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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61·여)는 제주에서 ‘옥돔 명인(名人)’으로 불렸다. 제주 청정 바다에서 낚시로 잡은 옥돔에 소금을 치고 숙성 건조 과정을 거쳐 3일 만에 짭짤한 맛에 쫀득한 식감의 옥돔을 만들었다. 어머니로부터 30여 년간 눈으로 보고 배운 기술이었다. 지난해 5월 농림수산식품부는 그를 수산전통식품 분야의 ‘식품 명인’으로 지정했다. A 씨는 수완도 좋았다. 1979년 옥돔 사업자 등록을 했고 1989년에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택배를 통한 전국 배송시스템을 도입해 부와 명예를 얻었다. 그러나 과한 욕심이 문제였다. A 씨는 올해 2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제주시의 한 가공공장에서 중국산 옥돔 10t(약 4억 원 상당)을 국산으로 둔갑시켰다. 그는 이 가운데 7t(약 2억8000만 원)가량의 중국산 옥돔을 5월 홈쇼핑과 인터넷을 통해 전국에 팔았다. 소비자들은 명인의 이름을 믿고 중국산 옥돔을 국산으로 알고 구입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최근 A 씨를 검거했다. 해경 관계자는 18일 “A 씨는 중국산 옥돔이라고 표시된 포장박스를 몰래 제거한 뒤 자신의 ‘명인’ 상표가 적힌 노란색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 납품하는 수법으로 경찰의 단속을 피해 왔다”며 씁쓸해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과거 왕의 갑옷 등에 쓰이며 신비의 금빛 천연도료로 알려진 ‘황칠’과 관련한 건강기능제품을 알리는 홍보관이 제주지역에 처음 들어섰다. ㈜제주황칠바이오테크(대표 김재언)는 18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1층에 1100m² 규모의 황칠 홍보관인 ‘황진보(皇眞寶)’를 개관했다. 이 황진보 전시관에서 황칠의 효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제조과정을 알려준다. 황칠나무 액상 추출물을 비닐팩에 포장한 제품도 함께 판매한다. 제주황칠바이오테크가 제주대 생명과학기술혁신센터 등과 기술제휴해 만들었다. 황칠나무 추출물을 고농축한 환 제품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황칠나무 추출물에 동결건조 기법을 접목해 액상, 환, 분말 등의 제품을 만들었다. 별다른 첨가물 없이 황칠나무 추출물이 99% 이상 들어간다. 이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황칠나무를 옹기에 넣어 숙성시킨 뒤 발효액을 얻어내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김 대표는 “제주지역에서 자라는 황칠나무를 구입해 제품화했다”며 “새로운 지역 특화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칠나무를 산업화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활발히 이뤄졌다. 황칠나무를 주제로 20여 편의 논문이 나올 정도로 연구가 진척됐다. 황칠 성분 가운데 방부제 역할에 주목하다 항균, 항산화에 효험이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간 세포를 재생시키는 능력을 비롯해 당뇨, 고혈압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미 민간요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제주지역은 황칠나무의 국내 최대 자생지이다. 황칠나무는 바람에 쉽게 뽑히기 때문에 군락을 이루지 않고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등 상록활엽수 사이에 띄엄띄엄 자생하며 바람을 피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서귀포시는 황칠나무를 대표적인 향토자원으로 키우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향토산업 육성사업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7일 오전 제주도 스마트그리드과 사무실. 전기자동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 직원들은 출근하자마자 민원인들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전기자동차 구입에 대당 2300만 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공고된 이후 신청 절차를 문의하는 주민들의 전화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장철원 주무관은 “많을 때는 하루에 200∼300통의 전화가 걸려와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전기자동차 구입비 지원은 물론이고 자격 요건, 충전 방식 등에 대한 정보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전기자동차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을 시작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공공기관이나 산업공단, 대중교통 분야에 주로 보급하지만 제주도는 소상공인, 기업, 법인단체 등 도민에게 직접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26일까지 신청을 받아 전기자동차 대당 4500만 원 가운데 국비 1500만 원, 지방비 800만 원 등 2300만 원을 지원한다. 신청자가 많으면 추첨을 통해 보급 대상자를 결정한다. 지원금 외에도 취득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 420만 원 상당의 세금 감면 혜택을 준다.○ 전기자동차 민간 진출 가시화 제주도가 올해 민간에 보급하는 전기자동차는 160대. 구입 가능 전기자동차는 기아자동차 레이를 비롯해 9, 10월 출시 예정인 한국GM 스파크, 르노삼성 SM3 등 3종이다. 17일까지 60명이 전기자동차 구입을 신청했고 한 번 충전으로 135km를 가는 SM3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완속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주차장을 소유한 지역주민이나 기업만 신청이 가능하다. 완속충전기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거주자는 사실상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다자녀가정 등은 추첨에 관계없이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 차량 구입비 지원 외에도 전기자동차는 매력적이다. 휘발유, 경유 등은 물론이고 엔진오일마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매연 발생이 제로에 가깝다. 시동을 켰는지조차 모를 만큼 소음도 작다. 전기료가 차량연료의 10%에 불과해 운행경비가 적다. 제주도는 전기자동차 대수를 2017년 2만9000대, 2020년 9만4000대에서 2030년 37만1000대로 확대하는 등 제주 전역의 차량을 전기자동차로 바꾼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상용화까지 첩첩산중 현재 제주 지역에는 공공용과 렌터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사업 등에 전기자동차 293대가 보급됐다. 충전기는 386기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이기는 하지만 전기자동차 민간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달 21일 제주시 탑동에서 열린 ‘전기차 활용 사업화 방향에 관한 토론회’에서 전기자동차 이용자들은 가장 큰 불만으로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지적했다. 한 번 충전으로 100km가량만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도 단점이지만 충전 인프라는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다. 충전 시간(5∼6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단점으로 꼽히며 충전 비용 정산, 급속충전기 호환 등에 대한 이견도 많다. 제주도 김홍두 스마트그리드과장은 “다양한 모델을 충전할 수 있는 복합 기능을 갖춘 충전소 구축과 함께 공동주택의 충전 방법과 요금체계 등 민간보급 사업을 통해 나타나는 문제와 과제를 꼼꼼히 점검하겠다”며 “전기자동차는 당면한 미래인 만큼 선도도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일제강점기인 1925년 창단해 88년 동안 명맥을 잇고 있는 동춘서커스단(단장 박세환)이 ‘유랑생활’을 마치고 제주에 상설 공연장을 마련했다. ㈜제주동춘서커스(대표 편승문)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인근에 1589m² 규모의 공연장을 건립하고 15일부터 본격적인 서커스 공연에 들어갔다. 공연장은 실내 최대 높이가 18m로 좌석은 1380석이다. 이 공연장을 상공에서 보면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 형태다. 공연장 전체 벽면은 높이 9m, 가로 120m에 서클비전이 설치돼 다양한 화면을 선사한다. 공연은 매일 오후 1시 30분, 4시 30분, 7시 등 모두 3차례 열린다. 단원 40여 명이 1시간여 동안 10여 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공중그네를 타고 연출하는 ‘아리랑 공중로맨스’를 비롯해 몸으로 다양한 형태를 만드는 애크러배틱, 겹겹이 쌓이는 인간 탑 등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의 최대 현안인 공항인프라 확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항공수요 조사 용역이 이뤄진다. 제주도는 국토교통부가 최근 제주지역 항공수요 조사에 따른 과업지시서 항목을 확정하고 다음 달 초 용역기관을 선정한다고 15일 밝혔다. 제주지역 공항인프라 확충을 위한 용역은 정부 차원에서 항공법에 따른 법적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다. 항공수요 조사는 1990년 ‘제주권 신국제공항개발 타당성 조사’ 이후 23년 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제주지역 공항인프라 확충 공약을 수행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공항을 확장하거나 신공항을 건설하는 데 따른 비교 타당성 용역을 다시 실시한다. 제주도는 용역에 제주지역 특수 항공수요를 반영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제주도는 전문가 그룹과 협의를 거쳐 공항 인프라 부족으로 제주를 방문하지 못하는 관광객 수요, 세계 유일의 유네스코 3관왕 및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따른 잠재적 방문 수요 등을 객관적 지표로 만들 예정이다. 정부는 2011년 확정한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 제주공항 여객수요를 2015년 1729만 명, 2020년 1988만 명, 2025년 2233만 명 등으로 추정하고 제주공항의 포화 시기를 2025년으로 설정했지만 2011년 제주공항 이용객은 1720만 명으로 정부의 2015년 예측 수요에 이미 도달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해 제주도에 제출한 ‘제주 신공항 개발구상 연구 보고서’에서 2019년 제주공항의 연간 항공기 운항 횟수가 17만2000회로 활주로 용량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포화에 이른다는 정부의 분석에 비해 6년이나 빠른 것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지난달 24일 오후 7시 제주 서귀포시의 한 노래방. 아버지 농장에서 일할 때 외에는 거의 집밖을 나오지 않을 정도로 내성적인 허모 씨(21·일용직 근로자)는 오랜만에 중학 동창들을 만났다. 그는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며 3차에 걸쳐 술을 마신 뒤 이튿날 오전 3시 40분경 택시를 타고 집 근처에 내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50여 m 떨어진 한 가정집에 몰래 들어갔다. 평소 이 집에 모녀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방에서 혼자 자고 있던 A 양(10)의 목을 조르고 성폭행한 뒤 도망쳤다. 귀가한 A 양의 엄마는 딸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25일 오전 5시경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모 11개를 확보한 뒤 이 일대 거주 남성 및 제주 내 동종범행 전과자 1370명의 구강세포를 채취해 DNA 확인작업을 벌인 결과 범인이 허 씨인 것으로 밝혀냈다. 허 씨는 경찰의 탐문수사가 진행되던 지난달 27일 일자리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원룸을 구했다. 그는 3일 원룸을 찾아온 경찰관이 구강세포를 채취할 때도 태연하게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성폭행 용의자와 허 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고 해수욕장에서 놀고 있던 허 씨를 붙잡았다. 허 씨는 검거 당시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다 경찰이 DNA가 일치한다는 자료를 제시하자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현장에서 내 DNA가 나왔다면 범행을 인정하겠다”면서도 “그 가정집에 성인 여성 2명이 사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아이가 있었는지는 몰랐다”며 아동 성폭행 사실은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허 씨가 성폭행을 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10세인 아이와 성인은 신체적으로 확연하게 구별이 되는 데다 허 씨가 범행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피임도구(콘돔)까지 준비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허 씨는 상해전과만 한 번 있다. 경찰은 건장한 체격(키 175cm, 몸무게 70kg)의 허 씨가 가냘픈 A 양의 목을 심하게 졸라 피가 뭉치는 울혈 현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미뤄 살해할 의도까지 있었는지를 추궁하고 있다.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아동성범죄 용의자가 피임도구를 준비했다면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허 씨의 아동 성폭행 사건이 지난해 8월 30일 새벽 전남 나주시의 한 가정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8세 여아를 이불째 납치해 인근 다리 밑에서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하려 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된 고종석(24) 사건과 유사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허 씨가 집에 홀로 은둔하면서 음란물 등을 탐닉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11일 허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제주=임재영·이형주 기자 jy788@donga.com}

7일 오전 제주시 연동 한라수목원 ‘제주지역 희귀·특산 식물 전시·보존원’. 한라장구채가 봉긋한 타원형의 꽃봉오리에서 하얀 꽃을 터뜨렸다. 세계적으로 한라산 정상에 2, 3그루만 존재하는 특산 식물인 한라장구채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 한라장구채가 있는 보존원의 고산식물원에는 하얀 솜털처럼 불면 날아갈 듯 날개를 편 한라개승마, 땅바닥에 붙어 노란 꽃을 피운 제주양지꽃, 연보랏빛의 백리향 등도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왔다. 화산쇄설물인 송이(화산 폭발 시 고열로 만들어진 돌)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시로미는 한창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보존원의 핵심인 고산식물원은 한라산 해발 1400m 이상에서만 겨우 확인할 수 있는 희귀 특산 식물을 도심 인근 한라수목원에서 손쉽게 관찰하는 기회를 줬다. 제주도 한라산연구소가 2017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보존원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산림청 등의 예산 지원을 받아 한라수목원 인근 1만6774m²를 매입하고 먼저 고산식물원 조성에 착수해 최근 외형을 갖췄다. 한라산연구소는 고산식물의 활착에 토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식물 종에 따라 토양을 달리하면서 자생지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었다. 송이층의 두께는 물론이고 화산회토의 성질까지 감안하면서 세밀하게 작업했다. 이 덕분에 인공 증식한 고산식물을 이식한 지 불과 1년 이내에 개화까지 성공시켰다. 인위적인 고산식물원 조성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학계와 관련 기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지역은 식물 종 다양성 분야에서 다른 지역의 추종을 불허한다. 제주지역 자생식물 2000여 종 가운데 멸종위기, 희귀, 특산 식물은 400여 종에 이른다. 난대성, 아열대성 식물이 많이 자생하기 때문이다. 10여 년 동안 희귀 특산 식물을 인공적으로 증식한 연구 결과는 보존원 추진의 밑거름이 됐다. 이 보존원은 고산식물원, 양치식물원, 관목원 등 크게 3개 영역으로 조성된다. 제주지역 희귀 특산 식물 33종 8500여 그루가 식재될 예정이다. 한라산연구소 고정군 수목시험과장은 “고산식물원은 일반인이 쉽게 접하지 못한 멸종위기, 희귀 식물에 대한 교육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멸종 위기에 놓인 식물의 종 보존은 생물 종 다양성뿐만 아니라 미래 인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식물 가치 연구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산 소주의 중국 수출이 순항하고 있다. 제주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한라산(대표 현재웅)은 지난달 ‘한라산물 순한소주’ 8만4000병(360mL)과 ‘허벅술’ 504병(720mL)을 중국에 수출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 들어 매달 선적이 이뤄지면서 지난달까지 한라산물 순한소주 14만7000병이 중국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전체 중국 수출 물량 23만1000병의 64%에 이르는 수준이다. 제주산 소주의 중국 수출은 2008년 4만 병을 시작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수출금액은 33억1500만 원을 기록했다. 제주산 소주는 중국 상하이(上海) 지역 유통업체인 상하이카르마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 교포사회에서 인기를 끌다가 최근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유통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제주산 소주는 초반 식당 위주에서 대형 할인마트로, 상하이 지역에서 점차 내륙으로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화산 분출로 형성된 오름(작은 화산체) 정상에 오르면 대부분 한쪽이 터진 말발굽 형태의 분화구를 확인할 수 있다. 분화구 위쪽 능선을 한 바퀴 도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중에서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해발 456m·천연기념물 제444호·사진)은 특별하다. 능선 경사도가 밋밋한 다른 오름과 달리 분화구 능선에 9개의 봉우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육지지역 산악 능선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9개 봉우리를 모두 탐방할 수 있는 ‘2013 거문오름 국제트레킹대회’가 세계 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위원회(위원장 강만생) 주최로 7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트레킹 코스는 탐방안내소∼용암 협곡∼알오름 전망대∼숯가마 터∼화산탄∼수직 동굴∼탐방안내소 구간으로 9개 봉우리를 모두 경험하는 태극길 10km, 탐방안내소∼숯가마 터∼가시딸기 군락지∼뱅뒤굴∼웃밤오름∼경덕원 구간인 용암길 5km 등 2개 구간에서 펼쳐진다. 매일 오후 1시 이전에 출발해야 한다. 산나물과 꽃, 나무 등 식물 채취가 금지되고 탐방로 훼손에 영향을 미치는 등산용 스틱을 사용할 수 없다. 대회가 끝나면 종전처럼 사전 예약제가 실시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제주맥주’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다. 제주도는 당초 프리미엄급 제주맥주를 대량 생산해 국내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사업자가 없어 수포로 돌아갔다. 전략을 수정해 소량 판매로 전환하고 맥주 생산 및 판매사업을 제주도개발공사가 맡기로 했다. 제주맥주는 24일부터 제주시 연동 전용 영업장(396m²)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2010년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의 하나로 선정돼 ‘제주지역맥주 상품개발 및 사업화’ 과제를 수행한 후 3년 만이다. 2일 오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제주도개발공사 맥주 생산공장은 시판을 앞두고 맥아(麥芽) 제조와 발효, 숙성탱크를 오가는 연구원들의 발길로 분주했다. 시험 추출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켜 보니 국내 시중 맥주와는 달리 강한 맛이 느껴졌다. 현소양 연구원은 “제주에서 개발한 맥주용 신품종 보리인 ‘백호’에서 맥주의 질을 결정하는 맥아를 만들었다”며 “국내 맥주제조회사가 수입하는 외국 맥아에 비해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제주를 담은 맥주 탄생 제주맥주의 특징은 제주산 보리와 지하수를 사용하고 자체 생산한 맥아로 양조한다는 점이다. 맥주 제조에 필요한 물(80%), 맥아(15∼20%), 호프(0.1%) 가운데 외국에서 수입한 고급 호프를 제외하고는 순수 제주산이다. 부드러운 맛의 필스너, 감귤향이 나는 미국 스타일의 페일 에일, 진한 맛을 가진 영국 스타일의 스트롱 에일, 흑맥주인 스타우트 등 4∼6종이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에게 선을 보인다. 알코올 함량은 4.5∼6.5%. 초기에 판매하는 병맥주는 살균 처리하는 일반 병맥주와는 달리 효모가 살아있어 유통기간이 정해진다. 제주맥주 브랜드는 ‘제주의 정신(spirit), 자연’ 등을 담을 ‘제스피(Jespi)’(사진)로 정했다. 판매가는 500mL에 5500원 선이다. 대부분 생맥주로 출시되기 때문에 영업장에서 신선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병맥주는 소량 판매를 시도한 후 점차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계절이나 특정행사에 맞춰 스페셜 맥주를 제조해 한정 판매한다. ○ 지역맥주 성공의 시험대 제주도개발공사는 먹는 샘물인 ‘삼다수’로 일군 성공신화를 맥주에서도 재연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지역맥주, 하우스맥주 등으로 불리는 소규모 맥주인 제주맥주는 주세법에 따라 대형할인매장은 물론이고 일반 음식점 등지에서 판매가 불가능하고 다른 지역으로 유통도 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3차례 공모에도 민간사업자 참여가 불발되면서 연간 생산량은 당초 1만5000kL에서 100∼500kL로 대폭 줄었다.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단지에 대량생산을 위해 마련한 맥주전용 공장 용지는 터파기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소비자의 입맛을 잡지 못한다면 제주맥주가 이색적인 관광 상품의 하나로 등장했다가 소멸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 강경구 제주지역 맥주사업추진 태스크포스(TF) 팀장은 “현실적인 제약은 많지만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신선하고 독특한 맥주를 준비했다”며 “일반 시중 맥주와 차별화해 국내 처음으로 지역맥주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시판일인 24일부터 이틀 동안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에서 ‘제스피 재즈 페스티벌’을 열어 세계 맥주와 비교시음, 블라인드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야생 노루(사진) 포획이 공식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제주지역 농촌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제주도는 노루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3년 동안 포획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해 1일부터 시행했다. 포획 허가 지침을 따로 마련해 농민들이 직접 노루를 잡을 수 있도록 했다. 농가는 노루 포획 신청을 위해 각종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달부터 콩 등의 새순이 나오기 시작하면 노루들이 헤집고 다닐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포획 허가 지역은 해발 400m 이하 피해 농경지 주변이다. 노루 피해를 입은 농가가 해당 지역 이장, 동장의 확인을 받고 포획 허가를 신청하면 담당 공무원이 피해현장을 확인한 뒤 관할 행정시에서 기간과 수량 도구 등을 결정해 포획을 허가한다. 수렵단체 등에 의뢰해 대리포획을 요청할 수 있다. 대리포획에 따른 비용은 행정기관에서 부담한다. 포획 수단을 놓고 가장 논란이 컸다. 제주도는 총포를 비롯해 생포틀 등으로 제한했다가 ‘올무’를 추가했다. 노루 출현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올무를 사용해야 효과적으로 포획할 수 있다고 농민들이 강력히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무에 걸려 죽은 노루들이 올레길이나 오름 등반로에 노출되고 부패에 의해 악취가 날 것이 예상된다. 야생생물관리협회 관계자는 “단속을 벌인다고 하지만 허가받지 않은 올무를 일일이 가려낼 수 없어 합법을 가장한 노루 불법 포획이 성행할 수 있다”며 “올무에 걸린 노루가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이나 오소리 등 다른 동물이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루를 잡은 사람은 5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며 행정당국과 상의해 자가 소비하거나 지역 주민에게 무상으로 주거나 소각 매립할 수 있다. 상업적으로 거래하는 것은 금지된다. 제주도 한상기 환경자산보전담당은 “허가지역을 벗어나 노루를 포획하거나 허가 없이 올무를 설치하는 등 불법 포획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며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가장 좋은 노루 포획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야생 노루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멸종위기에 놓였으나 1987년부터 먹이 주기, 밀렵 단속, 올가미 수거 등 다양한 보호 활동을 펼치면서 개체수가 늘어 1만77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작물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적정 개체수는 3300마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28일 오후 3시경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해안에서 100여 m 떨어진 바다. 돌고래 50여 마리가 무리지어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의 배에서 포착됐다. 김현우 연구사 등 2명은 서둘러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했다. 서귀포시 성산포항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받다가 22일 이탈한 돌고래 ‘D-38’(일명 삼팔이)이 이 무리에 합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사 등은 사진에 찍힌 돌고래들의 등지느러미의 모양과 혈관 줄기, 상처를 분석한 결과 ‘삼팔이’를 찾아냈다. 돌고래 등지느러미는 사람의 지문처럼 개체마다 다르다. 김 연구사는 “삼팔이가 2010년 포획된 후 공연을 오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돌고래 무리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팔이는 ‘춘삼이’와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앞바다에서 정치망 그물에 걸려 포획된 후 공연 등을 하다 법원의 방류 판결을 받아 올해 4월 풀려났다. 삼팔이는 춘삼이, 서울대공원에서 이송된 ‘제돌이’와 야생 적응훈련을 받다가 최근 찢어진 가두리 그물을 통해 빠져나갔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섬 속의 섬’ 관광지로 유명한 제주시 우도에 관광객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전기자전거가 처음 등장했다. 전기자전거가 주목을 받는 것은 사륜구동오토바이(ATV)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ATV는 굉음을 내며 도로를 질주해 우도 주민들의 원성을 사왔다. 해수욕장으로 들어가 마구 헤집고 다닐 뿐만 아니라 각종 사고의 주범으로 꼽혔다. ATV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우도나린섬투어(대표 강남철)는 기존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ATV 30여 대를 모두 처분했다. 최근 전기자전거 40대를 들여와 시범운행을 하고 있다. 바퀴가 세 개인 전기자전거는 1명이 운전을 하고 뒷좌석에 2명이 탈 수 있는 구조다. 최고 속력은 시속 20km 내외로 전기구동을 하거나 페달을 밟아 움직인다. 한 번 충전으로 3시간가량 유지가 가능해 우도 해안선 17km를 도는 데 충분하다. 강 대표는 “ATV사업에 주민들의 불만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부상 사고도 끊이지 않아 그동안 골치가 아팠다”며 “전기자전거를 주문 제작해 시험 가동한 결과 소음이 적고 안전성도 높아 관광객들이 우도의 비경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데 제격이다”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다음 달 1일부터 2∼3시간에 2만9000원의 임대료를 받고 전기자전거를 운행할 계획이다. 현재 우도에서는 ATV 80여 대가 운행되고 있으며 주민들과의 마찰도 여전하다. 골프 전동카트는 사고 위험이 많아 2011년 말 대대적인 단속으로 모두 운행을 중단했다. 우도면 김철수 서광리장은 “우도는 걸어서 돌기에는 다소 힘들고, 도로가 협소해 차량 통행에 문제가 많은데 전기자전거는 친환경 교통수단이어서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라산 정상 백록담의 검붉은 화산탄 바위에서 순백의 꽃이 피어났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인 암매. 마치 화산탄 바위가 토해낸 진주처럼 하얀 꽃이 빛났다. 하지만 최근 확인한 암매 자생지 주변은 화산 토양이 계속 무너지고 있어 생존이 위태위태했다. 암매는 국내에서 제주도, 그중에서도 한라산 정상에서만 자생한다. 언뜻 보기에 풀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나무. 키가 2, 3cm에 불과해 세계적으로 가장 키 작은 나무로 알려졌다. 암매는 빙하기에 남하해 한라산에 터를 잡은 식물로 제주 섬이 과거 한반도와 붙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은 모두 9종으로 이 가운데 암매를 비롯해 나도풍란 만년콩 죽백란 풍란 한란 등 6종이 제주에 자생한다.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식물전문가 등과 함께 자생지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탐사에 나섰다.○ 기로에 선 멸종위기 식물 제주 서귀포시 돈내코 계곡은 상록수가 울창한 곳으로 다양한 희귀식물이 자생한다. 만년콩을 찾아 나섰다. 연중 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물웅덩이를 지나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올랐다. 서 있기 힘든 경사도에서 30∼40cm의 만년콩이 눈에 들어왔다. 꽃이 개화를 앞두고 있어서 귀한 열매를 조만간 맺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만년콩 주변 흙이 무너지고 있어서 언제 사라질지 걱정이 앞섰다. 서귀포시 상효동 죽백란 자생지 복원은 수포로 돌아갔다. 2008년 인공적으로 증식한 죽백란 500여 그루를 자생지에 심었으나 지금은 한 그루도 찾아볼 수 없다. 인공 식재 이듬해부터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으나 곧바로 무분별한 도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나도풍란과 풍란의 자생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성산일출봉 암벽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육안으로 관찰하기 힘들었다. 서귀포시 효돈천 하류인 쇠소깍 주변의 소나무에 인공 식재한 나도풍란에 꽃이 맺힌 모습만 관찰이 가능했다. 만년콩 자생지 부근의 한란 자생지는 그마나 보존이 제대로 이뤄졌다. 무분별한 도채와 남획 등으로 자취를 감췄던 한란이 극진한 보호 끝에 되살아난 것이다. ‘제주의 한란’은 1967년 단일 식물종으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 제191호로 지정됐다. 최근 한란 자생지 주변에 보호철책을 설치하고 무인경비 시스템을 가동해 겨울철 은은하게 퍼지는 한란의 향을 맡을 수 있다.○ 체계적인 관리 필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식물은 법정 보호종이지만 여러 차례 명칭이 바뀌면서 혼선을 주고 있다. 1989년 특정야생동식물을 처음 지정한 이후 1998년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보호야생동식물, 특별보호대상 멸종위기 야생식물 등으로 구분돼 오다 2005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로 정리됐다. 하지만 산림청에서도 희귀식물을 따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불법 채취에 대해 야생동식물보호법, 문화재보호법 등으로 중복 적용을 하기도 한다. 정부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 국제 규격에 맞춘 적색목록(Red List)을 최근 마련했지만 지역 전문가의 지원 없이 기존 자료를 취합, 정리한 수준으로 재정립이 필요한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멸종위기 식물에 대한 관리와 감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무단, 불법 도채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제주도 한라산연구소 고정군 수목시험과장은 “귀중한 식물자원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멸종위기종관리위원회’ 등을 만들어 통일된 체계 속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4·3사건을 기리는 국가 추념일 지정이 눈앞에 다가왔다. 제주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매년 4월 3일을 제주4·3사건 희생자 추념일로 정하도록 부대의견을 단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하고 본회의로 넘겼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은 다음 달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잔디의 푹신함은 마치 두꺼운 양탄자 위를 걷는 느낌을 줬다. 신발을 벗었다. 이제 막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버뮤다 잔디’의 촉감이 느껴졌다. 버뮤다 잔디는 여름 땡볕에 잘 자라고 습기에 강해 제주지역 골프장이 선호하는 품종이다. 이 잔디의 새싹이 간지럽기도 했지만 온몸에 땅의 기운이 전해졌다. 2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중문골프장.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가 운영하는 중문골프장 측이 감성 프로그램으로 내놓은 ‘달빛 걷기’ 행사가 펼쳐졌다. 평소 출입이 쉽지 않은 골프장을 무료로 개방해 누구나 마음 놓고 걷도록 한 것이다. 이날 오후 7시 관광객과 제주지역 주민 등 30여 명이 10번홀에서 출발했다. 골프장 직원이 인근 오름(작은 화산체)인 군산에 대해 설명하는 사이 14번홀에 도착했다. 절벽,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15번홀에 도착하자 해안 경관이 절정에 달했다. 자연이 정교하게 빚은 절벽과 중문해수욕장, 제주컨벤션센터 등이 조화를 이룬 중문관광단지 해안 절경에 참가자 사이에선 탄성이 절로 나왔다. 맨발로 코스를 걸은 홍희정 씨(35·인천 부평구)는 “우연히 소문을 듣고 참가했는데 마치 제주의 숨겨진 보물을 마주한 느낌”이라며 “구름에 가려 달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관광객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15번홀에서 소망을 담은 ‘풍등 날리기’ 행사를 비롯해 시낭송, 사랑의 퍼팅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16, 17번홀을 거쳐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오기까지 거리는 3km 정도로 1시간 반가량 걸린다. 행운이 따르면 바다에서 무리 지어 유영하는 돌고래도 볼 수 있다. 매주 금요일 일몰 30분 전 골프장에 도착하면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처음 운영된 이후 1400여 명이 참가했다. 한국관광공사 김흥락 제주지사장은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녹색 잔디를 여유롭게 산책하는 기분은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며 “중문관광단지의 대표적인 야간 감성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 문의 1688-5404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해안 어장에 감태를 이식해 바다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 성공을 거뒀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마을어장 수심 5m에 설치한 인공어초 30개에서 감태가 안정적으로 성장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원 측은 지난해 11월 말 1년생 감태 400개체를 이식한 후 지난달 말 확인한 결과 이식 당시 15∼20cm에서 6개월 만에 40cm 이상 크기로 자랐다. 감태를 이식한 인공어초는 정육각형인 콘크리트 받침 구조로 높이 2m, 무게 1.8t이다. 인공어초에 로프를 연결해 감태를 이식했다. 로프에 이식한 감태가 무성하게 자라면서 해양생물의 산란, 서식 장소로 변모했고 돌돔, 능성어 등 고급 어류까지 몰려오는 등 어장 생태계가 살아났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홍성완 박사는 “이번 신형 인공어초를 이용한 감태 이식의 성공으로 갯녹음 현상을 없애는 것은 물론이고 기능성 물질 추출, 양식 전복 먹이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는 감태의 대량 생산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다음 달 방류할 예정인 남방큰돌고래 3마리 중 한 마리가 가두리 시설을 탈출해 바다로 갔다. ‘제돌이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와 동물자유연대 등은 제주 서귀포시 성산포항 임시 가두리 시설에 수용된 돌고래 ‘D-38’이 22일 가두리 시설을 빠져나갔다고 23일 밝혔다. ‘D-38’은 이날 오전 8시경 사육사가 주는 먹이를 먹은 뒤 3시간 여후에 가두리 밖에서 해조류를 갖고 장난치는 모습이 확인됐다. 사육사 등이 먹이를 갖고 유인했으나 조업을 나서는 갈치잡이 어선을 따라 항구를 빠져나간 뒤 행적을 감췄다. 나머지 돌고래 2마리는 가두리에 남아 있는 상태. 가두리 시설을 점검한 결과 수중 그물망 밑 부분에 30cm가량 찢어진 곳을 통해 ‘D-38’이 바다로 나간 것으로 보인다. 20일 제4호 태풍 ‘리피(LEEPI)’의 간접 영향을 받아 가두리 시설 그물이 바위에 찢긴 것으로 추정된다. 돌고래방류 책임을 맡고 있는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D-38은 먹이 섭취나 활동이 가장 활발했기에 야생에 잘 적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D-38은 길이 2.5m, 무게 180kg 정도로 제주시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돼 쇼 공연 등을 하다 대법원의 돌고래 몰수 및 방류 판결을 받아 올해 4월 풀려났다. 이후 함께 풀려난 돌고래 ‘춘삼이’, 서울대공원에서 지난달 이송된 ‘제돌이’ 등과 함께 직경 30m의 성산포항 가두리 시설에서 야생적응훈련을 해 왔다. 제돌이 등 2마리는 다음 달 방류될 예정이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9일 오전 11시 반 제주 제주시 연동 제주신라면세점. 낮 시간인데도 중국인 관광객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중국인 특유의 큰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손에는 쇼핑한 물품으로 가득했다. 이 면세점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주요 고객이 일본인에서 중국인 관광객으로 바뀌었고 저녁마다 장사진을 이룬다. 담배를 좋아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정문 입구에 흡연 장소를 따로 마련했으며 쇼핑 안내문도 대부분 중국어로 돼 있다. 제주신라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호황을 누리자 기존 지상 4층 건물을 6층으로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을 대거 고용했다”며 “화장품, 시계 등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상품을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외국인면세점 대기업 독식 제주지역 외국인 면세점은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등 대기업 계열 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 면세점 매출액은 2011년 2133억 원에서 지난해 3286억 원으로 54%가량 늘었다. 이들 면세점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자 영업장을 확장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주차장 확보를 조건으로 증축을 허가받았고 롯데면세점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롯데제주호텔 영업장을 확장한 데 이어 제주공항과 가까운 제주시내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면세점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들 면세점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면서도 카지노와 달리 관광진흥기금조차 내지 않는다. 제주도의회 강경식 의원은 “제주지역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대기업 면세점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수익은 고스란히 역외(域外)로 유출되고 있다”며 “지방공기업이 외국인면세점 운영에 참여해 수익을 제주관광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성 없는 면세점 전쟁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면세점 사업에 제주관광공사,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공기업은 현재 제주에서 내국인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구매액(1인당 400달러 이내), 품목 등에서 제한을 받고 있어 외국인관광객이 늘어남으로써 얻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 주관 관광서비스 간담회에서 외국인 면세점을 허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공사 측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제주도와 공사에서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마케팅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증가 혜택이 대기업 면세점에 집중돼 경제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일 취임한 김한욱 JDC 이사장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JDC 면세점의 매출은 정체 상태에 있다”며 “구매액 제한을 받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들여올 수 있는 시내면세점 추진은 물론이고 면세점 운영체계 등을 대폭 손질하겠다”고 말했다. 면세점 추가 설치에 따른 타당성을 정부 측에 제시하는 등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11년 104만 명에서 지난해 168만 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JDC 내국인 면세점 매출액은 2011년 3383억 원, 지난해 3427억 원이고 제주관광공사 내국인면세점 매출액은 2011년 425억 원에서 지난해 403억 원으로 오히려 22억 원이 감소했다. 제주도 이명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공기업이 외국인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 측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관광개발사업 승인 이후 14년 동안 수차례 사업주가 바뀌며 정상 추진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제주시 오라관광지구가 새 주인을 맞았다. 중국 투자기업이 땅을 매입하고 적극적인 개발 의사를 보여 성사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열린 제주 투자설명회에서 헤이룽장(黑龍江) 성 국영기업인 농간총국이 민간기업인 용생개발과 함께 오라관광지구에 66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 중국 기업은 오라관광지구에 호텔, 골프장, 콘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국 투자 기업이 나서면서 1999년 관광지구로 지정된 이후 진척이 없었던 오라관광지구가 제대로 빛을 볼지 지역 관광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라관광지구는 개발사업면적이 199만 m²에 이른다. 제주시 도심과 인접해 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한라산,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였던 곳이다. 관광지구 지정 당시 개발사업주는 쌍용건설과 유일개발, 오라목장토지주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형태였다. 하지만 쌍용건설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자금난을 겪다가 2004년 자회사인 유일개발의 지분을 ㈜지앤비퍼시픽에 넘기면서 컨소시엄은 깨졌다. 이후 땅 소유권과 개발사업권은 2005년 7월 당시 다단계 판매기업으로 유명했던 JU그룹(회장 주수도) 계열사인 알바스트로개발㈜로 넘어갔지만 사기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주 회장이 구속되면서 투자 기업이 사실상 공중분해됐다. 이후 극동건설이 사업권을 인수했으며 웅진그룹이 극동건설 대주주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극동건설은 골프장과 호텔 등 야심 찬 계획을 세웠으나 웅진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결국 무산됐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