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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경찰청장에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50·사진)이 내정됐다. 강 후보자가 임명되면 1991년 경찰청 출범 이후 최연소이자 사상 첫 경찰대 출신 수장이 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이성한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강 청장이 내정됐다”며 “유병언 수사로 실추된 경찰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경찰위원회 동의를 받아 강 후보자를 임명 제청했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다. 강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 조직을 업무 중심으로 재편해 하루빨리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전임 이 청장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발견 이후 부실수사 논란과 시신 진위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5일 사퇴했다. 이와 관련해 강 후보자는 “유 전 회장의 사인을 명확히 밝히고 모든 오해를 불식시켜야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면 본질적인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경남 합천 출신으로 대구 청구고와 경찰대(2기)를 졸업했다. 서울 송파경찰서장과 경찰청 수사국장 정보국장, 서울경찰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사회안전비서관을 맡아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 후보자가 경찰 수장에 오르면 조직 내에서 대대적인 쇄신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현재 만 50세 3개월로 역대 최연소였던 4대 김화남 청장(만 50세 8개월에 취임)보다 젊다. 또 경찰대 2기 졸업생으로 현재 경찰 고위간부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경찰대 1기보다 후배다. 현재 지방경찰청장급인 치안감 27명 중에서 경찰대 1기는 5명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은 군이나 검찰처럼 동기나 후배가 수장이 된다고 퇴직하는 관행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기수’에 예민한 경찰대 출신이 첫 수장이 되면서 인사 폭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다음 고위직인 치안정감 5명부터 연쇄적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치안정감인 최동해 경기지방경찰청장과 이금형 부산지방경찰청장은 각각 아들 결혼식 청첩장에 부속실장 휴대전화번호를 넣고 종교단체에서 현금 500만 원을 받아 구설에 올랐다. 이인선 경찰청 차장 역시 강 후보자의 경찰대 1년 선배라 현 보직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 후보자는 6일 서울경찰청에 국회 청문회 준비팀을 꾸리고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박재명 jmpark@donga.com·최혜령 기자}

신임 경찰청장에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50)이 내정됐다. 강 내정자가 최종 임명되면 경찰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찰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경찰청장 임명 동의권을 가진 경찰위원회는 6일 회의를 열고 안전행정부가 추천한 강 내정자를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제청하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강 내정자는 앞으로 정종섭 안행부 장관의 제청 후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면 최종적으로 경찰청장에 임명될 전망이다. 강 내정자는 이날 경찰위원회 동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경찰 신뢰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경찰이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업무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해 하루 빨리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전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발견 이후 불거진 부실 초동수사와 유언비어 유포 등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강 내정자는 경남 합천 출신으로 대구 청구고와 경찰대(2기)를 졸업했다. 서울 송파경찰서장과 경찰청 수사국장, 정보국장,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지난해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첫 사회안전비서관에 임명되면서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강 내정자 지명이 상당한 '후폭풍'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내정 전부터 "가장 유력한 경찰청장 후보"라는 하마평이 돌았지만, 경찰대 출신이 경찰 수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내정 직후 가진 첫 소감 발표에서부터 '조직 개편'을 거론한 만큼 인적 제도적 쇄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청장(치안총감) 다음 경찰 고위직인 치안정감부터 인적 쇄신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최동해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최근 아들의 결혼식 청첩장에 부속실장 휴대전화 번호를 넣어 논란이 됐다. 이금형 부산지방경찰청장은 불교단체에서 현금 5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경찰청 감찰 조사를 받았다. 이인선 경찰청 차장은 강 내정자의 경찰대 1년 선배라 현직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고시 특채 등의 입직 경로를 가진 경찰청장이 부임하면 경찰 내 '기수 문제'는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며 "경찰 내 최대 입직경로인 경찰대 출신 청장이 배출되는 만큼 선배인 경찰대 1기 간부들의 거취가 관심사"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성한 경찰청장이 ‘유병언 후폭풍’에 옷을 벗었다. 이 청장은 5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 기자실을 찾았다. 그가 말한 사퇴 이유는 ‘책임’이었다. 이 청장은 “경찰이 책임져야 할 문제점이 많고 내가 끌어안고 떠나겠다”고 밝혔다. 경찰 고위 간부들 역시 발표 30분 전에야 통보받을 만큼 급작스러운 발표였다. 이 청장이 말한 경찰의 문제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부실 초동수사다. 경찰은 6월 12일 유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40일 동안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여기에 경찰 내부의 책임론 제기도 청장직 유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유 전 회장 시신 부실수사와 관련해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과 우형호 순천경찰서장만 직위 해제되자 “책임질 사람은 따로 있다”며 이 청장을 겨냥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찰위원회는 6일 오전 회의에서 신임 경찰청장 임명제청 동의안 통과를 결정한다. 현재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은 치안정감 계급인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50)과 이인선 경찰청 차장(53), 최동해 경기지방경찰청장(54), 이금형 부산지방경찰청장(56·여), 안재경 경찰대 학장(56) 등 5명이다. 이 중 최 청장과 이 청장은 최근 아들 결혼식 때 부속실장 전화번호가 적힌 청첩장을 배포한 사실과 불교단체에서 현금 500만 원을 받은 사실 등 흠결이 드러난 상태다. 경찰 안팎에서는 강 서울청장이 유력한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 청장 사퇴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찰청장 임기 2년 보장’ 공약도 물거품이 됐다. 경찰청장 임기제가 도입된 2004년 이후 임명된 8명의 경찰청장 중 임기를 채운 사람은 이택순 전 청장 1명뿐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권오성 육군참모총장(58·육사 34기)이 군(軍) 내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5일 사의를 표명했다. 육군 제28사단에서 윤모 일병이 무차별 구타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지 6일 만이다. 권 총장의 사의 표명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군 수뇌부 인책을 시사한 이후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군에서 계속 이런 사고가 발생해왔고 그때마다 바로잡겠다고 했지만 또 반복되고 있다”며 “국가 혁신 차원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의미에서 일벌백계(一罰百戒)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육군 헌병실장은 사건 발생 나흘 뒤인 4월 10일 윤 일병에 대한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권 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한 경찰청장도 이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추적 검거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 사건에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현장의 작은 소홀함이 국민적 불신과 혼란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가슴에 새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경기 포천시의 한 빌라에서 남성 시신 2구가 김장용 고무통 안에서 발견된 ‘포천 고무통 변사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모 씨(50·여)가 1일 경찰에 검거됐지만 사건을 둘러싼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포천시 소흘읍 송우리의 한 섬유공장 외국인 노동자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이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체포 당시 울먹이면서 “내가 둘 다 죽였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집에 있는 시신 두 구는 남편과 외국인 애인”이라며 “남편은 자연사했고 애인은 내가 직접 죽였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 씨는 남편의 사인(死因)에 대해 “어느 날 베란다에 쓰러져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조사받는 것이 두려워 고무통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애인 살해에 대해선 “집 안에서 다투다 2m 길이의 스카프로 목을 세 번 감고,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165cm 길이의 비닐 랩으로 얼굴을 감아 질식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씨의 진술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이 씨 빌라에서 발견된 시신 두 구는 높이 80cm, 지름 84cm의 고무통 안에 포개져 있었다. 아래에 있던 시신은 이 씨의 남편 박모 씨(51)로 추정됐지만, 얼굴이 랩에 싸여 있던 위의 시신은 지문이 흐물흐물해져 신원 확인이 어려웠다. 경찰은 이 씨 체포 직후 지문 대조를 통해 신원불명의 시신이 이 씨의 직장 동료이자 연인관계로 알려진 이모 씨(49)인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외국인 애인을 죽였다”는 초기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공범이 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 씨는 “내가 키가 작아도(150cm 안팎) 몸무게는 100kg이고 힘이 좋다”며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성 혼자서 남자를 살해한 후 고무통 안에 포개놓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여기에 이 씨가 시신 발견 이후 여러 사람과 접촉한 점 역시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높인다. 경찰은 이 씨의 통신기록 조회를 통해 스리랑카 국적의 S 씨와 여러 차례 연락한 기록을 확보하고 S 씨 숙소에서 이 씨를 검거했다. S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1일 오후 이 씨가 맥주와 안주를 사들고 컨테이너 기숙사를 찾아왔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29일에는 다른 한국인 남성의 집에 머물렀고 30일에는 노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일 경찰에 “시신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어렵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빌라에서 발견된 남편 박 씨 명의의 휴대전화가 6월 4일까지 사용된 기록을 확인하고 적어도 이때까지는 박 씨가 살아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포천=박성진 psjin@donga.com / 박재명 기자}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과 관련된 유언비어 유포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청은 “유 씨 사망과 관련해 심각한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다”며 “허위 사실을 담은 게시물을 악의적이고 반복적으로 인터넷에 게재하면 내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꼽은 대표적인 유언비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다른 시신을 주워 유병언 사체라고 우기고 있다’, ‘국과수가 발표한 유 씨 시신 X선 손가락 사진도 조작됐다’는 등 국과수 명예훼손 글이다. 한편 보수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은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최근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시신이 아니라는 경찰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1차 부검 때는 시신의 키가 얼마였나요?”(기자) “그냥 행려병자인 줄 알고….”(경찰) 전국의 경찰 수사를 책임지는 김귀찬 경찰청 수사국장이 29일 오후 기자 브리핑을 자청했다. 같은 날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이 “최근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이 아니라는 경찰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 이날 ‘가짜 유병언’ 논란의 핵심은 변사체의 신장이었다. 박 의원은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시신을 감식할 때 키가 150cm로 나와 경찰 관계자조차 ‘유병언이 아니다’라고 확신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시신의 목뼈 3개가 떨어져 생긴 ‘착오’라며 대퇴골 길이를 통해 추정한 신장이 유 전 회장과 비슷한 159.2cm라고 밝혔다. 경찰의 해명을 듣는 자리였지만 여기서조차 초동수사 부실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기자들이 “1차 부검 때 잰 키가 얼마인가”라고 묻자 경찰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유 전 회장 시신은 6월 12일 발견돼 다음 날 전남 순천 현지에서 1차 부검을 했다. 변사체를 부검하면서 키를 측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변사자 보고에 반드시 담아야 하는 내용이다. 김 국장은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시신 관리가 소홀했다”고 인정했다. 유 전 회장 시신 발견을 둘러싼 경찰의 ‘B급 코미디’ 수준의 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시신에서 떨어진 목뼈 3점을 방치해 인근 주민이 2점을 주워갔다가 다시 경찰에 돌려줬다. 유류품인 지팡이도 경찰이 버리고 가 최초 신고자가 챙겼다. 유 전 회장이 신던 신발을 ‘와시바(Waschbar)’라는 명품이라고 발표했다가 ‘세탁 가능한’이란 뜻의 독일어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정정한 것은 애교로 보일 정도다.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유병언 음모론’에는 경찰의 연이은 헛발질도 한몫했다. 실수로 뒤범벅된 경찰 수사 결과보다는 ‘발견된 시신이 유병언의 동생’이라거나 ‘유병언은 해외로 도주하고 인근 노숙인 시신을 자신으로 위장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경찰은 유언비어 유포에 대해 수사 착수도 검토하고 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반성이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번 사태 이후 유감 표명 한 번에 그쳤다. 경찰에 대한 ‘신뢰 위기’가 정부 전체로 번지기 전에 이 청장이 직접 부실 수사 내용을 낱낱이 밝히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재명·사회부 jmpark@donga.com}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부실 구조 의혹에 대해 검찰이 사실 규명과 함께 형사처벌 수순에 들어갔다. 광주지검 형사2부(부장 윤대진)가 29일 참사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구조활동을 벌인 목포해양경찰서 123정의 정장 김경일 경위(56)를 체포한 게 그 출발점이다. ○ 뒤늦게 탄력 받은 ‘해경 구조’ 수사 체포된 김 경위의 혐의는 공용서류손상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 등이다. 김 경위는 부실 구조 논란이 불거질 무렵인 5월 초 세월호 침몰 해역 출동 당일 항적일지를 일부 찢어버린 뒤 새로운 내용을 적어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이 감사에 나서자 김 경위는 부하 직원을 시켜 4월 16일 당일의 항적일지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하 직원들에게 선내 진입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도 한 것처럼 조작한 것. 또 김 경위의 업무수첩에는 ‘검찰 수사에 대비하자’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이런 정황에 비춰볼 때 김 경위가 항적일지를 조작한 것이 개인적으로 저지른 게 아니라 윗선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일단 수사의 핵심은 지워진 항적일지 속의 내용을 복원하는 것을 비롯해 실제 해경이 어떤 구조활동을 벌였는지에 있다. 123정은 사고 현장에 맨 처음 도착했지만 배가 너무 기울었다는 이유로 선내에 진입하지 않았다. 검찰은 해경이 선내 승객들에게 탈출 안내방송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했다고 조작한 정황은 부실 구조 과정의 일단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세월호 선원들과 같이 해경에도 업무상 과실치사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해경의 부실 대응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참사 직후부터 세월호가 침몰 전 수차례 항적을 이탈했음에도 해경은 왜 이 사실을 몰랐는지, 2시간여에 걸쳐 배가 침몰하는 과정에서 해경은 왜 한 사람의 내부 승객도 구하지 못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계속 불거졌다.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선 뜻밖의 범죄 사실이 줄줄이 드러났다. 사고 해역을 관할하는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소속 관제사(해경)들은 평소 ‘2인 1조’ 근무수칙을 어기고 혼자 근무를 서 왔다. 또 복원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VTS 직원들이 한가하게 골프 퍼팅 연습을 하거나 책상에 엎드려 자는 모습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세월호가 항적을 이탈하고 있음을 파악하지 못했고 이런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근무일지까지 조작한 사실도 밝혀졌다.○ ‘몸통’ 빠진 유병언 일가 수사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송국빈 다판다 대표(62) 등 계열사 임원 13명을 재판정에 세웠고 이달 28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까지 구속했다. 그러나 차남 혁기 씨(42) 등 비리를 총괄한 ‘몸통’은 해외에 도피 중이어서 수사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검찰은 4월 20일 유 전 회장 일가 및 계열사 수사에 착수한 지 12일 만에 송 대표를 구속하는 등 수사 초반에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유 전 회장 일가가 도피하면서 수사가 장기화됐다. 이 과정에서 유 전 회장 일가의 도피를 도운 박수경 씨(34·여) 등 14명이 28일 구속됐다. 그러나 앞선 21일 유 전 회장의 사망이 확인되자 검찰은 사실상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 수사를 마무리하고 책임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해외 사법당국과 공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에서 도피 중인 혁기 씨와 최측근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2),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76)를 잡아들이기 위해 미국 연방검찰, 국토안보부 등과 협의하고 있고 프랑스에서 검거된 장녀 섬나 씨(48)의 국내 송환을 추진 중이다.○ 선원과 해운업계는 재판 중 세월호 선원과 해운업계 비리 수사는 상당 부분 진척됐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5월 16일 세월호 침몰과 승객 구조 의무 위반의 직접 책임을 물어 선장 이준석 씨(69) 등 선원 11명을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72) 등 임직원과 화물고박업체 관계자 등도 재판에 넘겨졌다. 해운업계의 구조적 비리에 대한 수사는 대부분 종결됐고 정치인 관련 수사만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인수 전 한국해운조합 이사장(60) 등 조합 관계자 19명을 재판에 넘겼고 오공균 전 한국선급 회장(62) 등 선박 검사 책임자 14명을 구속하는 등 업계 관계자 수십 명에 대한 수사를 해 왔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현금 다발을 보관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고 박 의원이 여러 업체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까지 불거졌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비리수사 이후 연이은 ‘공조 실패’로 비판을 받은 경찰과 검찰이 뒤늦게 내부 단속에 나섰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28일 전국 지방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이 참석한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공적(功績)에 눈이 멀어 수사기관끼리 협조가 안 될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최근 검경 갈등에 대해 경찰 수뇌부가 공개 경고에 나선 것이다. 이 청장은 “부처 간 칸막이 제거는 현 정부의 역점 방침”이라며 “이번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수사를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유 전 회장 시신 발견 등의 정보를 검찰과 공유하지 않으면서 ‘검경 불통’ 논란을 빚었다. 검찰도 경찰과의 공조 강화에 나섰다. 검찰은 인천지검에서 진행 중인 유대균 씨 관련 브리핑에 27일부터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등 경찰 관계자들을 배석시키고 있다. 검경은 이번 사건의 언론 창구를 단일화하는 ‘공동 대변인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유 전 회장 시신 발견 과정에서 논란이 된 초기 검시 부실과 관련해 서양식 검시관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검시관은 한국에서는 경찰관 67명이 맡고 있지만 영미권에서는 의사가 독립 검시권을 갖고 담당한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세월호 침몰 이후 'A급 지명 수배(체포·구속 영장이 발부된 긴급체포 대상자)'된 유대균 씨(44)가 체포됐지만 포상금 지급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대균 씨가 경찰의 인지수사로 검거된 만큼 포상금 지급은 없다"고 27일 밝혔다. 대균 씨는 25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조력자의 빈 집에 전기세와 수도세가 계속 나오는 데 의심을 품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대균 씨에게는 1억 원, 유 전 회장에게는 사상 최대인 5억 원의 신고 포상금이 책정된 바 있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을 최초 신고한 박윤석 씨(77) 역시 5억 원의 신고 포상금을 수령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검거공로자 보상심의위원회를 열어 포상 정도를 논의해 보겠지만 해당 시신을 단순 변사체로 신고한 만큼 공로 인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균 씨를 검거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별 승진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유 전 회장 검거에 특진 3명, 대균 씨 검거에 특진 1명을 내건 바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경찰관 1명을 특진시킬 것"이라며 "대균 씨 검거에 공을 세운 다른 경찰은 승급이나 표창을 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jmpark@donga.com}

“부모와 자식 사이에, 부모가 돌아가셨는데 자식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는 인천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면서 부친의 사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균 씨는 취재진 앞에서 “(아버지 사망 소식을) 조금 전에 알았다”며 울먹였다. 그는 지명수배 전단 모습 그대로 긴 머리에, 수염이 거무스름하게 나 초췌한 모습이었다. 도피 때문에 실내에만 있어 안색은 창백했다. 대균 씨는 “도주 중간에 가족과 연락한 적이 없다”면서 밀항 시도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대균 씨는 검찰 소환에 불응해 지명수배된 이후 73일 만에 검거됐다. 뜻밖의 시신으로 발견된 부친 유 전 회장과 달리 대균 씨는 수사당국의 예상 도주범위 안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그동안 대균 씨가 수도권이나 대구 등지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관계자 집에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25일 대균 씨가 붙잡힌 경기 용인시 상현동의 G오피스텔은 측근의 여동생인 하모 씨(35)가 사용하다 비워 둔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빈집에 전기와 수도가 사용되는 점이 의심스러워 수색에 나섰다”고 말했다. 하 씨가 경찰의 추궁에 “구원파 신도 한 명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말한 게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검거 작전은 긴박하게 진행됐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체포조 8명이 오후 5시경 오피스텔에 출동했지만 문이 잠긴 채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경찰은 오후 6시 37분경 경기소방재난본부에 “수배자를 검거하려고 하니 구급차와 문 개방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소방차 7대가 출동해 오피스텔 건물 주위에 매트리스를 깔고 외벽 사다리를 설치하며 대균 씨의 자살이나 자해 등 돌발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그 사이 열쇠 수리업자를 불러 문을 열었다. 안에 있던 대균 씨는 그때부터 문 안쪽 걸쇠를 걸고 경찰 진입을 막았다. 경찰이 “문을 부수겠다”고 경고하자 오후 7시 6분 대균 씨가 스스로 밖으로 나왔다. 구원파 ‘호위무사’로 알려진 조력자 박수경 씨(34·여)도 함께 있었지만 경찰의 체포에 물리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 20m²(약 6평) 넓이의 복층형 오피스텔 안에는 TV도 없었다. 노트북컴퓨터와 휴대전화 1개가 발견됐지만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 먼지가 쌓여 있었다. 체포 당시 대균 씨가 지닌 현금은 5만 원권 1500만 원가량. 유로화도 3600유로(약 469만 원)가 발견됐다. 오피스텔 안의 냉장고에는 말린 과일 등 유기농 음식과 일반 음식이 섞여 있었고, 장기 은신에 대비한 듯 냉동음식이 가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균 씨는 “아버지의 죽음을 알고 있었느냐”는 경찰 질문에 “몰랐다”고 대답했다. 경찰은 신원 확인 등 간단한 초동 조사를 마친 후 대균 씨를 인천지검으로 압송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균 씨는 4월 말 이후 3개월가량 이 오피스텔에 은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당국의 수사가 시작된 후 은신해 아예 밖으로 나오지 않아 검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음식물도 측근 동생인 하 씨가 외부에서 공급했다”고 전했다. 대균 씨는 아버지 유 전 회장과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등을 공모한 혐의로 5월 13일 A급 지명수배됐다. 세모그룹 계열사에서 컨설팅 비용과 상표권 수수료, 고문료 명목으로 100억 원에 가까운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다. 대균 씨는 일가 계열사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19.44%)를 비롯해 다판다(32%) 등 4개 계열사 대주주다.박재명jmpark@donga.com·정윤철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5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의 정밀감식 결과를 발표했지만 사망 원인은 명쾌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에서 발견된 시신에서 독극물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찰 1차 조사 결과를 재확인한 정도였다. 앞으로 검경의 수사에서 새로운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한 유 전 회장의 사인은 영구 미제(未濟)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과수 “사인 불명이지만 독극물은 없다” 국과수는 이번 감식에서 시신의 독극물 검출 여부를 중점 점검했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시신의 간과 폐, 근육 등에서 청산가리나 농약류, 뱀독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뱀에 물리거나 약물을 복용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신 발견 당시 2003년산 보해골드 등 빈 소주병 2개와 순천막걸리병 1개가 발견돼 이를 음독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판명됐다. 다른 유류품인 ASA스쿠알렌 병, 치킨용 허니머스터드(소스) 통, 육포와 열매 등에서도 독극물은 없었다. 적어도 독살 또는 음독자살 가능성은 배제된 셈이다. 시신의 알코올 농도 역시 통상적인 부패 시신에서 발견되는 정도인 에틸알코올 0.023∼0.032%만 검출됐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은 유 전 회장 곁에서 소주병이 발견된 것 때문에 거론된 음주 후 지병으로 인한 사망설 역시 설득력을 잃었다. 외상이나 목졸림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초 유 전 회장 시신의 목과 몸통이 분리된 사실이 알려지며 타살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한영 국과수 중앙법의학센터장은 “목에 외부 충격이 가해져 사망했다면 연골이 부러져야 하는데 시신에서 연골 골절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부위의 뼈 골절도 발견되지 않았다. ‘훨씬 오래된 시신 아니냐’는 의혹도 해소됐다. 유 전 회장의 시신 현장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된 이후 일각에서는 “숨진 지 보름 정도 된 시신이 지나치게 훼손됐다”며 ‘시신 바꿔치기’ 의혹까지 나왔다. 이 센터장은 “시신을 노천에 방치한 후 열흘 뒤 확인했을 때도 구더기가 크게 증식하면서 유 전 회장 시신과 비슷한 정도로 백골화된 적이 있다”며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한 사망 시점·원인 논란 문제는 그 밖의 다른 모든 의혹을 규명하지 못한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사망 시점이다. 유 전 회장이 언제 사망했는지는 사망 원인 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국과수는 “추정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통상 △시신 체온 △음식물 소화 정도 △구더기 등 곤충의 증식을 확인해 사망 시각을 추정하지만 이번에는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해 어느 것도 분석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에서는 주민 증언을 토대로 “유 전 회장 시신으로 알려진 변사체는 4월에 발견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과수가 사인 규명에 실패한 만큼 사망원인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발표에서는 ‘저체온증 사망’이 유력한 원인으로 제기됐다. 강신몽 가톨릭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시신이 신발과 양말을 벗고 있고 상의를 위로 끌어올리는 등 탈의 현상을 보인 것은 저체온 사망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경우 성폭행 살인으로 오해할 정도로 옷을 벗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 한편 이날 국과수는 경찰의 초동 수사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 원장은 “처음 감식을 의뢰할 때 뼈보다 시간이 적게 걸리는 근육을 보냈다면 초기 혼선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법의학자가 시신을 봤다면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밝혔다.박재명 jmpark@donga.com·권오혁 기자}

《 상대가 누군지도 몰랐다. 현상금 5억 원이 걸린 상대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알아보지 못했다. 검찰과 경찰은 공조수사는커녕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유하지 않았다. 하루 평균 3만 명의 경찰관이 동원된 ‘단군 이래 최대 수색’이라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체포 수사는 그렇게 실패로 끝났다. 이번 수사의 문제점 3가지를 정리했다. 》[1] 구원파의 조직력 얕잡아 보고 방심했다거짓진술에 휘둘려 검거 골든타임 허비검경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에 실패한 출발점은 유 전 회장 측이 치밀한 준비하에 도주하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조직적인 비호세력과 자금력을 갖춘 상대를 너무 가볍게 본 것이다. 도피가 예상될 땐 퇴로를 차단하고 비호세력과 떨어뜨려 놓는 것이 원칙인데도 수사 초기 유 전 회장이 순순히 나타나주길 기다린 것부터가 패착이었다. 검찰이 자진 출석을 기다리며 뜸을 들이는 사이 유 전 회장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조직적 지원을 받으며 추적망을 쉽게 벗어났다. 검찰은 4월 말 수사에 착수한 뒤 곧장 유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신 자진 출석을 유도했다. 수사팀 고위 관계자들은 구원파 핵심 인사들과 직접 접촉하며 설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 2일 송국빈 다판다 대표(62·구속 기소)를 계열사 대표 중 처음으로 구속했을 때도 검찰은 ‘장수(측근)들이 잡혀 들어가는 것을 주군(유 전 회장)이 숨어서 지켜볼 리 없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5월 12일 장남 대균 씨(44)가 소환에 불응할 때까지도 검찰은 “그래도 아버지는 다를 것”이라며 유 전 회장이 제 발로 나타날 ‘명분’을 주는 데 공을 들였다. 사회적 지위 때문에 도주할 마음을 먹기 어려운 기업인이나 공직자를 수사할 때와 비슷한 접근 방식을 취한 것이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사흘 만인 4월 19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측근들을 모아 도피 계획을 짠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검찰은 유 전 회장 측근들의 거짓 진술에 휘둘려 검거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유 전 회장은 수사 초기인 4월 25일경 변호사를 통해 “검찰이 소환하면 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이틀 전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빠져나와 인근 신도의 집으로 도피한 뒤였다. 여비서 신모 씨(33·구속)의 거짓 진술을 믿은 것도 결정적 실수였다. 신 씨는 “유 전 회장이 5월 25일 새벽 전남 순천시 은신처 ‘숲속의 추억’에서 조력자와 함께 떠났다”고 진술했다가 지난달 26일 “벽에 숨어 있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이때 검찰은 추적 방향을 잘못 잡고 전남 해남군 등을 뒤지고 있었다.[2] 검경, 수사정보 공유 안하고 따로 놀았다檢 한달전 확보한 돈가방… 警 “행방 모름”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추적 작전은 그동안 검찰과 경찰이 외친 ‘공조 수사’가 얼마나 허구였는지 보여준 채 실패로 끝났다. 경찰이 유 전 회장 검거를 위해 인천지방경찰청에 설치한 특별수사팀은 23일 오전 “유 전 회장이 들고 다닌 돈 가방의 행방을 찾을 수 없다”고 경찰청에 보고했다. 유 전 회장 시신을 확인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유류품 중 금품이 없어 타살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당시 수사팀은 검찰에 이를 문의했지만 “모른다”는 답을 받았다. 문제는 그날 오후. 검찰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6월 27일 유 전 회장의 전남 순천 은신처인 ‘숲 속의 추억’ 별장을 수색해 현금 8억3000만 원과 16만 달러(약 1억6480만 원)가 든 여행용 가방 2개를 압수했다고 공개했다. 경찰이 찾아 헤매던 가방을 이미 확보하고도 정보 공유를 하지 않은 것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중요한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경찰은 “바보 취급을 당했다”고 분개했다. 불협화음은 결정적인 수사 과정에서도 나왔다. 검찰은 5월 25일 결정적인 진술을 전해 듣고 별장을 급습했다. 당시 주변 지리에 밝은 지역 경찰과 함께 출동해 별장 주변에 포위망을 구축하고 샅샅이 뒤졌다면 유 전 회장을 붙잡았을 가능성이 컸다. 검경이 만든 ‘유병언 블랙코미디’는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발견한 유 전 회장 시신을 40일이 지난 뒤인 21일에야 유전자(DNA) 감식을 통해 확인했다. 초기 시신 수습에 나선 경찰이나 지휘한 검찰 모두 ‘ASA 스쿠알렌’ 등 유 전 회장과 연관된 유류품 목록을 보고서도 단순 변사로 처리하고 대검찰청이나 경찰청 등 상급 기관에 보고하지 않았다. 유병언 수사 정보를 놓고 계속 으르렁거리던 두 기관이 결정적인 순간에는 함께 ‘눈 뜬 장님’이 된 셈이다. [3] 겉핥기 수색-감식… 수사의 기본 안지켰다문 잠겨있다고 철수… 양회정 검거기회 놓쳐‘출입문 노크했지만 열리지 않아 진입 포기하고, 별장 안에서 이중벽은 생각도 못하고, 노숙인 시신으로 예단하고….’ 검경의 부실 수사는 5월 24일 오후 10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전남 순천시 생목동 한 아파트를 급습할 때부터 시작됐다. 수사팀은 아파트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 추모 씨(61·구속)를 검거했다. 이어 추 씨에게 ‘유 전 회장 은신처가 어디냐’고 추궁해 ‘은신처는 송치재휴게소 옆 S흑염소탕집’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수사팀은 1시간 뒤인 오후 11시 S흑염소탕집을 급습해 주인 변모 씨(62·구속) 부부와 여종업원 김모 씨를 붙잡았다. 수사팀은 5월 25일 오후 3시경 기독교복음침례회 한 신도에게 ‘유 전 회장을 숲속의 추억이라는 별장에서 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수사관들은 서둘러 숲속의 추억으로 갔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문을 노크했지만 인기척이 없자 물러섰다.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후 9시 반 숲속의 추억에 2차 진입을 시도했지만 2시간 동안 허술하게 수색하는 바람에 유 전 회장이 숨어있던 나무벽장을 발견하지 못했다. 앞서 수사팀은 25일 오전 2시경 유 전 회장의 측근인 양회정 씨가 머물던 숲속의 추억 인근 야망연수원에도 들이닥쳤지만 “문이 잠겨 있다”면서 돌아갔다. 그사이 양 씨는 재빨리 차를 타고 도망갔다. 수사팀은 검거 작전에서 주변 시설물 및 위치 파악, 포위망 구성, 퇴로 차단 등 수사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오점을 남겼다. 반면 이에 대응하는 유 전 회장은 변 씨 부부 등에게 ‘숲속의 추억 입구에 차량을 세워놓지 마라. 진입하는 차량 불빛이 보이면 도주하겠다’, ‘추적될 수 있는 휴대전화 통화를 하지 마라’고 지시하는 철저함을 보였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을 노숙인으로 예단한 것은 어이없는 실수였다. 6월 12일 유 전 회장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숲속의 추억에서 불과 2.5km 떨어져 있었음에도 말단 형사부터 서장까지 연관성을 떠올리지 못했다. 시신을 처음 살펴봤던 형사들은 다름 아닌 순천경찰서 유 전 회장 검거 전담팀이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경찰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매실밭에서 발견한 70대 남성 변사체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22일 최종 확인했지만 이를 둘러싼 의문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개인 재산만 2400억 원(추정)에 달하는 유 전 회장은 지갑이나 휴대전화도 없이 내복 위에 겨울용 점퍼만 입은 채 매실밭 구석 풀밭에 반듯하게 누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달 13일 실시한 1차 부검에서는 사망 원인이 드러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차 부검을 시작했지만 자살이나 자연사, 타살 여부를 가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점과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1] 반듯하게 누운 시신… 자연사? 타살?저체온증땐 몸 웅크려… 부검결과 나와봐야가장 궁금한 것은 사망 원인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잠자는 듯 똑바로 누워 하늘을 향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잠을 잘 때처럼 오른손을 아래로 쭉 뻗고, 왼손은 아랫배 위에 올려진 자세라는 것. 신발은 왼쪽 발밑에 있었다. 출동한 경찰이 노숙인이 객사(客死)한 것으로 본 것도 이 때문이다. 순천경찰서는 22일 “외견상 타살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타살 가능성을 배제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저체온증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사망 원인으로 떠오른다. 반면 신중한 의견도 있다.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면 통상 몸을 웅크리고 있다”며 “5월 말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타살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 유 전 회장이 착용하던 안경이 사라지고 지갑과 귀금속 등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일각에서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도피 과정에서 안경이나 지갑 등을 챙기지 못했을 수도 있다. 유 전 회장 시신의 목과 몸통이 분리된 것이 타살 정황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목과 몸이 붙어 있었지만 영안실 안치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것으로 타살 정황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과수에 유 전 회장 시신의 독극물 분석을 의뢰하는 등 자살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소주 2병과 막걸리 1병에 남은 액체의 독극물 함유 여부도 분석 중이다. [2] 19일만에 백골상태 부패 가능한가초여름 구더기 증식 활발… 훼손 빠를수도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백골(白骨)’로 발견된 것도 의문점 가운데 하나다. 경찰청은 이날 “유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했을 때 신체의 80%가 썩어 뼈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검경은 5월 25일 시신이 발견된 매실밭에서 직선거리로 3km 떨어진 유 전 회장의 별장 ‘숲속의 추억’을 급습했다. 유 전 회장은 마지막 행적이 드러난 이때부터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12일 사이에 도주하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길어도 19일간 부패한 시신이 뼈만 남았다는 발표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그게 가능한 일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백골화가 가능한 충분한 시간”이라고 분석했다. 권일훈 권법의학연구소 소장은 “겨울에는 백골화 속도가 느리지만 6월에 접어들면 곤충 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파리가 시신에 산란을 하면 구더기의 증식이 이뤄져 상상 이상으로 짧은 시간에 뼈가 드러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성한 경찰청장 역시 이날 “국과수에 문의해 보니 계절이나 질환 유무에 따라 시신 훼손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은 발견 당시 아랫배에 닿아 있던 유 전 회장의 왼손에 구더기 등 곤충 유충이 많아 지문 채취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3] 조력자들 사라지고 시신 홀로 발견 이유는별장서 급히 도망치다 혼자 남았을 가능성구원파 핵심 신도들의 보호를 받을 것으로 추정되던 유 전 회장은 홀로 시신으로 발견됐다. 수사당국 역시 이 부분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검경 추적팀은 유 전 회장을 오랫동안 체포하지 못하는 이유를 “구원파 신도의 도움을 받아 한 곳에 은신한 채 전혀 움직이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해 왔다. 최근 체포된 유 전 회장의 아내 권윤자 씨(71) 역시 세모그룹 계열사 대표의 친인척 집에서 검거됐다. 유 전 회장 혼자 시신으로 발견된 것은 별장인 ‘숲속의 추억’까지 덮친 포위망을 피하기 위해 급박하게 도주하다 보니 홀로 남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운전기사로 알려진 측근 양회정 씨(56)와도 헤어진 채 산길을 헤매다 사망했을 수 있다. 유 전 회장 시신에서 양말이 발견되지 않은 것이 당시의 ‘급박함’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경우 구원파 핵심 조력자들도 그동안 유 전 회장의 행방과 생사 여부를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시신의 사망 원인과 관계없이 유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들에 대해 앞으로도 적극 검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4] 술 안 마시는데… 시신옆 소주-막걸리 빈병 왜?알코올 성분 안나와… 식수통으로 사용한듯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유 전 회장 시신 곁에 술병이 남아 있는 것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시신 발견 현장에는 유 전 회장의 책 제목인 ‘꿈 같은 사랑’이라는 글자가 적힌 천 재질의 가방이 발견됐다. 그 안에 2003년 출시된 보해골드 등 소주 빈 병 2개와 순천막걸리 빈 병 1개가 들어 있었다. 그가 평소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만약 술을 마셨다면 지병 악화로 갑자기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는 물을 마시기 위한 식수통으로 빈 술병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이 부분에 의혹이 많아 국과수가 알코올 반응을 조사했지만 시신에서 알코올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보해골드 소주는 생산이 중단된 지 10년 된 제품이다. 유 전 회장이 입고 있던 점퍼 안에서는 도주 때 먹을 수 있는 육포 두 조각과 콩 20알이 나왔다. 한편 발견된 가방 안에는 매실 5∼6개, 속옷, 한국제약이 생산한 ASA스쿠알렌 빈 병 1개, 한 치킨 브랜드의 허니머스터드(소스) 빈 케이스 1개 등이 발견됐다. 치킨 소스 역시 구원파 계열사에서 생산한 유기농 식품만 먹는 것으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의 평소 행적과 맞지 않아 향후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첫 여성 치안정감인 이금형 부산지방경찰청장(56)이 부적절한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경찰청이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다. 18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 청장은 올해 2월 13일 오후 4시경 집무실 옆 접견실에서 부산경찰청 경승실장이자 부산불교연합회장인 수불 스님(범어사 주지)으로부터 5만 원권 100장이 든 돈봉투와 그림 한 점을 받았다. 수불 스님은 “고생하는 전·의경들의 위문에 사용해 달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를 거절했지만 스님이 “위문 명목”이라며 재차 부탁하자 당시 함께 있던 부산경찰청 1부장에게 전달했다. 스님이 전달한 돈은 경무계장이 보관했고 그림은 이 청장 집무실 앞에 걸어놓았다. 그러나 전·의경을 위한 위문이 명목이더라도 물품이 아닌 현금을 받은 것은 경찰 내부 규정에 위배된다. 이 사실이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지자 이성한 경찰청장은 18일 오후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논란이 일자 부산경찰청은 이날 부산불교연합회 사무총장인 심산 스님에게 현금 500만 원과 그림을 돌려줬다. 부산=조용휘 silent@donga.com / 박재명 기자}

17일 광주 광산구 장덕로 인도에 추락해 탑승자 5명이 사망한 강원소방본부 헬기 사고의 원인으로 기체 결함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헬기는 오전 10시 49분 광주비행장에서 이륙한 지 4분 만에 추락했다. 사고 헬기 관제를 담당한 군 관계자는 “사고 헬기가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져 ‘이상이 없느냐. 무선 교신이 들리느냐’는 등 교신을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관제당국에 보고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급박한 문제가 생기며 추락했다는 의미다.○ 갑작스러운 기체 이상 생겼나 가장 유력하게 제기되는 사고 원인은 ‘기체 결함’이다. 헬기 추락 장면을 목격한 최유석 씨(36·회사원)는 “기체가 아파트 6, 7층 높이에서 갑자기 땅바닥으로 거의 80도 각도로 곤두박질쳤다. 기수 부분이 땅바닥을 향했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는 “굉장히 큰 헬기 엔진굉음이 나다가 마지막 순간에 엔진이 멈춘 것처럼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군의 교신 내용을 봐도 조종사는 사고 직전 헬기를 제어하지 못했다. 관제를 맡았던 공군 제1전투비행단은 사고 헬기에 “지상 7000피트(약 2133m) 상공으로 상승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하고, 사고 헬기 역시 “상승하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지상 3600피트(약 1097m)까지 상승한 이후 응답이 끊어진 채 추락했다. 정윤식 청주대 교수(항공운항학)는 “사고 당시 헬기가 관제소에서 지시한 고도보다 훨씬 낮게 저공비행한 것을 보면 엔진의 출력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인근에 착륙할 곳이 여러 곳 있었는데 거기까지 가지 못한 점도 기체 이상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사고 헬기가 정해진 항로를 벗어난 것 역시 조종사가 기체 이상을 느낀 후 인적이 드문 곳에 착륙을 시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사고 헬기의 정비를 담당한 정비사들은 정비 당시 기체 이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강원도소방본부 정비사 곽희봉 씨(43)는 “제3차 세월호 수색 지원(7월 2∼6일)에서 복귀한 사고 헬기를 7일 정비했는데 당시 기체에 이상이 없었다”며 “조종사들도 기체 이상 징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헬기는 일반 항공기와 달리 조종사 비상탈출 좌석이 없다. 통상 낙하산도 준비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추락 사고가 발생할 경우 탑승객 대부분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최쌍용 구미대 교수(헬기정비학과)는 “헬기는 기체 위에 프로펠러가 돌고 운항 고도가 낮아 비상탈출 좌석이나 낙하산을 쓰지 못한다”며 “기체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최대한 불시착을 하도록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은 이날 유로콥터사가 제작해 2001년 국내에 도입한 사고 헬기(AS365-N3)와 같은 기종의 헬기 7대를 운항 중지시켰다.○ 기상 조건은 나쁘지 않아 헬기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기상은 사고 당시 크게 나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서 4.5km 떨어진 광주과학기술원 기상 측정에 따르면 사고 당시 광주 광산구의 강수량은 시간당 4.5mm, 풍속은 초속 4.5m 정도였다. 안개도 없었다. 사고 조사 관계자는 “안개나 돌풍, 집중호우 등 심각한 기상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고 말했다. 이 같은 추정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사고원인을 밝히는 데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사고기에서 조종사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 등 블랙박스를 수거했다. 사고조사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LG전자 헬기의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충돌 사고도 연말이 돼야 조사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조사도 1년 가까이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경찰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된 고소·고발사건과 관련된 수사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전교조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5일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전교조 웹사이트와 e메일 등을 통합 관리하는 서울 서초구의 서버 관리업체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법당국이 전교조 서버를 압수수색한 것은 2009년 7월과 지난해 12월에 이어 세 번째다. 전교조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교사들의 서명을 받아 5월 15일과 이달 2일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교조는 지난달 27일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에 반발해 조퇴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교육부와 7개 보수교육단체는 이들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 및 고발한 상태다. 고소 고발 사건은 총 9건에 달한다. 전교조는 시국선언 당시 서명에 참여한 교사들의 실명을 공개했다. 1, 2차에 걸친 시국선언에 각각 1만5853명, 1만2244명이 서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교사들이 선언을 했다는 자료밖에 없고, 가담 과정과 정도에 대한 자료는 없다”며 “아울러 교사 중에는 동명이인이 많아 당사자를 특정하기 어려운데, 압수수색을 통해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두 차례 공동으로 올린 교사들도 수사 중이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을 통해 1차(5월 13일)로 글을 올린 43명의 신원을 파악했고, 같은 달 28일에 2차로 글을 올린 80명 중 3분의 2가량의 신원을 확인해 경찰에 자료를 넘겼다. 교육부 관계자는 “글 게재에 동참한 교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집됐기 때문에 전교조 소속이 아닌 교사도 포함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직 교사 161명이 지난달 12일 한 언론사의 지면광고란에 대국민 호소문을 게재한 것과 관련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참여 교사들의 명단은 있지만 소속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의 서버 압수수색에 대해 전교조는 성명서를 내고 ‘공안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전교조는 “박근혜 정권은 법외노조화에 이어 전방위적인 공안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번 압수수색은 검찰, 청와대, 교육부가 합작한 기획 수사”라고 주장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경찰이 해체되는 해양경찰의 수사 및 정보 기능을 통합하는 해사국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7일 “해경의 정보수사국이 경찰로 이관되더라도 해양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존 경찰 조직에 흡수하는 대신 별도의 해사국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사국장에 경무관급 인사를 임명하고 산하에 해사수사과, 해사정보과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경제정책국 관료로서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하는 건 수치라고 생각합니다.”(옛 재정경제부 출신 퇴임 관료) “이제 경제정책국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현 기획재정부 관료)한국 경제의 틀을 짜고 방향을 진두지휘했던 정부 부처의 명칭이 경제기획원, 재무부,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로 바뀌는 복잡한 역사 속에서도 부처 내 핵심조직은 늘 경제정책국(옛 경제기획국)이었다. 1960∼80년대 압축성장을 주도했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돌파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이 경제정책국이 요즘 전례 없는 시련을 겪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수립의 주도권을 청와대에 뺏기는가 하면 국회의 눈치를 보느라 주요 거시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정책국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밀어붙이기 통했던 ‘경제의 나침반’ 올 1월 박 대통령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할 때 경제정책국 출신 전직 장관급 인사는 “경제정책국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1960, 7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주도했던 경제정책국이 이번 3개년 계획 세부작업을 맡게 되면 다시 한 번 경제정책을 총괄하며 한국 경제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박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이후 두 달 가까이 경제정책국이 준비해 보고한 3개년 계획 세부안은 청와대로부터 외면당했다. 청와대는 “경제정책국이 내놓은 계획이 너무 산만했다”고 평가했다. 과거의 경제정책국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푸대접이었다. 경제정책국의 출발은 1961년 7월 발족한 경제기획원(EPB) 내 종합기획국이었다.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같은 해 5·16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고 두 달 만에 국가 경제개발을 총괄하는 조직을 출범시킨 것이었다. 종합기획국은 1963년 경제기획국으로 바뀌어 30년 넘게 유지되다 1994년 재정경제원에 통합되면서 경제정책국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과거 경제기획국(경제정책국)은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먹히면서 ‘한국 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 특히 경제기획국(경제정책국)이 주도해 1962년부터 1996년까지 진행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1인당 국민소득 82달러(1961년)의 후진국이었던 한국을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2만6205달러(약 2870만 원)의 국가로 변모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경제기획원장을 지낸 고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회고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 기획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예산편성권까지 경제기획원에 부여하면서 경제기획국 공무원들은 정책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밤낮없이 뛰었다”고 말했다. 실제 성과도 있었다. 한정된 자원을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입하는 개발계획은 초기에 거센 반발에 부닥치기도 했지만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진행된 1962∼1966년 사이 국민총생산(GNP)은 연평균 8.5% 성장했다. 당초 예상(7.1%)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였다.○ 다른 부처 감시하는 역할도 역대 경제정책국은 다른 부처의 경제정책을 조율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했다. 초대 경제기획원장을 지낸 고 장기영 전 부총리의 ‘퇴근 이후 회의’가 조율의 대표적인 사례다. 장 전 부총리는 정책을 추진하다 다른 부처와 충돌이 생기면 퇴근시간을 넘긴 뒤 각 부처 장관들을 소집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대를 설득할 때까지 저녁도 거르고 밤 12시를 넘기며 회의를 계속하곤 했다. 한 기재부 퇴직 관료는 “경제정책국 출신들은 경제 지식과 논리로 상대방을 설득시키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며 “내부에서도 정책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여온 것이 정책 입안과 추진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개선점을 찾는 것도 경제정책국의 역할이었다. 1994년 초대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내가 국장을 지낼 때 우리 국은 다른 부처의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소위 ‘시비’를 거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며 “부처가 달라도 정책에 문제가 있을 경우 경제부총리를 동원해서라도 바로잡는 것은 경제정책국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출세의 지름길 이처럼 경제정책국이 성장과 물가, 고용, 복지 등 경제 전반을 총괄하다 보니 역대 국장 가운데 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가 여럿 나왔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경제정책국장에 대해 “잘되면 부총리, 못돼도 차관은 되는 자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1994년 경제정책국이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국장을 지낸 인사는 총 14명이다. 이 중에서 퇴직한 인사 11명 가운데 8명이 나중에 장관이나 대통령경제수석 등 차관 이상의 고위직을 지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정책을 이끄는 ‘투톱’인 기재부 장관과 대통령경제수석에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현오석 부총리와 조원동 수석이 임명되면서 관가에서는 “다시 경제정책국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최종찬 전 건교부 장관,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등은 경제정책국장 출신으로 각 부처 장관을 지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김대유 원익투자파트너스 부회장은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뒤 대통령경제수석으로 근무했다.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강봉균 전 의원이나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한이헌 전 의원 역시 경제정책국의 전신인 경제기획국 국장을 거쳤다.○ 시험대에 선 경제정책국 시절은 변했다. ‘영광의 과거’를 뒤로하고 지금 경제정책국 관료들은 ‘인정은 받지 못하고 고생만 한다’며 푸념하고 있다. 외부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인정받을 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월 19일 추경호 기재부 1차관이 기자들을 대상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안을 사전 브리핑했다. 하지만 그달 25일 박 대통령은 기재부 안을 절반 이상 바꾼 3개년 계획안을 공식 발표했다. 기재부가 전혀 준비도 하지 않았던 ‘통일’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기도 했다. 기재부 내부에서조차 “어설픈 계획을 내놓아 처음부터 추진동력을 잃었다”는 자성의 말이 나왔다. 경제체질을 바꾸는 큰 그림을 그릴 능력이 없으면서도 기밀 유지만 강조하다 다른 부처와 공조하지 못했고, 결국 알맹이 없는 백화점식 졸속정책을 만들었다는 아픈 지적도 받았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는 3개년 계획 추진에 ‘치명타’가 됐다. 정부 내에서조차 관심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개년 계획을 점검하는 정부 내 국민점검반에 참여하고 있는 한 대학 교수는 “세월호가 경제혁신계획 자체를 집어삼켰다”며 “아직까지 점검할 내용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계 인정하고 민간과 소통 필요 경제전문가들은 경제정책국이 정책 추진 환경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민간과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과거에는 경제정책국이 독점하는 정보가 많아 민간보다 우월한 지위에서 정책을 만들어 밀어붙이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경제의 미래를 그리는 능력이 중요한데 경제정책국 인력들이 ‘좁은 우물’에 갇혀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민간 경제전문가는 “경제정책국 과장과 사무관들이 ‘짜깁기’식으로 정책을 만든 뒤 알맹이 없는 공청회를 거쳐 정책을 만드는 틀을 깨고 정책 수립 초기 단계부터 민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책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진보와 보수로 절반씩 나뉜 한국의 정치 지형 아래서는 경제를 포함한 모든 정책의 추진동력이 이미 국회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정무 기능이 없는 기획재정부, 그중에서 경제정책국이 홀로 거시경제정책을 추진해 봐야 힘이 실릴 수 없다”며 “최근 정부가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제정책을 들여다보면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는 국회 및 청와대와의 관계를 재정립한 후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책국 선배들의 충고 “지나치게 보안에 신경… 정책 友軍부터 만들어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없이는 경제혁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등에서 경제정책국(경제기획국)을 거친 많은 경제 원로들은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성공 키워드로 ‘국민의 신뢰’를 꼽았다.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정부의 청사진을 믿고 따라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책국 출신 경제 원로들은 정부가 신뢰를 얻으려면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와 끊임없이 토론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한국 경제에 왜 필요한지 설득하지 못하면 기업과 정부 부처 등 경제 주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1980년대 중반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을 맡은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경제정책국이 아무리 혁신적인 정책을 들고나온다 해도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TV 토론 등을 통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국민이 계속 떠올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수립 단계부터 민간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정책의 우군(友軍)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들어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 지나치게 보안에 신경을 쓴다는 지적도 있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을 거치며 경제기획국장,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안을 유지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좋은 정책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민간 전문가와 함께 정책을 만들면 정책의 질도 좋아지고 정책 지지자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고 조언했다. 경제정책국 출신 경제 원로들은 또 경제정책국 후배들에게 ‘공직에 처음 발을 디딜 때 가졌던 초심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관피아 논란 등으로 사기가 떨어지더라도 끝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 달라는 것이다. 1999년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을 맡았던 권오규 전 재경부 장관은 “나중에 장관까지 할 것 같은 촉망받는 후배 관료들이 최근 들어 사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고 한다”며 “경제 쪽에 몸담은 공직자에게 경제정책국은 최고의 자리인 만큼 자부심을 갖고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세월호 참사의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 이주영 장관(사진)은 13일 유임됐다. 관가에서는 이 장관이 세월호 사고 이후 두 달 가까이 사고 현장에 머물며 희생자 가족들의 신뢰를 얻어 이번에 유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 사고 초기만 해도 이 장관에 대한 국민의 비난이 거셌고 그의 경질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전남 진도군 팽목항 사고 현장을 찾았을 때 격앙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여기 계신 이주영 장관은 어떻게 하실 것이냐”며 경질을 요구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장관이 59일째 진도 현장을 지키며 매일 수색 결과를 직접 브리핑하고 유족들을 보살피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장관이 유임된 이날 실종자 가족 허모 씨(50)는 “장관이 새로 바뀌면 구조작업을 인수인계하는 등 시간 낭비가 있었을 텐데, 유임으로 그런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장관이 이런 큰 사고를 겪은 만큼 이 장관 이상 해수부 개혁의 적임자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질에서 유임으로 결과가 바뀌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면 져야 할 책임에 따라 합당한 처신을 할 것”이라며 여전히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아 추후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진도=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