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 파트너 공명당이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전체 245석 중 과반(123석)인 141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전체 3분의 2인 개헌발의선(164석) 획득에 실패해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가 나온다. 22일 NHK 등에 따르면 자민당을 포함해 ‘전쟁 가능한 일본’으로의 개헌을 지지하는 세력은 총 160석을 확보했다. 자민당 113석, 공명당 28석, 일본유신회 16석, 여당계 무소속 3석 등이다. 개헌 발의에 4석이 모자란다. 2016년 참의원 선거에서 123석을 얻어 단독 과반을 차지했던 집권 자민당은 이번에는 단독 과반을 유지하지 못했다. 공명당과의 합계 의석도 기존 147석에서 141석으로 줄었다.○ 9월 개각, 11월 중의원 해산…개헌 추진은 계속 ‘절반의 승리’라도 집권 연합이 과반을 확보함에 따라 큰 폭의 정계 개편이 예상된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총리가 9월 초에 개각 및 자민당 주요 인사를 교체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이 들어설 때부터 함께해 왔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 부총리는 ‘정권 안정’을 이유로 유임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베 총리가 11월경 중의원 해산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양원제인 일본에서 참의원은 상원, 중의원(465석)은 하원에 해당한다. 임기는 참의원이 6년, 중의원이 4년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0월 나루히토 새 일왕의 공식 즉위 행사 후 11월에 중의원 해산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도 22일 선거 결과 기자회견에서 “중의원 해산을 당장 생각하지 않지만 배제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이는 그의 임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다음 중의원 선거는 2021년 10월이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그 한 달 전 끝난다. 총재의 3연임까지만 허용하는 자민당 당규를 고치지 않는 이상 추가 집권이 불가능하다. 자민당 역시 장기 집권한 아베 총리 이후 맞은 새 총리로 곧바로 대형 선거를 치르는 것이 부담이다. 이에 그가 중의원 해산이란 대형 정계 개편을 통해 당내 장악력을 더 키운 뒤 당규 개정 등을 통해 4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연히 개헌 추진력도 배가된다. 일각에서는 2020년 8월 도쿄 올림픽 전후를 중의원 해산 시기로도 점친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1년 9월 전에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위한 평화헌법 9조 개헌에 나서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아베 총리는 4석 모자란 참의원 개헌 발의선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개헌에 우호적인 무소속 및 야당 의원을 영입할 태세다. 그는 이날 “남은 임기 중에 헌법 개정에 도전하고 싶다. 자민당 안만 고집할 게 아니라 야당과도 진지하게 대응하고 싶다”며 야권에 손짓했다.○ 극우 유신회 약진 개헌을 적극 지지하는 극우 일본유신회의 약진도 주목받고 있다. 이 당의 전신은 “전쟁터 병사들에게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망언을 한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이 만든 오사카유신회다. 한때 변방의 지역 정당으로 여겨졌으나 이번 선거에서 3년 전보다 3석 많은 16석을 얻었다. 특히 6석이 걸린 도쿄에서도 1석을 차지했다. 오사카와 도쿄라는 간사이 및 간토 대표 도시의 뿌리 깊은 지역 갈등을 넘어 외연을 넓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성 당선자 수는 총 28명으로 3년 전과 동일했다. 전체 입후보자 370명 중 여성 104명(28.1%)이 후보로 나섰지만 현실의 벽이 높았다는 평가다. 다만 도쿄도에서는 6석 중 절반인 3석을 여성이 차지했다. 도쿄도 의석의 절반을 여성 의원이 차지한 것은 사상 최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남녀 입후보자 수를 가능한 균등하게 할 것을 촉구한 ‘정치 분야 남녀 공동 참여 추진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처음 열린 대형 선거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NHK,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현재 최종 투표율은 48.1%(추정치)로 3년 전 참의원 선거(54.7%)보다 6.6%포인트 밑돌았다. 참의원 선거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한 것은 사상 최저 투표율(44.5%)을 기록했던 1995년 이후 24년 만이다.○ 폭우+젊은층 무관심 일본 언론은 최근 규슈 지역을 강타한 태풍 5호 ‘다나스’가 이번 투표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투표 하루 전인 20일 나가사키(長崎)현 고토(五島)열도와 쓰시마섬 등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내려 일본 기상청은 이날 5단계 경계 가운데 가장 높은 ‘호우 특별경보’를 내렸다. 21일 오전에도 상당수 규슈 지역에서 시간당 9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후쿠오카(福岡)현 구루메(久留米)시에서는 유권자의 안전을 위해 59개 투표소의 개설 시간을 오전 7시에서 2시간 늦춘 오전 9시로 변경했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젊은층 유권자들은 이번에도 투표율이 저조했다. 집권 자민당을 포함해 각 당에서 20, 30대 유권자를 겨냥해 다양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벌였지만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직장인 이치카와 히로시 씨(29)는 기자에게 “딱히 지지하는 당이 없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내 소신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부재자 투표 사상 최고…각종 사고 잇따라 다만 한국의 ‘부재자 투표’처럼 선거일 전에 미리 투표를 하는 ‘기일 전 투표’율은 사상 최고였다. 총무성에 따르면 선거 유세가 시작된 4일부터 20일까지 기일 전 투표를 한 사람은 등록 유권자의 16%가량인 약 1706만 명이었다. 3년 전 참의원 선거 때(1598만 명)보다 약 108만 명 늘었다. 그러나 투표 과정에서 중복 투표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랐다. 야마가타(山形)현에서는 기일 전 투표를 이미 끝낸 70대 여성이 21일 당일 또 투표를 하다 발각됐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날 오전 8시 10분경 한 투표소를 찾아 참의원 및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했다. 선거인명부와 대조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후에 중복 투표 사실이 드러났다. 투표소 직원이 투표용지를 잘못 교부해 무효표가 되기도 했다. 기후(岐阜)현 나카쓰가와(中津川)시에서는 한 직원이 12명의 유권자에게 참의원 및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각각 1장씩 나눠주지 않고 섞어 교부했다. 나카쓰가와시 선관위는 12명의 표를 무효 처리했다. 오사카(大阪)부 이즈미(和泉)시에서는 참의원 및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1장씩 배부해야 하는데 2장씩 배부하는 일도 벌어졌다.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 조유라 기자}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2·사진)이 감옥에서 여생을 보내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이 구스만에게 종신형에 더해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을 추가 선고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그가 마약 밀매로 벌어들인 126억 달러(약 14조8806억 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164cm의 작은 키 때문에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로 불린 그는 1970년대부터 마약 밀매 조직에 몸을 담았다. 경찰을 매수하고 눈 밖에 난 자들을 교살하는 등 잔인한 방식으로 멕시코 마약밀매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수장에 올라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마약왕으로 불려왔다. 그는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각지에서 200t이 넘는 마약을 밀매하고 그 과정에서 수천 명에 대한 살인을 교사하는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담당 판사는 구스만에 대해 “압도적인 악”이라 평가했다. 구스만은 ‘자비 없는 교도소’로 유명한 콜로라도주 플로렌스 연방교도소에서 복역한다. 2001년과 2015년 두 번 탈옥했던 그를 감시하기 위해 보안 등급이 가장 높아 ‘슈퍼맥스’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보낸 것. 그는 운동 시간 1시간을 제외한 하루 23시간 동안 7m² 크기의 독방에서 생활하고 불을 켠 채 취침해야 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영국 맥도날드가 하반기부터 해피밀 세트에 함께 제공되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봉제인형, 보드게임 등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스저널(WSJ), 미국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은 영국에 사는 엘라 맥이완(9)과 케이틀린(7) 자매다. 자매는 지난해 말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 ‘패스트푸트 체인점의 어린이 메뉴에서 플라스틱 장난감을 주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은 18일까지 약 40만 명의 지지를 받았다. 자매는 “어린이들은 플라스틱 장난감을 몇 분 잠깐 가지고 놀지만 버려진 장난감은 바다를 오염시키고 동물을 해친다”고 호소했다. 맥도날드의 ‘장난감 재료 변경’ 결정은 1979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메뉴인 해피밀 세트에 장난감이 함께 제공된 지 40년 만이다. 시즌마다 종류가 바뀌는 해피밀 장난감은 새로운 제품이 발매될 때마다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맥도날드는 이번 변경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전반기 대비 플라스틱 쓰레기의 60%가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환경과 관련된 소비자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한편 자매가 맥도날드와 함께 ‘플라스틱 장난감 퇴출’ 대상으로 지목한 버거킹은 플라스틱 장난감의 대체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페이스북이 “테러단체 악용, 금융 안정성 등 가상화폐 ‘리브라’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15일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리브라 개발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블록체인 총괄은 16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을 앞두고 사전에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제출했다. 페이스북은 2020년까지 리브라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24억 명의 가입자를 둔 페이스북이 개발하는 가상화폐 리브라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실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주식처럼 가격 변동이 심한 기존 가상화폐와 달리 리브라는 달러와 연동된다는 점에서 기존 가상통화보다 널리 쓰일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리브라는 비자, 페이팔, 우버 등 기존 금융업계 27개사와 협업을 체결한 상태다. 그러나 미 정부는 리브라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5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사이버 범죄, 탈세, 갈취, 인신매매 등 수많은 불법 활동을 지원하는 데 악용돼 왔다. 이는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11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지지하지 않는다. 가치의 변동성이 크고 허공에 토대를 둔 이들은 돈이 아니다”고 비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2일 인도네시아 동부 자와 수라바야 주재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미국발 쓰레기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고 CNN 등 외신이 전했다. 10대 소녀 2명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들고 참여했다. 아에시니나 아자라(12)와 자히라 자드(11)는 편지에서 “거북이들이 배 속에 플라스틱이 가득 차 죽는 것처럼 죽고 싶지 않다. 미국의 쓰레기를 제발 가져가 달라”고 호소했다. 가디언은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70%에 달하는 컨테이너 6만8000개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세네갈 등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15일 인도네시아 환경부 및 수라바야 세관 당국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로 가득 찬 컨테이너 5개를 수라바야에서 미 서부 도시 시애틀로 돌려보냈다. 인도네시아 세관에는 해당 컨테이너 안에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만 실렸다고 신고됐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 유리병, 기저귀 등이 넘쳐났다. ‘수입 쓰레기’로 인한 동병상련을 겪는 다른 동남아 국가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15일 “캄보디아는 쓰레기장이 아니다”라며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의 수입 금지를 지시했다. 태국은 2021년, 베트남은 2025년부터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3일 저녁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잠들지 않는 도시’로 불리던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이 암흑천지로 변했다. 24시간 내내 화려한 불빛을 자랑하던 관광 명소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전광판들이 꺼지고 지하철을 비롯한 일부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다.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명 공연장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콘서트를 열었던 가수 제니퍼 로페즈(50)는 이날 오후 8시에 시작한 공연을 약 20분 만에 전격 중단하고 관객을 대피시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7분경 맨해튼 미드타운과 어퍼웨스트사이드 등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맨해튼 웨스트 64번가와 웨스트엔드 애비뉴 사이의 변압기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곳곳이 암흑으로 변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CNN에 “기계 결함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전 후 지하철 1∼7호선과 A, C, D, E, F, L, M, Q, R, S라인 등 맨해튼을 지나는 거의 모든 지하철 운행이 약 3시간 차질을 빚었다. 록펠러센터역 등 4개 역은 운행이 중단됐다. 정전 지역에서는 도로 교통이 통제되고 신호등도 꺼져 곳곳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뉴욕포스트는 “소방당국에 멈춰 선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 시민들의 구조 요청이 60건 이상 쇄도했다”고 전했다. 타임스스퀘어, 록펠러센터,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 주요 명소를 수놓던 불빛도 일제히 꺼졌다. 브로드웨이에서 상연 중이던 ‘오페라의 유령’ ‘라이언킹’ ‘위키드’ 등 몇몇 유명 뮤지컬도 취소 및 중단됐다. 정전 발생 약 5시간 만인 이날 밤 12시 무렵 피해는 대부분 복구됐다. 다만 아직도 일부 시민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콘에디슨 측은 “정전으로 최대 7만3000명이 불편을 겪었다.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정전은 1977년 7월 13일 ‘뉴욕 대정전’이 일어난 지 정확히 42년 만에 발생해 더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한 변전소에 내리친 벼락으로 약 25시간 동안 시 및 북동부 교외에서 정전이 발생해 약탈과 방화로 이어졌다. 1700여 개 상점이 약탈당하고 3800여 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피해액도 당시로는 천문학적 액수인 3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다만 이번 정전 때는 42년 전의 강력 범죄 대신 뉴요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장면이 여럿 등장했다. 뉴욕 카네기홀의 연주자들은 정전으로 공연이 취소되자 거리로 나와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즉석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여성 작가 브리앨런 호퍼는 트위터에 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올리며 “이것이 바로 뉴욕의 순간(New York moment)”이라고 칭송했다. 해당 동영상은 14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4일 오후 11시) 현재 조회수가 약 300만 건에 육박했다. 뮤지컬 ‘웨이트리스’ 등도 관객을 위해 거리에서 간이 공연을 진행했고 일부 시민은 혼잡한 거리에서 수신호로 직접 교통 통제에 나섰다. 호퍼의 트위터를 언급한 뉴욕타임스(NYT)도 “많은 공연이 취소됐지만 관객들은 기억에 남을 순간을 선물받았다”고 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지구촌이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등은 지난달부터 유례없는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이탈리아 동부 페스카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는 한여름에 오렌지만 한 우박이 내렸다. 37도의 폭염이 이어지던 그리스는 11일(현지 시간) 갑자기 불어온 돌풍과 폭우로 7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 4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이례적 추위와 폭우가 휘몰아쳤다. 이런 기후변화가 세계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부국(富國)은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위협을 경제력을 이용해 벗어날 수 있다. 반면 방파제, 배수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한 가난한 나라는 같은 자연재해를 겪어도 그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 심지어 같은 나라 안에서도 부자와 빈자의 대응 능력이 판이하게 다르다. 특히 현 기상 이변의 주요 원인이 수십 년간 선진국이 배출한 온실가스란 점에서 기후변화 불평등을 속히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후변화가 세계 양극화 주범?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노아 디펜바, 마셜 버크 미 스탠퍼드대 교수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는 1961년부터 2010년까지 50년간 전 세계 양극화 및 경제적 불평등을 대폭 증가시켰다. 이 기간에 세계 주요 빈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7∼30% 정도 감소했다. 2017년 기준 1인당 GDP가 2898달러(약 340만 원)에 불과한 아프리카 수단은 1961년에서 2010년 사이에 1인당 GDP가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도의 1인당 GDP도 31% 줄었다. 반면 북해 유전을 보유한 부자 산유국 노르웨이는 1인당 GDP가 34% 증가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인명 피해 양극화도 극심하다. 이란은 올해 3월 중순부터 2주간 발생한 폭우로 전체 국민 8000만 명의 8분의 1에 달하는 1000만 명이 사망 및 부상, 거주지 파손 등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인도에서는 50도가 넘는 폭염으로 100명 이상의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폭염을 겪은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사망자가 적었다. 이번 폭염으로 인한 유럽 전체 사망자는 아직 100명을 넘지 않았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선진국은 기후변화에 대비해 풍력, 태양열 등 에너지원을 다양화했다. 무엇보다 부자 나라에는 병원, 의료보험, 긴급구호 등 사회 서비스도 잘 갖춰져 있다. 자연재해에 대비한 방파제, 배수시설, 각종 대피소 등도 풍부하다. 반면 가난한 나라에서는 이런 사회 인프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필립 올스턴 유엔 인권특별보호관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비양심적인 공격”이라며 기후변화가 부자와 빈민에게 미치는 영향의 차이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상당수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10년 안에 1억2000만 명이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나라 안에서도 불평등 심화 기후변화로 인한 양극화는 국가 대 국가뿐 아니라 한 국가 안에서도 뚜렷하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 최대 도시 뉴욕을 덮쳤을 때 뉴욕 저소득층은 의료 서비스 및 전력 공급 없이 며칠간 방치됐다. 하지만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미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본사는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건물 안에 침수를 막기 위한 수천 개의 모래주머니와 자가발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8월 미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평가받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도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전체 사망자 1833명 중 54.5%인 1000명이 뉴올리언스 서부의 흑인 밀집지역 로어나인스워드에서 숨졌다. 뉴올리언스 주거지의 80%는 해수면보다 낮은 저지대에 있다. 안전하고 높은 곳에 있는 땅이 부족하다 보니 집값이 비싼 고지대에는 백인 고소득층이, 로어나인스워드 같은 저지대에는 흑인 저소득층이 많았다. 당시 저지대 흑인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카트리나를 겪었고, 약 한 달 뒤 또 다른 허리케인 ‘리타’까지 엄습했다. 인명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NYT는 2일 인도 뭄바이 지역에 내린 폭우로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중 21명은 슬럼가에 거주하던 빈민들이었다. 이들은 슬럼가에 위치한 흙벽이 무너지면서 사망했다. NYT는 몬순 때마다 2000만 명의 뭄바이 인구 중 50%에 가까운 사람들이 거주하는 슬럼가 사람들은 생명의 위협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폭우로 인해 빈약한 건축물이 더 약해지기 때문이다. 유엔은 2017년 발간된 ‘기후변화와 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에서 도시 빈민을 비롯한 저소득층은 집, 가축 등 재산을 한 가지 형태로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재난의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책임은 선진국 vs 피해는 개도국 현재 기상 이변을 불러온 지구온난화의 책임은 선진국에 있다. 이들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200여 년 전부터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직격탄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지 불과 50여 년도 되지 않은 제3세계 개도국이 받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지난해 7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개도국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10년간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도국들이 1680억 달러의 추가 부채를 부담할 것으로 예측했다.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피지 아이티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20개국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각각 40억∼60억 달러의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기온 변화 등 기후변화를 직접 겪는 쪽도 개도국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및 프랑스, 영국 출신 과학자들이 지난해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적도 지역 개도국들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가장 적으면서 기후변화를 가장 많이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은 기온 급등에 따라 토양 내 수분이 쉽게 증발해 가뭄이 자주 찾아온다. 주로 농사와 목축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 지역 주민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연구는 남미 아마존 지역은 열대우림이 건조해져 나무들이 고사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온난화 방지 위한 국제협약은 제자리 그럼에도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은 벌써 5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다. 로마클럽에 제출된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가 지구온난화를 처음 경고한 게 1972년이다. 이후 선진국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규모를 명시한 교토의정서가 1997년 채택돼 2002년 발효됐다. 2015년에는 2020년 효력이 끝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해 세계 197개국 정상들이 모여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을 체결했다. 파리협약은 개도국에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한 최초의 협약이다. 이 협약의 목적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협약 가입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이를 이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전망치 대비 37%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2위 국가인 미국은 “파리협정이 미국에 불공평하며 미국민들에게 손해를 준다”며 2017년 파리협약을 탈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심지어 기후변화가 ‘중국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매도하기도 했다. 포린폴리시(FP)는 “미국이 파리협정을 탈퇴함으로써 중국과 인도 같은 다른 주요 오염 배출국들에 선례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25억 t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분간 미국은 온실가스를 감축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기후변화 관련 파리기후협약의 공동 이행’이라는 문구가 미국의 반대로 빠졌다. 10일 로드 슈노버 미 국무부 정보분석관은 하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하려던 자신의 서면 증언을 백악관이 차단했다며 항의의 뜻으로 사임했다고 WP와 AP통신 등 다수의 외신이 전했다. 그가 제출하려던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내용이었다. 슈노버가 작성한 서면 증언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와 법률고문 등에 의해 대폭 삭제됐다. 미국도 온실가스의 위험성을 모르는 게 아니다. 미 국방부도 2014년 기후변화가 국가 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 바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지지 기반은 러스트 벨트의 철강 석탄 등 제조업 노동자들과 관련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당장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면 임시방편으로 피해를 줄이는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경자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자료가 충분히 축적돼 있는 선진국들이 개도국에 자료를 제공하고 대응 필요성과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며 “개도국이 실질적으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원조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조유라 jyr0101@donga.com·이윤태 기자}

“덴마크인이 흑인일 수 있는 것처럼, 덴마크 출신 인어도 흑인일 수 있다.” 디즈니가 최근 불거진 ‘흑인 인어공주’ 논란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산하 방송국인 프리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렸다. 디즈니는 SNS에 올린 ‘가난하고 불행한 영혼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흑인인 덴마크인도, 덴마크 출신 흑인 인어도 유전적으로 빨간 머리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4일 디즈니는 고전 애니메이션인 ‘인어공주’ 실사 영화에 주인공인 인어공주 ‘에리얼’ 역으로 흑인 배우인 할리 베일리(19)를 낙점했다고 공개했다. 캐스팅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원작 인어공주는 흰 피부에 빨간 머리를 가졌다”며 검은 피부와 검은 머리를 가진 베일리의 캐스팅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인어공주의 원작인 안데르센의 동화는 덴마크가 배경이라는 점을 함께 들어 ‘흑인 인어공주’를 반대했다. 온라인에서는 ‘#내 에리얼이 아니다(#NotMyAriel)’라는 해시태그가 수천 건 게시되기도 했다. 디즈니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어공주는 허구라는 것”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는데도 만화에서 나오는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면… (당신은 문제가 있다)”이라며 캐스팅에 반대한 누리꾼들을 비판했다. ‘인어공주’ 실사 영화를 총괄하는 롭 마셜 감독은 베일리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목소리는 물론 건강한 정신, 열정, 순수함, 젊음 등을 모두 가진 드문 인재”라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 터키, 인도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최고 권력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부분 권위주의적 지도자 ‘스트롱맨’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나라들이며 중앙은행장 교체도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기자들에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았다면 다우지수는 현재보다 5000∼1만 포인트 더 높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주 트위터에 “연준은 아무것도 모른다. 미국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라고 했고, 지난달 26일에는 “연준의 통화정책은 제정신이 아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본인이 직접 임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66)이 금리 인하 요구에 순순히 응하지 않자 해임을 추진했지만 법적 논란을 의식해 철회했다. 이달 2일에는 자신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주디 셸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상임이사를 공석인 연준 이사 후보로 지명했다. 셸턴 지명자는 대통령을 의식한 듯 최근 “이사로 공식 임명되면 1, 2년 안에 미 기준금리를 0%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판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6일 무라트 체틴카야 중앙은행 총재(43)를 해임하고 무라트 우이살 부총재(48)를 그 자리에 앉혔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으로 현 집권당은 지난달 최대 도시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패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앙은행이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고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이 선거 패배의 주요 이유라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터키 경제가 취약하고 리라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추가 혼란이 우려된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르지트 파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56)도 임기 만료 9개월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돌연 사퇴했다. 파텔 전 총재 역시 경기부양책을 주문한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와 내내 갈등을 빚었다. 새 총재는 친(親)모디파 관료로 유명한 샤크티칸타 다스 전 내무장관(62)이다. 2016년 모디 정부의 화폐 개혁을 주도했던 그로 인해 중앙은행이 ‘행정부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영국 BBC는 파텔 전 총재의 사퇴가 모디 총리에 대한 ‘저항’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줄곧 위안화 가치의 인위적 절하를 문제 삼고 있는 중국 런민은행도 독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아예 ‘런민은행의 진짜 수장은 이강(易鋼) 총재가 아니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런민은행장인 시 주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 다 할 수 있다”며 파월 의장을 마음대로 해임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와 비교했다. 최고 권력자들의 거센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의 독립성만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리를 내린다고 무조건 경기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자국통화 하락, 물가 상승 등 후폭풍도 만만찮아 함부로 쓸 카드가 아니라는 의미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는 전형적인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패권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 기업은 대체로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세계 74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주요 상품·서비스 점유율’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위를 차지한 품목은 미국이 스마트스피커 등 25개, 일본이 가상현실(VR) 헤드셋 등 11개, 중국이 개인용 컴퓨터(PC) 등 10개로 조사됐다. 이들 세 나라의 1위 품목은 한 해 전보다 각각 1개씩 늘었다. 한국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평면TV, D램, 낸드 플래시메모리, 대우조선해양의 조선,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액정패널 등 7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7개는 1년 전 조사와 동일했다. 특히 D램(삼성전자·SK하이닉스), OLED 패널(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평면TV(삼성전자·LG전자), 조선(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 등 4개 품목에선 1~2위를 모두 한국 기업이 차지했다. 다만 한국 기업은 편광판 시장에서는 2017년 26.0%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던 LG화학이 작년에 23.0%를 기록하며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24.0%)에 밀려 2위가 됐다. VR 헤드셋에서도 기존 1위 삼성전자가 일본 소니에 1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났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4, 5일 이틀 사이에 규모 6.4와 7.1 강진이 두 차례 발생했다. 미 서부에서 이 같은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20년만이다. 6일 현재까지 1분에 한 번꼴로 여진이 이어졌다. 인근 군 기지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주민들은 거리에서 밤을 지새웠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5일 오후 8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18km 떨어진 곳에 규모 7.1의 강진이 강타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오전 10시 33분 리지크레스트에서 북동쪽으로 16km 떨어진 설스밸리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지 하루 만이다. 리지크레스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북동쪽으로 20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구 2만8000여 명의 소도시다. 미 서부 지역에서 규모 7.1의 강진은 1999년 모하비 사막에서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CNN은 4일 규모 6.4의 지진이 일어난 이후로 6일 새벽까지 4700회가 넘는 여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6번 정도의 여진이 규모 5.0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규모 5.0이 넘으면 사람이 서 있기 곤란해지며, 6.0 이상부터 건물이 무너진다. USGS는 이번 지진이 리지크레스트 인근 단층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여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USGS는 13일까지 규모 3 이상 여진 발생 확률이 99%라고 밝혔다. 다만 규모 7.0 이상 강진 확률은 3%대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는 없지만 리지크레스트 인근 마을 수천 가구에 수도와 통신, 전력 공급이 끊기고 곳곳에서 건물 균열이 보고됐다. CNN방송은 미국적십자사를 인용해 리지크레스트 주민 중 163명이 이번 지진으로 토요일부터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진이 발생한 샌버너디노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진앙과 인접한 차이나레이크 미 해군 항공무기 기지도 피해를 입었다. AP통신은 대피령이 내려져 필수 요원을 제외한 기지 요원들이 전원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지진은 미 서부 전역에서 감지됐다. 미국프로야구LA다저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 좌석이 흔들리며 일부 팬이 비상구로 탈출했으며,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 경기도 중단됐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디즈니랜드는 일부 놀이기구 운영을 멈췄고, 이용객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이 인근 샌안드레아스 단층을 자극해 대지진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태평양판과 북미판 사이 경계에 있는 샌안드레아스 단층 주변에 LA,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들이 있다. 1906년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규모 샌프란시스코 대지진도 이 단층에서 발생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연관성을 언급하는 등 대(對)이란 공격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의회 공개 및 비공개 증언에서 “이란과 알카에다 간 연결고리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뉴욕타임스(NYT)는 폼페이오 장관이 의회에서 “이란이 알카에다 요원들에게 안전한 은신처를 제공한다”고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 언론은 그의 이란-알카에다 연계 언급이 별도의 의회 승인 없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단행하기 위해서라고 풀이했다. ‘시아파 맹주국’ 이란이 왜 수니파 알카에다와 협력할까.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이란이 알카에다를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할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측에 알카에다 요원들의 은신처를 알려주고 대신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촉구하는 식으로 일종의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미 헌법에서는 의회가 전쟁 선포 권한을 지녔다. 2001년 9·11테러 후 의회는 대통령이 테러조직을 대상으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행정부 수장에게도 무력사용권(AUMF)을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이란, 그런 위협을 할 때는 조심하라”며 “그 위협이 다른 국가를 해치기 전에 당신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야당 민주당은 이런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WP에 “의회는 이란과의 전쟁을 승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행정부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7일부터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가 3.67%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2015년 7월 서방과의 핵합의 당시 우라늄을 3.67%의 저농도로만 농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때문에 우라늄 농축도 상향은 사실상 핵무기 개발의 ‘전초전’으로 해석된다. 로하니 대통령은 “유럽이 일정과 계획대로 이란과의 교역, 금융거래 재개 등 핵합의를 이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37·사진)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자신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을 1일 트위터에 올렸다. 아버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G20 외교무대에 오르며 불거진 ‘외교 망신’ 논란에 대한 반박 영상인 셈이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 “여성에게 경제적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경제 및 안보 분야의 필수 과제에 대해 각국 정상을 상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45초 분량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지난달 29일 열린 G20 ‘여성 지위 향상’ 세션에서 발표하는 자신의 모습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 세계 정상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지난달 29일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19초짜리 영상에서는 이방카 보좌관이 정상들 간 대화에 끼어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 미국 내 자격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방카가 추수감사절 저녁에 어른들 식탁에 끼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 같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방카를 원하지 않는다(#unwantedivanka)’는 해시태그와 함께 역사적인 장면에 이방카 보좌관을 합성해 조롱하는 사진들도 등장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이방카의 존재는 미국을 마치 입헌군주제 국가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3∼5일 총파업을 선언하자 일선학교와 학부모들은 ‘돌봄·급식 공백’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교육청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급식과 돌봄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확실하게 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학교와 학부모들은 “동원할 수 있는 대책은 모두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돌봄교실을 이용 중인 학부모 김모 씨(33)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조기 하교를 시킨다고 할까 봐 걱정”이라며 “매번 이런 식으로 총파업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돌봄교실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이용한다. 또 다른 학부모는 “급식 대신 빵, 떡 같은 대체식을 먹이고 싶은 부모가 어디에 있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과 긴급회의를 열어 ‘총파업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교육 당국은 우선 정상적인 급식 제공이 어려운 학교에선 기성품 도시락, 떡, 과일 등을 활용하거나 단축수업을 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또 돌봄전담사가 빠진 자리엔 교사나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인력을 활용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조치들이 모두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A초교 교장은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지만 출석 체크만 하는 방식으로 ‘부분 파업’을 하겠다는 사람도 있다”며 “예상하는 것보다 보충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당장 3일 총파업이 시작되면 교사 중 12명이 추가 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서울의 B초교 관계자는 “평소엔 돌봄전담사 1명당 학생 20∼25명을 맡았는데, 파업이 시작되면 최소 50명씩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와 교육 당국 간 마찰은 그동안 연례행사처럼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부문 조합원들이 사상 처음으로 ‘연대파업’을 조직해 강경하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그 규모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17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1만5000여 명이 파업했을 땐 전국의 1929개 초중고교의 급식이 중단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엔 참여 인원이 5만여 명으로 2017년의 3배가 넘는 수준인 만큼 급식 중단 학교도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전체 초중고 1만1636개교 중 20% 안팎(2000개교 이상)에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임금 협상’을 놓고 학비연대와 교육 당국 사이의 견해차를 좁히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학비연대는 “9급 공무원(정규직)의 80%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을 이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7차례에 걸친 실무협의를 벌인 끝에 ‘기본급의 1.8%’ 인상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6.24%는 높여야 한다며 이를 거부했다.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고교 무상교육이 2학기부터 시행되면서 급하게 추가예산을 편성했다”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재정부담도 고민거리인 상황에서 노조 측 요구를 들어주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14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월급을 일시에 6% 이상 높이는 것은 재정부담이 크다”며 “교육 당국이 교섭을 통해 총파업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향이지만 총파업을 피할 목적으로 지나치게 재정지출을 많이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조유라 기자·박나현 인턴기자 고려대 철학과 졸업}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면 교육의 ‘강남 집중’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국회입법조사처가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8일 발표한 ‘자사고 정책의 쟁점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일부 교육감이 주장하는 자사고의 일괄 전환 정책에 우려를 나타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 성향 시도교육감들은 교육부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중 자사고 관련 규정을 삭제해 자사고를 한꺼번에 일반고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에선 일괄 전환 방식 대신 인구 추세를 고려한 적정 자사고 수를 유지하면서 학생 정원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교평준화제도하에서 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면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 고교가 자사고 역할을 대신하게 될 우려가 있다”며 “특정 지역이 자사고 역할을 대신하면 전체 일반고의 경쟁력 강화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선 자사고가 우리나라 교육 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전국 단위 자사고 가운데 건학 이념을 달성하고자 학교 법인이 재정 지원을 충실히 한 학교가 있고, 2009년 이후 지정된 자사고 중에서도 상당한 노력을 통해 학교 발전을 이룬 학교가 있다는 것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면 교육의 ‘강남 집중’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국회입법조사처가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8일 발표한 ‘자사고 정책의 쟁점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일부 교육감이 주장하는 자사고의 일괄 전환 정책에 우려를 나타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 성향 시도 교육감들은 교육부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중 자사고 관련 규정을 삭제해 자사고를 한꺼번에 일반고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에선 일괄전환 방식 대신 인구 추세를 고려한 적정 자사고 수를 유지하면서 학생 정원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교 평준화 제도 하에서 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면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 고교가 자사고 역할을 대신하게 될 우려가 있다”며 “특정 지역이 자사고 역할을 대신하면 전체 일반고의 경쟁력 강화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선 자사고가 우리나라 교육 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전국 단위 자사고 가운데 건학 이념을 달성하고자 학교 법인이 재정 지원을 충실히 한 학교가 있고, 2009년 이후 지정된 자사고 중에서도 상당한 노력을 통해 학교 발전을 이룬 학교가 있다는 것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국의 대학 총장들이 27일 “11년째 동결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교육부에 호소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날 전남 여수에서 ‘고등교육 혁신과제와 전략’을 주제로 하계 총장 세미나를 열어 “법정 한도 내에서라도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교협은 전국의 4년제 대학이 속한 단체로, 대학 관련 현안을 교육부에 건의한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135개 대학 총장이 참여했다. 대교협은 등록금 인상의 이유로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와 비교했을 때 대학 등록금 수준이 선진국보다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들었다. 김병준 영남대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대학생 1인당 고등교육비는 평균적으로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약 40%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국가 경쟁력 수준에 비례해 고등교육 재원이 투자돼야 하는데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2008년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총장들은 실습 환경 개선, 연구비 지원 확대 등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등록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영어 유치원이 한 달에 150만 원 수준인데 지금 사립대의 등록금은 월 60만 원 정도로 국가장학금을 제외하면 학기당 24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등록금 인상은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어렵게 취득한 고급 인력의 강의가 한 달 유치원 비용도 안 된다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대학 측은 입을 모은다. 한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을 올린다고 해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은 아니다”며 “등록금 인상을 통해 재정적 여력을 확보한 대학이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고등교육 혁신 방안으로 △대학평가 부담 완화 △고등교육 재정 확충 △고등교육 규제 개선 등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여수=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반도체 인재 대규모 육성에 나선 중국을 두고 한국 반도체 업계에선 “중국의 ‘진짜 추격’이 시작됐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해외 유학생 등 자국 인재를 데려오거나 한국과 미국, 일본 기업의 우수 인력을 높은 연봉을 주고 스카우트하는 방식으로 반도체산업 노하우를 쌓아 왔다. 하지만 이제는 1년에 최대 8000여 명의 반도체 인재를 자국에서 직접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반도체 인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인재 육성 통로는 꽉 막혀 있다. 수도권 내 대학들은 사회적 필요에 따라 입학 정원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길이 법으로 봉쇄돼 있어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특정 학과의 정원을 늘리면 다른 학과 정원이 줄기 때문에 학과 이기주의가 만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려는 시스템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정원외로 선발하는 반도체 계약학과도 추진하지만 이마저도 일부 대학에서는 반발이 심하다. 정부와 산업계의 의지는 크지만 종합적인 해결책을 못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년 필요 인력 72만 명…직접 키우겠다” 중국의 정보통신 및 전기전자산업 관련 부처인 공업정보화부가 올해 초 발표한 ‘중국 반도체 산업인재백서’에 따르면 중국의 내년 반도체 관련 인재 수요는 72만 명이지만 현재 보유한 인력은 40만 명이다. 중국 정부와 대학들은 ‘국가 반도체산업·교육 통합 혁신 플랫폼’을 통해 부족한 30만 명을 직접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고급 인력뿐만 아니라 제조기술자까지 포함한 수치겠지만, 규모 자체가 어마어마하다”며 “자국 기업을 그 정도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베이징대, 칭화대, 푸단대, 샤먼대 등 4개 대학의 인재 배출 목표는 각각 연간 1000∼2000명이다. 푸단대는 4억7000만 위안(약 799억 원)을 투자해 매년 2000명의 반도체 고급 인력을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중국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베이징대도 3억 위안(약 510억 원)을 투자해 연간 1000명 이상을 배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길러진 인재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R&D)과 제조공정 전문 인력으로 채용된다. 중국 당국은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 등 시스템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양쯔메모리(YMTC)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도 적극 육성 중이다. 특히 한국이 2030년까지 1등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시스템반도체는 중국이 13%의 점유율로 미국(68%)과 대만(16%)에 이어 세계 3위 대국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인력 빼가기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경계심이 높아진 데다 최근 미국과의 무역 분쟁까지 겹치면서 중국 내에서 ‘반도체 독립’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대규모 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학 무관심에 수도권 규제 겹쳐 한국 정부도 반도체 인재 확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창의적인 R&D, 설계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 올해 4월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전문인력 1만7000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탄치 않다. 주요 대학들에 반도체 계약학과 개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및 국립대학들이 “왜 수도권 학교에만 관련 학과를 만드느냐”며 반발했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등 4개로 추렸지만 이번에는 서울대가 학내 반대 여론을 못 이겨 백지화를 선언했고, KAIST 역시 타 학과의 반발에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인력 육성에 나서기도 어렵다. 수도권 소재 대학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정원을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 대학 내 다른 학과의 정원을 가져올 수밖에 없어 학내의 반발이 극심하다. 대학원 역시 반도체 전문 교수를 확충하면 전공자를 늘릴 수 있지만, 대학의 핵심 성과지표인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쓰기 어렵기 때문에 채용에 소극적이다. 중소 반도체 기업들은 인재 모시기가 더 어렵다. 지난해 매출 500억 원을 낸 한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사장 김모 씨는 “아는 교수에게 사정해 인재를 소개받거나, 갈등을 무릅쓰고 동종업계에서 인재를 데려오는 수밖에 없다”며 “어떤 형식이든 전공자를 대폭 늘리기 위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도 “국내 대학과 산학협력 방식으로 지원을 하고 해외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연간 수백억 원을 쏟아붓지만 항상 사람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대학들이 사회 수요에 맞게 정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과감히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황태호 taeho@donga.com·허동준·조유라 기자}

휠체어 사용 아동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체육대회가 열렸다. 국내 최대 사회변화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는 16일 인천 송도에서 휠체어 사용 아동을 위한 ‘세잎클로버 플러스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휠체어 사용 아동 150여 명과 가족 350여 명, 자원봉사자 100여 명 등 600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 세잎클로버 플러스 페스티벌에는 휠체어 사용 아동들이 즐길 수 있는 양궁 볼링 등 1인 운동을 비롯해 야구 농구 컬링 등 단체 활동, 패러슈트와 댄스스포츠 등 이색 운동까지 20여 개의 신체 활동이 마련됐다. 아이들은 활동을 즐기면서 사회성과 자존감을 기르는 시간을 가졌다. 휠체어 안전을 점검하는 정비 부스와 척추측만증 예방 연구 부스, 정신건강 전문 강연 등 장애 아동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행복얼라이언스는 올해 정보통신금융 전문 기업인 상상인그룹과 함께 휠체어 사용 아동의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세잎클로버 플러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최대 3년간 휠체어 사용 아동 2000명에게 수동 휠체어와 전동 키트를 보급하고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다. ‘행복얼라이언스’는 시민 참여와 기업, 기관의 자원을 한데 모아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는 사회변화 네트워크로 SK네트웍스, 노랑풍선, SM엔터테인먼트 등 총 45개 회원사가 가입돼 있다. 올해는 △휠체어 사용 아동의 이동권 증진 △다문화 가정 아동의 교육 기회 확대 △결식 우려 아동의 영양 불균형 해소 등 3대 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인과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 변화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