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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링스 해상작전헬기와 UH-1H 수송헬기 등의 조종사, 승무원 교육을 담당하는 해군 6항공전단 제1비행교육대대가 6만 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수립했다. 39년간 안전사고를 한 번도 내지 않은 것이다. 해군은 5일 김기재 6항공전단장(준장) 주관으로 전남 목포 609교육훈련전대에서 ‘제1비행교육대대 무사고 비행 6만 시간’ 기념행사를 열고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무사고 비행시간으로 기록한 6만 시간은 2500일, 6.8년에 해당한다. 특히 아직 조종에 익숙하지 않은 교육생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여러 기종을 한꺼번에 운영하는 부대에서 달성한 무사고 기록인 만큼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이다. 제1비행교육대대장 한우철 중령은 “이번에 달성한 기록은 모두의 마음이 하나가 돼 달성한 소중한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정예 해군 조종사를 양성하고 안전 비행을 생활화해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은 축전을 통해 “6만 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 달성은 부대원 모두가 단결한 결과”라며 “해군과 해병대의 자랑”이라고 격려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12일 오전 9시(현지 시간) 열릴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이 초미의 관심 대상이다. 비핵화 협상만큼 의전에서도 디테일을 놓고 막판까지 북-미 양국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12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오전 10시) 첫 대면을 한다. 이는 워싱턴 등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9시로 미국 내 각 방송사 메인 뉴스가 방송되는 ‘프라임 타임’이다. 미국 상당수 방송사가 싱가포르 현지에 취재진을 파견해 생중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을 최대 업적으로 부각하려 하는 만큼 김정은과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상징적인 장면으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담았다는 평가다. 회담은 두 정상의 상견례를 겸한 사전 환담에 이어 오전 회담, 업무 오찬, 오후 회담, 만찬 등의 순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거의 하루 종일 회담하는 셈이다. 이번 회담에선 오전부터 핵심 참모진 1, 2명만 배석하는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맞바꾸는 ‘빅딜’을 논의하는 만큼 나중에 또 만나더라도 담판의 밀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회담을 마친 뒤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친교 산책 등 깜짝 이벤트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회담 후 2,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예고한 만큼 두 정상 간의 소통을 통해 최소한의 신뢰를 다져야 이후 회담을 통해 비핵화 틀을 잡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판문점 ‘도보다리 회담’처럼 샹그릴라 호텔에서 ‘오키드 그린하우스’라는 목조건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솔길 회담’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동 기자회견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양국 언론 외에도 전 세계의 미디어가 싱가포르에 집결하는 만큼 기자회견보다는 공동 보도문이나 합의문을 발표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은 큰 틀의 윤곽이 잡혔지만 의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회담장 입장 순서부터 자리 배치, 업무 오찬이나 만찬의 메뉴 선정까지 조율해야 할 ‘디테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양국은 보안과 경호를 감안해 회담장으로 유력한 샹그릴라 호텔이 아닌 카펠라 호텔(미국)과 풀러턴 호텔(북한)을 숙소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스트 없는 중립 상태로 회담이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최 측 정상이 먼저 회담장에 나와 손님을 맞이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시간을 정해 공동으로 회담장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대에서 봤을 때 주최 측 정상이 왼쪽, 주최 측 국기는 반대로 오른쪽에 자리 잡는 ‘외교 관행’에 따라 두 정상이 악수할 때 서는 자리를 놓고 어느 쪽이 주최 측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장원재 peacechaos@donga.com·문병기·손효주 기자}
“주한미군 문제는 북-미 간 협상 대상이 아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주한미군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2일(현지 시간) 이같이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1∼3일 개최)에서 본회의 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에 “주한미군 문제는 대한민국이 원할 경우 한미가 논의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김영철과의 논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거의 모든 문제에 관해 얘기했다”며 북-미 간 주한미군 병력 문제에 관한 논의가 있었음을 암시한 것과는 뉘앙스가 다른 발언이다. 일단 트럼프의 관련 발언이 ‘북한이 비핵화 시 주한미군 감축 등 조정’ 등으로 해석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적인 ‘구두 개입’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진짜 속내를 알기 어렵게 하는 연막작전이라는 말도 있다. 이와 관련해 매티스 장관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2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한미 연합훈련 등은 예년처럼 진행하되 그 사실을 최대한 외부로 알리지 않는 ‘로키(low key)’ 전략을 쓴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로 가는 구체적 행동에 나설 것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을 만난 뒤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대북제재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3일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CVID를 해야만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으로 가는 길이 평탄치 않은 길(bumpy road)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트럼프-매티스 간의 엇박자라기보다는 트럼프가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며 회담을 주도하는 만큼 매티스에게 실무적인 강경 메시지를 내도록 하는 트럼프식 협상 전술의 일환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송 장관도 “CVID는 궁극적으로 이뤄야 하는 약속”이라며 “북한도 그것(CVID)을 허용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 연극’을 하고 있다는 불신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선 “김정은 위원장이 통 큰 결단을 해나가고 있는데 (그 진의를) 계속 의심한다면 회담은 물론 (관계) 발전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릴 남북 장성급 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첫 회담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화 등 이견이 큰 의제를 다루는 대신에 군사회담 정례화, 군 수뇌부 간 직통전화 개설 등 합의가 쉬운 사안부터 의견을 좁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군사회담 정례화 문제는 판문점 선언에 이미 명시돼 있어 합의 도출이 어렵지 않을 듯하다. 이번 장성급 회담에선 2007년 9월 이후 열리지 않은 남북 국방장관 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1일 오전 8시(현지 시간) ‘김정은 집사’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북한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싱가포르 풀러턴 호텔 로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과 경호·의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북측 대표단 관계자 2명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일정을 묻는 질문에 “일정이 많다”고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김창선 부장은 이날 오후 3시 40분쯤 호텔을 떠났다가 2시간 뒤쯤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싱가포르 현지에선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두 정상의 예상 숙소 맞히기가 한창이다. 유력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풀러턴 호텔을 숙소로 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북-미 실무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카펠라 호텔을 숙소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상회담도 둘 중 한 곳에서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휴양지인 센토사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는 미국 실무협상팀이 머물고 있다. 그러나 기자가 이날 풀러턴 호텔을 돌아본 결과 북한이 김정은 숙소로 택하기엔 미흡한 구석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김정은 경호에 그리 유리하지 않았다. 이 호텔은 차량을 타고 호텔로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주 출입구 이외에도 호텔 서측과 지하 주차장 등 다양했다. 정상회담 예상 날짜인 12일을 전후해 정상 예약을 받는 점도 김정은 숙소일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기자가 이날 호텔 측에 “12일에 스위트룸을 예약할 수 있느냐”고 묻자 호텔 직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카펠라 호텔이 정상회담 유력 장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호텔 초입의 2차선 도로는 호텔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다. 이 도로만 막으면 경호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날 이 도로 초입에선 호텔 경비원이 차량 대부분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한 경비원은 “호텔 투숙객임을 증명할 수 없으면 누구도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당초 가장 유력한 장소로 꼽혀온 샹그릴라 호텔도 이날 경비를 한층 강화한 모습이었다. 호텔로 가는 길목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배치돼 철통 경비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는 1∼3일 이 호텔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때문이지 정상회담 사전 조치는 아니었다. 12일 전후로 정상 예약도 받고 있었다. 호텔 주변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현지 경찰은 “경비 작전은 매년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 때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더 강화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951년 황해도 지역 전투에서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 전우 시신을 그냥 두고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6·25전쟁 참전용사 김현겸 씨(89)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 관계자들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북한 지역에서도 유해 발굴이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우 유해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국유단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 거주 중인 6·25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증언 청취회를 진행했다. 청취회는 참전용사들에게서 6·25 당시 전투 상황을 듣고 전투사를 기록하는 동시에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더 많은 호국영령 유해를 발굴할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청취회에 참석한 참전용사는 60여 명. 유재정 씨(89)는 “1951년 강원도 향로봉 전투에서 아군 전사자 여러 명을 목격했다”고 증언하며 “내 증언이 작게나마 전우 유해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유단은 31일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청취회를 연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미 서부 지역에는 6·25 참전용사 1400여 명이 거주 중이다. 청취회에선 총 140여 명의 참전용사가 참석해 증언에 나설 계획이다. 국유단은 참전용사 상당수가 세상을 떠났고 국토 개발로 전투 현장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유해 발굴을 위한 자료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증언 청취회를 통해 확보한 기록이 유해 발굴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고 설명한다. 국유단은 2015년부터 진행된 참전용사 증언 청취회를 통해 현재까지 690여 건에 이르는 전투 경험담과 유해 소재 정보를 기록으로 남겼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오리온그룹이 훈련병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국군 장병용 초코파이 선물세트를 전달하는 행사를 열었다. 오리온그룹은 29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국방부와 ‘국군 훈련병 오리온 초코파이 후원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오리온그룹은 앞으로 10년간 전군에 입소하는 훈련병들에게 초코파이 선물세트를 후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리온그룹은 2월 국방부와 ‘장병 복지 및 취업 지원 협약’을 체결하면서 훈련병들에게 초코파이를 후원하기로 한 바 있다. 오리온그룹은 올해만 육군훈련소와 해·공군신병교육대대 및 해병대 훈련단 등에 초코파이 선물세트 11만 개를 전달할 예정이다. 훈련병용 초코파이 선물세트는 ‘당신은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고마워요 우리 국군’ 등의 문구가 인쇄된 상자에 시중에서 파는 초코파이 3개를 넣어 제작한 것이다. 군 당국은 이 선물세트를 훈련병들이 훈련소를 퇴소하기 전날 진행되는 ‘환송의 밤’ 때 제공할 예정이다. 이경재 오리온 사장은 “군인으로 거듭나는 훈련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군 장병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그룹은 이 외에도 ‘장병 복지 및 취업 지원 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상반기(1∼6월) 신입사원 공채 때 전역 예정 장교 채용도 추진키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그룹 계열사인 고양 오리온스 농구단 안방경기에 장병들을 무료로 초청하고 농구공 1000개도 후원할 방침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 비핵화를 놓고 담판을 벌이고 있는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8일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마주 앉았다. 회담 결과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두 사람이 합의한 초안을 갖고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미 워싱턴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각각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 담판을 앞두고 각 정상에게 정상회담 진행을 위한 최종 결재를 추진하며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 대사를 대표로 한 미국 협상팀은 이날 오전 판문점에서 이틀째 최선희가 이끄는 북측 협상팀을 만났다. 청와대는 협상을 위해 방한한 미 대표단에 경호처 소속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7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 협상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굉장한 잠재력을 갖고 있고, 언젠가 경제·금융 분야에서 훌륭한 국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판문점 협상에서 북한에 핵무기 해외 반출을 통한 신속한 핵 폐기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비핵화에 상응하는 보상책으로 불가침조약 체결과 테러지원국 해제, 경제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문점 회동은 싱가포르 담판을 위한 1차전 성격이다. 복수의 한미 외교 소식통은 “김 대사와 최 부상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북-미 핵심 인사들의 상호 국가 방문이 될 것”이라며 “비핵화 로드맵은 북-미 최고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미 평양을 방문했던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북측에서 비핵화 논의를 실무 총괄하는 김영철이 백악관을 방문해 마지막 합의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과 평양의 재가를 받은 합의문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8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일본 기자단에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미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주필리핀 미대사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이 27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북측 협상팀을 만나 6·12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26일 전격 정상회담을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자마자 하루 만에 북-미가 본격 실무 접촉을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한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대사가 이끄는 협상팀은 27일부터 사흘간 판문점에서 최선희가 이끄는 협상팀과 실무 조율을 할 계획이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김 대사는 미 행정부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특히 최선희와 오랜 기간 6자회담 파트너로 함께해 서로를 잘 안다. 김 대사가 우리말에 능통한 만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 간에 비핵화 방식과 보상 체계 등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을 마치고) 서울에 와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김정은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회담이 취소될 위기에 처하자 문 대통령에게 ‘원포인트 회담’이라는 SOS를 요청해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김정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며 이번 회담이 김정은의 요청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25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서한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한 다음 날이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에게 위임한 담화문에서 몸을 낮추며 미국과의 대화를 요청한 데 이어 곧바로 문 대통령에게 ‘깜짝 회담’을 제안하면서까지 회담 재개 의지를 밝힌 것. 김정은은 26일 문 대통령과 만난 직후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결과도 만들고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듣고), 북남관계 문제도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김 위원장이) 6월 12일로 예정돼 있는 조미 수뇌회담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문 대통령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역사적인 조미 수뇌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북-미 정상회담 날짜를 6월 12일로 보도한 것은 처음이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진우·손효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북측 통일각으로 가기 위해 이용한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클래스 은색 차량이었다. 이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주로 사용하는 전용 차량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 직후 청와대기자단과 주말 산행을 갈 때 이 은색 벤츠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의 외부 일정용 의전차량으로 언론에 주로 등장했던 건 검정 마이바흐 S600이었다. 지난달 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이 차량을 타고 판문점 평화의집까지 이동했다. 은색 차량을 타고 중요 행사에 등장한 건 이례적이다. 청와대가 이번 회담 개최 사실이 사전에 외부로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해 사용 빈도가 낮은 은색 차량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의전용 검정 벤츠는 일반인에게도 낯익기 때문이다. 수행 경호차량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주말을 맞아 자유로 이동 차량이 많은 가운데 그만큼 보안을 중시한 ‘특급 수송작전’이 펼쳐진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을 태운 차량과 경호 등 수행단 차량 행렬이 통일각 앞에 도착하는 영상을 보면 미니밴 ‘카니발’이 차량 5대로 이뤄진 행렬 마지막에 등장한다. 철통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대통령 행사에는 잘 등장하지 않는 차량을 의도적으로 행렬 끝에 배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폭파 쇼’에 나선 24일, 오전 폭파를 마치고 찾아온 점심시간 다국적 기자단의 눈에 군 막사 처마에 달린 제비집이 포착됐다. 한 기자가 “제비는 방사능에 민감하지 않은가”라고 묻자, 북측 관계자는 “그만큼 (이곳에) 방사능이 없다는 얘기다. 방사능에 민감한 개미도 여기에 엄청 많다”고 답했다. 3번 갱도 앞 개울에선 동행하던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기자가 한국 취재진에 개울물을 마셔보라며 얘기했다. “파는 신덕샘물은 pH(산도) 7.4인데 이 물은 pH 7.15라 마시기에 더 좋다. 방사능 오염은 없다.” 북측은 이날 방사성물질 유출 가능성과 관련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기자들의 질의에 “문제없다”는 말만 수차례 반복했다. 풍계리 일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귀신병’이 돈다는 소문을 의식한 듯했다. 국제사회는 갱도 지하에 축적된 방사능 오염물질이 외부로 흘러나올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북한은 풍계리가 안전함을 몸소 보여주려는 듯했다. 북측 관계자뿐만 아니라 기자단에 방호복을 지급하지 않았다. 공사현장에서나 쓸 법한 노란색 안전모만 하나씩 지급됐다. 그 대신 실제 위해성을 측정할 방사선량 측정기는 압수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이번 폭파로 인한 방사성물질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갱도 내부 암반에 구멍을 뚫고 폭약을 설치해 터뜨리는 내폭 방식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2∼4번 갱도를 폭파할 때 중간중간 상세히 설명을 하며 기자단의 이해를 도왔다. 폭파 전 갱도 안을 공개하고, 폭파 이후 현장을 다시 보여주기도 했다. 당초 약속했던 전문가 참여를 거부한 것을 의식한 듯 ‘검증에 성의를 보였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했다. 하지만 25일 공개된 폭파 영상을 보면 북한이 핵실험장 내 갱도를 재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폭파하진 않았을 거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갱도 입구 폭파 수준으로 폐기 흉내만 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북한은 갱도 폭파에 앞서 전체 길이가 1∼2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갱도 중 입구 주변만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1∼2km에 달하는 갱도 내부를 모두 폭파해 붕괴시켰다면 후폭풍이 너무 커서 기자단이 폭파 현장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서 그 장면을 관람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 관계자는 “5차례 성과적 핵실험을 한 갱도”(2번 갱도) “핵실험을 위해 만반의 준비가 된 갱도”(3번) “큰 핵실험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게 특별히 준비해뒀던 갱도”(4번) 등으로 각각의 갱도 폭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비핵화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의미 있는 ‘폭파 쇼’를 보였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풍계리의 마지막 폭파가 있은 지 6시간여 만에 김정은에게 한껏 격식을 차린 공개편지를 보내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화약 냄새가 채 가시기 전에 풍계리 폭파 쇼는 빛이 바랬다. 길주=외교부 공동취재단 / 신진우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김정은 앞으로 보낸 공개 편지에는 나름의 예우를 갖추려 한 흔적이 보인다. 편지 머리는 김정은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각하(His Excellency·사진)’라고 지칭하고 있다. 미국이 예우를 갖춰 타국 정상을 칭하는 용어인 ‘His Excellency’를 김정은에게도 사용한 것. 트럼프는 그동안 그냥 김정은 이름을 부르거나 북한 지도부(leader) 정도로 표현해왔다. 앞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앞세운 ‘대리 서한’ 형식의 담화에 ‘얼뜨기’ 등 인신공격성 용어를 동원한 김정은과 확연히 비교되는 방식이다. 트럼프는 예우를 갖추지 않고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한 북한에 회담 취소의 책임이 있다는 점, 북한의 대응 방식이 비정상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정중하고 공식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친필 서명까지 들어간 정중한 형식을 택한 건 북한에 가장 공식적이며 권위 있는 방식으로 엄중 경고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예우가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완전히 꺼뜨리진 않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진이 난 듯 엄청난 폭음이 울렸다. 입구에 있던 흙과 부서진 바위 등은 물에 젖은 비누처럼 우수수 흘러내렸다. 굉음에 이어 하늘로 솟아오른 연기는 시야를 가렸다. 뿌옇게 사방을 둘러싼 연기는 해발 2000m가 넘는 만탑산의 자태까지 순간 가렸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24일 폭파했다. 폭파에 앞서 갱도 내부까지 전격적으로 다국적 기자단에 공개했다. 이날 오전 11시 폭파 작업에 나선 북측은 5시간 넘게 ‘불꽃 폭파쇼’를 이어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비핵화 행보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란 평가와 함께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에 이은 ‘비핵화 쇼 2탄’ 아니냐는 말도 현장에서 나왔다. 전날 숙소인 원산에서 출발한 5개국 공동취재단은 기차로 10시간여를 이동해 이날 오전 풍계리 현지에 도착했다. 북한은 오전 11시 가장 먼저 북쪽의 2번 갱도를 폭파했다. 2∼6차 핵실험이 이어진 2번 갱도는 구조가 구불구불해 폭파하기 까다로운 곳이다. 북한은 폭파 전 취재진을 갱도로 데려가 갱도 안에 설치된 폭발물을 확인하도록 했다. 북한은 이날 3개 갱도 모두 폭파에 앞서 취재진이 갱도 내부를 보도록 했다. 미국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약 35m 거리를 두고 나란히 설치된 축구공 모양의 폭발물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갱도를 본 취재진은 갱도에서 500m 이상 떨어진 안전지대로 이동해 폭발을 직접 지켜봤다. 2번 갱도에선 2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4명의 군인이 폭파 작업에 나섰다.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은 “촬영 준비됐냐”고 물은 뒤 ‘하나 둘 셋’을 센 후 폭파 지시를 내렸다. 입구 쪽에서 첫 폭음이 들린 뒤 안쪽에서 2번 더 폭음이 울렸다. 폭파 후에는 취재기자들을 갱도 쪽으로 다시 안내해 갱도 입구가 완전히 붕괴된 것을 육안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3시간 후인 오후 2시 17분에는 서쪽 4번 갱도로 이동해 단야장(제련시설)까지 함께 폭파했다. 이어 오후 2시 45분 생활건물 등 5개 지원시설 폭파 작업을 하고 오후 4시 2분 ‘하이라이트’로 꼽힌 3번 갱도를 폭파시켰다.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3, 4번 갱도는 핵탄두 실험을 하는 가장 안쪽 실험실부터 ‘ㄱ’ ‘ㄷ’자 모양으로 쭉 이어가는 갱도에서부터 입구까지 차례로 폭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지켜본 체셔 특파원은 “북측 관리자가 폭파 직전 ‘3, 4번 갱도는 핵실험을 위해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췄던 곳’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3번 갱도를 북한이 정리한 건 비핵화 카운트다운을 촉진시키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번 폐쇄 작업에 최소 100kg 이상의 폭약을 쏟아부으며 취재진 눈앞에서 비핵화 의지를 선전하는 ‘불꽃쇼’를 선보였다. 기자단은 “(폭발 당시) 통나무로 만든 관측소가 엄청난 광경으로 산산조각 났다” “갱도 입구에 전선과 많은 양의 플라스틱 폭발물 등이 엉켜 자태를 뽐냈다”는 등 폭파 전후 상황을 묘사했다. 북측 인사는 1번 갱도는 이미 핵실험으로 2006년 무너져 이번에 따로 폭파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갱도 폐쇄에 이어 군인들이 거주하는 장소인 막사를 폭파시켰다. 취재진은 폭파 행사 후 풍계리를 떠나 원산으로 향했다. 25일 오전 6, 7시경 원산역에 도착해 취재한 내용과 사진 및 영상을 전 세계에 공개할 예정이다. 취재진은 이날 원산행 특별열차 안에서 직접 본 폭파 행사를 국제전화를 통해 속보로 전했다. 다만 북한이 이번 폐쇄 이벤트에 전문가들을 배제한 데다 기자들의 답사 기회도 제한적으로만 허용한 만큼 완전한 폐기를 검증받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결국 국제사찰단의 본격 검증 전에 핵실험 관련 증거를 ‘인멸’해 면죄부를 받겠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풍계리=외교부공동취재단 / 신진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엄청난 폭음이 들렸고 폭파한 것은 맞는데 영구적으로 불능화됐는지는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풍계리 현장에 간 CNN 윌 리플리 기자는 이날 폐기 행사 후 이렇게 보도했다. 북한이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내 갱도를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지만 세부적인 폐기 방식은 공개하지 않은만큼,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의 폐기를 진행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17분까지 한국 등 5개국 기자단과 북한군 지휘부 등이 참관한 가운데 핵실험장 폐기를 위한 갱도 폭파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북한이 폭파에 어떤 폭약을 사용했는지, 하나당 총길이가 1∼2km에 이르는 갱도를 어디서부터 폭파했는지 등 세부 내용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갱도를 폐기하려면 핵실험 진행 시 핵물질 등이 들어갈 기폭실을 포함해 갱도 맨 안쪽부터 폭파해야 한다. 갱도 입구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부터 폭파를 시작하고 자갈 등으로 메운 뒤 입구를 봉인할 경우 언제든 새 입구를 만들어 갱도를 재활용할 수 있다. 미 국방정보국(DIA)과 국가지리정보국(NGA)도 최근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기하더라도 짧게는 몇 주면 복구가 가능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기자들은 폭파 현장에서 최소 500m 이상 떨어진 전망대에서 폭파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져 이를 낱낱이 검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폭파 과정에서 방사성물질이 유출됐는지도 관심사다. 2번 갱도는 2∼6차 핵실험이 진행된 만큼 갱도 내 기폭실 주변에 남아있던 방사성물질이 이번 폭파 과정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부는 지난해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 거주했던 탈북민 30명을 검사한 결과 이들 중 2명에게서 방사선 피폭을 의심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2번 갱도 내에 유출될 만한 형태의 방사성물질이 거의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화강암 지대인 만탑산에 조성돼 있다. 핵실험 시 발생하는 고온 고압으로 인해 갱도 주변 화강암이 녹아내리면서 방사성물질을 뒤덮은 뒤 굳어버리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청소’가 됐을 것이란 설명이다.풍계리=외교부공동취재단 /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하는 의식을 진행하였다.” 24일 저녁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내고 풍계리 핵실험장이 폐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시간은 명확하지 않지만 5개국 공동취재단이 원산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핵실험장 폭파 사실을 알린 직후로 추정된다. 북한은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로 붕락시키고 갱도 입구를 완전히 폐쇄했다”고 밝혔다.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앞두고 줄곧 제기돼온 방사성물질 누출 우려를 의식한 듯 “방사성물질 누출 현상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 “2개 갱도(3·4번 갱도)는 임의의 시각에 핵시험을 원만히 진행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국제기자단이 확인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미 사용불능 상태가 된 핵실험장을 형식적으로 폐기하는 ‘폭파 쇼’일 뿐이라는 일각의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어 이번 핵실험장 폐기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북한의 주도적 노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밝혀 향후 비핵화 방법론을 중심에 둔 북-미 갈등이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핵실험장 폐기가 완전한 핵폐기로 가는 첫 단계가 아니라 핵동결 또는 북-미 간 동시 핵군축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시사한 셈이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이날 폭파가 모두 마무리된 오후 4시 17분 전부터 풍계리에서 폭파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 전후 군과 정보당국 내부에선 “풍계리에서 이상 기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확산됐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핵실험장 폐기가 시작되거나 아예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발표가 나와 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연 청와대는 핵실험장 폭파가 마무리된 직후인 오후 4시 20분경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조치임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풍계리=외교부공동취재단 /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2006년 이후 6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24일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북한이 ‘핵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뒤 단행한 첫 실질조치다. 풍계리 현지 한국기자단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17분까지 풍계리 핵실험장의 2, 3, 4번 갱도와 관측소 등 건물들을 폭파하는 방식으로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했다. 북한은 2∼6차 핵실험을 단행했던 2번 갱도를 시작으로 4번, 3번 갱도 순으로 폭발시켜 입구를 붕괴시켰다. 1번 갱도는 이미 무너져 있는 만큼 폭파하지 않았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성명에서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공화국 북부핵시험장을 완전히 폐기하는 의식을 진행했다”며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했다. 핵실험장 폐기를 ‘핵군축’이라고 규정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체제 안전 보장 등 자신들이 보여준 ‘성의’에 상응하는 통 큰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다. 풍계리=외교부 공동취재단 / 손효주 기자}
한국 취재진의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행은 막판 반전으로 가까스로 성사됐다. 전날 외신 기자들만 원산에 데려간 북한은 23일 오전 9시경 판문점 연락채널이 열리자마자 취재진 명단을 수령하며 방북을 전격 허용했다. 취재진은 이후 급히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이동해 정부가 마련한 수송기에 탑승해 뒤늦게 풍계리 다국적 취재단에 합류했다. 북한의 기류 변화는 한국 취재진이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북측의 입국 허가를 기다리다 거부당한 뒤 비행기편으로 귀국하던 22일 밤 감지됐다. 통일부가 오후 9시 26분경 “북측이 23일 아침 명단을 수용하면 남북 직항로를 이용할 수 있다”고 알린 것. 정부 관계자는 “22일 저녁 한국 기자단이 타고 갈 수송기를 준비해 두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남북 간에 22일 ‘한국 취재진 추가 합류’에 대해 일단 공감대를 형성했고, 북한이 23일 새벽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를 일부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뒤 최종적으로 방북 허가를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 취재진이 타고 간 항공기는 ‘공군 5호기(VCN-235)’다. ‘VCN-235’는 기존 군사 작전용 공군 수송기인 CN-235의 좌석 방향을 개조해 만든 귀빈 수송용 항공기다. ‘V’는 VIP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VCN-235는 정부 내 총 두 대가 있는 ‘쌍둥이 비행기’이며 다른 하나는 공군 3호기다. 모두 공군 현역 장교가 정조종사와 부조종사를 맡는다. VCN-235의 개조 전 버전인 CN-235는 20여 대가 있다. 공군 5호기가 원산 땅을 밟으며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정부 수송기의 첫 방북 기록이 됐다. 올해 3월 대북특사단 등은 방북 당시 모두 대통령 전용기이자 여객기 형태인 공군 2호기(보잉 737-3Z8)를 이용했다. 정부는 이번 공군 5호기 운용비 부담에 대해 “향후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손효주 hjson@donga.com·신진우 기자}
매주 하루씩 15년째 노인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해군 장병들의 사연이 22일 뒤늦게 알려졌다. 사연의 주인공은 해군 잠수함사령부 909교육훈련전대(이하 909전대) 장병들이다. 909전대 장병들은 매주 수요일 3, 4명씩 돌아가며 경남 창원 진해구 태백동의 노인회관을 찾는다. 이들은 노인회관 무료급식소에서 식재료를 손질하고 배식을 돕는 봉사활동을 15년째 하고 있다. 해군에 따르면 909전대 봉사활동은 2003년 2훈련대대 주임원사였던 김경수 예비역 원사(63)와 창원 대광사 운성 스님이 “무료급식 봉사를 같이 하자”며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회관에 무료급식소를 만든 뒤 재료 구입비는 진해구(당시 진해시)와 대광사에서 대고 조리는 대광사 자원봉사자들이, 배식 및 식재료 손질 등은 해군이 하기로 했다. 당초 이 봉사활동에는 909전대 2훈련대대 장병들만 참여했지만 2005년부터는 909전대 전체 장병이 동참했다. 기존 장병이 새로 전입해 오는 장병에게 권하는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홍준표에게서 온전한 소리가 나오기를 바란다는 것은 까마귀 입에서 꾀꼬리 소리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맹비난했다. 이 신문이 홍 대표를 비난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날은 6면의 절반을 할애해 6500여 자를 썼다. ‘홍히에나(홍준표+하이에나)’ ‘홍갱이(홍준표+빨갱이)’ 등 북한 매체 특유의 자극적인 표현도 동원했다. 신문은 이날 ‘홍준표의 추악한 자화상―오명대사전’이라는 글에서 “남조선 각 계층은 역사적인 북남 수뇌 상봉과 판문점 선언을 시비질하며 푼수 없이 놀아대는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의 대결 광란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노무현)을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모독하는 등 걸레 같은 혓바닥이 너불거릴 때마다 사람들은 ‘버럭 준표’ ‘막말 준표’라고 침을 뱉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이어 “홍준표가 민족의 한결같은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이 인기를 올리는 기회나 되듯이 너스레를 떨고 있다”며 “검사 때부터 ‘홍키호테’라는 오명을 달고 다녔는데 (돈키호테 저자인)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는 그처럼 도덕적으로 저렬한 히스테리, 불망나니가 아니다’라며 땅속에서 일어나 벌컥 성을 낼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홍 대표는 최근 6·13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북한 노동신문에서 ‘홍준표는 역적패당의 수괴’라고 연일 욕질을 하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김정은이가 될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미쳐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의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통보 이후 미 전략폭격기 B-52가 실제로 한반도에 전개될 계획이 있었는지를 두고 진실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 전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회담 연기를 통보한 16일 “(한미 연합공군 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에 B-52는 참가하지 않는다”며 북한을 달랬다. 그러나 실제로는 맥스선더(11∼25일 진행)와 비슷한 기간에 한반도 인근에서 진행되는 또 다른 한미 및 미일 연합 훈련에 B-52가 참가할 계획이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B-52는 이달 한반도 전개가 계획되어 있었다. WSJ는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미일 공군 연합 훈련(블루 라이트닝·Blue Lightning)에 B-52 2대 참가가 계획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이 훈련에 불참키로 했다는 것이 WSJ 보도 내용이다. 국민들의 반일 정서는 물론 사상 최초의 한미일 공군 훈련을 통해 대북 군사 압박에 나설 경우 북한이 크게 반발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WSJ는 한국의 불참으로 이 훈련이 한미, 미일 공군이 별도로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한미 및 미일 공군이 맥스선더 훈련 기간에 별도의 연합 훈련을 진행키로 한 것. 이 훈련 일환으로 B-52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내까지 비행할 계획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북한이 회담 연기를 통보한 16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당시 긴급회동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송 장관의 요청으로 B-52가 한반도 인근 작전은 하되 KADIZ에는 진입하지 않는 것으로 조율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16일 군 당국은 이 같은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대신 “B-52는 맥스선더 훈련에 전개될 계획이 원래부터 없었다”는 말만 반복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군 관계자는 “정부가 북한 눈치를 지나치게 보는 바람에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9일 북한 남성 2명이 귀순한 가운데 이들 중 한 명이 한때 북한군 장교로 잘못 알려져 소동이 일었다. 20일 당국에 따르면 40대로 추정되는 북한 남성 2명이 19일 오전 소형 목선을 타고 인천 옹진군 백령도 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했다. 해당 해역에서 경계 중이던 해군과 해경이 발견하고 귀순 의사를 확인한 뒤 이들의 신병을 정보당국에 인계했다. 그런데 귀순 직후 이들 중 한 명이 북한군 소좌(우리 군 소령)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북한군 병사나 주민, 부사관이 아닌 장교가 귀순했다면 2008년 4월 보위부 소속 이철호 중위 이후 10년 만이기 때문. 10년 만의 북한군 장교 귀순이 호전과 경색을 거듭 중인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정보당국 관계자는 “정확한 신원은 조사를 더 해봐야 알겠지만 초기 조사 결과 두 사람 다 민간인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보가 와전돼 보고되며 발생한 해프닝이라는 설명이다. 정보당국은 이 남성이 이미 전역한 장교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귀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신문을 진행 중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