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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정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을 때도 ‘예매 전쟁’을 통해 입장권을 확보해야 할까. 최종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두고 국민권익위원회도 판단을 내리는 데 애를 먹었다. 27일 문체부 등에 따르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조윤선 문체부 장관에게 함께 한국시리즈를 관람하며 체육 정책 등에 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조 장관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문체부와 미 대사관은 각자 표를 구해 야구장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 문체부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정상 요금을 지불하고 표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의뢰하는 한편 권익위에는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문의했다. 권익위의 첫 답변은 “안 된다”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처음에 권익위 대표전화(1398)로 문의했더니 ‘일반 팬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이나 ARS,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표를 구해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너무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한다’는 생각이 들어 공문으로 내용을 보냈더니 이번에는 ‘가능하다’고 답이 왔다”고 전했다. 권익위에서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라고 해석을 내린 만큼 KBO도 입장권을 발급하기로 했다. 리퍼트 대사와 조 장관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이 속인·속지주의를 모두 따르기 때문에 외국인이 이 법을 어겨도 처벌할 수 있다고 해석을 내린 상태지만, 리퍼트 대사는 외교관이라 빈 협약에 따라 면책특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야구장 입장권 때문에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상수 시장을 비롯한 경남 창원시 공무원 20여 명이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마산구장을 22일 찾았을 때도 논란이 일었다. 이들이 구단을 통해 입장권을 구했기 때문이다. 당시 창원시에서는 “시즌 티켓 소지자 자격으로 포스트시즌 입장권을 우선 구매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권익위에서는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역시 이기는 게 좋다.”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장충체육관은 현대캐피탈이 20연승 행진을 시작한 곳이다. 현대캐피탈은 올 1월 2일 이곳에서 열린 지난 시즌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3-0 승리를 거둔 뒤로 정규리그 경기에서는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캐피탈은 2016∼2017 NH농협 V리그 방문경기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우리카드에 3-2(25-22, 25-22, 15-25, 19-25, 15-10) 승리를 거두고 개막 후 3연승을 기록했다. 프로배구 최다 연승 기록도 21연승으로 늘어났다. 첫 두 세트를 현대캐피탈이 따낼 때만 해도 경기가 싱겁게 끝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3세트 들어 우리카드의 서브 득점이 터지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 파다르(20·헝가리)가 서브 에이스 2개를 기록한 걸 포함해 우리카드는 3세트 때 서브로만 5점을 뽑았다. 4세트에도 우리카드가 서브 득점 3점을 기록하는 동안 현대캐피탈은 서브로는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5세트에 승부를 결정지은 건 속공이었다. 우리카드가 따라올 때마다 현대캐피탈의 두 센터 신영석(30)과 최민호(28)가 상대 코트에 공을 꽂았다. 3, 4세트 동안 공격 성공률 35.7%로 부진했던 문성민(30)도 5세트 때는 공격 성공률을 60%로 끌어올리며 3점을 보탰다. 반면 우리카드는 전체 득점에서는 현대캐피탈에 104-99로 앞서고도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은 경기 후 “그래도 끝까지 쫓아간 데서 팀이 달라졌다고 느낀다”고 평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 프로 스포츠에 클리블랜드발(發)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는 1964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연고팀 브라운스의 우승 이후 미국(북미)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야구)에서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한 도시였다. 클리블랜드 시민들은 4개월 전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2015∼2016 챔피언에 오르면서 52년 묵은 우승 갈증을 해소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아메리칸리그 대표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월드시리즈에서 인디언스가 내셔널리그 대표 시카고 컵스에 승리하면 올해 클리블랜드는 역사상 열다섯 번째로 4대 종목 중 두 종목 이상에서 챔피언을 배출한 도시가 된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에도 당시 올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AFC) 소속 브라운스와 인디언스가 나란히 리그 정상을 차지해 한 해 두 종목 챔피언을 배출했었다. 반면 컵스에서는 벤 조브리스트(35)가 진기록에 도전한다. 조브리스트는 지난해에는 캔자스시티 소속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올해 컵스가 정상을 차지하면 그는 팀을 바꿔 2년 연속 월드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리는 역사상 여섯 번째 선수가 된다. 지금까지는 1991년 미네소타에서, 이듬해 토론토에서 우승을 경험한 잭 모리스(61)가 마지막 선수다. 한국에서는 1997년 부산(기아, 대우), 2009년과 2011년 전주(KCC, 전북)가 각각 프로농구와 프로축구에서 동반 우승팀을 배출했다. 또 팀을 바꿔 두 해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경험한 선수는 총 7명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해결사는 NC의 교체 포수 용덕한이었다. 용덕한은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3-2 역전승을 확정하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팀에 첫 승을 안겼다. 9회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용덕한은 스퀴즈 번트에 실패한 뒤 3루수 왼쪽으로 빠져나가는 극적인 결승타를 쳤다. 이 안타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용덕한은 경기가 끝난 뒤 “가을에만 잘해서 죄송하다”고 너스레를 떤 뒤 “스퀴즈 번트 사인을 놓쳐 부담이 됐는데 끝내기 안타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둔 NC 김경문 감독의 고민은 타순 조정이었다. 팀의 간판타자인 외국인 선수 테임즈가 음주운전 징계로 이날 경기에 뛰지 못하면서 타순 재배치가 불가피했던 것. 고심 끝에 김 감독은 박민우를 3번 타자로, 권희동을 4번 타자로 기용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들었다. 9월 이후 4할대(0.436) 타율을 기록한 박민우와 올 시즌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한 권희동에게 중심 타선을 맡긴 것이다. 정규시즌에 3번 타자를 맡았던 나성범은 2번 타순에 배치했고, 허리 통증이 있는 베테랑 이호준은 선발 명단에서 뺐다. 8회말까지 김 감독의 카드는 실패로 돌아가는 듯했다. 테임즈를 대신한 권희동은 기회 때마다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9회말 김 감독의 믿음이 빛을 발했다. 9회말 포문은 박민우가 열었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안타로 출루하자 권희동도 첫 안타로 뒤를 받쳤다. 이어진 기회에서 지석훈과 대타 이호준이 연속 적시타를 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팀 동료들이 만들어놓은 역전 기회에 용덕한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LG는 적지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5회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갈 정도로 호투하던 상대 선발 투수 해커를 7회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 8회 포수 정상호가 각각 1점 홈런으로 두들겼지만 마지막 9회말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14년 준플레이오프,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던 NC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3선승제로 치러진 27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구단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81.5%인 22번이다.창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양팀 감독의 말] ▽김경문 NC 감독 9회까지 점수가 안 났으면 감독이 욕먹는 경기였는데 9회 타점을 내준 고참 선수들에게 고맙다. 역전한 것은 선발 해커가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준 것이 크다. 9회 권희동 타석 때 대타를 쓸 계획은 없었다. 야구를 올해만 할 것은 아니니까 끝까지 믿었는데 다행히 안타가 나왔다. ▽양상문 LG 감독 히메네스와 정상호가 홈런을 쳤을 때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임정우의 구위가 좋지 않았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지 못해 아쉽다. 오늘 패배가 선수들이 더 긴장하고 단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우는 구위가 괜찮다면 계속 기용할 것이다.}
프로야구 감독의 현역 시절 포지션이 단기전 승부에 영향을 줄까. 포수에게는 팀 전체를 아우르는 '안방마님'의 이미지가 있는 반면 투수에게는 마운드 위에서 혼자 팀을 떠받치는 '외로운 승부사'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실제 성격도 그렇다. 포수 중에는 서글서글한 성격이 많고, 투수 중에는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이 많다. 이들이 감독이 돼 '가을야구'에서 맞대결을 벌였을 때 성적은 어땠을까. 올해 플레이오프가 바로 포수와 투수 출신 감독의 맞대결이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NC 김경문 감독(58)은 포수 출신, 와일드카드부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LG 양상문 감독(55)은 투수 출신이다. 현역 시절 투수와 포수였던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 지략 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여섯 번째다. 이전까지 다섯 차례 맞대결에서 포수 출신 감독이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것은 세 번이었다. 하지만 전체 포스트시즌 결과를 놓고 보면 반대다. 투수와 포수 출신의 감독이 맞대결을 벌인 건 모두 열네 번 있었다. 이때는 8승 6패로 투수 출신 감독이 우위다. 한국시리즈에서 투·포수 출신 감독이 맞대결을 벌인 건 모두 네 번이었다. 이중 2009년 한국시리즈 때 포수 출신 조범현 감독(56·KIA)이 투수 출신 김성근(74·SK) 감독을 물리친 걸 제외하면 나머지 세 번은 모두 투수 출신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승 2패로 포수 출신 감독이 우위다. 상대 팀 감독이 어떤 포지션 출신인지 따지지 않았을 때 투수 출신 감독은 가을야구에서 30승 29패, 포수 출신은 19승 18패를 기록했다. 내야수 출신도 43승 42패로 별 차이가 없었다. 외야수 출신은 1승 4패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한번이라도 팀을 지휘한 적 있는 감독 35명 중에서 외야수 출신이 3명(8.6%)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988년 삼성 박영길(75), 1993년 OB 윤동균(67), 1997년 삼성 조창수(67·감독대행)가 외야수 출신 감독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내야수 출신 감독이 강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 팀 중에서 내야수 출신이 이끈 팀은 3분의 2(33회 중 22회)를 차지한다. 한국시리즈 승률도 22승 11패(0.667)로 내야수 출신 감독이 제일 높다. 프로야구에서 '왕조'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해태 김응용(76·10회 우승), 현대 김재박(62·4회 우승), 삼성 류중일(53·4회 우승) 감독은 모두 내야수 출신이다.창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난 시즌을 통째로 말아먹었다고 하면 사실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다 된 밥에 재를 뿌린 건 틀림없다.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막판 역대 최다인 18연승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 결정전(챔프전)에서 OK저축은행에 덜미가 잡혔다. 지난달 열린 2016 청주·KOVO컵 대회 때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현대캐피탈이 숙소 겸 연습장으로 쓰는 충남 천안시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최태웅 감독(40)과 함께 국밥을 먹으면서 올 시즌 V리그를 어떻게 꾸려갈지 들어봤다. ―지난 시즌 ‘업템포 1.0’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소위 ‘스피드 배구’를 연착륙시킬 수 있던 데는 외국인 선수 오레올(30·쿠바) 덕이 컸다. 올해 합류한 톤(32·캐나다)과 함께 ‘업템포 2.0’을 완성할 수 있나. “톤이 예전 외국인 선수들처럼 큰 공격을 책임지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수비만 따지면 리그 톱3에 들어간다고 평가한다. 그 점에서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다. 톤이 제일 처음 배운 한국말이 ‘같이’다. 톤도 토종 선수라고 생각하고 팀플레이로 풀어가겠다.” ―문성민(30)이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라갈 것이라는 말처럼 들린다. 문성민은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공격 성공률(48.9%)에서 50%를 넘지 못했다. 컵 대회 때도 송준호(25)가 낫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지난 시즌에도 하던 대로 했다면 문성민은 예전처럼 할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문성민도 이제 서른이 넘었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적으로 스피드 배구가 유행하면서 예전에는 빠르다고 했던 공격이 이제는 평범한 수준이 됐다. 이제 빠르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진짜 빨리 움직여야 한다. 문성민에게 주문한 게 바로 그거다. 오프 시즌 동안 문성민과 함께 스텝부터 더 빠르게 바꾸는 연습을 했다. 컵 대회까지는 새 폼에 익숙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15일 OK저축은행을 꺾은) 개막전 때 보듯 이제 많이 좋아졌다. 시즌 초반에는 문성민의 공격 점유율을 25∼30%로 유지할 계획이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 신영석(30)을 날개 공격수로 기용하는 등 ‘멀티 포지션’을 강조하는 건 세계적 흐름과 어긋나는 것 아닌가. 스피드 배구는 체력 소모가 커서 철저한 분업을 앞세우지 않나. “센터가 오른쪽 공격수로 변신하는 게 흐름에 어긋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몬(29·전 OK저축은행)이나 드미트리 무세르스키(28·러시아) 같은 세계적인 센터도 오른쪽에서 뛴다. 오레올이 빠지면서 사이드 블로킹이 낮아졌다. 신영석이나 최민호(28)를 날개 쪽에서 시험해 본 건 블로킹 높이를 만회하려는 이유였다. 일단 두 선수 모두 제자리(센터)를 지키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고 소득이 전혀 없던 건 아니다. 무엇보다 신영석이 수비에 소질이 있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전술 변화를 줄 수 있게 됐다.” ―선수 엔트리에 센터(5명)는 너무 많고 날개 공격수(5명)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공격에서는 송준호가 날개 세 자리를 돌아가면서 충분히 자기 몫을 다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리시브 성공률도 50%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리시브는 아무리 강조해도 성공률을 5%포인트 이상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만 괜히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24일 열리는) 올 신인선수 드래프트 때도 포지션에 관계없이 배구 센스가 있는 선수부터 선발할 계획이다.” ―현대캐피탈 팬들이 올해는 챔프전 우승을 바랄 텐데…. “지난 시즌에는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변화를 잘 따라왔다. 올 시즌에도 많이 시도하고 많이 말아먹겠다(웃음). 그렇게 해야 진짜 우리 색깔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올 시즌 목표는 일단 어떻게든 ‘봄 배구’에 진출하는 것이다.” 개막전에서 정규리그 최다 연승 기록을 19연승으로 늘린 현대캐피탈은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시즌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부터 두 팀은 맞대결을 벌일 때마다 ‘V클래식 매치’라는 타이틀을 달고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천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양상문 LG 감독은 최동원과 더불어 1970년대 부산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였다. 포수 출신인 김경문 NC 감독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 OB 우승을 이끈 안방마님이었다. 왕년의 명투수와 명포수는 이제 각자의 더그아웃에 서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건 치열한 지략 대결을 펼치게 됐다. 21일 막을 올리는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20일 경남 마산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양 팀 감독의 특징은 그대로 드러났다. 에이스 허프 대신에 소사를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한 양 감독은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한) 소사의 다음 등판일이 하루라도 더 늦어지면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허프를 1차전에 투입하면 나흘 휴식 뒤 등판이라 이르다”며 마운드 운용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또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고수해온 4선발 체제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마산구장에 바람이 많이 분다. 날씨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김 감독의 말에서는 경기 전체의 큰 그림을 봐야 하는 포수로서의 특징이 그대로 묻어났다. 김 감독은 경험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2013년부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아온 해커를 1차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양 팀 포수들의 자존심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NC의 포수 김태군은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받을 수 있도록 프로에 입단시켜준 LG 관계자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너스레를 떤 뒤 “강남이가 내 얼굴을 보면 집중이 된다며 자극했는데 좋은 안방전쟁을 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태군과 LG 포수 유강남은 2011년과 2012년 LG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에 유강남은 “원래부터 안방경쟁에서 승부를 가를 계획이었다”며 맞받아쳤다. 박민우, 이종욱 등 NC의 빠른 주자에 대해서는 “우리 투수들의 퀵 모션이 좋기 때문에 베이스 위에 공만 얹는다는 생각으로 하면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상대의 도루를 책임지고 막아야 하는 포수답게 김태군과 유강남은 상대팀의 주요 경계 대상으로 상위 타순에 주로 배치되는 LG 김용의와 NC 박민우를 꼽았다. 이날 참석자들은 전부 이번 시리즈가 4차전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경문 감독은 음주운전 징계로 1차전 출전이 불가능한 외국인 타자 테임즈를 2차전부터는 기용할 뜻을 밝혔다. 테임즈는 미디어데이 뒤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창원=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염경엽 전 넥센 감독(48·사진)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이적 소문이 돌았던) SK가 아니라 그 어떤 팀도 갈 생각이 없다. 내년 1년은 무조건 쉬겠다”고 말했다. 사실 그가 쉬고 싶지 않아도 그래야만 한다. 규정이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감독·코치 계약서’ 제6조는 “계약 기간 중 감독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을 때는 잔여 계약 기간 동안 다른 구단에 입단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염 전 감독은 2014 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3년간 재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내년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이 조항을 적용받는다. 그렇다면 남은 계약 기간이 모두 끝나는 2018년은 어떨까. 역시 이 조항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같은 계약서에 “감독이 잔여 계약 기간 종료 후에 다른 구단에 입단할 것을 예정하고 당해 다른 구단과 통모(通謀·남몰래 서로 통해 공모함)하여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KBO) 총재는 당해 감독의 입단을 1년간 제한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조항은 모두 감독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을 때만 문제가 된다. 원래는 넥센에서도 “염 전 감독이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떠나겠다면 동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염 전 감독이 17일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한 뒤 구단 동의 없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넥센에서 “염 (전) 감독의 거취와 관련한 여러 내용에 대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오히려 소문이 신빙성을 얻는 분위기다. 넥센 팬 사이에서는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KBO 차원에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 스포츠 팀 선수단에서 박사 학위 소지자를 찾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프로배구 한국전력은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선수단 명단에 박사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신영철 감독(52)이 박사학위 소지자다. 신 감독은 2012년 경기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두 번째 박사는 올 시즌 새로 팀에 합류한 윤봉우(34)다. 현대캐피탈에서만 14년을 뛰다 이번 시즌 팀을 옮긴 윤봉우는 2014년 조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재미있게도 신 감독은 윤봉우 같은 베테랑 선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근력 트레이닝 개발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고, 팀을 옮긴 윤봉우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프로배구 팀의 연고지 정책이다. 18일 수원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과 맞붙은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는 한국전력의 두 박사가 코트에 나란히 서 안방 팬들에게 첫 인사를 하는 날이었다. 결과는 3-2(25-23, 22-25, 22-25, 25-22, 15-13) 재역전승이었다. 이날 한국전력은 서브 득점에서 KB손해보험에 0-5로 뒤졌지만 블로킹에서 12-10으로 앞서며 승리할 수 있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은 윤봉우”라며 “윤봉우가 아주 영리한 플레이를 펼치며 블로킹 라인을 진두지휘했다”고 평가했다. 윤봉우는 이날 블로킹 5개를 포함해 총 11득점을 올렸다. 그래도 윤봉우는 만족하지 않았다. 윤봉우는 “내 탓에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치러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윤봉우가 아쉬워한 건 19-15 상황에서 속공 시도가 아웃된 장면이었다. 한국전력은 이후 6점을 연이어 실점한 끝에 2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GS칼텍스에 3-0(25-20, 25-19, 25-14) 완승을 거뒀다. 현대건설 황연주(30)는 이날 양 팀 최다인 19점을 올리면서 통산 4503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프로배구 역사상 남녀 선수를 통틀어 4500득점 고지를 넘어선 건 황연주가 유일하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코칭스태프 중 수석코치만 정해뒀습니다." 새로 프로야구 kt 지휘봉을 잡게 된 김진욱 감독(56)이 18일 안방 수원구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렇게 운을 떼자 현장이 순간 조용해졌다. 김 감독이 취임일성으로 중대발표를 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침묵은 곧 폭소로 바뀌었다. 김 감독은 "수석코치는 임용수 아나운서다. 물론 경기장 바깥 수석코치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면서 "2년간 해설위원을 했더니 말솜씨만 늘었다"며 웃었다. 임 아나운서는 김 감독이 SKY스포츠에서 해설위원을 할때 호흡을 맞췄던 중계방송 파트너다. 임 아나운서는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도 함께했다. 김 감독은 "공교롭게도 (5일) 올 시즌 kt 마지막 안방 경기 때도 임 아나운서하고 중계 방송을 했었다. 그때 '과연 kt가 내년에는 올해(53승)보다 20승을 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자리를 맡게 될 줄 알았으면 괜한 소리를 하지 않는 건데 그랬다"고 웃은 뒤 "조범현 전 감독(56)이 토대를 잘 만들어주셨다. 그래도 효율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기록을 보면 공·수·주 모두 최하위다. 쇄신을 통해 지난해보다 20승을 더 거둔다는 마음으로 팀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날 회견 내내 강조한 키워드는 '인성, 근성, 육성'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구장에서는 야생마나 망아지처럼 얼마든지 뛰어놀라고 주문할 것이다. 또 선수가 매일 잘할 수는 없다. 실수한 부분에 대해서도 뭐라 하지 않겠다. 감독 눈치를 보는 선수는 성장할 수 없다. 대신 인성에 문제가 있는 선수는 나와 같이 야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해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kt보다 2년 먼저 창단한) NC에는 나성범(27)이나 박민우(23) 등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있다. kt는 이런 면도 부족했다. 야수 쪽에서는 김사연(28), 투수 쪽에서는 심재민(22)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물론 자유계약선수(FA) 등 외부 영입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구단과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라고 말했다.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팀을 젊고 활발하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물론 성적도 중요합니다. 올해 우리 성적(9위)에 팬들이 크게 실망했습니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차우찬(29)과 최형우(33)를 잡아 달라고 구단에 분명하게 요청하겠습니다." 프로야구 삼성을 이끌게 된 김한수 감독(45)은 17일 퓨처스리그(2군) 숙소가 있는 경북 경산볼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프로야구에서 새로 팀을 맡게 된 감독은 거의 예외 없이 신인 선수 육성과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어떤 의미에서는 서로 충돌하는 목표다. 신인에게 기회를 주면 성적을 내기 어려운 일이 많고, 성적을 내려고 베테랑에게 의존하다 보면 새 얼굴을 보기 드문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구심점을 잡아야 할 선수들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리빌딩', '육성'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베테랑 선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유연하게 세대교체를 할 수 있다"며 "장기 목표는 (신인 선수) 육성을 통해 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1차 목표는 2017년 포스트시즌을 (안방 구장인) 라이온즈 파크에서 치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팬들이 '철밥통'이라고 비판하는 노장 코칭스태프가 많은 팀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투수와 타격 부문 모두 외부에서 코치를 영입할 계획"이라며 "나는 현역 때 양준혁(47), 이승엽(40) 같은 중심 타자를 뒤에서 받치는 선수였다. 이 경험으로 팀 전체를 보는 시야를 갖게 됐다. 선수단도 '모래알 팀'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상대 포수를 기분 좋게 만들지 말라.” 오래된 야구 격언이다. 그라운드에서 수비를 진두지휘하는 포수가 공격에서도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나면 수비 집중력이 더욱 좋아지기 때문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수비 하나에 승부가 갈리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이 격언이 더욱 빛을 발한다. 넥센이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3차전에서 LG에 1-4로 패한 것도 이 격언을 지키지 못한 탓이 크다. 넥센은 이날 0-0으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4회말 2사 2루에서 LG 포수 유강남(24)과 상대했다. 넥센 선발 신재영(27)은 초구로 유강남의 몸쪽에 붙는 시속 138km의 속구를 던졌다. 유강남은 이 공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비거리 105m)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결승 홈런이 됐고, 유강남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 홈런은 유강남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홈런이기도 했다. 이 홈런을 치기 전까지 유강남은 올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167로 부진했고, 자신이 선발 마스크를 썼던 두 경기에서 모두 팀이 패하는 징크스에도 시달리고 있었다. 유강남은 경기 후 “첫 타석에서 내 스윙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삼진(스크라이크 아웃 낫아웃)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렸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더니 정성훈 선배(36)가 ‘왜 (한가운데 들어온) 초구를 치지 않았느냐’고 하더라.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면서 ‘초구가 눈에 들어오면 무조건 휘두른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대로 넥센 포수 박동원(26)은 1-2로 뒤진 7회말 수비 때 송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동료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무사 주자 1루에서 박동원이 LG 2번 타자 이천웅(28)의 희생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진 공이 외야까지 날아간 것. 그 사이 1루 주자 김용의(31)는 3루까지 내달렸고 이천웅도 2루를 밟았다. 결국 두 선수가 모두 득점하며 점수는 4-1로 벌어졌다. 박동원은 타석에서도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8회초 공격 때 대타 대니돈(32)에게 자리를 내줬다. LG는 이날 승리로 2승 1패를 기록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 남겨 뒀다. 3선승제로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가 1승 1패에서 3차전을 벌인 것은 모두 16번이었고, 이 중 3차전 승리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게 9번(56.3%)이다. 4차전은 17일 오후 6시 반 잠실구장에서 시작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상대 포수를 기분 좋게 만들지 말라." 오래된 야구 격언이다. 그라운드에서 수비를 진두지휘하는 포수가 공격에서도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나면 수비 집중력이 더욱 좋아지기 때문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수비 하나에 승부가 갈리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이 격언이 더욱 빛을 발한다. 넥센이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3차전에서 LG에 1-4로 패한 것도 이 격언을 지키지 못한 탓이 크다. 넥센은 이날 0-0으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4회말 2사 2루에서 LG 포수 유강남(24)과 상대했다. 넥센 선발 신재영(27)은 초구로 유강남의 몸쪽에 붙는 시속 138㎞의 속구를 던졌다. 유강남은 이 공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비거리 105m)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결승 홈런이 됐고, 유강남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 홈런은 유강남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홈런이기도 했다. 이 홈런을 치기 전까지 유강남은 올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167로 부진했고, 자신이 선발 마스크를 썼던 두 경기에서 모두 팀이 패하는 징크스에도 시달리고 있었다. 유강남은 경기 후 "첫 타석에서 내 스윙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삼진(스크라이크 아웃 낫아웃)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렸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더니 정성훈 선배(36)가 '왜 (한가운데 들어온) 초구를 치지 않았냐'고 하더라.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면서 '초구가 눈에 들어오면 무조건 휘두른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대로 넥센 포수 박동원(26)은 1-2로 뒤진 7회말 수비 때 송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동료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무사 주자 1루에서 박동원이 LG 2번 타자 이천웅(28)의 희생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진 공이 외야까지 날아간 것. 그 사이 1루 주자 김용의(31)는 3루까지 내달렸고 이천웅도 2루를 밟았다. 결국 두 선수가 모두 득점하며 점수는 4-1로 벌어졌다. 박동원은 타석에서도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8회초 공격 때 대타 대니돈(32)에게 자리를 내줬다. LG는 이날 승리로 2승 1패를 기록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 남겨뒀다. 3선승제로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가 1승 1패에서 3차전을 벌인 것은 모두 16번이었고, 이 중 9번(56.3%)에서 3차전 승리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4차전은 17일 오후 6시 반 잠실구장에서 시작한다.● 양팀 감독의 말▽LG 양상문 감독=선취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유강남이 홈런을 치면서 (선발 투수) 허프가 더 잘 던질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줬다. (수비에서도) 유강남과 허프의 호흡이 좋아서 별로 사인을 내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들어 선발진이 잘 버텨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가을야구' 경험이 강팀으로 가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넥센 염경엽 감독=허프를 공략하지 못한 게 패인이다. 허프가 몸쪽 공을 잘 던졌다. 우리 팀에서 주루사가 나왔지만 승부에 큰 영향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승부처는 7회초였다고 본다. 그때 동점을 만들었으면 흐름을 가져왔을 텐데 LG에 흐름을 내줬다. 내일은 승리조가 모두 나와 던진다. 총력전을 펼쳐서 5차전에 가겠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임정우 선수는 양상문 감독이 만들어 낸 작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감독이 이겨내지 못하면 선수는 성장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양 감독이 버텨주고 지켜줬기 때문에 지금의 임정우 선수로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세현이와 더불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우완 투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넥센 염경엽 감독) “제가 만약 김세현 선수와 함께했다면 제구력이 흔들리는 부분이 있어서 마무리로 쉽게 낙점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결국 김세현 선수는 제구 문제를 빠른 공으로 이겨내 세이브왕이 됐습니다. 염경엽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올 시즌 넥센의 좋은 성적을 가져다 준 것 같습니다.”(LG 양상문 감독)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만난 LG와 넥센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하루 앞둔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만났다. 두 팀의 맞대결은 한 시즌 만에 리그 정상급으로 성장한 두 마무리 투수 간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김세현(29·넥센)과 임정우(25·LG)는 모두 올 시즌 처음 마무리를 맡아 각각 36, 28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1, 2위에 올랐다. 두 선수 모두 ‘강한 멘털’을 자랑했다. 김세현은 자신의 강점으로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단련된 멘털”을 꼽았고 임정우 역시 “6월에 패도 많이 하고 안 좋았던 경험이 많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멘털이 강해졌다”고 했다. 똑같이 ‘뛰는 야구’를 바탕으로 세밀한 작전야구를 하는 두 팀의 승패는 마무리의 손끝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염 감독은 “팀 성향이 비슷하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여섯 개 싸움이 될 것 같다. 작은 야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현의 주무기는 타자를 압도하는 강속구다. 반대로 임정우는 직구로 윽박지르기보다는 낙차 큰 커브와 허를 찌르는 변화구로 타자와 승부한다. 스타일은 반대지만 두 선수 모두 ‘알고도 못 치는 공’으로 시즌 내내 뒷문을 틀어막았다. 상대 전적에서는 임정우가 앞선다. 임정우는 올 시즌 넥센전 9경기에 나서 6세이브를 거둬들였다.임보미 bom@donga.com·황규인 기자}
“(LG에) 내야수가 별로 없는데 조금만 잘하면 주전을 (꿰)찰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내심 ‘LG에서는 내가(나를) 필요로 하겠지?’ 하고 생각한다. 빨리 가고 싶다, LG여.” 프로야구 LG 유격수 오지환(26)이 경기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8년 자신의 ‘싸이월드’에 쓴 글이다. 오지환의 바람대로 LG는 그에게 신인 선수 1차 지명권을 사용했다. 오지환은 프로 데뷔 첫해인 2009년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율 0.312, 12홈런, 60타점으로 빼어난 방망이 솜씨를 자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수비였다. 오지환은 이해 2군에서 실책 14개를 기록했다. 싸이월드에 쓴 대로 2010년 1군 붙박이 자리를 꿰찼지만 수비는 계속 문제였다. 오지환은 2010년 실책 27개(리그 최다)를 저질렀다. 이듬해에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공을 흘려 ‘기름손 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별명은 나중에 ‘오지배’로 진화했다. 결정적인 실책으로 경기를 그르치는 일도 많지만 찬스에서 방망이 솜씨를 발휘하는 일도 많아 경기를 지배한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오지환은 ‘강철 멘털’을 갖추게 됐다. 오지환은 전날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결승점을 내주는 실책을 저질렀지만 11일 2차전을 앞두고는 평소처럼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어제 경기 전 기삿거리 많이 드린다고 했는데 이럴 줄은 몰랐다”며 “오늘은 좋은 기삿거리를 많이 드리겠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이날 6회와 8회에 연이어 실점을 막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이며 팀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 경기에서 점수를 내야 할 기회를 3번 이상 놓치면 패한다는 야구의 속설이 있다. 그러나 LG는 11일 이 속설을 뒤집으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LG는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선발 투수 류제국의 호투와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타로 KIA에 1-0으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4위로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선 LG는 1승을 추가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LG로서는 질 뻔한 경기나 다름없었다. LG는 이날 2회와 7회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을 하지 못했다. 잘 맞은 타구는 상대 야수의 정면으로 가거나 호수비에 걸렸다. 어이없는 번트 실수도 두 차례나 했다. LG는 3회(1사 2, 3루) 4회(2사 1, 2루) 5회(2사 2루) 기회를 모두 놓쳤다. 6회에도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만든 1사 1, 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8회에도 박용택이 단타성 안타를 2루타로 만들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후속 타자의 침묵으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지독한 불운은 9회에 깨졌다. 선두 타자 정상호가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황목치승의 도루, 손주인의 고의 사구와 대타 서상우의 안타로 만든 1사 만루에서 김용의가 끝내기 희생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끝내기 희생타가 나온 건 세 번째다. 류제국의 호투 뒤에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포수 정상호의 리드가 큰 힘이 됐다. 번번이 선취 득점에 실패해 경기 흐름이 KIA로 넘어갈 수 있던 상황에서 정상호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류제국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았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LG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8경기에 출전한 정상호는 KIA 타자들이 노리는 구질과 약점을 읽고 류제국의 투구를 노련하게 이끌었다. 류제국은 장기인 커브를 승부구로 삼고,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폭넓게 활용했다. 류제국은 8회까지 KIA 타선을 단 1안타로 묶으며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류제국은 2차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KIA는 양현종의 호투와 야수들의 호수비로 접전을 벌였지만 타선의 침묵이 뼈아팠다. 넥센과 L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13일 고척돔에서 열린다. 유재영 elegant@donga.com·황규인 기자}

프로야구에서 롯데가 가장 사랑받는 팀이라고 말하면 LG나 KIA 팬들은 이의를 제기할 게 틀림없다. 야구팬들이 세 팀을 한데 묶어 ‘엘롯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데는 ‘팬이 많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하지만 애증(愛憎)의 총량이 제일 많은 팀이 롯데라는 데는 LG와 KIA 팬들도 동의하지 않을까. 올해는 롯데 팬들에게 특히나 더 롯데가 미운 시즌이었다. LG와 KIA가 나란히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롯데가 미워도 롯데 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경기장을 찾지 않는 걸로 싸늘한 팬심을 보이는 것 정도가 전부다. 실제로 롯데는 올해 경기장에 빈자리가 가장 많은 상태로 안방경기를 치른 구단이다.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롯데 안방경기를 찾은 관중은 총 85만2639명으로 10개 구단 중 4위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롯데가 안방으로 쓰는 사직구장(2만7500석)이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13개 구장 가운데 좌석 수가 가장 많다는 점이다. 울산구장(1만2088석)에서 열린 6경기를 별도로 계산해 더하면 올해 롯데 안방경기 좌석 점유율(전체 좌석 수 대비 관중 수)은 45.2%다.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쁜 기록이다. 거꾸로 말하면 평균적으로 전체 좌석 중 54.8%가 빈 상태로 안방경기를 치른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롯데가 안방경기(72경기)에서 거둔 총 관중 입장 수익은 57억6908만5100원. 관중 한 사람이 들어오면 롯데가 6766원을 벌어들인 꼴이다. 이렇게 계산한 관중 1인당 입장 수익, 즉 객단가(客單價) 역시 롯데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다. 결과적으로는 롯데가 10개 구단 가운데 표 값이 제일 싼데도 구장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관중이 찾지 않은 제일 큰 이유는 역시 성적이다. 롯데가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08년 롯데 안방경기에는 137만9735명이 찾아 단일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새로 썼다. 2년 연속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이듬해에는 138만18명으로 기록이 늘었다. 롯데가 미움을 다시 사랑으로 바꿀 수 있을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에서 롯데가 가장 사랑받는 팀이라고 말하면 LG나 KIA 팬들은 이의를 제기할 게 틀림없다. 야구팬들이 세 팀을 한데 묶어 '엘롯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데는 '팬이 많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하지만 애증(愛憎)의 총량이 제일 많은 팀이 롯데라는 데는 LG와 KIA 팬들도 동의하지 않을까. 올해는 롯데 팬들에게 특히나 더 롯데가 미운 시즌이었다. LG와 KIA가 나란히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롯데가 미워도 롯데 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경기장을 찾지 않는 걸로 싸늘한 팬심을 보이는 것 정도가 전부다. 실제로 롯데는 올해 경기장에 빈자리가 가장 많은 상태로 안방 경기를 치른 구단이다.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롯데 안방 경기를 찾은 관중은 총 85만2639 명으로 10개 구단 중 4위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롯데가 안방으로 쓰는 사직구장(2만7500석)이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13개 구장 가운데 좌석 숫자가 가장 많다는 점이다. 울산구장(1만2088석)에서 열린 6경기를 별도로 계산해 더하면 올해 롯데 안방 경기 좌석 점유율(전체 좌석 숫자 ÷ 관중 숫자)은 45.2%다.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쁜 기록이다. 거꾸로 말하면 평균적으로 전체 좌석 중 54.8%가 빈 상태로 안방 경기를 치룬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롯데가 안방 경기(72경기)에서 거둔 총 관중 입장 수익은 57억6908만5100원. 관중 한 사람이 들어오면 롯데가 6766원을 벌어들인 꼴이다. 이렇게 계산한 관중 1인당 입장 수익, 즉 객단가(客單價) 역시 롯데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다. 결과적으로는 롯데가 10개 구단 가운데 표 값이 제일 싼 데도 구장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관중이 찾지 않는 제일 큰 이유는 역시 성적이다. 롯데가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08년 롯데 안방 경기에는 137만9735명이 찾아 단일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새로 썼다. 2년 연속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이듬해에는 138만18명으로 기록이 늘었다. 롯데가 미움을 다시 사랑으로 바꿀 수 있을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안하다. 농구대잔치는 이제 추억일 뿐이다. 이제는 배구가 대세다.” 2013년 방영된 tvN 연속극 ‘응답하라 1994’의 여주인공 성나정(고아라 분)이 2016년 현실 세계에 존재한다면 TV 앞에서 리모컨을 돌리며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이 연속극에서 성나정은 연세대 농구부 이상민(44·현 프로농구 삼성 감독)에게 열광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당시 겨울에 열리는 최고 인기 스포츠는 농구였고, 배구는 들러리 신세에 가까웠다. 이제는 반대다. 물론 아직 프로배구가 확실하게 역전에 성공했다고 말하기에는 2% 부족하다. 하지만 프로농구가 ‘선발자 우위’ 효과를 잃은 것도 사실이다. 후발 주자인 프로배구는 어떻게 프로농구를 따라잡을 수 있었을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10호에 실린 ‘들러리에서 주인공으로 떠오른 한국 배구’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했다.○ 시청률과 채널 확보의 힘 2005년 첫발을 내디딘 프로배구가 11년 동안 급성장한 비결에 대해 김대진 한국배구연맹(KOVO) 홍보마케팅팀 팀장은 이렇게 말한다. “프로농구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가 농구에 앞서는 건 사실상 TV 시청률 정도밖에 없다.” 그러나 ‘시청률 정도’라고 표현하기엔 차이가 너무 크다. 2015∼2016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 평균 TV 시청률은 1.07%(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로 남자 프로농구(0.28%)의 3.8배 수준이었다. 프로배구 여자부 시청률(0.70%)이 오히려 남자 프로농구 시청률보다 높다. 프로배구보다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때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농구 팬 중에는 TV 시청률에 잡히지 않는 온라인이나 모바일 시청자가 많다’고 항변한다. 두 종목 모두 온라인(모바일) 중계를 맡고 있는 금현창 네이버 스포츠&게임 셀(cell) 이사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합친 프로농구 경기 평균 접속자(UV) 수는 약 8만5000명 정도고 프로배구는 약 7만5000만 명 정도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케이블TV에서 시청률 0.8%는 약 28만8000명 정도가 더 본다는 뜻이다. 프로농구 온라인 시청자가 더 많은 건 맞지만 시청률 차이를 극복할 정도는 못 된다. KOVO는 지난해 12월 KBSN과 5년간 총액 200억 원(연간 40억 원)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KBL도 지난 시즌이 끝난 뒤 MBC스포츠플러스와 5년간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비공개지만 업계에선 총액 150억 원(연평균 30억 원) 정도에 계약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구가 배구보다 중계권료가 떨어지는 건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응답하라 1994’ 속 성나정(1994학번)과 같은 또래인 40∼44세 여성도 농구를 등졌다. 이 또래 여성도 배구(0.068%)를 농구(0.064%)보다 많이 본다. 김 팀장은 “배구는 프로 출범 때부터 KBSN(당시 KBS스카이)이 계속 주관 방송사를 맡아 왔는데 이것이 V리그 인지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중계채널이 안정적이었고 경기 시간도 고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그 시간에 KBSN을 켜면 무조건 배구가 나온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KBSN에 따르면 2014년에는 프로배구 시청률(1.03%)이 프로야구 시청률(0.90%)보다 높았다. KBSN 관계자는 “주로 여름에 열리는 국가대표팀 일정 등을 감안하면 배구는 앞으로 계절을 타지 않는 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아웃소싱’의 힘 농구대잔치 시절의 ‘오빠부대’가 농구에 등을 돌리게 만든 제일 큰 이유는 외국인 선수였다. 오빠부대에게 외국인 선수는 ‘외국인’이지 ‘선수 오빠’가 아니었다. 배구는 반대였다. 연도별 프로배구 남자부 시청률을 살펴보면 외국인 선수 점유율이 늘어나면 시청률이 오르고 줄면 내려간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아웃소싱’한 외인부대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호의적이었던 이유는 그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아가메즈(31·콜롬비아)는 전성기 시절, 세계 3대 공격수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였다. 재미있는 건 이렇게 세계적인 선수를 데리고도 세계 무대에서는 무명인 외국인 선수 레오(26·쿠바)가 버틴 삼성화재를 꺾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레오는 2012∼2013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며 팀을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렇게 프로배구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찾는 무대였고 그들을 물리치는 또 다른 선수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스토리 라인도 생겼다. 프로농구는 일단 NBA급 선수를 영입하는 일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런 B급 선수들에게도 밀리는 ‘오빠’를 지켜보는 일도 곤혹스러웠다.○ 공정성의 힘 편파 판정은 TV 채널을 돌아가게 만든다. 스포츠를 통해 관중이 기대하는 바의 본질이 페어플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정성은 스포츠란 ‘업(業)’의 본질에 가깝다. 프로배구는 2007∼2008시즌부터 비디오 판독제를 도입했다. 전 세계 배구 리그 중 최초였다. 이 제도 도입에 관여한 김건태 전 KOVO 심판위원장(당시 FIVB 국제 심판)은 이렇게 설명했다. “주심과 부심, 선심을 베스트로 꾸려도 목측(目測)으로 100% 정확한 판정을 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그런데 방송사가 배구 경기를 두세 번씩 재방송하다 보니 오심이 한 번 나오면 그 여파가 너무 오래갔다. 그래서 카메라의 힘을 빌리자고 한 것이다.” 프로농구는 국제농구연맹(FIBA)에서 비디오 판독을 채택하고 나서야 2011년, 같은 제도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KBL 홈페이지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찾아보는 건 현재까지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배구가 인기가 더 많다는 건 어디까지나 ‘프로 리그’ 이야기다. 실제 종목 인기만 따져 보면 여전히 농구가 배구보다 우위다. 공원 어디서든 농구 골대는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배구 네트는 일부러 찾아야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다. 팬들이 쓰는 돈도 농구가 더 많다. 프로농구 팬들은 1년에 경기장을 평균 7.7번 찾아 32만9594원을 쓴다. 프로야구(34만494원)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반면 1년에 평균 6.6번 경기장을 찾는 프로배구 팬들이 1년에 쓰는 돈은 20만2339원이 전부다. 김 팀장은 “앞으로 머천다이저(MD)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생활밀착형 시장을 확대해 갈 것”이라며 “지금껏 산업을 만드는 데 애썼다면 앞으로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대로 되면 성나정이 손에 든 리모컨 버튼을 다시 농구가 나오는 채널 쪽으로 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프로농구라고 다시 성공기를 쓰지 말라는 법은 없다. 세상에 ‘첫사랑’보다 좋은 마케팅 아이템도 없기 때문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두산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시즌 92번째 승리를 거둔 팀이 됐다. 두산은 4일 잠실 안방경기에서 10회말 터진 정진호(28)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롯데를 6-5로 꺾었다. 이로써 두산의 올 시즌 성적은 92승 1무 50패(승률 0.648)가 됐다. 이전까지는 133경기를 치르던 2000년 옛 현대가 91승 2무 40패(승률 0.695)를 기록한 게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었다. 두산이 8일 시즌 최종전에서 LG를 꺾으면 이 기록은 93승까지 늘어난다.○ 무엇이 똑같을까 2000년 현대와 올해 두산은 닮은 점이 많다. 일단 선발 마운드가 탄탄하다. 2000년 현대는 정민태(46)-임선동(43)-김수경(37) 트로이카가 18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두산은 한술 더 떠 선발 4인방이 제 몫을 다했다. 니퍼트(35)가 21승으로 다승 1위에 이름을 올렸고, 보우덴(30)이 18승(다승 2위)을 기록 중이다. 장원준(31)과 유희관(30)도 나란히 15승으로 다승 공동 3위다. 막강 화력도 공통점이다. 당시 현대는 팀 OPS(출루율+장타력) 0.849로 1위를 차지했다. 롯데와 한화에서 활약한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48)가 한국 무대에서 기록한 통산 OPS가 0.849다. 당시 현대 타자들이 평균적으로 가르시아급 활약을 펼친 셈이다. 공교롭게도 두산의 올 시즌 팀 OPS 역시 0.849다.○ 그래도 누가 더 강할까 팀 전력이 얼마나 탄탄한지 알아볼 때는 득실점 차가 도움이 된다. 야구에서 강팀은 상대를 많이 이길 뿐 아니라 큰 점수 차로 이기기 때문이다. 2000년 현대는 249점(777득점, 528실점)으로 역사상 득실점 차가 가장 큰 팀이다. 현재 두산은 243점(924득점, 681실점)까지 따라온 상태다. 두산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단 경기 수가 다르기 때문에 경기당 평균으로 따지면 현대가 1.87점으로 두산(1.70점)에 앞선다. 승차를 따져 봐도 현대는 당시 리그 2위였던 두산에 16경기 앞선 반면 올해 두산은 2위 NC와 8.5경기 차다. 리그를 ‘압도한다’는 측면에서 현대가 앞섰던 것이다. 결국 올해 두산보다는 당시 현대가 더 강한 팀이었다고 보는 게 사실에 가깝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