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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날아든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청 서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신속히 실행에 옮기고 있음을 자국민에게 드러내려는 국내 정치적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에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12일(이하 현지 시간)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는 지난해 11월 미 대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free) 무역’ 대신 강조한 ‘공정한(fair) 무역’에서 ‘공정한’이란 표현은 4번이나 등장한다. ‘균형 잡힌 무역(balanced trade)’ 표현도 3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공정한 무역을 강조한 품목은 지지 기반인 러스트벨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와 철강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열심히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러스트벨트에 전하는 것이다. 러시아 내통 의혹과 탄핵안 발의 등 불리한 국내 상황을 모면하려 한미 FTA 카드로 쟁점을 만들고 있다”고 해석했다. 서한에서는 USTR가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무역 공격을 펼칠 가능성도 엿보였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 수출품의 한국 시장 접근(market access)에 관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미국이 겉으로는 자동차와 철강 무역을 비판했지만 실제로는 예기치 않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포함하려 했던 공기업 보호 규제 무력화, 지식재산권 확대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서한은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지지하는 대가로 내민 ‘청구서’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과 관련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 지지’를 얻었으니 통상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에서 한국의 부담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USTR가 서한에서 ‘재협상(renegotiation)’이라는 강한 표현을 쓰지 않은 점은 한국 정부와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 무역업계는 당초 재협상이라는 표현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국 국회와 업계 반발 등을 고려해 최종 서한에서 이 표현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 대신에 “‘개정(amendment)과 수정(modification)을 통한 협정 이행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미국의 한미 FTA 개정 요구가 재협상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협상은 통상법적인 용어가 아니다. 통상 재협상은 협정 발효 전 한쪽이 불만을 품어 다시 협상을 벌이거나, 협정 발효 후 기존 협상을 뒤엎고 새로 협상하는 것”이라며 “미국 역시 공식서한에서 개정이라고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협상이든 개정이든 미국의 표현에 집착하는 건 오히려 제 무덤 파는 격이라고 말한다. 한국이 용어에 얽매일수록 미국은 말을 바꿔가며 한국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 표현이 어떠하든 미국이 한미 FTA를 자국 이익에 맞게 바꾸고 통상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명확해졌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서비스업 교역 조건을 개선하는 등 한미 FTA를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꾸도록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① 개정(amendment) :: 한미 FTA 협정문에 규정된 용어. 미국 내에서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관련 절차를 밟아 조문을 손보는 것을 말한다. :: ② 수정(modification) :: 한미 FTA 협정문에 규정된 용어로, 행정부의 권한으로 조문을 손보는 것을 의미한다. :: ③ 재협상(renegotiation)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TA 개정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한 단어. 한미 FTA 협정문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다. :: ④ 후속 협상(follow-up negotiations) ::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개최를 요구한 ‘공동위원회’에서 개정 또는 수정을 합의한 뒤 이를 공식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벌이는 협상이다.:: ⑤ 공동위원회(committee) ::FTA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한 회의체를 말한다. 연 1회 개최하되 필요시 특별세션(Special session) 형태로 열리기도 한다. 한 나라가 요청하면 상대방 국가는 반드시 응해야 한다. 조은아 achim@donga.com·문병기 기자·뉴욕=박용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21조 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한국형 차세대 원전 모델(APR-1400)이 채택됐다. 향후 영국 의회 승인 등 내부 절차가 마무리돼 사업이 확정되면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한국의 두 번째 원전 수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최근 북서부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뉴젠’ 컨소시엄에 한국형 원전 모델을 채택해도 된다는 통보를 전달했다. 뉴젠 측은 최근 이런 사실을 한국전력공사 측에 알렸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을 자국 원전 건설의 대안으로 인정했다고 보면 된다”며 “한국형 원자로를 채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전은 올 초부터 뉴젠 컨소시엄의 지분 60%를 보유한 대주주인 일본 도시바와 지분 매수 협상을 벌여왔다. 뉴젠은 무어사이드에 원전 3기를 짓기 위해 도시바와 프랑스 전력회사 엔지가 6 대 4로 합작해 만든 컨소시엄이다. 한전은 도시바의 뉴젠 60% 지분 인수에 적극 관심을 보이면서 지분 인수의 조건으로 한국형 원전을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당초 예정했던 미국 웨스팅하우스(도시바 자회사)의 모델을 한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었다. 영국은 한전의 뉴젠 지분 인수는 받아들일 수 있어도 한국형 원전으로 대체하는 것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시해 왔다. 하지만 UAE 수출을 계기로 국제적 경쟁력을 인정받고, 한국 내에서 별다른 안전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PR-1400은 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원전 모델이다. UAE에 수출된 모델과 동일하다. 최근 건설 중단 논란이 큰 신고리 5, 6호기도 APR-1400이다.이상훈 january@donga.com·조은아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때까지 북한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프로그램 ‘로라 잉그레이엄 쇼’에 출연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야심을 영구적으로 버릴 때까지 미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외교적 고립을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라면 미국 대통령은 누구와도 만나야 마땅하지만 북한만은 예외”라고 선을 그었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은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가정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대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미국이 사드로 IRBM 요격시험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DA는 성명을 통해 미 공군이 북한 미사일 공격을 가정해 하와이 북부에서 태평양 상공으로 쏘아올린 탄도미사일을 사드로 차단해냈다고 밝혔다. 사드는 알래스카주 코디액에 있는 태평양 우주발사시험장에서 가동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사드의 IRBM 요격 성공을 알리는 폭스뉴스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기재 record@donga.com·조은아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주일에 2번이나 복권에 당첨된 10대 소녀가 화제다. 두 복권 당첨금을 합하면 7억 원이 넘는다. 10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복권회사 로터리에 따르면 로사 도밍게스 양(19)은 지난주 애리조나주에서 캘리포니아의 집으로 차를 타고 돌아오다가 운이 따를 듯한 느낌이 들어 패소로블스시의 한 주유소에서 복권을 샀다. 5달러짜리 ‘파워5’ 긁는 복권이었다. 도밍게스 양은 이 복권 당첨으로 55만5555달러(약 6억3888만 원)를 받게 됐다. 도밍게스 양은 복권에 당첨된 얼떨떨함이 가시기도 전에 한 번 더 운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며칠 뒤 그는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운티의 한 주유소를 찾았다. 첫 당첨 때와 마찬가지로 5달러짜리 ‘퍼키 포천’ 긁는 복권을 구입했고 이번에도 10만 달러(약 1억1250만 원)를 품에 안았다. 그는 당첨 사실을 알린 캘리포니아 로터리 사무소에 “너무 떨려서 울고 싶을 지경”이라며 “쇼핑을 가고 새 차를 사고 싶다”고 밝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학대당한 미등록(불법 체류) 이주아동은 강제 추방되지 않게 보호하고 임시 체류 자격을 줘야 합니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이은경 변호사)는 10일 ‘미등록 이주아동 학대 근절 및 보호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고 이렇게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미등록 이주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안도 제시했다. 개정안에는 경찰을 비롯한 공무원이 미등록 이주아동 학대 신고를 받으면 아동을 출입국관리소에 통보하지 못하게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상희 여성변호사회 사무차장은 “현재 공무원은 미등록 아동을 발견하면 출입국관리소에 통보할 수 있어 이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피해를 당해도 신고를 못 한다. 공무원들이 아동을 출입국관리소에 알리지 못하도록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해 발의되면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발의한 ‘출입국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미등록 이주아동 구금 금지)’에 이어 ‘그림자 아이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두 번째 개정 법률안이 된다. 정부도 학대를 숨기는 미등록 이주아동을 적극 찾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양진혁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사무관은 “미등록 이주아동을 지원하는 단체 종사자들에게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아동을 적극 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등록 이주아동 수용을 거부하는 아동보호시설에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아동보호시설들은 불법 체류자 신분인 아동을 보호할 법 근거가 없고 예산도 부족해 입소시키길 꺼려하고 있다. 강인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사업지원팀장은 “미등록 아동들은 보호시설에 들어와도 학교를 가지 못해 방황할 때가 많다. 이들만을 위한 그룹홈 형태의 특성화 보호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손놓고 있는 미등록 아동 실태 파악에 나설 때라는 의견도 많았다. 법무부는 미등록 이주아동 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학대 받는 아동은 더욱 음지에 묻히고 있다. 이 사무차장은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고유번호를 부여해 2019년 3월 시행될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등록시켜 아동을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북한이 4일 쏴 올린 ‘화성-14형’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최소 사거리 5500km 이상)로 봐야 하는지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군은 북한의 ICBM 능력 확보 여부에 대해 한미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최대 사거리(추정치)와 비행고도, 발사속도 등에서 적어도 기존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화성-12형)을 능가한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① 정확한 사거리는 얼마인가 화성-14형은 KN-08 이동식 ICBM 또는 화성-12형을 개량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군 산하기관의 한 전문가는 “5월에 발사한 화성-12형보다 비행고도와 비행거리 및 시간 등이 모두 늘어났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IRBM보다 초기 비행속도 및 고도가 높았다”라고 했다. 화성-14형의 최대 사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미사일의 구체적 성능이 공개된 바 없고, 발사각도와 추진체 연료량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발사 상황을 고려할 때 정상 각도로 쐈다면 8000km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게 군 당국의 비공식 분석이다. 이는 원산에서 쏘면 미국 알래스카(약 5800km)와 하와이(약 7500km)는 물론 시애틀(약 8100km) 근처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최대 사거리가 1만 km로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 서부 도시 대부분이 사정권에 포함된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사거리가 늘었다 해도 진화된 형태의 IRBM이거나 초기 수준의 ICBM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화성-14형은 신형 고출력 액체로켓엔진(백두산 엔진)을 활용한 2단 추진체로 보인다”며 “향후 엔진 출력을 더 높여 재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화성-14형이나 이를 개량한 ICBM(최대 사거리 1만2000km)을 쏴 워싱턴과 뉴욕에 대한 핵 타격 능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화성-14형의 발사에 사용한 트럭(이동식발사차량·TEL)이 중국제로 보인다고 보도했다.② 재진입체(RV) 기술 확보했나 ICBM의 최대 관건은 핵탄두가 들어 있는 재진입체(RV) 기술력의 확보 여부다. 탄두 부분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올 때 섭씨 6000∼7000도의 고열과 충격, 진동의 극복 능력을 입증해야 ICBM 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면 미 본토에 대한 핵타격 위협이 좀 더 현실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화성-14형의 재진입 성공 여부는 확인이 쉽지 않다. 해상에 떨어진 탄두 잔해물을 수거해 정밀 분석을 해야 하는데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데다 심해에 가라앉았을 경우 건지기 힘들다. 북한도 이날 ‘성공 발사’라고 발표했을 뿐 재진입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IRBM급 재진입 기술은 갖고 있지만 ICBM급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례처럼 재진입 기술도 비약적으로 진전됐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당국자는 “늦어도 2, 3년 내 관련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③ 핵 소형화 달성했나 군 당국은 화성-14형이 500∼600kg급 핵탄두를 탑재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통상 ICBM의 탄두 중량은 500kg 안팎”이라며 “그 이상이 되면 최대 사거리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북한도 이런 기준을 고려해 핵탄두 소형화 작업을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2006년 이후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에 상당 부분 근접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소형화를 달성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0여 년간 핵개발에 올인(다걸기)하면서 축적된 기술력과 핵실험 위력 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3월 KN-08 이동식 ICBM의 탄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구형(球形) 핵탄두 기폭장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핵 소형화는 기정사실 또는 시간문제”라며 “머지않아 핵 탑재 미사일이 한국과 일본, 미 본토를 겨냥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조은아 기자}

국내 불법체류(미등록) 이주아동은 이르면 내년부터 구금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급증한 이주아동에 대한 구금과 이로 인한 인권 침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입국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29일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미등록 이주아동(만 18세 미만)은 불법 체류자로 분류되더라도 구금하지 않는다. 본보가 지난달 17일자(A1·8면), 이달 3일자(1·6면) ‘그림자 아이들’ 기획에서 이주아동 구금에 따른 인권 침해의 심각성을 지적한 뒤 국회가 관련 법 개정에 나선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구금되는 부모 이외에 다른 보호자가 없는 아동은 현행 출입국관리사무소 구금 시설이 아닌 일반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를 받는다. 아동이 받는 정신적 충격을 줄이고 안정감을 느끼며 생활하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구금된 부모가 정기적으로 자녀를 만날 수 있게도 허용한다. 아동이 보호시설에 머무는 기간에는 연령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과 급식이 제공되고 아플 경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출입국관리소에서는 근거 규정 미흡과 예산 부족 때문에 구금 아동에게 충분한 교육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보호 기간은 최장 6개월로 엄격히 제한된다. 현행법은 아동이 본국으로 송환될 때까지 구금하도록 허용해 ‘장기 구금’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동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인에 비해 불완전하기 때문에 구금될 경우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일으키기 쉽고 성장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젖먹이였던 라이베리아계 이주아동 에런(가명·2) 군과 형 에머슨(가명·5) 군이 구금돼 인권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들은 구금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미등록 이주아동의 구금을 엄격히 금지한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2011년 한국 정부에 이주아동을 구금하지 말라고 권고한 데 이어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도 2015년 비슷한 권고를 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법의 미비로 미등록 이주아동이 구금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법무부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소가 불법 체류자 보호시설에 구금한 미성년자는 2012년 56명에서 지난해 197명으로 3.5배로 늘었다. 이는 성인을 포함한 전체 구금 인원이 같은 기간 2만49명에서 1.5배인 2만9926명으로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세가 가파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반(反)정부 시위가 수개월째 계속되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27일 경찰관이 헬리콥터 한 대를 훔쳐 대법원과 정부를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반정부 시위를 쿠데타나 내전으로 격화시키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상공에 경찰 헬리콥터 한 대가 나타나 사격을 하고 수류탄 2발을 떨어뜨렸지만 불발됐다”고 발표했다. 15차례쯤 총성이 울렸고 수류탄 4발이 대통령궁 인근인 내무부와 법무부에도 떨어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군에 방어 체제를 명령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정보장관은 이날 사건에 대해 “조종사가 탈취한 헬기로 공화국에 봉기한 테러”라고 비난했다. 이 사건 직후 온라인에는 경찰 특수 요원 오스카르 페레스가 무장 경찰과 함께 등장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그는 “범죄를 저지른 정부로부터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며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주요 외신은 이번 사태가 쿠데타나 반군세력을 봉기시키는 도화선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CNN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헬기 공격이 2시간가량 지속됐는데 정부에 대항해 범죄를 저지른 경찰 헬기가 어떻게 격추되지도 않은 채 베네수엘라 수도 상공을 비행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북한에 장기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돌아온)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했는데 통일부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왜 한마디도 안 합니까?”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76·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은 22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 국민들이 분노하는 웜비어 사망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인 (선교사) 3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데 수용소에 있는지, 초대소(귀빈을 접대하는 숙박시설)에 있는지, 웜비어같이 되진 않았는지 장관급에서 물었어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인 송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21일 통일부 발표도 마지못해 내놓은 것으로 봤다. 송 회장은 ICC 초대 재판관에 이어 소장까지 맡으며 국제사법계를 10년 넘게 이끈 원로다.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민간 전문가조직 ‘북한인권 현인그룹’ 멤버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송 회장은 10년 넘게 국제무대에서 체험한 경험을 토대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애정 어린 쓴소리를 했다. 송 회장은 “문재인 정부는 인권을 중시하는 정부라고 생각하는데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북한 인권 이야기만 나오면 입을 꼭 다문다”며 북한 인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제2의 웜비어’를 막기 위한 방법을 묻자 그는 새로운 대안을 소개했다. “국제사회에서 김정은을 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 실현되기 어려워요. 북한에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특별한 조직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의 허점도 언급했다. 송 회장은 “북한인권법 주관 부처가 인권의 ‘ㅇ’도 모를 통일부인 점이 이상하다. 외교부나 인권위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통일부의 관련 기록이 법무부에 이관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인권법에 괜한 외압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송 회장은 최근 본보가 보도한 미등록(불법 체류) 이주아동 인권 문제를 외면하는 법무부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주아동 인권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이 문제를 개선해봤자 법무부에선 칭찬하는 사람이 없어서다. 다들 승진하기 좋은 다른 문제만 생각하고 가만히 있어야 목이 날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나아질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가 논의되는 다자외교에 힘써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다자외교는 눈에 띄는 성과는 금방 나지 않겠지만 한국은 ‘수출로 다른 나라 돈만 빼 먹는 나라’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는 나라’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줍니다. 이게 바로 국격이 됩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이 다음 달 1일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을 기념해 홍콩으로 향하는 길에 대만 해역에서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 양안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랴오닝함은 남중국해로 향할 수도 있어 미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경계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랴오닝함이 자국 인근 해역을 통과할지를 감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구축함 지난(濟南)함, 인촨(銀川)함, 호위함 옌타이(煙臺)함, 젠(殲·J)-15 전투기 중대, 헬리콥터 등으로 구성된 랴오닝함 전단은 25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모항을 출발해 홍콩으로 남하하는 중이다. 대만 국방부 관계자는 “대만군은 중국 공산당 군의 동태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규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대만 타이베이타임스는 전했다. 대만 군은 랴오닝함이 홍콩으로 가는 길에 대만해협(중국과 대만 사이)이나 미야코(宮古)해협(일본 오키나와 섬과 미야코 섬 사이)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랴오닝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면 대만에 대한 영향이 작지만 미야코해협을 따라 이동하면 사실상 대만 국토를 반 바퀴 돌게 돼 중국이 대만을 향해 ‘무력시위’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랴오닝함은 2주간 남중국해 쪽으로 남하하며 훈련할 것이다. 이는 영토 주권을 사수하겠다는 중국의 결의를 세계에 드러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랴오닝함은 올해 1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려는 행보를 보이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을 때도 대만해협을 통과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사망 이후 갈수록 한미 간 난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CBS,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내 평양 방문 의사를 밝혔지만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대화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낮다며 우회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날 의사가 여전히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분명히 (상대방을 향해 서로) 더 멀리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부가 북한 여행에 대한 추가 경보를 발령할 것”이라며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웜비어 씨 사망을 계기로 중국을 통한 대북 제재 드라이브를 강화할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북핵 문제를 푸는 데)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 주석이 북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고 있다”고 평가해온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앞으로 관여보다는 강한 대북 압박을 가하겠다는 시그널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중요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을 엄격히 이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한을 향해 “잔인한 정권”이라고 한 데 이어 이날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비판한다”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토에게 일어난 일은 (미국으로선) 완전히 치욕스러운 일로 절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한 뒤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원회도 22일 웜비어 씨 사망과 관련해 긴급 비공개 청문회를 열어 웜비어 씨 석방을 실무 지휘했던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인의 대북 인식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월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북한이 미국의 위협’이란 응답(86%)은 ‘북한은 전혀 미국의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응답(13%)의 6.6배였다. 한편 CNN은 미국 첩보위성이 최근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활동을 포착했다고 복수의 미국 관료 말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미 관료들은 북한이 풍계리에서 언제든 6차 핵실험에 나설 준비를 이미 마쳤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6차 핵실험이 임박했는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NN은 2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외교안보대화에 맞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 / 조은아 기자}

영화 ‘나의 왼발’ ‘데어 윌 비 블러드’ ‘링컨’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3번이나 받은 영국 출신 배우 대니얼 데이루이스(사진)가 60세로 돌연 영화계에서 은퇴했다고 미 연예 매체 배니티페어가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3번이나 받은 배우는 데이루이스가 유일하다. 데이루이스의 대변인 레슬리 다트 씨는 이날 “데이루이스는 더 이상 배우로 일하지 않는다. 이는 개인적인 결정이며 앞으로 그의 은퇴 이유를 언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12월 미국에서 개봉할 ‘팬텀 스레드’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그가 앞으로 영화 홍보 분야 등에서 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전망 좋은 방’ ‘라스트 모히칸’ ‘순수의 시대’ ‘아버지의 이름으로’ 등이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지난주 리비아 해안에서 이주민들이 탄 고무보트가 침몰해 최소 126명이 사망한 사실이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 전 세계에 알려졌다. 내전 중인 리비아를 떠나 유럽으로 탈출하려던 난민들은 밀입국 브로커가 보트 엔진을 훔쳐 달아나는 바람에 배와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19일(현지 시간) 나흘 전 리비아에서 약 130명을 태우고 유럽으로 향하던 고무보트가 엔진 작동 중단으로 갑자기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최소 12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밀수업자들이 제공한 이 보트의 탑승객들은 대부분 수단 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가던 리비아 어선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수단 국적 2명과 나이지리아 국적 2명은 다른 난민선으로 옮겨 대기하다 19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북부 팔레르모 항구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탈리아 당국에 “선원이 보트의 엔진을 분리한 뒤 다른 보트를 타고 달아났다”며 “엔진이 없어지자마자 우리 보트엔 갑자기 물이 차올랐고 배가 침몰했다”고 진술했다.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리비아 범죄 집단들은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는 난민 보트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보트를 낚아채 엔진 등 주요 부품을 훔쳐 팔아넘기기 위해서다. IOM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중순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난민은 7만7004명이었다. 같은 기간 유럽으로 오는 도중 사망한 이주민은 1828명이었다. 하루에 10명의 이주민이 유럽으로 건너오다 목숨을 잃고 있는 셈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한국 대통령과 신임 외교부 장관이 모두 인권을 중시하는 분들이라죠?” 나비드 사이드 후세인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대표(58)는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 정부가 인권 선진국이 될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한국은 난민 신청자들을 좀 더 유연하게 심사해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국 같은 부유한 유엔 회원국들이 난민을 돕지 않으면 누가 돕겠어요.” 후세인 대표는 UNHCR의 조지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예멘 대표부를 거쳐 지난해부터 한국대표부를 이끌며 난민 구호 활동과 모금에 힘쓰고 있다. 전쟁과 내분이 첨예한 국가들을 거쳐서인지 한국 정부의 체계적인 난민 정책과 한국 국민들의 건강한 기부 열정에 놀라워했다. UNHCR가 이날 발표한 글로벌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까지 한국에서 종교, 정치적 문제 등으로 모국으로 떠날 수 없어 난민 및 인도적 체류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1807명, 난민 신청자는 6861명이다. 전년에 비해 각각 344명, 1419명 증가했다. 난민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다. 지난해 말 현재 세계 난민은 2250만 명으로 UNHCR가 집계한 이래 최대치였다. 이와 별도로 외국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난민 신청자도 280만 명이었다. 북한 출신 난민 신청자와 인정자는 세계에 1955명이 흩어져 있다. 후세인 대표는 “한국 정부가 난민 인정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난민 보호는 양적 측면보다 질적 측면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난민 문제를 질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난민 구금’을 꼽았다. 후세인 대표는 “한국에서 많은 난민이 구금되고 있다.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온 난민을 가두는 건 인간적이지 못하다”며 “구금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세인 대표는 시리아 내전을 피해 한국으로 온 난민 신청자들이 난민 지위를 받지 못하고 그보다 처우가 낮은 ‘인도적 체류자’ 지위만 얻은 점도 아쉬워했다. 그는 “전쟁 위협을 피해온 시리아인들이 난민 지위를 받아 이 나라에서 일하고 제대로 교육을 받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6·25전쟁을 겪었던 것처럼 비슷한 이유로 집을 잃고 떠도는 세계 각국의 ‘국내 실향민(IDP·Internally Displaced Person)’에 대한 관심도 부탁했다. “시리아와 예멘 등에서 실향민이 늘고 있습니다. 붕괴된 정부나 반군 등에 통제돼 국제사회가 도울 수가 없으니 더 힘들게 살고 있죠. 우리가 더 관심을 갖고 도와야 합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18일 프랑스 총선에서 최연소인 24세로 당선된 티파니 드구아 의원(사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긴 생머리에 풋풋한 외모가 돋보이는 여성 변호사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중도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설립부터 함께했으며, 이번 총선에서 앙마르슈 소속으로 지역구에서 50.7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드구아 의원은 당선 직후 현지 언론 프랑스앵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2배로 노력해 어려도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 젊은 세대가 더 정치에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총선에선 드구아 의원뿐 아니라 여러 젊은이가 의회에 입성했다. 프랑스엥포에 따르면 이번에 선출된 의원 평균 연령은 48세. 이전 의회의 평균 연령보다 10세 이상 낮아졌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도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4수 만에 이룬 승리다. 르펜 대표는 18일 총선 결선투표에서 북부 도시 에냉보몽에서 59%의 득표율로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앙마르슈의 안 로케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늘 1위를 하고도 넘지 못했던 결선투표 문턱을 드디어 넘어섰다. 2009년부터 르펜과 동거하는 루이 알리오 FN 부총재도 남부 피레네조리앙탈 지역에서 50.6%를 얻어 당선돼 르펜의 기쁨은 두 배가 됐다. 알리오 역시 세 번의 실패를 딛고 힘겹게 당선됐다. 르펜은 당선 직후 “우리가 과두제를 대표하는 이들에 맞서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강조했다.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조은아 기자}

“프랑스를 스타트업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나라로 만들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15일 파리에서 열린 전자기기 콘퍼런스 ‘비바테크’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크롱 대통령이 ‘벤처 대통령’으로서 프랑스 경제를 부활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를 ‘유럽의 늙은 국가’가 아니라 ‘젊은 혁신 국가’로 만들겠다며 유세 때 밝힌 구상을 공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지원 펀드를 100억 유로(약 12조7000억 원) 규모로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FT는 “마크롱 대통령은 창업을 밀어주는 파리의 리더십이 경쟁 도시인 런던이나 베를린에 비해 앞선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장에서는 ‘마크롱 효과’가 슬슬 드러나고 있다. 단조로운 프랑스가 싫어 떠났던 기업가들이 하나 둘 모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로봇 기업 ‘H3 다이내믹스’ 설립자 타라스 반케비츠 씨는 14년 전 벤처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프랑스에 실망해 싱가포르로 떠났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 당선 뒤 스타트업 지원이 폭발적으로 늘자 파리에 유럽 본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언스트앤드영(EY)에 따르면 프랑스는 최근 벤처캐피털 모금 규모에서 유럽 2위를 차지했다. FT는 ‘마크롱은 기존 산업 영역을 붕괴하는 스타트업처럼 기성 정치권을 무너뜨린 대통령’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시장에서는 창업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더 많이 받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행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마크롱 대통령은 반(反)이민주의자인 두 국가 수장과 거꾸로 하겠다고 작심한 듯 창업을 위해 프랑스로 오려는 이민자를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비바테크에서 발표된 ‘프랑스 테크 비자’는 해외에서 오는 창업가, 직원, 투자가에게 간단한 심사만 거쳐 4년간 프랑스에서 일하고 체류하게 허용해 준다. 18일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의 압승이 확실시되고 있어 ‘벤처 대통령 마크롱’의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탕, 탕, 탕!’ 14일 오전 7시 9분경 미국 수도 워싱턴 백악관에서 차로 15분경 떨어진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한 야구연습장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총성이 수차례 울렸다. 다음 날 자선 야구경기를 앞두고 2루 부근에서 동료 국회의원들과 연습을 하던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가 엉덩이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백인 남성인 한 괴한이 반자동 라이플총을 연습장 사방에 쏘아 대고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수사 당국을 인용해 체포된 이 괴한이 일리노이주 출신으로 최근까지 부동산 업종에 종사해 온 제임스 호지킨슨(66)이라고 전했다. 미국인들은 집권 공화당의 하원 서열 3위 인사가 워싱턴 바로 인근에서 무방비 상태로 총격을 받자 큰 충격에 빠졌다. 괴한은 총기를 50발을 넘게 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체포됐다. 스컬리스 원내총무는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혼자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그와 의회 경찰을 포함한 부상자 5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에 있었던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 MSNBC 인터뷰에서 “AR-15 소총 소리 같았는데, 50∼60발은 발사된 것 같다. 현장에 의회경찰들이 없었다면 대학살이 벌어졌을 것이다. 야구장은 킬링필드였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소식을 듣고 트위터에 “스컬리스 의원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완전히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이날 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테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조은아 기자}

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 화재는 안 그래도 휘청거리던 테리사 메이 총리(사진)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혔다. 8일 총선에서 보수당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해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은 그는 최근 석 달간 3번이나 터진 테러에 이어 대형 화재로 흉흉해진 민심을 달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관철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총선 실패로 연립정부를 구성하려던 메이 총리의 계획은 벌써 금이 갔다. 영국 BBC는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보수당과 민주연합당(DUP) 간 협상이 이번 화재 사고로 중단됐다고 14일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메이 총리와 알린 포스터 DUP 대표가 이날 협상을 벌였지만 타결에 실패했다. DUP 관계자는 “타결에 접근했지만 대형 화재로 협상 결과를 발표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연립정부를 구성해 브렉시트를 추진하려던 메이 총리의 구상이 어그러지며 19일 시작될 영국 정부와 EU 간 브렉시트 협상도 1주일가량 늦춰질 것이라고 BBC는 전망했다. 정치권은 두 당의 동거를 비판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 “존 메이어 전 총리가 메이 총리와 DUP 간의 거래가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깨기 쉽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메이 총리는 연립정부를 구성해 이민자를 독자적으로 차단하고 EU 단일시장에서 철수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13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그는 “브렉시트 협상 일정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예정대로 다음 주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메이 총리를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EU 잔류를 향한 문은 영국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지만 메이 총리는 ‘철벽’을 친 형국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첫 협상에서 ‘영국과 EU의 새로운 무역협정이 합의되지 않아도 EU 탈퇴를 강행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13일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이번 주 들어 브렉시트 관련 부서를 전면 개편해 장관 4명 중 2명을 내보냈다고 13일 보도했다. 공석 중 한 자리는 보수당의 강력한 브렉시트 지지자 스티브 베이커 유럽리서치그룹 지도자가 꿰찼다. 이번에 브렉시트 관련 부서를 떠난 한 관료는 “브렉시트 부서와 다우닝가(총리 집무실) 간의 협의가 너무 부족하다”며 한숨을 쉬었다고 FT는 전했다. 정치권의 반발이 적지 않다. FT에 따르면 당초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제안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도 13일 폴란드 기업 콘퍼런스에서 “(브렉시트에 관해) 말할 자격이 생겼다. 더 유연한(softer) 브렉시트를 추진하라는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당에서조차 메이 총리 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 진행자 마크 마델은 12일 ‘(다우닝) 10번가의 수감자 테리사 메이’란 칼럼에서 “보수당 의원들 사이에서 메이 총리가 앞으로 얼마나 총리직을 붙들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미국 CNN은 위기 속 메이 총리를 ‘걸어 다니는 죽은 여성(Dead woman walking)’이라고 묘사했다. 화재가 난 아파트는 주로 이민자들이 모여 살아 브렉시트 추진으로 얼어붙은 영국 내 이민자들의 민심이 싸늘하게 식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11일 스페인 카탈루냐 주도 바르셀로나에서 주의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카를레스 푸이그데몬트 카탈루냐 주지사가 9일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10월 1일 실시하겠다고 밝히자 독립운동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형국이다. BBC 등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시 추산 3만여 명, 시위 주최 측 추산 4만7000여 명이 이번 시위에 참가했다. 카탈루냐 출신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맨체스터시티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스페인이 원하지 않아도 우리는 투표할 것”이라며 시위자들을 독려했다. 수도 마드리드가 중심인 중남부와 비교해 언어와 문화가 다른 카탈루냐주는 300년이 넘도록 독립을 요구해 왔다. 2014년 11월 당시 카탈루냐 주지사 아르투르 마스도 분리독립을 위한 비공식 주민투표를 단행했다. 유권자 540만 명 중 절반에 못 미치는 225만 명만 참여했지만 참여자의 81%가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마스 전 주지사를 불복종 혐의로 기소했다. BBC는 “이번에도 분리독립이 관철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푸이그데몬트 주지사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내년 러시아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항마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 진보당 대표(41·사진)가 12일 집회에 나가기 위해 모스크바 자택에서 나오다 경찰에 붙잡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는 이날 나발니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경찰이 나발니 자택 앞에 모여든 사진을 올리며 체포 사실을 공개했다. 부인은 “남편이 국민에게 ‘우리의 계획은 변하지 않는다고 전해 달라’고 했다”고 적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이날 열린 반부패 시위를 계획하고 국민에게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등 불법 집회를 주도했다는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는 일단 15일간 구류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발니의 요청에 응해 시위에 참가한 시민 250여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러시아의 인권단체가 전했다. 121명은 수도 모스크바에서, 137명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붙잡혔다. 러시아 검찰총장은 시위 전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어떤 집회도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나발니가 시위를 촉구하기 위해 5만 명이 넘는 시청자에게 방송하던 유튜브 생방송 스튜디오에도 전기가 끊겼다. 나발니는 2011년 당시 총리였던 푸틴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도전하자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를 이끌었다. 2013년에는 모스크바 시장에 출마해 27% 득표율을 올리며 푸틴 진영을 긴장시켰다. 올 3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불법 축재 혐의를 유튜브로 폭로하며 반부패 시위를 일으켰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