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의 공동성명에서 미측 요구로 ‘주한미군의 현 수준 유지’ 표현이 빠진 것을 두고 방위비와 연계한 미군 감축이 현실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증액안(1년 계약 13억 달러)을 관철시키기 위해 미군 병력의 감축카드를 꺼내어 방위비 파상 공세에 나설수 있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워 “더는 한국에 호구가 되지 않겠다”면서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축소·중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9개월 주기로 미 본토에서 한국에 배치되는 미 전투여단(약 5000여명)을 빼는 방식으로 감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7월 본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의 감축·철수를 관철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미 의회가 주한미군을 현 수준(2만 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방수권법(NDAA)를 통과시켰지만 군 통수권자의 헌법적 권한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의 방위비와 연계한 미군 감축 압박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은 ‘70년 혈맹’이자 역내 안보의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이라고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걸핏하면 ‘돈 문제’로 한반도 방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미군 감축을 거론하는 자체가 한미동맹에 균열을 자초하는 행위라는 것. 군 관계자는 “미국이 방위비 문제로 미군 감축을 자꾸 내비치면 한국 국민들의 대미 여론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아울러 북한은 물론이고 주변국에 동맹이 이완됐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전혀 거론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같이 말하면서 “정부는 상호 수용 가능한 합리적 분담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대선 등)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조속한 시일 내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워싱턴에서 14일(현지 시간) 제52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진행한 뒤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국방장관 공동 기자회견이 갑자기 취소됐다. 기자회견을 불과 몇 시간 남겨놓은 시점에 미 측의 요구로 전격 취소된 것이어서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다. 당초 서욱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펜타곤에서 SCM을 가진 뒤 낮 12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양국 장관의 의장대 사열이 시작되기 직전인 오전 8시 반경에 공동 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주미 대사관 측은 “에스퍼 장관이 미국 측의 사정으로 인해 공동 기자회견을 취소하게 된 것에 대해 우리 측에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SCM에서 양국 장관 공동 기자회견이 돌연 취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양국 장관은 SCM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주요 합의 내용 등 공동 보도문을 발표하면서 공고한 동맹을 재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왔기 때문이다. 매년 서울과 워싱턴에서 번갈아가며 열리는 SCM은 한미 국방장관이 참가하는 한미 국방 분야 최고위급 협의체로, 이번 SCM은 서 장관의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SCM의 ‘하이라이트’ 격인 공동 기자회견이 갑자기 취소된 것은 최근 10여 년간 본 적이 없다”면서 “뭔가 공개하지 못할 사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과 외교당국은 에스퍼 장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미국이 미 대선(11월 3일)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은 이번 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집중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작권 전환 후 한국군이 주도할 미래연합사령부의 검증 일정이 늦어져 문재인 대통령 임기(2022년 5월) 내 전환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한국 측은 전환 작업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미 측과 조율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한미 합참의장은 13일 북한이 당 창건 열병식(10일)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다탄두 여부 등 실체 규명에 협력하고 도발 대비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원인철 합참의장(공군 대장)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육군 대장)은 이날 화상으로 개최한 제45차 한미 군사위원회(MCM)에서 북한의 신형 ICBM 분석 결과를 공유하는 등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했다. 올해 MCM은 밀리 의장 등 미군 수뇌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양측은 북한의 신형 ICBM이 화성-15형보다 큰 이동식 ICBM으로 보이지만 다탄두 장착 가능성 등은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ICBM의 시험 발사 동향 파악에 한미 감시 역량을 집중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또한 양측은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4형)은 신형 잠수함(4000∼5000t) 탑재용으로 판단하고 미 대선(11월 3일)을 겨냥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논의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작권 전환 후 한국군이 주도할 미래연합사 검증 훈련이 연기되면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2022년 5월)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원 의장은 밀리 의장에게 전환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적극 협력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 빌보드 차트를 잇달아 석권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군 입대를 미루고 당분간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병무청이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병역 연기를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한 병역 특례(군 면제)는 아니지만 또 다른 ‘병역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병무청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 업무 보고 자료에서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의 징·소집 연기 등을 골자로 한 병역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자에 대해 (병역을) 연기하되, 품위를 손상한 자에 대해선 연기 취소를 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대중문화예술 활동 보장으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자는 취지라는 병무청의 설명을 두고 사실상 ‘BTS 병역 연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모종화 병무청장은 국감에서 “(대중문화예술 우수자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는 연령은 (입영 연기 가능 연령의) 상한선까지는 고려 중”이라면서 “상한선으로 해서 입영을 연기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병역법상 입영 연기는 만 30세를 초과할 수 없다. 모 청장의 언급대로 개정안이 확정되면 BTS는 만 30세까지 입대를 미루고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병무청은 BTS의 ‘병역 면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대중문화예술 분야는 병역 특례 대상에서 제외하는 현 규정을 고수하겠다는 것. BTS에 대한 입영 연기 허용이 또 다른 ‘병역 특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모 청장은 이날 국감에서 “형평성 문제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높은 수준의 (입영 연기) 추천 기준을 만들겠다”면서 “(구체적 기준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문체부,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 빌보드 차트를 잇달아 석권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군 입대를 미루고 당분간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병무청이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병역 연기를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한 병역 특례(군 면제)는 아니지만 또 다른 ‘병역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병무청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 업무 보고 자료에서 “대중문화예술분야 우수자의 징·소집 연기 등을 골자로 한 병역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부 장관의 추천자에 대해 (병역을) 연기하되, 품위를 손상한 자에 대해선 연기 취소를 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대중문화예술 활동 보장으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자는 취지라고 병무청의 설명을 두고 사실상 ‘BTS 병역 연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행 병역법 60조는 고교 이상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 연수기관에서 정해진 과정을 이수중인 사람, 국위선양을 위한 체육분야 우수자에 대해서만 최장 28세까지 입영 연기를 허용하고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입영 연기 대상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를 추가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BTS 멤버들도 28세까지 군 입대를 연기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병무청은 BTS의 ‘병역면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대중문화예술 분야는 병역특례 대상에서 제외하는 현 규정을 고수하겠다는 것. 앞서 정치권 일각에서 BTS의 병역 특례 필요성이 잇달아 제기된데 이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감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BTS에 대한 입영 연기 허용이 또 다른 ‘병역특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BTS의 성과와 무관하게 대중적 인기가 높다는 이유로 군 입대를 늦추도록 하는 것은 병역 형평성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케이팝 위상을 높였다는 이유로 법을 바꿔서까지 입대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논란 여지가 있다‘, ”입대를 앞둔 20대 사이에선 과도한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모종화 병무청장은 이날 국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입영연기) 추천 기준을 만들겠다“면서 ”(구체적 기준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문체부,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대중문화예술 분야에 연기 혜택을 주면 다른 예술 분야도 똑같이 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차별이란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편 모 청장은 ”인기가수로서 국민을 기만하고 병역을 면탈해 국민적 공분을 산 스티브 유(가수 유승준)의 입국 금지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승준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않다. 한국 사람이 아니고 미국 사람“이라며 ”그의 입국금지 조치가 풀린다면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장병들이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씨는 2002년 병역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한국 입국을 제한받자 소송 끝에 올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한 바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열병식(10일)에서 다탄두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4형)을 공개한 뒤 수년 내 미국, 중국, 러시아에 버금가는 핵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조만간 핵탄두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ICBM 실전 배치를 위한 ‘최종 관문’을 통과해 핵무장력을 극대화하는 궤도에 들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탄두 ICBM이 실전 배치돼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려면 핵탄두 소형화가 필수적이다. 강력한 핵탄두를 작게 만들수록 더 많은 탄두를 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급 핵탄두를 300kg 안팎까지 소형화한 미국, 중국, 러시아의 경우 ICBM과 SLBM에 최대 10기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현재 북한의 핵 소형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군과 정보당국은 ‘상당한 수준’이란 입장이지만 8월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소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군 안팎에선 화성-14(ICBM급)·15형(ICBM)에 실을 수 있는 600kg급 핵탄두를 개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화성-14·15형보다 탑재 중량이 3배가량 늘어난 걸로 추정되는 신형 ICBM에는 최대 3발까지 실을 수 있다는 얘기다. 6차 핵실험에 사용한 수소폭탄급 핵탄두(최소 50kt, 최대 140kt)를 이런 정도까지 소형화했다면 신형 ICBM 한 발에 최소 150kt, 최대 420kt의 핵무장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다탄두 ICBM 전력화의 핵심 요소다. 핵탄두를 실은 재진입체(RV)가 대기권을 지나 하강할 때 음속의 20배, 최대 섭씨 1만 도의 마찰열을 견디고 목표 지점에 투하돼야 ICBM의 실전 운용이 가능해지기 때문. 현재로선 화성-14·15형의 고각(高角) 발사만 실시한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완성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북한이 화성-14·15형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로 ICBM용 재진입체 완성에 바짝 다가섰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다탄두 추정 ICBM을 공개한 것은 재진입 기술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라며 “머잖아 이를 과시하고 증명하기 위한 ICBM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공개한 것에 대해 매우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의 외교안보 담당 앨릭스 워드 기자는 11일(현지 시간)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ICBM, 북한 국내에서 생산된 트럭 발사대 및 그 밖의 것들이 공개된 북한의 미사일 퍼레이드에 아주 화가 나 있다”고 밝혔다. 사안을 잘 아는 여러 소식통에게 들었다며 “대통령이 백악관 당국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북한이 최대 600kg급 핵탄두를 3개까지 싣고 워싱턴, 뉴욕 등 미국 동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세계 최대 이동식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10일 전격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위적 핵억제력 보유’와 ‘보복 핵타격’을 시사해 미국에 대한 압박을 노골화했다. 2018년부터 3년간의 비핵화 협상 동안 시간을 벌면서 오히려 핵타격 능력을 증강시켜 왔음을 드러낸 것. 김 위원장이 북-미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핵미사일 시험 중단(모라토리엄)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이미 지난해 선언한 만큼 신형 ICBM 시험발사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날 0시부터 2시간여 진행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을 일반에 공개한 것은 2018년 2월 화성-15형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길이가 2m 이상 늘어나 최대 24m에 달한다. 군 관계자는 “화성-15형의 바퀴 9축짜리 이동식발사차량(TEL)보다 바퀴 축이 2개 더 늘어난 11개(좌우 총 22개)짜리 TEL로 운반해야 할 만큼 세계 최대급의 ‘괴물 ICBM’을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과 같은 액체연료 ICBM이지만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크게 늘어났고 동시다발적 핵 타격이 가능한 다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 소식통은 “페이로드(탑재중량)가 화성-15형(600kg 추정)보다 최대 3배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신형 ICBM을 ‘화성-16형’으로 명명한 뒤 시험발사 등 전력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열병식에선 기존 북극성-3형보다 사거리가 늘어나고 역시 다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도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한다면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대남 타격 무기인 초대형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미사일인 KN-23 등 신형 전술무기도 대거 공개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북한 열병식과 관련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고 있는 것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뉴욕=유재동 특파원}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규모에서 가장 최근에 공개한 ICBM인 화성-15형은 물론이고 미국 러시아 중국의 ICBM과 비슷하거나 능가하고, 다탄두 성능까지 갖춘 ‘초대형 괴물 ICBM’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미사일”(미 국익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 “이번 미사일은 괴물”(멀리사 해넘 스탠퍼드대 열린핵네트워크 연구원) 등의 반응이 나왔다. 고이즈미 유(小泉悠)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특임조교는 NHK에 “복수의 탄두를 실은 신형 미사일은 요격이 힘들다는 점에서 북한은 미국에 대해 일정한 핵 억지력을 가진 걸로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ICBM의 1단 추진체는 화성-15형에 사용된 액체연료(백두산) 엔진 2개를 배로 늘려 4개를 클러스터링(결합)했고, 2단 추진체는 지난해 말 평북 동창리에서 두 차례 연소시험을 한 새 액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1단 엔진 개수가 늘어나고, 2단 엔진도 신형으로 바뀌면서 연료·산화제 주입량이 늘어나 덩치도 커진 것.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신형 ICBM의 무게는 100t에 이를 것”이라면서 “화성-15형이 실리는 9축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은 하중을 견디지 못해 11축형 TEL을 개발해 실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신형 ICBM의 탄두 탑재 중량을 1.5t 이상으로 보고 있다. 엔진 추력 등을 감안할 때 화성-15형(600kg 추정)의 최대 3배에 달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화성-15형도 뉴욕과 워싱턴 인근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형 ICBM은 사거리보다 탄두 중량 확대에 치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3개의 핵탄두로 미 본토를 타격하는 다탄두 ICBM으로 봐야 한다는 것. ‘복수의 표적에 동시 다발적 핵 타격이 가능한 미국 중국 러시아의 다탄두(MIRV)’ ICBM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각각의 탄두를 서로 다른 표적에 정밀 유도하는 후추진체(PBV)가 신형 ICBM에서 구체적으로 관찰되지 않고, 북한의 현 기술로도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 신형 ICBM에는 ‘동일 표적에 여러 발의 핵탄두를 쏟아붓는 다탄두(MRV)’ 기능이 적용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군 관계자는 “MRV형 다탄두 ICBM도 가짜 탄두(디코이)를 섞어 쏠 경우 요격이 힘들다”고 말했다. 신형 ICBM이 액체연료 ICBM으로 판단되면서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 기술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다. 고체연료 ICBM은 연료 주입 없이 즉시 발사할 수 있어서 사전 포착이 힘들고 요격 대응 시간도 단축돼 더 위협적이다. 장 교수는 “고체엔진 개발이 힘든 상황에서 탄두 중량을 키운 다탄두 ICBM을 액체엔진으로 만들다 보니 신형 ICBM이 괴이할 정도로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형 ICBM의 크기 때문에 진위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옛 소련처럼 ICBM 기술을 과장하려는 북한의 위장전술로 분석하면서 신형 ICBM의 1단 추진체의 지상시험 증거가 없다는 점 등을 주목했다. 앙킷 판다 미 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열병식에서) 대형무기 모형을 사용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반면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1일 “전략무기 개발 주역인 이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원수 칭호가 수여된 점 등은 전략무기 개발의 성과에 대한 인정”이라며 ICBM이 진품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신형 ICBM의 시험 발사 등 전력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뉴욕=유재동 / 도쿄=박형준 특파원}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9일 자정부터 10일 오전 2,3시경까지 실시한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전격 공개했다. 북한이 새로운 ICBM을 공개한 것은 2017년 11월 화성-15형(ICBM) 발사 이후 이후 3년 만이다.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화성-15형과 화성-14형(ICBM급)을 공개한 이후 열병식에서 ICBM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 TV는 열병식이 끝난지 19시간 뒤인 10일 오후 7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열병식을 녹화중계했다. 신형 ICBM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규모 장비와 병력이 동원된 열병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대남타격 신종무기와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화성-14·15형에 이어 신형 ICBM 3,4기가 맨 마지막에 11축(양쪽 바퀴 합쳐서 22개)짜리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모습을 드러냈다. 화성-15형이 탑재되는 9축짜리 TEL보다 길이와 직경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화성-15형(약 22m)보다 길이는 2~3m 이상 길고, 직경도 3m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현재까지 개발한 ICBM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대폭 확장된 초대형 액체연료 ICBM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화성-15형의 사거리(1만 3000km)를 능가해 최대 1만 5000km 이상으로 미 본토 어디든 타격할수 있는 능력을 갖춰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핵탄두 탑재 중량도 800kg~최대 1t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탄두 ICBM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사일의 몸체가 커지고 탄두 부분도 확장된 만큼 최소 2,3기 이상의 핵탄두를 싣고 여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핵타격할수 있는 기종일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다탄두 ICBM을 개발했다면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핵타격할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A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극성-4A는 북극성-3형(사거리 2000km)보다 몸집이 두터워 사거리가 늘고, 다탄두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10일)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장비와 인원이 동원된 가운데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정보당국은 본행사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열병식을 한 것은 2018년 9월 정권수립 70주년 이후 2년 여만이다. 앞서 정보당국은 정찰위성 등을 통해 열병식 준비 현장에서 화성-15형이 실리는 9축(양쪽 바퀴 합쳐서18개)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이 보다 더 큰 규모의 TEL에 신형 ICBM이 실린 정황을 포착하고 동향을 주시해왔다. 이동과 함께 자체 발사 기능을 갖춘 TEL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기존에는 TEL로 ICBM을 옮기더라도 별도의 발사대로 옮겨서 쏴야 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은 것은 신형 ICBM 등을 동원해 미국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면서도 미 대선(11월 3일)를 한달도 남겨주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수위 조절로 분석된다. 앞서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과 그해 9월 정권수립일에 있었던 최근 두 차례 열병식도 모두 녹화 중계한 바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10일 새벽 대규모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10일)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장비와 인원이 동원된 가운데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정보당국은 본행사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열병식을 하는 것은 2018년 9월 정권수립 70주년 이후 2년 여만이다. 이번 열병식에선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전략무기가 대거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 화성-14·15형을 공개한 이후로는 열병식에서 ICBM을 동원하지 않았다. 신형 ICBM은 화성-14(ICBM급)·15형(ICBM)보다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기종으로 예상된다. 초대형 액체연료 ICBM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더 나아가 고체연료 또는 다탄두 탑재형 ICBM일 개연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10일이나 11일 오후에 열병식 영상을 녹화 중계할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신형 ICBM의 실체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보당국은 정찰위성 등을 통해 열병식 준비 현장에서 화성-15형이 실리는 9축(양쪽 바퀴 합쳐서18개)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이 보다 더 큰 규모의 TEL에 신형 ICBM이 실린 정황을 포착하고 동향을 주시해왔다. 이동과 함께 자체 발사 기능을 갖춘 TEL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기존에는 TEL로 ICBM을 옮기더라도 별도의 발사대로 옮겨서 쏴야 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은 것은 신형 ICBM 등을 동원해 미국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면서도 미 대선(11월 3일)이 한달채 남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수위 조절로 분석된다. 앞서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과 그해 9월 정권수립일에 있었던 최근 두 차례 열병식도 모두 녹화 중계한 바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리 정보당국이 평양 미림비행장의 북한군 열병식 준비 현장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착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화성-14, 15형과는 다른 새로운 ICBM의 공개가 유력시된다. 미국 정찰위성 등이 미림비행장에서 포착한 신형 ICBM은 화성-14, 15형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15형을 싣는 9축(양쪽 바퀴 18개) 이동식발사차량(TEL)과 비슷하거나 더 큰 TEL도 포착되어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확장된 기종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고체연료나 다탄두 ICBM일 개연성도 제기된다.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병식장에서 미 행정부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을 강조하는 연설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미 비핵화 대화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미국 대선을 약 한 달 앞두고 신형 ICBM 공개에 이어 김 위원장이 강성 발언에 나설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바지선에 실어 운반하는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기존 잠수함이나 진수를 앞둔 신형 잠수함에 장착해 발사할 가능성을 주시 중이다. 다만 북한이 당 창건일에 맞춰 ICBM이나 SLBM의 발사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박효목 기자}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할 것이 유력시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실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존의 화성-14(ICBM급)·15형(ICBM)보다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늘어나는 등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기종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인공위성 등 정보자산을 동원해 북한의 열병식 준비 상황을 시시각각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현재로선 화성-14·15형용 액체연료 엔진(백두산 엔진)을 개량하고 몸집을 키운 ICBM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최대 800kg이 넘는 핵탄두로 미 본토 어디든 때릴 수 있는 ‘초대형 액체연료 ICBM’을 전격 공개할 수 있다는 것. 평양 미림비행장의 열병식 연습 현장에서 포착된 신형 ICBM이 9축(양쪽 바퀴 합쳐서 18개) 이상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화성-14·15형에 사용된 백두산 1, 2단 엔진을 고성능으로 대체해 장착함으로써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확대한 ICBM을 제작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기술력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 연료 주입 없이 즉시 발사할 수 있는 고체연료 ICBM을 완성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얘기다. 다만 북한이 지난해 말 동창리 시험장에서 신형 엔진 연소 시험을 연거푸 진행했고, 고체연료 엔진 개발 정황이 꾸준히 포착된 만큼 ICBM급 고체연료 엔진 개발에 바짝 다가섰거나 완성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탄두(MIRV) ICBM의 공개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탄두 ICBM은 여러 발의 핵탄두를 서로 다른 표적에 투하할 수 있다. 북한이 이를 갖게 되면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 대한 동시 핵타격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다만 다탄두 ICBM의 핵심 장치는 1, 2단 추진체보다 더 오랫동안 연소하면서 각각의 탄두를 서로 다른 표적으로 정밀 유도하는 후추진체(PBV)인데 북한의 현 기술로는 개발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아직은 더 많다.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미 정찰위성에 포착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북극성-3형이거나 사거리를 더 늘린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정보당국은 기존 잠수함 또는 조만간 진수가 예상되는 신형 잠수함(4000∼5000t급 추정)에 실어서 발사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정보 당국자는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공개한 뒤 미 대선(11월 3일)을 겨냥해 SLBM을 발사하는 수순의 대미 압박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017년 4월 때처럼 열병식 직후 미사일 도발에 나설 개연성도 제기된다. 당시 북한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ICBM 등 전략무기를 최대 규모로 동원해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 열병식을 치른 다음 날 신포 일대에서 북극성-2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쐈지만 발사 후 4, 5초 만에 공중 폭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이 당 창건 열병식에 참석해 공개연설에 나설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9일 노동신문은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당 간부들이 “당 창건 75돌에 즈음하여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면서도 김 위원장은 자신의 명의로 된 ‘꽃바구니’만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만 당 창건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을 맞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다는 점에서 열병식 연설 준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와 ICBM 개발 주역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단에 거론되지 않은 것도 그가 열병식에서 대형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기재 기자}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8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의 수정·보완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2014년 한미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한 이후 군 최고 수뇌부가 전환 조건의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1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2022년 5월) 전작권 전환 의지를 내비치는 동시에 전환 작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 의장은 이날 국회의 합참 국정감사에서 “(한미) 양측이 공식 합의한 것을 가지고 (전작권 전환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면서도 “그런 조건들로 인해 전작권 전환이 요원해지거나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지연될 경우 그런 부분을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작권 전환 후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에 대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내년 전반기에 실시하자고 미측에 제의했다”며 “조속히 FOC 검증을 한 뒤 ‘×년(전환 시점)’이 정해지면 (전환 작업은 지금처럼 조건이 아니라) ‘타임베이스’로 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군이 어느 정도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전작권을 전환하겠다는 기존 합의를 수정해 전환 시점을 정해 이때가 지나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것. 국방부도 이번 SCM에서 전작권의 조속한 전환을 미국 측에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 의장이 전작권 전환 조건의 수정·보완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조건 기반의 전작권 전환이 진척이 없을 경우 조건을 완화해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 등이 검토돼야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전작권 전환의 임기 내 실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미는 전작권 전환 후 한국군이 주도하게 될 미래연합사령부에 대해 2019∼2021년까지 3단계 검증 작업을 거쳐 전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검증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전체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도 한국군 훈련 준비 태세 등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전작권 전환이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전망이 확산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SCM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전작권 전환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양측이 전작권 전환의 3개 조건 가운데 1번(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 2번 조건(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능력 확보)에 대한 평가를 조기에 끝내거나 코로나19로 지연된 미래연합사의 검증 일정을 통합 또는 단축하는 방안 등을 조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한국군의 북핵 대응력 미비 등을 이유로 조속한 전환에 부정적이어서 양측 간 이견이 노출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소식통은 “미군 지휘부는 북핵 위협 고도화 등 엄중한 안보 상황을 감안할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군이 최대한 조건을 갖춘 뒤 전작권을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방탄소년단을 포함한 대중문화예술인의 입영을 연기해주는 병역 특례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7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와 특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것에 박 장관은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순수예술이나 체육계처럼 대중문화예술인도 병역 특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가장 좋은 것은 좁은 의미의 특례(연기)”라고 했다. 최근 전 의원은 문체부 장관의 추천을 받은 사람에 대해 병무청장과 협의해 30세까지 입영을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와 관련해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병역 특례(면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활동 기간을 고려해 연기 정도는 검토를 같이 해나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이 2018년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에 오르자 병역 면제를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빌보드 핫100(싱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자 이 주장이 다시 거세졌다. 하지만 대중문화 차트의 권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모호한 데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진이 “군 입대는 한국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며 국가가 부르면 달려가 최선을 다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멤버들이 군복무를 하겠다고 이미 수차례 밝혔다. 그런데도 병역 특례 주장이 나오는 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와 관련해 6일에 이어 7일에도 “본인들이 원하는 일이 아니니 말을 아껴라”라고 당내 함구령을 내렸다.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아미도 “방탄소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핵추진 잠수함(핵잠수함) 개발에 필요한 핵연료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핵잠수함 개발 사업에 본격 적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와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에 이어 핵잠수함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임기 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첨단 전력 증강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핵잠수함 개발을 위한 한미 논의에 대해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 국익에 관한 문제이니 신중한 접근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핵잠수함 개발과 관련해 한미 간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김 차장은 지난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이를 위한 핵연료(저농축우라늄)를 미국에서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미국은 일단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연료 공급 문제 등을 포함해 핵잠수함 문제를 계속 풀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핵잠수함 개발 필요성을 밝힌 만큼 미국을 계속 설득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지난해 말부터 핵잠수함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마련에 착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이 지난달 미국 측에 핵잠수함 연료 공급을 타진한 것도 가급적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핵잠수함 도입을 위한 물꼬를 트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청와대가 7월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하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이어 곧바로 핵잠수함 도입을 위한 움직임에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선 임기 내 자주국방 ‘레거시(유산)’ 완성 프로젝트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등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하우스 대 하우스(청와대와 백악관)’ 차원에서 미국을 설득해 자주 국방력을 확충하고 미국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핵잠수함의 최대 관건인 핵연료의 안정적 확보가 일단 난항을 겪으면서 핵잠수함 개발 프로젝트가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르면 ‘양국 협의’를 전제로 미국산 우라늄에 한해 20% 미만까지 농축이 허용되지만 군사적 전용은 금지돼 있다. 원자력협정의 모법(母法)에 해당하는 미국 원자력법도 군사용 농축우라늄의 대외 판매를 불허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핵잠수함용 핵연료를 확보하려면 한미 간 새로운 틀(협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김 차장이 사전 탐색차 미국을 방문했지만 일단 이번엔 뚜렷한 성과를 못 거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문제를 풀려면 결국 한미 정상 간 담판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가 북핵 대응과 중국 견제 등 미국의 안보전략에 득이 된다는 데 양국이 합의하고, 미 대통령의 특별 행정명령 등으로 핵잠용 핵연료를 한국에 공급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것. 미국 공급이 불발로 끝날 경우 제3국에서 천연 우라늄을 가져와 독자 농축을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관련 연구와 시설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미국의 간섭과 국제기구의 사찰 등으로 득보다 실이 크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박효목 기자}

핵추진 잠수함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정부가 미국에 잠수함 운용에 필요한 핵연료를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미 정부가 일단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30년대 초반 핵잠수함을 실전 도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핵연료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 측과 상당 기간 협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중순 방미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통해 미국 측에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필요성과 계획을 설명하고 이를 위한 핵연료(저농축우라늄)를 미국에서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국 정부는 핵연료의 공급과 사용은 민감한 외교안보 사안인 만큼 유럽 국가들보다는 동맹인 미국에서 구매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의 핵 비확산 원칙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의 요청을 일단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한 본보의 질의에 “미국은 그 어떤 나라에도 핵잠수함 연료를 판매하거나 넘기지 않는다”며 “이는 미국이 갖고 있는 원칙으로, 한국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다른 동맹국들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잠수함의 연료는 우리가 한국에 판매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설치하는 데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데다 이를 운영, 관리할 전문 인력과 유지보수 장비들이 따라붙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 간 원자력 연료의 공급 및 이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한미 원자력협정은 군사적 목적의 핵연료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핵잠수함은 이 협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이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정부 관계자는 핵연료 도입 추진 여부에 대해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인 2017년 4월 대선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한 핵잠수함 도입을 언급했고, 이후 현 정부의 핵심 전력증강 사업으로 추진돼왔다. 국방부는 8월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3600∼4000t급 잠수함 3척을 핵잠수함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사실상 공개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현대전의 주력을 담당하는 전투기는 첨단과학기술의 결정체로 꼽힌다. 최고 수준의 항법·항공전자·무장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총동원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되는 F-22 스텔스기에는 ‘슈퍼 파워’ 미국의 최첨단 기술력의 정수가 고스란히 응축돼 있다. 러시아, 중국, 유럽 선진국의 전투기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전투기 개발 경쟁은 총합적 국력의 각축장이자 미래 군사력의 판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20만∼30만 개의 초정밀 부품으로 이뤄진 전투기를 제작하는 것은 웬만한 나라는 엄두를 낼 수 없는 도전이다. 최소 10년 이상 수조 내지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 투자를 비롯해 국가적 역량을 쏟아부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미국도 갖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20년 넘게 수백억 달러를 투입한 끝에 F-22를 개발할 수 있었다. 예산과 기술적 한계로 중도에 포기하거나 완성된 전투기가 기대에 못 미쳐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세계적 수준의 전투기 개발국이 손가락에 꼽힐 정도라는 현실이 높은 장벽을 실감케 한다. 우리나라가 그 장벽을 뛰어넘기 위한 도약대에 올랐다. 지난달 한국형전투기(KFX)의 시험용전투기(시제기)가 최종 조립을 시작한 것이다. 2001년 3월 김대중 대통령이 공사 졸업식에서 최신예 국산 전투기 개발을 공언한 지 근 20년 만의 결실이다. 내년 상반기에 시제기가 완성되면 5년간 수백 차례의 지상·비행 시험을 거쳐 2026년까지 KFX 전력화를 끝내는 것이 목표다. 이후 120여 대가 순차적으로 양산돼 영공 수호에 나서게 된다. 총사업비는 개발비(8조6000억 원)를 포함해 총 18조6000억 원에 달한다. 무기 획득 사업으로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다. KFX의 개발 사업은 고비의 연속이었다. 사업 초기부터 “무모한 도전이다” “막대한 예산만 낭비할 것”이라는 비판이 팽배했다. 정권과 평가기관에 따라 사업 타당성에 대한 판단이 뒤바뀌면서 최종 착수 결정을 내리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전투기의 눈’에 해당되는 에이사(AESA) 레이더 등 핵심 장비의 기술 이전을 미국이 거부하면서 한때 무산 위기를 겪기도 했다. 동체 설계 제작과 통합전자전장비 개발 등도 험난한 과정이었다. 국내 기술로 불가능하다는 우려를 떨쳐내고, 주요 부품장비의 국산화에 속속 성공함으로써 KFX는 본궤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지금도 KFX에 대한 회의론이 있는 게 사실이다. 외국의 경쟁 기종보다 성능이 떨어져 전력 증강과 수출 등 경제적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산 대수를 축소하고, 외국 전투기를 도입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KFX 개발이 국익 차원에서 ‘일거다득’이라고 필자는 본다. F-4, F-5 등 노후 기종의 퇴출이 가속화되면서 2020년대 후반이면 우리 공군은 적정대수(430여 대)보다 100여 대나 적은 전투기를 운용해야 한다. 그 공백을 외국 기종으로 메우면 초기 비용은 KFX보다 덜 들겠지만 운용유지비는 천정부지로 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해외에서 도입한 전투기들의 정비 및 성능 개량 비용은 갈수록 치솟는 실정이다. KFX가 도입되면 운용유지 예산 절감과 정비 소요기간 단축을 통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선진 기술력은 한국형 스텔스기와 6세대 전투기 개발로 직결돼 미래 공군력 건설과 자주국방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수출 시장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KFX는 F-35와 같은 스텔스기(5세대)를 제외한 4.5세대급 전투기로는 최고 ‘스펙’을 갖게 된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전투기로 우리 공군의 주력이기도 한 F-16은 물론이고 주변국의 동급 전투기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T-50 고등훈련기와 FA-50 경공격기의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KFX의 ‘가성비’를 극대화하면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K방산’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다. KFX의 민간 분야에 대한 파급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항공산업의 총아인 전투기 개발은 모든 산업에 걸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촉매제이기 때문이다. 파생 기술의 저변 확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KFX가 안보의 중추이자 차세대 경제성장 동력으로 비상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과 범정부적 뒷받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군은 노무현 정부에서 핵추진 잠수함(핵잠) 개발의 시동을 걸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6월 2일 해군이 보고한 핵잠 건조를 승인했고, 그 날짜의 의미를 담은 ‘362사업’이란 명칭으로 핵잠 건조가 비밀리에 추진된 것이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2차 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자주국방을 추진했던 노무현 정부는 중장기적인 북핵 대응 차원에서 핵잠을 최적의 대안으로 봤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우라늄 농축 비밀실험에 대한 사찰을 통보하면서 핵잠 개발은 난관에 봉착했다. 군 관계자는 “사찰 과정에서 핵잠 사업이 드러날 경우 핵개발 의혹 등 대외적 파장을 우려해 결국 무산됐다”고 말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핵잠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인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당선되면 미국과 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부상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북핵 위협이 ‘임계점’으로 치닫자 핵잠수함이 ‘대응 카드’로 급부상한 것이다. 특히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7월 민간의 고체연료 추진체 전면 개발 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발표 후 언론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언급하면서 핵잠 도입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이어 군도 총 300조 원의 국방예산이 투입되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4000t급 잠수함의 핵추진 가능성을 거론하자 현 정부 임기 내 핵잠 도입이 공식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수시로 물 밖으로 나와 축전지를 충전하고 연료를 공급받아야 하는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핵잠수함은 물 위로 부상할 필요가 없어 적에게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제한 수중작전이 가능하다. 잠항 속도도 디젤 잠수함(시속 16∼17km)의 최대 3배에 가깝다(시속 46km). SLBM을 실은 북한 잠수함을 장시간 감시 추적하는 동시에 유사시 북한 수역 근처에서 대기하다 핵심 표적을 타격한 뒤 신속히 빠져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군이 도입을 추진하는 핵잠은 엔진만 핵연료로 가동하는 핵추진 잠수함(SSN)으로 미국 중국 등이 보유한 전략핵잠수함(SSBN)과는 다른 것이다. 전략핵잠은 엔진이 핵추진일 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실은 SLBM을 탑재한 것이다. 군 안팎에선 현재로선 2030년대 초반 전력화될 4000t급 잠수함 3척(7∼9번함)의 핵잠 건조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6번함은 재래식 잠수함으로 이미 결정됐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장착할 수 없더라도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사거리 500km급 탄도미사일과 1000km급 순항미사일을 실은 핵잠 3척을 갖게 되면 북핵 억지는 물론이고 주변국 견제 효과가 클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건조비(척당 1조6000억 원 이상)와 핵잠용 원자로 제작 등 기술적 한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차라리 재래식 잠수함을 여러 척 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반론도 없지 않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이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를 활용한 패트리엇 미사일(PAC-3)의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주한미군의 사드와 패트리엇 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4일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간)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사막에서 실시된 사드와 패트리엇의 통합 요격시험이 성공했다. 사드의 탐지 레이더(AN/TPY-2)가 표적용 탄도미사일을 탐지 추적한 뒤 정보를 인근의 패트리엇 발사대에 전달했고, 그와 동시에 요격미사일이 발사돼 표적을 파괴시켰다는 것. 이번 시험에 사용된 사드 레이더는 경북 성주 기지에 배치된 것과 같은 기종이다.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이번 성공으로 사드와 패트리엇의 상호 운용성이 입증됐다”면서 “이런 능력은 본토와 해외 주둔 미군, 동맹국을 악의적 (미사일) 위협에서 방어하는 탄도미사일방어시스템의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리 군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47)가 사살될 당시 북한군이 상부에 이 씨의 처리 방침을 묻고 상부가 사살 지시를 내리는 교신 내용을 감청해 실시간으로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군이 청와대에 피격 사실을 보고할 때 북한의 사살 관련 내부 대화까지 알고 있었다는 것으로, “보고 초기에는 조각조각 파편화된 첩보의 신빙성을 확인해야 해 시간이 걸렸다”는 청와대의 해명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실시간으로 감청된 사살 정황을 확보하고도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보수 야당에선 청와대가 북한의 구체적인 사살 정황을 알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늑장 보고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군과 정치권에 대한 본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22일 오후 9시경 북한군이 상부로 추정되는 누군가에게 이 씨 처리 방침을 문의했고 사살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후 9시 40분경 사살 결과 보고가 북한군 상부에 전해진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9일 라디오에서 “‘그러면 어떻게 처리할까요?’라고 보고하는 과정에 갑자기 ‘사격을 하라’고 해 단속정이 사격을 했다고 저는 (군으로부터)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보안서약서를 받고 피살 당시 감청 내용이 담긴 특수정보(SI)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를 들은 한기호 의원은 “감청 내용은 비밀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상급부대에서 죽이라고 지시해서 죽였다는데 다른 구체적인 상황이 뭐가 더 필요하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는 23일 오전 1시에 열린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조각조각 토막 난 첩보를 연결해 정확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시간이 걸렸고 이 때문에 문 대통령에 대한 대면보고도 23일 오전 8시 반에야 이뤄졌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군에 정통한 소식통은 “우리 군이 북한군 교신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살”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런 장비를 통해 실시간으로 포착된 은어나 암구호 등 관련 감청 내용을 군이 분석해 신속하게 사살 정황을 유추해내고 청와대에 보고할 수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실시간 감청을 한다고 해서 이야기가 매끄럽게 들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단어가 혼재돼 들리는 상황이었고 그것을 맞춰서 하나의 정보로 만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군의 감청에서 “사살할까요”라는 말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29일 나오자 군과 청와대는 별 반응을 하지 않다가 첫 보도가 나온 2시간 뒤 국방부는 입장문을 내고 “당시 우리 군이 획득한 다양한 출처의 첩보 내용에서 ‘사살’을 언급한 내용은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단편적인 첩보를 종합 분석하여 추후에 (사살) 관련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합참은 28일 국민의힘 브리핑을 통해 결과적으로 이 씨의 사망 경위가 담긴 25일 북한 통지문의 핵심 주장들을 반박하고 나섰다. 군이 정보자산 등을 통해 결론 내린 초기 판단 중 핵심 내용은 그대로 신뢰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일각에선 청와대의 과도한 정보 통제에 더해 북한이 통지문을 보내온 이후 우리 군이 포착한 대북 정보의 재검토 방침까지 나오자 합참이 기존 판단을 고수하는 한편 추가 정황을 공개하면서 북한 주장을 맞받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 합참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북한이 이 씨를 사살한 후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웠다는 초기 판단을 거듭 확인했다. 이 씨가 단속 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하는 상황이 조성돼 사살했지만 시신은 찾지 못했고, 부유물만 태웠다는 북한의 주장을 뒤엎을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확보했음을 내비쳤다는 것. 구명조끼를 착용한 시신은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원들과 합참 관계자들은 견해를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북한에서 출동한 함정이 ‘동력선으로 엔진이 가동 중인 상태’였다는 정황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를 토대로 (배의 엔진 소음에) 바다 소음까지 있는 상황에서 80m 떨어진 거리에서 기진맥진한 이 씨와 소통해 신원을 확인했다는 북측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파도가 치는 밤바다에서 불빛에만 의존해 40∼50m 떨어진, 흔들리는 부유물 위의 사람을 사살했다는 북한의 발표 내용은 믿을 수 없다고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박민우·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