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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개교한 서울 성동구의 무학여고는 86년 만에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동창회 등의 의견이 모이면 이르면 다음 달 서울시교육청에 전환 신청서 제출을 검토할 방침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여학생만 받아서는 학교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특히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학생 수를 늘려달라는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무학여고 졸업생은 지난해 151명으로 10년 전(492명)에 비해 70% 가까이 급감했다. 남녀공학 전환이 이뤄지면 최소 700명 이상의 학생을 둔 대규모 학교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수십 년 전통을 가진 남고, 여고도 남녀공학으로 이름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에만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단성 학교(남·여학교)가 전국적으로 역대 최대인 32곳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서울시교육청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학교에 3년간 최대 3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남고·여고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잠실고에는 개교 43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여학생이 입학했다. 그동안 잠실고 주변에는 여고가 없어 인근 여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해야 했고, 이를 두고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올 들어 서울 중구의 장충중학교도 개교 92년 만에 남녀공학으로 바뀌었고, 성동구의 금호여중도 공학으로 새출발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중고교는 32곳으로 2020년 6곳에 비해 5배 넘게 급증했다. 서울에서만 지난해 7개 학교가 공학으로 전환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도 전환 신청을 문의하는 학교가 많다”며 “특히 남녀 학교 비율이 불균형적인 중구, 성동구 등에서 관심이 높다”고 했다. 남녀공학 전환이 가속화하는 것은 학령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는 데다 지난해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내신등급이 5등급으로 바뀌면서 사실상 소규모 학교가 살아남기 어려워진 탓이다. 학생 수가 많을수록 1등급을 받는 인원이 늘어 학생 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커졌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성심여고 역시 올해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용산구의 학령인구(추계)는 1만9686명으로 중구, 종로구, 금천구에 이어 4번째로 적다. 성심여고 관계자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된 만큼 제대로 된 교육 과정을 운영하려면 일정 규모의 학생 수가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 남녀공학 전환하면 연 최대 1억 원 지원다만 학교 동문의 반발과 지역주민 반대 등으로 공학 전환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남중은 “남녀공학으로 바뀌면 인근 여중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전환을 포기했다. 다른 학교 관계자는 “특히 남학생들은 여학생과 내신 경쟁을 하지 않으려고 남중, 남고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이런 경우 전환이 쉽지 않다”고 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양성 학교는 다양성과 성평등 교육의 측면에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학교가 ‘작은 사회’인 만큼 함께 어울려 교육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통학 여건을 개선하고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학교에 3년 동안 연간 최대 1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7일 내놨다. 세부적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 탈의실 조성 등 교육 활동 지원에 연간 8000만 원씩, 3년간 2억4000만 원을 투입한다. 또 남녀공학 전환 신청 방식을 기존 1년 단위에서 2개년 통합 체계로 개선해 현장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전환 초기 학생들의 생활 지도 및 상담 인력을 확충하는 데 3년간 6000만 원의 인건비도 지원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체계적인 예산 지원을 통해 남녀공학 전환 학교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어부였던 안용복은 혼자 일본으로 건너가 독도가 조선 영토라는 걸 확인받았어.” “독도에는 물개와 비슷한 ‘강치’가 많이 살았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 어민들이 많이 잡아서 멸종됐어.” 지난달 31일 서울 광진구 구의초등학교 강당에서는 구의초 학생 24명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클레어릴리엔탈 공립초교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독도를 설명하고 있었다. 이들은 독도 주민들에게 보낼 편지도 함께 썼다. 미국에서 온 한 학생은 “이제라도 독도의 역사를 알게 돼 뜻깊다”며 “기회가 되면 독도를 직접 방문하고 싶다”고 적었다. 구의초는 올해로 2년째 동북아역사재단이 지원하는 ‘독도지킴이 학교’에 선정됐다. 재단은 매년 120개 초중고교를 독도지킴이 학교로 선정해 독도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구의초는 지난해 일본에 이어 올해는 미국 초등학생들을 초청해 국제 공동수업을 진행했다. 양국 학생들은 이날 동북아역사재단이 만든 온라인 독도체험관에서 섬 곳곳을 가상현실(VR)을 통해 둘러봤다. 노우강 군(10)은 “얼마 전 독도 주민 한 분이 돌아가셨다고 들었다. 그분이 살던 숙소를 VR로 볼 수 있어 신기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홍조슈아 군(10)은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섬 안에 다양한 동물과 생태계가 공존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양국 학생들은 올 상반기(1∼6월) 중으로 독도를 알리는 영상을 공동 제작할 계획이다. 수업을 이끈 김장철 구의초 교사(36)는 “학생들이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독도를 VR 등 온라인을 통해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며 “교과서를 넘어 학생들이 직접 역사의식을 갖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내년부터 연간 50만 원씩 지원되는 ‘방과 후 프로그램 이용권’ 대상이 초등학교 3학년에서 4학년으로 확대된다. 초등학생의 예체능 사교육 의존을 막기 위해 학교 체육 수업과 예체능 클럽 활동도 강화된다. 교육부가 1일 발표한 ‘초중고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따르면 내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에게도 연 50만 원 상당의 방과 후 프로그램 이용권이 지급된다. 올해 지급을 시작한 초교 3학년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특별교부금 175억 원을 추가해 현재 57.2%인 초교 3학년의 이용권 이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초교 1, 2학년에게는 매일 2시간씩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해 사실상 ‘3시 하교’를 계속 보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학교 스포츠 클럽과 예술 동아리를 통해 ‘1인 1예술’ ‘1인 1스포츠’ 활동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내년 500곳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 6000여 개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체육교육 시간도 늘어난다.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2028학년도부터 ‘즐거운 생활’ 교과에서 ‘건강한 생활’이 분리돼 신체활동 시간을 2년간 80시간에서 144시간으로 약 2배로 늘릴 계획이다. 또 ‘책 읽는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 교육 과정과 연계한 독서 프로젝트와 토론 수업을 확대한다.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와 논술 관련 사교육비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올해 초중고교 1000곳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3000개 학교로 확대한다. 2030년까지는 모든 중학교에서 독서 동아리와 연계한 글쓰기·논술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사교육 기회가 적은 학생들의 학습 공백이 없도록 방과 후와 방학 기간을 활용한 일대일 교과 보충지도(멘토링)도 도입된다. 기초학력 미달 등 학습지원 대상 학생으로 분류된 초중고교생 6만 명을 대상으로 예비 교원이나 대학생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지도해주는 방식이다. 방과 후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은 학생들을 위해 각 시군구나 교육청이 운영하는 ‘자기주도 학습센터’도 현재 48곳에서 100곳으로 확대된다. 센터에서는 학습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스터디카페 이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공교육 체계 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만 3세 미만을 대상으로 주입식 학원 교습이 전면 금지된다. 또 3세 이상 유아에게는 하루 3시간까지만 주입식 교습이 허용돼 이른바 ‘종일제 영어유치원’(영어학원) 운영이 어려워진다. 교육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4세 고시’, ‘7세 고시’로 불리는 영유아 사교육 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초교 입학 전 과도한 경쟁이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침해한다”며 규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36개월 미만 영아에게는 언어, 수리 등 지식 주입형 교습(인지 교습)이 전면 금지된다. 36개월 이상 유아도 하루 3시간, 주당 최대 15시간을 초과해 주입식 교습을 받을 수 없다. 사실상 영어유치원 종일반 운영이 제한된다는 뜻이다. 이를 위반하는 학원에 대해선 매출액의 50%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연내 ‘학원법’을 개정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관련 내용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강민규 교육부 영유아정책국장은 “영유아 학원의 잘못된 교습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상당히 강력한 대책”이라며 “특히 3세 미만에게는 ‘국영수’ 학원을 다니지 말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가 금지하려는 ‘주입식 강의’와 영유아 학원의 ‘놀이 교육’ 구분이 모호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변칙적인 사교육이 성행할 것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아울러 교육부는 초등학생이 사교육 없이도 예체능을 배울 수 있도록 내년부터 방과후 수업을 통해 ‘1인 1예술·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내년 500개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 모든 초교로 확대된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내년부터 연간 50만 원씩 지원되는 ‘방과 후 프로그램 이용권’ 대상이 초등학교 3학년에서 4학년으로 확대된다. 초등학생의 예체능 사교육 의존을 막기 위해 학교 체육 수업과 예체능 클럽 활동도 강화된다.교육부가 1일 발표한 ‘초중고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따르면 내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에게도 연 50만 원 상당의 방과 후 프로그램 이용권이 지급된다. 올해 지급을 시작한 초교 3학년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특별교부금 175억 원을 추가해 현재 57.2%인 초교 3학년의 이용권 이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초등 1, 2학년에게는 매일 2시간씩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해 사실상 ‘3시 하교’를 계속 보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교 스포츠 클럽과 예술 동아리를 통해 ‘1인 1예술’ ‘1인 1스포츠’ 활동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내년 500곳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 6000여 개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초등학생 저학년을 중심으로 체육교육 시간도 늘어난다.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2028학년도부터 ‘즐거운 생활’ 교과에서 ‘건강한 생활’이 분리돼 신체활동 시간을 2년간 80시간에서 144시간으로 약 2배로 늘릴 계획이다.또 ‘책 읽는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 교육 과정과 연계한 독서 프로젝트와 토론 수업을 확대한다.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와 논술 관련 사교육비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올해 초중고 1000곳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3000개 학교로 확대한다. 2030년까지는 모든 중학교에서 독서 동아리와 연계한 글쓰기·논술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사교육 기회가 적은 학생들의 학습 공백이 없도록 방과 후와 방학 기간을 활용한 1 대 1 교과 보충지도(멘토링)도 도입된다. 기초학력 미달 등 학습지원 대상 학생으로 분류된 초중고생 6만 명을 대상으로 예비 교원이나 대학생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지도해주는 방식이다. 방과 후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은 학생들을 위해 각 시군구나 교육청이 운영하는 ‘자기주도 학습센터’도 현재 48곳에서 100곳으로 확대된다. 센터에서는 학습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스터디카페 이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공교육 체계 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올해 8월 부실 사립대의 통합·개선을 지원하는 ‘사립대 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입학 정원을 줄이는 대학에 최대 10억 원이 지원된다. 지방 사립대가 대학별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자율적인 구조 개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특성화 인센티브’도 신설된다. 교육부는 30일 이런 내용의 ‘2026년 대학·전문대 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자율적으로 정원 감축에 나선 대학을 대상으로 510억 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교육부의 지원을 받는 4년제 대학은 지난해 미충원 규모의 90% 이상을 감축하는 ‘적정 규모화 계획(2027∼2028년)’을 수립할 경우 대학별로 최대 1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문대는 미충원 규모의 80% 이상을 감축하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이어 올해부터는 1190억 원 규모의 ‘특성화 인센티브’도 도입된다. 대학별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학과 구조 개편, 교육 과정 혁신, 산업연계 강화 등을 추진하면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5년간 4년제 대학(비수도권 15곳)에 850억 원이, 전문대에 340억 원이 쓰일 예정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평가 등급을 기반으로 혁신 성과가 우수한 대학에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미흡한 대학에는 단계적으로 지원을 축소할 방침이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대학에는 정성 성과 사업비 30%를 추가 지원하고 C등급을 받은 대학에는 정성 성과 사업비를 지원하지 않는 동시에 정량 성과 사업비도 30% 줄이기로 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기존 대학 평가등급(S·A·B·C)에 더해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신설한다. D등급을 받은 대학은 사업비 일부가 감액되고, 2년 연속(2027∼2028년) D등급을 받으면 5년 동안 재정 지원이 제한된다. 교육부의 혁신지원사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인재 양성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사업이다. 올해 예산은 총 1조3808억 원으로 4년제 대학 141곳과 전문대 116곳을 지원한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재정 진단 결과 경영위기대학 평가를 받거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평가 결과 미인증 대학은 이번 사업에서 제외됐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올해 8월 부실 사립대의 통합·개선을 지원하는 ‘사립대 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입학 정원을 줄이는 대학에 최대 10억 원이 지원된다. 지방 사립대가 대학별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자율적인 구조 개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특성화 인센티브’도 신설된다.교육부는 30일 이런 내용의 ‘2026년 대학·전문대 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자율적으로 정원 감축에 나선 대학을 대상으로 510억 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교육부의 지원을 받는 4년제 대학은 지난해 미충원 규모의 90% 이상을 감축하는 ‘적정 규모화 계획(2027~2028년)’을 수립할 경우 대학별로 최대 1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문대는 미충원 규모의 80% 이상을 감축하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이어 올해부터는 1190억 원 규모의 ‘특성화 인센티브’도 도입된다. 대학별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학과 구조 개편, 교육 과정 혁신, 산업연계 강화 등을 추진한면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5년간 4년제 대학(비수도권 15곳)에 850억 원, 전문대에 340억 원이 쓰일 예정이다.아울러 교육부는 평가 등급을 기반으로 혁신 성과가 우수한 대학에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미흡한 대학에는 단계적으로 지원을 축소할 방침이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대학에는 정성 성과 사업비 30%를 추가 지원하고 C등급을 받은 대학에는 정성 성과 사업비를 지원하지 않는 동시에 정량 성과 사업비도 30% 줄이기로 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기존 대학 평가등급(S·A·B·C)에 더해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신설한다. D등급을 받은 대학은 사업비 일부가 감액되고, 2년 연속(2027~2028년) D등급을 받으면 5년 동안 재정 지원이 제한된다.교육부의 혁신지원사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인재 양성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사업이다. 올해 예산은 총 1조3808억 원으로 4년제 대학 141곳과 전문대 116곳을 지원한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재정 진단 결과 경영위기대학 평가를 받거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평가 결과 미인증 대학은 이번 사업에서 제외됐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서울 소재 유치원 2곳 중 1곳 이상에서 교사 대 3세 유아 비율이 정부의 ‘과밀’ 기준인 1 대 13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3세 반을 운영하는 서울 유치원은 653곳이었다. 공립이 266곳, 사립이 387곳이다. 이중 교사 대 유아 비율이 1 대 13을 초과한 곳은 372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유치원 중 56%로, 유치원 2곳 중 1곳 이상이 교육청의 권고 비율을 넘어선 것이다. 학급별로는 전체 1057개 반 중 680개 반으로, 전체 64% 수준이다.어린이집의 경우 전체 3세 반이 있는 어린이집 1167곳 중 195곳이 ‘1대 13’ 비율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보다는 상황이 나았지만 여전히 어린이집 10곳 중 1곳이 과밀 상태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8월부터 유보통합 4대 상향평준화 과제의 일환으로 ‘교사 대 영유아 수 비율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대상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내 인력 수요가 가장 많은 3세 학급으로, 교사 대 영유아 수 비율이 1대 13을 초과하는 경우 보조 인력 인건비가 지원된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교사 대 영유아 수 비율 개선 사업은 학부모들의 요구가 가장 많았던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기준 비율을 초과한 유치원 284개 반(공립 74개 반·사립 210개 반)과 어린이집 180개 반에 총 85억 원을 지원한다. 보조교사 인건비는 기관당 최대 3개 반까지 지원된다. 유치원은 1일 최대 5시간의 보조 인력 1명, 어린이집은 1일 최대 7시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농장을 다시 세우려고 하니 전문적으로 양돈을 배운 적이 없어 막막했습니다. 지금은 대학에서 제대로 배워 스마트 농장을 세우는 게 목표입니다.”지난해 3월 화재로 인해 기르던 돼지는 물론 양돈농장까지 모두 잃은 박혜란 씨(43)는 올해 농장 재건을 위해 남편, 시숙과 함께 연암대 스마트축산계열에 입학했다. 친정과 시댁이 모두 양돈농장을 운영할 정도로 오랜 기간 이 일을 해왔지만, 화재 이후 박 씨 가족은 전문적 기술이 없어 재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좌절하고 있던 박 씨는 우연히 광고를 통해 연암대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다. 이어 박 씨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농장 경영·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입학을 결심했다. 박 씨는 “앞으로 ICT를 활용한 스마트 농장을 재건하고 전문적인 축산인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다. 3월 신학기를 맞이해 올해 전문대에 입학한 다양한 사연의 신입생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씨와 같은 늦깎이 학생부터 인생 2막에 도전하는 젊은 청년까지 각기 다른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 중심의 직업교육을 통해 새로운 꿈을 향하고 있다.올해 포항대 치위생과에 입학한 이인하 씨(27)는 직업의 안정성을 고려해 최근 예술가의 길에서 치과위생사로 진로를 바꿨다. 이 씨는 “평소 꼼꼼하고 섬세한 작업을 즐기던 적성을 살려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보건의료 전문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러시아 출신인 김베라 씨(32)는 2014년 스무 살의 나이로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이후 이른 나이에 엄마가 된 김 씨는 10년의 육아의 경험을 녹여 한림성심대 유아교육과에 입학했다.김 씨는 “유아교육은 아이의 미세한 감정 변화를 읽어야 하는, 인공지능(AI)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사람만의 영역”이라며 “아이들에게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지난해 대법원이 초중고교생의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 조례가 위법하지 않다고 판결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도 지역별, 학교별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지역 간 서열화를 막기 위해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학생에게 개별적으로만 전달할 방침이다. 하지만 ‘학부모의 알 권리’와 ‘맞춤형 교육’을 위해 완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기초학력 진단 결과 학교별 공개 안 해”서울시교육청은 24일 “현재 진행 중인 초중고교 기초학력 진단 결과를 지역, 학교별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일부 학부모의 요청에 따라 일선 학교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학생에게 개인별 결과를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초학력 진단검사는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주로 3, 4월(초1은 2학기)에 전년도에 배운 과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년도 학습 수준을 확인하고 뒤떨어지는 학생에게 맞춤형 학습 자료 등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서열화 등을 우려한 교육감들은 그동안 결과 공개를 꺼려 왔다. 서울시교육감은 기초학력 진단의 학교·지역별 결과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 조례를 무효화해 달라는 소송까지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조례안은 학교 교육에 대한 서울시 주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관심과 참여도를 끌어올려 궁극적으로 기초학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며 조례가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학교·지역별 결과가 공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완전 공개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아 비공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학부모 알 권리” vs “서열화” 논란 여전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해놓고도 결과 공개가 제한적이다 보니 학부모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진단검사 결과를 제대로 통보받았다는 학부모는 3명 중 1명에 그치는 실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9∼11월 초중고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 응답자의 67.6%는 진단 결과를 받은 적이 없거나 통보 사실도 모른다고 답했다. 또 학부모의 73.5%는 진단검사 결과 통지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긍정적인 응답을 한 학부모는 26.5%에 그쳤다. 최미숙 학교사랑하는학부모모임 대표는 “일선 학교가 학부모에게 관련 결과를 통지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며 “지역, 학교별 결과도 일괄 공개해 기초학력 미달 등 ‘부실 학교’를 학부모가 파악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학교장은 진단검사 결과를 매년 학교 운영위원회에 보고해야 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할 수 있지만 실시 여부는 의무 사항이 아니라 학교 자율에 맡기고 있다. 공개 범위 등도 각 학교 운영위원회가 결정해 학교마다 상황이 제각각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상당수 학교가 성적이 떨어지는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만 개별 통지서를 전달하고 있다”며 “통보를 받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기초학력 미달이 아닌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단 결과 완전 공개가 학교 및 지역 간 과열 경쟁과 서열화를 부추긴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학교 단위로 특정 학교의 평균 점수까지 공개되면 학교 간 불필요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며 “학생의 정확한 학력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개별 학생과 학부모에 한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친(親)이란 무장단체로 레바논의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함께 이른바 ‘저항의 축’을 이루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참전할 수 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발발 뒤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을 중심으로 전개돼 왔던 전장이 홍해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후티 반군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10%가 통과하는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주요 우회로마저 막혀 국제유가 급등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가능성에 대한 우려 커져후티 반군은 21일 성명을 통해 “이번 전쟁을 확장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 경고한다”며 “(중동) 지역 내 외국 군대를 끌어오려는 모든 자는 가장 먼저 이 전투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 반군의 이번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48시간 최후통첩’ 경고를 날린 뒤 발표됐다. 이어 “아랍 국가들은 미국에 복종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며 “(개입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는 국가의 전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이란의 공격을 받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걸프국들이 적극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편에 설 경우 전방위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이다.후티 반군은 자이드파(시아파의 한 분파)가 중심이 된 무장단체로, 2014년 예멘 정부를 축출시켰다. 또 이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중동 내 반미·반이스라엘 전선에 앞장서 왔다. 현재 예멘 북부 및 홍해 인근의 서부 해안을 지배하고 있다.중동 안팎에선 후티 반군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로 홍해 일대를 봉쇄하는 것을 꼽는다. 20일 러시아 국영매체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무함마드 알 부카이티 반군 고위 관계자는 “‘저항의 축’을 위협하는 국가의 선박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후티 반군 측이 최근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홍해를 잇는 핵심 항구인 후다이다에서 주둔을 강화했고 이르면 23일부터 군사 작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앞서 후티 반군은 수차례 이란 전쟁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인근 아랍국까지 공격할 가능성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티 반군은 19일에도 “우리의 손가락은 방아쇠 위에 있다”며 군사적 긴장 고조 시 즉각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 중요한 협상 카드 될 것”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요충지로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의 약 12∼15%가 이곳을 지나간다. 한국의 경우 직접적인 에너지 수입 경로는 아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주요 우회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수출 기업에는 유럽으로 가는 최단 경로이다.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동 동맹국들은 홍해 일대 해운을 중단시킬 수 있는 후티 반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후티 반군은 2023년 10월 가자 전쟁 당시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홍해를 드나드는 선박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한 바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홍해∼지중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 통과 교통량은 2024년 중반까지 70% 이상 급감했다. 당시 선박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우회하는 장거리 항로를 이용해야 했다.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걸프국들이 홍해로 원유 우회 수출을 꾀하는 상황에서 후티의 참전은 유가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 사우디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대신 동서 내륙 송유관을 통해 서부 홍해 연안 항구 얀부로 우회 수출을 추진했으며, 이 결과 홍해 일대 일일 원유 선적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다만 얀부 인근 정유시설마저 19일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으며 다시 선적량이 감소했다.미국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의 애덤 배런 연구원은 WSJ에 “이란이 또 다른 주요 해상 운송망을 차단해 압력을 가하는 게 목표라면 후티 반군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며 “후티 반군 개입 시 수에즈 운하를 관리하는 이집트와 사우디도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에서 가장 두려워했던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천연가스 생산 관련 시설에 대한 맞불 공습을 감행한 데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 시간) 이렇게 평가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천연가스 관련 핵심 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심각한 에너지 공급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 우호 관계였던 카타르부터 공격 천연가스 관련 인프라에 대한 공격 포문을 연 건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천연가스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페르시아만의 사우스파르스 천연가스전과 여기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가공 및 정제하는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아살루예 파르스특별경제에너지단지(PSEEZ)를 공격했다. 이스라엘이 테헤란의 연료탱크를 공격한 적은 있어도 이란 에너지 생산시설을 공격한 건 처음이다. 이란은 즉각 걸프국의 원유와 천연가스 시설에 대한 보복 공습에 나섰다. 카타르 내무부에 따르면 18일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북부 해안 라스라판 지역의 국가 핵심 가스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라스라판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약 70km 떨어진 산업도시로 액화천연가스(LNG), 석유화학, 발전, 담수화 관련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 곳이다.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의 ‘경제 심장’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19일에도 라스라판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이 걸프국 중 오만과 함께 가장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온 카타르의 천연가스 시설을 공격한 것을 두고 강경한 대응 의지를 나타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타르는 이란과 페르시아만의 천연가스전을 공유하는 사이이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 중재 과정 등에선 이란 측의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역할도 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18일 아랍에미리트(UAE) 합샨의 천연가스 시설과 밥 유전도 공격했다. 이로 인해 해당 시설의 가동이 한동안 멈췄다. 또 19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의 아람코-엑손모빌 합작 정유시설, 쿠웨이트의 미나알아흐마디와 미나압둘라 정유공장에도 공격을 감행했다. 다만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우회로 개척 움직임 활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수출 우회로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 원유 수출을 전쟁 이전의 절반 수준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대신 약 1200km 길이의 동서 내륙 송유관을 통해 서부 홍해 연안 항구인 얀부로 우회 수출을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라크는 튀르키예 제이한 항구를 거쳐 원유를 수출할 계획이다. 한편 이슬람권 12개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회의를 갖고 이란의 걸프국 공격을 규탄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은 “우리는 군사 조치를 할 권리를 갖고 있다. 확전에는 확전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란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의 천연가스와 원유 생산시설에 대한 공격을 18일(현지 시간)과 19일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18일 이란의 최대 천연가스전과 관련 생산시설을 공습하자 즉각 보복에 나선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군사시설을 넘어 핵심 에너지 인프라로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10% 이상 오른 배럴당 119.13달러에 거래됐다. 유럽 천연가스 대표적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이날 장중 한때 전장보다 35% 급등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18일과 19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약 70km 떨어진 라스라판에 위치한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카타르 정부는 “라스라판 국가 핵심 가스 시설이 미사일 공격의 표적이 돼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라스라판은 카타르산 천연가스가 생산, 가공되는 허브다. 카타르의 ‘경제 심장’으로 꼽힌다. 카타르는 즉각 이란 외교관에 대한 추방 명령을 내렸다.18일 UAE 합샨의 천연가스 시설과 밥 유전도 이란의 공격을 받고 가동이 중단됐다. 19일엔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연안 아람코-엑손모빌 합작 정유시설, 쿠웨이트의 미나알아흐마디와 미나압둘라 정유공장도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란의 이 같은 공격은 전날 이스라엘이 이란 천연가스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페르시아만의 사우스파르스 천연가스전과 아살루예의 천연가스 정제시설을 폭격한 뒤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사우스파르스 천연가스전의 3∼6광구가 공습에 따른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고, 본토에 위치한 아살루예의 파르스특별경제에너지단지도 손상을 입었다. 이에 이란은 카타르,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에너지 시설을 거론하며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카타르를 다시 공격하면 이란 가스전 전체를 대대적으로 날려버릴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카타르를 공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도 사우스파르스 시설을 더 이상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시설로의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19일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인 카타르에너지의 사드 알카비 최고경영자는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과의 장기 LNG 공급 계약에 대해 최대 5년간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운항 등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병 요구에 17일 중동의 대표적인 친(親)미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처음으로 동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28일 이란 전쟁 발발 후 이란의 대규모 보복 공격을 당하면서도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피해온 걸프국이 미국을 도와 본격적으로 전쟁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등의 걸프국은 대부분 미군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오랫동안 미국과 밀착했다는 이유로 이번 전쟁 과정에서 이란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특히 UAE는 2000기 이상의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외교보좌관은 17일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 주도의 국제적 노력에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각국의 이익과 연관된 문제이며 해협을 보호하는 것 또한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중동 국가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UAE의 이런 행보는 이번 전쟁으로 국가 경제가 큰 위기에 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국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UAE의 일일 원유 생산량(340만∼350만 배럴)의 절반 수준인 170만 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중동의 경제 및 물류 중심지라는 UAE의 위상 또한 크게 퇴색했다. 이 여파로 UAE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4.2%에서 1%대로 대폭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미국 CNN은 17일 이란이 중국 위안화로 거래한 원유를 실은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8개국과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8개국이 어떤 나라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국제 원유 거래를 미국 달러로 해 왔던 ‘페트로(petro)달러’ 체제에도 도전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은 15일 파키스탄 국적 유조선이 이란 해안선에 바짝 붙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오만만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14일에는 인도 국적 유조선 2척 또한 같은 경로로 해협을 통과했다. 두 나라가 이란과 위안화 거래 조건에 협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는 평상시 다른 나라 선박이 이란 해안에 이렇게 가까이 항해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이란 측이 이들 선박을 호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974년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산 원유를 미국 달러로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의 페트로달러 체제가 출범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운항 등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병 요구에 17일 중동의 대표적인 친(親)미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처음으로 동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 발발 후 이란의 대규모 보복 공격을 당하면서도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피해온 걸프국이 미국을 도와 본격적으로 전쟁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등의 걸프국은 대부분 미군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오랫동안 미국과 밀착했다는 이유로 이번 전쟁 과정에서 이란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특히 UAE는 2000기 이상의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17일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 주도의 국제적 노력에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각국의 이익과 연관된 문제이며 해협을 보호할 책임 또한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중동 국가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UAE의 이런 행보는 이번 전쟁으로 국가 경제가 큰 위기에 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국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UAE의 일일 원유 생산량(340만~350만 배럴)의 절반 수준인 170만 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중동의 경제 및 물류 중심지라는 UAE의 위상 또한 크게 퇴색했다. 이 여파로 UAE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 또한 기존 4.2%에서 1%대로 대폭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한편 미국 CNN은 17일 이란이 중국 위안화로 거래한 원유를 실은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8개국과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8개국이 어떤 나라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국제 원유 거래를 미국 달러로 해 왔던 ‘페트로(petro) 달러’ 체제에도 도전한다는 평가가 나온다.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은 15일 파키스탄 국적 유조선이 이란 해안선에 바짝 붙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오만만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14일에는 인도 국적 유조선 2척 또한 같은 경로로 해협을 통과했다. 두 나라가 이란과 위안화 거래 조건에 협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는 평상 시 다른 나라 선박이 이란 해안에 이렇게 가까이 항해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이란 측이 이들 선박을 호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1974년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산 원유를 미국 달러로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의 페트로 달러 체제가 출범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베트남 전쟁으로 타격받은 경제를 안정화할 수 있었다. 달러 또한 세계 에너지 시장의 기축 통화가 됐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충돌 또한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헤즈볼라의 완전 궤멸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헤즈볼라 또한 이란을 도와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맞서면서 레바논 민간인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에 따르면 16일 기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는 최소 886명이다. 이 중 어린이는 최소 111명, 여성은 최소 67명이다. 이번 전쟁에 따른 레바논 내 피란민 인구는 104만9328명으로 집계됐다. 약 585만 명인 레바논 인구 중 6명에 1명꼴로 집을 떠난 것이다. 피란민 중 극히 일부인 약 13만 명만 레바논 전역에 마련된 600여 개의 공식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대피소에 들어가지 못한 대다수 피란민은 친척 집, 차 안, 거리 등을 전전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구호물자 전달 등이 쉽지 않다. 피란을 떠나지 않은 레바논 국민 또한 부담이 크다. 국제이주기구(IOM)는 난민이 갑자기 유입된 지역에서는 공공 서비스 차질, 각종 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급증했다고 우려했다. 헤즈볼라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 등과 함께 ‘저항의 축’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이란 편에 서서 미국, 이스라엘 등과 대적해 왔다. 헤즈볼라는 이번 전쟁이 발발한 후 이스라엘 곳곳을 로켓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16일 기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내 주요 군사 기지를 최소 280차례 공격했다고 이스라엘 측은 밝혔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 또한 16일 이번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을 개시했다고 AF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국제법이 금지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 또한 받고 있다. 백린탄은 인체에 닿으면 뼈까지 녹일 수 있는 살상 무기다.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이란의 무차별적 공격을 받고 있다. 16일 UAE 당국은 남부의 샤 유전이 이란 측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유전은 일일 7만 배럴의 원유 생산 능력을 갖춘 UAE의 핵심 시설이다. 같은 날 UAE 동부의 푸자이라 항구 또한 드론 공격을 받고 원유 선적이 중단됐다. 이란은 전쟁 발발 후 미국과 협력하는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 수니파 인접국의 에너지 시설을 ‘정당한 타격 목표’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전쟁 발발 후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란이 중동 곳곳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면 세계 원유 시장의 불안정성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충돌 또한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헤즈볼라의 완전 궤멸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헤즈볼라 또한 이란을 도와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맞서면서 레바논 민간인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레바논 정부에 따르면 16일 기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는 최소 886명이다. 이중 어린이는 최소 111명, 여성은 최소 67명이다.이번 전쟁에 따른 레바논 내 피난민 인구는 104만9328명으로 집계됐다. 약 585만 명인 레바논 인구 중 6명에 1명 꼴로 집을 떠난 것이다. 피난민 중 극히 일부인 약 13만 만명만 레바논 전역에 마련된 600여 개의 공식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대피소에 들어가지 못한 대다수 피난민은 친척 집, 차 안, 거리 등을 전전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구호물자 전달 등이 쉽지 않다. 피난을 떠나지 않은 레바논 국민 또한 부담이 크다. 국제이주기구(IOM)는 난민이 갑자기 유입된 지역에서는 공공 서비스 차질, 각종 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급증했다고 우려했다.헤즈볼라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 등과 함께 ‘저항의 축’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이란 편에 서서 미국, 이스라엘 등과 대적해 왔다. 헤즈볼라는 이번 전쟁이 발발한 후 이스라엘 곳곳을 로켓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16일 기준 헤즈볼가 이스라엘 내 주요 군사 기지를 최소 280차례 공격했다고 이스라엘 측은 밝혔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 또한 16일 이번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을 개시했다고 AF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국제법이 금지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 또한 받고 있다. 백린탄은 인체에 닿으면 뼈까지 녹일 수 있는 살상 무기다.수니파 걸프국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이란의 무차별적 공격을 받고 있다. 16일 UAE 당국은 남부의 샤 유전이 이란 측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유전은 일일 7만 배럴의 원유 생산 능력을 갖춘 UAE의 핵심 시설이다. 같은 날 UAE 동부의 푸자이라 항구 또한 드론 공격을 받고 원유 선적이 중단됐다. 이란은 전쟁 발발 후 미국과 협력하는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 수니파 인접국의 에너지 시설을 ‘정당한 타격 목표’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전쟁 발발 후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란이 중동 곳곳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면 세계 원유 시장의 불안정성이 고조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라크의 친(親)이란 무장단체가 주이라크 미국대사관을 공격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미 행정부가 중동지역에서 자국민에 대한 철수령을 확대했다. 미군기지 공격으로 전사자가 발생한 쿠웨이트에 이어 이라크에서도 대피령을 내린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등 미군이 주둔 중인 대부분의 중동 국가는 대사관 업무도 중단했다. 1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란 및 이란과 연계된 무장단체가 이라크 내 공공 안전에 주요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모든 미국 국민은 즉시 이라크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외교시설, 미국 기업, 미국이 운영하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국민은 납치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미국인 개개인은 표적이 돼 있다”고 경고했다. 대피 경로와 관련해선 “이라크 영공이 폐쇄되고 상업 항공편이 운항되지 않고 있다”며 “육로로 대피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미국 정부는 “외부 활동을 삼가고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권고만 내릴 뿐 대피를 지시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날 새벽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건물 옥상 헬기장에 미사일이 떨어져 폭발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라크 미국대사관 폭발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이스라엘에 비해 군사력이 열세인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보복 공격에 나서는 가운데 일명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친이란 무장세력을 동원해 후방을 교란하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들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지구 하마스, 예멘 후티와 더불어 ‘저항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미-이란 전쟁 직후 이라크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한 점을 이용해 미국,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을 늘리고 있다. 앞서 이들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구 내 아르빌 미군기지 및 영사관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라크에 자국민 철수령을 내린 것은 2019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바그다드 일대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이후 7년 만이다. 당시에는 쿠웨이트나 사우디 등 인접국 대사관은 운영을 지속했지만, 이번엔 미군기지가 있는 모든 인접국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에도 철수령이 내려졌다. NYT는 이번 철수령이 “이란 전쟁이 국경을 넘어 확산 중이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발 국제유가 급등에 세계 각국이 비축유 방출, 주유비 인상 횟수 제한 등의 비상 조치에 나서고 있다.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정부는 16일부터 민관 전략 비축유 약 8000만 배럴을 긴급 방출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11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민간 비축분 15일 치를 방출하고, 이후 1개월 분량의 국가 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식 방출 결정이 나오기 전 선제적으로 이뤄졌다. 이어 일본 경제산업성은 19일 출하분부터 시중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을 L당 170엔(약 1580원)으로 제한하고, 연료 보조용 기금 잔액 2800억 엔(약 2조6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정유사 등 공급업체에 초과분 전액을 보조할 예정이다. 일본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율은 전체 수입량의 95%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일본에 닿기까지 20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이달 말부터 원유 수급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다카이치 총리는 “휘발유 값이 L당 200엔을 넘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낮은 유럽 국가들은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폭리를 취하려는 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석유 기업들이 기름값을 크게 올려 물가 불안을 가중시킨 전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 이에 독일은 11일(현지 시간) 주유소의 가격 인상 횟수를 하루 한 차례로 제한키로 했다. 이는 오스트리아에서 시행했던 정책으로, 주유소는 낮 12시 하루 한 차례만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반면 가격 인하 횟수는 무제한이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에너지장관은 일부 에너지 기업이 국제유가 급등 국면에서 과도하게 추가 이윤을 취하고 있다며 조속한 반독점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 밖에 그리스는 석유 판매자의 최대 이윤 폭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오스트리아는 16일부터 주유소의 유류 가격 인상 횟수를 하루 1회에서 주 최대 3회로 강화할 방침이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겠다는 위협만 가해도 사실상 해협을 완전 봉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뢰 부설 가능성이 있는 해역에서 항해를 할 선박은 없기 때문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비용은 저렴하고 제거는 어려운 ‘바다의 지뢰’ 기뢰를 부설하고 있다는 CNN 등의 보도가 나오자 국내 군사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내린 진단이다. 기뢰는 해군력이 약한 국가가 자신보다 강한 국가를 상대하기 위한 대표적인 비(非)대칭 무기로 꼽힌다. 미 CBS방송은 이란이 자국, 중국, 러시아산을 포함해 약 2000∼6000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역시 옛 소련산을 포함해 약 5만 개의 기뢰를 갖고 해군력 열세를 상쇄하고 있다.● 기뢰, 가성비 좋고 제거도 어려워 군사 전문가들은 기뢰를 ‘가성비 극강’의 무기로 꼽는다.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은 대당 2만 달러(약 2920만 원)의 드론을 통해 기당 400만 달러(약 58억4000만 원)인 미국의 값비싼 요격 미사일을 괴롭혔다. 기뢰는 이보다 훨씬 싼 개당 1500달러(약 219만 원)에 불과하다. 기뢰 제거, 즉 소해(掃海)도 쉽지 않다. 미국 해군대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뢰 제거 비용은 부설 비용의 최소 10배이며, 여기에 걸리는 시간 역시 부설 시간 대비 최대 200배에 이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선박 통행로 폭이 3.2km 정도밖에 되지 않아 기뢰 부설 시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미 해군 연구소는 2021년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단 하나의 기뢰만 부설되더라도 세계 석유 공급의 20%를 차단하고, 중동 전체의 안정성을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의 수로가 워낙 좁다 보니 소량의 기뢰만 부설돼도 사실상의 해협 완전 봉쇄”라고 말했다. 미국은 페르시아만에서 이란의 기뢰로 피해를 입은 적도 있다.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이 한창이던 1988년 4월 미 해군의 4200t급 미사일 유도 프리깃함 ‘새뮤얼 로버트’함이 쿠웨이트 유조선을 호위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기뢰와 충돌해 침몰할 뻔했다.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은 “기뢰는 부설된 뒤 해류를 따라 부유하는 경우도 많아 위치 파악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기뢰 부설 시 이번 전쟁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즉각 기뢰 제거하라” 위협 이란의 기뢰 부설 움직임에 미국은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10일 소셜미디어 ‘X’에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해군 함정 여러 척, 그중에서 기뢰부설함 16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설치한 기뢰가 즉각 제거되지 않으면 이란이 맞이할 군사적 결과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썼다. 미국 입장에선 호르무즈 해협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선박 운항을 보장할 수 있느냐가 이번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미국과 우방국의 원유 및 천연가스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 이로 인한 전 세계적 고물가와 비용 증가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국내외의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제대로 확인을 안 한 상태에서 10일 X에 “각국 선박의 호위에 성공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소동을 빚었는데, 이 역시 미국 측의 조바심이 반영된 촌극으로 보인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미 해군이 안전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각국 상선을 호위해 달라는 요청을 계속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기뢰(naval mine)적의 함선을 파괴하기 위해 물속 혹은 물 위에 설치한 폭탄으로 ‘바다 위의 지뢰’로 통한다. 통상 개당 비용이 1500달러(약 219만 원)에 불과하지만 대형 선박과 잠수함 등을 침몰시킬 수 있어 가성비가 좋은 무기로 여겨진다. 해상전이 펼쳐질 때 약소국이 강대국을 상대로 적극 사용할 수 있어 ‘약자의 무기’로도 불린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