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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뒤부터 돌아봤다. 그리고는 5초 늦게 들어 온 2위를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코스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선두 경쟁을 벌인 라이벌을 맞이하는 예의였다. 경기를 마친 두 선수는 가지런히 놓인 침대에 누워 마사지도 나란히 받았다. 여자 엘리트 부문 우승은 2시간25분52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마가렛 아가이(29·케냐)에게 돌아갔다. 아가이는 2013년 대구국제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2시간23분38초)을 세우는 등 국내 코스에서의 좋은 기억이 많은 선수다. 2위는 아세테 베케레 디도(29·에티오피아)가 차지했다. 3위 메르시 제로티치 키바루스(33·케냐)는 2시간26분52초로 1위 아가이와 1분 차이가 났다. 아가이는 “발바닥 부상에 시달리느라 지난해에는 12월이 되어서야 처음 풀코스를 뛰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우여곡절이 참 많았는데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올해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해인만큼 앞으로도 컨디션 조절을 잘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뛰는 내내 서울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된다면 케냐에 있는 가족들과 다시 한번 서울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허투루 가르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남자 마스터스(일반인) 우승을 차지한 문삼성 씨(25)는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풀코스 도전”이라는 문 씨는 2시간29분48초 만에 42.195㎞를 뛰었다. 여자 엘리트 우승 기록(2시간25분52초)보다 문 씨가 더 빨랐다. 배명고 재학 시절까지 육상(1만m) 선수로 활약하다 현재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요즘 ‘방선희 마라톤 아카데미’에서 동호인을 지도하고 있다. 문 씨는 “혼자 자취하는 게 안타까웠는지 동호인 여러분들께서 물심양면으로 참 많이 도와주신다. 그래도 마라톤 선수 출신이 아니다 보니 농담 삼아 ‘제대로 가르치는 거 맞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번 우승으로 체면이 섰다”며 웃었다. 이어 “5년 동안 운동을 쉬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마라톤을 목표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한 달 전에 오른쪽 정강이뼈에 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통증이 있었지만 여태 준비한 게 너무 아까워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일단 나가자’며 출전했는데 좋은 결과를 받아서 기쁘다. 배문고 시절 은사였던 조남홍 감독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빅뱅’ 박병호(31·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 개막전 출전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박병호는 16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 링크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면서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박병호는 이날 까지 타율 0.400(25타수 10안타), OPS(출루율+장타력) 1.307을 기록 중이다. 두 부문 모두 이번 시범경기 때 25타석 이상 들어선 미네소타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박병호가 실력을 증명하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그를 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박병호가 다음달 4일(한국 시간) 열리는 개막전에 주전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박병호와 지명타자 자리를 다투던 케니 바르가스(27·푸에르토리코)가 부진한 것도 박병호의 주가가 올라간 이유로 손꼽힌다. 바르가스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13타수 1안타(타율 0.077)를 기록한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지만 현재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이날 미네소타와 맞대결을 벌인 세인트루이스 오승환(35)은 이번 시즌 개막을 메이저리그에서 맞을 게 확실하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이 “(한국이 WBC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오승환이 빨리 돌아오게 돼 솔직히 기쁘다”고 말할 만큼 구단에서 신뢰가 두터운 상태다. 미네소타와 세인트루이스는 17일 다시 맞붙기 때문에 박병호와 오승환이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열려 있다. 두 선수가 파란불이라면 김현수(29·볼티모어)는 노란불이다. 메이저리거 신분은 사실상 보장 받은 상태지만 벅 쇼월터 감독이 여전히 왼손 선발 투수를 상대로 김현수를 기용하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왼손 투수가 나오자 휴식을 취했던 김현수는 이날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올해 연봉 2000만 달러를 받는 추신수(35·텍사스)는 시범경기 성적과 무관하게 개막전 출전은 보장받은 상태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25(16타수 2안타)로 부진하지만 추신수는 “건강하게 개막을 맞는 게 중요하다. 정규시즌이 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재활 중인 류현진(30·LA 다저스)은 17일 경기 결과에 따라 개막일 행선지가 달라질 수 있다. 류현진은 이날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3이닝을 던질 계획이다.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은 결국 마이너리그 AAA에서 시즌 개막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17년에는 1000만 관중을 돌파할 겁니다.”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2014년 12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약 834만 명. 2015년(약 736만 명)보다 13.2% 늘어난 숫자다. 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프로야구는 1000만 명은 몰라도 900만 명 돌파는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하기도 전에 흥행 악재를 만났다. 첫 번째 암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다. 실제로 2013년 한국 대표팀이 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을 때도 총 관중은 약 633만 명으로 716만 명 가까이 찾았던 전년도보다 11.5% 줄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5월 초순까지 ‘대선 정국’이 펼쳐지는 것도 야구장을 향한 팬들의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 프로야구 한 시즌 중에서 관중이 제일 많이 찾는 달은 5월이고 개막 첫 달인 4월도 월별 최다 관중 2, 3위를 다툰다. 특히 어린이날(5월 5일)은 지난해 5개 구장에 총 11만4085명이 찾아 역대 프로야구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울 만큼 관중이 많은 날이지만 올해는 대선이 코앞이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촛불 집회’에 다녀왔다는 한 프로야구 선수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뉴스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사람들이 뉴스를 보느라 프로야구 중계를 외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프로 스포츠 종목 중에서 TV 시청률로는 프로야구와 1, 2위를 다투는 프로배구도 이미 ‘최순실 게이트’에 영향을 받았다. 4라운드까지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은 0.8%로 지난 시즌 1.1%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남자부 평일 경기(오후 7시 시작) 도중 주요 방송사 메인 뉴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시청률이 내려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좋게 말하면 치열한 명승부였고, 나쁘게 말하면 처절한 꼴찌 탈출전이었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마지막에 웃은 건 한국이었다. 한국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대만을 11-8로 물리쳤다. 양의지(두산)가 8-8로 맞선 연장 10회 1사 1, 3루에서 희생 플라이로 결승 타점을 올린 데 이어 곧바로 대타 김태균(한화)이 홈런을 때려내며 2점을 보탰다. 이날 한국은 4회초 공격 때 이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8-3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투수진이 야금야금 실점하면서 결국 8회에 8-8 동점을 허용했다. ‘끝판왕’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탈삼진 능력이 아니었다면 9회말 무사 2루 위기 때 끝내기 패배를 당할 수도 있는 상태였다.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이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이후 10년 동안 상대가 두려워 할만한 선발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며 우려한 대로였다. 투수만 세대교체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 김 감독은 “지도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앞으로 매년 국제대회가 있는 만큼 젊은 감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초반에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믿고 계속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2021년 WBC 때 지역 예선부터 시작해야 하는 수모에서 벗어났다. WBC 1라운드 각 조 3위는 다음 대회 본선에 자동 출전하지만 4위는 별도 예선을 거쳐야 한다. 이날 패배로 4위가 된 대만은 2013년 자국에서 1라운드 경기가 열린 제3회 WBC에 이어 두 번째로 예선부터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지역 예선을 치르게 되면 2020년 프로야구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네덜란드를 4-2로 꺾고 3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확정했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2승 1패)는 일본 도쿄로 건너가 12일부터 시작하는 2라운드 E조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이스라엘 포수 라이언 라바웨이는 타율 0. 556(9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서울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코트의 여우’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54)은 환하게 웃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눈가는 곧 촉촉이 젖어들었다. 3세트 24-21에서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러브(26·캐나다)가 때린 공이 상대 블로킹에 맞고 코트 바깥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이 순간 흥국생명은 9시즌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주전 센터 김수지(30)가 다가와 자기 우승 메달을 걸어주자 박 감독의 눈물샘이 본격적으로 터졌다. 김수지가 메달을 걸어준 건 박 감독이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배구 야구 축구)를 통틀어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여성 감독이 된 걸 축하하는 의미이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안방경기에서 KGC인삼공사에 3-0(25-15, 25-13, 25-21) 완승을 거뒀다. 흥국생명은 이 승리로 승점 59점을 확보하면서 여자부 역대 최다인 네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 이전에 국내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여성은 조혜정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전 감독(2010∼2011)과 이옥자 여자 프로농구 KDB생명 전 감독(2012∼2013)뿐이었다. 그마저 두 팀 모두 최하위에 그치면서 두 감독 모두 한 시즌 만에 자리를 내놓았다. 박 감독은 달랐다. 2013∼2014 시즌 최하위(7승 23패)였던 흥국생명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4∼2015 시즌에는 15승 15패(4위)로 성적이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18승 12패(3위)로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도 나갔다. 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팀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재계약(2년)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3연패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한 끝에 결국 정규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사람들이 자꾸 ‘엄마 리더십’이라는 말을 쓰는데 나는 듣기 싫다. 여성 감독이라고 특별한 평가를 받을 게 없다”면서도 “그동안 ‘박미희가 잘해야 여성 감독이 또 나온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담이었다. 오늘 우승으로 그 부담을 덜게 됐다.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통합 우승도 꼭 차지하겠다”며 젖은 눈가를 닦았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초대(1984년) 대통령배 배구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배구 선수로서는 키(174cm)가 큰 편이 아닌데도 센터로 뛰었고, 88 서울올림픽 때 수비상을 받을 정도로 수비력도 뛰어났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활약 덕에 얻은 별명이 ‘코트의 여우’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도 안방 팀 대한항공이 2전 3기 끝에 삼성화재에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승리하며 6시즌 만에 두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연고지를 나눠 쓰는 프로배구 남녀부 팀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건 프로배구 13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솔직히 우승하고 싶다.” 헨즐리 묄런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회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해 “네덜란드 야구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 주겠다”며 웃었다. 네덜란드는 7일 오후 6시 30분 한국과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묄런스 감독은 “네덜란드 야구는 2013년 WBC (4강) 이후 계속 성장해 왔다. 메이저리거도 여럿 배출했다”면서 “이번 대표팀에도 재능 넘치는 선수들이 모였다. 선수들이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서 잘해 주기만 한다면 아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네덜란드에서는 물론 축구가 제일 인기 있는 종목이지만 야구 열기가 뜨거운 두 섬(카리브 해에 있는 옛 식민지 퀴라소, 아루바)의 영향으로 야구도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퀴라소, 아루바 시간으로는 오전 3시에 내일 경기가 열리는데 사람들이 전부 알람을 맞춰 놓고 일어나 경기를 볼 것으로 확신한다. 재미있게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7일 이스라엘과 첫 경기를 치르는 궈타이위안 대만 감독은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 팀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팀 전력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도 승리를 원한다”고 말했다. 궈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만 베테랑 타자 후진룽(33)은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대만에 좋은 선수가 얼마나 많은지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후진룽은 2006년 WBC 이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에서 뛰었던 선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투수를 보호하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프로야구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규정이 따로 있다. 이런 규정을 채택한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면 ‘투수 보호’다. 정규 시즌 개막을 기준으로 몸을 만드는 데 익숙했던 선수들이 WBC 때는 다른 시즌 때보다 앞서 실전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이 때문에 부상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우선 투구 수 제한이 있다. 1라운드 때는 투수 한 명이 한 경기에서 투구 수 65개를 넘길 수 없다. 2라운드 때는 80개까지 던질 수 있고, 최종 라운드 때는 95개로 제한 투구 수가 늘어난다. 또 50개 이상 던진 투수는 최소 나흘을 쉬어야 하고, 30개 이상 50개 미만을 던지거나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른 투수도 꼭 하루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번 대회부터는 ‘지명 투수’ 제도도 도입됐다. 지명투수는 라운드가 바뀔 때마다 새로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는 투수 풀(pool)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각 감독은 최대 10명까지 지명투수를 지정할 수 있으며 각 라운드 시작 전 이 10명 중 최대 두 명까지 투수 엔트리를 교체할 수 있다. 이전에는 부상이 아니면 엔트리를 교체할 수 없었다. 단,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현재 투수 엔트리 13명으로 대회를 끝까지 치르겠다고 밝혔다. 주자를 1, 2루에 놓고 이닝을 시작하는 ‘승부치기’ 역시 경기가 늘어지는 걸 방지해 투수를 아끼려는 조치다. 올해는 승부치기 시작 시점을 11회로 앞당겼다. 2013년 대회 때는 13회부터 승부치기를 적용했다. 대회 조직위는 또 14회까지 승부가 나지 않을 때는 경기를 일시 중단하고 다음 날 재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은 1, 2라운드 때는 홈런 여부에 대해서만 판정을 실시한다. 최종 라운드 때는 메이저리그와 똑같이 18가지 사안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게 된다. 비디오 판독 실시 여부는 심판장만이 결정할 수 있다. 1, 2라운드 때 2승 1패 또는 1승 2패인 팀이 세 팀 나오면 △이닝당 최소 실점 △최소 평균자책점 △최고 타율 순으로 1위를 정하고, 나머지 두 팀은 단판 순위 결정전(타이 브레이커)을 치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배추밭 소년’ 이상호(22·한국체대)가 한국 스노보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메달을 따냈다. 이상호는 5일 터키 카이세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 결승전에서 안드레아스 프로메게르(27·오스트리아)보다 0.21초 늦게 들어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은 두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먼저 들어오는 순서대로 승부를 가린다. 지난달 삿포로 겨울 아시아경기 때 회전, 대회전에서 2관왕을 차지했던 이상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고랭지 배추밭에 만든 눈썰매장에서 기량을 갈고 닦아 배추밭 소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 선수끼리 맞붙은 3, 4위 결정전에서는 최보군(26·상무)이 김상겸(28·전남스키협회)을 0.27초 차이로 따돌리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문자 그대로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대한항공은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려면 승점이 최소 2점은 필요한 상태였고, 3위 한국전력 역시 4위 삼성화재의 추격을 뿌리치려면 승점이 절실한 상태였다. 게다가 두 팀은 지난달 15일 열린 5라운드 맞대결 때 ‘부정 유니폼’ 문제로 논란을 빚으며 악연을 맺기도 했다. 결국 웃은 건 한국전력이었다. 한국전력은 3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3-1(22-25, 25-23, 25-20, 25-16)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전력은 승점 59를 확보하며 4위 삼성화재(승점 54)에 승점 5점을 앞서게 됐다. 프로배구 남자부에서는 3, 4위 간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때만 단판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이날 대한항공을 꼭 이기고 싶었다.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0∼2011 시즌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가 바로 신 감독이었다. 그래서 안방에서 대한항공이 우승하는 걸 지켜보기 싫다는 게 신 감독의 솔직한 속내였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에 3-2(27-25, 23-25, 17-25, 25-18, 15-13)로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3연패에서 탈출해 3위가 됐다.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1980, 90년대 ‘코팅 책받침’을 장식한 대만 출신 여배우는 왕조현이 아니라 왕쭈셴이다. 현행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은 신해혁명(1911년) 이후 태어난 중국권 인사는 표준 중국어 발음에 맞춰 이름을 쓰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룡이 아니라 청룽이고, 주윤발이 아니라 저우룬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궈타이위안 감독(55)도 이렇게 강제 개명(?)당한 사례에 속한다. 궈 감독이 누군지는 몰라도 ‘오리엔트 특급’ 곽태원을 기억하는 올드팬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선동열(54)이 있다면 대만(당시 자유중국)에는 곽태원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궈 감독은 1980, 90년대 국내에서도 유명한 선수였다. 궈 감독이 오리엔트 특급이라는 별명을 얻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때 당시 동양 최고 기록이던 시속 158km짜리 빠른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LA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궈 감독은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에 입단했고 데뷔 첫해부터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며 자기 이름을 알렸다. 이후 궈 감독은 1997년까지 세이부에서만 13년 동안 뛰면서 퍼시픽리그 우승 10번, 일본시리즈 우승 6번을 경험했다. 일본 프로야구 통산 성적은 117승 68패 1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16이었다. 한국, 대만과 함께 이번 WBC 1라운드 A조에 속한 네덜란드의 헨즐리 묄런스 감독(50)도 한국 프로야구와 인연이 있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쌍방울이 2000년 시즌을 대비해 뽑은 선수가 바로 묄런스 감독이었다. 그는 이해 사실상 팀 역사를 계승한 SK에 입단했지만 14경기 만에 타율 0.196, 1홈런, 3타점을 남긴 채 짐을 싸야 했다. 지난달 28일 한국과 연습경기를 치른 호주(B조) 대표팀에는 2011년 KIA에서 뛴 트레비스(35)가 몸담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트레비스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한국 타자들은 적시타 등을 치고 나서 방망이를 던지는 소위 ‘빠던’(bat flip)이 메이저리그에서는 금기에 속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그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타자 사이에서는 빠던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상무와 7이닝 시범 경기를 치러 1-4로 패했다. 선발 투수 이대은(28·경찰청)은 이날 3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1과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하고 조기 강판을 당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이스라엘이 경찰청을 5-2로 이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역시 한국 야구 대표팀 4번 타자 자리는 이대호(35·롯데)가 아니면 안 되는 걸까.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들 훈련을 지켜보던 중 “4번(타자)을 바꿔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대호의 4번 타자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이번 대표팀 4번 타순에는 최형우(34·KIA)가 들어섰지만 세 차례 평가전에서 안타를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이대호도 안타 하나로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있지만 타격 컨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게 김 감독 평가다. 김 감독은 “이대호는 연습 배팅에서 좋다. 타구가 빨리, 또 멀리 날아간다”며 “본인도 이제 감이 온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태균(35·한화)이 4번 타순에 들어설 확률도 있다. 김 감독은 이날 훈련 뒤 열린 조별리그 A조 ‘서울 라운드’ 공식 기자회견 때도 김태균을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김태균은 연습 경기에서 타율 0.500(8타수 4안타), 4볼넷,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WBC 1라운드 조별예선은 팀별 세 경기로 승부가 갈린다. 게다가 투구 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믿을 만한 투수를 계속 마운드에 올릴 수도 없다. 4번 타자 자리만큼 마운드 싸움도 중요한 이유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동안 WBC에서 투수들이 성적이 좋았지만 그래도 늘 투수가 걱정”이라며 “투수 쪽이 버텨주면 괜찮은 승부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한국은 다른 팀보다 사정이 낫다는 게 나머지 3개국 감독 생각이다. 제리 와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은 “한국은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모두 편안해 보이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과 첫 경기를 치르는 이스라엘은 전체 엔트리 28명 중 16명을 투수로 채웠다. 다양성을 무기로 한국 타선을 잠재우겠다는 계획이다. 고척돔에서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한국 팀 전력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헨즐리 묄런스 네덜란드 감독은 “한국 팀 연습 경기를 세심히 살펴봤다. 투타 모두 강한 데다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라고 평가했다. 한국과 함께 A조에서 양 강으로 손꼽히는 대만의 궈타이위안 감독은 “한국 팀 경기를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다”면서도 “그간 국제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이번에도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 팀은 투수진이 기량도 좋지 못한 데다 컨디션도 떨어져 걱정”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 2일에는 상무, 4일에는 경찰청과 공식 연습 경기를 치른 뒤 6일 오후 6시 30분 이스라엘을 상대로 1차전에 나선다.황규인 kini@donga.com·임보미 기자 }

‘빅뱅’ 박병호(31·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 복귀를 향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삼진 위기에서 날아오는 빠른 공에도 눈을 뜬 듯하다. 박병호는 28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 링크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호세 우레나(26)가 던진 시속 96마일(약 154km)짜리 빠른 공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26일에 이어 이번 시범경기에서 박병호가 터뜨린 두 번째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당시에도 시속 93마일(약 150km)짜리 공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는 지난해 상대 투수가 93마일 이상 빠른 공을 던졌을 때 타율이 0.105(57타수 6안타)에 그치면서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올해는 아예 마이너리그로 계약이 이관된 상태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이후에 홈런을 치고 있다는 것 역시 메이저리그 복귀에 청신호로 여겨진다. 박병호는 이날 노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홈런을 터뜨렸고, 이틀 전 홈런도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나왔다. 박병호는 지난해 2스트라이크 이후에 타율 0.130(131타수 17안타)으로 부진했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기술적으로는 지난해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단,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상대에 맞춰 리듬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박병호는 현재 시범경기 세 게임에서 타율 0.571(7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이번 스프링캠프 초반 미네소타에서 가장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는 건 박병호”라고 추켜세웠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13시즌 만에 처음으로 삼성화재 없는 ‘봄 배구’가 열릴까. 아니면 우리카드가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게 될까. 두 팀 모두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2016∼2017 NH농협 V리그 정규리그 경기가 ‘종착역’을 2주 남겨두고 있다.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는 27일 현재 나란히 승점 51점을 기록하고 있다. 순위는 한 경기 덜 치른 우리카드(16승 16패)가 4위, 삼성화재(16승 17패)가 5위다. 이 두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일단 4위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3위 한국전력(현재 56점)과 승점 3점 이내로 시즌을 마쳐야 한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경기가 다음 달 2일 열리는 두 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삼성화재는 이 경기에서 승점 3점(3-0, 3-1 승리 경우)을 따지 못하면 무조건 봄 배구 탈락이다. 기왕이면 3-0 승리가 좋다. 3-1로 이겨도 우리카드가 그 이후 남은 3경기에서 승점 9점을 따내면 세트득실률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도 첩첩산중이다. 삼성화재는 1위 대한항공, 2위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모두 승점 3점을 더한 뒤 한국전력이 남은 세 경기에서 승점 7점 이하를 추가하는 데 그쳐야 13년 연속 봄 배구에 나설 수 있다. 우리카드도 삼성화재보다는 여유가 있지만 숨 가쁘기는 매한가지다. 한국전력이 세 경기에서 승점을 모두 3점씩 더한다고 가정하면 우리카드는 최소 승점 11점을 더해야 한다. 남은 경기가 4경기니까 역시 매 경기 승점 3점이 필요하다. 그래도 4전 전승을 거두면 한국전력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여자부에서는 3위 KGC인삼공사(41점)와 4위 현대건설(39점)이 한 장 남은 봄 배구 티켓을 다툰다. 승점은 KGC인삼공사(14승 14패)가 앞서 있지만 현대건설(13승 14패)이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이라 순위는 뒤집힐 수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번 시즌을 전망하며 “15승 정도 거둘 수 있는 투수 두 명만 들어와도 싸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7위)보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마운드 보강이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화 구단이 이 요구에 확실히 응답했다. 한화는 오른손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도미니카공화국·사진)와 몸값 총액 150만 달러(약 17억 원)에 계약했다고 24일 발표했다. 200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비야누에바는 2007년 이후 마이너리그 등판 기록이 14번밖에 되지 않는 ‘메이저리그 붙박이’ 출신이다. 특히 2011년 재활 등판 이후에는 아예 마이너리그 경기에 나온 적이 없다. 메이저리그 경험 면에서는 앞서 한화가 180만 달러를 주고 영입한 7년 차 메이저리거 오간도(34)보다도 낫다.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에서 11년 동안 99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성적은 41승 55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31.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던 비야누에바는 2013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2년간 1000만 달러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기도 했다. 2년 차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28)와도 150만 달러에 재계약한 한화는 외국인 선수 3명 영입에 480만 달러의 몸값을 치렀다. 이는 넥센(265만 달러)과 SK(215만 달러)의 외국인 선수 몸값을 합친 것과 같은 금액이다. 외국인 선수 몸값 2위 두산(388만 달러)과 비교해도 100만 달러 가까이 많은 최고 금액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이 ‘스피드스케이팅 신성’ 김민석(18·평촌고)의 도움으로 역대 겨울아시아경기 최다 금메달(14개)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은 2017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엿새째인 23일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추가했다. 금 14개, 은 12개, 동 10개로 이날 현재 개최국 일본(금 14, 은 15, 동 16개)에 은메달 숫자에서 뒤져 2위를 달렸다. 한국이 남은 사흘 동안 금메달 하나만 추가하면 이번 대회 금메달 목표(15개)를 달성하게 된다. 김민석은 이날 일본 홋카이도 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1분46초2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석 개인에게는 전날 팀 추월에 이은 두 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단의 13번째 금메달이었다. 한국 선수단이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때 따낸 겨울아시아경기 최다 금메달 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29·대한항공)이 우승하면서 한국의 금메달은 14개로 늘었다. 김민석은 매스스타트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에 나선 김보름(24·한국체대)도 동메달을 더했다. 여자 알파인 스키에서는 행운의 메달이 나왔다. 강영서(23·한국체대)는 여자 대회전에서 1, 2차 시기 합계 2분32초35로 4위를 기록했지만 1∼3위가 모두 일본 선수였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겨울아시아경기 때 한 나라 선수가 같은 종목 메달을 모두 가져가는 걸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위에 이름을 올린 강영서에게 동메달이 돌아왔다. 전날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대회 3연패에 실패한 남자 컬링 대표팀은 대만을 10-5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출전한 김마그너스(19·대한스키협회)는 은메달을 더했다. 그는 이날 삿포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km 클래식 경기에서 25분32초5로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최다빈(17·수리고)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총점 61.3점으로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중간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노멀힐(여자), 라지힐(남자).”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5, 16일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을 앞두고 세부종목을 이렇게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이 소개는 결국 거짓말이 됐다. 16일 남자 경기가 노멀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바람이 문제였다. 조직위에 파견 근무 중인 기상청 관계자는 “스키점프대를 교체한 건 착지 지점에 바람이 변화무쌍하게 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40억 원을 들여 점프대를 감싸는 방풍 네트를 설치했지만 ‘바람골’이라고 부르던 지역에 스키점프대가 자리 잡은 태생적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 것이다. 이에 기자는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 때 스키점프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방풍 대책이 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기사를 썼다. 그러자 조직위는 17일 “강풍으로 인한 경기 취소 또는 경기 구역 변경은 타 월드컵 대회에서도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FIS 홈페이지에 남자부 우승자들이 방풍 네트의 우수성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적어도 올 시즌 스키점프 월드컵 남자 경기가 노멀힐에서 열린 건 16일 딱 한 번뿐이다. 그 전까지 2016∼2017 시즌 남자 경기는 총 스무 번 열렸는데 모두 라지힐이거나 그보다 더 높은 플라잉힐에서 열렸다. 게다가 올림픽 때는 라지힐 경기를 노멀힐로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 바람이 심술을 부리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1988 캘거리 대회 때도 라지힐 경기가 예정보다 사흘 늦게 열린 적이 있다. 또 조직위 눈에는 FIS 홈페이지에 ‘평창의 까다로운 바람(Tricky wind in Pyeongchang)’ 때문에 애를 먹은 선수가 있었다는 기사는 보이지 않은 모양이다. 선수들이 방풍 네트를 칭찬했다는 기사에도 ‘바람 여건(condition)이 좋지 못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스키점프 여제’ 다카나시 사라(21·일본)는 ‘공풍(恐風·무서운 바람)’이라는 표현으로 바람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여자 선수들이 바람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다. 맞바람이 불면 (점프대 뒤에 설치한) 방풍 네트도 막을 수 없는 것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 여자부 경기 시간은 평균 3분 4초로 앞서 치른 올 시즌 16개 대회 평균(2분 14초)보다 50초 늘었다. 선수들이 바람이 잦아들 때까지 게이트(출발대) 위에서 기다리거나 출발대 위치를 조정하는 데 1분 가까이 보낸 것이다.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은 게 당연한 일이다. 이번 대회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테스트 이벤트’였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고 올림픽 개막 전까지 이를 보완하려고 이번 대회를 치른 것이다. 방풍 네트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데이터도 부족하다.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하기보다 눈앞의 비판만 모면하려는 듯한 조직위의 태도가 아쉽다. ―평창에서 황규인·스포츠부 기자 kini@donga.com}

루지는… 좀 이상하다. 특이하다는 게 아니라 다르다는 뜻이다. 루지는 봅슬레이, 스켈레톤과 함께 썰매 종목 중 하나다. 트랙(경기장)도 봅슬레이, 스켈레톤과 같은 곳을 쓴다. 그런데 연맹은 따로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에서 주관하지만 루지는 국제루지연맹(FIL)이 따로 있다.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도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과 대한루지경기연맹이 별도다. 여기서 잠깐 아직도 헷갈리시는 분들께 설명 드리자면 얼음 위의 포뮬러원(F1)이라고 부르는 차처럼 생긴 썰매를 타고 달리는 게 봅슬레이, 납작한 썰매에 엎드려 타는 게 스켈레톤이다. 루지는 누워서 탄다. 루지 썰매는 엉덩이 받침대가 있다는 걸 제외하면 널찍한 판 아래 날이 달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다. 세 종목 모두 썰매 모양이 다르지만 굳이 따지자면 차 형태로 된 썰매를 타는 봅슬레이보다는 스켈레톤과 루지가 더 비슷하다. 그런데도 스켈레톤이 루지가 아니라 봅슬레이와 짝을 이룬 이유는 뭘까. 이건 스켈레톤이 뒤늦게 올림픽에 재합류한 결과다. 스켈레톤은 모두 생모리츠에서 열렸던 1928년과 1948년 겨울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지만 그 뒤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까지는 올림픽에서 볼 수 없었다. 그 자리에 대신 들어간 게 루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1954년 스켈레톤 대신 루지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넣기로 결정하면서 1957년 FIL이 국제봅슬레이연맹(FIBT)에서 독립했다. 루지는 1964년 인스부르크(9회) 대회 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됐다. FIBT가 2015년 이름을 바꾼 게 바로 IBSF다. 그렇다고 루지가 계속 FIBT와 함께 했던 건 아니다. 첫 국제 루지 단체는 1913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문을 연 국제썰매스포츠연맹(ISSF)였다. 이 단체는 1935년 FIBT와 합병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다고 독일의 힘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역대 루지 올림픽 금메달 44개 중 31개(70.5%)를 독일에서 가져갔다. 한국 양궁도 올림픽 금메달 40개 중 23개(57.5%)밖에 따내지 못했다. 한국 루지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긴급 수혈’한 여자 선수 에일린 프리쉐(25) 역시 독일 출신이다. 스켈레톤은 올림픽에서 빠지면서 잊혀진 종목이 되는 듯했다. 그러다 1970년대 들어 봅슬레이와 똑같은 트랙에서 경기를 치르는 ‘봅슬레이 스켈레톤’을 개발하면서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FIBT는 1980년대 후반 스켈레톤 학교를 만들고 선수를 키우면서 스켈레톤 종목 육성에 나섰고 결국 2002년 다시 스켈레톤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원래 썰매 경기는 자연 환경을 그대로 살려 경기장을 짓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런 경기장에서는 엎드려 썰매를 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평창 슬라이딩센터 같은 인공 트랙이 늘면서 스켈레톤 경기 진행이 수월해진 것 역시 스켈레톤의 부활에 영향을 줬다. 게다가 알고 보면 종목 특성도 봅슬레이하고 스켈레톤이 더 가깝다. 두 종목 모두 선수가 출발점에서 두 발로 뛰어 출발한다. 반면 루지는 누워서 두 팔로 썰매를 미는 출발법으로 경기를 치른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상하체를 모두 잘 활용해야 하고 루지는 하체보다는 상체가 더 중요하다. 또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100분의 1초로 승부가 갈리지만 루지는 1000분의 1초 승부다. 한국에는 루지가 제일 먼저 들어왔다. 1989년 처음 생긴 썰매 종목 단체 이름도 대한루지경기연맹이었고, 1998년 나가노 대회 때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것도 루지였다. 그 뒤 이 연맹은 1992년 대한루지봅슬레이경기연맹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6년 대한루지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으로 다시 바꿨다. 그 뒤 2008년 국제 흐름에 따라 루지와 봅슬레이스켈레톤이 분리됐다.평창=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바람이 너무 강해 출발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스키점프의 아이돌’ 다카나시 사라(21·일본)는 15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 평창 1차 대회 여자 노멀힐 경기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이렇게 말했다. 다카나시는 16일 2차 대회 때 우승하며 역대 스키점프 월드컵 최다 우승(53회)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바람이 잦아들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1차 시기에서 1위를 차지한 마렌 룬뷔(23·노르웨이)가 2차 시기 때 강풍에 오른쪽으로 몸이 쏠리지 않았다면 다카나시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바람이 여자 경기에만 영향을 준 건 아니다. 당초 이날은 여자 경기에 이어 남자 라지힐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는 여자 경기 도중 남자 경기도 노멀힐에서 치르기로 방침을 바꿨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라지힐 출발 지점과 착지 지점에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상대적으로 바람이 덜 부는 노멀힐 쪽으로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평창 올림픽 스마트 기상 지원 서비스’에 따르면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7시 라지힐 출발 지점에는 초속 7.9m로 뒤쪽에서 바람(남서풍)이 불었다. FIS는 스키점프 출발대에 설치한 기상관측장비 기준으로 바람이 초속 3m 이상으로 불 때는 경기를 중단하고, 5m 이상일 때는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평창 스키점프 센터에는 힐사이즈(HS) 109m인 노멀힐과 140m인 라지힐 점프대가 자리 잡고 있다. 올림픽 등에서 남자 스키점프 경기는 노멀힐과 라지힐 두 곳에서 모두 열리지만 이번 대회 때 남자 경기는 라지힐에서만 치를 예정이었다. 전날 1차 대회 때 남자 선수들은 예정대로 라지힐 점프대에서 하늘로 올랐다. 이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바람이 문제가 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대륙간컵 스키점프 대회 때는 미국 선수가 뒤에서 분 바람에 중심을 잃고 떨어졌고, 그 뒤로 한동안 국제대회를 열지 못한 때도 있었다. 보통 스키점프 경기장은 산골짜기 안에 있는 일이 많은데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는 인근에 풍력발전소가 보일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부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경기장이 들어서기 전 이곳을 부르던 이름이 ‘바람골’일 정도다. 결국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 경기장에 총길이 241m, 면적 4600m²인 방풍 네트를 설치했다. 방풍 네트를 완공한 뒤 평창조직위는 “감풍률(減風率)이 70%로 나타났다”고 자랑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무용지물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게 됐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스키점프 월드컵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테스트 이벤트 성격으로 열린 것이다. 이번에 문제를 알게 됐으니 오히려 ‘고마운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 대표 최흥철(36), 최서우(35), 김현기(34·이상 하이원) 모두 30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평창=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무임승차는 부끄럽다’던 소녀는 결국 자력으로 평창행 티켓을 따냈다. 주인공은 사실상 한 명뿐인 한국 여자 스키점프 선수 박규림(18·상지대관령고)이다. 박규림을 제외한 한국 여자 스키점프 선수는 초등학생 유망주밖에 없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테스트이벤트 형태로 열린 2016∼2017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여자 선수 역시 박규림이 유일했다. 박규림은 15일 열린 여자 노멀힐 평창 1차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67.1점으로 참가 선수 32명 중 30위를 차지했다. 30위는 FIS 월드컵 포인트 1점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아래 순위는 포인트가 없다. 이 포인트가 있어야 자력으로 올림픽에 진출할 수 있다. 박규림의 30위가 의미 있는 이유다. 박규림은 경기를 앞두고 “이미 개최국 쿼터로 올림픽에 나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래도 당당하게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규림은 남자 스키점프 대표팀을 다룬 영화 ‘국가대표’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보고 중학교 1학년 때 스키점프의 매력에 빠졌다. 박규림은 “처음 본 순간부터 스키점프가 너무 좋아서 정말 무작정 시작하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처음 시작할 때는 (높이) 90m짜리 정식 점프대에 언제나 설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월드컵 무대까지 오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스키점프대에 더 많이 서고 체력도 열심히 길러서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규림의 롤모델은 월드컵 통산 52승에 빛나는 다카나시 사라(21·일본)다. 다카나시가 2014년 한국을 찾았을 때 박규림은 그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박규림은 “평소에 그의 경기 장면을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찾아보면서 많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나시는 이날 이토 유키(23·일본)에게 우승을 내주고 2위에 그쳤다. 만약 다카나시가 우승했다면 남자 선수인 그레고어 슐리렌차워(27·오스트리아)가 가지고 있는 월드컵 역대 최다 우승 기록(53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평창=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