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3년 연속 하락해 멕시코에 추월당했다. 한국 기업이 주도권을 쥐어 온 액정표시장치(LCD) TV 1위(출하량 기준) 자리도 중국 기업에 내줬다. 인건비가 싼 멕시코, 인도에 제조 물량을 빼앗긴 데다 기술 격차 감소로 중국에 추격당하면서 수출 제조업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자동차 402만9000대를 생산해 411만 대를 생산한 멕시코에 밀려 7위로 내려앉았다. 2015년 자동차 생산국 5위에서 2016년 인도에 밀려 6위로 떨어진 뒤 다시 순위가 하락한 것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능력이 약 460만 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만큼 유휴 인력과 생산라인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생산량 하락은 수출 감소 탓이 컸다. 한국 생산량 중 내수(155만 대)는 5년 전에 비해 소폭 늘었지만 수출(245만 대)은 20% 이상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중국 기업들의 LCD TV 출하대수는 총 4856만1700대로 한국(4658만4400대)을 앞섰다. 출하대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전 세계 판매지로 보낸 LCD TV 대수를 의미한다. 자동차와 LCD TV는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수출품목으로 꼽혀왔다. 한국 제조업이 생산비용이나 기술력 등에서 중국, 멕시코 등 신흥국에 대한 경쟁 우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 제조업의 위기를 보여준다는 게 산업계의 분석이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대표적인 두 수출 상품의 위기 신호는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며 “제조업 경쟁력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도형·황태호 기자}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 수출량과 수출액은 줄어들었지만 평균 수출단가는 1700만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가격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수출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완성차 5개사의 전체 수출 대수는 244만7903대로 2017년(252만8418대)에 비해 3.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총 수출 금액도 376억862만 달러(약 42조1216억 원)로 1.6% 줄어들었다. 하지만 차량 한 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1만5360달러(약 1720만 원)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2017년의 1만5110달러(약 1690만 원)보다 1.7% 늘어난 것이다. 수출량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SUV와 고급 차종의 수출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SUV 수출량은 2017년보다 6.7% 증가한 138만6539대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도 수익성이 더 큰 차의 판매 비중을 높이는 것이 완성차 업계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시장에선 선전했지만 해외 시장에서 부진해 전체 판매 실적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초부터 이런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6일 각 회사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5개 완성차 업체의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은 총 58만5607대로 지난해 1월(62만175대)보다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지난달 국내에서 총 11만7464대가 팔리면서 지난해 1월(11만2452대)보다 4.5% 판매가 증가했다. 현대차는 그랜저(1만77대)가 1만 대 판매를 넘긴 가운데 싼타페도 7001대가 팔려 국내에서 6만440대를 달성했다. 지난해 1월 5만1426대에 비하면 17.5%나 늘어난 판매량이다. 쌍용차도 8787대를 팔아 14.5%의 판매량 증가를 보였다. 정부가 차를 살 때 내야 하는 개별소비세를 5.0%에서 1.5%포인트 인하하는 혜택을 올 6월까지 연장한 데다 새로운 차종이 출시될 때 판매가 늘어나는 신차 효과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내수 시장에서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도 돋보였다. 현대차가 지난해 말 출시한 대형SUV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5903대가 팔리며 승용차와 SUV 전 차종 가운데 판매량 3위에 올랐다. 지난달 초 적재함을 더 키운 ‘렉스턴 스포츠 칸’이 추가로 출시된 쌍용차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도 지난달 4302대가 팔렸다. 하지만 이들 5개 업체의 해외 판매 실적은 지난해 1월(50만7723대)에 비해 7.8% 떨어진 46만8143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해외에 25만2873대를 판매해 판매량이 12.2% 줄어든 현대차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중국의 자동차 수요 감소 등을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GM(―2.6%)과 쌍용차(―13.0%), 르노삼성차(―44.8%)도 일제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기아차만 해외 판매가 늘었지만 증가 폭은 2.2%에 그쳤다. 완성차업계에서는 최근 세계적인 경기 침체 흐름에 중국 시장 위축까지 이어지면서 새해에도 어려운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중국과 북미 시장이 크게 개선되긴 어려워 보인다. 주요 완성차 업체가 앞으로 내놓을 신차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가 최근 신설된 무역통상 부문 수장에 김경한 전 외교부 국제경제국 심의관(54·사진)을 영입했다. 포스코가 외부 인사 영입으로 순혈주의를 깨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전무급인 김 신임 실장은 외교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기획단 팀장, 다자통상국 통상전략과장 등을 지낸 통상 전문가다. 포스코는 김 신임 실장이 미국과 인도, 브라질 등에서 쌓은 경험과 통상 관련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철강 부문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무역통상실을 신설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올해 현대제철은 기존의 철강 제품 영역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수소전기차 등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영역에서는 발 빠른 투자로 선제 대응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철강재로 꼽히는 글로벌 자동차 강판 시장에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까지 46만여 t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2017년 같은 기간 24만여 t에 비해 87%나 늘어난 판매량이다. 2020년 세계 시장에서 120만 t의 자동차 강판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생산과 판매를 꾸준히 늘린 결과다. 현대제철은 2021년까지 총 9개의 강판 도금 라인 중에 6개 라인을 강종별로 전용화해 제품별 도금 최적화를 추진하는 등의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또 기존의 자동차 강판 외에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차세대 강판 △극지 해양용 강재 △액화천연가스(LNG) 특화 제품 등 고기능성 신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철근 등 봉형강 제품 영역에서는 ‘H CORE’로 이름 붙인 내진용 제품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건축물이 갈수록 대형화되는 가운데 안전 강재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수소전기차에서 필수적인 금속분리판 사업에도 올해 본격 진출한다. 금속분리판은 수소전기차의 주요 부품인 스택의 핵심 소재로 스택 가격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성이 큰 제품이다. 240억 원을 들인 충남 당진시의 금속분리판 양산 설비가 올 3월 생산을 시작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위험 요인이 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역량 강화와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금호타이어의 최고급 프리미엄 컴포트 타이어 ‘마제스티9(Majesty9) 솔루스 TA91’이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로 간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고급 세단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만족스러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타이어 ‘마제스티 솔루스’의 후속 제품인 ‘마제스티9’은 승차감과 정숙성을 강화한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이다. 프리미엄 세단을 완성시키는 최고 수준의 성능을 표현하고자 최고의 숫자 9를 제품 이름에 붙였다는 것이 금호타이어의 설명이다. 마세스티9은 5세대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와 고함량 실리카 시스템이 적용된 첨단 신소재(컴파운드)를 사용했다. 이에 따라 승차감과 제동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마모 성능과 눈길 제동력을 기존 제품에 비해 20% 이상 개선했다. 패턴 블록 배열을 통해 특정 주파수의 소음은 억제하고 소음 분산은 최적화시켜 중·대형 승용차 운전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정숙성도 높였다. 프리미엄 타이어다운 디자인 차별화도 눈에 띈다. 타이어 옆면에는 빛의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는 홀로그램 데커레이션을 넣어 고급스러운 외관을 구현했다. 노면에 닿는 바닥면에는 규칙적인 기하학 패턴과 곡선 디자인을 조화시켰다. 16∼20인치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춘 마제스티9은 준중형과 중형, 대형 세단에 모두 장착이 가능하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0월 국내 업체 최초로 컴포트 제품에 런플랫 기술을 적용한 ‘마제스티9 XRP(eXtended Run-flat Performance)’도 추가 출시했다. 타이어 펑크로 공기압이 없는 상태에서도 시속 80km로 최대 8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경쟁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2016년 4월 미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3주 내내, 디자이너는 제일 뒤쪽 3열 좌석에만 앉았습니다.” 21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만난 허재호 현대차 중대형RV(레저용차량)총괄PM(프로젝트매니저)실장은 이렇게 얘기를 시작했다. 허 실장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개발총괄자다. 3열 좌석은 보통 대형 SUV에서 승차감이 가장 나쁜 자리다. 좁고 등받이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디자이너가 이 자리에 앉아봐야 기능과 디자인이 결합된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차를 설계하다 보면 예쁜 겉모습을 만들려는 디자인팀의 욕심과 내부를 키워야 하는 공간상의 요구가 종종 충돌한다. 외관을 날렵하게 뽑아내려면 내부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개발팀은 디자이너와 미국 곳곳을 돌며 북미시장 고객이 마트에서 짐을 어떻게 싣고 내리는지, 3열 공간의 크기가 왜 충분히 확보돼야 하는지를 몸으로 느끼고 디자인에 반영토록 했다. 팰리세이드 개발팀이 공간 확보에 사활을 건 이유는 SUV 핵심 수요층의 요구 때문이었다. 중대형 SUV의 부재로 미국시장에서 고전하던 현대차는 2015년 팰리세이드의 개발에 들어가면서 수요층에 대한 사전조사에 나섰다.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설문에 나선 개발팀이 찾아낸 핵심 키워드는 ‘가족을 위해 공간이 넓은 SUV를 찾는 아빠’였다. 다자녀인 집이 많고 여행을 자주 다니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여가활동이 늘어나면서 대형 SUV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개발팀은 널찍한 3열 공간이 팰리세이드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허 실장은 “디자인을 위해 외관을 날카롭게 잘라내면 공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데 디자인팀이 양보해준 일이 지금도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경에 완성 단계의 차를 시승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넓어진 공간감에 흡족해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플래그십(최고급) SUV다운 내부 인테리어’를 추가하도록 주문했다. 내장재의 촉감을 고급스럽게 바꾸고 내부 조명의 톤과 모터 소음을 조정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팰리세이드가 출시된 이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좌석 여기저기에 설치된 컵 홀더가 16개나 되고 스마트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범용직렬버스(USB)포트가 6개라는 사실에 크게 만족하는 반응이 나오면서 단연 화제가 됐다. 정면 라디에이터 그릴의 무늬를 키우고 안쪽으로 깊게 파내면서 강인한 차량 이미지를 만들어낸 구민철 현대차 외장디자인실장은 “가족을 지켜주는 강인한 차라는 인상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주행 성능에서도 모래길 진흙길 눈길을 달릴 때 선택하는 험로 주행 기능(터레인 모드)이 추가됐다. 송군호 차량시스템개발실장은 “가족을 위한 차이지만 거친 길도 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이런 복잡 미묘한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다정한 아빠’를, 평일에는 ‘강인한 남자’를 위한 차라는 것이다. 화성=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이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에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1조8000억 원의 매각 대금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아람코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중동 사업 및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현대중공업은 아람코와 1조800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을 10조 원으로 산정하고 주당 가치를 3만6000원 수준으로 평가해 최대 19.9%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이사회 의결을 거쳐 실제 매각이 이뤄지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가 되고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은 71%로 낮아진다. 아람코는 현재 에쓰오일의 지분 6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여기에 현대오일뱅크 지분까지 20% 이상 인수하면 공정거래법상 현대오일뱅크를 에쓰오일의 계열사로 편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19.9%까지만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11월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신뢰를 쌓은 것이 이번 투자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의 산업발전 계획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우디 최대의 조선소 건립을 함께 진행하고 있고 올해 엔진 제조 합작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세계 1위의 석유회사가 투자했다는 점만으로도 현대오일뱅크의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아람코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 단계 더 발전할 기회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석유화학, 유전 개발, 윤활유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로 현대중공업의 재무 건전성이 높아지면서 선박과 해양 플랜트 등의 수주는 물론이고 다양한 신산업에 대한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미래 사업으로 육성 중인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로봇 사업에 관심이 많은 만큼 이번 투자 자금이 상당 부분 해당 분야의 신사업에 투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IPO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시일이 필요한 만큼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절차는 당분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추진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지연된 바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17일 세종시 전의산업단지 내 포스코켐텍 음극재 생산 1공장을 찾았다. 이곳은 스마트폰, 전기자동차에 필수적인 2차전지에 삽입되는 음극재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포스코 계열사 포스코켐텍의 공장이다. 한국의 대표 철강그룹인 포스코의 최정우 회장이 철강 이후 새로운 소재 분야를 강조하며 신성장 동력의 대표 사례로 꼽은 게 포스코켐텍이다. 공장 사무실로 들어가려다 보니 입구 근처에 놓인 유리 박스에 쓰인 “POSCO그룹 NEXT 50년 신성장 엔진 음극재와 함께 With POSCO! 회장 최정우”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최 회장이 지난해 11월 방문했을 때 쓴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연간 매출액이 60조 원 안팎이다. 이런 그룹을 이끄는 최 회장이 지난해 매출액이 1조3000억 원에 불과한 계열사를 ‘신성장 엔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뭘까. 연구센터에서 만난 정대헌 음극소재실장은 이런 의문에 대해 “없어서 못 팔기 때문”이라는 한마디로 설명했다. 이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음극재의 양은 연간 2만4000t으로 국내 배터리업체에 주로 공급된다. 정 실장은 “공장은 거의 완전 가동 상태로 인근에 증설 중인 5만 t 규모 생산 라인의 납품처도 이미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수천 개 분량의 2차전지가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다 보니 전기차 시대가 오면 포스코켐텍의 매출은 급증할 수밖에 없다. 무선청소기처럼 가전제품과 산업장비 영역에서도 2차전지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최 회장이 “포스코의 미래”라 부를 만했다. 10일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 전체로 보면 철강이 가장 중요하지만 세계 철강 시장은 과잉 설비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신사업은 에너지 저장 소재 영역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는 2차전지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과 포스코켐텍을 4월 합병하고 2차전지 소재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센터도 설립할 예정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추출한 리튬을 포함해 2차전지의 핵심 요소인 음극재와 양극재 소재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030년엔 2차전지 소재 세계시장에서 20%의 점유율과 17조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양극재로는 12조 원, 음극재와 리튬 등의 소재로는 5조 원이 세부 목표”라고 설명했다. 소재 분야의 전문가들은 2차전지 소재의 생산 과정이 철강 생산과 비슷하다고 본다. 해외에서 광물 자원을 확보한 다음 가공해서 판매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기존 철강 생산에 경쟁력이 있는 포스코가 2차전지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포스코가 지난 10년여 동안 사업 다각화를 다방면으로 시도했지만 실패한 영역도 많았다. 이번에 2차전지라는 나름의 자신 있는 분야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해 싱가포르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한국 기업들이 신남방 시장 개척에서 거둔 실질적인 성과를 엮은 사례집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싱가포르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7개 기업의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담은 ‘정상과 함께 세계시장을 열다’를 22일 발간했다. 싱가포르는 일본 제품에 대한 선호가 강하고 신규 거래처 발굴이 까다로운 지역으로 꼽힌다. 대통령 경제사절단은 참가 기업과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무역협회의 설명이다. 대통령 순방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경쟁력 있는 기업임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샤워필터를 개발한 스타트업 로스팅컴퍼니로움은 지난해 수출액이 15만 달러(약 1억7000만 원)에 그쳤지만 올해 100만 달러(약 11억2000만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동의 로스팅컴퍼니로움 대표는 “경제사절단 참여 이후 신규 거래처가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해 7월 싱가포르 유통업체와 거래 협상을 시작해 10월부터 수출 주문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인 현대글로벌서비스와 교육기업인 타임교육 등도 수출액이 늘어난 곳으로 꼽혔다. 사례집은 무역협회 전자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설을 앞두고 협력 업체의 납품대금 1조1295억 원을 조기 지급한다고 21일 밝혔다. 납품대금 조기 지급 대상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 회사에 부품과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3000여 개 협력사다. 이 업체들은 예정됐던 지급일보다 최대 15일 일찍 대금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 등 각종 임금과 원부자재 대금 등 협력사들의 자금 소요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설과 추석을 앞두고 납품대금을 미리 지급해 온 현대차그룹은 전통시장 활성화와 내수 진작을 위해 이번 설에도 온누리상품권 약 128억 원어치를 구매하고 국내 농산물을 살 수 있는 임직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기로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내 수출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보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올해 수출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간 무역 분쟁이 철강 등 일부 분야에 영향을 끼친 데 비해 유가와 환율 변동이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1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019년 수출기업의 경영환경 전망 조사’ 보고서에서 올해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환율 및 원자재 가격 변동’(41.4%)을 꼽았다. ‘글로벌 경쟁 심화’(19.6%)와 ‘미중 무역 분쟁’(19.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연간 수출 실적이 50만 달러(약 6억 원) 이상인 기업 986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런 요인에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21.8%에 불과했다. 대기업에서는 50.8%가 대응 방안이 있다고 답했지만 중견기업은 27.8%, 중소기업은 16.9%로 나타났다. 중소·중견기업들이 돌발 변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조사에 응한 기업의 68.1%는 올해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답했지만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이 5.0% 미만으로 증가할 것이란 응답이 39.8%로 가장 많았고 ‘5.0% 이상∼10.0% 미만 증가’(20.3%), ‘5.0% 이하 감소’(16.9%) 순으로 답했다. 기업들은 생활용품, 화학공업제품 등은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무선통신기기 부품 등은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장정보 제공’(28.2%), ‘신규 바이어를 확보하기 위한 바이어 매칭 서비스’(24.7%) 등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슈퍼카의 주행 성능이 결합되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마세라티의 르반떼 GTS는 이 물음에 해답을 제시한다. 르반떼 GTS는 마세라티의 첫 SUV인 르반떼에 8기통 엔진을 얹었다. 2016년 처음 출시된 르반떼는 지난해에도 국내 시장에서 700대가량이 팔리며 럭셔리 SUV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여기에 폭발적인 주행 능력을 더한 르반떼 GTS에 마세라티는 ‘럭셔리 슈퍼 SUV’란 별명을 붙였다. 럭셔리 SUV 시장에서 스포츠카 같은 주행 성능으로 또 한 번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6기통 엔진의 르반떼에 8기통 엔진을 탑재하는 데는 꼬박 2년이 걸렸다. 머리를 맞댄 마세라티와 페라리 소속 전문가들은 르반떼 GTS에 마세라티 역사상 가장 강력한 8기통 엔진을 얹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 GTS가 쓰는 530마력 8기통 엔진이 다시 설계됐다. 엔진 회전수(RPM) 6000에서 최고 출력 550마력을 내고 3000RPM에서는 최대 토크 74.74kg·m를 발휘하는 트윈터보 8기통 엔진이 새로 탄생했다. 페라리의 마라넬로 공장에서 공동 생산하는 이 엔진을 얹은 르반떼 GTS의 제로백(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4.2초에 불과하고 최고 시속은 292km에 이른다. 마세라티가 르반떼 GTS에 독보적인 스포츠카의 정체성을 부여한 것이다.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지능형 ‘Q4 사륜구동 시스템’도 접목했다. 이 시스템은 정상적인 주행 조건에서는 주행 역동성과 연료 효율성을 위해 구동 토크를 모두 뒷바퀴에 전달한다. 하지만 급한 코너링이나 급가속 상황, 그리고 날씨와 도로 상황에 따라서 앞바퀴와 뒷바퀴에 전달되는 동력을 15분의 1초 만에 0 대 100에서 50 대 50 비율로 전환한다. 안정성을 극대화시킨 섀시는 놀라운 가속 성능을 뒷받침하면서도 장거리 주행에서 편안함을 제공한다. 특히 차량 앞뒤 무게를 50 대 50으로 완벽하게 배분할 뿐만 아니라 동급 차량 대비 가장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했다. 에어 스프링(Air Spring) 공기압축 시스템은 모두 6단계의 차량 높이를 제공한다. 운전자는 좌석 사이 센터 콘솔에서 주행 모드를 선택해 차량 높이를 변경할 수 있다. 최저와 최고 높이의 차이는 75mm다. 르반떼 GTS는 마세라티 르반떼 최초로 통합 차체 컨트롤을 전자식 주행 안전장치에 도입했다. 차량 제어 능력 상실을 방지하는 통합 차체 컨트롤은 차체의 움직임이 불안정할 경우에 즉각적으로 엔진 토크를 낮추고 각 바퀴에 필요한 제동력을 분배한다. 디자인에서는 마세라티 특유의 레이싱 DNA를 강조했다. 먼 거리를 달리기에 좋은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의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갖추면서도 공기역학 효율을 향상시켰다. 이에 따라 르반떼 GT의 공기저항계수는 0.33까지 낮아졌다. 외관은 더블 수직바와 크롬 프레임을 사용한 전면 그릴로 공격적인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내부 인테리어에서는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 가죽으로 마감된 스포츠 시트와 도어 패널에 더블 스티칭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르반떼 GTS의 판매 가격은 1억9600만 원이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럭셔리 SUV 르반떼에 슈퍼카 브랜드다운 철학을 새로 심었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가 청년 취업 및 창업 프로그램인 ‘기업 실무형 취업교육’ 새 교육생 모집에 나선다. 14일 포스코는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 실무형 취업교육 2, 3월 교육 대상자를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 연수구와 경북 포항, 전남 광양 등에 있는 포스코인재창조원 3곳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향후 5년 동안 30회 차에 걸쳐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인재창조원 인턴 기회를 주고 수료자 전원에게 50만 원의 교육수당도 지급한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인천 연수구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 취업준비생 30명을 대상으로 기업 실무형 취업교육 첫 과정을 진행한 바 있다. 3주 합숙 과정 동안 인사 담당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 게임을 활용한 경영 시뮬레이션,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론 등이 진행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실무 능력을 키운 건 물론이고 정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기업 실무형 취업교육 외에 4차 산업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청년 인공지능(AI)·빅데이터 아카데미’와 창업 절차를 돕는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도 운영한다. 이 세 과정을 통해 포스코는 2023년까지 5500명의 청년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며 불법 파업을 벌인 노조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광주시와 광주형 일자리를 놓고 재협상을 벌이는 상황에서 노조에 법과 원칙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측은 최근 노조를 상대로 불법 파업에 대한 1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12월 6일 광주형 일자리 추진에 반대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 등을 밟지 않은 채 4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벌였다. 당시 현대차 노조는 정부와 현대차 사측이 일방적으로 광주지역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조합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자동차산업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사측은 당시 파업으로 수백억 원 상당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에도 불법 파업에 대해선 손해배상을 청구해왔다”며 “이번 파업 역시 불법 파업인 만큼 소송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차량이 도착해 점검 중입니다.” 10일 현대자동차의 구독형 차량 서비스인 ‘제네시스 스펙트럼’ 체험에 나선 기자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메시지가 날아왔다. 약속한 장소로 나가 보니 검은색 정장 차림의 매니저는 주행거리 4690km의 파란색 제네시스 G80스포츠를 점검하고 있었다. 그는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같은 새로운 기능과 구독 서비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줬다. 연료는 가득 찬 상태. 타고 싶은 만큼 타고 다시 가득 채워서 반납하면 된다. 금연 차량이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면 벌금 15만 원을 내야 한다. 한 달에 2번 차를 바꿀 수 있는 서비스로, 스마트폰 앱으로 신청하면 사흘 뒤 원하는 곳으로 차를 가져오고 타던 차는 반납하면 된다. 최근 현대차는 이런 형태의 구독형 차량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월 149만 원을 내는 ‘제네시스 스펙트럼’(제네시스 3종)과 72만 원을 내고 차량을 골라 타는 ‘현대 셀렉션’(쏘나타·투싼·벨로스터)이다. BMW의 미니(MINI)도 차량 온라인 중계업체인 에피카와 함께 지난해 11월 구독형 서비스 ‘올 더 타임 미니(ALL THE TIME MINI)’를 출시해 9일 첫 차량을 출고했다. 차량 구독형 서비스는 차를 사는 대신 원하는 차량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서비스. 장기 렌터카나 리스로 제네시스 G80을 타면 보통 3년 계약 조건으로 월 140만 원가량을 내야 한다. ‘제네시스 스펙트럼’은 월 9만 원가량 비싸지만 한 달 이후엔 언제든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한 데다 제네시스의 다른 모델로 바꿔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를 교체할 때마다 점검을 마친 차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매력적이다. 국내에서 첫발을 뗀 구독형 서비스는 아직 시범 운영 단계다. 현대차는 이번에 출시한 서비스에 50명씩만 고객을 모은 뒤 고객 반응과 차량 교체 경향을 보면서 차량을 얼마나 확보해야 할지, 차종과 가격대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차량 선택 범위는 얼마나 넓힐지 등을 조정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지난해 미국에서 구독 서비스를 내놓는 등 해외에서도 이미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은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도 “‘제네시스 스펙트럼’ 서비스는 제네시스 차량에 대한 긍정적인 고객 경험을 쌓게 한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차를 몰아보고 결국 구매를 결정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차량 소유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완성차 업체가 차를 파는 방식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가 세계 소비자를 조사한 결과 일본의 20, 30대의 60%가량이 차량 소유의 필요성 자체에 의구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젊은 세대의 33%가 본인 소유의 차량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구독 서비스를 포함한 차량공유 시장은 2030년 7000억 달러(약 781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의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차량의 ‘심장’을 바꾸고 자율주행차가 ‘두뇌’를 바꾼다면 구독형 서비스 같은 공유경제는 ‘판매·유통’ 방식을 뒤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중선 딜로이트 상무는 “생산자가 차를 팔고 끝내던 지난 100년간의 방식을 고객과 지속적으로 관계 맺는 방식으로 바꾸는 일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두산그룹(회장 박정원·사진)은 9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희망 2019 나눔캠페인’ 성금 30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박완석 ㈜두산 부사장은 이날 성금 전달식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2005년부터 해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희망 나눔 성금을 전달해 오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은 날로 진보하고 있지만 아직 소비자 신뢰는 제자리걸음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8일 발표한 ‘2019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연구’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차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의 비율이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불신하는 소비자 비율은 2017년 74%에서 지난해 47%로 급감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50%로 소폭 올랐다. 한국에서는 2017년 81%에서 지난해 54%로 크게 줄었다가 올해 49%로 5%포인트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년 대비 소비자 신뢰도에 큰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신뢰도 정체에는 자율주행차 관련 사고 보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사고 보도를 보고 안전성을 우려하게 됐다는 소비자의 비율은 한국이 68%로 가장 높았고 미국 65%, 중국 64% 등으로 조사됐다. 조 비탈레 딜로이트 자동차산업 책임자는 “소비자는 신뢰도 높은 브랜드가 안전성 등을 확실히 개선하기 전까지는 첨단 기술 수용 속도가 다소 느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와 관련된 공유 경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20, 30대(Y 및 Z세대)에서 차량 소유 필요성에 의문을 갖는 경향도 관찰됐다. 일본에서는 이들의 60%가량이 차량 소유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보여 베이비붐 세대(45%)보다 훨씬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세대의 33%가 자가 차량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딜로이트는 2009년부터 매년 20개국의 소비자 약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결과를 발표해 오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진중공업이 2006년 필리핀에 세운 수비크조선소가 현지에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기자재를 납품하던 업체들이 수백억 원대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진중공업은 자회사인 해외 현지법인 수비크조선소(HHIC-Phil)가 필리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조선업 활황기에 부산 영도조선소의 좁은 면적 때문에 고심하던 한진중공업은 2006년 필리핀 수비크만에 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를 세웠다. 이후 수비크조선소에서는 상선을 주로 만들고 영도조선소에서는 해군 함정 위주로 특수선을 건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최근 여러 해 동안 조선업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면서 수주 절벽을 버티지 못하고 수비크조선소가 회생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수비크조선소에 기자재를 납품해온 부산·경남지역 업체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은 수비크조선소가 지속적인 적자 때문에 협력업체의 물품대금 수백억 원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피해 구제를 위해 특별상담센터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수비크조선소가 해외 현지법인이기 때문에 직접 구제에 나서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업 장기 침체로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2500억 원을 수혈받은 한진중공업은 중·소형 군함 등을 꾸준히 수주하며 그해 흑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가 예상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자신이 원하는 승용차를 바꿔 탈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 상품을 추가로 내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른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그룹의 주요 전략으로 제시한 가운데 공유경제 모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7일 현대차는 매달 72만 원을 내면 한 달 동안 쏘나타와 투싼, 벨로스터를 번갈아 탈 수 있는 ‘현대 셀렉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가입자는 50명으로 한정해 10개월간 진행된다. 만 26세 이상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1년이 경과하고 본인 명의의 개인·법인 신용카드를 소지한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계약과 결제, 차량 교체, 반납 등의 절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차량 배송과 회수는 서울지역으로 제한된다. 이번 서비스는 차량 전문가가 점검한 차량을 제공해 소비자는 정비나 소모품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보험료와 자동차세 등 차량 관련 비용도 매달 한 번의 결제로 처리해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차량 인도 및 교체 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배송 전문 매니저가 차량을 전달해 간편하게 차를 수령하고 반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팰리세이드와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중 한 종류를 매달 한 번(48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혜택도 제공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2월에도 월 149만 원을 내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3개 모델을 이용할 수 있는 ‘제네시스 스펙트럼’을 출시한 바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조만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공유경제 실험을 하는 가운데 현대차는 우선적으로 차량 구독 서비스를 하면서 서비스의 형태나 가격 정책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적인 공유경제 흐름에 발맞춰 차량을 소유했을 때의 번거로움은 줄이면서 편의성은 높인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