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라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 핵심의 권력 지형이 전면적으로 바뀌게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없는 이번 대선의 특성상 첫 조각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측근들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측근 그룹으로는 크게 서울 여의도 건너편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에서 대선 밑그림을 그린 이른바 ‘광흥창팀’ 등의 핵심 측근,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원, 당내 인사, 전문가 등 네 갈래로 나눌 수 있다.○ 핵심 측근 그룹 19대 대선 전부터 문 대통령과 가장 가깝게 있었던 측근은 당 선대위 대변인과 수행팀장을 맡은 김경수 의원이다. 경선 캠프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까지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문 대통령의 옆자리를 지켰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세심하게 읽는 인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김 의원을 두고 “내 영혼까지 아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노영민 선대위 조직본부장도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다. 문 대통령은 2015년 공개적으로 “주요 현안을 상의한다”고 밝힐 정도로 노 본부장에 대한 신임이 두텁다. 노 본부장은 2012년 대선 당시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고, 대선 패배 후에는 ‘문지기(문재인을 지키는 사람들)’라는 모임을 만들어 친문(친문재인) 세력 구축에 나섰다. 광흥창팀 출신으로는 문 대통령의 ‘복심 중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정철 선대위 부실장, 선거를 진두지휘한 임종석 선대위 공동비서실장 등이 있다. ○ 전현직 의원 등 선거대책위 그룹 당 선대위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전해철 공동선대위원장이다. 양 부실장,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3철’로 불렸던 전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는 중앙 무대보다는 지역구(경기 안산)가 있는 경기 지역 선거를 책임졌다.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번 대선을 통해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새롭게 부상했다. 지난해 8·27 전당대회에서 친문 세력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당 대표 경선에서 패배했지만 문 대통령 측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당내 통합’이라는 상징성을 위해 삼고초려 끝에 송 본부장을 캠프에 영입했다. 출신지인 호남 전역을 누빈 송 본부장은 대선 막바지에는 선대위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며 총력 지휘했다. 전략 분야에서는 전병헌 선대위 전략본부장이 꼽힌다.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최고위원으로 문 대통령을 엄호했던 전 본부장은 당 경선 때부터 캠프 전략을 총괄했다. 경선 이후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 슬로건으로 생활 밀착형 공약을 연이어 선보인 것도, 반문(반문재인) 결집을 겨냥한 ‘적폐 세력의 연장’ 프레임도 전 본부장의 아이디어다. 외부 영입 인사 중에는 윤영찬 선대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본부장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 본부장은 ‘문재인 1번가’ 등 문 대통령 캠프의 SNS 전략을 총괄했다. ○ 민주당 그룹 지난해 8·27 전당대회에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지지에 힘입어 당 대표에 오른 추미애 선대위 상임공동위원장은 대선에서 ‘그림자 행보’로 문 대통령을 도왔다. 추 대표는 TK(대구경북) 등 험지로 불리는 곳 위주로 지원 유세를 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뛰어난 언변을 바탕으로 기자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열어 판세 분석 및 전략 소개를 담당했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에서는 박영선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당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지원했던 박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간곡한 설득 끝에 선대위에 합류했다. 김부겸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은 TK 지역의 선거운동을 이끌었다. 일부 보수 성향 유권자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유세를 이어가자, 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지로서 너무 미안하고 짠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 전문가 그룹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문 대통령이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며 꾸린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소장을 맡아 정책 전반을 총괄했다. 문 대통령 공약의 밑그림을 그린 ‘국민성장’에서는 조 교수 외에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 핵심적으로 활동했다. 정의용 선대위 국민아그레망 단장과 경선 막바지에 캠프에 합류한 김광두 선대위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 등도 문 대통령 가까이에서 정책 조언을 하는 인물로 꼽힌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정식 임기는 10일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선거에 당선됐다”고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시작된다. ‘전임자의 궐위로 인한 선거에 의한 대통령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개시된다’는 공직선거법 14조 1항에 따른 것이다. 개표 속도를 감안하면 당선 선언은 이날 오전 8∼10시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궐선거의 경우 당선인 신분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통령 신분이 되기 때문에 의전을 고려해 선관위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있을 취임선서식 때 당선증을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당선인 신분이 없는 만큼 개표 결과 당선이 확정된 순간부터 대통령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중앙선관위의 당선인 선언 직후 합참의장으로부터 안보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한다. 이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낮 12시 국회에서 5부 요인과 여야 당 대표, 국회의원을 비롯해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분 정도 간략한 취임선서식을 한다. 예전 같은 국회 광장에서의 공식 취임식이 아니라 국회의사당 내부 로텐더홀에서 간략하게 열린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 대신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선서식 뒤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정부와 국회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후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당사를 돌며 협치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가급적 4당을 모두 방문하려고 하지만 각 당의 일정과 상황에 따라 방문 일시가 조정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후 청와대에서 대통령비서실장과 대변인, 그리고 청와대 일부 참모진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르면 이때 국무총리 후보자를 같이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미국 일본 중국 정상과 통화한 뒤 시급한 국정 현안을 보고받는 것으로 임기 첫날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새 대통령은 10일 당선과 동시에 당선인 신분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임기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차기 내각을 안정적으로 이끌 첫 국무총리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비(非)영남 출신 총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 문 후보가 평소 참모들에게 “새 정부가 새 시대의 첫 차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개혁 성향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 후보는 총리 후보를 두 명으로 압축한 상태에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르면 10일 취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명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기초연금을 두고 갈등을 빚다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버린 진영 의원, 실용주의자로 알려진 김효석 전 의원,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은 송영길 의원, 문 후보의 신임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등 호남 출신 인사들이 총리 후보로 오르내린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전격 발탁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충청 출신 1명과 영남 출신 1명을 초대 총리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홍 후보는 김종필(JP) 전 총리를 예방했다. 자신이 영남 출신인 만큼 충청 인사를 내세워 ‘영남·충청 연대’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청 출신인 한국당 정우택 당대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도 후보군이다. 영남 출신으로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편 홍 후보는 이날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보(국방부 장관)는 박정이 대장에게 맡기고, 노동(고용노동부 장관)은 강성 귀족노조를 제압할 수 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내각 후보자를 일부 공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개혁공동정부 구상을 발표하면서 집권할 경우 “국회 추천을 받아 총리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대로라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등 국민의당 인사들이 총리에 오를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그 대신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이 통합정부 인사들의 밑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가 “경제부총리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거론한 만큼 보수 진영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유근형 noel@donga.com / 부산·대전=송찬욱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프랑스의 새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이 신생 정당 후보였다는 점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력을 줬는데 국민을 위해 성과를 내지 못한 정치세력을 (프랑스) 국민은 단호하게 비판했고, 의석 한 석 없는 신생 정당의 마크롱 후보에게 기회를 줬다”며 “표를 줬는데 잘하면 또 찍어주고 잘못하면 과감하게 비판하는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사표론’을 강조하며 심 후보를 견제한 것에 맞대응한 것이다. 이어 “대한민국은 수십 년간 국민이 소중한 한 표를 줬던 정당들에 대한 평가를 할 것”이라며 진보 정당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심 후보는 이날 낮 12시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는 밤 12시까지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12시간 필리버스킹’을 진행했다. 의회 내 소수파가 다수파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인 ‘필리버스터’의 형식을 유세에 도입한 것이다. 심 후보는 성소수자, 비정규직,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누며 유세를 마무리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문용식 가짜뉴스대책단장이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PK(부산경남)’에서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 흐름을 ‘패륜집단 결집’으로 표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해당 지역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맹공을 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 단장은 7일 밤 사과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민주당 가짜뉴스대책단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문 단장은 6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각 PK의 바닥 민심입니다. 패륜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입니다”라며 “본의 아니게 ‘부산 민심탐방’ 취재를 한 셈인데, 뜻밖에 온통 홍준표판이다. 선거 초반에는 문재인 지지가 많았으나 지금은 여론이 뒤집혀 전반적으로 ‘홍가’가 압도적이며 사전투표에서도 전부 2번 찍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이 이 정도니 TK(대구경북)는 오죽할까”라고 했다. 문 단장은 또 “문재인 비토 이유는 대북관에 대한 여러 불안감, 그리고 ‘호남 편중’에 대한 거부감을 꼽는다. 호남에선 ‘부산 대통령’이라고 두드려 맞고 영남에선 ‘전라도 편’이라고 까이는 모양이다”고 했다. 이에 홍 후보는 이날 부산 광안리 유세에서 “문 후보 측에서 PK-TK 전부 합쳐서 패륜집단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 영남 사람들이 욕을 먹으면 안 되죠? 아주 못된 놈이죠?”라며 “자기를 지지 안 한다고 영남 전체를 패륜집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우선 상식에 어긋난다. 역전이 되니까 다급한 것이다. 아무리 선거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선거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각 대선 후보 진영은 7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아들 준용 씨가 문 후보의 지시로 한국고용정보원에 원서를 제출했다’는 내용이 담긴 음성 증언의 출처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갔다. 이 음성 증언은 “준용 씨의 미국 유학 시절 동료의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5일 공개한 것이다.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날 “음성 변조가 돼 신빙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가짜 뉴스라는 증거가 드러났다”며 준용 씨가 석사 과정을 할 당시 친구인 문상호 씨의 이메일을 공개했다. 문 씨는 이메일을 통해 “저는 국민의당과 인터뷰를 한 적이 없어 국민의당의 녹취록은 가짜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은 6일 국민의당 김인원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과 익명의 제보자 등 3명을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에 고발했다. 반면 국민의당 김인원 부단장은 “양심적 제보를 한 준용 씨의 동료는 두 사람으로, 가짜 인터뷰를 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 관계조차 틀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김태년 민주당 특보단장 등 국민의당에 대한 고발을 주도한 관계자들을 ‘무고죄’로 맞고발하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네이버가 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한 기사 노출을 임의로 축소한 의혹이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로 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7일 “이번 대선의 최대 관건은 ‘촛불’ 심상정이 ‘적폐’인 자유한국당 홍준표를 잡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촛불혁명’ 완성을 위한 가장 확실한 개혁 카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홍 후보와 각을 세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대선 막판 ‘1타 3표’론을 강조하고 있다. 심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면 보수 진영의 홍 후보를 견제하고, 문재인 후보의 개혁을 돕고, 심 후보의 새 정치가 펼쳐진다는 의미다. ‘심상정을 찍으면 사표가 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사표론’을 반박하면서 소신 투표를 유도하기 위한 막판 카드이기도 하다. 심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시 성안길에서 펼쳐진 거리 유세전에서도 “이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을 대폭 강화해야만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심상정에게 한 표를 주는 게 가장 확실한 개혁의 보증수표”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충북 출신 김종대 의원(비례)을 가리켜 “보수와 진보가 모두 인정한 안보·국방 전문가”라며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하겠다”고 했다. 심 후보는 당초 충북 유세 후 경남 창원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발생한 강원 강릉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했다. 심 후보는 이날 산불 피해 주민들이 머무는 강원 강릉시 성산면 성산초등학교를 찾아 “국민안전처가 국무총리 산하 기구인데 대통령 직속 국민안전부로 승격시키겠다”며 “대통령비서실에 위기관리수석실을 신설해 청와대가 안보와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유권자들과 눈을 맞추며 일일이 사진을 찍는 후보, 배낭 하나 메고 뚜벅뚜벅 걸으며 유권자들을 만나는 후보,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트로트를 부르는 후보, 젊은 유권자의 격려 편지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후보, 엄마 같은 넓은 품으로 유권자들을 안아주는 후보…. 5·9대선 레이스가 막바지를 향해 치달으면서 각 후보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19일째, 후보를 수행하는 측근들은 하나같이 “체력이 완전히 고갈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장 힘든 후보 본인들은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기 위해 한 발짝 더 걷고, 한 번 더 손을 내밀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경북 포항과 부산을 찾아 밀려드는 사진 촬영 요청에 웃으며 응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하루 부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1만 보 넘게 걸었다. 유세 때마다 ‘지역 맞춤형’ 트로트를 부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경비원의 아들을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수도권 일대를 돌며 젊은 유권자들과 소통했고, 전북 전주를 찾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유권자들을 안아주는 ‘허그 유세’를 이어갔다. 》 ● 문재인의 ‘눈맞춤’변함없는‘찍대문’… 네살배기 요청에도 흔쾌히 찰칵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지난달 17일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 앞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첫 선거운동을 펼친 가운데서도 네 살배기 아이의 사진 촬영 요청은 거절하지 않았다. 첫 공식 유세에 나서는 마음가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는 피하면서도 “뒤에 아이가 있어요. 조심하세요”라고 아동의 안전을 챙겼다. 문 후보는 대선 전국 유세를 하는 과정에서 많은 군중이 모여도 아이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는 흔쾌히 응해 왔다. 유세 무대에서 아이들을 번쩍 들어올려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문 후보가 직접 무릎을 꿇고 아이의 눈을 한 번 바라보면서 “아저씨랑 사진 찍는 거 괜찮지? 웃어야 사진 예쁘게 나와∼”라며 다독이는 모습이 많았다. 3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타워크레인 전복 사고를 당한 유가족을 위로한 자리에서도 문 후보는 유가족으로 추정되는 아이를 안고 같이 눈물을 흘렸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너와 나, 장애아 가족과 비장애아 가족이 함께하는 소풍’ 행사에서 문 후보는 지지자 30여 명이 몰려 행사장까지 전진하기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문 후보는 경호원들을 5m 밖으로 물리고, 지지자들과 일일이 사진을 함께 찍었다. 특히 어린이와 눈 맞춤을 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문 후보는 휠체어에 앉은 아이들과 인사할 때마다 무릎을 바닥에 대고 눈높이를 맞췄다. 문 후보가 약 1m 높이의 연단에서 아래에 서 있는 지지자들과 손을 잡으며 화답하는 것도 유세전의 단골 메뉴다. 자칫 지지자들이 문 후보의 손을 세게 잡아당겨 무대 아래로 몸이 쏠릴 수 있기 때문에 수행실장인 기동민 의원은 문 후보의 허리를 붙잡는다. 문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찍대문(사진 찍자는 사람 안 막는 대통령 문재인)’ 전략이다. 문 후보는 이날도 지지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다 시간이 지체돼 인권운동 출신 법조계 1세대 선배들과의 점심식사를 15분밖에 하지 못했다. 이후 KTX를 타고 경북 포항까지 이동하는 중에도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문 후보의 옆자리는 보통 수행팀장인 김경수 의원의 몫이지만 몰려드는 사진 촬영 요청에 유권자들에게 옆자리를 내주고 김 의원이 서서 가는 일도 잦다고 한다. 공개석상에서 유권자들과 만날 때는 최대한 격식 있는 복장을 중시하고 있다. 유세 연단에 오를 때는 언제나 구두를 신고 정장 차림을 고수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유세 단상 위에서 웃옷을 벗는 일이 종종 있지만 지금까지 유세 점퍼는 한 번도 입지 않았다고 한다. ‘통합 대통령’을 강조하고 있는 문 후보는 지난달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총 8400km를 이동하며 전국을 누비는 동안 호남(6회)보다 영남(8회)에서 더 많은 유세를 했다. 부슬비가 내린 가운데 진행된 부산 남포동 유세에서 문 후보는 연단에 오르자마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문 후보는 “부산이 디비졌네요(뒤집어졌네요)”라며 웃은 뒤 “3당 합당으로 갈라졌던 대한민국 민주화 세력이 다시 하나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설을 마치고는 노래 ‘뱃놀이’에 맞춰 노를 젓는 춤사위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문 후보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전투표 26% 달성! 내일 ‘프리 허그’ 약속을 지키겠다. (서울) 홍대에서 만나 뵙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후보 경호팀에는 비상이 걸렸다. 불특정 다수가 몰릴 수 있는 데다 위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내일 프리 허그 하면서 (문 후보를) 암살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 홍준표의 ‘흥’지역에 맞춘 노래 한곡조… ‘전국 노래자랑’ 유세“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3일 부산 중구 비프(BIFF)광장에 마련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의 유세 장소에 ‘돌아와요 부산항에’ 반주가 흘러나왔다. 곧이어 양복 상의를 벗은 채 마이크를 든 홍 후보가 유세 차량에 올라타자마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유세장에 모여든 인파 3만 명(경찰 추산)이 홍 후보의 노래를 따라 불러 일대에는 ‘떼창’ 무대가 펼쳐졌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7일부터 5일까지 전국 8010km를 순회한 홍 후보는 ‘전국 노래자랑 유세’로 국민에게 다가가고 있다.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희석시키면서 사연이 담긴 노래로 친근감을 더하려는 행보다. 3일 대구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가슴이 아프지만 표현을 못 하는 TK(대구경북) 지역의 보수층을 겨냥해 ‘홍도야 우지마라’를 불러 호응을 얻었다. 4일 충북 제천시에서는 ‘울고 넘는 박달재’를 열창했다. 그는 제천 유세 도중 “늘 부르는 노래가 있는데 (반주가) 준비됐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검사 시절) 청주지검에 있을 때 제천에 많이 왔다. 올 때마다 울고 넘는 박달재를 불렀다”고 소개했다. 선거운동원들이 가사가 적힌 메모지를 건네려 하자 홍 후보는 “내 가사 다 알아”라며 가사를 보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 홍 후보를 수행하고 있는 김명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홍 후보가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 500곡 정도를 외우고 있다”며 “옛날에 ‘약사 가수’ 주현미 씨가 인기를 얻었을 때 홍 후보에게 ‘검사 가수’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올 정도로 노래 실력이 수준급”이라고 전했다. 노래는 각 시도당의 추천을 받기도 하지만 주로 홍 후보가 직접 고른다고 한다. 느린 노래를 부를 땐 T사 노래방 기기의 ‘디스코 버전’ 반주를 즐겨 쓴다. 유세 현장의 홍을 돋우려면 ‘신나는 곡’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홍 후보의 애창곡은 ‘추풍령’이다. 선거운동 초반에는 추풍령을 위주로 부르다가 최근에는 ‘지역 맞춤별 선곡’으로 바꿨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유세에서 추풍령을 부른 뒤 “제가 18세 때 아버지가 준 1만4000원을 들고 동대구역에서 야간열차 타고 서울역에 왔다. 그때 추풍령을 지날 때 이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홍 후보가 ‘동남풍 전략’의 요충지로 보고 있는 TK 지역과 충북의 경계가 추풍령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유일하게 호남을 방문했던 1일 광주송정역 앞에서는 “영산강이 싫더냐, 내가 싫더냐”는 가사의 ‘영산강 뱃노래’를 부르며 광주에서 검사로 재직했던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5일 강원과 서울에서는 6곳이나 돌며 유세를 하는 바람에 시간에 쫓겨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일부 유세장에서는 지지자들이 “노래 한 곡 불러달라”며 아쉬워했다. 홍 후보가 노래를 하지 않을 때는 대신 자신이 주인공의 모델이 됐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제곡인 ‘백학(白鶴)’을 배경음악으로 유세장에 등장한다. 그는 이날 유세를 위해 강원 속초시에서 인제군으로 이동하면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페이스북에 “(모래시계의) 작가가 그 당시 많은 검사와 (취재차) 만났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22년 동안 선거에 (모래시계 검사를) 사용했는데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다가 이번에 느닷없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적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유세 도중 예정에 없던 양화대교를 찾았다. 사법시험 존치를 촉구하며 양화대교 아치 위에서 농성하고 있던 고시생에게 “내려오라”고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홍 후보는 양화대교 아치 밑에서 전화를 걸어 “집권을 하면 반드시 사시를 존치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서울 영등포역 유세를 하던 홍 후보는 양화대교에서 농성하던 고시생이 하루 만에 내려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기뻐하며 “사시는 서민들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유승민의 ‘반색’“굳세어라 劉” 젊은층 몰려… 종이학-손편지 선물도“힘내라 유승민! 우리가 지켜줄게요!” 5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입구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를 만난 시민들은 유 후보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거나, 손가락 4개를 펴면서 응원을 보냈다. 대부분 40대 이하의 젊은 지지층이었다. 20대 지지자들은 셀카 촬영을 요청하거나 자신이 가져온 책에 사인을 받았다. “굳세어라 유승민!”을 연호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유 후보는 전날 2시간밖에 잠을 못 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일일이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목소리는 쉴 대로 쉬어 있었다. 서울 태릉에서 왔다는 22세 청년은 “3일 서울 강남역 유세 때 못 줘서 다시 가져왔다”며 손수 접은 하늘색 종이학 400마리와 손편지를 전달했다. 바른정당의 당 색깔과 유 후보의 기호 4번의 의미를 담은 것. 유 후보는 양복 재킷을 벗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채 이곳에서 유세차에 오르는 대신 1시간 반가량 시민 1000여 명과 사진촬영을 했다. 하루 평균 2000명 이상과 함께 사진을 찍다 보니 하루 일정을 마칠 때쯤에는 디스크로 고생했던 허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을 정도지만 집단 탈당 사태 이후 오히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격려와 응원이 쇄도하고 있어 아픈 것을 잊고 있다고 한다. 유 후보의 일정을 동행하는 지상욱 대변인 단장은 “신생 정당이라 유세 현장에 군중을 동원할 여력이 없어 걱정했는데 젊은 지지층이 자발적으로 곳곳에서 찾아오기 시작했다”며 “보수 정당 후보 유세에 노인층보다 젊은층이 훨씬 많은 걸 보고 우리도 놀랄 지경”이라고 귀띔했다. 3일 강남역 유세에 모인 1000명도 대부분 50대 이하 젊은층이었다. 지지자들이 직접 쓴 편지를 전하며 울음을 터뜨리자 유 후보는 눈가가 촉촉해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 후보는 청중이 모인 곳에서 즉석으로 토론을 벌이는 유세를 하고 있다. 이날 오후 인천 차이나타운 입구에서도 유세차 위에서는 5분만 연설하고 맥주박스를 뒤집어놓은 ‘임시 연단’ 위에 서서 갈라진 목소리로 30분 동안 시민들의 질문에 답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한다는 20대 여대생은 “그동안 보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면 ‘꼴통’으로 취급받는 느낌이었는데 유 후보 덕분에 내가 당당하게 보수 지지자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당초 유세 동선은 차이나타운 길거리를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할 계획이었지만 즉석 토론이 끝나자마자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구가 쇄도했다. 결국 유 후보는 한 발짝도 걷지 못한 채 촬영이 끝나자마자 다음 유세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 ● 안철수의 ‘땀’“땀이 보여주는 진심은 통해” 120시간 뚜벅이“물이랑 윈드브레이커(바람막이 점퍼)입니다.” 봄비가 흩날린 5일 오후 1시 20분경.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사직구장으로 향하는 기자단 버스에 깜짝 동승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얼굴과 목덜미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기자가 ‘백팩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부탁하자 주섬주섬 자신의 백팩을 열어 보이며 수줍은 미소를 지은 채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했다. ‘뚜벅이’ 행보에 소지품을 보관할 백팩은 필수품이다. 가방 속에는 물티슈, 휴지, 선블록, 휴대전화 등이 들어 있었다. 김경록 대변인은 “(가방 안에) 초콜릿과 용각산도 있다. 경북 구미에서 (안 후보가) 면바지를 하나 더 샀다”고 귀띔했다. “왼손목에 차고 있는 건 뭔가요.”(기자) “이거는 ‘핏빗’이라고 하는데요. 얼마 전에 ‘차지2’ 모델로 교체했습니다. 어제보다 많이 걷겠지요.”(핏빗은 실시간 심박수로 활동량, 운동량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밴드다. 안 후보는 4일 1만2154걸음, 5일 오전 4572걸음을 걸은 것으로 기록됐다) 안 후보는 이날도 ‘걸어서 국민 속으로 120시간’ 캠페인을 이어갔다. 대형 유세 차량을 동원하는 기존 유세 방식에서 벗어나 도보와 지하철, 버스를 이용하며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는 취지다. 오전에는 초록색 방수 점퍼, 검은색 가방, 회색 운동화에 회색 면바지 차림으로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을 만났고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유엔기념공원에서 참배를 했다. 이어 지하철을 타고 어린이날 행사가 열린 해운대 벡스코를 찾았다. 근접 경호 인력은 1명이고 10m가량 뒤에 평복 차림의 경호관 4명이 따라왔다. 안 후보는 앙증맞게 ‘기호 3번 안철수’를 외치는 아이들을 환하게 웃으며 안아줬다. “박력 있게 하이소!”라는 한 할머니의 응원에는 웃음으로 답을 했다. “비를 맞으니 오히려 컨디션이 상쾌한데요?” 점심식사를 위해 찾은 중식당 화장실에서 땀에 젖은 녹색 와이셔츠를 갈아입으려고 했다. 이를 눈치 챈 식당 주인의 배려로 식당 내의 방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한 경호관은 “전날은 후보가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없었다”고 전했다. 안 후보가 걷는 유세에 나선 것은 ‘땀은 진심이요, 진심은 통한다’는 믿음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안 후보는 “국민 곁으로 다가가겠다고 생각했다. 통상 정당이 부산에서 유세한다고 하면, 호남과 경북 지역위원장까지 사람을 데려와서 많게 보이게 한다”며 “그런 식으로 3만 명이 모인들 부산 사람이 그중에 얼마나 되겠나”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시민들을 만나 뵐수록 변화에 대한 열망이 정말 뜨겁다고 느낀다. ‘1번→2번’ ‘2번→1번’으로 반복돼 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모님께서 나팔꽃을 키우시는데 나팔꽃이 오늘 10송이가 넘게 피었다. (부모님께서) 굉장한 길조라고 하셨다”는 말도 했다. 이후 안 후보는 사직구장, 남포동, BIFF거리를 찾았다. 안 후보는 발판에 올라서서 “국민께서 미래로 나아가는 선택을 해주실 것을 확신한다”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이 자신의 말을 중간중간 따라 하자 감정이 고조된 듯 잠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안 후보는 평소 시민들에게 ‘네’, ‘감사합니다’는 말로 차분하게 인사하며 감정의 변화를 잘 드러내지 않을 때가 많다. 찾는 장소마다 시민들이 안 후보를 에워싸면서 안 후보는 연신 카메라 포즈를 취했다. “3번 찍고 왔다”라는 지지자도, 안 후보를 위해 음료수를 준비해 건네는 시민도 있었다. 모든 과정이 페이스북과 유튜브로 생중계돼 조회수 31만5776회를 기록했다. 새로 갈아입은 녹색 와이셔츠에 금세 땀과 빗물이 뱄다.● 심상정의 ‘포옹’아픔 감싸는 손길… 소외계층과 함께 눈물 흘려햇살이 따가웠던 5일 낮 12시 10분경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광장.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의 유세를 듣던 10대 후반의 한 소녀가 안경 너머로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내기 시작했다. 연설이 끝나자 소녀는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심 후보의 품으로 조용히 다가가 아무 말 없이 고개 숙여 머리를 기댔다. 심 후보도 소녀의 어깨를 말없이 감싸 안았다. 심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유독 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다. 지난달 24일 전주시 전북대 앞 유세 현장에서 심 후보에게 꼭 안겨 울던 여대생, 지난달 30일 경북 성주군 마을회관 앞에서 심 후보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내던 학생, 1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심 후보를 꼭 안고 펑펑 울던 지지자의 모습들은 심 후보 유세 현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날 심 후보에게 다가갔던 소녀는 ‘왜 눈물을 흘렸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는데 갑자기 어린이날에도 공장에서 일하고 계신 엄마가 생각났다”며 “(심 후보가) 손으로 어깨를 감싸주는 동안 힘을 한 번 꽉 줬는데 왠지 모를 응원이 되는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심 후보를 현장에서 수행하는 안창현 비서실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치를 해왔던 심 후보의 진정성이 최근 TV토론회 등으로 부각되면서 차별받고 억압받는 이들이 심 후보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심 후보의 손은 쉴 틈이 없었다. 기호 5번을 강조하기 위해 지지자들과 손가락을 활짝 펴 ‘하이파이브’를 하고, 유권자들이 건네는 손을 맞잡고, 연설 도중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서는 허공을 갈랐다. 바쁜 와중에도 심 후보가 절대 잊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지지자들의 어깨를 감싸 안아주는 것이다. 심 후보는 셀카를 요청하는 지지자와 사진을 찍을 때도, 환호성을 지르며 다가오는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할 때도 꼭 상대방의 어깨나 팔을 끌어당겨 가볍게 포옹을 했다. 심 후보는 이날 광주 금남로 유세에서도 기호 5번을 상징하는 하이파이브를 지지자들과 할 때 단순히 손바닥을 치기만 하지 않고 살짝이라도 깍지를 끼었다. 정의당 관계자는 “시민이 많아 일일이 포옹할 수 없으면 ‘손가락 포옹’이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유세에서 심 후보는 “묻지 마 정권교체의 미래는 뻔하다. 머지않아 국민은 하나 마나 한 정권교체에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보다 큰 꿈인 60년의 승자 독식, 성장 제일주의 대한민국 노선 전환을 끌어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심상정이 표를 얼마나 얻느냐가 여러분의 삶과 대한민국을 바꿀 것”이라며 ‘사표 논란’ 잠재우기에도 집중했다. 전주와 광주에서 유세를 펼친 심 후보는 이날 저녁 목포로 넘어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포항·부산=유근형 noel@donga.com / 박성진 기자 / 강릉·속초=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 과천·인천·고양=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부산=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대선에서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가 11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유권자 4247만9710명 가운데 4, 5일 양일간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1107만2310명으로 투표율은 26.06%를 기록했다. 지난해 4·13총선 당시 사전투표율 12.19%보다 13.8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사전투표율이 껑충 뛰어오르면서 최종 투표율이 1997년 대선(80.7%) 이후 20년 만에 80%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2012년 대선 투표율은 75.8%였다. 지역별 사전투표율은 세종이 34.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남(34.04%) 광주(33.67%) 전북(31.64%) 등 호남 3곳이 나란히 2∼4위를 차지했다. 이 지역의 높은 사전투표율이 호남 표심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득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반면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22.28%)였다. 이어 제주(22.43%)와 부산(23.19%) 순이었다. 영남의 양 축인 대구와 부산의 낮은 사전투표율을 두고 보수층이 막판까지 ‘전략적 선택’을 고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헌정사상 처음 치러지는 대통령 보궐선거인 점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정치적 무관심이 높아지는 게 세계적 추세인데, 투표율이 올라간 건 지극히 예외적 현상”이라며 “국민의 힘으로 현직 대통령을 파면시킨 만큼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참여 욕구가 극대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1차 투표’가 끝난 만큼 후보들은 9일 있을 ‘2차 본투표’에 대비하고 있다. 문 후보는 5일 경북 포항 유세에서 “최순실 박근혜 국정농단 공범들이 아무런 반성 없이 또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대구경북을 호구로 여기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선거 막판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호소했다. 그는 “문 후보가 당선되면 60%의 국민은 당선 첫날부터 팔짱을 끼고 보고 있다가 조그만 실수라도 나오면 그때부터 광화문광장이 뒤집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문 후보의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에 다시 불을 지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마지막까지 보수 결집에 집중했다. 그는 “홍준표는 강성인데, 대통령 시켜놓으면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 갈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강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나라를 제대로 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재명 egija@donga.com / 포항·부산=유근형 기자}

“더 진보적인 세상도 좋지만 일단 정권교체를 해야 가능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일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텃밭인 경기 고양의 일산 문화광장에서 유세전을 펼치며 이렇게 말했다. 심 후보가 10%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진보층 표심을 잠식하자 이를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문 후보는 직속 통합국가추진위원회 한승헌 자문단장(전 감사원장)과 박영선 공동위원장으로부터 ‘통합정부를 위한 제안서’를 전달받고 ‘통합’ 대통령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의 차기 정부 장관 포함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 출마를 위해 탈당했던 무소속 홍의락 의원이 복당하면서 민주당은 120석을 회복했다. 문 후보는 “천군만마를 얻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통영함 납품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박종웅 전 의원도 이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문 후보는 이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의 표지모델로 선정됐다. 타임은 표지 제목에서 문 후보를 ‘THE NEGOTIATOR, Moon Jae-in aims to be the South Korean leader who can deal with Kim Jong Un(협상가 문재인, 김정은을 다룰 수 있는 남한의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이라고 적었다. 문 후보 측은 “문 후보가 집권한다면 국제적 이슈인 대북 문제를 전면에서 풀어갈 인물로 평가해 ‘협상가’라는 단어를 쓴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사가 북미 지역까지 포함된 국제판에 실릴지는 대륙별 편집회의를 거쳐 향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타임 아시아판은 2012년 대선을 앞둔 12월 발행본에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The Dictator‘s Daughter(독재자의 딸)’로 소개한 바 있다. 문 후보는 이날 한류 연예인들에게 무비자 입출국이 가능한 ‘APEC 기업인여행카드’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 SM아티움에서 열린 ‘한류문화콘텐츠’ 행사에서 그룹 슈퍼주니어 이특 씨 등과 만나 이렇게 약속했다. 한편 축구 선수 출신 이천수 씨는 이날 ‘TWO표 책임지자’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인증샷을 공개했다가 문 후보의 지지자들로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기호 2번)를 지지하는 ‘적폐 축구선수’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이 씨가 민주당 선대위 송영길 총괄본부장의 추천으로 민주당의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에 참여한 것을 홍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과거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참여자가 다음 참여자 2명(TWO)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TWO표 책임지자’라는 이름이 붙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해양수산부가 자리를 늘리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과 세월호 인양 지연을 두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내용의 SBS 보도를 놓고 3일 각 후보 측이 신경전을 벌였다. 문 후보 측은 이날 SBS를 항의 방문하고 “해당 보도가 최악의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어린 학생들 죽음을 이용해 대통령 한번 해보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대통령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참담하다.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2일 SBS의 보도는 “문 후보한테 (세월호 인양을) 갖다 바치면 문 후보가 약속했던 해수부 제2차관을 만들어 준다”는 등 익명의 해수부 공무원 발언을 근거로 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이 해수부의 조직 확대를 검토했던 정황은 실제로 있다. 국민의당이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오거돈 민주당 부산선대위 상임공동위원장은 한 토론회에서 “제가 (문) 후보와 대화도 했고, 정책팀이 움직이는 것으로 볼 때 해수부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보강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산 관련 차관을 신설하는 문제도 확정 단계고, 해양경찰도 다시 해수부로 가져오는 문제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문 후보가 세월호 인양 지연을 위해 해수부와 거래를 했다고 단정 짓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과 한국당도 해수부 확대 추진과 인양 지연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SBS 기자와 통화를 했다는 공무원이 이 사안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인물인지도 불확실하다. SBS는 ‘해당 해수부 직원이 장관, 차관, 인양 책임자는 아니다’고 민주당 측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인양 작업을 중국 업체가 맡고 있다는 점도 ‘인양 지연’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해수부 관계자는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 상하이샐비지가 우리나라의 정치적 사정을 감안해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인양 시기를 미뤘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SBS가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삭제하는 과정에 문 후보 측의 강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SBS는 이날 8시뉴스 시작과 함께 5분 30여 초를 할애해 보도 과정을 설명하고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김성준 앵커(보도본부장)는 “기사의 (원래) 취지는 정권교체기를 틈탄 부처 이기주의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인데, 게이트키핑 과정에 (자극적인 표현이 부각되는 등) 문제가 생겼다”며 세월호 유가족과 문 후보에게 사과했다. 이어 “기사 삭제는 제가 보도 책임자로서 내린 결정으로, 어떠한 외부 압력은 없었고, 앞으로 정치권은 해당 보도 내용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민 기자}

2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주요 대선 후보들은 본보가 ‘뉴리더십’의 핵심 덕목으로 제시한 언론과의 직접 대화를 한목소리로 약속했다. 본보는 3월 14일자 A1·3면에 보도한 대선 기획 ‘대한민국 뉴리더십 세우자 1회’를 통해 ‘매주 언론과 대화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는 내용을 언론 최초로 제안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국민과 어떻게 소통하겠느냐’는 질문에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대변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수시로 브리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민 대토론회를 여러 번 개최해서 국정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분기별로 한 번씩 청와대에서 청와대 국정브리핑을 하고, 기자들과 프리토킹하겠다”며 “프리토킹을 통해 국민 의견을 듣고 미리 예고하면 기자들이 국민의 의견을 전부 수집해서 물어줄 것으로 본다. (기자들과) 서로 무엇을 얘기하고 답하겠다고 약속하지 말고 프리토킹 소통해서 국민 의견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역대) 가장 기자회견을 많이 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뿐 아니라 수시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앵커 대담을 하겠다”며 “위원회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대통령 권한을 위원회에 이양하고 결정되는 것을 따르겠다”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가급적 자주 언론 앞에서 어떤 주제 제한 없이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다 얘기하겠다”며 “현장의 현안 있는 데서 국민 이야기를 다 듣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매주 TV 생중계되는 브리핑을 하고 기자 질문의 성역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5·9대선이 종반부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양강 구도가 깨지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상승세를 타며 ‘1강 2중’ 구도로 재편됐다. 여기에 2일 바른정당 소속 의원 12명이 홍 후보를 지지하며 집단 탈당하면서 이른바 ‘샤이 보수’ 표심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각 후보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문 후보는 40% 박스권에 갇혀 있고, 안 후보는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킬 묘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홍 후보는 보수 대결집을 노리지만 누구보다 ‘안티(반대)층’이 많다. 대선까지 남은 6일 그들의 대응 전략을 살펴봤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은 ‘1강-2중’ 구도가 굳어지면서 무난한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 의원들의 보수 단일화 추진 등 막판 변수 등장을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면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문 후보 측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집권 후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선 과반의 압도적인 지지가 필요하지만 문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40% 안팎 박스권에 묶여 있고 추가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기간 전 마지막인 2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38.6%(문화-엠브레인), 39.3%(중앙조사연구팀) 등 박스권(35∼40%)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 성향의 표심을 일부 흡수하면서 지지율이 10%대에 육박한 것도 고민거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정치적 의사 표시를 유보했던 ‘샤이 보수’ 유권자들이 막판 투표소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선거일을 앞두고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홍 후보와 심 후보에게 동시에 견제구를 날렸다.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홍 후보가 2등으로 치고 올라오는 게 가시화된 느낌이다. 보수가 총결집하면 알 수 없는 판으로 바뀐다”며 위기론을 강조했다. 이어 이날 바른정당 의원 12명이 탈당해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막말 대통령 후보와 철새들의 도래지가 될 거냐”며 “어떻게 자기들이 탄핵한 정당으로 다시 가냐. 수없이 많은 이합집산을 봤지만 이번 건 정말 심하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의 상승세에 대해서는 “정의당에 대한 지지는 다음 선거에 해도 된다. 정권교체에 집중하는 게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이에 심 후보는 “대표적인 갑질”이라며 “1등 하는 문 후보의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대선 이젠 ‘손으로’ 뛴다.-19대 대선은 SNS 선거전#.2‘36회(2012년 대선)→23회(2017년 대선)’ 18대, 19대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초반 15일 동안 진행한 현장 유세 횟수입니다.#.3두 발로 뛰기보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스마트 선거운동이 전면에 부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후보를 홍보하는 수단에 불과했던 SNS가이번 대선에는 선거운동을 대체할 만큼 파괴력을 갖게 됐다는 의미겠죠.#.4각 후보들은 적은 수의 유권자를 만나더라도후보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는 스토리를 기획하고 이를 ‘온라인 생중계’하고 있습니다.#.5또한 각 당은 현장 생중계 라이브(LIVE) 팀을 꾸리고후보의 일정을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하고 있죠.생중계 화면은 현장에 오지 못하는 유권자들을 위해현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와이드샷을 주로 활용합니다.#.6SNS가 젊은 세대만을 위한 도구라는 편견도 깨지고 있습니다.각 후보 캠프는 4060 맞춤형 SNS 홍보 전략을 적극 개발해 보급하고 있죠.#.7안철수 후보 측은 온라인 게시물과 카드뉴스의 제목을노안이 많은 장년층을 고려해 최대한 크게 뽑고 있습니다.‘이장님¤ 통장님¤ 기본 수당을 50% 인상하겠습니다’ 등장년층 맞춤 카드뉴스는 화제가 됐었죠.#.8문 후보 측은 스타크래프트의 ‘문재인 맵(바탕화면)’을 만들어유저들에게 무료 배포해 주목받았습니다. 1990년대부터 이 게임을 즐겼던 40대 이상 장년층 게임 유저들의 감수성을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9홍준표 후보는 주요 지지층을 감안해 길이를 짧게 편집하고자막을 크게 넣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TV토론과 유세 당시 직설적인 비판을 한 내용에 집중해 편집한‘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 시리즈가 호응을 얻고 있죠. #.10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은 ‘심상정을 엄마에게 보여드리자’ 캠페인을 펼칠 계획입니다.TV토론회마다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편집해 공개하는데, 이를 부모님 세대와 공유해 달라는 것이죠.#.11SNS는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열세에 놓인 조직력을 SNS 유세전으로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죠. #.12오늘 본 후보별 SNS 홍보물 중 가장 눈에 띄는건 무엇이었나요.원본: 유근형 noel@donga.com·장관석·강경석 기자기획·제작: 김재형 기자·김유정 인턴}

‘36회(2012년 대선)→23회(2017년 대선).’ 두 번째 대선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초반 15일 동안 진행한 현장 유세 횟수다. 2012년 첫 번째 도전 당시보다 현장 유세 횟수가 줄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들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는 ‘발로 뛰는 선거운동’보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스마트 선거운동이 전면에 부각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대선까지는 후보를 홍보하는 수단에 불과했던 SNS가 이번에는 선거운동을 대체할 정도의 파괴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현장 유세 줄이고, 모든 일정 온라인 생중계 5당 후보들은 적은 수의 유권자를 딱 한 번 만나더라도 후보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만남을 기획하고, 이를 ‘온라인 생중계’하고 있다. 문 후보가 1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군 장병 부모 애인들과의 대화’도 그런 포맷이다. 각 당은 10여 명의 현장 생중계 라이브(LIVE) 팀을 꾸리고 후보의 거의 모든 일정을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윤영찬 SNS공동본부장은 “약 2만 명이 모인 부산 현장을 2만 명이 넘는 누리꾼이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봤다”며 “후보가 무작정 많은 지역을 도는 것보다 한 번을 가더라도 어떤 스토리를 입힐지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생중계 화면은 현장에 오지 못하는 유권자들을 위해 후보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현장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는 와이드샷을 활용하는 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역 유세 현장을 최신 가상현실(VR) 기능을 접목한 ‘강철수TV 360VR’로 중계하고 있다.○ 2030세대 넘어 4060세대 겨냥하는 SNS 홍보 SNS가 젊은 세대만을 위한 도구라는 편견이 이번 대선에서 깨지고 있다. 각 후보 캠프들은 4060 맞춤형 SNS 홍보 전략을 적극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특히 장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카카오톡용 게시물과 카드뉴스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온라인 게시물과 카드뉴스의 제목을 노안이 많은 장년층을 고려해 최대한 크게 뽑고 있다. ‘이장님∼ 통장님∼ 기본 수당을 50% 인상하겠습니다’ 등 장년층 맞춤 카드뉴스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종합 홍보 애플리케이션 리얼스캔도 안 후보의 4060세대 지지자 약 1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쇼핑몰 형식을 활용한 정책홍보 사이트 ‘문재인 1번가’로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스타크래프트의 ‘문재인 맵(바탕화면)’을 만들어 유저들에게 무료 배포해 주목을 받았다. 1990년대부터 이 게임을 즐겼던 40대 이상 장년층 게임 유저들의 감수성을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주요 지지층이 50대 이상인 점을 감안해 길이를 짧게 편집하고 자막을 크게 넣는 스마트폰용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TV토론과 유세 당시 문 후보와 안 후보를 향해 직설적인 비판을 한 내용만 집중 편집한 ‘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 시리즈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당 함진규 홍보본부장은 “국민을 대변해 청량감 있는 시원한 목소리를 내 중장년층의 지지를 결집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은 ‘심상정을 엄마에게 보여드리자’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심 후보 측은 TV토론회마다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편집해 공개하는데, 이를 부모님 세대와 공유해 달라는 것이다. 정의당 선대위 이석현 SNS부본부장은 “심 후보의 최근 지지율 상승에는 토론회 편집 동영상이 큰 영향을 끼쳤는데, 이 효과를 5060세대까지 전파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SNS 선거전의 효과는 유권자들의 참여와 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 후보 측은 ‘파란을 1으키자’라는 온라인 캐치프레이즈를 공개했는데 지지자들이 이를 활용한 다양한 패러디물을 만들어 확대 재생산했다. 기존 선거 포스터와 달리 양손을 번쩍 든 사진을 게시했던 안 후보는 온라인을 통해 ‘V포즈 인증샷 찍기 캠페인’을 펼쳐 홍보 효과를 거뒀다.○ 네거티브 대응도 SNS 퍼스트 SNS는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신생 정당 후보인 탓에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열세에 놓인 조직력을 SNS 유세전으로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넉넉하지 못한 선거 비용 때문에 방송 광고를 많이 하지 못하는 점도 SNS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개혁적인 보수층을 주요 지지층으로 보고 있어 가벼운 이미지보다는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SNS를 활용하고 있다. 육아휴직, 일자리 정책, 복지 정책 등을 발표하는 현장 동영상을 10분 내외로 편집해 ‘능력 있는 대통령 유승민이 만드는 나라’ 시리즈로 제작했다. 안 후보는 유치원 증설 논란 등으로 지지율에 타격을 입은 이후 ‘팩트안팩트’()를 만들어 네거티브에 대응하고 있다. 국민의당 선대위 김수민 뉴미디어본부 수석부본부장은 “2030세대는 포지티브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고, 4060세대는 네거티브 대응 콘텐츠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장관석·강경석 기자}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찬조연설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초반 ‘통합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해 찬조연설을 활용했다. 1호 찬조연설자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아내 민주원 씨를 투입했고,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였던 것으로 알려진 김광두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서강대 석좌교수)이 나섰다. 선거 중반부에는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인물들이 찬조연설을 맡고 있다. 지난달 29일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나섰고, 30일에는 ‘초인종 의인(義人)’ 고 안치범 씨의 어머니 정혜경 씨가 출연해 “치범이가 바라던 세상을 만들어 주실 분”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의사,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전문가를 중용한다’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찬조연설을 활용하고 있다. 안 후보는 1호 찬조연설자로 첫 전투병과 여성 장군인 송명순 씨를 내세웠다. 이어 조영달 서울대 교수(사회교육), 김민전 경희대 교수(정치학)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앞세워 ‘혁신, 미래’의 가치를 띄웠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부인 이순삼 씨를 1번 주자로 내세웠다. ‘설거지 발언’ 등으로 불거진 성차별 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서였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측은 각 11차례씩, 홍 후보 측은 4차례 찬조연설을 할 계획이다.유근형 noel@donga.com·홍수영 기자}

《 5·9대선을 열흘 앞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 일제히 차기 국정운영 방향과 내각 구상에 대한 밑그림을 밝히기 시작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밝혀야 한다는 동아일보 등의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한 주도권 경쟁인 셈이다. 각 후보 진영은 앞으로 투표일 전까지 국무총리 및 주요 장관 후보자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신선하고 다양한 인물을 제시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정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쟁적으로 인재 영입전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 문재인측, 통합정부 구성 원칙 공개“진보-보수 폭넓게 기용 드림팀 구성”… 정의당-국민의당과 입법연대 추진통추위 위상 놓고 “인수위 성격” 논란도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리면서 문 후보 측의 차기 정부 내각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후보는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선거 전에 밝힐 경우 “대통령이 다 됐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국무총리 등 내각 인선 공개에 신중한 입장이다.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비영남 탕평 총리’ 수준의 인선 원칙만 밝히고 “내각 인선을 위한 별도의 조직은 없다”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은 5월 9일 선거가 끝나고 당선자로 확정되는 순간 임기가 시작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이 곧바로 새 정부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문 후보 등 대선 후보들은 물밑으로 인선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 직속 통합정부추진위원회(통추위)가 28일 ‘내각 국민추천제’ 등 통합정부 구성 원칙을 밝혔다. 문 후보는 이 원칙들을 바탕으로 내각 인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통추위 박영선 공동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당의 충분한 협의 △국무총리의 각료 제청권 보장 △지역사회 언론 인터넷을 통한 인사 공개추천제 등을 제시했다. 이 방안에는 한승헌 통추위 자문단장(전 감사원장)의 의사가 강하게 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내각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안에 드는 인재라면 누구나 폭넓게 기용해 ‘통합 드림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추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같이 새 정부의 인선 작업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통합정부의 구성 방식, 인선 기준, 국정운영 방식, 여야가 합의 가능한 개혁 우선 과제 등을 제시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문 후보는 통추위가 제시하는 통합 정부 구성 로드맵을 참고해 내각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추위는 이날 통합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밝혔다. 청와대-국무총리-부처로 이어지는 수직적 하향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장관책임제, 내각 연대책임제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혁 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민의당 정의당 등과 정책·입법 연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뿌리가 같은 국민의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설명했다. 통추위는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발간하는 대통령 지침서와 같은 통합정부 지침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1차 보고서는 이르면 다음 달 3일 발표된다. 통추위가 이날 밝힌 내용이 차기 정부 구성을 준비하는 인수위 성격으로 비치면서 통추위의 위상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일부 긴장관계가 거론되기도 했다. 비문(비문재인) 성향 의원들이 주도하는 통추위가 큰 틀의 정부 구성 원칙을 밝힌 것에 대해 당내에선 견제 기류가 나온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추위는 당내 통합을 위해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강조한 ‘협치’의 가치를 수용하는 차원에서 꾸려졌다”며 “당내에 통합 정부 운영을 위한 여러 위원회가 존재하는데, 통추위 안은 여러 방안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안철수, 패권세력 뺀 연대 승부수“내각 중심 국정… 민정수석실 폐지임기단축 개헌, 국회 뜻 따를 것”… 김종인에 공동정부 준비위원장 제안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8일 개혁공동정부를 통해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승부수를 띄웠다. 전날 안 후보와 전격 회동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합류 의사를 즉각 밝히지는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입장을 이틀 뒤인 30일 내놓기로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반대 세력과 계파 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모든 합리적 개혁 세력과 힘을 합쳐 이 나라를 바꾸겠다”며 ‘권력의 분산과 협치를 통한 개혁공동정부 구상’을 밝혔다. 지지율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격차가 벌어지자 보수층을 붙잡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위한 명분을 주며 후보 단일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안 후보는 “5월 10일부터 대통령과 청와대 권한을 축소하는 청와대 개혁에 착수하겠다”며 대통령민정수석실 폐지, 대통령의 정당 인사 불개입 등을 제시했다. 그는 “청와대 비서실을 축소하고 내각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국민을 위한 개혁과 협치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 정치세력과 함께하겠다. 각 당의 좋은 정책을 과감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어 “책임총리, 책임장관제를 통해 국가 개혁과제를 내각이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해 (총리를) 추천하면 그에 따르겠다”며 “책임장관은 책임총리의 추천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안 후보는 “국회의장, 정당 대표, 국회의원과 상시 소통하겠다”며 “국회 대표와의 회의를 상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를 위해 당 외부에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회를 만들고 김 전 대표에게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임기 3년 단축론에 대해 “이제 국회에서 국민 의사를 반영해 결정이 되면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하면서도 이에 대한 뚜렷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당초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다가 이를 취소하면서 여러 해석을 낳았다. 안 후보가 ‘임기 3년 단축론’을 공개적으로 명시하지 않자 뜸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나눈 얘기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다”며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다. 김 전 대표는 29일 TK(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TK 민심을 청취한 뒤 30일 위원회 운영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의 최측근인 최명길 의원은 “김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3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누가 문 후보를 이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후보를 반대하고 집권을 막기 위해 다른 후보끼리 연대하는 건 저급한 행동이 아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당선이 유력해진 것은 마린 르펜 후보를 반대하는 의사가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7일 집권 시 임명할 첫 국무총리를 대선 투표 전 공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또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해 미국과 원자력 협정 개정 논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文, “초대 총리는 非영남”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집권 시 총리로 호남 인사를 염두에 두느냐’는 질문에 “특정 지역을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기 어렵지만, 염두에 둔 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총리는 대탕평, 국민대통합 관점에서 인선할 계획이고 제가 영남(출신)인 만큼 영남이 아닌 분을 초대 총리로 모시겠다”고 덧붙였다. 총리 인선 발표 시점에 대해 문 후보는 “(투표 전) 마지막 단계에 가면 가시적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후보는 2월 12일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출연해 차기 정부 첫 총리 인선에 대해 호남 총리를 시사했다. 문 후보는 “제가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탕평을 이루면서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진보 보수라는 것을 뛰어넘어서 함께 할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달 15일 전남 여수를 방문해선 “다시는 호남 홀대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특히 저는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총리부터 시작해서 인사도 확실하게 탕평 위주로 하겠다”라고 말했었다. 국민의당은 이를 근거로 “문 후보의 호남 총리는 또다시 거짓말이었느냐”고 비판했다. 차기 정부 조각을 둘러싼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문 후보 주변에서는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다. 인선의 하이라이트인 총리를 두고서는 ‘호남 총리론’, ‘충청 총리론’, ‘50대 총리론’, ‘경제 관련 인사 등용’ 등 각종 설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 본인이 2, 3명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건 시간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문 후보가 ‘대탕평’을 강조한 만큼 국민의당, 정의당 인사의 입각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문 후보는 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김부겸 의원 등에 대해 “국정 경험을 쌓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한편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해 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과거 외교통상부의) 통상 부분을 산업통상자원부로 보낸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통상은 외교부로 복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 때 정보통신부나 과학기술부 같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컨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 “북, 핵실험 한다면 대화 불가능” 문 후보는 토론회에서 북한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만약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상당 기간 대화는 불가능해지고, 다음 정부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어렵다”며 “(핵실험은)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체제 유지 보장을 더 희박하게 만드는 어려움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해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개정하겠다”며 “핵을 무기로 사용하지 않고 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국제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는 “부품이 옮겨진 것과 설치, 운영은 또 다른 문제”라며 “이 문제에 대해 미국, 중국과 대화할 여지가 남아 있고, 국내적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동성애 논란에 고개 숙인 文 최근 TV토론에서 동성애 반대 입장을 밝혔던 문 후보는 이날 “성소수자분들께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또 “성소수자분들의 기준에 비춰보면 제 말씀이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저는 현실 정치인으로서 제 입장을 밝혔던 것이고, 그 간극에 대해서는 이해를 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동성애 논란에 대해 “에이즈가 그렇게 창궐하는데, 하나님의 뜻에 반해요. 그래서 안 돼요”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단계적 증세(增稅) 방안을 공약집에 담아 이르면 27일 공개하기로 했다. 증세 재원은 문 후보가 복지 및 일자리 공약을 달성하고 중소·벤처기업 등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사용된다. 증세 방안으로는 고소득자의 세율(현행 40%)을 상향하고, 주로 대기업에 혜택이 가던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와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R&D 세액공제) 등은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 조치만으로 국가 재정 확충이 부족하면 기업의 법인세 최저한세율(각종 조세 감면을 받더라도 내야 하는 최소한의 세금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세율)과 대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 후보 측은 세율 인상 폭은 추후 국회 협상 과정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공약집에 담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공약 작업 초기에 구체적인 세금 인상 폭을 명시하는 것이 검토됐지만, 차후 여야 협상 과정에서 전략상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어 구체적 수치는 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논의 과정에서는 과세표준 3억 원 이상 고소득자의 세율을 현행보다 2%포인트 올리고, 과표 500억 원 이상 대기업의 최고세율을 지금보다 3%포인트 높은 25%까지 올리는 방안 등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28일 최종 공약집 공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문 후보는 26일 ‘안보 행보’에 전념하면서 보수층과 국민의당이 연일 제기하는 안보관 의혹을 불식하는 데 주력했다. 문 후보는 최근 TV토론회에서 ‘북한 주적 논란’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논란’ 등 안보관과 관련한 검증 공세를 받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국회 앞에서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 선언’을 열고 “국민은 성실히 국방의무를 이행하는데 자칭 보수정치 세력은 병역을 면탈하고 특권을 누렸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끊임없는 색깔론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안보를 허약하게 한 가짜 안보 세력이고 끝없는 방산 비리로 국민 혈세를 도둑질하고 안보를 구멍 낸 파렴치한 세력으로,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지지 선언에는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한창익 대한민국 병장전우회장, 최준택 전 국가정보원 3차장 등이 참여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창당 이래 이렇게 많은 장성을 비롯한 국방안보 전문가들이 지지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제 민주당의 국방안보는 역대 최강이며 안보 최고당이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삼국지에서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가 백전노장 황충이 유비를 도와 군정을 하는 장면인데, 오늘 저는 1000명의 황충과 함께 진짜 안보 정권 창출에 나서고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포천시 육군 승진과학화훈련장을 방문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 정부 측 인사들과 함께 2017 통합화력격멸 훈련을 직접 참관했다. 문 후보가 경제, 교육, 복지, 4차 산업혁명 등 대선의 다양한 이슈 가운데 최근 안보에 집중하는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10%포인트 안팎으로 앞서면서 국면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이슈를 제기했다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고의적, 반복적으로 불량식품을 만드는 업체와 사업자를 시장에서 영구 퇴출하는 내용의 ‘먹을거리 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고 판매중개업자에게도 책임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은 25일 바른정당 유승민,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3자 단일화’ 추진에 대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반국민연대, 탄핵반대세력과 손잡는 반민주연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역사의 명령을 거역하는 반역사연대”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선대위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3자 단일화’에 대해 “명분도 실리도 가능성도 없다”며 “어떤 명분으로 포장해도 국정 농단 세력의 정권 연장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바른정당은 탄핵반대세력을 질타하면서 건전 보수의 깃발을 들고 창당한 거창한 꿈은 벌써 접었는지 묻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국민의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이 이날 “우리는 그대로 (연대 없이) 가겠다”며 단일화 제안을 일축했지만 향후 단일화가 재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단일화 목소리가 남아 있고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커지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단일화가 성사돼도 현재의 대선 판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만약 국민의당을 제외하고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보수 단일화가 성사되면 오히려 득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범(汎)보수 단일 후보가 탄생할 경우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보수 표심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을 포함한 3자 단일화에 대해서도 “성사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설사 3자 단일 후보가 나와도 파괴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3자 단일화가 되는 순간 안 후보가 부르짖던 ‘새 정치’는 공염불이 되고, 국민의당의 주요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급격히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휴가·레저 정책을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했다. 문 후보는 “휴식이 곧 새로운 생산이다. 쉴 권리를 찾아드리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노동자들이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따라 연차 휴가를 다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명절과 어린이날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칠 때 평일 하루를 휴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제한적 대체공휴일제를 성탄절 등 나머지 공휴일로도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1년 미만 비정규직에게는 매월 1일 유급 휴가를 부여하고, 영세 기업 종사자들에게는 기업과 정부가 각각 10만 원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