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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강화방안이 시행된 첫 날에도 일부 종교 시설의 예배가 이어졌다. 현장 점검에 나선 공무원들과 시설 관계자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 예배 강행 교회, 공무원 막던 신도 실려가기도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담임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주일 연합예배를 열었다. 예배당 안의 교인들은 옷깃이 스칠 만큼 다닥다닥 붙어 앉아있었다. 교회 측이 준비한 간이의자는 물론이고 통로까지 교인들이 가득 찼다.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교회에는 교인 20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40여 명의 공무원이 현장점검을 나오면서 이들을 막는 교회 관계자와 공무원 사이에 약 30분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서울시와 구청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교회 내부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펜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한 여성 교인이 뒤로 넘어져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이 ”이 시국에 대체 왜 모이느냐“고 항의하면서 교회 관계자와 말다툼이 벌이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교회 측이 시청과 성북구청 관계자 6명을 안으로 들여보내는 데 합의하면서 가까스로 점검이 진행됐다. 같은 시각 예배를 강행한 강남구 순복음강남교회에서도 서울시의 현장점검이 진행됐다. 예배 참석 인원은 서울시 추산 300여 명. 교회 측은 정문을 제외한 출입문을 봉쇄하고 교인임을 증명하는 증서를 확인한 뒤 입장시켰다. 입구 옆에는 열 감지 카메라라 있었다. 서울시는 현장점검 첫 날 주말 예배를 강행하기로 한 대형교회 9곳을 찾아 현장 감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경탁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내릴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보름간 교회·실내체육·유흥시설 집중 단속 정부는 이들 종교시설과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에 대해 22일부터 보름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집단발병이 전체 환자 발생의 80.7%에 이르렀다. 종교시설 관련 발생이 그 중 90여 건으로 가장 많았다. 1건당 평균 17.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실내 체육시설의 경우 집단발병 1건에서 총 116명(천안 줌바댄스)의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음달 5일까지 종교·실내체육·유흥시설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 의한 집회·집합금지 제한을 받게 된다. 불가피하게 운영할 경우 △유증상자 즉시 귀가 조치 △출입자 발열 확인 △서로 간 1~2m 간격 유지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하루 최소 2회 환기 △감염 관리 책임자 지정 및 출입자 명단 작성과 같은 방역지침을 지켜야 한다. 불이행이 적발되면 지자체로부터 운영금지 명령을 받는다. 금지명령을 어기고 운영하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한다. 이로 인해 확진 환자가 발생할 경우 입원·치료비, 방역비에 대해 손해배상(구상권)까지 해야할 수 있다. 이런 운영제한 조치는 지자체에 따라 확대적용이 가능하다. 노래방, PC방, 학원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밖에도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외출 제한을 권고했다. 보름간 모임, 여행, 행사 등도 연기하거나 취소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앞으로 보름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결정적 시기“라며 ”확산세를 확실하게 꺾고 우리 아이들에게 평온한 일상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60대 남성이 마스크를 구입하려던 시민에게 골프채를 휘두르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시행한 ‘마스크 5부제’ 다섯째 날에도 혼란이 이어졌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동래구 한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사러 줄을 서 있던 시민에게 골프채를 휘두른 60대 남성 A 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13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11일 길을 가던 A 씨는 “대기 줄 때문에 통행이 방해된다”며 말다툼을 벌이다 골프채를 휘둘렀다. 길이 92㎝의 골프채를 든 채 1시간가량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과 제주, 경기에서도 소동이 벌어졌다. 제주시 한 약국에서는 10일 B 씨가 약사가 “마스크가 예정시간보다 늦게 들어온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난동을 부렸다. B 씨는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구 한 약국 앞에서는 C 씨가 11일 줄을 서 있다가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다른 시민을 협박하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 광주시 한 약국에서도 9일 술을 마시고 낫으로 위협을 하며 “마스크를 판매하라”고 협박한 피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서로 다투다 다치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반경 해운대구에 있는 한 약국에서 70대 남성이 80대 남성에게 밀려 넘어지며 손목을 다쳤다.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일손이 모자라는 약국을 돕기 위해 파견된 공무원이 오히려 ‘갑질’을 해 논란이 됐다. 13일 부산시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따르면 부산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부산시 5급 공무원(59)과 약사가 다툼을 벌였다. 약사는 청원 게시판에 “11일 오후 1시에 와달라고 요청했지만, 공무원이 오후 2시경 도착했다”고 했다. 이후에도 공무원은 반말을 하며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고 해당 공무원이 약사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마스크 관련 다툼이 잦자 약국과 우체국 등 판매처에 순찰 인력을 늘리고 질서 유지 등 예방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13일 밝혔다.구특교기자 kootg@donga.com박종민기자 blick@donga.com}

“‘마스크 앱’만 믿고 약국을 찾았는데 세 군데 모두 허탕입니다.” 11일 정오경 서울 용산구에 있는 지하철 1호선 남영역 주변 A약국. 인근 직장을 다니는 이휘원 씨(32·여)는 약국 앞에서 인상을 찌푸렸다. 마스크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는 ‘마스크 앱’은 A약국에 재고가 있다고 나와 있었지만 막상 가 보니 “이미 다 팔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사흘째지만 마스크로 인한 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정부가 소개한 ‘마스크 앱’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시민들은 헛걸음을 하기 일쑤였다. 현재 스마트폰에 깔 수 있는 ‘마스크 앱’은 10개 정도. 약국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당국에 판매 현황을 입력하면 이 앱들을 통해 마스크 수량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앱에 ‘재고 있음’이라고 뜨더라도 막상 가 보면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 씨가 방문한 A약국 역시 재고 수량이 ‘보통’(30∼99개)으로 표시됐지만 실제로는 이미 다 팔린 상태였다. 11일 동아일보가 서울 용산구와 강서구, 관악구 등에서 ‘재고 있음’으로 뜬 약국 30곳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바로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약국은 7군데(23%)뿐이었다. 7곳조차도 앱에 표시된 마스크 수량과는 50∼100개 이상 차이가 났다. 기껏 만든 앱이 이렇게 소용이 없는 이유는 뭘까. 현장에서 만난 약사들은 “실시간으로 전산 시스템에 판매 현황을 입력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A약국의 약사인 B 씨도 “우리 같은 1인 약국은 판매 정보를 전산 시스템에 하나하나 입력했다간 고객에게 마스크를 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마스크 판매 시간이나 방법이 약국 재량에 따라 다른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약사 C 씨는 “정해진 판매 시간이 아닌데 앱에는 재고가 ‘100개 이상’으로 표시돼 아침 일찍부터 손님들이 몰렸다”며 “약국마다 판매 시간 등 실제 여건이 다른데 앱에는 전혀 반영이 안 돼 있다“고 했다. 또 ‘소형 마스크’만 재고가 남았을 때에도 막상 앱에는 종류에 구분 없이 수량이 표시되는 것도 문제란 지적이 나왔다. 이로 인해 약국과 고객 사이에선 마찰이 생기는 모습도 보였다. 용산구의 한 약국은 “앱의 정보만 보고서는 ‘재고가 있는데 왜 팔지 않느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몇몇 약사들은 일부러 입고된 물량을 전산 시스템에 실시간 입력을 하지 않아 재고로 잡히지 않게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이날 오전 마스크 판매 현황의 전산 시스템까지 먹통이 돼 혼란은 더욱 커졌다. 한 약사는 “아침부터 시스템이 오류가 나는 바람에 100명 넘게 직접 종이에다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가며 마스크를 팔았다”며 “정부가 시스템이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게 미리 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몇몇 ‘마스크 앱’은 이용자가 폭주하며 접속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현장 약사들은 마스크를 사러 오는 고객들에게 “마스크 앱을 믿지 말라”고 조언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주민 D 씨는 “약국에 갔더니 약사가 ‘앱은 보지 말고 직접 전화해 확인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강서구약사회 임성호 회장은 “정부가 현장을 돌아봤으면 실시간 재고 현황을 입력할 여력이 안 된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며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은 소외될 수 있다는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구특교 kootg@donga.com·박종민 기자}

정부가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 이틀째인 10일 오후 1시 반경.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인근 A약국 앞은 시민 4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약사 박정원 씨(30)는 서너 명만 들어서도 빽빽한 좁은 약국 안에서 정신없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A약국은 박 씨 혼자 운영하는 ‘1인 약국’이다. 홀로 마스크를 구매하러 온 고객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컴퓨터에 전산 입력을 해야 한다. 구매 대상이 맞는지도 확인하고 결제를 마친 뒤 마스크를 전달한다. 박 씨는 “모든 과정을 혼자 해야 한다. 일반 환자까지 오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다. 대형 약국은 업무 분담이 되겠지만, 소형 약국은 죽을 지경”이라고 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가 서울 종로구와 용산구 일대 약국 30여 곳을 둘러보니 A약국처럼 한두 명으로 운영하는 소형 약국들은 마스크 판매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묶음으로 들어온 마스크의 낱개 포장부터 전산 입력과 결제, 판매까지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A약국 인근에서 약사 2명이 운영하는 B약국도 “평상시에도 한두 명이 약국을 운영하면 약 처방, 재고 확인 등 업무가 산더미”라며 “마스크 구매 고객까지 몰려들어 ‘교통정리’도 힘겨운 처지”라고 했다. 또 다른 1인 약국의 약사 C 씨도 “마스크 대기 줄 때문에 약을 처방받으려다 그냥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많았다”고 하소연했다. 소형 약국들은 특히 현재 5개, 10개씩 포장된 ‘묶음 마스크’라도 정부가 조치를 취해주길 요청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데 마스크 정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긴다고 토로했다. 1인 약국들은 마스크 정리 때문에 몇 시간씩 문을 닫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C 씨도 “5개가 한 묶음으로 오다 보니 2개씩 개별 포장하는 데만 최소 2시간 이상 든다”고 말했다. 신용산역 인근의 한 약국도 “현재 마스크가 하루 200∼250개 정도 들어온다. 정부가 왜 낱개 포장까지 약국에 무책임하게 떠맡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소형 약국의 약사들은 구체적인 운영 방안 없이 약국에 떠맡기듯 판매하라고 한 ‘무책임함’ 때문에 일선 약사들만 시민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70대 아내와 함께 용산구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D 씨는 “당국이 세부적인 매뉴얼은 정하지 않고 약국이 알아서 판매하도록 내버려 뒀다”며 “소형 약국들은 운영이 어렵고 판매 방법이 제각각이다 보니 현장의 항의와 비난은 우리가 다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불만이 커지자 10일 1인 약국이나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약국 2500개소에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14일 동안 약국 1곳당 3시간 정도 일을 도울 단시간 근로 인력 1명씩 지원할 방침이다. 시의 대책에 소형 약국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1인 약국의 약사는 “공익근무요원을 보내준다던데 최소한 마스크 개별 포장이라도 도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반응했다. 또 다른 소형 약국은 “별 실효성이 없어 보여 신청하지 않을 생각이다. 약국 업무를 전혀 모르는 인력이 오면 일만 더 꼬일 것”이라고 했다.구특교 kootg@donga.com·박종민 기자}

정부가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 이틀째인 10일 오후 1시 반경.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인근 A 약국 앞은 시민 4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약사 박정원 씨(30)는 3명만 들어서도 빽빽한 좁은 약국 안에서 정신없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A 약국은 박 씨 혼자 운영하는 ‘1인 약국’이다. 홀로 마스크를 구매하러 온 고객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컴퓨터에 전산 입력을 해야 한다. 구매 대상이 맞는지도 확인하고 결제를 마친 뒤 마스크를 전달한다. 박 씨는 “모든 과정을 혼자 해야 한다. 일반 환자까지 오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다”며 “대형 약국은 업무 분담이 되겠지만, 소형 약국은 죽을 지경”이라고 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가 서울 종로구와 용산구 일대 약국 30여 곳을 둘러보니, A 약국처럼 한두 명으로 운영하는 소형 약국들은 마스크 판매로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묶음으로 들어온 마스크의 낱개 포장부터 전산 입력 및 결제, 판매까지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A 약국 인근에서 약사 2명이 운영하는 B 약국도 “평상시에도 1, 2명이 약국을 운영하면 약 처방, 재고 확인 등 업무가 산더미”라며 “마스크 구매 고객까지 몰려들어 ‘교통정리’도 힘겨운 처지”라고 했다. 또 다른 1인 약국의 약사 C 씨도 “마스크 대기 줄 때문에 약을 처방받으려다 그냥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많았다”고 하소연했다. 소형 약국들은 특히 현재 5개, 10개씩 포장된 ‘묶음 마스크’라도 정부가 조치를 취해주길 요청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데 마스크 정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긴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1인 약국들은 마스크 정리 때문에 몇 시간씩 문을 닫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C 씨도 “5개가 한 묶음으로 오다보니 2개씩 개별 포장하는 데만 최소 2시간 이상 든다”고 했다. 신용산역 인근의 한 약국도 “현재 마스크가 하루 200~250개 정도 들어온다. 정부가 왜 낱개 포장까지 약국에 무책임하게 떠맡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시는 불만이 커지자 10일 1인 약국이나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약국 2500개소에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14일 동안 약국 1곳 당 3시간 정도 일을 도울 단시간 근로인력 1명씩 지원할 방침이다. 소형 약국들은 시의 대책에 반응이 엇갈렸다. 한 1인 약국의 약사는 “공익근무요원을 보내준다던데 최소한 마스크 개별 포장이라도 도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반응했다. 반면 또 다른 소형 약국은 “별 실효성이 없어 보여 신청 안할 생각이다. 약국 업무를 전혀 모르는 인력이 오면 일만 더 꼬일 것”이라고 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의 동선 정보를 제공하는 ‘코로나 알리미’ 사이트를 만들었던 대학생들이 이번에는 편의점의 마스크 재고 정보를 알려주는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들은 편의점뿐 아니라 약국이나 마트 등의 마스크 재고 정보를 알릴 수 있는 방법도 찾고 있다. 5일 개설된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는 고려대 학생인 김준태(23·미디어학부), 최주원(23·산업정보디자인 전공), 박지환(24·심리학과), 이인우 씨(28·중어중문학과)가 함께 만들었다. 전공이 모두 다른 이 4명은 프로그래밍 교육 학회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 알리미’ 사이트를 개설한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자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를 만들었다. 지난달 개설한 ‘코로나 알리미’ 사이트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내놓고 싶다는 고민을 함께 하다 만들게 됐다.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용자 주변 편의점의 마스크 재고 현황을 10분 간격으로 확인해 알려준다. 재고가 없는 곳은 ‘품절(Sold out)’로, 있는 곳은 ‘24hrs’로 표시된다. 배달앱 ‘요기요’의 ‘편의점 실시간 재고 연동 서비스’ 정보를 통해 마스크 재고 현황을 받고 있다. 최 씨는 “스타트업 등 각자 따로 하는 일들이 있다 보니 팀원들 모두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 가며 사이트를 만들고 계속 업데이트하는 중”이라며 “동시 접속자가 1만 명이 넘을 만큼 이용자들이 많아 힘든 것도 버텨가며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4명이 ‘마스크 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는 프로그래밍 교육 단체 ‘멋쟁이 사자처럼’의 이두희 대표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최 씨는 “데이터가 방대해 취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 대표가 도와주겠다고 흔쾌히 나섰다”며 “이 대표가 서버를 구축해 주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서비스가 가능했다”고 했다. 최 씨는 “사이트를 열자마자 편의점 외에 약국이나 마트 등의 마스크 재고 정보는 없는지를 묻는 이메일을 수십 통 받았다”며 “다음 주 월요일(9일)부터 ‘마스크 5부제’가 시작되는 만큼 관련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편의점 이외의 마스크 재고 정보를 추가하는 방법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구특교 kootg@donga.com·박종민 기자}

“저금통은 하나도 안 아까워요. 직접 드리지 못해서 아쉽지만 어려운 분들께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요.” 서울 종로구에 사는 안준서 군(7)은 또박또박 말도 잘했다. 4일 통화 내내 살짝 부끄러워하면서도 “저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뭔지 알아요”라고 또렷하게 답했다. 안 군 아버지는 “우리 애는 물론이고 친구들 모두 기부 물품을 직접 전하고 싶어 했다”고 귀띔했다. ‘명륜어린이집’ 원아들은 이날 고사리손으로 10개월 이상씩 모은 저금통을 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써 달라며 혜화동주민센터에 기부했다. 코로나19로 비탄에 빠진 대한민국을 보듬으려는 작지만 소중한 온정이 하얀 눈처럼 소복소복 쌓이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누군가의 기부가 모범이 되며 여기저기서 ‘온정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명륜어린이집 원아 60명이 내놓은 저금통에서 나온 돈은 모두 약 47만 원. 대부분 100원, 500원짜리 동전들이다. 아이들이 착한 일을 할 때마다 칭찬과 함께 받은 용돈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33만 원으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샀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전달했다. 이경아 명륜어린이집 원장은 “구호 물품이 더 뜻깊어 보여서 마스크 등을 샀다. 그런데 너무 구하기가 어려워 애를 먹었다”고 귀띔했다. 2일 동아일보에 실린 기초생활수급자 강순동 씨(62)의 기부 사연을 읽고 아껴둔 세뱃돈을 꺼낸 학생들도 있다. ‘의사 꿈나무 3형제’인 조용한(18) 승환(16) 성민(12) 군은 4일 서울 성북구 길음2동주민센터를 찾아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을 위해 쓰면 좋겠다”며 30만 원을 기부했다. 용한, 승환 군은 “큰돈은 아니지만 다른 분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막내인 성민 군도 “의사 선생님들이 열심히 치료하는데도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어 돕고 싶다”고 했다. 평범한 시민들의 기부도 이어졌다. 경북 경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승연 씨(33)는 3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21개월 된 딸 명의로 100만 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아이가 태어난 뒤 어린이 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코로나19로 복지시설이 연달아 문을 닫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 정릉3동주민센터에 100만 원을 기부한 진욱상 백산출판사 대표는 “좀 더 많이 기부하고 싶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기부 릴레이’가 유행하고 있다. 대구 등에 있는 코로나19 의료 현장에 성금을 릴레이로 낸다. 성금을 보낸 뒤 ‘인증 샷’을 찍어 올리며 다음 순서 2명을 지목하는 식이다.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마스크 하나라도 더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는 이 캠페인은 비교적 부담 없는 기부액으로 젊은층도 다수 동참하고 있다.전채은 chan2@donga.com·박종민·신지환 기자}

“저금통은 하나도 안 아까워요. 직접 드리지 못해서 아쉽지만 어려운 분들께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요.” 서울 종로구에 사는 안준서 군(7)이 또박또박 말도 잘했다. 4일 통화 내내 살짝 부끄러워하면서도 “저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뭔지 알아요”라고 또렷하게 답했다. 준서 아버지는 “우리 애는 물론 친구들 모두 기부 물품을 직접 전하고 싶어 했다”고 귀띔했다. ‘명륜어린이집’ 원아들은 이날 고사리 손으로 10개월 이상씩 모은 저금통을 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써 달라며 혜화동주민센터에 기부했다. 코로나19로 비탄에 빠진 대한민국을 보듬으려는 작지만 소중한 온정이 하얀 눈처럼 소복소복 쌓이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누군가의 기부가 모범이 되며 여기저기서 ‘온정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명륜어린이집 원아 60명이 내놓은 저금통에서 나온 돈은 모두 약 47만 원. 대부분 100원, 500원 동전들이다. 아이들이 착한 일을 할 때마다 칭찬과 함께 받은 용돈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33만 원으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샀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전달했다. 이경아 명륜어린이집 원장은 “기호물품이 더 뜻 깊어 보여서 마스크 등을 샀다. 그런데 너무 구하기가 어려워 애를 먹었다”며 귀띔했다. 2일 동아일보에 실린 기초생활수급자 강순동 씨(62)의 기부 사연을 읽고 아껴둔 세뱃돈을 꺼낸 학생들도 있다. ‘의사 꿈나무 3형제’인 조용한(18) 승환(16) 성민(12) 군은 4일 길음2동주민센터를 찾아 “대구동산병원 의료진들을 위해 쓰면 좋겠다”며 30만 원을 기부했다. 용한, 승한 군은 “큰 돈은 아니지만 다른 분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막내인 성민 군도 “의사 선생님들이 열심히 치료하는데도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어 돕고 싶다”고 했다. 평범한 시민들의 기부도 이어졌다. 경북 경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승연 씨(33)는 3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23개월 된 딸 명의로 100만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아이가 태어난 뒤 어린이 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코로나19로 복지시설이 연달아 문을 닫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정릉3동 주민센터에 100만 원을 기부한 진욱상 백산출판사 대표는 “좀 더 많이 기부하고 싶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라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기부릴레이’가 유행하고 있다. 대구 등에 있는 코로나19 의료 현장에 성금을 릴레이로 낸다. 성금을 보낸 뒤 ‘인증 샷’을 찍어 올리며 다음 순서 2명을 지목하는 식이다.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마스크 하나라도 더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는 이 캠페인은 비교적 부담 없는 기부액으로 젊은층도 다수 동참하고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강 선생님은 투명한 날개를 다신 천사입니다.” 살짝 낯간지러울 수도 있으련만. 3일 오후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민정 씨(64)는 스스럼없이 상대를 ‘천사’라고 불렀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강순동 씨(62)와 전화 통화가 연결되자 김 씨는 감격에 겨운 듯 목이 메었다. 실은 두 사람은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이다. 하지만 이날 아침 평소처럼 집에서 동아일보를 집어든 김 씨는 1면 기사를 보다가 한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기초생활 급여로 생계를 잇는 5급 지체장애인인 강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생하고 있는 대구 시민을 위해서 어렵사리 성금을 내놓은 사연이었다. 장장 7년 동안 아껴서 모은 암 보험을 중도 해지한 118만7360원이다. 한참 동안 고마움을 달랠 길 없던 김 씨는 어느샌가 강 씨에게 딱한 마음이 들었다. 본인이 쓸 돈도 넉넉지 않은 형편일 것 같아 끼니는 잘 챙기는지도 걱정됐다. 뭐라도 할 게 없을까 싶어 고민하다가 무작정 동아일보로 전화를 걸었다. “우리처럼 평범한, 아니 어쩌면 더 상황이 안 좋을 수도 있는 분이잖아요. 그런데 보험까지 깨가며 돈을 보내셨다니 그냥 있을 수가 없었어요. 별거 아니더라도 김치나 밑반찬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김 씨의 따스한 마음은 그대로 강 씨에게 전해졌다. 김 씨가 그를 ‘투명한 날개를 단 천사’라고 부르며 고마워하자 강 씨는 흐느끼면서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김 씨는 “그냥 목소리만 들었을 뿐인데도 눈물이 나고 힘도 났다”며 “서로 ‘함께 코로나19를 꼭 이겨내자’는 말만 여러 번 반복했다”고 했다. “만난 적도 없고 생김새도 모르지만 남 같지가 않았어요. 이제 전화번호도 알았으니 자주 연락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난 건지 모르겠지만 참 잘했다 싶어요. 너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다 함께 살아야지요.” 김 씨는 이날 오후 내내 여러 밑반찬을 만들었다고 한다. 4일 택배로 강 씨에게 보낼 계획이다. 얼마나 맛있을지는 두 사람만 알 일이다. 하나의 선행은 다른 화답으로도 퍼져나갔다. 이날 오전 대구에 사는 조모 씨(56)도 동아일보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강 씨가 돈을 전한 길음2동 주민센터로 전화해 “마음이 너무 고맙다. 많이 울었다”고 했다. 조 씨는 “강 씨 사정도 어려워 보여 보탬이 되고 싶다”며 118만7360원을 주민센터로 보내왔다. 강 씨가 냈던 성금과 10원 단위까지 똑같은 금액이었다. 연락을 받은 강 씨는 또 한번 뭉클한 모습을 선사했다. 강 씨는 “좋은 뜻으로 낸 건데 왜 자꾸 이러느냐. 고맙지만 돈은 안 받겠다. 성금으로 쓰든지 마음대로 해라”라고 한사코 거부했다. 하지만 조 씨가 강 씨 명의로 지정기탁을 신청해 주민센터가 맘대로 처리할 수 없었다. 한지용 주무관은 “설득 끝에 강 씨가 주민센터에 와서 받아갔다. 그때도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날 주민센터는 전화가 잦았다. 서울에 산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도 “성금 낸 강 씨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기사를 아침에 읽었다. 라면 한 박스를 보낼 테니 꼭 전해 달라”고 했다. 한 주무관이 “전달한 다음에 결과를 알려드리겠다”며 연락처를 요청했지만, 여성은 그저 “잘 부탁한다”며 끊었다.박종민 blick@donga.com·구특교 기자}

118만7360원은 누군가에겐 푼돈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초생활 급여로 생계를 잇는 5급 지체장애인 강순동 씨(62)에겐 결코 그렇지 않다. 그런 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이웃에게 써달라며 이 거금을 선뜻 내놓았다. 지난달 26일 강 씨는 서울 성북구 길음2동 주민센터를 찾아 돈 봉투를 내밀었다. 무려 7년 동안 없는 돈을 아껴 모은 암 보험을 깼다. 중도해지로 200만 원가량 손해를 봤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놀란 담당 공무원이 한사코 만류했지만, 강 씨는 눈물범벅인 채 “대구에서 고생하는 환자나 의료진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며 뜻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강 씨는 2일 동아일보와 만나서도 계속 울먹거렸다. 그는 “(나라가) 일도 제대로 못하는 나를 먹여 살리는데 이럴 때라도 은혜를 갚고 싶다”면서 “몸뚱이만 성하면 당장 대구에 가서 뭐든 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민센터는 강 씨의 뜻을 존중해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대구에 전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모두의 마음을 갉아먹고 있지만, 함께 상처를 달래려 손을 내미는 천사의 온정이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다. 꼬깃꼬깃 아껴뒀던 용돈을 모아 병원에 기부한 서울 양천구 초등학생들, 응원 편지와 돼지저금통만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 마포구의 한 남성, 대구 복지관들이 문을 닫자 홀몸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자청하고 나선 대학생. 코로나19의 백신 개발은 아직 멀었지만 서로에게 치료제보다 더 큰 희망과 용기를 선물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인 보건소와 병원에는 전국에서 응원 물품이 쇄도한다. 강원 태백시보건소엔 지난달 27일 “조금만 더 힘내 달라”는 익명의 편지와 건강보조식품이 도착했다. 서울 서초구보건소 등에도 떡과 손 세정제, 컵라면 등이 왔다. 한 시민이 보낸 치킨 15마리를 받은 전북 전주시보건소는 “감사하다. 꼭 열심히 해서 반드시 이겨내겠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영세업자들을 위해 임대료를 낮춰주는 상생의 물결도 거세지고 있다.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임대료 인하는 전주에서만 동참한 건물주가 111명으로 늘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지역 건물주협회는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운동을 시작했다. 경기 파주시 프로방스가든은 입주한 16개 업소의 지난달 임대료를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우리 국민은 ‘외환위기 금 모으기 운동’처럼 위기마다 자발적으로 힘을 보태 이겨냈다. 이번 사태에도 더욱 놀라운 위기 극복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박종민 blick@donga.com / 전주=박영민 / 대구=명민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되는 가운데 신천지예수교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신도가 지난해 12월 이후 88명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정확한 사실관계와 신도들의 동선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신천지 총회는 27일 “중국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1일부터 현재까지 한국에 입국한 성도는 88명”이라며 “이들은 대구 경북 지역에 방문한 적이 없고, 49명은 현재 서울 경기에 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천지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활동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된 뒤 ‘중국에서 온 신도들이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러한 해명을 내놓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신천지 본부로부터 신천지 교육생 6만5000여 명의 명단을 추가 입수했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25, 26일 중대본에 국내 신도 21만2000여 명과 해외 신도 3만3000여 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교육생을 합치면 신천지 신도 수는 모두 31만여 명이다. 경기도는 같은 날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도내 신천지 신도의 중국 방문 이력 등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필요한 역학조사를 하기 위해 신천지의 중국 출입국 자료를 요청하겠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25일 경기도는 경기 과천시 신천지 총회본부에서 도내 신도 3만3582명과 16일 총회본부에서 예배를 한 신도 9930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어떠한 자료를 추가 요청할지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경기도의 요청이 있으면 관련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경기도가 요청을 하면 관련 법령을 검토해야 한다. 수사기관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에도 근거에 따라 출입국 기록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종말론사무소’ 윤재덕 소장은 2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신천지가 중국 우한의 신도 357명 명단을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해야 출입국 관리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천지 지도부의 소재를 먼저 파악해야 행적 파악이 되지 않는 다른 신도들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구특교 kootg@donga.com·황성호·박종민 기자}
20일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 명씩 쏟아지자 현지에선 “전쟁을 방불케 하는 비상사태”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타 지역에선 대규모 행사에 대구경북 주민들의 참가를 막는 기피 현상까지 나타났다. 서구 이마트트레이더스 비산점은 이날 오전 개점 1시간 전부터 200여 명이 몰려 긴 줄이 늘어섰다. 시민들은 마트 문을 열기가 무섭게 위생용품 코너로 달려가 마스크부터 챙겼다. 비산점이 준비한 수량은 240여 박스(박스당 12개)였다. 1인당 한 박스만 구입하도록 제한했지만, 물량은 10분 만에 동이 났다. 북구에 있는 코스트코 대구점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개점 30분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고, 준비한 마스크는 금방 팔려 나갔다. 시내 마트와 편의점, 약국 등은 상당수가 오전부터 ‘준비한 마스크가 모두 판매됐다’는 안내판을 세워뒀다. 동대구역 인근 한 편의점 직원은 마스크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다 나갔다”며 “다른 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인근 한 약국도 “마스크는커녕 손소독제 재고도 없다”며 고개만 저었다. 라면이나 즉석밥 등을 사재기 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마트에선 라면을 박스째로 카트에 담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더 큰 충격을 줬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라면 같은 즉석식품 등은 수요를 따라가기 벅차다. 시민들이 예상보다 더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대구경북의 혼돈은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당 지역이 ‘코로나19의 위험지대’ ‘코로나19 발원지’로 인식되면서 이곳 주민들과의 접촉 자체를 꺼리는 일들이 벌어졌다. 전국마라톤협회는 20일 다음 달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인 ‘이봉주와 함께 달리는 삼일절 기념 마라톤대회’에 대구경북, 경남 신청자에게 개별 연락해 참가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 협회는 “과도한 차별”이라며 비난이 빗발치자 현재는 연락을 중단했다. 22일 전국 곳곳에서 시행하는 ‘2020년도 제30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도 대구 응시자들에게 시험 응시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시험료 환불이나 다음 시험 응시를 권하고 있다. 국방부는 대구, 영천 지역 군부대에 장병 휴가 연기와 외출·외박·면회금지를 지시했다. 각 군 사관학교 입학식에는 가족 참가를 불허했다. 대구 인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대구가 연고지인 직원들에게 당분간 대구 방문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홈페이지에서 공지사항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에 따라 수험생 안전과 지역사회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한 대구시 요청으로 대구지역 시행을 취소한다”고 알렸다.대구=강승현 byhuman@donga.com·박종민·이소정 기자}

“살면서 대구 시내가 이렇게 텅 빈 건 평생 처음 봅니다.”(시민 A 씨) 19일 하루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명이나 나온 대구경북 지역이 대혼란에 빠졌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구시와 영천시는 백화점 등 다중시설 폐쇄가 줄을 이었고, 시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18일 31번 환자(61·여)가 나오기 전까지 감염자가 1명도 없었던 지역이라 충격은 더욱 컸다. 이틀 내내 대구는 휑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특히 19일 주요 번화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택시를 운전하는 김모 씨(62)는 “먹고살려니 영업을 나오긴 했는데, 막상 누가 타면 무서워 움츠러들었다”고 토로했다.○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은 대구 확진자 15명이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대구는 초토화된 분위기다. 중구 동성로에 있는 대구백화점은 그야말로 하루 종일 ‘개장 준비 중’ 같았다. 가장 고객이 붐비는 점심시간 동안 1∼8층 모든 층을 돌아봤는데, 매장 직원 말고는 텅 비어 있었다. 1시간 동안 마주친 고객은 딱 2명뿐이었다. 한 직원은 “오전부터 손님을 한 명도 못 봤다. 취재진만 왔다 갔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인근 신세계백화점과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 한일점도 마찬가지였다. 영화관 매표소 직원인 B 씨는 “영화 관람객을 하루 종일 거의 보질 못했다. 예고편 상영 소리만 요란하게 울리니까 괜히 겁이 난다”고 했다. 영화관을 찾았던 김인석 씨(21)는 “여유가 생겨 영화를 보러 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으니 불안하다”며 그냥 발길을 돌렸다. 31번 환자가 방문했던 호텔은 종일 전화가 빗발쳤다. 예식장은 현재 문을 닫았지만, 방역 뒤 20일 오전부터 정상 영업을 할 계획이다. 예식장 관계자는 “매주 방역을 실시하고 열화상카메라 등도 설치해 안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며 “그래도 께름칙하다며 취소를 고민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고 했다. 바깥 거리는 더욱 분위기가 험상궂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터뷰를 시도하면 깜짝 놀라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한 남성은 “더 상황이 악화되면 정부가 대구를 봉쇄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가족이 다른 지역에 산다는 한 직장인은 자신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여줬다. ‘당분간 대구에 오지 마. 여기 진짜 위험해.’ 3명의 확진자가 나온 영천시도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다. 가장 많은 시민들이 몰리는 ‘영천공설시장’은 사람들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고객들 그림자조차 찾을 길 없다 보니 상인들은 잔뜩 얼굴을 찌푸린 채 TV와 라디오만 쳐다봤다. 민모 씨(83)는 “이런 광경을 내 평생 처음 본다”면서 “환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오늘보다 내일이 걱정이다”고 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걱정이다” 다음 달 개학을 앞둔 학교와 공공기관들은 더 큰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가 어디서 감염됐는지, 이동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정보가 ‘깜깜이’인 탓에 대응 전략을 짜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당장 대구시교육청은 19일 부교육감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시내 모든 유치원(343개)에 휴업 결정을 내렸다. 현 상황을 위기대응단계 가운데 ‘심각’ 수준으로 보고 강은희 교육감이 책임을 맡는 비상대책반도 꾸렸다. 다만 맞벌이나 한 부모 가정의 부담을 고려해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돌봄교실은 유지하기로 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초중고교 개학은 일단 한시적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학교별로 진행하고 있는 방과후 활동 프로그램은 전면 중단한다. 기숙사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운영하지 않도록 했다. 외부에 학교 시설을 개방하는 것도 전면 중단한다. 중요한 시험 장소 제공 등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한다. 사설학원도 가능한 한 휴원하도록 권고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구 지역에서는 사회 시스템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계속해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경제는 물론이고 행정, 치안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깊숙이 퍼져 자체 역량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 차원의 특별대책반을 파견하고, 심층 역학 조사와 의료 인력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대구=강승현 byhuman@donga.com·박종민 / 영천=이소정 기자}

“3일 전에도 CGV 부천역점에서 영화를 봤는데…”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박모 씨(24·여)는 2일 동아일보와 통화하며 시종일관 불안해했다.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다. 그런데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을 들으니 잠이 안 온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영화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12, 14번째 확진자인 중국인 부부가 지난달 20, 26일 두 차례나 방문했다. 중국인 남성 A 씨(49)가 1일 12번째 확진자로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일 자가 격리하던 그의 부인도 14번째 확진 판정을 받으며 전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부부는 열흘 넘게 주거지역인 부천시는 물론 서울과 강원도 곳곳을 돌아다닌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2일 이들의 동선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물밀 듯이 쏟아졌다. 부천 시민들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설 연휴에 그 영화관에 갔는데 어쩌면 좋냐”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관광 가이드인 A 씨는 최근 일본을 방문했다가 2차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문제는 A 씨가 20일부터 이미 근육통 등 신종 코로나 초기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닌 점이다. 배우자와 함께 서울을 비롯해 강원 강릉시와 경기 수원·군포시 등을 방문했다. 보건당국의 방역 망을 벗어나 11일 동안 외부에 노출됐다. 특히 부부는 하루에도 수만 명이 오가는 영화관과 면세점 등을 이용해, 자칫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들이 거주하는 경기 부천시는 A 씨의 동선을 확인한 결과, 시내에서 밀접접촉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장소가 4곳이나 확인됐다고 밝혔다. CGV 부천역점을 비롯해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속내과의원, 서전약국이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12번째 확진자인 A 씨와 14번째 확진자인 배우자는 대부분의 동선이 겹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1일 이들 부부가 다녀간 업소 등에 통보해 대부분 방역을 마친 상태다. 지난달 20일과 26일 방문했던 CGV 부천역점은 이날 오후 6시 반경 당시 영화를 관람하던 고객 120여 명에게 환불을 약속하고 상영을 중단한 뒤 귀가시켰다. 시 관계자는 “부부가 영화를 관람한 CGV 부천역점 8층 4관과 5관, 화장실, 안내데스크, 이동통로, 자판기 등을 전부 소독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신라면세점도 2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신라면세점은 1일 오후 A 씨가 지난달 20, 27일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보건당국으로 통보받고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서울점은 신종 코로나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한 뒤 전문 방역을 진행해왔다”며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임시휴업을 하고 추가 방역을 할 계획이다”라 말했다. 강원도와 강릉시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22일 오후 1시경 KTX를 타고 강릉역에 도착한 뒤 음식점 2곳과 커피숍에 들렀다. 썬크루즈리조트에서도 숙박했다. 이틀간 택시를 두 번 이용했으며, 23일 오후 12시 반경 강릉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다시 탔다. 썬크루즈리조트는 2일 신종 코로나 살균 및 환경 소독을 위해 임시휴업하겠다고 밝혔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당분간 외국인 예약도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강릉시는 부부가 방문했던 장소를 포함해 여러 공공장소를 소독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탑승했던 택시는 물론 택시 1291대와 시내버스 131대 등 대중교통도 긴급 소독을 실시했다. 노인복지시설 등은 6일까지 이용 중지한다. 강원도와 강릉시는 역학조사를 진행해 밀접 접촉자 9명을 자가 격리시켰다. 또 20여 명은 일상 감시자로 규정해 증상이 발생하면 즉각 알리도록 했다. 2일 오후 4시 현재 접촉자 가운데 의심 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해=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25일 가스 폭발로 일가족 6명이 숨진 강원 동해시 ‘미신고 펜션’의 반경 5km 안에 있는 숙박업소들이 대부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불법으로 영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업소들이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국에 퍼져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동아일보가 사고가 난 토바펜션 반경 5km 안에 있는 펜션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 펜션이란 상호를 단 업소는 모두 74곳이었다. 이 업소들의 건축물 대장을 확인해 보니 숙박업소나 농어촌 민박으로 시에 신고한 업소는 10곳뿐이다. 나머지 64개 업소(86.4%)는 사고가 난 펜션처럼 다가구주택으로 등록했거나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업지구에서 펜션을 운영하려는 업주는 반드시 시에 ‘숙박시설’로 신고해야 한다. 그런데 토바펜션 인근 상업지구에 있는 펜션 13곳 가운데 숙박시설로 신고한 곳은 7곳에 불과했다. ‘농어촌 민박’으로 등록된 펜션도 5곳뿐이었다. 숙박시설이나 농어촌 민박으로 신고하지 않은 업소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안전점검을 피해갈 수 있다. 가스 폭발 사고가 난 토바펜션도 9년 동안 불법으로 영업하면서 한 차례도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점검을 받지 않았다. 이러한 미신고 펜션은 사고가 난 동해시는 물론이고 전국에 산재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6월 온라인 숙박중개 사이트 등을 확인한 결과 미신고 숙박업소가 최소 1000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 비상구 막히고 소화기 없어… 즐비한 불법 펜션, 안전은 나몰라라 ▼전국 관광지 미신고 펜션 난립28일 오전 8시 강원 동해시 A펜션. 건물에 들어가 초록색 비상구 표시를 찾으려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눈에 띄질 않았다. 객실 10개가 붙어 있는 복도는 폭이 1m도 되지 않았다. 복도엔 물건이 쌓여 있어 유일한 비상구인 건물 입구까지 가는 데 3분 넘게 걸렸다. 천장엔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창고에는 녹슨 소화기 3대만 놓여 있었다. A펜션은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숙박업소다. 25일 가스 폭발 사고가 일어난 토바펜션도 미신고 불법 숙박업소였다. A펜션 업주는 2001년 12월 이 건물을 다가구주택으로 시에 알렸다. 그리고 20년 가까이 객실 10개를 둔 펜션으로 운영해 왔다. 실제론 숙박업소를 운영하면서 신고는 주택으로 한 ‘꼼수 영업’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동아일보가 28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 토바펜션 반경 5km 안에 있는 펜션은 모두 74곳이었다. 이 펜션들의 건축물대장을 확인해 보니 64곳이 숙박업소나 민박으로 신고하지 않고 불법으로 영업하고 있었다.○ ‘미신고 불법 펜션’은 안전 사각지대 꼼수 영업을 하는 미신고 펜션들은 당국의 안전 점검이나 위생 검사도 받지 않는다. 소방 당국은 호텔이나 모텔 같은 숙박시설을 1년에 한 번씩, 농어촌 민박을 6개월에 한 번씩 점검한다. 하지만 미신고 펜션들은 점검을 받지 않는 데다 스프링클러 등 설비를 갖출 법적 의무도 지지 않는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정기 점검 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다가구주택’으로 신고한 동해시 B펜션의 비상구는 빨래 더미와 화분에 가로막혀 있었다. ‘음식점’으로 분류된 C펜션은 폭이 약 50cm인 복도가 미로처럼 설계돼 있었다. 불이 나면 탈출이 어려운 구조였다. 객실엔 피복이 벗겨진 전선이 엉켜 있었다. 소화기도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미신고 펜션’에 대한 시의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시의 단속 공무원이 직접 방문해 불법 행위를 적발해야만 업주를 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 적발이 어려워 단속은 거의 손을 놨다는 게 담당 공무원들의 해명이다. 속초시 위생과 관계자는 “단속 대상인 업소가 숙박업을 한다는 증거자료를 확보해야 업주를 고발할 수 있다”며 “단속을 나갔다가 업주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투숙객에게 영수증을 달라고 애원한 적도 있다”고 했다.○ 펜션 업주 “비현실적 규제 탓 불법 양산” 일부 펜션 업주들은 당국이 농어촌 민박업에 너무 높은 기준을 적용해 불법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농어촌 녹지지역에서 펜션을 운영하려면 시에 ‘농어촌 민박’으로 등록해야 한다. 그런데 현행법상 연면적 230m²(약 69.57평) 이하 건물만 ‘농어촌 민박’으로 등록할 수 있다. 본보가 건축물대장을 확인한 펜션 74곳 가운데 ‘농어촌 민박’ 등록이 가능한 지역에 있는 업소는 모두 20곳이었다. 그런데 15곳은 건물 크기가 230m²를 넘었다. 이 펜션들은 ‘농어촌 민박’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불법 영업을 하고 있었다. ‘다가구주택’으로 신고하고 펜션을 운영하는 D펜션 업주는 “농어촌 민박으로 등록하려고 해도 건물이 커서 안 된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불법인 줄 알지만 생계가 걸려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숙박업소로 신고했다가 시에서 까다로운 안전 기준을 제시해 불법 영업으로 돌아선 업주들도 있었다. 바닷가 주변 상업지역에서 이른바 ‘오션뷰 펜션’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대체로 그랬다. 토바펜션 업주 남모 씨도 지난해 11월 “건물 용도를 주택에서 숙박업소로 바꾸겠다”고 시에 신고했다가 반려 통보를 받았다. 1973년 지어진 이 건물은 내진 설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숙박업소로 운영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게 시의 판단이었다. 이삼열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신고 펜션을 단속하지 않는 건 공무원들의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숙박업소로 신고하지 않고 불법 영업하는 펜션들을 철저히 단속해야 이용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연면적 230m²가 넘는 건물을 ‘농어촌 민박’으로 신고할 수 없게 제한하면 안 된다. 규모에 따라 영업 조건을 다르게 정하는 탄력적인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며 “더 많은 영업장을 정부의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제2의 토바펜션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고도예 yea@donga.com·한성희·동해=박종민·이청아 기자}
“설 연휴를 맞아 떠난 가족 여행이 이렇게 될 줄이야….” 27일 오후 강원 동해시 동해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50대 여성 A 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거렸다. 사고를 당한 자매들과 어릴 적부터 가깝게 지내왔다는 A 씨는 참사를 듣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유가족 친구라고만 밝힌 한 50대 남성도 “한순간에 일가족이 이렇게 되다니 너무 안타깝다”며 한숨을 지었다. 25일 가스 폭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27일 동해병원 3층에 차려진 합동빈소는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10여 명이었지만 줄곧 침묵만이 흘렀다. 이날 오후까지 분향이나 헌화를 할 수 있는 제단조차 마련되지 않은 채였다. 오후 6시경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던 이모 씨(66)도 끝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내내 굳은 표정이던 유족들은 더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펜션에서 가스 폭발이 일어날 당시 함께 있었던 7명은 모두 한 가족이었다. 주변에 따르면 치료 도중에 숨을 거둔 이 씨는 지난해 12월 외아들이 캄보디아에서 심장마비로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고 한다. 이번 여행은 형제자매들이 큰 상실감에 빠져있는 이 씨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6시 15분경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서 만난 홍모 씨(66)의 딸은 “지금은 경황이 없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고만 했다. 전신화상을 입고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옮겨진 홍 씨는 현재 고비는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홍 씨는 숨진 자매들과는 사촌지간이다.한성희 chef@donga.com·정유건 / 동해=박종민 기자}

음주운전으로 길에 쓰러진 남성을 깔고 지나가 다치게 한 뒤 거짓말까지 한 20대 남성을 경찰이 불구속입건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특별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A 씨(28)를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2월 8일 새벽 용산구 이태원에서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B씨의 얼굴과 어깨를 깔고 지나간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친구를 동승하고 자신의 외제차를 몰고 가다 덜컹하는 소리가 나서 운전을 멈췄다. 이들은 차 앞바퀴 쪽에 깔려 크게 다친 B 씨를 발견했다. B 씨는 턱뼈와 치아 등이 부러지는 등 전치 8주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 신고를 한 건 A 씨가 부른 대리기사였다. A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사고와 관련 없고, 운전도 하지 않았다. B 씨는 누구에게 맞은 거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A 씨가 직접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사고가 났으면 곧바로 응급조치를 하거나 신고를 해야 하는데, A 씨는 사고 낸 일조차 아예 부정해 뺑소니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20일 경찰조사에서도 “정확한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