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의 인위적인 감산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생산라인 배치 전환 등을 통한 ‘소극적 감산’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 일부를 연구개발(R&D)용이나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돌리는 등 생산 라인 전환을 통해 생산량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시장 수요에 따라 반도체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증권은 이에 대해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없다고 밝혀 많은 투자가가 삼성의 하반기 공급전략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삼성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웨이퍼 투입을 줄이기보다 라인 효율화와 공정 전환으로 캐파(생산능력)를 줄여 생산량을 조절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전 부사장도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화성캠퍼스 12라인 낸드플래시 생산설비와 관련해 “최근 낸드플래시 수요가 플래너(평면)에서 (3차원 등) V낸드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상반기부터 일부 플래너 캐파를 R&D로 전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D램을 생산하는 화성캠퍼스 13라인을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D램 업황의 중장기 전망과 이미지센서 수요 전망, 라인 효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정보기술(IT) 업계 수요 부진에 따른 D램 가격 급락,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발 수출 규제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생산량 조절에 나선 상태다. 올해 3월 미국 마이크론이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5%씩 감산한다고 밝혔고, 최근 SK하이닉스도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15%가량 줄이기로 했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7월 말 평균 고정가격은 2.94달러로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3달러 밑으로 내려앉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에 일본 수출 규제까지 겹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삼성도 ‘소극적 감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D램 고정가격이 올 들어 7개월 연속 하락하며 2016년 6월 말 이후 처음으로 3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은 2년 만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3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7월 말 평균 고정가격은 2.94달러로, 6월 말(3.31달러)보다 11.2% 하락했다. 최고점이던 지난해 9월(8.19달러)과 비교하면 64.1% 떨어진 수치다.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공급량이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D램 현물가격은 급등했지만 기업간 거래에 쓰이는 고정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보고서는 “D램 현물 가격이 이달 들어 평균 24% 급등했으나 재고 압박이 여전하고 수요도 부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형 고객사에 대한 고정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급락을 이어간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는 상승세로 나타나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낸드플래시의 범용 제품인 128Gb MLC(멀티플 레벨 셀) 제품은 이달 말 기준 평균 4.01달러로, 전달(3.93달러)보다 2.0% 올랐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 2017년 8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도시바 생산라인 정전에 따른 공급 차질 등이 낸드 플래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삼성전자 제품의 사후 수리(AS) 등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이 23일부터 순환 파업을 시작한다. 2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서울지회는 소식지를 통해 23일 서울지회를 시작으로 전국 9개 지회가 순환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결렬되자 이달 4, 5일 쟁의행위에 대해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찬성률 84.8%로 파업을 가결했다. 현재 삼성전자서비스 임직원 약 8600명 중 1800여 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노조가 순환 파업에 들어가면서 일각에서는 에어컨 AS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본격적인 불볕더위로 에어컨 수리 주문이 몰리는 기간이라 출장 서비스 대기 시간이 4, 5일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한국 반도체 업계가 길어지는 불황에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본발 수출 규제가 장기화해 생산 차질까지 빚어지면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22일 관세청은 1∼20일 반도체 수출액이 44억87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2% 줄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전체 수출액(282억9700만 달러)의 전년 동기 감소율이 13.6%인 것을 감안하면 반도체 수출 감소가 한국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달 월간 수출이 2016년 1월(―19.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일까지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19.3% 감소했다. 이번 반도체 수출 급감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가격 하락 탓이 크다. 한국 반도체의 주력 수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은 공급 과잉과 세계 경기 악화로 인한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D램(DDR4 8Gb 1G×8 2133MHz)의 고정가격(기업 간 거래 가격)은 하락세가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가격 대비 54.7% 떨어진 3.31달러로 나타났다. 문제는 업황 회복 시기다. 당초 반도체 업계와 정부는 올해 2분기(4∼6월)에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으로 반등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잠정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6.3% 하락했다. 여기에 일본발 수출 규제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단기적으로 수출 규제에 따른 재고 확보 수요가 늘어나 D램 고정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면 타격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고민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일본의 수출 규제는 반도체 수요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가수요를 불러일으켰고, 마이크론의 감산 결정 등 공급 감소 효과로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며 “다만 규제가 장기화되면 직접적인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달 4일에 주문한 규제 품목이 허가기간(90일)이 지난 10월 1일까지도 공급이 안 되면 아무리 국산화를 한다 해도 필요 물량을 채우지 못해 생산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 경우 한국 반도체만 업황 반등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김현수 kimhs@donga.com / 세종=주애진 기자}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이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중국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셀트리온그룹도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21일 셀트리온은 홍콩계 다국적 기업인 난펑그룹과 손잡고 합작회사 ‘브이셀(Vcell) 헬스케어’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홍콩에 설립한 자회사인 셀트리온홍콩이 난펑그룹과 공동 투자해 중국 상하이(上海)에 설립할 예정이다. 1954년 설립된 난펑그룹은 글로벌 자산관리 및 금융, 호텔 및 해운, 생명과학 투자사업 등을 하는 홍콩 소재 다국적 기업이다. 브이셀 헬스케어는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3종의 중국 판권을 갖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의약품 허가 절차에 따라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중국 출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중국 의약품 시장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로 2015년 207조5190억 원에서 2020년 304조623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중 바이오의약품 시장만 50조 원에 달한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TV, 가전, 휴대전화의 일본산 부품 확보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사적인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주문하자 본격 가동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일본을 찾아 일본의 추가 보복 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TV, 가전, 휴대전화 부문 협력사들에 ‘일본산 소재 및 부품 전 품목에 대한 90일치 이상의 재고를 비축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90일치 재고 확보 시한은 이달 말까지, 늦어도 8월 15일 이전까지로 지정했다. 재고 확보에 필요한 비용과 물량 부담 등은 삼성이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구매팀장 명의로 협력사에 발송한 공문에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 업체가 한국에 수출하는 품목 중 개별 허가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 부회장은 5박 6일 일본 출장을 마친 다음 날인 13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고 “일본의 수출 통제가 확대되면 반도체 부품은 물론 휴대전화와 TV 등 모든 제품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컨틴전시 플랜을 주문한 바 있다. 각 사업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조치를 취한 뒤 부문별 사장단 회의에서 이 부회장에게 진행 상황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중국 출장을 마친 현대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부품 공급망 점검에 나섰다.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프레올림픽(올림픽 전 비공식경기)에 참가한 양궁 선수들을 격려한 뒤 현지 협력사 등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는 비교적 국산화 비율이 높지만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의 수출 통제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일본행은 ‘민간 외교’ 성격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국산화율이 90%가 넘어 반도체와는 상황이 다르다. 다만 수소자동차 등 미래차에는 일본산 탄소섬유 등이 들어가는 데다 일본산 부품이나 소재를 사용하는 현대·기아차의 협력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일본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도형 기자}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계속 변한다. 기업의 진화와 함께 회계처리도 바뀔 수밖에 없다. 그것을 분식회계로 모는 것은 불합리하다.”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논란의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재판을 말한다’ 정책 토론회에서 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와 권재열 경희대 법학대학원 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이헌 변호사 등 참석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과도하다며 향후 기업들의 회계 리스크(위험)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이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는 대우조선해양 등 기존의 분식회계 건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분식회계는 기업이 매출을 과대 계상해 허위로 기재하는 등의 조작을 주로 일컫는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의 기업 평가를 위한 회계기준 변경이 타당한지가 쟁점”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2∼2014년에는 단독지배하는 종속회사로 봤고, 2015년 이후에는 다른 주주와 공동지배하는 관계사로 보고 회계 처리했다. 금융감독원과 검찰은 삼성이 2015년에 회계기준을 변경한 것이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라며 이를 분식회계의 근거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목적으로 만든 합작사다. 합작사를 단독지배한다면 연결기준으로, 공동지배라면 지분법이 회계기준이 된다. 금융당국은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 50%―1주에 대한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 등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2012년부터 공동지배로 보고 지분법이 기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바이오젠은 2012년 바이오에피스 투자 공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단독지배 형태로 공시했다”며 “이후 바이오에피스의 성과가 나오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공동지배로 지배구조가 바뀌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회계기준을 바꿨는데 이를 분식회계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상법 전문가인 권 교수는 “한국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의 원칙주의(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기업에 재량권을 준 것)를 받아들였는데, 아직 검찰 등 수사당국은 기존의 규정주의(나열된 규정에 따라 판단)에 머물러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새로 바뀐 외부감사법은 분식회계에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형량을 높였지만 검찰과 법원에는 회계 전문가가 없다. 기업만 과도한 부담과 위험을 지게 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산 불화수소(에칭가스) 테스트에 나서는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화수소는 일본 의존도가 높아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한 3개 품목 중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으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일본 내부에서도 “최대 고객을 잃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나온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불화수소 제조업체 솔브레인 등 국내 업체를 접촉해 실제 공정에 적용할 수 있을지 테스트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원래도 100% 일본 제품만 쓰는 것은 아니었다. D램 공정 등에 일부 국산 불화수소를 쓰고 있었다”며 “고순도 불화수소가 들어가는 공정에도 국산을 쓸 수 있을지 품질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액체상태의 불화수소를 고순도 가스로 만드는 것이 어려운 기술인데, 이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한 한국 협력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불량률 우려 때문에 곧바로 공정에 쓸 수는 없고, 품질 테스트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품질 테스트에는 3∼6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 나온 러시아산 불화수소 등은 아직 어떤 형태인지 회사 측에는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나 대만의 경우 고순도 불화수소 제조는 아직 불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산 테스트 기간 동안 최대한 시중의 물량을 모으거나 사용량을 아껴 쓴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구매팀은 ‘이삭줍기’식으로 국내외 구매처에서 일정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사장급 경영진이 일본으로 가 주요 소재 업체들과의 면담에 나설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한 재고를 반도체 공정에 최소한만 투입해 최대한 오래 버텨보겠다는 것이다. 수개월 안에 국산 품질 테스트가 끝나고 이를 공정에 투입할 수 있게 되면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결국 한국이 소재 국산화에 성공해 일본만 수출에 손실을 입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태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동안 삼성전자는 품질과 납기 문제 등을 고려해 일본산 이외의 불화수소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번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한국 반도체 업체의 일본 소재 산업 이탈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우려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는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에 타격을 주겠지만 이 분쟁이 악화되면 일본 기업이 잃을 게 많다”며 “한국 업체들은 조정기간을 거쳐 일본산 소재를 대신할 공급자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부문 등 각 사업부 사장단 회의를 줄줄이 연다. 전사적인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주문한 만큼 사업부별 긴급회의에 나선 것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번 주에는 IM사업부, 다음 주에는 CE 부문 회의를 소집해 경영전략회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5박 6일의 일본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토요일인 13일 반도체(DS) 및 디스플레이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다른 사업부 사장단과도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 회의에서 백색국가 제외 등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는 물론이고 휴대전화, TV 등 삼성전자가 만드는 전 제품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정밀 타격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다양한 분야의 첨단 제품을 만드는 만큼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삼성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고 이 부회장의 행보를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각 사업부는 이 부회장이 컨틴전시 플랜을 주문한 직후 최악의 시나리오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에도 DS 부문과 IM 부문 사장단 회의를 잇달아 소집한 바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삼성은 미중 무역전쟁, 업황 부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확대로 인한 리더십 공백 등으로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16일 시행되면서 그동안 준비를 해 왔던 기업들이지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관리 시스템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선 불안감이 더 크다. 중소 제조업체 A사 대표는 “한정된 인력으로 기업을 운영하려면 소속 부서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시켜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런 업무 지시조차 괴롭힘으로 몰릴까 걱정”이라며 “트집 잡히지 않으려면 일을 덜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괴롭힘 방지법이 일터를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직장 내에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켜 분위기를 망가뜨릴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롯데 등 대기업들은 이미 매뉴얼을 배포하고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들의 속내도 편치만은 않다. 대부분 기업들은 ‘(법을 어겨서 처벌받는) 첫 번째 타자만은 되지 말아야 한다’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연차가 어린 직원보다 팀장 이상 관리직에서 이러한 기류가 더 강하다. A대기업 팀장은 “평소 직원들과 나눴던 대화나 행동을 스스로 점검해 보고 있다”면서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적응이 될 때까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대기업 팀장급 직원은 “요즘 회사에서 제일 무서운 직급이 3, 4년 차 같다. 첫 케이스로 걸리면 안 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특별히 말조심해야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간부급 직원들은 ‘정당한 업무지시’가 괴롭힘으로 오해받을까 걱정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아직 처벌 사례가 없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괴롭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면서 “업무지시나 교육 차원에서 한 이야기들이 괴롭힘으로 잘못 전달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또 다른 기업 임원은 “후배가 업무를 제대로 못 했을 경우 열 번, 스무 번 다시 고치라고 했을 때 괴롭힘인지 아닌지 모호하다. 가이드라인은 가이드라인으로 그치기 때문에 나중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상황까지 가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아 업무 성과는 상당히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강승현 byhuman@donga.com·김현수·김호경 기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이 16일로 코앞에 닥치자 준비를 해 왔던 기업들이지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관리 시스템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선 불안감이 더 크다. 중소 제조업체 A 사 대표는 “한정된 인력으로 기업을 운영하려면 소속 부서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시켜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런 업무 지시조차 괴롭힘으로 몰릴까 걱정”이라며 “트집 잡히지 않으려면 일을 덜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괴롭힘 방지법이 일터를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직장 내에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켜 분위기를 망가뜨릴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롯데 등 대기업들은 이미 매뉴얼을 배포하고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들의 속내도 편치만은 않다. 대부분 기업들은 ‘(법을 어겨서 처벌받는) 첫 번째 타자만은 되지 말아야 한다’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연차가 어린 직원보다 팀장 이상 관리직 이상에서 이러한 기류가 더 강하다. A 대기업 팀장은 “평소 직원들과 나눴던 대화나 행동을 스스로 점검해보고 있다”면서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적응이 될 때까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대기업 팀장급 직원은 “요즘 회사에서 제일 무서운 직급이 3, 4년차 같다. 첫 케이스로 걸리면 안 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특별히 말조심해야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간부급 직원들은 ‘정당한 업무지시’가 괴롭힘으로 오해받을까 걱정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아직 처벌 사례가 없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괴롭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면서 “업무지시나 교육 차원에서 한 이야기들이 괴롭힘으로 잘못 전달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또 다른 기업 임원은 “후배가 업무를 제대로 못했을 경우 열 번 스무 번 다시 고치라 했을 때 괴롭힘인지 아닌지 모호하다. 가이드라인은 가이드라인으로 그치기 때문에 나중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상황까지 가지 않으려할 가능성이 높아 업무 성과는 상당히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 날인 13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대책회의를 했다. 5박 6일의 일본 출장 기간에 느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전사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토요일인 13일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과 함께 일본 수출 규제 현안을 논의했다. 전날 오후 8시 50분 비행기로 한국에 도착한 지 24시간도 안 돼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이날 회의는 4시간 이상 이어지며 ‘비상상황’ ‘비상경영’ 등 위기감을 반영한 논의가 주로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별히 백색국가 제외 등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주문했다. 반도체는 물론이고 휴대전화, TV 등 삼성전자가 만드는 전 제품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한국이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의 수출 허가를 면해 주는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한국은 전자, 통신, 소재, 로봇, 기계 등 거의 전 산업 영역의 공급망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안목을 길러야 한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핵심 소재 다변화와 국내 소재산업 육성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재용 “모든 제품 영향 점검”… 사태 장기화 대비 나서 ▼규제 3대 품목 일부 물량 확보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토요일에 사장단을 소집해 컨틴전시 플랜을 주문한 것은 그만큼 일본 출장에서 위기 상황을 감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 사흘 만인 7일, 편도 티켓으로 급하게 일본으로 향했고, 일정도 유동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가급적 많은 일본 정·재계 고위 인사와 접촉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동안 미쓰비시UFJ, 미쓰이 스미토모, 미즈호 금융그룹 등 일본 3대 메가뱅크(대형 은행) 간부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은 7월에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 등 금융계와 기업 간 왕래가 잦다. 이 부회장이 이를 활용해 일본 정·재계에 정통한 금융계 고위 인사를 만나 사태 파악과 대안 모색을 하고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면담 과정에서 일본 수출 규제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감지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 DS 사업부가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3대 품목에 대해 일정 물량을 확보했다고 보고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한 달 정도 재고 분량에서 얼마간 더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삭줍기식 물량 확보로 장기전에 대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컨티전시 플랜 주문은 삼성이 그만큼 초유의 위기에 처했다는 방증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은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 외에도 미중 무역분쟁, 업황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 삼성 바이오로직스 수사 확대로 인한 리더십 공백 등이 겹친 상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에도 주말에 반도체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비상경영에 나선 바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SK에너지가 SK주유소와 내트럭하우스 등 석유 유통 물류 거점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사업에 나선다. SK에너지는 11일 한국에너지공단, 에스트래픽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SK주유소와 내트럭하우스에 태양광발전과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는 주유소와 내트럭하우스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위한 인프라 거점으로 활용하고 한국에너지공단은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 달성 및 친환경 전기차 확산을 위한 정책을 지원하며 에스트래픽은 전기차 충전 서비스 제반에 걸친 기술 지원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번 SK에너지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 추진은 ‘그린밸런스 2030’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그린밸런스 2030 전략은 올해 5월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환경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2030년까지 환경 분야의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에너지는 SK주유소와 내트럭하우스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도입해 친환경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온실가스 감축, 초미세먼지 저감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방침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7일 일본으로 출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출장 일정이 길어지고 있다. 10일 TV아사히는 이 부회장이 일본 대형은행 관계자 협의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11일에도 일본 정재계 인사 면담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일본 출장길 비행기 티켓을 편도로 끊고, 한국 수행원 없이 홀로 일본에 도착했다. 도착한 후에도 일본 현지 법인에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유력 정재계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다 급하게 일본으로 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일본 일정 때문에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뿐만 아니라 9일(현지 시간) 개막한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도 불참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IB) 앨런앤드코가 개최하는 비공식 사교모임으로 세계 주요 정보기술(IT), 금융, 미디어 종사자 200∼300명이 모이며 이 부회장은 그동안 꾸준히 참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외교 갈등에서 비롯된 현 사태에 기업이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도 총수가 일본을 직접 찾아 정재계 인맥을 총동원할 만큼 위기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창립 50년 만에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는 말이 삼성 안팎에서 나온다.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에 몰두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악화, 한일 외교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붕괴 등 위기가 겹친 상태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로 리더십의 마비까지 우려되는 최악의 상황이란 분석이 나온다. 3중고의 위기 상황인 것이다. 이달 5일 발표한 2분기(4∼6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 원대를 간신히 지켜냈지만 전년 동기보다 56.29% 하락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탓이다. 여기에 일본이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정밀 타격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수출을 막은 3개 품목은 부품에서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공급망을 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돌파할 리더십은 검찰 수사에 막혀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의 협업과 미래 사업을 챙기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임원 2명이 구속됐고, 나머지 임원들도 잦은 검찰 조사 및 압수수색으로 사실상 사업지원 TF 업무는 마비된 상태다. 삼성의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사업도 사실상 신사업 프로젝트가 멈췄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도 검찰에 소환됐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여러 차례 불려 다니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인 시스템반도체는 일본이 때리고, 바이오산업은 국내 수사 문제로 멈춰 섰다”며 “국내외 문제로 양대 신성장 동력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5대 그룹의 한 임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한일 수출 규제 분쟁까지 겹친 상황이라 주요 기업 모두 고민이 크다”며 “잘못한 일이 있으면 검찰 등의 조사를 받을 수는 있지만 연일 압수수색이 이어지거나 소환 조사가 이뤄지면 기업은 경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 기업들은 제조업 경기 악화에 한일 외교 갈등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등 비상 경영에 나선 상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1.8%), 노무라(1.8%), ING그룹(1.5%) 등은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1%대로 내렸다.김현수 kimhs@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7일 일본으로 출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출장 일정이 길어지고 있다. 10일 TV아사히는 이 부회장이 일본 대형은행 관계자 협의회에 참석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문제보다 광복절 이전에 한국 내에서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과 반일시위 등이 확산돼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이 협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일본 출장길 비행기 티켓을 편도로 끊고, 한국 수행원 없이 홀로 일본에 도착했다. 도착한 후에도 일본 현지 법인에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유력 정재계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다 급하게 일본으로 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일본 일정 때문에 10일 문재인 대통령 간담회 뿐 아니라 9일(현지시간) 개막한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도 불참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IB) 앨런앤드코가 개최하는 비공식 사교모임으로 세계 주요 정보기술(IT)ㆍ금융ㆍ미디어 종사자 200~300 명이 모이며, 이 부회장은 그동안 꾸준히 참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외교 갈등에서 비롯된 현 사태에 기업이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도 총수가 일본을 직접 찾아 정재계 인맥을 총 동원할 만큼 위기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창립 50년 만에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는 말이 삼성 안팎에서 나온다.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에 몰두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악화, 한일 외교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붕괴 등 위기가 겹친 상태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로 리더십의 마비까지 우려되는 최악의 상황이란 분석이다. 이달 5일 발표한 2분기(4~6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 원 대를 간신히 지켜냈지만 전년 동기 대비 56.29% 하락했다. 주력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탓이다. 여기에 일본이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정밀 타격하고 있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수출을 막은 3개 품목은 부품에서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공급망을 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돌파할 리더십은 검찰수사에 막혀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의 협업과 미래 사업을 챙기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임원 2명은 구속됐고, 나머지 임원들도 잦은 검찰 조사 및 압수수색으로 사실상 사업지원 TF 업무는 마비된 상태다. 삼성의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사업도 사실상 신사업 프로젝트가 멈췄다. 김태한 사장은 이날도 검찰에 소환됐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여러 차례 불려 다니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인 시스템반도체는 일본이 때리고, 바이오산업은 국내 수사 문제로 멈춰섰다”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삼성 죽이기’에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5대그룹의 한 임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한일 수출규제 분쟁까지 겹친 상황에서 국가가 기업을 보호해줘야 할 판인데 현재 분위기는 기업들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기업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과도한 압수수색, 소환조사가 이어지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기업들은 제조업 경기 악화에 한일 외교 갈등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등 비상 경영에 나선 상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1.8%), 노무라(1.8%), ING그룹(1.5%) 등은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1%대로 내렸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기업 총수와 경제단체장 34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한다고 9일 청와대가 밝혔다. 일본 정부가 문 대통령의 수출 규제조치 철회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첫 민관 합동회의를 열고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등에 대한 비상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업인 간담회에는 총자산 10조 원 이상 기업 중 5대 그룹(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을 포함한 30개 기업과 경제단체 관계자 등 34명이 참석할 것”이라며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기업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대처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자산 10조 원 이상의 대기업을 초청 대상으로 선정한 데 대해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이 미치는 파급효과와 추가로 있을 수 있는 규제 품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모든 산업분야를 망라하는 대기업들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산 10조 원 이상 기업은 모두 34곳.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간담회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전문경영인을 대리 참석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TV아사히는 이날 “이 부회장이 11일까지 일본 메가뱅크와 반도체 제조업체 등과 반도체 재료 조달 대응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담회는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간담회는 이벤트성이 강했던 앞선 회의와는 달리 대책 마련을 논의하는 비상대책 회의 형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번 간담회 장소로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충무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는 연회 장소인 영빈관에서 주로 기업인들을 만났다. 특히 간담회에선 문 대통령이 8일 언급한 민관 비상대응 체제 구축 방안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국내 주요 기업들의 생산·판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 상시 소통 체제를 구축해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일본의 보복 조치 이후 연이은 청와대와의 만남이 갈수록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은 한국 기업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기업이다. 일본 고객, 고객사 등 다양한 파트너를 두고 있다”며 “청와대와 기업이 한 몸이 되어 일본에 맞선다는 느낌을 주면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관이 무슨 ‘대일 투쟁’에 나서는 이미지로 비칠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7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4대 그룹 총수의 만남을 놓고서도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의 일본 출장 일정만 노출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대기업의 또 다른 임원은 “총수 일정 자체가 핵심 기밀 사항인데 이 부회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에서 누굴 만나는지 일본 언론이 주목할 정도로 공개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김현수 기자}

“삼성도 하루 만에 괴멸할 것이다.” 2013년 11월 14일, 일본의 유력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한국의 급소를 찌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금융계 인사의 이 같은 주장을 실었다. 이 인사는 “일본 기업이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을 강제 징수당하면 대항 조치는 금융 제재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기사는 또 아베 신조 총리가 측근에게 “중국은 싫은 국가지만 아직 이성적인 외교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협상조차 할 수 없는 어리석은 국가일 뿐”이라고 했다며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아베 총리 측근들이 새로운 정한(征韓·한국 정벌)론을 제기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미 총리 측근이 한국에 대한 비공식적인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 경제계에서는 일본 기업 철수론도 나온다고도 보도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이 수출 규제를 앞세워 경제 보복을 감행하자 6년 전 슈칸분슌 기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기사는 2012년 5월 대법원 소부 판결 취지에 따라 이듬해 7월 서울고법이 일본 기업에 대해 ‘징용 피해자에게 직접 배상하라’고 선고했고, 위안부 합의 문제로 한일 관계는 냉각된 상태에서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당시 일본이 소재 강국이란 지위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일본이 차마 공급 중단 카드를 꺼내진 못할 것이란 의견이 더 컸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포스코경영연구원은 그해 ‘일본은 왜 소재강국이 되었나’라는 보고서를 내고 “일본산 소재부품이 없으면 당장 전 세계 전자산업이 멈춰 서는 상황까지도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징용 배상 관련 대법원 판결 이후 다시 여러 경로로 일본의 경제 제재 강행 기류가 감지돼 정부로도 경고가 들어간 걸로 안다”며 “아베 정부가 오랫동안 경제 보복 카드를 만지작거리다 꺼낼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을 살펴보면 궁극적으로 삼성을 타깃으로 한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포토레지스트 중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는 삼성의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계획’을 위한 핵심 소재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폴더블폰, 갤럭시10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쓰인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포토레지스트는 EUV 등 양산 초기 단계용 규제가 더 뼈아프다. 일본이 수출 규제로 입게 될 자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상징적인 규제 임팩트를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경고음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기업은 뭘 했냐”란 반응이 나오자 기업들은 그동안 최선을 다해 국산화 노력을 해왔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SK그룹은 2014년 통합지주사 출범 당시 5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반도체 소재 산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2016년 에칭가스 업체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했고, 2017년에는 LG로부터 반도체 웨이퍼 기업 실트론을 사왔다. 하지만 단기간에 소재강국 일본의 벽을 넘어서긴 어려웠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려면 어떤 경우 30∼40년은 걸린다는 것이다. NHK가 새로운 수출 규제 품목이라고 제기한 탄소섬유의 경우 일본 도레이가 1970년대에 개발을 시작한 뒤 보잉 항공기 등에 널리 쓰이기까지 약 40년이 걸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결국 외교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모두 국산화하는 건 너무 어렵고, 국제 분업체계를 활용하지 않고 우리가 다 하는 게 바람직하지도 않다. 결국 외교가 답”이라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지민구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수출 및 트레이딩 전문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환경규제로 수요가 늘고 있는 저유황유 공급량을 내년까지 6배로 늘린다고 7일 밝혔다. SKTI는 유조선에 반제품을 투입해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해상 블렌딩 사업’을 확대해 저유황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약 2만3000배럴 수준에서 내년 9만 배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년 4월부터 하루 4만 배럴 규모의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SK에너지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가 본격 가동되면 SKTI는 하루 총 13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서석원 SKTI 사장은 “저유황유 사업을 키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고, 상생을 통해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7일 오후 6시 40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김포공항에서 출국해 일본으로 향했다. 이날 밤 수행원 없이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자 현장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이 몰렸다. 기자들이 ‘일본에서 누굴 만날 예정인지’ 등을 물었지만 이 부회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일요일에 쉬시지 못하게 해서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 홀로 일본 입국한 이재용 부회장 재계에서는 그만큼 미묘하고 시급한 상황이라 이 부회장이 극도로 말을 아끼며 조용히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 간 외교 문제에 기업이 낀 상태라 사태의 심각성, 향후 대응 방침 등 모든 것이 기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조용하지만 신속하게 일본 출장행을 택해 일본 고객사와 소재 부품사 등을 찾아 당장 시급한 과제인 소재 확보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달 들어 일본의 수출 규제가 공식화되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반도체 사업 경영진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사태 해결책을 논의해 왔다. 4일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머물던 서울 종로구 한 호텔을 직접 찾아가 손 회장의 차량을 타고 30여 분 이상 이동하면서 긴밀히 일본 제재 사태에 대한 조언 등을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이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참석한 만찬은 예상보다 1시간 이상 길어진 2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만찬 이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것(일본 수출 규제)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삼성 시스템반도체 1위 계획 정밀타격” 이 부회장이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일본행을 택한 것은 그만큼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일본이 규제 방침을 밝힌 3가지 소재 중 ‘포토레지스트’ 수입이 끊길 경우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목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133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주요 공정인 노광 공정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노광 공정은 빛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그려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7나노 이하 초미세 시스템반도체 공정을 위해 극자외선(EUV) 공정을 개발한 상태다. 대만 TSMC 역시 7나노 공정에 성공하는 등 양사가 시스템반도체 초미세공정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삼성전자의 EUV 공정에 들어가는 포토레지스트도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EUV 공정 수준에 들어가는 포토레지스트는 100%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은 “대만 TSMC는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서 새로운 패턴을 연구하고 다양하게 개발하는데, 삼성전자는 생산도 어렵게 되면 당연히 격차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 “최악의 시나리오 점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6일 일본으로 출국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참석차 일본을 다녀온 지 열흘 만에 다시 간 것이다. 일본에선 6월에 주주총회가 열리고 7월에 금융투자설명회가 진행되기 때문에 신 회장은 주로 일본 금융업계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출장길에 일본의 제재가 장기화될지, 금융계로 확대될지 등 동향 파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특히 최근 석유화학 부문에 집중 투자를 시작해 일본 제재가 확대될 경우 입을 손실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포함한 경제 보복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기업마다 ‘최악의 시나리오’ 점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지민구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이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를 만나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잇따라 일본을 방문해 ‘비즈니스 외교’를 통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외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뒤 향후 적극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 투톱과 대기업 총수들의 만남은 비공개 오찬 회동으로 이뤄졌으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일본 정부가 21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추가 경제 보복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추가 보복 조치를 검토한 2차 ‘롱리스트’를 준비하는 등 비상대응 체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30대 그룹 총수 회동 자리에서, 김 실장은 같은 날 중소기업 업종별 대표 40여 명을 만나 일본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기업들의 준비 태세를 당부할 예정이다. 다만 재계에선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섣불리 특사 등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다가 대응 카드를 소진해 버릴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의 후속 조치들을 보면서 신중하게 외교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