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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악명 높은 범죄조직인 ‘트렌 데 아과라’의 수장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12일(현지 시간)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 남부사령부는 신속하고 치명적인 군사 공격을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잔혹한 테러조직 중 하나인 트렌 데 아라과의 니뇨 게레로를 성공적으로 사살했다”고 밝혔다. 함께 게시된 10초 분량의 영상에는 한 건물이 미군의 타격으로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트럼프 대통령은 “트렌 데 아라과 조직원들은 더 이상 베네수엘라를 포함해 어디에서도 안전한 은신처를 가질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게레로가 베네수엘라 내 조직 거점에 대한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확인했다.트렌 데 아라과는 베네수엘라에서 중남미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한 범죄조직이다. CNN 등에 따르면 이번 군사작전으로 제거된 게레로는 트렌 데 아라과를 콜롬비아, 페루, 칠레, 에콰도르 등 중남미 전역에 걸친 다국적 범죄조직으로 키운 인물이다. 이 조직은 돈을 벌기 위해 인신 매매, 마약 밀매 등 온갖 범죄에 손을 댔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후 트렌 데 아라과 같은 범죄조직이 마약을 미국으로 대거 유입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같은 해 2월 미 국무부는 트렌 데 아라과를 ‘외국 테러 조직(FTO)’으로 지정했고, 이후 미군은 트렌 데 아라과와 연계된 선박을 포함해 미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에 수십 차례 공습을 감행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현재까지 공습으로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베네수엘라와 공조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도 별도 설명에서 미국과 베네수엘라 양국이 이번 작전을 위해 정보·군사 지원을 주고 받았다고 발표했다. 올 1월 반미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축출한 뒤 미국과 베네수엘라 당국의 공조가 더욱 긴밀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따르릉, 따르릉.”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걷던 시민들 뒤로 날카로운 경적이 울렸다. 분명 보행자 구역을 걷고 있었지만 자전거 이용자는 ‘비키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보행로와 자전거 통행로의 구분이 모호하고 복잡하게 엇갈리는 탓에 사람과 자전거가 뒤엉킬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아스팔트를 붉게 칠한 자전거 통행로에서는 거꾸로 보행자가 나란히 걸어 자전거를 탄 사람이 난감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달 16일 오후 2시경부터 1시간가량 지켜본 이곳의 상황은 보행자와 자전거가 서로 걸림돌이 된 채 길을 함께 쓰는 ‘불편한 동거’에 가까웠다.● 사람·자전거 뒤섞이게 하는 도로 구조현장에서 만난 보행자들은 자전거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박지현 씨(35)는 “경계석으로 구간을 나눴는데도 굳이 보행로 위로 올라온 자전거 때문에 위협을 느낀다”며 “이럴 거면 바닥에 선은 왜 그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통상 자전거는 차량 진행 방향에 맞춰 주행해야 하지만 이를 어기는 아찔한 모습도 종종 보였다. 남자 중학생 5명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역방향으로 달리다가 맞은편에서 오던 자전거와 보행자 사이를 비집고 지나갔다. 순간 산책 중이던 시민들이 황급히 길 가장자리로 몸을 피했고, 다른 자전거 이용자도 급히 핸들을 틀어야 했다.자전거 이용자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적잖은 보행자가 경계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전거 통행로를 점유한 채 천천히 걸었기 때문이다. 자전거 이용자 고모 씨(76)는 “보행자는 자전거가 오면 보행로 쪽으로 비켜줘야 하는데, ‘알아서 피해 가라’는 식으로 당연하게 자전거 통행로를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로의 영역이 지켜지지 않으니 오히려 더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날 고 씨는 자전거 통행로를 메운 인파에 가로막혀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이동해야 했다.● 2만7754km 중 74.4%가 ‘겸용’문제는 이 같은 갈등이 개인의 운전 습관이나 보행 매너의 문제가 아닌, 설계 단계부터 내재한 구조적 결함이라는 점이다. 국내 자전거도로 10곳 중 7곳은 보행자와 자전거가 함께 쓰는 겸용 도로다. 행정안전부의 ‘2025년 자전거 이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자전거도로 총연장 2만7754km 중 74.4%에 달하는 2만660km가 겸용 도로로 집계됐다.겸용 도로는 경계석이나 분리대 등으로 통행로를 물리적으로 구분한 ‘분리형’과 노면 표시만으로 구분한 ‘비분리형’으로 나뉜다. 원칙적으로는 분리형으로 설치하되, 자전거가 차로 횡단을 위해 대기해야 하거나 도로 폭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 등 불가피한 경우엔 비분리형 설치도 허용된다.문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도심의 좁은 도로 여건 속에서 자전거도로 연장 실적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겸용 도로, 특히 비분리형 위주로 인프라를 확충해 왔다는 점이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기존 도로는 처음 설계될 당시 자전거 통행 자체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뒤늦게 자전거도로를 넣으려 했지만 차로 폭을 줄이면 정체 민원이 빗발칠 게 뻔하니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은 보행로 쪽을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겸용 도로라는 명칭 자체가 모순이라고 꼬집는다. ‘서로 속도가 다른 이용 주체의 공간을 구분해 사고를 막는다’는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어기기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비분리형은 말할 것도 없고, 분리형도 경계석의 단차가 거의 없어 이용자가 뒤섞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사고 예방을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개개인의 주의와 양보에만 의존하는 셈이다.● “보행로에 선만 그은 자전거 도로는 그만”그 결과 사고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전체 자전거 사고 중 사람과 부딪힌 사고의 비중은 2023년 26.3%에서 지난해 32.0%로 늘었다. 보행로에서 발생한 자전거 사고도 2023년 365건에서 2024년 461건, 지난해 488건으로 2년 새 33.7% 증가해 도심 보행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망자 또한 2023년 64명, 2024년 75명, 지난해 85명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전문가들은 이제는 ‘보행로 위 선 긋기’ 방식의 자전거도로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자전거 선진국은 보행자와 자전거를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하거나, 자전거를 차도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정책을 쓴다. 구간을 명확하게 나눠야 보행자도, 자전거 이용자도 스스로 자신의 통행 영역에 대한 인식을 갖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차로 일부를 줄여 옆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신설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무리하게 보행로에 겸용 도로를 남기기보다, 자전거는 차로로 우회시키고 보행로는 온전히 보행자에게 환원하자는 것이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도심에서 보행자의 평균 속도는 시속 5km 수준이지만 자전거는 20km, 차량은 25km 안팎”이라며 “속도 차이가 큰 보행자와 자전거를 한 공간에 몰아넣는 설계는 공학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다행히 일부 지자체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전시는 올해 1월 광역시 최초로 ‘대전형 자전거도로 정비 표준안’을 수립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보행로 폭이 2.7m 미만인 취약 구간은 자전거 도로를 과감히 삭제해 보행자에게 돌려주고, 충분한 폭이 확보된 곳에만 분리형 도로를 설치하겠다는 원칙이다. ‘무늬만 자전거 도로’를 만들지 않겠다는 선언적 조치다.특별취재팀▽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기자 kyj@donga.com임유나(산업2부) 기자 imyou@donga.com주현우(경제부) 기자 woojoo@donga.com최효정(사회부) 기자 hyoehyoe22@donga.com한채연(산업1부) 기자 chaezip@donga.com}

“신호등 걸릴 때 빼고는 멈출 일이 거의 없으니까 자전거 탈 맛 나죠.” 지난달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만난 회사원 정모 씨(31)는 자전거를 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그가 꼽은 마곡지구의 가장 큰 장점은 ‘끊기지 않는 자전거 도로’다. 집에서 나와 공원과 지하철역을 지나 사무실까지 이동하는 동안 차로나 보행로를 위태롭게 오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전거 도로가 곳곳을 모세혈관처럼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어서다. 마곡지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자전거 특화 지구’다. 서울시는 2017년 이곳을 특화 지구로 지정한 뒤 조성 초기부터 자전거 도로와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 등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구축했다. 2021년에는 강동구 고덕강일 등에서도 끊겨 있던 자전거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설계 단계부터 ‘연속성’을 염두에 둔 결과 이용자가 차로나 보행로로 밀려나지 않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전거 친화적 환경이 자리 잡은 것이다. 실제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 따릉이를 빌려서 인근을 달려보니 공사 중인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보행자나 자동차와 마주치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었다. 서울식물원과 습지생태공원, 9호선 마곡나루역 등을 지나서 마곡역으로 돌아오는 약 6km에 걸쳐 자전거도로가 끊김 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곡지구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사례다. 서울 시내 곳곳을 자전거로 조금만 달려보면 자전거 도로가 예고 없이 끊기는 구간을 만나게 된다. 별다른 안내나 유도선 없이 도로가 끊기면 이용자는 차로로 내려갈지, 보행로로 올라갈지 갈팡질팡하게 된다. 차로는 자동차가 위협적이고, 보행로로 올라타면 보행자 안전을 침범하는 악순환이 매번 반복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의미의 연속성은 자전거 도로의 물리적 연결뿐만 아니라 ‘정보의 연속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도로가 끊기는 지점에서 이용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명확한 노면 표시와 표지판으로 가이드라인을 줘야 한다는 제언이다. 정경옥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도로교통법은 자동차가 자전거를 추월할 때 ‘안전한 간격’을 두라는 식의 모호한 기준뿐”이라며 “외국처럼 1∼1.5m 등 구체적인 이격 기준을 제도화해 자전거 이용자가 차도 주행 시 느끼는 공포감을 줄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뉴욕시도 자전거 도로의 연속성 강화에 나섰다. 뉴욕시 교통국은 ‘72번가 보호형 자전거 도로 계획안’을 통해 맨해튼 서쪽 허드슨강 변과 센트럴파크, 동쪽 어퍼이스트사이드 요크애비뉴를 하나로 잇는 동서축 자전거 연결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뉴욕시는 ‘끊기지 않는 자전거 네트워크’가 자전거를 레저가 아닌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키는 핵심 인프라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처럼 차도 가장자리에 선만 긋는 방식 대신에 차량, 주차 공간, 보행 공간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양방향 보호형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기로 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기자 kyj@donga.com임유나(산업2부) 기자 imyou@donga.com주현우(경제부) 기자 woojoo@donga.com최효정(사회부) 기자 hyoehyoe22@donga.com한채연(산업1부) 기자 chaezip@donga.com}

한·미·일 3국의 의회 간 공식 대화 채널을 설립하는 법안이 8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미 하원은 이날 전체 회의에서 ‘미국-일본-한국 3자 협력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지난해 5월 15일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태소위원회의 민주당 간사 아미 베라(캘리포니아) 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지난해 7월 22일 하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한 뒤 거의 1년 만에 하원 문턱을 넘었다.법안의 핵심은 미국 국무부가 한일 정부와 협상을 개시해 3국 의회의 공식 대화 채널을 만드는 것이다. 법안에는 “입법된 날부터 180일 이내에, 국무장관은 의회와 협의해 공동의 이익 및 가치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미국·일본·한국 의회 대화를 설립하기 위해 서면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일본·한국 정부와 협상을 개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베라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해당 법안이 “2023년 8월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에서 만들어진 약속을 반영하며, 이 약속을 지속적 정책 및 제도 협력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의회의 역할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국) 입법부 간의 교류를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두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함으로써 3국 협력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도록 보장하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법안에 따르면 임기 2년의 미국 대표단은 총 8명으로 하원의원 4명, 상원의원 4명으로 구성되며 공화당과 민주당이 4명씩 동수여야 한다. 의회 협의체는 최소 연 1회 정기적인 회담을 갖고 안보, 기술, 경제 등을 다양한 분야에서 3국의 협력 의제를 논하도록 했다.최종 입법까지는 상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베라 의원은 “외교는 평화의 핵심이다. 미국, 일본, 한국은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고 공동의 도전 과제에 맞서기 위해 함께 움직일 때 더욱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17년부터 시작된 프랑스·독일·스페인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개발 주도권을 둘러싼 각국의 다툼으로 9년 만에 무산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유럽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방비 증액 압박으로 ‘대서양 동맹’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럽의 안보 자강 현실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독일 정부는 수개월간 지속된 프랑스와의 개발 주도권 다툼을 해결하지 못함에 따라 ‘미래전투공중체계(Future Combat Air System·FCAS)’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FCAS는 2017년 프랑스와 독일이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합의하며 출범한 유럽 최대 규모의 안보 협력 사업이다. 1000억 유로(약 176조4000억 원)를 들여 2040년까지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독일·스페인 등에서 가동 중인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대체할 새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2019년 스페인도 이 사업에 합류했다. 세 나라는 전투용 드론도 공동 개발해 유·무인기 복합 체계도 구축하려 했다. 하지만 프랑스 방산업체 ‘다소’와 독일·스페인 측 ‘에어버스’가 사업 지분, 전투기 사양 등을 두고 갈등을 벌이면서 사업 진척이 어려워졌다. 다소는 라팔 제작 경험 등을 앞세워 전투기 사업 지분의 80% 지분을 요구했고 에어버스는 반대했다. 또 프랑스는 자국군 전력에 맞춰 핵미사일을 탑재하고 항공모함에 이착륙 가능한 전투기를 요구했다. 자체 핵무기와 항공모함이 없는 독일은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중량급 전투기를 선호했다. 결국 독일은 그리펜 전투기를 생산하는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협력하거나 영국·이탈리아·일본의 글로벌전투공중프로그램(GCAP)에 합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은 전 세계 동맹 집단 중 최고 수준의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개별 국가의 지출 비용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까지 전환시키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17년부터 시작된 프랑스·독일·스페인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개발 주도권을 둘러싼 각국의 다툼으로 9년 만에 무산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유럽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방비 증액 압박으로 ‘대서양 동맹’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럽의 안보 자강 현실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독일 정부는 수개월 간 지속된 프랑스와의 개발 주도권 다툼을 해결하지 못함에 따라 ‘미래전투공중체계(Future Combat Air System·FCAS)’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FCAS는 2017년 프랑스와 독일이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합의하며 출범한 유럽 최대 규모의 안보 협력 사업이다. 1000억 유로(약 176조 4000억원)를 들여 2040년까지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독일·스페인 등에서 가동 중인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대체할 새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2019년 스페인도 이 사업에 합류했다. 세 나라는 전투용 드론도 공동 개발해 유·무인기 복합 체계도 구축하려 했다.하지만 프랑스 방산업체 ‘다쏘’와 독일·스페인 측 ‘에어버스’가 사업 지분, 전투기 사양 등을 두고 갈등을 벌이면서 사업 진척이 어려워졌다. 다쏘는 라팔 제작 경험 등을 앞세워 전투기 사업 지분의 80% 지분을 요구했고 에어버스는 반대했다. 또 프랑스는 자국군 전력에 맞춰 핵미사일을 탑재하고 항공모함에 이착륙 가능한 전투기를 요구했다. 자체 핵무기와 항공모함이 없는 독일은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중량급 전투기를 선호했다. 결국 독일은 그리펜 전투기를 생산하는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협력하거나 영국·이탈리아·일본의 글로벌전투공중프로그램(GCAP)에 합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CAS의 좌초는 유럽 내 안보 자강론이 힘을 얻는 상황에서 유럽의 방산 협력이 갖는 한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은 전 세계 동맹 집단 중 최고 수준의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개별 국가의 지출 비용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까지 전환시키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란과 이스라엘이 올 4월 8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 처음으로 상대방 본토에 대한 공격을 7, 8일 양일간 주고받았다. 7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일대를 공습하자 이란은 곧바로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이 8일 이란 서부 및 중부의 군사 목표물을 공습하자 이란도 이스라엘을 또 공격했다. 두 나라는 서로의 석유화학 시설에 대한 공격도 주고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트루스소셜에 두 나라를 향해 “즉각 총질을 중단하라(must immediately stop shooting)”고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종전 협상이 최대 고비를 맞자 양측을 모두 자제시킨 것이다. 두 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 뒤 모두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일단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상대방이 공격을 재개한다면 보복에 나설 것임도 분명히 했다. ● 이란-이스라엘 충돌 격화이스라엘은 7일 베이루트 남부 교외이며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인 다히예를 공격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15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이란발 미사일 10여 발을 방공망을 동원해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8일에도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곳곳을 공격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도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레바논 접경지대인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의 석유화학 시설도 공격했다. 전날 이스라엘이 이란 남서부 마샤르의 카룬 석유화학 공장을 공습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타스님뉴스는 이스라엘을 ‘미국이 부리는 미친개’라고 거칠게 비난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수위를 “그들이 후회할 정도로 끌어올리겠다”고 경고했다. 이란과 후티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속되면 홍해를 통한 원유 수송 또한 차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스라엘 역시 8일 이란에 보복했다. 이란 국영 TV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카라지, 북서부 타브리즈, 중부 이스파한 등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트럼프, 월드컵 개막 전 종전 합의 안간힘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한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을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8일 이스라엘의 채널12 방송은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란 공격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도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작전을 일단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을 향해 “미사일은 이미 충분히 쐈으니 협상 테이블에 돌아와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두고도 “미국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 그 공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해 보복 공격을 보류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빠르면 월요일(8일), 늦어도 수요일(10일)쯤엔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북중미 월드컵 대회가 개막하는 11일 이전에 반드시 이란과 종전 합의를 이루려 한다고 분석한다. 다만 그의 바람대로 수일 내에 종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지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에 새로운 변수 겸 장애물로 떠올랐다고 논평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언제든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란 측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재개한다면 “강력하고 압도적인 조치로 맞설 것”이라며 보복을 천명했다. 이스라엘 또한 베이루트가 아닌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은 계속 공격할 뜻을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란과 이스라엘이 올 4월 8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 처음으로 상대방 본토에 대한 공격을 7, 8일 양일간 주고받았다. 7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일대를 공습하자 이란은 곧바로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이 8일 이란 서부 및 중부의 군사 목표물을 공습하자 이란도 이스라엘을 또 공격했다. 두 나라는 서로의 석유화학 시설에 대한 공격도 주고받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트루스소셜에 두 나라를 향해 “즉각 총질을 중단하라(must immediately stop shooting)”고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종전 협상이 최대 고비를 맞자 양측을 모두 자제시킨 것이다. 두 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 뒤 모두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일단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상대방이 공격을 재개한다면 보복에 나설 것임도 분명히 했다.● 이란-이스라엘 충돌 격화이스라엘은 7일 베이루트 남부 교외이며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인 다히예를 공격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15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이란발 미사일 10여 발을 방공망을 동원해 요격했다고 밝혔다.이란은 8일에도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곳곳을 공격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도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레바논 접경지대인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의 석유화학 시설도 공격했다. 전날 이스라엘이 이란 남서부 마샤르의 카룬 석유화학 공장을 공습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타스님뉴스는 이스라엘을 ‘미국이 부리는 미친개’라고 거칠게 비난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수위를 “그들이 후회할 정도로 끌어올리겠다”고 경고했다. 이란과 후티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속되면 홍해를 통한 원유 수송 또한 차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이스라엘 역시 8일 이란에 보복했다. 이란 국영 TV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카라지, 북서부 타브리즈, 중부 이스파한 등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트럼프, 월드컵 개막 전 종전 합의 안간힘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한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을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8일 이스라엘의 채널12 방송은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란 공격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도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작전을 일단 중지하겠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을 향해 “미사일은 이미 충분히 쐈으니 협상 테이블에 돌아와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두고도 “미국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 그 공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해 보복 공격을 보류하라고 촉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빠르면 월요일(8일), 늦어도 수요일(10일)쯤엔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북중미 월드컵 대회가 개막하는 11일 이전에 반드시 이란과 종전 합의를 이루려 한다고 분석한다.다만 그의 바람대로 수일 내에 종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지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에 새로운 변수 겸 장애물로 떠올랐다고 논평했다.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언제든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란 측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재개한다면 “강력하고 압도적인 조치로 맞설 것”이라며 보복을 천명했다. 이스라엘 또한 베이루트가 아닌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은 계속 공격할 뜻을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500대 기업의 본사 보유 순위에서 텍사스주가 캘리포니아주를 제치고 미국 주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캘리포니아주의 높은 물가와 강화된 기업 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2026년 미국 500대 기업(매출액 기준)’에 따르면 이 기업들 중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곳은 57개로 나타났다. 이어 캘리포니아주(56개), 뉴욕주(53개) 등의 순이었다. 텍사스주 소재 500대 기업들은 총 2조8000억 달러(약 4340조 원)의 매출을 올려 캘리포니아주(약 2조7000억달러) 소재 기업들을 앞섰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텍사스는 명실상부한 기업 본사의 본고장”이라며 “세계를 이끄는 기업들이 텍사스에 자신 있게 투자하는 이유는 친기업 분위기,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 숙련된 노동력 덕분”이라고 자평했다.일각에선 진보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주에서 최근 높은 세금과 고강도 규제를 부과하면서 기업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순자산 10억 달러(약 1조5500억 원) 이상의 부자들에게 자산의 5%를 세금으로 내는 이른바 ‘억만장자세’ 논의도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높은 물가와 주택 가격 역시 기업과 기업 구성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여겨진다.폭스뉴스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를 인용해 2018∼2025년 텍사스주 댈러스로 111개 기업이 본사를 옮겼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163개 기업이 본사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로 이동하거나 이동을 결정한 글로벌 기업으로는 오러클, 테슬라, 셰브론 등이 있다. 텍사스주는 지난해 성장률이 3.9%로 미국 내 평균(2.8%)을 웃돌았고, 순유입 인구가 39만 명으로 미국 내 1위에 올랐다.다만 포천은 캘리포니아주가 여전히 주요 지표들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미국 500대 기업은 수익성(약 6470억 달러)과 시가총액(약 20조 달러), 직원 수(약 280만 명)에서 여전히 1위를 유지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31일 남미 콜롬비아의 대선 1차 투표에서 친(親)트럼프 성향의 강경우파 정당 ‘조국의 수호자들’ 소속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후보(48)가 1위를 차지했다. 다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21일 결선 투표에서 강경좌파 성향의 집권 연합 ‘역사적 동맹’의 이반 세페다 후보(64)와 맞붙게 됐다. 최근 중남미 주요국에서는 좌파 정권 치하의 경제난과 치안 악화에 대한 반발로 우파 정치인의 연쇄 집권, 즉 ‘블루타이드(blue tide)’가 완연하다. 올 2월 코스타리카 대선, 지난해 대선을 치른 온두라스, 칠레, 볼리비아, 에콰도르에서 모두 우파 후보가 승리했다. 콜롬비아에서도 이 흐름이 이어질지 관심이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43.7%, 세페다 후보는 41%를 각각 득표했다. 우파 ‘민주주의센터’ 소속 팔로마 발렌시아 후보는 6.9%를 얻었다. 결선 투표에서 에스프리에야 후보가 발렌시아 후보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느냐가 최종 승자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에스프리에야 후보는 변호사 출신의 정치 신인이다. 마약 등 강력범죄가 판치는 콜롬비아의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아마존 밀림에 거대 교도소 10개를 짓겠다고 공약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과 군대에 광범위한 권한을 임시 부여하는 계엄령에도 찬성하고 있다. 감세, 석유 탐사 확대 등 우파 성향의 경제 공약도 내놨다. 즉 고질적인 치안 붕괴에 따른 국민적 불안과 불만이 그의 선전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결선 진출을 확정한 후 연설에서 “21일 콜롬비아의 역사를 바꿀 것”이라며 최종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세페다 후보는 남미의 대표적 반(反)미 정치인인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최저임금 추가 인상, 사회복지 확대 등 페트로 정권의 주요 정책을 계승할 뜻을 밝혔다. 이번 대선의 최종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남미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를 자처한다. 미국, 이스라엘과의 안보 협력 강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페다 후보는 콜롬비아가 미국의 ‘속국’이 되면 안 된다고 맞선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란 정부 내 온건·개혁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사진)이 강경파 혁명수비대의 국정 전횡에 반발해 사직서를 냈다는 이란 반(反)정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이란 정부는 이를 즉각 부인했지만, 이란 지도부 내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31일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측에 사직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과 정부가 국가의 주요한 의사 결정에서 배제된 가운데, 반미주의 등을 강조하는 혁명수비대 강경파가 국정을 장악했다는 내용을 사직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런 상황에선 정부 운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다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페제슈키안의 사임을 수락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권력 최고위층 사이에 깊고 전례 없는 균열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내각회의에서 혁명수비대가 장악한 권력 구조를 비판했다. 그는 “이란의 리더십은 제한된 소수 집단의 지도자와 관료들만으로 구성돼선 안 된다”며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집단, 경제적 이해관계자들, 과학자들도 이란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 X에 “고난을 견뎌내지 않고서는 거대한 도전 과제들에 맞서는 건 불가능하다”며 “험난한 여정은 오직 국민의 인식과 협력을 통해서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썼다. 하지만 페제슈키안 대통령의 사직 보도에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타스님통신은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타스님은 지난달 31일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오늘 업무를 수행했고 향후 일정 또한 평소와 같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런 (사임) 소문은 이란 사회의 화합을 저해할 목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전했다. 세예드 메디 이란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 담당 부실장도 “사임설은 어처구니없는 언론 플레이”라며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는 일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7월 이란의 제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심장외과 의사 출신의 온건파 개혁주의 정치인이다. 그와 혁명수비대 사이의 갈등은 미국-이란 전쟁 초기부터 감지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지 약 일주일 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주변 걸프국들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공격 중단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혁명수비대 강경파가 거세게 반발하자 자신의 사과를 번복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혁명수비대가 지도부 부재를 틈타 독자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란 정부 내 온건, 개혁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강경파 혁명수비대의 국정 전횡에 반발해 사직서를 냈다는 이란 반(反)정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이란 정부는 이를 즉각 부인했지만, 이란 지도부 내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지난달 31일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측에 사직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과 정부가 국가의 주요한 의사결정에서 배제된 가운데 반미주의 등을 강조하는 혁명수비대 강경파가 국정을 장악했다는 내용을 사직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런 상황에선 정부 운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다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페제슈키안의 사임을 수락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권력 최고위층 사이에 깊고 전례 없는 균열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이런 가운데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내각회의에서 혁명수비대가 장악한 권력구조를 비판했다. 그는 “이란의 리더십은 제한된 소수 집단의 지도자와 관료들만으로 구성돼선 안 된다”며 “일반 대중뿐 아니라 모든 사회집단, 경제적 이해관계자들, 과학자들도 이란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날 X에 “고난을 견뎌내지 않고서는 거대한 도전 과제들에 맞서는 건 불가능하다”며 “험난한 여정은 오직 국민의 인식과 협력을 통해서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썼다.하지만 페제슈키안 대통령의 사직 보도에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타스님통신은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타스님은 지난달 31일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오늘 업무를 수행했고 향후 일정 또한 평소와 같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런 (사임) 소문은 이란 사회의 화합을 저해할 목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전했다. 세예드 메디 이란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 담당 부실장도 “사임설은 어처구니없는 언론 플레이”라며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는 일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2024년 7월 이란의 제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심장외과 의사 출신의 온건파 개혁주의 정치인이다. 그와 혁명수비대 사이의 갈등은 미국-이란 전쟁 초기부터 감지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지 약 일주일 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주변 걸프국들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공격 중단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혁명수비대 강경파가 거세게 반발하자 자신의 사과를 번복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혁명수비대가 지도부 부재를 틈타 독자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31일 남미 콜롬비아의 대선 1차 투표에서 친(親)트럼프 성향의 강경우파 정당 ‘조국의 수호자들’ 소속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48)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다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21일 결선 투표에서 강경좌파 성향의 집권 연합 ‘역사적 동맹’의 이반 세페다 후보(64)와 맞붙게 됐다.최근 중남미 주요국에서는 좌파 정권 치하의 경제난과 치안 악화에 대한 반발로 우파 정치인의 연쇄 집권, 즉 ‘블루타이드(blue tide)’가 완연하다. 올 2월 코스타리카 대선, 지난해 대선을 치른 온두라스, 칠레, 볼리비아, 에콰도르에서 모두 우파 후보가 승리했다. 콜롬비아에서도 이 흐름이 이어질 지 관심이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43.7%, 세페다 후보는 41%를 각각 득표했다. 우파 ‘민주주의센터’ 소속 팔로마 발렌시아 후보는 6.9%를 얻었다. 결선 투표에서 에스프리에야 후보가 발렌시아 후보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느냐가 최종 승자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에스프리에야 후보는 변호사 출신의 정치 신인이다. 마약 등 강력범죄가 판치는 콜롬비아의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아마존 밀림에 거대 교도소 10개를 짓겠다고 공약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과 군대에 광범위한 권한을 임시 부여하는 계엄령에도 찬성하고 있다. 감세, 석유 탐사 확대 등 우파 성향의 경제 공약도 내놨다.즉 고질적인 치안 붕괴에 따른 국민적 불안과 불만이 그의 선전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결선 진출을 확정한 후 연설에서 “21일 콜롬비아의 역사를 바꿀 것”이라며 최종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세페다 후보는 남미의 대표적 반(反)미 정치인인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최저임금 추가 인상, 사회복지 확대 등 페트로 정권의 주요 정책을 계승할 뜻을 밝혔다. 이번 대선의 최종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남미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를 자처한다. 미국, 이스라엘과의 안보 협력 강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페다 후보는 콜롬비아가 미국의 ‘속국’이 되면 안 된다고 맞선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개방과 60일간 휴전 연장을 담은 종전 양해각서(MOU)에 잠정 합의했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28일(현지 시간) 전했다. 고농축 우라늄 폐기 등 이란 핵 협상은 휴전 기간 진행되는 조건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MOU를 최종 승인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타스님통신은 “MOU 문안은 확정되지 않았고, 합의했다는 서방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액시오스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미-이란 협상단이 60일간 휴전 연장 및 이란 핵 협상 재개를 골자로 하는 MOU에 잠정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남았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MOU엔 이란이 30일 내 호르무즈 해협에서 모든 기뢰를 제거하고,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이에 미국은 호르무즈에서 민간 선박 운항이 회복되는 정도에 비례해 대이란 해상 봉쇄를 점진적으로 해제키로 했다. 이날 J D 밴스 미 부통령은 “장담할 순 없지만 (체결에) 매우 근접했다”고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잠정 합의안을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즉각 승인하지 않았다. 액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들에게 며칠 동안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등 동맹국들에 MOU 초안을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이란은 미국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긴장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미군 중부사령부는 “격추된 미군 항공기는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호르무즈 개방-핵포기 명시… 美, 이란엔 재건지원 ‘당근’ 제시”“美-이란, 종전 MOU 잠정 합의”트럼프, 이스라엘 등에 초안 공유… 공화당 일각 ‘종전 반대’ 여론 의식“생각할 시간 달라” 최종 승인 미뤄이란 “美가 행동 전에 신뢰 못해”28일(현지 시간) 외신 보도로 알려진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잠정 합의안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60일 휴전 기간 중 이란 핵 폐기 논의가 핵심 골자다.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재자들에게 며칠간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최종 승인을 미룬 건 ‘섣부른 종전 합의’에 반대하는 공화당 내 비판과 이스라엘의 불만을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등에 MOU 초안을 공유하는 등 사전 조율에 들어갔다. 그러나 가디언은 “이란의 핵 폐기 약속이 미뤄졌고, 이스라엘-레바논 휴전이 MOU에 포함돼 있어 이스라엘이 이를 동의하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종전 협상 ‘레드라인’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폐기 △핵무기 개발 중단의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날 이란이 MOU 합의 사실을 부인하는 등 핵 폐기 같은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막판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란, MOU에 핵 개발 포기 약속”이날 액시오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종전 MOU 잠정 합의안에는 휴전을 60일 연장하는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을 ‘제한 없이’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란이 30일 내 모든 기뢰를 제거하고, 미국도 호르무즈 역(逆)봉쇄를 점진적으로 해제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핵심 쟁점인 핵 문제와 관련해선 MOU에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들어갔다. 또 향후 60일간의 핵 협상에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폐기 방안이 다뤄질 것임을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 논의를 약속한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이란 간 불가침 협약,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투 중단도 MOU에 담겼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거쳐 MOU가 체결될 경우 전쟁 발발 후 가장 중요한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종전 MOU를 추진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이어갔다. 이날 베선트 장관은 “이란 항공사 2곳의 착륙, 급유, 항공권 판매를 전면 차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및 석유 제품 운송에 관여한 마셜제도 선적 유조선 ‘플로라’ 등 선박 8척과 홍콩 소재 메디예프 트레이딩 등 16개 법인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 이란 전후 재건 ‘투자 펀드’ 조성 미국은 종전 논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채찍과 더불어 ‘당근’을 이란에 제시하고 있다. 이날 NYT는 협상 내용을 잘 아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재건을 위한 투자 펀드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걸프국들의 자금을 동원해 이란의 전후 재건 비용을 지원해 주겠다는 것.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걸프국들이 3000억 달러(약 449조 원)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을 논의 중이다. 앞서 이란은 종전 협상 과정에서 ‘피해 배상금’을 요구했는데, 이란은 피해 비용을 3000억∼1조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NYT는 투자 펀드 아이디어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에게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투자자인 이들은 이란에 부동산 개발 및 투자 펀드 조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종전 협상 과정에서 이란이 현재 동결 상태인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은 현재 해외 은행에 동결된 약 240억 달러 규모의 자국 자산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에 지급했던 17억 달러를 강하게 비판해 왔기 때문에 현금을 직접 지원할 순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카타르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이란의 동결 자산을 내주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란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29일 X에 “우리는 어떤 보장이나 말도 신뢰하지 않는다”며 “상대방이 먼저 행동하기 전에는 우린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어떤 합의에서든 진정한 승자는 합의 다음 날부터 전쟁에 더 잘 대비할 수 있는 쪽”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한편, 종전 MOU를 둘러싼 막판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6·3 지방선거에서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운전면허 반납 시 교통비 정기 지원’을, 국민의힘이 ‘70세 이상 시내버스 무료화’를 각각 공약으로 내걸었다. 일회성 현금 지급에 그쳤던 고령자 대상 교통비 지원이 정식 제도로 개편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전체 보행자 사망 사고의 3분의 2를 차지한 고령자 대책을 두고 서울시장으로 출마한 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고령자 마을버스 무임승차’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실생활 밀착형 노인보호구역(실버존) 확대’를 공약했다. 배달 오토바이의 보행로 주행에 대해선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가 ‘단속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28일 취재팀은 6·3 지방선거에서 인구수 상위 3개 시도(서울·부산·경기)의 광역단체장으로 출마한 민주당·국민의힘 등 원내 정당 소속 후보 10명과 중앙당 6곳을 대상으로 교통 공약을 심층 점검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2549명으로 2012년 이후 1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교통안전이 핵심 민생 의제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여야 모두 빠른 고령화와 배달 플랫폼의 활성화로 인해 관련 사고가 늘면서 생겨난 안전 사각지대를 새로운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6일 각 정당과 후보 캠프에 동시에 질의서를 보냈고, 25일까지 회신된 응답을 종합했다. 사회민주당은 당내 사정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 민주 “면허 반납 지원” 국힘 “노인 버스 무료” 첫 번째 쟁점은 고령 운전자의 사고다. 지난해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843명으로 전체의 33.4%에 달했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는 인지·신체 능력이 떨어진 고령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10만∼30만 원의 일회성 교통비나 지역화폐를 지급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면허 반납률은 2%대에 머무는 실정이다. 최근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고령자 면허 반납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 중에는 ‘교통카드 지원금 확대’가 55.5%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원내 정당 6곳 중 국민의힘을 제외한 5곳이 운전면허를 반납한 고령자에 대한 교통비 지급 ‘정기화’에 찬성했다. 민주당은 면허 반납 시 택시 바우처와 지역화폐 등 교통비를 정기 지급하고 정기예금에 우대금리를 적용하거나 노인 일자리 선발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의 지원책을 공약에 포함했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지원 나이와 지급 주기, 금액은 지자체마다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조국혁신당은 각 지자체의 고령자 현황과 재정 상황에 따라 교통비를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진보당(월 3만∼5만 원)과 개혁신당(5년간 정기 지원 후 취약층은 연장), 기본소득당(월 5만∼10만 원) 등도 각기 구체적인 금액과 기간을 명시하며 정기 지원 정례화에 힘을 실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금성 지원 대신 만 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시내버스 무료화’ 카드를 꺼냈다. 현재 서울 등 도시철도에 국한된 고령자 무임승차 제도를 시내버스로 확대 적용하면 지하철이 없거나 적은 지역에서 고령자의 이동권을 높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은 “노인 이동권이 강화되면 고령 운전자가 무리하게 차량을 운행하는 일이 줄어들고 면허 반납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보행 사망엔 “AI 신호등” “실버존 확대”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전체 보행 사망자 중 고령층 비율은 지난해 66.9%까지 치솟았다. 기존 실버존이 경로당 등 일부 복지시설에만 편중돼 실제 사고다발지역까지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해법에서 차이를 보였다.서울에서는 정원오 후보가 고령자 무임승차를 마을버스로 확대하고, 이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령층의 도보 이동 자체를 줄여 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한다는 취지로, 철도 소외 지역이나 고지대 등 보행 환경이 열악한 곳의 고령 보행자가 지하철역 등 목적지까지 걷는 거리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단 마을버스 무임 승차 혜택은 출퇴근 혼잡 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한정했다. 오세훈 후보는 고령 친화 보행 안전지대 확대를 공약했다. 경로당, 복지관뿐 아니라 병원, 전통시장, 지하철역 등 고령자가 자주 이용하는 생활 동선 중심으로 보호구역을 넓히는 방식이다. 서울시의 ‘2026년 보호구역 종합관리대책’을 통해 어린이, 고령자, 장애인 등 보행 약자 보호구역 36곳을 새로 지정하고 1000곳에 교통안전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개혁신당 김정철 후보는 실버존에 과속 방지턱과 조명등을 설치하고 불법 주정차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했다.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스마트 건널목 시스템을 고령 보행자 사고다발지역과 고령층 밀집 구역에 우선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인공지능(AI) 카메라가 보행자를 감지해 시간 내 건너지 못할 경우 초록불을 최대 5초 연장하고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방식이다. 또 고령자는 자동 브레이크와 급가속 억제 등 안전장치를 장착한 ‘서포트카’만 운전할 수 있는 일본의 한정 면허 제도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부산형 시니어 안심 보행로를 추진할 예정이다. 고령층의 생활 동선을 점검해 해당 구역 내 파손 보도블록과 불법 주정차를 우선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또 전통시장 장날이나 병원 진료가 몰리는 오전 시간에는 신호등 초록불 시간을 연장하는 시간대 지정형 보행 우선 구간을 도입할 방침이다.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비해 실버존 지정과 관리가 부족한 점을 들어 실생활 동선을 기준으로 확대 지정을 강조했다.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AI가 보행자 이동 경로를 예측해 위험 상황을 경고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건널목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대면 초록불이 6초가량 연장되는 싱가포르의 ‘그린맨 플러스’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관련 사고가 빈발하는 약국이나 시장, 지하철역 주변으로 실버존을 넓히고 중앙 보행섬이나 미끄럼 방지 포장, 보행자 감지 신호체계 등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현재 경기도 내 실버존의 98.7%가 노인복지시설 인근에 있어 실제 사고다발지역과 일치하지 않는 만큼, 실제 통행량을 고려해 고령 친화형 교통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와 진보당 홍성규 후보도 고령층의 생활권을 중심으로 실버존을 확대 지정하는 데 찬성했다.● 후보 10명 중 9명 “이륜차 보행로 통행 단속” 지난해 음주운전이나 화물차 사고에선 전년 대비 사망자가 줄어든 반면 이륜차 사고는 7.5% 증가했다. 특히 배달 수요 폭증과 함께 오토바이가 건널목과 보행로를 넘나들며 시민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경찰청은 전국 5곳에 이륜차 번호판 인식 단속 장비를 시범 설치해 보행로 통행을 단속 중이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부산·경기의 광역단체장 후보 10명 중 9명은 경찰의 시범 단속에서 실효성이 검증되면 이륜차의 보행로 단속 장비를 지역에 적극 설치하겠다고 답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보행로 침범 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지자체 주도의 이륜차 단속이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원오 후보는 이륜차 전면번호 스티커 부착 시범사업에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10월부터 서울과 부산 등에서 영업용 이륜차 전면부에 번호판 역할을 하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시범사업을 벌이기로 했는데,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의미다. 오세훈 후보는 경찰청의 단속 장비와 연계해 스쿨존이나 실버존 내 단속 장비 80대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철 후보는 유일하게 단속 장비 확충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관련 사고 예방을 위해 배달 플랫폼에 무리한 배차를 개선하고 안전교육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산의 전재수 후보는 새로 도입된 이륜차 안전 검사제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단속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박형준 후보는 배달 오토바이 통행이 많은 상권을 분석해 교통사고 위험지도를 만들고 사고 이력과 민원 등 데이터를 종합해 우선 개선 지역을 정할 방침이다. 정이한 후보도 최근 5년간 이륜차 사고를 분석해 다발 지역을 정한 뒤 매년 개선 실적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경기도지사 후보들도 모두 단속 장비 확충에 동의했다. 추미애 후보는 도내 단속 장비가 약 200대 수준으로 부족하다며 추가 설치뿐 아니라 노후 장비 교체도 제안했다. 양향자 후보는 단속 장비 설치와 보행로 안전시설 보강, 이륜차 인식 개선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홍성규 후보는 배달 수수료 현실화와 안전 배달제 정착을 대안으로 내놓았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임유나(산업2부) 주현우(경제부)최효정(사회부) 한채연(산업1부) 기자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중국 반체제 인사가 고무보트를 타고 한국 영해로 밀입국하다 태안 앞바다에서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이 매체들에 따르면 해당 인사는 중국 인권운동가 둥광핑(董廣平·68). 그는 25일 오후 9시 36분 태안 서격비도 북서쪽 약 18㎞ 지점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있다가 인근에 있던 어선에 의해 발견됐다. NYT 등에 따르면 그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그는 중국공산당에 반대해 정치 개혁과 인권 개선을 촉구해 온 반체제 인사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경찰관으로 일했던 그는 1999년 당시 톈안먼 사태 10주년을 맞아 희생자를 추모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파면됐다. 2014년엔 톈안먼 추모 행사에 참여했다 중국 당국에 구금된 그는 이후 수차례 해외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2015년 석방된 둥은 가족과 함께 태국으로 피신했다. 유엔 인권위원회(현 인권이사회)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둥의 아내와 딸은 캐나다에 난민 자격으로 정착했다. 그러나 태국 당국은 같은 해 11월 둥에게 밀입국 혐의를 적용해 중국으로 강제 송환했다.국가 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2019년 석방된 그는 그해 12월 대만으로 헤엄쳐 탈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2020년부터 2년 넘게 베트남에서 숨어지내다 그해 8월 베트남 당국에 체포돼 다시 중국으로 송환됐다. 불법 월경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2023년 10월 출소했다.둥을 돕고 있는 중국계 캐나다 언론인이자 인권운동가인 셩쉐는 3년 전 제트스키를 이용해 한국으로 밀입국한 인권운동가 취안핑의 사례를 둥이 참고했다고 전했다. 취안핑은 2023년 중국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하려다 해경에 체포됐다. 이후 밀입국 혐의로 한국에서 수개월간 수감됐으나, 2024년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 신청을 했다. 셩은 둥이 캐나다에 사는 가족과 재회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CNN은 둥의 한국 도착이 취임 후 대중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인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CNN과 BBC에 따르면 미국에 기반을 둔 국제 인권단체 중국인권(HRIC)은 “70세를 바라보는 사람이 작은 고무보트로 망망대해를 건너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국 인권 상황에 대한 참담한 고발”이라며 한국 정부가 그를 중국으로 송환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빨리 키이우를 떠나라.” 러시아 외교부가 2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키이우에 머물고 있는 각국 외교관과 민간인의 대피를 권고했다. 러시아는 하루 전에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포함한 미사일 90발, 드론 600기를 키이우 일대에 퍼부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키이우를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의 공습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22일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뒤 러시아 점령지가 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스타로빌스크의 사범대 기숙사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이 여파로 학생 2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하자 러시아는 “인내심의 한계를 넘었다”며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다. 이에 맞서 25일 우크라이나 또한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섀도’ 순항미사일로 루한스크 일대의 러시아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텔레그램 영상을 통해 “방공 미사일의 부족이 심각하다”며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 지원을 호소했다. 올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후 전 세계의 관심이 중동으로 쏠리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종전 협상 대신 혈투에 돌입하는 형국이다.● 러, 美 무기 부족해진 우크라 노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25일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민간인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키이우의 군수 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역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키이우 주재 미국 외교관, 미국인 등의 대피를 권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공습에 오레시니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킨잘’, 이스칸데르-M 탄도 미사일, Kh-101 순항 미사일, 방공망 교란용 무인기 ‘파로디야’ 등을 동원했다. 특히 오레시니크 미사일의 사용은 전쟁 발발 후 세 번째다.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습은 이란 전쟁으로 미국이 자국산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예전만큼 공급해 주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이 깊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에 의존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해 왔지만 이란 전쟁 이후 패트리엇 미사일의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밤∼24일 새벽 사이 러시아가 키이우 일대를 맹폭해 최소 4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다쳤다며 “그들(러시아)은 완전히 미쳤다(deranged)”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스타로빌스크 공격이 인근의 러시아군 사령부를 타격한 것이며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군사 시설 인근에 학생 기숙사를 배치했다고 맞선다. 또 러시아에 스톰섀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확인하며 “침략자의 거점은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우크라도 맞공세… 평화 협상 비관론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25일 X에 키이우에 자국 외교관을 보낸 동맹국을 향해 “러시아의 협박에 굴복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카타리나 마테르노바 주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대사는 “EU는 키이우에 머물고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25일 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 브랸스크주의 원유 저장시설을 공격해 손상시켰다. 23일에는 러시아 남부 셰스하리스 석유 터미널, 페름 화학공장, 수도 모스크바 공항에 연료를 공급하는 송유 시설 등을 타격했다. 이로 인해 이번 전쟁의 평화 협상은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24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라고 압박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었다. 대규모 군사 작전에 대한 푸틴의 확신이 커진 상태”라고 전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루비오 장관은 26일 “이 전쟁의 종식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우크라이나 측과 예정된 협상은 없다”고 덧붙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빨리 키이우를 떠나라.”러시아 외교부가 2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키이우에 머물고 있는 각국 외교관과 민간인의 대피를 권고했다. 러시아는 하루 전에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포함한 미사일 90발, 드론 600기를 키이우 일대에 퍼부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키이우를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의 공습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앞서 22일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뒤 러시아 점령지가 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스타로빌스크의 사범대 기숙사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이 여파로 학생 2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하자 러시아는 “인내심의 한계를 넘었다”며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다.이에 맞서 25일 우크라이나 또한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섀도’ 순항미사일로 루한스크 일대의 러시아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텔레그램 영상을 통해 “방공 미사일의 부족이 심각하다”며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 지원을 호소했다. 올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후 전 세계의 관심이 중동으로 쏠리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종전 협상 대신 혈투에 돌입하는 형국이다.● 러, 美 무기 부족해진 우크라 노려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25일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민간인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키이우의 군수 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역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키이우 주재 미국 외교관, 미국인 등의 대피를 권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공습에 오레시니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킨잘’, 이스칸데르-M 탄도 미사일, Kh-101 순항 미사일, 방공망 교란용 무인기 ‘파로디야’ 등을 동원했다. 특히 오레시니크 미사일의 사용은 전쟁 발발 후 세 번째다.러시아의 대대적인 공습은 이란 전쟁으로 미국이 자국산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예전만큼 공급해주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이 깊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에 의존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해 왔지만 이란 전쟁 이후 패트리엇 미사일의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밤~24일 새벽 사이 러시아가 키이우 일대를 맹폭해 최소 4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다쳤다며 “그들(러시아)은 완전히 미쳤다(deranged)”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스타로빌스크 공격이 인근의 러시아군 사령부를 타격한 것이며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군사 시설 인근에 학생 기숙사를 배치했다고 맞선다. 또 러시아에 스톰섀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확인하며 “침략자의 거점은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 우크라도 맞공세… 평화 협상 비관론안드리 시바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25일 X에 키이우에 자국 외교관을 보낸 동맹국을 향해 “러시아의 협박에 굴복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카타리나 마테르노바 키이우 주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대사는 “EU는 키이우에 머물고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25일 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 브랸스크주의 원유 저장시설을 공격해 손상시켰다. 23일에는 러시아 남부 셰스하리스 석유 터미널, 페름 화학공장, 수도 모스크바 공항에 연료를 공급하는 송유 시설 등을 타격했다.이로 인해 이번 전쟁의 평화 협상은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24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라고 압박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었다. 대규모 군사 작전에 대한 푸틴의 확신이 커진 상태”라고 전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루비오 장관은 26일 “이 전쟁의 종식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우크라이나 측과 예정된 협상은 없다”고 덧붙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아르헨티나가 인공지능(AI)을 통해 가상 공간에 현실 사회를 본뜬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정부 정책의 효과를 예측 및 분석한다는 계획을 22일 발표했다. 강경 우파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측은 ‘국가의 정책 설계 역량을 높이기 위한 행정 혁신’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파는 ‘현대판 빅브러더’라며 국가가 개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현지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인적자원부는 AI 기반 공공 정책 플랫폼 ‘사회 디지털 트윈(Gemelo Digital social)’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빈곤, 실업, 복지 수요 등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특정 정책 시행 시 발생 가능한 효과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트윈은 건물이나 공간 등 현실의 대상을 가상 공간에 재현하는 기술이다. 특정 업무나 기술 등을 적용했을 때 예상되는 효과를 미리 파악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 현실의 데이터를 가상 공간에 옮겨와 연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밀레이 정권은 공공 분야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또 공공·민간·학계·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는 만큼 정부 차원의 과도한 감시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사회 디지털 트윈’의 구상이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의 ‘파운드리 디지털 트윈’ 플랫폼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팔란티어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범죄 예측, 군사 작전 지원, 정보 분석 등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며 세계적인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미 중앙정보국(CIA), 미 연방수사국(FBI), 미 국방부 등과도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릴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착 중인 밀레이 대통령이 팔란티어의 자국 투자를 유치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물 사업가인 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는 최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아 밀레이 정권의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현지에서 1200만 달러(약 180억 원)짜리 호화 주택도 매입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야권은 “국가의 기밀 정보가 미 빅테크에 넘어갈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인근 보안 검문소에서 23일 오후 6시경(현지 시간) 총기를 난사한 21세 남성 용의자 나시어 베스트가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게 사살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건 당시 현장에서 약 280m 떨어진 백악관에 머물며 이란과의 종전 협상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피해를 입지 않았다. 다만 총격으로 인근의 행인 1명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백악관 내 취재진이 긴급 대피하고 백악관도 약 1시간 동안 폐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뒤 트루스소셜에 “총격범에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대응한 비밀경호국 및 법 집행기관 관계자에게 감사한다”고 썼다. 지난달 25일 백악관 인근 힐튼호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노린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달 4일에도 워싱턴 기념탑 남동쪽 교차로에서 총기를 소지한 용의자가 법 집행 요원들을 향해 발포했다. 채 한 달도 되지 않는 동안 백악관 일대에서 세 번의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1세 용의자, 예수-빈라덴 등 자처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워싱턴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했다. 용의자 베스트가 오후 6시경 해당 검문소에 접근한 뒤 가방에서 무기를 꺼내 비밀경호국 요원들을 향해 갑자기 발포한 것. 요원들은 집중 대응 사격을 통해 베스트를 제압했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베스트는 지난해 6월 워싱턴 15번가와 E스트리트 북서쪽에서 차량 통행을 방해한 혐의로 비자발적 정신건강시설 수용 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다. 같은 해 7월 백악관 인근에서 불법 침입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그는 당시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주장하며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베스트는 과거 소셜미디어에서도 자신이 2001년 ‘9·11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라덴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해치겠다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올린 적도 있다. 또 그는 백악관 여러 출입 지점 주변을 반복적으로 배회해 이미 비밀경호국으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지목된 상태였다. 과거 법원으로부터 백악관 접근금지 명령도 받은 적이 있다. 이날 사건은 백악관 내 취재진을 통해 외부로 생생하게 전달됐다. 당시 셀리나 왕 ABC방송 백악관 선임기자는 X에 “백악관 북쪽 잔디밭에서 소셜미디어용 영상을 촬영하던 중 총성을 들었다”며 “비밀경호국으로부터 백악관 브리핑룸으로 전력 질주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현재 그곳에 대기 중”이라고 적었다. 앨리슨 로버트 뉴욕타임스(NYT) 사진기자 또한 “약 20∼30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형 연회장 꼭 필요” 트럼프 대통령은 연이은 총격 사건을 자신이 건설 중인 백악관 내 대형 연회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활용했다. 그는 “미래의 미국 대통령을 위해 워싱턴에 가장 안전하고 보안이 철저한 공간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미국 서민들이 힘들어하는데 초호화 연회장이 왜 필요하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른 암살 위협을 핵심 지지층 결집 등 정치적 목적으로 쓸 것으로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수차례 암살 위협에 노출됐다. 특히 2024년 7월에는 당시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의 대규모 장외 유세 도중 총격을 당했다. 당시 총알이 그의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플로리다주 트럼프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의 경계 철조망 근처에서 소총을 들고 대통령을 노렸던 남성이 체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때마다 암살 위협을 이겨낸 자신을 ‘승리자’로 포장하며 지지층의 규합을 호소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