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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자국 핵시설 3곳을 공격한 미국의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에 있는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23일(현지 시간) 공격했다.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는 미국의 대표적인 중동 전초기지로, 미국이 중동 지역에 보유한 군사 기지 중 최대 규모다. 이란은 공격 계획을 사전에 미국과 카타르에 알렸다. 이란으로서는 이른바 ‘약속 대련’을 통해 확전을 막으면서도, 미국에 상징적인 기지를 공격함으로써 체면을 차리고자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남서쪽으로 약 30㎞ 떨어진 사막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알우데이드 기지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기지로, 미국 중부사령부의 본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약 1만 명의 병력이 주둔해있으며, 각종 전투기와 수송기, 무인기(드론) 등 항공기 100대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군대도 일부 주둔하고 있다.알우데이드 기지는 1996년 카타르가 미군 파병을 장려하기 위해 건설했다. 기지를 건설하는 데 최소 80억 달러(약 11조 원)가 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의 주범인 알카에다와 그와 연계된 탈레반을 겨냥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알우데이드 기지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2년 뒤인 2003년에는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가 미군 중동 작전의 핵심 거점으로 거듭났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슬람국가(IS) 공습 당시에도 알우데이드 기지가 지휘 거점이었다.알우데이드 기지의 위치는 2013년까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때까지 이 기지를 취재하고자 하는 언론은 비밀유지 계약에 서명해야 했고, 미 국방부는 알우데이드 기지의 위치에 대해 “서남아시아 어딘가에 있다”고만 설명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으로부터 기지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2013년 척 헤이글 당시 국방장관이 중동 순방길에 오르면서 국방부의 투명성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비밀유지 조치가 해제됐다.NYT에 따르면 이란은 알우데이드 기지를 공격하기 전 미국과 카타르에 공격 계획을 알렸다. 보여주기식 보복으로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공격 이후 성명에서 “이 기지는 미 공군의 본부이자 서아시아 지역에서 미 테러리스트 군대의 가장 큰 전략 자산이다”고 밝혔다.AFP통신이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알우데이드 기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19일 촬영된 사진에서 기지에는 항공기가 3대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반면 5일 사진에서는 약 40대의 항공기가 기지에 있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등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이 21일(현지 시간)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한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한밤의 망치)’ 작전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자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비적(Monumental)’, ‘말살(Obliteration)’ 같은 표현까지 사용하며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등 3개 핵시설을 사실상 재기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3일 이란의 포르도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이 공격했던 핵시설에 대한 추가 타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 핵시설이 타격을 입은 건 맞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17일 공언한 이란 핵 위협의 ‘진정한 종식(real end)’이 달성됐는지에 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3곳 중 유일하게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GBU-57이 투하되지 않은 이스파한 핵시설의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중 상당량이 보존됐을 가능성이 높고, 이를 이용해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지하 깊은 곳에서 최대 피해 발생”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밤 트루스소셜에 폭격 상황을 보여 주는 위성 사진을 거론하며 “사진에 보이는 하얀 구조물은 암반 깊숙이 매설돼 있으며, 지붕조차도 지표면 아래에 위치해 불길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상태였다”며 “가장 큰 피해는 지하 깊은 곳에서 발생했다. ‘불스아이(Bullseye·명중)’”라고 자신했다. 미군이 이번에 처음 실전에 투입한 GBU-57이 지하 80∼90m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시설 등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피해 규모에 대해선 “말살”이라고 표현했다. 불과 5시간 전 “기념비적 수준”이라고 했지만, 이를 정정해 훨씬 강한 표현을 붙인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도 같은 날 ‘심각한 피해’라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벙커버스터 등으로 3곳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폭격 다음 날인 22일 찍힌 위성 사진에서는 포르도 시설에 거대한 구멍 6개가 생겼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번 벙커버스터 폭격이 포르도 핵시설의 환기구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앞서 2009년에 이곳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이번에 폭탄이 떨어진 2곳은 원래 환기구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있던 장소라는 것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핵 전문가 마크 피츠패트릭은 뉴욕타임스(NYT)에 “환기구를 타격하는 건 말이 된다. 공기를 위한 구멍이 두꺼운 암반을 이미 관통해 있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美, 이란의 우라늄 행방 아직 파악 못 해다만 뉴스위크와 NYT 등은 19일 포르도 시설 터널 입구에선 화물 트럭 16대가 포착됐고, 하루 뒤엔 터널 입구에 새로운 흙더미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란이 주요 장비와 우라늄을 옮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시설 내부 보호를 위해 터널 입구를 사전에 흙으로 메우는 작업을 진행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폭격을 당한 시설 인근의 지원 건물들은 대부분 손상 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포르도 전체가 무력화됐는지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스파한의 핵시설에는 포르도, 나탄즈와 달리 GBU-57이 사용되지 않았고, 그만큼 타격 강도도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공습에 정통한 관계자는 CNN에 “이스파한 지하시설은 여전히 온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스파한에는 408kg에 이르는 60%의 고농축 우라늄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의 몇몇 고위 당국자들은 NYT에 “이란의 무기급 농축 우라늄 재고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우라늄 농축 수준이 90%에 이르면 무기화가 가능한 만큼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행방을 찾는 게 핵시설을 파괴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단 지적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이 21일(현지 시간)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한밤의 망치)’ 작전을 통해 이란 핵시설 세 곳을 공습한 가운데 작전 성공 여부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말살(obliteration)’, ‘명중(Bullseye)’ 등의 표현을 쓰며 미국의 사상 첫 이란 본토 공격이 완전한 성공을 거뒀다고 자찬했다. 반면 이란은 폭격에 대비해 농축 우라늄 등의 핵물질을 안전한 장소에 옮겨뒀다고 반박했다.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에 폭격당한 세 곳 모두 시설 외부에서 방사능 수치의 증가가 없다며 피해 정도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그는 23일 성명에선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아주 심각한 피해가 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미국의 폭격으로 인한 피해 정도는 이란의 핵 역량은 물론이고 향후 미-이란 핵협상 재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변수다.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이란의 ‘정권 교체(regime change)’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란이 핵협상을 거부하면 정권 교체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이란의 정권 교체를 직접 언급한 건 처음이다. 다만 정권 교체 가능성을 부인한 J 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발언과 대치되고, 실제 추진 시 국제 사회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이 21일(현지 시간)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한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한밤의 망치)’ 작전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자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비적(Monumental)’, ‘말살(Obliteration)’ 같은 표현까지 사용하며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등 3개 핵시설을 사실상 재기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3일 이란의 포르도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이 공격했던 핵시설에 대한 추가 타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공습으로 이란 핵시설이 타격을 입은 건 맞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17일 공언한 이란 핵 위협의 ‘진정한 종식(real end)’이 달성됐는지에 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3곳 중 유일하게 벙커버스트로 불리는 GBU-57가 투하되지 않은 이스파한 핵시설의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고농축우라늄 비축분 중 상당량이 보존됐을 가능성이 높고, 이를 이용해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시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지하 깊은 곳에서 최대 피해 발생”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밤 트루스소셜에 폭격 상황을 보여 주는 위성 사진을 거론하며 “사진에 보이는 하얀 구조물은 암반 깊숙이 매설돼 있으며, 지붕조차도 지표면 아래에 위치해 불길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상태였다”며 “가장 큰 피해는 지하 깊은 곳에서 발생했다. ‘불스아이(Bullseye·명중)’”라고 자신했다. 미군이 이번에 처음 실전에 투입한 GBU-57 지하 80~90m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시설 등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피해 규모에 대해선 “말살”이라고 표현했다. 불과 5시간 전 “기념비적 수준”이라고 했지만, 이를 정정해 훨씬 강한 표현을 붙인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도 같은 날 ‘심각한 피해’라고 했다.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벙커버스터 등으로 3곳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폭격 다음 날인 22일 찍힌 위성 사진에서는 포르도 시설에 거대한 구멍 6개가 생겼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번 벙커버스터 폭격이 포르도 핵시설의 환기구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앞서 2009년에 이곳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이번에 폭탄이 떨어진 2곳은 원래 환기구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위치했던 장소였다는 것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핵 전문가 마크 피츠패트릭은 뉴욕타임스(NYT)에 “환기구를 타격하는 건 말이 된다. 공기를 위한 구멍이 두꺼운 암반을 이미 관통해 있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 美, 이란이 보관 중이던 우라늄 행방 아직 파악 못해 다만 뉴스위크와 NYT 등은 19일 포르도 시설 터널 입구에선 화물 트럭 16대가 포착됐고, 하루 뒤엔 터널 입구에 새로운 흙더미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란이 주요 장비와 우라늄을 옮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시설 내부 보호를 위해 터널 입구를 사전에 흙으로 메우는 작업을 진행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폭격을 당한 시설 인근의 지원 건물들은 대부분 손상 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포르도 전체가 무력화됐는지 여부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전했다.특히 이스파한의 핵 시설에는 포르도와 나탄즈와 달리 GBU-57이 사용되지 않았고, 그만큼 타격 강도도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공습에 정통한 관계자는 CNN에 “이스파한 지하시설은 여전히 온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스파한에는 408kg에 이르는 60%의 고농축 우라늄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의 몇몇 고위 당국자들은 NYT에 “이란의 무기급 농축 우라늄 재고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우라늄 농축 수준이 90%에 이르면 무기화가 가능한 만큼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행보를 찾는 게 핵시설을 파괴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네타냐후도 하메네이도 싫다. 두 명의 ‘악(惡)’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분이다.” 22세 이란 청년 아레주 씨가 20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13일 이란을 공격해 전쟁을 일으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1989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지만 경제난을 심화시키고 억압적인 신정일치 통치로 일관하는 자국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모두 싫다는 의미다. BBC는 이번 전쟁이 발발한 후 2022년 9월 ‘히잡 의문사’에 따른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이란 젊은층을 집단적으로 인터뷰했다. 다만 인터뷰 대상자의 신변을 우려해 그들의 성(姓)은 밝히지 않았다. 당시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는 히잡을 올바르게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체포됐고 3일 만에 의문사했다. 전국적으로 거센 반정부 시위가 일었지만 결국 당국에 진압됐다. 인터뷰에 응한 이란 젊은이들은 아레주 씨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27세 여성 미나 씨 또한 “현 정권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러나 이스라엘도 우리의 구세주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고한 이란 시민이 죽는다면 또 다른 형태의 ‘불의’”라며 “현 정권도 이 전쟁도 반대한다”고 외쳤다. 일부 응답자는 이란 정부의 여론 통제로 인명 피해가 커졌으며 정부가 의도적으로 반(反)이스라엘, 반미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라 씨(27)는 “이스라엘이 공습을 앞두고 대피 경고를 발령했지만 이란 당국이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고 (일부러) 사망자 수가 증가하도록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다”고 했다. 이에 시마 씨(27)는 “이스라엘이 하는 일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들이 시작한 걸 마무리하길 바란다”며 “하메네이, 혁명수비대 간부, 이슬람 시아파 최고 성직자 들을 없애줬으면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나비드 씨는 “이번 전쟁의 여파로 현 정권이 무너진다고 해도 이스라엘이 이란 민간인을 죽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결국 이란 당국의 편을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1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하메네이가 자신의 사망을 대비해 후계자 후보로 고위 성직자 3명을 지명했다고 이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이 3명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때 후계자로 거론됐던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56)는 3명 안에 들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권력 세습에 따른 국민들의 반발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하메네이는 암살을 경계해 수도 테헤란 모처의 지하 벙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모든 전자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극소수 보좌관을 통해서만 외부와 소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자신의 사망이 신정일치 체제를 수호하는 이란 보수층을 결집시킬 것으로 보고 ‘죽음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그가 최근 거듭 ‘순교’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하메네이가 정권 붕괴를 맞더라도 지난해 12월 러시아로 도피한 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1일(현지 시간) 미국 본토에서 약 1만1000km 떨어진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핵심 무기는 B-2 스텔스 폭격기다. B-2는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초대형 폭탄 GBU-57을 탑재할 수 있는 유일한 비행기다. 미 공군이 보유한 핵심 전력 중 하나로 꼽힌다.B-2는 미국과 옛 소련이 냉전을 벌이던 1988년 처음 공개됐다. 미국 방위산업 기업인 노스롭 그루먼이 만들었고 최고 속도는 마하 0.95(시속 1010km)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 약 18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고, 특수 소재로 제작돼 레이더 추적 회피 기능(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다.B-2는 1989년 7월 첫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만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동유럽권의 공산주의 정권 붕괴, 나아가 옛 소련 해체 여파로 냉전이 종식되면서 옛 소련과의 갈등에 투입될 기회는 없었다. 미국은 1999년 동유럽 코소보 내전 당시 B-2를 처음으로 작전에 투입했다. CNN에 따르면 미군이 B-2를 투입한 전투에서 패한 사례가 없을 정도로 위력이 뛰어나다.다만 현재는 제작이 중단됐다. 대당 21억 달러(약 2조8900억 원)의 비싼 제작비가 제작이 중단된 가장 큰 이유다. 미군은 현재 19대의 B-2 전폭기를 운용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1일(현지 시간) 미국 본토에서 약 1만1000km 떨어진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핵심 무기는 B-2 전략폭격기다. B-2는 산속 지하벙커를 타격할 수 있는 벙커 버스터 폭탄 GBU-57을 탑재할 수 있는 유일한 비행기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추진잠수함(SSBN)과 더불어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이란 공습을 위해 투입된 B-2는 콜사인(호출명) ‘마이티(mytee)’란 이름을 사용했다. 또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나이트로(nitro)’란 콜사인의 공중급유기들로부터 공중급유를 받으며 37시간 동안 논스톱으로 비행했다. B-2는 한 번에 약 1만1000km를 날 수 있으며, 공중급유를 받으면 지구상 모든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B-2는 최대 적재량이 약 18t으로 무게가 약 13t인 벙커 버스터를 싣고 비행할 수 있다. B83 수소폭탄도 16발을 적재하는 등 다량의 폭탄을 싣고 스텔스(레이더 추적을 회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B-2는 냉전 시대인 1980년대 구소련과의 군비경쟁 때 생산이 시작됐지만, 현재는 제작이 중단됐다. 대당 21억 달러(약 2조8900억 원)에 달하는 제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미군은 현재 19대의 B-2 전폭기를 운용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안에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아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 조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일단은 이를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2주’라는 기한을 설정하고 이란에 핵무기 개발 완전 포기를 압박하는 ‘최후통첩’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란과 협상이 이뤄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감안해, 앞으로 2주 안에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을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이미 이란 공격 계획은 승인했지만 마지막까지 이란의 핵 포기 여부를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 조치를 감행할 경우 미국이 감수해야 할 위험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CNN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점심을 함께한 스티브 배넌 등 충성파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결정을 내릴 경우 (이란과의) 장기적인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일단 외교적 해법의 문을 열어뒀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을 재차 압박했다. 특히 이란과의 협상을 위한 핵심 조건으로 핵무기 완전 포기를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허용되지 않으며, 이란이 절대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대응이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된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3국(E3)과 이란 간의 외교장관 회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우라늄 농축 제한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멈추기 전엔 미국과 대화를 안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E3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이번 회의에선 이란 핵시설에 대한 감시, 탄도미사일 감축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20일에도 대규모 공습을 이어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19일 밤사이 이란 수도 테헤란의 미사일 생산시설과 핵무기 연구개발 기관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밤사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이어갔고 전날에는 대량살상용 비인도적 무기 ‘집속탄’(한 개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다른 폭탄이 들어가 있는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방비 지출 확대 약속은 아시아를 포함한 모든 동맹국이 따라야 할 새로운 기준이다.” 18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24, 25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동맹국들에 국방비 증액을 다시 한 번 압박했다. 미국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국방비 또는 국방 관련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리는 데 동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국방비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지만 한국, 일본 등에 적지 않은 국방비 증액을 요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유럽연합(EU)은 회원국들에 국방비 증액 동참을 요구하는 한편 나토 동맹의 결속을 촉구했다. 미국의 요구를 따르는 대신 미국도 나토에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 미국의 관심이 중동에 쏠린 틈을 타 러시아가 유럽 안보에 위협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美 국방 “나토 국방비 증액 아시아 동맹국들이 따라야 할 새 기준”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2026 회계연도 국방부 예산안 청문회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을 언급하며 “방위비를 늘리고 있는 일부 동맹국들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더 빠르게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다음 주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은 GDP의 5%를 국방비 및 국방 관련 투자에 지출하겠다고 약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아시아를 포함한 모든 동맹국이 따라야 할 새로운 기준이 됐다”고 못 박았다. 이날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은 나토 회원국들에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는 동시에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한, 중국의 위협을 거론하며 “아시아 동맹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지적했듯이 우리의 동맹국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우리가 그들보다 그들의 안보를 더 바랄 수는 없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GDP 대비 2.6%를 국방비로 사용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아시아 국가들의 국방비 증액 기준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나토 회원국에 적용한 수치를 그대로 요구할 경우 한국도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미국 민주당 등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커트 캠벨은 이날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콘퍼런스에서 “(주한미군 조정 등은)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의 근본적인 약속에서 물러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 김 미 민주당 상원의원(뉴저지) 역시 “우리가 진정한 전략적 도전을 마주하는 상황에서 우리와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 간에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EU, 회원국들에 국방비 증액 동참 호소 당장 다음 주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비 증액 압박에 직면한 유럽은 국방비 지출 확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러시아는 지난해 EU 회원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국방비로 지출했고 올해는 자국의 보건, 교육, 사회 부문 지출보다 더 많은 돈을 국방비로 썼다”며 “모든 유럽 국가와 나토 동맹국들은 국방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칼라스 대표는 “나토 정상회의는 무엇보다도 국방비 지출을 늘리는 것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가 국방에 투자할 때 그것은 또한 전쟁 억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다룰 GDP의 5%까지 국방비를 증액하는 안건에 회원국들이 동참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나토 32개국 중 23개국이 EU 회원국이다. 동시에 나토에 대한 미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칼라스 대표는 “동맹의 단결을 유지하는 것이 국방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며 “우리는 함께 뭉쳐야 한다”고 덧붙였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8일(현지 시간) 이란을 겨냥한 미군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해 “생각은 있지만, 최종 결정을 아직 내리진 않았다”며 “나는 마감 1초 전에 결정 내리는 걸 좋아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군사 개입 준비는 이미 끝났다며 이란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그는 전날엔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하며,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등과 함께 백악관 상황실에서 중동 관련 긴급회의를 가졌다. 실제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적절할지, 성공 가능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고위 참모들과 비공식 회의에서 이란 공격 계획을 이미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이란의 핵포기 여부를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거라고 WSJ는 덧붙였다.● 트럼프, 이란 핵시설 ‘포르도’ 해체 이상 원해“‘최후의 최후통첩’(the ultimate ultimatum)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이란에 최후통첩을 보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란의 핵무기 고도화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 개입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물론 그렇다”면서 “나는 모든 상황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우리는 소위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쉬운 표적”이라고 했다. 항전 의지를 밝힌 하메네이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의 협상은 이제 훨씬 더 어려워졌다. 간단히 말하면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란이 핵심 핵시설인 포르도를 해체하는 게 미국과의 협상 조건이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스라엘의 융단 폭격으로 궁지에 몰린 이란이 핵시설 해체 수준을 넘어 완전한 핵포기에 가까운 양보를 해야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는 매우 중요한 주가 될 것”이라며 “어쩌면 일주일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면 일주일 내 군사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국방부의 역할은 (대통령을 위한) 옵션을 마련하고, 그 함의까지 분석해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초대형 폭탄인 ‘벙커버스터’ 활용 등 다양한 군사적 선택지를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음을 시사한 것. WSJ는 미국의 잠재적 타격 목표 중 하나로 포르도를 지목했다. 산악지대 지하 깊숙이 위치한 데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포르도를 타격하려면 벙커버스터가 필요하다. WSJ는 또 미 해군 구축함 3척이 이미 동지중해에 배치됐고, 항공모함 전단 2개는 아라비아해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군사 개입 반대” 트럼프 지지층 분열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에서 분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는 ‘미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대외 군사 개입을 자제하는 기조를 갖고 있다. 그런 만큼 마가 내부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군사 개입을 지지하는 의견과 충돌하고 있다는 것. 보수 방송인 출신인 터커 칼슨은 16일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을 비판하며 “우리는 미국의 종말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힐을 신은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 역시 17일 X에 “미국이 이란에 개입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아메리카 퍼스트’도 아니고 ‘마가’도 아니다”라고 썼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싸움을 원하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싸움과 이란의 핵무기 보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일주일째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 중인 이란이 미국이 회담을 제안하면 언제든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 시간) 전했다. 이날 이란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해 3대의 이란 항공기가 오만에 도착한 게 포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 공격을 검토하자, 이란이 외교적 해결책을 적극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이란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속히 회담을 제안한다면 이란은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나 J D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이란 외교부에서 이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란 측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이 미국과의 회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비행 추적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이란 대통령 전용기를 비롯한 3대의 이란 항공기가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항공편에 회담을 위한 이란 협상가들이 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오만은 그간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해 왔다. 15일 무스카트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이 예정돼 있었으나,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무산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일주일째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 중인 이란이 미국이 회담을 제안하면 언제든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 시간) 전했다. 이날 이란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해 세 대의 이란 항공기가 오만에 도착한 게 포착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공격을 검토하자, 이란이 외교적 해결책을 적극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이날 이란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속히 회담을 제안한다면 이란은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나 J D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이란 외교부에서 이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란 측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이 미국과의 회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특히,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비행 추적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이란 대통령 전용기를 비롯한 세 대의 이란 항공기가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항공편에 회담을 위한 이란 협상가들이 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오만은 그간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을 중재해 왔다. 15일 무스카트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이 예정돼 있었으나,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무산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이란을 겨냥한 미군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해 “생각은 있지만, 최종 결정을 아직 내리진 않았다”며 “나는 마감 1초 전에 결정 내리는 걸 좋아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군사 개입 준비는 이미 끝났다며 이란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그는 전날엔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하며,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등과 함께 백악관 상황실에서 중동 관련 긴급회의를 가졌다. 실제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적절할지, 성공 가능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고위 참모들과 비공식 회의에서 이란 공격계획을 이미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이란의 핵포기 여부를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거라고 WSJ는 덧붙였다.● 트럼프, 이란 핵시설 ‘포르도’ 해제 이상 원해“‘최후의 최후통첩’(the ultimate ultimatum)이다.”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이란에 최후통첩을 보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란의 핵무기 고도화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 개입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물론 그렇다”면서 “나는 모든 상황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우리는 소위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쉬운 표적”이라고 했다. 항전 의지를 밝힌 하메네이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의 협상은 이제 훨씬 더 어려워졌다. 간단히 말하면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란이 핵심 핵시설인 포르도를 해제하는 게 미국과의 협상 조건이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스라엘의 융단 폭격으로 궁지에 몰린 이란이 핵시설 해제 수준을 넘어 완전한 핵포기에 가까운 양보를 해야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는 매우 중요한 주가 될 것”이라며 “어쩌면 일주일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면 일주일 내 군사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이런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국방부의 역할은 (대통령을 위한) 옵션을 마련하고, 그 함의까지 분석해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초대형 폭탄인 ‘벙커 버스터’ 활용 등 다양한 군사적 선택지를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음을 시사한 것. WSJ는 미국의 잠재적 타격 목표 중 하나로 포르도를 지목했다. 산악지대 지하 깊숙이 위치한데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포르도를 타격하려면 벙커 버스터가 필요하다. WSJ는 또 미 해군 구축함 3척이 이미 동지중해에 배치됐고, 항공모함 전단 2개는 아라비아해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군사 개입 반대” 트럼프 지지층 분열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에서 분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는 ‘미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대외 군사 개입을 자제하는 기조를 갖고 있다. 그런 만큼 마가 내부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군사 개입을 지지하는 의견과 충돌하고 있다는 것.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마가 분열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경력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진단했다.보수 방송인 출신인 터커 칼슨은 16일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을 비판하며 “우리는 미국의 종말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힐을 신은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 역시 17일 X에 “미국이 이란에 개입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아메리카 퍼스트’도 아니고 ‘마가’도 아니다”라고 썼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싸움을 원하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싸움과 이란의 핵무기 보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이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중 급유를 지원하고 이란 포르도의 지하 핵 시설을 3만 파운드(약 13.6t)짜리 폭탄으로 파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하며 초강경 압박에 나선 가운데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 시간) 그 기류를 이같이 전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외교 해법을 모색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반대하던 입장에서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뒤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양측의 이견으로 협상이 지지부진했고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과 군사시설 수십 곳을 기습 타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리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긴급히 떠나 수도 워싱턴으로 귀국하면서 ‘외교로 이란 사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리의 인내심은 바닥나고 있다”고도 했다. 이란 핵 역량은 갈수록 고도화되는데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고 줄곧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해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끈질긴 설득까지 더해져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군사 압박해야 핵 협상도 성공”NY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줄곧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이 핵무기를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기 전 압도적인 군사 공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외교 협상을 성공시키려면 군사 압박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 제거 계획까지 주장한 네타냐후 총리를 만류했다. 하지만 이란 핵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의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보고하자 공격 자체를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을 만류했던 기존 입장과 달랐던 것.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직접 동조하진 않고 이스라엘에 최소한의 지원만 해준 뒤, 추후 이란에 양보를 압박하는 방식을 택했다. 5일 뒤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해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를 제거했다. 이란이 궁지에 몰리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또한 강경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이란과의 지지부진한 핵 협상을 마무리할 ‘골든타임’으로 여겨 ‘최대 압박’ 기조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입장 선회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인정 욕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직후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등이 ‘성공적’이라고 호평하자 여기에 가담해 자신의 공 또한 인정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중재 및 관세, 반(反)이민 등 국내 정책에 대한 비판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치적 욕심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인질 사태 등 거치며 美, 이란에 깊은 혐오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80분간 이번 사태에 관한 국가안보회의(NSC)를 가진 뒤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측에 회의 결과를 공유하고,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실제 군사 지원을 단행한다면 이스라엘에 공중 급유 등을 지원하는 소극적인 지원에서부터 항공모함,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 등을 투입하는 적극적인 지원 방식이 모두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최대 압박’ 기조의 근간에 미국 사회 전반의 뿌리 깊은 이란 혐오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란의 이슬람 세력은 1979년 2월 혁명을 통해 2500여 년간 유지됐던 전제왕정을 붕괴시켰다. 같은 해 11월 혁명 후 미국으로 도피한 팔레비 왕의 송환을 요구하며 444일간 수도 테헤란의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 52명의 미국인을 인질로 잡았다. 최강대국 미국의 자존심이 크게 훼손됐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집권 1기 때부터 인질 숫자 ‘52’를 강조하며 이란에 적대감을 표시해 왔다. 미국은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이라크를 적극 지원하며 이란과 대치했다. 1983년 10월에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수도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사령부 건물에 폭탄 테러를 가해 미군 241명이 사망했다. 베트남전쟁 이후 하루 만에 미군이 입은 가장 큰 인명 피해였다. 분노한 미국은 1984년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은 2001년 9·11테러를 겪은 뒤 이란, 북한, 이라크를 묶어 ‘악의 축’으로 지칭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중급유를 지원하고 이란 포르도의 지하 핵시설을 3만 파운드(약 1만3600kg)짜리 폭탄으로 파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하며 초강경 압박에 나선 가운데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 시간) 그 기류를 이같이 전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외교 해법을 모색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반대하던 입장에서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뒤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양측 이견으로 협상이 지지부진했고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과 군사시설 수십 곳을 기습 타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리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긴급히 떠나 수도 워싱턴으로 귀국하면서 ‘외교로 이란 사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리의 인내심은 바닥나고 있다”고도 했다.이란 핵 역량은 갈수록 고도화되는데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고 줄곧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해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끈질긴 설득까지 더해져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군사 압박해야 핵 협상도 성공”NY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줄곧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이 핵무기를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기 전 압도적인 군사 공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외교 협상을 성공시키려면 군사 압박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제거 계획까지 주장한 네타냐후 총리를 만류했다. 하지만 이란 핵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의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보고하자 공격 자체를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을 만류했던 기존 입장과 달랐건 것.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직접 동조하진 않고 이스라엘에 최소한의 지원만 해준 뒤, 추후 이란에 양보를 압박하는 방식을 택했다.5일 뒤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해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를 제거했다. 이란이 궁지에 몰리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또한 강경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이란과의 지지부진한 핵 협상을 마무리할 ‘골든타임’으로 여겨 ‘최대 압박’ 기조로 선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입장 선회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인정 욕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직후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등이 ‘성공적’이라고 호평하자 여기에 가담해 자신의 공 또한 인정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중재, 관세 반(反)이민 등 국내 정책에 대한 비판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치적 욕심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인질 사태 등 거치며 美, 이란에 깊은 혐오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80분간 이번 사태에 관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가진 뒤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측에 회의 결과를 공유하고,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실제 군사 지원을 단행한다면 이스라엘에 공중 급유 등을 지원하는 소극적인 지원에서부터 항공모함,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 등을 투입하는 적극적인 지원 방식이 모두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최대 압박’ 기조의 근간에 미국 사회 전반의 뿌리 깊은 이란 혐오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란의 이슬람 세력은 1979년 2월 혁명을 통해 2500여 년간 유지됐던 전제왕정을 붕괴시켰다. 같은 해 11월 혁명 후 미국으로 도피한 팔레비왕의 송환을 요구하며 444일간 수도 테헤란의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 52명의 미국인을 인질로 잡았다. 최강대국 미국의 자존심이 크게 훼손됐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집권 1기 때부터 인질 숫자 ‘52’를 강조하며 이란에 적대감을 표시해 왔다. 미국은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이라크를 적극 지원하며 이란과 대치했다.1983년 10월에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수도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사령부 건물에 폭탄 테러를 가해 미군 241명이 사망했다. 베트남전쟁 이후로 하루 만에 미군이 입은 가장 큰 인명 피해였다. 분노한 미국은 1984년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1년 9·11테러를 겪은 뒤 이란, 북한, 이라크를 묶어 ‘악의 축’으로 지칭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우리는 ‘12시 상황’에 있다. ‘13시’란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을 공습한 지 나흘째인 16일(현지 시간) 이란 현 정권을 무너뜨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시계에 13시가 존재하지 않듯 이제 이란 핵 개발이 임계점에 달해 공격을 지속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을 ‘암’에 비유하며 “죽음을 위협하는 암은 절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공습 강도를 높이고, 이란 정권에 치명적인 전략을 쓰고 있다. 이란 정부의 대국민 소통 채널인 국영TV를 두 차례나 공습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내며 심리전 수위를 끌어올렸다. 또 이란 상공에서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강조하며 이란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의 3분의 1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란군도 “정밀 탐지 능력과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장거리 무인기(드론) 수백 대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월등한 군사력에 수세에 몰리면서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뜻을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히 보냈다고 전했다. ● 이스라엘 “하메네이 최측근 군 지휘관 암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절대 권력자인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암살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이날 보도된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메네이를 암살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끝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도 17일 오전 군 지휘관들을 만나 “하메네이에게 사담 후세인(전 이라크 대통령)과 유사한 운명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하메네이 주변으로 포위망을 좁히는 분위기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메네이의 최측근인 알리 샤드마니 이란군 전시 참모총장을 암살했다”며 “이란군 지휘 체계에 또 다른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공격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3일 시작된 이란 공습 이후로 이란의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 120여 대를 파괴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 발사대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란의 공격 능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 수도 테헤란 북부의 국영방송 IRIB 본사도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을 두 차례 받아 방송이 끊기기도 했다. 공습 당시 생방송 중이던 사하르 에마미 앵커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하던 중 큰 폭발음이 들리며 천장 일부가 무너지고 연기가 차올랐다. 공습 뒤 카츠 장관은 “이란 정권의 선전 및 선동 방송국이 군에 의해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6일 “모두 즉시 (이란 수도) 테헤란을 떠나야 한다”고 경고한 뒤 이스라엘은 테헤란 공습을 확대했다. ● 이란 “보복 강도 높여 이스라엘 545곳 공격” 이란도 보복 강도를 한층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17일 “이란이 보복 작전 ‘진정한 약속3’의 9단계를 시작해 이스라엘을 향해 대량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 단계는 13일 밤 시작된 8단계보다 더 길고 강도가 높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지난 72시간 동안 공격용 드론으로 이스라엘 소유 545개 시설을 쉬지 않고 공격했다”고도 밝혔다. 이란군은 “새롭고 진보된 무기를 사용한 맹렬한 공격이 다시 한 번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메르통신 등은 X에 건물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영상을 올리며 “이스라엘 헤르츨리야의 모사드 건물이 로켓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과 군사시설을 기습 공격한 다음 날인 14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등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경제의 핵심인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 공격하며 전선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도 강경한 보복에 나섰다. 13∼15일 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며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 군 시설, 에너지 인프라 등을 겨냥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15일 오전 기준 이스라엘에선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부상당했다. 이란에선 최소 78명이 숨졌고, 320명이 다쳤다. 또 양국의 충돌이 격화되며 15일로 예정돼 있던 미국과 이란 간의 핵 협상은 취소됐다. 이스라엘군은 15일 이란의 다양한 군과 핵 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공습을 진행했다며 “40시간 동안 150곳이 넘는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CNN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우스파르스와 샤란 석유저장고 같은 이란의 대표적인 에너지 인프라도 공격했다. 이란도 텔아비브와 하이파 같은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에 미사일을 대거 발사했고, 군과 에너지 시설 등을 겨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5일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범죄와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드론과 미사일로 전투기 연료생산시설, 에너지공급센터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면 우리도 보복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군이 이스라엘을 지원한다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며 “미국이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스라엘-이란 서로 에너지시설 공격, 중동원유 72% 의존 韓 긴장이, 이란 핵시설 이어 가스전 공습이란, 이스라엘 정유공장 집중공격“확전땐 유가 130달러까지 뛸수도”“(이란 수도) 테헤란이 불타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5일(현지 시간) X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는 테헤란 도심으로 보이는 지역이 폭격으로 불타고 있는 영상도 올라왔다. 앞서 카츠 장관은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 전선을 향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 테헤란은 불타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13일 이란 핵 시설과 군사시설을 공격했던 이스라엘은 14일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도 감행하고 있다. 이란 석유부가 운영하는 샤나통신은 이날 “테헤란 남부의 샤란 석유 저장고와 연료 저장 탱크가 14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은 14일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의 시설과 샤란 석유 저장고도 타격했다. 이에 맞서 이란도 14∼15일 이스라엘의 군 시설은 물론이고 주요 도시와 에너지 인프라까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집중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3대 도시인 하이파 북부에 위치한 바잔 정유공장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양국 간의 충돌이 군사시설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네타냐후 이란 국민에게 “억압적 정권과 싸워라” CNN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란 남부 부셰르주의 사우스파르스 천연가스전에서 큰 화재와 함께 연기 기둥이 솟아올랐다. 이번 공격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이 전면 공격을 받은 첫 사례다. 특히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이란 경제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 경제 제재로 가뜩이나 안 좋은 경제 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에너지 시설이 공격당하고 경제가 더 악화되면 이란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불안해진 민심을 자극하듯 이란 국민들에게 정권 교체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13일 영어로 연설한 영상에서 그는 “이란 국민이 단결해 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핵심 핵 과학자와 군 지휘부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되며 이란의 핵 개발 역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역학 전문가 알리 바쿠에이 카트리미, 물리학 전문가 만수르 아스가리, 재료 공학 전문가 사이이드 바르지 등 3명이 추가로 숨진 사실이 확인돼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 핵 과학자는 최소 9명으로 늘었다. 핵 연료 저장 시설은 일단 공습을 피했지만, 핵심 전문가들을 잃어 향후 핵무기 개발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인프라 공격, 세계경제에 위기 초래할 수도 이란과 이스라엘의 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공격이 이어질 경우 향후 세계 경제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정세가 악화돼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생산 및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의 지역별 원유 수입 비중에서 중동은 71.9%로 가장 높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가스 매장량 세계 2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다. 에너지 시설이 손상되면 복구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스라엘과 이란 갈등의 다음 전장은 에너지 시장”이라고 짚었다. 특히 이란이 향후 세계 에너지 무역의 중요한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간 이란은 자국에 대한 공격이 있을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3일(현지 시간) 시작된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등 군사시설과 군 수뇌부 표적 공습의 배후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비밀공작이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모사드 요원들이 최소 몇 달에서 최대 수년간 이란에 잠입해 무인기(드론) 등 무기를 밀반입하고, 이란 요인들의 동선을 추적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사드는 이번 작전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수뇌부 등 요인들을 암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 요인들 중 다수가 자택 침실에서 드론 폭발 등으로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모사드가 공격 대상이 된 이란 요인들의 동선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WP는 이번 작전이 러시아에 무기를 밀반입해 공군기지를 타격한 1일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을 연상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또 모사드는 이번에 사망한 혁명수비대 지휘관들의 후임자들에 대한 암살 작전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15일 기준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이전보다 피해가 커진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아이언돔’ 등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방공망이 약점을 드러냈단 평가가 나온다. 다양한 미사일을 대규모로 발사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요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타르의 연구소 겸 대학원대학인 도하인스티튜트의 무하나드 셀룸 연구위원은 알자지라방송에 “이스라엘은 뛰어난 공중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지속적인 공격에는 과부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란 수도) 테헤란이 불타고 있다.”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5일(현지 시간) X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는 테헤란 도심으로 보이는 지역이 폭격으로 불타고 있는 영상도 올라왔다. 앞서 카츠 장관은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 전선을 향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 테헤란은 불타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13일 이란 핵과 군사 시설을 공격했던 이스라엘은 14일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도 감행하고 있다. 이란 석유부가 운영하는 샤나통신은 이날 “테헤란 남부의 샤란 석유 저장고와 연료 저장 탱크가 14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은 14일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의 시설과 샤란 석유 저장고도 타격했다. 이에 맞서 이란도 14~15일 이스라엘의 군 시설은 물론이고 주요 도시와 에너지 인프라까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집중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3대 도시인 하이파 북부에 위치한 바잔 정유공장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양국 간의 충돌이 군사시설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네타냐후 이란 국민에게 “억압적 정권과 싸워라” CNN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란 남부 부셰르주의 사우스 파르스 천연가스전에서 큰 화재와 함께 연기 기둥이 솟아올랐다. 이번 공격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이 전면 공격을 받은 첫 사례다.특히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이란 경제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 경제 제재로 가뜩이나 안 좋은 경제 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에너지 시설이 공격당하고 경제가 더 악화되면 이란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실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불안해진 민심을 자극하듯 이란 국민들에게 정권 교체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13일 영어로 연설한 영상에서 그는 “이란 국민이 단결해 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이란의 핵심 핵 과학자와 군 지휘부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되며 이란의 핵개발 역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역학 전문가 알리 바쿠에이 카트리미, 물리학 전문가 만수르 아스가리, 재료 공학 전문가 사이이드 바르지 등 3명이 추가로 숨진 사실이 확인돼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 핵 과학자는 최소 9명으로 늘었다. 핵 연료 저장시설은 일단 공습을 피했지만, 핵심 전문가들을 잃어 향후 핵무기 개발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인프라 공격, 세계경제에 위기 초래할 수도이란과 이스라엘의 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향후 세계 경제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정세가 악화돼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생산 및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의 지역별 원유 수입 비중에서 중동은 71.9%로 가장 높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가스 매장량 세계 2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다. 에너지 시설이 손상되면 복구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스라엘과 이란 갈등의 다음 전장은 에너지 시장”이라고 짚었다. 특히 이란이 향후 세계 에너지 무역의 중요한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간 이란은 자국에 대한 공격이 있을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3일(현지 시간) 시작된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등 군사시설과 군 수뇌부 표적 공습의 배후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비밀공작이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모사드 요원들이 최소 몇 달에서 최대 수년간 이란에 잠입해 무인기(드론) 등 무기를 밀반입하고, 이란 요인들의 동선을 추적했다는 것이다.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사드는 이번 작전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수뇌부 등 요인들을 암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 요인들 중 다수가 자택 침실에서 드론 폭발 등으로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모사드가 공격 대상이 된 이란 요인들의 동선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WP는 이번 작전이 러시아에 무기를 밀반입해 공군기지를 타격한 1일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을 연상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또 모사드는 이번에 사망한 혁명수비대 지휘관들의 후임자들에 대한 암살 작전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15일 기준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이전보다 피해가 커진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아이언돔’ 등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방공망이 약점을 드러냈단 평가가 나온다. 다양한 미사일을 대규모로 발사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요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카타르의 연구소겸 대학원대학인 도하인스티튜트의 무하나드 셀룸 연구위원은 알자지라방송에 “이스라엘은 뛰어난 공중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지속적인 공격에는 과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