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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아버지 잘 만난 재벌 2세쯤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글로벌 기업을 만든 총수의 안목이 눈에 들어왔다.” 26일 서울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나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 등에선 전날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리더십을 조명하는 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운이었을까, 통찰이었을까. 반도체 진출의 진실이 정말 궁금하다”라거나 “착한 기업, 나쁜 기업의 프레임은 이분법적이다. 기업이 돈 많이 벌어서 일자리 많이 만들어주면 그게 착한 기업”이란 글이 눈에 띄었다. 이 회장이 별세한 지 이틀째. 재계와 학계,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이건희 신드롬’이 다시 불고 있다. 특히 2030 젊은 층 사이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취업난에 지친 젊은 층에는 고인의 ‘초일류 성공신화’가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정·재·관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반도체를 비롯해 여러 제품에서 대한민국 경제계의 위상을 높였고 실질적으로 국가의 부를 만드는 데 기여하셨다”고 추모했다.▼“일자리 많이 만들면 착한 기업”… 이건희 다시 주목하는 젊은층▼“지금 어느 누가 정치나 사회에 소신 발언을 할 수 있을까요. 이건희 회장의 ‘사이다 발언’이 그래서 더 주목받으면서도 아쉬움이 큰 것 같습니다.” 26일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건희 신드롬’이 확산되는 배경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언젠가부터 기업인은 익명이나 경제단체 뒤에서 발언할 뿐 소신 발언을 쏟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정치력은 4류”라거나 “(정부의 경제 성적이) 낙제는 아닌 것 같다”고 한 발언 등을 두고 한 말이다. 실제로 한국에 혁신과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때로 강력한 비판으로, 때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초일류 성공신화’를 일궈낸 그의 혁신 DNA와 리더십에 대한 향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 젊은 층 “신선한 이건희 리더십” 특히 2030 젊은 층의 이건희 회장의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직장인 김지혜 씨(36)는 “이 회장에 대해 사실 잘 모르다가 별세를 계기로 반도체나 스마트폰 탄생 스토리를 알게 됐다”며 “삼성에 대한 종합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자랑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주요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돈 많이 벌고 일자리 많이 만들어주면 그게 착한 기업”이란 글이 눈에 띄었다. “삼성이 일본 전자제품을 앞지를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기를…”과 같은 글들이 적지 않았다. 정치인들 중 일부가 이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면서도 “삼성이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발언하자 “기업인들의 성과를 무너뜨리지 않는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비판 글이 이어졌다. 25일부터 열린 삼성 온라인 추모관에도 오후 3시 기준 삼성 계열사 구성원들의 댓글 1만7500여 개가 달렸다. ○ “꿈과 희망이 그리운 시대”이건희 신드롬은 코로나19 사태에 여러 규제로 혁신이 실종된 시대라 더 큰 반향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취업난 등으로 일상에서 ‘거절’의 홍수 속에 살아 온 20, 30대 젊은 층에서 초일류를 일궈낸 삼성의 기업사가 새롭게 다가온다는 반응이 많다.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에 ‘삼성이 했으니 우리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과 희망을 줬다”며 “취업난에 지친 20대 청년들은 과거 기업의 성공 신화와 성장 시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2000년대 초에도 이건희 신드롬이 불었던 적이 있다.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넘어서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 넘치던 시대였다. 당시 이 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순위에서 1등을 하곤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오랜 저성장 속에서 이 회장처럼 미래를 내다본 강력한 리더십을 바라는 기류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오랫동안 반기업 정서 속에 한국 기업인의 리더십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다가 이 회장 별세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도 한국 경제계에서 이 회장에 필적할 만한 리더십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뜨는 IT 기업도 있지만 삼성처럼 명실상부하게 글로벌 1등이 된 곳은 드물다. 오랫동안 기업의 잘못한 부분이 부각되다 새로 알게 된 삼성의 ‘글로벌 신화’가 젊은 층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서동일·홍석호·곽도영·허동준 기자}

“지금 어느 누가 정치나 사회에 소신 발언을 할 수 있을까요. 이건희 회장의 ‘사이다 발언’이 그래서 더 주목받으면서도 아쉬움이 큰 것 같습니다.” 26일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건희 신드롬’이 확산되는 배경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언젠가부터 기업인은 익명이나 경제단체 뒤에서 발언할 뿐 소신 발언을 쏟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정치력은 4류”라거나 “(정부의 경제 성적이) 낙제는 아닌 것 같다”고 한 발언 등을 두고 한 말이다. 실제로 한국에 혁신과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때로 강력한 비판으로, 때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초일류 성공신화’를 일궈낸 그의 혁신 DNA와 리더십에 대한 향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 젊은 층 “신선한 이건희 리더십” 특히 2030 젊은 층의 이건희 회장의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직장인 김지혜 씨(36)는 “이 회장에 대해 사실 잘 모르다가 별세를 계기로 반도체나 스마트폰 탄생 스토리를 알게 됐다”며 “삼성에 대한 종합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자랑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주요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돈 많이 벌고 일자리 많이 만들어주면 그게 착한 기업”이란 글이 눈에 띄었다. “삼성이 일본 전자제품을 앞지를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기를…”과 같은 글들이 적지 않았다. 정치인들 중 일부가 이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면서도 “삼성이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발언하자 “기업인들의 성과를 무너뜨리지 않는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비판 글이 이어졌다. 25일부터 열린 삼성 온라인 추모관에도 오후 3시 기준 삼성 계열사 구성원들의 댓글 1만7500여 개가 달렸다. ○ “꿈과 희망이 그리운 시대” 이건희 신드롬은 코로나19 사태에 여러 규제로 혁신이 실종된 시대라 더 큰 반향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취업난 등으로 일상에서 ‘거절’의 홍수 속에 살아 온 20, 30대 젊은 층에서 초일류를 일궈낸 삼성의 기업사가 새롭게 다가온다는 반응이 많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에 ‘삼성이 했으니 우리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과 희망을 줬다”며 “취업난에 지친 20대 청년들은 과거 기업의 성공 신화와 성장 시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대 초에도 이건희 신드롬이 불었던 적이 있다.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넘어서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 넘치던 시대였다. 당시 이 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순위에서 1등을 하곤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오랜 저성장 속에서 이 회장처럼 미래를 내다본 강력한 리더십을 바라는 기류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오랫동안 반기업 정서 속에 한국 기업인의 리더십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다가 이 회장 별세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도 한국 경제계에서 이 회장에 필적할 만한 리더십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뜨는 IT 기업도 있지만 삼성처럼 명실상부하게 글로벌 1등이 된 곳은 드물다. 오랫동안 기업의 잘못한 부분이 부각되다 새로 알게 된 삼성의 ‘글로벌 신화’가 젊은 층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곽도영·허동준 기자}

“지금 어느 누가 정치나 사회에 소신발언을 할 수 있을까요. 이건희 회장의 ‘사이다 발언’이 그래서 더 주목 받으면서도 아쉬움이 큰 것 같습니다.” 26일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언젠가부터 기업인은 익명이나 경제단체 뒤에서 발언할 뿐, 소신 발언을 쏟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정치력은 4류”라거나 “(정부의 경제 성적이) 낙제는 아닌 것 같다”고 한 발언 등을 두고 한 말이다. 이 회장이 별세한 이후 재계와 학계,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이건희 신드롬’이 다시 불고 있다. 한국에 혁신과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때로 강력한 비판으로, 때로 미래를 내다본 혜안으로 ‘초일류 성공신화’를 일궈낸 그의 혁신 DNA와 리더십에 대한 향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민도, 직원도, 정치권도 “리더십 그립다”이날 이 회장의 경영 철학과 주요 업적이 보도되자 온라인 주요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 회장을 추모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지금의 삼성을 만든 이건희 회장, 그런 인물이 우리나라에 또 나왔으면 좋겠다”, “삼성이 일본 전자제품을 앞지를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기를…”, “예전엔 아버지 잘 만난 재벌 2세쯤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글로벌 기업을 만든 총수의 안목이 들어왔다”, “기업이 돈 많이 벌어서 일자리 많이 만들어주면 그게 착한 기업” 같은 글들이 많았다. 직장인 김지혜(36) 씨는 “삼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한국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세계 1위에 올라선 건 누구나 자랑스럽게 생각할 한국의 성취”라고 말했다. 많은 해외 교포들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에 삼성전자 기업 광고가 실리는 것을 보며 긍지를 느꼈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인들 중 일부가 이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면서도 “삼성이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라는 발언을 하자 “기업인들의 성과를 무너뜨리지 않는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글이 이어졌다. 25일부터 열린 삼성 온라인 추모관에도 오후 3시 기준 삼성 계열사 구성원들의 댓글 1만7500여 개가 달렸다. 한 직원은 “입사와 더불어 배우게 된 회장님의 어록과 철학을 다시 생각하고 25년이 지난 현시점에도 여전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라고 적었다.● “꿈과 희망이 그리운 시대”이건희 신드롬은 코로나19 시대에 여러 규제로 혁신이 실종된 시대라 더 큰 반향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취업난 등으로 일상에서 ‘거절’의 홍수 속에 살아 온 20, 30대 젊은 층에서 초일류를 일궈낸 삼성의 역사가 새롭게 다가온다는 반응이 많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에서 최첨단 산업분야에 뛰어들어 세계 최고에 오르는 아주 예외적인 사례를 남겼다.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에 ‘삼성이 하는데 왜 우린 못하나’라는 꿈과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에도 이건희 신드롬이 불었던 적이 있다.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넘어서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 넘치던 시대였다. 당시 이 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순위에서 1등을 하곤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오랜 저성장 속에서 이 회장처럼 미래를 내다본 강력한 리더십을 바라는 기류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토교통부가 이달 8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EV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 합선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글로벌 배터리 1위 자리를 지켜온 LG화학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8월에 배터리 경쟁업체인 중국 CATL에 시장점유율을 역전당한 데 이어 중국 현지의 ‘K배터리’ 흠집 내기용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코나 화재에 촉각 세우는 중국 업계 코나EV 화재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온 이달 초부터 11일까지 중국 관영방송인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코나EV 결함 신고 중 80%가 배터리 관련이다” “중국향(向) 코나EV는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등 사건을 상세히 보도하며 “한국에서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현지 코나EV 모델은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아직 중국 코나EV 화재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에서 화재 사고가 없지는 않았다. 올해 5, 8월 CATL의 배터리 ‘NCM811’을 탑재한 중국 완성차업체 GAC의 전기차 ‘아이온S’에서 모두 세 차례 불이 나며 중국산 배터리의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간 코나EV 화재가 국내외에서 13건이 이어지면서 한국산 배터리도 같은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6개월 만에 LG화학을 제치고 올해 8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1위(26.1%)에 오르기도 했다. 사용량 기준 CATL이 2.8GWh(기가와트시)로 LG화학(2.4GWh)을 앞섰다. 이는 중국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그간 위축된 시장 수요가 대거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37.4%) 급증했다. 1∼8월 누적 점유율로는 여전히 LG화학이 글로벌 1위지만 이번 배터리 안전성 논란 파장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 업계 “신뢰성 타격 피치 못할 것” 우려 LG화학은 국토부 발표 이후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 원인이 배터리 셀 불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업계는 신뢰성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불이 난 피해 차량의 배터리팩이 대부분 전소돼 추가적인 원인 파악에는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3건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는 결국 근본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배터리 내부 에너지 밀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해결이 이뤄졌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배터리와 관련된 문제에는 셀 결함, 패키지 공정 결함, 그리고 운행 중에 비롯될 수 있는 관리 결함(충전 전압 초과 등)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셀 결함 가능성’을 못 박은 이번 발표가 다소 성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부는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진행 중인 결함 조사 결과에 따라 사고 원인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배터리 화재는 규명 기간이 길 뿐만 아니라 완성차 입장에선 일단 리스크가 발생하면 경쟁사 제품으로의 교체도 가능하다. 중국 경쟁 업체들이 유럽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토교통부가 지난 8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EV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 합선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글로벌 배터리 1위 자리를 지켜온 LG화학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8월에 배터리 경쟁업체인 중국 CATL에 시장점유율을 역전당한 데 이어 중국 현지의 ‘K-배터리’ 흠집 내기용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코나 화재에 촉각 세우는 중국 업계코나EV 화재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온 이달 초부터 11일까지 중국 관영방송인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코나EV 결함 신고 중 80%가 배터리 관련이다” “중국향(向) 코나EV는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등 사건을 상세히 보도하며 “한국에서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현지 코나EV 모델은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아직 중국 코나EV 화재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에서 화재 사고가 없지는 않았다. 올해 5, 8월 CATL의 배터리 ‘NCM811’을 탑재한 중국 완성차업체 GAC의 전기차 ‘아이온S’에서 모두 세 차례 불이 나며 중국산 배터리의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간 코나EV 화재가 국내외에서 13건이 이어지면서 한국산 배터리도 같은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6개월 만에 LG화학을 제치고 올해 8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1위(26.1%)에 오르기도 했다. 사용량 기준 CATL이 2.8GWh(기가와트시)로 LG화학(2.4GWh)을 앞섰다. 이는 중국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그간 위축된 시장 수요가 대거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37.4%) 급증했다. 1~8월 누적 점유율로는 여전히 LG화학이 글로벌 1위지만 이번 배터리 안전성 논란 파장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업계 “신뢰성 타격 피치 못할 것” 우려LG화학은 국토부 발표 이후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 원인이 배터리 셀 불량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업계는 신뢰성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불이 난 피해 차량의 배터리팩이 대부분 전소돼 추가적인 원인 파악에는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2016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때도 국토부의 이번 발표와 동일하게 배터리 셀 분리막 결함이 원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3건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는 결국 근본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배터리 내부 에너지 밀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해결이 이뤄졌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배터리와 관련된 문제에는 셀 결함, 패키지 공정 결함, 그리고 운행 중에 비롯될 수 있는 관리 결함(충전 전압 초과 등)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셀 결함 가능성’을 못 박은 이번 발표가 다소 성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부는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진행 중인 결함 조사 결과에 따라 사고 원인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배터리 화재는 규명 기간이 길 뿐만 아니라 완성차 입장에선 일단 리스크가 발생하면 경쟁사 제품으로의 교체도 가능하다. 중국 경쟁 업체들이 유럽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곽도영기자 now@donga.com}

이르면 내년에 본격 출시될 신형 컴퓨터에 들어갈 차세대 D램을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차세대 D램 시장에서도 한국 반도체 업계가 선도적 위치를 잡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차세대 D램인 ‘DDR5’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고 6일 밝혔다. 2018년 11월 DDR5를 처음 개발한 이후 인텔 등 주요 파트너사와 함께 검증을 완료했으며 내년 DDR5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바로 제품을 출하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DDR5는 직전 세대 제품인 DDR4에 비해 전송 속도가 최대 1.8배 빨라졌다. 최대 5600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로 풀HD(고화질)급 영화(5GB) 9편을 1초에 처리할 수 있다. 칩당 최대 용량도 기존 16Gb(기가비트)에서 64Gb로 4배로 커졌다. 속도와 용량은 개선된 반면 동작 전압은 1.2V에서 1.1V로 낮아져 전력소비가 20% 감축됐다고 SK하이닉스는 밝혔다. 오류 안정성도 높였다. 칩 내부에 자체적인 오류 정정 회로를 내장해 1bit(비트) 단위의 오류까지 스스로 보정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컴퓨터 시스템에 적용할 경우 신뢰성이 20배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운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 판매는 인텔 등 주요 제조사가 DDR5 적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하는 시점에 이뤄진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DDR5 CPU가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DDR5 수요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2022년에는 전체 D램 시장의 10%, 2024년에는 43%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출시로 한국 반도체 업계가 내년에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7월 2분기(4∼6월)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DDR5 D램은 2021년 하반기(7∼12월)에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43.5%), SK하이닉스(30.1%), 마이크론(21%) 순이다. SK하이닉스 GSM담당 오종훈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DDR5를 출시하면서 D램 시장에서 미래 기술을 선도하게 됐다.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서버 시장을 집중 공략해 서버 D램 선도 업체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EV’가 연이은 화재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기차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5일 소비자들에게 사과하고 이달 중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을 몰라 어떤 조치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나EV 13건 화재 추정, 원인은 오리무중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출시된 코나EV는 현재까지 국내 11건, 해외 2건 등 총 13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1회 충전으로 400km 이상을 달릴 수 있어 국내외에서 10만 대 이상이 판매된 현대차의 대표적인 전기차 모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가장 최근인 4일 오전에는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에서 충전을 끝낸 코나EV에서 불이 나 차량이 전소됐다. 2018년 5월 첫 화재 발생 이후 지난해 8월까지 6건의 화재가 잇따르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제작 결함 조사를 지시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조사가 진행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해 7, 8월 화재사고 차량을 감식해 배터리팩 어셈블리 내부의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만을 제기한 수준이다. ○ “원인 모르니 더 불안”…집단소송 움직임도 고전압의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의 경우 해외 브랜드인 테슬라 등에서도 여러 차례 화재 사고가 났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전기차 화재 사고가 유독 코나EV에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나EV의 배터리팩 제조에 여러 기업이 관련돼 있는 점도 화재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코나EV의 배터리 시스템은 LG화학이 배터리셀을 만들어 LG화학과 현대모비스의 합작사인 HL그린파워에 공급하면 여기서 배터리팩을 생산하고, 이후 현대모비스에서 이 배터리팩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으로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를 만드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또 화재가 발생하면 차량이 전소되는 경우가 많아 전기적·화학적 문제를 정확히 규명하기 어렵다는 점도 요인이다. 사고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18년에 코나EV를 구매한 직장인 A 씨(38)는 “충전이 끝나면 가급적 빨리 충전기를 빼려고 하는데 원인을 모른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원인 규명 전에는 자차 보험으로 우선 보상받아야 하는 가운데 최근 코나EV 구매 고객들 사이에서는 리콜을 위한 집단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배터리 업계도 술렁…이달 현대차 해법에 관심 국내 배터리 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2016년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3건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에 이은 전기차 화재로 2차전지의 안전성에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나EV에 탑재된 배터리에는 LG화학의 배터리셀 ‘NCM622’ 리튬이온폴리머가 파우치 형태로 들어간다. NCM622는 10만 대가량 판매된 르노 전기차 조에와 GM의 볼트EV에도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갤럭시 노트7의 경우에는 배터리셀 분리막 결함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또 ESS 화재는 근본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은 바 있다. LG화학 측은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5일 이달 중에 화재를 막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조치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5일 일부 코나EV 고객들에게 사과와 함께 “10월 중 고객 안내문을 통해 자세한 조치 내용을 알려드리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화재를 막는 배터리관리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곽도영 기자}
미국에서 팔리는 스마트TV 3대 중 1대는 삼성전자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미국 스마트TV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한 32%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애플 서비스까지 포함한 광범한 연결성이 강점으로 꼽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TV는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별도 장치 없이 바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바이스와 연동시킬 수 있는 TV를 말한다. 스태티스타의 분석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글로벌 출하된 TV 제품 중 70% 이상을 스마트TV가 차지했다. 미국 스마트TV 시장 2위는 중국 TCL사의 브랜드인 알카텔(14%)이 차지했다. 마찬가지로 TCL 브랜드인 비지오(13%)가 3위, LG전자(12%)가 4위를 기록했다. 삼성 스마트TV 점유율이 2, 3위 경쟁자를 합친 비중보다 높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이동 자제 등으로 가정용 스마트TV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스마트TV 사업의 지배적 위치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허서홍 GS에너지 전무(43)가 ㈜GS로 자리를 옮겼다. 허 전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29일 GS는 허 전무가 GS 비등기 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고 공시했다. 허태수 회장이 올해 초 취임한 뒤 첫 번째로 결정한 인사다. 통상 GS그룹 인사는 11∼12월경 대규모로 발표되기 때문에 허 전무에 대한 인사가 이례적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현재 GS의 비사업부서인 재무팀, 경영지원팀, 사업지원팀, 업무지원팀 중 팀장이 공석인 사업지원팀 발령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12kg 용량 세탁기 ‘LG 트롬 세탁기 씽큐’를 다음 주중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제품은 의류 무게를 감지한 후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류 재질이 확인되면 6가지 세탁 방법 중 최적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섬세한 의류인 경우에는 옷감을 보호하기 위해 ‘흔들기’와 ‘주무르기’를 선택하는 식이다.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인터텍 시험 결과 신제품은 기존 LG 트롬 세탁기 대비 10% 이상 옷감을 더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면 도어에는 강화유리를 적용했다. 기존 플라스틱 재질보다 생활 스크래치에 강하고 청소하기도 쉽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가전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LG 씽큐’에 연결하면 건조기 연동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출하 가격은 색상에 따라 100만∼110만 원 선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근 2년간 국내 대기업 10곳 중 3곳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10% 이상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가장 많은 양을 감축한 곳은 포스코에너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를 제출한 기업 200곳을 조사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7년 매출 1억 원당 25.3t에서 지난해 24.7t으로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698.3t에서 307.3t으로 절반 이상(―56.0%) 줄이면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신세계(―49.8%), 카펙발레오(―48.6%), LG전자(―47.8%)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업종이 1억 원당 236.2t에서 144.3t으로 38.9%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 외에 운송(―15.5%)과 생활용품(―14.6%), 유통(―14.4%), 식음료(―13.3%), 제약(―13.1%) 등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포스코로, 총 8148만1198t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남동발전(5339만9748t) 등 발전소들이 뒤를 이었고 현대제철(2224만5165t)과 삼성전자(1113만1587t), 쌍용양회(1079만4303t)도 1000만 t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뉴 노멀(새로운 표준)은 이미 시작됐다.’ 2월 말 본격적으로 확산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유례없던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 2.5단계 조치, 미국-중국 간 무역 분쟁, 글로벌 기후변화까지 한국의 기업계는 “생각지도 못한 거대한 변화(최태원 SK그룹 회장)”를 맞이하고 있다. 주요 그룹들은 다가오는 하반기(7∼12월) 결산을 앞두고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산업 현장의 불안감을 새로운 혁신의 기회로 바꾸기 위해 경영 전략을 다잡고 있다. 한 4대 그룹 고위 임원은 “2020년은 그간 미뤄왔던 기업들의 구조조정, 혁신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던 한 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주목받고 있는 가전 시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 통합 슬로건을 앞세워 전자업계에 맞춤형 가전 시장을 불러왔다. 이달 초 국제가전전시회 ‘IFA 2020’을 대체한 자체 온라인 공개행사에서도 ‘멈추지 않는 삶’을 주제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를 겨냥해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단순히 가전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이들 간의 ‘연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 가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조사의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 싱스’는 국내 월간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서며 국내 스마트홈 플랫폼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새로운 모빌리티의 시대도 앞당겨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전기·수소차 혁신과 더불어 로봇, 개인용 비행체(PAV)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폭넓은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스마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에 뛰어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25년까지 배터리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의 연간 글로벌 판매를 총 67만 대로 확대하는 한편 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은 2030년부터,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2035년부터 적극적으로 신차의 전동화를 추진한다. 기아차는 2025년 중장기 전략 ‘Plan S’를 통해 글로벌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전기차·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다. SK그룹은 계열사 전반에 걸쳐 포트폴리오 혁신과 신사업 드라이브를 확대하고 있다. 2015년부터 5대 성장분야로 선정한 △바이오 제약 △정보기술(IT) 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액화천연가스(LNG) 밸류 체인 △반도체 소재·모듈 등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반도체·소재 분야에서 지속적인 기술, 설비 투자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에너지·화학 분야에서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글로벌 친환경 흐름에 따라 친환경 소재, 에너지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 등 4차 산업 핵심 기술에 대한 테크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한편 위기 상황에서도 ‘고객 가치’라는 중점 가치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자세다.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3월 주주총회에서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 22일 열린 계열사 사장단 워크숍에서도 ‘고객 가치에 대한 집요함’을 주문했다. LG는 비대면(언택트) 시대에 맞게 재택근무, 유연 출퇴근제 확대 등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도 힘을 쏟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빠르게 읽어내고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로 위기를 극복해간다는 계획이다. 계열사별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공급망, 생산 판매 전략 등 선제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유통가에도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7월 진행된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코로나와 함께 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내년 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며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너무 위축되거나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롯데는 소비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 산업구조의 변화를 분석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언택트 소비 급증에 따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 건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정보통신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 유통·물류 혁신에 투자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최근 소재의 ‘기능성’에서 ‘가능성’과 ‘디자인’에 주목한 제품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로의 산업 구조 변화로 철강업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풍력발전단지 구조물과 같은 신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풍력발전의 확대 전망에 발맞춰 풍력발전기에 특화된 고급 강종의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2015년 기술연구원과 마케팅실이 합심해 해상풍력발전기 구조용 강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직접 연구원들이 덴마크와 독일의 풍력 구조물 설계사들을 방문해 필요한 강재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조원가는 낮춘 새로운 강종과 그에 맞는 구조물 설계법을 고안해 제시하며 영업에 나섰다. 그 결과 포스코는 2017년과 지난해 영국의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Horn Sea’ 프로젝트에 철강재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네덜란드 ‘Fryslan’ 프로젝트 등 유럽 지역의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에도 강재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육상과 해상을 통틀어 전 세계 풍력발전기 10대 중 1대는 포스코 스틸로 만들어진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공방을 둘러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이 다음 달 5일에서 26일로 미뤄졌다. 당초 판결 직전인 추석 연휴까지 양사 합의 가능성이 있을지 촉각을 세우던 관련 업계도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27일 국내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ITC는 25일(현지 시간) 당초 예정했던 최종 판결 일정을 3주 뒤인 다음 달 26일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판결일을 연기한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ITC에서 진행 중인 다른 소송들도 최종 결정 등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순 연기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ITC가 소송 일정을 연기하는 사례가 드물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최근 10년간 ITC에서 진행됐던 영업비밀 침해 소송 15건 중 6건이 연기된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서 ITC는 LG화학이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이 손해를 봤다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ITC에 제출한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졌고, 현재 재판부의 전면 리뷰(재검토)가 진행 중이다. ITC에서 SK이노베이션의 패소 결정이 최종 확정되면 해당 기업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 및 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해 현지 사업이 불가능하게 된다. ITC의 최종 판결 전 양사의 합의는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최종 판결 연기가 양사 간 합의 과정에 새로운 변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당초 예정보다 물리적 시간이 더 주어졌을 뿐만 아니라 ITC의 재검토 기간이 길어지면서 최종 판결이 더욱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ITC가 최종 판결을 내린 이후에도 양사가 연방고등법원 항소를 이어갈 수 있다. 법적 다툼 속에서도 법률 비용과 경영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양사가 합의 자체를 포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전 세계 43개국에 걸쳐 있는 애플의 모든 매장과 법인 사무실은 100%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한다.” 2018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수년간의 노력 끝에 자랑스러운 순간을 맞게 됐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이후 나이키, 스타벅스, BMW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여기에 동참했다. 올해 들어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2050년까지 모든 설비를 100%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력 사용량의 100%를 친환경 재생에너지, 즉 ‘녹색 전기’로만 사용하겠다는 정책을 ‘RE100’(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준말)이라고 부른다. 애플은 전 세계 사업장뿐만 아니라 협력사들을 대상으로도 자체적인 ‘클린 에너지 계획’ 동참을 추진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에도 관련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RE100 동참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국내 기업은 LG화학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정부가 지난해 국내 기업의 RE100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마련한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제도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국내 기업들이 RE100 선언을 검토하면서도 섣불리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국내 전기 공급 구조가 갖는 한계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재생에너지 생산자와 수요자(기업) 간 직접 거래를 의미하는 ‘PPA’가 활성화돼 있는 데 반해 국내 전력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모두 한국전력공사가 전기 생산 형태와 무관하게 독점 공급하는 구조다. 기업이 재생에너지만 골라 쓸 수 없는 것이다. 국내외 요구가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부터 한전을 중개자로 해 재생에너지 생산자와 수요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게끔 ‘제3자 PPA’ 제도를 신설한다는 방침을 마련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도 보완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한전을 중개자로 두는 만큼 송전망 이용으로 인한 중계수수료 책정, 거래 가격 및 계약 기간 조정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선 신규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에 직접 기업 인프라를 조성해 다가올 RE100 시대를 지원하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이달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민간 최대 수상태양광 발전 기업이 된 SK E&S가 발전 사업과 함께 데이터센터, 창업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차태병 SK E&S RES(재생 및 에너지 솔루션) 부문장은 “이번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자 선정을 통해 SK E&S가 클린 에코 시스템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을 지속 개발해 RE100 지원 등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그룹 에너지 계열사 SK E&S는 2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지역사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 E&S는 이 자리에서 재단을 통해 약 40억 원 상당의 상생협력기금을 지역사회에 지원하기로 했다. 상생협력기금은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 등이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자발적으로 협력재단에 출연하는 재원이다. 이번 지원 사업은 민간 기업이 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최초의 전국 단위 사업으로, SK E&S는 지원 대상 업체를 선발하고 재단은 기금 집행을 담당한다. 40억 원의 기금은 지역의 협력업체와 사회적 기업, 소상공인 등 165개 업체에 지원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2일(현지 시간) 열린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신기술은 나오지 않았지만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 계획을 예상보다 빨리, 대규모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10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엔 3TWh(테라와트시·1TWh는 1000GWh)까지 생산한다는 게 목표다. LG화학이 올해 말까지 목표로 잡은 생산 능력 규모가 100GWh임을 감안하면 완성차 업체인 테슬라가 이를 18개월 만에 따라잡겠다고 밝힌 것이다. 테슬라는 이와 함께 배터리 생산 비용 감축 방안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테슬라가 기존에 적용하던 원통형 배터리보다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늘리고 비용은 14% 절감한 신제품 원통형 배터리를 도입하는 한편 저렴하고 안정적인 소재인 니켈의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인수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업체 맥스웰의 제조 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공정 생산성도 7배 효율화한다. 다만 머스크 CEO는 “실제 생산까지는 단계별로 극복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단서를 붙였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니켈 비중 확대, 공정 효율화 등 테슬라가 밝힌 계획들이 결국 기존 배터리 제조사들의 전략 방향과 일치한다고 보면서도 테슬라가 구체적인 목표치를 발표한 데 대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비용 56% 감축, 2022년 100GWh라는 구체적 생산 계획을 밝힌 것은 놀랍지만 이는 모든 조건을 최상으로 가정한 수치이기도 하다”며 “결국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기존 업체들과의 공동 개발 등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법무부가 28일 입법 예고할 예정인 상법 개정안의 취지는 여러 법률에 흩어져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상법으로 규정해 일반 분야로 확대 적용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집단소송제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대폭 확대해 기업이 반사회적 위법행위를 할 동기를 차단해야 한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미 여러 법률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규정되어 있는데 상법에도 같은 제도가 만들어지면 ‘옥상옥’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기업의 위법행위로 다중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실제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는 제도다. 2011년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도입된 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 19개 법률을 통해 시행되고 있지만 분야별로 산발적으로 도입돼 있어 형평성 문제 등이 지적되어 왔다. 이번에 상법에 규정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상인’이 이윤을 얻기 위해 악의적으로 위법행위를 하면서 고의 또는 중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준 경우에 적용된다. 상법상 점포 또는 유사한 설비를 갖추고 영업을 하는 개인과 회사는 물론이고 국가기관도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배상액은 법원이 고의 또는 중과실의 정도, 손해액 등을 고려해 최대 5배 범위 내에서 정한다. 법무부는 집단소송제에 대해선 소급 적용 규정을 뒀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경우 소급 적용이 되지는 않도록 했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미리 배제하는 특약을 맺었더라도 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특약은 무효다. 재계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했다. 우선 이미 관련 개별 법을 바탕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상법 등 포괄 입법으로 규제함으로써 과잉 입법, 옥상옥 규제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 상법, 금융그룹감독법)’에 이어 이번 법안이 또다시 기습적으로 입법 예고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기업은 사전 법적 검토와 소송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소벤처기업들은 리스크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되면 무엇보다 소송 대응 여력이 없는 중소·중견기업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며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입장을 밝혔다.황성호 hsh0330@donga.com·곽도영·고도예 기자}

법무부가 28일 입법예고 예정인 상법개정안의 취지는 여러 법률에 흩어져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상법으로 규정해 일반 분야로 확대 적용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집단소송제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대폭 확대해 기업이 반사회적 위법행위를 할 동기를 차단해야 한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미 여러 법률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규정되어 있는데 상법에도 같은 제도가 만들어지면 ‘옥상옥’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기업의 위법 행위로 다중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실제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는 제도다. 2011년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도입된 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 약 20개 법률를 통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분야별로 산발적으로 도입돼 있어 형평성 문제 등이 생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 상법에 규정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상인’이 이윤을 얻기 위해 악의적으로 위법행위를 하면서 고의 또는 중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준 경우에 적용된다. 여기서 상인이란 상법상 점포 또는 유사한 설비를 갖추고 영업을 하는 자와 회사를 뜻한다. 배상액은 법원이 고의 또는 중과실의 정도, 손해액 등을 고려해 최대 5배 범위 내에서 정한다. 법무부는 집단소송제에 대해선 소급적용 규정을 뒀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경우 소급 적용이 되지는 않도록 했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미리 배제하는 특약을 맺었더라도 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특약은 무효다. 재계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했다. 우선 이미 관련 개별 법안을 바탕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상법 등 포괄 입법으로 규제함으로써 과잉 입법, 옥상옥 규제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 상법, 금융그룹감독법)’에 이어 이번 법안이 또다시 기습적으로 입법예고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기업은 사전 법적 검토와 소송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소벤처기업들은 리스크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면 무엇보다 소송 대응 여력이 없는 중소, 중견 기업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다”며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곽도영기자 now@donga.com}

“럭비공처럼 예측하기 어려워진 경영 환경 변화와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은 여전히 낯섭니다. 이 변화는 우리에게 ‘생각의 힘’을 요구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추석을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혁신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22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e메일에서 “2020년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시간이었다”며 “하지만 위기라고 단정 짓거나 굴복하지 말자”고 전했다. 오히려 이번 위기를 “오랜 시간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균형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상의 공감과 감수성을 더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이라며 “사회적 가치에 연계된 실적, 주가, 우리가 추구하는 꿈을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전날 코로나19로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 세대에게 영상을 통해 직접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SK그룹은 25일까지 하반기(7∼12월) 신입 채용 서류를 접수 중이다. 최 회장은 SK 채용 유튜브 채널에서 ‘서린동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거대한 변화를 맞아 저도 정말 당혹스럽다. 사실 여러분이 가장 직접적으로 그 충격과 변화를 겪고 있을 것”이라며 취업준비생들을 위로했다. 이어 “선배들은 경험하지 못한 온라인 채용 설명회, 온라인 신입사원 교육 과정을 겪고 있지만, 여러분은 우리 사회와 SK가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최 회장은 구성원들 대상 e메일에서 추석 인사와 함께 연휴 중 함께 볼만한 다큐멘터리로 ‘플라스틱 바다(A Plastic Ocean)’를 추천하기도 했다. 플라스틱 바다는 2016년 제작된 다큐멘터리로 인류가 쉽게 소비하는 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SK 측은 “최 회장은 지난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 방식의 ‘행복토크’를 100회 완주하는 등 대면 방식으로 경영 철학을 공유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환경을 감안해 e메일이나 사내 인트라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우린 파나소닉, LG화학, CATL 같은 협력사로부터 사오는 배터리 물량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릴 계획이다.” 테슬라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배터리 데이’를 하루 앞둔 21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간 관련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배터리 전략을 발표하는 배터리 데이를 통해 자체 개발한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내일 공개되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 관한 중요한 소식이 있다”며 “(배터리 데이 때) 특히 전기트럭 ‘세미’나 ‘사이버트럭’ ‘로드스터’ 등의 장기적인 생산에 영향을 주는 내용이 발표되겠지만 적어도 2022년까지는 높은 수준의 (배터리) 대량생산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소문이 무성했던 테슬라 자체 배터리 기술이 공개된다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자체 양산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미로 읽힌다. 그러면서도 머스크 CEO는 “우리의 배터리 공급사들이 최대 속도를 내고 있더라도 우리가 자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엔 2022년 이후부터 중대한 물량 부족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인 배터리 자체 생산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