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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와 경북도, 기업, 시민들이 준비 총력전에 나섰다. 이제 ‘원팀’으로 준비한 것을 성공적으로 전 세계에 보여 주는 일만 남았다.이번 행사 준비에는 개최지 경북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를 “삼국통일 이후 1300년 만의 가장 큰 경사”라고 평가했다. 경북도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경주에 모인 자원봉사자들은 전 세계손님들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기업들도 APEC 준비를 모두 끝냈다. 삼성전자는 부대 행사인 ‘K-테크’에서 화면을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인 ‘트라이폴드폰’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의장을 맡아 한국의 인공지능(AI) 수준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퓨처테크포럼을 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APEC 에너지장관회의 등 3개 회의에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을 지원했다. LG그룹은 APEC 준 비기획단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국내외 홍보 활동을 진행해 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초 금산분리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장에서 본 재계 반응은 의외로 냉랭하다. 좋게 봐줘도 미적지근한 정도다. 누가 봐도 금산분리 완화의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이는 대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산업계의 냉랭한 반응 이면에는 “또 그러다 말겠지”라는 체념이 섞여 있다. 금산분리 완화는 정권마다 거론됐지만 매번 흐지부지됐다. 단 한 번도 ‘재벌 특혜’와 ‘금융 안정 훼손’ 등 반대 논리를 넘지 못했다. 이번에도 똑같은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니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정권이 바뀌면 (이번 금산분리 완화 시도가) 정경유착 사례로 꼽힐 것 같으니 우리 이름은 거론하지 말아 달라”고 기자들에게 부탁할 정도다. 하지만 지금이 예전처럼 재벌 특혜 등의 이유로 금산분리 완화 논의를 미룰 수 있는 상황일까. 대통령까지 나선 데는 이미 상황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 문제는 향후 50년 이상 우리가 먹고살 신산업 개척과 연관돼 있다. 한국형 금산분리 완화가 지향하는 ‘롤 모델’은 일본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선 통신사지만, 일본 밖에선 세계적 투자 회사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초기부터 펀드를 만들어 글로벌 혁신 기업에 투자해 왔다. AI칩을 독점한 미국 엔비디아,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등이 소프트뱅크가 초기에 돈을 댄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부다. 이런 기업들에 초기 투자하기 위해선 산업 흐름을 읽는 선구안이 중요하다. 손정의로 대표되는 일본 기업인들이 일본 자본을 모은 뒤 본인의 안목으로 전 세계에 투자하는 것이다. 한국은 정확히 그 반대 지점에 서 있다. 우리 기업들은 AI로 인한 산업 지각변동을 지켜보고 있지만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현재 글로벌 AI 투자는 수십조 원이 우스울 정도로, 기업 한 곳이 홀로 투자할 수 없는 판이 됐다. 반대로 한국 금융기관들은 넘쳐나는 유동성을 쓸 곳이 없다. 오픈AI 등 초격차 기업은 돈만 있다고 투자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들만의 ‘리그’에 합류해야 함께 갈 수 있다. 최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기업형 벤처캐피털이 펀드 운용사 역할을 한다면 은행이 같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금융권 첨단산업 투자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금산분리 원칙을 무턱대고 모두 풀자는 얘기가 아니다. 과거처럼 “재벌에 은행까지 안겨 준다”는 식이면 누구의 공감도 받을 수 없다. 현 상황에서 한국경제에 금산분리 완화가 꼭 필요하다면 국민들에게 이번 논의의 목적이 ‘재벌 은행’ 탄생이 아닌, 한국의 글로벌 투자 생태계 진입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 그래야 이미 시작된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의 금산분리 완화 반대 목소리를 넘어설 수 있다. 1982년 금산분리 규제가 도입된 이후 40년 넘게 지났다. 이제 글로벌 산업 변화와 자본의 흐름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제도가 됐다. 2025년 현시점의 첨단 산업들인 AI, 반도체, 플랫폼 등은 모두 자본과 산업의 결합으로 성장한다. 미래 신산업의 문을 열기 위해 금산분리 규제 중 어떤 것을 고쳐야 할지 찬찬히 뜯어볼 시점이 됐다. 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싱가포르 같은 작은 나라에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지역 본부가 5000곳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 본부를 둔 기업은 100곳도 안 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노동 유연성의 차이입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63)은 한국을 가장 잘 아는 외국계 기업 대표로 꼽힌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에서 성장해 2005년 오버추어코리아 대표를 시작으로 20년 동안 한국에서만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GM 등을 거친 뒤 2017년부터 한미 투자의 ‘가교’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회장을 11일 서울 영등포구 암참 사무실에서 만나 최근 한국 경제와 한미 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이 고쳐야 할 가장 중요한 경제 과제를 꼽는다면…. “고용 경직성 해소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지역 본부를 설치하지 않는 이유를 검토해 봤는데 역시 고용 경직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기업인 입장에서 사업이 잘 될 때는 직원을 많이 뽑고, 잘 되지 않을 때는 줄여야 하는데 한국에선 그게 안 된다.” ―외국 기업인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다른 제도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꼽을 수 있다. 미국에서도 CEO가 기업 내 재해와 직접 연관이 있으면 당연히 처벌된다. 하지만 직접 관리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CEO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한국에 오는 외국 기업인들은 경영은 하지만 공장 등 현장까지는 총괄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경우도 경영자가 사고 책임을 지는 건 제가 알기로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다.” ―실제로 조사 받는 외국 기업인들이 있나. “내 주위에도 외국인 CEO 2, 3명이 중대재해처벌법 조사 때문에 한국에서 출국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은 부임 전 발생한 사고 때문에 조사를 받고 있다.” ―국회가 경제계의 우려에도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한 생각은…. “근로자들이 충분히 보호 받아야 하지만 기업도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다국적 기업은 노란봉투법이 여타 선진국 제도와 차이가 있고, 사용자 책임 범위가 과도하게 넓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6개월 동안 보완할 점을 충분히 논의하겠다.”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300명 구금 사태의 해결책은…. “미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특별 비자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미국 입장에서 가장 큰 외국인직접투자(FDI) 국가인데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에 주는 특별 비자가 없다. 문제가 불거진 지금이 오히려 비자 신설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국인 대상 특별 비자를 어떤 형태로 만들어야 할까.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배터리 분야 공장 건설을 위해선 현장 근로자들이 미국으로 가야 한다. 이들을 포괄하는 비자가 필요하다. 암참은 지난해부터 미국 정부에 한국인 특별 비자 신설을 건의해 왔다.” ―그동안 한국이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금 상황은 어떻게 보나. “지금 전 세계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무척 좋다. 특히 미국은 한국 음식, 영화, 케이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미국인들이 보기에 한국인들은 최첨단 반도체, 배터리 공장을 짓는 똑똑한 사람들이다. 고용 경직성 등 몇 가지 문제만 고치면 충분히 가능하다.” ―20년 동안 한국에서 외국계 기업 CEO를 지냈다. 그동안 만난 인상적인 한국 정치인이나 경제인을 꼽는다면…. “한국MS 대표를 지내던 2015년 당시 경기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연락해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클라우드가 대중화되기 전이어서 상당히 놀랐다. 한국 리더십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경험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제임스 김 암참 회장△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경제학 학사, 하버드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2005년 오버추어코리아 사장△ 2007∼2009년 야후코리아 총괄사장△ 2009∼2015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 사장△ 2015∼2017년 한국GM 사장 △ 2017년∼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LS그룹은 ‘미래세대의 꿈을 후원하는 든든한 파트너’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글로벌 개발사업과 지역 소외계층 지원 등을 하고 있다. LS그룹은 지난해 5월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결혼한 가정을 돕는 ‘LS 드림센터’를 베트남 하이퐁에 두 번째로 열었다. 첫 센터는 하노이에 있다. LS 드림센터 하이퐁은 4층 건물에 여러 프로그램 운영실을 갖춘 건물로 한-베 가정을 위한 미취학아동 돌봄, 가족 심리상담, 한국어 교실 등을 운영한다. 하노이 한베가족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베 가정은 2016년 약 500가구에서 지난해 약 3000가구로 6배 이상으로 늘었다. LS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전기 전력 분야에서 1위인 LS가 베트남의 교육 인프라 개선에 이바지하는 것은 당연한 사회적 책무”라고 말했다. LS그룹은 2007년부터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 대학생과 LS 임직원으로 구성된 LS 해외봉사단을 파견해 왔다. 파견 지역에 매년 8∼10개 교실 규모의 건물인 ‘LS 드림스쿨’을 신축했다. 현재까지 총 23개 드림스쿨을 준공했다. 올해로 19년째를 맞은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은 LS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현재까지 28개 기수, 1300여 명의 대학생과 임직원이 참가해 개발도상국의 교육 환경 개선과 문화 교류에 나섰다.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은 국내 기업의 대학생 해외봉사 파견 프로그램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달 파견된 LS 해외봉사단 28기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딩 로봇, 비행 발사대 등을 만드는 과학 교실을 열었다. 베트남에 파견된 봉사단원 20여 명은 현지 대학생으로 구성된 IT 봉사단 12명과 함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이틀간 컴퓨터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역 초등학생들의 과학 실습과 문화 체험을 돕는 ‘LS드림사이언스클래스’를 2013년 시작해 21회째 이어오고 있다. LS드림사이언스클래스는 초등학교 방학 기간에 경북 구미시, 강원 동해시 등 총 9개 지역에서 이공계 전공 대학생들이 멘토로 참여해 초등학생들과 함께 ‘자율주행자동차 AI 미션챌린지’ 등 각종 과학 실습 교육과 문화 체험을 진행한다. 올해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초등학생 180명을 대상으로 LS드림사이언스클래스 21기를 진행했다. LS그룹 관계자는 “서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함께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LS의 경영 철학인 LS 파트너십의 정신”이라며 “앞으로도 미래세대의 꿈을 후원하는 든든한 파트너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LG디스플레이는 올해를 인공지능 전환(AX)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개발, 생산, 사무에 이르는 사업 전 영역에 AI 적용을 늘리기로 했다. AX 가속화로 핵심 경쟁력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 공정에 AI 생산 체계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복잡한 OLED 제조를 위해 AI 생산 체계를 자체 개발한 뒤 OLED 제조 공정 지식을 학습시켰다. AI 도입으로 데이터 분석 능력은 무한으로 확장됐고 분석 속도와 정확도가 향상됐다. AI 생산 체계 도입으로 품질 개선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3주에서 2일로 단축됐다. 양품 생산량이 늘면서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을 필두로 연내 TV, 정보기술(IT) 등 OLED 공정 전반에 AI 생산 체계를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AI가 스스로 판단해 생산성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간단한 장비 개선을 알아서 하는 단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의 AI 모델인 ‘엑사원’과 결합해 이를 더 고도화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개발 및 사무 분야에도 AI를 활용 중이다. 개발 분야에서는 올 6월 이형(異形) 디스플레이 패널 ‘엣지 설계 AI 알고리즘’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이용하면 AI가 패널 엣지의 곡면이나 좁은 베젤에 필요한 패턴을 자동 설계해 준다. 자체 개발한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는 사무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하이디는 AI 지식 검색, 화상회의 실시간 번역, 회의록 작성, 메일 요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에쓰오일은 ‘햇살나눔’이라는 비전 아래 사회공헌을 진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영웅, 환경, 지역사회, 소외 이웃 등 ‘4대 지킴이’ 캠페인을 중심으로 24년 동안 1470억 원을 사회 곳곳에 기부했다. 이런 공적을 인정받아 2024년에는 사회복지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유사라는 본업과 연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14년 동안 4030개 주유소와 복지시설을 연결해 51억 원을 후원한 ‘주유소 나눔 N’ 캠페인과 10년째 이어온 저소득가정 난방유 지원사업인 ‘호프 투 유’ 캠페인 등이 대표적이다. 에쓰오일은 문화 예술을 통한 사회공헌도 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본사 사옥에서 매달 무료 문화예술 나눔 공연을 열어 149회에 걸쳐 지역 주민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선사했다. 또 2009년부터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를 후원하고 있다. 지역 사회와의 상생도 에쓰오일이 관심을 가지는 사회공헌 분야다. 에쓰오일은 본사 앞에서 물과 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구도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마포구 관내 저소득 가정 후원 등의 나눔 활동도 실천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화상 피해자, 자립 준비 청년, 범죄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관 ‘희망 2025 나눔 캠페인’에서 성금 20억 원을 전달했는데 이를 포함해 22년 동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성금이 270억 원에 달한다. 에쓰오일 임직원들이 2007년 출범시킨 에쓰오일 사회봉사단은 전국적으로 80여 개 프로그램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8년부터 급여 우수리 나눔으로 담도폐쇄증 어린이 210명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1인 1계좌 후원 활동에도 동참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가치인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올해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지원할 예정”이라며 “에쓰오일은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이 되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경제단체들이 건의하는 규제 해소 건의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오랫동안 규제의 덫에 갇혀 있는지 새삼 실감한다. 얼핏 ‘지금도 그런 게 있어?’ 싶은 규제가 2025년 현재 남아 있다. 20세기 중반에 어울릴 법한 규제가 100년 뒤에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가 연구소 설립 규제다. 기업이 연구소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연구소의 네 면 벽이 모두 세워져 있어야 한다. 아무리 첨단 장비를 들여오고 인재를 모아도 벽이 없으면 연구소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는 과거 세제 혜택을 악용했던 가짜 연구소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정보기술(IT), 바이오, 디자인 업종은 공간을 유연하게 쓰는 오픈랩이 대세다. 전 세계 첨단 연구실들이 유리 칸막이 하나 없는 넓은 공간에서 협업한다. 그런데도 우리 법령은 여전히 벽을 요구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회전 다이얼 전화기를 기준으로 통신망을 만들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광고 심의 규제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광고라도 TV로 내보낼 땐 별다른 절차 없이 자율 심의로 통과되지만, 영화관에서 틀 때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 영화관 광고는 관객들이 영화 시작 전에 선택권 없이 봐야 하므로 사전 심의를 해야 한다는 게 명분이지만, 실제론 방송법과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로 나뉜 규제 주체 이원화가 이런 모순을 만들었을 것이다. 부조리한 낡은 규제들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필자는 ‘규제와의 전쟁’이 벌어지던 박근혜 정부 당시 규제 해소를 담당하는 국무조정실을 출입했다. 당시 담당 공무원의 설명이 기억난다. 그는 “규제도 법이에요. 한 번 만들면 없애기 어려운 게 당연합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을 법조문으로 통제하려는 법률만능주의 성향이 강하다. 문제가 생기면 새 규제부터 만든다. 그 결과 규제는 계속 늘어난다. 규제가 생기면 집행하고 관리할 공무원 조직과 인력이 생긴다. 정부 내에 규제의 우군이 생기면서 규제는 생물처럼 자생력을 지니게 된다. 최근 논란이 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역시 본래의 선한 취지와 상관없이 불합리한 규제 도입의 최신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법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안대로 시행한다면 기업들은 불특정 다수 하청 근로자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하고, 정치적 목적의 노동쟁의를 인정해야 한다. 이미 노동·산업안전·환경 분야에서 수많은 규제가 기업을 촘촘하게 얽매는 상황에서 커다란 올가미 하나가 늘어나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다시 성장하려면 규제의 악순환을 끊는 게 첫 번째 과제다. 우리는 미국처럼 전 세계를 압박해 자국으로 기업을 끌어오거나, 중국처럼 거대한 내수를 무기로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국가가 아니다. 비슷한 처지의 영국은 10년 전부터 규제 하나를 만들면 기존 규제 두 개를 폐지하는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 차례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제대로 정착시키지도 못했다.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GS그룹은 친환경 사업을 늘리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각 계열사들은 본업과 연계된 친환경 사업 확대는 물론 신규 분야 개척을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해 저탄소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2023년 한국남동발전과 여수산단 청정수소 밸류체인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선 2024년 전남도 및 여수시와 CCU(탄소포집, 활용, 저장) 메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친환경 연료 분야에서도 2023년 국내 최초로 바이오항공유(SAF) 시범 운항을 완료해 2024년 일본 나리타 공항에 수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GS건설은 친환경 신사업의 일환으로 ‘프리패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프리패브 공법은 공장에서 모듈을 사전 제작한 후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환경오염과 소음, 공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건설기술이다. GS건설은 2020년 해외 모듈러 기업 인수를 시작으로 프리패브 시장에 본격 진출했으며 2023년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해 친환경 목조 프리패브 주택으로 지속가능한 주거 문화를 만들고 있다. GS건설은 친환경 미래 식량 산업에도 진출했다.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을 통해 부산 기장군에서 첨단 순환여과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육상 연어 양식을 진행 중이다. 이는 해양생태계 보호와 지속가능한 양식 산업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 4분기(10∼12월) 본격 출하를 앞두고 있다. GS리테일은 한국ESG기준원의 2024년 정기 평가에서 역대 최고 수준인 통합 등급 A+를 획득했다. 회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형별 자연재해의 물리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자산 손실률을 공시하는 등 환경 경영을 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편의점은 환경 경영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친환경 인증 상품을 확대하고 스마트에너지 관리 시스템, 태양광 설비 등을 구축해 에너지 절감 성과를 달성했다. 더불어 폐전자제품 선순환 사업 등을 추진하며 2년 연속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지속가능한 럭셔리’로 ESG 경영의 신기준을 제시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국내 최초로 국제 지속가능성 인증 프로그램 ‘얼스체크’의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했다. 서울 강남구와 함께 취약계층 지원 및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ESG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를 돌파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 원을 투자하는 샤힌 프로젝트는 현재 공정률 70%를 넘어 2026년 상반기(1∼6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내년 하반기(7∼12월) 상업 가동을 시작해 에틸렌(180만 t), 프로필렌(77만 t), 부타디엔(20만 t), 벤젠(28만 t) 등 기초 유분을 생산한다. 또 에틸렌을 원료로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샤힌 프로젝트는 총 88만 ㎡ 부지에 건설 중이다. 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TC2C’, 에틸렌 생산시설인 스팀 크래커, 에틸렌을 원료로 고부가가치의 폴리머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공장 등이 모두 포함됐다.특히 샤힌 프로젝트는 TC2C 신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다. 이는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재료 생산을 늘리기에 최적화된 공정으로 에쓰오일 모회사인 사우디 아람코 원천 기술로 개발됐다.샤힌 프로젝트는 공정 설계 과정에서 다양한 에너지 절감 아이디어를 반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이 가장 높은 ‘에너지 강도 지수’ 1분위(상위 25%)를 달성해 탄소 배출을 줄일 계획이다.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시설에서 생산한 기초 유분을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에 배관을 통해 공급한다. 신규 배관망 등 관련 인프라 구축 공사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석유화학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 경제 활성화 및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LX하우시스는 올해 위기 대응 경영에 나섰다. 국내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 공략과 함께 해외시장 매출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B2C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창호, 건축용 단열재 등 주력 제품군의 신제품 출시에 나선다.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여 주력 제품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국내 창호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1∼6월) 출시 이후 베스트셀러가 된 ‘LX Z:IN 창호 뷰프레임’을 앞세워 경쟁력 있는 창호 제품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또 기능성 바닥재, 프리미엄 벽지 등의 시장점유율도 높일 계획이다. 유통 채널도 다각화하고 있다. 전국 주요 상권에 위치한 토털 인테리어 전시장인 ‘LX하우시스 지인스퀘어’를 비롯해 아파트 단지 행사, TV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리기로 했다. 해외시장에선 매출 확대를 위해 개발, 생산, 영업 등의 전 기능을 현지화한다. 인조대리석과 산업용 필름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중심으로 북미 및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신규 고객을 발굴하기로 했다. 아크릴계 인조대리석 제품인 ‘하이막스’는 올해 점유율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스톤 제품 ‘비아테라’는 북미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산업용 필름은 유럽 시장, 바닥재는 ‘LVT(럭셔리비닐타일)’ 제품 중심으로 북미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조직 운영 효율화를 기반으로 과감한 혁신에 나서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수익성 확보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2014년 ‘타이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퀴 달린 아이폰, 애플카(Apple Car)를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애플은 10년이 흐른 지난해 개발팀 임직원 2000명에게 프로젝트 중단 사실을 알리며 전기차 사업에서 철수했다. 중국 샤오미는 2021년 3월 “내 인생 마지막 기업가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란 레이쥔(雷軍) 창업자의 각오와 함께 전기차 진출을 선언했다. 샤오미는 애플이 전기차 포기 선언을 했던 2024년 전기차 SU7을 출시했다. 초창기 ‘애플 워너비(Wannabe)’로 조롱받던 기업이 3년 만에 애플이 가지 못한 새로운 길을 밟은 것이다. 세계 1위 미국 기업이 10년 동안 헤매던 일을 중국 기업은 3년 만에 달성했다. 이유가 뭘까. 민간 연구기관 최종현학술원은 최근 발간한 과학기술혁신 보고서에서 ‘친구의 힘’을 그 원천으로 봤다. 샤오미는 자동차를 처음 만들지만 중국에는 배터리, 섀시, 센서 등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 무수히 많다. 그들과 협력한 것이 샤오미가 전기차 출시 기간을 3년으로 압축한 비결이었다. 자국에 친구 기업, 즉 산업 생태계가 존재하지 않는 애플은 샤오미가 아닌 ‘팀 차이나’에 뒤진 것이다. 최근 글로벌 첨단 기술 경쟁은 세계화 이전 국가대항전 형태로 회귀하고 있다. 전기차만 그런 게 아니다. 더 뚜렷한 사례가 전자산업에 있다.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5’에는 미국 엔비디아부터 대만 폭스콘, 에이수스 등 전 세계 대만계 기업 1400곳이 모였다. 그 자리에서 류양웨이(劉揚偉) 폭스콘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팀 타이완의 리더”라고 불렀다. 그러자 황 CEO는 “팀 타이완 가자!(Go Team Taiwan!)”란 말로 화답했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TSMC 등 범대만 기업들은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분야에서 끈끈하게 뭉치고 있다. 그만큼 한국 등 다른 나라 기업들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정부는 산업 육성책을 준비하고 있다. AI 진흥부터 쇠락한 굴뚝산업 첨단화까지 위기의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여러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정권 초기에 전자, IT,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각 산업 분야에서 ‘팀 코리아’ 재건을 위한 액션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의 산업 정책은 개별 기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개발도상 시대,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기업 육성책이다. 반면 같은 산업 기업들을 유기적인 횡(橫)의 대열로 묶어 ‘원 팀’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 이미 규모가 커진 기업은 단순한 정부 지원보다 함께 싸워 줄 네트워크와 동맹이 필요하다. 13일 이 대통령과 만난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첨단 분야는 주요 국가들이 자국 중심 생태계를 강화해 국가 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어 이제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계 분위기를 가감 없이 전달한 것이라 본다. 한국 제조기업들이 앞으로도 각자도생해야 한다면 지금의 경쟁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 기업들을 팀 코리아로 규합해 팀 차이나, 팀 타이완과 맞서기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아 보인다.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2025년이 3개월 지났다. 산업부 기자의 시각에서 조금은 이르지만 올해 우리 산업계 키워드가 무엇일지 생각해 봤다. 최근 한국 산업계의 뉴스 메이커는 인공지능(AI)도, 반도체도, 배터리도 아닌 이웃 나라 ‘중국’일 것이다. 한국 신문 경제면에 중국 첨단 기술 기사가 등장하는 일이 올 들어 반복되고 있다. 기업 임직원들이 느끼는 중국발 위협은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더 엄중하다. “중국이 처음엔 사람을 투입하는 ‘인해(人海·사람의 바다)전술’을 쓰더니, 그다음엔 돈을 퍼붓는 ‘전해(錢海·돈의 바다)전술’을 쓰더라. 지금은 새로운 기술을 내놓는 ‘기해(技海·기술의 바다)전술’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전자기업 임원의 말이다. 그의 말 속에는 1990년대 이후 2025년 현재까지 변화하는 중국 기업의 속성이 압축돼 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기업이 상대하기 더 까다롭게 바뀌는 중이다. 올 초 중국의 행보를 보면 “바다처럼 많은 기술로 적을 공격한다”는 ‘기해전술’이 과장만은 아닌 것 같다. 첫 신호탄은 1월 중국의 생성형 AI 딥시크였다. 미국 챗GPT 개발비의 5.6%만 사용하면서 그에 필적할 제품을 만들었다. 미국에선 “AI에서 (적국에 뒤지는) ‘스푸트니크 순간’이 왔다”는 반응이 나왔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이후 8년간 진행했던 ‘칩 워(Chip War·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무력화되는 신호도 감지된다. 화웨이는 올 들어 미국 엔비디아가 제조하고 있는 AI 칩 ‘H100’과 비슷한 성능의 ‘어센드910C’를 양산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는 5분 만에 전기차를 완전 충전할 수 있는 ‘슈퍼 e플랫폼’ 기술을 발표했다. 두 건 모두 아직 100% 검증된 건 아니지만 발표대로라면 글로벌 기술 흐름 자체를 바꿀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대응은 둘 중 하나로 보인다. 중국이 쫓아오지 못한 분야에서 미리 초격차를 내거나, 핵심 시장에서 직접 맞붙는 것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가 HD한국조선해양이다. 이 회사는 컨테이너 상선에 소형모듈원전(SMR)을 장착해 원자력으로 움직이겠다는 대담한 연구개발(R&D)에 나섰다. 후발 중국 조선소들의 추격을 근본적으로 뿌리치려면 그 정도 상상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후자로는 LG그룹의 LG AI연구원이 있다. 이곳은 최근 국내 첫 추론형 AI ‘엑사원 딥’을 공개하면서 미국 수학 올림피아드 등에서 딥시크에 뒤지지 않는 결과를 내놨다. AI를 미국, 중국이 선점했지만 LG AI연구원 역시 2020년 이후 축적한 ‘내공’을 산업 현장에서 펼칠 예정이다. 이 같은 결과물들을 쌓아둬야 중국발 기술이 한국에 밀려올 때 한국 산업의 미래를 비추는 등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 기업들의 대응이 개별 기업의 ‘창의적 결단’에만 의존한다는 점이다. 중국 위협이 가시화된 석유화학, 철강 등부터 연합 R&D나 공동 생산 대응에 나서는 건 어떨까. 도요타, 소니 등 8개 대기업이 연합해 반도체 생산에 나선 일본 라피더스 사례를 한국 산업계가 분석해 볼 시점이다.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그룹에서는 HS효성첨단소재가 그룹 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HS효성첨단소재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ESG 평가 기관인 에코바디스의 ESG 평가에서 83점으로 상위 1%에 해당되는 ‘플래티넘 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에코바디스 평가에 참여한 이래 가장 높은 점수다. 앞서 HS효성첨단소재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상위 3%에 해당되는 ‘골드 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는 HS효성첨단소재가 모든 사업장에서 배출량 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공급망 관리 정책을 재정비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풀이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2024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코리아 지수’에 2년 연속 편입됐다. 이 지수에 들기 위해선 국내 시가총액 200대 기업 가운데에서 업종별로 ESG 경영이 우수한 상위 30% 기업에 포함돼야 한다. HS효성첨단소재 측은 “사회 환경 부문별 거버넌스 강화와 친환경 소재 개발 및 생산 확대, 협력사 상생 경영 등을 인정받아 2년 연속 DJSI 코리아 지수에 편입됐다”고 말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올 1월 ‘과학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 이번에 승인받은 HS효성첨단소재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과 외부에서 구매한 전력 등 간접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42% 감축하는 것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장 온실가스 및 에너지 감축 활동 등 실행 계획을 수립해 이행할 계획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GS칼텍스는 한국에너지재단의 에너지효율개선 민관 공동사업에 2023년 민간기업 최초로 참여해 100억 원을 후원하고 3700가구를 지원해 왔다.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은 저소득층의 난방비 부담을 줄이는 것과 함께 탄소배출량 감소 및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이다. GS칼텍스는 2024년 KAIST와 다문화우수인재 양성 협약을 체결한 이후 다문화 인재 후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2024년부터 4년 동안 매년 1억 원의 발전기금을 출연한다. 다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말레이시아 국비 장학생들을 GS칼텍스 엔지니어로 채용하기도 했다. 일상 속 탄소 저감 활동인 ‘걸음기부’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잠원한강공원까지 약 5㎞를 함께 걷는 ‘걸음기부X워킹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허세홍 사장을 비롯한 GS칼텍스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당초 목표인 1억 보를 넘은 1억6000만 보를 적립해 기부금 5000만 원을 마련했다. 기부금은 바다 쓰레기 수거 활동에 지원했다. GS칼텍스는 회사의 주요 생산시설이 있는 전남 여수시를 중심으로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과 아동청소년 교육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취약계층 지원은 사랑 나눔터와 한가위 온정 나누기, 임직원 봉사활동 등으로 구성된다. 아동 청소년 교육활동 지원에는 희망에너지교실, 위기청소년 및 다문화 아동 마음톡톡 사업 등이 있다. GS칼텍스는 갯벌 생태계 보존 캠페인과 탄소 저감 봉사활동에도 나섰다. 지난해 4월부터 갯벌 생태계 보존을 위한 ‘한평생(生) 갯벌기부: 착한 알박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모두가 갯벌 한 평씩을 구입한 뒤 평생 소유해 갯벌의 난개발을 막는 캠페인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시계를 2016년으로 돌려 보자. 그해 3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인류 대표’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마지막 다섯 번째 바둑 대국이 열렸다. 이 9단이 280수 만에 돌을 던졌고 알파고가 최종 결과 4-1로 이겼다.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게임에서 AI가 인간 최고수를 이긴 ‘알파고 쇼크’의 시작이었다. 당시 한국은 AI에 빠져들었다. ‘세기의 대국’이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열린 것이 우리 과학기술 발전에 축복이 될 것이란 여론이 많았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알파고 대국 기간 중 삼성전자와 LG전자 연구센터를 찾아 한국의 AI 연구 상황을 점검했다. 우리가 AI 중심 국가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도 컸다. 한국 AI 수준이 미국에 2년 뒤지지만 중국에 0.3년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9년이 지났다. 지금 우리의 AI, 더 나아가 정보기술(IT)로 포괄되는 첨단 산업의 현주소는 어떨까. 지난해 미국 오픈 AI의 챗GPT, 올해 중국 딥시크 등 연이어 발표되는 생성형 AI 경쟁에 한국 기업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동아일보 취재진이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9년간 한국과 미국의 상위 10개 IT 기업의 시가총액을 조사한 결과 미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462.5% 오르는 동안 한국은 33.8%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AI칩의 선두주자 엔비디아, 콘텐츠 구독 시장을 연 넷플릭스,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세일즈포스 등 3곳이 새로 미국의 10대 IT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에선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만 유일하게 새로운 10대 기업이 됐다. 성장과 혁신 모두 한국이 미국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주요국이 선점한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범용 AI 개발은 크게 뒤처졌다. 후발 주자가 수천억 원에 이르는 개발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한국의 젊은 AI 인재들이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는 상황에서 우리의 IT 인력 수준 역시 담보하기 쉽지 않다. 미국에서 창업한 한 스타트업 기업 대표는 “생성형 AI가 유행한다고 해서 지금 뛰어들어 봐야 시작부터 10년 격차가 나는 것”이라며 “한국만의 강점을 혁신산업에 덧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AI 같은 혁신산업도 틈새시장을 노리는 ‘니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예를 들어 미국, 중국이 잘하는 범용 AI 개발 대신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전자, 조선, 철강 등 기존 제조업 현장에 특화된 AI 개발부터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로봇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경쟁력을 지닌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 혁신에 필요한 로봇부터 만든다면 주요 2개국(G2) 사이를 파고들 여지가 생긴다. 한국만큼 산업현장 특화 AI나 로봇이 ‘현장 경험’을 압축적으로 쌓을 수 있는 나라도 없다. 그런 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게 한국의 방산 기업들이다. 미국과 러시아란 양대 무기 생산국 사이에서 자주포 등 상대적인 틈새 상품을 주력으로 내놓았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 이전 약속을 해 준 것도 한국산 무기 수입국들에는 ‘플러스 알파’ 효과를 냈다. 지난해 국내 4대 방산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가 2조6000억 원을 넘었다고 한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재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다.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시대별로 대한민국에 수식어를 붙여 본다면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 1960년대 한국은 ‘보릿고개 극복’이 어울릴 듯하다. 단군 이래 처음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다. 1980년대는 ‘민주화 쟁취’, 2000년대는 ‘정보기술(IT) 혁명의 우등생’ 정도가 어떨까. 후진국 한국은 민주화에 성공했고, 세계적인 IT 기업을 여럿 배출해 냈다.만약 50년 후의 한국인이 2020년대 지금의 한국을 평가한다면 어떤 단어를 사용할까. 아직 2020년대가 채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긍정적이진 않을 것 같다. 조만간 생산인구가 줄어든다. 잠재성장률은 1%대로 하락했다. 청년들은 자신들이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될 것이라 자조한다. 인공지능(AI) 혁명에 한국 기업의 이름은 없다. 어쩌면 후세는 2020년대 한국의 수식어로 ‘쇠퇴의 시작’을 꼽지는 않을까.이런 생각이 개인의 공상만은 아닌 모양이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상경계열 교수 111명에게 “‘피크 코리아(Peak Korea)’ 주장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피크 코리아는 지금이 한국의 정점이며 앞으로 쇠퇴할 것이란 뜻이다. 10명 중 7명(66.7%)이 “동의한다”고 했다. 교수들이 상당수 동의할 정도로 이미 우리의 쇠퇴 징후가 뚜렷해진 것이다.한국의 쇠퇴와 그 이후 대응은 일종의 ‘오픈북 시험’이다.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이 모두 나와 있다. 이 조사에서 교수들은 한국 쇠퇴의 원인을 크게 3개로 꼽았다. 순서대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41.8%) △성장동력 부재(34.5%) △노동시장 경직성(10.8%)이다. 여기에 하나 더 들자면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기존 산업의 경쟁력 저하가 꼽힐 것이다. 한 전자기업 경영자는 기자와 만나 “지금 한국은 전기차뿐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 등 모든 산업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다. 중국이 따라오는데 대응할 게 없다”고 개탄했다.원인이 뻔한 만큼 대응 방안도 ‘오픈북’이다. 위의 교수 111명은 쇠퇴를 막을 방법으로 △기업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R&D) 촉진(34.3%) △규제 개선(22.8%) △신산업 진출을 위한 이해 갈등 해소(13.8%)를 꼽았다. 실제 이대로 실천만 하면 쇠퇴로 향하는 큰 물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특히 ‘R&D 촉진’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규제 개선과 이해 조정 등은 R&D를 위한 부대조건에 가깝다. R&D 투자가 산업 흐름을 바꾼 일은 여러 차례 있었다. 미국은 1980년대 후반 일본 기업들에 의해 자국 반도체 산업이 공멸할 위기에 처하자 정부, 기업, 대학, 연구소가 참여하는 반도체 R&D 컨소시엄 ‘세마테크(SEMATECH)’를 설립했다. 여기서 인텔의 PC 프로세서 표준과 퀄컴의 LTE 모뎀 칩이 나왔고, 미국이 지금도 세계 반도체 패권을 쥐고 있는 원동력이 됐다.최근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우리의 정치 체제를 바꿔 보자는 주장이 나온다. 역사적 소임을 다한 5년 단임제 대신 의원내각제 도입 등을 검토해 보자는 것이다. 이왕 시스템을 뜯어고칠 거라면 우리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도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미래 유망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쇠퇴의 시작’을 막을 첫걸음이다.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인들은 ‘정치 과잉’ 상태에 빠졌다. 국정 최고 책임자 한 명이 결정한 정치적 이슈가 5000만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180도 바꿀 뻔했다. 그 이후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두고 나라가 찬반으로 갈라졌다. 비상계엄에서 탄핵, 대통령 체포 시도로 이어지는 일련의 상황은 많은 국민을 시도 때도 없이 정치 이야기를 꺼내게 하는 ‘정치 중독자’로 만들었다. 문제는 국회마저 정치 과잉 상태란 점이다. 국회는 정치인들이 모인 집단이지만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필요한 법안을 처리하는 국가기관이다. 정치적 혼란 때문에 법안 처리를 하지 않는다면 그게 직무 유기다. 하지만 지난 연말 주요 경제법안의 처리 누락을 보면 국회가 정쟁(政爭)에 몰두하다 의무 이행을 방기했다는 것이 확연해 보인다. 대표적인 게 반도체 특별법(반도체법) 통과 불발이다. 그동안 미국, 대만, 일본의 반도체 기업은 국가에서 조 단위의 보조금을 받아 왔다. 반면 한국 반도체 기업은 직접 보조금 없이, 많아야 일본 기업의 10분의 1 수준의 세액공제만 받았다. 반도체 경기가 하강하는 ‘반도체 겨울’을 앞두고 처음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반도체법의 골자다. 이 법은 여야 이견 없이 발의됐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국회 소위원회 심의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같은 날 여야는 대통령 탄핵을 심리할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의원총회와 국회 본회의를 열고 있었다. 그런 식으로 지난해 연말 대형 정치 이슈에 막힌 주요 경제법안이 대한상공회의소 추산으로 최소 12건에 달한다. 국가기간 전력망,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과 관련된 법안들이다. 반도체법 통과가 시기를 다소 늦춰도 괜찮을 만큼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올 1분기(1∼3월) 반도체 D램 가격이 5∼10%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9∼12월) 30% 이상 떨어진 품목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예상치만 그 정도다. 가격 하락의 주요 이유는 스마트폰과 PC 수요 위축, 그리고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급속한 공급 확대가 꼽힌다. 이 중 방점은 ‘중국의 반도체 공급 증가’에 찍혀 있다. 이미 석유화학과 철강 등의 업종에서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치킨 게임’을 시작한 이후 한국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속속 사업을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있다.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역시 그렇게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이 업계가 한목소리로 우려하는 점이다. 경제계는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혼란스러웠던 지난해 말 지연된 각종 경제법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뜻이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경제가 정치적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옳은 얘기다. 여야가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1월 임시국회에서 당장 시급한 경제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한국 경제가 정치와 관계없이 안정적이고 독립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국내주식, 해외주식 실전투자 왕중왕전인 ‘2024 키움영웅결정전’이 지난달 5일부터 20일까지 34일 동안 치러졌다. 키움영웅결정전은 매달 진행되는 키움영웅전 정규전 상위 수상자만 참가하는 대회로, 올해는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국내주식 5개 자산그룹별 상위 200위까지, 해외주식 5개 자산그룹별 상위 100위까지 참가 가능했다. 국내결정전 7655명, 해외결정전 3388명이 참가했는데 이는 영웅전 전체 참가자 국내 상위 3%, 해외 상위 2%에 해당된다. 자산그룹은 ‘1억 원, 5000만 원, 3000만 원, 1000만 원, 100만 원’ 등으로 구분된다. ● 실전투자 대회도 미국 시장이 대세 2024년은 미국 주식시장이 호황인 해였다. 올해 들어 18일까지 다우존스는 12%, 나스닥은 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 코스닥은 20% 하락했다. 이런 추세대로 키움영웅결정전 역시 해외결정전 참가자 수익률이 국내결정전 참가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해외결정전 참가자가 지난달 5일부터 18일까지 얻은 평균 수익률은 22%였으며, 참가자의 67%인 2465명이 이익을 봤다. 반면 국내결정전은 참가자 평균 수익률이 ―10%였으며 이익을 본 참가자도 전체의 28%에 그쳤다. 해외주식 투자자에게는 기회였고 국내주식 투자자에게는 힘든 한 해였다는 방증인 셈이다. 다만 최고 수익률은 국내결정전 100대회 참가자가 487%로, 해외결정전 3000대회 참가자의 최고 수익률 451%보다 높았다. ● 투자 고수의 경쟁력은 종목 아닌 타이밍 투자 고수의 매매 종목은 모든 투자자의 관심사다. 하지만 2024 키움영웅결정전 참가자와 키움증권 전체 투자자의 매매 종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내결정전 참가자들의 투자자 수 상위 5개 종목을 뽑아 본 결과 에스와이스틸텍, 알테오젠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키움증권 전체 투자자들의 투자 종목과 같았다. 다만 수익률 최상위 참가자의 매매 종목은 평균과 차이가 컸다. 국내결정전 최상위 참가자의 경우 우상향 종목이 아니더라도 변동성을 이용해 차익을 취하는 패턴의 매매를 보였는데, 참가자 프로필로 확인했을 때 자산그룹별 1위는 겹치는 매매 종목이 거의 없었다. 투자 고수일수록 종목이 아니라 매매 타이밍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해외결정전의 경우 투자자 수 상위 5개 종목이 순서만 다를 뿐 동일했다. 수익률 최상위 참가자들의 공통점은 적극적인 투자였다. 전체 국내결정전 참가자는 하루 평균 0.75종목을 매매했고, 해외결정전 참가자는 하루 평균 0.3종목을 매매했다. 하지만 최상위 참가자들은 국내 하루 평균 6종목, 해외 하루 평균 2.3종목을 매매했다. 참가자 전체 평균보다 2, 3배 많은 종목을 단기에 거래한 셈이다.● 내년에도 이어지는 키움영웅결정전 2024 키움영웅결정전은 개인 최고 상금 2억 원으로 올해 국내에서 치러진 실전투자대회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대회 기간 자산그룹별 상위 10명의 매매 내역이 10분 지연돼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 별도 메뉴로 중계됐다. 키움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영웅문4를 통해서는 국내결정전 상위자들의 매수, 매도 시점이 반영된 종목 차트가 제공됐다. 2024 키움영웅결정전 최종 순위는 한국거래소 검수를 거쳐 내년 2월 이후 발표된다. 2025 키움영웅결정전은 2024년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영웅전 상위자들이 참가할 수 있다. 영웅전에 관심 있는 개인 투자자라면 누구나 영웅문S#으로 참여할 수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40, 50대 직장인들에게 관심이 큰 주제가 있다. 바로 ‘퇴직연금’이다. 그동안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생각하지도 않았던 연금 수익률이나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등의 용어를 이 시기가 되면 스스로 알아보게 된다. 퇴직연금을 어디에 맡길지, 어떤 상품을 사야 할지도 고민이다. 20일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본부장을 만나 내년 퇴직연금 운용 방식과 유망 투자처 등을 인터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 10월 말 이후 다른 회사에 가입해 있던 퇴직연금 가입자 5800명이 이전해 오는 등 퇴직연금 시장의 ‘강자’다. ―내년도 퇴직연금의 트렌드가 어떻게 될까. “퇴직연금은 크게 회사가 알아서 자금을 운용하는 DB형, 자신이 직접 연금을 굴리는 DC형, 그리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세 가지로 나뉜다. 지난해 국내에서 DB형이 7% 성장할 때 DC형과 IRP는 각각 20%, 30% 성장했다. 그만큼 시장이 스스로 수익률을 챙겨야 하는 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고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적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상품은 어떤 게 유망할까. “내년에도 ETF가 대세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리 인하기를 맞아 채권 투자에 나서는 고객이 많은 것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다양한 투자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연금 자산에서 펀드와 ETF로 운용되는 자산의 70%가 해외자산으로 투자되고 있다. 국내 투자는 30% 수준이다. 올해 국내 증시가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예전 관성대로 국내 주식에 집중 투자했다면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다.” ―퇴직연금을 투자하기에 유망한 국가와 산업이 있을까. “연금은 장기 투자해야 하는 자산이다. 그만큼 성장하는 국가와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 차원에서 볼 때 앞으로 성장성 있는 국가는 미국이며, 중장기적으로 인도 역시 괜찮다고 본다. 산업 측면에서는 내년에도 여전히 인공지능(AI)이 화두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엔비디아와 같은 AI 하드웨어 업체가 중시됐다면, 내년에는 AI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기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자율주행 관련 규제 개혁이 이뤄질지 주목해 봐야 한다.” ―연령대별로 퇴직연금 운용 방식이 다른가. “꼭 그렇지는 않다. 20, 30대 젊은 고객이지만 원금 보장 상품을 원하는 경우가 있고 60대 고객인데 주식 위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퇴직연금은 일반적으로 원금 손실에 부담을 가지는 고객이 많다. 그 때문에 연령에 맞춰서 나이가 젊고 앞으로 투자해야 하는 기간이 긴 고객은 성장주, 나이가 많은 고객은 배당주 중심의 자산 운용을 하도록 권유한다.” ―시장 변화에 따라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싶어도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런 분들에겐 미래에셋증권 애플리케이션(앱)의 ‘포트폴리오 구독’을 추천한다. 분기(3개월) 단위로 시장 상황을 분석해 고객 포트폴리오를 바꿔 준다. 분기마다 지난 분기의 투자 상황을 분석해 예상과 비교한 수익률 결과와 추천 상품 등을 조언해 준다. 시장 벤치마크(BM)를 넘는 수익률을 추구해, 직전 1년 수익률이 17% 수준이었다. 무료로 구독할 수 있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이 시작됐다. 현재까지 미래에셋증권의 고객 유치 성과는…. “10월 말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도입됐는데 20일까지 가입자 5800명, 자산 2500억 원이 늘었다. 다른 회사가 실물이전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어서 직접 비교는 어렵다. 다만 매달 집계하는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신규 고객 수가 실물이전 제도 도입 전과 비교할 때 2배로 늘었다. 은행권 퇴직연금 고객들이 증권사로 많이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 앱 안에 있는 ‘퇴직연금 가져오기’ 메뉴로 5분 만에 이전할 수 있다.” ―다른 회사 퇴직연금 고객의 실물 이전을 더 늘리기 위한 전략이 있나. “별도의 전략을 쓰기보다는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 운용과 평안한 노후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 성향에 맞춘 상품과 포트폴리오로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에 세무, 노무, 계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있어 연금 컨설팅 역량이 높은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가 시범 실시 중인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에 대한 데이터센터 업계의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최근 정부의 전력계통영향평가 제정 행정예고에 의견서를 내고 “이 제도는 경쟁 국가에서는 요구되지 않는 한국만의 규제”라며 “(전력계통영향평가가) 한국의 투자 환경을 주변국 대비 과도하게 불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계통영향평가는 데이터센터 등의 시설이 사용 전력 10MW(메가와트)를 넘을 경우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전력을 공급하도록 한 제도다. 한국전력이 검토하고 산업부 전력정책심의위원회가 최종 심의한다.전력계통영향평가는 기술적 평가와 비(非)기술적 평가로 나뉜다. 합쳐서 70점이 넘어야 전력 공급 심의 대상에 오른다. 기술 평가(60점)는 기존 평가와 비슷하다. 논란은 새로 도입된 비기술적 평가(40점)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역 낙후도 △지방재정기여도 △직접고용 효과 등의 항목이 신설됐다. 낙후 지역에 시설을 만들고, 고용을 많이 해야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연합회 측은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낙후 지역 건립이 어렵고, 직접 고용 인력이 많지 않은데 강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8월 전력계통영향평가 시범 실시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이를 통과한 데이터센터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진행 이후에야 전력 공급 여부를 알 수 있게 한 점도 투자 위축 우려를 높인다. 사업장 부지를 매입하고 기초설계, 영향평가서 작성 등을 진행해 많게는 수백억 원의 비용을 들였는데 막상 ‘전력 공급 불허’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반도체와 철강 등 다른 전력 다소비 산업이 해당 규제에서 빠지면서 ‘데이터센터 전용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미 만들어진 데이터센터가 10MW 이상 전력을 추가 사용할 경우 동일 규제를 적용받게 된 점도 이중 규제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은 배점이 높은 ‘지역 낙후도’ 점수가 0점이라 앞으로 전력 공급 심의 대상이 되는 70점 이상 점수를 받기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수도권에서는 앞으로 데이터센터 신규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장 추가 투자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한국이 사실상의 데이터센터 규제를 시작한 상황에서 주변국들은 앞서 나가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2027년까지 150억 달러(약 21조7500억 원)를 투자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이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대만 역시 구글, 애플이 새로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반면 한국은 글로벌 기업의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소식이 끊겼다. 박상우 커니코리아 부사장은 “최근에는 한국 대기업들조차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을 해외에서 진행하겠다고 문의해 오는 실정”이라며 “인공지능(AI)시대에 데이터센터가 없다면 한국은 ‘AI 수입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정부는 수도권의 에너지 소비 집중을 막기 위해 전력계통영향평가 도입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민간 데이터센터의 72.9%, 공공 데이터센터의 41.2%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최성준 산업부 전력계통혁신과장은 “전력계통영향평가는 안정적 전력 공급 등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며 “다만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조만간 개선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