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친정’이 낯선 걸까. 흥국생명 이다영(25·사진)은 친정팀 현대건설 안방 구장인 수원체육관에만 가면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3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현대건설에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4패 가운데 2패가 이 체육관에서 나왔다. 이날 이다영은 세트(토스) 시도 67개, 세트 성공 17개(세트 성공률 25.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3세트 이후 줄곧 웜업존을 지키다가 5세트 7-9 상황이 되어서야 다시 코트를 밟았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 후 “이다영이 시작하자마자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무리하지 않는 게 낫겠다 싶어 경기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뿐만이 아니다. 이다영은 팀이 2-3으로 진 지난해 12월 29일 3라운드 수원 맞대결 때도 1세트 후반부터 코트를 떠났다가 5세트가 되어서야 다시 코트를 밟았다. 당시 박 감독은 “(팀 내 불화설 때문에) 이다영이 심리적으로 부담을 갖고 코트에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당연히 성적도 좋지 않다. 이다영은 이번 시즌 수원에서 치른 3경기에서 세트 성공률 35.3%(221개 시도 75개 성공)에 그쳤다. 여자부 경기가 열리는 6개 체육관에서 이다영의 세트 성공률이 가장 낮은 곳이 수원체육관이다. 이다영은 다른 구장에서 치른 17경기에서는 세트 성공률 41.2%(1803개 시도 742개 성공)를 기록 중이다. 이다영이 현대건설을 상대로 부진한 이유로 명세터 출신인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 옛 스승인 만큼 이다영의 경기 운영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감독은 부임 시즌(2017∼2018)부터 이다영을 붙박이로 중용하면서 국가대표 세터로 도약하게 했다. 이다영에게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 시즌에는 더 이상 수원 경기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두 팀은 시즌 마지막인 6라운드 맞대결을 남겨 놓고 있지만 이 경기는 다음 달 9일 흥국생명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황규인 kini@donga.com / 강홍구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의 최지만(30)이 미국 최대 주류회사이자 유명 맥주 ‘버드와이저’의 제조사인 앤하이저-부시의 홍보대사가 됐다. 최지만의 미국 에이전시 GSM은 1일 “버드와이저가 최지만을 포함해 20명의 메이저리거와 2021년 자사 홍보대사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비공개지만 20명 모두 같은 계약금을 받았다. 최지만 외에도 샌디에이고의 3루수 매니 마차도(29),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 워커 뷸러(27)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포함됐다. 2016년 빅리그에 입성한 최지만은 지난해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GSM 관계자는 “최지만이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부터 미국 내 광고회사에 그의 프로필을 보내며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활약으로 광고업계에서도 인정을 받아 기쁘다”고 밝혔다. 최지만도 “나를 인정해주는 기업과 팬들을 위해서라도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지만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60경기로 축소된 가운데 42경기 타율 0.230, 3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에서 훈련 중인 최지만은 이달 초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연봉 협상 과정에서 구단과 접점을 찾지 못해 연봉 조정도 신청해놓은 상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29일 현재 7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러 있다. ‘배구 명가’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은 자리다. 그러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에게는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른’ 때가 있다. 신인선수상 트로피를 두고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레프트 김선호(22)와 리베로 박경민(22)을 이야기할 때다. 현대캐피탈은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두 선수를 모두 잡기 위해 이번 연도 신인 드래프트 전날인 지난해 10월 5일 KB손해보험에 센터 김재휘를 내주고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 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데뷔 시즌 곧바로 선발 자리를 꿰찬 두 선수의 성장 속도는 기대 이상이다.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김선호는 28일 현재 리시브 11위(리시브 효율 36.80%)에 올라 있다. 전체 4순위 박경민은 디그 4위(세트당 2.061개)에 자리하고 있다. 일명 ‘현대캐피탈 청소년 배구단’의 중심 멤버인 둘은 팀 리빌딩 과정의 핵심이다. 최 감독도 기자회견 때마다 “신인선수상을 2명이 다 받거나 반으로 쪼갤 순 없느냐”며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 최근 현대캐피탈 숙소 겸 체육관인 충남 천안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만난 두 선수 역시 신인선수상 최고의 경쟁자로 서로를 꼽았다. 2017년 19세 이하 세계선수권(4강)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두 선수는 서로에 대해 “리시브 라인에 함께 서면 마음이 편해진다. 언젠가 꼭 같은 팀에서 뛰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민이 “공격수였다면 내가 신인왕이 유력할 것”이라며 자극하자 김선호가 “(내가 받을지도 모르니) 상금 공약을 함부로 걸지 않겠다”고 맞불을 놨다. 고교 시절 박경민은 세터에서 리베로로, 김선호는 리베로에서 레프트로 바꾸는 등 포지션 변경을 한 것도 두 선수의 공통점.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 본 만큼 경기를 읽는 눈과 기본기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박경민은 같은 포지션의 여오현 플레잉코치(43)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리더십이 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수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렸던 최 감독의 지도를 받는 것도 두 신인에게 훌륭한 자극제다. 감독실에 모니터가 6개 달린 PC를 설치할 정도로 분석광인 최 감독은 최근 두 선수 외에도 세터 김명관(24), 레프트 허수봉(23) 등 젊은 선수들과 함께 국내외 경기 영상을 돌려본다. 최 감독의 배구를 한 단어로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김선호는 “차원이 다른 분석을 한다”며 ‘스마트’를 꼽았다. 박경민은 “배구를 잘하는 것보다 약속된 플레이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약속’을 언급했다. 최근 작전타임에서 최 감독이 꺼낸 “앞으로 너희들의 시대가 올 거야”라는 말도 두 선수에겐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남은 시즌 목표는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는 것. 중위권 싸움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아직 봄 배구 희망은 남아 있다. 인터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누가 신인선수상을 받든 상금을 반으로 나누는 게 어떠냐”는 박경민의 제안에 김선호가 “좋은데”라고 화답했다. 최 감독이 인정한 절친인 두 선수가 만들어갈 현대캐피탈의 미래가 사뭇 궁금하다.천안=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현역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원소속팀 롯데와 계약하며 ‘원 클럽 맨’으로 남게 된 이대호(39)는 계약서에 사인한 뒤 이 같은 소감을 남겼다. 이대호는 29일 2년 총액 26억 원(계약금 8억 원, 연봉 8억 원, 우승 옵션 매년 1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2001년 2차 1라운드로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일본과 미국에서 뛴 5시즌을 제외한 15시즌을 롯데에서만 뛰었다. 통산 성적은 1715경기 출전에 타율 0.309, 332홈런, 1243타점. 홈런, 타점은 구단 역대 1위 기록이다. 이대호는 “팀 우승 시 수령하는 1억 원을 지역 불우이웃을 위해 100% 기부하는 조건을 달았다.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지지부진했던 계약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은 신동빈 구단주(롯데그룹 회장)의 야구에 대한 애정에 따라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팀 NC도 같은 날 선수단 연봉 계약을 마쳤다. 메이저리그(MLB) 도전이 무산된 외야수 나성범(32)은 지난해 연봉(5억 원)에서 56% 인상된 7억8000만 원에 사인했다. 이호준 타격코치가 보유한 팀 내 비FA 연봉 기록(7억5000만 원)을 새로 썼다. 최근 SNS에 부적절한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던 내야수 박민우(29)도 6억3000만 원(인상률 21.2%)에 계약을 마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시장 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19년 발표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 가운데 약 80%가 스크린 골프를 이용한다. 스크린 골프와 필드 골프를 병행하는 이들도 37%나 된다. 이처럼 골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스크린 골프 전문업체 ‘골프존’은 국내 골프장 홍보대사로 거듭나고 있다. 골프존은 국내 240여 개 골프장과 제휴를 맺고 회원들이 스크린에서 실제 골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약 260만 명의 회원이 연간 플레이를 하는 횟수가 5700만 라운드 이상이다. 효과도 좋다. 지난해 4월 골프존과 새로 제휴를 맺은 360도컨트리클럽(CC)의 경우 5월 한 달에만 회원들이 약 29만 라운드 플레이를 하면서 가장 많이 이용한 코스 1위에 올랐다. 평균 코스별 이용 횟수(3만∼5만 라운드)를 한참 웃도는 숫자다. 지난해 12월 스크린에서 선보인 아리스타CC(15만1000라운드), 석정힐CC(15만 라운드)도 그달 바로 최다 이용 코스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제휴 골프장의 성장도 돕고 있다. 골프장 항공 촬영 사진, 골프장 3차원(3D) 영상 및 이미지 등을 골프장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용객이 줄어드는 혹서기, 혹한기 등에는 다양한 홍보 활동도 펼치고 있다. 박강수 골프존 대표이사는 “필드 골프장과 윈-윈할 수 있는 최적화된 제휴사업 솔루션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국내 골프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국내 골프장과의 제휴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골프존은 다음 달 16일까지 최근 새로 제휴한 4개 골프장(베뉴지, 루나힐스 안성, 석정힐, 다산베아채) 코스를 즐길 수 있는 ‘스노우맨을 잡아라’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V리그에 때 아닌 ‘로컬룰’ 논쟁이 불붙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기준과는 다른 한국배구연맹(KOVO)만의 경기 운영 룰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심지어 책임 소재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사안을 가만히 살펴보면 논쟁 이상의 문제가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첫 번째 ‘로컬룰’ 논란은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우리카드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불거졌다. 1세트 한국전력의 연속된 포지션 폴트를 심판진이 잡아내지 않았다는 우리카드의 주장. 경기 초반 ‘오심 논란’ 속 분위기를 내줬던 우리카드는 이날 결국 0-3으로 패했고 경기 이튿날인 25일 KOVO에 공문을 보내 공식 항의했다. 문제의 발단은 포지션 폴트의 기준 시점에 대한 FIVB와 KOVO의 룰이 달랐기 때문이다. FIVB에서 서브 시 서버가 공을 때리는 순간을 그 기준으로 삼는 것과 달리 KOVO는 공을 띄우는 순간을 포지션 폴트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리시브에 대비할 시간을 벌어 보다 유연하게 경기를 운영하기 위해 2018~2019시즌부터 적용한 로컬룰이다. 명문화돼 있지는 않다. 26일 서울 마포구 연맹 사무실에서 규칙 설명회를 연 김건태 경기운영본부장은 “로컬룰과 국제룰의 괴리가 만든 논란이다. 반칙 아닌 반칙이 돼버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2018~2019시즌부터 관련 로컬룰을 만들어 운영해온 주체인 KOVO의 심판이 왜 로컬룰에 위배되는 포지션 폴트에 휘슬을 불지 않았느냐다. 그동안 로컬룰을 기준으로 경기를 끌어온 KOVO가 오심 논란이 불거지자 로컬룰 대신 FIVB룰을 거론하는 건 자기 모순에 빠졌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연맹은 징계 여부 등을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두 번째 로컬룰 논란은 규칙 설명회 직후인 26일 인천 계양체육관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3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의 밀어넣기 공격이 상대 블로커의 손에 맞고 라인 밖으로 떨어졌다. 상황은 이 다음부터 시작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터치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확인 결과 김연경의 손이 더 늦게까지 남아있던 것이 잡히면서 공격자 터치아웃이 선언됐다. GS칼텍스의 득점으로 인정되자 김연경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로 경고를 받을 걸 알면서도 강하게 어필했다. 이 역시 FIVB와 KOVO의 룰이 달라서 생긴 일이다. 그러나 앞과는 다소 경우가 다르다. FIVB에 비해 KOVO가 보다 세밀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FIVB에서 비디오 판독 대상을 5가지(세부항목 포함 7가지)로 규정해놓은 데 비해 KOVO에서는 10가지를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단순히 항목만 많은 것이 아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터치아웃의 경우도 FIVB는 블로커 터치만을 대상으로 삼는데 반해 KOVO에서는 공격자 터치아웃, 블로커 터치아웃 등 폭넓게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고 있다. 마지막까지 공에 닿았던 사람을 터치아웃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대전제 아래서는 보다 엄격한 판독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이 역시 FIVB 주관 국제대회 등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연경이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던 것도 이 부분이다. 일본, 터키, 중국리그 등을 경험한 김연경은 “공격수가 개인 테크닉을 발휘한 것인데 로컬룰에는 맞지 않다고 해서 놀랐다. 국제 룰과 다르다보니 애매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무엇이 맞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기술위원회에서도 해당 부분에 대해 감독간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고 한다. 한편 로컬룰의 차이에 대해 여전히 많은 선수들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연맹, 구단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장 다음시즌부터 손보겠다는 연맹의 설명처럼 로컬룰과 FIVB룰의 괴리를 좁히는 것은 우선과제다. 동시에 결정한 룰을 지키고 따르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다. 이러한 자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 제2의, 제3의 문제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로컬룰’ 논쟁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무도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초대받지 못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27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021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총 25명의 후보가 올라왔지만 헌액 기준인 득표율 75%를 넘은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75% 이상 득표자가 ‘0명’인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캡틴’ 데릭 지터(47), 래리 워커(55) 등 2명이 75%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후보자 중 애리조나(2001년), 보스턴(2004, 2007년)에서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발 투수 커트 실링(55)이 가장 높은 71.1%(401표 중 285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70%를 얻었던 실링은 올해도 고배를 마셨다. 9번째 도전에도 실패한 그에겐 내년이 마지막 기회다. 5% 이상 득표한 경우 재도전 기회는 10번(10년)까지 주어진다. 실링은 은퇴 뒤 성소수자 비하 발언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폭력 사태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실링은 명예의 전당 측에 내년 투표 후보 명단에서 자신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BBWAA의 투표가 아닌 베테랑위원회(VC) 추천으로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다. 75% 이상의 득표자가 없었던 2013년 심판 행크 오데이 등 3명이 VC를 통해 입성했다. 아직 2021년 VC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VC의 추천도 없을 경우 1960년 이후 처음으로 헌액자가 나오지 않게 된다. MLB 통산 최다 홈런 기록(762개) 보유자 배리 본즈(57)는 61.8%, 7차례 사이영상 수상자 로저 클레멘스(59)는 61.6%의 득표율로 고배를 마셨다. 두 선수 모두 금지약물 이력에 발목을 잡혔다. 본즈와 클레멘스 또한 내년이 마지막 도전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제 색깔을 만들기보단 팀에 하루빨리 녹아들어야 할 거 같아요.” 흥국생명 세터 이다영(25)은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 뒤 눈시울을 붉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드러나는 듯했다. 이번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며 현대건설에서 흥국생명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다영은 ‘흥벤져스’의 한 조각이었지만 이름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이다영이 라이벌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중원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하며 3-1(23-25, 25-22, 25-21, 25-20) 승리를 이끌었다. 3라운드 패배를 되갚으며 시즌 전적에서 3승 1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선두 흥국생명은 4라운드 전승(5연승)을 달성했다. 이다영은 이날 레프트 이재영(29득점·공격성공률 43.85%), 김연경(21득점·47.5%)을 활용하며 팀 승리를 지휘했다. GS칼텍스에 1세트를 내준 뒤로는 센터의 공격 비중을 높이며 활로를 찾았다. 세터로서 키(179cm)가 큰 축에 속하는 이다영은 이날 한 경기 개인 최다인 6블로킹을 따내며 8득점도 했다. 4세트 14-14 동점 상황에서는 여자부 최장신(206cm) GS칼텍스 러츠의 다이렉트 공격을 가로막기도 했다. 레프트 전위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다양화하는 것이 이다영의 남은 시즌 숙제다. 한편 이날 발표된 올스타전 투표 결과에서 남녀부 최다 득표는 배구여제 김연경(33)이 차지했다. 김연경은 총 8만2115표를 받아 별 중의 별이 됐다. 일본 터키 중국 등을 거쳐 11시즌 만에 한국 무대에 복귀한 김연경이 올스타 득표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다영은 K스타 세터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영석(한국전력)은 7만5824표로 전체 2위이자 남자부 1위에 이름을 올렸다.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5일 신세계그룹이 한국 프로야구를 뒤흔들었다.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가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바로 다음 날인 26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총 1352억8000만 원에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 야구단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기업의 리그 참여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기업 이마트의 야구단이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를 일으킬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반면 야구계 안에서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모기업의 경영난 등으로 야구단 매각과 인수가 이뤄졌던 것과 양상이 명백히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4회에 스포테인먼트의 선두주자로 꼽힌 SK가 야구단 운영을 접은 것이 야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것이다. 더 이상 기업들에 프로야구단 운영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과거 내수산업 중심이었던 기업들이 점점 글로벌화하면서 국내 스포츠인 프로야구단 운영으로 브랜드 가치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관중도 줄고 있다. 2016년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800만 시대를 열었던 프로야구 관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이던 2019년 약 728만 명으로 뒷걸음질쳤다. 그 속도가 점점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간 500억 원 내외의 운영비가 투입되는 프로야구단 운영보다는 해외 스포츠마케팅 활동이 낫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기아자동차는 2019년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을 후원해 8130억 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뒀다. 야구단 운영이 득보다 실이라고 여기게 하는 부분은 또 있다. 승부조작, 음주운전, 폭행 등 선수들의 비위 행위로 오히려 팀과 모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감독 등 구단의 주요 자리가 빌 때마다 정치권 등으로부터 각종 민원이 쏟아지는 일도 허다하다. 차가워진 팬들의 마음을 돌리고 꿈과 희망을 전달할 수 있어야 야구장에 켜진 적신호는 바뀔 수 있다. 구장 운영권, 광고권 등을 구단에 돌아가게 해 야구단 운영은 ‘돈 먹는 하마’라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야구인은 몇 년 전부터 건배사로 ‘야구가 위기다’라고 외치고 있다고 한다. ‘국민 스포츠’ 프로야구에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싶겠지만 이미 야구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이마트 야구단’이 프로야구계에 던지는 경고 메시지다.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windup@donga.com}

‘플라잉 덤보’ 전인지(27·KB금융그룹·사진)가 희망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전인지는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단독 4위로 마무리했다.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앤드스포츠클럽 올랜도(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따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했다. 막판 15∼17번홀에서 3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뒷심을 보였다. 2019년 10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공동 4위)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톱4에 진입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2018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투어 통산 3승을 따낸 전인지는 이후 우승이 없다. 25일 현재 세계 랭킹은 62위. 전인지는 대회 뒤 “모든 것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 그것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한 주였기 때문에 벌써부터 다음 대회가 기다려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인지는 귀국 후 국내에서 머물다 2월 넷째 주 미국 게인브리지 LPGA에 출전할 계획이다. 한편 제시카 코르다는 1차 연장 끝에 대니엘 강(29)을 물리치고 우승 상금 18만 달러(약 1억98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코르다는 통산 6승 중 4승을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따내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선수들과 같은 조에서 진행된 유명인 부문에서는 남자 테니스 스타 출신 마디 피시(40)가 158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프로테니스투어에서 통산 7승을 올린 피시는 테니스 라켓은 오른손으로 잡지만 골프는 왼손으로 한다. 이 부문은 매 홀의 결과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변형 스테이블포드)으로 순위를 매겼다. 여자골프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51)은 134점으로 9위를 했다. 지난해 2년 연속 우승한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 존 스몰츠는 7위(138점).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목발도 보조기도 떼고 이젠 잘 걸어 다녀요.”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생각보다 더 밝았다. 여자부 KGC인삼공사의 2년차 센터 정호영(20)은 현재 세 달째 재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18일 시즌 개막전에서 왼쪽 무릎이 바깥쪽으로 꺾이는 불의의 부상으로 전방십자인대 파열 등 수술을 받았다. 선수 생활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2월부터 팀 합류해 재활정호영은 현재 광주 집에서 근처 트레이닝센터를 오가며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오전, 오후에 걸쳐 하루 꼬박 5시간 이상씩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목발, 3주전 보조기를 뗀 정호영은 최근 한 쪽 발로 중심을 잡는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양 쪽 다리의 균형을 맞추는 훈련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하면서 좌우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극심한 통증으로 한 때 살도 많이 빠졌었다고 한다. 정호영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너무 아파서 밥을 제대로 못 먹을 정도였다. 입맛이 없어져서 이틀 굶다시피 했더니 위가 줄어든 것 같다. 72㎏던 체중이 66㎏까지 내려갔다가 지금은 70㎏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래도 지금은 한 발로 서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정호영의 목소리가 티 없이 밝았다.다음달부터는 팀에 합류해 재활을 할 예정이다. 올 시즌 출전은 불가능하지만 팀에서 함께 호흡하며 상태를 점검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금도 정호영은 선수단 단톡방에서 매일 같이 응원을 불어넣고 있다. 정호영은 “(인삼공사의) 이영택 감독님이 ‘힘든 개인 훈련이 준비돼 있다’며 벼르고 있더라”고 웃고는 “언니들에게 피해가 안 가는 선에서 열심히 재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응급실에서 돌려 본 부상 영상아찔했던 부상의 순간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했다. 정호영은 “‘컨디션이 좋을 때를 조심하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딱 그랬다. 3세트 때 교체 투입됐다가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4세트 선발로 들어갔다. 내가 다치지 않았다면 분위기를 바꿔 승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공중에서 급히 자세를 바꾸면서 다치게 됐다는 설명. 정호영은 “공격 후 착지를 하려는데 (세터) 혜선 언니와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충돌할 것 같았다. 내 딴에 조금 더 뒤로 떨어져야지라고 생각하다가 그렇게 다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안짱다리로 떨어지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고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호영의 부상 수습 과정에서 들 것이 제 때 들어오지 않았고 의료진의 구성에도 문제가 있었던 점 등이 드러나면서 V리그의 안전 불감증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센터로 포지션 변경 뒤 맞이하는 첫 시즌이었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통화 내내 ‘억울’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썼을 정도였다. 정호영은 “시즌을 앞두고 정말 열심히 훈련을 했다. 웨이트트레이닝부터 러닝, 볼 운동 다 ‘내가 제일 많이 했다’ 싶을 정도로 준비를 착실히 했다. 데뷔 시즌처럼 자신감이 없었다면 오히려 덜 억울했을 것. 올 시즌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가득했는데 다쳐서 너무 억울했다”고 말했다. 억울한 마음에 부상 직후 응급실에서 깁스를 감으면서도 수차례 부상 영상을 돌려봤다고 한다.●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부상은 아쉽지만 팬들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 부상 직후 인스타그램 DM 등을 통해 온 메시지만 200여 통. 정호영은 “일일이 답을 못 달아드려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특히 자신과 같은 병원에서 같은 수술을 받은 어머니를 둔 한 남성 팬의 응원이 와 닿았다고 한다. 정호영은 “어머님 치료를 위해 병원에 올 때마다 저를 위한 기도를 해주신다고 하더라. 응원하는 팬들이 많으니 천천히 재활하라는 말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동료 선수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정호영은 “(주장인) 지영 언니에게 경과도 전할 겸 자주 연락을 하는데 ‘다 너 기다리고 있으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해줘 감사했다”고 말했다.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코트에 복귀하는 것. 정호영은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빨라서 다행. 팬 여러분께서도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시 한 번 코트 위에서 활짝 웃는 얼굴로 플레이할 정호영을 기다려본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세상에 없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전력이 ‘맏형’ 박철우(36)의 활약으로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갔다. 한국전력은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남자부 경기에서 3-0(25-21, 25-20, 25-17) 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한국전력이 우리카드에 3-0으로 승리한 건 2016년 2월 이후 거의 5년 만이다. 최근 허리 통증으로 컨디션 난조를 겪었던 라이트 박철우가 이날 외국인 선수 러셀과 함께 팀 내 최다인 20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성공률은 69.23%로 러셀(40.62%)을 앞섰다. 경기 뒤 박철우는 “부진의 원인을 다른 데 돌리기보다는 내 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러셀은 블로킹 3개, 서브 4개, 후위공격 5개를 성공시키며 개인 통산 네 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한편 1세트 13-13 동점에서 한국전력의 포지션 폴트에 대한 우리카드의 어필에도 심판이 실점을 선언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우리카드는 25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공문을 보내 공식 항의할 예정이다. 5위 한국전력(승점 38)은 이날 승리로 4위 우리카드(승점 39)와의 승점 차를 1로 좁혔다. 나란히 승점 42인 2위 OK금융그룹(16승 8패), 3위 KB손해보험(14승 10패)도 가시권에 뒀다. 중위권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2015∼2016시즌 이후 5시즌 만에 준플레이오프(준PO)가 성사될지도 관심거리다. 남자부는 3, 4위 팀의 승점 차가 3 이하면 단판으로 준PO가 열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시우(26·CJ대한통운·사진)가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에서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김시우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웨스트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셋째 날 공동 선두로 나섰다. 김시우는 이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따내며 중간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했다. 맥스 호마(31), 토니 피나우(32·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1위다. 대회가 열리는 PGA웨스트 스타디움코스는 김시우에게 잊을 수 없는 곳이다. 2012년 마지막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20위를 하며 PGA투어 사상 최연소(17세 5개월 6일) 통과 기록을 세웠다. 좋은 기억이 있는 이곳에서 김시우는 3년 8개월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김시우는 앞서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과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두 차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3번홀(파4)에서 버디를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한 김시우는 무결점 플레이를 이어갔다. 그린적중률 83.33%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16번홀(파5)에서 5번 우드로 친 세컨드 샷을 홀 약 2m 거리에 붙이며 이글 기회를 잡았지만 버디로 마무리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김시우는 경기 뒤 “샷이 전체적으로 좋았는데 그에 비해 퍼트가 못 미쳐 기회를 많이 못 살렸다. 오늘 감각을 그대로 이어가면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시우는 호마, 피나우와 함께 25일 오전 4시부터 최종 4라운드를 치른다. 2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임성재(23·CJ대한통운)는 트리플보기 1개, 보기 3개, 버디 5개로 1타를 잃으며 공동 20위(10언더파 206타)로 내려앉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센터 신영석(35·사진)이 남자부 센터로는 최초로 200서브득점 고지를 넘으며 팀을 2연패에서 건져냈다. 한국전력은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방문경기에서 3-2(22-25, 25-19, 19-25, 25-19, 26-24)로 승리했다. 연패를 끊은 5위 한국전력(승점 35)은 4위 우리카드(승점 39)와의 승점 차를 4로 좁혔다. 전날까지 198서브득점을 기록 중이었던 신영석은 2세트 23-18로 앞선 상황에서 이날 자신의 두 번째 서브득점을 하며 개인 통산 200서브득점을 달성했다. 신영석은 이날 서브 4개, 블로킹 3개를 포함해 개인 시즌 최다인 19득점(공격 성공률 80%)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4세트에만 팀 공격점유율 42.86%를 가져가며 8득점했다. 외국인 선수 러셀(25득점)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 많은 득점이다. 경기 후 신영석은 “서브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데 센터로서 최초로 기록을 세워 기쁘다”고 말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도 “어떤 센터와 상대해도 충분히 뚫어낼 수 있는 대한민국 넘버원 센터”라고 치켜세웠다. 삼성화재는 새 외국인 선수 마테우스가 양 팀 최다인 50득점으로 분전했지만 4연패에 빠졌다. 삼성화재는 승점 19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시즌 초반 답답한 흐름을 보이던 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가 새해 들어 5할 승률을 회복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라운드를 최하위로 마친 도로공사는 2021년에 치른 4경기에서 2승 2패를 기록하며 19일 현재 7승 12패, 승점 24로 4위에 올랐다. 3위 IBK기업은행(승점 26)과는 불과 2점 차다. 중위권에 진입한 도로공사의 중심에는 미국 출신 외국인 선수 켈시(26·라이트)가 있다. 올 시즌 새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켈시는 1라운드 36.43%였던 공격성공률을 4라운드 기준 45.12%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후위공격(44.44%)에서 강점을 보이며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득점(486점)은 4위다. 세터 이효희가 은퇴하면서 올 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고은을 주전 세터로 내세운 도로공사는 기술보다는 높이에서 강점이 있는 켈시를 택했다. 키 191㎝에 서전트 점프 높이가 63㎝인 켈시는 브라질, 스위스 리그 등에서 센터와 라이트를 오갔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내성적인 성격에 국내 코트에 적응하지 못하며 팀도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6연패에서 탈출할 때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드러내는 듯 눈물을 쏟기도 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생각보다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힘들었다. 공을 때릴수록 자신감이 붙고 있다. 켈시 안의 ‘승부사 기질’을 깨우려 선수단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 시 공을 때리기보다는 누르는 습관도 교정했다고 한다. 13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는 비록 2-3으로 역전패 당하긴 했지만 올 시즌 여자부 한 경기 최다 득점(49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23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중위권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다. 베테랑 센터 정대영(40), 배유나(32), ‘클러치박’ 레프트 박정아(28) 등이 버티는 도로공사는 큰 경기에 강하다는 평가다. 봄 배구 티켓만 따내면 그 이후로는 해볼 만하다는 각오다. 도로공사는 최근 몇 시즌 외국인 선수 때문에 웃고 울었다.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바나의 활약에 힘입어 통합우승을 일궜지만 2019~2020시즌 테일러가 태업 논란 끝에 팀을 떠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켈시는 과연 도로공사에 어떤 엔딩을 선물할까.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오빠가 돌아왔다. 현대캐피탈도 연승을 이어가며 환호했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코트에 복귀한 문성민(35)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이 대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을 질주했다. 현대캐피탈은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20∼2021시즌 V리그 남자부 방문경기에서 1, 2세트를 먼저 내준 뒤 3세트부터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 3-2(21-25, 17-25, 25-19, 25-18, 18-16)로 역전승했다. 9승 14패로 승점 24가 된 현대캐피탈은 6위에 머물렀지만 5위 한국전력(승점 33)에 승점 9점 차로 다가섰다. 반면 이날 승점 2점만 따내도 올 시즌 처음으로 3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우리카드는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베테랑 문성민의 투입이 경기 흐름을 바꿔놓은 터닝 포인트가 됐다. 2세트 6-13으로 뒤진 상황에서 허수봉과 교체돼 지난해 3월 1일 이후 처음 코트를 밟은 문성민은 2세트는 블로킹으로 힘을 보태더니 3세트부터 본격적으로 화력을 내뿜었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 8점을 올린 외국인 선수 다우디와 4득점을 기록한 문성민을 앞세워 이날 처음 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 초반에는 상대 외국인 선수 알렉스를 막지 못해 고전했지만 16-15에서 허수봉의 속공과 송준호의 오픈 공격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25-18로 승리했다. 최종 5세트는 듀스를 거듭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15-16으로 위기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 최석기의 서브 범실로 동점을 만든 뒤 다우디의 오픈 공격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곧이어 알렉스의 후위 공격을 최민호가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길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팀 최다인 31점을 올린 다우디는 공격 성공률 74.35%의 순도 높은 공격을 펼쳤다. 문성민 역시 7득점(공격 성공률 46.66%)으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대역전승을 이끈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후 “초반 어린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 최근 빡빡한 일정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다행히 베테랑들이 들어가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며 역전을 해냈다. 어린 선수들이 기존 선배들이 만들었던 명문 팀의 전통을 배운 한 판이었다”고 총평했다. “문성민이 돌아왔다”며 미소 지은 그는 “아직 몸이 아파 안쓰러워 보였다. 그래도 말하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 현대캐피탈의 기둥이 맞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선두 흥국생명이 이재영(22득점·공격 성공률 39.21%)과 김연경(15득점·공격 성공률 41.37%)의 활약을 앞세워 KGC인삼공사를 3-0(25-23, 29-27, 25-21)으로 완파했다. 4연승을 이어간 흥국생명은 승점 46으로 2위 GS칼텍스(34점)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 시즌 V리그의 스포트라이트는 ‘흥벤져스’ 흥국생명의 주역인 배구여제 김연경(33·레프트), 쌍둥이 자매 이재영(25·레프트), 이다영(세터)에게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세 명만으로 승리를 만들 수 없다. 배구 역시 팀플레이다. 이 뻔한 명제를 흥국생명 라이트 김미연(28·사진)이 몸소 입증하고 있다. 일찍부터 ‘영리하게 배구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미연이 공수 양면에서 세 선수의 뒤를 떠받치고 있다. 국내 복귀한 김연경에게 주장, 주전 자리를 내주는 등 한때 입지가 좁아졌지만 어깨 부상으로 팀을 떠난 외국인 선수 루시아(30)의 빈자리를 훌륭히 채워주고 있다. 선두를 질주하는 흥국생명의 숨은 공신이다. 올 시즌 김미연은 특히 서브 부문(세트당 0.354개)에서 1위로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김연경(0.352개)이 2위로 뒤를 이으면서 흥국생명은 팀 서브 1위(1.352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GS칼텍스 강소휘, 한국도로공사 문정원처럼 파워풀한 서브는 아니지만 영리하게 완급 조절을 한다는 평가다. 이정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김미연은 워낙 스윙과 공을 때리는 감각이 좋다. 서브를 밀어서 때리다 보니 공이 네트를 넘어서부터 변화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김미연은 “서브 연습을 많이 하면 오히려 범실이 많이 나와 실전에서 서브 감을 익히는 편이다. 올 시즌 코스를 잘 공략한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라 공격 비중이 높지만 리시브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다. 팀의 두 레프트인 김연경, 이재영의 공격 능력이 뛰어난 만큼 반대로 수비에서 이들의 짐을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새 외국인 선수 브루나(22)를 영입하긴 했지만 입국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김미연은 당분간 주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20일 격리 해제되는 브루나는 다음 달 실전에 투입될 예정. 국내 무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해 김미연의 존재감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오한남 대한민국배구협회장(69)이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협회는 선거에 단독 출마한 오 회장에 대해 정관에 의거하여 임원의 결격사유 심사를 거쳐 당선인으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대한항공, 금성통신 등에서 선수로 활약한 배구인 출신 사업가인 오 회장은 “한국배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기는 2024년 정기대의원총회 전날까지 4년이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GS칼텍스의 2년차 권민지(20)는 매일 밤 다이어리를 쓴다. 고1 때부터 쓰기 시작해 고3 이후로는 줄곧 거르지 않고 써왔다고 한다. 10년 뒤 돌아보면 뿌듯할 거란 생각에 시작한 습관이다. 배구에 대한 고민부터 일상생활이나 자신의 체중 같은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적고 있다고 한다.지난시즌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 후로는 새로운 이야기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바로 새로운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다. 대구여고 시절 레프트 유망주였던 권민지는 프로 무대에서 센터, 라이트 등 다양한 포지션에 도전하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레프트 이소영(27), 강소휘(24) 등이 버티는 팀의 레프트 자리는 이미 포화상태기 때문. 최근 경기 가평군 팀 체육관에서 만난 권민지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다보니 해야 할 일도 해보고 싶은 일도 많아졌다”며 환하게 웃었다.권민지는 팀이 소화한 18경기 중 16경기에 출전하며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주전 센터인 한수지(32)가 최근 발목 수술로 사실상 시즌 아웃되면서 더욱 어깨가 무거워졌다. 개인 기록에선 아직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파이팅으로 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팀 선배 강소휘도 “내 2년차 때보다 더 당차고 패기 있다. 블로킹에 막혀도 절대 주눅 들지 않는다. 더 세게 때린다”고 말할 정도다. 센터의 첫 번째 덕목 블로킹의 재미에 눈 뜨고 있다. 지난 시즌 세트 당 0.246개였던 블로킹이 올 시즌 0.408개로 늘었다. 권민지는 “코트 위에서 블로킹이 가장 짜릿하다. 확실히 프로 무대는 공격 속도가 빨라서 블로킹을 잡기가 쉽지 않은데 가끔 한 번씩 잡힐 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다. 이런 맛에 센터를 하는가 싶다”고 말했다. 같은 포지션의 선배들에게 상대 세터의 손 모양이나 시선을 읽는 방법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한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센터에서 블로킹을 하다보면 나중에 사이드에선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며 권민지를 독려하고 있다. 언젠가 레프트 공격수로 만개하고 싶다는 꿈도 있다. 그러기 위해 개인적으로 리시브 훈련을 하는 등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같은 코트 위 바로 눈앞에서 이소영, 강소휘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건 권민지에게 값진 자산이다. 권민지는 “가끔 소휘언니에게 어떻게 공격이 그렇게 빠를 수 있냐고 놀라서 물을 때가 있다. 코트 위에서 언니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 센터를 하지 않았더라면 얻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팀의 장점을 묻자 권민지는 “나는 뒤에서 소리만 지르면 된다. 언니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준다”고 답했다. 여자부 6개 구단 중 가장 젊은 팀 컬러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GS칼텍스는 올 시즌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을 견제할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1위 흥국생명과 2위 GS칼텍스의 대결은 여자부 최고의 흥행카드다. “코트에 들어갈 때 마다 꼭 하나씩 분위기를 올리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권민지의 각오에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GS칼텍스 팬들의 기대도 부풀어가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근 주춤하던 흥국생명이 모처럼 최강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였던 IBK기업은행을 만났을 때였다. 흥국생명은 17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방문경기에서 3-0(25-13, 25-19, 25-21)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전승을 거둔 것은 물론이고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경기를 펼치며 천적 모드를 유지했다. 이 경기는 77분 만에 끝나며 올 시즌 여자부 최단 시간 경기 타이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도 지난해 12월 18일 두 팀의 경기에서 나왔다. 2라운드까지 전승 행진을 이어가던 흥국생명은 3라운드 이후 이날 전까지 4승 3패로 상승세가 꺾여 있었다. 선수단 불화설에 루시아(30)가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새 외국인 선수 브루나(22)마저 입국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직전 경기(13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도 세트 스코어 0-2까지 뒤지다가 힘겹게 3-2 역전승을 따냈다. IBK기업은행을 상대로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천적 관계는 흔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IBK기업은행은 주전 레프트 표승주(29)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에서 라자레바(24) 일변도의 단조로운 공격을 펼쳐 완패를 자초했다. 반면 국내 선수 중 최장신인 김연경(33·192cm)과 베테랑 센터 김세영(40·190cm) 등이 버티는 흥국생명은 특히 외국인 선수 공격 비중이 높은 팀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격점유율 1위 디우프(47.37%)의 KGC인삼공사, 2위 라자레바(41.23%)의 IBK기업은행에 올 시즌 전승을 거두고 있다. 이날 공격에서는 레프트 김연경(공격성공률 40.62%), 이재영(25·39.47%)이 나란히 16득점하며 팀 승리를 합작했다. 김연경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이겼다. 연달아 경기가 많아 힘들지만 좋은 결과가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3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한편 코로나19로 개최가 불투명한 도쿄 올림픽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여자 배구 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김연경은 “열리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대감이 떨어졌다. 솔직히 지금은 기대감을 내려놓았다. 그저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안방 천안에서 풀세트 듀스 접전 끝에 한국전력에 3-2(25-22, 22-25, 25-22, 25-27, 17-15)로 이겼다. 현대캐피탈 다우디(26)가 양 팀 최다인 35득점(성공률 45.90%)으로 펄펄 날았다. 13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이기며 탈꼴찌에 성공한 6위 현대캐피탈(승점 22점)은 5위 한국전력(33점)과의 차이를 좁혔다. 4라운드 들어 4경기에서 최근 2연승을 포함해 3승 1패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