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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시 주요 지수와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또다시 관세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시장은 관세 불확실성을 ‘뉴 노멀’로 보고 공포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다만 실제 고율 관세 부과가 확실시되면 또다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3% 오른 44,650.6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27% 상승한 6,280.46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09% 오른 20,630.66에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는 올 들어 각각 6번째, 5번째 경신이다. 가상자산인 비트코인도 장중 11만8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연일 최고치를 뛰어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두고 “시장이 더 이상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믿지 않는다”며 잦은 유예와 협상 속에 관세 위협을 협상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인공지능(AI)에 대한 실적 기대감과 미 의회가 다음 주를 ‘가상화폐 주간(Crypto Week)’으로 지정하고 지원 법안 통과를 예고한 것이 증시와 비트코인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다시 불붙은 美증시… 관세에 내성 생긴 시장, AI 실적도 낙관S&P500 4월 급락 이후 26% 올라나스닥 올해 5번 역대 최고치 경신일각 “1990년대 나스닥 강세장 비슷”‘가상화폐 주간’ 비트코인도 급등“미국의 경제적 독립을 선언하겠다.” 올해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던 날, 미 증시는 연이어 폭락했다. 일주일도 안 돼 전격 90일 유예를 발표하기 전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 이상 폭락해 팬데믹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랬던 미 증시가 다시 질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내성이 생긴 시장은 다음 주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공지능(AI) 낙관론에 기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하 기조도 자산 유동성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선 1990년대 중반 나스닥의 강세장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시 불붙은 美 증시와 비트코인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산업 필수 금속인 구리에 50%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브라질에 고율관세 위협을 가했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AI 칩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으로도 4조 달러를 세계 최초로 넘어서며 시장은 더욱 들썩였다. 4월 상호관세 발표 직후 4,982.77까지 급락했던 S&P500 지수는 9일 관세 부과 유예 발표 직후 오르기 시작해 10일 6,280.46까지 약 26% 급등했다. 지난달 26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처음으로 최고치를 찍은 S&P500 지수는 최근 보름 동안 네 번이나 기록을 갈아치웠다. 나스닥 지수도 올해 5번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위험 자산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가상화폐도 급등 중이다. 가상자산 정보 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6.15% 상승한 11만8257.32달러에 거래돼 11만8000달러도 넘어섰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8% 이상 올라 3000달러대를 뚫었다.● 트럼프 관세 위협 약발 떨어졌나 전문가들은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내성이 생겼다고 보고 있다. 관세 위협이 협상 수단이라고 보고 모두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완화되고, 대중 반도체 수출 제재에도 AI 기업들이 탄탄한 실적을 발표한 점이 주효했다. 올 5월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 기준 1분기(2∼4월) 매출이 44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다. 시장의 활황에 가상화폐에 대한 미국의 정책도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 공화당은 14일부터 한 주간을 ‘가상화폐 주간(Crypto Week)’으로 정하고 가상화폐 업계가 요구해 왔던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비롯한 가상화폐 관련 3개 법안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나스닥 수익률 추이가 1990년대 중반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하기인 점과 함께 파괴적 기술 혁신기라는 점이 흡사하다는 설명이다. 당시에는 윈도 운영체제 등장에 따른 PC혁명, 현재는 AI의 등장이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 공동창업자 제시카 레이브는 보고서를 통해 “1990년대와의 비교가 또 다른 버블이 터질 것이라는 경고는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미 기술 대기업들이 AI의 혁신적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증시 상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어 향후 변동성이 커질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시장이 무역 갈등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보편 관세를 기존 10%에서 15∼20%로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해 아시아 증시가 일부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미 증시 선물도 장중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의 경제적 독립을 선언하겠다.”지난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던 날, 미 증시는 연이어 폭락했다. 일주일도 안돼 전격 90일 유예를 발표하기 전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 이상 폭락해 팬데믹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랬던 미 증시가 다시 질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내성이 생긴 시장은 다음 주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공지능(AI) 낙관론에 기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하 기조도 자산 유동성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선 1990년대 중반 나스닥의 강세장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시 불붙은 美 증시와 비트코인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산업 필수 금속인 구리에 50%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브라질에 고율관세 위협을 가했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AI 칩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으로도 4조 달러를 세계 최초로 넘어서며 시장은 더욱 들썩였다. 4월 상호관세 발표 직후 4,982.77까지 급락했던 S&P500지수는 9일 관세 부과 유예 발표 직후 오르기 시작해 10일 6,280.46까지 약 26% 급등했다. 지난달 26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처음으로 최고치를 찍은 S&P500 지수는 최근 보름 동안 네번이나 기록을 갈아치웠다. 나스닥 지수도 올해 5번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위험 자산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가상화폐도 급등 중이다. 가상자산 정보 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6.15% 상승한 11만8257.32달러에 거래돼 11만8000달러도 넘어섰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8% 이상 올라 3000달러대를 뚫었다.● 트럼프 관세 위협 약발 떨어졌나전문가들은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내성이 생겼다고 보고 있다. 관세 위협이 협상 수단이라고 보고 모두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완화되고, 대중 반도체 수출 제재에도 AI 기업들이 탄탄한 실적을 발표한 점이 주효했다. 올 5월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 기준 1분기(2~4월) 매출이 44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다. 시장의 활황에 가상화폐에 대한 미국의 정책도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 공화당은 14일부터 한 주간을 ‘가상화폐 주간(Crypto Week)’으로 정하고 가상화폐 업계가 요구해 왔던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비롯한 가상화폐 관련 3개 법안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나스닥 수익률 추이가 1990년대 중반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하기인 점과 함께 파괴적 기술 혁신기라는 점이 흡사하다는 설명이다. 당시에는 윈도 운영체제 등장에 따른 PC혁명, 현재는 AI의 등장이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 공동창업자 제시카 레이브는 보고서를 통해 “1990년대와의 비교가 또 다른 버블이 터질 것이라는 경고는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미 기술 대기업들이 AI의 혁신적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증시 상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어 향후 변동성이 커질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불름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시장이 무역 갈등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보편 관세를 기존 10%에서 15~20%로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해 아시아 증시가 일부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미 증시 선물도 장중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갤럭시 인공지능(AI)은 여러분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고, 최신 카메라는 당신을 보고, 이해하고, 반응할 것입니다.”(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사진)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강변의 대형 문화공간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삼성전자의 공식 글로벌 신제품 공개행사인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이 개최됐다. 매년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열리는 언팩이 뉴욕에서 개최된 건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하드웨어 혁신, AI와 결합이날 행사장 앞에는 아침 일찍부터 세계 각국에서 온 기자들과 인플루언서, 파트너사 관계자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삼성전자는 △두께, 크기, 무게 모두를 획기적으로 혁신한 초슬림 대화면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과 △커버 디스플레이 전체를 스크린으로 쓸 수 있도록 진화시킨 동시에 화면 크기를 키운 ‘갤럭시 Z 플립7’ △10% 이상 두께를 줄이고 최첨단 센서로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 워치8’ 시리즈를 공개했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혁신적으로 진화한 하드웨어 외에도 갤럭시만의 AI 기능이 대거 공개됐다. 텍스트뿐 아니라 소리와 이미지, 영상, 센서 데이터 등을 이해해 이용자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멀티 모달’ 기능이 대표적이었다. 옷장 영상을 찍고 저녁 약속에 어울리는 옷차림을 물으면 코디를 제안해 준다거나, 고장난 기계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물어보면 고치는 법을 알려주는 것도 가능했다. 특히 구글 제미나이 AI를 활용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을 쓰면 화면 위에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만으로 이미지와 관련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 등을 보다가 궁금한 제품이 있을 때, 심지어 게임 도중에도 AI 검색 및 질문 주고받기가 가능했다. 포토샵이나 별도 이미지 편집 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사진 속 불필요한 대상을 지우거나 손쉽게 동영상 편집이 가능하도록 한 기능도 큰 호응을 얻었다. ● 노화 지표 측정 기능에 워치 체험 ‘북적’ 언팩 관람객들은 프레젠테이션 직후 옆 건물에 마련된 체험장으로 이동해 신제품들을 모두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갤럭시 S25 울트라만큼 얇고 무게는 오히려 더 가벼운 갤럭시 Z 폴드7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심지어 행사장 한쪽에서는 갤럭시 Z 폴드7의 무게를 콘칩 과자봉지와 비교할 수 있는 저울까지 마련돼 있었다. 갤럭시 Z 폴드7은 콘칩보다 가벼웠다. 한 참가자는 “정말 봉지 속에 (무거운 물체가 아닌) 과자가 든 게 맞냐”며 봉지를 흔들어 보고는 “정말 흥미롭다”고 호응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이탈리아 출신의 인플루언서 마르코 씨는 “우리처럼 사진과 영상을 많이 찍는 인플루언서들에게는 휴대성이나 화면 크기, 2억 화소 카메라 등 모든 면에서 꼭 사고 싶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 워치8의 헬스 케어 기능에 대한 관람객들의 호기심도 컸다. 갤럭시 워치8에는 워치 뒷면 센서에 5초 정도 엄지 손가락을 대고 있으면 체내의 항산화 성분 수치를 측정해 보여주는 기능이 담겼는데, 항산화 수치가 노화 지표와 관련 있다 보니 신체 나이를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언팩 행사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 사장은 “올해는 기존 2억 대 목표의 2배인 4억 대 이상의 제품에 갤럭시 AI를 탑재하는 게 목표”라며 “(두 번 접는) 트라이 폴드 스마트폰 역시 연말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관세 리스크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는 그 어떤 회사보다 세계 곳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며 “강점인 유연한 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삼성전자의 공식 글로벌 신제품 공개행사인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이 개최됐다. 매년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열리는 언팩이 뉴욕에서 개최된 건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전날 삼성전자는 이날 공개할 ‘갤럭시 Z 폴드7’와 ‘갤럭시 Z 플립7’,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사양을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사전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갤럭시 Z 폴드7은 바 타입 스마트폰인 갤럭시 S25 울트라만큼 얇고 가벼워졌고, 갤럭시 Z 플립7은 커버 디스플레이 전체를 스크린으로 쓸 수 있도록 진화시킨 동시에 화면 크기를 키웠다. 또 갤럭시 워치8은 기존보다 10%이상 두께를 줄이면서도 첨단 센서를 통해 각종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그만큼 이들 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언팩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이날 언팩 행사장은 뉴욕 맨하튼 동쪽의 이스트강 건너 브루클린 강변의 대형 문화공간 ‘듀갈 그린하우스’에 마련됐다. 뉴욕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인 브루클린 다리 바로 근처에 자리한 장소다. 맨하튼과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수단 중 하나인 뉴욕시티 페리를 타고 행사장을 향해 가니 멀리서도 한 눈에 삼성로고로 랩핑된 행사장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이스트강을 오가는 많은 뉴요커와 관광객들에게 호기심을 자아낼 만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브루클린 다리는 19세기 당시에 혁신적 기술과 노력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강철 와이어 다리”라며 “삼성 역시 기술과 인간을 연결한다는 마음으로 신제품을 준비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언팩 행사는 오전 10시부터였지만 한 시간 전부터 행사장 앞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기자들과 인플루언서, 파트너사 관계자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한 때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는데 일명 ‘갤럭시 마니아’로 이름난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축구스타 티에리 앙리가 대기줄 옆을 지나갔기 때문이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앙리는 “나는 아이폰을 써본 적이 없다. 나는 늘 한국인이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는데 이 같은 제품 충성도에 초청을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오전 10시부터 행사장 내부에서 언팩 공식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됐다. 수백석 규모의 행사장이 한개의 빈자리도 없이 꽉 찬 가운데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개된 신제품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 됐다.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삼성전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삼성 휴대전화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고, 삼성 스마트폰과 함께 살아가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이용자들의 일상 이야기를 통해 기술과 사람의 연결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두께, 크기, 무게 모두를 획기적으로 혁신한 초슬림 대화면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의 모습이 대형 모니터를 통해 공개되자 객석에서는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무대에 오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Z 폴드7은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삼성전자의 가장 진보한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라며 “역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에 갤럭시 AI, 2억 화소 카메라, 대화면 디스플레이, 고성능 칩셋을 모두 결합했다”고 밝혔다. 관람객들은 언팩 프레젠테이션 직후 옆 건물에 마련된 체험장으로 이동해 새로운 신제품 라인업을 모두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었다. 갤럭시 Z 폴드7은 전작인 갤럭시 Z 폴드6가 아닌, 갤럭시 S25 울트라와 비교될 정도로 얇은 두께를 자랑했다. 갤럭시 Z 폴드7의 두께는 접었을 때 8.9mm로 전작 12.1mm의 26%에 달하는 3.2mm가 줄었다. 두께 8.2mm인 갤럭시 S25 울트라와 비교해도 두께 차이가 0.7mm에 불과해 접혀 있는 상태에서도 일반 바 타입 스마트폰처럼 얇게 느껴졌다.무게 또한 215g으로 전작 갤럭시 Z 폴드6보다 24g이 가벼워졌다. S25 울트라(218g)보다도 가볍다. 그간 ‘폴더블폰은 화면은 시원하지만 두껍고 무겁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 접근에 한계가 있었던 것을 완전히 극복했단 평가가 나왔다. 제품을 펼치면 기존 갤럭시 Z 폴드보다 11% 더 커진, 작은 태블릿 크기에 맞먹는 8.0인치의 화면이 나타났다. 영상 재생이나 사진 편집 편의성이 한층 높아진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넓은 화면이다. 펼쳤을 때 두께는 4.2mm에 불과해 손 안에 감기는 그립감을 제공했다.이탈리아 출신의 인플루언서 마르코 씨는 “우리처럼 사진과 영상을 많이 찍는 인플루언서들에게는 휴대성이나 화면 크기, 2억 화소 카메라 등 모든 면에서 꼭 사고 싶게 만드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행사장 한켠에서는 전시대 위에서 난데없는 콘칩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갤럭시 Z 폴드7이 얼마나 가벼운지 보여주기 위한 비교용으로 놓은 제품이었다. 행사 관계자는 양팔 저울 위에 콘칩과 갤럭시 Z 폴드7를 올려놓고 콘칩쪽으로 저울이 기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 참가자는 “정말 그 속에 (무거운 물체가 아닌) 과자가 들은 게 맞냐”며 “나한테 과자 봉지를 줘 보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직접 과자봉지를 흔들어 소리와 무게를 확인한 참가자는 “정말 재밌는 장면”이라며 호응했다. 또 하나 이날 행사장에서 갤럭시 Z 폴드7이나 갤럭시 Z 플립7 못지 않은 의외의 인기를 누린 것은 갤럭시 워치8 시리즈였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번 제품을 통해 선보인 항산화지수 체크 기능에 대한 관람객들의 호기심이 뜨거웠다.갤럭시 워치8은 워치 뒷면의 센서에 5초 정도 엄지 손가락을 대고 있으면 체내의 항산화 성분인 카로티노이드 수치를 측정해 보여주는 기능이 담겼다. 항산화 수치가 노화 지표와도 관련이 있다보니 자신의 신체 나이를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컸다. 수치는 구체적인 숫자와 함께 ‘매우 낮음’ ‘낮음’ ‘보통’ ‘높음’ 등으로 표현됐는데, 낮을 수록 안 좋다는 뜻이었다. 한 관람객은 자신의 수치가 ‘매우 낮음’으로 나오자 깜짝 놀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갤럭시 워치8은 수면 중 차고 자면 심혈관에 가해지고 있는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혈관 스트레스’를 측정해 보여주는 등 센서를 통한 각종 건강 측정 기능을 넣었다. 노 사장은 “헬스 분야는 삼성전자가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모바일 기기를 만드는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서 특히나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계속해서 혁신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게 울트라야? 폴드야?” 삼성전자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두께, 크기, 무게 모두를 획기적으로 혁신한 초슬림 대화면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을 공개했다. 갤럭시 Z 폴드7은 폴더블폰임에도 접힌 상태에서의 두께가 삼성전자의 최신 바(Bar) 타입 스마트폰인 갤럭시 S25 울트라와 1mm도 차이 나지 않을 만큼 얇은 디자인을 구현했다. 무게는 오히려 더 가벼워져 갤럭시 S25 울트라보다 3g이 줄었다.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인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Z 폴드7은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삼성전자의 가장 진보한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라며 “역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에 갤럭시 AI, 2억 화소 카메라, 대화면 디스플레이, 고성능 칩셋을 모두 결합했다”고 밝혔다.● ‘바 타입’으로 진화한 폴드7갤럭시 Z 폴드7은 전작인 갤럭시 Z 폴드6가 아닌, 갤럭시 S25 울트라와 비교될 정도로 얇은 두께를 자랑했다. 갤럭시 Z 폴드7의 두께는 접었을 때 8.9mm로 전작 12.1mm의 26%에 달하는 3.2mm가 줄었다. 두께 8.2mm인 갤럭시 S25 울트라와 비교해도 두께 차이가 0.7mm에 불과해 접혀 있는 상태에서도 일반 바 타입 스마트폰처럼 얇게 느껴졌다. 무게 또한 215g으로 전작 갤럭시 Z 폴드6보다 24g이 가벼워졌다. S25 울트라(218g)보다도 가볍다. 그간 ‘폴더블폰은 화면은 시원하지만 두껍고 무겁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 접근에 한계가 있었던 것을 완전히 극복했단 평가가 나왔다.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는 여성, 중장년층에게 더욱 큰 인기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화면 비율도 달라졌다. 기존 제품들은 접었을 때 일반 바 타입 스마트폰에 비해 폭이 좁고 길이가 길었다. 그러나 갤럭시 Z 폴드7은 가로세로 비율이 21 대 9인 6.5인치 커버스크린을 적용해 사용자들에게 보다 익숙한 바 타입 비율을 구현했다. 제품을 펼치면 기존 갤럭시 Z 폴드보다 11% 더 커진, 작은 태블릿 크기에 맞먹는 8.0인치의 화면이 나타났다. 영상 재생이나 사진 편집 편의성이 한층 높아진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넓은 화면이다. 펼쳤을 때 두께는 4.2mm에 불과해 손 안에 감기는 그립감을 제공했다. 프레임과 디스플레이에는 견고한 강화 아머 알루미늄 및 티타늄 소재, 전작보다 50% 두꺼워진 초박막 강화유리 등을 적용해 제품의 내구성을 높였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퀄컴의 전용 칩셋을 통해 실시간 언어 번역, 생성형 이미지 편집, 개인화 추천 등 AI 기반 기능을 강화했다. ● 커버 전체로 화면 커진 플립7 삼성전자는 이날 4.1인치 플렉스윈도를 탑재한 갤럭시 Z 플립7도 공개했다. 기존 제품과 달리 커버 디스플레이도 전체를 스크린으로 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제품을 접은 상태에서도 문자 답장, 음악 재생, 캘린더 확인 등 대부분의 주요 기능을 손쉽게 쓸 수 있다. 또 시리즈 최초로 4300mAh 배터리와 최신 프로세서를 적용해 더 오랜 시간 충전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은 이달 25일부터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 사전 판매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진행된다. 갤럭시 Z 폴드7의 가격은 256GB(기가바이트) 저장공간 기준 237만9300원, 512GB 253만7700원이다. 갤럭시 Z 플립7은 256GB 148만5000원, 512GB 164만3400원으로 책정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게 울트라야? 폴드야?”삼성전자는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두께, 크기, 무게 모두를 획기적으로 혁신한 초슬림 대화면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을 공개했다. 갤럭시 Z 폴드7은 폴더블폰임에도 접힌 상태에서의 두께가 삼성전자의 최신 바(Bar) 타입 스마트폰인 갤럭시 S25 울트라와 1mm도 차이 나지 않을 만큼 얇은 디자인을 구현했다. 무게는 오히려 더 가벼워져 갤럭시 S25 울트라보다 3g이 줄었다.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인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Z 폴드7은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삼성전자의 가장 진보한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라며 “역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에 갤럭시 AI, 2억 화소 카메라, 대화면 디스플레이, 고성능 칩셋을 모두 결합했다”고 밝혔다.● ‘바 타입’으로 진화한 폴드7갤럭시 Z 폴드7은 전작인 갤럭시 Z 폴드6가 아닌, 갤럭시 S25 울트라와 비교될 정도로 얇은 두께를 자랑했다. 갤럭시 Z 폴드7의 두께는 접었을 때 8.9mm로 전작 12.1mm의 26%에 달하는 3.2mm가 줄었다. 두께 8.2mm인 갤럭시 S25 울트라와 비교해도 두께 차이가 0.7mm에 불과해 접혀 있는 상태에서도 일반 바 타입 스마트폰처럼 얇게 느껴졌다.무게 또한 215g으로 전작 갤럭시 Z 폴드6보다 24g이 가벼워졌다. S25 울트라(218g)보다도 가볍다. 그간 ‘폴더블폰은 화면은 시원하지만 두껍고 무겁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 접근에 한계가 있었던 것을 완전히 극복했단 평가가 나왔다.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는 여성, 중장년층에게 더욱 큰 인기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화면 비율도 달라졌다. 기존 제품들은 접었을 때 일반 바 타입 스마트폰에 비해 폭이 좁고 길이가 길었다. 그러나 갤럭시 Z 폴드7은 가로세로 비율이 21 대 9인 6.5인치 커버스크린을 적용해 사용자들에게 보다 익숙한 바 타입 비율을 구현했다. 제품을 펼치면 기존 갤럭시 Z 폴드보다 11% 더 커진, 작은 태블릿 크기에 맞먹는 8.0인치의 화면이 나타났다. 영상 재생이나 사진 편집 편의성이 한층 높아진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넓은 화면이다. 펼쳤을 때 두께는 4.2mm에 불과해 손 안에 감기는 그립감을 제공했다. 프레임과 디스플레이에는 견고한 강화 아머 알루미늄 및 티타늄 소재, 전작보다 50% 두꺼워진 초박막 강화유리 등을 적용해 제품의 내구성을 높였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퀄컴의 전용 칩셋을 통해 실시간 언어 번역, 생성형 이미지 편집, 개인화 추천 등 AI 기반 기능을 강화했다. ● 커버 전체로 화면 커진 플립7 삼성전자는 이날 4.1인치 플렉스윈도를 탑재한 갤럭시 Z 플립7도 공개했다. 기존 제품과 달리 커버 디스플레이도 전체를 스크린으로 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제품을 접은 상태에서도 문자 답장, 음악 재생, 캘린더 확인 등 대부분의 주요 기능을 손쉽게 쓸 수 있다. 또 시리즈 최초로 4300mAh 배터리와 최신 프로세서를 적용해 더 오랜 시간 충전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은 이달 25일부터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 사전 판매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진행된다. 갤럭시 Z 폴드7의 가격은 256GB(기가바이트) 저장공간 기준 237만9300원, 512GB 253만7700원이다. 갤럭시 Z 플립7은 256GB 148만5000원, 512GB 164만3400원으로 책정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는 (무역 협상을) 합의해 줄 것을 간청(begging)하는 세계 지도자들의 전화로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당초 9일 발효 예정이었던 상호 관세를 다음 달 1일 발효로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백악관이 이번 연기가 ‘물러섬’이 아닌 ‘전략’임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관세 발효) 연기는 미국인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란 말이 또다시 나올 것을 경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타코는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는 뜻을 담은 신조어. 관세 협상 과정에서 처음에는 고율 관세로 압박하지만 이후 유예와 철회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표현으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금융 분야 칼럼니스트 로버트 암스트롱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레빗 대변인은 ‘관세 발효 시한을 또다시 연기했는데 오늘 서한을 받은 나라들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냐’는 기자 질문에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편지를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수차례 “관세 시한 연기는 미국 국민들을 위한 최고의 거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타코’라는 신조어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극도의 불쾌감을 나타냈다. 당시 그는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며 “다시는 그런 질문을 하지 말라. 역겨운 질문이다”라고 발끈했다. 그럼에도 이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번 관세 협상에서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해방의 날’(상호 관세를 선언한 4월 2일) 이후 몇 달 동안 무역 정책을 자주 바꿔 왔다”며 “이번 변경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와 관련해 말을 바꾼 27번째 사례”라고 꼬집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든 산을 가꾸면서 생활비까지 벌 수 있다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친환경도 돈이 될 수 있구나’ 배웠습니다.” 25일 오후 전북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모래봉에서 박도현 씨(82)는 자신이 가꾼 버드나무와 백일홍을 손으로 짚어가며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1960년부터 부친과 함께 이곳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벌거숭이였던 산은 183ha(헥타르) 규모 울창한 숲으로 탈바꿈했다. 박 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엔 일대에 묘소도 장만했다. 이 숲 덕분에 박 씨는 10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그는 최근 3년간 산림청으로부터 총 1400만 원의 임업직불금을 받았다. 2022년부터 본격 시행된 임업직불금 제도는 산림을 성실히 가꾸고 보전한 임업인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보상 성격의 지원금이다. 공공의 가치를 창출한 개인에게 국가가 그 가치를 현금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박 씨는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후손의 터전을 지킨다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숲 지키며 얻는 수익 502억 원 숲에서 나는 산물도 돈이 되지만 숲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과거에는 산림 보전이나 숲 가꾸기가 그저 공익사업이나 자원봉사 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에 따라 실질적인 소득 창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그 대표적인 제도가 바로 임업직불금이다. 산림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육림업’ 종사자가 탄소 흡수 등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면, 산림청이 ha당 연간 32만∼13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산림을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수단이자 경제적 자산으로 보는 정책 변화가 반영된 제도다.박 씨처럼 직불금을 받는 임업인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2년 2만614곳, 2023년 2만336곳에 이어 올해는 2만2973곳이 직불금 수령 대상에 포함됐다. 지급 금액도 해마다 늘어 2022년 468억 원, 2023년 489억 원, 올해는 50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이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회공헌형 산림탄소상쇄제도’ 역시 숲을 가꾸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산림 보호와 같은 활동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임업인에게 흡수한 탄소량에 따라 배출권 거래 등의 방식으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한다. 임업인이 산림청에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산림청은 이를 검토한 뒤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실제 탄소 흡수량을 계산한다. 산정된 흡수량은 탄소배출권으로 등록돼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소규모 임업인들도 참여할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이 제도에 등록된 사업체는 총 673곳이다. 산림 면적으로 따지면 약 5만5607ha에 달한다. 이 가운데 62곳은 실제 탄소흡수량을 거래해 수익을 얻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추정한 t당 적정 거래가(1만6500원)를 적용하면, 약 3억8000만 원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 셈이다. 탄소배출권 거래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산림이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정량화해 거래하는 산림탄소흡수량 거래 실적은 2022년 1만1266t에서 2023년 1만6726t, 지난해에는 2만3042t으로 늘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배출권을 거래해 200만 원의 수익을 얻은 최남용 씨(82)는 “처음엔 이런 사업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요즘은 주위 임업인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산을 가꾸는 보람에 더해 경제적 보상까지 따라오니 더없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숲의 공익 효과는 60조 원에 달해 잘 가꿔진 숲은 그 자체로도 경제적 가치가 높다. 주변 환경을 개선해 부가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사회적 비용도 줄여준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지역 주민들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숲의 푸른 녹음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산림청 분석 결과 숲이 제공하는 휴양 기능과 경관 기능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는 60조2000억 원에 달한다. 박 씨도 자신의 숲 한쪽에 잔디밭을 조성해 마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박 씨는 “부모님 묘소가 있는 산을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잔디밭을 만들었다”며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잠금장치도 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찾은 날에도 주민들은 자유롭게 박 씨의 정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주민 김진곤 씨(73)는 “답답할 때 이곳 산에 올라 전망을 둘러보면 속이 탁 트인다”라며 “스트레스가 풀려서 병원비를 아끼는 것 같다. 고마운 마음에 종종 이곳 제초 작업도 도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기분 탓일까요? 종일 땀이 뻘뻘 났는데 숲에 들어오니 하나도 안 덥네요. 바로 앞 아스팔트 도로랑 천지 차이예요.” 29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구 홍릉숲에서 산책하던 홍윤서 씨(34)는 숲속 그늘 아래에서 쾌적하게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이날 기온은 30도가 넘었지만 숲길을 따라 뛰노는 아이들도 한결 밝은 표정이었다. 홍릉숲은 41.8ha(헥타르)에 이르는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녹지 공간이다. 1922년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자 임업시험장이 들어선 곳으로 1993년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도시숲은 빌딩과 도로로 열이 갇히는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산림이 도시 안에 조성될 경우 평균 기온을 3∼7도 낮춰준다. 건물 옥상이나 벽면에 식물을 심을 경우에도 최대 5도가량 기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도시에서도 숲에 들어오면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이 단순히 ‘기분 탓’은 아닌 것이다. 산림청은 이러한 열섬 완화 기능이 연간 약 6000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고 추산한다. 도시숲은 도심의 대기질도 개선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홍릉숲은 인근 지역보다 미세먼지를 25.6%, 초미세먼지를 40.9% 줄여주는 등 공기 정화 효과가 뚜렷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경기 시흥시의 미세먼지 차단숲인 ‘곰솔누리숲’ 일대 대기질을 분석한 결과 숲이 조성된 2006년에서 2023년 사이 미세먼지 농도가 ㎥당 평균 85.2㎍(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에서 43.0㎍으로 거의 절반(49.5%)이나 줄었다.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시민도 3만6709명에서 2만776명으로 43.4% 감소했다. 탄소흡수 효과도 탁월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국내 산림은 ha당 6.9t의 온실가스를 흡수한다.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도시에서는그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지자체에서 산림청 국비 지원을 받아 조성한 도시숲은 214곳으로, 지자체 평균 1곳에도 못 미쳤다. 지금까지 전국에 조성된 생활권 도시숲은 5963개소 이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14.07제곱미터로 WHO 권고기준 15제곱미터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산림청은 지난해 ‘기후대응 도시숲’ 107곳, ‘도시바람길숲’ 20곳, ‘자녀안심그린숲’ 60곳 등을 신규 조성하는 등 도시숲을 확대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장은 “국민 모두 도시숲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숲의 양적·질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한국산 수입 제품에 25%(기본 관세 10%와 국가별 관세 15%)의 상호관세를 책정했다고 7일(현지 시간) 밝혔다. 다만 상호관세 부과 시점은 다음 달 1일부터로, 한미 정부는 그 전까지 관세는 물론이고 비관세 장벽, 산업 협력 방안 등을 패키지로 묶어 포괄적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총 14개국에 발송하는 ‘관세 서한(tariff letter)’을 차례로 공개했다. 한국에는 앞서 4월 처음 정했던 관세율(25%)이 그대로 책정됐고, 일본의 관세율은 25%로 4월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관세 서한에서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장벽으로 인한 고질적인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서한 발송 배경을 조목조목 짚었다. 또 “관세 회피를 위한 환적(제3국을 거쳐 수출하는 방식)에 나선다면 더 높은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귀국(한국)이 어떤 이유에서든 관세 인상을 결정한다면 귀국이 선택한 그 인상분은 미국이 부과하는 25% 관세에 추가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이 미국의 이번 조치에 반발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관세를 피하거나, 맞대응에 나설 경우 보복을 예고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관세는 양국 관계에 따라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될 수 있다”며 관세 부과 발효 시점인 다음 달 1일 전까지 협상을 통해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한다면 관세율을 낮춰 줄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모든 현안에서 상호 호혜적 결과를 진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관세 서한이 오늘 발송됐으나 실제 관세 부과 시점인 8월 1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양국이 그전까지 합의를 이루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은 정상회담 개최에 공감을 표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8일 오후 주재한 ‘대미 통상 현안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조속한 협의도 중요하지만 국익을 관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가치”라며 “7월 말까지 대응 시간을 확보한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국과의 협상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14개국에 보내는 ‘관세 서한’을 전격 공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가장 먼저 지목했다. 한일에 전달할 서한을 우선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관심 국가’ 최상단에 한일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자동차 등을 앞세워 큰 규모의 대(對)미국 무역흑자를 기록해 온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며 다른 나라에 대한 압박 수위 역시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만료 예정이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다음 달 1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한일에 똑같이 25%(기본관세 10%와 국가별 관세 15%)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했다. 한일 정부는 일단 3주가량 협상 시간을 확보했지만,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두 나라 모두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25%)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지렛대로 미국 내 투자 확대 등을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관세 서한 보내며 ‘협상’ 신호… 압박 통한 최대 양보 요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일본에 보낼 관세 서한 사진을 가장 먼저 공개하더니, 약 2시간 뒤 다른 국가에 보내는 서한도 올렸다. 14개 관세 서한 발송국 중 한일이 최우선 타깃임을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수년간 한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이젠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장벽으로 인한 고질적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양국 관계는 상호적이지 않았다”며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거라고 예고했다. 이날 일본에 보낸 서한에 담긴 문구는 수신자와 국가명 등을 제외하면 한국에 보낸 서한과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부과 방침과 더불어 추후 협상 여지도 열어 뒀다. 그는 서한에서 “만약 귀국이 지금까지 닫혀 있었던 무역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고 관세·비관세 정책 및 무역 장벽을 제거할 의향이 있다면 이 서한의 내용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에서도 협상 상대국이 더 나은 제안을 제시한다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8월 1일이라는 시한이 확고한 것이냐는 질문에 “100% 확고하다곤 말하지 않겠다”며 “만약 그들(상대국)이 전화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다”고 했다. 고관세를 통보하는 압박성 서한을 보내면서 협상 신호도 동시에 보내는 건 상대를 최대한 코너로 몰아붙인 뒤 큰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상무장관 출신인 윌버 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적용 기준을 조정하면서 세계 각국 정상에게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핵심 동맹 韓日 겨냥 ‘벼랑 끝 전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왜 한국과 일본부터 서한 발송을 시작했나. 대통령이 그 나라들에 짜증이 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대통령의 고유 권한(prerogative)으로, (한국과 일본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또 직접 들고 온 관세 서한을 작정한 듯 펼쳐 보이며 “이 서한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원본 서명이 담겨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우선 겨냥한 건 두 나라와의 무역에서 미국이 피해를 봐 왔다는 인식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며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 대해선 지난달 29일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 대신 미국은 수백만 대의 일본 차를 수입하고 있다. 그것은 불공평하다”고 질타했다. 이를 두고, 한일 양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자동차 관세 인하를 미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등에 부과 중인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보면 최종 관세의 15∼20% 정도만 현재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한일이 미국의 핵심 우방이지만 무역협상에서 진척이 더딘 점도 영향을 미쳤단 진단도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표적으로 삼는 ‘벼랑 끝 전술’을 보여줬다”며 “양국의 대미 무역협상은 미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됐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14개국에 보내는 ‘관세 서한’을 전격 공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가장 먼저 지목했다. 한일에 전달할 서한을 우선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관심 국가’ 최상단에 한일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자동차 등을 앞세워 큰 규모의 대(對)미국 무역흑자를 기록해 온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며 다른 나라에 대한 압박 수위 역시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만료 예정이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다음 달 1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한일에 똑같이 25%(기본관세 10%+국가별 관세 15%)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했다. 한일 정부는 일단 3주가량 협상 시간을 확보했지만,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두 나라 모두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25%)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지렛대로 미국 내 투자 확대 등을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관세 서한 보내며 ‘협상’ 신호…압박 통한 최대 양보 요구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일본에 보낼 관세 서한 사진을 가장 먼저 공개하더니, 약 2시간 뒤 다른 국가에 보내는 서한도 올렸다. 14개 관세 서한 발송국 중 한일이 최우선 타깃임을 보여준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수년간 한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이젠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장벽으로 인한 고질적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양국 관계는 상호적이지 않았다”며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거라고 예고했다. 이날 일본에 보낸 서한에 담긴 문구는 수신자와 국가명 등을 제외하면 한국에 보낸 서한과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수준이나 다름없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부과 방침과 더불어 추후 협상 여지도 열어 뒀다. 그는 서한에서 “만약 귀국이 지금까지 닫혀 있었던 무역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고 관세·비관세 정책 및 무역 장벽을 제거할 의향이 있다면 이 서한의 내용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에서도 협상 상대국이 더 나은 제안을 제시한다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8월 1일이라는 시한이 확고한 것이냐는 질문에 “100% 확고하다곤 말하지 않겠다”며 “만약 그들(상대국)이 전화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다”고 했다.고관세를 통보하는 압박성 서한을 보내면서 협상 신호도 동시에 보내는 건 상대를 최대한 코너로 몰아붙인 뒤 큰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상무장관 출신인 윌버 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적용 기준을 조정하면서 세계 각국 정상에게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핵심 동맹 韓日 겨냥 ‘벼랑 끝 전술’”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왜 한국과 일본부터 서한 발송을 시작했나. 대통령이 그 나라들에 짜증이 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대통령의 고유 권한(prerogative)으로, (한국과 일본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또 직접 들고 온 관세 서한을 작정한 듯 펼쳐 보이며 “이 서한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원본 서명이 담겨 있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우선 겨냥한 건 두 나라와의 무역에서 미국이 피해를 봐 왔다는 인식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며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 대해선 지난달 29일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 대신 미국은 수백만 대의 일본 차를 수입하고 있다. 그것은 불공평하다”고 질타했다. 이를 두고, 한일 양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자동차 관세 인하를 미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등에 부과 중인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보면 최종 관세의 15∼20% 정도만 현재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한일이 미국의 핵심 우방이지만 무역협상에서 진척이 더딘 점도 영향을 미쳤단 진단도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표적으로 삼는 ‘벼랑 끝 전술’을 보여줬다”며 “양국의 대미 무역협상은 미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됐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는 (무역 협상을) 합의해 줄 것을 간청(begging)하는 세계 지도자들의 전화로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당초 오는 9일 발효 예정이었던 상호 관세를 다음 달 1일 발효로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백악관이 이번 연기가 ‘물러섬’이 아닌 ‘전략’임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관세 발효) 연기는 미국인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가져다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란 말이 또 다시 나올 것을 경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타코는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는 뜻을 담은 신조어. 관세 협상 과정에서 처음에는 고율 관세로 압박하지만 이후 유예와 철회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표현으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금융 분야 칼럼니스트 로버트 암스트롱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날 레빗 대변인은 ‘관세 발효 시한을 또 다시 연기했는데 오늘 서한을 받은 나라들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냐’는 기자 질문에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편지를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수차례 “관세 시한 연기는 미국 국민들을 위한 최고의 거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말 그대로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이 미국 국민과 산업, 일자리를 어떻게 착취했는지를 보고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트럼프 대통령은 5월 ‘‘타코’라는 신조어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극도의 불쾌감을 나타냈다. 당시 그는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며 “다시는 그런 질문을 하지 말라. 역겨운 질문이다”라고 발끈했다.그럼에도 이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번 관세 협상에서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해방의 날(상호 관세를 선언한 4월 2일)’ 이후 몇 달 동안 무역 정책을 자주 바꿔왔다”며 “이번 변경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와 관련해 말을 바꾼 27번째 사례”라고 꼬집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동부 시간 7일 낮 12시(한국 시간 8일 오전 1시)부터 여러 무역 상대국에 상호관세 통보 서한을 보내겠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미국의 압박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7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막판 협상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에 “세계 여러 국가와 체결된 관세 관련 서한 및 협정을 발송할 예정임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썼다. 그는 같은 날 취재진에게는 “(서한 수신 국가는) 12개국일 수도 있고 최대 15개국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9일에 서한이든 협상 타결(deal)이든 둘 중 하나의 결과를 볼 것”이라며 “대부분의 국가와의 협상을 9일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7일 CNBC 인터뷰에서 “향후 48시간 동안 여러 무역 (합의)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바꿨고, 내 이메일 계정은 새로운 제안으로 가득 찼다”고 밝혔다.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인 나라가 여러 곳인 것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관세는 8월 1일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9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약 3주간 늦추고 이 기간 중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의 첫 장관급 인사로 6일 미국을 방문한 위 실장은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지금은 미국이 어떤 판단을 하려 하고, 우리도 거기에 대응해 판단을 해야 하는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방위비와 관세 협상이 연계될 가능성에 대해선 “다양한 이슈들이 서로 얽혀 있고,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방미 기간에 정부가 특정 결단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선 “방미 중 그런 판단을 하기보다는 협의한 내용을 (한국에) 가지고 가서 그다음 단계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조속히 하자는 공감대가 있고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지만 아직 그 단계까진 와 있지 않아 협의를 진행해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등 자신의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에도 경고했다. 그는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 10%의 관세를 추가 부과할 것”이라며 “이 정책에 예외는 없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맑은 물이 흐르던 강이 한밤중 무섭게 쏟아진 빗줄기와 진흙 뻘에 초토화가 됐다. 강줄기를 따라 무성했던 아름드리 나무 수백 그루는 뿌리째 뽑혀 널브러졌다. 그리고 이곳에서 여름캠핑를 즐기던 700명이 넘는 소녀들이 순식간에 지붕까지 불어난 물줄기에 완전히 고립됐다. 4일 새벽 발생해 6일 오전 6시(한국 시간 6일 오후 8시) 기준 52명의 사망자(어린이 최소 15명 포함)와 27명의 실종자를 낳은 미국 텍사스주 홍수 현장이다. 이번 재해를 두고 미국에서는 갈수록 맹렬해지는 기상이변의 참혹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초토화된 100년 역사의 여학생 캠프 6일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홍수는 텍사스주 중남부 힐컨트리 지역 커카운티의 과달루페강 일대에서 벌어졌다. 당시 이곳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7∼17세 여학생 750여 명이 참가한 ‘미스틱 캠프’가 진행 중이었다. 이 캠프는 1926년부터 시작된 여학생 전용 기독교 여름캠프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자녀와 손녀들도 다녔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가 지도교사로 이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의 명문 캠프였던 것. 예기치 못한 폭우와 홍수는 학생들이 모두 잠든 이날 새벽 일어났다. 밤 12시 직후 기상당국은 텍사스주 중부에 극심한 폭우가 예상된다는 경보와 함께 심각한 돌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시간 뒤 기상청은 매우 위험한 돌발 홍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시간당 최대 7.5∼10cm의 폭우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과달루페강 수위는 약 90분 만에 약 1m에서 10m로 급상승했고, 강물 양은 초당 29.6㎥에서 5000㎥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AP통신은 “해당 지역은 가뭄으로 인해 땅이 완전히 마르고 딱딱해져 있었다”며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콘크리트 같은 토양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분석했다. 급류가 휘몰아치면서 근처 저지대의 어린이 등 야영객들이 물살에 떠내려가기 시작했고, 고지대 캠프 오두막에 있던 어린이들은 맨발로 대피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캠프 옆 강은 이전 재해에서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끔찍하게 파괴됐다”며 “급류가 오두막 꼭대기까지 차 올랐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홍수는 멕시코만에서 공급된 엄청난 습기와 최근 멕시코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의 잔여 습기가 합쳐지면서 발생했다. NYT는 “마치 머리 위에 흠뻑 젖은 스펀지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었다”며 “이런 뇌우가 느리게 이동하며 폭우를 쏟아내 치명적인 돌발성 홍수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美 연방정부 구조조정으로 기상 인력·예산 감축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폭우가 더 자주 발생하고 동시에 강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구 온난화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가 기후평가에 따르면, 텍사스주 동부 기준으로 연간 5cm 이상의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이 1900년 이후 20% 급증했다. 기상학자 브렛 앤더슨은 “기후 변화로 대기가 따뜻해졌고, 따뜻한 대기는 훨씬 더 많은 수분을 품을 수 있게 됐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평균 대기 수분량이 이전보다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선 갑작스러운 폭우와 그로 인한 홍수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는 몇 시간 만에 18cm가 넘는 비가 쏟아져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도 40분 만에 10cm 가까운 비가 내려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기상 분석 인력이 부족하고, 경보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상 관련 인력과 예산도 삭감돼 논란이 일고 있다. NYT는 “이번 홍수 피해 지역의 국립 기상청 사무소 내 많은 전문가 자리가 공석이었다”며 “해당 사무소의 공석률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비해 거의 두 배”라고 지적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맑은 물이 흐르던 강이 한밤 중 무섭게 쏟아진 빗줄기와 진흙 뻘에 초토화가 됐다. 강줄기를 따라 무성했던 아름드리 나무 수백 그루는 뿌리째 뽑혀 널브러졌다. 그리고 이곳에서 여름캠핑를 즐기던 700명이 넘는 소녀들이 순식간에 지붕까지 불어난 물줄기에 완전히 고립됐다. 4일 새벽 발생해 6일 오전 2시(한국 시간 6일 오후 4시) 기준 52명의 사망자(어린이 최소 15명 포함)와 20여 명의 실종자를 낳은 미국 텍사스주 홍수 현장이다. 이번 재해를 두고 미국에서는 갈수록 맹렬해지는 기상이변의 참혹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0분 만에 강물 수위 10배 급상승…초토화된 100년 역사의 여학생 캠프6일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홍수는 텍사스주 중남부 힐 컨트리 지역의 커 카운티의 과달루페 강 일대에서 벌어졌다. 당시 이곳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7~17세 여학생 750여 명이 참가한 ‘미스틱 캠프’가 진행 중이었다. 이 캠프는 1926년부터 시작된 여학생 전용 기독교 여름캠프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자녀와 손녀들도 다녔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가 지도교사로 이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의 명문 캠프였던 것.예기치 못한 폭우와 홍수는 학생들이 모두 잠든 이날 새벽 일어났다. 자정 직후 기상당국은 텍사스주 중부에 극심한 폭우가 예상된다는 경보와 함께 심각한 돌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시간 뒤 기상청은 매우 위험한 돌발 홍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시간당 최대 7.5~10㎝의 폭우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과달루페 강 수위는 약 90분 만에 약 1m에서 10m로 급상승했고, 강물 양은 초당 29.6㎥에서 5000㎥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AP통신은 “해당 지역은 가뭄으로 인해 땅이 완전히 마르고 딱딱해져 있었다”며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콘크리트 같은 토양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분석했다.급류가 휘몰아치면서 근처 저지대의 어린이 등 야영객들이 물살에 떠내려가기 시작했고, 고지대 캠프 오두막에 있던 어린이들은 맨발로 대피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캠프 옆 강은 이전 재해에서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끔찍하게 파괴됐다”며 “급류가 오두막 꼭대기까지 차 올랐다”고 말했다.NYT에 따르면 이날 홍수는 멕시코만에서 공급된 엄청난 습기와 최근 멕시코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의 잔여 습기가 합쳐지면서 발생했다. NYT는 “마치 머리 위에 흠뻑 젖은 스펀지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었다”며 “이런 뇌우가 느리게 이동하며 폭우를 쏟아내 치명적인 돌발성 홍수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폭우 느는데 美 연방정부 구조조정으로 인력·예산 감축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폭우가 더 자주 발생하고 동시에 강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구 온난화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가 기후평가에 따르면, 텍사스주 동부 기준으로 연간 5cm 이상의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이 1900년 이후 20% 급증했다. 기상학자 브렛 앤더슨은 “기후 변화로 대기가 따뜻해졌고, 따뜻한 대기는 훨씬 더 많은 수분을 품을 수 있게 됐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평균 대기 수분량이 이전보다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고 밀했다.실제로 최근 미국에선 갑작스런 폭우와 그로 인한 홍수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달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는 몇 시간만에 18cm가 넘는 비가 쏟아져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도 40분 만에 10cm 가까운 비가 내려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런 가운데 미국 내 기상 분석 인력이 부족하고, 경보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상 관련 인력과 예산도 삭감돼 논란이 일고 있다. NYT는 “이번 홍수 피해 지역의 국립 기상청 사무소 내 많은 전문가 자리가 공석이었다”며 “해당 사무소의 공석률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에 비해 거의 두 배”라고 지적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8일(현지 시간) 상호관세 유예 시한 종료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영국에 이은 두 번째 관세 합의로, 대미(對美) 흑자 규모가 큰 아시아 국가들 중에선 첫 번째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산 수입 상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는 올 4월 글로벌 상호관세 발표 때 책정됐던 관세율(46%)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다만 미국은 환적 상품(제3국이 베트남을 통해 수출하는 상품)의 관세를 베트남산 수입품의 2배인 40%로 책정하는 등 대중(對中) 견제 조치를 이어갈 계획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이 같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韓에 대중 견제 동참 요구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트남은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20%의 관세를 지불하고, 모든 환적에 대해서는 40%의 관세를 지불하기로 했다”며 “그 대신 베트남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고, 우리는 관세 없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입수해 보도한 양국의 초안 성명에 따르면 베트남은 자국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는 한편, 수출 시 원산지 규정을 강화해 환적도 줄이기로 했다. 또 80억 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 50대를 구매하고, 지식재산권 침해 등 비관세 장벽도 해소하기로 약속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환적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문제로 생각하는 사항”이라며 “그간 중국이 베트남을 통해 미국에 수출함으로써 높은 관세를 회피해 온 걸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대중 무역 규모가 큰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대중 견제 동참과 더불어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아시아 국가들의 디지털, 농산물 등의 분야와 관련된 비관세 장벽 문제를 거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협상이 예상보다 진척이 더딘 가운데 미국은 속도전에 나서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마이클 폴켄더 미 재무부 부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다음 주에 많은 (무역) 합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협상이 실질적으로 진척되지 않은 나라들의 관세율도 다음 주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율을 정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WSJ는 “올 4월 트럼프 행정부는 90일 안에 90개 나라와 협상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이뤄진 건 두 건뿐”이라며 “빠른 결과를 기대했던 일본, 한국 등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각국이 자국 산업과 정치, 중국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 진출 韓 기업들 ‘환적 관세’ 우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산 대미 수출품 관세가 20%로 낮춰진 데 대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에 가전, TV, 스마트폰 등의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을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20% 관세가 부담스럽지만 최악은 면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환적 관세 40%가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해 안도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한국 기업들이 국내나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베트남에서 완성품을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환적 관세의 영향이 어떻게 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의 수출이 많은 국가다. 한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주말(5∼6일) 취임 후 두 번째 워싱턴 방문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말 미국을 찾아 새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면담을 진행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산업부는 여 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의 면담을 추진 중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미국 정계가 때아닌 ‘공산주의자’ 논쟁에 휩싸였다. 최근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의 시장 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조란 맘다니 후보 때문이다. 스스로를 ‘민주사회주의자’라고 부르며 각종 복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하자 맘다니 후보가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맞받아치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시장이 되면 뉴욕시에 연방정부 자금을 끊겠다고 말했다. 29일(현지 시간) 맘다니 후보는 NBC 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공산주의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맘다니 후보는 “나는 대통령이 나의 외모, 말투, 출신, 정체성에 대해 말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그는 내가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가리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3세의 맘다니 후보는 인도계 이민자로 무슬림이며, 억만장자 증세 및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을 한 것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우리가 억만장자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단속에 대해서도 맞서 싸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도 맘다니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영된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 인터뷰에서 “그가 뉴욕 시장이 되는 것은 상상이 안 가는 일”이라며 “그는 완전히 공산당원”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가 (뉴욕시장이) 되더라도 내가 대통령일 것이고, 그가 똑바로 하지 않으면 그들(뉴욕시)은 돈을 한 푼도 못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밥요? 아…. 만약 거기에 없으면 다 나간 거예요. 워낙 인기니까요.”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현지 인기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스’. 이날에도 매대에서는 한국산 냉동김밥이 보이지 않았다. 상황은 인근의 대형할인점 코스트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미국 코스트코에서는 어느 지점을 가든 ‘참치김밥’, ‘햇반’ 같은 쌀을 주재료로 한 한국 식품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김밥과 같은 인기 제품은 사람이 몰리는 주말이나 늦은 저녁 시간대에는 텅 빈 박스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던 대미(對美) 쌀 가공식품 수출이 올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26년 만에 1∼5월 최대 수출액을 다시 썼다. 뜨거운 ‘K컬처’ 인기에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한국 음식을 맛보고자 하는 이가 늘어난 덕이다. 특히 뉴욕 같은 경우 유명 한식 레스토랑이나 한국 음식을 접해 봤는지가 트렌디함의 기준이 되고 쌀이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미 쌀 가공식품 수출, 5년 새 3배 이상으로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주요 쌀 가공식품의 대미 수출액은 6210만 달러(약 845억 원)로 집계됐다. 5월 누계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5월까지 쌀 가공식품 1억830만 달러가 수출됐는데,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향한 것이다. 쌀 가공식품에는 떡류, 튀긴 쌀, 찌거나 삶은 쌀, 쌀과자, 곡물발효주, 쌀 음료 및 기타 곡물 조제품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에도 미국으로 수출된 쌀 가공식품은 1억698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9.6% 급증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3310만 달러였던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1억7000만 달러에 육박하며 5년 만에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선 지난해보다 수출액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대미 쌀 가공식품 수출이 늘어난 것은 미국 내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형성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쌀 가공식품은 밀가루와 달리 ‘글루텐 프리(gluten-free)’라 미국인들에게 흔한 알레르기 유발 위험이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냉동김밥 등은 야채 위주라 채식주의자가 많은 미국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1, 2인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포장돼 있는 데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소비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aT가 미국에 거주하는 미국 국적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쌀 가공식품을 생각하면 연상되는 이미지로 건강하다(74.2%·중복 집계 기준), 맛있다(69.4%), 먹기 편리하다(63.3%) 등이 꼽혔다.● 떡부터 쌀과자까지… 미국 전역에 수출 최근에는 떡볶이떡, 떡국떡 등 떡류도 인기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꿀떡에 우유를 부어 먹는 ‘꿀떡 시리얼’이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농협은 떡류 130만6000달러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쌀과자(54만9000달러), 가공밥(34만1000달러), 식혜(21만1000달러) 등도 미국으로 향했다.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냉동김밥 역시 대표적인 가공밥 수출 사례다.이러한 쌀 가공식품을 미국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수출 증가세의 원인 중 하나다. 미주 최대 한인마트인 H마트 외에도 트레이더 조스, 코스트코, 알디와 같은 미국의 주요 유통 체인들은 미 전역에 걸쳐 속속 냉동이나 레토르트 형태의 김밥, 김치주먹밥, 볶음밥, 떡볶이 등 다양한 제품을 입점시켰다. 햇반도 쌀 기반, 현미 기반 등으로 구분해 진열할 정도로 소비자 층이 확대됐다.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새로운 상품도 개발되고 있다. 농협은 2023년 11월 밥알 없는 식혜를 별도로 개발해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현지 박람회에서 밥알이 이물질로 느껴진다는 의견이 나온 것을 반영했다. 이르면 다음 달에는 고리 형태의 쌀과자 시제품이 생산 완료될 예정이다. 농협 경제지주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이 중량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중량을 늘리거나 다양한 맛, 형태로 생산하는 등 맞춤형 상품군을 늘려 가고 있다”며 “추석 즈음 현지 판촉 활동, 신상품 출시 등이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하반기(7∼12월)에도 긍정적인 수출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아메리칸 발레시어터(ABT) ‘지젤’ 공연에서 주인공 지젤 역을 맡은 서희 수석 무용수(39)가 ABT 입단 20주년을 맞아 관객으로부터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올해 창립 85주년을 맞는 ABT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과 볼쇼이발레단, 영국 로열발레단,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등과 함께 세계를 대표하는 발레단으로 꼽힌다. 서희는 2005년 ABT에 입단했고 2012년 한국인 최초로 가장 높은 등급인 ‘수석 무용수’가 됐다. 유연한 움직임, 섬세한 감정연기 등으로 서양 클래식 발레 무대에서 아시아 여성 무용수의 새로운 상을 정립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ABT는 이날 공연을 서희, 서희와 20년째 호흡을 맞춘 코리 스턴스 수석 무용수의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명명했다. 공연의 피날레 때는 두 무용수와 ABT 주요 관계자가 함께 무대에 올라 자축했다. ABT는 “예술로 빛나는 두 사람이 함께할 때마다 수많은 감동의 순간을 만들어 줬다. 사랑과 존경을 담아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