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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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출입하며 산업 현장의 변화상을 기록합니다.

monam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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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2%
중남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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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간의 ‘황홀한 축제’… 하루하루가 드라마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을 눈과 얼음의 축제가 일주일 뒤면 막이 오른다. 9일 개막하는 이번 대회는 15개 종목에서 102개의 금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한국 선수 144명은 지난 4년간 안방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 무대를 손꼽아 기다리며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 ‘빙속 여제’ 이상화, 여자 쇼트트랙 양대 산맥 최민정과 심석희, 썰매 제왕을 노리는 스켈레톤 윤성빈…. 간판스타 경기는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평소 접하기 힘든 린지 본(여자 알파인스키), 하뉴 유즈루(남자 피겨스케이팅),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여자 피겨스케이팅), 숀 화이트(남자 스노보드) 등 월드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도 주목된다. 빙판과 설원을 뜨겁게 달굴 평창 올림픽 주요 경기 일정과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김재형 monami@donga.com·김종석 기자}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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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원에도 ‘침묵이 金’인 순간이 있습니다

    일주일 뒤면 대한민국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과 함께 ‘축제의 장’이 된다. 전 세계인이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드는 올림픽이지만 침묵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선수들이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해야 하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피겨스케이팅 ‘은반 위 예술’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스텝 연기가 펼쳐지면 관중은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며 흥겹게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기 시작 전에 선수들이 음악이 흘러나오기를 기다릴 때는 소란스럽지 않아야 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환호성이 너무 크면 선수들이 음악을 듣지 못할 수 있다. 연기 시작 타이밍을 놓치면 프로그램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연기를 펼칠 때는 관중의 경기장 내 이동이 금지된다. 연맹 관계자는 “피겨 채점 요소 중 하나는 선수가 관중에게 얼마나 호소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느냐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항상 관중에게 집중한다”면서 “과도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면 선수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실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기를 마친 선수에게 선물을 던질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인형과 꽃다발의 부속물이 링크에 떨어지지 않도록 투명 비닐에 포장해야 한다. 빙판과 색깔이 비슷한 흰색 편지나 사진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이를 치우는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해 치우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 컬링 ‘빙판 위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선수가 발판을 출발해 스톤을 놓는 순간까지는 조용한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장반석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은 “화살이 활을 떠나면 끝이듯이 스톤을 놓는 순간에 투구의 성패가 85% 정도 결정된다. 집중이 필요한 순간인 만큼 관중도 조용히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의 모든 경기장에서는 맥주가 판매된다. 지나친 과음은 삼가야 한다. 과음으로 흥분된 객석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 캐나다 여자컬링 대표팀의 레이철 호먼은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환경 적응이 중요하다. 관중 소음 등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봅슬레이, 스켈레톤 스피드스케이팅과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 기록경기는 스타트가 전체 기록을 좌우한다. 스타트 순간 응원 도구의 굉음과 관중의 고성은 부정 출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스타트를 기다리고 있으면 관중이 내는 작은 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까지 들린다”면서 “긴장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소음이 발생하면 선수가 부정 출발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썰매 종목에선 앞선 주자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면 스타트하우스에서 ‘띵동’ 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맞춰 다음 주자가 출발선에 선 뒤 힘찬 스타트를 위해 발 구르기를 하는 5∼10초가 정적이 필요한 시간이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은 “선수가 출발선에 서 있을 때만은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관중의 배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선수가 출발하고 나서 응원을 해주면 사기도 높아지고 힘이 난다”고 설명했다. ○ 쇼트트랙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한국의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 관람법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다. ‘함성을 지르면 선수들의 위치와 타이밍을 알려 줄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응원은 선수들이 링크에 들어왔을 때와 이름이 호명될 때, 그리고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할 때 박수를 쳐주는 것이다.’ 관중의 함성이 전략 노출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이경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안방경기를 할 때면 뒤에 있던 한국 선수가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할 때 관중의 환호가 커진다. 이 경우 선두에 있어 뒤쪽 상황을 모르는 외국 선수가 소리만 듣고 한국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은 사격 시에 관중의 배려가 필요하다. 통상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표적을 맞히면 관중이 환호성을 지르는데 이때 사격 중인 다른 팀 선수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박철성 한국 바이애슬론 대표팀 감독은 “사격은 바이애슬론 종목의 순위를 정하는 중요한 순간인 만큼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재형 기자}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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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S “도핑 러시아선수 28명 징계 무효”

    도핑 혐의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던 러시아 선수들이 대규모로 증거 불충분 판결을 받았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해 12월 IOC의 도핑 징계에 항소를 제기했던 러시아 선수 39명 중 28명에게 1일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IOC는 과거 올림픽 기록을 모두 삭제하고 향후 올림픽 출전권을 모두 박탈하는 중징계를 내렸었다. 마티외 리브 CAS 사무총장은 이날 강원 평창알펜시아리조트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를 제기한 39명의 선수를 조사한 결과 이 중 28명은 반도핑 규정을 어겼다는 증거가 부족해 IOC 징계를 무효로 한다”고 밝혔다. 앞서 IOC는 “러시아에서 국가 주도적으로 금지약물 복용이 이루어졌다”고 발표하며 여기에 가담한 혐의로 러시아 선수 43명을 지목했다. 이번에 징계를 피한 28명은 IOC의 그 결정 이후 결백을 호소하며 CAS에 제소한 선수 중 일부. 리브 사무총장은 “IOC의 징계는 대체로 정황 증거를 토대로 나왔고, 채취한 샘플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거나 선수가 직접 도핑 사실을 시인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다”고 판단의 근거를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11명에 대해선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IOC의 징계를 인정하면서도 “올림픽 영구 출전금지를 ‘다음 올림픽(평창 올림픽)’ 출전 금지로 수위를 낮췄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로 징계를 피한 선수에는 봅슬레이(4명) 스켈레톤(5명) 루지(2명) 등 썰매 종목에서만 11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그 외 크로스컨트리(8명) 스피드스케이팅(4명) 아이스하키(5명) 등의 종목에서도 징계 무효 판결을 받은 선수들이 나왔다. 이들의 올림픽 출전 기회는 열렸지만, 이미 평창 올림픽의 참가 신청이 끝나 이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징계 수위만 줄어든 선수는 봅슬레이(5명) 크로스컨트리스키(3명) 아이스하키(3명) 등 3개 종목에서 나왔다. 이번 결정에 대해 리브 사무총장은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조직적인 도핑이 이뤄졌다는 기존 IOC 판단을 뒤집는 것이 아니다”며 “항소를 제기한 39명의 증거가 충분했는가만 따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는 이번 판결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CAS의 판결은 공정하다”며 “우리는 처음부터 우리 선수들이 어떤 도핑 조작에도 간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CAS가 그들의 명예와 기존에 받았던 상을 돌려주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IOC는 CAS의 판결을 두고 “11명의 도핑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28명의 선수가 증거불충분 판결을 받은 것은 도핑과의 전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28명의 선수가 자동으로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며 “스위스 연방법원에 상고 가능성까지 포함해 CAS의 결정을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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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신욱 머리에 맞았다하면 그물 ‘출렁’

    터키 전지훈련 중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낸 김신욱(30·전북)의 활약에도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9위 한국은 30일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FIFA 랭킹 55위 자메이카를 상대로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김신욱의 골 결정력은 빛났지만 이를 지켜내지 못한 수비 조직력이 아쉬웠다. 이날 한국은 직전 몰도바전과 마찬가지로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이근호(33·강원)와 김신욱이 투톱으로 나선 가운데 정우영(29·빗셀 고베)과 손준호(26·전북)가 중원을 지켰다. 장현수(27·FC도쿄) 윤영선(30·상무)이 센터백으로 나섰다. 투톱의 활약은 합격점이었다. 김신욱은 0-1로 뒤지던 후반 10분 헤딩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17분에도 정우영의 크로스를 머리로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3일 전 몰도바전까지 포함해 2경기에서 3개의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골 가뭄 해소에 앞장선 김신욱이다. 이근호 또한 활발하게 중앙과 양쪽 날개를 오가며 게임을 풀어 나갔다. 활발한 공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느슨한 압박과 실책으로 2골을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5분에는 장현수가 상대 데인 켈리 방어에 실패해 선제골을 내줬다. 2-1로 앞서던 후반 26분에도 빈 중원에서 상대팀의 중거리슛에 동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다음 달 3일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터키 전지훈련을 마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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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정 윤성빈 이상화의 ‘골든 데이’ 티켓 아직 남아있어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의 금 사냥은 2월 9일 대회 개막 후 다음 날인 10일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입장권 예매가 가능하다. 시상대 위에 우뚝 선 한국 선수의 모습을 직접 볼 기회가 있다(30일 기준). 평창에서 금메달 8개를 목표로 삼은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금맥은 2월 10일 열리는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임효준(22·한국체대)이 황금빛 꿈을 꾸고 있다. 빅토르 안(안현수·러시아)의 평창행이 무산되면서 임효준이 유력 메달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시상대 꼭대기에 선다면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당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노 골드 굴욕 또한 한 방에 풀 수 있다. 대회조직위는 전체 티켓의 20%를 현장 판매할 계획이다. 사흘 뒤(2월 13일)면 한국 메달밭인 여자 쇼트트랙이 금빛 레이스에 들어간다. 이날 여자 500m 결선이 열리는 가운데 최민정(20·성남시청)과 심석희(21·한국체대) 쌍두마차가 금메달을 노린다. 이날 경기는 여자 쇼트트랙 전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는 한국 대표팀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1500m(17일)와 3000m 계주(20일), 1000m(22일) 경기가 나흘 뒤부터 연이어 열리기 때문이다. 명절인 설날 당일(16일)에도 한국의 금메달 행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썰매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스켈레톤 윤성빈(24)이 이날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줄 유력한 후보다. 윤성빈은 8차까지 이어진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에서 그동안 ‘스켈레톤의 황제’로 불리던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를 누르고 세계 랭킹 종합 1위에 올랐다. ‘빙속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도 18일 새 역사에 도전한다. 이날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정상에 오르면 한국 빙상 최초로 겨울올림픽 3연패를 기록한다. 이번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선 남자부 이승훈(29·대한항공)이 폐회식 전날인 24일 우승에 도전한다. 이 밖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메달 여부를 떠나 14일 일본과 숙명의 대결을 펼칠 예정이라 관심이 쏠린다. 평창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전체 입장권 예매율은 29일 현재 74%를 기록하고 있다. 봅슬레이가 96%로 완판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쇼트트랙은 85%가 예매됐다. 남북 단일팀이 성사된 여자 아이스하키가 포함된 아이스하키 예매율은 69%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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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 “좀 허무하게 끝나서 죄송… 질릴 때까지 누워있고 싶어요”

    《 메이저 대회 ‘4강 신화’를 쓴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사진)이 28일 수많은 팬들의 환영 속에 금의환향했다. 발바닥에 물집이 생겨 아픈데도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에 오르는 투혼을 보인 정현은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보니 제가 큰일을 하고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라며 웃었다. 정현은 “4강에서 기권해 팬들과 로저 페더러(스위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자 입국장은 대낮처럼 환해졌다. 정현(22·한국체대)은 조금 당황한 듯 주변을 둘러봤지만 이내 담담한 표정을 되찾았다. 1시간 전부터 정현의 등장을 기다리던 300여 명의 인파는 “정현 파이팅”을 외치며 그를 반겼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와 준 걸 보니 제가 큰일 하고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웃음).”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하며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를 쓴 정현이 28일 금의환향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정현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처 때문인지 다리를 약간 절뚝였다. 그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와의 4강전에서 발바닥에 난 물집이 악화돼 기권했다. 정현은 “발에 통증이 있어 다음 주부터 병원에 다니면서 몸 상태를 확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보라는 질문에는 “일단 하나만 꼽으라면 못 꼽을 것 같다.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를 꺾고 한국 선수 최초로 8강에 진출했던 것도 기억에 남고, 페더러와의 4강전도 그렇고, 모든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 그는 “이 대회를 진짜 잘하기 위해 세웠던, 우리 팀만 알고 있던 목표를 이제는 공개하겠다”며 “코트 안팎에서 인스타 10만 명 만드는 거였는데 그 목표를 이뤄서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인스타그램에 썼었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호주오픈 기간 동안 10만 명을 돌파해 28일 현재 12만 명을 넘었다. “하루에 300개 넘는 축하 메시지가 왔어요. 연락처를 아는 분들에게는 일일이 답변을 해드렸죠. 그렇다고 절대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은 하지 않아요. 휴대전화 중독이라 빨리 치거든요(웃음).” 인파 속에서 까치발을 한 채 지켜보던 직장인 최모 씨(36·여)는 “중국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정현이 온다는 소식에 이곳에 서서 기다렸다”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 분이 아닌가. 제2의 박세리, 박찬호가 돼 계속 희망을 전해주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현의 모교 수원 삼일공고에서도 11명의 학생과 관계자들이 입국장을 찾아 축하했다. 정현의 사진과 함께 ‘테니스의 왕자’라고 적힌 피켓을 든 허덕구 씨(58)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복식)을 땄던 때의 사진을 휴대전화 배경화면으로 해놓을 정도로 팬이다”며 “세계적인 무대에서 보여준 당당하고 재치 있는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공항을 떠나기 전 정현은 “몸 상태를 확인한 뒤 2월 초 불가리아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대회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과 페더러에 대한 미안함 입국 하루 전인 27일 호주 현지에서 만났던 정현은 팬들과 페더러에 대한 미안함을 먼저 표시했다. “분하다기보다는 모든 분에게 죄송했어요. 특히 로저 페더러에게 미안했습니다. 조금 허무하게 끝났잖아요.” 정현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찢어진 발바닥 사진을 올린 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기를 포기하기 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팬분 앞에서, 훌륭한 선수 앞에서 100%를 보여주지 못하는 건 선수로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라고 썼다. “연초부터 안 좋았는데 조코비치와의 16강전을 앞두고 더 심해졌죠. 양발에 모두 진통제를 맞은 뒤 감각이 없어져 더 격하게 뛰게 됐고, 그래서 악화됐어요. 페더러와의 경기에 앞서 모든 물집을 터뜨리고 다시 진통제를 맞았지만 속살까지 드러날 정도가 돼 약효도 없더군요. 걷기도 힘들었어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2주 차까지 뛴 것도, 4강까지 가본 것도 처음이잖아요. 내 발도 한계를 못 넘은 거죠. 다음엔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을 겁니다.” 정현 어머니 김영미 씨(물리치료사 출신)는 아들 부상이 뼈가 드러날 정도였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뼈가 보인 건 아니다. 그랬다면 아마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아버지 정석진 씨는 “현이가 어려서부터 아파도 좀처럼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계 카메라 화면에 ‘캡틴 보고 있나’라는 문구를 자신과 함께 속해 있다가 해체된 삼성증권 테니스팀 김일순 전 감독(여)에게 적어 보내기도 했다. 정현은 “김 감독님은 늘 대회 도중엔 한 번도 연락을 안 하신다. 부담을 줄까 봐 그렇다. 어제 통화했는데 (문구 적는 걸) 제대로 못 봤다고 나중에 다시 하라고 하셨다(웃음)”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을 받은 정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회 기간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많은 관심과 성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한민국을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답글을 올렸다. 정현은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체대 동료들이 많은 쇼트트랙 경기를 보며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테니스를 포함한 아시아 테니스가 저로 인해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는 그는 “지금까지는 테니스가 비인기 종목이었지만 인기 종목으로 끌어올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돼지고기 먹고, 실컷 누워 있고 싶은 20대 젊은이 정현은 장롱면허 소유자다. 겁이 많아 운전을 못한다고 했다. 운전 연습할 시간에 공이라도 한 번 치는 게 더 낫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는 한때 유명해지면 고급 승용차를 사고 싶다고 했다. 호주오픈에서 약 7억5900만 원의 상금을 받은 그는 “이제는 차에 관심이 없어지고 집에 관심이 많다. 20대 후반에 혼자 힘으로 집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지낸 시간이 많은 그는 “외국에선 쇠고기 위주로 먹게 된다. 한국 가면 돼지고기부터 실컷 먹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엔 보통 하루 4끼를 먹어요. 샐러드나 과일로 첫 끼를 시작한 뒤 그 다음 빵 또는 밥을 먹고 경기 전에 파스타를 주로 찾죠. 경기 후 영양이 충분한 스테이크나 중국 음식으로 마무리해요.” 정현은 “취미 가운데 하나가 침대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구는 거다. 질리도록 한번 누워있고 싶다”며 웃었다. 태블릿PC로 전자책 읽기를 즐긴다. 정현은 “전쟁, 총싸움이 많이 나오는 판타지 액션물을 즐겨 본다. ‘갓 오브 블랙필드’라는 책이 너무 재밌다. 책 때문에 늦게 자기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천재형이 아니고 노력형’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한 그는 “관중 1만5000명이 꽉 찬 큰 코트에 입장할 때의 환호, 하나도 잊을 수 없어요. 이런 무대에 왜 서고 싶은지, 얼마나 잘하고 싶은지 저절로 알게 됐어요. 더 이상 기권해서 물러나는 일이 없도록 몸 관리부터 철저하게 할 겁니다. 오늘보다 더 좋은 날이 올 거예요. 계속 지켜봐 주세요”라고 말했다.멜버른=김종석 kjs0123@donga.com / 인천=김재형 기자}

    •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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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 금의환향…“많은 사람을 보니 제가 큰일하고 온 것 같네요”

    수많은 카메라의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자 입국장은 대낮처럼 환해졌다. 검은 모자에 검은 재킷을 입은 정현은 조금 당황한 듯 주변을 둘러봤지만 이내 특유의 평온한 표정을 되찾았다. 1시간 전부터 정현의 등장을 기다리던 300여 명에 가까운 인파는 “정현 파이팅” 등을 외치며 그를 반겼다.사상 첫 메이저대회 4강 진출의 역사 쓴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이 28일 금의환향했다. 이날 오후 7시경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정현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 준 것을 보니 제가 큰일 하고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라며 웃었다. 그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호주오픈 4강 진출 소감을 전했다. 발바닥 부상의 여파가 가시질 않았는지 입국장에서 정현은 다리를 약간 절뚝였다. 정현은 26일 열린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세계 2위)와의 호주오픈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 발바닥에 난 물집이 악화돼 기권했다. 정현은 “발에 통증이 있어 다음주부터 병원에 다니면서 몸 상태를 확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보라는 질문에 “(노바크) 조코비치를 꺾고 한국 선수 최초로 8강에 진출했던 순간”이라고 말한 뒤 “그 외에도 페더러와의 4강전도 그렇고, 모든 순간을 잊지 못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정현은 ‘유망주’ 타이틀을 벗고 세계 테니스계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 우뚝 섰다. 지난해 1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22세 톱랭커 출전)’우승 직후 “올 시즌 (제 활약에 대해) 80점을 주고 싶다. 내년 시즌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100점 활약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던 정현이다. 그는 이번 대회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세계 14위) 등 톱랭커를 잡아내며 그 말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정현은 “이런 좋은 결과가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을 최대한 앞당기고 싶다”며 “아직도 시상대에 서고 싶은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자신했다. 국내에 불기 시작한 테니스 열풍이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정현은 “이번을 계기로 테니스가 국내에 인기 종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일 화제였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에 관해서는 “최근 인스타그램 10만 명 돌파가 목표라고 썼던 것은 국민에게 재밌는 멘트를 남겨 즐거움을 주라는 의미에서 쓴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현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듯 이날 공항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환영객이 몰려들었다. 정현이 온다는 소식에 집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다시 공항으로 향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정현이 나타나자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가 하면 일부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그의 귀환을 반겼다. 인파 속에서 까치발을 한 채 정현의 입국 모습을 지켜보던 직장인 최모 씨(여·36)는 “출장으로 중국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정현이 온다는 소식에 이곳에 서서 기다렸다”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 분이 아닌가. 제2의 박세리, 박찬호가 돼 계속 희망을 전해줄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정현의 모교 수원 삼일공고에서도 11명의 학생과 학교 관계자들이 입국장을 찾아 축하를 보냈다. 정현의 사진과 함께 ‘테니스의 왕자’라고 적힌 피켓을 든 학교 관계자 허덕구 씨(58)는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복식)을 땄던 때의 사진을 휴대전화 배경화면으로 해놓을 정도로 팬이다”며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당당하고 재치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정현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현은 귀국에 앞서 네빌 고드윈 코치(43·남아공)와 정식 계약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정현과는 이달 초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ASB클래식부터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ATP 코치들의 투표를 통해 ‘2017 ATP 올해의 코치’로 선정됐던 그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차세대 유망주 정현과 일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앞으로도 많은 일을 해나갈 것이지만 지금까지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을 떠나기 전 정현은 “병원에서 몸 상태를 확인한 뒤 2월 초 불가리아에서 열리는 ATP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행보를 설명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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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저녁 다시 한번 ‘정현 드라마’

    정현과 로저 페더러의 26일 호주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전을 앞두고 17년 동안 테니스 동호회 활동을 해 온 직장인 김모 씨(35)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의 우상이 페더러이다 보니 이날 누구를 응원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9년 6월, 페더러가 4개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던 프랑스오픈 결승에 올랐을 때다. 당시 김 씨는 이메일로 “당신이 꼭 그랜드슬램(메이저 대회 전부 석권)을 달성할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팬레터를 보냈다. 답변은 없었지만 우상 페더러에게 힘을 보탰다는 생각에 그날 김 씨는 밤잠을 못 이뤘다. 김 씨는 “2006년 한국에서 페더러의 이벤트 경기가 열렸을 때도 경기장을 찾아가 그를 응원했다”며 “매 경기 만화 같은 명장면을 보여주고 서브나 포핸드 공격 등을 보면 반할 수밖에 없는 선수”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그런 페더러를 준결승에서 상대하며 그동안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던 한국 테니스의 위상을 높여준 정현이 대견하기만 하다. 페더러와 정현의 맞대결에 국내 테니스 동호회가 들썩이고 있다. 대다수는 페더러 같은 세계적인 스타와 한국 선수가 자웅을 겨룬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드러낸다. 서울테니스회의 김용득 회장(62)은 “우리가 보기에도 정현의 포핸드와 서브가 정말 좋아진 게 눈에 띈다”며 “경제 사정 등의 이유로 국내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한국 선수가 연이어 ‘통쾌한 한 방’을 보여주고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박남희 씨(58·여)는 “7년 동안 동호회 활동을 해왔는데 지금까지 사용해 오던 고글 대신 정현이 쓰는 고글로 바꾸려 한다”며 “매 경기 ‘정현 가즈아∼!’ 등을 외치며 회원들이 정현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로 치면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썼을 때의 기쁨과 같다는 게 박 씨의 설명. 그는 “사실 페더러가 무결점 선수이다 보니 그의 승리를 점치는 회원이 전체 23명 중에 3분의 2가 넘는다”며 “다만 정현이 페더러와 만나게 되면서 지금처럼 테니스가 주목받았던 적은 없다. 그런 면에서 동호인들은 정현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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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충 온 파이어’ TV 카메라에 적어… 자신감 불붙었다

    “사실 (3세트 막판에) 이기면 무슨 세리머니를 할까 생각하다 연달아 점수를 내줬습니다. 공 넘기고 달리느라 바빠졌습니다. 결국 아무런 세리머니도 못 했습니다.” 정현이 24일 경기 후 소감을 말하는 장면에서 또다시 관중의 폭소가 터졌다. 정현이 테니스 샌드그런과의 호주오픈 8강전 3세트 마지막에 큰 점수 차로 앞서다 역전 위기에 몰린 것이 경기 도중 승리 세리머니 생각을 하다 그런 것이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현은 이날 승리 후 별다른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미소만 지었다. 하지만 특유의 여유와 유머 넘치는 인터뷰는 그대로였다. 관중석에 있던 아버지 정석진, 어머니 김영미, 형 정홍 씨 등 가족과 손승리 코치 등을 일일이 소개했다. 유창한 영어로 소감을 말하던 그는 다시 한국말로 “한국에서 응원하신 팬들과 친구분 감사드리고요. 아직 끝난 것 아니니까 계속 응원해 주세요. 금요일(4강전)에 뵙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정현은 22일 8강행을 확정 짓고 난 뒤 중계 카메라 렌즈에 ‘캡틴 보고 있나’라는 사인을 해 화제를 모았다. 어려운 시절 자신을 지도했고 팀이 해체되면서 헤어져야 했던 김일순 전 삼성증권 감독에게 보낸 메시지였다. 정현은 4강행을 확정한 뒤에도 중계 카메라 렌즈에 글을 남겼다. 이번에 남긴 문구는 ‘충 온 파이어’. ‘충(Chung)’은 자신의 영문 이름(Chung Hyeon)의 성. ‘온 파이어(on fire)’는 ‘불붙다’의 뜻을 지녔다. 불타듯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자신의 기세와 자신감을 표현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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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제여, 정현을 맞으라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한 정현(22·한국체대)이 26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와 맞붙는다. 세계 랭킹 58위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이 대회 남자단식 8강에서 ‘복병’ 테니스 샌드그런(미국·세계 97위)을 3-0(6-4, 7-6, 6-3)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이제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에 도전한다. 아시아 선수의 메이저 최고 기록은 2014년 US오픈에서 준우승한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가 갖고 있다. 정현의 4강 상대는 “테니스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 세계 랭킹 2위 페더러다. 부드럽고 섬세한 기술을 구사하며 서브 앤드 발리가 특기다. 국내에도 페더러의 열혈 팬들이 많다. 페더러는 이날 8강전에서 토마시 베르디흐(체코·세계 20위)를 3-0(7-6, 6-3, 6-4)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4강 진출로 상금 88만 호주달러(약 7억5600만원)를 확보했다. 이전까지 정현이 각종 대회에서 받은 상금 합계는 170만9608달러(약 18억3200만 원)이었다. 랭킹 포인트를 추가한 정현은 다음 주 남자프로테니스(ATP)가 발표할 세계 랭킹에서 최소 29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진 이형택이 2007년 8월 6일에 기록한 36위가 최고 기록이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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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착수비로 ‘37세 페더러’ 물고 늘어져라

    세계 랭킹 58위 정현(22·한국체대)과 호주오픈 결승 진출을 다툴 로저 페더러(37·스위스)는 결점 하나 없는 올라운더(allrounder·만능선수)로 손꼽힌다. 그는 경기 흐름에 따라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상대방을 공략하는 데 능숙한 세계 최정상급 선수다. 페더러는 26일 오후 5시 반에 정현과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세계 랭킹 2위 페더러는 24일 8강전에서 토마시 베르디흐(체코·세계 20위)를 3-0으로 꺾었다. 테니스에선 보통 경기 방식에 따라 선수를 두 유형으로 구분한다. 서브와 발리에 강한 선수와 정확하고 강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긴 랠리에서 승부를 보는 베이스라이너(baseliner·코트의 경계선에서 플레이)가 그것이다. 전자는 주로 서브로 상대 선수를 흔든 뒤 네트로 빠르게 접근해 발리로 마무리 짓는 스타일이다. 정현의 8강 상대였던 테니스 샌드그런도 이 유형에 속한다. 반면 베이스라이너는 주로 코트 깊숙이 강한 스트로크를 보내며 긴 랠리를 이어간다. 코트 전역을 아우를 수 있는 빠른 발과 좋은 체력이 필수다. 이는 정현이 즐겨 쓰는 방식으로 노바크 조코비치가 16강전 패배 이후 “정현은 마치 벽 같았다.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박용국 NH농협 스포츠단장은 “정현은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스트로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승리를 챙기는 선수다”며 “뛰어난 수비력까지 보였다”고 평가했다. 페더러는 두 유형의 경기 방식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코트 코너에 내리꽂는 포핸드 공격은 테니스 역사상 최고로 손꼽힌다. 여기에 한 손으로 공을 받아치는 페더러 특유의 백핸드는 그가 “품격이 느껴지는 테니스 황제”라는 평가를 듣는 이유. 다만 2010년대 후반부터는 체력 부담으로 위력적인 서브를 앞세워 7구 안에 승부를 보는 플레이를 선호하고 있다. 박 단장은 “최근 페더러가 초반에 승부를 거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며 “특히, 페더러의 서브는 토스가 낮고 빨리 공을 쳐내 방향 예측이 힘들다. 여기에 서브 코스도 날카로워 이를 잘 받아칠 수 있어야 정현이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갑택 명지대 교수(전 테니스 국가대표 감독) 또한 정현이 페더러의 빠른 템포 공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교수는 “정현은 스피드와 파워는 페더러에게 밀리지 않는다”며 “페더러처럼 한 템포 빠른 공을 치는 선수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정현이 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이 페더러 앞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느냐도 관건이다. 페더러는 2004∼2008년 237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라는 역대 최장 1위 기록을 세웠다. 총 29번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해 19번 정상을 밟은 그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페더러는 24일 인터뷰에서 “정현과 경기를 해본 적은 없다. 새 스타의 출현이다”고 상대를 치켜세운 뒤 “그는 잃을 게 없고 나는 지켜야 한다. 결과가 어떨지는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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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정현, 호주오픈 테니스 사상 첫 4강 진출

    정현(22·한국체대)이 ‘복병’ 테니스 샌드그런(미국·세계 97위)을 꺾고 호주오픈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틀 전 전 세계 챔피언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잡은 데 이어 정현은 이날 또 한 번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를 다시 갈아 치웠다. 세계 랭킹 58위 정현은 24일 오전 11시 호주 맬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샌드그런을 3-0(6-4, 7-6, 6-3)으로 꺾었다. 이미 이덕희(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형택(2000년, 2007년 이상 US오픈 남자 단식)의 메이저 대회 16강 진출 기록을 깼던 정현이다. 이제 정현은 한국 테니스를 뛰어넘어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가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대회(US오픈) 준우승이란 아시아 최고 기록에 도전한다. 시종일관 정현이 압도한 경기였다. 정현은 코트의 좌우로 공을 순차적으로 뿌리며 샌드그런을 크게 흔들었다. 쉴 새 없이 볼을 따라가게 만들어 샌드그런이 자신의 강점인 포핸드 공격을 살리기 어렵게 했다. 반면 정현은 백핸드의 강점과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경기를 주도했다. 승부처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간 2세트였다. 1세트에서 무기력했던 샌드그런은 점차 포핸드의 위력이 살아났고, 한 때 5-3으로 정현을 앞세기도 했다. 하지만 고비의 순간에 정현은 착실히 자신의 서브 게임을 챙겼고,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세트를 가져갔다. 직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세계 5위)과 4시간에 가까운 혈투를 펼쳤던 샌드그런은 3세트 들어와서는 체력에 한계를 보이며 급격히 무너졌다. 이날 승리로 정현은 확실하게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전까진 두 선수 모두 세계 ‘톱 10’ 안에 드는 최정상급 선수들을 연파했다. 오히려 톱 랭커 사냥꾼으로서의 면모는 샌드그런이 더 강했다. 정현이 그런 샌드그런까지 누르면서 이 대회 ‘언더도그의 반란’ 선봉장으로 우뚝선 것이다. 정현은 같은 날 오후 5시 반부터 펼쳐지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세계 2위)와 토마시 베르디흐(체코·세계 20위)의 맞대결 승자와 26일 오후 준결승을 치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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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박항서 매직’ 결승까지…

    23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카타르를 꺾고 이 대회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23일 중국 쿤산에서 열린 이 대회 준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4로 졌다. 한국은 1-1로 전후반을 마친 뒤 연장전에 돌입했다. 후반 28분 장윤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한 명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결국 연장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3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8강전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일본을 4-0으로 완파했던 우즈베키스탄은 이날 승리의 기세를 몰아 이번 대회 우승까지 넘보게 됐다. 같은 날 베트남은 카타르를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사상 첫 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정규 시간에 이어 연장전까지 카타르와 2-2로 팽팽하게 맞선 끝에 승리를 따낸 것이라 그 기쁨은 더했다. 이미 직전 경기인 이라크와의 8강전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던 베트남이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베트남은 연장전에서 끝내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베트남은 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결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베트남 전역은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이미 4일 전에 이 대회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을 때도 베트남 수도 하노이 등의 도시에선 사람들이 대규모로 거리로 쏟아져 나와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현지 언론 등을 통해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평가를 받으며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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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확률 쑥쑥… 정현, 오늘도 웃자

    정현(22·한국체대)이 24일 오전 11시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테니스 샌드그런(27·미국)과 4강 진출을 다툰다. 22일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고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오른 정현과 맞붙는 샌드그런 역시 이변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랭킹 58위 정현은 앞서 미샤 츠베레프(세계 35위)-다닐 메드베데프(53위)-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를 연이어 격파했다. 이틀 전 16강전에서 조코비치까지 잡아내자 외신들은 지난해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우승한 사실을 언급하며 정현을 ‘차세대 테니스 스타’로 소개했다. 호주오픈 트위터 계정의 메인 화면도 정현의 사진으로 바뀌었다. 스포츠 베팅 시장에서의 위상도 달라졌다. 정현은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해도 베팅 시장에선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23일 영국의 온라인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이번 대회 그의 우승 확률을 8명 중 4위로 올려놨다. 8강에 오른 선수 중 정현은 세계랭킹이 일곱 번째. 정현보다 우승 확률이 높은 선수로는 로저 페더러(2위)와 라파엘 나달(1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3위) 순으로 꼽았다. 이처럼 정현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돌풍을 경계해야 한다. 샌드그런은 세계 랭킹이 97위지만 이번 대회에서 정상급 선수를 줄줄이 제압했다. 스탄 바브링카(스위스·8위)와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5위) 등 톱10 선수들도 제물이 됐다. 이런 이유로 둘 간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지만 정현의 승리를 점치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정현은 9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ASB클래식 1회전에서 샌드그런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또한 샌드그런은 서브가 강점으로 꼽히는데 정현은 최근 위력적인 리턴으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조코비치와의 경기 직후 정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직 안 끝난 거 아시죠? 미스터충 계속 갑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각오를 전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정현의 8강전에 맞춰 24일 오전 11시 서울고 인왕관에서 정현 승리 기원 단체 관람 행사를 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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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프린-린지 본 말고… 여자스키, 구트도 있다

    스위스 알파인 스키 강자로 손꼽히는 라라 구트(27·사진)가 올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첫 정상에 오르며 평창 올림픽 메달 판도에 새 변수로 떠올랐다. 같은 대회에서 강호로 꼽힌 미국의 린지 본(34), 미케일라 시프린(23)은 노메달에 그쳤다. 구트는 22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2017∼2018시즌 FIS 월드컵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1분14초78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당시 무릎 인대를 다친 이후 첫 월드컵 우승. 재활에 전념하던 구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월드컵 레이스에 참여해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쏜 그는 단번에 평창 올림픽 메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구트는 2014년 소치 올림픽 활강 동메달리스트이자 2015∼2016시즌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한 실력자다. 부상 이후 이전 월드컵 경기에선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외신의 평가도 받는다. 구트의 주 종목은 알파인 스키의 속도계인 활강과 슈퍼대회전. 평창 올림픽에서 본과 치열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날 이 대회 활강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본은 바로 다음 날 자신의 또 다른 주 종목인 슈퍼대회전에서 구트에게 밀리며 평창 메달 전망을 어렵게 했다. 이날 경기 직후 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끔은 공평하지 못한 상황에서 레이스해야 할 때가 있다”며 “400번 넘게 뛰어본 레이스 중 가장 심한 바람을 맞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오늘은 운이 없었다”고 밝혔다. 시프린 또한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스 사전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덤덤하게 심정을 전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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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 봅슬레이’ 썰매는 라트비아 제품으로

    평창에서 탈 썰매를 놓고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썰매와 라트비아산 썰매인 BTC로 저울질하던 한국 남자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이 결국 BTC를 타고 올림픽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은 이 같은 결정이 담긴 보도자료를 22일 배포했다. 굽이진 구간이 많은 평창 슬라이딩센터에는 코너링이 더 쉬운 BTC가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연맹은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고 있는 남자 대표팀은 BTC를 쓰는 대신에 여자 대표팀은 현대차 썰매를 쓸 것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은 두 썰매의 기록이 비슷한 상황에서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해왔다. 현대차는 2014년 9월 국가대표 썰매 제작지원 협약을 맺은 뒤 썰매를 자체 제작해 2015년 10월 한국 대표팀에 전달했다. 이듬해 1월 현대차 썰매로 테스트 주행을 마친 대표팀은 BTC를 탔을 때와 주행 기록을 비교해 왔지만 그 차이는 0.1∼0.2초를 넘지 않았다. 최종 결정은 올해 1월 초부터 평창에서 트랙 적응 훈련을 해왔던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평창 트랙에서 썰매 종목의 승부처가 될 ‘마의 9번’ 구간에서의 활용도와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이 가장 결정적인 기준이었다. 봅슬레이 썰매는 크게 보디(차체)와 섀시(골조), 러너(썰매날)로 구분된다. 여기서 보디의 앞부분을 카울링이라고 하는데, BTC는 이 부분이 현대차보다 약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현대차와 비교해 차체가 높고, 몸체는 얇은 BTC가 코너링에 더 유리했다. 반면 현대차는 직선 구간에선 BTC를 능가하는 기록이 나왔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은 “1월부터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BTC와 현대차의 썰매를 비교 분석한 결과 마의 코스로 불리는 9번 코스에서 BTC를 탔을 때 선수들의 실수가 더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 코스는 벽이 높고 코너가 짧아 지난해 2월 평창 테스트 이벤트 때 전복 사고가 속출했던 곳이다. 직선 구간에서 강점을 보이는 현대차보다는 올림픽에서 승부를 가를 9번 코스에서 선수들이 안정적인 기록을 내는 BTC가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 총감독은 “10번을 주행하면 현대차로는 다섯 번을 벽에 부딪쳤고 BTC는 두 번 그랬다”며 “여기 말고도 굽이진 구간이 많은 평창 트랙의 특성상 선수들이 코너링이 더 쉽다고 보는 BTC를 올림픽 썰매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일정한 주행 기록을 내느냐도 판단의 주요 잣대였다. 올림픽에선 총 4번 주행을 해서 그 합산 기록을 내는데, 그 네 번 모두 비슷한 기록이 나와야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면에서 BTC는 연습 기간에 현대차보다 더 일정한 기록을 나타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원윤종(파일럿)-서영우(브레이크맨)를 비롯해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BTC를 줄곧 사용해왔다”며 “이에 따라 다루기에 더 익숙한 BTC를 탔을 때 평창 트랙에서 안정적인 주행 기록이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 역시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표팀이 내린 결단을 받아들였다. 현대차는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생소하던 봅슬레이가 국민적 관심을 받기까지 급성장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모두가 좋은 성적을 얻어 한국 봅슬레이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대차는 2014년부터 썰매뿐만 아니라 대표팀의 외국인 코치 비용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김재형 monami@donga.com·임보미 기자}

    •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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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상을 넘어선 정현 “난 조코비치보다 젊다”

    정현(22·한국체대)은 어딘가를 향해 넙죽 큰절을 올렸다. 3시간 넘게 초조하게 자신을 응원하던 가족을 향해 보내는 감사 표시였다. 관중석에는 같은 테니스 선수로 학창시절 스승이기도 했던 아버지(정석진 씨), 트레이너 출신으로 그림자처럼 아들을 따라다니며 뒷바라지해 준 어머니(김영미 씨), 역시 테니스 선수로 동생과 같은 길을 가며 다음 달 5일 군 입대를 앞둔 형(정홍 씨)이 있었다. 집안의 경사를 뛰어넘어 한국 테니스 역사를 바꾼 테니스 가족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넘쳤다. 세계 랭킹 58위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전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1·세계 14위)를 3시간 21분 만에 3-0(7-6, 7-5, 7-6)으로 누르는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5000명의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로써 정현은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그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메이저 대회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정현에 앞서 1981년 US오픈 이덕희(여자단식),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이형택이 16강까지 올랐을 뿐이다. 정현은 2016년 이 대회에서 당시 세계 1위 조코비치를 1회전에서 만나 1시간 55분 만에 0-3(3-6, 2-6, 4-6)으로 당한 완패를 후련하게 설욕했다. 무결점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앞세운 정현의 끈질긴 수비 앞에 호주오픈 6회 정상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 12회 우승에 빛나는 조코비치는 실수를 쏟아냈다. 8강 진출로 약 3억7000만 원의 상금을 확보한 정현은 24일 세계 97위 테니스 샌드그런(미국)과 맞붙게 돼 4강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만날 수 있다. 완벽한 ‘언더도그(Underdog·약자)의 반란’이었다. 2년 전 경기 도중 정현의 굿샷에 박수까지 보냈던 조코비치의 여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브 난조에 허덕인 조코비치는 경기 내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플레이가 뜻대로 되지 않자 수건으로 얼굴을 뒤집어쓰며 답답해하기도 했다.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낸 정현은 좌우 코너를 파고드는 예리한 스트로크로 2세트마저 따낸 뒤 3세트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사이드라인을 파고드는 패싱샷이 일품이었다. 정현이 10개의 패싱샷을 치는 동안 조코비치는 단 3개에 그쳤다.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 6개월을 쉰 조코비치는 이날도 통증을 호소하며 더블폴트 9개를 기록했다. 경기 후 조코비치는 “정현은 오늘 톱10 선수의 플레이를 펼쳤다. 위기나 승부처에서 믿을 수 없는 샷을 구사했다. 얼마나 더 발전할지 모르겠다”고 극찬했다. 조코비치는 “코트에서 그는 마치 벽과도 같았다. 2년 전과 비교해 육체적으로 성장했지만 큰 경기들을 통해 정신적으로도 성장한 것을 느꼈다. 오늘은 약점이 아니라 장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발걸음을 떼면서부터 형과 아버지를 따라나선 테니스 코트가 놀이터였던 정현은 6세 때 심한 약시 치료에 도움이 될까 싶어 라켓을 잡았다. 그가 두꺼운 안경을 쓰고 코트에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 단식 준우승을 차지한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남자 복식 금메달을 땄다. 약점인 서브와 포핸드 문제로 슬럼프에 빠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까지 포기했던 그는 지난해 재기에 시동을 건 뒤 연말 세계 테니스 유망주들이 출전한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넥스트 젠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이번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김종석 kjs0123@donga.com·김재형 기자}

    •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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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스키 6명 평균 24세… 랭킹은 바닥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으로 25년 넘게 베일에 싸여 있던 북한 스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IOC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북한의 크로스컨트리 스키(3명)와 알파인 스키(3명) 등 총 6명의 스키 선수가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국제스키연맹(FIS)에 등록된 이 두 종목 북한 선수(24명) 중 4분의 1이 이번에 평창 티켓을 확보한 것이다. 평창에 참가할 북한 스키 선수 6명은 평균 연령이 24세로 어리다. 알파인 스키의 최명광(28·FIS 레이스 4번 출전)을 제외하면 선수 대부분은 FIS 포인트를 딸 수 있는 국제대회 경험이 2회 이하로 부족하다. 이마저도 최하위권 성적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홍순철 대한스키연맹 크로스컨트리위원장은 “‘FIS 레이스’는 국제스키대회 중 가장 낮은 등급의 대회로 여기서도 하위 순위라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설명했다. 북한 스키는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알파인 스키 2명, 크로스컨트리 스키 4명) 이후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림픽은 물론이고 아시아경기에서도 북한의 스키 종목 출전이 드물어진 것이다. 평창에 합류할 북한 스키 선수들 또한 지난해 4월 러시아 아파티티에서 열린 FIS 레이스와 그 한 달 전 열린 이란 다르반드사르 대회가 거의 유일한 국제경기였다. 남원기 대한스키협회 알파인스키위원장은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동아시아 대회에선 한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과 3, 4위를 다투던 기량을 보유했었다”며 “알베르빌 대회 이후 국제대회에서 북한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이후 북한 스키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을 계기로 ‘남북 스키 교류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현역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국제대회서 북한 선수와 마주쳐 본 경험 자체가 없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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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다시 없을 ‘평창 직관’… 이왕이면 ‘명당’에서

    ‘숨어 있는 1인치를 찾아라.’ TV 광고 속 문구만이 아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둔 안방 팬들에게 허용된 특권이다. 찰나로 메달색이 엇갈리는 치열한 승부의 현장은 TV 화면만으로는 온전히 느낄 수 없다. 특히 겨울올림픽은 평소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생소한 종목이 많다.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등 실내 종목은 티켓을 예매할 때 관중석 구역만 지정할 수 있고 개별 좌석을 선택할 수 없다. 경기장 사전 정보를 파악한다면 관전의 묘미를 배가할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빙속 여제’ 이상화와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맞대결, 한국의 금메달밭으로 꼽히는 여자 쇼트트랙 최민정과 심석희의 레이스, 한국 올림픽 사상 첫 설상 종목 금메달을 노리는 스켈레톤 윤성빈 등 최고의 흥행카드일수록 자리싸움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입석 좌석이 많은 알파인 스키, 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은 자리만 잘 잡아도 설원을 질주하는 세계 최정상 선수들의 표정과 곡예에 가까운 묘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선수들의 환희와 탄식, 경기장에 메아리칠 응원 함성…. ‘직관’만이 주는 매력을 극대화하는 올림픽 경기장의 숨은 명당들을 소개한다.  김재형 monami@donga.com·강홍구·정윤철 기자}

    •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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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정화-리분희, 이번엔 만날듯

    사상 첫 남북 단일팀에서 단짝이었던 여자탁구 현정화와 리분희가 25년 만에 강원도 평창에서 재회할 문이 열렸다. 북한은 17일 남북 실무회담에서 “평창 패럴림픽에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따라 북한 장애인체육의 행정 실무책임자인 리분희 서기장(50)도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생겼다. 현정화 렛츠런 여자탁구팀 감독(49)은 리 서기장의 방한 가능성이 알려진 뒤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린 특별한 사이였다. 친언니처럼 지냈는데 만날 수만 있다면 평창 인근에서 대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 감독과 리 서기장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해 당시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때 복식조로 호흡을 맞추며 돈독한 우애를 뽐낸 둘은 2012년에 개봉한 영화 ‘코리아’의 소재가 됐다. 둘은 2년 뒤 남북이 따로 출전한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잠시 마주쳤지만 제대로 얘기도 하지 못하고 헤어진 뒤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현 감독은 “영화 코리아를 준비하며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 “그땐 눈앞에 분희 언니가 아른거려 그리움이 사무쳤다”고 설명했다. 1991년 당시 간염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리분희를 위로하고 중국을 꺾고 난 뒤 함께 부둥켜안아 눈물 흘렸던 순간들이 떠오른다는 얘기였다. 현 감독은 “만나면 물어볼 게 많다. 건강은 좀 어떤지, 왜 탁구 지도자 생활은 하지 않았는지, 아이가 아프다는데 괜찮은지…. 직접 보면 한번에 여러 말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통화 내내 현 감독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로 ‘잊지 말자’고 말하며 떠났어요. 상대 선수로 만나도 정이 드는데 우린 한 팀으로 만나 함께 우승까지 일궈냈잖아요. 그 추억이 오죽할까요.”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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