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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슈 남부 주고쿠 지방에서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 선출됐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9일 주고쿠 지방 최대 도시인 히로시마현의 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요코타 미카(横田美香·54·사진) 전 부지사가 83.4%를 득표해 당선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사 중 여성은 요시무라 미에코(吉村美栄子) 야마가타현 지사,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에 이어 3명이 됐다. 역대 여성 광역단체장으로는 8번째다. 앞서 지난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취임하며 일본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 시대를 열었다. 주고쿠 지방은 일본 내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어서, 여성 지사의 탄생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히로시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요코타 당선인은 승리 확정 후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여성의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성이 적은 환경에서 일하면서 여성의 활약에 대해 고민해 온 것을 현정에서 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요코타 당선인은 1995년 농림수산성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도야마현 부지사 등을 거쳐 올 4월부터 히로시마현 부지사로 재직했다. 그는 집권 자민당뿐 아니라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명당 등 야당 추천까지 받았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14년 가자지구에서 전사한 이스라엘 장교의 시신을 11년여 만에 본국으로 송환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9일 오후 하마스가 인계한 시신이 하다르 골딘 중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골딘 중위는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50일 전쟁 당시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작전을 수행하다 전사한 인물로 사망 당시 23세였다. 당시 하마스는 휴전이 발효된 지 1시간 만에 라파 인근을 순찰하던 이스라엘 부대를 공격해 골딘 중위 등 군인 3명이 숨졌다. 이후 하마스는 골딘 중위의 시신을 땅굴로 옮겼다. 이후 이스라엘은 골딘 중위를 전쟁 영웅으로 기리며 오랫동안 송환을 요구해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자신의 집무실에 놓인 골딘 중위 사진을 들어 보이며 “그들(숨진 병사들)을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맹세했다”며 “단 한순간도 이 목표를 포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골딘 중위를 “이스라엘의 영웅”이라 칭하고, 시신 송환을 위한 유족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이번 시신 송환으로 하마스는 지난달 9일 가자지구 휴전 합의에 따라 반환을 약속한 이스라엘 인질 시신 28구 중 24구에 대한 인계를 마쳤다. 송환된 시신 중에는 태국인 농업 노동자 1명이 포함됐다. 자국민 인질 시신 1구가 돌아올 때마다 팔레스타인인 시신 15구를 송환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300구의 팔레스타인인 시신을 돌려줬다. 한편, 가자지구 보건부는 2023년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8일 기준 6만916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휴전 협정 발효 후 최소 241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덧붙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일본 혼슈 서남부 히로시마현에서 첫 여성 지사가 탄생했다.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9일 히로시마현 지사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요코타 미카(横田美香·54) 전 부지사가 55만 2614표(득표율 83.4%)를 얻어 승리했다.이번 선거는 16년간 히로시마현을 이끈 유자키 히데히코 지사를 이을 신인 정치인 간 대결이었다. 요코타 당선인은 히데히코 지사의 주요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청년과 여성이 살고 싶은 커뮤니티 조성”과 공직 경력을 살린 농림수산업 생산력 증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해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요코타 당선인은 1995년 농림수산성에 입성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내각관방 심의관과 도야마현 부지사 등을 거친 행정 전문가다. 올해 4월부터 히로시마현 부지사로 재직한 그는 집권 자민당뿐 아니라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명당 등 주요 야당의 추천까지 받았다.이에 따라 일본의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현역 지사 중 여성은 요시무라 미에코 야마가타현 지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에 이어 3명이 됐다. 일본에서 탄생한 8번째 여성 지사다.일본은 지난달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취임하며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 시대를 열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한 시대가 끝나고 오랫동안 억눌렸던 민족의 영혼이 목소리를 낼 때가 온다.” 4일(현지 시간)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인도계 무슬림 조란 맘다니 당선인(34)은 승리 연설 당시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1947년 독립 기념 연설 ‘운명과의 밀회(Tryst with Destiny)’에 나오는 구절을 빌려 이같이 말했다. 자신이 인도계라는 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는 듯 뉴욕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출생지인 아프리카 우간다, 부모가 태어난 인도의 합성어 ‘우긴디아(Ugindia)’라는 모자를 쓰고 다닐 정도로 자신의 인도계 및 이민자 정체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맘다니 당선인의 승리는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확인됐던 인도계 정치인의 약진을 또다시 확인시켰다. 당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61)은 미 역사상 최초의 비(非)백인 후보 겸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겨뤘다.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53) 또한 인도계다. 실리콘밸리는 오래전부터 인도계 경영자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53),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58), 어도비의 샨터누 너라연 CEO(62), IBM 아르빈드 크리슈나 CEO(63) 등을 포함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편입된 기업 중 25곳 수장이 인도계다.● 트럼프 2기 행정부서 두각 인도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인도계 인구는 약 540만 명으로 3억3000만 명 인구의 1.6%에 불과하다. 하지만 영어가 공용어인 사회 배경, 뛰어난 수학 및 과학 실력, 세계 최대 인구대국에서 시작되는 치열한 경쟁과 뜨거운 교육열, 다문화 다종교 다언어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 등을 앞세워 어떤 소수계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정계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금융경제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 주류 사회에서 영향력을 넓힌 유대계의 성공 방식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인도계 인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45)은 국가안보, 방첩 등을 담당하는 공룡 조직 FBI를 이끄는 최초의 인도계 겸 비백인계 수장이다. 인도계 이민자 2세로 자신의 힌두교 신앙을 강조한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44) 또한 DNI의 첫 힌두교도 수장이다. 어머니가 힌두교도이며 그 또한 모친의 종교를 물려받았다.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인도계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39)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재직했다. J D 밴스 부통령의 부인인 우샤(39)도 주목받는다. 인도계 이민자 2세로 최초의 비백인 ‘세컨드 레이디’로 유명하다. 올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희토류 광물 협정을 체결하려 했을 때 법률 검토 작업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엘리트 법조인이다. 남편인 밴스 부통령이 자신의 부모를 위해 인도 요리를 만들어 대접한다고 자랑한 적도 있다.연방 의회에도 인도계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435석인 하원에는 6명의 인도계 하원의원이 있다. 북한 의제에도 깊게 관여하는 ‘지한파’ 아미 베라 의원(캘리포니아·60)을 필두로 로 카나(캘리포니아·49), 라자 크리슈나무르티(일리노이·52), 수하스 수브라마니암(버지니아·39), 슈리 타네다르(미시간·70), 프라밀라 자야팔(워싱턴·60) 의원이 모두 인도계다. 이들 6명은 모두 맘다니 당선인, 해리스 전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야당 민주당 소속이다. 특히 베라 의원은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을 맡았고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을 지내는 등 한반도 의제에 정통하다. 다만 100석인 상원에는 현재 인도계가 없다. 해리스 전 부통령 또한 최근 지난 대선 캠페인 소회를 밝힌 회고록을 내는 등 활발한 정치 행보를 거듭하며 2028년 대선을 준비 중이다. 헤일리 전 대사 또한 다음 대선의 공화당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압도적 교육열로 정재계 장악 인도계의 약진 이유로 뜨거운 교육열, 우수한 영어 구사 능력 등이 꼽힌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25세 이상 인도계 미국인의 77%가 학사 이상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학사 학위 소지자는 31%, 석박사 등 고급 학위 소지자는 45%에 달한다. 이는 아시아계 전체(56%)는 물론이고 미국 태생 미국인(31.6%)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학사 이상 학위 보유 비율은 이민 1세대(77%)와 미국 태생 인도계(76%)가 거의 같다는 점에선 높은 교육열이 확인된다. 인도계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지난해 미 정부의 STEM 전공 유학생 실습 허가 중 48%를 인도 유학생이 차지했다. 시사매체 타임 또한 인도계 경영자의 두각 비결로 영어, 치열한 경쟁 등을 꼽았다.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은 인도에서는 사실상 영어가 공용어다. 힌디어는 수도 델리를 비롯한 북부 일부에서만 통용되고 중남부에서는 수십 개 현지어가 쓰이기에 서로의 소통을 위해서도 영어가 필수적이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능숙한 영어를 구사한다. 미국으로 이주한 다수의 인도인은 어려서부터 영어 교육을 받은 최상위 카스트 ‘브라만’ 출신이다. ‘인도판 KAIST’로 불리는 명문 인도공과대(IIT)도 빼놓을 수 없다. 인도는 독립 9년 만인 1956년 이 학교를 세워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인도계의 상당수가 이 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왔다. 힌디어로 ‘주가드(Jugaad)’라 불리는 순발력과 창의성을 앞세운 특유의 기업가 정신, 다문화 전통에서 생겨난 포용력 있는 자세 등도 인도 경영자의 장점으로 거론된다. 주가드는 특정 매뉴얼이나 기존 성공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돌발 상황이 닥칠 때마다 스스로 상황에 맞는 답을 내놓는 태도를 뜻한다. 나델라 CEO가 MS 수장에 오른 후 MS는 주력 사업을 윈도,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SW)에서 클라우드 사업으로 바꿨다.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자가 거의 없고 막대한 돈을 잘 버는데도 모험을 감행한 이유 역시 주가드 정신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과 불꽃 튀는 패권 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미국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반(反)중국 정서 또한 인도계 부상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계 유학생과 연구원을 경계하며 다양한 규제책을 내놓자 서구 민주주의에 익숙하고 영어에 능통한 인도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인도계의 약 60%는 2000년 이후에 정착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양쪽 부모 모두 인도계인 순혈 인도계 인구만 440만 명으로 이전 조사(2010년) 310만 명 대비 42% 증가해 아시아계 중 중국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만큼 성장세가 빠르다. 먼저 정착해 미국 사회에서 입지를 다진 인도계가 후발 이민자들을 적극 끌어주면서 인도계 커뮤니티 전체의 성장을 도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교육에 대한 투자와 전문 기술 습득을 통해 IT 등 수익성 높은 분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금융업을 기반으로 주류 사회 영향력을 넓힌 유대계와 인도계 성공 공식이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매체는 미국 내 인도계 로비 단체 미-인도 정치행동위원회(USINPAC) 등이 유대계 로비단체를 롤모델 삼아 경제적 성공을 정치적 영향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인도계 인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80년대 미국으로 온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64)는 빈곤 퇴치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저서 ‘자유로서의 발전’으로 유명한 아마르티아 쿠마르 센 전 하버드대 교수(92)도 1998년 아시아 국적자로는 처음 노벨 경제학상을 탔다. 싱크탱크 카네기평화재단은 올 6월 팟캐스트에서 “많은 이민자 집단이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인도계 미국인들만큼 빠르고 멀리까지 뛰어난 성과를 낸 집단은 없다”며 “많은 이들이 거의 한 ‘세기’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수준에 한 ‘세대’ 만에 도달했다”고 평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년간 좌파 정권이 집권했던 남미 볼리비아에서 8일 중도 성향의 자유 시장주의자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58)이 취임해 5년 임기를 시작했다. 파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라파스의 연방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어깨띠를 받았다. 그는 “물려받은 나라는 파산 상태지만 국민을 위한 봉사의 시간을 시작하겠다”며 “볼리비아는 세계로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파스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경제난 타파, 부패 척결, 미국과의 관계 개선 등을 강조했다. 좌파 정권하에서 고물가, 고실업, 화폐가치 하락 등이 나타난 점을 들어 “이념은 국민 식탁에 밥을 올려놓지 못한다”고도 주장했다. 민간 부문의 성장 촉진, 정부 권한 분산 등을 통해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파스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2005년 대선에서 승리한 강경진보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8년 내정 간섭을 이유로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했다. 이후 두 나라는 사실상 외교 관계가 단절된 상태였다. 파스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또한 조만간 만날 뜻을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리튬의 주산지인 볼리비아와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등 우파 지도자가 집권한 중남미 주요국에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파스 대통령의 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400억 달러(약 58조 원) 지원 계획에 힘입어 지난달 26일 중간선거에서 압승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년 간 좌파 정권이 집권했던 남미 볼리비아에서 8일 중도 성향의 자유 시장주의자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58)이 취임해 5년 임기를 시작했다. 파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라파스의 연방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어깨띠를 받았다. 그는 “물려받은 나라는 파산 상태지만 국민을 위한 봉사의 시간을 시작하겠다”며 “볼리비아는 세계로 돌아왔다”고 선언했다.파스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경제난 타파, 부패 척결, 미국과의 관계 개선 등을 강조했다. 좌파 정권 하에서 고물가, 고실업, 화폐가치 하락 등이 나타난 점을 들어 “이념은 국민 식탁에 밥을 올려놓지 못한다”고도 주장했다. 민간 부문의 성장 촉진, 정부 권한 분산 등을 통해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특히 파스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2005년 대선에서 승리한 강경진보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8년 내정 간섭을 이유로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했다. 이후 두 나라는 사실상 외교 관계가 단절된 상태였다. 파스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조만간 만날 뜻을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리튬의 주산지인 볼리비아와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등 우파 지도자가 집권한 중남미 주요국에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파스 대통령의 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400억 달러(약 58조 원) 지원 계획에 힘입어 지난달 26일 중간선거에서 압승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향후 10년간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1조 달러(약 1450조 원) 상당의 주식을 보상받는 안건이 테슬라 주주 총회를 6일(현지 시간) 통과했다. 머스크가 이 같은 보상을 받을 경우 현재 약 13%인 그의 테슬라 지분은 25% 이상으로 높아지게 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CEO 보상안이며 미국의 연간 국방 예산과 맞먹는 금액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테슬라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75%가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에 찬성했다. 테슬라 이사회가 설계한 이 보상안은 머스크가 정해진 경영 목표를 2035년까지 달성할 경우 테슬라 전체 보통주의 약 12%에 해당하는 4억2300만여 주를 12단계에 걸쳐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보상안에 대한 표결은 회사의 리더인 머스크는 물론이고 테슬라의 향후 중심 사업을 (전기차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AI)으로 옮기려는 그의 비전에 대한 평가전(referendum)으로 여겨졌다”고 진단했다. 머스크가 보상을 받으려면 현재 약 1조5000억 달러 규모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6배 수준인 8조5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또 테슬라 차량 2000만 대 판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구독 1000만 건,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 판매,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100만 대 상업 운행 등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보상안에 대한 찬반 투표에는 머스크 본인도 참여했다. 또 보상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머스크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함께 무대에서 춤을 추며 기쁨을 표했다. 하지만 보상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테슬라 지분의 약 1.2%를 보유했고, 상위 10대 주주에 속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주총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을 한국의 삼성전자 공장, TSMC의 대만·텍사스·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도 밝혔다. 또 “최상의 시나리오로 칩 생산량을 추산해도 여전히 부족하다”며 “테슬라 ‘테라 팹’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자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시사한 것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10년간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1조 달러(약 1450조 원) 상당의 주식을 보상받는 안건이 테슬라 주주 총회를 6일(현지 시간) 통과했다. 머스크가 이 같은 보상을 받을 경우 현재 약 13%인 그의 테슬라 지분은 25% 이상으로 높아지게 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CEO 보상안이며 미국의 연간 국방 예산과 맞먹는 금액이라고 전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테슬라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75%가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에 찬성했다. 테슬라 이사회가 설계한 이 보상안은 머스크가 정해진 경영 목표를 2035년까지 달성할 경우 테슬라 전체 보통주의 약 12%에 해당하는 4억2300만여 주를 12단계에 걸쳐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보상안에 대한 표결은 회사의 리더인 머스크는 물론이고 테슬라의 향후 중심 사업을 (전기차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AI)으로 옮기려는 그의 비전에 대한 평가전(referendum)으로 여겨졌다”고 진단했다. 머스크가 보상을 받으려면 현재 약 1조5000억 달러 규모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6배 수준인 8조5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또 테슬라 차량 2000만 대 판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구독 1000만 건,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 판매,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100만 대 상업 운행 등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보상안에 대한 찬반 투표에는 머스크 본인도 참여했다. 또 보상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머스크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함께 무대에서 춤을 추며 기쁨을 표했다.하지만 보상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테슬라 지분의 약 1.2%를 보유했고, 상위 10대 주주에 속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한편 머스크는 이날 주총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을 한국의 삼성전자 공장, TSMC의 대만·텍사스·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도 밝혔다. 또 “최상의 시나리오로 칩 생산량을 추산해도 여전히 부족하다”며 “테슬라 ‘테라 팹’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자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시사한 것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보수 우위의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권에 표시되는 성별을 남성과 여성으로만 제한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간) 연방대법원은 여권 성별 표기를 남성과 여성 두 가지로 제한하는 정책이 하급심에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유지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여권 소지자의 출생 시 성별을 표시하는 것은 평등 보호 원칙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출생지를 명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특정 개인을 차별하지 않고 역사적 사실을 기재하는 데 불과하다”고 밝혔다.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정책이 트랜스젠더를 “폭력, 괴롭힘, 차별의 증가”에 노출시킬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정부는 적법성이 의문시되는 정책을 즉각 시행하려 하면서도, 시행이 중단될 경우 정부가 피해를 본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반면 정책 시행은 원고에게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올 1월 20일 출생증명서와 “생물학적 분류”에 따라 남성과 여성 두 개의 성별만 인정한다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여권에 남성(M)과 여성(F) 외 제3의 성별(X)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조치를 뒤집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시민 단체에서 즉각 소송을 제기했고, 올 6월 연방 지방법원은 정책이 성소수자를 적대한다며 금지 명령을 내렸다. 9월 트럼프 행정부의 항소까지 기각되자 법무부는 대법원에 긴급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였다.AP통신은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20건 이상의 긴급 안건에서 정부 손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의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조치를 일시 허용했다. 현재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팀 참가 금지 법안의 합헌성과 미성년자 대상 전환 치료 금지의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를 심리 중이다.팸 본디 법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대법원 긴급 안건에서의 24번째 승리”라고 올리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세상에는 두 가지 성별이 존재한다. 법무부 변호사들이 그 단순한 진실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송을 제기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존 데이비슨 변호사는 “모두가 자기 자신으로 살 권리에 대한 가슴 아픈 좌절”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트랜스젠더와 그들의 헌법적 권리를 다시 공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최초의 ‘Z세대’ 뉴욕시장 배우자로 내년 1월 1일 ‘그레이시 맨션(뉴욕시장 관저)’의 주인이 되는 라마 두와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5일 CNN은 뉴욕 최초의 인도계 무슬림 시장이자 ‘민주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란 맘다니 당선인(34)의 아내 두와지 여사(28·사진)를 이렇게 소개했다. 일러스트레이터 겸 애니메이터인 그는 선거운동 기간 언론 노출을 피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 활동과 패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두와지 여사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60만 명을 넘어섰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두와지는 의도적으로 배경에 머물러 있다”며 그가 맘다니 당선인과 함께 TV에 출연하거나 잡지 사진을 촬영하는 등의 전통적인 ‘정치인 아내’ 역할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두와지는 선거운동 기간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진보 성향의 젊은 뉴욕 시민들에게 ‘서민적 매력(everyman appeal)’을 풍겼다”며 “이는 그의 남편(맘다니)이 출마 후 부각하려 한 이미지”라고 평가했다. 시리아계 미국인인 두와지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나 9세 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주했다. 버지니아커먼웰스대(VCU) 예술대를 졸업하고,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VA)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중동, 유럽, 미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그의 작품은 NYT, 패션잡지 보그, 런던 테이트모던 박물관 등에서 소개됐다. 맘다니 당선인과 두와지 여사는 2021년 데이팅 앱 ‘힌지’를 통해 처음 만났고, 지난해 10월 약혼했다. 이로부터 두 달 뒤 두바이에서 이슬람식 혼인 언약식을 했으며 올 2월 뉴욕시청에서 결혼했다. 두와지 여사는 그간 소셜미디어에 중동 위기를 묘사한 작품을 게시하고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2020년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농민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잡지 글에 삽화를 그렸고, “대통령은 바뀌어도 미국 제국주의는 변하지 않는다. 누가 집권하든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생각하며”라고 썼다. 올 4월 중동·아프리카 지역 잡지 ‘융(Yung)’과의 인터뷰에선 “지금 뉴욕의 상황은 어둡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미국과 팔레스타인,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가능한 한 목소리를 내는 것뿐”이라고 했다. 한편 두와지 여사의 친구이며 사진작가인 하스나인 바티는 “그는 현대판 다이애나 왕세자빈이다”라고 NYT에 말했다. 앞으로 두와지 여사가 1980, 90년대 세련된 패션과 다양한 인권 및 사회 활동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 같은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최초의 ‘Z세대’ 뉴욕시장 배우자로 내년 1월 1일 ‘그레이시 맨션(뉴욕시장 관저)’의 주인이 되는 라마 두와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5일 CNN은 뉴욕 최초의 인도계 무슬림 시장이자 ‘민주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란 맘다니 당선인(34)의 아내 두와지 여사(28)를 이렇게 소개했다. 일러스트레이터 겸 애니메이터인 그는 선거운동 기간 언론 노출을 피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 활동과 패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두와지 여사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60만 명을 넘어섰다.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두와지는 의도적으로 배경에 머물러 있다”며 그가 맘다니 당선인과 함께 TV에 출연하거나 잡지 사진을 촬영하는 등의 전통적인 ‘정치인 아내’ 역할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두와지는 선거운동 기간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진보 성향의 젊은 뉴욕 시민들에게 ‘서민적 매력(everyman appeal)’을 풍겼다”며 “이는 그의 남편(맘다니)이 출마 후 부각하려 한 이미지”라고 평가했다.시리아계 미국인인 두와지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나 9세 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주했다. 버지니아커먼웰스대(VCU) 예술대를 졸업하고,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VA)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중동, 유럽, 미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그의 작품은 NYT, 패션잡지 보그, 런던 테이트모던 박물관 등에서 소개됐다.맘다니 당선인과 두와지 여사는 2021년 데이팅 앱 ‘힌지’를 통해 처음 만났고, 지난해 10월 약혼했다. 이로부터 두 달 뒤 두바이에서 이슬람식 혼인 언약식을 했으며 올 2월 뉴욕시청에서 결혼했다.두와지 여사는 그간 소셜미디어에 중동 위기를 묘사한 작품을 게시하고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2020년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농민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잡지 글에 삽화를 그렸고, “대통령은 바뀌어도 미국 제국주의는 변하지 않는다. 누가 집권하든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생각하며”라고 썼다. 올 4월 중동·아프리카 지역 잡지 ‘융(Yung)’과의 인터뷰에선 “지금 뉴욕의 상황은 어둡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미국과 팔레스타인,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가능한 한 목소리를 내는 것뿐”이라고 했다.한편 두와지 여사의 친구이며 사진작가인 하스나인 바티는 “그는 현대판 다이애나 왕세자비다”라고 NYT에 말했다. 앞으로 두와지 여사가 1980~90년대 세련된 패션과 다양한 인권 및 사회활동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같은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23년 4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15만여 명이 사망한 수단에서 최근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병원에서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반군 ‘RSF’가 지난달 26일 정부군의 거점이었던 서부 다르푸르주의 알파시르를 장악한 후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수단 정부군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휴전 제의를 거부한다고 4일 밝혔다. 러시아, 이집트, 튀르키예,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 정부군과 반군을 배후에서 지원하는 가운데 갈등이 계속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사회개발정상회의(WSSD)에서 “수단의 끔찍한 위기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양측 모두 당장 협상장에 나와 폭력의 악몽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9일 알파시르의 한 병원에서만 환자들을 포함해 최소 460명 이상이 반군 측에 살해됐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반군이 알파시르 일대에서 2000여 명을 학살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예일대 인도주의연구소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반군이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한 집단 매장지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양측은 모두 휴전에 미온적이다.수단은 1956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극심한 정정 불안에 시달렸다. 2023년 4월 압둘팟타흐 알부르한 총사령관이 이끄는 정부군과 무함마드 함단 다갈로가 수장인 RSF가 대규모 무력 충돌을 벌이면서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군은 무슬림이 대부분이며 상대적으로 부유한 북부가 기반이고, 반군은 기독교도가 많으며 낙후된 남부가 기반이다. 경제, 종교, 지역 갈등이 첨예하게 얽혀 있어 해결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다. 유엔은 수단 내전을 ‘21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표현해 왔다. 주변국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정부군과 반군을 각각 지원하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집트 튀르키예 이란 등은 정부군을 지원하고, 러시아 UAE 등은 반군과 밀착하고 있다. 이 나라들은 홍해 교역로에 위치해 있고, 비옥한 농지와 금 같은 광물이 풍부하다는 점 때문에 수단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원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4일 “수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개입하고 있지만 현지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23년 4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15만여 명이 사망한 수단에서 최근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병원에서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반군 ‘RSF’가 지난달 26일 정부군의 거점이었던 서부 다르푸르주의 알파시르를 장악한 후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수단 정부군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휴전 제의를 거부한다고 4일 밝혔다. 러시아, 이집트, 튀르키예,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 정부군과 반군을 배후에서 지원하는 가운데 갈등이 계속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사회개발정상회의(WSSD)에서 “수단의 끔찍한 위기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양측 모두 당장 협상장에 나와 폭력의 악몽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9일 알파시르의 한 병원에서만 환자들을 포함해 최소 460명 이상이 반군 측에 살해됐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반군이 알파시르 일대에서 2000여 명을 학살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예일대 인도주의연구소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반군이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한 집단 매장지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양측은 모두 휴전에 미온적이다. 정부군을 이끄는 하산 카브룬 국방장관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반군 소탕전을 위한 군사력 동원과 전투 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국민을 위한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반군 역시 휴전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수단은 1956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극심한 정정 불안에 시달렸다. 2023년 4월 압둘팟타흐 알부르한 총사령관이 이끄는 정부군과 무함마드 함단 다갈로가 수장인 RSF가 대규모 무력 충돌을 벌이면서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군은 무슬림이 대부분이며 상대적으로 부유한 북부가 기반이고, 반군은 기독교도가 많으며 낙후된 남부가 기반이다. 경제, 종교, 지역 갈등이 첨예하게 얽혀 있어 해결 실마리 찾기가 어렵다. 유엔은 수단 내전을 ‘21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표현해 왔다.주변국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정부군과 반군을 각각 지원하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집트 튀르키예 이란 등은 정부군을 지원하고, 러시아 UAE 등은 반군과 밀착하고 있다. 이 나라들은 홍해 교역로에 위치하고 있고, 비옥한 농지와 금 같은 광물이 풍부하다는 점 때문에 수단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원한다.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4일 “수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개입하고 있지만 현지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슬리와에게 투표하면 맘다니에게 투표하는 것과 같다. 쿠오모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선택의 여지가 없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시장을 뽑는 선거가 4일 치러지는 가운데 뉴욕 출신이며 이곳에서 부동산 사업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이 선거 전날인 3일 집권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 후보가 아닌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현직 대통령이 지방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소속 정당 후보 대신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쿠오모 후보는 과거 민주당 소속으로 3선 뉴욕주지사를 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소홀하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악연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쿠오모 후보 지지를 밝힌 건 현재 지지율 1위인 민주당 조란 맘다니 후보 당선을 어떻게든 막겠단 의도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으로 뉴욕시장 선거의 열기는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표는 미 동부 시간 4일 오전 6시∼오후 9시(한국 시간 4일 오후 8시∼5일 오전 11시) 할 수 있으며 마감 직후 초기 집계 결과가 발표된다.● 사전투표 열기 후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경험도 없고 완전한 실패의 기록을 가진 공산주의자(맘다니)보다는 성공의 기록을 가진 민주당원(쿠오모)이 승리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맘다니가 승리하면 뉴욕은 경제사회적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맘다니가 시장이 된다면 뉴욕에 최소한의 연방 기금만 제공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 후보는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칭할 만큼 강경 진보 성향이다. 공공 임대료 동결, 부유세, 무상 대중교통과 보육, 공공 슈퍼마켓 등 그의 공약들도 좌파 성향이 강하다. 당선되면 최초의 무슬림 뉴욕시장이 된다. 특히 맘다니 후보는 유대계 파워가 강한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에서 “억만장자 없는 미국을 재건하고 싶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뉴욕에 온다면 체포하겠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그가 너무 급진적이며 뉴욕주 하원의원 경험 외에는 별다른 경력이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트럼프 대통령의 쿠오모 지지는 최근 맘다니 후보와 쿠오모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여론조사 회사 아틀라스인텔이 10월 31일∼이달 2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맘다니 후보의 지지율은 43.9%로 쿠오모 후보(39.4%)보다 4.5%포인트 높다. 지난달 25∼30일 조사 때 양측 격차는 6.6%포인트였다. 특히 현재 슬리와 후보의 지지율은 15.5%여서 쿠오모 후보와 슬리와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맘다니 후보를 앞선다. 트럼프 대통령의 쿠오모 후보 지지 선언 뒤 맘다니 후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축하한다, 앤드루 쿠오모. 당신이 이를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안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선언으로 이번 선거는 ‘경험은 없지만 선심성 공약을 내건 젊은 민주당 후보(맘다니)’와 ‘연륜은 갖췄지만 노회한 기성 정치인(쿠오모)’의 대결 구도가 됐다. 쿠오모 후보는 성추행 의혹으로 과거 뉴욕 주지사에서 하차했다는 점이 큰 약점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뉴욕에서 민주당 지지층조차 둘로 갈라지면서 사전투표 열기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달 25일∼이달 2일 사전투표에는 총 73만5000여 명이 참가했다. 2021년 선거 때보다 약 4배 더 많다.● 최장기 향해 가는 ‘셧다운’ 책임공방도 커질듯 한편 4일에는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뉴욕 인근 뉴저지주의 주지사 선거도 치러진다. 이 선거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초기 평가를 반영하는 동시에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담고 있다. CNN은 “4일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시험”이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셧다운’(미 연방정부의 일시 업무 중지)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미 동부 시간 5일 0시(한국 시간 5일 오후 2시) 이전에 해결이 안 되면 이번 셧다운 사태는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슬리와에게 투표하면 맘다니에게 투표하는 것과 같다. 쿠오모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선택의 여지가 없다.”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시장을 뽑는 선거가 4일 치러지는 가운데 뉴욕 출신이며 이곳에서 부동산 사업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날인 3일 집권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 후보가 아닌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현직 대통령이 지방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소속 정당 후보 대신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쿠오모 후보는 과거 민주당 소속으로 3선 뉴욕주지사를 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소홀하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악연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쿠오모 후보 지지를 밝힌 건 현재 지지율 1위인 민주당 조란 맘다니 후보 당선을 어떻게든 막겠단 의도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으로 뉴욕 시장 선거의 열기는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표는 미 동부 시간 4일 오전 6시~오후 9시(한국 시간 4일 오후 8시~5일 오전 11시) 할 수 있으며 마감 직후 초기 집계 결과가 발표된다.● 트럼프, “쿠오모 지지”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경험도 없고 완전한 실패의 기록을 가진 공산주의자(맘다니)보다는 성공의 기록을 가진 민주당원(쿠오모)이 승리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맘다니가 승리하면 뉴욕은 경제사회적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맘다니가 시장이 된다면 뉴욕에 최소한의 연방 기금만 제공할 것”이라고 압박했다.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 후보는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칭할 만큼 강경 진보 성향이다. 공공 임대료 동결, 부유세, 무상 대중교통과 보육, 공공 슈퍼마켓 등 그의 공약들도 좌파 성향이 강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도 비판해 왔다. 당선되면 최초의 무슬림 뉴욕시장이 된다.특히 맘다니 후보는 유대계 파워가 강한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에서 “억만장자 없는 미국을 재건하고 싶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뉴욕에 온다면 체포하겠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그가 너무 급진적이며 뉴욕주 하원의원 경험 외에는 별다른 경력이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트럼프 대통령의 쿠오모 지지는 최근 맘다니 후보와 쿠오모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여론조사 회사 아틀라스인텔이 10월 31일~이달 2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맘다니 후보의 지지율은 43.9%로 쿠오모 후보(39.4%)보다 4.5%포인트 높다. 지난달 25~30일 조사 때 양측 격차는 6.6%포인트였다. 특히 현재 슬리와 후보의 지지율은 15.5%여서 쿠오모 후보와 슬리와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맘다니 후보를 앞선다.트럼프 대통령의 쿠오모 후보 지지 선언 뒤 맘다니 후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축하한다, 앤드루 쿠오모. 당신이 이를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안다”고 조롱했다. 슬리와 후보도 쿠오모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사전투표 열기…“중간선거 전초전”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선언으로 이번 선거는 ‘경험은 없지만 선심성 공약을 내건 젊은 민주당 후보(맘다니)’와 ‘연륜은 갖췄지만 노회한 기성 정치인(쿠오모)’의 대결 구도가 됐다. 쿠오모 후보는 성추행 의혹으로 과거 뉴욕 주지사에서 하차했다는 점이 큰 약점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뉴욕에서 민주당 지지층조차 둘로 갈라지면서 사전투표 열기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달 25일~이달 2일 사전투표에는 총 73만5000여 명이 참가했다. 2021년 선거 때보다 약 4배 더 많다.한편 4일에는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뉴욕 인근 뉴저지주의 주지사 선거도 치러진다. 이 선거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초기 평가를 반영하는 동시에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담고 있다. CNN은 “4일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시험”이라고 전했다.이번 선거를 계기로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셧다운’(미 연방정부의 일시 업무 중지)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미 동부시간 5일 0시(한국 시간 5일 오후 2시) 이전에 해결이 안 되면 이번 셧다운 사태는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신이 사면한 가상화폐 거래소 창업자에 대해 “누군지 모른다”고 말해 논란이다. 사면 대상자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사면권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검토하지 않고 ‘오토펜’(자동 서명기)으로 사면권을 행사했다고 비판해 왔다.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방영된 CBS ‘60분’ 인터뷰에서 자금세탁 방지 규정 위반 등으로 미국 내 사업이 금지된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趙長鵬)을 사면한 이유를 질문받자 “나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다.그러면서 “나는 그가 약 4개월 징역형을 받았고, 바이든 행정부의 마녀사냥 희생자라는 것만 알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정말로 지독한 취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자오를 만난 적이 없다고 거리를 뒀다.자오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한 뒤 지난해 5월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당시 법무부는 바이낸스가 제재 대상 집단과 범죄 조직의 불법 자금 수십억 달러를 세탁하는 등 자금 세탁 허브가 되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그를 사면함으로써 그가 미국에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결정을 두고 이해 충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과 바이낸스 간 긴밀한 사업 관계 때문이다. 올해 초 바이낸스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 투자가 월드 리버티에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1’으로 이뤄졌다.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오가 ‘누군지 모른다’고 말한 것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 행사에 대한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 그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임기 말 사면에 대통령 직접 서명이 아닌 ‘오토펜’이 사용됐다고 주장해 왔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바이든이 대상자를 검토하지 않고 누군가 대신 처리한 ‘무책임한 사면’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 감독위원회는 지난달 말 오토펜으로 서명된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면이 무효라는 서한을 법무부에 발송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부메랑이 돼 날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변인을 지냈던 앤드루 베이츠는 소셜미디어 X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지적하며 “누가 백악관을 운영하고 있는가?”라고 올렸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4일 예정된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란 맘다니 뉴욕주 하원의원(34)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가 당선될 경우 100여년 만의 최연소, 최초의 무슬림 및 남아시아계 뉴욕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자칭 ‘민주 사회주의자’인 좌파 성향의 맘다니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을 겨냥해 임대료 동결 등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정계에 입문한 지 5년도 안 된 그가 연 예산 1120억 달러(약 160조 원), 인구 800만 명의 미국 최대 도시를 이끌 역량을 갖췄는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맘다니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뉴욕주지사 출신의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와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 후보를 앞서고 있다. 지난달 25∼30일 아틀라스인텔 여론조사에서 맘다니의 지지율은 41%로 1위였고, 이어 쿠오모(34%), 슬리와(24%) 순이었다. 지난달 24∼28일 실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선 맘다니와 쿠오모의 격차가 16%포인트로 조사됐다. 인도계 무슬림으로 유년 시절 동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맘다니는 힙합 래퍼, 주택상담사를 거쳐 2021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젊은 지도자’ 이미지를 앞세워 청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무명에 가까운 정치 신인이던 맘다니는 올 6월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서 정치 거물 쿠오모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는 무료 대중교통 이용, 주택 임대료 동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민주당 내에서도 급진 좌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2일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것은 단지 권위주의 행정부에 맞서는 것뿐 아니라 노동계급의 물질적 요구를 보장하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후보에 비해 부족한 정치 경력과 포퓰리즘 공약에 대한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퀴니피액대 조사에선 맘다니가 시장직을 수행할 만한 경험을 갖췄는지 묻는 질문에 39%만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쿠오모에 대해선 73%가 충분한 경험을 갖췄다고 답했다. 공화당 후보인 슬리와는 맘다니를 겨냥해 “당신의 이력서는 칵테일 냅킨 한 장에 다 들어갈 것”이라고 조롱했다. 2021년 성희롱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기 전까지 뉴욕주지사를 세 번 지낸 쿠오모는 “맘다니가 뉴욕시를 죽일 수 있다”며 자질 부족과 반기업 정책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는 법인세·소득세 인상, 억만장자 부유세 도입으로 연간 9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맘다니의 계산이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정 수입에 대한 희망적 사고가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사업가 시절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간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시의 연방 지원 예산을 삭감하겠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2일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나쁜 민주당원과 공산주의자 중 골라야 한다면 나는 나쁜 민주당원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쿠오모가 승리하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4일 예정된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란 맘다니 뉴욕주 하원의원(34)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가 당선될 경우 100여년 만의 최연소, 최초의 무슬림 및 남아시아계 뉴욕시장이 탄생하게 된다.자칭 ‘민주 사회주의자’인 좌파 성향의 맘다니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을 겨냥해 임대료 동결 등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정계에 입문한 지 5년도 안 된 그가 연 예산 1120억 달러(약 160조 원), 인구 800만 명의 미국 최대 도시를 이끌 역량을 갖췄는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맘다니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뉴욕주지사 출신의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와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워 후보를 앞서고 있다. 지난달 25~30일 아틀라스인텔 여론조사에서 맘다니의 지지율은 41%로 1위였고, 이어 쿠오모(34%), 슬리워(24%) 순이었다. 지난달 24~28일 실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선 맘다니와 쿠오모의 격차가 16%포인트로 조사됐다.인도계 무슬림으로 유년 시절 동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맘다니는 힙합 래퍼, 주택상담사를 거쳐 2021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젊은 지도자’ 이미지를 앞세워 청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무명에 가까운 정치 신인이던 맘다니는 올 6월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서 정치 거물 쿠오모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그는 무료 대중교통 이용, 주택 임대료 동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민주당 내에서도 급진 좌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2일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것은 단지 권위주의 행정부에 맞서는 게 아니라 노동계급의 물질적 요구를 보장하는 일”이라고 했다.하지만 다른 후보에 비해 부족한 정치 경력과 포퓰리즘 공약에 대한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달 퀴니피액대 조사에선 맘다니가 시장직을 수행할 만한 경험을 갖췄는지 묻는 질문에 39%만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쿠오모에 대해선 73%가 충분한 경험을 갖췄다고 답했다. 공화당 후보인 슬리워는 맘다니를 겨냥해 “당신의 이력서는 칵테일 냅킨 한 장에 다 들어갈 것”이라고 조롱했다. 2021년 성희롱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기 전까지 뉴욕주지사를 세 번 역임한 쿠오모는 “맘다니가 뉴욕시를 죽일 수 있다”며 자질 부족과 반기업 정책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보수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는 법인세·소득세 인상, 억만장자 부유세 도입으로 연간 9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맘다니의 계산이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정수입에 대한 희망적 사고가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부동산 사업가 시절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간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시의 연방 지원 예산을 삭감하겠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2일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나쁜 민주당원과 공산주의자 중 골라야 한다면 나는 나쁜 민주당원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쿠오모가 승리하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최대 도시 뉴욕 시장,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와 뉴욕 인근 뉴저지주 주지사 등을 뽑는 4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야당 민주당 소속 후보들을 위해 전국 곳곳을 돌며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내년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보다 규모가 훨씬 작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지니고 있어 집권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1일 버지니아주 노퍽, 뉴저지주 뉴어크를 누비며 각각 민주당 주지사 후보인 애비게일 스팬버거 전 하원의원, 마이키 셰릴 하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두 후보가 “올바른 일을 할 주지사”라고 강조했다.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과 미국 정치는 지금 꽤 어두운 곳에 있다”며 “백악관은 매일 무법, 심술궂음, 광기 등을 쏟아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뉴욕 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 후보에게도 전화를 걸어 “승리 시 자문 역할을 맡겠다”고 약속했다. 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 후보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무료 대중교통 이용과 주택 임대료 동결같이 논란이 큰 정책을 강조해 민주당에서도 적잖은 우려를 받아 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이 맘다니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패배 후 사실상 당의 구심점이 없는 상태다.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당 안팎에서 별다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암투병 중이다. CNN은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하고 지도자도 없는 상황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다시 구심점 역할을 맡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8년 전 퇴임한 전직 대통령의 인기와 영향력에 기대는 현 상황이 민주당이 얼마나 어려운 처지에 몰렸는지를 보여 준다는 자조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해리스 전 부통령을 열심히 지지했음에도 해리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패했다. 정치매체 더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끌어낼 만한 영향력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선거 후 지난달 1일부터 한 달 넘게 지속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사태가 끝날지도 관심이다. 셧다운 장기화로 연방정부 공무원 등에 대한 급여 지급이 중단되면서 상당수 시민이 식품 무료 배급에 의존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다만, 선거 뒤엔 패배한 쪽이 지지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어떤 형태로든 이번 선거가 셧다운 교착 상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최대 도시 뉴욕 시장,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와 뉴욕 인근 뉴저지주 주지사 등을 뽑는 4일 지방 선거를 앞두고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야당 민주당 소속 후보들을 위해 전국 곳곳을 돌며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내년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보다 규모가 훨씬 작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지니고 있어 집권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CNN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1일 버지니아주 노퍽, 뉴저지주 뉴어크를 누비며 각각 민주당 주지사 후보인 애비게일 스팬버거 전 하원의원, 마이키 셰릴 하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두 후보가 “올바른 일을 할 주지사”라고 강조했다.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 그러나 최근 여러 선거에서 공화당이 추격하는 흐름이 굳어져 쉽사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곳이 됐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과 미국 정치는 지금 꽤 어두운 곳에 있다”며 “백악관은 매일 무법, 심술궂음, 광기 등을 쏟아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그는 뉴욕 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 후보에게도 전화를 걸어 “승리 시 자문 역할을 맡겠다”고 약속했다. 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 후보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무료 대중교통 이용과 주택 임대료 동결 같이 논란이 큰 정책을 강조해 민주당에서도 적잖은 우려를 받아 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이 맘다니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도 관심이다.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패배 후 사실상 당의 구심점이 없는 상태다.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당 안팎에서 별다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암투병 중이다. CNN은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하고 지도자도 없는 상황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다시 구심점 역할을 맡았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회사 갤럽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도는 59%로, 바이든 전 대통령(39%)보다 높다.다만 8년 전 퇴임한 전직 대통령의 인기와 영향력에 기대는 현 상황이 민주당이 얼마나 어려운 처지에 몰렸는지를 보여 준다는 자조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해리스 전 부통령을 열심히 지지했음에도 해리스 전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패했다. 정치매체 더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끌어낼 만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한편 이번 선거 후 지난달 1일부터 한 달 넘게 지속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사태가 끝날 지도 관심이다. 셧다운 장기화로 연방정부 공무원 등에 대한 급여 지급이 중단되면서 상당수 시민이 식품 무료 배급에 의존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다만, 선거 뒤엔 패배한 쪽이 지지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어떤 형태로든 이번 선거가 셧다운 교착 상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