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원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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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재원 기자입니다.

jawon1212@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과학일반57%
산업23%
우주/천체7%
경제일반7%
동식물3%
인물/CEO3%
  • 세계 인구 10만명 중 1명만 초미세먼지 안전지대 거주한다

    세계 인구 80억 명 중 99.999%가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안전 기준치를 넘는 초미세먼지(PM 2.5)에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초미세먼지 안전지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세계 인구의 0.001%로 10만 명당 1명에 불과하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이 대표적인 안전지대로 꼽혔다. 남아시아, 북아프리카 지역은 예상외로 WHO 안전 기준을 넘어선 지역으로 파악됐다. WHO 안전 기준은 국내 기준으로는 좋음(0∼15㎍/㎥)과 같은 기준이다.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 지역은 WHO 기준을 10배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00년대 들어 내내 중국과 북한 등에 이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국가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크기 입자로 WHO가 규정한 발암물질이다. 암 외에도 심혈관 질환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는 최초로 지구 전 지역에 걸친 일일 초미세먼지 농도와 분포를 분석했다. 대기오염 완화 전략을 개발하고 초미세먼지의 장기 영향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기초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연평균 농도 WHO 안전 기준 ‘6배’ 궈위밍 호주 모내시대 공중보건예방의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2000∼2019년 사이 전 지구 일일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를 학술지 ‘랜싯 플래니터리 헬스’에 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WHO에 따르면 117개 국가 6000여 개 도시에 초미세먼지 측정소가 있다. 대부분은 선진국에 집중돼 있다. 저개발 지역 측정소가 부족하고 데이터 공개도 제때 이뤄지지 않아 전 지구 초미세먼지 농도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구현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활용했다. 2000∼2019년 65개국 5446곳의 측정소 데이터와 위성 기반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전 지구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했다. 전 지구 기상 데이터와 지리적 특성도 분석에 반영했다. 그 결과 2000년 이전의 세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32.8㎍/㎥로 나타났다. WHO는 초미세먼지 안전 기준을 연 평균 5㎍/㎥, 일일 평균 15㎍/㎥로 규정한다. 전 세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 안전 기준의 6.5배나 되는 셈이다. 연구팀의 분석은 지도에서 가로세로 10㎞ 수준의 해상도로 나타날 정도로 세밀하다. 연구팀은 “2019년 기준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WHO 기준을 충족한 지역은 세계 육지 면적 0.18%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거주하는 세계 인구는 0.001%뿐”이라고 말했다. ● 아시아-아프리카, 초미세먼지 농도 특히 높아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 차이도 나타났다. 초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지역은 동아시아(50.0㎍/㎥)였고 남아시아(37.2㎍/㎥), 북아프리카(30.1㎍/㎥) 등이 뒤를 이었다. 호주와 뉴질랜드(8.5㎍/㎥), 남미(15.6㎍/㎥) 등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초미세먼지 일일 농도가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1년 중 일일 평균 농도가 WHO 안전 기준을 넘어선 날 역시 감소했다. 반면 아시아 대부분과 북아프리카,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미 카리브해 등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1년 중 일일 평균 농도가 WHO 안전 기준을 넘어선 날 역시 약 70%를 기록했다. 특히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지역은 약 90%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역시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초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으로 전 세계에서 매년 70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약 400만 명이 아시아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정체가 아시아 초미세먼지 농도 높여 과학자들은 아시아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이유로 지구 온난화로 발생한 대기정체 현상을 꼽는다. 대기정체는 바람이 약해 공기가 잘 확산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아시아 지역 대기 상하층의 바람이 감소 추세를 보이며 대기정체 현상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팀은 지난해 5월 대기정체 발생일이 21세기 말에는 최대 58%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아시아 지역 내 초미세먼지 발생 주요 원인으로는 석탄 발전과 화석연료 사용 증가가 지목된다.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의 오염물질이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화진 서울대 환경보건학과 교수 연구팀은 중국과학원(CAS) 연구팀과 공동 연구로 2020년 중국의 오염물질이 국내에 유입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궈 교수는 “현재 전 지구 초미세먼지 농도를 알아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알 수 있다”며 “정책 입안자나 공중 보건 공무원, 연구자들은 대기 오염의 건강에 대한 단기와 장기적 영향을 더 잘 평가하고 대기오염 완화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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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에 안 보이는 유적지도 찾아내는 ‘라이다’… 고고학 문턱 낮아진다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대 고고학과 연구팀은 스페인 북서부 갈라시아 지역에서 5∼7세기 중세시대 거대 요새를 발견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요새는 해발 400m에 축구장 14개 면적인 10ha(헥타르) 규모에 달했다. 1.2km에 달하는 성벽, 30개의 석탑 등으로 구성됐다. 과거 요새의 일부 건축물이 발견된 적이 있었으나 당시 고고학자들은 15∼17세기 지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고고학자들이 연대 측정을 실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요새가 빽빽한 초목에 숨겨져 있어 착오를 일으켰다. 무려 10세기나 차이가 났던 스페인 중세시대 요새 구축 시기를 바로잡은 것은 공간 측정 기술인 ‘라이다(LiDAR)’ 덕분이다. 자율주행 차량에 주로 쓰이는 라이다는 고고학 분야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라이다를 활용하면 기존 10년이 걸리는 고고학 관련 조사를 1시간 내에 할 수 있다. 2010년대 라이다가 본격 도입된 이후 500개 이상의 새로운 고고학 유적지가 발굴된 것으로 추산된다.● 눈금 촘촘한 자로 길이 재는 것과 같은 기술고고학 분야의 혁명이라 불리는 라이다는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발사하는 펄스 레이저로 공간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펄스 레이저는 물체에 부딪힌 뒤 되돌아오는데, 빛의 속력에 측정 시간을 곱하면 왕복 거리가 산출된다. 이를 반복 측정해 주변 물체들을 입체적으로 인식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데이터를 함께 곁들이면 3차원(3D) 지도가 만들어진다. 라이다는 사물 탐지에 쓰이는 ‘레이더’와 원리는 동일하다. 그러나 라이다가 사용하는 레이저의 파장은 0.5μ(미크론·1μ은 100만분의 1m)으로 레이더가 사용하는 라디오파의 파장보다 짧다. 폭과 높낮이 정보까지 측정하는 세밀한 탐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더 촘촘한 눈금을 가진 자로 길이를 정확히 재는 것과 같다. 고고학자들은 라이다를 비행기나 헬리콥터, 드론 등에 달아 사용한다. 하늘에서 레이저를 쏘는 것이다. 다만 라이다로도 수풀이 우거진 지역은 탐사가 쉽지는 않다. 잎사귀가 레이저를 반사해 버린다. 따라서 초당 최대 수백만 번의 레이저를 쏜다. 결국 그중 일부 레이저가 잎사귀를 뚫고 지면에 닿았다가 반사되는 경우가 생겨난다. 이런 방법으로 육안으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고고학 유적지를 찾아낸다. 기존에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주인공처럼 페도라를 눌러쓰고 낡은 크로스백을 멘 채 밀림을 누비던 것보다 빠르고 저렴한 방식이다. 스페인 연구팀 역시 이 방식을 통해 요새의 벽이 3세기 로마의 성벽과 비슷한 형태라는 것을 밝혔다. 요새의 벽은 2.5∼4.5m 두께로 이중벽돌 구조로 지어졌으며 내부는 흙과 자갈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벽이 울창한 초목으로 덮여 있음에도 라이다로 내외부 구조를 완벽하게 판별했다”고 말했다. ● 쓰임새 커진 데다 고고학 문턱까지 낮춰 라이다 기술은 1960년대에 개발됐다. 1970년대 유럽 고고학자들이 라이다를 탐사에 활용하려 했지만 당시는 비행체의 기술 수준이 낮았다. 라이다 자체도 레이저 발사가 초당 5000회 정도에 불과해 활용도가 떨어졌다. 2010년대 들어 기술 수준이 높아지며 라이다는 고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험도구가 됐다. 매해 걸쭉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독일 고고학연구소 연구팀은 스페인이 남미 대륙을 정복하기 전인 500년부터 1400년 사이 아마존에 존재했던 초기 도시를 발견하고 지난해 5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보고했다. 볼리비아 목소스평원의 2만 ha에 이르는 지역을 라이다로 분석한 결과로 1년 중 몇 달은 침수되는 아마존 저지대에서 과거 도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었다. 고고학 분야 라이다의 활용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침식이나 지진 등 자연적 영향 외에도 인류에 의한 기후변화, 전쟁 등의 영향으로 고고학 유적지들이 빠르게 소실되고 있어서다. 고고학자들은 “라이다가 사라져 가는 고고학 유적지에 대한 기록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라이다는 시민 과학 확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마추어 고고학자들이 활발한 탐사 활동을 보이며 미국 고고학연구소, 영국 고고학협회 등에 매년 논문을 발표한다. 영국의 아마추어 고고학자인 데이비드 래틀리지 씨는 자체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찾아낸 유적지들을 보고하고 있다. 래틀리지 씨는 “라이다가 고고학의 문턱을 낮췄다”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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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자컴 난제 풀었다… 정보량 늘리고도 오류율은 낮춰

    구글 퀀텀 인공지능(AI) 연구팀이 양자컴퓨터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 중 하나로 꼽히는 ‘오류율’을 획기적으로 줄인 연구성과를 내놨다. 구글 퀀텀 AI 연구팀은 미국 컬럼비아대, 호주 시드니공대 등과 함께 양자컴퓨터에서 기본 정보단위인 ‘큐비트’ 밀도를 키운 채 더 낮은 오류율을 보였다는 점을 입증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퀀텀 AI 연구원들은 처음으로 큐비트 수를 늘려서 오류를 줄일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류율을 줄여 유용한 양자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중첩, 얽힘이라는 양자 역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연산을 수행하는 장치다. 일반 컴퓨터는 정보 기본단위로 0과 1로 표현하는 비트를 쓰는 반면에 양자컴퓨터는 1과 0을 동시에 다량으로 처리해 비약적으로 높은 연산 성능을 낼 수 있어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정보단위인 큐비트는 00·01·10·1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1, 0 또는 둘 다의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양자 중첩’ 상태 덕분이다. 중첩을 유지하면 확률을 기반으로 계산을 실행해 복잡한 수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중첩 상태에서 오류가 쉽게 발생해 제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큐비트는 고성능 연산을 위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옆에 있는 큐비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큐비트를 공이라고 생각하면 진동하는 공에 옆의 공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간섭으로 결괏값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큐비트 수나 밀도를 늘릴수록 오류는 늘어난다. 과학자들은 오류를 보정하기 위한 연구와 적은 수의 큐비트를 슈퍼컴퓨터와 연계해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글 퀀텀 AI 연구팀은 큐비트의 밀도를 키우고도 간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72개 큐비트로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를 만들고 큐비트의 밀도를 다르게 해 실험했다. 하나는 밀도를 높였고, 다른 하나는 밀도를 낮췄다. 그 결과 밀도가 높은 양자 프로세서에서는 2.914%의 오류율을 달성했다. 25회 이상 연산을 실행시켜 얻은 결과로 밀도가 낮은 양자 프로세서에서 3.028%의 오류율이 발생한 데 비해 낮은 오류율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달성한 오류율은 양자컴퓨터를 실제 구현하는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승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오류율이 1% 미만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연구팀 역시 “효과적인 양자컴퓨터 구현을 위해선 더 낮은 오류율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미래 발전을 위한 기초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연구팀들이 양자컴퓨터 오류율을 낮추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한국도 2030년대 초 슈퍼컴퓨터를 넘어서는 오류가 적은 양자컴퓨터를 시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여러 오류 정정 방법 중 하나를 시도해 성과를 낸 것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광자를 이용한 방법 등 여러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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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띄우자” 핵심부품 국산화에 사활

    10일 경기 성남시 LIG넥스원 판교연구개발센터. 한국 우주개발 역대 최대 규모 프로젝트인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과 ‘천리안 3호’ 구축 사업에 활용될 위성 부품 ‘디지털신호처리기’ 국산화를 위해 연구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정지궤도급 ‘디지털신호처리기’ 국산화를 위한 연구와 위성 부품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 한창이었다. 센터에서 만난 유경덕 LIG넥스원 위성체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디지털신호처리기 기술을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하면 국내 통신위성 분야의 획기적 기술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 “KPS 핵심 부품, 우리 손으로 개발”위성항법시스템은 일상에서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보며 맛집을 찾는 데 쓰이는 핵심 인프라지만 현재 미국이 운용하는 GPS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한국이 KPS 구축에 성공하면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세계 7번째 자체 항법위성체계를 보유한 국가가 된다. 누리호 개발 사업에 300개의 민간 기업이 참여해 기술력을 끌어올린 것처럼 KPS 사업 역시 국내 우주기업들이 기술력을 확보하고 위성 발사의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꼽힌다. KPS 사업 주요 참여기업인 LIG넥스원은 우주 위성 부품 국산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추진한다. 이날 방문한 연구 현장에서도 정지궤도급 ‘디지털신호처리기’ 국산화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었다. 디지털신호처리기는 위성에 실리는 핵심 탑재체 중 하나다. 기존 수동형 중계 통신처리기가 단순히 신호를 중계하는 데 그쳤다면 디지털신호처리기는 신호를 능동적으로 보정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장비를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경덕 위성체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산화를 위해선 위성 분야의 과학적 진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개발에 성공하면 위성 시스템 운영 융통성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참여 민간 기업 늘려 업계 다변화해야” 판교연구개발센터 한쪽에선 연구원들이 항법신호 생성 및 송수신, 위성항법장비 등 위성 부품을 경쟁사의 제품보다 낮은 가격에 시장에 내놓기 위한 전략회의를 열었다. LIG넥스원은 이 부품과 기술들을 이미 확보했거나 개발 중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전략회의의 핵심 목표다. 김종필 위성체계연구소 소장은 “같은 부품이어도 우주에서 쓰는 부품은 방위산업에서 쓰는 부품보다 약 10배 비싸다”며 “대량생산 체계 구축을 기반으로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부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LIG넥스원은 우주에서 한반도와 주변 해역의 위기 상황을 감시할 ‘초소형위성 체계’ 개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감시정찰과 통신, 항법 분야 중·대형급 위성 탑재체 개발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저궤도 소형 군집위성 개발과 체계 종합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KPS와 초소형위성 등 국내 위성 개발 사업에는 LIG넥스원 외에 대한항공과 AP위성,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등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다수의 민간 기업이 우주산업에 참여해 산업 생태계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업계가 다변화하면 국내 우주 산업계 뿌리에 해당하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도 다양해지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기업들도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병기 LIG넥스원 KPS개발단장은 “민간에 기술을 이전하고 다수의 민간 기업을 육성하는 뜻을 지닌 ‘미드스페이스’ 과정을 거쳐야 뉴스페이스로 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KPS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은 총 8기 위성을 우주에 띄워 한반도 인근 초정밀 위치, 항법, 시각정보를 제공할 위성항법시스템이다. 미국이 운용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함께 운영되며 더욱 정밀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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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AI시대 엄청난 전력 필요… 초저전력 반도체, 한국이 주도할것”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은 전력 소모량을 줄인 반도체 기술입니다. 한국이 쌓은 반도체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8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글로벌 AI 기술 경쟁 시대의 대응 전략을 밝혔다. 이 장관은 대규모 연산을 적은 전력 소모량으로 빠르게 처리하는 게 AI 반도체 기술의 핵심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AI로 늘어날 전력 소비, 한국 기술로 해결책 마련AI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는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다. 엔비디아 등이 생산하는 반도체는 전력 소모량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장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점을 보이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계산 기능까지 넣고 최적화하면 전력 소모량이 적은 칩을 만들 수 있다”며 “나름대로 기술적인 근거를 갖고 이 분야에서 ‘세계 1등’을 해보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국 142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2021년 연간 전력 사용량은 4006GWh(기가와트시)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강남구(4625GWh)와 비슷한 수준이다. IDC에서도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설비는 연산 처리를 위한 반도체가 장착된 서버(44%)다.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모은 미국 오픈AI의 ‘챗GPT’ 같은 AI 서비스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한 뒤 이를 통해 추론한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학습 데이터를 단시간에 받아들이고 처리하려면 기존 처리장치와 다른 AI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 장관은 “디지털 세상에서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전력 소비가 발생하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한국이 주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지내다 지난해 5월부터 과기정통부를 이끌고 있으며 반도체 분야의 세계 최고 석학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약한 반도체 소프트웨어 기술 향상을 위해 이 장관이 직접 국내외 기업 경영진을 만나며 협업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소프트웨어까지 고도화하면 미국 빅테크도 탐낼 만한 AI 반도체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2030년까지 8262억 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K클라우드 전략’을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2030년 AI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을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목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AI 반도체 기술력을 100으로 볼 때 한국은 89.2 수준이다. 이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 될 ICT 강화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들어 과학·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나서며 과기정통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연초 과학기술인·정보통신인 신년인사회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7년 만에 참석했다. 지난해 9월 캐나다 순방 때는 AI 기술의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선 양자기술 석학들을 만났다. 귀국 직후엔 AI, 우주, 양자, 바이오 분야의 젊은 과학자들을 대통령실 청사에 초대했다. 이러한 현장을 모두 함께한 이 장관은 “ICT가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이 확고한 것 같다”며 “몸은 힘들어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1∼6월)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특별법엔 청장이 외부 전문가에게 일반 공무원보다 높은 수준의 연봉을 제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는 내용도 담긴다. 이 장관은 “우주 산업 분야에서 정책 전문성을 가진 과기정통부와 함께 일을 시작하고 이후에 적합한 정부 조직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8GHz(기가헤르츠) 대역의 5세대(5G) 서비스 구축을 위해 ‘제4 이동통신사’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확실한 혜택을 주겠다”며 추진 의지를 보였다. 양자기술 육성 전략과 발전 방향은 이르면 다음 달 발표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장관 재임 중 꼭 마무리했으면 하는 정책 과제’에 대한 질문엔 말을 아꼈다. 그는 “특정 장관이 관심을 가진 분야라고 딱지가 붙으면 나중엔 일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며 “그저 한국의 먼 미래 먹거리의 기반을 닦고 체질 개선에 이바지하고 싶을 뿐”이라고 답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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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 차양막 띄워 햇빛 차단? 기후변화 대응에도 우주기술 활용한다

    미국 과학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우주 먼지를 활용하는 구상을 내놨다. 우주 공간에서 먼지로 ‘차양막’을 만들어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닿는 햇빛을 일부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지구로 향하는 햇빛의 약 1∼2%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벤저민 브롬리 미국 유타대 물리천문학과 교수와 스콧 케니언 미국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관측소 연구원 팀은 이 같은 분석을 국제학술지 ‘플로스 기후’에 8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우주에 차양막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처음 제시된 것은 아니다. 얼리 제임스 당시 미국 로런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 연구원이 1989년 국제학술지 ‘브리티시성간협회저널’에 이 같은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당시만 해도 구현 방법을 내놓지 못해 아이디어 차원에 그쳤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심해지자 우주 공간을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 연구가 더 활발해졌고, 우주 차양막 이론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구 아닌 달 표면 먼지로 차양막 활용”유타대-스미스소니언 공동연구팀의 제안은 30여 년 전 제임스 연구원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구상이다. 제임스 연구원은 당시 달 암석에 포함된 소재로 2000km 길이의 얇은 유리 차양막을 우주에 설치하면 지구로 오는 햇빛의 1.8%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공동연구팀은 달 표면의 먼지를 태양을 향해 흩뿌려 차양막을 만드는 방안을 내놨다. 지구에서 먼지를 보급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달 먼지 고유의 특성이 차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입증했다. 지구에서 태양 쪽으로 약 150만 km 떨어진 제1라그랑주점(L1)에 우주 차양막을 설치한다는 것은 기존 아이디어와 동일하나 달의 먼지를 활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공동연구팀은 또 달에 세워질 우주정거장이나 정착지에서 직접 달의 먼지를 발사해 L1으로 보낼 수 있는 최적의 궤적도 도출했다. 지구에서 먼지를 L1으로 보낼 경우 태양풍이나 중력에 의해 먼지가 쉽게 경로를 벗어나는 데 반해 달에서 발사하면 L1까지 운반이 용이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지난해 7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기포를 차양막으로 쓰는 방법을 제시했다. 실리콘으로 만든 얇은 막 형태의 기포들로 우주에서 거대한 기포 뗏목을 만드는 방식이다. 물 위 비누거품들이 촘촘히 연결된 형태다. 연구팀은 브라질 크기만 한 우주 기포 뗏목을 만들면 지구로 오는 햇빛의 2%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작은 비행체로 이뤄진 우주 차양막이나 거대한 거울을 우주에 쏘아올려 지구로 오는 햇빛을 반사시키는 ‘우주거울’ 등도 아이디어로 제시되고 있다. ●기후변화 해법 찾으려면 위성 관측 정확도 높여야기후변화가 심화될수록 우주에 대한 과학자들의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유엔과 미국, 영국 등은 이구동성으로 “우주 기술은 기후변화 대응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 양상과 분석도 우주 공간의 위성 덕분에 가능해졌다. 위성은 지구 환경과 기후에 대한 태양의 영향을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관측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이 지구 관측용으로 활용 중인 위성만 150여 개, 지구 관측 상업위성은 340여 개에 달한다. 바다와 육지, 얼음, 대기 등 지구를 샅샅이 관측 중이다. 관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도 공을 들인다. 영국 국립우주연구소는 올해 내 차세대 지구 관측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 위성은 800km 상공에서도 해수면 온도를 0.2도 범위 안에서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 빅밴에 서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여태껏 발사된 지구 관측 위성 중 가장 정확한 온도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우주 진출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에 빠르게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영국 남극자연환경소 연구팀은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레터’에 지구 온도 상승으로 우주 쓰레기 양이 늘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연구팀은 “온도 상승으로 대기 상층의 밀도가 감소되며 지구 대기권에 끌려와 불탔을 우주 쓰레기가 지구 저궤도에 남아 있는 시간이 2000년대에 비해 30% 늘어날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우주 쓰레기 충돌 사고도 더 빈번해질 것”이라고 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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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최초 민간 우주발사체’ 타이틀 놓고 기업 간 경쟁 치열

    한국 최초 민간 우주발사체 서비스 기업 타이틀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이 뜨겁다. 수백억 원대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들이 경쟁하는 사이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존재감을 점차 드러내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2018년 창업 이후 누적 470억 원대 투자를 받은 것으로 올해 말 기술특례 상장도 추진한다. 동시에 올해 안에 발사체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상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길이 20.6m의 2단형 소형 우주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150kg짜리 위성을 500km 상공의 태양동기궤도로 실어 나를 수 있다. ‘블루웨일 1.0’이라 이름 붙인 이 발사체는 액체 메탄을 연료로 활용한다. 메탄은 기존 액체엔진 로켓에 사용된 연료인 케로신(등유)처럼 침전물이 쌓이는 문제가 없고 비용도 저렴하다. 우주발사체 재활용 측면에서 각광받는 연료다.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등 우주발사체 시장 선도 기업들도 메탄 엔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24년 메탄 엔진 기반 우주발사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민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첫 하이브리드 로켓을 개발 중인 이노스페이스 역시 타이틀 선점을 노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기술은 단순한 구조의 우주발사체에 적합한 고체연료의 장점과 엔진 추력 조절이 가능한 액체연료의 장점을 융합한 기술로 꼽힌다. 짧은 제작 기간과 안전성, 경제성을 갖춘 기술이란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런 유망성을 인정받아 현재까지 약 55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브라질에서 길이 16.3m, 탑재체 중량 20kg의 하이브리드 엔진 검증용 시험발사체 ‘한빛-TLV’를 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와 기술 오류 등으로 발사에 실패했다. 2월 말∼3월 초로 예정된 시험발사에 성공하게 된다면 내년에는 소형 발사체 ‘한빛 나노’를 발사할 계획이다. 50kg 이하 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투입하는 발사체다. 상용 서비스 개시도 내년이 목표다. 우나스텔라는 국내 첫 유인 발사체 개발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2월 설립됐다. 고도 100km까지 유인 우주 비행을 할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해 준궤도 우주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전기모터펌프 사이클 엔진 시스템 기반의 자체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도 선정돼 2024년 4월까지 2년간 5억 원을 지원받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기술을 이전받을 민간 기업으로 선정됐다. 5월로 예정된 누리호 3차 발사 준비에 참여해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에 우주발사체를 실어 공중에서 쏘아 올리는 공중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케츠에 따르면 2027년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 규모는 296억 달러(약 33조191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우주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우주발사체 기업이 늘면서 관련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며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 속도와 높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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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만km 떨어진 곳으로… 생명체 흔적 찾아 떠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성능의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의 뒤를 이을 차세대 우주망원경 ‘거주가능한 세상 천문대(HWO)’의 청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2040년 지구에서 약 150만 km 떨어진 우주 공간을 향해 떠난 뒤 지구를 닮은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게 주 임무다. 마크 클램핀 미국항공우주국(NASA) 천체물리학부 부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241차 미국천문학회에서 HWO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HWO는 ‘Habitable Worlds Observatory’의 준말로 HabEx로도 불린다. 우주망원경은 지구 대기권 바깥 우주 공간에서 천문 관측을 수행하는 광학 관측 장비다. 천문학자들은 적외선, 감마선 등 다양한 전파의 파장을 활용해 우주를 관측한다. 하지만 지상에서는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 등 특정 파장대역을 제외하면 대기 영향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파장을 갖는 전파가 많다. JWST처럼 먼 우주 공간으로 우주망원경을 보내면 지상에서 관측이 불가능한 전파를 관측할 수 있다. HWO는 지구와 같은 행성을 촬영하고 행성의 대기를 분석하는 데 집중하는 우주망원경이다. 대기에서 물이나 산소, 오존 등 생물학적 활동과 관련 있는 징후를 찾는다. 생명체 탐색 외에도 우주 생성의 역사, 가장 무거운 별의 수명 주기와 죽음 등 일반 천체물리학 분야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임무 수행을 위해 JWST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거울이 HWO에도 필요하며 거울 제어 기술은 JWST보다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JWST가 나노미터 (nm·1nm는 10억분의 1m) 수준의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면 HWO는 피코미터(pm·1pm는 1조분의 1m) 수준을 요구한다는 게 NASA 측의 설명이다. HWO 프로젝트의 잠정 예산은 약 110억 달러(약 13조5905억 원)다. NASA는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발사 목표 시점은 2040년이다. 지구에서 150만 ㎞ 떨어진 ‘제2라그랑주 점’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이 지점은 중력과 원심력이 상쇄돼 빛의 왜곡이 없기 때문에 우주 관측에 유리하다. 클램핀 부장은 “HWO는 아직 초기 계획 설계 상태”라며 “예산 확보 문제 등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HWO에 앞서 여러 차세대 우주망원경도 우주로의 출격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임무를 시작하며 수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JWST 성공에 힘입은 것이다. NASA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더 적은 시간으로 더 넓은 우주 영역을 관측할 수 있는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2027년 발사한다. 유럽우주국(ESA)은 2026년 우주망원경 플라토(PLATO)를,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는 중력파를 관측할 ‘라이트버드’를 2027년 발사한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허블보다 300배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신톈’을 2024년 발사한다. 한국은 NASA와 함께 우주 전체를 찍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어X’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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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층권 머물며 지면 샅샅이 정찰… 위성으로 원거리 조종 가능

    지난해 말 북한의 드론(소형 무인기)이 수도권 상공을 침범했다. 백주 대낮에 경기 북부와 서울 한복판을 휘젓고 다녔다. 군은 드론을 포착했으나 격추시키지 못했다. 드론에 우리 하늘이 속수무책으로 뚫린 것이다. 이번 사태는 드론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날개 길이 1m 이내의 아주 작은 드론이 더 빠르게, 더 멀리 그리고 더 높게 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며 대응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드론이 한국 전역의 하늘을 위협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군사용에서 우주용 드론까지 드론은 군사적 목적으로 처음 개발됐다. 1800년대 중반 오스트리아군이 약 200개의 폭발물로 채워진 풍선 운반선으로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공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에도 드론은 무기와 정찰 등의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군용 기술인 만큼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받으며 항법, 비행, 통신 기술이 빠르게 개발됐다. 2006년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최초의 상업용 드론을 허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상용화하기 시작했다. 건물, 전력선, 해양 에너지 시설, 도로, 철도, 산업 인프라 검사 시스템으로 활용됐다. 일반인을 위한 레저용 드론도 등장했다. 2013년에는 아마존이 드론을 활용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배송 시대도 열렸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대유행에도 드론이 의약품 배송 역할을 맡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드론 ‘인저뉴이티’처럼 우주 탐사에 쓰인 사례도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드론이 활용되는 것은 드론의 눈 역할을 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이나 외부 환경을 감지하는 센서, 배터리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김승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소장은 “다양한 목적과 수요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드론 관련 기술력이 크게 발전했다”며 “10km 내외의 중고도나 3∼5km 저고도에 배치할 수 있는 드론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고도 10∼50km 성층권을 날아다니는 드론도 등장했다. 미국의 정찰용 대형 드론인 ‘글로벌호크’는 성층권에서 움직인다. 무선 원격 조종으로 36시간을 연속 비행하며 고성능 적외선 카메라로 지구를 정찰한다. 1분 만에 경기도 넓이에 조금 못 미치는 1만5000 k㎡ 지역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샅샅이 정찰할 수 있다. 항우연도 성층권에서 한 달간 체류할 수 있는 드론을 2025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김 소장은 “기상이나 지상 관측용으로 위성보다 가까이서 지구 표면을 관측한다”며 “태양전지를 사용해 한 달간 성층권에 머물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 “드론만으로 한반도 전체 들여다볼 수 있어” 이번에 국내 영공을 침범한 북한 드론은 크기가 약 2m에 고도 3km에서 시속 약 100km 속도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군용 드론으로 보기엔 성능이 조악한 수준이다. 일반 상용 드론들도 시속 200km까지 거뜬히 속도를 낸다. 군용 드론들은 제트엔진이 장착돼 시속 400∼600km의 속도도 낸다. 최근 기업들은 시속 500km 이상을 내는 드론을 개발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드론의 작동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접목해 항로를 설정하거나 위성 통신을 활용해 원거리에서 드론을 조종하는 것이다. 김 소장은 “드론으로 한국 전역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드론 대응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라고 주문했다. 군은 대응 능력 증강을 위해 접경 지역에 전방 감시와 식별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드론이 드론을 잡는 ‘킬러 드론’, 통신을 무력화시키는 전자전 무기, 드론을 포획하기 위한 그물포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일종의 드론 번호판인 원격 ID 감지 기술 등 관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등록된 드론 수만 87만3000개로 집계된다. 관리 기술에 대한 정부의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드론 시장은 2022년 41억 달러(약 5조1036억 원)로 추산된다. 2030년까지 매년 13.8% 성장해 규모가 115억6000만 달러(약 14조392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 소장은 “드론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많이 발전됐다”면서 “이제는 안전 관리 기술에 공을 들여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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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2년 한국 달 착륙선에 자원 탐사 장비 실어 보낼 것”

    “(달이나 화성 등 우주 현지 자원으로 물, 산소, 건축자재, 발사체 연료 등 필요 물자를 생산하는) 우주 현지자원활용(ISRU) 기술 현실화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2032년 발사 예정인 한국 달 착륙선에 달 자원 탐사 장비를 실어 보낼 계획입니다.” 4일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자원연) 본원에서 만난 김경자 책임연구원의 포부다. 그는 지질자원연이 올해 신설한 우주자원개발센터장을 맡았다. 국내 최초 우주자원 개발 전담 연구조직인 우주자원개발센터는 ISRU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김 센터장은 “지질자원연이 약 100년간 축적한 자원탐사 연구 역량을 우주에 적용해 한국이 ISRU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ISRU는 인류의 우주탐사에 필수적 기술이다. 탐사에 필요한 물자를 지구에서 우주로 직접 보내는 대신 현지에서 자급자족하면 우주탐사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실제로 2025년 달에 인류를 보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달에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ISRU를 명시하고 있다. 달에 존재하는 얼음이나 메탄을 우주인 생존과 연료에 활용하고 달의 표면 흙인 월면토를 활용해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우주 자원을 지구로 갖고 오는 것도 ISRU에 포함된다. 김 센터장은 “핵융합 연료로 쓰이는 헬륨-3나 희토류, 티타늄 등 광물자원이 소행성 충돌로 달에 쌓여 있다”며 “지구상에서 광물자원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ISRU 기술력을 높여 경제성을 갖춘다면 달 자원을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이 달 자원 지도를 그리며 달의 어떤 곳에 채굴 기지를 세울지 전략을 세우는 등 우주자원 전쟁이 과열되고 있다”며 “우주 자원은 ‘찾으면 임자’ 개념으로 선점유자에게 개발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ISRU 기술 수준은 지도 작성 같은 자원 탐사에 머물러 있다. 달 토양을 지구로 갖고 와 분석한 몇몇 사례가 존재할 뿐 현지 활용이나 지구로 운반해 활용한 사례는 없다. 선두 주자 격인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의 ISRU 기술성숙도(TRL)조차 7단계 이하라는 게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TRL은 기술의 성숙도를 따지는 지표로 9단계까지 존재한다. 7단계는 실용화 단계로 실제 환경에서 성능 검증이 이뤄지는 단계이며 8단계는 시제품 제작, 9단계는 기술 실현 단계다. 예를 들어 ISRU를 실현하려면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기술이 필요하다. ‘동토 가열기술’이라 불리는데 아직 뚜렷한 기술 발전이 없다. 해외 연구팀은 레이저나 열선을 활용하는 등 여러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지질자원연 연구팀은 토치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며 “동토 가열기술을 포함해 ISRU 기술만 먼저 개발하면 개발권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ISRU TRL을 2025년까지 8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김 센터장의 예상이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사전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에 김 센터장 연구팀이 개발한 감마선 분광기를 실었다. 분광기는 달 표면에서 생성되는 감마선을 측정해 표면의 원소 구성을 알아낸다. 다누리의 분광기는 내달부터 달 원소 지도를 작성해 달 자원의 위치를 알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센터장은 “달 자원 탐사 추출기를 개발해 2032년 발사 예정인 한국 달 착륙선에 실어 보내겠다”며 “나사, 유럽 우주국(ESA)과 협력해 2025년 전후로 시기를 더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인이 반대로 외계인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2030년대가 되면 우주 현지 자원 활용이, 2040년대가 되면 지구로 우주 자원을 가져오는 게 현실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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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험실에선 바이러스 항체 만들고… 야생에선 생태계 지키는 파수꾼

    2023년 새해는 ‘계묘년(癸卯年)’으로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그동안 과학기술 연구와 발전에 크게 기여한 동물 중 하나다. 유순한 성격과 저렴한 유지관리 비용, 뛰어난 번식력으로 쥐 다음으로 가장 흔한 실험실 동물로 쓰인다. 기초의학·생화학 연구, 화장품 독성 테스트, 항체 생산 등에 도움을 주고 있다. ○ 항체 의약품 개발-독성 테스트에도 투입 4일 세계 최대 동물보호단체인 PETA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한 해 약 14만8000마리의 토끼가 실험용으로 활용된다. 토끼는 바이러스나 병원체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하는 항체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동물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가 몸속에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인지하고 공격하는데 이 과정에서 항체가 생성된다. 항체는 병원체가 가진 특이 단백질(항원)에 달라붙어 그 기능을 못 하게 한다. 항체를 이용한 의약품을 만들려면 의약품에 쓸 항체를 찾아야 한다. 생물체에 의도적으로 병원체를 주입해 면역반응을 일으켜 혈액 속에 생성된 항체를 뽑아내는 방식이 활용된다. 이때 쓰이는 대표적인 생물체가 토끼다. 토끼는 다루기 적당한 크기와 넉넉한 혈액량, 귀 정맥을 통한 혈액 추출 용이성 등의 장점이 있다. 또 다른 동물에 비해 항원에 잘 달라붙는 항체를 많이 생산한다. 이미 많은 연구 데이터가 쌓여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토끼는 수명이 6∼8년 정도로 생체 주기가 짧아 기초의학과 생화학 연구에도 활용된다. 생체 주기가 짧으면 질환의 진행 상태를 짧은 기간에 확인할 수 있고 세대를 거친 의학적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주로 약물이나 화학 물질, 의료기기 등의 독성이나 안전성 실험에 사용된다. 림프구성 백혈병, 악성 섬유종 등 암 실험모델로도 사용되며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비타민 과다증, 메틸수은 중독 등의 질환 연구에도 쓰인다. 헤르페스 뇌염이나 안검염 등 감염병 연구에도 다수 쓰였다. 인도 마니팔대 의대 연구팀은 2012년 국제학술지 ‘덴털리서치저널’에 “토끼 실험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생리학적 병리학적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 동물 실험 대체 연구도 ‘활발’ 일부에선 실험동물의 과도한 희생을 동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1970년대 동물 실험에 대한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사회 역시 반응했다. 유럽 의회는 2013년 화장품에만 사용되는 성분에 대한 동물 실험을 전면 금지했다. 지난해 9월에는 연구, 테스트, 교육을 위한 동물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결의안에도 합의했다. 과학계는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토끼의 희생을 줄이기 위한 기술들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유전학에서는 ‘오가노이드’ 연구가 한창이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다. 선웅, 조일주 고려대 의대 교수팀은 지난해 3월 신경관 형성을 모사하는 척수 오가노이드를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명의학공학’에 게재했다. 플라스틱 위에 세포를 배양해 인체 조직이나 장기를 모방한 ‘장기칩’ 연구도 활발하다. 동물을 대신해 생명 현상을 연구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실험할 수 있다. 도널드 잉버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11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에 질염 치료 약물의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실리콘 소재의 장기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항체 생산도 토끼에 병원체를 주입하는 방식 대신 외부에서 만드는 기술이나 축적된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내는 연구도 이뤄진다. 토끼는 그 자체로 귀중한 동물이다.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잡초를 뜯어먹으며 여러 종류의 식물이 자랄 기회를 준다. 또 이동하며 씨앗을 여러 군데 퍼뜨린다. 동물 학자들은 토끼를 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파수꾼이라 칭한다. 스페인 수렵자원연구소는 “토끼 개체수 감소로 지중해 지역에서는 지역 환경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토끼가 멸종된다면 지구는 재앙을 겪을 것이다”라고 국제학술지 ‘보존생물학’을 통해 예견하기도 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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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연구팀, 美 FDA 수식 오류 확인… 새 수식 제시… 신약개발 기여 기대

    국내 연구팀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약물 상호작용 예측 수식에 오류가 있음을 밝혔다. 예측 정확도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수식도 제시했다. 신약 개발 성공률과 임상에서의 약물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재경 수리및계산과학연구단 의생명수학그룹 CI와 채정우·김상겸 충남대 약대 교수팀이 관련 연구 결과를 지난해 12월 15일 국제학술지 ‘임상약리학 및 약물치료학’에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하면 약물 상호작용을 예측해야 안정성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미 FDA는 약물 상호작용 예측 수식을 만들고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수식의 전제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수식은 약물대사에 관여하는 체내 효소의 농도가 낮다는 사실을 전제로 삼는다. 연구팀은 효소 농도가 예측된 값보다 1000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사실을 기반으로 새 수식도 만들었다. 예측 정확도가 기존 38%였던 반면에 새 수식은 80%에 달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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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年 5억5000만t 이산화탄소 흡수… ‘바다 숲’에 탄소중립의 미래 있다

    현실화되는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세계 각국이 탄소 순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만큼이나 이미 배출된 탄소를 없애는 노력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과학자들은 해양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미역과 다시마 같은 갈조류는 물론이고 갯벌, 해양 플랑크톤 등의 탄소 흡수 능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해양이 탄소중립을 위한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탄소 저장고 역할, 갈조류의 재발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갈조류가 연간 약 5억5000만 t의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서 흡수한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6일자(현지 시간)에 공개했다. 독일이 한 해 배출하는 전체 온실가스 약 7억4000만 t의 약 74%에 해당하는 양이다. 특히 갈조류가 내뱉는 점액에 탄소가 많이 갇혀 있는데 이 점액은 수백 년이 지나도 잘 분해되지 않아 탄소 저장고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북유럽의 내해인 발트해에 분포하는 갈조류인 ‘블래더랙’을 분석했다. 발트해를 포함해 북해와 대서양, 태평양 등지에 자라는 블래더랙은 3년 정도면 키가 2m에 달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공기 속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쑥쑥 자라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블래더랙은 흡수한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을 당질 배설물 형태로 배출한다. 당질 배설물은 구조에 따라 다른 생물이 이용하거나 바다 바닥에 가라앉는다. 연구팀은 배설물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푸코이단’이라는 물질에 주목했다. 푸코이단은 갈조류에서 추출되는 황을 함유한 물질이다. 미역이나 다시마의 끈적거리는 점액 성분이다. 연구팀은 “푸코이단은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져 다른 생물이 분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푸코이단에 포함된 탄소는 대기로 환원되지 않는다.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에 걸쳐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을 근거로 갈조류가 연간 1억5000만 t의 탄소를 장기간 격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격리되는 탄소의 양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약 5억5000만 t이 된다. 연구팀은 해역을 달리해 다른 갈조류에 대한 추가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갯벌, 플랑크톤 등 새로운 탄소흡수원 부상 갯벌도 새로운 탄소흡수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국내 갯벌이 연간 26만 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분석을 2021년 6월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회지’에 공개했다. 연간 승용차 11만 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같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갯벌엔 이미 약 1300만 t의 탄소가 저장돼 있다. 김 교수는 “탄소중립이란 측면에서 갯벌의 가치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세계 첫 연구 결과”라며 “갯벌이 새로운 탄소흡수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닷속 플랑크톤이 기후변화 피해를 막는 방어막이란 연구도 최근 나왔다.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장 연구팀과 미국 하와이대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에도 플랑크톤의 생산성이 약 5%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이달 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했다. 생산성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플랑크톤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플랑크톤의 먹이가 줄어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란 기존의 예상을 깨는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기존의 예상이 플랑크톤의 ‘영양 흡수 조절 능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지난 30년간 수집된 플랑크톤 자료에 따르면 먹이가 고갈된 시기에도 플랑크톤의 생산성이 일정하게 유지된 것으로 관측됐다. 플랑크톤이 인(P) 대신 황(S)을 광합성에 사용하며, 영양염 부족 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생산성이 강화되면 바다는 대기로부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팀머만 단장은 “플랑크톤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 규모의 바다 생태계 변화에서 교란을 막는 완충 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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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누리, 730만km 날아 달궤도 안착… 우주탐사 시대 열어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달 임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내년부터 과학관측 데이터 수신이나 기술검증 시험을 수행한다. 한국의 첫 우주탐사이자 미국과 러시아, 인도, 중국, 일본 등에 이은 세계 7번째 달 탐사다. 한국이 우주탐사선 운용 노하우 등을 확보해 본격적인 우주탐사 시대를 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7일 오후 6시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의 최종 성공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다누리 프로젝트를 이끈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 단장은 “우리가 이제 지구 밖 다른 행성으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이번 성공으로 심우주 탐사에 필요한 핵심 기술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이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 역사적 순간”이라며 “오랜 시간 다누리호 개발에 매진해 온 연구자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격려했다. 무게 약 678kg의 다누리는 가로 3.18m, 세로 6.3m, 높이 2.67m의 한국 최초 달 궤도선이다.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이후 지구와 달, 태양의 중력을 이용해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으로 달로 향했다. 총 730만여 km의 오랜 항행을 거쳐 145일 만에 달에 닿았다. 현재 다누리는 목표한 달 상공 100km 궤도에서 초속 1.62km 속도로 약 2시간마다 공전 중이다. 내년 1월 말까지 탑재체 성능 확인과 오차, 왜곡을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내년 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임무에 나선다. 다누리에는 국내 연구기관과 대학이 개발한 관측 장비와 우주인터넷 등 국산 탑재체 5종과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제공한 달 극지방 촬영 카메라가 실려 있다. 세계 최초 달 표면 전체 편광지도 제작 외에도 나사의 유인 달탐사 미션 ‘아르테미스’에서 달 유인 착륙에 적합한 후보지를 찾는 임무 등도 맡는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번 성공으로 2032년 달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며 “궤적 설계, 항행, 관제, 심우주 통신 기술 등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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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주일 뒤 ‘유성우 쇼’…2023년 놓치면 안 될 천문현상

    내년 10월 29일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에 일부 가려지는 부분월식을 볼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2023년 지구의 밤하늘을 수놓을 희귀한 천문 현상을 27일 발표했다. 부분월식은 서울 기준 10월 29일 오전 4시 34분 30초에 시작해 오전 5시 14분 6초에 최대에 이른다. 오전 7시 28분 18초에 전 과정이 종료된다. 이번 부분월식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인도양에서 관측할 수 있다. 5월 6일에는 ‘반영월식’을 볼 수 있다. 반영월식은 달이 지구의 반그림자를 통과하는 천문현상이다. 내년 가장 큰 보름달은 8월 31부터 9월 1일 새벽 사이 나타난다. 3월에는 금성과 목성의 근접 그리고 달과 금성이 근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3월 2일 오후 8시에는 밤하늘에서 제일 밝은 두 행성인 금성과 목성이 0.5도 내로 근접한다. 3월 24일 오후 7시 28분에는 달과 금성이 0.9도로 가까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년 유성우 쇼도 예고돼 있다. 새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1월 3일 밤과 자정을 넘어 4일 새벽에 많이 볼 수 있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13일 8월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12월 15일 오전 4시 장관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 20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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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팀, 초속 70cm로 벽면 걷는 로봇 개발

    국내 연구팀이 철제 벽면과 천장에 착 달라붙어 빠르게 이동하는 사족보행 로봇을 개발했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배나 교량, 송전탑 같은 대형 구조물의 점검이나 수리 자동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해원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12월호 표지논문으로 공개했다고 26일 밝혔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접근하기 위험한 곳의 작업을 대체할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애벌레를 모사한 등반로봇이나 발이 달린 사족보행 로봇 등이다. 하지만 두 로봇 다 각각 단점을 갖고 있다. 등반 로봇은 바퀴 등을 이용해 단차나 요철이 있는 표면에서는 이동성이 제한되고, 사족보행 로봇은 장애물 지형에서 이동성을 확보하나 이동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연구팀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사족보행 로봇을 개발했다. 우선 이동속도를 끌어올렸다. 초속 70cm 속도로 철제 벽면을 타고 오를 수 있다. 기존의 최고 속도였던 초속 67cm를 뛰어넘는 것이다. 기존 초속 67cm의 사족보행 로봇이 천장을 보행할 수는 없는 반면 이번에 개발한 로봇은 초속 50cm 속도로 천장에서도 이동한다. 비결은 자석발이다. 이 자석발은 전자기력을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자석과 마찰력을 높여주는 자기유변탄성체를 활용해 만들었다. 접착력을 빠르게 끄거나 켤 수 있으면서도 평탄하지 않은 표면에서 높은 접착력을 지닌다. 박 교수는 “송전탑이나 건설현장의 철로 이뤄진 대형 구조물 점검이나 수리, 보수에 활용돼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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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는 계속 진화한다”… 인간 고유 유전자 155개 발견

    인간은 약 450만∼700만 년 전 침팬지에서 유전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과정에서 수천 개의 유전자에 차이가 생겼다. 이 발견은 아미노산 100개 이상으로 구성된 큰 단백질들을 분석한 결과다. 이보다 작은 마이크로(미소) 단백질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일랜드 과학자들이 인간의 마이크로 단백질에서 새로운 유전자 155개가 발견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마이크로 단백질 수준에서도 인간이 지속적으로 진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근위축증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질병의 원인을 찾는 데도 기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퍼 맥리소트 아일랜드 더블린트리니티칼리지 유전학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인간 마이크로 단백질에서 155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리포트’에 21일 공개했다.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98.4% 일치한다.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친척 관계다. 과학자들은 인간과 침팬지가 약 450만∼700만 년 전쯤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각자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것이다. 환경의 차이는 다른 진화 결과를 낳았다. 대표적으로 ‘CMAH’라는 유전자는 인간과 침팬지의 뇌에 차이를 가져왔다. CMAH는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침팬지에서는 CMAH가 활발히 활동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분석은 큰 단백질들을 대상으로만 했다. 마이크로 단백질들은 제외됐다. 허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장은 “기존의 새로운 유전자 생성에 대한 학계의 정설은 유전자 중복 등 기존에 있던 유전자에서 진화한다는 것”이라며 “그 대상 또한 일정 이상의 길이를 가진 유전자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유전자 데이터를 모았다. 침팬지를 포함해 원숭이, 쥐, 말, 토끼 등 척추동물의 유전자 데이터를 인간 유전자 데이터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인간의 마이크로 단백질에서 155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인간 고유의 새로운 유전자가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발견한 155개의 유전자 중 3개가 근위축증이나 색소성 망막염 등 인간에게서만 나타나는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1개는 인간의 심장 조직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는 고릴라에서 분리된 직후 나타났다”며 “마이크로 단백질에서 발견된 유전자가 얼마나 빨리 신체에 필수적인 유전자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155개의 새 유전자 중 44개는 세포 배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건강하고 살아있는 신체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마이크로 단백질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이 유전자들은 아직 세포 배양과 관련이 있다 정도만 추정할 뿐이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맥리소트 교수는 “유전자에는 지금 밝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숨겨져 있다”며 “새롭게 발견한 유전자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종류의 질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지 확인하는 게 향후 연구의 과제”라고 밝혔다. 허 센터장은 “최근 마이크로 단백질의 역할들이 새롭게 알려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 단백질의 역할을 한 꺼풀 더 벗긴 흥미로운 연구이며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인간의 진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연구”라고 평가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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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공병우 원장 등 4명 과학기술유공자 선정

    고(故) 공병우 한글문화원장, 김성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 고 윤한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 고 전민제 전엔지니어링 대표가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헌신한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신규 지정 과학기술유공자 명단을 공개했다. 과학기술유공자 제도는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큰 과학기술인을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하고 예우·지원하는 제도다. 2017년 처음 시행돼 이번에 지정된 4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81명이 선정됐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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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실가스 줄이고 수명은 더 길게… 크리스마스트리도 진화한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장식으로 분위기를 내는 크리스마스트리다. 트리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구상나무와 전나무 등 상록침엽수를 여러 장식으로 꾸민 것이다. 과학자들은 원예학과 유전학 기술을 적용해 트리를 양식하고 집에 옮겨 놓은 트리를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트리 생육 방식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트리는 14∼16세기 독일에서 시작한 문화로 추정된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사시사철 푸른빛이 도는 나무에 불을 붙인 양초를 달면서 트리 문화가 시작됐다는 등 여러 기원설이 있다. 분명한 것은 독일에서 시작된 문화가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미국에서 전 세계로 전파됐다는 점이다. 이때부터 트리 생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탄소 배출 감축… 트리에 부여된 시대적 사명 보통 트리는 1∼2m 높이로 생육된다. 집에 설치하기 알맞은 크기이기 때문이다. 농부들은 1∼2m 크기의 트리를 길러내기 위해 0.4헥타르(ha)당 약 136kg의 질소 비료를 뿌린다. 버트 크렉 미국 미시간주립대 원예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 양이 실제 트리 생육에 필요한 양보다 많다는 분석 결과를 2020년 국제학술지 ‘포레스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농부들이 나무의 크기나 종, 나이에 따라 필요한 비료 사용량이 다르다”며 “나무별로 사용할 경우 쓰이는 양의 3분의 2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비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질소 산화물은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다. 비료 사용을 줄이면 질소 산화물 발생량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트리를 생육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리는 실제 나무 대신 인공 나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과학자들은 인공 나무를 사용하면 탄소 배출량이 더 많아진다고 분석한다.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1∼2m 크기의 트리 나무로 자라는 데 보통 10년이 걸리는데 이 과정에서 나무 한 그루당 약 18kg의 탄소를 흡수한다. 반면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되는 인공 트리 나무는 전 세계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탄소가 발생한다. 인공 트리 나무 한 그루가 약 40kg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크리스마트트리 시장은 지난해 기준 56억1000만 달러(약 7조2228억 원)에 달한다. 대규모 시장인 만큼 지속가능성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크렉 교수는 “지속 가능성이 높은 크리스마스트리를 찾기 위한 연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 나무 더 푸르게, 더 오래 트리로 사용되는 나무는 보통 일년 내내 잎이 푸른 상록침엽수다. 겨울에도 푸른 나무는 과거부터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고대인들은 태양이 신이며 태양신이 병들고 약해져 매년 겨울이 왔다고 생각했다. 상록수의 푸른 가지는 태양신이 강해지고 봄이 돌아올 때 자라날 모든 푸른 식물을 상기시켰다. 상록수가 마녀나 유령, 악령, 질병을 막아준다는 믿음도 존재했다.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인 구상나무가 전 세계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사랑받는 이유도 빽빽한 초록의 잎들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에 트리의 잎 색깔을 더 푸르게 하려는 과학자들의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와 오리건대, 미시간주립대 등이 한데 뭉친 다기관 공동체는 2013년부터 ‘CoFirGE’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전나무종 30∼40종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트리에 가장 적합한 종을 찾는 것이 목표다. 잎의 색상은 물론이고 형태, 병충해 예방능력 등을 평가한다. 이 밖에 크리스마스트리용 제초나 가지치기 등 생육 전략 등도 연구되고 있다. 집에 들여다 놓은 트리를 장기간 보관하는 과학적 방법에 대한 탐구도 이뤄지고 있다. 크렉 교수팀은 여러 전나무종에서 가지를 딴 후 어떤 종에서 잎이 가장 빨리 떨어지는지를 연구 중이다. 일주일에 한 번 가지를 잡아당겨 바닥에 떨어진 잎을 센다. 연구팀은 “집에서 청소의 불편함을 줄이고 오랫동안 초록의 빛을 내는 트리를 찾기 위한 과정”이라며 “도출된 결과에 따라 유전학을 활용해 품종 개량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캐나다 달하우지대 크리스마스트리연구센터에서는 잎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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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전남-경남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

    정부가 대전과 전남, 경남을 우주산업 클러스터로 지정했다. 대전은 연구 인재개발 특화지구, 전남은 발사체 특화지구, 경남은 위성 특화지구로 지정해 민간 주도 우주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4∼2031년 약 8000억 원을 투입해 민간 전용 우주발사장, 우주환경시험시설 등 우주산업 인프라를 구축한다. 관련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달부터 진행 중이다. 정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22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국가우주위원회는 우주 분야 핵심 정책을 심의하는 우주정책 최상위 의결기구다. 이번 회의는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열렸다. 이날 회의에선 ‘초소형 위성체계 개발계획’ 안건도 의결됐다. 한반도와 주변 해역 위기상황에 대한 감시와 국가 안보 대응력 강화를 위한 초소형 위성체계 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초소형 위성체계는 다수의 영상레이더(SAR) 위성과 광학(EO) 위성으로 꾸린 군집위성 시스템이다. 이달부터 2030년까지 9년간 총 1조4224억 원을 투입해 관련한 위성체와 지상시스템, 활용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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