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1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넥센-롯데전. 롯데 선발 송승준은 1회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 첫 타자 박병호도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았다. 하지만 갑자기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급하게 구원 등판한 투수는 진명호(사진)였다. 2009년 입단한 10년 차 오른손 투수 진명호는 전날까지 개인 통산 3승밖에 거두지 못한 무명 투수다. 하지만 이날만은 에이스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진명호는 이날 5회까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와 단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로 넥센 타자들을 잠재웠다. 11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삼진은 6개나 잡아냈다. 진명호의 호투에 화답하듯 롯데 타자들은 장단 17개의 안타를 폭발시키며 12-0 완승을 거뒀다. 구원승을 따낸 진명호는 2012년 8월 21일 삼성전 이후 2059일 만에 개인 통산 4승째를 수확했다. 최하위 롯데 역시 시즌 첫 연승과 함께 시즌 4승째(11패)를 올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고의였을까, 아니면 정말 실수였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O에서 두산 포수 양의지(31)와 관련한 상벌위원회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안건은 양의지의 비신사적 행위 여부에 대한 심의다.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삼성 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7회말 두산 투수 곽빈이 던진 연습 투구를 포수 양의지가 피하면서 정종수 구심이 공에 맞을 뻔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7회초 두산 공격 양의지 타석이었다. 삼성의 왼손 사이드암 투수 임현준이 던진 초구 바깥쪽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양의지는 타석을 벗어나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타석에서 결국 헛스윙 삼진 아웃을 당한 양의지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곧이어 7회말 양의지가 공을 피하며 심판이 공에 맞을 뻔한 일이 벌어졌으니 고의성이 의심될 만했다. 곽빈이 던진 공은 정 구심의 다리 사이로 빠져 나갔다. 이 모습을 지켜본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곧바로 양의지를 더그아웃으로 불러 야단을 치기도 했다. 양의지는 경기 후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 공이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KBO는 상벌위에서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포수가 일부러 투수의 공을 뒤로 흘려 심판을 맞히는 행위는 아마추어 야구나 사회인 야구에서는 간혹 벌어지지만 프로야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KBO에 따르면 비슷한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경우는 딱 한 차례 있었다. 1990년 OB-빙그레전에서 OB 포수 정재호가 고의로 포구를 하지 않아 공이 주심의 마스크에 맞았다. 정재호는 곧바로 퇴장당했고, 이후 상벌위원회에서 10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20만 원 처분을 받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투타 겸업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24·사진)를 데려간 LA 에인절스는 요즘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에서 뛰었던 오타니는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10일 현재 타자로 4경기에 나서 타율 0.389(18타수 7안타), 3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10이라는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 투수로는 선발로 2경기에 등판해 2승에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중이다. 이날 발표된 아메리칸리그 주간 최우수선수(Player of the Week)는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오타니는 투타 모두에서 경이로운 활약을 펼쳤다. 기대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극찬했다. 초특급 활약에 걸맞지 않게 오타니의 몸값은 무척 저렴하다. 지난해 말 새로 개정된 미일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 규정에 따라 오타니는 올해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인 54만5000달러(약 5억8000만 원)를 받는다. 계약금도 231만5000달러(약 25억 원)밖에 되지 않았다. 2014년 초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의 대형 계약(7년 1억5500만 달러·약 1653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에인절스로서는 ‘로또 1등’에 당첨됐다고 할 만하다. 이에 비해 올해 ‘거포’ 장칼로 스탠턴(29)을 데려온 뉴욕 양키스는 계속되는 헛방망이질에 속을 끓이고 있다. 마이애미 시절이던 2014년 말 13년간 3억2500만 달러(약 3466억 원)에 계약한 스탠턴은 올해 연봉으로 2500만 달러(약 267억 원)를 받는다. 팀 내 최고 연봉이다. 하지만 10일 현재 타율은 0.167(42타수 7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삼진이 너무 많다. 9일 볼티모어전에서 7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5개나 당하는 등 10경기에서 벌써 20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스탠턴은 지난해 마이애미에서는 59개의 홈런을 치며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바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재미교포 덕 김(22·한국명 김샛별·사진)이 처음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가장 낮은 타수를 기록한 아마추어 선수에게 주는 실버 컵을 받았다. 덕 김은 9일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6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합계 8오버파 296타를 적어낸 덕 김은 선두 패트릭 리드(미국·15언더파 273타)에게 20타 이상 뒤진 공동 50위로 마쳤지만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컷을 통과해 4라운드까지 완주했다. 덕 김은 지난해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준우승 자격으로 출전했다. 2015년 마스터스 우승자 조던 스피스(25·미국)의 텍사스대 3년 후배인 덕 김은 이번 대회에서 3차례나 이글을 기록하는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스피스는 텍사스대 졸업 후 프로로 전향하면서 모교의 전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덕 김의 텍사스대 입학을 추천했다고 한다. 그런 인연으로 둘은 이번 대회 전 함께 연습라운드를 돌았다. 덕 김은 “온 가족에게 특별한 한 주였다. 가족들과 함께 축하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나흘 동안 캐디로 호흡을 맞췄고, 어머니와 누나는 갤러리로 경기를 지켜봤다. 2주 후 대학을 졸업하는 덕 김은 6월 US오픈 이후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뽑힌 선수보다 안 뽑힌 선수를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다.”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명단 발표 후 나온 얘기다.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9일 아시아경기 국가대표 예비 명단 109명을 발표했다. 대개 50∼60명이었던 과거와 비교해 엄청난 수다. 대회 규정상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광범위하게 많은 선수를 뽑았다. 6월 최종 엔트리 발표 때는 최고의 실력과 컨디션을 갖춘 선수만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슈퍼루키’ 강백호(KT)와 곽빈(두산), 양창섭(삼성), 한동희(롯데) 등 신인도 포함됐다. 올해 병역혜택을 받지 못하면 현역으로 입대해야 하는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 등도 이름을 올렸다. 강정현(원광대), 박동현(건국대), 최태성(홍익대), 양찬열(단국대) 등 4명의 아마추어 선수 이름도 보였다. 선 감독은 6월경 최종 엔트리 24명을 선발할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반적인 주말 골퍼들에게 한 홀에서 기록할 수 있는 최악의 스코어는 퀸튜플 보기다. 파5홀에서 5타를 잃는 게 퀸튜플이지만 이 용어 역시 잘 쓰이지 않는다. 파5홀에서의 더블 파(해당 홀 기준 타수의 갑절 스코어) 이상의 스코어는 일명 ‘양파’로 처리한다. 그런데 6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옥튜플’ 보기가 나왔다. 한 홀에서 8오버파를 친 비극의 주인공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38·스페인·사진)였다. 가르시아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15번홀(파5·530야드)에서 8오버파를 치며 중간 합계 9오버파 81타를 적어냈다. 참가자 87명 가운데 공동 85위에 머물러 컷 통과조차 불투명해졌다. 14번홀까지 2오버파를 기록하던 가르시아는 티샷으로 322야드를 보냈다. 핀까지 206야드를 남기고 가르시아는 6번 아이언을 선택했다. 그런데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올렸으나 뒤로 미끄러져 내려와 연못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공을 드롭한 가르시아는 웨지로 네 번째 샷을 했는데 공이 또다시 연못에 빠졌다. 벌타를 받고 친 여섯 번째 샷, 여덟 번째 샷, 열 번째 샷이 계속해서 연못에 빠졌다. 공은 그린에 떨어졌지만 마치 빨려 들어가듯 데굴데굴 굴러가 물에 빠졌다. 연못에 들어간 공만 5개였다. 가르시아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좋은 샷을 한 것 같은데 공이 멈추지 않았다. 운이 나빴다. 그냥 그렇게 돼 버렸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르시아가 기록한 13타는 이 대회 15번홀에서 나온 최악의 스코어다. 이전까지는 오자키 마사시(점보 오자키·1987년), 벤 크렌쇼(1998년), 이그나시오 가리보(1999년) 등이 11타를 쳤다. 13타는 전체 홀로 따져도 대회 한 홀 최다 타수 타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이날 가르시아의 모습이 1996년 개봉한 영화 ‘틴컵’과 비슷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주인공 로이 매커보이(케빈 코스트너)는 US오픈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공이 자꾸 그린에서 굴러 물에 빠지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다. 매커보이는 18번홀에서 12타를 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마이너리그 수준→베이브 루스의 환생. 단 3경기 만에 평가가 극에서 극으로 바뀌었다. 투타 겸업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가 연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슈퍼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오타니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8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1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오타니는 0-2로 뒤진 5회말 2차례나 사이영상을 받은 상대 에이스 코리 클루버의 직구(시속 148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연장 10회에는 중전 안타를 추가해 멀티 안타(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완성했다. 하루 전 3점 홈런 포함 3안타에 이은 이틀 연속 홈런과 멀티 안타다. 타율은 0.429까지 올랐다. 에인절스는 13회말 잭 코자트의 좌월 끝내기 솔로포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오타니는 2일 오클랜드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메이저리그 기록 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을 인용해 “승리 투수가 된 후 2경기 연속 홈런은 ‘야구의 신’ 베이브 루스도 이루지 못한 최초의 쾌거”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3월 시범경기에서는 투타에서 모두 부진을 보이며 ‘마이너리그 선수’라는 비난을 받았다. 투수로는 2경기에 나와 2와 3분의 2이닝 9피안타 8실점으로 난타당했고 타자로는 타율 0.125(32타수 4안타)로 부진했다. 이제 과연 오타니가 루스의 길을 걸을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확히 100년 전인 1918년 루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0승-1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그해 루스는 투수로 13승 7패를 기록했고, 타자로는 11홈런을 쳤다. 오타니는 앞으로 1주일에 1차례 선발 투수로 등판하고, 로테이션 사이에 3경기 정도 타자로 출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선수 정성훈(38·KIA)은 야구를 꽤 잘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성실하고 꾸준한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1999년 해태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까지 현대와 LG 등을 돌며 통산 2135경기를 뛰었다. 개인적인 욕심은 없는 선수였다. 경기에선 최선을 다했지만 개인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기록이 생겼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그는 양준혁(은퇴)과 함께 KBO리그 최다 경기 출장 공동 1위에 올랐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필요한 건 단 1경기였다. 하지만 전 소속팀 LG는 그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젊은 선수를 키우겠다는 거였다. 적지 않은 몸값(2017년 연봉 7억 원)도 부담이 됐을 터였다. 이때 그의 마음가짐은 분명했다. ‘자신을 원하는 팀이 있다면 온몸을 바쳐 뛰겠다는 것’이었다. 손을 내민 사람은 KIA 김기태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4일 개막전에서 정성훈을 대타로 기용했다. 2136번째 경기로 역대 최다 경기 출장 신기록이었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대기록을 쭉쭉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정성훈은 29일 삼성전에서는 결승 홈런을 치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NC 베테랑 타자 최준석(35)의 경우도 비슷하다. 롯데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왔지만 어느 팀도 그를 원하지 않았다. 자신은 힘이 있다고 느꼈지만 원하는 팀이 없으니 유니폼을 벗어야 할 위기였다. 그를 데려온 것은 두산 시절 은사였던 NC 김경문 감독이었다. 그 고마움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까지는 ‘최준석 효과’가 대단하다. 최준석은 지난달 29일 한화전에서 8회 대타로 나와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때렸다. 31일 롯데전에서도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모든 조직과 마찬가지로 야구단 역시 사람을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두 감독은 절실한 선수들을 데려와 판을 깔아줬다. 이들이 내뿜은 에너지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고참이 죽기 살기로 하는데 어린 선수들이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선의의 내부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겨울 특별한 보강 없이도 양 팀은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특히 NC는 5일 현재 단독 1위다. 올해 정성훈의 연봉은 1억 원, 최준석은 550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두 감독은 구단에 큰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선수들의 마음을 얻었다. 이들이 괜히 ‘명장’ 소리를 듣는 게 아니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2016년 5월 KIA 나지완은 독특한 헬멧을 쓰고 타석에 들어섰다. 기존 헬멧에 안면보호대를 덧대 만든 일명 ‘검투사’ 헬멧이었다. 투수들의 집요한 몸쪽 승부에 시달리던 나지완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기 위해 검투사 헬멧을 요청했다. 이 헬멧은 보호대 부분이 턱 아래까지 덮어 얼굴을 보호한다. 지난해엔 박용택(LG), 김선빈(KIA) 등이 검투사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KBO리그에는 팀별로 열풍이라 할 정도로 검투사 헬멧이 유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NC는 ‘글래디에이터스(검투사들)’란 별명을 붙여도 될 정도로 많은 선수가 검투사 헬멧을 사용하고 있다. 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NC전. 삼성 선수 가운데 검투사 헬멧을 착용한 선수는 박해민과 김상수 정도였다. 하지만 NC는 대부분의 타자가 ‘검투사’ 모습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9명의 선발 라인업 가운데 1번 타자 박민우를 시작으로 김성욱, 나성범, 강진성, 박석민, 이종욱, 노진혁 등 7명이 검투사 헬멧을 썼다. 평범한 헬멧 차림으로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내야수 모창민과 포수 정범모 등 2명이었다. 경기 후반 교체 출전한 권희동과 이상호 역시 검투사 헬멧을 썼다. NC 관계자는 “최근 들어 투수들의 공이 무척 빨라지다 보니 안정감 있는 헬멧을 찾은 선수가 많았다. 시즌 개막에 앞서 단체 주문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선수들이 검투사 헬멧을 택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다른 팀의 몇몇 선수는 불편하고 거추장스럽다며 평범한 헬멧으로 되돌아갔지만 NC 선수들은 개막부터 꾸준히 검투사 헬멧을 쓰고 있다. 톱타자 박민우는 “아직 효과가 어떤지 말하기 애매하지만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우는 이날 0-1로 끌려가던 5회말 양창섭을 상대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전날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김성욱도 8회 쐐기 솔로포를 날렸다. NC는 이날 4-1로 이겼다. 김경문 NC 감독은 “얼굴 쪽에 공을 맞으면 트라우마가 상당히 오래간다. 부상 방지 차원에서 안면 보호대를 쓰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며 “검투사 헬멧을 쓰면 시야가 투수와 공에만 더 집중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8승 2패를 기록한 NC는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검투사 헬멧을 만들기 위한 안면 보호대는 미국의 일반 스포츠용품점에서 20달러(약 2만2000원)면 구매할 수 있다. 한국까지 들여오는 배송료를 더해도 5만 원이면 된다. 탈·부착도 가능해 원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해체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뉴욕 양키스의 홈런왕 장칼로 스탠턴과 워싱턴의 ‘괴물 타자’ 브라이스 하퍼 등이 검투사 헬멧을 쓴다. 한편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20·넥센)는 올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 강백호(19·KT) 앞에서 화끈한 대포 시범을 보였다. 이정후는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의 안방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1회말 류희운을 상대로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의 시즌 1호 홈런이자 생애 첫 1회 선두 타자 홈런이다. 정교한 타격이 주무기인 이정후는 지난해 역대 신인 최다인 179개의 안타를 쳤지만 홈런은 2개밖에 없었다. 2개 모두 4월 8일 잠실구장에서 때렸다. 박병호와 초이스, 고종욱(2개) 등이 5방의 홈런을 합작한 넥센이 10-2로 승리하면서 이정후의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3일부터 시작된 양 팀의 3연전은 이정후와 강백호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정후가 가벼운 손가락 부상으로 전날 경기에 결장하면서 3연전 이틀째인 이날에야 처음 대결을 하게 됐다. 이날 강백호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틀 전 선발 투수로 메이저리그 첫 승을 올린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사진)가 이번엔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터뜨렸다. 투수와 타자 양면에서 맹활약했던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타자’ 오타니가 4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홈런을 포함해 3안타의 타격쇼를 펼쳤다. 오타니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 첫 타석에서 조시 톰린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6구째 커브(시속 119km)를 가볍게 걷어 올렸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우전안타, 8회말에는 중전안타를 날렸다.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 지난달 30일 개막전에서 5타수 1안타를 친 뒤 2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타율은 0.444(9타수 4안타)로 높아졌다. 에인절스는 클리블랜드를 13-2로 대파했다. 오타니는 2일 오클랜드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등판해 최고 시속 161km의 빠른 공과 스플리터를 앞세워 6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개막전에 야수로 나선 뒤 10경기 안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 것은 1919년 베이브 루스 이후 99년 만이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에서 5년간 뛰면서 투수로 42승 15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했고, 타자로는 타율 0.286에 46홈런 166타점을 올렸다. ESPN은 이날 경기 전 “메이저리그 30개 팀이 모두 오타니를 원한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시즌 초반 무난히 적응하고 있다.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타니는 아마 현시대의 진정한 베이브 루스일 것”이라고 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KBO리그 수준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그 여파 중 하나는 뛰어난 신인 선수의 실종이었다.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대형 신인도 힘과 기술에서 프로 선배들을 이기지 못했다. 프로 입단 후 3∼5년 퓨처스리그(2군)를 경험하고 군 문제까지 해결한 뒤 주전으로 발돋움하는 게 하나의 코스처럼 자리 잡았다. 지난해 이정후(20·넥센)의 등장은 그래서 더욱 신선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 이정후는 고졸 신인으로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에 111득점을 올렸다. 역대 KBO리그 신인 최다안타, 신인 최다득점 기록이었다. 신인왕은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2007년 임태훈(전 두산) 이후 10년 만에 나온 순수 고졸 신인왕이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간은 ‘중고 신인’의 시대였다. 최형우(KIA·2008년), 서건창(넥센·2012년), 구자욱(삼성·2015년) 등 현재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선수들이 뒤늦게 야구에 눈을 떠 신인왕을 수상했다. 지난해 이정후에겐 따로 경쟁자라고 할 만한 선수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 신인왕 레이스는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걸출한 순수 고졸 신인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1999년생 고졸 루키 가운데 가장 앞서 나가는 선수는 ‘천재 타자’라는 수식어가 달린 KT 강백호(19)다. 지난달 24일 개막전 첫 타석부터 KIA 헥터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린 강백호는 3일까지 9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 4개를 터뜨렸다. 3일 넥센전에서는 4회 행운의 2루타로 1타점을 추가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14에 12타점이다. 기술은 물론이고 강한 정신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김진욱 KT 감독은 “천재성이 있다.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 한 번 당한 공에 두 번 당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정후가 이날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둘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롯데 한동희는 ‘제2의 이대호’로 성장할 재목이다. 1일 NC전에서 천금같은 동점 3루타를 쳐내 팀의 7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한동희를 거포 3루수로 키울 작정이다. 투수에서는 삼성 양창섭과 두산 곽빈이 눈에 띈다. 양창섭은 지난달 28일 KIA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이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된 건 2014년 하영민(넥센) 이후 4년 만이다. 중간 계투로 나서고 있는 곽빈은 4경기에서 1승을 거뒀다. 3일 LG전에서도 8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두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SK 타자들은 지난해 234개의 홈런을 합작하며 10개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올해도 ‘홈런 군단’ SK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SK 타자들은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팀 홈런 1위에 올랐다. 포문을 연 것은 외국인 선수 로맥이었다. 로맥은 0-1로 뒤지던 1회말 1사 1, 2루에서 KIA 선발 이민우의 3구째 포크볼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후속 김동엽 역시 이민우의 포크볼을 통타해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해 46홈런으로 홈런 1위에 올랐던 최정 역시 4회말 KIA의 2번째 투수 박정수를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4회말 정의윤과 최승준까지 연속 타자 홈런을 쳐내며 SK는 4회에만 3방의 홈런을 합작했다. 8회 김동엽이 솔로 홈런을 추가하면서 SK는 KIA를 13-3으로 대파했다. 이날 2개의 홈런을 추가한 김동엽이 6개로 홈런 단독 선두에 오른 가운데 로맥과 최정은 5호로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던 박성현(25·KEB하나은행·사진)이 올 시즌 첫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은 아니었지만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박성현은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 낸 그는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 LPGA투어 신인이던 지난해 상금왕, 신인왕, 올해의 선수상 등 3관왕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박성현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첫 대회였던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22위를 했고,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는 공동 24위에 자리했다.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공동 49위에 이어 지난주 기아클래식에서는 LPGA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컷탈락까지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해 좋았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성현은 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치며 공동 선두로 나섰다.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할 만했으나 3라운드 후반에서만 5타를 잃으며 고비를 넘지 못했다. 최종일 선두에 4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7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선두권과 멀어졌다. 박성현은 “시즌 초반 부진할 때와 비교하면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대회였다. 샷과 퍼팅이 좋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자신 있게 대회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11일부터 미국 하와이주 코올리나골프장에서 열리는 롯데챔피언십에 출전해 첫 승에 재도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태권도가 법률로 우리나라 국기(國技)로 지정됐다. 2일 국회와 태권도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국기는 태권도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태권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법안은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을 대표로 여야 국회의원 225명이 공동 발의했다. 태권도 9단인 이 의원은 지난해 발족한 국회의원태권도연맹의 초대 총재를 맡고 있다. 태권도는 그동안 관습적으로 우리나라 국기로 인식됐지만 법적인 지위는 인정받지 못했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태권도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육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이저리그 데뷔 마운드에서 던진 첫 번째 공의 스피드는 158km였다. 공은 점점 빨라져 최고 161km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속구보다 더 위력적이었던 것은 스플릿핑거 패스트볼(스플리터)이었다. 중지와 검지 사이에 끼운 공을 채듯이 던지는 스플리터는 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눈앞에서 갑자기 가라앉는 구종이다. 직구보다 15km가량 느린 스플리터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LA 에인절스의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24)가 스플리터를 앞세워 빅리그 데뷔전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투수’ 오타니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안타(1홈런 포함)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7-3으로 승리하며 그는 빅리그 데뷔전 승리 투수가 됐다. 시범경기에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공식 데뷔전에서 화려한 승리를 거뒀다. 오타니는 1회부터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첫 타자 마커스 시미언을 상대로 141km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번 타자 제드 로리는 158km짜리 빠른 공으로 포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했다. 3번 타자 맷 올슨은 빠른공 1개와 스플리터 2개로 간단하게 삼구 삼진 처리했다. 오타니는 3회에도 올슨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MLB.com은 이 올슨과의 대결에 대해 “160km 직구를 연신 던진 뒤 145km짜리 스플리터로 삼진을 잡는 건 명백한 반칙”이라는 은유적인 표현을 썼다. 이날 솎아낸 6개의 삼진 중 5개가 스플리터를 통한 헛스윙 삼진이었다. 오타니는 2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맷 채프먼에게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맞았지만 위기는 딱 거기까지였다. 오타니는 이후 6회를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단 한 개의 추가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타자’ 오타니는 지난달 30일 오클랜드와의 정규리그 개막전에선 8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회 첫 타석에서 빅리그 통산 첫 안타를 신고한 바 있다. 이로써 그는 1920년 조 부시(보스턴), 클래런스 미첼(브루클린 다저스) 이후 98년 만에 메이저리그 첫 10경기에서 투수와 타자로 각각 데뷔한 선수가 됐다. 개막전에 야수로 나선 뒤 10경기 안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걸로 따지면 1919년 베이브 루스 이후 99년 만이다. 한편 올해 토론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돌부처’ 오승환(36·사진)은 같은 날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오승환은 양키스와의 안방경기에서 7-4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1안타 1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40세이브째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의 대표 홈런 타자 장칼로 스탠턴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실력 차가 너무 커서 교류를 할 의미가 없습니다.” 양승준 안양 한라 단장은 22년 전인 1996년 일본에서 당한 수모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사원이었던 양 단장은 일본 팀 오지제지에 상호교류를 요청했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 당시 걸음마 수준이었던 한국 아이스하키의 냉혹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올해 안양 한라는 아시아리그 최초로 3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 최강임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공교롭게도 챔피언전 상대는 오지제지에서 이름을 바꾼 오지 이글스였다. 체코 출신 패트릭 마르티넥 감독이 이끄는 안양 한라는 지난달 31일 경기 안양빙상장에서 열린 2017∼201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오지를 3-1(1-1, 2-0, 0-0)로 꺾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근 3시즌 연속 우승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이다. 2015∼2016시즌과 2016∼2017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안양 한라는 평창 겨울올림픽으로 인해 축소 운영된 이번 시즌에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일본)를 3승 1패로 꺾고 챔프전에 오른 한라는 1925년 창단한 일본 최고(最古)의 아이스하키 팀 오지마저 넘어섰다. 0-1로 뒤진 1피리어드에서 김상욱이 동점골을 넣었고, 2피리어드에는 김기성과 이돈구가 연속해서 상대 골문을 열었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는 주장 김원중(사진)이 선정됐다. 김원중은 챔프전 1, 2차전에서 연속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4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원중은 “이번 시즌 정말 힘겨운 시간도 많았지만 팬들의 응원을 통해 큰일을 이룰 수 있었다.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안양 한라는 2월 평창 올림픽 한국 남자 대표팀 25명 엔트리 가운데 12명을 배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롯데 중심 타자 이대호는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구장을 빠져나오다 봉변을 당했다. 롯데는 이날 NC에 5-10으로 지면서 개막 후 7연패의 늪에 빠졌다. 그런데 한 팬이 화풀이로 이대호에게 치킨 상자를 던진 것이다. 치킨 상자를 등에 맞은 이대호는 박스가 날아온 쪽을 한 차례 쳐다본 뒤 씁쓸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벗어났다. 이 사건으로 롯데 선수단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1일 NC전을 앞두고 “치킨 박스를 던진 팬의 신원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빠르게 도주했다. 앞으로 선수단 경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개막 전만 해도 롯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를 견제할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몇몇 전문가는 ‘우승 후보’로 꼽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해 후반기 상승세를 보이며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스토브리그에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손아섭을 잔류시켰고, 두산에서 FA로 풀린 특급 외야수 민병헌까지 데려왔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했다고 해도 지난달 롯데의 성적은 처참할 지경이었다. 24일 개막 후 7번 싸워 모두 패했다. 3월 승수가 ‘0’이었으니 최하위인 것도 당연했다. 1일 경기에 앞서 조원우 감독은 모처럼 선수단 미팅을 갖고 전의를 불태웠다. 선발 투수로는 왼손 에이스 레일리가 등판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6승 1패로 선두를 달리던 NC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레일리는 7이닝 7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타자들이 힘을 내지 못했다. 1-1 동점이던 6회 최준석에게 적시타를 맞아 1-2로 끌려갔다. 8연패가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잠들었던 거인 군단을 깨운 것은 19세 고졸 신인 한동희였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올해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한동희는 8회말 2사 2루에서 김진성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직접 때리는 3루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신본기는 NC 마무리 임창민의 초구를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역전 결승 2루타로 연결시키며 승부를 3-2로 뒤집었다. 롯데는 9회초 마무리 손승락을 등판시켜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어렵사리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조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감을 이겨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레일리의 호투가 큰 역할을 했고, 한동희의 안타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는 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한화를 13-1로 대파했다. 지난해 홈런왕 최정은 이날만 3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6승 2패가 된 SK는 NC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KT도 4개의 홈런을 집중시키며 두산에 9-4로 역전승했다. KT는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두산전에서는 KBO리그 사상 최초로 한 이닝에 2개의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진기록을 작성하며 20-8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4년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어김없이 홍역을 치른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도 예외가 아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에서 벌어진 ‘왕따 논란’의 파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빙상은 지난달 평창 올림픽에서 13개의 메달(금 4개, 은 5개, 동 4개)을 땄다. 하지만 선수들과 연맹이 이룬 성과를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빙상연맹은 없어져야 할 ‘적폐’일 뿐이다. 시대가 달라졌음을 느낀다. 성적이 최상의 가치였던 시절에는 금메달을 따면 그 과정은 자연스레 묻히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빙상은 점수 판별이 명확한 양궁, 사격 등과 달리 이론의 여지가 너무 많은 종목이다. 쇼트트랙만 해도 반칙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사람에 따라 다르다. 최민정은 평창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임피딩(밀기) 반칙으로 실격당했다. 전문가들조차 “왜 그게 반칙인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 명확하지 않은 실격이었다. 평창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도 마찬가지다.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은 막판 스퍼트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경기 초반 페이스메이커로 나선 막내 정재원의 희생이 있었다. 좋게 보면 환상의 팀워크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의 눈에는 특혜와 ‘짬짜미(담합)’일 뿐이다. 실제로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 주최로 열린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다른 선수의 메달을 위해 자신의 아들, 딸이 희생했다는 스케이트 맘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한 실업팀 감독은 “매스스타트에서는 모든 나라가 작전을 쓴다. 작전을 쓰지 않고 메달을 못 따면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고, 작전을 쓰면 특혜 의혹이 제기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빙상인은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빙상이 부진했다고 생각해 보라. 국민들의 관심은 식고, 기업들의 후원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한국 빙상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부터 여자 팀추월에서 벌어진 ‘왕따 논란’ 등 빙상연맹에 대한 감사에 들어간다. ‘왕따 논란’의 진실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감사를 통해 성적 지상주의에 대한 정부나 국민들의 시각을 새롭게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 빙상의 시선이 메달에 맞춰져 있는 한 빙상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론의 여지 없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게 최상이지만 빙상 종목에서는 쉽지 않다. 어떤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 빙상연맹의 운영 방안도 달라질 수 있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왕따’ 논란을 빚었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지난해 12월 이후 팀추월 맞춤 훈련을 이틀밖에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14일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제출받은 ‘여자 빙상 국가대표 선수단 훈련일지’에 따르면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 등 여자팀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림픽 선수촌 입촌일인 2월 4일까지 팀추월 맞춤 훈련을 이틀(1월 20일과 22일)밖에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팀추월 남녀 대표팀은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는 노선영의 주장과는 다르지만 훈련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여자 대표팀은 올림픽 개막을 약 2주 앞둔 시점부터 제대로 손발을 맞출 기회를 갖지 못했다. 연맹의 행정 착오로 인해 노선영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복귀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1월 23일부터 28일까지는 합동 훈련이 불가능했다. 노선영이 국가대표에 복귀한 29일 이후에는 김보름이 개별 촌외 훈련을 하면서 세 선수가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 노 의원은 “노선영 선수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자 팀추월은 버리는 경기라고 했는데,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빙상계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빙상계 관계자는 “팀추월 경기도 결국 개인 장거리 기록이 중요하다. 세 선수가 처음 조를 이룬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각자 훈련을 한 뒤 손발만 맞춰보면 됐다”고 말했다. 또 “김보름이 빠져 있을 때도 노선영은 기록이 좋은 남자 선수와 합동 팀추월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팀추월 여자팀은 평창 올림픽 준준결승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보다 한참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팀워크 논란을 빚었다. 이후 김보름이 노선영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내용의 인터뷰로 비판 여론이 일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이 60만 건을 넘었다. 청와대는 6일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방송을 통해 관련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 이 사건 및 코치의 심석희 폭행 사건 등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문체부 감사가 이뤄져 모든 사실이 투명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이헌재 기자}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45)가 익숙한 시애틀 유니폼을 입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령 야수 타이틀도 그의 몫이다. 시애틀은 8일 이치로와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1년 계약을 한 이치로는 75만 달러(약 8억 원)의 연봉을 보장받는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더하면 최대 200만 달러(약 21억40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치로는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서 “지난 5년간 다른 팀에서 뛰었지만 마음 한쪽에는 항상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며 감회 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치로가 시애틀로 복귀하면서 텍사스의 한국인 타자 추신수(36·사진)와도 종종 마주칠 것으로 보인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두 팀은 올 시즌 19차례에 걸쳐 맞붙는다. 두 선수 모두에게 시애틀은 인연이 깊은 팀이다. 이치로는 시애틀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반면 추신수는 시애틀을 떠난 뒤 승승장구했다. 일본 오릭스에서 9시즌 동안 1278안타를 때린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부터 242개의 안타를 친 그는 2010년까지 10년 연속 200안타 이상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안타 기계다운 면모를 뽐냈다. 2004년 기록한 262안타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치로는 팀 리빌딩 분위기 속에 2012년 7월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마이애미에서 뛰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그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구단은 거의 없었으나 주전 외야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한 시애틀이 막판에 손을 내밀었다.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312, 3080안타, 117홈런, 780타점, 1415득점, 509도루다. 추신수에게 이치로는 애증의 존재다. 추신수는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한 뒤 시애틀과 계약했다. 4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5년 마침내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그의 앞에는 이치로가 태산처럼 버티고 있었다. 둘은 똑같은 왼손 타자에 포지션도 우익수로 같았다. 2006년 시애틀은 수비 범위가 넓은 이치로에게 우익수 자리를 추신수에게 양보하고 중견수로 옮길 것을 권유했지만 이치로는 단번에 거절했다. 시애틀은 갈 곳이 없어진 추신수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했다. 추신수는 당시 “화가 났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는 전화위복이 됐다. 클리블랜드에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자리 잡은 그는 신시내티를 거쳐 2013년 말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393억 원)짜리 대형 계약을 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치로에 대해 “인간적으로는 몰라도 야구 선수로는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나이에 항상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을 만든다는 것은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