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 신세계그룹이 24일 야심 차게 개장한 ‘스타필드 고양’은 올 하반기(7∼12월) 유통업계 최대 이슈메이커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 쇼핑몰 중 하나로 주소지는 경기 고양시지만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차로 5분 거리다. 17∼23일 사전 개장 기간 45만 명이 다녀갔다. 개장 후 나흘간은 48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본보 기자들도 수많은 인파와 함께였다. 30대 신혼부부, 30대 워킹맘, 40대 직장 남성 등 3색 시선으로 스타필드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 ○ 30대 신혼부부일요일인 27일. 개장 후 첫 휴일임을 감안해 차는 두고 가기로 했다. 서울 서대문구 서울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삼송역까지는 16분이 걸렸다. 오전 10시 30분 삼송역에 내린 젊은 커플들이 우르르 3번 출구로 향했다. 지하철 역사 내 스타필드 고양 광고판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커플도 있었다. 인증샷을 찍어 가면 이마트24에서 커피 2잔이 공짜였다. 스타필드까지 걸어서 8분 만에 도착했다. 첫눈에 들어온 건 반려견과 함께한 쇼핑객이었다. 반려견 위생봉투함도 곳곳에 비치돼 있었다. 각 매장 출입구 바닥에는 애견 출입이 가능한 곳과 금지된 곳을 구분하는 표시가 있다. 애견인인 남편은 “다음에는 강아지들을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스타필드 1층에는 반려동물 멀티숍인 ‘몰리스펫샵’도 입점해 있다. 지하 1층 PK마켓 ‘그로서란트(식료품점과 음식점의 합성어)’에서 점심을 먹을까 했다. 하지만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그 대신 3층 ‘잇토피아(EATOPIA)’ 차이나타운 거리의 ‘진가’에 갔다. 국내 중화요리 ‘4대 문파’로 꼽히는 진생용 셰프가 운영하는 유명 중식당이다. 스타필드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총 4시간. 지하 1층의 ‘노브랜드’ 매장에서 생필품, 스킨, 주방용품을 사고 의류 매장에서 가을 옷을,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에서 휴가 때 쓸 즉석카메라 필름을 구매했다. 장보기부터 쇼핑, 맛집 탐방 겸 데이트까지 한 방에 해결한 셈이다. 아쉬웠던 점도 있다. 방문 전 인터넷으로 SSG카드를 신청하려 했다. 신세계 간편 결제서비스인 ‘SSG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SSG카드로 결제를 하면 금액에 따라 SSG머니를 1만∼4만 점 준다는 얘기를 듣고서였다. 하지만 이날은 신청자들이 급증한 탓인지 오전 내내 ‘신청이 폭주해 발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창이 떴다. 처음엔 따라 나서길 꺼리던 남편은 “꼭 살 게 있지 않아도 주말에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것 같다”며 의외로 만족해했다. ○ 30대 워킹맘 장난감 매장 ‘토이킹덤’에 들어온 지 벌써 30분째. 26개월 아들은 빨간 버스 모형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무한 반복했다. 아이들끼리 운전석 핸들을 잡기 위한 쟁탈전도 벌어졌다. 겨우 설득해 데려나오는데 이번엔 장난감 기차 코너가 눈에 딱 들어왔다. 다른 유아 10여 명과 장난감 기차를 기찻길 위에 올려놨다 내려놨다를 또 반복했다. 한 시간이 더 흘렀다. 26일 스타필드 고양은 첫 주말답게 인산인해였다. 일부러 아침 식사를 거르고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갔다. 1층 ‘고메 스트리트’의 태국 음식점 ‘소이연남’에는 벌써 긴 줄이 늘어섰다. 늦은 아침을 먹고 나오니 주변 모든 음식점에 줄이 서 있었다. 곧바로 3층 토이킹덤으로 갔다. ‘토이킹덤 플레이’로 가고 싶었지만 36개월 이상 아이들만 입장할 수 있다고 했다. 토이킹덤은 블랙홀이었다. 한 번 들어간 아이들은 나올 줄을 몰랐다. 드론이나 무선조종 모형자동차(RC카)를 조종해 보는 공간도 따로 있었다. ‘콩순이’ 같은 인기 캐릭터 코너나 ‘토미카’의 온갖 자동차 모형들을 구경하기도 좋았다. 계산대 앞에 늘어선 줄은 끝이 없어 보였다. 울며불며 나오기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안고 나왔다. 바로 옆 ‘타요’ 매장에서 장난감을 골라 아이를 진정시켰다. 2층은 유모차 부대가 점령한 3층보다는 한산해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지하 2층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들러야 할 것 같았다. 결국 스타필드 고양에서 무려 6시간을 보냈다. 최근 10년 동안 가장 오래 머물렀던 쇼핑몰이다. 깨알 같은 ‘디테일’에는 감탄했다. 아이 기저귀를 갈아줄 수 있는 가족 화장실이 특히 고마웠다. 기존 쇼핑몰에는 주로 여자 화장실에만 기저귀 교환대와 유아 변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이 이날 쓴 돈은 식사 3만8000원, 트레이더스 장보기 7만5480원, 몰스킨 노트 1만7600원, 장난감 9000원을 더해 14만 원 남짓. 이 중 엄마의 개인 용품은 하나도 없었다. 가족이 함께 즐기면서 장을 볼 수 있어 행복한 것에 만족했다. 패션 쪽은 눈에 확 띄는 브랜드가 없었다. ‘코스’와 ‘앤아더스토리’가 있었지만 너무 지쳐 구경할 힘이 없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엘리베이터에서 ‘3층(토이킹덤이 있는 층)에 가자’며 떼를 쓰는 유아를 봤다. 한 시간 반쯤 전 토이킹덤에서 봤던 아이였다. 아이들의 천국임은 분명한 것 같다.○ 40대 직장 남성 5년 전 입주가 시작된 고양 삼송지구는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촌 외에는 주거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다. 2만 가구에 달하는 삼송지구 입주민들은 스타필드 개장을 목이 빠져라 기다려 왔다. 개장 이틀째인 25일 오후 5시쯤 삼송지구 가장 북쪽인 고양삼송아이파크1차에서 48번 마을버스를 탔다. 동네 주민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슬리퍼를 선택했다. 10여 분 후 거대한 쇼핑몰을 마주하자 후회가 밀려왔다. 슬리퍼가 아닌 운동화, 그것도 러닝화가 필요한 곳이었다. 1층은 130여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모아 30∼80%씩 할인 판매하는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가 가장 북적였다. 지하 1층은 PK마켓과 노브랜드 같은 생필품 판매점이 위치해 있어서인지 가족 단위 고객이 많았다. 각종 이벤트를 홍보하는 목소리와 큰 음악이 귀를 울렸다. 식당이 층마다 골고루 포진된 건 편리했다. 식당들도 죄다 이름난 맛집들이다. 지하 1층 ‘PK키친’, 1층 ‘고메 스트리트’, 3층 ‘잇토피아’가 식당촌이다. 대형 쇼핑몰은 여성들의 공간이라지만 남성이라고 실망할 건 없다. 2층 일렉트로마트 입구에는 ‘일렉트로맨 카’라는 별명이 붙은 전기자동차 BMWi8가 남성 고객들을 사로잡는다. 바로 옆에는 골프용품 전문 매장과 BMW, 현대자동차 전시장이 이어진다. 그야말로 ‘남성 존’이다. ‘스타필드 맨즈’라는 남성 전용 편집매장도 있다. 평소 옷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개점 기념 할인’이라는 말에 충동구매를 고민했다. 2층과 3층 중간쯤에는 실내 흡연실이 하나씩 있다. 애연가들에게 추운 겨울이 되면 흡연실의 매력은 배가 될 듯하다. 주차장은 층마다 있다. 몰에서 주차장으로 나가는 출구에는 디스플레이가 하나씩 달려 있다. 북측 및 남측 주차장 입구와 출구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볼 수 있고 구파발 방면과 서오릉 방면 도로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집으로 돌아갈 때 복잡하지 않은 출구와 길을 선택할 수 있는 편의장치다.고양=정민지 jmj@donga.com·김현수·김창덕 기자}

KT&G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잎담배 농가들이다. KT&G가 이들 농가를 위해 직간접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도 원재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KT&G 임직원들은 18일 충남 천안시의 잎담배 농가들을 찾았다. 잎담배는 무더운 여름철에 수확한다. 기계화가 많이 이뤄진 다른 작물과는 달리 잎을 따고 말리는 과정 대부분을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경작 농민들의 평균 연령이 타 작물보다 높아 늘 일손 부족에 시달린다. KT&G가 2007년부터 매년 수확철마다 잎담배 농가를 찾아 수확부터 운반까지 다양한 작업을 돕는 배경이다. KT&G는 2013년부터 잎담배 경작인의 종합 건강검진비와 자녀 장학금도 후원하고 있다. 올해만 4억 원을 후원한다. 경북 영덕군 창수면에서 잎담배 농사를 40여 년간 지어온 이모 씨는 2년 전 무료 건강검진을 통해 전립샘암을 초기에 발견했다. 현재는 수술을 받고 완쾌했다. 이 씨는 “잎담배를 구매하는 KT&G 덕분에 자녀 셋을 결혼시켰는데 건강검진을 지원해 목숨까지 살려줬다”며 고마워했다. KT&G는 또 춘분기 영농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경작인별로 잎담배 예정 판매대금의 30%를 3, 4월에 미리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롯데그룹이 다음 달 1일 하반기(7∼12월)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한다. 이와 함께 ‘5년간 7만 명 채용, 비정규직 1만 명 정규직화’를 위한 세부계획도 확정해 내놨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롯데의 이 같은 고용 전략이 재계 전체에 훈풍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다음 달 1∼14일 하반기 신입사원 지원 접수를 한다고 23일 밝혔다. 11월 3∼16일 동계 인턴 신청도 받는다. 식품, 관광·서비스, 유통, 석유화학, 건설·제조, 금융 분야 등의 45개사가 채용에 참여한다. 규모는 신입사원 900명과 인턴 400명 등 1300명이다. 롯데는 스펙보다는 능력 위주의 채용 기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폭 늘리기로 한 게 이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1∼6월)까지는 보통 계열사별로 면접 인원의 5∼10배수가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하반기부터는 서류전형 통과 비율을 15∼20배 정도로 높여 최대한 많은 지원자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그 대신 롯데의 고유 조직·직무적합도 검사인 ‘L-TAB(엘탭)’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과거 롯데그룹 지원자들은 면접을 보러 가는 날 엘탭을 함께 치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10월 21일 하루를 할애해 엘탭을 치르게 된다. 엘탭을 통과하지 못한 지원자들은 ‘엘탭 평가과목별 피드백’을 e메일로 받게 된다. 기존에 면접 불합격자들에게 제공하던 ‘면접전형별 피드백’을 엘탭으로 확대한 것이다. 신입공채와는 별도로 지원자의 직무수행 능력만을 평가하는 ‘롯데 SPEC태클’ 채용도 10월에 진행한다. 최근 정부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도 SPEC태클 채용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지원자들은 신청 시 이름, 연락처와 함께 해당 직무 관련 기획서나 제안서만 제출한다. 평가는 회사별, 직무별 특성을 반영한 주제 관련 미션 수행이나 프레젠테이션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롯데그룹은 이 채용방식을 통해 매년 상·하반기 100여 명씩 연간 200여 명을 선발하고 있다. 롯데그룹 인사담당자는 “능력 중심 채용을 강화해 역량과 도전정신이 있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신규 채용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계획도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직접 이 혁신안을 발표한 지 10개월 만이다. 사실 이 계획을 그대로 실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은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고, 그 결과 현재 중국 현지 롯데마트 99개 중 87개가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런 상황에서 그룹 공채 및 인턴 외에 계열사 채용, 경력사원 채용 등을 통해 상반기에 7200명가량을 선발했다. 하반기에도 신입공채를 포함해 6100명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다. 올해 채용 규모는 1만3300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는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채용인원을 늘려 2017∼2021년 5년간 7만 명 채용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룹 내 비정규직들도 지난해 10월 발표 이후 올해 6월까지 모두 2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롯데그룹은 올해 하반기 2600명, 내년과 내후년 각각 2200명씩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신규 사업이나 퇴직 인원을 보충하기 위한 인력을 포함해 총 1만 명 수준의 비정규직을 전환할 계획이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부산 본점에 청년들의 취업 및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두드림 센터’를 오픈했다. 1층에는 문화전시공간(갤러리)과 청년 창업가를 위한 특설 매장이 들어선다. 2층에는 청년 커뮤니티 공간과 교육장, 사무실 등이 마련된다. 3층의 옥상 테라스에는 청년들의 휴게 공간 및 야외전시, 무대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은 이날 오픈 기념식에 직접 참여해 서병수 부산시장,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 하계열 부산진구청장 등과 함께 센터를 둘러봤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60·사진)은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새로운 본사 사옥 설계를 하던 중에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첨단 기업들은 어떤 집을 짓고 사는지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허 부회장은 사옥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와 함께 또 하나의 결심을 안고 돌아왔다. 벤처 투자였다. GS홈쇼핑은 그해부터 본격적인 벤처 발굴에 나섰다. “원래도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보고 듣고 나니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정말 큰일 나겠다는 위기감이 든 거죠.” 17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소피텔리조트에서 만난 허 부회장은 벤처 투자를 시작한 배경을 ‘위기의식’으로 설명했다. 허 부회장은 그동안 “모든 성과는 직원들의 공”이라며 한사코 인터뷰를 마다해 왔다. 그러나 벤처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눈빛을 반짝이며 평소의 지론을 시원시원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허 부회장은 “벤처 생태계는 정말 역동적”이라고 수차례 말했다.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와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자는 ‘함께 성장하는’ 것을 기본 철학으로 삼는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깜짝 투자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거나 기업 자체가 소리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허 부회장은 “대기업은 절대 벤처와 같은 문화를 가질 수 없다. 그 대신 벤처 생태계를 조성해서 우리가 그 일원으로 들어가는 건 가능하다”고 했다. 허 부회장을 만난 곳은 ‘GWG(Grow with GS SHOP) 파티 2017’이 열린 장소였다. GWG 파티는 GS홈쇼핑이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벤처들이 또 다른 벤처, 벤처캐피털, 액셀러레이터 등과 만나는 일종의 네트워킹 행사다. 해외에서 개최한 건 지난해 중국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GS홈쇼핑은 2011년 이후 직접 투자 439억 원과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1262억 원 등 총 1701억 원을 벤처 업계에 쏟아부었다. 전자상거래 업체 텐바이텐과 29cm 같은 회사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아예 100%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벤처 투자는 미래사업본부가 주관한다. 그러나 허 부회장은 전 사업부문이 벤처 전략과 짙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아예 올해 임원 워크숍을 GWG 직후인 18, 19일 싱가포르에서 열었다. GWG에 행사를 주관한 박영훈 미래사업본부장(전무) 외에 김호성 최고운영책임자(부사장), 류경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주요 임원들이 모두 참석한 배경이다. 허 부회장은 “대기업들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에 빠르게 대응할 만한 체질을 갖고 있지 못하다. GS홈쇼핑은 벤처 네트워킹을 통해 이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부회장이 미래 기술 중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빅데이터다. 세계 시장은 결국 사람들의 온·오프라인 행동 유형을 얼마나 면밀하게 분석해낼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될 거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허 부회장은 “GS홈쇼핑도 막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있지만 이걸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모른다. 우리가 투자한, 그리고 앞으로 투자할 벤처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들로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싱가포르=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다노 언니’는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단어다. 다이어트 전문 스타트업인 다노가 고용한 80여 명의 전문 여성 트레이너들이 바로 다노 언니들이다. 1호 다노 언니는 이지수 다노 공동대표(27)다. 이 대표는 대학 선배인 정범윤 공동대표(31)와 2012년 1월 창업했다. 다이어트 식품 제조 및 판매가 초기 사업모델이었다.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2013년 5월 여성만을 타깃으로 한 다이어트 ‘토털 케어’로 사업모델을 전환했다. 20kg 감량에 성공한 이 대표의 다이어트 노하우를 공유하는 게 핵심이었다. 그해 9월 GS홈쇼핑으로부터 12억 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다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모바일 트레이닝과 개인 맞춤형 다이어트 식품 등을 함께 서비스한다. 월 10만 원을 내는 회원 수가 벌써 1000명을 넘었다. 이 대표는 “직접 다이어트를 하면서 기존 기업들이 단기 성과만으로 유혹하는 게 못마땅했다. 평생의 식습관, 운동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자는 게 사업의 시작”이라고 했다. 3명으로 시작한 다노는 5년 만에 직원 수가 40명으로 불어났다. 여성 트레이너들의 호응도 크다. 정 대표는 “소득이 적은 여성 트레이너들에게 새 일거리를 제공하고, 출산이나 육아 휴직 중 경력 단절을 막아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소피텔리조트에는 다노를 포함해 국내 벤처 12곳이 모였다. 모두 GS홈쇼핑의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다. 이 벤처들은 한국 싱가포르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다양한 벤처, 벤처캐피털 관계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했다. 싱가포르 벤처펀드 웨이브메이커 파트너스의 폴 산토스 파트너는 “기술 기반 기업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 벤처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한국 기업에 투자한 사례는 아직 없는데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기업들은 이번 네트워킹 행사가 해외 진출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벤처 대표는 “오늘 나눈 명함 한 장이 해외시장 진출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검색 기술 기반 벤처인 버즈니는 GS홈쇼핑이 2011년 가장 먼저 투자한 4곳 중 하나다. ‘자연어 검색’이라는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사업화에 번번이 실패하던 버즈니는 GS홈쇼핑 투자를 유치한 후 ‘홈쇼핑 모아’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국내 홈쇼핑 방송을 한 애플리케이션(앱)에 모아서 보여주자 고객이 모여들었다. 현재 회원은 150만 명. 피터 김 버즈니 대표(36)는 “GS홈쇼핑이라는 투자자가 해외 네트워킹까지 지원하니까 정말 운이 좋은 편”이라며 웃었다. 남성필 ab180 대표(27)는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 한 학기가 남아 있는데 사업을 하다 보니 복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GS홈쇼핑으로부터 올해 6월 15억 원을 투자받으면서 복학은 좀 더 멀어졌다. 사업 확장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됐기 때문이다. ab180은 마케팅 성과 분석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 현재 G마켓, 배달의민족 등 고객사만 300개가 넘는다. 하루에만 3500만 대의 디지털 기기로부터 1억∼2억 건씩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이를 통해 ab180의 분석 툴은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 남 대표는 e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해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 남 대표는 “현지어가 고민이었는데 동남아 웬만한 나라에서는 영어만으로 충분히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 진출을 시작한 곳도 있다. 모바일 멤버십 서비스 전문 벤처 스포카는 국내에 이미 임직원 70여 명, 1만 개 회원사를 가진 중견 벤처다. 최근 일본에도 300개 정도의 매장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스포카의 사업 모델은 동네에 있는 소규모 커피전문점과 식당 등도 체계적인 고객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에 종이에 도장을 찍어주던 쿠폰을 모바일 앱으로 바꿨다고 보면 쉽다. 최재승 스포카 대표(33)는 ‘원래 커피를 정말 많이 마셨는데 도장을 찍은 쿠폰을 늘 잃어버려 아깝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GS홈쇼핑은 이런 벤처들이 훌륭한 전략적 파트너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자연스럽게 도입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재무적 투자 성과는 후순위다. 박영훈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장(전무)은 “현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투자 대상을 찾고 있다. 투자 전략을 잘 유지해 나가면 투자금 회수는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싱가포르=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21일 오후 8시 서울 홍익대 홍문관 2층의 현대미술관. 저마다 이름표를 단 사람들이 왼손에는 칵테일이나 와인을, 오른손엔 가벼운 핑거 푸드를 들고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마련한 바이오·제약업계 교류회였다. 이 행사는 2월부터 격월로 열리고 있는데 이번부터는 학계와 미디어에도 문호를 열었다. 기존 케미컬 제약업체들이 최근 불미스러운 악재가 겹치고 있는 데 반해 바이오업계는 고무적 상황을 맞고 있다. 행사가 열린 이날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본 다케다제약과의 신약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교류회에 참석한 바이오업계 인사들의 표정도 한층 밝았다. 한 참석자는 “최근 바이오벤처 쪽에 돈이 몰리는데 아마 200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네트워크를 넓히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호스트답게 최창훈 개발본부장(부사장), 김재우 커머셜본부장(전무) 등 주요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 부사장은 “다케다와 협력해 신약을 개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명히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했다. 10시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 참석자는 150여 개 회사에서 온 280여 명이나 됐다. 바이오 벤처 앱클론의 이종서 대표는 “동종 업계 대표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최근 이슈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했다. 벤처들이 많이 오다 보니 골드만삭스, 딜로이트 등 금융업계 관계자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미래의 기업공개(IPO)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곳들이기 때문이다. 법조계 인사들도 열심히 명함 주고받기에 열을 올렸다. 직전 방송통신위원장이었던 최성준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도 그중 하나였다. 최 변호사는 “원래 지식재산권을 담당하던 법조인이어서 바이오업계 쪽과도 교류를 쌓기 위해 참석했다”고 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주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찾는 소비자들은 접근성이나 직원 서비스 측면에서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지만 비싼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상위 7개 커피전문점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평균 3.74점(5점 만점)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6월 9∼16일 온라인에서 커피전문점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항목별로는 매장접근성(3.84점)과 직원 서비스(3.83점)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반면 가격·부가혜택(3.24점)은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체별로는 커피전문점 업계 1위인 스타벅스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매장접근성, 직원 서비스, 맛·메뉴, 서비스 호감도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매장이용 편리성과 가격·부가혜택 만족도 1위는 각각 엔제리너스와 이디야커피였다. 소비자원은 2015년 12월에도 같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상위 7개 업체에 포함됐던 카페베네가 올해는 빠졌고, 그 대신 투썸플레이스가 자리를 채웠다. 2015년 대비 올해 업체별 만족도 점수의 상승 폭은 엔제리너스(0.15점)가 가장 컸다. 탐앤탐스(0.10점), 스타벅스(0.05점), 할리스커피(0.02점)도 2년 전보다 점수가 올랐다. 반면 이디야커피는 0.02점 뒷걸음질치면서 2015년 2위에서 올해 7위로 떨어졌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업자들은 가격·부가혜택 등 낮은 평가를 받은 항목에 대해 자체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16일 오후 싱가포르의 정보기술(IT) 분야 허브단지인 퓨저노폴리스. 싱가포르 스타트업들의 본산지라 할 수 있는 이 단지의 ‘블록71’ 건물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중국 고비 파트너스, 말레이시아 MAVCAP, 인도네시아 CKM 등 아시아 지역 벤처 투자사들이 모인 것. 한국기업으로는 GS홈쇼핑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벤처 투자사가 아닌 일반 기업으로도 유일했다. GS홈쇼핑 등은 이날 동남아시아 지역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육성할 ‘메란티 펀드’를 출범시켰다. GS홈쇼핑은 총 2억 달러(2280억 원) 규모의 메란티 펀드에 3000만 달러(342억 원)를 투자했다. GS홈쇼핑이 메란티 펀드에 참여한 것은 동남아 스타트업 시장이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동남아에서는 1억 달러(1140억 원) 이상 규모의 펀드가 거의 활동하고 있지 않다. 성장기에 접어든 스타트업들이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GS홈쇼핑은 이번 펀드 참여로 동남아 신사업 기회를 보다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훈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장(전무)은 “이번 투자는 유망 스타트업과 함께 해외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메란티 펀드의 첫 투자 대상은 인도네시아 최대의 여성 전문 패스트 패션(유행에 맞게 의류를 최대한 빠르게 제작해 유통) 스타트업인 ‘세일 스탁’으로 결정됐다.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사흘 전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대형마트에 파견된 판촉사원 인건비를 마트와 납품업체가 공동 부담토록 했다. 판매량이 늘어나면 둘 다 이득을 얻으니 비용도 함께 내라는 논리다. 대형마트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납품업체들이 자신들 물건을 더 팔기 위해 인력을 투입하는데 마트가 왜 월급을 주냐는 주장이다. A식품업체가 판촉사원을 배치시켜 A사 물건이 잘 팔리면 경쟁사인 B식품업체 판매량은 줄어든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제로섬 게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식행사를 포함한 다양한 이벤트들이 고객을 마트로 유인하는 효과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형마트 주장에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문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진 대형마트가 납품업체들의 판촉사원 파견을 막을 때 발생한다. 업계 1위인 이마트의 전국 150개 매장에서는 평균 70명 정도의 판촉사원이 일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만 줄어도 약 5000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납품업체들이 이들에게 새로운 일을 맡기기도 어렵다. 유통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공정위의 철퇴가 엉뚱하게 판촉사원들을 향하게 된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구호에 역행해 엉뚱한 결과를 낳는 정책은 또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요구다. 문 대통령은 5월 12일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천명했다.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절대 선(善)’으로 치켜세워지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은 대기업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면서 중견기업인 오뚜기 회장을 같이 불렀다. ‘갓뚜기’처럼 정규직 비율을 높이라는 무언의, 그렇지만 강력한 메시지였다. 기업들은 즉각 응답했다. 오뚜기 초청 사실이 알려진 후, 그리고 간담회가 열리기 전 CJ와 두산은 각각 3008명, 450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신규 채용도 함께 늘리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표정이 어두워진 건 취업전선에 뛰어든 청년들이다. 하필 공채 시즌을 앞두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같은 이슈들을 쏟아내느냐는 볼멘소리가 거세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부터 줄일 거라는 불안감에서다. 기업들은 태생적으로 이익을 좇는 집단이다. 경영에 도움이 된다면 누가 압박하지 않아도 정규직화든 임금 인상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원료의약품 위탁생산업체인 SK바이오텍 사례가 그렇다. 이 회사는 올해 초 협력업체 소속의 도급인력 123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지난해 7월부터 검토해 6개월 만에 실행에 옮겼다. 배경은 간단하다. 5월 세종 공장이 상업가동에 들어가면서 인력 수요가 늘었다. 또 회사가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숙련공들을 지켜내는 게 인건비를 아끼는 것보다 백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정부 눈치를 보며 결정한 일이 아니니 굳이 외부에다 생색을 낼 이유도 없었다. 노동 시장도 엄연한 시장이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줄이라고 기업들을 압박하면 당장 일자리 상황판의 숫자는 변할 수 있겠지만 보다 큰 것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건비 상승을 못 견디겠다는 섬유업체들에 해외 이전 자제를 요청한 것은 난센스다.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히 올리면서 기업이 떠날 명분을 준 건 다름 아닌 정부다.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점을 향해 제대로 레이스를 펼치려면 정부는 트랙에 놓인 허들부터 걷어내야 한다. 지금처럼 기업을 압박하면서 허들을 높이는 정책으로는 원하는 목표점에 도달할 수 없다. 김창덕 산업부 차장 drake007@donga.com}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청년희망재단은 10일부터 ‘청년 면접비용 지급사업’과 ‘청년 학자금대출 100만 원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직전과 직후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된 사업들이다. 청년 면접비용 지급사업은 만 34세 이하 청년들이 구직 활동을 할 때 드는 교통비, 숙박비, 사진촬영비 등을 지원한다. 종전에는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 신청자에 한해 지원되던 것이다. 올해 추경 통과로 취성패 3단계 신청자들은 청년구직활동수당(월 30만 원씩 3개월)을 받는다. 청년희망재단은 대신 취성패 3단계 대상자 외 모든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1인당 최대 60만 원의 면접비용을 지급한다. 철도, 고속버스, 항공 등 교통비는 실비 지급이 원칙이고 숙박비는 1박당 최대 6만 원이 지원된다. 정장 대여비(1회당 4만 원 이하), 사진 촬영비(1회당 3만 원 이하), 헤어관리비(1회당 6만 원 이하·여성만) 등도 책정됐다. 청년희망재단 홈페이지() 회원 가입 후 ‘청년 면접비용 지급 신청하기’ 코너를 활용하면 된다. 면접 증빙자료와 항목별 영수증을 첨부하면 사후 정산을 받는 방식이다. 문의 전화는 1670-1907. 청년들은 구직 후에도 학자금 대출의 덫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초생활수급 대상이나 차상위계층 청년들의 경우 600만∼700만 원의 학자금 대출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큰 벽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청년희망재단은 홈페이지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1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 및 차상위계층 가구의 청년 중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을 대출받은 이들이 대상이다. 다만 올해 내 취업에 성공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취업한 청년들은 신청할 수 없다. 총 대상자는 5000명이다. 청년의 기준은 사업 시행일인 2017년 8월 10일 기준 만 34세인 1982년 8월 11일 이후 출생자들이다. 지원 방식은 다음과 같다. 사업 대상 청년 중 취업에 성공한 뒤 첫 월급에서 대출금 30만 원을 갚은 뒤 청년희망재단에 지원을 신청하면 같은 금액이 본인 통장에 입금된다. 취업 후 6개월까지 최대 100만 원 한도다. 한 번에 100만 원을 모두 갚은 뒤 신청해도 되고 여러 달로 나눠 갚은 뒤 그때마다 신청해도 무관하다. 지원 기간 6개월 내 신청이 없으면 자동으로 소멸된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저소득층 청년은 우선 재단 홈페이지에 신청서와 수급자 증명서 또는 차상위계층 확인서, 부채 확인서 등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재단에서 총 5000명을 선정해 본인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대상자로 선정된 청년들은 취업 직후 근로계약서와 4대 보험 가입자 내역 확인서를 제출해 ‘취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문의 전화는 1670-1156.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리액팅룸(Reacting Room)’에 들어서자 왼쪽에 놓인 한 설비가 눈길을 잡았다. 검은색 단열재로 둘러싸인 긴 관들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다. 각 관에는 노란색, 하늘색, 빨간색 테이프가 붙었다. 두 가지 색이 함께 붙은 관은 두 원료가 합쳐졌음을 뜻한다고 했다. 최종적으로는 세 가지 색이 붙은 관이 장치 밖을 향했다. 이른바 ‘연속반응 공정’ 설비다. 연속반응 공정은 서로 다른 탱크에서 각 원료를 조금씩 흘려주면서 지속적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한다. 컨베이어벨트 위를 이동하는 차체에 부품을 하나씩 조립해 나가는 자동차 생산 방식과 비슷하다. 9일 SK바이오텍 세종공장을 취재했다. SK바이오텍은 글로벌 제약업체로부터 주문이 밀려들자 기존 대전공장에 이어 16만 L 규모의 세종공장을 새로 지었다. 5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 공장의 내부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공장의 특징인 연속반응 공정은 원료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인 SK바이오텍의 핵심 기술이다. SK그룹이 과거 유공 시절 개발한 석유화학 생산 기술에서 따왔다. 석유화학 노하우를 제약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한 셈이다. 이런 노하우가 없는 경쟁 업체들은 원료를 대형 반응기에 넣어 한꺼번에 섞는다. 일정한 온도 유지가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세종공장 리액팅룸에 설치된 두 개의 모듈 중 모듈1은 전체 3단계 중 하나를 연속반응 공정으로 처리한다. 연속반응 공정은 원료나 촉매를 용매에 넣어 녹일 때 정확한 온도 유지가 필요할 때 유용하다. 반지름이 10cm 이하인 관에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어서 관 내부 온도 조절 장치만으로도 충분히 정확한 온도 유지가 가능하다. 엄무용 SK바이오텍 대전·세종 공장장(상무)은 “일반 공정은 최종 반응물의 7배쯤 원료를 투입해야 한다면 연속반응 공정은 1.5배만 필요하다”고 했다. 원료 투입량이 적으니 폐기물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SK바이오텍은 이 공정을 해외 공장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올 6월 BMS로부터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은 아일랜드 스워즈 원료의약품 공장에 이 공정을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글로벌 고객사들이 연속반응 공정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서다. 박준구 SK바이오텍 사장은 지난달부터 아예 아일랜드에 머물며 스워즈 공장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아일랜드에 한국 기업이 생산시설을 갖게 된 첫 사례여서 현지 기대도 크다. 유용채 SK바이오텍 재무팀 수석매니저는 “아직 인수가 완료되기 전인데 스워즈 공장에는 이미 태극기가 걸렸다. 외국 인수기업을 이처럼 환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SK바이오텍은 세종2공장 설계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세종2공장은 2019년 1분기(1∼3월) 준공해 2분기(4∼6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까지는 세종3, 4공장도 세울 계획이다. SK바이오텍 지분 100%를 가진 SK㈜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간 650억 달러(약 74조4000억 원)에 이르는 글로벌 CMO 전체 시장 가운데 SK바이오텍이 경쟁하고 있는 원료의약품 시장은 440억 달러(약 50조4000억 원) 수준으로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SK㈜ 관계자는 “신약을 개발하는 SK바이오팜과 위탁생산을 하는 SK바이오텍 두 날개로 바이오산업을 SK그룹 내 강력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세종=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16일 부산 송도해수욕장 앞 한 건물 지하 1층에 가맹점을 냈다. 지하라지만 사실상 반지하로 해변과 곧장 연결된다. 문제는 바로 위층인 1층에 1995년부터 영업을 해온 GS25 편의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건물은 층마다 소유주가 다른데 세븐일레븐 가맹점주는 지하 1층 소유주다. 여름 성수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해변 앞에 편의점을 열면 돈벌이가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상권이 좋으니 편의점 하나가 올리던 매출을 둘이 나눠도 충분히 이익이 남을 거라는 계산도 했을 것이다. “극단적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지지만 어쨌든 그는 개인 재산권을 행사했을 뿐이다. 문제는 맞장구를 쳐준 가맹본부다. 가맹점 계약을 맺을 때 세븐일레븐 본사는, 정확히 영남본부는 ‘편의점 아래 편의점’ 문제를 알고 있었다. 편의점은 본사가 비용을 대 가맹점 인테리어 공사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출점을 강행했다. 상식적인 상도덕과는 분명 괴리가 있다. 안이한 결정은 한 달도 못 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세븐일레븐 측은 동아일보 기사가 보도된 4일 저녁 해당 가맹점주와 폐점 관련 논의를 했다. 가맹점주가 폐점에 동의하면 세븐일레븐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인테리어 비용 수천만 원은 허공으로 날아간다. 가맹점주가 다른 점포를 차리거나 임차인을 찾을 때까지의 기회비용 또한 가맹본부가 책임져야 할 수 있다. 만에 하나 가맹점주가 폐점을 거부하고 5년 계약 기간을 채우겠다고 한다면 상황은 더 난감해진다. 폐점을 계속 종용하면 가맹본부의 ‘갑질’과 다를 게 없다. 그냥 두자니 브랜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 현재 편의점 산업과 관련한 출점 제한 규제는 없다. 지역별 유동인구 등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거리 규제 등을 두는 게 불합리하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편의점 업체의 상식을 벗어난 출점 경쟁은 정부나 정치권이 규제를 만들 명분을 스스로 제공하는 꼴이 된다. 자충수를 두는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가진 브랜드다. 1989년 5월 문을 연 세븐일레븐 서울 올림픽점은 국내 1호 편의점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목격된 세븐일레븐의 모습은 이런 자부심과는 거리가 먼 듯하다. ‘가깝고 편리한 행복 충전소’라는 슬로건이 무색해 보인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LG생활건강은 매출액의 53%가 화장품에서 나온다. 26%는 치약 샴푸 같은 생활용품으로, 21%는 식음료를 팔아 번다. 3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한 이후 화장품 업계에선 그야말로 곡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라져 국내 면세점에서의 매출이 뚝 떨어져서다. 한류를 등에 업고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화장품 업체들로서는 천재지변에 버금가는 사태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LG생활건강의 회사 실적이 놀랍다.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 늘었다. 화장품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겨우 3%가 줄었을 뿐이다. 국내 1위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반 토막 난 걸 감안하면 LG생활건강의 성적표는 더 돋보인다. 비결이 뭘까. LG생활건강은 중국 현지에서의 판매량이 늘어 면세점 매출액 하락분을 상당 부분 메웠다고 설명한다. LG생활건강의 ‘후’는 최근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K뷰티 브랜드다. ‘궁중 한방’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로 중국 VIP 고객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중국에서만 17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후’ 브랜드 매출액은 2013년 2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 원으로 뛰었다.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올해 상반기에도 6400억 원어치가 팔렸다. 한국에 반감을 가진 중국 소비자들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브랜드 파워’가 중국에서 사드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해 냈다는 얘기다. 식당의 성패가 음식 맛에 좌우되듯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로 말한다. 이 단순한 명제는 위기 때 훨씬 선명해진다. 사드라는 위기를 만나 ‘후’ 브랜드의 경쟁력이 빛을 발한 것처럼 말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최근 인트라넷에 올린 CEO 메시지에서 “날로 복잡성이 높아지는 환경에서 편법을 쓰면 당장은 그 위기를 모면해도 언젠가는 더 큰 문제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기업 본연의 경쟁력으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 기업들은 대외적으로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현대·기아자동차가 휘청거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87개 점포의 문을 닫은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쏘자 정부는 사드 발사대 4기를 조기 배치하기로 했다. 중국은 더 치졸한 방법으로 경제 보복에 나설 게 뻔하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3대 시장 환경이 한국 기업에 모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좋다는 포스코는 보호무역주의의 덫에 단단히 걸렸다. 권오준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당분간 미국 수출은 포기했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일본은 7월 초 EU와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맺었다. 문제를 해결할 지름길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낙담해서도 안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993년 ‘신경영 선언’은 한국 기업사의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다. 삼성은 이듬해 말 무선전화기 15만 대를 불태웠다. 불량과의 전쟁은 삼성이 TV 스마트폰에 이어 반도체까지 세계 1위에 오르는 밑거름이 됐다. 기본으로 돌아가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냈다. 문영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저서 ‘디퍼런트’에서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을 주창했다. 남이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만이 사드의 장벽을, 또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 LG생활건강 화장품에서 우리는 그 가능성을 분명히 봤다.김창덕 산업부 차장 drake007@donga.com}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국내 화장품 업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5일 발표된 LG생활건강의 2분기 깜짝 성적표는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3% 늘어났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국내 1위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뛰어넘었다. LG생활건강의 선전 비결은 뭘까.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생활용품과 음료 등 비(非)화장품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압도적 브랜드 파워를 가진 고가 화장품 제품이 중국의 한국산 제품 견제를 뛰어넘어 선전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브랜드와 품질에 대한 선제 투자가 위기에서 빛을 발한 셈이다. 28일 찾은 충북 청주의 LG생활건강 화장품 공장. 하계 휴가시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공장이 가동되는 날이라 근로자들의 손길이 더 분주했다. 특히 ‘에센스 자동3’ 생산라인은 ‘후’ 브랜드의 비첩자생에센스 완제품을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후 브랜드는 지난해 1조2000억 원어치가 팔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이후 단일 화장품 브랜드로는 두 번째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올해 후 판매액은 LG생활건강 전체 화장품 매출액의 40%에 육박한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국내 면세점 매출이 줄었지만 후, 숨, 오휘, 빌리프 등 4개 럭셔리 브랜드는 중국 현지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김재천 청주 CM공장 품질보증팀장은 “후와 같은 고가 브랜드는 한국에서 생산됐다는 ‘메이드 인 코리아’ 표시가 곧 경쟁력이다. 사드 사태에도 전체 실적을 방어해낸 결정적 배경”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파워가 리스크 극복의 원동력이 됐다는 얘기다. 220명 정도가 일하는 청주 화장품 공장은 6000여 개 품목을 생산한다. 자동화율은 67% 정도다. 다품종 생산 시스템이어서 80%면 ‘완전자동화’로 보는 화장품 공장 중에선 자동화율이 높은 편이다. LG생활건강은 인근 테크노폴리스에 청주공장과 비슷한 20만5000m² 크기의 부지를 마련해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 화장품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2020년까지 이곳에 전용 생산라인과 물류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충남 천안시에도 약 40만 m² 규모의 ‘퓨처 단지’를 조성해 원료의 재배와 추출, 제품 생산 등 화장품 일괄생산 체계를 갖추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장병준 청주 CM공장장(상무)은 “화장품 공장은 원료 공급처, 병과 뚜껑을 납품하는 회사 등 협력사가 의외로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국내 생산라인을 늘리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청주=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으로 향했다. 롯데의 현지 사업 현황을 직접 점검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의 ‘롯데센터하노이’ 내 백화점, 호텔, 롯데리아 등의 사업장과 ‘롯데마트 동다점’ 등을 방문했다. 또 하노이시 응우옌득쭝 인민위원장과 만나 ‘롯데몰 하노이’ 등에 대해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몰 하노이는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3300억 원을 투자해 2020년 완공할 예정이다. 연면적 약 20만 m² 규모로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선다. 롯데는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는 10여 개 계열사가 백화점, 마트, 호텔, 시네마, 면세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베트남은 이를 대체할 시장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신 회장은 25일에는 호찌민으로 건너가 호텔과 백화점 등을 살펴보고 호찌민시 응우옌탄퐁 인민위원장과 면담을 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2021년까지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에 2조 원을 투입해 세울 ‘에코스마트시티’ 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수입 맥주의 질주’와 ‘골라 먹는 재미’. 요즘 대형마트 맥주 코너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올 들어 대형마트들이 판매한 맥주 중 수입 맥주의 비중이 처음으로 국산 맥주를 넘어섰다. 수입 맥주는 주로 취향에 따라 브랜드당 한두 캔씩 장바구니에 담는 게 흔한 풍경이다. 롯데마트는 18일 변화하는 맥주 시장 트렌드를 담은 통계치를 내놨다. 올 들어 16일까지 롯데마트 맥주 누적 매출액 중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1.1%로 국산 맥주 48.9%를 앞질렀다. 수입 맥주 비중은 2015년 34.5%, 지난해 40.0%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 역시 1분기(1∼3월) 수입 맥주의 매출 비중이 51.5%로 처음 국산 맥주를 역전한 바 있다. 수입 맥주가 잘 팔리면서 주류 수입 업체들은 외국에서 대량으로 사오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과거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아졌고 이는 수입 맥주 소비자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과거 한 캔 가격이 3000∼4000원이었던 인기 수입 맥주가 요즘에는 2000원대에도 판매된다. 할인행사 등을 할 때는 국산 맥주나 수입 맥주가 비슷한 가격에 팔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온다. 수입 맥주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미국의 버드와이저, 일본 아사히, 네덜란드 하이네켄, 벨기에 호가든 등 메가 히트 브랜드들이 독식했던 시대는 지났다. 현재 롯데마트에서 팔고 있는 수입 맥주는 19개국의 450여 개 제품에 이른다. 다양한 나라의 맥주를 맛보고 싶은 고객들은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 때마다 지갑을 열고 있다. 나라별 맥주 판도에도 변화가 있다. 2011년 이후 수입 맥주 시장의 ‘투 톱’은 일본과 독일이었다. 2014년 이 두 나라 맥주의 점유율은 52.9%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두 나라 비중이 38.8%로 떨어진 반면 프랑스(7.9%)가 새롭게 5위권에 진입하는 등 다양성이 커졌다. 2010년 1위에서 매년 추락을 거듭하던 미국 맥주는 중국(7.5%)에도 뒤진 7위로 밀려났다. 특히 독일 맥주는 2014년 롯데마트에서 팔린 전체 수입 맥주 중 30.9%를 차지했으나 그해를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16.6%로 반 토막이 났다. 시장 1위의 지위도 지난해부터 일본에 넘겨줬다. 대륙별로는 일본, 중국, 라오스 등 아시아 맥주 비중이 올해 33.7%까지 올랐다. 여전히 유럽 맥주가 58.2%로 맹위를 떨치지만 유럽과 아시아 간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팀장은 “아시아의 일본, 중국 두 나라가 유럽 연합군과 경쟁하고 있는 형세”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위스키 ‘골든블루’를 판매하던 수석밀레니엄은 2011년 10월 새 주인을 만났다. 부산에서 자동차부품업체를 운영한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과 그의 사위인 김동욱 대표(사진)가 새로 경영을 맡았다. 그해 11월에는 사명도 ‘골든블루’로 바뀌었다. 당시만 해도 쟁쟁한 수입 브랜드들이 거머쥔 위스키 시장에서 토종인 골든블루의 선전을 예상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45명이던 골든블루의 임직원은 현재 180명. 6년 만에 4배로 늘었다. 이달 10∼16일 신입 및 경력사원 입사 지원도 받았다. 해마다 쪼그라드는 위스키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며 2위 브랜드 자리를 견고히 하는 비결은 뭘까. 12일 서울 강남구 골든블루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김 대표는 “시장 규모 변화에 따른 수동적 전략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골든블루가 지난해 5월 내놓은 35도의 저(低)도 위스키 ‘팬텀’은 이런 전략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팬텀은 출시 첫 한 달간 300상자(1상자는 9L) 팔렸지만 올해 5월과 6월에는 각각 2000상자, 지난달엔 2500상자가 팔려나갔다. 36.5도짜리 위스키 골든블루가 이 회사의 상징적 제품이라면 이보다 더 알코올 도수를 낮춰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위스키는 아주 질이 좋은 술이지만 신세대들에게는 ‘아저씨들이 지하의 어두운 고급 술집에서 비싼 돈을 내고 먹는 술’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이런 편견을 깨는 게 우리에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2011년 1조200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8000억 원 정도로 축소됐다. 2000년대 초반 가장 활황이었을 때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20, 30대 계층을 시장에 끌어들이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골든블루는 해외 수출용의 경우 스코틀랜드에서 공급받은 원액을 부산에서 병에 담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내보낸다. 국내 판매용은 오히려 스코틀랜드산 원액을 호주에서 완제품화한 뒤 들여온다. 국내 주세 체계를 감안하면 완제품 수입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골든블루를 인수할 때는 고용 창출의 목적도 있었는데 이런 규제 때문에 계획대로 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골든블루의 비전은 ‘우리 술의 세계화 및 세계 유명 주류의 현지화’다. 김 대표는 “팬텀을 기반으로 위스키를 마시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 위스키 대중화를 이뤄 나갈 계획이다. 추후에는 한국에 증류, 숙성, 병입하는 코리안 위스키 출시가 목표”라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약 12조2000억 원이었다.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올해 역시 10조 원은 넉넉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기업들이 치열한 사업권 쟁탈전을 벌였던 데는 이유가 있다. 관세청은 이런 산업을 구멍가게 수준만도 못하게 인식한 걸까. 11일 감사원이 발표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 실태’ 결과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2015년 11월 이뤄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 심사는 감사원 발표 내용을 읽어 내려가던 눈을 의심케 했다. 당시의 ‘심사’는 미리 정해 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 면세점 특허권 심사가 이뤄지기 4개월 전 롯데그룹은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이라는 폭풍에 휘말렸다. 경영권 다툼은 폭로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롯데는 순식간에 ‘비(非)호감 일본 기업’으로 전락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경영권을 지켰지만 ‘반(反)롯데 정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문제는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한 면세점 사업에서 치명타를 입었다는 데 있다. 관세청의 평가 기준에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이나 불투명한 그룹 지배구조가 감점 요인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관세청은 ‘독과점 구조 해소’를 주장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공문을 읽는 것으로 사실상의 심사 방향을 통보했다. 시장점유율이 60%가 넘는 롯데를 탈락시키라는 얘기였다. 지나치게 똑똑했던 심사위원들은 정부의 의도를 정확하게 알아차렸다. 그렇게 롯데는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잃었다. 당시 심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 면세점업계에서는 “설마 했는데…”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롯데가 정부에 밉보여 철퇴를 맞았다는 추측이 파다했다. 두산이 대신 사업권을 따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던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에 대한 정치적 배려라는 말까지 나왔다. 검찰 수사 결과로 드러날 일이지만 ‘롯데 퇴출론’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두산은 따가운 눈초리를 한가득 받게 됐다. 정부가 의도적으로 밀어준 게 아니라면 두산은 부정심사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에 앞선 2015년 7월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권 심사 또한 문제가 됐다. 그때 사업권을 따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주가는 관세청이 심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이미 상한가를 쳤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한화 내정설’이 돌았던 배경이다. 감사원 감사 발표로 이런 소문들은 이제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한화가 이로 인해 ‘사업권 취소’ 처분을 받는다면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은 롯데 이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면세점 특허권은 여전히 5년마다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수천억 원이 투자된 면세점의 운명을 5년에 한 번씩 정부에 맡겨야 한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직원들도 자칫 직장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 더군다나 이젠 심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믿기도 힘들어졌다. 정부에 잘못 보이면 사업을 잘해도 특허권을 뺏길 수 있다는 게 명백히 드러났으니 말이다. 2015년 롯데가 그랬던 것처럼 다음번에는 신라도, 신세계도 타깃이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신뢰를 잃은 관세청에 계속 면세점 특허권 관련 업무를 맡겨둬도 될는지 의문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아예 면세점 사업권을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정부가 시장을 제대로 제어할 자격이 없다면 차라리 시장에 모든 걸 맡기는 편이 낫다. 그래야 이런 말도 안 되는 촌극이 반복되는 걸 막을 수 있다.김창덕 산업부 차장 drake007@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경제인단과 만난 것을 계기로 빠르면 이달 말 주요 그룹 총수들과 첫 회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벌 개혁 등의 이슈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던 새 정부와 재계의 관계 설정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11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15대 그룹과의 조찬간담회를 추진한다. 대한상의는 6일 오후 이 그룹들에 공문을 보내 최고경영자(CEO) 레벨의 경영진 참석을 요청했다. 표면적으로는 문 대통령 방미에 동행했던 박 회장이 방미 성과를 공유하고 기업 현안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재계 안팎에서는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들 간의 상견례를 청와대에 건의하기 전에 사전 조율을 하기 위한 자리라는 관측이 많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일단 기업 의견을 들어보기 위한 자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방문 기간에 귀국 후 기업인들과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저는 친기업”이라고 말하며 재계와의 소통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달 말에라도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간담회가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일자리정책이 성공하려면 기업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기업인 만나는 것을 피하지는 않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며 “목적이나 함께 논의할 주제가 명확하게 정해져야 기업인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가 대기업을 따로 불러 회의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미 경제인단 구성에 이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하던 역할을 대한상의가 차례차례 떠맡고 있는 것이다.김창덕 drake007@donga.com·한상준 기자}

《 삼성에서 완전 계열 분리가 된 지 20년.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CJ그룹의 공격 경영이 주목을 받고 있다. 》 CJ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인 5조 원 투자에 나선다. 매출액도 지난해 31조 원(추정치)에서 9조 원 늘어난 40조 원을 목표로 잡았다. 삼성에서 완전 계열 분리가 된 지 20년.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CJ그룹의 공격 경영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CJ에 따르면 지난해 그룹 내 전 계열사의 매출액 합계는 약 31조 원으로 2015년 29조1000억 원에서 약 2조 원 늘어났다. CJ그룹이 올해 연간 매출액 목표를 작년 실적의 30%에 가까운 9조 원이나 올려 잡은 것은 재계에선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투자 목표도 지난해 투자 실적 1조9000억 원의 2.5배가 넘는다. CJ그룹은 2012년, 2013년 각각 2조9000억 원, 2조5600억 원을 투자했지만 2014∼2016년 3년 연속 투자액이 2조 원을 밑돌았다.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방아쇠는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이 직접 당겼다. 이 회장은 5월 경기 수원시 CJ제일제당 연구개발(R&D)센터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해 ‘2030년 월드 베스트 CJ’를 외쳤다. 2013년 7월 검찰에 구속된 후 첫 공식 행사 참석이었다. 이 회장이 휠체어에서 일어서는 모습은 수년째 성장 정체를 맞았던 CJ그룹이 다시 깨어나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CJ제일제당은 그로부터 한 달 후인 지난달 9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CJ그룹은 지난 20년간 국내 재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기업 중 하나다. 1996년 5월 출범한 CJ그룹(당시 제일제당그룹)은 1997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를 받으면서 공식적으로 삼성에서 계열 분리됐다. 2002년 9월 현재 사명이 됐다. 삼성에서 분리되기 전인 1995년 1조7300억 원이었던 그룹 매출액은 지난해 18배로 늘어났다. 올해 공정위가 발표한 기업집단현황에 따르면 CJ그룹은 재계 15위에 올라 역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처음 CJ라는 사명을 쓴 2002년 28개 계열사 4조3160억 원이었던 그룹의 덩치는 올해 70개 계열사 27조7940억 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CJ그룹에는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생명공학과 엔터테인먼트 등 신수종 사업에 꾸준히 투자해 왔음에도 여전히 식품과 유통이라는 간판 사업영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CJ그룹의 사업영역별 매출액 비중은 택배와 홈쇼핑 등 ‘신유통’ 부문이 32.24%, 식품 및 식품서비스 부문이 31.45%를 차지한다. 생명공학 부문 비중은 2012년 17.84%에서 지난해 17.93%로 큰 변화가 없다. 엔터테인먼트는 같은 기간 16.55%에서 16.38%로 오히려 비중이 축소됐다. 이 회장이 국내 최대 식품·바이오 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 개관식을 경영 복귀 장소로 선택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가 돌아온 후 CJ제일제당이 발표한 첫 투자 내용에도 식물성 고단백 소재 업체인 브라질 셀렉타 인수가 포함됐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으로선 이 회장이 복귀한 올해가 사실상 새롭게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3월 인사에서 장녀와 사위가 나란히 임원으로 승진해 앞으론 경영승계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