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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4일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주택 임대소득 과세 기준을 강화하라는 대통령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권고안에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은 민감한 세법을 두고 정부와 특위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위가 민간 중심의 자문기구이긴 하지만 대통령 직속 기구인 데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있어 상당수 국민은 특위의 권고안을 사실상 정부안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런 특위의 권고안에 대해 정부가 하루 만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국민의 혼란이 커졌다. 청와대와 기재부, 특위가 국민 실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민감한 세법 관련 권고안을 발표하기 전에 충분히 의견 조율을 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 ‘불통 위원회’가 초래한 혼선 올 4월 재정특위 출범 이후 기재부는 줄곧 금융과 임대소득 강화를 너무 빨리 추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는 기재부 세제실장을 통해 특위에 “현재 경제 상황을 볼 때 한 번에 많은 세목을 인상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까지만 해도 특위도 이들 세법 개정안을 중장기 과제로 논의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특위가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기 전날인 2일 청와대에 보고한 권고안에는 그동안 논의가 무르익은 종합부동산세 개편안뿐만 아니라 금융소득과 임대소득 과세안이 포함됐다. 특위는 주무 부처인 기재부의 우려를 고려하지 않은 권고안을 불쑥 발표했고, 청와대와 정부는 특위가 권고안을 발표한 당일 아무런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 특위 권고안은 청와대, 정부와 의견 조율을 거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결국 정부가 뒤늦게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혼란이 가중된 것이다. 소통 부족 논란이 벌어지자 특위는 4일 “우리와 정부의 시각은 다를 수 있으며 결정은 정부의 몫”이라고 했다. 반면 기재부는 애초부터 종부세 개편안만 정부안으로 발표하기로 한 만큼 이번 혼란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 “금융자산 옥죄면 집값 오를 것” 기재부가 특위 권고안에 제동을 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종부세 인상과 금융소득 과세를 동시에 강화하면 겨우 안정세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다. ‘집값 안정’을 주요 경제 정책 목표로 삼는 현 정부로서는 부동산 투기 수요를 최소화하는 게 공평 과세라는 거창한 목표보다 시급한 과제였던 셈이다. 기재부는 또 금융소득 과세를 강화해 조세 저항이 일어나면 종부세에 대한 여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2000만 원 초과에서 1000만 원 초과로 낮추는 안을 검토했지만 은퇴 후 이자소득으로 생계를 잇는 계층 등의 반발을 고려해 중장기 과제로 돌린 바 있다. ○ 기재부로 넘어간 공 청와대 관계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내년에 도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기재부의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종부세 이외의 세법 개정안이 중장기 과제로 넘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다만 일부 시민단체가 특위 권고안에 대해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가운데 기재부가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면서 악역을 자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부터 내건 공약인 만큼 결국에는 관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조세 저항이 만만치 않은 만큼 기재부에 결정권을 넘기고 청와대는 소모적인 정치적 논란에서 발을 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송충현 / 문병기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주택 임대소득 과세 기준을 강화하라는 대통령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권고안에 대해 발표 하루 만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실생활과 밀접한 세법을 짧은 시간 내에 많이 바꾸면 집값과 임대료가 오르는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 박자 늦게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 재정특위가 국민과의 소통 절차를 건너뛴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쏟아내면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는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달리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공론화 과정이 부족하고 경제에 미칠 영향이 파악되지 않아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세제 개편에는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금융자산가들에 대한 증세를 무리하게 추진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그 반작용으로 돈이 금융시장에서 부동산으로 흘러나가 집값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기재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재정특위의 논의 과정에서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 원칙에는 찬성하되 중장기 과제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종부세 인상은 시장 영향 등을 봐서 점진적으로 해 나가고 거래세 경감도 고려하겠다”면서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좀 더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택 임대소득세 기준을 강화하라는 특위의 권고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소형주택에 사는 1, 2인 가구의 임대료가 늘어날 수 있고 이자에 의지해 사는 은퇴자와 생계형 임대사업자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택 임대소득세 개편안도 내년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기재부 세제실장을 통해 이런 의견을 제시했지만 특위는 세제실장도 위원 중 한 사람일 뿐이라며 최종 권고안 작성 과정에서 정부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와대는 특위 권고안 수용 여부를 기재부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정특위의 역할은 권고안을 내는 것에 국한된 만큼 기재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가 세법개정안을 정하면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문병기 기자}

《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3일 내놓은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은 납세 사각지대에 있던 집 주인과 금융자산가에 대해 추가로 세금을 물리는 것을 뼈대로 한다. 부동산과 금융에서 나오는 불로소득에 세금을 제대로 물려야 공평 과세를 이룰 수 있다는 청와대 정책 당국자들의 가치관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강화 등으로 초(超)고소득층 증세가 강화됐다면 올해는 일반 고소득자로 ‘부자 증세’ 대상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 ‘애매한 고소득층’ 조세저항 가능성 특위는 이날 증세 방법으로 △종합부동산세 인상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강화 △주택 임대소득세 기준 강화 방안을 꼽았다. 임대주택을 많이 갖고 있지만 비과세 혜택을 받아 세금을 내지 않았던 집주인에게 세금을 물리고 금융소득은 깐깐히 살펴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세율과 과세표준의 기준 가격을 동시에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위는 당초 종부세 인상을 중심으로 재정개혁 권고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이번에 금융소득 종합과세안 등이 전격적으로 포함된 것은 종부세와 관련해 조세저항이 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다른 세금 항목으로 여론을 분산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여러 세금을 건드리는 바람에 최고소득층과 중산층 사이에 끼여 있는 ‘애매한 고소득층’ 등 일부 납세자가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특위는 이번 권고안이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위 관계자는 “계층과 소득별로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 공평과세를 통해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권고안을 설명했다. ○ 세수 늘릴 목적 아니라는 청와대 기획재정부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6일 정부안을 공개한다. 최종 정부안은 25일 확정한 뒤 입법이 필요한 사안은 세법개정안에 포함한다. 정부는 권고안을 대부분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지난해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세율을 인상한 데 이어 올해도 부자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일자리 및 복지 확대 등 주요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세수 확보가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청와대는 “세수 확충보다는 조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증세라기보다는 반복되는 부동산 투기의 원인으로 지목된 다주택자와 고소득자들의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다만 청와대 내에서는 보유세 인상이 ‘부유세(富裕稅)’의 성격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산층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재산세가 아닌 고소득자를 겨냥한 종부세를 인상하면서 지난해 초고소득자 및 초대기업을 겨냥한 법인세·소득세 인상에 이은 ‘핀셋 증세’의 기조를 이은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세·법인세 증세 방침을 언급하며 “일반 중산층과 서민들, 중소기업들에는 증세가 전혀 없다.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라고 못 박은 바 있다.○ 하반기에 부자 증세 드라이브 이 같은 ‘부자 증세’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개혁특위는 하반기에도 강도 높은 조세개혁 논의를 예고했다. 특위가 밝힌 향후 조세개편 과제는 양도소득세와 자본이득과세 개편이다. 대주주의 주식양도차익 등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는 이미 지난해 8월 발표된 세법개정안에 포함돼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역시 3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올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특위는 이미 시행 중인 주택과 주식에 대한 과세 조치를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특위 관계자는 “이번 권고안은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 시기에 맞춰 시급한 과제를 먼저 내놓은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더 많은 내용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증세가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정부가 증세의 목적과 방향성을 선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증세를 한다면 이를 어디에 쓸 건지에 대한 공론화와 함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이번 증세 방안은 방향성이 불명확했다”고 말했다. 공평 과세를 목표로 한다고 했지만 일반 서민중산층 납세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 조치가 없고 부자 증세라기엔 증세 규모가 작아 분배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문병기·송충현 기자}

내년부터 은행 이자 등으로 연간 1000만 원 넘게 버는 금융소득자와 소형주택 전세 임대업자, 고가주택 보유자 등 65만 명에 대해 총 1조2000억 원의 세금을 매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가 복지 재원을 마련하려고 금융자산가와 집주인을 겨냥해 ‘부자 증세’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3일 서울 종로구 특위 사무실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재정개혁 권고안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는 특위 권고안을 바탕으로 세법 개정안을 마련해 6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종부세 세율이 모두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내년부터 5%포인트씩 올라 2022년에 100%에 이르고, 세율은 구간별로 0.05∼0.5%포인트 인상되는 것이다. 이 같은 과표 현실화가 이뤄지면 34만6000명에 이르는 집주인의 종부세 부담이 1인당 32만 원가량 늘어난다. 이것만으로 총 1조1000억 원의 증세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금액은 2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낮아진다. 내년부터 은행 예금 이자나 주식 배당금 등으로 연 1000만 원 넘게 벌었다면 다른 소득과 합해 소득세를 내야 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은 현재 9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늘어난다. 새로 금융소득 과세 대상이 되는 31만 명은 1년에 평균 27만 원 정도 세금을 더 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용 60m² 이하이고 기준시가가 3억 원 이하인 소형주택 소유자의 전세보증금을 비과세해 온 특례제도가 대폭 축소된다. 주택 임대소득에서 400만 원을 차감해 과표를 줄여주는 기본공제 혜택도 줄거나 아예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새로 과세 대상이 되는 소형주택 임대업자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 임대과세제도 시행 과정에서 증세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이번 권고안에 대해 청와대 당국자는 “시민단체는 보유세 개편 시나리오가 예상보다 약하다고 하는 반면 다른 쪽에선 너무 강하다고 했는데 특위가 양쪽의 의견을 잘 감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위는 올 하반기에도 자본소득과 임대소득 등에 대한 추가 증세 방안을 정부에 권고할 계획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은 “고소득자 과세가 당장은 명쾌한 재정 확보 방안으로 보일지 몰라도 결국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조세 전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문병기 기자}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하는 연 3.0% 경제 성장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고용, 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가 ‘쇼크’ 수준으로 하락하고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은 하반기 전망이 밝지 않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규제혁신 법안들은 정치 알력에 치여 국회에 잠들어 있다. 1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통계청과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19일 ‘경기종합지수 전문가 회의’를 열고 최근 경기 상황을 점검했다. 보통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열리는 회의지만 올해는 하반기를 앞두고 중간점검 회의를 가졌다. 정부는 당초 5월만 해도 올해 큰 무리 없이 3%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6월 들어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는 각종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13.2%로 반짝 반등했던 수출이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세계경기 회복, 반도체 경기 호황, 국제유가 상승 등 양호한 조건에서도 수출이 다시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나 홀로 호황세’를 보이는 반도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2018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올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상반기(42.5%)보다 크게 줄어든 15.9%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 쇼크’는 올해 3% 성장률을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이다. 5월 취업자 증가 폭은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으로 2010년 1월(―1만 명)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부진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자동차, 조선업 구조조정의 영향이었다. 기업의 경기 전망을 엿볼 수 있는 투자도 부진하다. 5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 줄어들며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감률을 보였다.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의 경기 전망을 확인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월 90.7로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가 100을 밑돌면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는 의미다. 국내외 불안요소가 커지자 경제 전망 기관들은 한국이 올해 2% 후반대의 경제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반도체 외의 제조업에서 수출과 투자를 이끌 동력이 부족하다며 올해 경제 성장률을 2.8%로 점쳤다.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은 경기 악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부진을 증명하는 ‘숫자’들이 연이어 나오며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서 경제 성장률 전망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올 3월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혁신 5개 법안을 만들어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했지만 4개월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규제를 풀면 기득권층에 혜택이 집중될 것이라는 일부의 편협한 논리 때문에 여야 정치권이 논의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한 것이다. 이견을 조율해 합의점을 만들어내는 정치의 역할이 실종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와 소비 등 내수가 꺼지고 수출 동력도 약화되는 등 경제는 고꾸라지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가 중점 법안으로 추진하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안, 산업융합촉진법 개정안,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특별법 개정안, 지역특화발전특구규제특례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채 한 발짝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5개 법안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신산업에 대해 일정 기간 규제를 철폐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는 근거다. 지난 정부가 모든 사업을 우선 허용하고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추진한 점을 감안하면 규제와 관련해 보수와 진보의 차이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규제혁신 5법은 상임위에 회부됐을 뿐 개별 소위에서 논의된 적이 없다. 이렇게 경제 법안이 난맥상을 보이는 1차적인 책임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지금과 유사한 법안을 발의한 점을 감안하면 정권이 바뀌었다고 ‘나 몰라라’ 하는 자유한국당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런 국회 파행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지난달 말 폐기됐다. 여야는 올 2월 근로시간 단축안 논의를 하면서 탄력근로제 개편을 협상하기로 해놓고도 정작 개편안 마련 시기를 2022년 말로 미뤘다. 가상통화 해킹 방지를 위한 ‘특정금융거래보고법 개정안’도 올 3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국회 공전으로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미래 산업 관련 법안들은 시민단체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참여연대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투자하는 산업자본의 지분을 늘려주면 은행이 대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기업의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과도한 우려일 수 있지만 정부와 여당 누구도 반대파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김도훈 경희대 특임교수는 “혁신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익집단을 설득하는 정치적 노력을 해야 하는데 정부와 국회에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박성진 기자}

올해 2월과 6월 스타필드 하남과 코엑스몰에 여성 의류 브랜드 ‘할란앤홀든’이 문을 열었다. ‘현대 여성이 누려야 하는 가장 확실한 사치’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해 언제(anytime) 어디서든(anywhere)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멋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이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 건 비단 상품 자체만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바다 같고, 어찌 보면 숲 같은 정적인 매장 인테리어가 화제를 모았다. 북유럽 감성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탈리아, 일본 등 다양한 지역의 감성을 아우른 스타 디자인 듀오 감프라테시(Gamfratesi)의 작품이었다. 감프라테시 듀오는 부부인 덴마크 코펜하겐 출신 디자이너 스틴 감과 이탈리아 페사로 출신 디자이너 엔리코 프라테시가 2006년 만든 디자인 스튜디오다. 좋은 재료를 바탕으로 실용성과 미적 가치를 함께 표현하는 걸 디자인의 기본으로 여기는 부부다. 덴마크 특유의 실용주의적 모던함에 이탈리아 특유의 클래식을 담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감프라테시 듀오는 딱정벌레에서 영감을 얻은 ‘비틀 체어’와 왈츠를 추는 남녀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은 옷걸이 ‘왈츠 코트 행어’ 등 실용성 높은 물품의 디자인을 주로 해 왔다. 이뿐 아니라 2018년 월페이퍼 디자인 어워드에서 ‘베스트 뉴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플로라 대니카’ 등 실내 디자인까지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스타필드 코엑스의 할란앤홀든 매장에서 남편 엔리코 프라테시를 만나 감프라테시 듀오가 추구하는 디자인에 대해 물었다. Q: 매장 분위기가 굉장히 독특하다. 어떤 콘셉트인가. A: 감프라테시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추구한다. 정제된 분위기의 할란앤홀든과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할란앤홀든은 일상에서 쉽게 입을 수 있도록 기본적으론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디테일이 살아 있다. 매장을 살펴보면 색과 톤이 다운돼 있으면서 숨어 있는 디테일이 많다. 벽면이랑 구역을 대리석으로 나눠 놨는데 자세히 보면 그 안에 여러 색의 잘게 다져진 칩이 박혀 있다. 이것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장식’이다. 인테리어가 인테리어로서 튀기보다는 배치된 옷과 잘 어울리도록 표현했다. Q: 가구 디자인부터 매장 인테리어까지 작품의 폭이 넓다. A: 작업할 때 가구처럼 디테일한 것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전시회를 총괄하기도 한다. 한 가지 일에 매몰되면 균형 감각을 잃을 수 있는데 좁게, 때로는 넓게 시각을 가지며 감각을 유지한다. 하지만 어떤 작업이든 핵심은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디자인은 디자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용하는 사람의 감정을 담아야 한다. Q: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 A: 디자인은 어쨌든 창의적인 일이니 어떤 디자인을 할 것인지 본인만의 철학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 철학은 겸손하고 정직해야 한다. 하지만 기능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 어찌됐든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Q: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산업 디자인을 하기 전에는 건축을 공부했다. 건축을 하다 보니 건축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그 안에 살거나 머무는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다 영역에 제한이 없는 순수 디자인에 끌렸다. 그 결과 가구, 인테리어, 전시회를 모두 아우르는 디자인 영역에 몸 담게 됐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내 작업은 각기 다른 풍토에 사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게 목적이다. 같은 디자인을 해도 각 나라에서 공수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면 그 결과물은 다르게 나온다. 이미 우린 여러 나라에서 작업해 왔다. 앞으로도 더 많은 나라에서 디자인으로 사람들을 연결하고 싶다. 조만간 한국에서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Q: 부부가 함께 팀으로 일하는 게 쉽진 않을 텐데…. A: 부부가 아닌 다른 사람과 작업한다면 업무의 거의 마지막 단계에 무언가 바꾸자고 제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부이기 때문에 작업이 다 완료됐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거리낌없이 다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수정할 수 있다. 그리고 창조적인 순간이 항상 근무시간에 찾아오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일상 생활을 하며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토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1872년 설립된 덴마크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프리츠 한센(Fritz Hansen)이 2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2018 신제품 전시 쇼케이스’를 열었다. 프리츠 한센의 대표 제품인 에그 체어, 스완 체어를 비롯해 조명, 거울 등 올해 새로 선보인 소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프리츠 한센은 가구, 조명, 액세서리를 통합한 프리미엄 디자인 브랜드다. 1872년부터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콘셉트의 가구를 선보여 왔다. 제품 라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아르네 야콥센의 에그, 폴 캐야홀름의 PK22TM 체어 등 클래식 콜렉션과 하이메 아욘, 피에로 리소니 등 모던 디자이너들의 가구와 액세서리로 꾸린 컨템퍼러리 컬렉션이다. 프리츠 한센은 두 컬렉션을 통해 디자인과 아트의 경계를 허물고 제품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해 왔다. 2015년부터는 덴마크 기반의 조명 회사 라이트이어즈(Lightyears)도 프리츠 한센의 식구가 됐다. 1872년 창립 때와 마찬가지로 프리츠 한센의 작업은 한 점의 가구가 방 전체, 나아가 건물 전체를 아름답게 할 수 있고 그 공간 속 사람들의 행복을 높일 수 있다는 철학을 따른다. 품격 있고 인간적이면서도 편안함을 추구한다. 우든 체어 ‘N01(엔제로원)’도 마찬가지다. 프리츠 한센의 대표 상품인 ‘N01’은 23개의 나무 조각으로 구성된 퍼즐 형태의 다이닝 체어다. 덴마크와 일본의 미학과 순수성이 결합된 상품이다. 의자는 손으로 조립하지만 각 조각은 1924년 설립된 벨기에의 목재 전문 제조업체에서 만든다. 프리츠 한센 관계자는 “완벽함을 추구하며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 정밀도가 핵심”이라며 “아주 작은 조각이라도 부정확하게 조립되면 제품의 생산이 다시 시작된다”고 말했다. ‘N01’을 선보인 넨도 디자인 스튜디오의 수장 오키 사토는 쇼케이스에서 프리츠 한센의 디자인 디렉터 크리스티안 앤더슨과 함께 프리츠 한센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오키 사토는 쇼케이스에서 “프리츠 한센으로부터 편안하면서 미학적 조건을 충족시키는 우든 다이닝 체어를 디자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작업했다”며 “현대적이면서 브랜드의 전통과 역사적 느낌을 담은 체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평소 즐겨 마시는 칵테일이라곤 ‘소맥(소주+맥주)’이 전부였던 두 남자 기자에게 ‘바(Bar) 탐방’은 사실 취재라기보다 도전에 가까웠다. 2010년 10개 남짓이던 전국의 위스키·칵테일 전문 바가 지난해 기준 260여 개로 크게 늘었다는 말에 도대체 바의 무엇이 사람들을 끄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문화가 퍼지면서 10년 새 바텐더가 상주하는 전문 바가 급증했다고 했다. 한 잔을 마셔도 좋은 분위기에서 맛있는 술을 마시겠다는 사람이 늘었다는 얘기다. ‘반바지에 슬리퍼는 피하라’는 기본 에티켓만 지킨 채 며칠에 걸쳐 바 탐방에 나섰다. ‘핫(hot)’하다는 서울 3개 지역의 바를 고르는 데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편안하고 안락한 합정·상수, 트렌디한 홍대 초짜들의 바 입문기는 합정·홍익대 인근에서 시작됐다. 서울 바의 분포도는 크게 마포구 합정·홍대권역, 용산구 한남·이태원권역, 강남구 청담권역으로 나눌 수 있다. 동네 곳곳에 아지트처럼 숨겨진 바들이 수두룩하지만 편의상 여러 개의 바가 밀집한 지역을 골랐다. 가장 먼저 찾은 합정·홍대 인근의 바들은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곳이 많았다. 특히 합정 주변의 ‘디스틸’이나 ‘페더’ 같은 술집은 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부합했다. 음악을 안주 삼아 지인과 조용히 담소를 나누기 좋은 곳들이었다. 홍대 쪽으로 갔더니 좀 더 트렌디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최근 문을 연 ‘사이드노트클럽’은 반지하나 1, 2층에 자리 잡은 주변 바와 달리 고급 호텔 15층에 있다. 루프톱 콘셉트의 이 술집은 합정·상수지역 바에 비해 실내가 넓고 테이블 좌석이 많은 편이다. 조명이나 음악도 클래식하기보다 조금 더 캐주얼한 분위기가 강했다. 바를 처음 찾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라고나 할까. 복장도 깐깐하게 제한하지 않았다. 마포구 연남동 ‘올드패션드’ 바는 배달음식도 시켜먹을 수 있을 만큼 자유분방한 분위기였다. 바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합정·홍대 주변은 칵테일 한 잔에 1만5000원에서 2만 원 남짓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마니아 느낌의 한남, 럭셔리한 청담 한남·이태원 일대는 마니아 느낌의 개성이 강한 술집이 많았다. 주로 한남동에 모여 있는데, 인테리어부터 칵테일의 종류까지 저마다 특징이 있었다. 광부를 뜻하는 ‘마이너스’라는 이름의 바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마치 광산에 들어가는 느낌을 줬다.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칵테일을 내줄 때에도 보물 상자, 해골 모양의 케이스 등 소품을 활용해 보는 즐거움을 줬다. 한남동 일대는 특이한 규칙을 가진 바가 많다. 간판이 없고 홍보도 하지 않지만 알음알음으로 고객을 끄는 스피크이지바의 시초격인 ‘몰타르’는 실내 사진을 찍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면 서비스 음식을 주는 요즘 추세와는 완전 딴판이다. ‘더부즈’는 30세 이하, 5명 이상 단체는 출입을 금지한다. SNS에 술집 주소를 올리는 것도 안 된다.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이런 식의 마케팅을 통해 ‘우린 마니아만 받는 매우 특별한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만큼 한남동 바 거리는 위스키나 칵테일에 조예가 깊은 손님이 많다. 마이너스 이성훈 대표는 “한남동은 다른 곳에 비해 술을 잘 아는 손님이 많이 찾아온다. 손님들이 전문적인 만큼 바텐더들도 좀 더 창의적인 칵테일과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생초짜 티를 조금 벗었을 무렵 마지막 탐방지인 청담동으로 향했다. 조니워커하우스 건너편 골목으로 늘어선 술집들은 밖에서 보기에도 고급스럽다. 청담동 일대 바들은 앞서 들른 바보다는 좀 더 격식 있는 분위기였다. 책장 모양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간 ‘르챔버’의 직원들은 정장 스타일의 유니폼을 차려입고 손님을 맞았다. 매장 한쪽에선 한 여성 연주자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반 층 위로 올라가면 바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회원 전용 좌석도 있었다. 럭셔리한 분위기를 지향하는 곳답게 이 지역 바들은 칵테일 한 잔 가격이 3만 원 가까이 된다. 칵테일 베이스를 어떤 걸로 쓰느냐에 따라 한 잔에 20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 ○ 내 입맛에 맞는 바와 칵테일을 찾아라 벼락치기 탐방치고는 꽤 만족스러웠다. 소맥 마니아인 두 기자는 며칠 새 좋아하는 스타일의 바와 칵테일이 생겼다.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바텐더와 시시콜콜 수다를 떤 덕분이었다. 대학 시절 서너 번 마셨던 ‘칼루아밀크’와 ‘블랙러시안’이 칵테일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두 기자는 이제 메뉴판을 보는 대신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찾기 위해 바텐더와 ‘스무고개’를 한다.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맞는 바와 칵테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환 ‘사이드노트클럽’ 바텐더는 “바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바텐더도 스타일이 각양각색”이라면서 “처음에는 다양한 바와 칵테일을 경험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르챔버 임재진 대표는 “정형화된 레시피의 칵테일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바텐더에 따라 새로운 스타일의 칵테일이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바텐더와 함께 세상에 없는 나만의 칵테일을 발견하는 것도 바에서만 얻을 수 있는 재미”라고 말했다.▼옆자리 ‘고독한 애주가’에게 작업은 금물▼바에서 꼭 지켜야할 에티켓 TV나 영화에서 바는 주인공이 고독을 친구 삼아 술을 한잔하거나 은밀한 얘기를 나누는 곳으로 그려지곤 한다. 이 때문에 직접 가보지 않았어도 바를 낯설어하지 않는 이가 많다. 하지만 바텐더들은 대중매체가 그리는 바 문화가 다소 왜곡된 측면도 있다고 한다. 바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을 소개한다. ①“혼자 오셨어요?” 금지=바는 좌석 특성상 바텐더와 마주 앉는다. 이 때문에 동석자 없이 혼자 조용히 술을 즐기러 오는 손님이 많다. 그러니 영화 ‘007’ 시리즈나 미국 드라마 등에서 남자 주인공이 바에서 홀로 있는 여주인공에게 달콤한 멘트와 함께 칵테일을 한 잔 시켜주는 장면은 웬만해선 행동으로 옮기지 말자. 대부분의 바에서는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혼술’을 즐기는 손님의 발길이 끊어질 수 있어서다. ②“제일 잘하는 거 주세요” 금지=바에서는 초심자도 주눅들 필요 없다. 바텐더들은 바를 안방 드나들 듯 오가는 손님뿐 아니라 처음 오는 손님까지 수많은 이들을 매일 상대한다. 술을 잘 몰라도 바텐더를 믿고 의지하면 꽤 괜찮은 칵테일을 경험할 수 있다. 심지어 바텐더들은 ‘오늘 날씨에 어울리는 칵테일’이나 ‘향이 좋으면서 도수가 높은 칵테일’ 등 두루뭉술한 주문까지 모두 알아듣는다. 유일하게 바텐더가 소화하지 못하는 주문은 ‘여기서 제일 잘하는 칵테일’이다. 유사품으로는 ‘제일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이 있다. 바텐더는 철저히 손님의 취향에 맞게 술을 만들어 만족시키는 직업이다. 자신을 드러낼 한두 가지의 팁이라도 줘야 한다. ③“테이블에 앉아도 되나요” 금지=바는 바(bar)에 앉아야 바의 분위기와 바텐더의 역량을 만끽할 수 있다. 1만5000원에서 3만 원까지 나가는 칵테일 비용엔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손님에게 최적화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의 인건비도 포함돼 있다. 테이블에 앉으면 바텐더와 소통이 어렵고 기껏해야 자신이 아는 칵테일 혹은 메뉴판에 있는 칵테일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꽤 많은 바는 심지어 메뉴판 없이 운영하기도 한다) 바가 만석이라 부득이하게 테이블에 앉았다 해도 꼭 바텐더에게 이야기해 바에 자리가 나면 그쪽으로 옮기겠다고 말하자. 루프톱바라고 해서 야외에 앉거나 메인 바가 아닌 서브바에 앉는 것도 바를 100% 즐기려면 지양하는 게 좋다. 강승현 byhuman@donga.com·송충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29일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보석을 신청하는 등 일본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 회장의 이사직 해임을 요구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렸기 때문이다. 롯데 측은 이변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총수 없이 열리는 첫 주총에 불안한 기색이다. 21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20일 서울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재판부가 허락한다면 주총에 참석하고 싶다”며 보석을 요청했다. 주총에서 자신의 해임 안건이 다뤄지는 만큼 주주들에게 직접 해명할 기회를 달라는 게 요지였다. 신 회장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출국이 어렵다면 보석을 통해 국내에서 전화로 주주를 설득할 수 있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99%), 롯데물산(57%) 등 한국의 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28.1%)의 최대주주(50%+1주)다. 하지만 검찰은 “그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고 주장해온 바와 다르고 국정농단 사건 피고인 중 보석이 인용된 사례가 없다”며 신 회장의 보석 허가를 반대하고 있다. 신 회장은 25일에 열릴 공판에서도 재차 보석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신 회장이 일본행에 매달리는 이유는 수감된 상태로 신 전 부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을 벌여야하는 상황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자신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제안한 상태다. 신 회장은 2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1심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된 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15년 7월부터 신 전 부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4차례 주총에서 모두 승리한 바 있다. 주총 때마다 신 회장이 일본에 건너가 주요 주주들과 접촉하며 롯데의 경영계획 등 자신이 생각하는 비전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설득한 결과다. 하지만 이번엔 신 회장이 참석하지 못하는 첫 주총이라는 점에서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이 일본 롯데와 소통하고 있지만 총수인 신 회장이 직접 나서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롯데 관계자는 “준법 경영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 주주의 특성상 신 회장이 구속돼 있는 것과 보석으로 풀려나 있는 것은 주총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이 도덕적으로 롯데 총수의 자격이 없다는 점을 주주들에게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주총에서 신 회장의 해임안이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도덕적 흠결’을 주장하며 꾸준히 해임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그룹의 총수가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돼 있는 건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꼭 이번이 아니어도 언젠가는 해임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온라인 쇼핑몰 11번가가 SK플래닛에서 독립한다. SK그룹은 11번가를 신설법인으로 분리한 뒤 국민연금 등에서 5000억 원을 투자받아 ‘한국판 아마존’으로 키울 방침이다. 최근 e커머스 부문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롯데, 신세계에 이어 SK그룹도 e커머스 강화에 나서면서 국내 e커머스 1위 자리를 놓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1번가 한국판 아마존으로 19일 SK플래닛은 이사회를 열고 11번가를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e커머스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운영하던 11번가를 신설법인으로 분리 운용하기로 했다. 11번가를 신설법인으로 떼어내 시시각각 바뀌는 쇼핑 트렌드에 발맞출 수 있는 가볍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SK플래닛의 직원은 1600명이며 이 중 900여 명이 11번가 소속이다. 신설법인은 9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11번가는 이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쿠팡과 벌이는 온라인 시장 선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이다. 11번가는 거래액과 방문자 수에선 업계 선두권이지만 지난해 249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11번가에 투자하기로 한 사모펀드(PEF)와 국민연금 등도 SK 측에 분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이날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와 국민연금 등에서 약 5000억 원을 투자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H&Q가 1000억 원, 국민연금이 4000억 원을 투자한다. SK 관계자는 “SK플래닛의 사업 부문으로 남을 경우 경쟁사와 실적을 명확히 비교하기 어려워 투자사 측에서 회사를 분리하는 것을 투자 조건으로 걸었다”며 “투자자들은 투자금 전액이 e커머스 부문에 사용되길 원했다”고 말했다.○ 물류망 개선하고 SK 계열사 시너지 노려 11번가는 신설법인을 설립한 뒤 본격적인 e커머스 체질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물류망을 정비해 배송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11번가는 쿠팡과 달리 직접 배송을 하지 않고 오픈마켓에 참여한 상인들이 배송을 맡고 있다. 11번가는 대한통운 등 전문 물류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송을 회사가 책임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이스쇼핑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쇼핑 서비스도 선보인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상품과 빠른 배송, 저렴한 가격 등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큐레이션(상품 추천 및 제안)이 e커머스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SK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결합상품은 또 다른 무기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과 협력한 통합 콘텐츠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가령 휴대전화 요금 할인과 인터넷TV(IPTV) 콘텐츠 무료 시청권, 11번가 쇼핑 할인권 등을 결합한 상품이 나올 수 있다. 11번가에서 SK 계열사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 대기업 간 e커머스 경쟁 심화 SK그룹이 본격적으로 e커머스 시장 확대를 선언하며 국내 대기업 간 온라인 쇼핑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지난달 백화점 마트 등 8개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해 하나의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롯데의 각 계열사에서 온라인 전담 인력을 모아 8월 롯데쇼핑에 ‘e커머스 사업본부’를 만들고 앞으로 5년간 3조 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신세계 역시 1월에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분리돼 있는 온라인사업부를 통합해 온라인 쇼핑을 전담할 신설 법인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글로벌 투자운용사로부터 1조 원 이상을 투자받아 연내 신설법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업들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14년 45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78조2000억 원으로 약 73% 성장했다. 올해엔 1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 관계자는 “11번가는 이미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독립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날이 더워질수록 차가운 음료와 아이스크림의 인기는 높아진다. 여기에 최근 들어 새롭게 나타난 트렌드가 있다. 차갑게 먹는 롤케이크와 티라미수 등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받고 있다. 특히 편의점업계가 커피숍, 제과점에서 먹을 수 있던 프리미엄 디저트를 속속 들여오며 편의점에서도 커피와 시원한 디저트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의 냉장 디저트 브랜드 ‘카페스노우’는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늘었다. 이르게 시작된 더위에 편의점에서 차갑게 냉장 유통되는 카페스노우 제품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SPC는 분석했다. 인기가 높은 상품은 ‘모찌롤케익’과 ‘로얄 티라미수’였다. 모찌롤케익은 쫄깃한 식감의 케이크 시트에 생크림을 넣은 제품으로 지난해 8월 시장에 선보인 뒤 400만 개 넘게 팔렸다. SPC삼립이 3월 내놓은 ‘딸기모찌롤케익’도 두 달 만에 40만 개가 넘게 팔리며 인기를 이어갔다. SPC삼립의 ‘로얄 티라미수’는 지난해 8월 이후 260만 개 이상 판매되며 냉장 디저트 시장의 선두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여름의 ‘스테디셀러’ 디저트 빙수 역시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편의점 GS25는 ‘유어스딸기뷔페빙수’와 ‘25%망고빙수’ ‘악마빙수’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과일 생물이나 토핑을 빙수 위에 얹은 제품으로 젊은 고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유어스딸기뷔페빙수는 딸기를 급속 냉동해 딸기빙수에 올렸고 25%망고빙수는 망고 과육이 25% 함유된 과일빙수다. 악마빙수는 초콜릿 무스와 초콜릿조각, 민트빙수 등 3단으로 구성돼 자극적인 맛을 찾는 디저트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티라미수와 빙수를 결합한 ‘PB티라미수빙수’를 판매하는 등 빙수와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른 더위로 차가운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최근 시장 비중을 높여가는 편의점 시장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빵 매출액의 약 36.5%가 편의점에서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5.1%)에 비해 소폭 상승한 수치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이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유어스딸기뷔페빙수 등이 이른 더위의 영향으로 좋은 매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일부 제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얻으며 젊은 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달달한 디저트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디저트의 ‘단짝’ 커피 판매도 덩달아 늘었다. GS25의 커피 브랜드인 ‘카페25’는 2015년 12월 처음 선보인 뒤 현재까지 1억 잔 이상 팔렸다. 커피 전문점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24시간 영업으로 심야에 커피를 사려는 올빼미족 수요가 많아 인기를 끌었다. SPC 관계자는 “편의점 커피머신 옆에서 팔리는 브라우니, 소형 카스텔라 등 상온 디저트뿐 아니라 냉장 디저트까지 모두 시장에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프리미엄 제품 수준의 디저트를 원하는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편의점 디저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2’의 주인공들이 한 화장품 회사의 모델로 발탁됐다. 18일 피부관리 전문 화장품 브랜드 ‘셀라피’는 하트시그널 2에 출연한 오영주 정재호 씨를 새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셀라피 관계자는 “이번 주에 두 모델을 만나 콘셉트와 광고 상품군을 선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 씨는 외국계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정 씨는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트시그널 2는 젊은 남녀가 한 달간 시그널하우스에 머물며 나누는 감정을 윤종신 이상민 김이나 소유 등 연예인 패널이 영상으로 보며 추리하는 프로그램이다. 9주 연속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차지했고, 주요 주인공들이 방영 내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릴 만큼 인기가 높았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이르면 내년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여권, 탑승권을 소지하지 않고도 얼굴, 지문, 손바닥 정맥 등 생체정보를 이용해 체크인과 보안검색, 탑승 절차를 원스톱으로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많게는 다섯 번까지 여권과 탑승권을 보여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셈이다. 집에서 비행기까지 수하물을 날라다주는 택배 서비스도 선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3년까지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5 NO(노) 인천공항시대’를 열겠다고 17일 밝혔다. ‘5 NO’는 고객이 △여권 △탑승권 △수하물 없이 공항을 이용하면서도 △1, 2터미널을 헷갈리거나 △공항 이용에 불편을 겪지 않게 한다는 의미다. ○ 터널형 검색대로 원스톱 수속 공사는 여권과 탑승권 대신 신체정보를 신원 확인에 활용할 방침이다. 지금은 체크인, 보안검색, 출국수속, 탑승 때마다 여권과 탑승권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터널 모양의 보안검색 장비를 여행객이 지나가기만 해도 자동으로 체크인부터 출국수속까지 마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공사는 법무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협의체를 꾸려 법령 개정 등 세부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다. 생체정보를 신원 확인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항공보안법을 개정하고, 경찰청과 법무부에서 각각 내국인과 외국인의 신체정보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각 기관은 이달 말 첫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장은 “이용객이 짐을 가지고 터널을 통과하면 짐의 보안검색과 신원 확인을 한 번에 마치는 방식”이라며 “세계 어느 공항도 도입하지 않은 원스톱 출국 시스템인 만큼 인천공항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스마트 공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행기에서 내려 다른 나라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을 때에는 여권이 필요하므로 해외여행 시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짐은 택배로, 주차는 로봇이 발레파킹 올해 하반기(7∼12월)부터는 ‘홈 체크인’ 서비스가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홈 체크인은 여행객이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유료로 집에서 수하물을 위탁하는 서비스다. 인천공항과 계약한 택배업체가 이용자의 집에서 수하물을 받은 뒤 공항으로 옮긴다. 이후 자동으로 보안검색을 진행한 뒤 비행기에 싣는다. 여행객은 기내에 가지고 갈 짐만 들고 공항에 가 비행기에 탑승한 뒤 도착지에서 수하물을 찾으면 된다. 공사는 내년 상반기(1∼6월)에는 관세청 등과 협의해 여행객이 한국으로 돌아올 때에도 수하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입국할 때 자동으로 세관과 방역검사를 하고 나면 짐을 집까지 택배로 부쳐주는 식이다. 카카오내비 등 모바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에 항공편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1, 2터미널 중 어디에서 탑승할지 알려주고 공항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도 올 하반기에 선보인다. 2여객터미널 추가 확장이 마무리되는 2023년에는 주차로봇을 이용한 자동 발레파킹도 도입한다. 2020년에는 1터미널과 2터미널을 오가는 고속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투입해 고객이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12년 연속 1위의 인천공항을 스마트공항으로 만들어 미래 산업의 선두를 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이르면 내년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여권, 탑승권을 소지하지 않고도 얼굴, 지문, 손바닥 정맥 등 생체정보를 이용해 체크인과 보안검색, 탑승 절차를 원스톱으로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많게는 다섯 번까지 여권과 탑승권을 보여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셈이다. 집에서 비행기까지 수하물을 실어주는 택배 서비스도 선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3년까지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5 NO(노) 인천공항시대’를 열겠다고 17일 밝혔다. ‘5 NO’는 고객이 △여권 △탑승권 △수하물 없이 공항을 이용하면서도 △1, 2 터미널을 헷갈리거나 △공항 이용에 불편을 겪지 않게 한다는 의미다. ● 두 손 자유롭게 떠나는 해외여행 공사는 여권과 탑승권 대신 신체정보를 신원확인에 활용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체크인, 보안검색, 출국수속, 탑승 때마다 일일이 여권과 탑승권을 담당 직원에게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터널 모양의 보안검색 장비를 여행객이 지나가기만 해도 자동으로 체크인부터 출국수속까지 마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공사는 법무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협의체를 꾸려 법령 개정 등 세부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다. 생체정보를 신원확인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항공보안법을 개정하고, 경찰청과 법무부에서 각각 내국인과 외국인의 신체정보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각 기관은 이달 말 첫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장은 “이용객이 짐을 가지고 터널을 통과하면 짐의 보안검색과 신원확인을 한 번에 마치는 방식”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도 도입하지 않은 원스톱 출국 시스템인 만큼 인천공항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스마트 공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행기에서 내려 다른 나라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을 때에는 여권이 필요하므로 해외여행 시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짐은 택배로, 주차는 로봇이 발레파킹 올해 하반기(7~12월)부터는 ‘홈 체크인’ 서비스가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홈 체크인은 여행객이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집에서 수하물을 위탁하는 서비스다. 인천공항과 계약한 택배업체가 이용자의 집에서 수하물을 받은 뒤 공항으로 옮긴다. 이후 자동으로 보안검색을 진행한 뒤 비행기에 싣는다. 여행객은 기내에 들고 갈 짐만 들고 공항에 가 비행기에 탑승한 뒤 도착지에서 수하물을 찾으면 된다. 공사는 내년 상반기(1~6월)에는 관세청 등과 협의해 여행객이 한국으로 돌아올 때에도 수하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입국할 때 자동으로 세관과 방역검사를 하고 나면 짐을 집까지 택배로 부쳐주는 식이다. 카카오내비 등 모바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에 항공편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1, 2터미널 중 어디에서 탑승할지 알려주고 공항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도 올 하반기에 선보인다. 제2여객터미널 추가 확장이 마무리되는 2023년에는 주차로봇을 이용한 자동 발레파킹도 도입한다. 2020년에는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을 오가는 고속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투입해 고객이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12년 연속 1위의 인천공항을 스마트공항으로 만들어 미래 산업의 선두를 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6·13지방선거가 있기 며칠 전. 간만에 미세먼지 없이 파란 하늘이 반가워 네 살배기 아이와 서울시청 앞 광장에 갔다. 잔디밭에서 볕을 쬐고 있는데 마침 광장에서 유세 중이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인사를 청했다. 조 후보는 명함을 건네며 인사한 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저씨 누군지 모르지? 아저씨 무서운 사람이야.” 선거를 앞둔 후보자가, 그것도 서울시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 후보가 정책 수혜자가 될 꼬마에게 건넨 말이 너무 썰렁했다. 유세를 보좌하던 한 여성이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된다”고 속삭이자 조 후보는 “그런 말 하면 안 된대. 꼬마야, 아저씨 안 무서워”라며 손을 흔들곤 다른 시민에게 이동했다. 13일 치러진 선거에서 조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다. 겉으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중을 일반학교로 전환하고 학원 일요일 휴무제를 추진하겠다는 그의 공약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번 교육감선거는 남북관계 등 굵직한 이슈에 묻힌 ‘깜깜이 선거’였다. 후보 간 주장이 뭐가 다른지를 알 틈이 별로 없었다.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가 모여 만들어진 조 교육감의 당선 자체를 깎아내릴 순 없으나 정책 대결보다는 “여당 압승 분위기에 묻어갔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조 교육감이 내건 정책에 반감을 표시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동네 주민은 “외고와 자사고를 없앤다고 고교 서열화, 사교육이 사라지진 않는다. 조 교육감이 ‘외고를 없애야 한다’는 식의 이념적 이슈에 집중하느라 정작 학생들이 겪어야 할 경쟁과 고통엔 무신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스트레스, 고통과 관련해선 최근 유통업계에 유행하고 있는 불닭볶음면을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0대가 가장 많이 소비한 상품은 물과 우유를 제외하면 불닭볶음면이 단연 선두다. 너무 매워 어른들에겐 불량식품처럼 보이는 이 면이 애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를 업계에선 의학적으로 설명한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뇌에 통증 자극을 주면 뇌가 이에 대한 보상으로 엔도르핀을 뿜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스트레스를 풀려는 10대의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 교육감이 내 아이에게 “나 무서운 사람이야”라는 말을 왜 했을까 다시 생각해본다. 그는 어쩌면 스스로 본인의 정책과 가치가 모든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지 않았을까.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를 밀어붙일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을까. 하지만 교육은 이데올로기를 구현하는 전장이나 실험장은 아니지 않은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무서운’ 교육감보단 매운 라면으로 스트레스를 풀려는 심리를 이해하는 교육감이지 않을까. 송충현 산업2부 기자 balgun@donga.com}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오프라인 매장 차별화를 위해 신선식품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다른 제품과 달리 신선식품은 소비자들이 눈으로 직접 신선도와 품질을 확인한다는 데 착안한 전략이다. 이마트는 프리미엄 신선식품 브랜드 ‘Just Fresh(저스트 프레시)’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저스트 프레시는 이마트 바이어가 직접 산지와 생산자, 생산시기 등을 꼼꼼히 따져 엄선한 상품들로 구성된다. 과일, 채소, 축산, 수산, 건식품 등 80여 개 제품을 운영한다. 저스트 프레시는 포장지에서부터 고객들이 제품의 산지와 신선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청송사과의 포장에 사과 대표산지, 크기 당도 꼼꼼히 선별 등의 문구를 집어넣거나 파프리카의 포장에 최첨단 시설 재배, 아삭한 달콤한 맛 등의 문구를 넣는 식이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미트센터의 전용 냉장고에서 20일 이상 저온 숙성한 ‘저스트 프레시 웬에이징 등심’, 바닷물의 온도가 5∼10도인 1, 2월경 충남 서천군에서 생산한 ‘저스트 프레시 재래김’ 등도 대표 상품이다. 이마트가 신선식품 브랜드를 새로 선보인 이유는 신선식품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대형마트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고객들이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의 소비 비중을 늘리며 최근 마이너스 매출을 보여 왔다. 하지만 고객이 신선도를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신선식품은 매출 비중이 오히려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2016년 22.5%였던 신선식품 매출 비중은 올해 1∼5월 23.3%였다. 민영선 이마트 신선식품 담당 상무는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대형마트가 다른 유통업태와 차별화할 수 있는 무기 중 하나는 선도를 생명으로 하는 신선식품이라는 발상으로 저스트 프레시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마트와 백화점들도 신선식품 부문에서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품질 강화를 위한 ‘신선의 정석’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모든 신선식품의 품질을 끌어올리고 고객이 품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교환·환불해주는 ‘신선 품질 혁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유, 계란, 치즈부터 김치, 젓갈, 햄, 튀김까지 3000여 개 신선식품을 품질 보장한다. 구입 뒤 7일 이내에 영수증과 상품을 가지고 점포를 방문하면 1회에 10만 원, 월 10회까지 교환·환불받을 수 있다. 고객이 맛과 색, 당도 등 어느 부분이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월 최대 100만 원, 연간 1200만 원까지 돌려주는 셈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선식품 품질에 자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캠페인”이라며 “반품은 생각보다 늘지 않았고 오히려 고객 신뢰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역시 신선식품과 신선식품을 활용한 밀 키트(식재료를 손질해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식사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채소, 고기 등 전국 팔도 특산물을 재료로 한 밀 키트 ‘셰프박스’를 선보였다. 2009년부터 운영해온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매실액과 차돌박이로 차돌박이겉절이를 만들거나 부산 기장군 앞바다에서 재배한 다시마를 이용한 ‘양념 장어 덮밥’을 판매하는 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역에 숨겨진 음식을 발굴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산지에서 공수한 신석식품이 매장에 들어오면 고객에게 미리 전화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송충현 balgun@donga.com·손가인 기자}

“여기 음주청정지역인데 진짜 술 마셔도 돼?” 12일 오후 7시경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명 ‘연트럴파크(연남동+센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맥주와 돗자리를 든 남녀가 머뭇거렸다. 공원에 설치된 ‘이 공원은 음주청정지역입니다’라는 현수막 앞에서였다. 하지만 공원에는 이미 돗자리를 펴고 맥주를 마시는 100여 명의 인파가 가득했고 이 커플도 이내 자리를 펴고 앉았다. 서울시가 올해 1월부터 경의선 숲길공원과 서울숲공원 등 22개 직영 공원을 음주청정지역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공원은 여전히 ‘주당’들로 시달리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음주 관련 민원으로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은 경의선 숲길공원. 공원 양옆에 들어선 테이크아웃 술집들로 공원 내 음주가 유행처럼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경의선 숲길공원 내 음주로 인한 민원은 11일 현재 30건에 이른다. 이 중 15건이 이달 들어 접수됐다. 1일 숲길공원에 문을 연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 ‘제주맥주’가 고객에게 돗자리와 의자, 전등 등을 무료로 대여해 사실상 야외영업을 하며 관련 민원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편의점 등에서 술을 사와 마시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공원 바로 뒤에 있는 주택가 주민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배남현 서부녹지사업소 공원운영과장은 “지난해 13건의 민원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열흘 사이 작년 한 해만큼의 민원이 몰린 셈”이라며 “마포구와 함께 단속을 철저히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흡연과 달리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는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이 없어 단속 실효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청정지역에서는 서울시 조례에 따라 음주 뒤 소음이나 악취 등 혐오감을 주는 이에게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소음과 혐오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시행 6개월간 단속 건수는 없다. 이성남 서울시 건강생활팀장은 “공원 바깥에서 술을 파는 행위를 단속할 수 없고 음주 자체도 불법이 아니라 관리가 어렵다”며 “공원은 모든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건강증진법을 개정해 모든 공원을 금주공원으로 지정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2, 3등이 추격 의지를 잃을 정도의 경쟁력인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이 됩시다.”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CJ인재원 강당에서 경영 복귀 1주년을 맞아 직원들 앞에 선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렇게 당부했다. 지난해 경영 복귀 일성으로 밝힌 ‘월드베스트 CJ’를 구체화하고 국내를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세계 일류 기업을 향한 이 회장의 의지가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사업 재편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CJ제일제당, CJ E&M 등 주요 계열사를 앞세워 CJ그룹은 동남아, 중국, 미국 시장의 주요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미국 업체 잇단 인수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그룹에서 최근 가장 활발히 M&A에 나서고 있는 계열사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미국 DSC로지스틱스를 2314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DSC는 1960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설립된 식품 및 소비재 관련 물류 업체다. 미국 전역에 5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고 지난해 매출은 5784억 원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등에 30개 물류 거점을 운영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은 이번 인수로 북미·남미 물류사업에 날개를 달게 됐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중국 스마트카고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글로벌 톱5 물류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의 대형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 인수에 나섰다. 쉬완스컴퍼니는 1952년 아이스크림 업체로 시작해 현재 미국 전역에 400개 물류센터와 4500대 배송차량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다음 달부터 CJ ENM으로 합병되는 CJ오쇼핑과 CJ E&M 역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CJ오쇼핑은 동유럽 최대 홈쇼핑 업체인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CJ E&M은 올해 하순부터 미국 현지에서 미국 제작사와 영화를 공동 제작해 북미에 배급한다.○ 과감한 투자,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CJ가 대규모 기업 인수에 나서는 이유는 ‘월드 베스트’라는 회장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월드베스트 CJ란 우선 식품, 바이오, 물류, 엔터 중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위를 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1위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는 의미다. CJ는 2013년 이 회장이 구속된 뒤 사실상 사업 확장을 중단했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단 한 건의 M&A도 진행하지 않다가 지난해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부터 과감한 투자와 내부 사업 재편을 통해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속도전을 시작했다.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등에 3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업구조 개편은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부터 시작됐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생물자원, 식품, 소재 등 4개 사업부문을 바이오와 식품으로 통합했다. CJ ENM은 불필요한 사업은 줄이고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CJ그룹의 이 같은 노력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1∼3월) CJ제일제당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 늘어난 4조3486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CJ대한통운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2조1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CJ 관계자는 “지금까지 핵심 사업군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다졌다면 올해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신세계그룹이 앞으로 3년간 총 9조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연간 1만 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기 하남시 미사대로 스타필드하남에서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러한 경영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는 새로 개점을 준비 중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위례점과 월계점, 스타필드 인천 청라, 경기 안성점 등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최근 5년간 매년 약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왔다. 이와 비교하면 연간 4000억 원 정도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 관계자는 “e커머스를 위한 온라인 전용 센터와 시스템 설비 등 신규 사업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연평균 3조 원을 투자해 연간 1만 명 수준의 신규 고용 창출도 일으킬 계획이다. 신규 개점하는 이마트와 면세점 및 스타벅스 등의 고용을 늘리고 동반 상생 채용 박람회를 통해 협력 업체와 손잡고 고용 창출에 나선다. 전통시장 내에 설치하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통해 전통시장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부회장은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300여 협력업체뿐 아니라 사회의 소외계층까지 배려하며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남=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