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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호주 시드니의 레이카르트 훈련장. 축구대표팀은 이날 초반 15분만 훈련을 공개하고 이후에는 비공개 훈련을 했다. 전날 회복 훈련을 했기 때문에 이날은 세트피스, 승부차기 등 전술 훈련이 주로 진행됐다. 몸을 풀 때 차두리(사진)는 손흥민의 바로 옆에서 대화를 나눴다. 두 선수의 얼굴은 자못 진지했다. 이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나타나 차두리의 어깨를 감싸고 훈련장 가운데로 갔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심각해 보였다. 두 사람은 독일어로 자유롭게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 주변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차두리와 결승전에서의 임무 또는 국가대표 은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평소 웃음기가 많고 장난도 많이 치던 차두리였지만 이날만은 유독 진지했다. 선수들도 차두리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될 결승전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근호는 “두리 형의 은퇴 경기에서 투혼을 불사르겠다. 더 열심히 뛰는 것만이 그동안 두리 형이 베풀어준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김창수도 “우리 모두 두리 형에게 멋진 은퇴 선물을 해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준우승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시드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결승전 한 경기만 남았는데 기회가 된다면 골을 넣고 싶다.” 29일 호주 시드니의 레이카르트 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이근호(사진)는 골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이근호는 대표팀의 ‘마당쇠’였다. 그만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 선수는 없었다.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제외하고 준결승전까지 모든 경기에 출전해 한국의 승리를 도운 이근호는 좌우 측면, 중앙, 원톱 공격수 등 경기 때마다 다른 역할을 수행했다. 공격수이지만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이근호는 아시안컵과 인연이 적었다. 2007년 아시안컵 일본과의 3, 4위전에서 교체 선수로 6분을 뛴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이번 대회 경기 때마다 그는 모든 힘을 그라운드에 쏟아 붓는다. 아쉽다면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한 것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근호는 대표팀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근호의 그런 점을 흡족해한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호주와의 결승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근호는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발이 느린 호주 수비수들의 틈을 쉴 새 없이 파고들었다. 이근호는 “결승에서 진다면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물거품이 된다.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무엇인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시드니=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재충전은 끝났다. 이제 마지막 담금질만이 남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6일 이라크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마친 뒤 다음 날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선수들은 각자 호텔 방에서 쉬거나 점심과 저녁을 먹으러 시드니 시내에 나갔다. 저녁에는 각자의 방에서 호주-아랍에미리트의 준결승전을 시청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모든 선수들이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조별리그에 이어 호주와 다시 맞붙는 것에 대해 선수들은 다시 한 번 꼭 이기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 무명에서 최고 스타로 떠오른 이정협 한국은 28일 호주 시드니의 코가라 훈련장에서 결승전을 앞두고 훈련을 가졌다. 10여 명의 각국 취재진은 공격수 이정협에게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정협은 이번 대회 2골을 터뜨려 손흥민과 함께 팀 내 최다 득점 선수다. 특히 조별리그 1위 자리를 다퉜던 호주와의 3차전과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 골을 넣으며 순도 높은 활약을 보였다. 대회 조직위와 호주 언론도 이정협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대회 조직위는 홍보 현수막과 신문 광고에 각국의 간판선수 사진을 실어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는 대회 초반 손흥민, 중반에는 기성용이 등장했다. 결승전을 앞두고는 이정협의 사진이 실렸다. 호주의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도 28일 한국의 주요 선수로 손흥민, 기성용과 함께 이정협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정협은 장신이며 활동량이 많은 공격수다. 군복무 중이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정협은 이날 현지 팬들에게 사인 요청을 받으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체격이 좋은 호주 수비수에 맞서 장신(186cm)이면서 체격이 좋은 이정협은 결승전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정협은 호주와의 조별리그 경기를 비롯해 8강, 준결승 등 3경기 내리 선발로 나섰다. 이정협은 “아직 선발로 뛴다고 확정되지 않았다. 선발이나 한국의 아시안컵 통산 100호 골의 주인공에 대해 욕심은 없다. 우승만 한다면 누가 뛰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호주에 대한 분석은 끝냈다. 이정협은 “호주 수비는 체격은 물론이고 힘도 좋다. 하지만 측면 수비수가 공격 가담이 많아 그들이 공격에 나설 때 그쪽을 잘 공략하면 득점을 노려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분위기 최고, 한껏 높아진 우승 희망 이날 훈련은 8강 진출 이후 처음으로 완전 공개 훈련으로 진행됐다. 훈련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훈련 전까지 폭우가 쏟아졌지만 훈련 시작 30분 전부터 날씨가 화창해져 선수들은 감기 걱정 없이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은 훈련 중 웃고 장난도 쳤다. 결승전을 앞둔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만큼 선수들의 분위기와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이라크를 꺾은 뒤 “이렇게 자신감도 높고 분위기도 좋은데 우승 못 하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한 손흥민의 소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훈련 뒤 기성용은 “호주는 안방 이점을 빼면 강하지 않다. 전술적,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과 우승에 대한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 힘들게 온 만큼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들은 모바일 메신저에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끈끈한 동료애도 과시하고 있다. 부상으로 대회를 중간에 마감한 이청용과 구자철은 수시로 글을 남기며 동료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정협은 “갈수록 팀이 단단해지고 끈끈해지고 있다”며 팀의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태극전사들의 한층 밝아진 표정 속에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원대한 꿈이 영글고 있다.▼태극 전사들 말말말▼골키퍼 김진현 “대회 시작 땐 우승하고 싶었는데 막상 결승에 오니 부담도 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공격수 이정협“포상휴가를 부대에서 계획하고 있다지만 우승이 더 간절하다. 빨리 복귀해 신병들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미드필더 남태희“선발로 나가고 싶다. 저도 공격수이니 골도 넣고 싶다.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 싶다.”골키퍼 정성룡“내가 못 나간다고 해서 아쉬운 것은 전혀 없다. (김)진현이가 잘해주고 우승까지 앞두고 있어 다행이다.”수비수 김영권“지난해 12월 결혼한 뒤 마음이 많이 안정됐다. 아내 덕분에 더 힘을 얻고 있다.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수비수 차두리“내 마지막 축구 여행의 끝이 보인다. 얘들아 힘내자! 마지막 1경기다! 정말 고맙다!”(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미드필더 기성용“호주 감독이 조별리그 3차전에서 100%를 다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우리도 마찬가지였다.그런 우리가 더 대단하다.” 시드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재충전은 끝났다. 이제 마지막 담금질만이 남았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26일 이라크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마친 뒤 다음날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선수들은 각자 호텔 방에서 쉬거나 점심과 저녁을 먹으러 시드니 시내에 나갔다. 저녁에는 각자의 방에서 호주-아랍에미리트의 준결승전을 시청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모든 선수들이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조별리그에 이어 호주와 다시 맞붙는 것에 대해 선수들은 다시 한번 꼭 이기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 무명에서 최고 스타로 떠오른 이정협 한국은 28일 호주 시드니의 코가라 훈련장에서 결승전을 앞두고 훈련을 가졌다. 10여 명의 각국 취재진은 공격수 이정협에게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정협은 이번 대회 2골을 터뜨려 손흥민과 팀 내 최다 득점 선수다. 특히 조별리그 1위 자리를 다퉜던 호주와의 3차전과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 골을 넣으며 순도 높은 활약을 보였다. 대회 조직위와 호주 언론도 이정협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대회 조직위는 홍보 현수막과 신문 광고에 각국의 간판선수 사진을 실어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는 대회 초반 손흥민, 중반에는 기성용이 등장했다. 결승전을 앞두고는 이정협의 사진이 실렸다. 호주의 일간지 시드니 모닝 헤럴드도 28일 한국의 주요 선수로 손흥민, 기성용과 함께 이정협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정협은 장신이며 활동량이 많은 공격수다. 군복무 중이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정협은 이날 현지 팬들에게 사인요청을 받으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체격이 좋은 호주 수비수에 맞서 장신(186cm)이면서 체격이 좋은 이정협은 결승전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정협은 호주와의 조별리그 경기를 비롯해 8강, 준결승 등 3경기 내리 선발로 나섰다. 이정협은 “아직 선발로 뛴다고 확정되지 않았다. 선발이나 한국의 아시안컵 통산 100호 골의 주인공에 대해 욕심은 없다. 우승만 한다면 누가 뛰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호주에 대한 분석은 끝냈다. 이정협은 “호주 수비는 체격은 물론 힘도 좋다. 하지만 측면 수비수가 공격 가담이 많아 그들이 공격에 나설 때 그쪽을 잘 공략하면 득점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분위기 최고, 한껏 높아진 우승 희망 이날 훈련은 8강 진출 이후 처음으로 완전 공개 훈련으로 진행됐다. 훈련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취재진들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훈련 전까지 폭우가 쏟아졌지만 훈련 시작 30분전부터 날씨가 화창해지며 선수들은 감기 걱정 없이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은 훈련 중 웃고 장난도 쳤다. 결승전을 앞둔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만큼 선수들의 분위기와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이라크를 꺾은 뒤 “이렇게 자신감도 좋고 분위기도 좋은데 우승 못하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한 손흥민의 소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훈련 뒤 기성용은 “호주는 안방 이점을 빼면 강하지 않다. 전술적,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과 우승에 대한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 힘들게 온 만큼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들은 모바일 메신저에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끈끈한 동료애도 과시하고 있다. 부상으로 대회를 중간에 마감한 이청용과 구자철은 수시로 글을 남기며 남은 선수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정협은 “갈수록 팀이 단단해지고 끈끈해지고 있다”며 팀의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태극전사들의 한층 밝아진 표정 속에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원대한 꿈이 영글고 있다.시드니=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만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 경쟁을 벌인다. 믹스트존은 취재진이 경기를 마친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선수들은 샤워를 마친 뒤 숙소로 가는 버스를 타기 전 무조건 믹스트존을 거쳐야만 한다. 대부분은 취재진의 인터뷰를 승낙하지만 정중하게 거절하는 선수도 있다. 스스로의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못했거나 패인을 제공했을 때 그렇다. 전승을 거둔 한국 대표팀의 믹스트존 분위기는 좋다. 인터뷰에도 흔쾌히 응해 준다. 일본 취재진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선수는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 일본에서 뛰었거나 현재 뛰고 있는 조영철, 김진현 등은 일본 취재진의 단골손님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기성용은 영국 BBC 등 영어권 취재진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한국 선수 중 최고 인기 스타는 역시 손흥민이다. 각국 취재진에게 자주 둘러싸이는 손흥민은 1∼2m 가다가 멈춰 서기 일쑤다. 손흥민과 함께 방을 쓰는 김진수도 한국 취재진의 단골 인터뷰 대상이다. 솔직하고 재미있는 말로 취재진의 배꼽을 잡게 만든다. 손흥민이 라커룸에서 춤을 췄다거나, 자신이 손흥민의 골에 도움을 줬는데 손흥민이 고맙다는 말을 안 해 은혜를 모른다는 등 재미있는 말을 많이 했다. A매치 출전이 6경기에 불과한 이정협은 여전히 인터뷰를 쑥스러워한다. 그래도 할 말은 꼭 한다. “제가 부대장님과 박항서 상주 감독님에게 항상 감사해한다고 기사를 꼭 써 주세요.” 이정협은 국군체육부대 상병이다.김동욱 스포츠부 기자 creating@donga.com}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겨우 입을 뗐다. “아쉽지.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이고…. (차)두리도 늘 축구만 할 수 없잖아.”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62·사진)은 아들 생각에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27일 호주와 아랍에미리트의 준결승전을 보기 위해 호주 뉴캐슬의 뉴캐슬 스타디움을 찾았다. 이번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큰아들 차두리(서울)의 경기를 보기 위해 부인 오은미 씨와 함께 온 것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0여 년 동안 경기장을 찾지 않던 오 씨는 26일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 선발 출전한 차두리의 경기를 지켜봤다. 차 전 감독은 아들의 국가대표 경력이 이번 대회에서 끝난다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본인의 생각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와 상의를 했지만 본인이 그렇게 결정했다는데 반대를 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로서 당연히 아들이 평생 그라운드에서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축구선수로 살 수도 없고 다른 일을 해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긴 한다”고 덧붙였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에서 절정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70m 돌파와 함께 두 골을 도우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도왔다. 차두리가 공을 잡을 때면 한국 관중석에서는 큰 함성이 터진다. 팬들은 인터넷에서 국가대표 은퇴 반대 청원 활동까지 하며 차두리를 성원하고 있다. 차 전 감독은 “두리가 잘 알아서 결정할 것이다. 나는 그냥 두리가 마지막 경기를 한다고 하니 구경을 왔을 뿐이다”고 말했다. 31일 결승전을 본 뒤 다음 달 2일 귀국한다는 차 전 감독은 “두리가 잘해서,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고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뉴캐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이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컵을 품기 위해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산은 호주로 결정됐다. 호주는 27일 호주 뉴캐슬의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아랍에미리트와의 준결승전에서 2-0으로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다. 호주는 전반 3분과 11분 뒤 잇따라 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제는 정면승부 할 때 한국과 호주의 결승전은 31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아시안컵 통산 100호 골 주인공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준결승전까지 통산 99골을 기록 중이다. 한국과 호주의 결승전은 조별리그 3차전 이후 대회 두 번째 맞대결이다. 한국은 이정협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정면승부는 아니었다는 것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판단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 중원의 핵심 마일 제디낙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매슈 레키와 팀 케이힐, 로비 크루스 등 주전 선수들도 교체 선수로 나왔다. 우리도 전력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도 구자철이 후반 초반 부상을 당하며 조기 교체돼 정상적인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무실점 한국 vs 다득점 호주 한국과 호주의 결승전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한국은 5경기에서 한 골도 허용하지 않으며 16개 참가팀 중 유일한 무실점 팀이다. 반면 호주는 5경기에서 무려 12골을 넣으며 참가팀 중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스포츠 통계업체 OPTA는 조직위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결승 진출 원동력으로 강력한 수비를 꼽았다. 5경기에서 유효슈팅 14개만 허용해 경기 평균 2.8개를 기록하며 일본(4경기 6개·경기 평균 1.5개)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호주는 3골을 넣은 팀 케이힐 등 10명의 선수가 골 맛을 보며 고른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상승세 한국 vs 홈 이점 호주 호주는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응원 열기는 대단했다. 결승전은 8만3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경기장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호주의 경기가 모두 매진된 사례로 미뤄 볼 때 결승전에서 호주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된다. 한국은 개최국 텃세와 함께 관중석의 대부분을 차지할 홈팬들의 응원도 극복해야만 한다. 하지만 체력적인 면에서는 한국이 호주보다 유리하다. 26일 준결승전을 치른 한국은 호주보다 하루 더 쉬었다. 하루 차이지만 피로 해소 측면에서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호주도 체력적인 면을 의식해 케이힐과 마크 밀리건을 후반 중반 벤치로 불러들여 쉬게 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는 한국의 상승세도 우승 전망을 밝히고 있다. 이날 호주-아랍에미리트의 준결승전을 직접 관전한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뒤 “호주의 진면목을 보지 못했다.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경기 흐름만 맞춰 갔다. 호주는 공중 볼에 강하고 호흡도 오래 맞춰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면서도 “머리 아파할 이유가 없다. 우리가 해오던 대로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뉴캐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저도 왜 선정됐는지 잘 모르는데요.” 26일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된 남태희(사진)가 고개를 갸웃했다. 골을 넣지도 도움을 기록하지도 않았는데 MOM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아시안컵에서는 경기마다 양 팀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선수에게 MOM 상을 준다. 부상으로는 최신 휴대전화가 주어진다.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구자철이 MOM에 선정됐다. 구자철은 조영철의 선제골을 도왔다. 쿠웨이트전에서는 한국의 졸전 탓에 쿠웨이트의 압둘아지즈 알 미샤안이 MOM의 영광을 누렸다. 호주전에서는 한국의 공수를 조율하고 공격의 시발점이 된 기성용이 받았다. 축구팬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 MOM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과 이날 이라크와의 준결승에서 연이어 나왔다. 우즈베키스탄전 MOM은 수비수 곽태휘였다. 모든 취재진이 2골을 넣으며 한국의 승리를 이끈 손흥민의 수상을 예상했지만 완벽하게 빗나갔다. 곽태휘도 그라운드에서 상을 받으며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MOM 선정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에서 결정한다. TSG는 선수 출신인 패널 3∼4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MOM 선정과 경기 기술 보고서를 작성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우리도 선정 기준이 궁금하다. 선수 출신들이 봤을 때 경기 공헌도가 가장 높은 선수가 선정되는 것으로만 추측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시드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울리 슈틸리케 감독(사진)은 축구 관계자들로부터 “인간적이고 속 깊은 감독”으로 불린다. 먼저 말을 걸거나 웃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속정이 깊다. 이는 첫아들의 죽음과도 연관이 깊다고 한다. 2006년 코트디부아르를 맡았지만 2년 만인 2008년 갑자기 물러났다. 폐 섬유종을 앓고 있는 아들의 병간호를 위해서였다. 아들은 그해 세상을 떠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후 슈틸리케 감독이 가족을 더욱 챙겼고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졸전으로 마친 뒤 “한국은 더이상 우승후보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러 나온 선수들이 가라앉아 있자 “다들 무슨 문제가 있나? 이것이 인생이다. 맛있게 식사하라”며 다독였다. 냉·온탕을 오가는 화법으로 분위기를 휘어잡은 것이다. 26일 이라크와의 준결승은 이런 슈틸리케 감독의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은 경기였다. 첫 번째 ‘슈틸리케 마법’은 지피지기(적을 알고 나를 알라)였다. 한국보다 하루를 덜 쉬어 체력적인 부담이 큰 이라크를 상대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비가 오는 날씨까지 고려해 선수들에게 한 템포 빠른 패스를 주문했다. 이라크는 수비 숫자를 늘리며 체력을 아꼈지만, 한국이 측면과 중앙에서 활발하게 패스를 이어가자 따라 나올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마법은 ‘측면 힘 빼기’다. 이라크가 주 득점 루트로 내세운 왼쪽 측면 공격을 봉쇄하기 위해 한교원 카드를 빼 들었다. 한교원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차두리와 함께 이라크의 왼쪽 공격을 저지했다. 한교원이 적극적으로 공간에 침투하면서 상대 윙백의 오버래핑을 막는 반사이득도 누렸다. 전반 한교원이 힘을 빼놓은 이라크의 왼쪽 측면은 후반 이근호가 휘젓고 다닌 무대가 됐다. 세 번째 마법은 철저한 경고 관리다. 8강에서 경고가 모두 소멸된 점도 한국의 적극적인 공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에 오를 경우 경고 1장을 소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경고를 받은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지 않는 등 경고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한국이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조별리그와 8강전에서 받은 8명의 경고는 AFC의 규정에 따라 소멸됐고, 이날 태극전사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게 한 토대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한국이 경기를 하면서 점차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규율도 잘 잡혀간다. 한국 문화이자 우리의 강점인 것 같다. 세트피스를 계속 연습했는데 이전과 달리 오늘 잘됐다”면서도 “한국이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지만 우승을 하더라도 한국 축구는 더 노력해야 한다. 당장 보완할 점이 많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시드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반세기 넘도록 해묵은 우승 갈증을 풀어낼 기회를 잡았다.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정협이 그 중심에 섰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 이정협과 김영권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1988년 대회 이후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해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우승을 노리게 됐다. 한국은 27일 호주-아랍에미리트의 준결승전 승리 팀과 31일 오후 6시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이정협이었다. 전반 20분 프리킥 기회에서 김진수가 왼쪽에서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리자 이정협이 정확하게 머리를 갖다대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정협은 후반 5분 김영권의 추가골까지 도우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국내 K리그 경기를 직접 관전하러 다니며 대표팀에 선발했다. 당시 많은 전문가는 “새 선수를 발굴했다는 쇼맨십일 뿐”이라며 이정협의 깜짝 발탁을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이정협은 A매치 데뷔전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번 대회 조별리그 호주전 결승골과 이라크전 선제골로 자신을 진가를 증명했다. 4강전을 앞두고 이정협이 슈틸리케 감독에게 받은 주문은 단 하나다. “감독님이 ‘항상 그렇듯이 훈련하던 대로 해라. 전방에서 상대와 많이 싸우고 공중 볼 경합에서 지더라도 같이 뛰어 괴롭혀라’고 주문했다.” 이정협은 “호주에 와서 감독님과 면담했다. 감독님은 ‘네가 잘하든 못하든 책임은 내가 진다.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해라’고 하셨다. 그 얘기를 듣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웃었다. 이정협의 등번호는 18번이다. 1988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황선홍 포항 감독이 18번을 등에 달고 A매치 데뷔전에 골을 넣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정협은 “사실 내가 원했다기보다는 18번을 팀에서 줘서 달았다. 황선홍 선배님의 대를 잇는다는 표현은 지금의 나에게는 과분하다. 다만 앞으로 대를 이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협 못지않게 이날 빛난 스타는 김영권과 김진수였다. 지난해 11월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백패스 실수로 상대에게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내주는 등 불안했던 김영권을 슈틸리케 감독은 믿고 기용했다. 김영권은 이정협이 페널티 지역 중앙 밖에서 가슴으로 받아 떨어뜨린 공을 그대로 걷어찼고 이는 상대 수비수에게 맞고 굴절돼 골로 연결됐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완벽한 수비를 보여주면서도 연장 후반 손흥민의 결승골을 도왔던 김진수는 이라크를 상대로도 이정협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특급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편 경기 후 라디 셰나이실 이라크 대표팀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다. 한국 팀이 매우 잘했고 수준이 높았다. 우리는 두 차례 실수를 했고 상대는 그 기회를 골로 연결했다”며 완패를 시인했다.시드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승리를 위한 두 가지 플랜.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울리 슈틸리케호가 26일 오후 6시 준결승에서 맞붙는 이라크를 공략하기 위한 플랜 A, B를 가동한다. 점유율 축구와 승부차기 준비다. 슈틸리케 감독과 김봉수 골키퍼 코치는 마지막까지 각각의 플랜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이라크가 많이 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내놓은 준결승전 필승 전략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5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전에서는 많이 뛰고 빠르게 공을 돌려야 한다. 그래야 이라크보다 하루 더 쉰 휴식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며 “영리하게 경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라크는 23일 이란과의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갔다. 반면 한국은 22일 우즈베키스탄을 연장전에서 꺾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3일간 잘 쉬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모두 회복됐다. 다친 선수, 아픈 선수도 없이 다들 출격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라크의 라디 셰나이실 이라크 감독은 “한국과 비교할 때 유일한 단점으로는 8강전을 하루 늦게 치러 회복할 시간이 하루 부족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상대의 약점을 최대한 파고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바로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다. 많은 패스로 공을 지키면서 이라크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뛰게 만드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한국은 60.5%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고 패스도 642개로 우즈베키스탄(411개)보다 200개 정도 많이 시도했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패스를 따라다니다 연장전에서 한국 선수들보다 지친 모습이 역력했고 내리 2골을 허용했다. 점유율 축구를 위해서는 기성용의 활약이 필수다. 기성용은 네 경기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283개의 패스를 시도했다. 패스 성공률도 92.2%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네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기성용은 경기 조율은 물론이고 공격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수비진의 패스를 받아, 좌우 측면이나 전방으로 패스를 연결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 박주호를 데리고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 데리고 나온 선수가 다음 경기에서 맹활약해 ‘슈틸리케 마법’이 생겼다. 박주호는 “55년 만의 우승을 향한 좋은 기회라고 선수들이 느끼고 있다. 우승을 간절히 원하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우리는 우승할 실력이 있다고 본다. 이라크를 이긴다면 우승은 실현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승부차기도 대비… 심리전 시작됐다 ▼이라크, 파넨카킥 등 허찔러 이란 격파김봉수 코치 “키커 성향 등 분석 끝내”한국축구대표팀은 최근 두 번의 아시안컵에서만 네 번의 승부차기를 경험했다. 이번 4강전도 승부차기까지 갈 확률이 적지 않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이라크가 수비 위주의 전술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란-이라크의 8강전을 지켜본 뒤 승부차기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김봉수 골키퍼 코치는 “머리가 아프다. 이라크도 분명 내가 자신들의 경기를 본 것을 알고 있다. 이라크의 키커들이 8강전처럼 찰지, 아니면 완전 반대로 찰지 심리 싸움이 벌써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 코치가 가장 경계하는 선수는 이라크의 정신적 지주인 유니스 마흐무드다. 마흐무드는 이란전 승부차기에서 5번째 키커로 나서 대담하게 파넨카킥(공을 찍듯이 차면서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는 것)으로 골망을 갈랐다. 김 코치는 “실수하면 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파넨카킥을 차는 것을 보고 정말 나도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파넨카킥은 성공했을 때는 한 골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다. 상대에게 모욕감을 줘 기세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랍 선수 특유의 페널티킥 습관도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선수들은 보통 공을 놓고 뒤로 6∼7m 정도 가지만 아랍 선수들은 뒤로 딱 네 걸음 정도(3∼4m)만 간다. 김 코치는 “가까운 거리에서 달려오는 키커를 보면 골키퍼는 심리적인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해 골키퍼들에게 자주 얘기한다”며 “코치로서 골키퍼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관찰밖에 없다. 선수들을 수없이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커가 큰 키인지 작은 키인지, 주로 사용하는 발이 왼발인지 오른발인지, 성격이 차분한지 다혈질인지 등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김 코치는 “런던 느낌이 난다”며 승부차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8강에서 개최국 영국을 승부차기에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당시에도 골키퍼 코치였던 김 코치는 “런던에서 승부차기 계산이 잘 맞아떨어졌다. 지금도 느낌이 참 괜찮다”며 웃었다.시드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적극적으로 경합하면서 이라크가 많이 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4강전을 앞두고 올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내놓은 필승 전략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5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이라크와의 4강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는 많이 뛰고 빠르게 공을 돌려야 한다. 그래야 이라크보다 하루 더 쉰 휴식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며 “영리하게 경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13일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난 뒤 “한국은 더 이상 우승후보가 아니다”고 말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물론 우리는 우승할 실력이 있다고 본다. 이라크를 이긴다면 우승은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쿠웨이트전에서 한국은 전술적, 기술적으로 모두 부족했다. 그러나 이제는 지난 일일 뿐이다. 이라크전은 다를 것이다. 이길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 데려 나온 선수가 다음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슈틸리케 마법’이 생겨났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이 데려온 선수는 박주호(마인츠)였다. 박주호는 “55년 만의 우승을 향한 좋은 기회라고 선수들이 느끼고 있다. 우승을 간절히 원하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 언론들도 한국을 우승후보라고 꼽기 시작했다. 한국은 대회 시작 전만 해도 4강 후보 정도로만 거론됐다. 우승 후보로는 일본과 호주가 꼽혔다. 중국 신화통신은 25일 “한국은 한 마디로 ‘시작은 미약했지만 상승세’인 팀이다. 이라크와의 4강전 승리는 물론 55년 만의 우승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그 근거로 한국이 이라크보다 휴식일이 하루 더 많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더 낫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시드니 모닝헤럴드도 “결승에서 한국과 호주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현재의 한국은 조별리그의 한국과 다르다. 호주는 긴장해야 한다”고 보도했다.시드니=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마법이 또 통한 걸까.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 데려 나온 선수들은 모두 다음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슈틸리케 마법’이다.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을 승리로 끝낸 뒤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팀이 올라오든 연장전에 돌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이라크는 2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연장 혈투도 모자라 승부차기 끝에 이란을 간신히 꺾고 한국과 4강에서 맞붙게 됐다. 전후반을 1-1로 마친 뒤 연장전에서도 이란과 2골씩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한 이라크는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이겼다. 26일 오후 6시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격돌해야 할 이라크는 껄끄러운 상대다. 한국은 이라크에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6승 10무 2패로 앞서 있지만 아시안컵에서는 우세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아시안컵 준결승에서는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다. 당시 이라크는 한국을 꺾은 기세를 몰아 우승까지 차지했다. 가장 최근의 A대표팀 맞대결은 2009년 한국에서 열린 친선경기로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22세 이하 대표팀끼리 격돌했던 AFC(아시아축구연맹) U-22 챔피언십 준결승에서는 이라크가 1-0으로 이겼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이라크의 공수 흐름을 조율하는 미드필더로 팀의 에이스인 야세르 카심이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반면 예선리그에서 경고 한 개씩을 받았던 한국의 남태희 김창수 차두리 장윤수 한교원은 경고 걱정 없이 준결승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대회 규정상 4강에 진출하면 조별 예선리그에서 받은 경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8강전에서 경고를 받은 기성용과 곽태휘는 준결승에서 경고를 다시 받으면 결승에 나설 수 없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이란-이라크 경기를 지켜봤다. 온 힘을 다해 이라크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겠다”며 “준결승전까지 이라크보다 하루 더 쉴 수 있어 체력적으로도 한국이 유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한 이후 무실점 5연승 행진 중인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는 더이상 좋을 수가 없는 상태다. 대표팀이 무실점 5연승을 거둔 것은 1990년 이후 25년 만이다. 4강전을 앞두고 액땜도 제대로 했다. 23일 멜버른을 떠나 시드니로 향했던 대표팀은 비행기 결함으로 40분간 공항 근처를 비행하다 멜버른 공항으로 돌아왔다. 당초 도착 시간보다 2시간 정도 늦게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지만 선수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곽태휘는 “우리에게 좋은 일이 오려고 이런 해프닝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시드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마법이 또 통할 걸까.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 데려 나온 선수들은 모두 다음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슈틸리케 마법’이다.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을 승리로 끝낸 뒤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팀이 올라오던 연장전으로 돌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이라크는 2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연장 혈투도 모자라 승부차기 끝에 이란을 간신히 꺾고 한국과 4강에서 맞붙게 됐다. 전후반을 1-1로 마친 뒤 연장전에서도 이란과 2골씩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한 이라크는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이겼다. 26일 오후 6시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격돌해야 할 이라크는 껄끄러운 상대다. 한국은 이라크에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6승 10무 2패로 앞서 있지만 아시안컵에서는 우세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아시안컵 준결승에서는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다. 당시 이라크는 한국을 꺾은 기세를 몰아 우승까지 차지했다. 가장 최근의 A대표팀 맞대결은 2009년 한국에서 열린 친선경기로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22세 이하 대표팀끼리 격돌했던 AFC(아시아축구연맹) U-22 챔피언십 준결승에서는 이라크가 1-0으로 이겼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이라크의 공수 흐름을 조율하는 미드필더로 팀의 에이스인 야세르 카심이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반면 예선리그에서 경고 한 개씩을 받았던 한국의 남태희 김창수 차두리 장윤수 한교원은 경고 걱정 없이 준결승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대회 규정상 4강에 진출하면 조별 예선리그에서 받은 경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8강전에서 경고를 받은 기성용과 곽태휘는 준결승에서 경고를 다시 받으면 결승에 나설 수 없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이란-이라크 경기를 지켜봤다. 온 힘을 다해 이라크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겠다”며 “준결승전까지 이라크보다 하루 더 쉴 수 있어 체력적으로도 한국이 유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한 이후 무실점 5연승 행진 중인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는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상태다. 대표팀이 무실점 5연승을 거둔 것은 1990년 이후 25년 만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우승을 못하면 이상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선수들의 분위기가 좋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고스란히 나타난다”고 말했다. 4강전을 앞두고 액땜도 제대로 했다. 23일 멜버른을 떠나 시드니로 향했던 대표팀은 비행기 결함으로 40분간 공항 근처를 비행하다 멜버른 공항으로 돌아왔다. 당초 도착 시간보다 2시간 정도 늦게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지만 선수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곽태휘는 “우리에게 좋은 일이 오려고 이런 해프닝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호(마인츠)도 “선수들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비행기 연착으로 대표팀은 이날 오후 훈련을 취소했다.시드니=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사진)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가 끝난 뒤 기성용의 공격수 기용은 자신의 결정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연장전에 기성용을 측면 공격수로 기용한 것은 기성용이 먼저 남태희를 중앙에 세우고, 자신은 측면에 서겠다고 밝혀 그 의견을 수용했다. 선수들의 의견이 합리적이면 그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팀을 위해 좋다”고 말했다. 또 “골을 넣었지만 아직 손흥민의 충분한 장점을 보지 못했다. 침착성이 때로는 부족한 모습이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추긴 했지만, 상황에 따라 속도를 줄이고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선수의 모습이 아니다. 그래도 골 위치 선정은 좋았다”고 말했다. 준결승전 대비에 대해서는 “4강전 상대로 이란, 이라크 누가 올라올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만의 플레이가 중요하다. 오늘 90분 이상을 뛴 선수들은 하루를 꼬박 쉬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선 절반 이상을 바꿔서 4강전에 나갈 상황이다. 지금부터는 체력이 관건이다. 의무팀과 협의해 체력을 회복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멜버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손흥민(22)이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손흥민은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축구대회 8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6월 22일(현지 시간)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2-4 패)에서 골을 넣은 지 11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손흥민 타임’은 연장에 들어가서야 시작됐다. 손흥민은 연장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1분 전 김진수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올려준 볼을 골문 앞에서 머리로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잡아냈다. 이어 연장 후반 14분에는 차두리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슛으로 쐐기 골을 성공시켜 대표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경기가 끝난 뒤 1만여 명의 한국 관중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손흥민’을 연호했다. 손흥민은 “2골 모두 선수들이 내게 맞춰줬다. 첫 골 때는 (김)진수가 크로스를 기가 막히게 올려줬다. 두 번째 골은 (차)두리 형이 말할 수 없이 깔끔하게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또 “두리 형이 뛰어다니지 말고 체력을 아꼈다 한 방을 노리라고 했다. 두리 형은 정말 내가 기댈 수 있는 형이고 삼촌이다. 두리 형에게 이번 대회 우승컵을 은퇴 선물로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손흥민의 이 말을 못 들은 김진수는 경기 후 “(손)흥민이가 은혜를 모르는 것 같다. 고맙다는 말이 없었다”며 웃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아시안컵 3회 연속 4강에 오르며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한국은 1988년 준우승 이후 2011년 카타르 대회까지 6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아시안컵 무패행진을 14경기(승부차기 패는 무승부에 포함)로 늘렸다. 이날 온 몸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낸 중앙수비수 곽태휘는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한국은 23일 열리는 이란-이라크 경기의 승자와 26일 오후 6시 4강에서 맞붙는다. 한편 개최국 호주는 브리즈번에서 열린 중국과의 8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린 팀 케이힐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호주는 일본-아랍에미리트전의 승자와 27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멜버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일어나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레버쿠젠)은 연장 전반 막판 선제골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 오른쪽 구석으로 달려 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누워있었다. 다리에 쥐도 났지만 체력이 바닥난 동료들에게 시간을 주고 싶었다. 잠시 뒤 그의 얼굴에는 편안한 미소가 퍼졌다.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한 번에 날려버린 표정이었다. 손흥민은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축구대회 8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6월 22일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2-4 패)에서 골을 넣은 지 11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한국축구의 기대주 손흥민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하며 ‘황태자’로 주목 받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던 손흥민은 독일 출신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믿을만한 선수였다. 그런 손흥민에게 슈틸리케 감독은 꾸준히 기회를 줬다. 하지만 손흥민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경기에서 단 한 골도 잡아내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1일 열린 8강전 공식 기자회견에 손흥민을 데려갔다. 이번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손흥민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손흥민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였다. 아시안컵 공식 기자회견은 기분 좋은 징크스가 있다. 기자회견에 나온 선수는 다음날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오만 전에서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쿠웨이트 전에서는 차두리(서울)가, 호주 전에서는 곽태휘(알힐랄)가 그랬다. 기성용은 오만 전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한국의 첫 승을 이끌었다. 차두리는 결승골을 도왔고, 곽태휘는 호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기자회견 작전은 이날도 대성공을 거뒀다. ‘손흥민 타임’은 연장에서야 시작됐다. 손흥민은 연장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1분 전 김진수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볼을 골문 앞에서 머리로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잡아냈다. 손흥민은 연장 후반 14분에도 강력한 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대표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경기가 끝난 뒤 1만여 명의 한국 관중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손흥민’을 연호했다. 손흥민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멜버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일어나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레버쿠젠)은 연장 전반 막판 선제골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 오른쪽 구석으로 달려 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누워있었다. 다리에 쥐도 났지만 체력이 바닥난 동료들에게 시간을 주고 싶었다. 잠시 뒤 그의 얼굴에는 편안한 미소가 퍼졌다.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한 번에 날려버린 표정이었다. 손흥민은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축구대회 8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6월 22일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2-4 패)에서 골을 넣은 지 11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한국축구의 기대주 손흥민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하며 ‘황태자’로 주목 받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던 손흥민은 독일 출신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믿을만한 선수였다. 그런 손흥민에게 슈틸리케 감독은 꾸준히 기회를 줬다. 하지만 손흥민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경기에서 단 한 골도 잡아내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1일 열린 8강전 공식 기자회견에 손흥민을 데려갔다. 이번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손흥민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손흥민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였다. 아시안컵 공식 기자회견은 기분 좋은 징크스가 있다. 기자회견에 나온 선수는 다음날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오만 전에서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쿠웨이트 전에서는 차두리(서울)가, 호주 전에서는 곽태휘(알힐랄)가 그랬다. 기성용은 오만 전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한국의 첫 승을 이끌었다. 차두리는 결승골을 도왔고, 곽태휘는 호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기자회견 작전은 이날도 대성공을 거뒀다. ‘손흥민 타임’은 연장에서야 시작됐다. 손흥민은 연장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1분 전 김진수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볼을 골문 앞에서 머리로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잡아냈다. 손흥민은 연장 후반 14분에도 강력한 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대표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경기가 끝난 뒤 1만여 명의 한국 관중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손흥민’을 연호했다. 손흥민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멜버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연장전까지 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축구대표팀 부동의 왼쪽 수비수였던 이영표 KBS해설위원(사진)은 2015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과 마주칠 우즈베키스탄이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은 2013년 현역 은퇴 뒤 지난해 해설위원으로 데뷔해 ‘족집게 해설’로 선수 시절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오후 4시 30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해설을 위해 현지를 찾은 이 위원을 만나 8강전 전망을 들어봤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은 쉽지 않을 듯하다. 우즈베키스탄은 수비 조직력이 탄탄하다. 마치 러시아를 보듯 좋은 수비를 펼치는데 전체적 압박 타이밍과 그 강도가 좋다. 앞선 세 경기를 보면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가 촘촘했고, 중앙 수비수들은 힘과 높이를 모두 갖췄다. 크로스에 대한 대처능력도 뛰어나다. 이런 수비수들과 공중 볼 경쟁을 하면 오히려 한국이 불리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공격수들은 상대가 공격을 할 때 그 공격수들을 강하게 압박한다. 양쪽 측면 공격수들도 마찬가지여서 상대에게 측면 공간을 잘 내주지 않는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인 사르도르 라시도프는 드리블 돌파와 침투, 움직임 등이 좋다. 반면 왼쪽 측면 공격수 자수르 하사노프는 크로스가 뛰어나다. 세르베르 제파로프와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크로스를 올렸다. 한국으로서는 우즈베키스탄이 양쪽에서 다른 스타일의 공격을 하는 데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라시도프가 수비 뒤쪽 공간으로 치고 들어올 것을 대비해 중앙 수비수가 왼쪽 수비수를 도와줘야 한다. 하사노프가 공을 잡을 때는 중앙 수비수가 크로스를 대비해 확실하게 움직여야 한다. 한국은 공격의 핵심인 이청용(볼턴)과 구자철(마인츠)이 부상으로 빠졌다. 확실한 퍼즐 조각 두 개를 잃어버리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잘 해줘야만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감독이 팀을 3년이나 이끌고 있지만 한국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5개월에 불과하다. 아직 조직력을 맞춰가는 과정이다.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50 대 50의 승률이지만 우리가 더 뛰어나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면 승리는 우리 쪽으로 올 수 있다. 공격적인 부분에서 한국은 세 경기에서 3골밖에 넣지 못했다. 8강 진출 팀 중 가장 적다. 득점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몇 번 오지 않을 기회를 어떤 팀이 살리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한국은 이란, 일본과 함께 무실점인 만큼 수비는 안정적이다. 8강 경기에서 두 팀 모두 수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연장전까지 갈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다만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10∼25분에 실점이 많다. 이때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 시간대에 득점을 노려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승리하면 무조건 결승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멜버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 축구의 대표 스타 손흥민(22·레버쿠젠)은 그라운드에서 두 번 크게 울었다. 처음은 4년 전 이맘때다.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하자 그는 눈물을 쏟았다. 두 번째는 3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였다. 지난해 6월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지며 탈락이 확정됐을 때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한 그는 다시는 울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손흥민은 21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년 전 아시안컵 때는 겁도 없었고 경험도 없었다. 지금은 경험을 많이 했고 경기 운영 능력도 많이 늘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몇 년 새 위상은 달라졌지만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전체 출전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몸값이 높다. 해외 축구 통계사이트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그의 몸값은 1232만 파운드(약 203억 원)다. 아시안컵 출전 선수 196명 중 일본의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1320만 파운드)에 이어 2위다. 개막 전 그는 해외 언론에서 가장 관심을 가진 선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그의 존재감은 작았다. 지난해 6월 22일 알제리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7개월간 A매치 무득점이다. 10경기 동안 골이 없다. 이번 대회에서도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조별리그 1차전 오만전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팀 승리를 도왔지만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감기 몸살에 걸려 결장했다. 호주전에서는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2경기에서 131분을 뛰었지만 무득점이었다. 8강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그래서 책임감이 더 무겁다. 22일 열리는 8강전에서 손흥민은 골문 앞에서의 활발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 득점을 노릴 계획이다. 그는 “득점왕 등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뛰는 게 아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데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은 8강전에서 선발로 뛸 수 있는 몸 상태다. 그의 출전으로 좀 더 위협적인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은 ‘지한파’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르잘롤 카시모프 감독도 그중 한 명이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통산 전적에서 8승 2무 1패로 앞서 있는데 딱 한 번 진 것이 카시모프 감독이 선수로 뛰었던 경기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4강전에서 한국을 1-0으로 이겼다. 또 세르베르 제파로프(성남)는 2010년 K리그 서울에서 활약했고 2013년부터 성남 유니폼을 입고 있다. 티무르 카파제(로코모티브 타슈켄트)는 2011년 인천에 입단해 30경기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했다.멜버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