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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라도 넘었으면 했는데 못 넘었네요. 작년에는 그래도 절반 이상 취업했는데…. 지난해 취업률보다 30%나 떨어졌어요.” 3일 서울지역 A특성화고 관계자는 취업률 최종 결과를 묻자 한숨부터 쉬었다. 매년 전국 특성화고의 최종 취업률은 4월 1일자를 기준으로 집계된다. 특성화고 교사와 졸업생들은 마지막까지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취업할 곳을 찾아 동분서주해왔다. 하지만 잇따르는 안전사고에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과 조기 취업길이 막히고 경기마저 끝없이 추락하면서 ‘취업절벽’을 극복하지 못한 특성화고가 쏟아져 나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해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65.1%에 그쳐 전년(74.9%)보다 9.8%포인트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64.7%)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하지만 조만간 공개될 올해 취업률은 더욱 충격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수도권 특성화고 교사는 “우리 학교는 취업 명문인데도 취업률이 작년 대비 20%가량 빠졌다”며 “올해 취업률이 발표되면 어마어마한 충격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 올해 특성화고 취업률 폭락 전망 올해 수도권 특성화고를 졸업한 강모 씨는 지난해 기업 수십 군데에 원서를 내고 면접을 봤지만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는 “몇 년 전까지 선배들이 대거 합격한 기업들의 채용공고를 살펴봐도 채용을 아예 안 하거나 하더라도 고졸은 안 뽑는 기업이 태반이었다”며 “어쩔 수 없이 나를 포함해 취업에 실패한 친구 중 상당수가 ‘울며 겨자 먹기’로 원치도 않은 대학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졸업은 했는데 취업도, 대학 진학도 실패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특성화고 졸업생 이모 씨는 “재학생일 때는 선생님이 꾸준히 취업처를 알아보고 면접 지도도 해 주지만 졸업하고 나면 기댈 곳이 없다”며 “사립은 선생님들이 그대로 계시니 그나마 나은데 공립을 졸업한 학생들은 완전히 취업 알선의 끈이 끊긴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B특성화고 3학년 박모 양은 “중3 때 뉴스에서 ‘특성화고 나오면 취업 잘된다’는 정부 말을 믿고 진학했는데 갑자기 정책도 바뀌고 공중에 붕 뜬 것 같아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취업 위해 왔는데…” 대입 준비하는 학생들 전례 없는 특성화고의 취업 한파는 학교 현장의 교실 분위기까지 확 바꿔 놓았다. C특성화고 교사 장모 씨는 “올 신학기 확 달라진 교실 공기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일반고로 전학가거나 특성화고에 남더라도 대입을 준비하겠다는 학생이 엄청 늘었어요. 작년 선배들 보니까 안 되겠다 싶은 거죠.” 실제 지난해 서울지역에서 특성화고를 다니다 일반고로 전학한 학생은 777명에 달했다. 서울 특성화고 한 곳의 규모가 통상 60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학교 1곳이 통째로 일반고로 바뀐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도 더욱 어려워졌다. 올해는 서울마저 전체 70개 특성화고 가운데 절반이 넘는 38개교가 ‘미달 사태’를 겪었다.○ 동아일보 취업특강서 “취업 의지 다져” 이런 침체된 직업교육 열기를 되살리기 위해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지난달부터 전국의 특성화고를 돌며 ‘찾아가는 청년드림 취업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과 함께 특성화고를 방문해 재학생들에게 취업 노하우를 제공하는 연중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경기 수원시 삼일상고에서 개최된 첫 회 특강에 이어 지난달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여상 대강당에서 열린 강의에서는 한화생명 우리은행 등 우량 기업에 취업한 이 학교 졸업생들이 나와 고3 후배들을 위해 취업 노하우를 들려줬다. 올해 한화생명에 취업한 이선빈 매니저는 “면접에서 떨어지거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가 한 번씩 온다”며 “그래도 힘을 잃지 말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아가라”고 격려했다. 최다빈 우리은행 행원은 “임원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 위주로 질문이 나온다”며 “자신이 쓴 소개서 한 문장 한 문장마다 3, 4개씩 예상 질문을 만들어 달달 외우라”고 조언했다. 두 기업의 인사팀 관계자들도 무대에 올라 취업 노하우를 전했다. 강무진 우리은행 인사부 차장은 “어떤 소재를 잡아 자기를 소개하든 결론은 우리은행과 연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주은 한화생명 인사팀 차장은 “경제·금융 기사를 많이 읽어야 한다”며 “상식은 토론이나 면접에서 드러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서울여상 3학년 최민주 양은 “선배가 와서 설명해 주니 모든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며 “‘성공할 수 있을 거야’라는 자신감을 얻게 돼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조유라·김재형 기자}

“30%라도 넘었으면 했는데 못 넘었네요. 작년에는 그래도 절반 이상 취업했는데…. 지난해 취업률보다 30%나 떨어졌어요.” 3일 서울 지역 A특성화고 관계자는 취업률 최종 결과를 묻자 한숨부터 쉬었다. 매년 전국 특성화고의 최종 취업률은 4월 1일자를 기준으로 집계된다. 특성화고 교사와 졸업생들은 마지막까지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취업할 곳을 찾아 동분서주해왔다. 하지만 잇따르는 안전사고에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과 조기취업길이 막히고, 경기마저 끝없이 추락하면서 ‘취업절벽’을 극복하지 못한 특성화고가 쏟아져 나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65.1%에 그쳐 전년(74.9%)보다 9.8%포인트가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64.7%)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하지만 조만간 공개될 올해 취업률은 더욱 충격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수도권 지역 특성화고 교사는 “우리 학교는 취업 명문인데도 취업률이 작년 대비 20%가량 빠졌다”며 “올해 취업률이 발표되면 어마어마한 충격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 올해 특성화고 취업률 폭락 전망 올해 수도권 지역 특성화고를 졸업한 강모 씨는 지난해 수십 군데 기업에 원서를 내고 면접을 봤지만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는 “몇 년 전까지 선배들이 대거 합격한 기업들의 채용공고를 살펴봐도 채용을 아예 안하거나 하더라도 고졸은 안 뽑는 기업들이 태반이었다”며 “어쩔 수 없이 나를 포함해 취업에 실패한 친구들 상당수가 ‘울며 겨자먹기’로 원치도 않는 대학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졸업은 했는데 취업도, 대학 진학도 실패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특성화고 졸업생 이모 씨는 “재학생일 때는 선생님이 꾸준히 취업처를 알아보고 면접 지도도 해 주지만 졸업하고 나면 기댈 곳이 없다”며 “사립은 선생님들이 그대로 계시니 그나마 나은데 공립을 졸업한 학생들은 완전히 취업 알선의 끈이 끊긴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B특성화고 3학년 박 모양은 “3월 밖에 안됐는데도 너무 불안하고 막막하다”며 “중3 때 뉴스에서 ‘특성화고 나오면 취업 잘 된다’는 정부 말을 믿고 진학했는데 갑자기 정책도 바뀌고 공중에 붕 뜬 것 같아 억울하다”고 하소연했했다.● “취업 위해 왔는데…” 대입 준비하는 학생들 전례 없는 특성화고의 취업한파는 학교 현장의 교실 분위기까지 확 바꿔놓았다. C특성화고 교사 장모 씨는 “올 신학기 확 달라진 교실 공기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대학진학을 위해 일반고로 전학가거나, 특성화고에 남더라도 대입을 준비하겠다는 학생이 엄청 늘었어요. 작년 선배들 보니까 안 되겠다 싶은 거죠.” 장 씨는 “조기취업이 막히면서 취업은 빨라야 10월에나 가능한데, 수시원서는 9월에 내다보니 분위기 자체가 진학 준비로 가고 있다”며 “정부가 현장실습 보완방안을 내놨지만 조기취업을 금지한 정책을 근본적으로 풀지 않으면 특성화고의 존재 의미는 물론 국내 직업교육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 서울 지역에서 특성화고를 다니다 일반고로 전학한 학생은 777명에 달했다. 서울 특성화고 한 곳의 규모가 통상 60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학교 1개가 통째로 일반고로 바뀐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도 더욱 어려워졌다. 올해는 서울마저 전체 70개 특성화고 가운데 절반이 넘는 38개교가 ‘미달사태’를 겪었다.● 동아일보 취업특강서 “취업 의지 다져” 이런 침체된 직업교육 열기를 되살리기 위해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지난달부터 전국의 특성화고를 돌며 ‘찾아가는 청년드림 취업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과 함께 특성화고를 방문해 재학생들에게 취업노하우를 제공하는 연중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경기 수원시 삼일상고에서 개최된 첫 회 특강에 이어 지난달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여상 대강당에서 열린 강의에서는 한화생명, 우리은행 등 우량 기업에 취업한 이 학교 졸업생들이 나와 고3 후배들을 위해 취업 노하우를 들려줬다. 올해 한화생명에 취업한 이선빈 매니저는 “면접에서 떨어지거나 일이 뜻대로 되질 않아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가 한번씩 온다”며 “그래도 힘을 잃지 말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아가라”고 격려했다. 최다빈 우리은행 행원은 “임원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 위주로 질문이 나온다”며 “자신이 쓴 소개서 한 문장 한 문장 마다 3~4개씩 예상 질문을 만들어 달달 외우라”고 조언했다. 두 기업의 인사팀 관계자들도 무대에 올라 취업 노하우를 전했다. 강무진 우리은행 인사부 차장은 “어떤 소재를 잡아 자기를 소개하든 결론은 우리은행과 연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주은 한화생명 인사팀 차장은 “경제·금융 기사를 많이 읽어야 한다”며 “상식은 토론이나 면접에서 드러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서울여상 3학년 최민주 양은 “선배가 와서 설명해주니 모든 말이 피부로 와 닿는다”며 “‘성공할 수 있을 거야’라는 자신감을 얻게 돼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충북 A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는 16학번을 끝으로 명맥이 끊겼다. 2017년 체육교육과와 음악교육과는 각각 체육학과와 음악학과로 변경됐다. A대 관계자는 “교육부의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평가에 따라 사범대 정원이 156명에서 78명으로 줄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초저출산’이 교육대와 사범대학의 입학정원마저 감소시키고 있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필요한 교사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2019∼2020년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평가 시행계획’을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교대,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 중 일정 등급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는 입학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사범대 중 C등급을 받는 학교는 정원의 30%를, D등급은 정원의 50%를 줄여야 한다. E등급 학교는 폐교하게 된다.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대는 교원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감축 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교대, 사범대의 역량을 진단하는 교원양성기관 평가는 1998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돼 왔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다. 내년부터 사범대와 교대는 이 계획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 하위 등급을 받은 대학은 정원 감축이 불가피하다. 올해 감축 폭은 지난 두 번의 평가 때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교원양성기관 정원은 3주기 평가 때는 3929명, 4주기 평가 때는 6499명이 줄었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원 임용 적체 현상이 심각한 사범대를 중심으로 입학정원 감축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방은 이미 학교 통폐합이 일상화됐다. 서울에서도 강서구 염강초와 공진중이 내년 2월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된다. 전국 초중고교 학생 수는 2018년 559만 명에서 2022년 505만 명, 2030년에는 449만 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여파로 교사 선발 인원이 줄면서 사범대, 교대 입원 정원도 연쇄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발표한 ‘2019∼2030년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에서 지난해 4088명이었던 공립 초등교사 선발 인원을 올해 최대 4040명, 2030년 3500명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공립 중고교 교사는 지난해 4468명을 선발했으나 2030년에는 30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인다. 2022년에는 초등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5.2명으로 줄어든다. 사범대와 교대의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 서울 B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신모 씨(28·여)는 “아는 동생이 사범대 온다고 하면 말릴 것”이라며 “교사도 더 이상 미래가 보장된 직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2015년부터 4년간 임용고시를 준비했지만 높은 경쟁률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10년대 초반까지 교대는 졸업 후 취직이 보장된 학과로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2017년 ‘임용절벽’ 사태를 겪으면서 수험생들도 교대 및 사범대가 취직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17년 서울시교육청은 ‘2018년도 공립초등교사 임용 선발 예정 인원’을 전년보다 708명 줄인 105명으로 발표했다가 임용 시험 준비생의 집단반발을 불렀다. 이후 2015학년도 13.6 대 1에 달했던 서울교대 수시 경쟁률은 2019학년도에는 4.4 대 1로 급락했다. 교육부는 세부적인 평가 지표를 며칠 내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평가부터는 교육과정의 비중이 50% 내외로 상향된다. 지표에는 장애 학생 선발 및 지원 노력, 성폭력·성희롱 예방교육 실적, 스마트 교육시설 확보 및 활용 등이 새로 포함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충북 A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는 16학번을 끝으로 명맥이 끊겼다. 2017년 체육교육과와 음악교육과는 각각 체육학과와 음악학과로 변경됐다. A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의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평가에 따라 사범대 정원이 156명에서 78명으로 줄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초저출산’이 교육대와 사범대학의 입학정원마저 감소시키고 있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필요한 교사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2019~2020년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평가 시행계획’을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교대,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 중 일정 등급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는 입학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사범대 중 C등급을 받는 학교는 정원의 30%를, D등급은 정원의 50%를 줄여야 한다. E등급 학교는 폐교하게 된다.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대는 교원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감축 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교대, 사범대의 역량을 진단하는 교원양성기관 평가는 1998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돼 왔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다. 내년부터 사범대와 교대는 이 계획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 하위 등급을 받은 대학은 정원 감축이 불가피하다. 올해 감축 폭은 지난 두 번의 평가 때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교원양성기관 정원은 3주기 평가 때는 3929명, 4주기 평가 때는 6499명이 줄었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원 임용 적체 현상이 심각한 사범대를 중심으로 입학정원 감축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방은 이미 학교 통폐합이 일상화됐다. 서울에서도 강서구 염강초와 공진중이 내년 2월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된다.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2018년 559만 명에서 2022년 505만 명, 2030년에는 449만 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여파로 교사 선발 인원이 줄면서 사범대, 교대 입원 정원도 연쇄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발표한 ‘2019~2030년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에서 지난해 4088명이었던 공립 초등교사 선발 인원을 올해 최대 4040명, 2030년 3500명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공립 중고교 교사는 지난해 4468명을 선발했으나 2030년에는 30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인다. 2022년에는 초등 교사 1인 당 학생 수가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5.2명으로 줄어든다. 사범대, 교대의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 서울 B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신모 씨(28·여)는 “아는 동생이 사범대 온다고 하면 말릴 것”이라며 “교사도 더 이상 미래가 보장된 직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2015년부터 4년 간 임용고시를 준비했지만 높은 경쟁률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10년대 초반까지 교대는 졸업 후 취직이 보장된 학과로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2017년 ‘임용절벽’ 사태를 겪으면서 수험생들도 교대, 사범대가 취직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17년 서울시교육청은 ‘2018년도 공립초등교사 임용 선발 예정 인원’을 전년보다 708명 줄인 105명으로 발표했다가 임용 시험 준비생의 집단반발을 불렀다. 이후 2015학년도 13.6 대 1에 달했던 서울교대 수시 경쟁률은 2019학년도에는 4.4 대 1로 급락했다. 교육부는 세부적인 평가 지표를 며칠 내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평가부터는 교육과정의 비중이 50% 내외로 상향된다. 지표에는 장애 학생 선발 및 지원 노력, 성폭력·성희롱 예방교육 실적, 스마트 교육시설 확보 및 활용 등이 새로 포함된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부끄럽네요. 우리 아이들은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할 수 있었으면 해서….” 공직생활을 하다 퇴직한 정현철 씨(67)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79회에 걸쳐 총 730만 원을 기부한 동아꿈나무재단의 든든한 후원자다. 정 씨는 어릴 적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중고교를 졸업했다. 그가 19년 동안 틈만 나면 적은 액수라도 기부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정 씨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어려운 사람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창립 34주년을 맞은 동아꿈나무재단은 정 씨와 같은 후원자들의 작은 나눔을 바탕으로 무럭무럭 자라왔다. 재단은 장학금과 교육기관 지원, 청소년 선도, 학술연구비, 신체장애인 지원 사업 등에 기금을 출연한다. 34년간 사회 곳곳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온 것이다. 특히 동아꿈나무재단은 장애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특수학교 중 5개교를 추천받아 학교발전기금으로 연간 2억여 원을 지원한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도 학업 의지가 높은 특수학교 학생들에게는 2005년부터 매년 특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전국농아인야구대회’에 매년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가량을 후원하고 있다. 이 대회에는 만 15세 이상 청각장애인이 참가한다. 동아꿈나무재단은 2002년 농아교육기관인 충주성심학교가 고교 야구부를 창단해 국내 고교 야구대회 첫 출전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후원을 시작했다. 당시 장비와 유니폼이 변변치 않던 충주성심학교 농아인 야구단은 이제 사회인 야구단의 주축이 돼 야구선수를 꿈꾸는 농아인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올해 전국농아인야구대회는 6일 개최된다. 동아꿈나무재단은 1971년 3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감귤농장을 경영하던 현암 오달곤(玄岩 吳達坤) 씨(1985년 작고)가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2020년)이 되면 가난한 영재를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당시로는 큰돈인 100만 원을 일민 김상만(一民 金相万) 동아일보 사장(1994년 작고)에게 희사하면서 첫 삽을 떴다. 여기에 1975년 광고 탄압사태 당시 국민과 애독자가 보내온 성금에 동아일보가 1985년 6월 별도 출연금 3억 원을 합쳐 꿈나무기금으로 기탁하면서 재단이 설립됐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화여대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를 여성사적 관점으로 논의하는 ‘3·1운동, 여성 그리고 이화’ 학술대회를 지난달 15일 열었다. 3·1운동은 각계각층의 여성들을 포함해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참여했던 운동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여성사학으로 이화학당 학생들도 3·1운동을 포함해 조국의 독립에 헌신했다.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은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헌신해 왔으나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다”며 학술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이화학당에는 유관순 열사 외에도 20여 명의 여성 독립운동가가 있었다. 학생들을 비롯해 교사들까지 독립 운동에 투신하면서 3·1운동 이후 이화학당은 일본 경찰의 집중 감시와 통제를 받았다. 이화학당은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결국 1919년 3월 중순 휴교에 들어갔다. 휴교 이후 기숙사를 떠나 서울, 평양, 해외로는 만주, 상하이까지 간 이화학당 학생들은 각지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노예달, 유점선, 신특실은 “나라와 민족을 구하는 일에 남녀 구별이 있을 수 없다”며 1919년 3월 5일 서울에서 시작된 학생연합 시위의 선두에 섰다. 이는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인권과 자유, 권리와 책임을 지니고 태어났음을 가르친 이화학당의 교육이념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이화의 학생들은 일제의 잔혹한 고문에도 무릎 꿇지 않았다. 평양에서 3·1운동에 참여한 김애은은 일본 경찰에 붙잡혔다. 옥중에서 얼음물에 담그고, 인두로 지지는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그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여자의 몸으로 나라 일을 하다가 죽은들 어찌 한이 되리오”라고 말하며 굳은 독립 의지를 보였다. 충남 아산에 거주하던 이화학당 학생 김복희도 야간 봉화시위를 주도하다가 일본 경찰에 붙잡혀 고초를 겪었다. 이화학당이 배출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은 해외에서 독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애라 열사는 서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갓 낳은 아이를 잃기도 했다. 그는 남편이 만주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만주로 건너가 비밀결사 활동을 지속했다. 이 열사는 비밀문서를 가지고 한국으로 들어오다가 일본 헌병에게 붙잡혀 순국했다. 이화숙, 김원경은 이화학당을 졸업한 뒤 애국부인회의 회장과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상하이 임시정부를 지원했다. 이번 학회는 분단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접근을 넘어 다양한 관점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허라금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원장은 이화인의 독립운동 참여에 대해 “3·1운동에 참여한 이화학당 학생들의 정신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이화여대 학생들의 움직임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화여대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3·1운동과 이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지난달 4일부터 중앙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21일부터는 이화역사관에서 ‘이화의 독립운동가들’을 주제로 전시를 연다. 또 국가보훈처가 제100주년 3·1절을 맞아 대통령표창 독립유공자로 새로 추서한 이화학당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김복희 열사 등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알리고 그들에 관한 기록을 보관할 계획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대학 가고 싶단 아이들을 막을 수도 없고….” 서울 시내 한 특성화고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조모 씨(57)는 한숨을 쉬었다. 이 학교에서는 매년 1학년 2학기가 되면 한 학년에 10명 정도가 학생부종합전형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를 위해 일반고로 전학을 신청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진로변경 전입학 제도를 통해 지난해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 간 학생이 777명이었다고 31일 밝혔다. 진로변경 전입학은 학생의 소질과 적성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진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특성화고와 일반고 간 전입학을 허가하는 제도로 2014년 2학기부터 도입됐다.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 간 학생은 2015학년도 615명, 2016학년도 710명, 2017학년도 947년으로 2017학년도까지 점차 증가하다가 지난해 약간 줄어들었다.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서울 시내 특성화고 70곳의 학교당 평균 학생 수가 627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1곳 이상의 특성화고가 일반고로 바뀌는 셈이다. 반면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전학 간 학생은 지난해 145명에 불과했다.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 간 학생의 5분의 1 수준이다. 서울 시내 일반고는 188곳이다.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유턴’하는 학생이 많은 이유로는 ‘대입’이 꼽혔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일반고에 진학해 대학을 가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전학이 쉬운 점도 전학을 부추기고 있다. 진로변경 전입학 제도를 활용하면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별도의 심사 없이 교육감의 배정에 따라 전학을 갈 수 있다. 반면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전학 가기 위해서는 학교장 심사를 거쳐야 한다. 내신 성적이 나빠 일반고에 바로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 봉사시간과 학업계획을 보는 ‘미래인재특별전형’으로 특성화고에 일단 진학한 뒤 진로 변경으로 일반고로 전학을 가기도 한다. 특성화고의 장점으로 꼽혔던 취업률이 예전 같지 않은 점도 특성화고 기피의 이유가 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특성화고 평균 취업률은 65.1%로 2017년(74.9%)보다 약 10%포인트 떨어졌다. 2015년부터 서울에서도 신입생이 미달되는 특성화고가 나오자 특성화고 간 학교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국의 사립학교 이사장들도 교육당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정책에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축소하는 것은 근시안적 행정”이라며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할 시점에서 자사고 폐지를 위한 정책은 반드시 제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또 “헌법과 법령의 취지를 벗어난 ‘자사고 폐지를 의도한 자사고 평가’는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는 전국 사립학교 901개 법인(초중고교 1647개)의 이사장이 회원인 단체다. 협의회는 또 성명서에서 올해 시행되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평가 목적에 대한 위배이자 재량권 일탈·남용, 신뢰원칙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자사고 설립과 폐지에 대해서는 자사고 경영자, 학생, 학부모, 주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교육청이 평가기준을 변경하고자 했다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에 따라 평가기간 5년 전에 변경사항을 고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 1월 자사고 지정 취소 기준점을 60점에서 70점으로 올리고, 사회적 배려자 충원율 등 자사고에 불리한 항목의 배점을 높인 바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중고교생 10명 중 1명이 수학 과목에서 기본적인 교육 과정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기초학력 미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2배로 늘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이 ‘학업 부담을 줄이고 자유로운 학교를 만들겠다’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되레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초학력 미달자’란 학년별로 달성해야 하는 성취 수준에 크게 결여돼 우수, 보통,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4단계 중 마지막 단계에 속하는 학생을 의미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중3, 고2에 재학 중이던 학생 88만7582명 중 3%를 추출한 표집 방식으로 학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학-영어-국어’ 순으로 기초학력 미달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 과목은 지난해 중3의 11.1%, 고2의 10.4%가 기초학력 미달이었다. 중3 수학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3년 5.2%에서 5.7%(2014년), 4.6%(2015년), 4.9%(2016년) 등으로 소폭 등락을 반복하다가 2017년 7.1%, 2018년 11.1%로 증가했다. 5년 전에 비해 2.1배로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고2도 수학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이 4.5%(2013년)에서 10.4%(2018년)로 2.3배 수준으로 늘었다. 영어 과목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 역시 지난해 중3은 5.3%, 고2는 6.2%로 각각 3.2%와 4.1%였던 2017년보다 2%포인트씩 증가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숙제와 시험이 없는 학교’를 지향하는 진보교육감 체제하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현재 중고교생들의 학력이 크게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조유라 기자}

“자유학기제 같은 현 교육정책이 애들을 바보로 만드는 것 같아요. 공부도 안 가르치고, 시험도 없애 버리고….” 중고교생 두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이모 씨(45)의 하소연이다. 중고교생의 수학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0%대로 치솟으면서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기초학력 저하를 방관했다’는 학부모들의 비판이 거세다. 그러나 교육부는 정확한 학력 저하 원인조차 진단하지 못한 채 땜질 처방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초학력 미달자, 남학생·비도시 많아 교육부가 28일 발표한 2018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학생의 11.1%, 고교생의 10.4%가 수학 과목에서 기본적인 교육과정조차 따라가지 못했다. 최근 10년간 추이로 보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가장 낮았던 2012년 3.5%(중3), 4.3%(고2)에 비해 최대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국어나 영어과목에서도 중고교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성별과 지역에 따라 학업성취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여중생의 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3.3%로 남학생(7.2%)보다 3.9%포인트 낮았다.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여학생(2.2%)이 남학생(6.5%)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 간 차이는 고교생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고2 여학생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6%로 남학생(5.2%)보다 낮고 영어도 3.3%로 남학생(8.9%)보다 낮았다. 수학 미달 비율 역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약 3%포인트 낮았다. 또 전반적으로 도시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농산어촌보다 낮게 나왔다. 교육부는 이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조사 방식에 따른 차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배동인 교육부 교육기회보장과장은 “표집에서 전수조사로 바뀐 2008년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가 2010년 학교별 성취도가 공시된 이후 미달률이 줄었다”고 말했다. 각 학교의 평가 결과가 공개되면서 학생들의 성적 끌어올리기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 기초학력 미달자가 줄었다는 얘기다. 학생 표본을 뽑아 조사하는 ‘표집 방식’으로 바뀐 2017년부터는 다시 성취도가 낮게 나타났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국적으로 같은 날 동일한 시험지로 치르는 일제고사였지만 평가 결과가 학교 간 서열화와 경쟁을 과열시킨다는 시도교육청의 건의에 따라 2017년부터 표집 방식으로 변경됐다. ○ “시험 방식이 문제” vs “실제로 학력 저하“ 기초학력 미달자의 비율이 특히 지난해와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에 대해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토론, 프로젝트같이 혁신적인 수업방식에 익숙한 현 중고교생들은 교과지식 위주의 지필평가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익숙한 수업 방식과 평가 방식 간의 ‘미스매치’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이런 분석은 학력 저하의 늪에 빠진 중고교생들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교육계는 평가하고 있다. 학력 저하의 근본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시험 방식’을 탓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중고교생 학력 저하의 원인을 진보 교육감 시대가 열린 2014년부터 ‘학업 부담 줄이기’를 명분으로 교과학습을 경시한 교육 방식에서 찾는다.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의 대상이었던 중고교생은 숙제와 시험이 없는 환경 속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특히 2013년부터 내신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 탐색의 시간을 갖는 ‘자유학기제’가 중학교 1학년에게 도입되면서 학생들은 점점 더 평가에서 멀어졌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습득한 지식은 주기적으로 ‘인출’해야 오래 기억할 수 있다”며 “지식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시험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다 보니 학생들이 인출할 기회를 놓치고 학력도 저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 전문가는 “머리에 기본 지식이 있어야 창의적 토론 수업도 가능한 것”이라며 “학업성취는 학교 본연의 역할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맹탕 재탕’ 기초학력 지원대책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듯 교육부는 이날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각 학교에서 초1에서 고1에 이르는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학생 지원과 정책 수립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금과 같은 표집 방식으로는 전체 학생들의 기초학력 도달 여부를 명확하게 진단할 수 없다는 점을 보완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별로 다른 평가도구를 적용하기보다 국가 단위의 시험으로 기초학력 미달 실태를 파악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초교생들의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의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집중 학습지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한글 또박또박’ 등 문장 해석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 관계자는 “사실상 기존 시도교육청에서 해 온 기초학력 지원 사업을 되풀이한 수준”이라며 “기초학력 미달자를 줄이는 근본적 해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조유라·사지원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아이들을 볼모로 한 휴·폐원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26일 약속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컨벤션에서 열린 한유총 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 김동렬 신임 이사장(59)은 당선 소감으로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학부모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집단행동은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들의 교육권에 침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김 이사장은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해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립유치원) 자정운동을 벌이겠다”며 “운영위원회를 활성화해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고 감시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한유총과 정부, ‘사회적 숙의기구’가 함께 참여하는 ‘유아교육혁신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긴급대책회의’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전임 이덕선 이사장 지도부에서 수석부이사장을 맡았고 이번 선거에 단독 출마했다. 그는 3년간 이사장직을 수행한다. 교육부는 한유총이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새 이사장 선출 후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유총은 사유재산 인정 등을 요구하며 개학일인 4일 개학 연기를 강행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개학 연기 실행 당일 오후 5시경 방침을 철회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해 수능에서는 초고난도 문제를 출제하지 않겠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수능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점을 교육당국이 사실상 인정하면서 올해 수능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런 내용의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올해 수능은 11월 14일에 치러진다.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으로 지난해와 같다. 특히 평가원은 지난해 ‘불수능(어려운 수능)’ 논란을 일으켰던 국어 31번 문제와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지양하겠다고 이날 강조했다. 지난해 국어 홀수형 31번 문제는 동서양 천문학 분야의 개혁 과정을 다룬 지문 한 페이지를 다 읽은 뒤 만유인력에 대한 그래픽과 제시문을 해석하는 것이었다. 시험 후 수험생들은 “‘멘붕’이 왔다”고 호소했다. 해당 문항의 정답률은 18.3%에 불과했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 문제의 난이도 조절 실패를 막기 위해 문제 검토위원의 워크숍 기간을 3일 늘리고, 난이도 예측 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EBS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 연계도도 70% 수준(영역별 문항 수 기준)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소위 ‘킬러문항’은 계속 출제된다. 난이도가 높은 ‘킬러문항’은 등급 간 변별력을 유지하는 요소로 출제돼 왔다. 이에 상위권 학생들은 킬러문항을 대비하기 위해 법학적성시험(LEET) 등의 문제를 풀기도 한다. 권영락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전체적인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난도 문항이 필요하다”며 “다만 지난해 국어 31번과 같이 복잡한 사고과정을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도록 정보의 양을 조절하겠다”고 전했다. 올해 6월 모의평가는 6월 4일, 9월 모의평가는 9월 4일 실시할 예정이다. 영어 절대평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유지된다. 수험생들은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응시해야 한다. 한국사 시험을 치르지 않거나 신청하지 않은 학생은 시험 전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장애인 권익 보호를 위해 시각장애 학생이 수능에 응시하면 희망자에게 화면낭독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와 해당 프로그램용 문제지 파일 또는 녹음테이프가 제공된다. 2교시 수학영역에서는 점자정보단말기도 이용할 수 있다. 평가원은 “수능일 전후 지진 발생에 대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능 예비문항을 준비하며 수능 후 문항별로 출제 근거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조유라 jyr0101@donga.com·사지원 기자}
서울의 한 대학 여교수가 제자인 대학원생들에게 딸의 연구과제와 봉사활동을 대신 하게 하는 ‘갑질’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입학비리 특별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성균관대 A 교수는 2016년 자신의 딸인 B 씨가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제출할 동물실험을 자신의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에게 대신 하게 했다. 대학교수가 자녀의 입시에 필요한 논문 등 스펙을 만들고 자녀를 대입 수시에 합격시킨 비리가 정부 조사에서 확인된 첫 사례다. B 씨는 대학원생들이 작성한 이 연구과제 보고서로 당시 우수연구과제상을 수상했다. 또 A 교수는 해당 연구결과를 토대로 대학원생들에게 딸의 논문을 대신 작성하게 했다. 대학원생들은 B 씨의 봉사활동도 대신 해야 했다. A 교수는 제자들에게 딸을 대신해 시각장애인 점자입력 등 54시간 봉사를 하게 하고, 사례금 50만 원을 줬다. B 씨는 A 교수 제자들이 만들어 준 논문, 봉사활동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서울의 한 치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다. A 교수는 B 씨가 고등학생일 때도 대학원생들을 동원했다. 2013년 8월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국제청소년학술대회에서 B 씨가 발표한 논문자료 역시 어머니인 A 교수의 제자들이 만들었다. B 씨는 이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해당 경력을 인정받아 서울의 주요 대학 중 한 곳에 과학인재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교육부는 이런 조사 결과를 성균관대에 통보하고 A 교수 파면을 요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사는 지난해 말 제보로 이뤄졌다”며 “B 씨의 치의전원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A 교수와 B 씨를 검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 22곳이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들이 평가를 거부하면 정성평가 항목에 ‘0점’을 주는 등 초강수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향후 극심한 갈등이 우려된다. 서울자율형사립고학교장연합회 소속 학교 교장들은 이날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연 교육감은 평가를 빙자한 ‘자사고 죽이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자사고는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 설립된 후 20년간 공교육의 구원자로 자리매김했다”며 “그런데도 자사고를 정치적 포퓰리즘에 따라 말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이날 서울 자사고 총 22곳을 새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한 곳도 기준점(커트라인)인 70점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국영수 이수단위 비율이 연평균 50% 미만’이어야 좋은 점수를 받는 반면 저소득층 대상인 사회통합전형 충원율이 정량평가로 전환되는 등 자사고에 유리한 항목 배점은 낮아지고 불리한 항목의 배점은 높아진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앞서 1월 교육당국은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수를 5년 전보다 10점 또는 20점 높이고 교육청의 재량평가 배점을 늘리는 방법으로 평가 기준을 강화한 바 있다. 이 기준으로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이 되는 자사고는 전국 42곳 중 24곳이다. 서울은 22곳 중 13곳이 올해 평가 대상이다. 연합회는 29일까지 교육청에 제출해야 하는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보고서를 무기한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또 조 교육감이 대화에 나설 것과 평가 기준을 재설정할 것을 요구했다. 연합회는 “평가 기준을 재설정하지 않고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경우 행정소송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가 끝까지 평가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운영보고서 없이도 평가를 강행하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9일까지 운영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행정명령을 검토할 것”이라며 “자사고들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정성평가 부분에 대해 ‘0점 처리’를 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사고와 교육청의 ‘강(强) 대 강’ 대치가 지속돼 6월 말까지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시교육청은 자체적으로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3에게 적용되는 2020학년도 고입 기본계획을 9월 초까지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전북도교육청의 평가를 수용한 상산고의 예를 들어 서울 자사고들에 평가 참여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조유라 jyr0101@donga.com·사지원 기자}
“나 수학하기 싫은데…. 수학 포기하고 싶어요.” 권모 양(10)은 수학시간이 무섭다. 분자와 분모 등 선생님이 하는 말은 수수께끼 같기 때문이다. 4학년인 권 양은 분수의 연산을 이해하지 못해 방학 때 담임교사와 따로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진분수와 가분수’가 헷갈린다. 권양처럼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가 될 가능성이 높은 시기는 초등 3학년 ‘분수’ 개념을 배울 때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초·중학교 학습부진학생의 성장 과정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학습부진에 빠진 학생 50명을 2017년부터 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대부분 ‘수학’에서 어려움을 경험했다. 특히 수학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경험한 최초의 시점은 초등 3학년 분수 단원으로 나타났다. 분수의 개념은 초등 3학년 2학기 수학 네 번째 단원에 등장한다. 이 단원에서 아이들은 단위분수, 진분수, 가분수, 대분수 개념을 익힌다. 분수의 종류를 알고 난 뒤에는 부분과 전체의 크기를 비교하고, 분모가 같은 분수의 합을 구하는 방법까지 배우는 게 이 단원의 학습 목표다. 하지만 이 단원부터 이해하기 어려워지면서 일부 학생들이 혼란에 빠진다는 것이다. 경기 성남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45·여)는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이 분수를 배울 때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해 부모인 나 역시 애를 먹었다”고 하소연했다. 평가원 연구에 참여한 황모 군(11)의 교사 A 씨는 “분수의 덧셈과 뺄셈 개념을 따로 가르쳤는데도 황 군이 혼자서는 분수 계산을 제대로 못 했고, 점차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1, 2, 3으로 시작하는 ‘자연수’는 연필 한 자루, 사람 두 명 등 비교적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반면 ‘분수’는 추상적 개념이라 이해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3학년 2학기 때 분수의 개념을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고학년 수학을 이해하기 어렵다. 4학년 1학기에는 분수의 덧셈과 뺄셈, 5학년 1학기에는 분수의 곱셈과 나눗셈이 등장한다. 분수를 이해하지 못하면 소수 또한 이해하지 못하면서 점차 ‘수포자’가 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아이들이 ‘수포자’가 되는 시점에서 개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학습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등 1, 2학년에서 기초연산을 확실히 이해하게 가르치는 한편, 오감을 사용하거나 실생활과 연계해서 이해할 수 있는 수학학습 자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완 서울교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자녀가 분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며 “쉬운 개념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서울 한영고에 재직 중인 교사 A 씨는 지난해 1학기 기말고사 문제를 출제했다. A 씨는 시험문제를 출제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자녀가 이 학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A 씨는 자녀가 다니는 학년의 담임교사였다. ‘학교 내 교원 자녀 재학 시 부모 교원은 자녀가 속한 학년(학급)의 시험 문항 출제 및 검토 업무에서 제외된다’는 교육청 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서울시교육청이 교원과 자녀가 같은 학교에 재직, 재학하고 있는 서울 시내 학교를 대상으로 한 특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숙명여고 시험 유출 사건 후 교원과 자녀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한영고, 보성고, 숭문고, 한국삼육고, 서울영상고 등 5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1, 12월 진행됐다. 삼육고에서는 교사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자녀가 속한 학년의 경시대회 문제를 출제했다. 보성고에서는 자녀가 속한 학년의 시험지 보관함을 교사가 직접 관리했다. 숭문고, 서울영상고에서도 교사가 자녀와 같은 학년에 근무하며 시험 출제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문제 유출 정황이나 고의적 학업성적관리 지침 위반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문제가 된 교원 자녀들의 성적도 변동이 없었다. 시교육청은 “지침 위반 교사들은 견책 등 경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북도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기준에 반발하고 있는 전주 상산고가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는 일단 받기로 결정했다. 그 대신 기준점에 미달돼 일반고로 전환되면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로 했다. 앞서 서울 부산 등 10개 시도교육청은 올해 예정된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커트라인을 이전보다 10점 올렸다. 그런데 전북도교육청만 유일하게 20점 올리는 바람에 상산고는 80점 이상을 받아야 일반고로 전환되지 않는다. 상산고는 20일 법인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 상산고는 “이번 자사고 평가가 타 시도 자사고와의 형평성 문제, 법적 근거의 취약성, 자사고 운영의 자율권 침해 등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다만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미치는 불안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평가는 받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논의되던 학교 이전은 홍성대 이사장이 “속상하지만 고향에서 후학을 기르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제외됐다. 상산고를 비롯한 자사고들은 이달 내로 교육청에 ‘운영성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교육청은 각 자사고의 운영성과 보고서를 토대로 서면과 현장평가를 실시해 7월경 일반고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재지정 기준 상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평가가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상산고 학부모 150명은 교육부 앞에서 ‘상산고는 적법한 평가 원한다’고 적힌 노란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학부모들은 ‘재지정 기준 조정’을 요청하는 2만여 명의 서명지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정운천, 김관영, 유성엽 등 전북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26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에게 자사고 재지정 평가기준을 수정할 것을 촉구했다. 의원들은 “상산고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할 경우 타 시도로의 인재 유출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조유라 jyr0101@donga.com·최예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실시한 공립학교 특별채용에서 ‘보은인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종 합격자 5명 중 4명이 김모 전교조 전 정책연구국장, 이모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김모 전교조 전 정책기획국장, 강모 전교조 서울지부 사립위원장 등 전교조 출신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2016년 이전에 특정정당 지지 등의 정치적 활동을 하다 해고된 교사들을 ‘정치적 기본권에 해당되는 행위로 문제가 없다’며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특별채용을 진행했다. 전교조 해직자를 봐주기 위한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인사위원회에서 서류상으로는 지원 자격이 부족했을지라도 교사의 정치권 확보를 위해 활동했다는 점만으로도 ‘공적 가치 실현’에 기여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조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교육부의 차관보 신설을 비판했다. 조 교육감은 “최근 수년간 시도교육청 부교육감에 교육부 고위공무원을 배정하고, 기조실장까지 파견하고 있는 것은 교육의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밝혔다.조유라 jyr0101@donga.com·김수연 기자 ▼ [정정 및 반론보도] ‘서울교육청, 전교조 해직교사 특채 논란’ 관련 ▼지난 2019년 3월 21일자 『서울교육청, 전교조 해직교사 특채 논란』 제목의 기사와 관련해, 김모 전교조 전 정책연구국장은 특별채용 지원 당시 비정부기구 후원 내역을 지원 자격으로 제출한 바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특별채용에 합격한 4인의 교사는 “유죄판결은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닌 다른 혐의에 의한 것이고, 위 교사들은 공적 가치 실현 기여자 자격으로 합격하였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주위 애들 다 강남 가는데….”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모 씨(40·여)는 요즘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의 전학을 두고 고민이 많다. 김 씨는 “동네에서 조금만 공부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아이 엄마들은 이미 강남으로 전세라도 급히 구해 이사를 갔다”며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강남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 된다”고 말했다. 이른바 교육특구인 서초·강남·송파구 등 ‘강남 3구’로의 전입 열풍이 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유치원을 갓 졸업한 초등학생으로까지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강남으로 들어가야 최상위권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인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1, 2월 2012년생 전입·전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전학 간 아이들 10명 중 3명은 강남 3구로 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올해 서울시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 다른 학교로 전입한 아이들은 25개구의 총 4939명이었다. 이 중 강남 3구 초교로 전입한 학생들은 서초구 323명, 강남구 468명. 송파구 787명으로 총 1578명이었다. 또 양천구는 362명, 노원구는 263명이었다. ‘강남 3구’ 중에서도 송파구의 전입 인원은 강남·서초구의 약 2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송파구는 강남구나 서초구보다 주거 환경이 좋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젊은 부모들은 아이의 나이를 고려해 강남 지역 학원에 자가용으로 태워주는 것이 가능하면서도 놀이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선호한다. 송파구가 두 조건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전통적으로 외부 지역 전학생이 몰리는 강남 도곡동이나 대치동은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맞는 놀이터 등 놀이 시설이 부족하다. 얼마 전 송파구에 약 1만 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 집값이 하락한 점도 ‘송파 러시’를 불렀다. 자산 형성이 충분하지 않은 젊은 부부들이 강남, 서초구 대신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송파구로 몰렸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이사는 “송파구도 엄연히 강남 3구”라며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은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해 진입 장벽이 그나마 낮은 곳인 송파구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남 3구에 위치한 초등학교는 밀려오는 학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초등학교는 의무교육 특성상 해당 학교 통학구역에 전입신고가 되면 자동으로 그 학교에 배정된다. 서울 강남구 A초교 관계자는 “학생이 너무 많은 것에 대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지만 오는 학생을 막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 반발 때문에 출생률 저하로 인한 자연적 감소 외에는 당국이 학군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본교 통학구역 외에서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주소지 인근 학교로 전학하여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 서울 강남구 B초교는 지난달 학부모들에게 이런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통신문을 보낸 이유에 대해 이 학교는 “학생이 계속 들어오는데, 전입학 이후 통학구역 외로 이사 가도 학교에 알리지 않고 계속 다니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수 과밀로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실내화 주머니를 걸 자리가 없어 ‘실내화 없는 학교’를 만드는 학교가 있을 정도다. 서울 강남구 C초교는 지난달 학생들이 교실에 신발을 신고 들어올 수 있도록 교칙을 바꿨다. 타 지역에서 온 학생 수가 많아지면서 실내화 주머니를 걸어두기에도 교실 공간이 부족해진 탓이다. 저학년의 강남 러시는 결국 ‘입시’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에 익숙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학년이 올라가 본격적으로 대입을 준비할 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동반효과라는 게 있다”며 “강남 3구는 학습 분위기, 공부에 대한 관심 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시 제도에 대한 불안감도 강남 전입을 부추겼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가 수능 절대평가를 시행한다고 했다가 유예하는 등 교육 정책이 자주 바뀌었다”며 “이 때문에 학부모들이 더욱 입시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예나 yena@donga.com·조유라·사지원 기자}
개학연기 투쟁을 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와 교육당국 간 갈등이 유치원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미참여 유치원에 대한 지원금 지급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을 포함해 경기도 내 사립유치원 원장 292명이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13일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들은 경기도교육청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유치원에 대해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경기도교육청은 처음학교로 미참여 유치원 477곳에 대해 연간 학급운영비 40만 원과 원장 기본급 보조금 49~52만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한유총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의 원비 인상률을 제한하기로 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교육청이 재정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며 “처음학교로 불참을 이유로 지원금을 끊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처음학교로 미참여 유치원에 대해 지원금을 다시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다른 시도에서도 처음학교로 미참여 유치원에 대해 지원금을 삭감해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은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에 대해 교사 처우개선비 60만 원과 학급운영비 15만 원 등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