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구독 63

추천

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light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北 “先비핵화는 말 앞에 수레 놓는 격”… 美에 안전보장 요구

    5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북한과 미국은 여전히 뚜렷한 간극을 확인한 채 돌아섰다. 북-미는 핑퐁식으로 성명을 내며 실무협상 결렬에 대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미국은 “좋은 대화(good discussion)를 나눴다”고 했지만 북한은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북, 선(先)비핵화는 “말 앞에 수레를 놓는 것” 북한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 실무협상 직후 입장문을 통해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 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하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들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북한의 선제적인 비핵화 및 신뢰 구축 조치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북부 핵시험장(풍계리) 폐기 △미군 유골 송환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15건의 추가 대북제재, 연합 군사훈련 재개, 한반도 주변 첨단 전쟁 장비 전개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위협을 그대로 두고 우리가 먼저 핵 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라고도 했다. 제재 완화와 한미 연합 훈련 중단 등에 미국이 먼저 성의를 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논평은 8시간 반의 협상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반응과는 거리를 뒀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김 대사의 발표 후 3시간 만에 내놓은 성명에서 “싱가포르 성명의 4가지 조항을 진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구상(new initiatives)들을 많이 선보였다(preview)”고 말해 생산적인 논의였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약 15시간 만에 북한이 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를 또 뒤집었다. 담화는 “미국이 우리 대표단의 기자회견이 협상의 내용과 정신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였다느니, 조선 측과 훌륭한 토의를 가지였다느니 하면서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美 “2주 이내 보자” vs 北 “사실 무근” 이번 실무협상은 그동안의 입장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비핵화 협상의 밑그림을 그리는 전초전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전으로 되돌아간 모습이었다. ‘새로운 방법(new method)’을 꺼냈던 미국은 이번 실무협상에서 ‘창의적인 방안들(creative ideas)’ 등을 제시했지만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북한은 되레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임했다고 주장했다. 비핵화 최종 단계를 먼저 합의한 뒤 상응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논의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 측은 기존 입장을 고집했으며 아무런 타산이나 담보도 없이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막연한 주장만 되풀이했다”며 “당리당략을 위해 조미(북-미) 관계를 악용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일단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들였다는 데 이번 협상의 의의를 두고 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집중적인 관여(intensive engagement)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좀 더 지속 가능하고 정기적인 대화의 룰을 마련하고자 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후속 회담 가능성은 미지수다. 미국은 이번 실무협상 장소를 제공한 스웨덴이 “2주 이내에 스톡홀름에서 (북-미가) 다시 만나자”고 초청한 사실을 공개하며 즉각 수락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 외무성은 “양측이 두 주 내에 만난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무근거한 말”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김 대사가 “(미국에)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을 권고했다”고 한 발언은 하루 만에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조미 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으며 그 시한부는 올해 말까지”라는 경고로 강경해졌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이번 스톡홀름 협상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합의가 되지 않았는데 2주 안에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대응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10-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새로운 계획 미리 소개했다”…北주장 정면 반박

    미국은 5일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에 대한 북한의 발표가 나온 뒤 3시간 만에 성명을 내고 구체적인 설명에 나섰다. 앞서 협상 직전까지 장소나 일시, 의제 등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던 태도와 달리 논의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북측 주장을 반박했다. 미 국무부는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진행했다”며 “북한 대표단이 내놓은 발언들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명시된 4개 분야별로 각각 진전을 이루기 위한 많은 새로운 계획(new initiatives)을 미리 소개했다”고 공개했다. 북한이 미 측에 협상 결렬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정면으로 되받아친 것. 김 대사의 성명을 통해 보면 북한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의 해체 시도, 미군의 유해 송환 등 북한이 취했던 조치들에 대한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대해서는 “미국의 성의 있는 화답 이후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들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미루며 제재 해제의 대가로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이 제시한 조치들은 협상의 본질인 비핵화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거나, 진행이 중단된 상황. 핵실험 중단도 이미 6차례의 실험을 진행해 개발 완성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추가 실험의 필요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소한 ‘영변 플러스 알파(+α)’ 수준의 비핵화 이행조치를 요구해온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협상 카드다. 협상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어느 정도 진행돼야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은 하노이 회담 이후 지금까지도 큰 변화가 없다”며 “다만 그 진행 과정에서는 제재 완화를 포함해 보다 유연한 접근을 할 수 있다는 게 스티븐 비건 협상팀의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끌어낼 수 있는 수준의 비핵화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은 북한과 같은 식으로 협상 결렬을 선언하거나 북한에 대한 비판적 코멘트를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미국은 스웨덴 측이 자국에서 2주 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자고 한 초청을 받아들인다”며 북한과 협상을 지속해나갈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반도에서 지속된 70년간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의 토요일(협상)을 통해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대한 현안인 만큼 양 측 모두 강한 (해결) 의지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며 북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의 탄핵 조사에 직면한데다 대선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외세를 끌어들이려는 시도와 관련된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며 난타를 당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개인은 물론 국무부 전체가 이 사건에 연루돼 궁지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북한의 협상의 바퀴를 계속 굴려가며 추가 도발을 막고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도 “북한은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며 대화를 지속할 의향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북한 달래기만으로 연말 시한까지 비핵화 진전을 가져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7개월 간의 탐색전을 거치고도 양 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음이 확인된 상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성과 없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의 리스크를 짊어질 여지도 거의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 측의 희망적인 논평에도 불구하고 북-미 협상이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음이 명백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낙관적인 발언을 이어갔음에도 북한이 미사일 실험과 핵물질 생산을 계속한 것으로 볼 때 회담 결렬이라는 이번 결과가 놀랍지 않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간판(signature) 외교 구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가장 최근 신호”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06
    • 좋아요
    • 코멘트
  • 美의회 “최대의 압박 전략으로 돌아가야”

    북한의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해 미 의회에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회담 재개를 코앞에 둔 시점에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선 북한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공화당)은 2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북한이 미국인들의 안전에 분명한 위험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금까지 구체적 비핵화 시도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이런 하찮은 독재자와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어떤 노력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릭 스콧 의원(공화당)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살인적인 폭군’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외교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며 역시 ‘최대 압박’을 거론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데이비드 라우저 하원의원(공화당)도 한 인터뷰에서 “북한은 매우 신중히 다뤄야 하는 불량국가”라고 비판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SLBM 발사가 극도로 우려된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의 또 다른 위반”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더 세진 北SLBM… 북극성-3형, 탄두 최대 8개 ‘中 JL-2’ 닮아

    북한이 2일 기습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이라고 밝혔다. 2017년 8월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북극성-3형을 북-미 실무협상을 이틀 앞둔 3일 처음 공개한 것. 북극성-3형은 기존 SLBM ‘북극성-1형’에 비해 사거리가 늘어나고 탄두 역시 요격이 어려운 다탄두로 바뀌는 등 원거리 타격 능력과 파괴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전술 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됐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도 북한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극성-3형은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됐다. 아직 북한이 7월 공개한 3000t급(추정) 신형 잠수함에 탑재해 실전에서 사용할 수준까지는 SLBM 기술이 진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형을 보면 북극성-1형에 비해 실전형으로 진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 분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직경은 1.4∼1.65m로 추정된다. 북극성-1형에 비해 0.3m 이상 커졌다. 길이도 2∼3m 길어졌다. 북한이 고체연료 탑재량을 늘려 사거리를 늘릴 목적으로 미사일 몸집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극성-3형에 500kg짜리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최대 2200km를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북극성-1형의 최대 사거리가 1300km였는데 사거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대 사거리가 5000km에 달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반도 근해에서 발사할 경우 미 전략폭격기 B-52 등이 배치된 괌은 물론이고 알래스카까지도 타격 범위에 들어가는 사거리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 잠수함 기술로는 한미일 감시망을 피해 미 본토 인근 해역까지 이동해 기습 타격하는 데는 제약이 많다”며 “이 때문에 북극성-3형 개발의 최종 목표는 동해 등 한반도 해역에서도 미 전략목표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5000km 이상일 것”이라고 했다. 잠수함 전문가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사거리 8000km 이상인 SLBM을 탑재하려면 중국군의 샤급(6500t급) 잠수함을 보유해야 하는데 북한엔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북한이 개발 중인 3000t급 잠수함에 5000km급 SLBM을 탑재하는 건 지금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탄두부가 뾰족해 탄두가 1개로 추정되는 북극성-1형과 달리 북극성-3형 탄두부는 대접을 엎어놓은 것처럼 끝이 뭉툭해 다탄두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경우 안에 여러 발의 탄두가 들어가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탄두가 떨어지면서 예측이 어려운 비행경로로 흩어지는 만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각종 요격 체계로의 요격이 어렵다. 북한이 SLBM 개발 과정에서 모방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SLBM JL-2는 최대 8개의 탄두가 들어간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북한이 SLBM 기술을 진전시키고 있는 것에 우려를 쏟아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SLBM은 2016년 북극성-1형 시험발사 때에 비해 역량이 훨씬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사거리가 중거리로 늘어난 데다 공해상에 나가 발사하면 괌은 물론이고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 만큼 사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10-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스톡홀름行 北 김명길… “美서 새로운 신호 있어”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 예정인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석탄 및 섬유 제재 36개월 유예 등 일부 제재를 유예할 것이라고 미 인터넷매체 복스가 2일(현지 시간) 전했다. 2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직후 실무 협상이 열리는 만큼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대대적인 제재 완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 측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예상되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결과에 대해 낙관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명길 北 대표 “미국에서 새로운 신호” 김명길 대사 등 북한 대표단 4명은 3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을 경유해 차이나에어 CA911편을 타고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이날 김 대사는 서우두 공항에서 취재진에 “조미(북-미) 실무협상을 하러 간다.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간다”고 말했다. 북한 측 실무협상 차석대표로 알려진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정남혁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김광학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이 김 대사와 함께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조철수 신임 미국 담당 국장으로 보이는 인물도 공항에서 목격됐다. 북한 대표단은 스톡홀름에서 북-미 협상을 끝낸 뒤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7일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름 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비건 특별대표는 2일 워싱턴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국군의 날 및 개천절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다만 협상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는 행사 축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위대한 외교적 계획에 착수했다. 주민들에게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만 밝혔다.○ 석탄 제재 36개월 유예-잠정 핵동결 등 거론 복스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영변 플러스알파(+α)’를 대가로 북한의 석탄, 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간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검증 가능하게 해체하고 우라늄 농축 중단 등을 취하는 대가라는 의미다. 복스는 “이번 협상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미국 측이 이번 주말에 북한에 내놓을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성사되면 7월 일각에서 거론됐던 12∼18개월 유예안보다 유예 기간이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이 줄곧 강조해왔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해제’보다는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긍정론과, 수출 제재가 유예되는 3년 동안 북한이 핵무기 개발 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는 반론이 맞선다. 미국이 협상 시작 직전 제안 내용을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복스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6월 말 판문점 회동 당시 종전선언 및 한미 연합 군사훈련 취소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2일 SLBM 발사는 당시 약속에 대한 진전이 없는 것에 화가 났다는 신호라고도 해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복스 보도에 대해 “석탄, 섬유의 수출 제재 유예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부터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로 거론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신속한 조치보다 더 단계적인 접근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30∼60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무기 및 미사일 확장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잠정 핵동결(temporary nuclear freeze)’이 포함됐다고도 전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 전 일종의 중간 단계 방안인 셈이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0-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습발사’ 北미사일, 신형 SLBM 북극성-3형…원거리 타격능력·파괴력↑

    북한이 2일 기습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잠수함탄도발사미사일(SLBM) ‘북극성-3형’이라고 밝혔다. 2017년 8월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북극성-3형을 북미 실무협상을 이틀 앞둔 3일 처음 공개한 것. 북극성-3형은 기존 SLBM ‘북극성-1형’에 비해 사거리가 늘어나고 탄두 역시 요격이 어려운 다탄두로 바뀌는 등 원거리 타격 능력과 파괴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전술 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됐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도 북한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극성-3형은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됐다. 아직 북한이 7월 공개한 3000t급(추정) 신형 잠수함에 탑재해 실전 사용할 수준까지는 SLBM 기술이 진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형을 보면 북극성-1형에 비해 실전형으로 진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 분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직경은 1.4~1.65m로 추정된다. 북극성-1형에 비해 0.3m 이상 커졌다. 길이도 2~3m 길어졌다. 북한이 고체연료 탑재량을 늘려 사거리를 늘릴 목적으로 미사일 “집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극성-3형에 500kg짜리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최대 2200km를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북극성-1형의 최대 사거리가 1300km였는데 사거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대 사거리가 5000km에 달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반도 근해에서 발사할 경우 미 전략폭격기 B-52 등이 배치된 괌은 물론 알래스카까지도 타격 범위에 들어가는 사거리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 잠수함 기술로는 한미일 감시망을 피해 미 본토 인근 해역까지 이동해 기습 타격하는 데는 제약이 많다“며 ”이 때문에 북극성-3형 개발 최종 목표는 동해 등 한반도 해역에서도 미 전략목표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5000km 이상일 것“이라고 했다. 잠수함 전문가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사거리 8000km 이상인 SLBM을 탑재하려면 중국군의 시아급(6500t급) 잠수함을 보유해야하는데 북한엔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북한이 개발 중인 3000t급 잠수함에 5000km급 SLBM을 탑재하는 건 지금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탄두부가 뾰족해 탄두가 1개로 추정되는 북극성-1형과 달리 북극성-3형 탄두부는 대접을 엎어놓은 것처럼 끝이 뭉툭한 형태였다. 안에 여러 발의 탄두가 들어가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탄두가 떨어지면서 예측이 여러운 비행 경로로 방사되는 만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각종 요격 체계로의 요격이 어렵다. 북한이 SLBM 개발 과정에서 모방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SLBM JL-2은 최대 8개의 탄두가 들어간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북한이 SLBM 기술을 진전시키고 있는 것에 우려를 쏟아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SLBM은 2016년 북극성-1형 시험발사 때에 비해 역량이 훨씬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사거리가 중거리로 늘어난 데다 공해상에 나가 발사하면 괌은 물론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 만큼 사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03
    • 좋아요
    • 코멘트
  • 스톡홀름行 김명길 대사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기대”

    5일 재개될 예정인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일부 제재를 유예할 것이라는 협상안 관련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이행조치에 따라 ‘상응조치’로 제안할 다양한 옵션들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2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영변 플러스알파(+α)’를 대가로 북한의 석탄, 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간 보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7월 일부 매체가 싱크탱크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으나 국무부가 “사실무근”이라며 곧바로 공개적으로 부인했던 내용이다. 그러나 복스는 협상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며 “이것이 미국이 주말에 북한 측에 내놓을 제안”이라고 전했다. 복스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6월말 판문점 회동 당시 종전선언과 한미연합훈련의 취소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발사는 이런 약속에 대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는 신호라는 것.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6월 판문점 회동 당시 김 위원장에게 종전선언 및 이후 수 주 내에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미 협상과 관련해 “미국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신속한 조치보다 더 단계적 접근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중에는 30~60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무기와 미사일 확장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잠정 핵동결(temporary nuclear freeze)’이 포함되어 있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외교소식통은 복스 보도에 대해 “석탄, 석유의 제재 유예는 싱가포르 회담 때부터 내부에서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로 거론됐던 게 맞다”면서도 “다만 현재 초점은 제재 유예보다 체제 안전보장에 맞춰져 있는 만큼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SLBM을 발사한 직후여서 제재 완화가 논의되기 어려울 가능성도 크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워싱턴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국군의날 및 개천절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나 협상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행사 축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위대한 외교적 계획에 착수했다. 주민들에게 항구적이고 지속하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측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예상되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 4명은 3일 오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을 경유해 차이나에어 CA911편을 타고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이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김 대사는 기자들에게 “조미(북-미) 실무협상을 하러 간다”며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간다.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말했다. 북한 측 실무협상 차석대표로 알려진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과 정남혁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이 김 대사와 함께 스톡홀름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조철수 신임 미국 담당 국장으로 보이는 인물도 공항에서 목격됐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 2019-10-03
    • 좋아요
    • 코멘트
  • “가장 긴 사거리의 고체연료 미사일”…‘北 SLBM’ 한반도 전문가 우려와 비판

    북한이 2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우려와 경고를 쏟아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의 SLBM은 2016년 시험 발사 때에 비해 역량이 훨씬 더 증가했다. 동해에서 한국을 불시에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한국 내 미사일 방어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사거리가 중거리로 늘어난 데다 잠수함에서 쏠 수 있는 만큼 공해상으로 나가서 발사하면 괌은 물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 만큼 사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발사는 북한이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전략이자,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다.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의 이런 전략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사가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의 진전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 과학자연맹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북한이 보유한 가장 긴 사거리의 고체연료 미사일”이라며 “북한이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을 진전시키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우려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국장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대북제재 완화를 추구하면서도 여전히 고체연료 미사일의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의 단거리 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른 SLBM의 발사가 북-미 실무협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크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북한의 SLBM 발사는 끔찍한 선택”이라며 “북-미 회담에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토비 달튼 카네기국제평화기금 핵정책국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SLBM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을 찌르는 것과 같은 것이자 명백한 유엔안보리 위반”이라면서도 “미국이 그동안 공들여온 북미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도발이 미국에 ‘새로운 접근법’을 가지고 협상장으로 나오라는 최종 경고인지 (보다 막강해진 기술력을 무기로) 강경해진 북한의 협상 자세를 시사하는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달튼 소장은 “대부분의 워싱턴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전보다 더 강경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션 킹 파크 스트래티지스 부소장은 통화에서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없는 가운데 열리는 첫 북-미 실무 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훨씬 더 담대해진 셈”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도발로 미 의회와 조야를 중심으로 북한 비핵화 회의론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킹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자신만의 ‘업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연내 북미 정상회담 등을 예정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 내다봤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SLBM 발사에 대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는 기존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합의 위반이 아니다” “작은 것” “다른 나라들도 다 하는 시험발사” 등으로 애써 의미를 축소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사일의 종류와 의미가 다른데다 실무 협상이 임박한 시점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조차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브런즈윅=김정안 특파원jkim@donga.com}

    • 2019-10-03
    • 좋아요
    • 코멘트
  • 美 “11월 방콕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박한기 합참의장, 마크 밀리 신임 미국 합참의장, 야마자키 고지(山崎幸二)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 격)이 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국방부 합참의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지난달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내린 후 3국 군 최고수뇌부의 첫 회동이다. 이날 만남은 하루 전 밀리 의장의 취임식을 계기로 미국이 주선했으며 동북아 지역에서의 3국 안보 공조 방안 및 지소미아 관련 내용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도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3국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이 한일 갈등을 관리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태도로 풀이된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차관보도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세미나에서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방 및 안보 관계를 양국의 정치적 긴장과 분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취임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신임 일본 외상은 2일 한 인터뷰에서 “한국은 국제 안보환경을 완전히 잘못 보고 있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극히 유감”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차관도 지난달 30일 “한국이 지소미아에 다시 전념하고 협정을 갱신할 것을 권장한다”며 파기 결정을 되돌리라고 촉구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핵화협상 코앞서 핵능력 과시… 김정은, 트럼프에 양보 압박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조미(북-미) 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지 13시간 만인 2일 오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발사체 도발에 나섰다. 핵기습 타격이 가능한 SLBM을 실무협상 직전에 선보이면서, 비핵화에 나설 테니 체제 보장이나 제재 완화 등 제값을 내놓으라고 워싱턴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앞선 단거리 발사체들을 용인했던 미국은 SLBM 도발에도 정면 대응을 삼가며 어렵게 살린 협상 불씨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 “SLBM도 있다” 몸값 높이는 北 올해 북한은 5월 4일 첫 도발 이후 9월 10일까지 10차례에 걸쳐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감행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가깝게는 9월 23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남 단거리 발사체로는 워싱턴이 움직이지 않자 협상 재개를 코앞에 두고 SLBM까지 꺼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북한에 이어 미국도 실무협상 재개를 공식화하자 기다렸다는 듯 13시간 만에 도발에 나선 것. 정부 당국자는 “결국 실무협상을 눈앞에 두고 협상력을 급히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트럼프 대통령을 빨리 끌어들이려고 SLBM 발사라는 도박을 벌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이후 가장 사거리가 긴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쏘면서 워싱턴에 “정상회담까지 너무 시간 끌지 말라. 톱다운으로 가자”는 메시지를 날렸다는 분석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실무진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협이다’라고 보고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하루빨리 (회담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충격 요법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CNI) 한국담당 국장은 동아일보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으면 더 많은 미사일 발사는 물론 핵실험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워싱턴에 분명하게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SLBM을 실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환기시키며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우 센터장은 “북한이 도발을 통해 이번 협상은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비핵화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미국과 소련이 했던 것과 같은 ‘군축 협상’을 하는 자리라는 점을 알리려는 의도도 있다”고 평가했다.○ SLBM 도발에도 일단 참는 美 미국은 실무협상 날짜를 받아놓고 SLBM이란 ‘재’를 뿌린 북한에 대해 정면 대응을 삼가는 기류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일 성명을 통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이날 동아일보의 질의에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의 지역 내 동맹들과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앞선 단거리 도발 때와 비슷하게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북한의 SLBM 능력을 깎아내리는 기류도 감지된다. 미국 CNN은 2일 정통한 미 당국자의 설명을 인용해 이번 미사일을 SLBM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지만 잠수함에서 발사된 건 아니라는 게 미국 당국의 평가라고 보도했다. 한 정부 소식통도 “아직 북한 잠수함의 활동 영역이 동해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북한 SLBM이 아직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잠수함의 작전 반경이 아직 한반도 안팎인 만큼, 태평양을 통해 미 본토 인근해까지 와서 SLBM을 발사할 수준의 잠항 및 핵운용 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한기재 기자}

    • 2019-10-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美와 협상” 13시간뒤 美 보란듯 SLBM 도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실무협상 개시를 발표한 지 13시간여 만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유력한 발사체를 발사했다. 북한의 SLBM 도발은 2016년 8월 함남 신포 앞바다에서 북극성-1형의 발사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북-미 실무협상(5일)을 앞두고 기존 단거리미사일 도발과는 차원이 다른 기습 핵타격 위협을 과시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군은 2일 오전 7시 11분경 강원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며 고각(高角) 발사된 뒤 정점고도 910여 km를 비행해 460여 km를 날아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0일 이후 22일 만이고, 올 들어 11번째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사거리가 2000k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가장 긴 사거리의 미사일 도발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월 현지 시찰을 통해 직접 공개한 신형 잠수함(3000t급 추정)에 탑재할 북극성-3형 신형 SLBM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 SLBM을 해상 바지선이나 신형 잠수함에 실어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CNN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일단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일 성명을 내고 “북한은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은 북한의 SLBM 도발 10시간 뒤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예고한 대로 모의 탄두가 장착된 미니트맨3 ICBM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 미군은 발사 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발사는 미군의 전략 억제력의 신뢰도를 높여줄 것”이라며 북한 등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훈련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북핵 실무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길’이라는 이름이 3일 오후 1시 50분 중국 베이징을 출발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가는 항공기(CA911편) 비즈니스석 예약자 명단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측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스웨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실무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는 2일 오전 7시 5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연 뒤 “(북한이)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며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0-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SLBM 도발에도신중한 美 “잠수함 활동 영역, 동해 못 벗어난다”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조미(북미) 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지 13시간 만인 2일 오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발사체 도발에 나섰다. 핵기습 타격이 가능한 SLBM을 실무 협상 직전에 선보이면서, 비핵화에 나설테니 체제보장이나 제재완화 등 제값을 내놓으라고 워싱턴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앞선 단거리 발사체들을 용인했던 미국은 SLBM 도발에도 정면 대응을 삼가며 어렵게 살린 협상 불씨를 유지하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SLBM도 있다” 값 높이는 北 올해 북한은 5월 4일 첫 도발 이후 9월 10일까지 10차례 걸쳐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감행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가깝게는 9월 23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남 단거리 발사체로는 워싱턴이 움직이지 않자 협상 재개를 코 앞에 두고 SLBM까지 꺼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북한에 이어 미국도 실무협상 재개를 공식화하자 기다렸다는 듯 13시간 만에 도발에 나선 것. 정부 당국자는 ”결국 실무협상을 눈앞에 두고 협상력을 급히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트럼프 대통령을 빨리 끌어들이려고 SLBM 발사라는 도박을 벌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이후 가장 사거리가 긴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쏘면서 워싱턴에 ”정상회담까지 너무 시간 끌지 말라. 톱 다운으로 가자“는 메시지를 날렸다는 분석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실무진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협이다’라고 보고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하루빨리 (회담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충격 요법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CNI) 한국담당 국장은 동아일보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으면 더 많은 미사일 발사는 물론 핵실험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워싱턴에 분명하게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SLBM을 실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환기시키며 ”값 높이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우 센터장은 “북한이 이번 도발을 통해 이번 협상은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비핵화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미국과 소련이 했던 것과 같은 ‘군축 협상’을 하는 자리라는 점을 알리려는 의도도 있다”고 평가했다. ●SLBM 도발에도 일단 참는 美 미국은 실무협상 날짜를 받아놓고 SLBM이란 ‘재’를 뿌린 북한에 대해 정면 대응을 삼가는 기류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일 성명을 통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결의안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당국자도 이날 동아일보의 질의에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의 지역 내 동맹들과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앞선 단거리 도발 때와 비슷하게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북한의 SLBM 능력을 깎아내리는 기류도 감지된다. 미국 CNN은 2일 정통한 미 당국자의 설명을 인용해 이번 미사일을 SLBM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지만 잠수함에서 발사된 건 아니라는 게 미국 당국의 평가라고 보도했다. 한 정부 소식통도 “아직 북한 잠수함의 활동 영역이 동해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북한 SLBM이 아직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잠수함의 작전 반경이 아직 한반도 안팎인 만큼, 태평양을 통해 미 본토 인근해까지 와서 SLBM를 발사할 수준의 잠항 및 핵운용 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02
    • 좋아요
    • 코멘트
  • 한미일 합참의장 워싱턴서 3자 회동…지소미아 논의 여부 주목

    한국과 미국, 일본의 합참의장이 1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얼굴을 맞댔다.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내린 이후 3국의 군 최고수뇌부가 자리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야마자키 고지(山崎幸二)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격)은 이날 미 국방부 합참의장 집무실에서 3자 회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통역 외에 배석자 한두 명만 대동한 최소 인원으로 자리를 함께하는 대담 형식으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밀리 합참의장의 지난달 30일 취임식 직후 미국의 주선으로 성사된 이날 자리에서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3각 군사협력 방안, 안보 현안 등과 함께 특히 지소미아 관련된 내용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전날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우리는 한국이 지소미아에 다시 전념하고 협정을 갱신할 것을 권장한다”며 한국의 파기 결정을 되돌릴 것을 촉구했다. 백악관과 국무부가 한일 갈등의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는 지소미아 이슈를 중심으로 한미일 3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11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한국, 일본과 3국 국방장관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도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런 계획을 밝혔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우리는 국방, 안보 관계를 정치적 긴장과 분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바닥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지 못하지만 우리가 함께 하도록 견인하는 아주 많은 것들을 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월 한국 방문 당시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자 정경두 국방장관이 자신을 비롯한 대표단을 사무실로 불러 “이것이 우리의 양자, 3자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라고 일본어로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고위당국자들은 한국과 미국의 이런 관계개선 시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비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신임 일본 외무상은 2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놓고 “한국은 국제 안보환경을 완전히 잘못 보고 있다”며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9-10-02
    • 좋아요
    • 코멘트
  • 北최선희 “북미, 5일 실무협상 재개”

    북-미가 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갖는다. 6월 30일 판문점 정상회동에서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일 담화에서 “조미(북-미) 쌍방은 10월 4일 예비 접촉에 이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최선희는 “우리 측 대표들은 조미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 나는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조미 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 시간) “다음 주 안(within the next week)에 북-미 당국자들이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자를 특정한 북한 발표와는 차이가 있다. 양측 모두 회담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평양을 포함해 하노이 정상회담 전 스웨덴 스톡홀름처럼 제3국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북한이 ‘예비 접촉’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꺼낸 만큼 아직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비 접촉’에서 추가적인 접점을 찾아야 실무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무협상에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각각 나설 예정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이번 (북-미) 실무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조기에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10-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밀리 신임 美합참의장 취임… 주한미군 대대장 복무 경력

    미군 최고위직인 신임 합참의장에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마크 밀리 전 미 육군참모총장(61)이 취임했다. 전임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은 지난달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지난달 30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버지니아주 알링턴 합동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그는 미 육·해·공군 및 해병대를 총괄 지휘한다. 밀리 의장은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장비를 갖췄고, 최고의 훈련과 최고의 지휘를 받는 군대”라며 “적들은 우리의 역량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했다. 또 “국제 환경의 복잡한 도전에 맞서 평화를 지킬 준비를 마쳤다. 필요하면 전쟁에서 승리할 준비도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축사에서 “당신은 내 친구, 조언자이며 이 직책을 맡을 자격이 있다. 뛰어난 경력을 통해 보여준 명석함과 강인함으로 합참의장의 의무를 다할 것을 확신한다”고 치하했다. 밀리 의장은 프린스턴대 학생군사교육단(ROTC)을 거쳐 1980년 소위로 임관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근무했다. 주한 미 2사단에서 대대장으로도 복무했고 지난해 8월 한미동맹에 기여한 공로로 보국훈장 통일장을 받았다. 그는 1일 워싱턴을 찾은 박한기 합참의장, 야마자키 고지(山崎幸二)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 격)과 한미일 3개국 합참의장 회동을 가졌다. 지난달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 후 3개국 최고 수뇌부의 첫 만남이다. 미국 측이 이 자리에서 3국 안보협력을 강조하고 지소미아 문제도 거론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호주 총리와도 통화 논란…‘러시아 스캔들’ 재조사 압박 의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이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 경위에 관한 정보 수집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대통령의 측근인 윌리엄 바 법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3인방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개입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리슨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바 장관이 특검의 조사 착수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그를 도와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상 외교를 이용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바 장관이 관련 수사를 위해 영국 이탈리아 등 외국 정보기관과 해외에서 수차례 비공개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폭로한 미 정보기관 내부고발자의 고발을 묵인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조사를 요구했을 때 폼페이오 장관도 동석했다고 전했다.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에는 다음 날 국무부 관리가 우크라이나 관료를 만났다는 내용도 있다. 하원은 이미 지난달 27일 폼페이오 장관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하원은 3일 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줄리아니 전 시장에게도 소환장을 발부했다. CNN에 따르면 안드레이 텔리젠코 전직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 세르게이 레스첸코 대통령 고문 등 우크라이나 전현직 관리들은 모두 “줄리아니가 노골적으로 바이든 수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텔리젠코 전 대사는 2016년 5월, 레스첸코 고문은 올해 4월부터 수사 압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하원의 소환장 발부는 반역죄”라며 “민주당이 대통령을 집무실에서 내쫓는 데 성공한다면 미국은 19세기 남북전쟁 때처럼 절대 치유하지 못할 분열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핵심 3인방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보인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지난달 24일 한 인터뷰에서 “국무부가 요청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 당국자와 얘기한 적이 없다. 얘기한 후에도 모든 대화를 그들(국무부)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CNN과 여론조사회사 SSRS가 미국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4~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다”는 응답은 47%, 반대한다는 답은 45%였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01
    • 좋아요
    • 코멘트
  • 볼턴 “내가 민간인으로 돌아가서 北 지도자들은 기쁠 것”[이정은 기자의 우아한]

    30일(현지 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2층 행사장. 연단에 오른 존 볼턴 백악관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내가 민간인으로 돌아가서 북한 지도자들은 기쁠 것”이라는 농담으로 강연을 시작하자 청중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러나 그가 곧이어 “내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전 세계에 던지는 위협에 대해 제약 없이(unvarnished)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안 기쁠 것”이라고 하자 곧바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로 확 바뀌었습니다.이번 강연은 볼턴 전 보좌관이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전격 경질 소식을 알린 이후 첫 공개석상에 나선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죠.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이름은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았고,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빅터 차 CSIS 한국석좌의 질문에 “좋은 시도(였지만 안 먹힌다)!”라고 받아치며 즉답을 피해가더군요.그러나 40분간의 강연과 질의응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대북 정책에 대한 날 선 비판으로 채워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거론하지 않고도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는 그의 강연은 잔뜩 날이 서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한 적이 없고, 그 반대가 맞다”며 “김정은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통해서 핵무기를 유지할 뿐 아니라 계속 개발 및 강화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실험이 끝났고, 핵탄두와 ICBM 생산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개발하고 있는 기술도 장거리 미사일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고, 이는 사정거리에 들어가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도 위협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유엔 결의안 조항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서 결의 위반이 맞다고 지적했습니다. “내가 그 결의안 작성 당시 유엔에 있었기 때문에 안다”면서요. 그는 “유엔 결의안을 맹목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결의안을 만드는 것에 미국이 주도적으로 노력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며 “그래놓고 북한의 결의 위반을 문제삼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우리를 어떻게 보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그는 북한의 핵 개발을 비확산의 관점에서도 문제 삼았습니다. 북한은 핵무기 기술과 무기를 이란 같은 나라에 판매할 수 있고, 이는 북한의 핵보유가 주변국들에 위험이 되는 수준을 뛰어넘는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이를 막는 데 미국이 실패한다면 그 어떤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도 대처할 수 없게 된다고 그는 우려했습니다. 또 “핵무기 개발의 과학적,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를 막으려는) 비확산론자들에게 시간은 불리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필요시 북에 대해 군사적 옵션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고, 북한의 현재 리더가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위의 전제를 바탕으로 정권교체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그는 이날 강연에서 윈스턴 처칠 전 영국총리의 1935년 연설 한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침략과 관련해 “상황 관리가 가능할 때 무시하고 있다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됐을 때에야 행동에 나서는 것, 긴급해질 때까지 손놓고 있는 것이야말로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라고 했던 연설 말입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런 비관적인 내용이 북에는 적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역설했습니다.2월 하노이 회담 등에서 김정은을 직접 만나보니 어땠느냐는 질문에 그는 “완전히 정권을 장악했다고 믿는다.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제재 관련해서는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들어가야 효과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점증적, 장기적으로 제재를 가하게 되면 대상국은 생존하고 완화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죠. 현재 이뤄지고 있는 선박 간 불법환적 같은 게 대표적이라는 설명입니다.‘리비아 모델이 북한에도 적용 가능하냐’는 질문도 나왔죠. 이에 대한 대답은 “북한에 좀 더 대안이 될 만한 것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본다”는 것. 그는 그러면서 과거 리비아의 핵물질과 탄도미사일 부품들을 반출해 옮겨놨던 테네시주의 오크리지를 언급, “오크리지에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담을 충분한 공간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그의 발언 중에 경천동지할 만한 새로운 내용이나 백악관 내부 정책결정 과정의 폭로 같은 건 없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그의 시각은 이미 많이 알려진 것이기도 했고요. 다만 이날 저와 같은 테이블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강연을 듣고 있는 워싱턴의 인사 몇 명은 “쭉 들어보니 나름대로의 논리가 분명하다”며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대북 초강경파’, ‘네오콘의 대부’ 등으로 평가받아온 그의 북한 관련 발언들을 그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들어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말입니다. 실제로 그의 북한 관련 언급은 대체로 방송 인터뷰에서 한 두 개 질문에 대한 짧은 답변으로 끝나거나, 신문기사에 한두 줄 인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현안의 포인트별로 펼쳐낸 그의 연설은 매끄러운 전개와 분명한 논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런 논리 구조를 바탕으로 북한을 다뤄온 볼턴 전 보좌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랑에 빠진 친구’로 부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대북 정책에 호응하기가 참 어려웠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이제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장회의(NSC)에 그는 없습니다. 워싱턴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던 낯선 인물, 로버트 오브라이언 신임 보좌관이 그 자리에 앉아있죠. 국가안보보좌관의 교체가 앞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어차피 볼턴 전 보좌관이 대북정책에서 밀려난 지는 오래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탄핵 정국에 직면한 대통령이 북한이라는 카드를 어떻게 쓸 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입니다.볼턴 전 보좌관은 앞으로 자신의 백악관 경험을 담은 자서전을 쓸 예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출판사들이 그에게 눈독을 들이고 그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는 소문도 돕니다. 그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 꺼내고 싶은 ‘특종감’ 발언들은 그의 책을 위해 이번 강연에서는 아껴놨다는 말도 나옵니다. 벌써부터 내용이 궁금해집니다.이정은 워싱턴 특파원(북한학 석사) lightee@donga.com}

    • 2019-10-01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난 내부고발자 만날 권리 있다”… 사실상 색출 지시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조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백악관 참모, 측근들이 미 민주당과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위터에 자신이 출연한 짧은 동영상을 올리고 “사상 최악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추정되는 내부고발자를 거론하며 “그를 직접 만나고 싶다. 나는 그를 만날 권리가 있다”고도 했다. 미 CBS방송 등에 따르면 내부고발자는 현재 연방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사실상 행정부 차원의 내부고발자 색출을 지시한 듯한 발언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람이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스파이 행위를 했나?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내부고발자를 협박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은 9쪽짜리 ‘낸시 드루’ 소설(소녀 탐정 소설) 같다”고 폄훼했다. 그를 ‘딥스테이트(정부를 흔드는 숨은 권력집단) 요원’ ‘스파이’ 등으로도 불렀다. 밀러 고문은 “대통령이야말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의 부패 의혹을 밝힌 내부고발자”라며 “부패 스캔들을 파헤치는 것이 미국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방송에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그거야말로 헌법 위반”이라면서 “내부고발자는 자신이 직접적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며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정치적 함정이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제로(0)’”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진영의 이런 발언은 그만큼 백악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CBS-유고브가 지난달 26, 27일 미국 성인 205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찬성한다”는 답은 55%였다. 다만 지지 정당별로는 확연하게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의 찬성 비율은 87%, 공화당 지지층은 반대 비율이 77%여서 극심한 편향성을 보였다. 민주당은 탄핵 조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여러 방송에서 내부고발자가 곧 의회에서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줄리아니 전 시장의 소환 계획을 밝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다른 정상들과의 대화도 들여다볼 것”이라며 조사 확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CBS에 출연해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말라”고 백악관에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정치 역풍을 고려한 듯 이날 민주당 전화회의에서는 “탄핵 조사는 헌법과 애국심에 관한 문제이지, 트럼프 대통령이나 2020년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반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윤태 기자}

    • 2019-10-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親트럼프 인사들, 탄핵 방어 총공세…美민주당 “내부고발자 곧 증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조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백악관 참모, 측근들이 민주당과 내부고발자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위터에 자신이 출연한 짧은 동영상을 올리고 “사상 최악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를 거론하며 “그를 직접 만나고 싶다. 나는 그를 만날 권리가 있다”고도 했다. 사실상 행정부 차원의 내부고발자 색출을 지시한 듯한 발언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람이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스파이 행위를 했나?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내부고발자를 협박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은 9쪽짜리 ‘낸시 드루’ 소설(소녀 탐정 소설) 같다”고 폄훼했다. 그를 ‘딥스테이트(정부를 흔드는 숨은 권력집단) 요원’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훼손하려는 파괴자’ ‘스파이’ 등으로도 불렀다. 밀러 고문은 “대통령이야말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의 부패 의혹을 밝힌 내부고발자”라며 “부패 스캔들을 파헤치는 것이 미국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도 CBS와 ABC에 출연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그거야말로 헌법 위반”이라며 “내부고발자는 자신이 직접적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고발자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정치적 함정이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제로(0)’”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진영의 이런 발언들은 역설적으로 탄핵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백악관의 위기감이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BS-유고브가 26~27일 미국 성인 205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찬성한다”는 답은 55%였다. 다만 지지정당별로는 확연하게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의 찬성 비율은 87%, 공화당 지지층은 반대 비율이 77%여서 정치 성향에 따라 극심한 편향성을 보였다. 민주당은 탄핵 조사 속도를 부쩍 높이고 있다.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NBC, ABC방송에 출연해 “내부고발자가 곧 의회에서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타국 정상과의 대화도 들여다보겠다”며 조사를 확대해나갈 의사를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09-30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탄핵조사, 폼페이오로 불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불똥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로 튈 조짐이 보인다. 백악관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부적절한 접촉 과정에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 상원의원 출마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의 정치 생명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27일(현지 시간) 폼페이오 장관에게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냈다. 민주당은 24일 탄핵 조사에 돌입한 후 대통령 최측근인 폼페이오 장관에게 첫 번째 소환장을 발부했다. 소환장은 법적 구속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에 응하지 않으면 처벌도 가능하다. 이번 사건의 핵심 배후 인물로 주목받고 있는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인사들을 만날 때 국무부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의회는 9일 관련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국무부에 관련 자료들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의회가 요구한 최종 마감 시한인 26일까지 응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26일 뉴욕 유엔총회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국무부 당국자들이 취한 행동은 적절했다. 이 정부가 견지해온 목표와 전적으로 일치한다”고만 답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09-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