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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을 앞두고 대형 북한 이슈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정부 여당이 보수층의 결집을 위해 ‘북풍(北風)’ 프레임을 다시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총선을 불과 5일 앞둔 8일 북한의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탈북했다고 발표했다. 11일에는 북한 고위급 인사의 망명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례적으로 탈북자들의 입국 사실과 신분을 공개하자 야권에선 의도적인 선거 개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18, 19대 총선 당시 북한은 선거일을 앞두고 개성공단 철수, 장거리로켓 발사 등 도발을 일으켰다. 이들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모두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대형 북한 이슈들이 여당에 실제로 판세를 바꾸는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생했지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선거에서 참패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북풍 의혹에 대해 “국민의 의식수준을 무시하는 주장”이라며 부인했다. 전략기획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은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절대 안보를 갖고 장사하지 않는다고 공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가 그동안 탈북자의 신변보호와 탈북자들의 북측 가족 안전 등을 이유로 탈북 사실을 비공개로 진행해온 전례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도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북한 변수는 더 이상 국민의 표심을 움직이기 어렵다”며 여당을 겨냥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빈도가 잦아지면서 ‘북풍’이 선거 전체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대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북한 지도부가 불안하다는 판단을 유도해 (정부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선거중립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경기 성남분당을은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릴 정도로 여권의 우세 지역이었다. 2011년 4·2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승리했던 ‘분당대첩’을 제외하면 모두 새누리당이 차지했던 지역이다. 이번 총선에선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후보를 경선에서 아예 배제한 게 발단이 됐다.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임 후보는 이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결국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와 임 후보, 더민주당 김병욱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경기 성남분당갑에서도 새누리당 권혁세 후보와 더민주당 김병관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권 후보는 “김 후보가 낸 공약이 허위”라고 주장하고 김 후보가 반박하는 등 선거운동도 혼탁해지고 있다. 여권 강세 지역인 경기 파주을도 류화선 전 파주시장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면서 새누리당 황진하 후보와 여권 표가 갈리고 있다. 여권 성향의 두 후보와 더민주당 박정 후보가 3파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여야 맞수 간 ‘리턴 매치’가 펼쳐지는 4·13총선 수도권에서는 선거 이틀 전까지도 최종 승자를 가늠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대결’이 벌어지는 대표적인 지역은 서울 서대문과 관악이다. 서대문갑에서는 연세대 81학번 동기인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5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16대 총선부터 초접전을 펼치며 두 번씩 승패를 주고받은 두 후보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며 각축 중이다. 서대문을에서는 새누리당 정두언 후보와 더민주당 김영호 후보가 세 번째로 맞붙는다. 과거 두 번의 승부에서 정 후보가 모두 이겼지만 19대 총선에서 불과 625표 차로 승부가 갈렸던 만큼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관악을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더민주당 정태호 후보가 다시 맞붙어 지난해 4·29 재·보궐선거 당시 구도가 재연됐다. 야야(野野) 대결이 펼쳐지는 관악갑에서는 더민주당 유기홍 후보와 국민의당 김성식 후보가 네 번째 승부를 다툰다. 서울 영등포을에선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냈지만 19대 총선에서 더민주당 신경민 후보에게 패했던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가 4년 만에 설욕전에 나선다. 경기 시흥갑에서는 새누리당 함진규 후보와 더민주당 백원우 후보가 세 번째 맞대결을 한다. 각각 1승씩 주고받은 두 후보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2%포인트, 19대 총선에서 0.2%포인트 차로 각각 승패가 갈렸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11일로 4·13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은 급변하는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새누리당은 145석 내외, 더불어민주당은 100석 미만, 국민의당은 35석 내외로 예상 의석수(비례대표 포함) 추정치를 내놓고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지역구 의석 126석 안팎, 비례대표 19석 안팎을 예상하며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각 여론조사 기관의 평균 예상 의석수(155∼175석)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새누리당은 122석이 걸려 있는 수도권에서는 46석 정도, ‘텃밭’인 영남에서는 65석 중 50석 정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대구, 부산 등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을 제외한 수치다. 충청은 26석 중 20석, 제주와 강원은 11석 중 8석 정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선거 초반 분석보다는 15석가량 늘었다”면서도 “투표 의향이 높은 유권자 층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 분열로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에 대해 당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표가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무소속보다는 새누리당으로 결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더민주당은 ‘100석 미만’이라는 추정치를 내놓으면서 “엄살이 아니다”라며 위기감을 내비쳤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이날 “새누리당은 지역구 우세 지역을 130석 정도로 추산하고, 더민주당은 경합 우세까지 포함해도 60석 정도”라며 “경합 지역(40곳)을 절반씩 나눠 가진다 해도 100석을 얻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더민주당은 경합 지역이 많은 수도권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마지막 주말과 휴일 내내 ‘수도권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당 득표율은 기존 전망대로 30%로 보고 비례대표 의석수는 13, 14석으로 추산했다. 정 단장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와 비례대표까지 합하면 여당이 180석을 넘을 수 있다. 일여다야(一與多野)에 따른 (참패의) 악몽이 현실화할 것”이라며 야당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 예상 의석수를 35석 내외로 제시하고 최대 40석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현재 시점에서 호남 20석, 수도권 4, 5석, 비례대표 10석 등 35석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며 “여기에 호남 의석수, 수도권 경합 지역, 정당 득표율에 따라 4, 5석 가감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판세가) 호남의 결심, 스마트 보터(smart voter), 새누리당을 이탈한 개혁적 보수층 등 3가지 요소가 결합된 결과”라며 “정파, 지역을 떠난 새로운 유권자의 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홍정수 기자}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8일 경제 공약 발표에서 “한국은행법을 개정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20년 이상 분할 상환하는 제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부 시행 중인 주택담보대출을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시중 은행의 자금 수급 구조를 바꾸고 적용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강 위원장은 또 ‘뉴스테이’ 같은 기업형 주택임대업을 활성화하고, 전·월세 비율을 다양하게 조정해 부담을 줄이는 등 입주자들의 선택권을 늘릴 수 있게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서민의 가계 부채와 주택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강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위해 국민연금을 일부 활용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연금은 정부의 돈이 아니어서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하는 돈”이라며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민간 금융 자산을 활용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강 위원장은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이날도 날을 세웠다. 전날 김 대표가 “새누리당이 내놓은 양적완화 공약은 외환위기를 또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외환위기가 왜 왔는지 전혀 공부한 일이 없는 분 같다”며 “일반 대중을 선동하는 정치경제학 전문가”라고 비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4·13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여야는 모두 총력전 모드였다. 사전투표에서 승기를 잡아야 최종 승리까지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로 처음 시행된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10곳 중 9곳(91%)의 최종투표 결과가 사전투표와 맞아떨어졌다. 특히 이번 총선은 대부분 지역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지역구 후보와 지지 정당을 따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여야가 사전투표에서 최대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이유다. 새누리당은 “우리 자식들을 위해 투표하자”며 주요 지지층인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참여를 부탁했다. 최근 새누리당 자체 조사에서 이들이 젊은층에 비해 사전투표율이 낮은 데다 선거 당일 투표에 참여할 의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 평택시 송북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했다. 김무성 대표는 수도권 지원유세를 하느라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장하나 의원(39)이 위원장을 맡아 야권 성향이 강한 청년층을 공략했다. 전날부터 20대가 많이 찾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 동작구 노량진 등을 돌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날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한 표를 행사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유세 관계로 사전투표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이날 서울역에서 “어느 당을 찍으셔도 좋다”며 유권자의 동참을 촉구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오전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서 투표했다. 일반 유권자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첫날 전국 4210만398명의 유권자 중 229만6387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5.45%였다. 6·4지방선거 당시(4.75%)보다 0.7%포인트 오른 것이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9.3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북 8.31%, 광주 7.02% 순이었다. 광주의 사전투표율은 지방선거 때보다 1.65%포인트가 올라 전체 시도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대구의 상승폭이 1.17%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광주에선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 적통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에선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과 비박(비박근혜)계 무소속 및 더민주당 후보가 경합하고 있다. 여야의 ‘안방’에서 유례없는 격돌이 벌어지자 유권자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군구별로 보면 경북 영양군이 13.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새누리당 배준영,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경합하고 있는 인천 중-동-강화-옹진 지역구의 하나인 옹진군이 13.6%로 뒤를 이었다. 사전투표율이 10%가 넘는 곳은 32곳이었다. 경기 안산단원갑에 속한 단원구가 3.37%로 가장 낮았다. 이날 이른 아침 등교 전 투표에 나선 대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오전 7시 40분경 동대문구 회기동 주민센터를 찾은 성유진 씨(26·여)는 “13일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부산 고향집에 다녀오기 어려워 사전투표를 했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인증샷’을 찍었다. 서울역에 마련된 투표소는 여행객들로 붐볐다. 온라인에서도 사전투표는 화제였다. 투표를 마친 이들은 저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2만 건에 이르는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12일까지는 특정 후보를 가리키는 손 모양이나 포스터를 찍어 SNS에 올려도 불법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표소 안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불법이니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전투표는 2일 차인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된다. 신분증을 지참하면 전국 3511곳의 사전투표소 어느 곳에서나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홍정수 hong@donga.com·박창규·강성휘 기자}

2012년 19대 총선 때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지역에선 전체 67석 가운데 63석을 새누리당에 몰아줬다. 그러나 이번엔 4곳 중 1곳꼴로 새누리당 후보들이 불안한 상태다. 새누리당 공천 파동 영향 등으로 무소속 바람이 거세고 야당 후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8일 그동안 나온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19대 총선 때에 비해 2석이 줄어든 이 지역 65개 선거구 가운데 새누리당이 우세로 분류할 수 있는 지역은 41곳뿐이었다. 8곳은 확실히 우세라고 보기 어려운 지역(경합우세)이었다. 무소속 우세 또는 경합우세 지역 7곳, 더불어민주당 우세 또는 경합 우세 3곳, 정의당 우세 1곳 등 10곳이 넘는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고전하고 있다. 대구지역은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이 모두 석권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권 성향의 무소속 유승민 후보(대구 동을)와 주호영 후보(대구 수성을), 야권 성향 무소속 홍의락 후보(대구 북을)가 새누리당 후보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진박(진짜 친박)’ 새누리당 정종섭 후보(대구 동갑)는 유승민 후보와 가까운 무소속 류성걸 후보와 접전 중이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에서는 더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줄곧 앞서면서 여당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 12석 가운데 절반 가까이 내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대구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며 ‘읍소 전략’으로 표심 확보에 나선 상태다. 울산에서도 옛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김종훈(울산 동) 윤종오 후보(울산 북)가 각각 새누리당 안효대, 윤두환 후보를 위협하며 경합 중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동구와 북구는 울산 다른 지역보다 노조의 영향력이 큰 편이다. 북구는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이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울주에서는 이 지역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무소속 강길부 후보가 친정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부산과 경북에서도 여권 성향 무소속 장제원(부산 사상) 박승호(경북 포항북) 김태환 후보(경북 구미을)가 경합우세를 보이고 있다. 경남은 16곳 중 3곳에서 야권 후보가 강세다. 창원성산에서 더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이룬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를 앞서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갑·을에서도 더민주당 민홍철·김경수 후보가 각각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송찬욱 song@donga.com·홍정수 기자}

4·13총선이 8일로 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들쭉날쭉하고, 표심은 요동치고 있다. 그렇다면 전국 민심을 대변하는 지역은 없을까. 동아일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16∼19대 총선 당시 읍면동 개표 결과를 입수해 각 총선 당시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과 비교했다. 각 지역의 표심이 전국 표심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19대 총선 기준으로 읍면동은 모두 3474개에 이른다. 2000년 16대 총선 이후 16년간 행정구역의 변동이 심해 현재 기준에 맞춰 일일이 대조했다. 그 결과 경기 이천시 신둔면과 화성시 우정읍이 전국 표심과 가장 유사했다. 이들 지역은 4차례 총선에서 모두 승리한 정당의 후보를 선택했다. 특히 1위 후보의 득표율이 당시 다수당 정당 득표율과도 거의 일치했다. 이른바 ‘한국의 뉴햄프셔’인 셈이다. 미국 대선에서 뉴햄프셔 주의 선택이 전국 표심과 거의 일치하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신둔면과 우정읍의 표심을 보면 전국 표심을 대략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둔면은 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39.1%를 얻어 1위를 했다. 당시 한나라당이 전국에서 얻은 정당 득표율은 39.0%였다.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 후보가 39.9%를 득표해 당시 열린우리당의 전국 정당 득표율(38.3%)과 비슷했다. 18대 총선 당시엔 한나라당 후보가 신둔면에서 35.2%를 얻었고, 한나라당의 전국 정당 득표율은 37.5%였다. 19대 총선 때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후보의 득표율은 42.1%, 새누리당의 전국 정당 득표율은 42.8%였다. 매번 선거 때마다 1위 후보 득표율과 1위 정당 전국 득표율 차이가 최대 2.3%포인트, 최소 0.1%포인트밖에 나지 않은 것이다. 화성시 우정읍도 총선에서 승리한 후보 득표율과 당시 다수당의 전국 정당 득표율 차이가 △16대 3.0%포인트 △17대 0.4%포인트 △18대 1.9%포인트 △19대 2.4%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하면 충남 천안시 문성동과 원성1, 2동이 전국 표심과 유사했다. 천안은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인 동시에 전국 민심이 만나는 ‘표심 요충지’이기도 한 셈이다. 우정읍과 문성동, 원성1, 2동은 모두 토박이가 많은 구도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한때 지역에서 ‘부자 동네’로 꼽힐 정도로 번성기를 누린 점도 닮았다. 우정읍에서 25년째 살고 있는 최선덕 씨(54)는 “1960, 70년대부터 우정읍은 화성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였다”며 “그만큼 깨어있는 사람이 많아 정치적 이슈에도 민감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뉴햄프셔’가 속한 지역구는 이천과 화성갑, 천안갑이다. 현재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하지만 원성동에 거주하는 한모 씨(65)는 “이 지역은 박정희 정권 때도 야당 표가 많이 나온 곳”이라며 “지역 주민들의 자존심이 강해 한쪽으로 우르르 쏠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둔면은 농촌 지역으로 고령자가 많지만 하우스농사가 활발해 젊은 귀농인도 적지 않다고 한다. 또 도자기마을이 있어 젊은 예술인의 유입도 늘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유모 씨는 “신둔면 지역의 연령대가 전국 평균과 유사할 것”이라며 “여야 지지율도 5 대 5로 팽팽한 것 같다”고 말했다. ‘표심 바로미터’ 지역들에서조차 이번 총선의 향배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편 앞선 4차례 총선에서 △16대 한나라당 △17대 열린우리당 △18대 한나라당 △19대 새누리당이 각각 승리했다. 전국 3474개 읍면동 가운데 해당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 후보가 모두 1위를 차지한 지역은 87곳(2.5%)이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 6곳 △부산 3곳 △인천 23곳 △울산 1곳 △경기 17곳 △강원 3곳 △충북 9곳 △충남 3곳 △경북 5곳 △경남 17곳이었다. 전국 민심이 뒤섞이는 수도권이 46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호남과 대구는 한 곳도 없었다.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는 지역의 특성 때문이다.이재명기자 egija@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미국 대선의 풍향계 뉴햄프셔 주(州) ::미국 동북부의 작은 주인 뉴햄프셔는 이곳 예비선거에서 이긴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는 경우가 많아 ‘대선 풍향계’로 불린다. 뉴햄프셔는 당원만이 아닌 일반인도 참여하는 예비선거(오픈프라이머리)가 처음 열리는 곳이어서 이곳의 승자는 즉각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 1980년대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모두 이긴 후보가 최종 후보가 안 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6일 호남지역 첫 유세인 전북 전주에서 “전북도민 여러분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했다. 이날 정운천 후보(전북 전주을)의 지원 유세에서 “전북은 지난해 국가 예산 증가율이 0.7%로 전국 꼴찌”라며 “이렇게 하고도 이번 총선에서 야당 후보들을 다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줄 것인가. 배알도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은 1996년 신한국당 강현욱 의원 이후 20년 동안 한 명도 현 여권 측 당선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이다. 김 대표는 “(전북 야당 의원) 11명이 한 일보다 전남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순천 후보)이 한 일이 훨씬 더 많다”며 “정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면 전주가 180도 바뀔 수 있음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정 후보와 ‘막걸리 회동’을 하며 “정 후보가 당선되면 최고위원감”이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새만금특별법 통과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을 주도했다고 주장하며 “전북의 못난 야당 의원들이 ‘자기들이 했다’고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대표 발언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전북도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4월 13일을 충청 정치의 식목일로 삼아 새로운 미래와 희망을 시임∼어(심어) 나갑시다!” 식목일인 5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갈라진 목소리로 대전 시내 곳곳에서 ‘1번(새누리당) 후보’를 나무 심듯 심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전국 지원 유세 강행군을 이어온 지 6일째, 매일 10곳 내외를 누비며 목소리를 높이다 목 상태가 악화된 거였다. 김 대표는 연단에 올라 “목이 쉬어 좀 조용히 말씀드려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하면서도 막상 유세를 시작하면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를 뿜어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즘 김 대표의 차량에는 목 통증을 완화하는 약이 쌓여 있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만나는 시민들이 ‘건강 챙기며 하시라’면서 한 상자씩 주신다”며 “속이 쓰려 많이는 못 먹지만 감사하게 받고 있다”면서 껄껄 웃었다. 항균 효과가 있다는 스프레이도 중간중간 입안에 뿌렸다. 이날 현장 지원에 함께 나선 의사 출신 신의진 의원은 이동시간에 차량 안에서 김 대표에게 “목에는 도라지가 좋다”며 직접 가져온 도라지청을 한 숟갈 떠 주기도 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김 대표는 요즘 눈코 뜰 새가 없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 내외. 부인 최양옥 씨가 자신의 지역구(부산 중-영도)에 내려가서 대신 선거운동을 돕고 있기에 아침식사는 두유나 우유 한 팩이 전부다.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지원을 나가는 지역구 시장의 돼지국밥이나 순댓국 등이다. 대전, 충북, 세종시의 9개 지역 일정이 빡빡했던 이날은 그나마도 어려워 햄버거와 대전의 대표 빵집 ‘성심당’의 빵으로 식사를 대신했다.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도 김 대표는 후보 한 명당 A4 용지 약 15장짜리 원고를 쉴 새 없이 들여다봤다. 주요 부분에는 파란색 펜으로 밑줄을 치고, 고칠 부분을 메모했다. 대전 유성갑 진동규 후보의 유세를 앞두고는 원고에 ‘행정학 박사, 구청장 2(재선)’라는 메모를 덧붙여 놓는 식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체력이 바닥날 법도 한데 김 대표는 끄떡없다고 했다. 그는 “당내 공천이 끝난 날(지난달 25일) 저녁에 진탕 술을 마신 뒤부터 딱 끊고 있는 게 (건강관리의)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5일 오후 전북 전주로 이동해 삼천동 막걸리집에서 정운천 후보(전주을)와 만나 가볍게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격려했다. 가는 곳마다 후보를 등에 업어 주는 세리머니를 해주는 것과 관련해서도 “허리는 아무 이상이 없다”면서도 “가벼워 보이는데 생각보다 무거운 후보들이 있더라”라며 껄껄 웃었다. 그럼 유세를 다니면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바로 한숨을 내쉬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50대, 60대가 싸늘∼하다.” 김 대표는 가슴팍을 주먹으로 문지르며 “사람들 마음에 섭섭함이 너무 많이 쌓여 풀어 드리기가 쉽지 않다”며 “유세 현장에서 ‘죄송하다’는 말부터 가장 먼저 꺼내고 있다”고 했다. 이날도 그는 유세현장에서 “저희들 잘못한 것 잘 알고 있다. 반성하고 용서를 구한다. 잘하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다음 대통령 선거 때 자기들이 성공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망하도록 모든 개혁 정책의 발목을 잡았다”면서 “우리가 과반을 하지 못하면 국회는 식물 국회, 현 정부는 식물 정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대표는 6일 아침부터 전북·충남 유세에 나선다. 전주을에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정운천 후보를 위해 이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출근시간대를 택했다. ‘총선 이후’를 묻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다. 지금은 총선에 ‘올인(다걸기)’하겠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김무성 대통령”이라는 구호가 나오면 곧바로 제지시키기도 했다. 다만 그는 앞선 3일 부산 유세에서 “선거가 끝나면 더 큰 정치를 하겠다”며 대권 도전을 암시했다. 총선 승패와 관계없이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그의 정치 행보는 역시 총선 결과에 달려 있다. 대전·청주=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4·13총선에서 경기 수원시는 첫 기록을 세웠다. 최초로 한 기초자치단체에서 갑, 을, 병, 정에 이어 ‘무’ 선거구가 탄생한 것. 더욱이 5개 선거구 모두에서 여야 후보가 팽팽한 승부를 펼치는 대표적 경합 지역이다. ‘수원대전’의 1차 승부처는 8, 9일 실시되는 사전투표다. 수원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 사전투표 득표율과 최종 득표율의 격차가 작은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수원시장 선거에서 사전투표 득표율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61.0% △새누리당 후보 36.0%였다. 최종 득표율은 새정치연합 후보가 59.4%로 0.6%포인트 줄어든 반면 새누리당 후보는 37.8%로 1.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사전투표와 최종 득표율이 거의 일치한 셈이다. 물론 인물 경쟁력과 일여다야(一與多野)라는 선거 구도의 변화로 이번 총선에선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사전투표 득표율 추세가 최종 투표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사전투표에 얼마나 많은 지지층을 끌어낼 수 있느냐가 1차 승부처인 셈이다. 여야가 사전투표에 총력전을 펴는 이유다.○ 사전투표를 보면 최종 승자가 보인다 4일 동아일보가 6·4지방선거 당시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사전투표 득표율과 최종 득표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당선자의 득표율 차는 평균 3.2%포인트로 거의 일치했다. 경북 영덕군수 당선자의 경우 사전투표와 최종 득표율이 45.7%로 똑같았다. 부산 중구청장, 대구 중구청장, 전북 고창군수, 전남 곡성군수, 강원 인제군수 당선자의 양 득표율간 격차도 0.1%포인트로 사실상 같았다. 사전투표에 특정 지지층이 대거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총선 투표의 본게임은 13일이 아닌 8일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여야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도 이런 현상은 그대로 나타났다. 인천 동구청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47.8%를 득표해 승리했다. 그의 사전투표 득표율은 47.4%로 0.4%포인트밖에 격차가 없었다. 경쟁자였던 정의당 후보도 사전투표 득표율(39.7%)과 최종 득표율(39.8%)의 격차가 0.1%포인트에 불과했다. 지지층의 응집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알려진 정의당 후보 역시 사전투표와 최종 득표율 간 차가 없었던 셈이다. 그만큼 이번 총선에서 정당별로 사전투표 독려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격전지이면서 사전투표와 최종 득표율의 추세가 일치하는 지역에선 사전투표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중구와 서대문구, 인천 서구 남동구 부평구, 경기 과천시 고양시 안산시 시흥시 등이다. 서울 서대문갑에선 새누리당 이성헌,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5번째 리턴매치를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어느 지역보다 사전투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6·4지방선거 당시 서대문구의 사전투표율은 11.4%로 서울 평균(11.1%)보다 약간 높았다.○ 연령대별 투표율 공개 반대한 정치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로는 처음 시행된 6·4지방선거 당시 연령대별 투표율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전체 투표율과 전국 시군구별 투표율만 공개할 예정이다. 여야 정치권이 사전투표의 연령대별 투표율을 공개하면 본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또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소를 읍면사무소나 동 주민센터 중심에서 유원지 등으로 확대하려 했다. 주말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도 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역시 정치권에서 ‘전산 시스템의 안정성’을 이유로 ‘시기상조론’을 펴면서 시행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특정 지역의 사전투표율 상승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느라 여야가 투표 참여 기회를 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이재명 egija@donga.com·홍정수 기자}

4·13총선에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 수가 4210만398명(재외선거인 포함)으로 확정됐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총선의 선거인 수는 19대 총선 당시(4020만5095명)보다 189만여 명(4.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 유권자 수는 19세와 30대를 제외하면 전 연령층에서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 유권자가 가장 많이 늘었다. 재외선거인을 제외하면 60대 이상은 983만7466명으로 19대 총선 때보다 20.5%(167만5623명)나 증가했다. 반면 30대는 761만4800명으로 지난 총선에 비해 7.4%(60만5346명)가 줄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젊은이는 줄고 장년층이 늘어나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 분포로는 경기도가 23.8%(1002만8945명)로 가장 많았고, 세종시가 0.4%(16만7763명)로 가장 적었다. 전국의 투표소는 1만3837곳으로 19대 총선(1만3470곳) 때에 비해 367곳이 늘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5일로 4·13총선이 8일 남았지만 사실상 투표는 시작됐다. 5∼8일 선상(船上)투표에 이어 8, 9일 사전투표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사전투표에는 전체 투표자의 5분의 1가량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중요한 건 사전투표 결과가 최종투표 결과와 90% 정도 일치한다는 점이다. 여야가 8일간 막판 표심잡기 경쟁에 나서겠지만 당장 사흘 앞으로 다가온 사전투표에 얼마나 많은 지지층을 끌어내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전투표 결과가 이번 총선의 ‘1차 승부처’인 셈이다. 4일 동아일보가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기초단체장 선거를 기준으로 사전투표와 최종투표 결과를 전수(全數) 분석한 결과 기초단체 222곳(총 226곳 중 4곳은 후보가 한 명이어서 무투표 당선) 가운데 202곳(90.9%)에서 사전투표 승자가 최종 당선됐다. 사전투표에서 기선을 잡지 못한 후보가 판세를 뒤엎은 지역은 20곳(9.1%)에 불과했다. 사전투표에서 이긴 후보의 최종 당선 가능성이 그러지 못한 후보보다 10배 높은 것이다. 또 최종 당선자의 사전투표 득표율과 최종 득표율 차이는 평균 3.2%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사전투표 결과와 본투표 결과가 거의 일치한다는 얘기다. 특히 수도권 당선자의 사전투표와 최종 득표율 차이는 평균 3.0%포인트로 전국 평균보다 더 작았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수도권에서는 사전투표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여야는 각자의 지지자들을 최대한 사전투표장에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쪽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더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젊은층의 사전투표율이 높기 때문이다. 6·4지방선거 당시 연령별 사전투표율은 19세와 20대가 16.0%로 가장 높았고, 60대(12.2%), 50대(11.5%), 70대 이상(10.0%) 순이었다. 더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포함해 총선에 나선 모든 후보가 사전투표에 참여하기로 했다. 새누리당도 이날 늦은 오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중간 판세를 점검했다. 사전투표가 총선에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투표는 아무런 신고 절차 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인천공항 서울역 용산역 등 전국 3511개 장소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과거 부재자투표는 2년 전 사전투표로 흡수됐다.이재명 egija@donga.com·홍정수 기자}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사전투표 결과 10곳 중 9곳에서 최종 투표와 일치했지만 나머지 지역에선 ‘극적인 뒤집기’도 이뤄졌다. 당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가 이뤄진 222곳 중 20곳에서 사전투표 1위를 차지한 후보자가 최종 투표에서 패했다. 대부분 여야 간 초박빙 승부가 벌어진 지역이었다. ‘뒤집기’가 이뤄진 20곳 중 17곳(85%)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최종 승리를 차지했다. 사전투표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1위를 차지했지만 최종 투표에서 반전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3곳은 무소속 후보가 새정치연합 또는 새누리당 후보를 극적으로 꺾었다. 이렇게 승부가 뒤집힌 지역은 최종 투표에서 1, 2위 후보자 간 승부가 평균 2.8%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당시 전국적으로는 1, 2위 간 득표율 차가 평균 18.4%포인트였다.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은 수도권 지역구도 7곳이 포함됐다. 특히 사전투표에서 새정치연합을 지지하다 새누리당으로 뒤집어진 경기 안양의 경우 최종 투표에서 여야 후보 간 득표율 차가 0.4%포인트(930표)로 20곳 중 가장 적었다. 당시 울산 동과 북에서는 통합진보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부산 동은 무소속 후보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최종 투표에서 각각 전세가 역전됐다. 호남지역은 전북 익산과 완주에서 새정치연합에서 무소속 후보로 승자가 바뀌기도 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0시 서울의 중심인 중구 동대문쇼핑몰을 시작으로 서울 12개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서며 14시간에 걸친 강행군을 펼쳤다. 1, 2일에도 수도권 총력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유세에서 당의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뒤 더불어민주당으로 옮겨 출마한 진영 후보를 “배신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 당의 실세로 불리며 당의 바람막이 밑에서 혜택을 받던 사람이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 더 달려고 정치적 도의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1950년생 동갑내기인 김 대표와 진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던 시절 각각 사무총장과 대표비서실장으로 손발을 맞춘 ‘원조 친박(친박근혜)’ 동지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나라를 지키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나선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진 유세 현장에선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를 살리는 새누리당을 선택해 20대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대문갑 지역에선 “이성헌 후보가 3선 의원으로 당선되면 집권 여당 사무총장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내 ‘공천 파문’을 봉합하기 위한 발언도 했다. “국민공천제로 주민 여러분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했다” “경선 과정에서 휴대전화 여론조사 방식을 적용해 과거와 같은 경선 후유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 ‘우리 집’ 새누리당에 돌아가겠다.”(무소속 유승민 후보·대구 동을) “심장에 작은 구멍 하나 나면 바로 결딴난다(끝장난다).”(새누리당 최경환 대구경북 선대위원장)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뛰고 있는 유승민 후보는 30일 대구 동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총선 승리 후 복당할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친박(친박근혜)계를 겨냥해 “무소속을 두려워하고 무슨 바람이 일어날까 겁을 내는 저분들의 행태는 도저히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유 후보는 31일 자신과 가까운 류성걸(대구 동갑), 권은희 후보(대구 북갑)와 공동 출정식을 열고, 조해진 후보(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출정식에도 참석한다. 친박 후보들과 맞설 탈당 무소속 의원들의 지원사격에 나서는 셈이다. 이에 대구경북 선대위원장을 맡은 친박계 최경환 후보(경북 경산)는 대구 수성을 이인선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대구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뿌리와 심장”이라며 ‘작은 구멍론’을 역설했다. 대구 경북에 무소속 의원 한두 명쯤 있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여론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박근혜 정부를 위해선 한 곳도 탈당 무소속 후보에게 내줘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새누리당 정종섭 후보(대구 동갑)도 전날 대구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이번 총선은 배신의 정치 대 의리의 정치의 전쟁”이라며 유승민 심판론을 주장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이 하지 않고 비겁하게 물러간 그 많은 일을 피를 흘리며 예수가 십자가를 지듯 어려운 언덕을 오르고 있다”고도 했다. 예수 비유 논란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영남일보와 대구MBC의 30일 대구 북을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홍의락 후보가 지지율 42.3%로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26.8%)를 15.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돼 새누리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북한과 인접한 경기 북부는 전통적인 여권 강세 지역이었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경기 의정부, 동두천-연천, 고양, 파주, 김포, 포천-가평, 양주 지역에서 10개 의석 중 8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2년 19대 때는 민주통합당이 11석 중 6석을 얻어 전세가 역전됐다. 신도시 건설 등으로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며 젊은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대 총선에서는 경기 북부 13개 지역구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은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여권 성향의 접경지역에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며 여당 후보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황진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박정 후보가 재대결을 펼치는 파주을 지역에서는 황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선거구 획정으로 새로 획정된 포천-가평 역시 보수색이 강하다. 특히 가평 지역에서는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정병국 후보가 통합진보당 이병은 후보를 2배 넘게 앞섰다. 이번 선거에서는 19대 때 포천-연천 지역구였던 새누리당 김영우 후보가 3선에 도전하며 더민주당의 김창균 후보와 맞붙는다. 야당이 현역 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판을 흔드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정신도시가 세워진 파주갑은 현역인 더민주당 윤후덕 후보가 19대 당시 새누리당 정성근 후보를 약 15%포인트 차로 눌렀다. 그러나 윤 후보가 딸 청탁 의혹 등으로 공천에서 배제됐다가 구제되며 흠집이 생겼다. 국민의당 김남현 후보도 야권 단일화보다 선거 완주를 노리고 있어 예측불허의 판세가 예상되고 있다. 더민주당 문희상 후보가 컷오프(공천 배제)됐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의정부갑도 국민의당 김경호 후보가 ‘단일화 절대 불가’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야권 표가 분열되고 있다. 새누리당 강세창 후보는 그 틈새를 노리고 있다. 고양병에서는 현역 더민주당 유은혜 후보가 18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 당선됐던 새누리당 백성운 후보과 맞붙은 가운데 국민의당 장석환 후보가 뛰어들어 3파전 양상이다. 고양 지역구 중 유일하게 새누리당 현역 의원이 있는 고양을에서는 김태원 후보가 3선을 노리는 가운데 더민주당 정재호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여권 우세 지역이었던 김포의 경우 도심이 포함된 김포갑과 농촌 중심의 김포을로 분구됐다. 김포을 지역은 현역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가 앞서가는 모양새다. 서울과 가깝고 젊은층이 많은 김포갑 지역은 야권 성향이 비교적 강해 해볼 만하다는 게 더민주당 김두관 후보 측 주장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서울에서는 중원(中原)지역을 중심으로 여야의 살얼음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여야의 강세가 비교적 뚜렷한 다른 지역들과 달리 성북, 서대문 등 서울 중심부에서는 역대 선거마다 간발의 차이로 여야 간 승부가 갈려 왔다. 특정 이슈에 따라 민심이 흔들리는 곳인 만큼 여야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성북을의 현역은 더불어민주당 신계륜 의원이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이었던 신 후보는 53.98%를 얻어 새누리당 서찬교 후보에게 7.97%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하지만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김효재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신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은 다시 이 지역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효재 후보는 최근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32%의 지지를 얻어 더민주당 기동민 후보(23.5%)를 간발의 차이로 앞서고 있다. 서울 서대문갑은 연세대 81학번 동기인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와 더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16대 총선 이후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한 자릿수를 넘은 적이 없을 정도로 승부가 치열했다. 16대 총선에서는 1.85%포인트 차로 이 후보가 이겼지만 17대 총선에서는 2.25%포인트 차로 우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23일 KBS와 연합뉴스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우 후보를 5.5%포인트 차로 앞섰지만 막판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 동대문은 갑·을 지역 모두 격전지다. 19대 총선에서 동대문갑에서 더민주당 안규백 후보가 2.9%포인트, 동대문을에서는 같은 당 민병두 후보가 8.34%포인트 차로 각각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장광근 전 의원과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여당이 승리했던 지역이다. 18대에는 여당, 19대에는 야당이 이긴 서울 영등포갑도 관심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 약 7%포인트 차로 패배한 새누리당 박선규 후보가 이번 총선 연합뉴스와 KBS 여론조사에선 38.7%의 지지를 얻어 현역 김영주 후보(32.3%)를 다소 앞서 있지만 이곳 역시 어느 한쪽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국민 투표 거부 운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든다.” 최근 여야의 공천 파동을 지켜본 각계 원로 및 교수들은 후보자들을 제대로 선택하지 않으면 정치가 더욱 거꾸로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유능한 인재가 들어와야 하는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공천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7일 “각 정당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공천을 했다”며 “후보들을 판단할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묻지 마’ 투표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우려했다.○ “계파 줄 선 후보 응징해야” 각계 원로와 전문가 10명 모두는 당론과 계파주의 추종을 불량 후보 감별법의 주요 기준으로 꼽았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친노(친노무현) 등 계파를 들먹이는 후보들은 문제가 있다”며 “자신의 비전이 없고, 지역에 대한 전문성도 없는 후보들이 계파를 앞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당론만 따라가면 거수기일 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다”라며 “완장 차고 권력자에게 줄을 선 후보는 응징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19대 국회에서 여야는 민생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4년 내내 당내 계파 정치라는 구태를 보이며 권력투쟁에만 여념이 없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을 경우 20대 국회에서도 여야의 고질적 계파 갈등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계파를 자신이 정치하는 데 가장 중요한 ‘빽’인 것처럼 생각하는 후보들이 있다”며 “계파의 이해관계를 기준으로 의정활동을 하려는 후보들은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없어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도 “권력에 아첨하고 양심을 파는 것은 자존심이 없는 인간”이라고 했다. 지역주의 조장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선거하는 사람은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 지역주의와 연고주의를 강조할 것”이라며 “지역주의에 매몰된 선거는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덕성, 표로 심판해야”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도덕적으로 국민 상식의 최소 조건에 맞는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며 “법 위반뿐만 아니라 논문 표절 등이 있으면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남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는 도덕적인 깨끗함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 전과나 범죄 등을 갖고 있는 후보들이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탈세와 전과자 등을 언급하며 “재산이 많으면서도 공익을 위해 기부를 전혀 안 한 사람도 안 된다”고 말했다. 도덕성은 후보들의 절제 능력과 연계돼 있는 만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단국대 가 교수는 “민주화운동 등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사기 또는 음주운전 등의 경력을 갖고 있는 후보는 걸러내야 한다”며 “이는 자신에 대한 절제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김 교수도 “아무리 잘해도 막말 등으로 도덕성에 문제가 있으면 국민을 대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병역, 납세 의무 등은 후보 자질의 기본으로 분류됐다. 고려대 이 교수는 “세금도 안 내고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부패 혐의나 갑질 논란 등으로 지탄받는 후보들은 국민이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국회의장도 “(남북) 분단의 상황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탈세와 부동산 투기 등을 한 후보들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 “전문성, 미리 갖춰야” 전문성이 부족한 후보들도 불량 자질에 해당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이진강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국회는 여러 가지 정책에 따라 국민 생활과 국가 경영에 관련된 법을 만드는 기관”이라며 “각 분야와 지역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지역 사정도 잘 알게 되며, 이는 국가 전체의 이익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김 전 국회의장도 “후보가 국회에 들어오면 전문성을 발전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미리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손 교수는 “전문적 지식은 국회 보좌진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며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능력이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사익 추구형도 철저하게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개인의 이익과 특정 세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며 “고집스러울 정도로 소통하지 않는 후보들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손영일·홍정수 기자}

4·13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개혁 공천’을 표방했지만 전과 기록이 있는 후보가 40.6%로 역대 총선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동아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4·13총선 후보 명부를 분석한 결과 이번 총선에서 전과 기록을 가진 후보는 새누리당이 80명, 더불어민주당이 99명, 국민의당이 67명, 정의당이 30명으로 집계됐다. 무소속 후보 중에는 55명이 전과 기록을 갖고 있다. 여야는 당규에 공천 부적격 기준을 규정하고, 일정 정도 이상의 범죄 전력을 가진 사람을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각 당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전력은 눈감아 준 경우가 많았다. 가장 많은 3개 전과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 집시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통, 도박 등 파렴치한 범죄를 포함해 상해, 사기, 절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뇌물 수수, 병역법 위반 등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만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60여 건에 이르렀다. 전과 기록을 가진 후보 383명 가운데 재범 이상은 46.7%인 179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전과가 많은 무소속 손종표 후보(대전 대덕)는 집회 및 시위법 위반,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총 10차례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경기 성남 분당을)가 4건, 더민주당 신정훈 후보(전남 나주-화순)가 5건, 국민의당 김철근 후보(서울 구로갑)가 5건으로 각각 당내에서 전과 기록이 가장 많았다.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하다가 집회 및 시위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수감생활을 한 ‘시국사범’ 출신도 적지 않았다. 서울 은평을에 무소속 출마한 이재오 의원은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다. 세종시에 무소속 출마한 이해찬 의원(6선)은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으로 옥살이를 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의장 출신인 더민주당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은 직선제 개헌 투쟁을 하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구 수성갑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새누리당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더민주당의 김부겸 전 의원은 모두 197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하다가 옥살이를 한 민주화투쟁 ‘동지’다.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경남 창원 성산)은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 당시 이른바 ‘떡값 검사’ 명단을 공개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홍정수 hong@donga.com·김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