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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6일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대비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1박2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방문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호응을 유도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마련된 아세안(ASEAN) 정상회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딱히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위 실장은 같은 날 오전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항상 관심을 가지고 미측과 소통하고 있는데 저희가 특별히 알고 있는 것은 따로 없다”고 했다.위 실장은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에서 조우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일정이 겹칠지 모르겠지만 조우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위 실장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관련 성명이 발표될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겠다”고 했다.위 실장은 아세안 방문에 대해서는 “이재명 정부는 2029년 한-아세안 관계수립 40주년을 바라보면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천명하고, 한-아세안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는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위 실장은 한-아세안 간 최고 수준의 관계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000억 달러(약 430조 원)에 달하는 연간 교역과 1500만 명을 상회하는 인적 교류를 한 단계 도약시키고 금융, 식량, 안보 등 전략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위 실장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Comprehensive Strategy Partership)의 머릿글자(CSP)를 따 한-아세안 수교 40주년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C는 ‘꿈과 희망을 이루는 조력자’(Contributer for dreams and hope), S는 ‘성장과 혁신의 도약대’(Springboard for growth and innovation), P는 ‘평화와 안정의 동반자’(Partner for peace and security)다.위 실장은 아세안 외교의 중요성에 대해 “아세안은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동아시아 다자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아세안 운전자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외교적 중요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지난 달 유엔총회 순방 당시 밝힌 ‘END(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 구상)’ 등에 대해 “우리 대북 정책 전반에 대한 아세안의 호응을 얻어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쿠알라룸푸르=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안방인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다자외교 슈퍼위크’에 돌입한다. 이 대통령은 2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의장으로 APEC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관세전쟁과 안보지형 격변 속에 취임 첫해부터 초대형 외교 이벤트를 치르는 것. 또 릴레이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동맹 현대화를 비롯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 및 대북 공조, 일본과의 협력 관계 강화 등 외교적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李, APEC서 미중일 정상과 릴레이 회담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은 29일, 한중 정상회담은 다음 달 1일 열린다고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도 30일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고, 중국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발전시켜 동북아 긴장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위 실장도 “한미, 미중, 한중 간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역내 평화 안정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첫 일정으로 29일 오전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막식’에 특별연사로 참여한 뒤 같은 날 오후 국빈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양국은 무역 협상 과정에서 ‘3500억 달러(약 504조 원) 대미 투자 펀드’ 구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안보 의제를 놓고는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선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합의문이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화’ 및 ‘국방비 인상’과 관련한 문구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위 실장은 “미 측은 (관세, 안보 합의 발표를) 한꺼번에 하는 걸 선호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이 관세 합의 불발을 이유로 원자력 협정 개정 등 안보 합의 발표도 미루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 대통령은 다음 달 1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경주에선 시 주석 국빈 방한 관련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대북 정책 공조를 요청하고,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안에 더해 한반도 이슈와 북한 이슈, 주변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신임 총리와는 30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발 관세 전쟁 속에서 일본과의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해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하는 등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와 세 차례 회담을 갖고 한일 우호 관계 구축에 주력했다. 강경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에도 이러한 협력 흐름을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30일에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과도 연쇄 정상회담을 갖는다. 카니 총리와는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26일 아세안 방문 1박 2일 출국 정부는 APEC이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 실장은 “(APEC 기간 ‘경주 공동선언문’ 채택을 위해) 오래 준비해왔다”며 “쟁점을 조정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APEC에 앞서 이 대통령은 2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다. 27일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의 훈 마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한국인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캄보디아 내 온라인 사기(스캠) 범죄 대응 공조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어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가 연달아 열린다. 같은 날 오후 이 대통령은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한 뒤 APEC 준비를 위해 귀국할 예정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누구보다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사회 기강을 확립하라고 맡긴 공적 권한을 동원해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을 덮어버리거나 없는 사건을 조작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검찰의 ‘쿠팡 봐주기 의혹’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대수보)에서 “국민들이 그 실상을 보고 입을 벌릴 정도로 놀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행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기강 문란 행위”라며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고 단죄를 해야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국기 문란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이날 이 대통령은 특정 사건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외압 의혹을 받는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술자리 회유’ 의혹을 받는 박상용 전 수원지검 검사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엄 전 지청장(대장동 등 의혹)과 박 전 검사(쌍방울 대북송금 의혹)는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부천지청에서 쿠팡 사건을 수사했던 문지석 검사는 23일 국감에 나와 “올해 3월 7일 대검 담당 과장한테 제 의견을 전달했다는 이유로 (엄 전 지청장이) 저한테 9분간 욕설과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5월 대검 감찰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조서 말미에 ‘너무 억울해서 피를 토하고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적었는데도 대검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했다. 엄 전 지청장은 무혐의 지시 가이드라인을 준 적 있느냐는 질의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굽네치킨’ 창업자인 홍철호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22대 총선을 앞둔 2023년 지역구에 치킨 상품권을 뿌렸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와 관련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부천지청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이 제공한 올 5월 엄 전 지청장과 문 검사와의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엄 전 지청장은 굽네치킨 수사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부천지청장 잘못했다고 길길이 날뛰는 걸 내가 전달도 안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한 부천지청은 홍 전 수석을 무혐의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대수보 회의에서 “남에게 기대지 않고 자주적 방위산업 역량을 확고히 해야 우리 손으로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 있다”며 자주국방론을 재차 강조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23일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드렸다”며 공개 사과를 했지만 사퇴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0·15 부동산 대책에 이어 이 차관의 발언으로 수도권 민심이 급격히 악화되자 여당에서도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 대통령실은 일단 “사퇴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여론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하지만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복기왕 의원이 “15억 원 정도는 서민 아파트”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을 일으키는 등 부동산발 후폭풍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李, 질의응답 없이 유튜브로 2분 사과 이날 이 차관은 국토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유튜브 방송 대담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시는 국민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갭투자 논란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사과 방식과 내용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자회견 대신 유튜브를 통해 2분간 일방적으로 사과를 하면서 질의응답 등은 피해 갔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국민을 조롱하던 인물이 카메라에 숨어 일방적인 사과만 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국민 앞에 직접 나와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또 아파트가 배우자 명의인 점을 강조하면서 책임을 미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수 출신인 이 차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 불린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경기도 도시계획위원으로 활동했고,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성공적 사업’이라고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직속 부동산개혁위원회를 맡아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제와 토지이익 배당금제(국토보유세) 공약 설계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차관의 사과에도 여당에선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가뜩이나 어려운 부동산 정책이 초반부터 스텝이 꼬이면 지지율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이 차관 스스로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앞서 박지원 의원은 이 차관에 대해 “나쁜 사람”이라며 “국토부의 부동산 책임자가 자기는 집을 갖고 있으면서 국민에게 염장 지르는 소리를 하면 되겠느냐. 국민 비위를 상하게 그따위 소리를 하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고 비판했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이 사퇴 촉구 결의안 채택을 주장하자 “이 차관의 언행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굳이 우리 위원회가 피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사퇴론 거리 둔 대통령실, 여론 악화에 촉각 대통령실은 이날 이 차관 사퇴 요구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이 차관이 사퇴할 경우 자칫 정책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 또 국민의힘이 이 차관 외에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을 ‘부동산 재앙 4인방’이라고 주장하며 사퇴를 요구하는 가운데, 이 차관의 거취 논의가 오히려 사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사 조치를 할 거면 사과를 시키지 않고 바로 경질했을 것”이라며 “사퇴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부동산 여론 악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 브리핑에서 이 차관에 대한 문책 등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대통령실은 관련해 여러 사안을, 그다음에 국민들 목소리를 신중히 그리고 엄중히 귀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복기왕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서 “15억 원 정도 아파트면 서민 아파트라는 인식들이 좀 있다”고 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이재명 정부에서는 중산층은커녕 서민이 되는 것도 힘들어져 버렸다”며 “도봉구 아파트 평균가가 5억 원이 조금 넘는다. 도봉구민이 민주당 기준의 ‘서민’이 되려면 최소 10억 원은 더 필요하다는 말”이라고 날을 세웠다. 논란이 거세지자 복 의원은 이날 오후 국토위 국감에서 이 발언에 대해 “정확한 용어를 선택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한국과 미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 협상 타결을 시도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첫 통화 이후 넉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한미 관세 협상 줄다리기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틀 후인 6월 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양국 간 고위급 협상에서 정부는 안보와 통상을 연계한 ‘패키지 딜’을 시도했다. 국방비 지출 증액 등 안보 합의를 지렛대로 관세 인하를 끌어내려 했던 것. 하지만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대미(對美) 투자펀드와 쌀,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을 요구했다. 결국 한미는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 직전인 7월 30일 3500억 달러(약 50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를 구성하는 것으로 관세 협상을 구두 합의했다. 당시 미국은 일본과 맺은 5500억 달러 수준의 투자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1000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에너지 구입을 앞세워 대미 투자펀드 규모를 줄이고 쌀, 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을 제외했다. 하지만 구두 합의 직후부터 양국이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면서 후속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정부는 95% 이상 ‘대출과 보증’이라고 설명한 반면 미국은 전액 현금 선불(up front) 투자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것. 미국은 한국에 일본식 양해각서(MOU) 체결을 요구하면서 8월 25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고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 방문 당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대규모 투자 시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한미 간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했다. 이후 미국이 APEC을 계기로 한미 관세 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 속도를 높이면서 일단 전액 현금 선불 요구에서 물러섰고 통화스와프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3500억 달러의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투자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대출 및 보증 방식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합리적인 수준의 자금 조달 방안 비율을 확정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익을 우선으로 상업적 합리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협상 방침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특정 시점 때문에 부분 합의된 안만 가지고 양해각서(MOU)에 사인하는 건 고려하고 있지 않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22일 “7월 양국 간 타결된 안을 실행할 수 있는 MOU 전체에 대해 양국 합의가 돼야 성과물로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3500억 달러(약 501조 원) 대미 투자 펀드 관련 세부 이견이 모두 해소돼야 한미 관세 합의 문서에 서명할 수 있다고 사실상 배수진을 친 셈이다. 무박 3일 방미길에 오른 김 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정부의 최종안을 미국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한국의 외환시장 우려 등을 반영해 전액 선불(up front) 요구를 철회했지만 여전히 3500억 달러의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투자할 것을 요구하는 만큼 정부는 대출 및 보증 방식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합리적인 수준의 자금 조달 방안 비율을 확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3500억 달러 직접투자 비율 담판이 관건 이날 김 실장은 19일 귀국한 지 사흘 만에 다시 전격 방미에 나선 데 대해 “한두 가지 아직까지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있다”며 “쟁점에 대해 국익에 맞는 타결안을 만들기 위해 다시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의 재방미는 한미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이 대통령 지시사항이 담긴 최종안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다. 22일 예정돼 있던 김 장관의 기자간담회도 전날 이 대통령의 급파 결정으로 취소됐다. 이번 한미 고위급 협상의 관건은 3500억 달러 자금 조달 방식 및 비율을 어떻게 확정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전액 선불 요구에서 후퇴했지만 양측은 여전히 현금 투자 비율을 두고 간극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3500억 달러 중 5% 직접투자를 염두에 뒀던 정부는 미국과 ‘5% 플러스알파(+α)’로 직접투자 비율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 장관은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긴장의 시간이 있을 것 같다”면서 “국익이 관철되는 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 방식 외 투자처 선정과 수익 배분 문제도 한미 간 입장이 엇갈리는 쟁점이다. 정부 일각에선 미국이 전액 현금 투자 입장에서 물러선 만큼 협상 주고받기 차원에서 투자처 선정 및 수익 배분과 관련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되 일부 보완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그동안 정부는 한국이 투자금 90%를 회수하면 이후 수익을 9(미국) 대 1(한국) 비율로 나눌 수 있지만, 투자처를 결정하는 과정에선 한국이 참여해야 한다고 미국에 요구해 왔다. 미국은 일본과는 투자금 회수 이후 수익을 9(미국) 대 1(일본) 비율로 나누고 투자처도 미국이 전적으로 결정하는 내용의 MOU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간 세부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 3500억 달러 MOU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김 실장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 전 마지막 대면 협의를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주 방한을 계기로 미국이 미중 및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주요국 관세 합의 성과를 과시하려는 기류인 만큼 이번에 제시할 정부의 최종안에 대한 미국의 양보를 기대한다는 것.● 통상-안보 패키지 문서화 논의 속도 낼 듯 이번 담판으로 3500억 달러 관련 세부 이견이 해소될 경우 양 정상이 발표할 통상 및 안보 패키지 합의를 문서화하는 한미 간 실무 논의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는 8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전후 한미 동맹 현대화 및 한국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이 담긴 안보 패키지에 대한 대략적인 공동문서 문안 작업을 마쳐 놓은 상태다. 김 실장은 “(8월 정상회담) 성과가 대외적으로 정리돼 발표되지 않았다”면서 “통상 이슈가 이행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다른 분야까지 보류돼 있는 상태인데 이번에 만약 통상에 대한 MOU 등이 완료되면 지난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잠정적으로 합의된 큰 성과들도 한꺼번에 발표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한미 3500억 달러(약 501조 원) 대미(對美) 투자 펀드 협상을 위해 다시 방미길에 올랐다. 이들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최종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핵심 쟁점인 3500억 달러 조성 방식을 두고 직접 투자 및 대출·보증 비율 등에 대한 완전한 합의가 이뤄져야 대미 투자펀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양국 간 의견이 많이 좁혀져 있는데 한두 가지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있다”면서 “그런 쟁점에 대해 우리 국익에 맞는 타결안을 만들기 위해 다시 나가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대출과 보증 대신 전액 현금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선 물러섰지만 여전히 한국에 부담스러운 수준의 현금 직접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장기 분할 투자를 비롯해 대출·보증 확대 및 자금 조달 방안 비율 확정을 위한 담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관세협상 키맨들의 동시 방미는 21일 오후 결정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 실장 등으로부터 두 차례 대미 협상 보고를 받았다. 미국에서 제시한 안에 대해 이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담긴 최종 제안을 들고 무박 3일 방미길에 올랐다는 것. 한편 김 실장은 “쟁점이 남은 상태에서 특정 시점까지 합의된 내용을 가지고 MOU를 하고 그런 안은 정부에서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7월 (관세 합의에서) 양국 간 타결된, 그 안을 실행할 수 있는 MOU 전체에 대해 합의가 돼야 성과물로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북한이 22일 이재명 정부 들어 첫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세계 각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로 도발한 것은 올해 5월 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한미 연합훈련,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등에도 도발 휴지기를 이어가던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란 해석이다.● ICBM 대신 南 겨냥 ‘괴물 미사일’로 도발 재개군 안팎에선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한다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다. 북한은 이달 10일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심야 열병식에서 신형 ICBM ‘화성-20형’을 공개하며 “최강의 핵전략 무기체계”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이날 북한이 꺼낸 미사일은 예상을 깬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었다. 특히 핵탄두 장착용이 아닌 ‘화성포-11다-4.5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들고 나온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4.5t 중량의 초대형 재래식 탄두가 장착되는 ‘화성포-11다-4.5형’은 북한이 지난해 7, 9월 시험 발사한 것으로 북한이 핵무력을 증강하는 한편으로 재래식 전력에 있어서도 압도적인 공격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북한판 ‘괴물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탄두(8∼9t)를 장착한 우리 군의 현무-5(일명 ‘괴물 미사일’)에는 못 미치지만, 북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기 위한 ‘현무-4(2t)’와 비교하면 탄두 중량이 두 배 이상 무겁다. 우리 군은 현무-5 20∼30발로 유사시 평양을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역시 이에 대응해 통상 정치적 목적으로 보유하는 핵무기 대신 실전에선 화성포-11다-4.5형 수십 발을 동원해 서울을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APEC 정상회의를 코앞에 둔 시점에 이 미사일을 꺼내든 건 방향만 남쪽으로 틀면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500km인데, 이날 미사일이 발사된 황해북도 중화에서 경주까지 직선거리는 약 440km다. 이날 북한은 통상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던 것과 달리 내륙 표적을 향해 쐈는데, 이 역시 내륙인 경주를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도발 수위 조절… 美에 “비핵화 요구 말라” 메시지 다만 북한이 신형 ICBM이나 핵 탑재용 미사일 대신 재래식 탄두 장착용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존재감을 과시하되 미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는 식으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됐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ICBM을 발사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이유가 없어진다”며 “단거리 미사일을 쏜 건 판을 깨지 않으면서 대화 가능성을 남겨둔 것”이라고 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무력 시위를 해도 대화 의지가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성을 테스트하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2017년 11월을 끝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중단했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회동을 갖기 전인 2019년 5월부터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도발을 재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가 만나더라도 ‘비핵화’는 요구하지 않는 등의 대화 조건을 맞추라는 대미 메시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오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실은 “회의에서는 국방부와 군의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 상황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1일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총리가 중국 견제를 위해 ‘차세대 추진력’을 갖춘 신형 잠수함을 보유한다는 국방 정책을 수립했다.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염두에 둔 행보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27일 일본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다음 날 열릴 예정인 정상회담에서 이와 관련된 대화를 나눌지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가 대중국 견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의 호주 이전에 대해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이 중국 견제 강화를 위해 일본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용인할 경우 한국, 대만도 이에 가세하려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일 3국 협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20일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와 연립정권 구성에 합의하며 정치, 경제, 국방 등 12개 분야의 주요 정책을 공개했다. 특히 국방 부문에서 “차세대 추진력을 갖춘 VLS(수직발사장치) 탑재 잠수함 보유 정책을 추진한다”며 ‘장거리 미사일 탑재’와 ‘장기 잠항’이 가능한 신형 잠수함 보유 목표를 명시했다. 일본 정부가 ‘차세대 추진력’을 갖춘 신형 잠수함 도입을 국방 정책에 공식적으로 포함시킨 건 처음이다. ‘강한 일본’ 재건을 강조하는 다카이치 정권은 정보기관 강화도 추진한다. 총리 직속 ‘내각정보조사실’과 ‘내각정보관’을 격상시켜 내년에 각각 ‘국가정보국’과 ‘국가정보국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2027년 말까지 영국 비밀정보국(MI6)처럼 대외 첩보 수집을 전담하는 독립기관인 ‘대외정보청’(가칭)도 만들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의 총리 지명 선거 1차 투표에서 전체 465표 중 237표를 얻어 과반(233표)을 넘겼다. 이에 결선 투표 없이 제104대 일본 총리 취임이 확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중대한 시기에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도 이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층 중요성 커진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면서 “이 대통령과의 회담도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이 3500억 달러(약 500조 원)의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현금 직접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정부 협상단은 이 같은 내용의 미국 측 제안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21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 결단에 따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 관세 협상 타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21일 “한 해 동안 우리가 가용한 달러 액수에 대해서는 미국이 이해한 상태”라며 “다만 미국 측은 일부 양보하더라도 3500억 달러 중 상당 부분을 현금 투자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현금 투자는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방미 협상단으로부터 관세 협상 상황과 미측 요구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큰 틀의 관세 합의와 안보 합의를 담은 공동문서 발표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22일 긴급 방미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과 산업부는 밝혔다. 남은 쟁점에 대한 한국의 추가 제안을 전달하고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도 공정한 협정을 이뤘고, 한국과도 매우 공정한 협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히며 “한국에서의 회담이 끝나면 중국과 나는 정말 공정하고 위대한 무역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며 “한국을 떠날 때는, 아닐 수도 있지만, 우리는 매우 강력한 무역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한미가 3500억 달러(약 500조 원)의 대미(對美) 투자펀드를 두고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힌 가운데, 현금 직접 투자 액수가 막판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분할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한국의 입장을 일부 수용했지만 여전히 상당액의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방미 협상단으로부터 미 측의 요구 사안을 최종 보고받은 가운데, 양국 정상 간 최종 결단에 따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관세 및 안보 분야 합의를 담은 공식 문서가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 美 측 제안 최종 보고받아 이 대통령은 이날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방미 협상단으로부터 관세 협상 상황과 미 측의 최종 요구안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APEC에서 관세 합의를 원하는 미국이 사실상 최종 제안을 전달했다”며 “이제 우리가 이를 ‘받을 거냐, 말 거냐’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 조율이 있더라도 최종 결정은 한국과 미국 정상이 내려야 하는 단계”라며 “결단 여부에 따라 APEC 때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을지가 결정되는 구조”라고 했다. 정부 협상단은 대규모 외화 유출과 외환시장 충격을 우려해 ‘분할·단계형’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를 현금으로 전액 선불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직접 투자와 함께 대출·보증을 통해 투자금을 분할 조달하겠다는 것. 원화와 달러를 섞어 투자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미 협상단은 2박 4일간의 미국 방문 기간 동안 외환위기를 겪었던 나라로서 대규모 선불 투자 시 외환시장 위기 가능성을 집중 설득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분할 투자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여전히 3500억 달러 투자의 상당 부분은 현금으로 직접 투자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과 보증 대신 전액 현금으로 투자해야 한다던 기존 입장에선 물러섰지만 한국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의 직접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현금 투자를 많이 받아서 이를 APEC 기간 성과로 내세우려고 하는 것”이라며 “당초 정부가 밝힌 (직접 투자 비율) 5%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의 현금 투자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간 감당할 수 있는 현금 투자 규모가 200억 달러 내외인 점을 고려해 최대한 대출·보증액을 높이고, 10년가량 분할 투자하는 방식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PEC 기간 공동선언 발표 추진, MOU는 시일 걸릴 듯 양국은 관세 협상의 합의를 공동문서로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해소되지 않는 일부 쟁점을 제외하고 일단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미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설명자료(fact sheet)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29, 30일 국빈 방문 기간에 맞춰 설명자료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세 협상 외에도 한미동맹 현대화와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 안보 합의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방안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도 협상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양국이 관세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이 대미 투자펀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이견이 남아 있는 만큼 APEC 전에는 완전한 합의가 쉽지 않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공동선언문을 먼저 발표하고 추가로 조율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공동선언문 발표 시 미국이 즉각 관세 인하에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이 주택 공급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수도권 공급지도를 내놓는 것은 물론이고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위한 입법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토지허가제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는 등 초고강도 수요 억제 정책으로 수도권 민심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대적인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건 것이다. 다만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두고 당정 간 엇박자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보유세 인상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정부 안팎에선 잇따른 규제에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與, “연말까지 수도권 공급지도 마련” 20일 민주당은 주택시장안정화 태스크포스(TF) 출범 계획을 발표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위원장을 맡을 TF는 정부가 9·7 부동산 대책에서 밝힌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호 착공’ 등 수도권 공급대책을 구체화하고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기간 단축 등을 입법 지원할 예정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입만 열면 거짓말식 국민의힘의 무차별 정치 공세로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TF를 통해) 국민 의견 수렴을 강화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보완 입법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TF는 10·15 대책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에 대해 지역별 연도별 공급계획을 세부적으로 밝히는 수도권 공급지도를 올해 안에 공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수도권 공급지도를 명확히 제시해 ‘기다리면 수도권 아파트를 싸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TF는 또 재개발·재건축 인허가의 단계별 과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속도를 내는 법안을 11월 중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 재건축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문턱을 낮추는 방법 등도 제시된다. 민간 재건축 수익률을 높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완화도 논의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3기 신도시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이 지체되는 택지엔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보유세 인상 “최후 카드로 검토” vs “지방선거 치명타” 대통령실도 추가 공급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9·7 공급대책 당시 발표한 135만 채 공급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방침에 더해 수도권 주요 입지에 부지 추가 발굴에 나서겠다는 것. 대통령실 관계자는 “결국 핵심은 서울 지역 내 공급인 만큼 당분간은 서울 내 신규 부지 찾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이 유일무이한 투자 수단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고, 오히려 주식시장 등 투자처 다변화를 통해 우리 경제가 좀 더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책으로 보유세 인상 카드도 거론되고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해 사실상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집값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결국에는 보유세 인상도 최후의 카드로 검토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보유세가 올라갈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만큼 논의를 서두르진 않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의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대통령 지지율이 55% 정도는 유지돼야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본다”며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기준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예민하게 보는 주제”라고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유세로 집값을 잡는 정책은 논리적으로도 실증적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며 “‘세금 못 내면 집을 팔라’는 식으로 경제 주체의 의사결정을 제한하면 저항이 크고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한마디로 부동산 테러”라며 “이제 남은 것은 세금 폭탄이다. 문재인 정권의 몰락은 부동산에 대한 세금 폭탄에서 시작됐다. 시장을 배신한 대가는 정권의 몰락일 것”이라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0일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대미(對美) 투자펀드 조달 방식에 대해 “미국이 상당 부분 우리 의견을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현금 직접투자를 통한 ‘선불(up front)’ 투자 요구에서 물러선 대출·보증을 포함한 분할 투자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전액 현금 투자를 계속 요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거기까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계속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을 것이었는데, 미국이 상당 부분 우리 의견을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등과 함께 미국 워싱턴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나 대미 투자펀드 등 관세협상을 갖고 이날 귀국했다. 김 장관은 “한국의 외환 시장에 부담을 주는 선에서는 (대미 투자가) 안 된다는 어느 정도 컨센서스(합의)가 있었다”며 “그걸 바탕으로 협의가 진전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미 관세협상 주무 부처인 미 상무부도 한국이 제시한 분할 및 원화 투자 제안을 일부 수용했다는 것. 김 장관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 한미 고위급 추가 협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관계 부처와 논의해 보고 필요하면 갈 생각도 있다”며 “시기적으로 APEC 회의 전에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인지 내부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PEC 회의를 계기로 한미 양국 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한미 정상이 만나는 걸 계기로 협상을 만들어 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도 “시점보다는 그것이 가장 국익에 맞는 합의가 되는지가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장관은 미국과의 추가 협상 쟁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엔 “그런 것(쟁점)이 몇 가지 있어 지금 당장 된다, 안 된다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귀국한 김용범 실장은 “이번 방미 협의에서는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대부분의 쟁점은 의견 일치를 봤는데 조율이 필요한 남은 쟁점이 한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한미가 일부 쟁점을 남겨두고 대미 투자펀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한미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및 안보 합의를 공동 문서 형태로 합의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에 대해선 직접투자 비율 등 모든 쟁점이 해결될 때까지 MOU 서명에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이다.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여수·순천 10·19사건(여순사건)’ 77주기를 맞아 “다시는 국가 폭력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엄중한 책임의식을 갖고, 이를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제정된 여순사건 특별법에 따라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어 “역사를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는 것은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우리 모두가 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갈등과 상처를 극복하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세워 나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여순사건은 전남 여수시 신월동에 주둔하던 국군 14연대의 일부 군인이 1948년 10월 19일 제주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일으켰다. 당시 무력 진압 과정에서 1만여 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전남 구례군 지리산 역사문화관에서 열린 합동 추념식에 참석해 “여순의 비극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며 “정부는 여순사건이 온전한 진실로 드러날 때까지 진상조사기획단을 통해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며 “새 정부 출범으로 높아진 유족분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달 말 방한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해 “APEC 정상회의 계기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염두에 두고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내실 있는 방한이 될 수 있도록 일정 및 예우 등에 대해 세심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예우’ 차원에서 무궁화대훈장 수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무궁화대훈장은 상훈법 시행령에 규정된 대한민국 최고 훈장이다. 역대 대통령 내외와 대한민국의 발전과 안전보장에 기여한 공적이 큰 우방국 국가원수 내외 등에게만 수여된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19일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미는 3500억 달러(약 500조 원)의 대미(對美) 투자펀드를 분할 투자 방식으로 조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 협상단은 이날 오후 2박 4일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김 실장은 “한미 양국이 매우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협상에 임했다”며 “이번 협의의 성과를 토대로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른바 ‘선불(up front)’ 방식의 대미 투자 요구 대신 한국이 제안한 분할 투자 방식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을 약정하되 외환시장 사정에 따라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원화와 달러를 섞어 단계적·점진적으로 분할 투자하는 방식을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분할 투자 방식에 대해 “대한민국이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상호호혜적인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견이 근접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금 직접 투자 요구에 대해서도 일부 대출·보증을 통한 투자금 조성이 불가피하다는 한국의 입장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투자를 대출·보증 중심으로 분할한다는 협상 원칙은 분명하다”며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라고 하면 반드시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제 조건이 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APEC 기간 중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합의안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다음 주까지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조율이 필요한 쟁점이 한두 가지 있다”며 “추가로 더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APEC 이전 관세 협상 타결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일정에 쫓겨 합의를 서두르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일괄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은 구조”라며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낙관 쪽이 조금 더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한미가 3500억 달러(약 500조 원)의 대미(對美) 투자펀드를 두고 이견을 좁힐 실마리를 찾으면서 장기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한미 관세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7월 30일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2개월 이상 한국에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선불(up front)’ 투자할 것을 요구해 온 미국이 분할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한국의 입장을 일부 수용하면서다. 원화와 달러를 섞어 투자금을 조성하되 여러 해에 걸쳐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단계적·점진적으로 분할 투자한다는 정부의 역제안에 대해 미국이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 한미가 직접투자와 대출·보증 비율 등 세부 사항에 합의하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관세·안보를 포괄하는 한미 공동선언문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불’ 대신 ‘대출·보증 포함 분할 투자’ 공감대 2박 4일간 미국 방문을 마치고 19일 귀국한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방미 전보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출국 당시 한미 간 간극이 좁혀졌다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협상 타결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낸 것. 특히 김 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회담에선 한미 관세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꼽혔던 3500억 달러 투자금 조성 방식에 대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협상단은 대규모 외화 유출과 외환시장 충격을 우려해 ‘분할·단계형’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를 현금으로 선불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직접투자와 함께 대출·보증을 통해 투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 또 미국이 통화스와프에 난색을 표한 가운데 외환 안전장치 없이는 한 번에 막대한 달러를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원화와 달러를 섞어 투자하되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할해 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협상을 통해 대출·보증을 포함한 분할 투자 방식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에 3500억 달러 전액 현금 일시 투자가 어렵다는 우리 쪽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의견 접근이 있었다”며 “우리 입장이 명확한 상황에서 미국 측의 동의가 없었다면 협상은 결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할 투자 방식에 대한 간극이 좁혀지면서 통화스와프는 이번 협상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500억 달러 일시 투자 시 외환위기 우려로 통화스와프 문제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던 건데, 다른 투자 조건을 검토하면서 통화스와프는 주요하게 논의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협상 결과 보고 받은 李… APEC서 관세·안보 합의 발표 조율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2박 4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김 실장에게 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조만간 열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세부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김 실장이 “조율이 필요한 쟁점이 한두 가지 있다”고 밝힌 만큼 한미 간 세부 사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 재무부, 상무부 등에는 우리 입장이 어느 정도 전달됐고 이해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도 “결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인을 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가변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한미는 관세 합의가 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관세 합의 내용과 함께 한미동맹 현대화와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 안보합의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관세 합의가 일괄 타결되지 않을 경우 관세율 인하와 대미 투자펀드 금액을 확정하는 내용의 공동 문서를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실장 등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던 김 장관은 18일(현지 시간) 미 조지아주 서배너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과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을 방문해 한국인 비자 문제를 점검했다. 김 장관은 “우리 국민과 기업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달 말 방한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대통령실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해 “APEC 정상회의 계기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염두에 두고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내실 있는 방한이 될 수 있도록 일정 및 예우 등에 대해 세심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예우’ 차원에서 무궁화대훈장 수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대가 있는 만큼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무궁화대훈장은 상훈법 시행령에 규정된 대한민국 최고 훈장이다. 역대 대통령 내외와 대한민국의 발전과 안전보장에 기여한 공적이 큰 우방국 국가원수 내외 등에만 수여된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최고 훈장인 만큼 귀금속으로 본체를 뜨고, 금·은·루비·자수정 등의 보석으로 제작한다. 한 세트당 제작비가 7000만 원 이상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27~29일 일본 방문 이후 29일 한국을 방문해, 1박 2일간 한미 정상회담 및 미중 정상회담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은 국빈 방문을 추진 중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경찰이 베트남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한국인 여성 박모 씨가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통장 모집책’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씨는 8일 베트남 떠이닌성 국경 검문소 인근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한국인 남성 2명과 함께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박 씨가 캄보디아 내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관돼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텔레그램 자경단 채널 운영자 ‘천마’는 “박 씨가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현지 범죄 사무실에 공급하며 수익을 나눴다”고 주장했다. 박 씨가 한국인 여성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해 인신매매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이 관련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경북경찰청은 캄보디아에서 살해된 예천 출신 대학생 박모 씨(22) 사건을 수사하던 중, 박 씨의 통장에서 인출된 수천만 원의 자금 흐름을 추적해 국내 대포통장 조직원을 특정했다.캄보디아행 여행객에 대한 검문도 강화됐다. 15일 인천국제공항 캄보디아행 탑승 게이트에서는 현지 범죄 연루가 의심되는 30대 남성이 여행 목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출국이 제지됐다.이재명 대통령은 16일 한국인을 캄보디아 범죄에 유인하는 구인 광고가 계속되는 데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삭제 조치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캄보디아 등 해외 체류 중인 한국 국적의 보이스피싱 총책급 범죄자 20여 명의 송환도 준비하기로 했다.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 합동대응팀은 16일 오전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를 만나 구금된 한국인 송환 문제를 논의했다. 마네트 총리는 한국 국민이 목숨을 잃은 데 대해 “심심한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미국 경제수장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한국과의 관세협상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주도해 왔지만 최근 한미가 관세협상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 베선트 장관이 있다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수차례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언급했다. C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 외 어떤 무역협상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을 꼽고 “한국과의 협상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힌 것. 그는 뒤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통화 스와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소관”이라며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처럼 통화 스와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선트 장관과 러트닉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관세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베선트와 러트닉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재무장관직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라이벌로 꼽힌다. 한미 관세협상을 러트닉 장관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베선트 장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관세협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기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16일 “이전에는 미국 내 관련 부서들이 긴밀하게 소통하는 인상은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엔 미국도 재무부와 USTR, 상무부가 긴밀히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