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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국내 제조업은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미국 수출을 늘려왔다. 지난해 대미(對美) 수출액은 703억 달러(약 82조 원)로 2010년(498억 달러)보다 41%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한국 수출에서 대미 수출 비중은 10.7%에서 12.3%로, 올해 1∼8월엔 13.3%로 증가했다. 2012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그해 말부터 시작된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과였다. 그러나 5일(현지 시간) 한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 수출이 또 하나의 걸림돌을 상대하게 된 셈이다.○ 경쟁 심화 우려, 주가에 반영 일본과의 경쟁 심화 우려는 관련 산업, 특히 자동차 관련 산업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3.66% 떨어졌다. 기아차(―3.24%)와 현대모비스(―0.87%), 만도(―2.18%), 현대위아(―3.89%)도 각각 주가가 내렸다. TPP 타결로 일본산 자동차부품은 약 80% 항목에 대해 관세 2.5%가 전면 철폐된다. 일본산 부품을 사용하는 도요타 미국 공장이 원가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현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업체들은 생산 규모가 큰 만큼 부품 관세가 철폐되면 생산원가가 크게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의 경우는 내년 한국산 차의 관세 2.5%가 철폐되는 반면 일본산은 TPP에 따라 25년에 걸쳐 2.5% 관세가 철폐된다. 미국에 현지 공장을 둔 도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의 올해 1∼9월 미국 판매량은 460만 대로 현대·기아자동차(105만 대)의 4배가 넘는다. 또 국내 부품업체들이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해외 수주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일본 부품 업체와 수주 경쟁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는 전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전자업계 한 임원은 “일본 가전이 북미 시장에서 7∼8% 관세가 붙은 상태에서 팔렸는데 앞으로 관세만큼 값이 싸질 수 있다면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기술력 중심의 최상급 모델을 추구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 가전은 범용 제품까지 폭넓게 갖추고 있어 일본 기업이 쉽게 추격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TV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 점유율은 각각 35.1%와 11.9%였다. 일본업체는 소니 7.1%, 후나이 5.6%, 샤프 4.6% 등 한국업체에 크게 뒤처진다.○ 베트남 생산 의류업계는 수혜 의류업계는 베트남에 공장을 둔 업체들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 의류단지는 공동화가 우려된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TPP 가입국인 베트남은 해외에서 원사와 섬유를 들여와 전 세계 의류 수출량의 4.1%(168억 달러)를 수출한다. 장수영 KOTRA 통상전략팀장은 “의류업체들은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기는 한편 국내에서는 고급 제품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6일 베트남에 공장을 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인 한세실업 주가는 장중 19.4%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다가 전날보다 4.1% 상승하며 마감됐다.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가진 일신방직도 2.28% 올랐다. SG충남방적은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고, 경방(4.06%) 등도 주목을 받았다 석유화학업계는 TPP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생산량의 45% 내외를 중국에 수출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제품은 싱가포르와 암스테르담 등 대형 허브 시장을 통해 거래되면서 이미 세계 각국이 0%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를 감안해 미국보다는 동남아에 주로 수출한다”며 “일본산은 자동차·조선용 강판에 특화돼 있고 국내 업체들은 열연제품을 주로 수출하므로 품목이 많이 겹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박형준·이건혁 기자}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여전히 어두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귀환으로 제주도 경기는 활짝 풀릴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23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10∼12월)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7로 집계돼 전분기(88)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고 5일 밝혔다. BSI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BSI는 올해 2분기(4∼6월) 97에서 3분기(7∼9월) 88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4분기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BSI가 급격히 하락한 것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제주도의 4분기 BSI가 전분기 대비 42포인트 상승한 132를 기록한 점이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자 유커가 다시 제주도를 찾으면서 소비 훈풍이 불고 있다는 점이 BSI를 크게 끌어올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제주도에 유입인구가 늘고 있고 외국인 투자로 인한 건설경기도 호황을 보이면서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1∼6월) 제주도의 순이동인구(전입-전출)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25.1% 늘었고, 건설수주(7월)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2%나 증가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공공 분야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면서 중소·중견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위기의 소프트웨어 산업, 돌파구는 무엇인가’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호근 연세대 교수는 “대기업의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참여 제한 이후 해당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며 “도입 취지와 달리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를 육성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중소·중견기업의 지난해 공공사업 분야 매출이 481억 원으로 2012년에 비해 2.53배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012년 2.1%에서 2014년 0.1%로 크게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없고 중소·중견기업 간의 경쟁 심화로 영업 환경이 나빠졌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도 피해를 봤다. 김미애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기업 공공소프트웨어 참여 제한 제도 때문에 삼성SDS 같은 국내 대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국내 사업 이력이 없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강철하 한국IT법학회 소장은 “소프트웨어 산업 규제를 클라우드컴퓨팅 등 정보기술(IT) 신산업에 적용하면 IT 신산업의 기초체력이 약화할 수 있다”며 “저가 경쟁을 유도하는 최저가입찰제나 일정 기간 무상 유지·보수를 요구하는 관행 등 공공사업에서 수익을 얻기 어려운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기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컨소시엄 등의 형태로 상생 관계를 유지하면 향후 ‘윈윈’ 관계가 가능하다”며 공공 분야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대기업 참여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삼성그룹이 웹드라마 ‘도전에 반하다’를 제작한다고 4일 밝혔다. 2013년 ‘무한동력’, 지난해 ‘최고의 미래’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웹드라마는 인터넷과 모바일용으로 10분 내외의 시리즈로 제작되는 드라마다. ‘도전에 반하다’는 주인공들의 각종 도전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작품이다. 각 10분 분량으로 총 6편으로 구성된다. 인기 그룹 엑소(EXO)의 시우민과 배우 김소은이 각각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웹드라마를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는 삼성의 다양한 활동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이달 말 삼성그룹 소셜미디어 채널과 유튜브, 네이버, 다음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제작 과정은 삼성그룹 공식 블로그(blog.samsung.com)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samsung)을 통해 볼 수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환경, 건설·건축, 토지·수도권 등 분야에서 중복 규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업이 꼽은 중복 규제 169건 중 60.4%(102건)가 인허가 규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기업활동 관련 중복규제의 현황분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분석했다. 한경연이 기업과 경제단체에서 제기한 중복 규제 개선과제 169건을 분석한 결과 환경 분야 중복 규제가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건축(21건), 토지·수도권(20건), 산업안전(16건) 등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인허가 기준(76건), 인허가 절차(26건) 등 인허가 관련 규제가 102건으로 60.4%를 차지했다. 이어 검사보고·시험·평가·조사·공시 20건(11.8%), 부담금·세금 20건(11.8%) 순이었다. 한편 한경연이 지난해 매출액 기준 300대 기업(130사 응답) 대상으로 중복 규제 해소의 제약요인을 설문한 결과 ‘부처간 조정기능 미흡’이 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행정부처간 관할·업무의 불명확’ 26.9%, ‘정부기능 중복’ 15.6%, 부처이기주의 8.6% 순이었다. 양금승 한경연 산업연구실장은 “중복 규제가 여러 부처와 법령에 걸쳐 있기 때문에 업무범위와 기능을 조정하기 어려워 규제개혁 추진이 부진하다”며 “기업이 규제개혁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유사법령을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형준 lovesong@donga.com}

“이제 노사 모두 자신들만의 잔치판을 끝내야 할 때입니다. 상대방에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할 게 아니라 자신들이 무엇을 할지 먼저 제시해야 합니다.” 유재섭 전 LG전자 노조위원장(65)은 최근 서울 관악구 보라매동의 한 카페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노동개혁 해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노동계와 재계 모두 노사정 합의사항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유 씨는 노사의 극한 대립, 그 후 협력적 상생관계를 모두 경험한 사람이다. 그는 LG전자 노조가 사상 최악의 파업을 벌였던 1989년 노조 사무국장을 지냈다. 이듬해에는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돼 1996년까지 3연임하면서 LG전자의 전투적 노조문화를 180도 바꿨다. 그 공로로 1992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고 2008년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을 거쳐 현재 제주한라대 석좌교수로 지내고 있다. 유 씨는 1989년 당시 상황에 대해 “지게차로 경부고속도로를 막았고, 창원공장 조합원들은 대로에 폐유를 뿌리고 방화까지 했다. 124일간 이어진 파업으로 LG전자는 가전업계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현실에 바탕을 둔 노동운동을 지향한다. 그 덕분에 최악의 파업 후 노조원들은 실용주의 노선을 지향한 그를 노조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전투적 노사문화를 어떻게 바꿨는지 물었더니 “노조위원장이 되자마자 회사 측에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가전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 그 대신 회사는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노조만 살자고 해선 안 된다. 회사와 노조가 모두 상생하는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씨는 노조위원장 시절인 1994년에 ‘품질과 생산은 우리가 책임지겠다’는 LG전자 광고를 찍었다. ‘어용 노조’라는 손가락질을 받을 각오를 했다. 그 덕에 LG전자의 전투적 노조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전국에 알릴 수 있었다. 그는 상하 개념의 ‘노사(勞使)’라는 단어 대신 수평 개념의 ‘노경(勞經)’이란 단어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노경은 노동자와 경영자를 의미하는 말로 지금도 LG그룹은 노사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노경이라고 말한다. 최근 노사정 합의에 대해 유 씨는 “3자가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대 쟁점이었던 ‘유연한 노동시장’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점에 대해선 “쉬운 해고는 노동자 처지에서 보자면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는 조치다. 사회안전망부터 먼저 보강하고 사장이 해고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노동계가 ‘열심히 일하면 잘리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게끔 만들어야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민주노총의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에 대해선 “결과를 놓고 반대만 할 게 아니라 협의의 과정에 참여해 자기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제 5단체가 ‘노동개혁이라고 평가하기엔 매우 부족하다’는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도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개선된 부분에 대해서는 박수를 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사 관계는 정석이 없다. 서로 신뢰를 얻어야 긍정적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묻자 “노조위원장 시절 ‘우리가 열심히 일해 가전업계 1위를 탈환하겠다’고 먼저 제시했다. 그렇게 한발 물러서면 된다”고 말했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전국 약 15만 상공인의 대표들은 현재 사업을 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의 만성적 저성장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이들은 현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과 ‘고용 유연성을 중심으로 한 노동개혁’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동아일보가 전국 71개 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 중 60명으로부터 답변을 얻은 결과다. 상의가 전국에 퍼져 있고 회원이 중소 상공인 중심으로 15만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설문 결과는 서울과 지방의 체감경기를 고루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상의 회장들이 체감하는 ‘고통지수’(5는 보통, 10은 극도의 고통)는 평균 6.6이었다. 설문 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고통지수를 7로 예시했음을 감안하면 상의 회장들은 그때와 비슷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해 절반이 넘는 32명(53.3%)이 ‘5년 이상 장시간이 흘러야 좋아질 것 같다’고 답했다.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불황에 빠질 것 같다’는 응답도 11명(18.3%)이 했다. 10명 중 7명은 장기불황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중소 상공인들이 어려움에 빠진 이유는 뭘까. 상의 회장들 중 24.2%는 국내 경제가 좋지 않은 원인으로 ‘내수 불황’을 꼽았고, 14.2%는 ‘한국 경제의 만성적 저성장’을 선택했다. 2010년 이후 한국 경제가 2%대의 저성장에 접어든 게 상공인들의 체감 경기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21.7%)과 ‘고용 유연성을 중심으로 한 노동개혁’(16.7%)이었다. 이어 ‘원가 절감, 신제품 개발 등 기업 스스로의 노력’(15.0%), ‘정부의 규제 타파’(10.0%), ‘정부의 맞춤형 지원’(9.2%) 등의 순이었다. 서울상의 대표이자 대한상의 회장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달 22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에 대해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허용하고 일부 안 되는 것만 막는 ‘네거티브 규제’를 해 달라”고 건의했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이순선 용인상공회의소 회장(여)은 주방용품 기업인 성창베네피나를 경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3년의 경제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품 90%를 일본으로 수출하는데 2012년 말부터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 게 문제였다. 엔화로 받은 수출 대금을 원화로 바꿨더니 매출액이 거의 반토막 난 것이다. 지난달 22일 경북 경주에서 본보 기자와 만난 이 회장은 “매출 200억 원짜리 회사인데 2013년에만 50억 원 적자를 냈다. 그러자 은행에서 ‘대출금 갚으라’는 연락이 왔다. 건물을 팔아 은행 빚부터 갚은 덕분에 겨우 죽지 않고 살아남았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가 너무 안 좋다. 모든 빚을 갚으려면 앞으로도 2, 3년은 더 고생해야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전국 상공인들이 불경기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경주에서 열린 전국 상의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지방 상의 회장 60여 명은 예외 없이 “기업하기 너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돌파구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똑 부러진 대답을 한 상의 회장은 한 명도 없었다. 상의는 전국 71곳에 위치해 있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7곳, 경기도 22곳, 경상도 19곳, 전라도 8곳, 충청도 7곳, 강원도 7곳, 제주도 1곳이 분포해 있다.○ 대기업에 좌우되는 지방 경기 지방 상공인들의 경기는 대기업의 경영 상황과 연동돼 있다는 특징을 보였다. 경남 통영시에 있는 조선소에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는 그린산업가스의 회장 겸 통영상의 회장인 이상근 씨는 “조선 경기가 안 좋으면 직격탄을 맞는다. 지난해 매출액이 20∼30%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영의 상공인들은 대부분 조선소와 수산물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데 요즘 조선 경기가 안 좋아 회원사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상의 윤광수 회장에게 ‘경기가 어떠냐’고 물으니 대뜸 포스코 걱정부터 했다. 그는 “700개 회원사 중 철강 계통이 90%이고, 이들은 대부분 포스코에 납품한다. 그런데 포스코가 중국산 저가 철강에 고전하고 있고 올해 검찰 조사까지 받으면서 포항 경기가 죽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가 살아야 포항이 산다. 포항 상공인들이 나서 포스코가 추진 중인 화력발전설비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해 달라고 서명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은 청정지역이어서 원칙적으로 화력발전소를 지을 수 없다. 지방 중소상공인들이 대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상의 회장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이들은 현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21.7%)을 꼽았다.○ 근본적 문제는 ‘만성적 저성장’ 인천상의 이강신 회장은 “올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줬는데 제대로 소비를 하지 않더라”며 “앞으로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벌써부터 지출을 줄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북부상의 최상곤 회장은 “요즘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강한 외부 충격이 없어도 힘들다”며 “섬유업체의 중국 이전과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만성적으로 경기가 나쁘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한국 경제는 1990년대 외환위기 시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4% 이상 고속성장을 했다. 하지만 2012년과 2013년 2%대까지 추락했고 올해와 내년도 2%대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9일 올해 성장률을 애초 2.7%에서 2.4%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한국이 본격적인 저성장 기조에 들어서는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용 유연성을 높여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인천상의 이 회장은 대형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는 하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인력이 많이 필요해 직원을 160여 명 두고 있다. 그는 “문제가 있는 직원은 재배치와 같은 기회를 한 번 주고, 그러고 나서도 개선되지 않으면 해고할 수 있도록 고용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지방 상의 중 조선, 철강, 화학 분야와 관련성이 높은 곳이 특히 체감 경기가 나쁘다”며 “하지만 상공인들도 성장을 위한 투자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 미래 먹거리 개발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경주=박형준 lovesong@donga.com / 황태호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6월에 전망했던 2.7%에서 2.4%로 낮췄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2.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29일 발표한 ‘KERI(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2015년 3분기’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올해에 이어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 중반으로 전망하는 이유로 중국경제 불안에 따른 수출환경 악화를 꼽았다. 내수 역시 고령화·부채부담 등 구조적인 소비부진으로 인해 수출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0.8%, 1.5%로 제시했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원화 가치 약세로 수입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총수요 부진으로 인한 저물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상수지는 수출입 동반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면서 올해와 내년 각각 1054억 달러, 1022억 달러의 큰 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보다 중국 경기 침체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대비 한국 원화의 가치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돼야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연은 “중국 위안화가 추가 절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출 회복을 위해 원화만 강세가 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와 내년 각각 연평균 1136원, 1158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한국광고주협회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규정 합의안’에 대해 “사이비 언론 행위나 어뷰징(비슷한 기사를 반복해 올리는 것) 등의 실질적 문제에 대한 개선 의지 없이 모양새만 갖추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광고주협회는 “포털이 뉴스 제휴 평가를 외부에 위임한 것 자체가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며 “포털이 제휴평가위 뒤에 숨지 말고 인터넷 뉴스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 스스로 결자해지 차원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혁 광고주협회 상무는 “광고계가 요구하는 대로 네이버 이해진 의장과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직접 나서 정부 국회 언론 기업 등 각계와 함께 어뷰징, 사이비 언론 문제 등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다음 달 1일부터 1년 동안 ‘대통령 특별 휴가’를 나오는 장병들은 다양한 무료 및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56만여 명의 국군 장병에게 1박 2일의 ‘특별휴가증’을 발급하자 경제계가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64개 기업 90개 브랜드가 대통령 특별휴가를 사용하는 장병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혜택을 받기 위해 장병들은 특별휴가증과 쿠폰북을 제시해야 한다”고 23일 밝혔다. 쿠폰북은 국방부를 통해 각 장병에게 온라인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장병들은 롯데월드 아쿠아플라넷 에버랜드 N서울타워전망대 엘리시안강촌스키장 등 6개의 테마파크와 롯데시네마 CGV 등 3개의 영화관을 무료로 즐기거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파리바게뜨 등 5개 브랜드의 카페와 63빌딩 레스토랑 등 4개 브랜드의 외식 매장에서 무료 또는 할인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다. 숙박 시설 8개 브랜드도 객실 및 부대시설 할인에 들어간다. 전경련은 “북한의 포격 도발 시 투철한 애국심으로 흔들림 없이 국토 방위에 임해 준 군 장병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24일 군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금융위기 이후 일본 기업이 엔고와 불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주요 비결은 연구개발(R&D)와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확보 방안’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한국 기업이 원고-엔저로 가격경쟁력을 잃어 수출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고 중국기업의 약진으로 국내 경제에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며 “고환율과 장기불황을 극복한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일본 기업이 고환율과 불황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장기적인 안목과 과감한 R&D 투자를 꼽았다.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는 엔고시기에도 친환경 자동차용 전지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렸다. 도요타와 혼다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하이브리드 자동차시장을 선점하고 2013년을 기준으로 50%에 달하는 시장점유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은 엔고시기에 R&D 투자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고 새로운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일본 파나소닉은 기존의 소형전지를 수천 개 연결해 제어하는 기술을 전기자동차에 탑재했다. 그 결과 신규 전지 개발 비용을 절약하고, 생산원가 절감으로 가격경쟁력도 확보했다. 이를 계기로 파나소닉은 10억 달러를 재투자해 세계 최대의 생산시설을 설립하고, 2014년 글로벌 리튬전지 시장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경연은 일본기업들은 글로벌 M&A를 통해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공조기기 제조사였던 일본의 다이킨공업은 엔고를 활용해 미국 2위 에어컨 제조사 굿맨글로벌을 인수했다. 그 결과 다이킨공업은 2012년 에어컨 공조기 분야에서 글로벌시장 1위를 차지했다. 2017년까지 굿맨글로벌이라는 사명을 모두 다이킨으로 변경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미애 선임연구원은 “고환율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해외 M&A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특히 엔화대비 원화의 강세를 이용해 일본의 첨단기술력을 도입하는 M&A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아이에게 ‘이거 하면 안 돼’라고만 하면 아이는 자유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 없다. 기업도 똑같다. 기업이 신나게 일을 하려면 신나는 일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 사전 규제를 하면 일 자체를 벌일 수 없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사진)은 22일 경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얼마나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인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정부에 “일을 벌인 후 일탈이 생기면 규제하는 ‘사후 규제’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6가지 규제를 통과해야 일이 처리되는 것이 있다고 치자. 5개만 통과하면 결국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6개 중 5개는 해결됐다고 잡힌다. (건수 기준인) 복합 규제를 (사업 기준인) 원샷(one shot) 규제로 바꾸면 훨씬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일하기가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박 회장은 “세계 경제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기업은 과거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힘들다”며 “기업 스스로 자기 파괴에 가까운 혁신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노사정 합의에 대해 경제5단체가 (성명을 통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라기보다 추후 논의와 입법화 과정에서 기업이 원하는 방향을 담아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 타협을 이뤘다는 점은 매우 큰 진전이라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전국상공회의소는 이날 경주 현대호텔에서 추석 전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상공회의소회장회의를 열었다. 전국 71개 상의 회장 중 60여 명이 참석했다. 2013년 8월 대한상의 회장 취임 후 처음 이 행사를 연 박 회장은 “추석을 앞두고 전국 상공인이 한마음으로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경주=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18일 방문한 충북 진천군 이월면 한화큐셀의 태양광 셀 공장은 대지 13만3141m²의 허허벌판에 지어지고 있었다.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갔고 그때마다 흙먼지가 날렸다. 외관은 제법 형태를 갖췄고, 공장 내부에선 조명을 달고 공조기를 설치하는 설비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날 공사에 나선 인부는 약 1200명. 올해 4월에 공사를 시작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건물 1층, 내·외부, 옥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축구장 4개 면적의 이 공장은 진천 산수산업단지 내 가장 큰 규모의 시설이다. 셀 공장에서 승용차를 타고 동쪽 방향으로 약 20분을 달리자 한화큐셀의 또 다른 건설 현장인 음성 공장(충북 음성군 금왕읍 소재)이 나왔다. 이곳에선 태양광 모듈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7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바닥 기반 공사를 마친 상태. 기자가 방문했을 땐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대형 크레인이 골조를 옮기면 인부 2명이 달라붙어 바닥에 고정시켰다. 모듈 공장 역시 올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시키고 있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충북 진천과 음성에는 각각 태양광 셀 공장, 모듈 공장이 동시에 지어지고 있다. 그 덕분에 지역 경기도 살아나고 있었다.○ “인재 구합니다” 한화큐셀이 두 개의 공장을 동시에 건설하게 된 것은 4월 미국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맺은 계약 때문이다. 한화큐셀이 올해 말부터 내년 말까지 총 1.5GW(기가와트) 규모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한 것. 1.5GW는 시간당 2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단일 공급 계약 중 세계 최대 규모다. 태양광 모듈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광 셀→태양광 모듈’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한화는 폴리실리콘부터 모듈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생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해외에서 만들었다. 특히 셀과 모듈 공장은 국내에 아예 없었다.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계약을 맺은 후 중국과 말레이시아에 있는 공장 증설을 고민했습니다. 한국은 인건비가 비싸니까요. 하지만 한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국내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높은 인건비는 생산성으로 극복하기로 했습니다.” 음성 공장에서 만난 홍정권 한화큐셀 음성사업장장은 이처럼 말하며 “한국 공장은 중국 공장보다 생산성을 10% 이상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큐셀은 음성 공장에 올해 들어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2개 라인을 이미 지었고, 현재 공사가 끝나면 4개 라인을 추가로 갖춘다. 6개 라인을 가동하려면 총 760명 정도 직원이 필요하다. 홍 사업장장은 “면접 때문에 너무나 바쁘다. 토요일에도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엔지니어와 관리직 직원에게 제공하기 위해 공장 인근에 원룸도 지속적으로 계약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장 인근에는 ‘원룸 있음’이라고 적힌 딱지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금왕읍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는 “신축 건물의 원룸을 구하려면 보증금 500만 원에 최소 월 40만 원을 줘야 한다. 1년 전과 비교해 20%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충북 건설 관련 업체 ‘환호’ 정오가 되자 음성 공장에 ‘공기밥’이란 상호를 붙인 차량 1대가 들어왔다. 인부들은 공사장 한쪽에 마련된 컨테이너로 와 도시락을 받아 들었다. “도시락 업체뿐 아닙니다. 굴착기, 지게차, 덤프트럭 등 장비업체들이 모두 공장 건설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공장 건설과 관련해 어림잡아 5000명은 이번 공사로 혜택을 봤을 겁니다.” 음성 토박이 건설업체인 안도종합건설의 박철우 대표의 말이다. 그는 음성 공장 건설 건을 수주해 현장을 총지휘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화큐셀이 지역 건설업체를 선정해 줘 요즘 같은 불경기에 큰 힘이 됐다. 올해 매출액의 절반은 음성 공장 건설에서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술자 4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한화큐셀의 투자가 지역에서 연쇄적으로 고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한화큐셀은 음성과 진천 공장 건설에 올해 약 4910억 원을 투자하고 1160여 명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투자액은 약 3조2000억 원으로 커진다. 이는 지난해(1조3000억 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액수다. 한화는 태양광 셀 및 모듈 공장 신설뿐 아니라 면세점 시설투자,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기존 사업 유지 및 확대 등 분야에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음성·진천=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경기 불황 속에서도 30대 그룹 중 25개 그룹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가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경영 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6월 말 기준 30대 그룹 249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남녀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를 조사한 결과 10.9년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1년 전(10.6년)에 비해 0.3년 늘어났다. 30대 그룹 중 대부분인 25개 그룹의 직원 평균 근속 연수가 늘어났다. 대우건설은 1년 사이 1.5년이나 근속 연수가 늘어났고 LG와 두산(0.8년), 삼성·동부·KCC·KT(0.6년), 에쓰오일·OCI(0.5년)도 늘었다. 반면 근속 연수가 짧아진 그룹은 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 현대중공업(―1년)을 포함해 현대(―0.4년), 포스코·효성(―0.3년), 대우조선해양(―0.1년) 등 5곳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근속 연수가 짧아지긴 했어도 30개 그룹 중 최장 근속 연수(16.4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중공업그룹(15.8년), 현대자동차그룹·에쓰오일(15.6년), 포스코(14.2년) 등의 순으로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형 업종의 근속 연수가 길었다. 기업별로는 SK에너지(20.2년), 기아자동차(19.2년), KT·현대로템(18.8년), 현대비앤지스틸(18.3년)이 근속 연수 ‘톱5’를 형성했다. 직원 평균 근속 연수가 가장 짧은 그룹은 신세계그룹으로 5.2년이다. 이어 현대백화점(5.8년), CJ(6.6년), 효성(6.7년), 동부(7.8년), 롯데(8년) 등의 순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30대 그룹 직원의 근속 연수가 늘어난 것은 불황이어서 근로자들이 퇴직을 기피했고 기업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정년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내수 위축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진으로 인해 내수 회복밖에 출구가 없는 한국경제 상황을 감안해 연초 계획했던 투자와 고용을 최대한 유지해 내수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최근 동아일보는 10대 그룹에 연초에 세운 투자와 고용 계획을 현 상황에서 어떻게 바꿨는지 조사한 적이 있다. 그때 롯데그룹은 위와 같이 밝혔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롯데 불매 운동’까지 당해 경영 상황이 최악이지만 투자와 고용을 연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은 다른 그룹에서도 나타났다. 10대 그룹 중 2곳은 연초에 세운 투자 계획보다 늘릴 것이라 답했고, 8곳은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지금처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연초 투자 계획을 유지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고용도 마찬가지다. 10대 그룹 중 연초 계획보다 고용을 더 늘리는 곳은 4곳, 유지하는 곳은 6곳이었다. 불황 속에도 대기업들이 고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올해 사상 최대 투자 기록 경신 전경련이 올해 3월 발표한 30대 그룹의 2015년 투자 계획은 136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6.5% 늘어났다. 30대 그룹의 투자액 중 10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30대 그룹의 최종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17% 이상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금액도 이전 최대 규모였던 2012년 120조4000억 원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반도체 라인에 올해부터 2017년까지 총 15조6000억 원을 투자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증설에 올해만 4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짓는 데 10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 공장의 M14 공장에 총 15조 원을 투자한다. 또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공장에 각각 새 공장을 지으면서 2024년까지 추가로 31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공장 신증설에만 46조 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LG전자는 평택에 진위산업단지 내 입주공사에 2017년까지 5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서울 마곡에 사이언스파크를 짓는 데 2020년까지 4조 원을 투입한다. 투자를 늘리면 고용과 지역 활성화는 덤으로 따라온다.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공장 신설에 15조6000억 원을 투자하면서 15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41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기대감은 평택시의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평택 시내에선 신규 아파트 분양권 접수 및 상가 임대 소식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쉽게 볼 수 있다. 분양만 하면 잇달아 ‘완판’되고 있기도 하다. 평택 반도체공장 인근 지역의 공인중개사사무소 직원은 “삼성전자 투자 발표를 기점으로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3.3m²당 100만∼150만 원씩 뛰었다”며 “조용하던 평택에 처음으로 전국 ‘떴다방’들까지 몰려왔을 정도”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로 이천 시내도 들뜬 모습이다. 이천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이병덕 회장(55)은 “이천시에서 가장 큰 기업이 SK하이닉스인데 이 회사가 없으면 이천 경제는 마비된다. SK하이닉스가 매년 조 단위로 투자해 고용을 늘려 주니 이천 시민들이 최고의 ‘효자 기업’으로 꼽는다”고 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M14에 대한 SK하이닉스의 15조 원 투자가 지역경제에 5조1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5만9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힘든 상황에서도 고용 늘리는 대기업들 올해 7월 동아일보는 매출 상위 20대 대기업 임원 20명과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추천받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20명, 경제 전문가 10명 등 50명을 설문한 적이 있다. 현재 상황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28명(56%)이 ‘2008년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답했다. 이 28명 중 60%는 향후 경영 개선 시점에 대해 ‘현재의 불경기가 장기적, 구조적 불황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이처럼 경제 상황이 안 좋지만 10대 그룹은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늘려 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월 24일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청년 고용에 나서달라고 부탁한 이후 잇달아 청년 실업 대책을 발표할 뿐 아니라 고용 규모까지 늘리고 있다. 주요 그룹들은 9월 들어서면서 일제히 하반기(7∼12월) 채용에 나서고 있다. 10대 그룹이 올해 하반기에 채용할 대졸 신입 사원은 1만8000여 명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약 10% 더 많이 뽑는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 예년과 비슷한 4000명대를 뽑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채용 규모를 지난해(9100명)보다 많은 9500명으로 잡고 올 하반기에만 4000여 명을 뽑을 예정이다. SK는 지난해 하반기 1300명의 대졸 신입 사원을 뽑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1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LG는 하반기 약 2100명을 뽑아 지난해와 비슷하다. 국내 30대 그룹으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직원 수는 약 100만5000명이다. 1년 사이 8200여 명(0.8%) 늘어났다. 이는 기업 경영 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계열사 중 전년과 비교 가능한 253곳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30대 그룹 중 18곳이 고용을 늘렸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5479명(3.8%)을 늘려 30대 그룹 전체 증가분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현대차가 1858명(2.9%) 늘리며 고용 증가를 주도했고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도 각각 911명(34.8%), 906명(44.7%) 늘렸다. 신세계그룹은 3617명(9.5%) 늘려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효성(1065명), LG(860명), 동국제강(786명), 롯데(715명), 현대백화점(339명), 금호아시아나(248명), CJ(216명), SK(159명) 등 순이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한국의 주력 산업이 잇달아 위기에 빠지고 있고 수출도 부진해 한국 경제는 위기 상황”이라며 “하지만 대기업들은 그나마 기초 체력을 갖고 있어 투자와 고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노력이 한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우수 인재를 만나기 위해 중국까지 찾아갔다. “모든 기업 활동의 중심은 사람”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할 정도로 인재 확보를 중요시하는 그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20일 LG화학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19일 중국 베이징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LG화학의 채용 행사인 ‘BC(Business & Campus) 투어’를 주관했다. BC 투어는 해외 우수 인재를 현지에서 채용하는 행사다. 박 부회장은 2012년 12월 LG화학의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이후 미국과 일본의 채용 행사에 매년 참여해 오다가 이번에 처음 중국 채용 행사까지 챙기기 시작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엔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내 주요 10여 개 대학의 국내 학부 유학생 30여 명이 초청됐다. 이들은 이미 LG화학 입사를 확정지었고, 겨울 인턴 기간을 거쳐 내년 7월경 정식 입사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유학생들에게 “LG화학의 전체 매출 중 40%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고 향후 미래 성장 사업 분야의 가장 큰 시장 또한 중국”이라며 “중국 시장을 공략할 소재를 가장 잘 만들어 팔 수 있는 인재를 직접 모시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연이 있다면 1000리를 떨어져 있어도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속담인 ‘유연천리래상회(有緣千里來相會)’를 직접 중국어로 언급하면서 학생들과 일일이 대화를 나누는 스킨십 경영을 펼쳤다. 박 부회장은 △큰 시각 △긍정적 사고방식 △신기독(愼其獨·혼자 있을 때 삼갈 줄 알아야 한다는 뜻) △실행력 등 4가지를 갖춘 인재를 찾고 있다. 신기독과 관련해 박 부회장은 “LG가 강조하는 정도경영은 바로 스스로 삼가고, 떳떳할 수 있을 때 실천 가능하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과 기준에 따라 편법 없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자세를 갖춰라”고 강조해 왔다. 박 부회장의 인재론에 따라 LG화학은 올해 초 무기소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서울대 이진규 교수를 영입했고 최근 화학업계 최초로 마이스터고 재학생 50여 명을 사전 채용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2급 군사기밀이 유출돼 방산업체 한화로 흘러들어간 물증을 확보해 18일 서울 중구 한화 본사의 방산 부문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한화 본사 직원이 다연장로켓의 중장기 배치계획과 관련된 2급 비밀 문서를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 관계자는 이날 “한화 본사 직원이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해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고 밝혔다. 기무사가 영장을 받아 민간 방산업체 본사를 압수 수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기무사가 군사기밀 유출에 관한 확실한 물증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기무사는 압수 수색에서 군 출신인 한화 직원의 기밀 유출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무사 측은 어떤 기밀이 유출됐는지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기무사 관계자는 “최근 대구 군 부대에서 발생한 수류탄 폭발 사고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한화는 문제의 수류탄 등 군이 사용하는 수류탄을 생산하는 업체다. 방산 비리와 관련된 기밀 유출 사건이어서 한국군의 무기 개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관측도 있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직원이 한화가 이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데 유리하게 할 목적으로 관련 기밀을 몰래 빼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 측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 외국기업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직된 한국 노동시장에 대해 입을 열었다.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외국기업 CEO가 바라본 한국의 노동시장’ 특별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예외 없이 대립적인 노사관계,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 인상, 해고가 쉽지 않은 경직된 노동시장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다만 이들은 최근 노사정이 합의한 노동개혁 방안에 대해선 “환영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GM은 전 세계에 공장이 있는데 한국은 너무나 독특하다. 한국은 매년 임금교섭을 해야 하고 최근 5년간 인건비 상승률이 50%를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내가 미국 GM 이사회에 가서 ‘한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하자’고 건의할 수가 있겠나.”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바라본 한국의 노동시장’ 특별좌담회에서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호샤 사장뿐만이 아니었다. 좌담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유시탁 전 파카코리아 대표, 에이미 잭슨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대표, 비크람 도라이스와미 주한 인도대사도 한국 노동력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도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대해선 비판했다.○ “한국 지사에 신규 투자 힘들어” 호샤 사장은 “GM은 세계 30개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매년 임금교섭을 하는 곳은 한국뿐이다. 나는 1년에 2, 3개월 동안 임금협상에 매달려야 하는데 그러면 최고경영자(CEO) 일은 누가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우루과이 GM 지사에서 근무했을 때 임금협상은 2년에 한 번이었고, 합의에 따라 4년에 한 번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투적인 노조원의 행태에도 놀라워했다. “지난해에 노조원이 야구방망이를 들고 사무실에 난입해 사무기기를 부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곳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호샤 사장은 “가장 극적이고 잔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인건비 상승”이라며 “지난 5년간 기본급은 40% 정도 상승했고, 여기에 수당, 격려금 등을 다 합치면 인건비는 50% 상승했다”며 “세계 GM 지사 중 최고”라고 말했다. 호샤 사장은 이 같은 노동환경의 문제점으로 인해 결국 한국 젊은이들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국내에서 전체 생산량의 95%, 해외에서 5%를 생산했지만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45%, 해외에서 55%를 생산했다. 만약 한국에서 계속 생산했으면 청년 실업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취업 기회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잭슨 대표는 한 회원사 사장이 자신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소개했다. “한국에서 사업하려니 불확실성이 높고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미국에는 없는 규정이 너무 많다. 2010년 이후 본사에서 매년 1000억 원씩 한국 지사에 투자를 했는데 올해부터는 신규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정밀 기계부품 회사인 파커의 한국지사장으로 20년간 근무한 유시탁 전 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를 해야 했는데 민주노총 산하의 한 노조가 극렬하게 반대했고 법정 투쟁까지 이어갔다”며 “미국 본사는 불법 투쟁을 진압하지 못하는 한국 상황에 너무나 실망해 그 이후 한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또다시 노조 문제가 일어나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인도에선 지난해 5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취임하면서 생산성과 근로자 임금을 연동시키고, 임금협상 시기를 3년에 한 번으로 하며 사측에 불리한 법과 규정을 완화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사정 합의는 ‘환영’ 토론자들은 예외 없이 노사정의 노동개혁 합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호샤 사장은 “한국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밀어붙인 이번 합의를 매우 환영한다. 노사정 3자가 모두 이긴 ‘윈윈윈’ 합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환경이 개선되면 향후 GM의 한국 투자도 분명 늘어날 것이다. GM이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많은데 절대 한국을 떠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노동 시장이 업그레이드되려면 연공서열보다 능력에 기반을 둔 임금체계가 자리를 잡아야 하고 고용과 해고가 자유로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잭슨 대표는 “노사정 합의는 긍정적인 노동개혁의 첫 단추다. 합의에 대해 모든 미국 기업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이행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박형준 lovesong@donga.com·박은서 기자}

기업은 ‘이익 창출’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기업은 사회를 떠나서 영업할 수 없다. 소비자들이 외면해도 성장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사회와 공생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재계의 핵심 그룹들은 2000년대 전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각종 사회공헌의 규모를 매년 키워 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중요한 회사 가치로 삼고 있는 삼성은 중학생 대상의 ‘드림클래스’를 대표적인 사회공헌으로 꼽는다. 드림클래스는 전국의 우수 대학생이 학습 강사를 맡아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 등에서 사교육을 받기 힘든 저소득층 중학생에게 방과 후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저소득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교육 기회를 제대로 가지지 못하는 현상을 막고자 만들었다. 서울 및 6개 광역시의 인근 지역, 제주특별자치도의 중학생을 위한 주중 교실은 2012년 3월에 시작돼 지난해 말 현재 전국 27개 시의 170여 개 중학교에서 주 4회씩 총 8시간 동안 이뤄지고 있다. 주말 교실은 교통이 불편해 주 4회의 수업이 어려운 중소도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토요일과 일요일에 각 4시간씩 총 8시간에 걸쳐 영어, 수학을 교육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 20박 21일 동안 전국의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방학 캠프도 있다. 방학 캠프에서는 150시간의 영어 및 수학 학습과 발레, 오페라, 스포츠 등 문화체험의 기회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통한 인류의 행복 추구’라는 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차량을 활용한 사회공헌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특히 교통 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이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서울 시립 남부장애인복지관에서 ‘맞춤형 장애인 자전거 전달식’을 갖고 장애인 자전거 총 191대를 지원했다. 또 동두천 장애인 종합복지관, 원주시 장애인 종합복지관 등 복지관 15곳에 자전거 동호회 운영비와 헬멧, 무릎 보호대 등 보호장구도 함께 지원해 장애인의 레저 활동을 지원했다. 기아차는 2012년부터 장애인이 직접 운전하고 탑승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카니발 이지무브’ 차량을 교통 약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직접 운전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전문 운전사까지 지원하고 있다. SK그룹은 협력업체와 소외계층을 보듬는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처음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임금공유제를 도입했다. SK하이닉스 직원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성과를 협력업체와 나누는 성과공유제는 일부 기업에서 시행한 적이 있었지만 대기업이 자사 직원들의 임금 인상분 중 일부를 협력사에 제공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조성되는 재원을 이천과 청주 사업장에 근무하는 약 4000여명의 협력사 직원의 처우개선에 투자하기로 했다. SK는 최근 국가경제발전에 헌신한 선배 세대의 주거 복지를 위해 3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문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동작대로 국토교통부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을 만나 ‘저소득 노인용 주택 복지 혼합동(棟) 아파트 건설 사업’ 재원 마련 기부 증서를 전달했다. SK그룹은 이에 따라 올해 200억 원, 내년과 내후년에 400억 원씩을 기부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 LG’란 슬로건으로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꿈을 실현하게끔 집중 지원하고 있다. LG복지재단은 저소득 가정에 ‘저신장 아동 성장호르몬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저신장증 치료를 위해서는 성장호르몬제 투여가 필요하지만 비용이 연간 1000만 원 이상 들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치료에 나서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LG복지재단은 기초생활수급자 혹은 차상위계층 가정의 저신장 어린이들에게 선발해 LG생명과학이 1992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을 1년간 지원하고 있다. LG아트센터는 2009년부터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키워 나가는 음악 영재를 발굴해 국내외 유수 교수진에게서 체계적인 음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LG 사랑의 음악학교’를 실시하고 있다. 매년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4개 부문에서 음악 영재 10∼20명을 선발해 1, 2년 동안 국내 유수 교수진이 실시하는 실내악 그룹 레슨을 진행하며 음악회와 다양한 연주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