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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석 달 뒤 꺼질 예정이던 석탄화력발전소의 불을 다시 지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기름값이 치솟자 이재명 대통령은 6월부터 폐쇄 예정인 석탄발전소를 두고 “(중동 전쟁)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정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석탄발전을 퇴출시키겠다는 ‘탈탄소’를 내걸고 광폭 행보를 보였다. 국정과제에는 ‘2040년 석탄발전소 폐쇄’가 포함됐다. 2038년까지 석탄발전소 61기 중 40기를 폐쇄하고, 나머지 21기는 공론화를 거쳐 올해 안에 존폐를 결정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과 중국 등 인접국이 가입을 미루고 있는 국제탈석탄동맹(PPCA)에도 동참했다. PPCA는 한국과 같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상대로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하라고 권고한다. 석탄발전 중단 시기가 정부 국정과제보다 10년이나 빠르다. 탈탄소 행보는 유엔에 제출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절정을 맞았다. 정부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최대 61% 감축하겠다고 전 세계에 공표했다. 당초 산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등 급격한 비용 부담을 고려해 40%대 후반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탈탄소 녹색 문명’을 표방해 온 정부가 위기 상황에서 다시 석탄화력발전을 꺼내든 것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24시간 전력 생산이 가능한 ‘기저전원’은 석탄화력발전과 원자력뿐이다. 재생에너지는 날씨나 밤낮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까지 부족하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원에서 각 가정과 산업단지 등 전력 소비원까지 전기를 끌어올 수 있는 인프라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드는 비용도 부담이다. 정부가 에너지 위기 극복 방안에서 목표한 대로 올해 안에 7GW(기가와트)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확충하면서 이를 모두 태양광으로 보급한다면 70㎢가량의 용지가 필요하다. 서울 송파구 면적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풍력 등 다른 재생에너지 발전원도 확대되고 있지만 속도가 더디다. 해외에서도 폐쇄를 추진하던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일본은 그동안 자제했던 구형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4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막혀 고전 중인 독일은 2030년까지 공언한 석탄 퇴출 약속을 미루고 석탄발전소를 다시 돌리고 있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를 고민하던 미국은 폐쇄 예정이던 석탄발전소들을 잇달아 재가동한 건 물론이고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석탄과 원자력 비중을 높여 발전원을 다양화하는 유연함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이란 전쟁과 같은 예상치 못한 돌반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석탄발전소를 폐쇄했을 때 발생할 전력 공백을 메울 현실적인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탈석탄 로드맵’에도 융통성이 필요하다. 최혜령 정책사회부 기자 herstory@donga.com}

27일 유입된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에 정체되면서 28일에도 전국이 미세먼지 ‘나쁨’ 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남부지방은 오전에 ‘매우 나쁨’ 수준까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부터는 청정 기류 유입되며 ‘보통’ 회복할 전망이다. 서울의 낮 기온은 21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28일 서울, 강원, 대전 세종 충북, 호남, 영남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됐다. 호남과 영남 등 남부지방은 오전에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단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인천, 경기, 충남은 오전까지 ‘나쁨’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것은 27일 오후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된 뒤 대기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28일 오후부터는 청정한 북서 기류가 유입돼 ‘보통’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 보통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일평균 농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여전히 ‘나쁨’으로 예상된다. 28일 서울의 낮기온은 21도, 대구는 23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보됐다. 수도권과 강원 영동은 대체로 맑고 그 밖의 지역도 가끔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맑아질 전망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중소기업에서 배우자 출산휴가로 떠난 동료의 업무를 대신한 노동자에게도 업무분담 지원금이 지급된다. 육아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 동료 업무를 대신하는 것에서 지원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26일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의 고용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41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현재 업무분담 지원금은 육아휴직 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는 동료의 업무를 분담한 노동자에게만 지원한다. 이번 개정으로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 연속 사용한 동료를 대신해 일한 노동자에게도 업무분담 지원금을 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남성의 육아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육아휴직의 업무분담 지원금은 월 최대 60만 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월 최대 20만 원이다. 배우자 출산휴가 업무분담 지원금 금액은 검토 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지역고용촉진지원금 신고기한을 줄여 신속히 고용창출이 이뤄지도록 돕는다.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은 선제대응 지역을 포함한 고용위기 지역으로 사업을 이전하거나 해당 지역에 사업을 신설·증설하는 사업주가 해당 지역 거주 구직자를 6개월 이상 채용하는 경우 임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는 지역고용계획을 신고하고 1년 6개월 이내에 조업시작 신고를 하는 경우 지원금을 지급했으나, 신고 기한을 6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정부가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돌봄 노동자 노동조합과 ‘노·정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달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정부가 진짜 사장”이라며 교섭을 요구하는 공공 부문 하청 노조의 압박이 거세지자 정부가 대화 기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25일 보건복지부,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등 관계부처가 노동계와 ‘돌봄 분야 노·정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고 첫 실무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 시행 후 정부와 노동계가 만든 첫 공식 협의체다. 노동계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및 산하의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5개 산별노조가 참여했다. 이들은 앞서 돌봄 노동자들로 구성된 ‘돌봄공동교섭단’을 꾸리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57곳에 적정 임금 보장,직접 고용 확대 등을 담은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 협의체는 돌봄 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정책적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아이돌봄사 등 국내 돌봄 노동자는 최대 230만 명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해서 정부가 법적으로 교섭 의무를 지는 사용자라는 걸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노동계는 “정부가 실질적 사용자”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진짜 사장’ 논란 속에… 정부, 교섭 요구 돌봄노조와 협의 나서노란봉투법 첫 노정협의체 가동정부 ‘사용자’ 확정전에 사전협의노동장관 “다른 분야도 협의체 확산”… 콜센터 노동자 등 교섭요구 잇달아315개 공공 하청노조 교섭 요청정부가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보름 만에 돌봄 노동자들과 노정 협의체를 가동하는 것은 ‘정부의 사용자성’이 확정되기 전에 노동계와 사전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인과 장애인,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도 처우가 열악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돌봄 노동자와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콜센터 노동자들도 기획예산처와 국세청 등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하는 등 정부를 ‘진짜 사용자’로 지목하는 하청 노조의 교섭 압박은 잇따르고 있다. ‘모범 사용자’를 자처한 정부가 공공 부문의 ‘진짜 사장’을 둘러싼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정 협의체, 다른 지자체-업종에도 확산할 것”25일 실무 협의를 시작한 ‘돌봄 분야 노정 협의체’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돌봄공동교섭단이 요구한 임금 체계, 복리후생, 노동 환경 개선 등을 두루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공동교섭단은 보건복지부·성평등부·교육부를 비롯해 서울시·경기도 등 지자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57곳에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 이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돌봄 분야를 선도 모델로 공공 부문의 다른 분야에서 지자체와 업종별 협회 등도 포괄할 수 있는 노정 협의체 틀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노정 협의체 결과가 다른 공공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콜센터 근로자들이 소속된 민노총 소속 3개 지부는 국세청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를 상대로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 노동부 고객상담센터는 다음 달 기획예산처에 교섭 요구안을 발송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서울교통공사 등 공항·철도 공기업을 상대로 한 자회사 노조의 교섭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실이 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3일 기준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 사업장 313곳 가운데 공공 부문은 132곳(42.2%)에 달한다. 이들을 상대로 315개 하청 노조(조합원 5만6891명)가 교섭을 요구했다. 이들 공공기관 중 교섭에 응하는 절차인 교섭 사실을 공고한 곳은 4곳뿐이다.● ‘정부가 사용자인가’ 의견 엇갈려정부와 노조가 협의체 테이블에 앉긴 했지만 정부의 ‘사용자성’을 두고 정부와 노조의 의견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공공 부문 하청 노조들은 “정부가 예산 배분, 현장 지침 등을 통해 돌봄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실질적 사용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법적으로 교섭 의무를 갖는 사용자라는 것이다. 노동계는 이번 협의체에서 단체교섭을 어떻게 할지도 다루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는 이번 협의체가 정부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용자성 인정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돌봄 노동자는 소속 기관과 사업별로도 특성이 달라 정부의 사용자성을 일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에서도 “법령·조례나 국회 예산 심의·의결로 정한 기준을 정부가 집행하는 경우 개별 노사 간 교섭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법령 등 규정 없이 정부나 공공기관이 재량권을 갖고 정책을 집행하는 경우 개별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며 사용자성 인정에 대한 여지도 열어뒀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은 노란봉투법에 대비해 사용자성 인정을 피하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했지만 공공 부문은 상대적으로 준비가 미흡했다”며 “공공 부문에서 사용자성을 둘러싼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필요한 경우 노동부 내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나 중앙노동위원회에 사용자성 판단을 신청할 방침이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24일 수도권과 세종·충남 등 중부지방의 미세먼지가 ‘나쁨’ 상태로 예보됐다. 대전과 광주의 낮 최고기온은 19도, 서울은 17도까지 올라 포근한 날씨가 예상된다.23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4일 수도권과 세종, 충남, 전북의 미세먼지가 ‘나쁨’으로 예보됐다. 특히 서울과 인천, 경기 등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 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경남은 새벽에, 광주 전남은 오전까지 ‘나쁨’으로 예상됐다.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국외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된데다 대기가 정체돼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경과학원은 “대부분 지역은 오전에 대기 정체로 전날 남아있거나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축적돼 농도가 높겠다”며 “오후부터 미세먼지가 서쪽으로 이동해 대부분 서쪽 지역이 ‘나쁨’, 그 밖의 지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영상 9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13~19도로 예보됐다. 충청과 남부지방은 오전부터 차차 흐려지고 제주도 대체로 흐린 날씨가 예상된다. 오후 9시부터는 제주도에 곳에 따라 비가 오겠다.25일 오전에도 충청과 남부지방이 흐리다가 맑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까지 제주에 예상되는 강수량은 최대 10mm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2~9도, 낮 최고기온은 14~20도로 예보됐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정부가 체감온도 38도를 넘는 폭염 때 건설 현장 등의 야외 작업을 전면 중단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근로감독관이 현장에서 감독 지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의 ‘폭염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이달 중 마련해 노사 간담회를 거친 뒤 5월에 배포하기로 했다. 현재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작업장에서는 2시간마다 의무적으로 20분 이상 휴식을 해야 한다. 체감 35도 이상에서는 1시간마다 15분 이상 쉬어야 하지만, 이는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노동부는 이에 더해 체감온도 38도 이상에서 ‘폭염 중대 경보’가 발령됐을 때 옥외 작업을 전면 중지하는 수칙을 추가할 방침이다. 최근 기상청은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일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지속될 때 폭염 중대 경보를 신설해 발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온열질환 산업재해 승인 건수는 2020년 13건(사망 2명)에서 2024년 51건(사망 2명)으로 늘었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건설공사 기간 연장 사유에 폭염 등 기상재해를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폭염과 한파를 공사 기간 연장 사유에 추가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정부가 체감온도 38도를 넘는 폭염 때 건설 현장 등의 야외 작업을 전면 중단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근로감독관이 현장에서 감독 지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의 ‘폭염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이달 중 마련해 노사 간담회를 거친 뒤 5월에 배포하기로 했다. 현재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작업장에서는 2시간마다 의무적으로 20분 이상 휴식을 해야 한다. 체감 35도 이상에서는 1시간마다 15분 이상 쉬어야 하지만, 이는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노동부는 이에 더해 체감온도 38도 이상에서 ‘폭염 중대 경보’가 발령됐을 때 옥외 작업을 전면 중지하는 수칙을 추가할 방침이다. 최근 기상청은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일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지속될 때 폭염 중대 경보를 신설해 발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온열질환 산업재해 승인 건수는 2020년 13건(사망 2명)에서 2024년 51명(사망 2명)으로 늘었다.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건설공사 기간 연장 사유에 폭염 등 기상재해를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폭염과 한파를 공사 기간 연장 사유에 추가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2년 지나면 정규직화해라’ 말은 좋은데 전부 1년 11개월짜리 (고용)해놓고 2년 안 넘긴다. 3, 4년 했으면 좋겠는데 (법 조항이) 오히려 장애가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1기 출범을 맞아 직접 주재한 정책 토론회에서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회 안전망을 전제로 한 ‘고용 유연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비정규직 처우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간제 2년 제한’ 규제를 손보는 방향으로 비정규직 제도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채용 공고 시 산업별 평균 임금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1년여 만에 재가동된 경사노위는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저출산·고령화와 인공지능(AI) 전환에 대응할 일자리 해법을 찾기로 했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공론화 방식이 도입되는 건 처음이다.● ‘기간제 2년 제한’ 개편 논의 시동 이 대통령이 지적한 ‘기간제 2년 제한’은 2007년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으로 도입됐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기간제 근로자가 만 2년 근무하면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의무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2년이 되기 전에 고용 계약을 해지하는 게 일상화되면서 비정규직 비중은 줄지 않고 오히려 고용 기간만 짧아졌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2024년 말 기준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8.6%에 그친다. 최근 이 대통령은 “정부는 모범적 사용자가 돼야 한다”며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한 공공 부문의 1년 11개월짜리 ‘쪼개기 계약’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공공 부문부터 기간제 기간 연장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기간제 4년 연장을 추진했지만 노동계와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채용 공고 시 임금을 비공개하는 기업들의 문제를 지적하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가 임금 정보를 취합해 산업별로 표준임금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노사 협상을 촉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명문화를 위해서도 산업별 표준임금 공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없애려면 동일노동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필요한 만큼, 표준임금 정보를 제공해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청년들이 어디서 일하면 이 정도의 대가는 받겠지라고 생각하는 기준을 삼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사노위, AI-고령화에 ‘일자리 공론화’로 대응이날 공식 출범한 이재명 정부 1기 경사노위는 주요 현안별로 7개 위원회로 나뉘어 운영된다. 특히 저출생, 고령화 등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운영한다. 신고리 원전 공론화위원장을 맡아 사회적 합의를 이뤄낸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이 직접 특위를 이끌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세대 간 일자리 충돌, 일자리 단절, 일자리 격차 심화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위 활동 기간이 최장 9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연내에는 공론화 결과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기 경사노위에서는 AI 전환에 대응하는 노사상생위원회도 운영한다. 이 대통령은 산업 현장에 도입된 AI 기술이 기존 근로자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로봇세도 나중에 얘기해봐야 한다”며 “AI 도입에 따른 (근로자) 저항을 줄이기 위해 기업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이번에도 불참했다. 민노총은 이날 국회 주도의 사회적 대화 기구가 마련한 ‘AI 중심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안’도 거부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2년 지나면 정규직화해라’ 말은 좋은데 전부 1년 11개월짜리 (고용)해놓고 2년 안 넘긴다. 3, 4년 했으면 좋겠는데 (법 조항이) 오히려 장애가 된다.”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1기 출범을 맞아 직접 주재한 정책 토론회에서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회 안전망을 전제로 한 ‘고용 유연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비정규직 처우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간제 2년 제한’ 규제를 손보는 방향으로 비정규직 제도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채용 공고 시 산업별 평균 임금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1년여 만에 재가동된 경사노위는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저출산·고령화와 인공지능(AI) 전환에 대응할 일자리 해법을 찾기로 했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공론화 방식이 도입되는 건 처음이다.● ‘기간제 2년 제한’ 개편 논의 시동이 대통령이 지적한 ‘기간제 2년 제한’은 2007년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으로 도입됐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기간제 근로자가 만 2년 근무하면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의무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2년이 되기 전에 고용 계약을 해지하는 게 일상화되면서 비정규직 비중은 줄지 않고 오히려 고용 기간만 짧아졌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2024년 말 기준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8.6%에 그친다. 최근 이 대통령은 “정부는 모범적 사용자가 돼야 한다”며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한 공공 부문의 1년 11개월짜리 ‘쪼개기 계약’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공공 부문부터 기간제 기간 연장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기간제 4년 연장을 추진했지만 노동계와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이 대통령이 채용 공고 시 임금을 비공개하는 기업들의 문제를 지적하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가 임금 정보를 취합해 산업별로 표준임금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노사 협상을 촉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명문화를 위해서도 산업별 표준임금 공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없애려면 동일노동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필요한 만큼, 표준임금 정보를 제공해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청년들이 어디서 일하면 이 정도의 대가는 받겠지라고 생각하는 기준을 삼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사노위, AI-고령화에 ‘일자리 공론화’로 대응이날 공식 출범한 이재명 정부 1기 경사노위는 주요 현안별로 7개 위원회로 나뉘어 운영된다. 특히 저출생, 고령화 등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운영한다. 신고리 원전 공론화위원장을 맡아 사회적 합의를 이뤄낸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이 직접 특위를 이끌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세대 간 일자리 충돌, 일자리 단절, 일자리 격차 심화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위 활동기간이 최장 9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연내에는 공론화 결과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기 경사노위에서는 AI 전환에 대응하는 노사상생위원회도 운영한다. 이 대통령은 산업 현장에 도입된 AI 기술이 기존 근로자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로봇세도 나중에 얘기해봐야 한다”며 “AI 도입에 따른 (근로자) 저항을 줄이기 위해 기업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이번에도 불참했다. 민노총은 이날 국회 주도의 사회적 대화 기구가 마련한 ‘AI 중심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안’도 거부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가 퇴직연금 의무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수익률이 낮은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상품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또 기초연금은 저소득층 노인에게 더 많이 주는 ‘하후상박(下厚上薄)’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퇴직연금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노동부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기업의 퇴직연금을 한데 묶어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퇴직연금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디폴트옵션 상품의 수익률 등 성과 평가를 처음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전에 정한 방식으로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지난해 디폴트옵션 상품의 수익률은 평균 3.7%에 그쳤다. 노동부는 평가 결과 수익률이 낮은 상품에 대해선 가입을 중지하거나 퇴출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퇴직연금 중도 인출을 줄이기 위해 담보대출 상품도 활성화한다. 내 집 마련이나 이직 등의 이유로 연금으로 받지 않고 중도에 깨서 활용한 금액이 2024년 기준 17조4000억 원에 이른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연금특위에서 “노인 빈곤을 위해 저소득층에 기초연금을 더 보장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노인 빈곤을 줄이려면 기초연금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으로 하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고 제안했다. 정 장관은 이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자연 증가분, 물가 인상률만큼의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후상박을 반영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보장성을 강화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동일한 금액이 지급된다. 올해는 월 최대 34만9700원(단독 가구 기준)을 받는다. 기초연금 지급 기준액이 기준중위소득(전체 가구 소득의 중간값)의 100%에 육박하면서 “중산층까지 받게 돼 노인 빈곤 완화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가 퇴직연금 의무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수익률이 낮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또 기초연금은 저소득층 노인에게 더 주는 ‘하후상박’(下厚上薄)으로 개편을 추진한다.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퇴직연금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노동부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기업의 퇴직연금을 한데 묶어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퇴직연금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이에 더해 디폴트옵션 상품의 수익률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처음 도입하기로 했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영할 금융상품을 정하지 않았을 때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자동 운용되는 방식이다. 지난해 디폴트옵션 상품의 수익률은 평균 3.7%에 그쳤다. 노동부는 평가 결과 수익률이 미흡하면 가입을 중지하거나 퇴출시킬 방침이다.아울러 퇴직연금 중도 인출을 줄이기 위해 담보대출 상품도 활성화한다. 내집 마련이나 이직 등의 이유로 연금으로 받지 않고 퇴직금을 중도에 활용한 금액이 2024년 기준 17조4000억 원에 이른다.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연금특위에서 “노인 빈곤을 위해 저소득층에 기초연금을 더 보장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노인 빈곤을 줄이려면 기초연금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으로 하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고 제안했다.정 장관은 기초연금 인상 계획에 대해 “현재로서는 자연 증가분, 물가 인상률만큼의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후상박을 반영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보장성을 강화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현재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동일한 금액이 지급된다. 올해는 월 최대 34만9700원(단독 가구 기준)을 받는다. 기초연금은 지급 기준액이 기준중위소득(전체 가구 소득의 중간값)의 100%에 육박하면서 “중산층도 기초연금을 받게 돼 노인 빈곤 완화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국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 청년 채용이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년에 걸친 1차 공공기관 이전이 2019년 완료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가 뚜렷해진 것이다. 정부가 연말까지 수도권 350여 개 공공기관의 2차 이전 계획을 마련하는 가운데 유치 경쟁에 나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자리 활성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6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실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으로 이전한 153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인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2만328명으로 1년 전(1만4878명)보다 36.6% 늘었다. 지역인재 채용은 2019년 이후 꾸준히 1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2만 명을 넘어섰다. 지역인재 채용 제도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소재 대학 졸업자를 선발하는 ‘비수도권 지역인재’와 공공기관이 이전한 지역의 대학 및 고등학교 출신을 뽑는 ‘이전 지역인재’로 나뉜다. 비수도권 지역인재는 신규 채용의 35% 이상, 이전 지역인재는 30% 이상을 선발해야 한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 신규 입사자 가운데 이전 지역 대학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12.7%에서 2024년 22.2%로 높아졌다. 반면 수도권 대학 출신 비율은 같은 기간 45.6%에서 33.6%로 낮아졌다. 정부가 올해 안에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전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사회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서울 대학 출신도 취직이 쉽지 않은데 지역에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긴다고 하니 학부모들이 반기고 있다”고 했다. 각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들며 과열 양상을 보이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충북 타운홀 미팅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해 균형발전은 흩뿌리듯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가급적 (지역을) 집중해서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공공기관 신규 채용이 특정 대학 출신에 쏠리는 것은 부작용으로 꼽힌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 전주에 본사를 둔 국민연금공단은 2018∼2023년 지역인재의 74%가 전북대 졸업자였고, 경남 진주의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역인재 67%가 경상국립대 졸업자였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기관 내 파벌이 형성되고 공공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어떤 기관이든 인재 풀이 한쪽으로 몰리면 활력이 떨어진다”며 “초중고를 해당 지역에서 졸업하고 대학을 수도권에서 다닌 경우도 지역인재로 인정하고, 특정 학교에 쏠리지 않도록 승진 비율을 조정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 청년 채용이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년에 걸친 1차 공공기관 이전이 2019년 완료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정부가 올해 말까지 수도권 350여 개 공공기관의 2차 이전 계획을 마련하는 가운데 유치 경쟁에 나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자리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일부 기관에서는 특정 대학 출신의 ‘쏠림’ 문제도 나타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첫 2만 명 돌파16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실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지방으로 이전한 153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인원은 2만328명으로 1년 전(1만4878명)보다 36.6% 늘었다. 지역인재 채용은 1차 이전이 완료된 2019년 이후 꾸준히 1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2만 명을 넘어섰다.지역인재 채용 제도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소재 대학 졸업자를 선발하는 ‘비수도권 지역인재’와 공공기관이 이전한 지역의 대학 및 고등학교 출신을 뽑는 ‘이전 지역인재’로 나뉜다. 비수도권 지역인재는 신규 채용의 35% 이상, 이전 지역인재는 30% 이상을 선발해야 한다.감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 신규 입사자 가운데 이전 지역 대학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12.7%에서 2024년 22.2%로 9.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수도권 대학 출신 비율은 같은 기간 45.6%에서 33.6%로 12%포인트 낮아졌다. 정부가 올해 안에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전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경남으로 이전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서울 대학 출신도 취직이 쉽지 않은데 지역에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긴다고 하니 특히 학부모들이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가 유치 총력전에 뛰어들며 과열 양상을 보이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충북 청주 타운홀 미팅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해 균형발전은 흩뿌리듯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가급적 (지역을) 집중해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정 대학 쏠림 막을 제도적 보완 필요”다만 공공기관 신규 채용이 지역의 특정 대학 출신에 쏠리는 것은 부작용으로 꼽힌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 전주에 본사를 둔 국민연금공단은 2018~2023년 지역인재 중 74%가 전북대 졸업자였다. 경남 진주의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역인재의 67%가 경상국립대 졸업자였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기관 내 파벌이 형성되고 공공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감사원도 1월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보고서에서 “향후 30년간 특정 대학 출신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인사 운영의 경직성, 조직의 폐쇄성 등을 우려하는 내부 구성원의 인식이 높다”고 했다.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어떤 기관이든 인재 풀이 한쪽으로 몰리면 활력이 떨어진다”며 “초중고를 해당 지역에서 졸업하고 대학을 수도권에서 다닌 경우도 지역인재로 인정하고, 특정 학교에 쏠리지 않도록 승진 비율을 조정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카카오와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기업에도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하청 노동자도 원청 기업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자 자회사들이 모회사를 상대로 고용 불안 해소 등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수합병(M&A)과 사업 분사로 작은 계열사가 많은 IT 업계의 특성상 모회사와 자회사 간 노사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회사의 고용 불안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IT 업계에선 처음으로 모회사 책임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는 모회사이자 대주주로서 디케이테크인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은 지난해 11월 카카오와의 품질관리(QA) 계약 종료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28일 카카오와의 QA 업무 계약이 종료된 후 디케이테크인에서 해당 업무를 맡았던 직원 40명 모두 다른 부서나 업무로 전환 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디케이테크인은 계약 종료 후 신규 또는 기존 다른 프로젝트에 새롭게 인원을 배치 중이란 입장이다. 네이버의 경우 계열사 6곳 노조가 지난해 8월부터 모회사와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NHN에서는 자회사 NHN에듀의 영업적자로 알림장 서비스 ‘아이엠스쿨’을 종료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직원 고용 안정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이들 노조를 총괄하는 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노조법 개정은 IT 플랫폼 기업의 ‘책임 없는 경영’을 끝내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플랫폼 기업 집단 차원의 통합 교섭 구조를 만들고, 모회사 교섭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10, 11일 이틀 동안 하청 노동조합 총 453곳이 원청 사업장 248곳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 시행 이튿날인 11일 46개 하청 노조가 추가로 27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카카오와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기업에도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하청 노동자도 원청 기업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자 자회사들이 모회사를 상대로 고용불안 해소 등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수합병(M&A)과 사업 분사로 작은 계열사가 많은 IT업의 특성상 모회사와 자회사간 노사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회사의 고용불안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IT업계에선 처음으로 모회사 책임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는 모회사이자 대주주로서 디케이테크인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은 지난해 11월 카카오와의 품질관리(QA) 계약 종료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28일 카카오와의 QA 업무 계약이 종료된 후 디케이테크인에서 해당 업무를 맡았던 직원 40명 모두 타 부서나 업무로 전환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디케이테크인은 계약 종료 후 신규 또는 기존 다른 프로젝트에 새롭게 인원을 배치 중이란 입장이다. 네이버의 경우 계열사 6곳 노조가 지난해 8월부터 모회사와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NHN에서는 자회사 NHN에듀의 영업적자로 알림장 서비스 ‘아이엠스쿨’을 종료하고 인력을 재배치한 과정에서 직원 고용 안정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이들 노조를 총괄하는 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노조법 개정은 IT 플랫폼 기업의 ‘책임 없는 경영’을 끝내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플랫폼 기업 집단 차원의 통합 교섭 구조를 만들고, 모회사 교섭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10, 11일 이틀 동안 하청 노동조합 총 453곳이 원청 사업장 248곳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 시행 이튿날인 11일 46개 하청 노조가 추가로 27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정부가 여러 기업의 퇴직연금을 한데 묶어서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방안을 7월까지 마련하고 올해 안에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노사정 공동선언 후속조치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가 발표한 퇴직연금 단계적 의무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합의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7월까지 기금형 퇴직연금의 세부 방안을 마련해 연내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국민연금공단 등 공공기관이나 민간 금융사가 별도 법인을 만들어 여러 기업의 퇴직금을 한데 묶어 운용할 수 있다. 기존 퇴직연금보다 수익률을 높이려는 취지다. 정부는 이미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외 적립 의무화 방안도 추진한다. 6월까지 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토대로 단계적 의무화 방안과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퇴직급여 적용 대상이 아닌 1년 미만 근로자와 특수고용직(특고), 플랫폼 종사자 등을 위한 다양한 노후소득 보장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정부가 여러 기업의 퇴직연금을 한데 묶어서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방안을 7월까지 마련하고 올해 안에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노사정 공동선언 후속조치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가 발표한 퇴직연금 단계적 의무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합의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7월까지 기금형 퇴직연금의 세부 방안을 마련해 연내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국민연금공단 등 공공기관이나 민간 금융사가 별도 법인을 만들어 여러 기업의 퇴직금을 한데 묶어 운용할 수 있다. 기존 퇴직연금보다 수익률을 높이려는 취지다. 정부는 이미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외 적립 의무화 방안도 추진한다. 6월까지 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토대로 단계적 의무화 방안과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퇴직급여 적용 대상이 아닌 1년 미만 근로자와 특수고용직(특고), 플랫폼종사자 등을 위한 다양한 노후소득 보장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7월부터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노사정 사회적대화 협의체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첫날인 10일 포스코와 쿠팡의 물류 계열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하청 노동조합과의 교섭 절차에 공식적으로 돌입했다. 법 시행 이후 원청기업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한 첫 사례다. 대기업 협력업체들은 물론이고 택배기사, 청소·경비·주차 근로자 등 하청과 용역·위탁 노동자들이 일제히 원청 사용자를 대상으로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정부가 원칙적으로 원·하청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임금이나 수당에 대한 교섭 요구도 협상 테이블에 속속 오르고 있어 기업들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교섭 쓰나미’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노란봉투법 첫날, 포스코-쿠팡 원·하청 교섭 돌입 포스코는 10일 사내 곳곳에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소속 협력사 34곳의 조합원 4000여 명이 단체교섭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했다. 이날 0시가 되자마자 금속노련은 포스코 측에 산업 안전을 의제로 하는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노란봉투법 교섭 절차에 따르면 하청 노조가 개별 교섭을 요청하면 원청 기업은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만 있어도 모든 하청 노조와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교섭을 미루고 노동위원회 판단을 받을 수도 있지만 포스코는 바로 교섭 절차에 들어간 셈이다. 포스코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한국노총 조합원들과는 별도로 교섭하겠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 단위 분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노동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포스코는 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하청 노조와 ‘쪼개기 교섭’을 해야 한다.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도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았다며 다른 하청 노조들도 원한다면 이달 17일까지 교섭을 요구하라고 공고했다. 민노총 산하 산별 노조들은 각 노동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열고 ‘진짜 사장’(원청업체)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이날 금속노조 산하에서만 147개 사업장의 조합원 1만여 명이 무더기로 교섭을 요구했다. 교섭 대상 기업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한화오션, 한국타이어 등 16곳이다. 이날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확인된 대기업만 20곳에 달한다.●“산업안전 고리로 임금-성과급 요구 쏟아낼 듯” 하청 노조들은 각각 다른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현대모비스 자회사 유니투스와 현대아이에이치엘 노조는 자회사 매각 철회를 요구했다. 고려대, 서강대 등 15개 대학의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대학 총장들에게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을 상대로 ‘택배 과로사 추방’을 촉구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조는 ‘4조 2교대 인력 충원’과 ‘노동시간 단축’ 등을 주장했다. 경기신용보증재단 노조는 경기도를 원청 사용자로 보고 교섭을 신청했다. 공공기관 노조가 지방자치단체에 교섭을 요구한 첫 사례다.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교섭 요구가 현실화된 것이다. 정부가 원칙적으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임금과 수당 등에 대해서도 하청 노조의 교섭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자체 지침에서 “임금, 수당, 성과급 등에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의 하청 급식업체인 웰리브 직원들은 한화오션을 상대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하청 노조들이 처음에는 산업안전을 교섭 의제로 삼지만 협상 테이블에선 결국 임금 인상을 꺼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일부 노동계가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안까지 교섭 의제로 요구하고 있다”며 “노사 간 분쟁이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첫날인 10일 포스코와 쿠팡의 물류 계열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하청 노동조합과의 교섭 절차에 공식적으로 돌입했다. 법 시행 이후 원청기업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한 첫 사례다.대기업 협력업체들은 물론이고 택배기사, 청소·경비·주차 근로자 등 하청과 용역·위탁 노동자들이 일제히 원청 사용자를 대상으로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정부가 원칙적으로 원·하청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임금이나 수당에 대한 교섭 요구도 협상 테이블에 속속 오르고 있어 기업들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교섭 쓰나미’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란봉투법 첫날, 포스코-쿠팡 원·하청 교섭 돌입포스코는 10일 사내 곳곳에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소속 협력사 34곳의 조합원 4000여 명이 단체교섭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했다. 이날 자정이 되자마자 금속노련은 포스코 측에 산업 안전을 의제로 하는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노란봉투법 교섭 절차에 따르면 하청 노조가 개별 교섭을 요청하면 원청 기업은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만 있어도 모든 하청 노조와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교섭을 미루고 노동위원회 판단을 받을 수도 있지만 포스코는 바로 교섭 절차에 들어간 셈이다.포스코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소속 조합원들은 한국노총 조합원들과는 별도로 교섭하겠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 단위 분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노동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포스코는 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하청 노조와 ‘쪼개기 교섭’을 해야 한다.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도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았다며 다른 하청 노조들도 원한다면 이달 17일까지 교섭을 요구하라고 공고했다.민노총 소속 산별노조들은 이날 각 노동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열었다.민노총 산하 산별노조들은 각 노동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열고 ‘진짜 사장’(원청업체)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이날 금속노조 산하에서만 147개 사업장의 조합원 1만 여명이 무더기로 교섭을 요구했다. 교섭 대상 기업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한화오션, 한국타이어 등 16곳이다. 이날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확인된 대기업만 20곳에 달한다.● “산업안전 고리로 임금-성과급 요구 쏟아낼 듯”하청 노조들은 각각 다른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현대모비스 자회사 유니투스와 현대아이에이치엘 노조는 자회사 매각 철회를 요구했다. 고려대, 서강대 등 15개 대학의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대학 총장들에게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을 상대로 ‘택배 과로사 추방’을 촉구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조는 ‘4조 2교대 인력충원’과 ‘노동시간 단축’ 등을 주장했다.경기신용보증재단 노조는 경기도를 원청 사용자로 보고 교섭을 신청했다. 공공기관 노조가 지방자치단체에 교섭을 요구한 첫 사례다.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교섭 요구가 현실화된 것이다.정부가 원칙적으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임금과 수당 등에 대해서도 하청 노조의 교섭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자체 지침에서 “임금, 수당, 성과급 등에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의 하청 급식업체인 웰리브 직원들은 한화오션을 상대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노동계 관계자는 “하청 노조들이 처음에는 산업안전을 교섭 의제로 삼지만 협상 테이블에선 결국 임금 인상을 꺼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일부 노동계가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안까지 교섭 의제로 요구하고 있다”며 “노사 간 분쟁이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한화오션의 한 협력사 노동조합과 함께 지난달 26일부터 거제조선소에 천막을 치고 농성하고 있다. 이들은 직원 급식과 작업복 세탁을 담당하는 협력업체 근로자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원청과의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생산과 전혀 상관없는 단순 하청업체들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이런 걸 고민하는 것 자체가 경영에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을 기다렸다는 듯이 하청 노조들이 ‘원청이 진짜 사장’임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노사관계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대학, 병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있다. 노조와 교섭할 ‘사용자 개념’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부터 불법 파업에 대한 원청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법이 노사 현장에 적용된다.● 노사 간, 노노(勞勞) 간 갈등 우려9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노총은 10일 인천국제공항과 현대모비스, 한국전력, 연세대 등을 대상으로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과 건설·서비스업 등에 대해선 이달 내로 원청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민노총은 “교섭에 응하지 않는 원청 사업장에는 압박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이미 교섭 요구가 시작됐다. NHN 노조는 교육 부문 자회사의 사업이 축소되자 NHN 본사의 ‘실질적 지배력’을 주장하며 자회사 노조원에 대한 본사 고용 승계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콜센터 노동자들도 최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나선 상황이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간의 노노(勞勞)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하청 근로자가 원청에 임금 인상이나 복지 확대를 요구할 경우 원청 근로자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원청 노조가 자신들의 파이를 줄여가며 하청 노조를 지지해 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특히 하청 근로자가 원청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 2020년 6월 문재인 정부 당시 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9785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자 기존 정규직 직원들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한 바 있다. ● 기업은 “우리가 교섭 대상인지 아직 몰라” 노란봉투법에 규정된 사용자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들은 사용자성 인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은 사용자 개념을 ‘근로 조건에 대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라고 모호하게 확대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 노조에서 교섭 요구가 들어왔지만 원청이 교섭 대상인지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하청 노조가 교섭 요구를 했는데 교섭 대상이 아닌 것 같다고 판단해 무대응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신고당할 수도 있다”며 “운신의 폭이 줄고 있다”고 했다.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법에 모호한 부분이 많다 보니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는 노사 간 소송을 통해 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청 노조들이 교섭 결과를 빨리 얻기 위해 비정상적인 투쟁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기업 대부분은 대응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철강, 조선 등 일부 대기업의 교섭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사가 법을 해석하는 방향이 서로 다르다”며 “법을 만든 사람들조차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법률 및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운영하며 법 도입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