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5, 4, 3, 2, 1.” 26일 오후 8시. 청와대 앞길이 시작되는 춘추관 앞에 모인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카운트다운을 마치자 도로 위에 솟아있던 장애물이 사라지고 철문이 열렸다. 1968년 ‘1·21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야간(오후 8시∼다음 날 오전 5시 30분) 통행이 제한돼온 청와대 앞길이 24시간 전면 개방되는 순간이었다. 김 여사는 이날 ‘50년 만의 한밤 산책’에 참석해 시민 선발대 50여 명과 함께 청와대 앞길을 걸었다. 시민 선발대는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 신청을 한 3500여 명 중 추첨을 통해 선발됐다.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청와대 앞길 개방 소식을 듣고 찾아온 400여 명의 시민도 선발대를 뒤따랐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돼서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며 “작은 변화지만 권력이 막아섰던 국민의 길, 광장의 길을 다시 국민께 돌려드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산책 중간 지점인 신무문에서 KBS 국악관현악단 한충은 부수석의 대금 연주와 박준 시인의 시 낭송을 감상했다. 이날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내려 행사 진행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행사 시작 시간을 앞두고 비가 그치면서 예정대로 진행됐다. 청와대 앞길 산책 도우미로 나선 유홍준 광화문대통령총괄위원장은 “권부들에게 갇혔던 길이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순간”이라며 “조선시대에 비가 안 오면 숙정문과 북쪽 길을 열고 기우제를 지냈는데, 경복궁 뒷길인 청와대 앞길을 여는 오늘 기다리던 비가 내렸나 보다”고 소회를 밝혔다.유근형 noel@donga.com·김배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다. 28일(현지 시간) 장진호(長津湖) 전투기념비 헌화로 방미 일정을 시작해 30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는 한미동맹 발전방안, 근본적인 북핵 해법 등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민감한 이슈들이 불거진 데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정상의 첫 만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성공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난 거래 자체를 위한 거래를 한다”고 썼다. 반면 문 대통령은 실리보다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26일 전직 주미 대사 7명을 초청해 조언을 경청하는 등 한미 정상회담을 ‘열공’했다. 이들과 외교 전문가들의 제언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비책’을 정리했다.①크게, 멀리 생각하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적어도 3년 반 동안 임기를 같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공유하는 ‘큰 그림’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도 주미 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토대로 한미 동맹을 탄탄히 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②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라 청와대와 외교당국은 사드 배치나 한미 FTA 개정을 주요 의제로 삼지 않겠다는 전략이지만 돌발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나 한미 FTA를 거론하면 대화에는 응하되 즉석에서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며 “‘검토하겠다’는 정도의 원론적 답변을 하고 실무 협의로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한미 FTA 개정 문제보다 에너지, 인프라 등 대미 투자 확대에 초점을 맞춰 논의할 여지가 있다. ③한미 동맹 스토리로 어필하라 문 대통령의 개인사에는 한미 동맹의 끈끈한 역사가 담겨 있다. 1950년 겨울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미군이 중공군의 남하를 막는 동안 흥남철수 작전이 이뤄졌다. 흥남철수 마지막 상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올랐던 피란민 중에 문 대통령의 부모가 있었다. 또 문 대통령은 1976년 특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에서 복무할 당시 아서 보니파스 미군 대위가 희생된 도끼만행 사건 보복 작전에 ‘문재인 상병’으로 투입됐다. 외교 당국자는 “문 대통령은 미국 보수층이 한국 진보정권에 갖는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이를 부각시킬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④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최대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핵 해법의 선택지를 ‘대화’로만 좁힐 필요는 없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지금 ‘대화’만 강조하는 것은 우리 카드를 모두 꺼내놓는 것”이라며 “한미 간 조율된 대북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부터 대화를 재개하는 조건까지 한미 공조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유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25전쟁 67주년인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지키고 전쟁 걱정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 그래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이 참전용사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23일 6·25전쟁 참전유공자 위로연에 이어 거듭 ‘자유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보수층의 안보 불안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분단의 상처와 이산가족의 아픔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를 위해 다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적었다. 이어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겠다.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더 단단하게 맺을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4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했다. 주말에는 주로 청와대 관저에 머물지만 이날은 여민관 집무실에서 회의를 거듭하며 방미 일정과 주요 연설문, 대미 메시지 등을 조율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시절 4년 넘게 청와대 생활을 했지만, 해외 순방은 이번이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직접 참관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안보 태세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방문해 현무-2C 미사일이 예정된 사거리를 비행한 후 목표지점(이어도 북방 60km)에 정확히 명중하는 것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사일 발사 장면을 참관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이 계속 고도화돼 우리 군의 미사일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나도 궁금했는데 안심해도 된다는 걸 직접 확인하니 든든하다”며 “오늘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참으로 자랑스럽고 든든한 날”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국방과학연구소가 연구 개발하는 무기체계는 파괴·살상이 아니라 대화와 평화의 수단”이라며 “포용정책도 우리가 북한을 압도할 안보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험발사에 성공한 현무-2C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약 800km에 500kg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중부 이남 지역에서 쏘면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오고, 제주도에서 발사해도 신의주까지 타격할 수 있다. 군 당국은 현무 미사일 보유량을 대폭 늘려 유사시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를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무-2C를 주력으로 한 킬체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실시간 탐지해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공격 체계다. 군 당국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임박 시 최단 시간 내 1000여 기의 현무 계열 미사일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집무실과 전쟁지휘소 등에 쏟아부어 전쟁 수행 능력을 마비시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300km에서 800km로 늘렸다. 이후 2014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사거리 500km급 탄도미사일(현무-2B)의 시험발사를 성공해 실전 배치했고, 800km급까지 개발을 완료한 것이다. 이번 현무-2C 미사일 발사는 총 6차례의 시험평가 중 4번째에 해당하며 앞으로 2차례 시험을 거친 뒤 전력화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참관이 북한을 자극할 수 있고,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는 실무자들의 의견도 있었다”며 “당초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주관으로 참관과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었는데 보고를 받은 대통령이 의지를 보여 직접 참관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범정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가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진행된 조선 해운 구조조정이 금융산업 중심으로 진행돼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한 해법인 셈이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빌딩 회의실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의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회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김광두 부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의 담당자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등 국책 연구소 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 부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구조조정 작업 실행은 기재부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9월 안에는 전체회의에 상정할 안을 만들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 조직을 개편하면서 사문화됐던 헌법기관인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위상을 미국 백악관의 국가경제위원회(NEC)처럼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국민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김 부의장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새 정부에서 부활한 대통령정책실장,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경제 사령탑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유근형·강유현 기자}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선서식에서 공정사회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표현했다. 실력과 인성만으로 평가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정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첫 카드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하반기 도입’을 전격 지시했다. ○ 스펙 없는 이력서 문 대통령은 이날 “차별적 요인들을 일절 기재하지 않도록 해서 명문대 출신이나 일반대 출신이나, 서울에 있는 대학 출신이나 지방대 출신이나 똑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공무원과 공공부문은 우리 정부의 결정만으로 가능하니 그렇게 추진해 달라”고 지시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정부가 우선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를 대표적인 청년 공약으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공약집의 ‘스펙 없는 이력서’라는 부분에 관련 공약이 담겼다. 현 청와대 부대변인인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를 대선 캠프에 영입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였다. 고 부대변인은 2003년 KBS에 도입된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입사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KBS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전체의 70∼80%를 차지하던 명문대 출신이 30% 이하로 줄고, 지방대 출신은 10%에서 31%로 늘었다”며 “편견이 개입되는 학력과 스펙, 사진을 없애니 비명문대 출신도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 제작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과 일부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인 블라인드 채용이 하반기 공공부문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05년부터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에서는 직무와 관련이 없는 학력, 신체조건, 가족사항 등의 개인 신상정보를 이력서에 기재할 수 없다. 면접 때에도 채점자에게 응시자의 학력, 필기 및 서류 시험 성적, 나이 등을 제공하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이 적용됐다. 다만 경력 채용에선 블라인드 방식이 적용되지 않고 있고, 주요 경력이나 학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사혁신처는 ‘국가공무원 임용시험 및 실무수습 업무처리 지침’을 고쳐 경력 채용 시에도 학위, 자격증, 경력사항 등 반드시 필요한 정보만 제출받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공공기관은 지난해까지 229개 기관이 도입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제도를 전체 기관(332개)으로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NCS는 현장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태도를 산업 부문 및 수준별로 체계화해 구직자의 불필요한 ‘스펙’ 나열을 피하는 제도다. 아울러 정부는 모든 국가공무원과 공공기관 채용 시험의 입사지원서를 통일하고, 서류전형과 면접 과정에서 블라인드 방식을 어떻게 적용할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현재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됐더라도 기관마다 이력서에서 배제하는 항목이 다른 실정”이라며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등 모든 공공부문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탈(脫)스펙 전형 확산 전망 공공부문의 블라인드 채용 확대는 민간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부분의 대기업은 일부 직원을 블라인드 채용으로 뽑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5년부터 공개채용과는 별도로 지원자의 직무능력만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롯데 스펙(SPEC) 태클 오디션’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서류 전형에는 이름, 이메일, 주소, 연락처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만 적고, 기획제안서 등 직무 관련 서류만 요구하는 방식이다. KT는 2013년부터 학벌 등 차별적 요소를 빼고 직무 관련 역량만 약 5분간 자유롭게 발표하는 ‘스타 오디션’ 전형으로 약 10%를 채용하고 있다. SK텔레콤도 ‘바이킹 챌린지’라는 별도의 탈스펙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기업들이 모든 채용 과정에서 학력과 출신지를 아예 묻지 않거나, 영어시험 등 소위 스펙을 요구하지 않는 탈스펙 전형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재명·이샘물 기자}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사진)의 여성비하적 표현이 담긴 과거 저서가 21일 또다시 논란이 됐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히말라야 트레킹에 동행할 정도로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이날 새롭게 논란이 된 책은 탁 행정관이 2007년 공동 저자로 참여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이다. 탁 행정관은 이 책에서 “룸살롱 아가씨는 너무 머리 나쁘면 안 된다. 얘기를 해야 되니까!”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는 등의 얘기를 거리낌 없이 했다. 특히 ‘첫경험’과 관련해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한 살 아래 경험이 많은 애였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은 탁 행정관을 비롯한 문화계 인사 4명이 이야기를 나눈 것을 정리한 대화집이다. 탁 행정관은 지난달 자신이 쓴 ‘남자마음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라는 등의 여성 비하적 표현으로 논란이 됐다. 당시 탁 행정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 글로 불편함을 느끼고 상처 받으신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 현재 저의 가치관은 달라졌지만 당시의 그릇된 사고와 언행을 반성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다른 책에서도 여성 비하 논란이 불거지자 야당은 일제히 탁 행정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대변인은 이날 “비뚤어진 여성관도 모자라 임산부에 대한 변태적 시각으로 신성한 모성을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도 “(탁 행정관을) 즉각 경질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만이 문재인 정권의 품격을 회복하고, 분노한 민심을 진정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마저 “탁 행정관은 그릇된 성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문 대통령의 성공적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면서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국 (경제) 발전의 특수성에 대해 설명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할 것이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사진)이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전한 메시지다.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에게 정치인이자 사업가인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 발전을 주제로 대화를 시작하라고 조언한 것이다. 또 하스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미군과 함께 피를 나누며 싸워온 역사를 강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하스 회장이 매우 구체적이고 놀라운 표현을 많이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문 대통령 개인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니, 그런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면 회담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존경하고 좋아하는 스승’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통한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선 국무부 정책실장으로서 외교정책 수립에 관여했고, 한반도 문제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동맹 발전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미국 조야에 확산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함께 만들었으니, 함께 성공시킵시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배우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김 여사는 “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우리 민주당 의원들과 배우자들이 함께 만든 민주당 정부”라고 강조했다. 인사 난맥 속에서 야당과의 협치가 중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당청 관계부터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오찬 회동에는 민주당 국회의원 부인 모임인 ‘민사모’ 회원 80여 명이 참석했다. 민사모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는데, 김 여사의 초청으로 6월 모임을 청와대에서 열게 된 것이다. 우원식 원내대표의 배우자를 비롯해 이해찬 문희상 원혜영 이종걸 박병석 등 당내 중진 의원들의 부인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특히 박영선 정춘숙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의 남편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추미애 대표의 남편은 불참했다. 청와대 참모진 중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부인이 동석해 여당 의원들의 배우자들을 맞았다. 모임은 정오경부터 약 1시간 40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올해 안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 대해서 다양하고 강도 높은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평양에 갈 것이냐. 김정은과 만날 것이냐’는 물음에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북핵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북한과 대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 정권에 대해 “아주 비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나라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가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지도자를 상대로 우리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 관련 입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배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한미 간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할 필요는 없다”며 “아무런 전제 조건 없는 그런 대화를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을 동결하고 2단계로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북한에 대한 ‘조건 없는 대화’가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을 전제로 한 제안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주장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미국의 선제적 타격 주장과 관련한 물음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미국보다는 한국에 더 끔찍한 위협이다. 우리에겐 죽고 사는 문제다”라며 “선제적 타격은 위협이 더 시급해진 이후에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3)의 죽음에 대해 “북한이 웜비어 학생을 죽였는지 그 사실까지 저희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히 웜비어가 사망에 이르게 된 아주 중대한 책임이 북한 당국에 있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웜비어 유가족에게 조의와 위로를 담은 조전(弔電)을 발송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유근형 기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0일 “(지금까지) 인사검증 관련 청와대 회의는 비서실장이 주도했기 때문에 검증에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했다. 임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등 인사 난맥과 관련해 “그 책임을 특정 수석비서관에게 물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으로부터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엄호하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인사추천위원회를 열었다. 법무부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남은 장관직과 경제·일자리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 공공기관장 인선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검증 실패를 막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면서 비서실장과 민정·인사수석 중심으로만 인사를 진행해왔다. 인사추천위는 노무현 정부 시절 도입된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이다.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인사수석과 정책실장, 안보실장, 정무수석, 민정수석, 국민소통수석, 국정상황실장, 총무비서관 등이 참여한다. 각계각층에서 추천한 명단을 바탕으로 후보자를 3배수 이내로 압축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제 검증 시스템과 인력 등을 갖춘 만큼 좀 더 촘촘한 검증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사추천위 가동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향후 인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 전 후보자의 낙마로 검증 기준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인사들이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고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조사 지시,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의 돌출 발언,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사건 등 한미 관계에 먹구름이 가득한 상황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대북 구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르지 않은 점을 강조하면서도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가장 바라는 것은 정권의 안전 보장”이라며 “김정은이 계속 핵무기로 블러핑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오히려 그가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미친 사람(Mad man)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느냐. 왜 그런 사람과 대화를 하려느냐’는 물음에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저보다 더 (전향적으로) 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핵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대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가) 북한에 굴복하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대화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저는 아무런 전제 조건 없는 그런 대화를 말한 적이 없다”면서 “우선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동결시키게 만들고, 2단계로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이루어야 한다는 단계적인 접근 방법의 필요성은 미국 내에서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도발 중단→대화→핵 동결→핵 폐기’라는 단계적 접근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이어 ‘햇볕정책’만을 추진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웜비어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기본적으로 북한에서 억류하고 있는 기간에 발생한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아주 비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나라라는 사실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확고한 한미 공조에도 방점을 뒀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에 대해 비판하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저도 그에 대해 트럼프와 똑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의 대북 엇박자는 없다는 사인을 보낸 셈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에 평화적인 정권 수립, 동북아 평화와 안정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추구할 수 있다면 우리가 임기 중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노라 오도널 미국 CBS 방송국 앵커는 인터뷰 말미에 “한미 연합훈련 축소 문제가 ‘한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문정인 특보는 “북한이 핵, 미사일 활동을 중단한다면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 인터뷰는 1, 2부로 나눠 각각 5분과 7분 분량으로 방영됐다. 3, 4부는 21일 추가 방송될 예정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대통령과학기술보좌관에 문미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남관표 주스웨덴대사가 각각 내정됐다. 청와대는 20일 이 같은 차관급 인사를 발표했다. 경남 산청 출신인 문 보좌관은 포항공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연세대 물리학과 연구교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을 거쳐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현역 의원이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문 보좌관을 직접 영입했다. 부산 출신인 남 차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외시 12회로 공직에 진출해 외교통상부 정책기획국장, 주헝가리대사를 거쳤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 파견근무하며 문 대통령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청와대는 19일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사진) 등 미국 의원들이 한국 방문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홀대를 받았다는 일부 논란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례적으로 이들의 방한 논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청와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매케인 위원장(지난달 27, 28일),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28, 29일),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28, 30일),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31일) 등 미국 의원들이 지난달 말 집중적으로 청와대 방문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매케인 위원장을 우선 면담 대상으로 보고 28일 오찬을 제안했지만 매케인 측에서 ‘27, 28일 방한이 어려우니 31일로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고 한다. 이에 31일로 약속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매케인 측이 ‘한국 방문이 어렵다’고 최종적으로 알려왔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앞서 일본의 한 언론은 매케인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희망했지만 청와대가 확답을 주지 않는 등 소극적인 대응을 해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결례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빈 총무는 31일 대통령을 만났고 손베리, 가드너 두 분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는데 왜 홀대론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설명에 대해 매케인 위원장 측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매케인 위원장 측도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있지만 서로 일정이 안 맞았다는 대목은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거물 정치인인 매케인 위원장이 다소 서운함을 느낄 소지는 있었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한 예로 한국에서는 정 안보실장이 손베리 위원장만 만났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손베리 위원장을 비롯해 일본을 방문한 하원 군사위 소속 의원 8명을 모두 접견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미 의회 인사들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여권의 한 인사는 “이번 논란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언론이 한미 관계를 흔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요청이 있으면 적극 만남을 성사시킬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작부터 저자세를 요구하는 것은 한미 관계를 위해 발전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정상회담차 워싱턴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이 매케인 위원장을 만날지 주목된다.유근형 noel@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70%대 중반으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12∼16일 전국 유권자 253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1.9%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75.6%로 1주일 전보다 3.3%포인트 떨어졌다. 부정적 평가는 1주일 전보다 2.7%포인트 오른 17.4%로 3주 연속 상승했다. 모름·무응답은 7.0%.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등 인사 난맥이 지지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6월 첫째 주(78.1%) 취임 후 처음 하락했다 지난주(78.9%) 소폭 반등했지만 이번 주 다시 하락했다. 특히 지역별로는 여권의 텃밭인 광주·전라 지역(84.2%·8.1%포인트↓)과 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경남·울산(71.2%·5.1%포인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53.6%, 자유한국당 14.7%, 국민의당 6.8%, 정의당 6.4%, 바른정당 5.7% 순이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안타까운 일”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인선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도 부실한 인사 검증의 책임을 일부 인정한 셈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검증이 안이해졌던 것 아닌가”라며 사실상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등 참모진을 질책하기도 했다.○ ‘강온 전략’ 택한 靑 문 대통령은 이날 강 장관을 임명한 직후 허위 혼인신고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한 안 전 후보자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과 야당 간 인사에 관해 생각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며 “국정이 안정된 시기에 하는 인사와 개혁을 위한 인사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집권 초 검찰 개혁에 중점을 두고 안 전 후보자를 지명한 것인 만큼 인선의 기준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문 대통령은 “목표 의식이 앞서다 보니 약간 검증에 안이해진 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 스스로 마음을 새롭게 일깨워야 할 것 같다”고 지적하며 청와대 참모진을 우회적으로 질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별도 브리핑에서 “(안 전 후보자는) 자진 사퇴였지만 결국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고 국민과 국회의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인 것”이라며 “청와대가 검증 못 한 것을 국회나 국민이 지적해주면 사안을 고려해 지명 철회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인사 정국에서 강경 대응을 거듭해온 청와대가 한발 물러난 것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을 앞둔 상황에서 야권과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을 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장관 임명은 대통령의 권한으로 강행할 수 있지만,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과 일자리 추경안 처리는 국회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강공 일변도로 갈 수는 없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무작정 ‘마이웨이’를 택하면 청와대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며 “청와대가 한발 물러섰는데도 야당이 무리하게 추경 등을 반대하면 여론에 부담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추천위원회 부활로 분위기 반전 야당은 인사 실패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안 전 후보자가 2006년 국가인권위원장에 임명됐을 당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 혼인무효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부실 검증’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현옥 인사수석 등 현재 청와대 인사들이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만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던 사안이 검증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일찌감치 안 전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염두에 두면서 인사 검증이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첫 낙마 사태를 겪은 청와대는 노무현 정부에서 운영됐던 인사추천위원회를 가동해 인사 체계 정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인사추천위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조 인사수석이 간사를 맡고 정책·안보실장, 정무·민정·국민소통수석, 국정상황실장 등이 참여한다. 인사수석실이 추천받은 후보자를 보고하고 민정수석실 등이 참여해 검증한 뒤 최종 후보자를 추려 정밀 재검증에 들어가는 구조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소수의 후보를 놓고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이 약식검증을 한 뒤 1∼3배수를 추려 정밀검증을 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경찰 등 사정기관의 자료를 활용했지만 애초에 추천 인사의 수가 적었던 데다 ‘인사 속도전’을 벌이면서 검증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인사추천위 가동만으로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인수위도 없는 비상 상황인 만큼 인사혁신처 인력 등을 동원해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조재연 변호사가 차기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주요 얼굴로 등장한 덕수상고 출신 인물들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새 정부 인사 가운데 덕수상고 출신은 조 후보자를 비롯해 15일 취임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반장식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 내정자다. 조 변호사와 반 내정자는 1974년, 김 부총리는 이듬해 덕수상고를 졸업했다. 모두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곧바로 상고 진학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졸업 후 행보도 판박이처럼 비슷하다. 조 변호사와 반 내정자는 각각 한국은행과 외환은행에서 은행원으로 일했다. 이어 22회 사법시험(조 후보자)과 21회 행정고시(반 내정자)에 합격하며 제2의 삶을 걷기 시작했다. 김 부총리 역시 사회생활을 한국신탁은행에서 시작한 뒤 주경야독 끝에 1982년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합격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69)가 16일 자진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로 지명한 지 닷새 만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37일 만에 첫 낙마자가 나온 것이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허위 혼인신고와 아들의 고교 징계 완화 의혹, 여성관 논란 등 각종 의혹을 해명하면서 자진 사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청와대는 ‘지명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안 후보자를 압박했다. 안 후보자 논란이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문제로 비화된 데다 자칫 검찰 개혁 등 국정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안 후보자는 이날 오후 8시 40분경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시간부로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비록 물러나지만 검찰 개혁과 법무부의 탈(脫)검사화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며 “저를 밟고 검찰 개혁의 길에 나아가 달라”고 당부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1975년 12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몰래 혼인신고를 한 데 대해서는 “이기심에 눈이 멀어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청와대의 기류는 달랐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청문 과정에서 결정적 하자가 나오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할 수 있다”고 했다. ‘안경환 파문’의 불똥이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안 후보자의 낙마로 18일 예정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 등 문 대통령의 ‘인선 마이웨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청와대는 16일 경내에서 이뤄지는 공개 일정과 식사를 곁들인 간담회뿐만 아니라 외부 현장방문 등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 국민소통 강화 방안을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 보고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중궁궐로만 여겨지는 청와대를 국민께 최대한 공개해 ‘열린 청와대’를 지향하고 국민과 쌍방향 소통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대통령의 모습은 제한적으로만 공개됐다. 현충일 기념식 같은 국가적 행사는 생중계됐지만 대부분의 일정은 사후 보도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각종 일정이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면 국민은 편집되지 않은 대통령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또 일반 국민이 댓글을 통해 즉각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다. 다만 국가적 보안이 요구되는 청와대 참모회의나 외빈 면담 등의 일정은 생중계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별도의 라이브중계팀을 운영해 대부분의 일정을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공식 대선 출마 선언도 SNS를 통해 진행한 바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각종 의혹에 휩싸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 기류는 16일 하루 종일 요동쳤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15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일부 여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안 후보자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안 후보자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여당 내에서도 임명 강행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청와대 분위기는 급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6시 30분경 지명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리고 2시간여 뒤, 안 후보자는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당초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15일 늦은 밤까지 안 후보자 측과 기자회견문 문구를 조율하며 “청문회까지 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중도하차’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16일 오전부터 청와대와 안 후보자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며 미묘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안 후보자의 허위 혼인신고를 두고 “1970년대에는 남녀가 이혼할 때 여성의 혼인 전력을 숨겨 주기 위해 혼인무효 소송이 생각보다 많이 활용됐다”고 전했다. 혼인무효 소송에 안 후보자의 선의(善意)가 담겼다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잠시 뒤인 오전 11시 기자회견장에 선 안 후보자는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라며 ‘여성 배려’ 운운한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을 부인했다. 청와대가 이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를 두고도 양쪽은 말이 달랐다. 안 후보자는 “일주일 전으로 기억한다”며 “(의혹 사안) 대부분을 해명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 후보자를 지명하기 전에 이미 청와대가 관련 의혹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오후 6시 반경 “관련 의혹은 (전날) 언론 보도 전까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 발표 전에 혼인 관련한 문제를 몰랐다”며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청와대가 알 수 없는 데다 판결문을 청와대가 본다면 그 자체로 법률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직접 지명 철회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 논란의 불똥이 청와대로 튀지 않도록 선을 긋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에 안 후보자도 자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퇴 발표 시기는 안 후보자가 정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안 후보자가) 조금 더 버텨주기를 바랐다”고 했다. 양측이 ‘진실 공방’을 벌인 데 대해서는 “청와대가 (의혹을 알고도) 숨긴 것처럼 비쳐 사실 관계를 바로잡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여당 의원은 “안 후보자 입장에선 사실상 자진 사퇴를 택하라는 청와대의 신호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기류 변화에는 여당의 강한 반대 의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안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모아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전달했다고 한다. 의원들도 저마다의 경로로 청와대에 “안 후보자는 안 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자가 사퇴를 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아들 관련 의혹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안 후보자가 본인의 혼인 문제 외에 아들의 대학 진학 과정까지 논란이 되면서 더는 버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