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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년 2월까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추경 편성이 이뤄질 경우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이후 19년 만의 '2월 추경'이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민생경제현안 종합점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에 합의했다. 이현재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세수(稅收)에 여유가 있고 경제는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당은 내년 2월까지 추경을 편성해 달라고 정부에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의 의견과 대내외 경제상황을 다각도로 검토해 추경 편성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또 내년 예산 400조5000억 원 중 30%를 3월 말 이전에 조기 집행해 상반기(1~6월)에만 전체 예산의 60%를 쓰기로 했다. 또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계란값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6월까지 계란 수입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겨울철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내년 1월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상 기준 소득을 1.7% 상향 조정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미꾸라지 한 마리(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가 물을 흐린다.”(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박 의원이) 식당에서 은밀하게 만나는 건 로맨스고, (여당) 국회의원이 의정활동 한 건 불륜이냐.”(새누리당 이 의원) 22일 열린 5차 최순실 청문회가 시작되면서 주요 증인에게 ‘위증교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의원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이 의원의 간사직 유지가 옳은지를 두고 의원들의 ‘도돌이표’ 공방은 이어졌다. 포문은 민주당 간사직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이 열었다. 박 의원은 “이 의원은 간사 자격은 물론이고 위원 자격도 없다”며 “청문회장에 있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의혹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한 뒤, 오히려 박 의원을 겨냥해 “제보에 따르면 박 의원과 고영태, 노승일 씨가 사전 공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역공격에 나섰다. 이어 “야당이 거짓 증언에 숨어 동료 의원에게 범죄 행위 운운하는 이중적 작태를 보이면서 내게 자격을 지적하는 건 결례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나는 청문회 이후 녹취록에서 들은 대명사(고 씨를 지칭)를 확인하기 위해 만났을 뿐”이라며 “위원장은 이 의원을 위원회에서 제척(除斥)해 달라”고 요구했다. 분당 길을 걷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이 의원의 간사직 사퇴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더욱 고조됐다. 황영철 의원은 “국민적 공분을 사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이완영 간사로 밀고 가겠다는 건 국조를 방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제원 의원도 “새누리당의 새 원내지도부는 스스로 사임한 간사직까지 유임시켜 민심과 맞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 의원은 전날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한 비주류 진영에 속해 있다. 1시간여에 걸친 설전은 김성태 위원장이 “위증교사 부분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선언한 뒤에야 정리됐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여야 의원 간 공방을 증인석에서 무표정하게 지켜봤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21일 비주류의 집단 탈당 선언에 “제 갈 길을 가자”면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탈당을 결의한 비주류 의원 가운데 29명만 나가도 100석이 붕괴되는 상황이다. 대표 권한대행인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탈당 소식을 듣고 “대단히 섭섭하다”며 “(탈당파는) 원래 뭉쳐 있던 세력이 아니냐”고 평가 절하했다. 분당 책임론의 비판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사건건 부딪칠 관계라면 차라리 헤어지는 게 낫다는 반응도 나왔다. 조원진 의원은 탈당파를 겨냥해 “새누리당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했던 사람들 아니냐”며 “지지층에 대한 배신”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진태 의원은 “바람난 배우자와 불편한 동거보단 서로 제 갈 길을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한쪽은 수채화를, 한쪽은 유화를 그리겠다며 도화지 차지 다툼을 벌였지만 이제 각자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우리(친박계)가 필요해질 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보수 정권 재창출’이란 공통의 목표가 있는 만큼 대선 정국에서 결국 다시 뭉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도부는 당 쇄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 원내대표는 “‘신(新)보수’ 개념을 도입하고 당명도 바꾸겠다”고 했다. 올해 안에 당 쇄신을 주도할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장우 의원은 “당장 내일부터 중도개혁 성향의 인사들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방법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석’을 지키려면 선제적 쇄신을 통해 중립 성향 의원들을 붙잡아야 한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새누리당의 의석은 128석이다. 100석이 무너지면 정부가 원하는 법안 처리가 사실상 올스톱 될 수밖에 없다. 상임위 주도권도 모두 야권에 빼앗긴다. 친박계 한 재선 의원은 “탈당 의사는 밝혔지만 지역구 눈치를 봐야 할 의원이 10명이 된다고 본다”며 “당이 전면적 개혁을 약속해 이들을 붙잡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 이완영 이만희 의원이 청문회 주요 증인에게 ‘위증 교사’를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시도가 여야 간 합의 실패로 또다시 무산됐다. 김성태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간사들과 회동한 직후 “내일(21일) 오전 9시부터 별도 위원회를 열어 의혹 규명에 나서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회의에는 K스포츠재단의 정동춘 이사장과 노승일 부장, 박헌영 과장, 최순실 씨의 회사인 더블루케이의 전 직원 류모 씨 등이 참고인으로 출석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줄기차게 의혹 규명을 외치더니 정작 하자니까 빠지는 이유가 뭐냐”고 비판했다. 야당이 ‘정치 공작’으로 끌고 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상 규명 절차를 지연시킨다는 얘기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국조특위 소속 위원들은 전날 새누리당 비주류 진영 의원들의 요청으로 열린 ‘긴급 국조특위 전체 회의’에도 전원 불참했다. 다만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애초에 합의한 게 아니라 의견을 보류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우상호 원내대표와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 모두 내일 회의 개최에 반대했다”며 “그 대신 22일 ‘우병우 청문회’가 끝나고 별도 청문회를 통해 확실히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완영 의원은 이날도 위증 지시 의혹을 거듭 부인하며 “정 이사장과의 만남도 모두 그쪽에서 먼저 연락해 보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 이사장과의 통화를 메모하고, 회동 내용도 기록해 놓았다”고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이 의원의 국조특위 간사직 유임을 결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의원은 “14일 간사직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위원직까지 내려놓으려고 했지만 이번 의혹의 배후에 있는 ‘이완영 죽이기’의 실체를 파헤치고자 간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19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열흘째를 맞는다. ‘심각’ 단계에까지 이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나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국내외 사회·경제적 위기의 파고는 높지만 정치권은 오히려 태평해 보인다. 국정 운영의 공동 책임을 지겠다는 야당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군기 잡기’에 몰두해 있고, 여당은 친박(친박근혜)과 비주류 진영의 자중지란으로 날을 새우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야권과의 파트너십 구축보다는 ‘홀로 서기’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요원해지면서 국정이 장기 표류할 우려는 커져 간다. 》 ○ 野, 국정 주도권 잡기에 올인 더불어민주당은 18일에도 ‘황 권한대행 때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황 권한대행은 어설픈 대통령 흉내 내기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대정부질문 불참, 과도한 대통령급 의전, 공공기관장 인사 강행까지 민생은 뒷전이고 막무가내 행보로 국민 분노만 자초한다”고 비판했다. 황 권한대행이 20, 21일로 예정된 대정부질문 참석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고, 마사회 이사장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것을 지적한 것이다. 기 원내대변인은 이어 “(황 권한대행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일 군위안부 협정 등 대통령과 최순실이 주도한 현 정부 정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와 한일 군위안부 협정 과정에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관여했다는 사실은 이날까지 드러난 게 없다. 민주당은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니라 대통령 권한을 잠시 대행하는 ‘국무총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탄핵 정국 초기 거국중립내각과 국회 추천 총리를 얘기할 때는 외치·내치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을 모두 갖는 총리라고 했다. 그런 총리를 거부한 민주당이 이제 와서 황 권한대행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탄핵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지 9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촛불 민심에만 기댄다는 비판도 있다.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촛불의 ‘명령’은 버티기로 일관하는 박 대통령의 퇴진과 구속수사, 황 권한대행 동반사퇴, 헌재의 빠른 인용결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에 대해서도 친박 진영 지도부와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원칙’만 고수하고 있다. 결국 국정 운영의 공동 책임을 진 다른 두 축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파상 공세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신 못 차린 與, 밀리지 않겠다는 黃 상황이 이런데도 여당은 당내 수습조차 못하고 있다. 친박계는 원내대표 경선 승리로 마치 폐족(廢族)의 위기를 벗고 당 주도권을 다 잡은 듯한 분위기다. 반면 비박(비박근혜)계는 탈당인지, 분당인지, 방향도 정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날 “광인(狂人)들의 정당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주류와 비주류 진영의 갈등 심화로 집안 단속할 여력도 없는 여당이 국정 운영의 한 축이 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이 여권 내에서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야당 없이 정부와 ‘친박계 여당’만 합의한다고 국민이 인정해 주겠느냐”며 “뭘 해도 짬짜미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황 권한대행도 야당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황 권한대행은 여야정 협의체 참여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은 사드 배치 등 외교 사안은 상대국이 있는 만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만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교육부에서 23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보고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국정과 관련된 일정들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는 29일경 황 권한대행 주재로 관계 장관들과 회의를 한 뒤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각 부처의 신년 업무보고도 황 권한대행이 받을 예정이다. 민간인 참석 등을 배제하고 형식을 간소화해 짧게 진행할 방침이다. 황 권한대행은 20, 21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도 인사말만 하고 질의응답은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2일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올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부인으로 일관한다면 여야정 관계는 더욱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민동용 mindy@donga.com·장택동·신진우 기자}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를 놓고 폭로전이 가열되고 있다. 국정 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인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은 18일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온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에게 위증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새누리당은 국조특위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최순실 게이트’를 폭로한 고영태 씨를 12일 단독으로 만났다며 두 사람의 공모 의혹을 역으로 제기했다. 이 의원은 1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15일 청문회 전후로 박 전 과장과 개별적으로 접촉하거나 연락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증을 지시하거나 교사한 사실은 더욱 없다”고도 했다. 한 언론은 고 씨 인터뷰를 인용해 ‘새누리당 한 특조위원이 태블릿PC 소유주는 최순실 씨가 아닌 고 씨라는 내용으로 (청문회에 앞서) 박 전 과장과 입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고 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해당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질문한 이유에 대해 “국정 농단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핵심 증거에 대한 확인 차원이었다”고 했다. 이어 “더블루케이에서 일했다는 류모 씨 등 제보자들이 12일 사무실에 찾아와 관련 내용을 얘기한다기에 이미 알고 있던 부분을 확인한 것”이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보좌관 등을 동석시켜 함께 만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채널A는 이 의원에게 제보한 류 씨가 최 씨 최측근으로 박 전 과장의 K스포츠재단 입사를 도왔다고 보도했다. 또 류 씨가 최 씨를 돕기 위해 증거 인멸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여당 측 한 국조특위 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이 고 씨를 12일 서울 여의도의 모 음식점에서 3시간가량 단독으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만남 하루 뒤인 13일 고 씨가 이 의원의 위증 교사 의혹을 한 언론에 제기했다는 것이다. 다른 국조특위 위원은 “(특위 위원이) 증인과 따로 만나면 안 된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지만 청문회를 앞두고 증인과 만난 것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본보는 이날 박 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고 씨와 박 전 과장은 22일 열리는 국조특위 5차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이다. 이 자리에서 ‘사전 접촉 및 위증 교사’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청와대 현장조사가 16일 청와대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청와대는 △보안업무규정 위반 △대통령기록물 등 비밀 유지의 의무 △경호실 직원의 사기 문제 등을 이유로 국조특위의 청와대 출입 요구를 거절해 왔다. 그러나 국조 위원들은 이날 오후 현장조사를 강행했다. 청와대 입구에서 20여 분 동안 청와대 측과 실랑이 끝에 출입구 가운데 하나인 연풍문 회의실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회의실에서 위원들은 △세월호 참사 전후 외부인 출입기록 제출 △경호동 회의실로 조사 장소 변경 △청문회에 불출석한 일부 증인들의 출석 등을 요구했다. 이에 박흥렬 경호실장은 “경내 진입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 다만 자료 제출 및 열람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내 출입 문제 얘기만 나오면 마치 벽과 대화하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1시간 가까이 견해차만 확인한 채 청와대 진입은 무산됐다. 국조특위 김성태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이른바 (최순실 등) ‘보안손님’은 (비서실 소관이지)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는 게 경호실의 실질적 입장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최순실에겐 문을 열어 주고 국민 대표에겐 문을 닫는 청와대의 존재가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조특위는 22일로 예정된 5차 청문회 이후 청와대 경호실은 물론이고 부속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황실 등을 대상으로 재차 현장조사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영재의원’에 대한 국조특위 현장조사에선 김영재 원장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자신의 장모를 진료한 뒤 남겼다는 필적이 김 원장의 것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원장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자신의 장모를 진료하고 지인들과 골프를 쳤다고 주장하며 박근혜 대통령 성형시술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날 병원 자료 보관실에서 2014년 4월의 진료기록을 검토하던 일부 위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환자 진료기록에 서명한 김 원장의 필체가 평소 필체와 다르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김 원장이 4월 16일 장모를 진료한 뒤 한글로 ‘김’이라고 사인한 것은 비교적 또박또박 썼는데 16일 전후 다른 서명의 ‘김’은 흘려 쓴 데다 필체도 다르다”며 사인이 가짜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이 “다른 환자 정보를 노출할 수 없다”며 사진 촬영 등을 막아 위원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일부 위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연락해 지원을 요청했고 특검 수사관 4명이 병원을 방문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이날 현장조사에선 최 씨가 일주일에 한 번꼴로 김영재의원을 방문해 향정신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맞은 사실도 확인됐다. 김 원장은 “청와대에서 수술이나 피부시술은 물론이고 마사지도 한 적이 없다”며 “(박 대통령이) 흉터에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김윤종 기자}

새누리당 사무처가 15일 오후 중앙당과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 219명이 참여한 찬반 투표에서 73.5%의 찬성으로 당무 거부를 결의했다. 당무 거부는 2007년 4월 이후 9년 8개월 만이다. 사무처 직원 80여 명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앞두고 국회에서 ‘윤리위 원상 복구’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정현 대표 앞에서 ‘지도부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도 낭독했다. 12일 당 지도부가 기습적으로 친박(친박근혜)계 윤리위원들을 추가로 임명한 것을 비판하며 당무 거부를 결정한 것이다. 사무처 관계자는 “최근 당이 여론의 질타를 받는데도 계파 싸움에만 치중해 사무처 직원들의 불만이 컸다”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슴이 아프다. (사무처) 후배들 얘기를 귀담아듣고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무처 출신으로 가장 말단인 ‘간사 병(丙)’에서 시작해 16단계를 밟고 당 대표에까지 올랐다. 그는 스스로 “내 휴대전화 컬러링처럼 ‘거위의 꿈’을 이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무처는 16일 오전 당 대표실 점거 투쟁에 나서는 한편, 매일 2차례 비상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사무처는 2007년 4월 경기 화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앞서 사무처 출신인 박보환 전 경기도당 사무처장이 지지율 1위였지만 고희선 전 농우바이오 회장이 공천되자 반발해 파업에 나선 바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 이진곤 윤리위원장(사진)이 15일 “(계파 싸움으로) 반쪽 난 당에 다시 들어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가 기존의 윤리위원들과 상의 없이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를 대거 당 윤리위원으로 충원한 것에 반발해 사의를 밝힌 것을 번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당 지도부는 인사를 재고(再考)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윤리위원 기습 충원’의 충격으로 당의 내홍(內訌)은 깊어지고 있다. 보수 신당 창당을 고민 중인 김무성 전 대표는 친박계 윤리위원 충원 논란에 대해 “코미디라고 말하기도 참 부끄러운 일”이라며 “(새 윤리위원 임명을 철회하고)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정진석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정말 어리둥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판에서 (지도부의) 대리인처럼 이용당한다는 기분이 들었다”며 “저를 포함해 다른 윤리위원들도 앞으로 정치싸움에 끼어들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정현 대표가 “기존 윤리위원들의 사퇴를 만류해 보고, 이 위원장과도 얘기해 보겠다”고 했지만 이 위원장 등 윤리위원들이 사퇴를 번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13일 저녁 사의를 밝힌 이후 아직까지 이 대표 등 지도부가 사과는커녕 어떤 설명조차 없었다”고도 했다. 또 “이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직서 수리 여부조차 확인해주지 않는다”며 “결국 이렇게 눈치 보다 흐지부지 내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다만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것은 맞다”며 “지도부의 설득 의지가 아직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친박 지도부가 12일 새로 임명한 윤리위원 가운데 한 명인 이양수 의원은 윤리위 충원 문제에 대해 논란이 일자 14일 사직서를 제출해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때 당내 ‘투톱’으로 호흡을 자랑하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최순실 게이트’를 전후해 각자의 길을 가는 모양새다. 정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된 결과는 헌정사에 큰 불행”이라며 “이 상황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선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이 대표가 “정 원내대표와 같이 사퇴하는 게 맞다”고 동반 사퇴를 요구했을 당시 “원내대표의 거취는 당 대표가 결정할 수 없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12일 전격적으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발표한 뒤에는 역으로 이 대표에게 동반 사퇴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정 원내대표는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 최근 나오는 ‘박근혜 대통령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 당론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에는 “야당과의 협상이 원천 봉쇄된 데다 당내에서도 탄핵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아 당론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주류를 향해 “제발 당을 나간다고 하지 말아 달라”며 몸을 낮췄다. 최근 비주류가 이 대표를 ‘친박 8적’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한 것과 관련해서도 “3적, 5적, 10적 등의 말을 하는데 오늘부로 그런 말을 거둬 달라”며 “그런 말 하지 말고 이정현을 주적으로 삼아 돌팔매를 던져 달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전날까지만 해도 자신의 즉각 사퇴 및 탈당을 요구한 유승민 의원 등 비주류를 겨냥해 “뻔뻔하고 가소로운 짓”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대표의 태도가 하루 만에 바뀐 것을 두고 일각에선 “정 원내대표가 사퇴 카드를 던지며 역공을 펼치니 사퇴 논란 자체를 피해가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전날 지도부가 친박계 인사들을 대거 당 윤리위원으로 충원하려 하자 기존의 윤리위원들이 대거 사퇴한 부분을 두고도 ‘간접 설전’을 벌였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말 어리둥절한 일”이라면서 “주위에서도 정신 나갔다고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의사정족수가 15명 이내인데 (현재) 7명만 있어 합리적인 여론수렴이 안될 것 같아 충원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몇백 명의 국민이 ‘18원’ 후원금을 나한테 보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사진)은 14일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영수증을 달라고 하시고, 그중 다시 18원을 환불해 달라는 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욕설을 상징하는 ‘18’이란 숫자로 많은 사람이 자신을 조롱한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휴대전화를 들어올리며 “야당 간사가 언론에 간사끼리 한 협의 내용을 공개해 엄청난 지탄을 받았다”며 “제 핸드폰이 뜨거워 못 살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자녀나 부모가 자기와 견해가 다를 때도 그렇게 육두문자를 쓰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6일 1차 청문회 당시 재벌 총수들의 ‘조퇴’를 건의하면서 ‘집중 공격’의 표적이 됐다. 이후에도 수차례 증인들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국조특위의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이 13일 한 방송에서 “이 의원이 삼성 미래전략실 임원들의 증인 채택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판 여론은 더 거세졌다. 결국 이 의원은 14일 청문회에서 “여당 간사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밤 이미 사퇴의 뜻을 굳혔다”며 “증인 채택 거부 주장은 터무니없다. 막무가내 비난에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 같은 당 국조특위 의원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공조도 잘 되지 않아 내가 간사직을 더 할 이유가 없구나 생각했다”고 토로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13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창립총회엔 현역 의원 37명을 포함해 원내외 당협위원장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인제 전 의원, 정갑윤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공동대표를 맡은 보수연합은 창립선언문에서 “국민과 당을 분열시키는 배신의 정치, 분열의 행태를 타파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영국 속담에 거친 바다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배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이 있다”라면서 “오늘 이 폭풍(최순실 게이트)을 경험해 앞으로 대한민국을 번영과 통일로 이끄는 보수 정당을 재건할 수 있다면 이 고통은 축복이 될 수 있다”라고 호소했다.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의원은 이 자리에서 “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 씨(최순실 씨 아버지)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하던 사람들이, 하늘이 내려준 인물이라던 사람들이 별안간 앞장서서 그렇게 (탄핵)하는 건 정치 보복”이라며 비주류를 겨냥했다. 출범식 도중 자리를 뜬 최경환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당을 해체하자고 얘기하는 건 대통령 탄핵에 이어 또다시 당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출범식에는 당초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 현역 의원 55명 중 18명이 불참해 “중립 성향이나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파색이 짙은 모임에 거부감이 있는 것 아니냐”라는 관측도 나왔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이날 오전 “70∼80명은 오지 않겠느냐”라고 예상했다. 보수연합 측은 “자리에만 못 왔을 뿐 전적으로 권한을 위임한 의원이 꽤 있다”라고 해명했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62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비공개를 요구한 의원도 일부 있어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불참한 친박계 한 초선 의원 측은 “대놓고 이름은 못 빼도 얼굴을 보이기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기류를 전했다. 이날 발족식에서 이성헌 전 의원 등 일부는 현 지도부 사퇴 등 계파 청산을 주장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송찬욱 기자}

새누리당 비주류의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가 12일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새누리당의 분당(分黨)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제 관심은 비주류 의원들이 김 전 대표의 ‘창당 깃발’ 아래 얼마나 모일지에 쏠리고 있다. 여권에선 앞으로 일주일 안팎 사이에 보수 신당의 파괴력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기간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는 최소 세 차례 격돌한다.○ 김무성, 왜 신당 창당 택했나 김 전 대표가 창당 작업을 서두르는 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여야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조기 대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전 대표 측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분위기로는 헌법재판소가 내년 3월경 탄핵심판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그해 5월 대선을 치르는데, 새로운 보수 신당으로 대선 후보를 내려면 당장 창당 작업에 들어가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 측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이번 주말경 탈당할 때부터 의원 20명 이상을 끌고 나와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어차피 새누리당의 정치 생명이 끝난 만큼 보수 신당이 만들어지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대다수 보수 인사들이 신당 아래 모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 인사는 최근 한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 ‘비박(비박근혜)계 중심의 신당’이 ‘친박계 중심의 새누리당’보다 지지율이 두 배 높게 나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하지만 탈당에 앞서 ‘마지막 단추’가 끼워지지 않은 상태다. 보수 신당이 파괴력을 가지려면 유승민 나경원 주호영 정병국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새누리당 비주류 간판 인사들의 합류가 필요충분조건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탈당을 결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잠재적 대선 후보인 유 의원은 탈당에 부정적이다. 김 전 대표 측은 유 의원에게 “배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대표가 만들 테니 그 배의 선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아직까지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 차례 격돌 뒤 비주류 집단 탈당할 수도 하지만 비주류가 앞으로 일주일 안팎 동안 벌어질 친박계와의 정면 대결에서 당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김 전 대표와 ‘운명’을 같이할 수도 있다.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이에 따라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는 양 진영 간 ‘1차 대전’이다. 친박계는 홍문종 정우택 의원 등을 내세워 정면 승부를 벌인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는 13일 원내대표 선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주호영 의원이나 이주영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아예 선거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정현 대표가 21일 사퇴에 앞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할 전국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힌 만큼 다음 주초 열릴 전국위는 ‘2차 대전’의 전장(戰場)이다. 비주류가 이들 선거에서 친박계를 누르고 승리한다면 김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작업은 빛을 발할 수 있다. 반면 비주류가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대거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대통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도 제3의 전선(戰線)이 될 수 있다. 윤리위는 20일 최종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윤리위는 제명이나 탈당 권유 등 중징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친박계 지도부가 이를 뒤집는다면 비주류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 현재 새누리당 전체 의원 128명 중 친박 모임(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엔 이 대표를 포함해 56명(43.8%)이, 비주류 모임(비상시국회의)엔 44명(34.4%)이 참여하고 있다. 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
분당(分黨)을 향해 치닫고 있는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간 이전투구의 이면에는 ‘돈 문제’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박 진영이 막판까지 탈당에 소극적인 데는 수백억 원대의 새누리당 재산 문제도 있다”고 했다. 부부는 이혼하면 재산을 분할하지만 정당은 정당법 등에 따라 ‘탈당파’가 아닌 ‘잔존파’가 당 재산을 싹쓸이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자산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토지 165억여 원 △현금 및 예금 80억여 원 △건물 78억여 원 △기타 자산 115억여 원 등 모두 445억4600만 원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78억 원)의 6배에 달한다. 새누리당이 둘로 쪼개진다면 ‘현금 수입원’도 대부분 잔존파의 몫이다. 당 운영의 실질적 ‘돈줄’인 국고보조금만 하더라도 탈당파는 탈당 의원 수에 따라 일부만 챙길 수 있다. 새누리당은 올해 4분기에만 국고보조금 36억9160만 원을 받았다. 올 한 해 동안 받은 보조금은 160억 원에 달한다. 국고보조금은 △원내교섭단체 여부 △의석수 △총선 득표 비율 등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탈당파 의원이 20명을 넘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교섭단체에 주는 보조금과 의석수에 따른 보조금을 내년 2월 받게 된다. 하지만 총선 득표 비율에 따라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은 새누리당이 쪼개졌다 하더라도 전부 ‘잔존파’에게만 지급한다. 신생 정당은 올해 4·13총선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총선 득표율 기준으로만 4분기에 받은 국고보조금은 9억여 원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계기로 힘을 얻는 새누리당 비주류 진영은 11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의 자진 탈당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친박계는 비주류 모임에 맞서 독자적인 구당(救黨) 모임 구성을 결의했다. ‘강 대 강’ 정면충돌 속에 결국 분당(分黨)을 향해 양 진영이 내달리는 모양새다. 비주류 진영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총회를 열어 친박계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또 친박계 핵심 의원들을 겨냥해 “특정인의 사당(私黨)으로 만들고 국정 농단 범죄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 이들은 스스로 당을 나가라”고 주장했다. ‘당 접수’를 목표로 본격적인 인적 청산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기존의 12명 공동대표 체제 대신 한 명의 대표자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최후의 혈투’에 대비한 전열 정비 차원이다. 대표 후보로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거론됐지만 김 전 대표가 “절대 맡지 않겠다”고 고사하면서 유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맞서 친박계 의원 51명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혁신과 통합 연합 준비모임’을 발족하기로 합의했다. 비상시국회의와의 정면 대결을 위한 친박계 단일 조직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공동대표에는 정갑윤 의원과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맡기로 했다. 이 모임의 대변인을 맡은 민경욱 의원은 “김무성, 유승민 의원 같은 해당행위자와 함께 갈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불을 지른 놈들(비주류)이 나가야 한다”고 밝혀 분당까지 불사한 ‘진흙탕’ 당권 싸움을 예고했다. 이들은 또 친박계 지도부 즉각 사퇴 수용 불가, 친박계 위주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이인제 김태호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혁신연합 준비모임은 원내외를 합쳐 100명 수준이며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 것으로 전해졌다. 정식 출범은 13일 이뤄진다.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 정국에서의 당 운영 방안 등을 밝힐 계획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도부 즉각 퇴진 요구에 대해선 일단 거부 의사를 분명히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 정두언 정문헌 박준선 정태근 전 의원 등 12명으로 구성된 ‘탈당파 모임’은 이날 회동에서 신당 창당을 위한 실무단 구성에 합의했다. 남 지사는 “(일각에서) 재창당 수준을 언급하는데 어림없다. 깨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중도보수 성향의 신당 창당 필요성을 강조해 비주류 신당의 마중물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신진우 niceshin@donga.com·홍수영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여의도는 ‘폭풍 전야’다. 야권은 야 3당 및 무소속 의원 172명과 40여 명에 이르는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 의원을 고려할 때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를 여유 있게 넘겨 탄핵안이 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무기명 투표의 특성상 이탈 표가 변수라는 지적도 있다. 뚜껑은 열어 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야 3당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진영은 이날 밤늦게까지 각 진영의 사활을 걸고 ‘머릿수’ 단속에 총력을 기울였다. 》 ○ 야권 “탄핵대오 굳건” 전원 국회서 대기우상호 “의원직 걸자고 의견 일치”… 재상정 위한 임시국회도 고려안해 야권은 8일 ‘탄핵안 부결 시 의원직 총사퇴’라는 배수진을 쳤다. 일각에서 거론된 탄핵안 부결 시 탄핵안 재상정을 위한 임시국회 개회 요구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일체의 변수에 대한 고려 없이 배수진을 치겠다는 취지다. 9일 탄핵안 표결 시점까지 소속 의원 전원이 국회의사당 경내와 정문 앞 농성에 들어가며 대오를 굳건히 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탄핵만이 유일한 국정 정상화 방안이자 수습 방안이며 적폐를 청산하고 역사를 다시 쓰는 길”이라면서 “오직 국민과 역사의 중대한 책무만 생각하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의총에서는 소속 의원 121명 모두 탄핵안이 부결되면 의원직을 내놓기로 하고 사퇴서에 서명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의원직을 걸고 결의를 다지는 차원으로, 오늘 전원이 사퇴서를 쓰는 게 마땅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국민의당도 소속 의원 38명이 의원직 사퇴서를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제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국민의당 촛불집회 및 비상시국 토론회’에서 “어떤 당(민주당)에서 우리를 어떻게 모략하고 험담하더라도, 탄핵안을 가결시키기 위해 비박도, 친박도 설득해 탄핵에 가담하도록 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함께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탄핵안 부결 시 의원직 사퇴를 넘어 국회 해산을 주장했다. 그러나 야권의 ‘의원직 총사퇴’ 카드가 ‘표 단속용 이벤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비박계의 표 계산, 여론 동향 등을 봤을 때 가결은 될 것으로 본다”며 “상황에 따라 210표 이상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야권 일각에서 이탈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내에선 “탄핵이 가결되면 조기 대선에서 유리한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결과적으로 돕게 된다고 판단한 비문(비문재인) 진영 일부가 ‘딴마음’을 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대다수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정치공학적 발상”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당내에서 ‘투표지 인증샷’을 남기자는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혹시라도 있을 이탈표를 막고 부결 시 그 책임을 확실하게 새누리당에 돌리기 위한 안전장치를 만들자는 것이다. ○ 비박 “소신투표 방해 말라” 친박 견제김무성-유승민 “정의 위해 탄핵”… 나란히 성명 내고 이탈표 단속 새누리당 비주류 진영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8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야 3당이 공동 발의한 탄핵소추안에 ‘세월호 7시간’이 포함된 것을 놓고 발생할 수 있는 이탈 표 단속에 나선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번 탄핵 표결은 대한민국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운영됨을 보여주는 표상”이라며 “최고 권력에 의한 권력의 남용 및 사유화, 측근 비리가 크게 줄어드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집권을 꿈꾸는 정치 주체들은 헌법적 절차를 존중하고 결과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도 이날 ‘정의로운 공화국을 위한 전진’이라는 성명에서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 법 앞에 평등한 공화국의 시민”이라며 “탄핵은 지난날의 잘못에 대한 단죄이지만 정의로운 공화국을 만드는 정치혁명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 전 대표는 같은 당 의원들에게 기자회견문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유 의원은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는 내용의 친전(親展)을 각각 보내 표결에 임해줄 것을 독려했다. 비주류 진영 비상시국위원회는 당내에서 적어도 35명 안팎의 찬성표를 확보해 탄핵소추안 처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 비주류 의원은 “중간 지대에 있는 의원들이 ‘세월호 7시간’을 (탄핵안에) 넣은 것에 대해 얘기하면서 아침 밤으로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고 전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헌법재판소가 성실성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한 점 등을 이유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계파색이 옅은 초·재선 의원들은 친박(친박근혜)계 측으로부터 회유를 당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좋은 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 “대통령이 자진사퇴 뜻을 밝혔는데 두 번 죽이는 것 아니냐”는 논리로 탄핵 반대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친박계 쪽에서 ‘탄핵에 반대하자’고 전화가 오기도 하고 만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비주류 측은 “권력을 이용한 위압을 활용해 소신 투표를 방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 친박 “세월호 7시간 포함, 반감 부를것”탄핵내용 불편해하는 중립파 공략… ‘비박 김무성에 당권’ 회유說도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8일 탄핵 반대표를 끌어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비주류 진영 황영철 의원을 향해 “그런 말 하고 다니려면 당을 깨고 나가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황 의원이 전날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옷이나 가방을 전달한 의혹을 두고 ‘뇌물 수수’라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장우 최고위원은 비주류 진영 의원들에게 “우리(친박계)가 왜 부역자냐”라고 따졌다고 한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차피 탄핵안이 가결돼도 분당(分黨), 부결돼도 분당”이라고 했다. ‘탄핵 찬성파’라면 차라리 확실히 각을 세워 계파 결집을 유도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친박계는 이날 야당이 탄핵 사유에 ‘세월호 7시간’을 포함한 것과 관련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정현 대표는 오전 ‘당 대표-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세월호 7시간을 탄핵안에 집어넣은 사람은 물론이고 찬성하는 사람도 분명한 입장을 내놓고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비주류 강성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이 문제(세월호 7시간)를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탄핵 입장은 중립에 가깝지만 탄핵안 내용 자체에는 불편함을 느끼는 ‘샤이(shy·부끄러워하는) 반탄핵파’를 자극해 탄핵 반대 지역으로 완전히 끌어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이 가결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핵심 인사는 “탄핵안이 부결되면 야당이 완전히 박살날 것”이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비주류 진영의 한 의원은 “촛불 민심보다 정치적인 득실을 부각시켜 표를 챙기겠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친박계가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로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비주류 의원 설득 작업에 나섰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 전 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길 테니 탄핵에 반대표를 던지라는 식으로 회유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일절 그런 일(탄핵 반대 조건 비대위원장직 수락)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송찬욱 기자 song@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정 농단의 주역인 최순실 씨의 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통한 차은택 씨는 7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가 같은 급(級)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박근혜 공동정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했다”고 답했다. 차 씨는 이날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최 씨에게서 인물 추천을 요청받고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률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추천하니 임명됐다”고 밝혔다. 또 “(내가) 문화창조 등과 관련해 최 씨에게 써준 내용 중 몇 부분이 대통령 연설문에 포함됐다”고 했다. 최 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씨는 “(최 씨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게 뭔가를 계속 지시했다. (김 전 차관을) 수행비서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 씨는 박 대통령의 옷값과 가방값 4500만 원을 “최 씨에게 받았다”고도 했다. 이에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사실이라면) 최 씨가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내 직책이 3번 정도 변경됐는데, 그때마다 최 씨가 얘기한 뒤 하루 이틀 후면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게서 같은 내용의 컨펌(확인)이 왔다”고 증언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최 씨를 전혀 모른다”고 강하게 부인하다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1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고한 ‘정윤회 동향 문건’에도 최 씨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그러자 “나이가 들어 착각했다. (최 씨) 이름을 못 들었다고 할 순 없지만 접촉은 없었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증인 27명 중 최 씨를 포함해 13명이 불참했다.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노회한’ 방패는 견고했지만 허점도 있었다. 7일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김 전 실장은 청문회 시작 12시간 가까이 일관되게 최 씨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10시경 스스로 무너졌다.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의 질문에 “이번에 (국정 기밀 문건이 담긴) 태블릿PC가 발견되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2014년 1월) 갖고 온 보고서(정윤회 동향 문건)에도 최순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곧장 해당 문건을 내밀며 “문건 첫 문장에 최순실 대목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또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검증청문회 영상을 보여줬다. 여기엔 최 씨 관련 대목이 나오고, 그 자리엔 김 전 실장이 박근혜 캠프 법률자문위원장 자격으로 앉아 있었다. 김 전 실장은 “최근에 최 씨의 이름을 알았다는 건 착각”이라며 청문회 시작 12시간여 만에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순실 이름을 모른다고 한 건 바로잡겠다”며 “하지만 (최 씨를) 접촉한 일은 없다”고 최 씨와의 친분을 거듭 부인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거짓말 마라. 혹세무민하지 마라”고 성토했다. 김 전 실장은 “(최 씨의 부친인) 최태민 씨가 문제가 많았다는 건 들었다”며 “박 대통령과 최태민 관계는 몰라도 그 딸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는 건 정말 몰랐고, (이번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의 ‘왜곡된 기억’도 이번 청문회에서 확인됐다. 최 씨의 추천으로 창조경제추진단장을 지낸 차은택 씨는 2014년 6, 7월경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성근 당시 문체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김 전 실장의 공관에서 김 전 실장을 만났다고 했다. 이에 김 전 실장은 세 사람을 각각 따로 만났다고 주장했지만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차관은 차 씨가 김 전 실장을 만나고 있을 때 자신이 들어갔다고 반박했다. 차 씨는 당시 만남을 최 씨가 주선했다면서 “(당시 내가) 최 씨를 신뢰하지 못하자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주려고 (김 전 실장과 만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차 씨를 만났다고 주장했다. 차 씨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어르신(박 대통령)께 말씀을 들었다”고 했다고 한다. 차 씨는 최 씨가 김 전 실장을 두고 “‘고집이 세다’ 등 좋지 않게 얘기했다”고도 밝혔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머리 손질에 오랜 시간을 들였다는 언론 보도에 “청와대 관저에서 일어난 일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계속 보고를 드리고 있어 대면보고를 하지 않았다”며 “돌이켜보면 대면보고도 했어야 했다는 회한이 많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재임 당시) 박 대통령을 일주일에 두 번 뵐 때도 있고, 한 번도 못 뵙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문체부 1급 공무원 인사 개입 의혹,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관여 의혹,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또 최 씨 등이 수시로 대통령 관저를 출입한 것엔 “외부 사람이 드나드는 건 경호실에서 관리한다. 비서실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김 전 실장에게 “‘오리발 실장’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겠다. 부인도 모른다고 할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김 전 실장은 심장 수술 전력을 언급하며 “어제(6일)도 통증이 와 입원할까 (생각)했지만 국회 권위를 위해 출석했다. 국회가 부르는 건 국민이 부르는 것이고 당연히 와서 진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몸을 낮추기도 했다. 또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오늘날 이런 사태가 난 데 대해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황형준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규명할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슈퍼 청문회’가 6, 7일 열리지만 정작 핵심 증인들이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앙꼬(팥소) 없는 청문회’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국회에 따르면 국조특위는 6일 청문회장에 세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재벌 총수와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증인 15명, 참고인 4명에게 출석요구서 송달을 마쳤다. 이들은 대부분 청문회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암 수술을 이유로 이미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반면 7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최순실 씨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등은 무더기로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국조특위 관계자는 “최 씨의 경우 변호사가 청문회 출석 여부를 분명하게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국회 출석요구서의 본인 수령을 피해 왔다. 국조특위는 증인이 재판이나 수사를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출석 요구를 받은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국조특위는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 △동행명령장 발부 △검찰 고발 등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그럼에도 최 씨 등 증인들이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하면 강제로 청문회장에 끌어낼 방법은 없는 게 현실이다.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불출석 증인에 대해 말로만 규탄하고 사후 처벌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정조사장에 세우겠다”며 “(이들이 나올 때까지) 3, 4차 청문회에 다시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조특위는 5일 청와대의 기관보고를 받는다. 기관보고 증인으로 채택된 박흥렬 대통령경호실장과 류국형 경호본부장,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이미 ‘업무 등의 사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김 위원장은 “출석하지 않겠다는 박 경호실장 등 3명도 필요하다면 현장조사 등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경호실은 최 씨의 관저 상시 출입이나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 각종 의료 시술 미스터리 등을 밝히는 데 핵심 기관으로 꼽힌다.강경석 coolup@donga.com·신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2주 연속 역대 대통령 최저치인 4%에 머물렀다고 한국갤럽이 2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2주 전 5%를 기록한 뒤 지난주 4%에 이어 이번 주도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대국민 담화에서 ‘2선 퇴진’을 발표하고, 하루 뒤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까지 임명하며 정국 수습에 속도를 냈지만 지지율 반등에는 실패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9%)을 제외하곤 50대까지 모두 5% 이하로 지지율이 낮았다. 다만 지역별로는 TK(대구경북)에서 지난주보다 7%포인트 오른 10%가 나와 전통적인 ‘텃밭’을 중심으로 보수 결집 가능성을 보였다. 정당 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4%로 지난주와 같았지만 새누리당은 15%(지난주 대비 3%포인트 상승), 국민의당은 14%(2%포인트 하락)를 기록해 지난주 처음으로 국민의당에 추월당한 새누리당이 2위 자리를 회복했다. 정부의 ‘한국사 국정 교과서 추진’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은 질문에선 ‘반대’(67%)가 ‘찬성’(17%)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이번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는 지난달 29일부터 3일 동안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