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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는 르노그룹의 핵심 연구개발 자원으로 더욱 큰 성장을 이끌 것입니다. 내수 모델은 물론 해외 시장까지 염두에 둔 여러 미래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15일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사진)는 경기 용인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는 르노삼성의 연구개발(R&D)센터다. 르노삼성차가 R&D센터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공개 행사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노사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본사인 르노그룹으로부터 르노삼성이 홀대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한국 R&D센터가 그룹에서 가진 무게감을 강조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시뇨라 대표는 이날 “(연구소가) 르노그룹 내의 핵심 연구개발 자원으로서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르노삼성이 그룹 안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도 시뇨라 대표는 오거돈 부산시장과 만나 “르노그룹은 한국에서의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르노삼성은 르노그룹에서 신차 개발이 가능한 곳은 프랑스와 루마니아, 한국 등 3곳뿐이라고 밝혔다. 1200명이 근무하는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는 차량 디자인과 개발은 물론 시험 제작과 충돌 실험 등이 모두 가능한 글로벌 핵심 연구시설이라는 것이다. 특히 루마니아에선 경차를 주로 개발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르노그룹에서 고급 차종으로 분류되는 준중형과 중형급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체 디자인 스튜디오인 ‘르노 디자인 아시아’는 프랑스 본사 디자인센터를 제외하면 그룹에서 차량 디자인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밝혔다. 최근 연구소에선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준중형 크로스오버 SUV ‘XM3’의 최종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 시뇨라 대표는 “르노삼성의 소속이 최근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본부로 개편되면서 100개국 이상의 시장에 수출 등 자생적인 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한국 R&D센터의 경쟁력은 연구원들의 성실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권상순 르노삼성 중앙연구소장(전무)은 “목표로 하는 일정을 철저하게 지키는 성실성과 협력업체의 기술력 등이 한국 연구소의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용인=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 조선업의 수주 실적이 3월에 이어 4월에도 중국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14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은 121만 표준화물선 환산톤수(CGT)로, 선박 기준 40척으로 집계됐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이 가운데 23%가량인 28만 CGT(7척)를 수주했고 중국이 77만 CGT(28척)로 64%를 차지하며 두 달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중국에서 벌크선 16척을 자국 조선사에 발주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3위를 기록한 일본은 6만 CGT(3척)를 수주해 전체의 5%가량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선박 발주량은 3월(288만 CGT·90척)보다 167만 CGT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의 발주량 합계는 769만 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1217만 CGT)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국가별 수주 실적에서도 중국이 344만 CGT(140척)로 4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202만 CGT·45척·26%), 이탈리아(111만 CGT·14척·14%), 일본(71만 CGT·39척·9%)이 그 뒤를 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가 자국 발주를 앞세운 중국에 밀려 다소 주춤한 가운데 앞으로 예정된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올해 수주 실적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노사 갈등 상황이 길어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노동조합이 전면 파업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기존에 진행된 부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때문에 협력업체들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후속 생산 물량이 단절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르노삼성차 사태가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14일 제28차 교섭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회사 측이 전향적인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21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17일부터 노조위원장이 회사 안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고 20일 사외 집회를 벌이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회사는 2018년 임단협 제시안을 7개월간 미루다 올해 1월 첫 제시안을 냈다”며 “이 제시안에는 노조 요구사항을 반영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추가 제시안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까지 임단협 교섭 자리에 사장은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회사 쪽 교섭 대표도 두 차례나 경질하는 등 시간만 끌고 있다”며 “노조는 회사가 교섭할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최후통첩한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2018년 임단협 협상에 돌입했지만 △기본급 인상 △작업 전환배치 때 노조 합의 명문화 등의 쟁점을 놓고 지금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본격적인 협상 과정에서 노사는 임금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지만 노조가 전환배치 등의 문제를 새롭게 꺼내면서 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노조는 지난해 10월 이후 모두 62차례에 걸쳐 250시간의 부분 파업을 벌였다. 회사 측은 이 같은 파업으로 약 2800억 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연간 생산량의 절반(10만 대)을 차지했던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위탁 생산 물량은 올해 6만 대로 줄어들었고 다른 생산 물량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제16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을 열고 서보신 현대자동차 사장 등 31명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의 날’은 1999년 5월 12일 자동차 수출 1000만 대 달성을 기념해 2004년부터 시작됐다. 10일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서보신 사장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 등 7개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제조기술을 혁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남종승 남양넥스모 대표는 32년간 기술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신제품 개발로 수입품을 대체하고 생산 기술을 크게 향상시킨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산업포장은 수소연료전지차 시스템을 개발한 안병기 현대모비스 상무와 25년간 미래차 기술 인재양성에 힘쓴 허건수 한양대 교수가 수상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강원도와 함께 수소연료전지를 쓰는 어선 개발에 나선다. 2030년을 목표로 한 개발이 성공하면 차량 이외의 이동 수단에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되는 국내 첫 사례가 된다. 수소어선 개발은 환경 규제 강화에 선제 대응하고 디젤 엔진의 소음과 매연으로부터 어민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환경 문제 때문에 중유 등의 연료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 선박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슈퍼 빅1.’ 조선업계의 일부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뒤에 탄생하게 될 초대형 조선사를 이렇게 부른다. 수주 잔량에서 세계 1, 2위인 두 대형 조선사가 합병되면 다른 조선사를 완전히 뛰어넘는 초대형 조선사가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합병을 위해 중간지주회사 설립 절차 등을 진행 중인 가운데 조선업계에서는 앞으로 1년가량에 걸쳐 진행될 결합 심사를 무사히 통과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3월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까지 “해외 주요 국가의 결합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힐 정도로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이달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유럽연합(EU) 등 해외 경쟁당국에 결합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심사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수십 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심사를 준비하면서 EU 등과는 이미 실무접촉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를 포함해 최소 9곳 이상의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아내야 할 것으로 보이는 결합 심사에서 한 곳이라도 거부하면 두 회사의 합병은 무산된다. 우선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경쟁국들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두 나라는 다수의 조선소를 보유한 경쟁국이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이 국가들이 주로 생산하는 선박이 한국과는 다르다는 점을 들어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이 초대형 선박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의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생산 선종을 차별하면서 중국, 일본과는 건조하는 배가 달라졌다”며 “두 나라에서도 대규모 조선사 합병이 이뤄졌거나 추진 중인 상황이다. 여기에 합병을 하더라도 한국의 건조 물량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설득할 논리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결국 EU의 판단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은 선박 생산에서는 경쟁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선박을 구입하는 주요 선사가 집중돼 있어 ‘통합 이후에 선가가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에서는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던 대우조선해양이 입찰 과정에서 선가를 낮추면서 저가 수주를 이끌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에서는 “배를 발주하는 것은 전적으로 선주들의 선택이면서 권리로 선박 시장에서는 발주자가 가격 결정의 우선권을 쥐고 있다”고 반박한다. 통합이 곧 선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비슷한 선박을 만드는 두 회사가 중복 투자를 줄이고 더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선박을 공급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 이후에 결과적으로 선가가 오르는 효과가 나타나도 선주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은 복잡하다. 선사가 보유한 중고 선박의 가치도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은 장기간 보유하면서 중고 거래와 임대 등도 이뤄지기 때문에 선가가 오르면 보유한 자산이 늘어나는 효과 등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올해 말까지 심사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복잡한 심사 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심사가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르노삼성자동차는 새로 개편된 르노그룹 지역본부의 회장이 첫 행선지로 한국을 지목하면서 시장은 물론이고 생산기지로서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7일 밝혔다. 르노삼성차는 이달부터 르노그룹 내 소속이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AMI태평양) 지역본부로 변경됐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패브리스 캠볼리브 AMI태평양 지역본부 회장(사진)은 이날 소속 임직원 2만여 명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본부 개편 이후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3개 대륙, 100개 이상의 국가를 책임지는 AMI태평양 지역본부가 한국을 지역본부 내 대표적인 제조선진국 중 한 곳으로 언급한 것이다. 또 한국 등 수출 국가들이 처한 수출 지역 확대 문제도 AMI태평양 지역본부가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AMI태평양 지역본부에서 유일하게 주요 연구시설과 생산시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르노의 중형급 세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그룹 안에서 우수한 생산 경쟁력이 검증된 부산공장이 현재의 노사 문제를 잘 해결하면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부분 변경 모델인 ‘더 뉴 C220d 4매틱 쿠페’(사진)를 7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하고 ‘더 뉴 C클래스’ 라인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더 뉴 C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 5세대 C클래스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C220d 아방가르드’부터 출시됐다. 새로 선보이는 더 뉴 C220d 4매틱 쿠페는 2도어 쿠페 특유의 낮은 차체 디자인으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1950cc 4기통 디젤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9G-TRONIC)를 조합해 최고 출력 194마력에 최대 토크 40.8kg·m의 동력 성능을 낸다. 기본으로 탑재된 하차 경고 어시스트는 정차 후 탑승자가 차량 문을 열기 전에 뒤에서 다가오는 보행자나 자동차 등을 감지해 경고등과 소리로 충돌 사고를 예방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강화로 한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못할 뿐 아니라 비제재 품목의 수출길도 막히게 됐다. 미국이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일부 허용할 당시 함께 인정해줬던 원화 결제 시스템이 미국의 이번 제재 조치로 막혔기 때문이다. KOTRA는 3일 수출 기업에 ‘우리은행 및 IBK기업은행 원화 결제 시스템 운영이 중단돼 이란 간 원화 결제를 이용한 수출입 교역이 불가함을 알린다’는 공지문을 보냈다고 6일 밝혔다. KOTRA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예외 인정 기간이 2일 오후 1시(한국 시간)에 종료된 데 따른 후속 조치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휴가 끝나는 7일부터 2100여 개 이란 수출 기업은 수출 대금을 받을 길이 없어 사실상 수출 판로가 막힌다. 원화 결제 시스템은 한국 정부가 2010년 10월 이란과의 외환 거래를 피하면서 수출입 무역을 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이란 중앙은행이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면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 기업이 수입 대금을 이 원화 계좌에 입금하고, 수출 기업은 수출 대금을 원화 계좌에서 원화로 받아 왔다. 이란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대이란 수출은 23억 달러(약 2조7000억 원)로 한국 수출 시장에서 29위를 차지했다. KOTRA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등 중소·중견기업 수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원화 계좌가 닫히기 전에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앞으로 엔진이나 변속기 공장이 없어진다는 것인데… 다른 라인으로 옮겨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3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자동차 고용 토론회’ 현장. ‘2025년이 되면 현대차 엔진·변속기·소재사업부 필요 인원이 40% 이상 줄어든다’는 노조 자체 집계가 발표되자 엔진사업부 소속 한 직원이 “실제 맞는 것인지 몰라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현대차도 최근 노조에 2025년이 되면 현대차 국내 생산직 일자리 20∼30%가 잉여인력이 된다고 통보했다. 전문가들은 미래차 도입으로 인한 ‘고용 쇼크’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고 입을 모은다. 폭스바겐, 도요타, 현대차 등 대부분의 자동차업체가 2022∼2025년에 자사 판매량의 20∼30%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채운다고 밝힌 상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5년이면 이미 전기차 확대로 부품 생태계까지 변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고용 변화에 대응할 시간은 5년도 채 안 남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에야 미래차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산하에 ‘미래차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자동차산업TF팀을 각각 지난달 발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사장을 지낸 이계안 ‘미래차 대응 TFT’ 위원장은 “미래차와 관련한 법 제정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기존 인원 재교육 등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지민구 / 울산=김도형 기자}

“엔진·변속기 고용 100% 감소, 프레스·차체·도장 고용 70% 이상 감소….” 3일 울산에서 열린 ‘미래자동차 고용 토론회’에서 첫 발표자로 나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 윤선희 4차산업 대응 연구위원회 팀장이 이런 수치를 나열했다. 노조 관계자들이 방문했던 현대차 의왕연구소에서는 30명가량의 업무를 자동화시스템 1개로 대체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설명을 듣던 한 조합원은 “회사는 (내가) 정년퇴직하는 2025년까지는 끄떡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이미 대응에 늦었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자동차의 동력원이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나 수소연료전지로 바뀌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부문의 전면적인 고용 감소가 불가피하다. 미래차에 탄소강화섬유나 가벼운 합금 등 기존 철강을 대체하는 소재까지 사용되면 프레스, 차체, 도장 공장의 인력도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조는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소와 미래차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연계해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강성 노조라고 비판받던 현대차 노조가 이날 자발적으로 자동차산업의 변화를 일반 노조원들에게까지 설명하는 이례적인 자리를 마련한 이유다.○ “혼돈의 시기, 주어진 시간은 1, 2년” 윤 팀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2025년이면 전기차 전성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과거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훨씬 더 빨리 미래자동차 시대가 오면서 고용에 큰 충격이 올 수밖에 없어 현실을 직시하자는 의미로 연 토론회”라고 밝혔다. 미래차 대응이 늦어져 수익성이 떨어지면 회사뿐 아니라 근로자들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지금이라도 함께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2025년 내연기관차의 생산 비중이 57.1%까지 줄어들면 엔진·변속기 부문의 현재 인력 6341명 가운데 2723명 줄어든 3618명만 고용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생산공장에서도 4000명 규모 인력의 생산 라인을 대체 소재를 사용하는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바꿀 때 최대 800명의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부영 현대차 지부장은 “전기차는 노동자에게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라며 “혼란과 혼돈의 시기지만 (해법을 찾는 데) 주어진 시간은 1, 2년 정도로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사측은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노사가 참여하는 고용안정위원회 회의에서 2025년까지의 고용감소 예측치를 7000여 명으로 제시했다. 이는 유럽연합(EU) 등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맺은 기후협정에 따라 징벌적 관세를 물지 않기 위해 생산해야 하는 최소한의 생산대수를 기준으로 한 예측이다. 전기차의 수익성이 커져 자연스레 생산량이 늘어나면 고용이 이보다 더 급속히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 “한국 자율주행차 82점… 기업 간 협력 없어” 이날 발표에 나선 자동차업계의 전문가들은 현대차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미래차 준비의 수준에 대해서도 냉정한 분석을 내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국가를 100으로 봤을 때 한국의 수준은 내연기관 기준 독일의 95%, 전기차는 일본의 92%, 자율주행차는 미국의 82%라고 분석했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따라가기 힘들다’의 기준이 되는 80%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이 연구위원은 “2013년 전후엔 독일에서 ‘완성차, 전자, 통신, 소재 등 기술을 모두 가진 한국이 앞서 나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기업 간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혀 앞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발제에 나선 백승렬 고용안정위원회 자문위원(어고노믹스 대표)은 “현대차가 협력업체 체인을 잘 만들었지만 이들은 제품을 새로 기획하고 만드는 능력이 떨어져 미래차에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국가적 차원에서 미래차에 대한 종합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못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각자도생의 길로 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노조가 위기를 조장한다”는 불만부터 “(현대차가) 미래차 기술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정작 전장업체인 ‘하만’은 삼성이 가져갔다”는 목소리까지 다양하게 나왔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현대차 근로자뿐 아니라 자동차 도시인 울산 지역경제에도 위기감을 불러오고 있다. 울산 시민들은 지역의 고용 축소가 소비 감소와 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해체로 번지는 것을 최근 전북 군산지역에서 목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울산시에서는 정창윤 노동정책특별보좌관이 참석했다. 정 보좌관은 “현대차 노조는 이런 걱정을 하면서 준비라도 하지만 부품업체들은 여력도 없고 실제 준비도 못 하고 있다”며 “미래차로 인한 위기가 (부품업체 등) 변방에서부터 몰려오면서 울산 전체를 덮칠 것”이라고 걱정했다.울산=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훈풍 속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1분기(1∼3월)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가 실제 영업 실적으로 이어지는 데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조선업의 특성상 속도는 더디지만 전반적인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9일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333억 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액은 1조4575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7%가량 늘었고 당기 순손실은 1026억 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영업적자 증가세는 5개 분기 만에 꺾였다. 지난해 1분기 479억 원에서 점점 늘어나다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1337억 원까지 커졌던 영업손실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선박 가격 상승이 반영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가 늘면서 손익 개선에 속력이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2일 1분기 실적을 공시하는 현대중공업도 삼성중공업과 비슷하게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이란 전망과 함께 흑자를 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2000억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낸 바 있다. 이달 중순 1분기 실적을 공시할 예정인 대우조선해양도 7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NG선 등 수익성이 큰 선박의 건조 비중이 줄어들면서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지만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게 조선업계의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을 전후해 LNG선 대거 수주에 성공하고 지난해 이 물량을 주로 건조해 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조선 3사의 1분기 실적이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2017년 이후 조선 시황이 조금씩 회복될 때 수주한 선박들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건조되면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적자 폭을 줄이고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수주 상황을 고려했을 때 조선 3사가 큰 폭의 흑자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나아지는 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주도권을 쥔 LNG선 시장에서 60척 규모의 초대형 수주전의 막이 오른 것도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최근 세계 주요 조선사에 LNG선 입찰 제안서를 보냈다. 지난해 국내에서 단 1건에 그쳤던 해양플랜트 수주도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양새다. 해양플랜트 발주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가 상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2일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1조1040억 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30일 현대차그룹은 이달 10일부터 강원 인제군에 위치한 자동차 경주장 인제스피디움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차량의 성능을 상시 체험해 볼 수 있는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HMG Driving Experienc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2016년부터 운영해 온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기아차와 제네시스 등 모든 브랜드로 확대해 더 많은 고객이 다양한 차량의 주행 성능을 체험하고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기초 교육(1단계), 스포츠 드라이빙 입문 교육(2단계), 스포츠 드라이빙 심화 교육(3단계), 전문가 수준의 최상위 드라이빙 교육(4단계)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참가자들은 좌석과 운전대 위치, 가속·감속제어 등에 대한 이론 교육은 물론이고 △긴급제동 및 긴급 회피 △지그재그로 달리는 슬라럼 주행 △서킷 체험 등 다양한 운전 기술을 체험을 통해 익혀 볼 수 있다. 또 현대차그룹 차량을 보유한 고객이 자신의 차량으로 서킷을 주행할 수 있는 ‘트랙 데이’도 운영된다. 현대차그룹의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은 국내 및 국제 운전면허증을 소유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 △벨로스터 1.6T △i30 N 라인과 기아차의 △K3 GT △스팅어 3.3T 그리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G70 3.3T 등은 별도의 대여비를 내고 시승이 가능하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상품본부장(부사장)은 “다양한 드라이빙 체험 활동을 강화해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높이고 모터스포츠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노동조합이 가정의 달(5월)을 앞두고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9일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노동조합 이경연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원 10명이 25일 당진 지역에서 외롭게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카네이션을 만들어 선물과 함께 전달했다고 밝혔다. 가정의 달에 소외감을 더 느낄 수 있는 어르신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봉사에 참여한 노조원들은 비누로 만든 꽃과 조화를 이용해 직접 카네이션을 만들고 선물을 포장한 뒤 지역 어른들을 방문해 말벗 역할에 나섰다. 이 지회장은 “회사 인근 홀몸 어르신 가정을 직접 방문해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노동조합이 지역을 위해 꾸준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에서는 27일에도 당진제철소 냉연지부 조합원들이 제철소 인근의 경로당을 새로 도배하고 화재경보기를 설치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매달 한 번씩 노동조합이 주최가 된 봉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부품 산업의 발전이 전체 자동차 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판단을 바탕으로 매년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동반 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과 협력사의 공정거래 협약 체결,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 개최, 명절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등으로 협력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중소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위한 자금 지원과 친환경차·미래차 부품 육성 지원 등 1조70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2772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반성장 활동이 본격화된 2001년 733억 원에 비해 3.8배가 증가한 수치다. 현대·기아차의 성장, 그리고 상생 노력으로 납품 물량이 증가하고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동반성장 선언을 계기로 ‘협력사 연구개발(R&D) 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2011년부터 본격적인 협력사 기술지원 활동을 벌여왔다. 총 300여 명의 분야별 최고 전문가가 협력사로 직접 찾아가 연구개발 활동에 함께 참여하고 소규모 부품사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시험이나 평가를 돕고 있다. 또 ‘게스트엔지니어 제도’를 통해 현대·기아차 연구소에서 협력사의 인력이 신차 개발 초기부터 신차 개발 업무를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제도는 차량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협력사의 부품 품질 확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품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2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기존에 1차 협력사에만 제공되던 동반성장펀드와 상생금형설비펀드를 지난해부터 2차 협력사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2차 협력사에 대한 교육 확대를 위해 협력사 교육관리 포털을 개설해 사이버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1차 협력사가 자체적으로 2차 협력사를 교육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으면서 현대·기아차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동반성장위원회가 선정하는 동반성장 최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이 곧 자동차 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라며 “협력사들의 친환경차와 미래차 부품 경쟁력 확보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제철의 글로벌 임직원 봉사단 30여 명이 9일부터 필리핀 북사마르주 카타르만을 찾았다. 자신들의 휴가를 이용해 필리핀에서 소외된 빈곤지역을 직접 방문한 이들은 나흘 동안 직업훈련 환경 개선 등의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임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처음 시작한 현대제철 글로벌 임직원 봉사활동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현대제철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다. 필리핀에서는 2017년부터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직원 봉사단이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필리핀 북사마르주는 외부인의 방문이 적어 관광수입이 없고 정부의 지원에서도 소외된 대표적인 빈곤지역이다. 또 지진과 태풍,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빈발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임직원 봉사단은 올해도 이곳을 방문해 시설이 낡은 직업훈련센터의 환경을 개선하고 식수타워를 설치해 교육생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유치원생들과 문화교류의 시간을 갖고 풍선아트, 가면 만들기, 비눗방울 놀이, 손거울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도 함께 펼쳤다. 이번 봉사에 참여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소결제조부의 원대로 사원은 “실제로 와 보니 환경이 생각보다 더 열악해 도움의 손길이 꼭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현대제철은 또 필리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훈련과 교육지원 사업을 위해 지난해 첫 삽을 뜬 직업훈련센터 건설도 마무리했다. 직업훈련센터에서는 창업과 취업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센터 건립을 계획할 당시에 필리핀의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기회 제공을 위해 청년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직업훈련 수요 조사를 진행했고 이 결과를 반영해 △목공 △석공 △용접 △오토바이 수리 수업 등을 개설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제구호단체인 플랜코리아와 함께 2017년부터 필리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필리핀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나눔과 공감의 네트워크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22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러블리페이퍼’ 사무실엔 폐박스가 가득했다. 4명의 젊은이들이 폐박스를 일정한 크기로 잘랐다. 여러 장 겹친 후 그 위에 광목천을 덧댔다. 코팅 역할을 해주는 제소를 바르자 누런색의 폐박스가 새하얀 캔버스로 변신했다. “이 캔버스를 작가들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작가들이 그림을 그려 다시 저희에게 보내요.” 박스를 자르던 김인용 씨(25)가 얼굴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는 올 초부터 이곳에서 캔버스를 만들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러블리페이퍼’는 폐지를 줍는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저소득층 노인에게서 일반 폐지보다 20배 비싼 가격으로 폐박스를 사들인 후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재능기부 작가들의 그림을 그려서 판매한다. 그 수익으로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다. 김 씨는 “다양 한 일과 직업이 있겠지만 혼자서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살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나와 공동체의 성공, 함께 이뤄져야” 취재팀이 3, 4월 기성세대와 달라진 청년들의 ‘성공 법칙’을 알아보기 위해 심층 인터뷰한 20, 30대 중 상당수는 자신의 성공이 지역사회나 공동체와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공의 기준을 경쟁과 승리, 재산, 명성, 명예 등의 키워드로 설명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공존이나 공생, 배려, 공정, 환경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성공 기준으로 삼았다. 3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퇴직한 후 2017년 전남 목포로 향한 박명호 공장공장 대표(32)가 그런 사례다. 박 대표는 현재 목포시 중앙동에서 ‘괜찮아 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목포 시내 빈집과 여관 터를 개조한 후 청년들에게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다. 현재까지 60여 명의 청년이 이곳에서 거주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이곳을 거친 청년들은 목포 내 각종 공방이나 식당을 여는 등 동네를 발전시킬 각종 사업체를 설립하고 있다. 박 대표는 “주변 사람들과 공생하고, 함께 성공하는 법을 알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이런 청년들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와 함께 청년 452명에게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웃, 지역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63.1%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정해야 성공도 의미가 있어” 이런 청년들의 태도에 기성세대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90년대생들은 자기중심적이다 못해 이기적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겪어보면 의외로 공익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청년세대의 이런 흐름은 빈곤에 대한 경험이 없는 그들의 성장 배경에서 싹이 텄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갖춰진 환경에서 자랐다”며 “그러다 보니 가난했던 경험을 토대로 물질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았던 기성세대와 달리 탈물질적 가치에 삶의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많다. 명문대 출신인 고귀현 씨(32)는 6년 전 남미 배낭여행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길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가난한 어린이와 여성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한 끝에 남미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국내에 납품하는 사회적 기업 ‘크래프트링크’를 설립했다. 그는 “현지보다 두 배 정도 더 비싼 가격에 수공예품을 사들여 현지 여성들의 소득 수준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변호사 서국화 씨(34)는 동물권 연구 변호사단체 ‘PNR’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내 일도 바쁘지만, 동물을 위한 법률 개선에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공을 공동체의 성장과 연결시키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인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조영복 부산대 경영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보다 쉽게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또 해결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나보다는 우리’를 외치는 청년이 늘어났다”며 “기성세대는 이런 청년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내 삶의 주인은 나” “행복한 일 하는게 성공” ▼달라진 청년들의 말말말 “더 이상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 맞추지 않을 겁니다. 내게 중요한 가치를 지키며 살 거예요.” 대기업 8년 차인 정혜은(가명) 씨는 동아일보 창간기획 ‘“부장님처럼 살기 싫어요”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 대나무숲에 e메일을 보내 이전과 달라진 다짐을 밝혔다. 정 씨는 “기사를 보며 기성세대의 기준대로 살고 싶지 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면서 “나 역시 안정성과 높은 연봉이라는 기준에 맞춰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삶의 목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재 퇴사학교에서 삶의 목적과 방향을 고민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작더라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며 살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 5회 시리즈 연재를 위해 만난 청년들은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공통된 시각을 갖고 있었다. 기성세대의 필승 성공법칙이던 명문대 졸업, 대기업 입사, 전문직 취업은 더 이상 청년들에게 행복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이해하면서도 나만의 성공 기준을 찾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2회 ‘부모가 정해놓은 성공 공식을 거부하다’ 편에 소개된 ‘딸기 농부’ 이하영 씨(21)는 기성세대 성공의 척도인 ‘엄친아·엄친딸’에 대한 생각을 묻자 “농업계 엄친딸이 되면 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남자 유치원 교사 김건형 씨(32)는 “기성세대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내가 행복한 일을 하는 게 성공”이라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만의 성공 기준을 세우고 행복을 찾는 청년의 모습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면서 “기성세대가 이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할 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최지선 기자(국제부)}

《더 이상 기성세대처럼 살지 않겠다고 외치고 나선 청년들. 그들이 새로 쓰는 성공의 법칙에선 ‘공존’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이웃, 지역, 공동체. 그리고 환경과 동물까지도 함께 ‘동행’ 하는 삶을 추구한다. 청년들은 이제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은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는 말한다. 많은 청년들이 사회적 기업과 환경·시민단체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위해 뛰고 있다.》22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러블리페이퍼’ 사무실엔 폐박스가 가득했다. 4명의 젊은이들이 폐박스를 일정한 크기로 잘랐다. 여러 장 겹치게 한 후 그 위에 광목천을 덧댔다. 코팅 역할을 해주는 젯소를 바르자 누런색의 폐박스가 새하얀 캔버스로 변신했다. “이 캔버스를 작가들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작가들이 그림을 그려 다시 저희에게 보내요.” 박스를 자르던 김인용 씨(25)가 얼굴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는 올 초부터 이곳에서 캔버스를 만들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러블리페이퍼’는 폐지를 줍는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저소득층 노인에게서 일반 폐지보다 10여배 비싼 가격으로 폐박스를 사들인 후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재능기부 작가들의 그림을 그려서 판매한다. 그 수익으로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다. 김 씨는 “다양한 일과 직업이 있겠지만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나와 공동체의 성공, 함께 이뤄져야” 취재팀이 3, 4월 기성세대와 달라진 청년들의 ‘성공법칙’을 알아보기 위해 심층 인터뷰한 20, 30대 중 상당수는 자신의 성공이 지역사회나 공동체와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공의 기준을 경쟁과 승리, 재산, 명성, 명예 등의 키워드로 설명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공존이나 공생, 배려, 공정, 환경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성공기준으로 삼았다. 3년 간 다니던 대기업을 퇴직한 후 2013년 전남 목포로 향한 박명호 씨(32)가 그런 사례다. 박 씨는 현재 목포시 중앙동에서 ‘괜찮아 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목포 시내 빈집과 여관 터를 개조한 후 청년들에게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다. 현재까지 60여명의 청년이 이곳에서 거주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이곳을 거친 청년들은 목포 내 각종 공방이나 식당을 여는 등 동네를 발전시킬 각종 사업체를 설립하고 있다. 박 씨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공생하고, 함께 성공하는 법을 알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이런 청년들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와 함께 청년 452명에게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웃, 지역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63.1%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정해야 성공도 의미가 있어” 이런 청년들의 태도에 기성세대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90년대 생들은 자기중심적이다 못해 이기적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겪어보면 의외로 공익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청년세대의 이런 흐름은 빈곤에 대한 경험이 없는 그들의 성장배경에서 싹이 텄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갖춰진 환경에서 자랐다”며 “그러다보니 가난했던 경험을 토대로 물질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았던 기성세대와 달리 탈물질적 가치에 삶의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많다. 명문대 출신인 고귀현 씨(32)는 6년 전 남미배낭여행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길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가난한 어린이와 여성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한 끝에 남미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국내에 납품하는 사회적 기업 ‘크래프트링크’를 설립했다. 그는 “현지보다 두 배 정도 더 비싼 가격에 수공예품을 사들여 현지 여성들의 소득 수준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변호사 서국화 씨(34)는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내 일도 바쁘지만, 동물을 위한 법률 개선에 목소리 내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공을 공동체의 성장과 연결시키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인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조영복 부산대 경영대학 교수는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보다 쉽게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또 해결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나보다는 우리’를 외치는 청년이 늘어났다”이라며 “기성세대는 이런 청년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삶의 주인은 나” 달라진 청년들의 모습 ▼ “더 이상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 맞추지 않을 겁니다. 내게 중요한 가치를 지키며 살 거예요.” 대기업 8년차인 정혜은 씨(가명)는 동아일보 창간기획 ‘“부장님처럼 살기 싫어요”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 대나무숲에 e메일(youngdream@donga.com)을 보내 이전과 달라진 다짐을 밝혔다. 정 씨는 “기사를 보며 기성세대의 기준대로 살고 싶지 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면서 “나 역시 안정성과 높은 연봉이라는 기준에 맞춰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삶의 목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재 퇴사학교에서 삶의 목적과 방향을 설계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작더라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며 살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 5회 시리즈 연재를 위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청년들에게는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기성세대의 성공법칙이던 명문대 졸업, 대기업 입사, 전문직 취업이 더 이상 청년들에게 행복을 보장하지 못했다.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이해하면서도 나만의 성공 기준을 찾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2회 ‘부모가 정해놓은 성공 공식을 거부하다’ 편에 소개된 ‘딸기 농부’ 이하영 씨(21)는 기성세대 성공의 척도인 ‘엄친아·엄친딸’에 대한 생각을 묻자 “농업계 엄친딸이 되면 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남자 유치원 교사 김건형 씨(32)는 “기성세대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내가 행복한 일을 하는 게 성공”이라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만의 성공기준을 세우고 행복을 찾는 청년의 모습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면서 “기성세대가 이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할 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 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 최지선 기자(국제부)}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택배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택배기사들도 평균 7000만 원 가까운 연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 1만2000명의 지난해 수입을 분석한 결과 평균 연소득이 6937만 원(월 578만 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유류비, 통신비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한 실제 순소득은 52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집계에 따르면 연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택배기사도 지난해 총 559명(4.6%)이었다. 상위 22.5%의 연소득은 8000만 원 이상이고 전체의 71.5%는 연소득 6000만 원 이상이었다. CJ대한통운 측은 “평균 소득보다 실제 체감소득에 더 가까운 중위 소득은 연 6811만 원 수준으로 상위 소득자와 하위 소득자의 격차가 크지 않다”며 “CJ택배기사의 연소득은 국내 개인 사업자 평균 사업 소득인 4290만 원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택배기사 가운데 상위 소득자는 주로 개인영업으로 대형 거래처를 확보해 택배 화물을 모으는 집화 업무에 집중하고 별도의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해 배송 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득이 낮은 기사들은 대부분 일을 시작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거나 배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배송 물량을 자발적으로 조절한 경우로 분석됐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택배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총매출액이 5조6673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CJ대한통운은 택배 시장에서 48.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직사각형의 주차 칸에 차를 넣을 수는 있지만 양쪽의 남는 공간이 너무 좁아 차문을 열고 내리기 곤란한 상황. 후진만 하면 주차가 가능하도록 주차 칸 앞에 차를 세운 뒤에 차량에서 내렸다. 스마트키에 있는 후진 버튼을 누르자 차는 천천히 후진하며 정확하게 주차됐다. 다시 전진 버튼을 누르자 차량은 앞으로 나와 탈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신형 쏘나타에는 이 같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이 적용됐다. 스마트키에 있는 전진과 후진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가 움직이고 스스로 핸들을 조금씩 돌리면서 주차하고 다시 탈 수 있는 상태로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원격으로 주차와 출차가 가능한 기술을 선보인 상황에서 현대차도 지난해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차 넥쏘에 운전자가 차에서 내린 상태에서 평행주차와 출차, 직각주차 등을 할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기능을 적용한 바 있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보급형 주차 보조 기능을 넣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좁은 주차 공간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가 점점 늘어나고 고객들의 불편도 커지면서 이를 기술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 속에서 대형차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 만들어진 폭이 좁은 주차 칸에 주차하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급증하는 추세다. 주차장 한 칸의 면적이 작은 도심에서 차 문을 열면서 옆 차에 흠집을 내는 이른바 ‘문콕’은 사회 문제로까지 떠올랐다. 이 때문에 주차장 한 칸의 폭을 20cm 더 넓히는 이른바 ‘문콕방지법’이 시행됐지만 기존 건물의 주차장엔 적용되지 않자 첨단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타나는 것이다. 신형 쏘나타에 옵션 형태로 적용된 이 기능은 현재 출시되는 차량의 3분의 1가량에 탑재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주차장 상황을 감안해 올해 출시될 기아차의 신형 K5를 비롯해 적용 차종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주차 문제뿐만 아니라 졸음운전, 음주운전 등 안전과 관련된 사회문제 해결에도 첨단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전자의 눈 깜빡임 등을 인식해 졸음운전 여부를 판단하거나 음주 여부를 측정해 시동을 걸 수 없게 하는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은 28개 회원국에서 신규 판매되는 승용차에는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시도하면 운전대가 자동으로 잠겨 운전을 할 수 없게 하는 장치를 2022년 5월부터 제조사가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EU는 졸음방지 경고시스템, 휴대전화 사용 등을 경고하는 시스템 설치도 의무화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주차는 물론이고 안전과 환경 문제 등에서 첨단 기술로 사회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이미 개발됐다”며 “적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해도 사회적으로는 이득이 큰 기술을 찾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