업체 에릭슨에 CEO로 있을 때부터 자주 만나온 사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대체가 불가능하다. 전문경영인이 영향력 있는 왕족이나 글로벌 기업 수장, 각국 정부 고위급 인사를 쉽게 만날 수는 없다. 새로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인맥을 확보한다든지, 해외 석학을 영입한다든지 하는 활동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부회장 구속으로 총수의 글로벌 현장 행보가 스톱 된 것은 삼성 입장에서 귀한 경영자원을 잃은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유감스럽고, 한국만의 독특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CEO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해외 기업인들이 한국에서 경영하려면 한국의 규제를 얼마나 이해해야 하는지, 기업활동을 위해 직원들을 얼마나 이해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답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서동일·홍석호 기자}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역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 준법감시위 위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준법감시위는 삼성 외부의 독립적 준법감시 기구인 만큼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주어진 역할을 계속하며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준법감시위는 이달 21일 정기회의, 26일 삼성 7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정기회의에서는 내부거래, 대외후원 등 기본적인 안건 외에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7개 관계사가 사전에 제출한 준법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 7개 관계사는 재판 과정에서 전문심리위원들이 준법감시위의 한계로 지적했던 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만들어 준법감시위 측에 제출했다. 이어 26일에는 ‘준법문화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역할’을 논의 주제로 삼성 7개 관계사 CEO와 준법감시위가 간담회를 갖는다. 준법감시위와 삼성 관계사 최고경영진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첫 만남인 만큼 준법경영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향후 간담회가 정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실효성 부족’이란 판단을 받은 준법감시위가 추진력을 잃어버렸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 부회장도 수차례 ‘중단 없는 활동’을 약속한 만큼 준법감시위의 운영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달 11일에도 김지형 준법감시위 위원장 등을 만나 “준법위의 실효성과 지속성을 책임지고 보장하겠다”며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준법감시위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서동일 dong@donga.com·홍석호 기자}
삼성전자는 19일 서울 강남구 ‘서울 멀티캠퍼스 교육센터’에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5기 입학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SSAFY는 청년들의 소프트웨어 역량 및 취업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소프트웨어 교육과 취업 지원 서비스를 1년 동안 제공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가 주관하고 고용노동부가 후원한다. 만 29세 이하 미취업자 중 4년제 대학 졸업자나 졸업예정자에게 무상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매달 100만 원의 지원비도 준다. 5기 교육생은 총 750명이다. 이날 입학식에는 교육생 가운데 12명만 참석했고,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등 4개 지역 입학생들은 온라인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일자리위원회 김용기 부위원장, 고용부 박화진 차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최윤호 사장이 참석해 입학생을 격려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것과 관련해 “유감스럽고, 한국만의 독특한 사례”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날 이 부회장의 구속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국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 보여준다”라며 “해외 기업인들이 한국에서 경영하려면 한국의 규제를 얼마나 이해해야 하는지, 기업활동을 위해 직원들을 얼마나 이해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답했다. 김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국 경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7가지 선결 조건을 언급했다. 세제부담 완화, 노동유연성 강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CEO 사법리스크 해소, 정책 안정성 및 투명성 제고, 무역정책의 글로벌 표준화, 디지털 규제 완화 등이다. 김 회장은 “글로벌 기업은 3년, 5년 단위 중장기 계획을 수시로 세우는데 한국은 규제가 빨리 바뀌어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며 “규제 개선을 통해 한국에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국이 글로벌 투자처로 부상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8년 2월 석방 후 3년 만에 다시 법정구속되면서 삼성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는 분위기다. 총수 부재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반도체 패권 전쟁, 미중 갈등을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그간 실형 여부에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내부에선 양형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삼성 준법감시위의 권고로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 ‘뉴 삼성’ 신념을 밝혔고, 실제 준법경영의 고삐를 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이 부회장이 법정구속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요 경영진은 따로 대책회의 소집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전쟁 누가 치르나” 삼성은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팀이 이 부회장을 보좌하며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왔다. 삼성이 2018년 ‘3년간 180조 원 투자’, 2019년 ‘시스템반도체 10년간 133조 원 투자’를 발표한 것도 이 부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계열사 책임경영 체제로 비상경영에 나설 예정이지만 사업 전반을 조율하고 투자 결단을 내리는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경영에서 보수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기회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던 2017년과 현재의 경영환경이 달라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 변화하며 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코로나19는 미래 산업 전환을 가속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수십조 원 단위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업체 엔비디아는 47조 원을 들여 전 세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1위 업체 ARM의 인수를 발표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는 올해 30조 원 설비투자 계획을 밝히며 2위 삼성 따돌리기에 나섰다. 인텔은 위기감 속에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경질하며 위기경영 중이다. 반면 삼성은 2016년 하만 인수 후 이렇다 할 M&A가 없다. 2017년은 반도체 호황기로 버텼지만 당시 신사업은 더뎠다는 것이 삼성의 내부 평가다. 2018년 이 부회장 석방 이후, 시스템반도체와 신사업에 막 속도가 붙었는데 다시 ‘시계제로’ 상태가 됐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선 ‘총수가 없다고 삼성이 안 돌아가겠느냐’고 말하지만 전문경영인이 조 단위 투자나 M&A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다”며 “또다시 총수 부재 속에서 시장 변화를 어떻게 쫓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 삼성’ 비전 위축되나 지난해 말 이 부회장은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유럽과 미국의 통신업계 선두 기업들의 몰락과 중국 기업들의 무서운 추격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낀다. 회사 가치를 높이면서 사회에도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초일류 기업,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겠다”며 ‘뉴 삼성’ 신념을 밝힌 바 있다. 사업 성장과 동시에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고,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에서는 글로벌 인재를 영입해 그들이 마음껏 경영하게 하도록 돕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삼성의 내부 개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수경 원 단위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ESG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향후 삼성그룹주 전체가 S와 G 부문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삼성 계열사 전체에 대한 (국내외 기관의) 투자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 계열사 시가총액은 하루 새 약 28조 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41% 내린 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물산은 6.84% 떨어졌다. 삼성SDI(―4.21%), 삼성생명(―4.96%), 삼성엔지니어링(―3.65%) 등도 3% 넘는 하락 폭을 보였다.김현수 kimhs@donga.com·홍석호·박희창 기자}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 요소를 없애는 기술이나 자연광을 추적해 최적의 조명을 찾는 기술같이 일상을 바꾸는 혁신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다이슨의 전략입니다.” 14일 롤랜드 크루거 다이슨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동아일보와의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시장 전망에 대해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크루거 CEO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이슨은 선풍기와 청소기, 헤어드라이기 같은 생활가전에 혁신을 불러온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2025년까지 로봇공학 등 첨단기술 분야 연구에 27억5000만 파운드(약 4조587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또 이달 15일 서울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등 비대면 강화 추세에 역행하는 전략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크루거 CEO는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바로 지금이 고객들을 위해 제품의 성능과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다이슨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전력, 배터리, 센서, 비전 시스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로봇공학,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중점을 두고 엔지니어와 과학자를 양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이슨은 2019년 3조 원 이상 투자했던 전기자동차 프로젝트를 포기한다며 ‘실패’를 자인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미래 기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투자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크루거 CEO는 자동차 디자이너 출신으로 미쓰비시, 다임러그룹, BMW그룹 등을 거친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취임 첫해 맞이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가장 최우선 과제는 “직원들의 안전과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매장이 문을 닫고, 제품 배송이 중단될 위험 속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헤어케어 제품인 다이슨 코랄TM 헤어 스트레이트너 등 10가지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했다”며 “온라인 라이브 시연 등 비대면 체험으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은 다이슨 고객들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팬데믹의 한가운데서 다이슨은 450명의 엔지니어를 동원해 신속하게 응급의료용 인공호흡기를 생산해 영국 정부에 지원했다”며 “다이슨의 기술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쏟은 에너지와 노력 그 자체로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이슨은 이달 15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첫 오프라인 매장인 ‘데모 스토어’를 열며 국내 시장 공략에도 힘을 싣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 소규모로 입점해온 기존과는 달라진 전략이다. 323m² 면적의 데모스토어는 제품 사용 방법 등을 설명하는 직원들이 상주한다.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 헤어드라이기 등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물론이고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등 평소에 눈으로 효과를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판매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한 셈이다. 비대면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크루거 CEO는 “팬데믹 와중에도 고객들은 여전히 가전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매장에서 직접 보고 체험해보고 싶어 한다”며 “지난해 2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올해 서울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베를린, 시드니 등 글로벌 주요 도시에도 데모 스토어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이것은 상소문인가 스마트폰인가.’ 14일(현지 시간) 폐막한 ‘CES 2021’을 뜨겁게 달군 화두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가 말리는 ‘롤러블폰’이다. 과거 임금에게 올리는 상소문을 돌돌 말았던 것에 비유해 ‘상소문폰’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LG전자에 이어 중국 TCL까지 출시를 예고하며 이형(異形) 폼팩터(기기 형태)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시작은 LG전자였다. LG전자는 11일 CES 개막과 함께 진행한 프레스 콘퍼런스 영상의 시작과 끝을 롤러블폰으로 장식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한 남성이 LG전자의 프레스 콘퍼런스 영상을 감상한다는 설정이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혀서 보다가 측면의 버튼을 누르자 디스플레이가 위로 올라가며 화면이 커졌고, 상소문처럼 펼쳐진 화면으로 영상을 감상하던 남성이 다시 버튼을 누르자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그리고 스마트폰 화면엔 ‘LG 롤러블(Rollable)’이라는 제품명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중국의 전자제품 제조사 TCL도 롤러블폰의 콘셉트 영상을 공개했다. 한 여성이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의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가 화면을 두드리자 바(Bar) 형태로 바뀌었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혀 영상을 보던 여성이 다시 화면을 두드리니 정사각형 모양으로 돌아왔다. TCL의 롤러블폰은 LG전자의 제품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LG 롤러블은 우측으로 넓어지는 반면 TCL의 제품은 위로 길어진다는 차이를 보였다. 실제 출시는 LG전자가 한발 빠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현재 정확한 출시 일정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르면 3월 정식으로 공개하고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TCL의 영상은 아직 콘셉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외신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등은 롤러블폰이 이형 폼팩터 스마트폰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상 시청 시간이 길어지며 점점 화면이 커진 스마트폰은 최근 접고, 돌리는 식의 폼팩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꼽힌 디스플레이 주름이 없다는 점, 전체 스마트폰의 부피가 커지지 않고 화면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꼽혔다. 또 피처폰과 달리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G전자가 LG 롤러블을 통해 과거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업계 안팎에서 주목하고 있다.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음료를 갖다주는 로봇, 침대 발끝에서 올라오는 투명 디스플레이, 자율주행차 센서가 장착돼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청소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시회인 'CES 2021'에서 공개된 머지않은 미래의 '똑똑한 집'을 들여다봤다.》 이른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이 떠졌다. 알람이 울린 곳은 침대 발끝에 위치한 투명 디스플레이. 머리맡의 버튼을 눌러 알람을 끄자 디스플레이에는 기온과 습도 등 날씨 정보가 나타났다. 버튼을 다시 누르자 간밤에 뒤척이진 않았는지 수면 패턴을 담은 정보로 디스플레이 화면이 바뀌었다. 잠들기 전 보던 영화를 마저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침대 프레임에 숨겨져 있던 디스플레이가 더 높이 올라와 55인치 TV로 바뀌었다. 영화를 보다 보니 목이 말랐다. “물 마시고 싶어”라고 외치자 관절이 있는 긴 팔과 집게손을 가진 로봇이 시원한 물이 든 컵을 갖다 주었다. 주방에서 침실까지 로봇이 이동하는 길 한가운데에는 벗어둔 옷가지가 장애물처럼 놓여 있었지만 로봇은 이리저리 피해 컵을 날랐다. 이 후 집게손으로 옷가지를 집어 세탁기에 집어넣었다. 어느덧 밥 먹을 시간. 스마트폰을 들고 주방으로 갔다. 스마트폰으로 쿠킹 애플리케이션을 열자 추천 식단과 조리법이 상세하게 떴다. 조리법를 골라 요리를 시작하면 가열시간, 온도 등이 오븐 등 조리기기로 바로 전송된다. 부족한 재료는 냉장고 스크린으로 곧바로 주문할 수 있다. 음식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자 함께 마시기 좋은 추천 와인 목록이 나타났다. 음식을 만든 뒤 “테이블 세팅해줘”라고 말하자 로봇이 젓가락, 숟가락 등 식기를 테이블에 놓았다. 식사를 다했다고 말하자 로봇이 정리까지 도왔다. ‘홈 짐(Home Gym)’으로 꾸며 놓은 방에 마련된 운동기구에 앉자 벽에 붙은 디스플레이 화면에 피트니스 트레이너의 모습이 나타났다. 화면의 절반은 운동하는 나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촬영되고 있었다. 화상으로 만나는 트레이너가 정확한 자세를 알려줬고 동작을 몇 차례 반복해야 하는지 구호를 붙이며 도왔다. 화면 아래에는 지금까지 소비한 칼로리가 실시간으로 반영됐다. 이는 실제로 머지않은 미래에 펼쳐질 ‘똑똑한 집’의 모습이다.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 11∼14일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에서 선보인 기술이다. 이번 CE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돼 참가 기업의 규모나 관심이 예년만 못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언택트(비대면)가 대세가 된 달라진 일상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준 의미 있는 행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인공지능(AI) 로봇청소기 ‘제트봇 AI’는 자율주행차에 있을 법한 라이다(LiDAR) 센서와 3차원(3D) 센서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깨지기 쉬운 물건, 애완동물 배변, 전선 등도 능숙하게 피한다. LG디스플레이는 평소에는 책상으로 쓰다 돌려서 세우면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되는 ‘키즈 책상’을 전시했다. 또 TV를 시청할 때는 평면이지만 게임을 할 때는 구부러지는 ‘커브드 화면’으로 변환이 되는 모니터도 선보였다. AI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병원을 찾지 않고도 집에서 언택트 진단이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각종 기술도 공개됐다. 특히 암 등 중증질환뿐만 아니라 혈압 확인이나 치과, 안과 진료 등 일상에서 자주 확인해야 하는 분야로 확대됐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글로벌 디지털 혈압계 제조사 옴론헬스케어는 고혈압 환자나 위험 환자가 혈압을 측정하면 데이터를 분석하고 필요할 경우 병원의 의료진에게 전달되는 모니터링 서비스를 공개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필립스는 ‘센서 칫솔’을 통해 이 닦는 습관, 구강 상태, 치료 등이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영국 스타트업 투스픽은 치아 사진을 찍어 올리면 6시간 내에 치과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으로 시력을 검사한 뒤 안경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 AI를 활용해 피부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국내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생활가전기기의 IoT를 통해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4mm 크기의 영양제를 제공하는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 기업 에이치로보틱스의 ‘리블레스’는 의료진이 환자와 함께 있는 재활운동 로봇을 원격조종해 언택트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위생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한 기술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LG전자의 ‘클로이 살균봇’은 호텔 병원 식당 등을 오가며 자외선 램프를 활용해 비대면 살균 작업을 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미국에 클로이 살균봇을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IT기업 ‘에어팝’은 스마트 마스크를 선보였다. 마스크에 사용자의 호흡과 주변 공기질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한 제품이다. 센서를 통해 주변 공기의 오염물질 여부와 필터 교체 시기 등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해 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방금 주문한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단숨에 찾을 순 없을까. “멍멍” 반려견이 주인을 보며 짖을 때 어떤 감정일까. 샤워할 때 물 온도를 늘 일정하게 할 수 있을까. 14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에선 엉뚱해 보이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이색적인 기술들이 공개됐다.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지원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통해 올해 CES에 참여한 ‘푸드앤소믈리에’는 취향에 맞는 최적의 음식과 와인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음식에 들어가는 28개 식재료, 12개 조리법, 47개 소스와 와인의 보디감, 산도, 풍미 강도, 당도를 함께 고려해 조리법과 와인을 추천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식 사진을 촬영하기만 하면 인공지능(AI) 소믈리에가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준다. 국내 펫테크(Pet tech·반려동물 관련 기술) 벤처기업 ‘너울정보’는 반려견의 음성을 분석해 감정을 해석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장치 ‘펫펄스’를 공개했다. 펫펄스는 음성인식 알고리즘과 견종·크기별 1만여 건의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려견이 내는 소리를 분석해 행복, 슬픔, 분노, 불안, 안정 등 5가지 감정으로 분류했다. 너울정보 측은 현재 감정을 파악하는 정확도가 80% 이상인 것으로 보고, 추후 데이터를 더 확보해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욕실과 화장실에서도 각종 기술의 경연이 펼쳐졌다. 미국 욕실 브랜드 콜러는 원하는 온도나 수압 등을 조정할 수 있는 ‘디지털 샤워’와 레버에 있는 센서가 손의 움직임을 포착해 자동으로 물을 내려주는 변기를 선보였다. 미국 스타트업 ‘암페어’는 발전기가 달린 ‘샤워 스피커’를 선보였다. 샤워기에 연결하는 이 제품은 수압으로 발전기가 작동하기 때문에 스피커 전력을 따로 충전할 필요가 없다. 또 방수 기능도 갖춰 물에 젖어 기계가 망가질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일본 욕실 전문 업체 토토의 미국법인이 공개한 ‘스마트변기’는 피부와 배설물 정보를 통해 건강상태를 진단해준다. 연예기획사 연습생과 같은 커리큘럼으로 춤, 보컬, 피트니스, 스타일링 등을 집에서 배울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국내 스타트업 ‘카운터컬쳐컴퍼니’는 약 400개의 K팝 관련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ED K팝 온라인 트레이닝’을 운영한다. 스마트폰 카메라와 연동해 댄스 교사와 자신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15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서울고법은 18일 오후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연다. 박 회장이 특정 기업인을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낸 것은 2013년 8월 대한상의 회장 취임 후 7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박 회장은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정·재계와 활발히 소통해 왔지만 재판에는 거리를 둬왔다. 박 회장은 이날 “(탄원서 제출은) 임기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을 봐왔고 삼성이 이 사회에 끼치는 무게감을 생각할 때 이 부회장에게 기회를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출했다”고 탄원서를 낸 이유를 밝혔다. 박 회장은 법원에 A4용지 3장 분량의 탄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올 3월에 임기가 끝나는 박 회장이 재계의 우려를 담아 탄원서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2016년 이후 많은 고초를 겪었다. 이 부회장이 경영 활동에 전념하지 못하면서 삼성의 의사결정이 지체되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다. 탄원서에 이런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이 부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내는 등 재계 안팎에서 탄원서가 이어지고 있다. 안 회장은 13일 ‘벤처업계 신년 현안 및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벤처기업-대기업 상생을 위해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 혁신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와 신속한 결단이 필수적”이라며 7일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전자가 일명 ‘봉돌이’로 불리는 교반식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 지 4개월 만에 최고의 제품으로 추천받았다. 14일 LG전자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매체 컨슈머리포트는 7일 온라인으로 공개한 세탁기 평가에서 LG전자의 교반식 세탁기 신제품(모델명 LG WT7305CW)에 73점을 줘 최고의 제품으로 꼽았다. 미국소비자연맹이 1936년부터 발간해 온 제품 평가매체 컨슈머리포트는 온·오프라인 유료 구독자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 컨슈머리포트의 세탁기 평가는 드럼, 통돌이, 교반식 등 3대 제품군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성능은 물론 가격과 디자인까지 모두 고려해 종합 점수를 매긴다. LG전자는 드럼세탁기 상위 9개 제품, 통돌이 세탁기 상위 4개 제품을 차지한 데 이어 교반식 세탁기도 1위에 올랐다. 특히 평가 대상 교반식 세탁기 중 유일하게 세탁 성능 영역에서 만점(5점)을 받았다. 미국이 아닌 다른 국적 기업이 3대 세탁기 제품군 1위를 모두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봉돌이 세탁기’라는 말로 더 친숙한 교반식 세탁기는 한국에서는 통돌이 세탁기가 대세가 된 199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한국의 주요 세탁기 제조사들도 통돌이, 드럼 세탁기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해 왔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 교반식 세탁기는 드럼, 통돌이와 비슷한 규모의 시장을 유지해 왔고, 한국 기업에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을 뺏긴 미국 제조사의 마지막 영역처럼 여겨져 왔다. LG전자는 봉이 좌우뿐만 아니라 상하 회전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해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기존 교반식 세탁기는 봉의 상하 회전은 미흡했다. 미국 시장에 출시한 LG전자의 세탁기는 미국 테네시주에 2019년 5월 준공한 공장에서 생산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