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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위원장이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인권위는 “최 위원장이 출근 과정에서 고열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에서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38.4도의 고열이 측정됐고, 근육통과 기침 등의 증상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인권위원장 집무실 15층에서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최 위원장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행직원 등 밀접 접촉자들도 자가 격리 조치했다. 24일 오후 최 위원장이 자리를 비운 인권위 전원위원회 회의는 이상철 인권위 상임위원이 직무대리 자격으로 진행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정확한 검사 결과는 25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길지 않았던 딸아이의 삶이 더 아름답게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21일 오후 경기 시흥에 있는 한 카페에서 열린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식에서 고 조은결 씨(23·여)의 아버지 조동현 씨(52)가 이렇게 말했다. 조 씨는 지난달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안타까운 이별 뒤 유족들은 조 씨가 남긴 예금과 보험금 등 1억 원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아버지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부는 제가 은결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흐느꼈다. 이번 기부로 고인은 2384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원은 사랑의열매에 1억 원 이상 기부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사랑의열매 측은 “돌아가신 부모 이름으로 자녀가 기부한 경우는 많았지만, 부모가 숨진 자녀 이름으로 기부해 회원으로 가입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사실 조 씨는 어린 시절부터 기부에 적극적인 성향이었다고 한다. 조 씨의 아버지는 “딸이 고등학생일 때도 길거리 모금이 있으면 꼭 1만 원이라도 기부를 했다”며 “딸아이가 지금까지 월드비전 등 구호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를 해왔던 사실도 떠난 뒤에 알게 됐다”고 했다. 유족들은 이런 조 씨의 뜻을 살려 기부를 결심했다. 이 기부금에는 조 씨가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 약 500만 원도 포함돼 있다. 인천대 무역학과 4학년이던 조 씨는 교내에서도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학생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학교 측은 조 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장학증서를 보내왔다. 조 씨의 아버지는 “토익 980점이 넘는데도 영어 공부를 더 하겠다며 어학연수를 다녀올 정도로 열의가 컸다”며 “꽃을 다 피우지 못하고 세상을 등져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딸의 죽음을 계기로 꼭 하나 더 이루고 싶은 게 있다. 조 씨는 지난달 22일 인천 남동구 고잔요금소 인근에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앞선 차량들의 교통사고로 조 씨 일행이 탄 차가 정차 중이었는데, 뒤따라오던 승용차가 들이받으며 2차 사고가 났다고 한다. 유족들은 “사고로 정차한 차량에 대한 2차 사고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는 현재 약 1만4000명이 동의했다. 조 씨의 아버지는 “이번 기부를 통해 은결이에게 갖고 있던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며 “향후 수령할 보험금이 기부 약정금인 1억 원을 넘더라도 모두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22일 수도권에서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내리며 휴일 산행에 나섰던 등산객이 벼락에 맞아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는 “이날 낮 12시 46분경 경기 고양시 북한산 만경대에서 50대 여성 등산객 2명이 낙뢰(落雷)를 맞고 추락했다”고 23일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수색작업을 통해 오후 2시경 만경대에서 약 60m 아래 지점에 쓰러져 있던 여성 A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어느 정도 의식이 있었지만 신체 여러 곳에 골절을 입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함께 사고를 당한 B 씨는 오후 2시 50분경 이보다 40m 정도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이들이 등산용 스틱 등 벼락에 취약한 물품을 지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벼락에 강풍까지 몰아쳐 구조헬기가 출동할 수가 없어 A 씨를 인근 백운대 임시대피소로 옮겼다고 한다. 이후 기상상황이 나아지자 오후 5시경 헬기로 A 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혹시라도 낙뢰가 발생하면 산 위 암벽이나 키 큰 나무 아래로 가지 말고 낮은 자세로 몸을 숨겨야 한다”며 “등산용 스틱이나 우산 같은 긴 물건은 몸에서 멀리 두고, 물기가 없는 움푹 파인 곳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19일 중앙대에 이어 고려대의 홈페이지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커들의 디도스(DDOS) 공격이 가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고려대 홈페이지의 수강신청사이트를 마비시킨 해커들을 인터넷주소(IP주소) 기록 등을 확인해 추적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디도스는 좀비PC 등을 통해 특정 사이트에 집중 접속해 네트워크 장애를 일으켜 업무를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이다. 고려대에 따르면 대학 홈페이지의 수강신청사이트가 이날 오전 디도스 공격을 받아 접속 장애가 벌어졌다. 학교 측은 통신사 등 전문가의 협조를 받아 공격에 대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2학년 수강 신청을 진행하는 날이었는데, 해당 학생 대다수가 신청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 측은 “예정대로 수강 신청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총학생회와 협의해 24일 수강신청을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루 전인 19일에는 중앙대 홈페이지가 디도스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한동안 마비됐다. 중앙대는 피해 사실을 경찰에 알리고 수강신청을 연기했다. 대학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이 잇따르면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IP주소 추적 등을 통해 공격한 주체를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15일 서울 광화문 도심 집회에 참석했던 차명진 전 의원(61)과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의 신혜식 대표(52) 등 보수 성향 인사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가평군 보건소는 “차 전 의원이 18일 오전 주소지 인근인 가평군 청평면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19일 오전 4시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오후 2시경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차 전 의원은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자가 격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 전 의원은 19일 오후 1시경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15일 애국시민의 한 사람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낮 12시 30분경 현장에 도착해 10분 정도 연단 앞 텐트를 찾아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며 “이후 경복궁으로 이동해 돼지두루치기 식당에서 내가 모르는 여러 사람들과 식사를 했다. 그날 나와 행진을 함께 했거나 식당에서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 분들이 있다면 보건소에 가셔서 검사를 받으시기를 권고 드린다”고 했다. 신 대표는 하루 앞서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를 운영하는 그는 15일 광화문 집회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신 대표는 18일 보라매병원에서 진행한 유튜브 생방송에서 “17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해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집회 연단에 올라 손을 잡았던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 총재(78)는 19일 오전 11시경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종민 blick@donga.com·조응형 기자}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 손님이 없는 PC방에서 사장 박재영 씨(40)가 키보드를 닦고 있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PC방과 노래방, 뷔페 등 12개 고위험시설에 사실상 영업정지에 해당하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박 씨가 꾸려온 PC방 역시 문을 닫았다. 박 씨는 “자꾸만 가게가 눈에 밟혀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서 나와 청소라도 하는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문을 닫아 심란하고 절망스럽다”고 했다. 박 씨는 18일 고객들에게 PC방에서 팔던 냉동식품을 모두 공짜로 나눠줬다. 어차피 유통기한이 지나면 폐기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박 씨는 “30일까지로 정해진 영업 정지 기간이 만약 더 늘어나면 폐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2차 팬데믹(대유행) 조짐이 보이자 상반기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들이 또 한 번 수렁에 빠지고 있다. 최근에야 겨우 코로나19의 굴레에서 벗어나나 싶었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다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종로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 씨(66·여)도 영업 정지를 하루 앞둔 18일 부랴부랴 가게를 정리하는 와중에 한숨만 나왔다고 한다. A 씨는 “아주 조금씩 손님들이 늘어나 그나마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구청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맥이 탁 풀렸다”며 “그동안 QR코드 검사와 소독을 철저히 했는데 모든 게 허사가 됐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영업을 멈춘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임차료와 관리비 걱정이 앞선다. 인천의 한 PC방 사장인 B씨는 “매달 대출 상환금액만 수백만원에 이른다”면서 “개업 반년 만에 코로나19가 터져 빚만 늘어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 6명도 당장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다. 12개 고위험시설에 들지 않은 자영업자들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6·여)는 “혹시라도 내가 감염이 됐다가 가족에게라도 옮길까 봐 너무 불안하다. 그렇다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처지에 문을 닫을 수도 없다”고 했다. 종로구의 한 카페 주인인 C 씨는 “6, 7월에 매출이 그나마 올랐다가 최근 수도권 카페에서 집단 감염이 나오면서 매출이 상반기보다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 장병들의 휴가가 3개월 만에 다시 통제되자 이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던 인근 지역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장병들의 소비가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이들은 이미 2월 약 두 달 동안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강원 양구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5)는 “장병은 물론 여름철 휴가객들 발길도 끊겼다. 양구에서 열리던 운동대회들도 취소돼 관련 손님들도 오질 않는다”며 “국가가 있어야 개인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다들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게 뻔한 상황이라 자영업자들은 한마디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두 번 맞는 처지”라며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지원 정책을 다시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김소영 ksy@donga.com·박종민·조응형 기자}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 손님이 없는 PC방에서 사장 박재영 씨(40)가 키보드를 닦고 있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PC방과 노래방, 뷔페 등 12개 고위험시설에 운영 중단 명령을 내렸다. 박 씨가 꾸려온 PC방 역시 문을 닫았다. 박 씨는 “자꾸만 가게가 눈에 밟혀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서 나와 청소라도 하는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문을 닫아 심란하고 절망스럽다”고 했다. 박 씨는 18일 고객들에게 PC방에서 팔던 냉동식품을 모두 공짜로 나눠줬다. 어차피 유통기간이 지나면 폐기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박 씨는 “30일까지로 정해진 영업 정지 기간이 만약 더 늘어나면 폐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2차 팬데믹(대유행) 조짐이 보이자 상반기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들이 또 한번 수렁에 빠지고 있다. 최근에야 겨우 코로나19의 굴레에서 벗어나나 싶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다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종로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 씨(56·여)도 영업 정지를 하루 앞둔 18일 부랴부랴 가게를 정리하는 와중에 한숨만 나왔다고 한다. A 씨는 “아주 조금씩 손님들이 늘어나 그나마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구청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맥이 탁 풀렸다”며 “그동안 QR코드 검사와 소독을 철저히 했는데 모든 게 허사가 됐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영업을 멈춘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임대료와 관리비 걱정이 앞선다. 인천의 한 PC방 사장인 B씨는 “매달 대출 상환금액만 수백만원에 이른다”며 “개업 반 년 만에 코로나19가 터져 빚만 늘어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 6명도 당장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다. 12개 고위험시설에 들지 않은 자영업자들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복권판매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6·여)는 “혹시라도 내가 감염이 됐다가 가족에게라도 옮길까봐 너무 불안하다. 그렇다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에 문을 닫을 수도 없다”고 했다. 종로구의 한 카페주인인 C 씨는 “6, 7월에 매출이 그나마 올랐다가 최근 수도권 카페에서 집단감염이 나오면서 매출이 상반기보다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 장병들의 휴가가 3개월 만에 다시 통제되자 이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던 인근 지역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장병들의 소비가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이들은 이미 2월 약 두 달 동안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강원 양구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5)는 “장병은 물론 여름철 휴가객들 발길도 끊겼다. 양구에서 열리던 운동대회들도 취소돼 관련 손님들도 오질 않는다”며 “국가가 있어야 개인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다들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게 뻔한 상황이라 자영업자들은 한마디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두 번 맞는 처지”라며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지원 정책을 다시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18일 낮 12시 20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회사에 다니는 이모 씨(23·여)는 식사 뒤 한참 동안 주변 카페들을 돌아다녔다. 서너 곳을 갔는데 앉을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 직장인이 많은 여의도는 점심시간 커피숍의 자리 잡기가 쉽진 않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도권 재확산에도 상황은 변하질 않았다. 이 씨는 “무더운 여름에 외부 손님을 모시고 갈 선택지가 카페밖에 없긴 했다”며 “하지만 카페마다 사람이 몰려 있어 불안했다”고 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19 2차 팬데믹(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건 전방위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교회가 가장 주목받지만, 다른 다중이용시설도 만만치 않다. 경기 파주에 있는 스타벅스 관련 확진자도 18일 현재 50명까지 늘어났을 정도로 카페도 요주의 대상이다. 하지만 수해 뒤 찾아온 무더위로 카페 이용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게다가 먹고 마시는 업종 특성상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이용자가 많다.○ 1m 이내로 밀착, 마스크 착용도 허술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점심 무렵 둘러본 카페 10여 곳은 한 곳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아예 벗은 고객이 즐비했다. 여의도의 A 카페는 고객 44명 가운데 마스크를 제대로 쓴 사람이 3명뿐이었다. 음료를 마실 때만 잠깐 내리는 게 아니라 아예 벗은 시민도 20명 남짓 됐다. 카페에 머물던 김모 씨(45)는 “솔직히 마스크 쓰고 커피를 마실 순 없지 않으냐. 다만 누군가 ‘기침’이라도 하면 괜스레 서로 마주보며 씁쓸히 웃곤 했다”고 말했다. 불안한 풍경은 자리에 앉는 카페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서울 도심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는 직원 A 씨(31)는 이날 점심 뒤 동료들에게 ‘테이크아웃’을 제안했다고 한다. 괜히 커피숍에 머물지 말고 포장해 가져가는 게 나아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테이크아웃 전문점에 갔다가 A 씨 일행은 그냥 발길을 돌렸다. A 씨는 “길게 늘어선 줄 간격이 50cm도 되질 않았다”며 “게다가 날씨와 소음에 대화가 힘들다보니 순간순간 마스크를 내리는 이들도 많아 같이 줄을 서 있기가 께름칙했다”고 전했다. 그나마 종업원이 있는 카페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수시로 마스크 착용 등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 강남역이나 노량진역 인근에 많은 ‘무인 스터디카페’는 훨씬 감염에 취약한 구조였다. 관리 감독할 직원이 없다보니 방역지침을 어겨도 제지하는 이가 없었다. 18일 찾아간 강남의 한 스터디카페도 마스크 착용이나 손 세정이 지켜지질 않았다. 음료를 가지러 가도 옆에 비치된 손 소독제를 쓰는 고객은 30분 동안 한 명도 없었다. 해당 카페에서 만난 B 씨(29)는 “당연히 사람이 몰리니 조심스럽긴 하다. 그런데 공부에 집중하다보면 무심결에 마스크를 벗게 된다”고 털어놨다.○ “밀폐공간은 떨어져 앉아도 위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카페 관련 방역수칙을 별도로 마련했다. 해당 수칙에 따르면 카페 이용 땐 ‘혼잡한 시간대에 방문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방문해도 포장하거나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란 내용이 있다. 하지만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 씨는 “솔직히 현실적이지 않다. 직장가는 대부분 점심 때 이용하는데 혼잡한 시간을 어떻게 피하느냐”고 되물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철 카페는 밀폐공간이라 비말(침방울)이 실내에 떠다닐 가능성이 있다. 에어컨 바람을 타면 멀리 떨어진 공간으로도 옮겨 간다”며 “일단 충분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지키고, 웬만하면 밀폐공간에 머물지 않고 음료를 마실 때만 잠시 마스크를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김태성·박종민 기자}
등록된 교인이 약 56만 명으로 세계 최대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추가됐다. 1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확진자가 3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17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에 사는 교인 A 씨는 9일 예배에 참석한 뒤 11일부터 코로나19 증상을 느껴 검사를 받고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회에 따르면 성가대원인 A 씨는 9일 예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교회 관계자는 “A 씨의 확진을 통보받고 성가대원 전원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성가대원 196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확진자는 확진 전날인 14일 이 교회의 세계선교센터에서 1시간가량 자원봉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는 15일 오후부터 선교센터를 폐쇄했다. 서울시는 17일 경기도로부터 역학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확진자와 관련된 장소를 방역했으며 접촉자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교회 측은 “확진자들은 9일 예배 이후로는 예배에 참석한 적이 없다. 성가대 연습 등 모든 소모임을 중지했으며, 주일 예배 때는 성가대도 마스크를 쓰고 최소 인원으로 예배했다”고 설명했다. 신지환 jhshin93@donga.com·박종민 기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묵인 방조 혐의로 고발당한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17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오 전 실장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혐의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 출석했다. 오 전 실장은 2018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시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오후 3시경 조사를 받고 나온 오 전 실장은 “2018년 서울시 근무 당시 피해자 A 씨가 비서실에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인사 순환 차원에서) 전보를 먼저 계획했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아서 남게 했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실장은 경찰 출석에 앞서 서울시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도 “(A 씨의) 피해 호소나 인사이동 요청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며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조하거나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은 정치적 음해”라고 했다. 피해자 측은 17일 입장 자료를 내고 오 전 실장 등의 주장을 반박했다. A 씨 측이 이날 공개한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대화 기록에 따르면, A 씨의 고충을 들은 인사 담당 과장은 2017년 6월 15일에 “(2018년) 1월엔 원하는 곳으로 꼭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회신했다. 2019년 6월에도 서울시 비서실의 다른 상사가 A 씨에게 “이번엔 꼭 (비서실에서) 탈출하실 수 있기를”이라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경찰과 별도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을 직권 조사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는 14일 오전 9시경 외부 장소에서 A 씨를 만나 약 12시간 동안 1차 조사를 했다. A 씨를 직접 만나 조사한 것은 5일 직권조사단을 구성한 뒤 처음이다.지민구 warum@donga.com·박종민 기자}

제75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보수성향 단체와 진보성향 단체들이 각각 집회를 열었다. 보수성향 단체인 ‘일파만파’와 ‘주권회복운동본부’는 이날 낮 12시경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부동산 정책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잇따른 성추행 의혹 등을 지적하며 ‘대통령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1만5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박찬종 전 국회의원은 단상에 올라 “(정부가) 집값 잡는다고 스물세 차례나 정책을 내놨다. 정책 실패를 반복하는데, 단 한 사람도 책임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복궁역 주변 등에 집회 신고를 했던 보수단체들에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일파만파 등 10개 단체는 이에 반발하며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14일 보수단체 측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가운데 2건에 대해선 신청을 받아들여 서울 동화면세점 앞과 을지로입구역 주변에선 집회가 허용됐다. 이에 따라 집회를 금지당한 다른 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이들 단체의 집회 장소로 모이면서 오후 한때 세종대로 코리아나호텔에서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약 1km 구간이 시위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진보성향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했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3시경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소속 조합원 2000여 명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하라’ ‘남북 합의 이행, 모든 해고 금지’ 등의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노동자 해고 중단 등을 요구했다. 민노총 역시 서울시의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받았지만 당초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사거리였던 집회 장소를 보신각으로 옮겨 기자회견 형식으로 집회를 강행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집회 도중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거나 해산 명령에 불응한 혐의로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 30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 중 한 남성은 이날 오후 8시 30분경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사거리에서 차량을 몰아 경찰에 돌진하는 등 위협 운전을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다. 현장에 있던 경찰들이 대피하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이들이 받는 혐의의 경중, 도주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29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려 집회의 위법성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선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주최자 및 주요 참가자 등 4명에 대해 16일 우선 출석을 요구했다. 도로 점거 등 불법 행위 가담자를 특정하기 위해 채증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김태언 beborn@donga.com·박종민 기자}

“우리가 담당하는 역할이 있는데 그걸 넘어서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13일 섬진강댐 하류 지방자치단체 대표들이 “제때 물을 내보내지 않고 뒤늦게 대규모 방류를 해 수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하자 이렇게 답했다. 이날 전북 임실, 전남 곡성 등 5개 지자체 대표들은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를 방문해 7, 8일 집중호우로 대규모 강물 유입이 예상되는데도 수자원공사가 적절히 예비 방류를 하지 않는 등 홍수 관리가 부실했다고 항의했다. 박 사장은 이에 대해 “섬진강댐은 우리와 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3개 기관이 운영하는데 우리는 섬진강댐 저수량 총 4억6600만 t 가운데 15%의 생활용수와 3000만 t의 공간을 활용하는 권한만 갖고 있어 홍수 조절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어 “4억 t(실제는 3억7000만 t)은 농어촌공사가 쓰는 것인데, ‘당신들 물 비우라’고 할 수가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가 댐 방류를 하려면 나머지 두 기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하지만 ‘댐 건설 및 주변 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 댐관리규정에 따르면 박 사장의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 이 규정 2조는 섬진강댐의 관리자가 수자원공사라고 명시하고 있다. 7조에는 ‘홍수기에는 홍수 조절이 생활용수나 발전용수 등 다른 용도보다 최우선권을 갖는다’고 적시돼 있다. 홍수 대비를 위해서는 수자원공사가 댐 관리자로서 다른 두 기관의 의사와 상관없이 수량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수원과 농어촌공사도 박 사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홍수기에는 수자원공사의 판단에 따라 홍수 전에 얼마든지 댐을 비울 수 있다. 한수원과 농어촌공사는 방류량에 관여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측도 “홍수기에 수자원공사가 방류량에 대해 우리와 협의하는 절차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관할 홍수통제소 역시 “최근처럼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수자원공사가 농어촌공사와 한수원의 용수를 고려하지 않고 재해예방만 신경 써서 방류 계획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관련 규정과 한수원, 농어촌공사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수자원공사의 권한이 제한적이어서 홍수 조절이 어려웠다”는 박 사장의 답변은 책임회피성 해명에 가깝다. 한 수자원 관리 전문가는 “섬진강은 하류 재첩 서식지가 바닷물 영향으로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 방류해 염분을 씻어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물 보관에 신경을 많이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5개 지자체 대표는 수자원공사를 관할하는 환경부 세종시 청사에도 방문해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이날 조 장관은 이들이 도착하기 30분 전 충북 제천으로 출장을 갔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천 폐기물 매립시설 홍수 현장에 출장 일정이 있었다. 지자체에서 방문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미리 잡혀 있던 일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현재 섬진강 하류 주민 수해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대전=박종민 blick@donga.com / 구례=조응형 / 강은지 기자}
8일 집중호우 당시 섬진강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최대 방류 허용치인 계획방류량을 초과해 물을 내보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수자원공사는 호우경보가 이어지는데도 댐이 넘치지 않도록 사전에 적절히 방류하지 않았다. 또 대규모 방류를 하기에 앞서 하류 지역 주민들에게 제때 알리지도 않았다. 수해 지역 주민들은 수자원공사의 부실 대응으로 피해가 커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섬진강댐의 계획방류량이 초과한 것은 1965년 댐 준공 이후 55년 만에 처음이다. 수자원공사는 댐 수량 관리에 계획홍수위와 계획방류량 등의 기준을 적용한다. 계획홍수위는 홍수 때 댐의 물이 넘치지 않게 수위를 특정 높이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기준이다. 댐 수위가 올라가 방류해야 할 때는 댐의 안전을 유지하고 하류의 범람 등을 막기 위해 계획방류량 이하로만 물을 내보내야 한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수자원공사는 8일 오후 3시 30분에서 4시 10분까지 40분간 섬진강댐의 계획방류량인 초당 1868t보다 평균 4.65t(누적 1만1160t) 많은 초당 1872.65t을 방류했다. 최대 초당 8.52t까지 초과한 때도 있었다. 수자원공사는 폭우가 예상될 때 댐 수위 조절을 위해 예비방류를 한다. 하지만 6일 오후 4시부터 섬진강 유역인 전북 임실 등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표됐고 폭우로 7일 하루 평균 초당 812.79t의 물이 댐으로 유입됐는데 초당 방류량은 328.56t에 그쳤다. 예비방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수자원공사는 “8일 폭우가 쏟아져 방류량을 급히 늘릴 수밖에 없었다. 오후 3∼4시, 오후 4∼5시로 끊어서 시간별 평균을 내면 계획방류량 수준을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시간 기준을 적용해도 오후 3∼4시 초당 방류량 평균은 계획방류량을 0.195t 초과한다. 수자원공사는 본보가 11일 계획방류량 초과 사실을 처음 보도했을 때 “일부 섬진강 본류가 아닌 다른 지류로 방류한 것을 감안하면 계획방류량을 초과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본보가 방류량 기록을 분석해 40분간 초과한 사실을 지적하자 “내부적으로 1시간 단위로 집계하는데 그 기준에 의하면 초과한 것은 아니다”라며 말을 바꿨다. 본보가 해당 기준을 적용해도 0.195t이 초과한다고 재차 지적하자 “계획방류량을 넘은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섬진강댐 방류가 이뤄진 8일 강 하류에 위치한 전북 남원과 임실, 전남 구례 곡성, 경남 하동 등 7개 지역에서는 378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주택 2409채가 물에 잠겼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계획방류량을 초과한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이다. 다만 수자원공사의 방류가 수해의 원인이었는지 규명하려면 당시 상하류 상황과 유입량, 댐 안정성 등을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구례=조응형 yesbro@donga.com / 김태성·박종민 기자}

“복구에 최소 한 달요? 여름 한 철 장사로 한 해를 버티는데….” 충북 제천시 충주호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모 씨(51·여)는 호수 위 쓰레기를 치우려면 최소 한 달이 걸린다는 이야기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가 운영하는 펜션은 지난주에만 예약이 10건 넘게 취소돼 약 150만 원의 손해를 봤다. 작년 이맘땐 8개 방이 모두 가득 찼지만 주말인 8일에는 단 1개 객실에만 손님을 받았다. 이 씨는 “비 피해도 일부 영향이 있지만 대다수가 인근 충주호에 쌓인 쓰레기 때문에 예약을 취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계속되며 충주호에 떠내려온 쓰레기로 인해 주변 펜션 등 관광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11일 동아일보가 찾은 부유 쓰레기 수거 작업장은 악취로 가득했다. 호수 안에는 초목, 빈 페트병, 플라스틱 등 곳곳에 쓰레기가 떠다니고 있었다. 옥순대교 인근 공터에는 물에서 걷어낸 쓰레기가 언덕을 이루고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충주호에 떠내려 온 부유 쓰레기의 양이 약 3만 m³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5t 덤프트럭 약 640대 분(약 9600t)에 달하는 양이다. 수자원공사는 이 쓰레기들을 모두 걷어내는 데 한 달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저도 집중호우가 계속되거나 추가로 태풍이 찾아오면 기약 없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충주호를 찾는 요인 중 하나였던 수상레저 업체들은 올해 영업을 개시조차 못 하고 있다. 보통 8월 중순이면 장마가 끝나 수상스키를 타러 온 손님들로 북새통이 되지만 올해는 수상스키를 타러 오는 손님이 뚝 끊겼다. 수자원공사 측은 “8월 말까지는 쓰레기를 모두 수거할 계획”이라며 “쓰레기들은 모두 자연 발생한 것이어서 업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제천=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우리 집 생계가 이것뿐인데 어쩌겠어요. 깨끗하게 빨아서 반값에라도 팔아보려고 이렇게 빨고 있어요.” 11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5일시장에서 옷 가게를 하는 조모 씨(69·여)는 흙탕물에 물들어버린 옷 수백 벌을 일일이 손으로 빨고 있었다. 사흘 전 섬진강 하류가 범람해 시장이 침수되면서 조 씨의 가게 안으로 흙탕물이 가득 들어찼다. 당시 어른 키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조 씨는 몸만 겨우 대피했다. 이날 조 씨는 수도꼭지 옆에 딸, 며느리와 둘러앉아 오전 내내 빨래에 방망이질을 했지만 빨랫줄에 널린 옷은 수십 벌이었다. 그는 “옷에 얼룩이 져서 팔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빨아봐야죠”라고 말했다.○ 복구 인력 부족한데 물, 전기까지 끊겨 500mm 이상 폭우가 쏟아진 구례군에서 주요 피해지역 중 하나인 이 시장에 10, 11일 이틀간 공무원, 소방대원, 군인, 경찰, 자원봉사자 등 복구 인력 1300여 명이 투입됐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은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그릇 가게를 하는 박모 씨(47)는 “가게 안의 쓰레기를 모아서 내놓는 데에만 이틀이 걸렸다. 이제 가게 안을 물청소 하고 내다 팔 그릇을 씻고 있는데, 자원봉사자 5명이 와서 돕고 있는데도 끝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는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3일째 물과 전기가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주방용품을 파는 차모 씨(67)는 “흙에 범벅이 된 제품들을 씻어야 하는데 물이 없으니 소방차가 가져다주는 물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약초 가게를 하는 김모 씨는 “복구할 게 아직 산더미인데 전기가 안 들어와서 오후 5, 6시까지밖에 작업을 못 한다”며 답답해했다. 산사태로 1명이 사망했던 경기 안성시 일부 지역은 피해 발생 열흘째인 11일까지도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죽산면에서는 165가구가 산사태와 침수 피해를 입었다. 5일부터 피해 복구에 615명이 투입됐지만 상당수는 추가 산사태 피해를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쌓아 올리는 작업에 매달렸다. 자원봉사자 이규강 씨(45)는 “비가 계속 오고 있어 모래주머니로 막지 않으면 다시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복구 작업에 전력해도 모자랄 텐데 일단은 응급처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죽산면 일대에는 산사태로 떠내려온 큰 나무들이 교량과 도로를 막고 있어 복구 장비를 동원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안성시 관계자는 “유실된 도로를 모래로 채워야 해 시간이 걸린다. 폐기물 처리도 용역업체를 통해 분리수거를 해야 해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워도 치워도 흘러드는 쓰레기11일 충북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충주호 주변은 폐타이어와 스티로폼, 플라스틱 병이 둥둥 떠다녀 거대한 ‘쓰레기섬’으로 보였다. 쓰레기 더미에서 새어나오는 악취에 숨쉬기도 힘들었다. 굴착기 4대가 동원돼 호수에 떠있는 쓰레기 더미를 육지로 걷어냈지만 육지에서 수십 m 반경까지 퍼져 있는 쓰레기를 걷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굴착기 기사 이모 씨(55)는 “치워도 치워도 쓰레기가 상류에서 계속 내려온다. 10일째 꼬박 치우고 있는데 아직도 저렇게 많이 남았다. 악취도 힘들지만 언제 끝날지 까마득한 상황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충주호로 떠내려온 부유물은 약 3만 m³에 달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이 쓰레기를 모두 걷어낸 뒤 처리하는 데 2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강 주변의 댐들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장마로 10일까지 댐에 유입된 고사목과 풀, 생활쓰레기 등이 충북 충주댐 3만 m³, 강원 소양강댐 2만6000m³, 한탄강댐 1만 m³, 횡성댐 300m³에 달한다고 밝혔다. 수해로 생긴 쓰레기는 바다까지 흘러들어 갔다. 영산강 상류 집중호우로 전남 목포 앞바다가 쓰레기로 뒤덮이면서 선박을 동원한 수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영산강 수위 조절을 위해 7일부터 하굿둑 수문을 개방하면서 평화광장과 남항, 여객선터미널 등 목포 앞바다 10만 m²에 걸쳐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9일부터 청항선과 어항관리선, 해경방제정 4척의 선박과 10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쓰레기 160t을 수거했지만 역부족이다.하동=김태언 beborn@donga.com / 안성=이청아 / 제천=박종민 기자}

섬진강댐의 급작스러운 방류가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 곡성 등 하류 지역의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피해 주민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 7일부터 3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지만 섬진강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범람한 시점은 8일 오전 이후라는 게 주민들의 대체적인 증언이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섬진강댐의 초당 평균 방류량이 8일 오전 6시(591t)부터 낮 12시(1752t)까지 불과 6시간 사이에 3배로 급증했다. 이날 오후 4시경에는 초당 1869.8t을 방류해 섬진강댐의 최대 방류량(초당 1868t)을 뛰어넘기도 했다. 수해 당시 섬진강댐의 방류가 빠른 시간에 대규모로 이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방류량 6시간 만에 3배로 급격히 늘려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은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곡성군 등 섬진강 하류 지역의 홍수기 범람을 막는 기능을 한다. 댐의 방류는 환경부 산하 수자원공사와 홍수통제소에서 댐의 수량과 강의 상황을 고려해 방류량과 방류 시기를 판단한다. 수자원공사는 태풍, 집중호우 등이 예상되면 홍수 발생 전에 댐의 저장용량을 늘리기 위해 댐의 물을 방류하는 ‘예비 방류’를 실시한다. 이번 수해의 경우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예비 방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섬진강댐이 위치한 전북 임실군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표된 것은 6일 오후 4시경이다. 이후 7일 오전 5시 30분 호우주의보가 발표됐고, 오후 2시 20분경 호우경보로 변경됐다. 하지만 6일과 7일 섬진강댐의 평균 초당 방류량은 각각 198.1t, 328.6t이었다. 각각 최대 방류량(초당 1868t)의 10.6%, 17.6% 수준이다. 수자원공사는 8일이 돼서야 방류량을 급속히 늘렸다. 이날 오전 6시까지 초당 591.1t이었던 방류량이 3시간 뒤인 오전 9시경 2배 이상인 초당 1406.8t으로 늘었다. 다시 3시간 뒤인 정오에는 초당 1752.2t을 방류했다. 이날 오전 방류량이 급격히 늘면서 섬진강 하류가 범람하기 시작했고 주변 지역의 침수 피해로 이어졌다. 구례군 토지면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택균 씨(60)는 “8일 새벽 조금씩 차오르던 물이 오전 8시경 급격히 불어나 펜션 1층으로 물이 들이닥쳤다. 그때부터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는 데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사람 키 높이까지 물이 차 고무보트로 이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곡성군 고달면에서 한옥 카페를 운영하는 신모 씨(55)는 “그날 오전 불과 3, 4시간 사이에 물이 사람 키 높이까지 차올랐고 곧 한옥 서까래까지 물이 찼다”고 말했다. 신 씨는 10년 전인 2010년 8월 17일에도 비슷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당시에도 전북 지역에 5일 이상 폭우가 이어지면서 섬진강댐의 초당 방류량이 500t에서 1000t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번 침수로 섬진강 수계 6개 시군에서는 2500여 명의 이재민이 생겼고 주택 2000여 곳이 물에 잠겼다. 유근기 곡성군수는 “군민들이 섬진강댐 방류가 상당 부분 원인을 제공했다고 믿고 있다”며 “9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물을 아끼지 말고 선제적으로 방류를 했어야 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방류량은 댐 운영 지침과 자체 물 관리 시스템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해 결정한다. 7, 8일 방류량도 해당 시뮬레이션을 따른 결과”라고 해명했다.○ “댐 수위 고집한 실책” vs “불가피한 선택”섬진강댐의 급격한 방류가 강 하류 범람을 초래해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무조건 댐을 높은 수위로 유지하려다 벌어진 실책”이라는 분석과 함께 “비가 너무 많이 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조영철 충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환경부의 수량 관리 대응이 늦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과거 국토교통부는 홍수 관리에 적극적이었는데 2018년 물 관리 업무를 넘겨받은 환경부는 수질을 우선시해 녹조 대응 등 용수 확보를 위해 댐의 수위를 높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비가 내려 수량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문영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댐의 역할은 홍수뿐 아니라 가뭄 대비도 하는 것”이라며 “당초 폭염이 예상됐던 상황에서 비가 많이 온다고 미리 얼마만큼의 물을 빼 놓을지 결정하는 건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단순히 방류를 많이 해서 침수가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하기 이전에 오랜 강수로 지반이 약해졌을 수도 있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방류 당시 담당자들이 매뉴얼대로 조치했는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상황을 충분히 알렸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구례=조응형 yesbro@donga.com / 박종민·강은지 기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호 사고 당시 강한 물살에 휩쓸려가는 인공수초섬을 고정하려는 위험천만한 작업이 이뤄진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고가 난 6일 오전 의암댐 수문은 총 14개 중 9개가 열린 상태로 초당 1만 t의 물이 하류로 방류되고 있었다. 의암댐 상류에 있는 춘천댐과 소양강댐에서도 초당 7000t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었다. 배를 띄워 작업을 하기에는 살인적인 유속이었다. 인공수초섬의 유실을 막기 위해 고정 작업에 나섰다가 전복된 선박 3척은 의암댐 6번 수문을 통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 급류 속 작업 경위 두고 주장 엇갈려 이 사고로 기간제 근로자 이모 씨(68)가 사망했고, 춘천시 이모 주무관(32)과 기간제 근로자, 민간업체 직원 등 5명이 실종됐다. 인공수초섬 쓰레기 수거 및 고정 작업에 참여했던 민간업체와 실종자의 가족들은 “춘천시의 지시에 따라 작업에 나섰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는 “업체가 먼저 작업을 제안했고 수초 고정 작업은 강하게 만류했다”며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다만 시는 업체 측이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도록 허락한 것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고 있다.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의암호의 인공수초섬을 관리하는 민간업체 직원들은 사고 전날인 5일 오후 시 관계자로부터 “소양강댐 방류로 인공수초섬이 걱정되니 현장에 도착해 대기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직원들은 이 요청에 따라 같은 날 충북 진천의 사무실에서 춘천으로 이동했다. 업체 측은 다음 날인 6일 오전 의암호 인공수초섬 근처에 도착해 현장을 지켜보던 중 “인공수초섬 주변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시 관계자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주무관이 ‘인공수초섬의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해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인공수초섬을 고정하고 있던 로프가 끊어져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휴가 중이었던 이 주무관이 업체 측에 어떤 경위로 인공수초섬 쓰레기 정리 작업을 요청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시 현장에서는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가자 이를 막으려는 과정에서 민간업체의 고무보트와 경찰정, 관공선 등 3척이 현장에 접근했고 곧 연달아 전복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춘천시의 주장은 민간업체와 실종자 가족들의 설명과 다르다. 인공수초섬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게 된 건 민간업체의 제안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물살이 세니 조심하라며 주의를 줬다”는 것이다. 또 담당 국장과 계장은 이 주무관으로부터 인공수초섬 유실 상황을 보고받고 “떠내려가도 좋으니 내버려둬라. 출동하지 마라”고 지시했다는 게 춘천시의 주장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7일 오전 브리핑에서 “소양강댐을 연 상태에서는 수초 작업을 하면 안 되는 것이 맞다”며 사과했다. 경찰은 댐 하류에서 발견된 경찰정에서 블랙박스 장치 등을 수거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안전지침 없어…전문가 “전형적 관재(官災)” 집중호우 시 하천 작업에 대한 안전지침과 매뉴얼이 갖춰지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춘천시는 “날씨나 유속에 따라 작업자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지침이 따로 없다”고 밝혔다. 댐 수문이 개방됐을 때 작업 통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매뉴얼도 없었다.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조원철 전 명예교수는 “수문을 열고 작업을 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전형적인 관재”라고 지적했다. 춘천=박종민 blick@donga.com·이청아 / 강승현 기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춘천시 서면 의암호 사고 당시 강한 물살에 휩쓸려가는 인공수초섬을 고정하려는 위험천만 작업이 이뤄진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고가 난 6일 오전 의암댐 수문은 총 14개 중 9개가 열린 상태로 초당 1만t의 물이 하류로 방류되고 있었다. 의암댐 상류에 있는 춘천댐과 소양강댐에서도 초당 7000t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었다. 배를 띄워 작업을 하기에는 살인적인 유속이었다. 인공수초섬의 유실을 막기 위해 고정 작업에 나섰다 전복된 선박 3척은 의암댐 6번 수문을 통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 급류 속 작업 경위 두고 주장 엇갈려 이 사고로 기간제 근로자 이모 씨(68)가 사망했고, 춘천시 이모 주무관(32)과 기간제 근로자, 민간업체 직원 등 5명이 실종됐다. 인공수초섬 고정 작업에 참여했던 민간업체와 실종자의 가족들은 “춘천시의 지시에 따라 작업에 나섰다”고 주장하는 반면, 춘천시는 “작업을 만류했다”며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의암호의 인공수초섬을 관리하는 민간업체 직원들은 사고 전날인 5일 오후 시 관계자로부터 “소양댐 방류로 인공섬이 걱정되니 현장에 도착해 대기하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직원들은 이 요청에 따라 같은 날 충북 진천의 사무실에서 춘천으로 이동했다. 업체 측은 다음날인 6일 오전 의암호 인공수초섬 근처에 도착해 현장을 지켜보던 중 “수초섬 주변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시 관계자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 주무관이 ‘인공섬의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해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수초섬을 고정하고 있던 로프가 끊어져 수초섬이 떠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휴가 중이었던 이 주무관이 업체 측에 어떤 경위로 인공섬 쓰레기 정리 작업을 요청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시 현장에서는 수초섬이 떠내려가자 이를 막으려는 과정에서 민간업체의 고무보트와 경찰정, 관공선 등 3척이 현장에 접근했고 곧 연달아 전복됐다. 당시 상황에 대한 춘천시의 주장은 민간업체와 실종자 가족들의 설명과 다르다. 인공수초섬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게 된 건 민간업체의 제안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물살이 세니 조심하라며 주의를 줬다”는 것이다. 또 담당 국장과 계장은 이 주무관으로부터 현장 상황을 보고받고 “떠내려가도 좋으니 내버려둬라. 출동하지 마라”고 지시했다는 게 춘천시의 주장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소양강 댐을 연 상태에서는 수초작업을 하면 안 되는 것이 맞다”며 사과했다. 춘천경찰서는 이들 선박들이 호수섬 작업에 나서게 된 상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안전지침 없어…전문가 “전형적 관재(官災)” 집중 호우 시 하천 작업에 대한 안전지침과 매뉴얼이 갖춰지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춘천시는 “날씨나 유속에 따라 작업자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기준이나 지침이 따로 없다”고 밝혔다. 이번처럼 댐 수문이 개방됐을 때 작업 통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한 지침도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전형적인 관재(官災)라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조원철 전 명예교수는 “수문을 열었으면 당연히 작업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의암댐 쪽엔 춘천댐과 소양감댐 물이 다 흘러온다. 물살이 굉장히 강해 매우 위험하다”며 “물살에 휩쓸렸다가 생존한 분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춘천=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6일 오후 강원 춘천시 통합지원본부가 차려진 북한강 경강교. 이날 오전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가 일어난 지점에서 약 16km 떨어진 이곳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소방대원 5명이 하천 곳곳을 살펴보며 실종자 수색을 벌였다. 계속된 수색작업에도 진전이 없자 소방당국은 수차례 수색 범위를 다시 넓히고 수색대도 추가 투입했다. 소식을 듣고 황급히 본부로 찾아온 실종자 가족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불어난 강물을 멍하니 바라봤다. 이날 오전 11시 반경 춘천시 서면 의암호에서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돼 승선했던 8명 가운데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이들은 의암호 선착장 앞에 설치해뒀던 수질 개선용 인공 수초섬이 거센 물살에 떠내려가기 시작하자 고정 작업을 벌이기 위해 출동했다. 1명은 자력 탈출했고 1명은 구조됐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출동한 8명 중 5명은 수질 개선 업무를 맡고 있던 춘천시 소속 기간제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속 와이어에 걸리며 3척 순식간에 전복 6일 오전 10시경 한 시민이 의암호 선착장 앞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고 춘천시에 신고를 했다. 이에 오전 10시 10분경 관리업체 직원 1명이 탄 고무보트 1척과 시 소속 기간제 근로자 5명이 탄 관공선이 이를 막으려 출동했다. 하지만 물살이 너무 거세 이를 막을 수 없어 오전 11시 2분경 112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인근에 있던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 소속 경찰정 1척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소양강과 의암호 등에서 인명사고 발생 시 긴급 출동 등의 용도로 운영하는 선박이었다. 경찰정에는 경찰 1명과 시 직원 1명이 승선했다. 경찰정까지 가세해 떠내려가는 인공 수초섬을 막으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오히려 선박들까지 하류로 함께 떠내려갔다. 그런데 선박 가운데 고무보트가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의암호에 가로질러 설치된 와이어에 걸렸다. 이 와이어는 민간인들이 댐에 접근해 위험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 설치해둔 것이었다. 하지만 집중호우 탓에 의암호 수위가 높아져 와이어는 수면에 잠겨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고무보트를 타고 있던 업체 직원을 구하려 경찰정과 관공선이 긴급히 접근했지만 결국 3척이 모두 전복되고 말았다. 전복 직후 관공선에 타고 있던 A 씨(60)는 자력으로 탈출해 육지에 올라왔다. 하지만 나머지 7명은 급류에 휩쓸려 사라졌다. 배 3척과 실종자 모두 폭 13m의 의암댐 6번 수문을 통해 하류로 떠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의암댐은 최근 계속된 집중호우로 수위가 높아져 2일부터 수문을 열고 방류 중이었다. 낮 12시 반경 사고 지점과 약 13km 떨어진 춘성대교 인근에서 관공선에 타고 있던 B 씨(68)를 구조했다. B 씨는 탈진한 상태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이후 오후 1시경 사고 지점과 약 20km 떨어진 경기 가평군 남이섬 선착장 인근에서 관공선에 타고 있던 C 씨(68)도 발견됐으나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을 거뒀다. 경찰(54)과 30대 시청 직원, 50대 기간제 근로자 2명, 업체 직원(47)은 오후 10시 현재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들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 분통 C 씨의 빈소는 이날 인근의 한 병원에 차려졌다. 유족들은 “이 물살에 배에 태우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 이번 사고는 자연재해로 발생한 게 아니라 인재”라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춘천시에서 근무하다 8년 전 정년퇴임한 C 씨는 기간 근로제 형태로 고용돼 수질 관리 업무를 도맡아 왔다. C 씨의 처남 김모 씨(47)는 “가정 형편 탓에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모시면서도 항상 성실했다”고 전했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을 꼭 이런 날 했어야 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의암댐은 최근 집중호우로 수위가 높아지며 2일 밤부터 수문 9개를 열고 초당 1만677t을 방류하고 있었다. 2∼6일 춘천에는 485mm의 비가 내렸다. 일각에서는 “위험한 작업 환경에 기간제 근로자들 다수를 출동시킨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춘천시 환경과 관계자는 “댐이 열린 상태에서 작업해선 안 된다”면서도 더 이상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고가 접수된 이상 현장 확인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춘천=이청아 clearlee@donga.com·박종민·이인모 기자}

6일에도 경기 일대에서는 폭우로 인해 시내버스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로 골프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매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밤사이 쏟아진 폭우에 파주와 연천 등에선 주민 15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6일 오전 6시 37분경 경기 파주시 파평면 율곡1리 율곡수목원을 지나던 92번 버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당시 버스에는 운전사 1명과 승객 4명 등 5명이 타고 있었는데, 물이 순식간에 버스 안까지 들어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 채 의자 위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고 한다. 구조대가 버스에 타고 있던 5명을 구조한 건 약 30분 뒤. 큰 부상 없이 모두 빠져나왔다. 최초 신고자인 김모 씨(57)는 “구조에 나섰을 때 이미 버스 창문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고무보트를 이용해 구조했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밤새 내린 폭우로 침수 위험이 있어 기존 노선 대신 국도 37호선을 우회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며 “버스 운전사가 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기존 노선대로 가다가 물에 잠겼다”고 설명했다. 파주시는 5일 오후 3시경부터 임진강 비룡대교 지점의 수위가 오르자, 인근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오후 4시 반경엔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현재 율곡리에 사는 주민 18명과 인근 적성면 두지리 주민 68명은 파평중학교 등에 대피해 있다. 6일 오전 7시 기준 비룡대교 수위는 13.32m로 주의 단계인 9.5m를 넘어섰다. 파주시 군내면에선 6일 오전 1시 반경 수내천 제방이 무너져 33만578m²(약 10만 평) 규모의 전진농장이 물에 잠겼다. 제방 유실로 통일촌과 대성동 마을 등 민간인통제선 내 마을이 침수 피해의 직격탄을 맞았다. 오전 6시 42분경엔 제방 복구를 위해 군내면 현장을 방문했던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4명이 배수장에 고립됐다가 2시간여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경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연천군 주민 1209명과 파주시 주민 257명이 인근 학교와 마을회관, 주민센터 등 25곳으로 긴급 대피했다. 같은 날 오전 9시경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는 산사태로 들이닥친 토사로 관리동에 머물던 직원 2명이 토사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직원 5명이 관리동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토사가 건물로 들이닥쳤다고 한다. 함께 일하던 3명은 자력으로 대피했지만 직원 2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구조인력 40여 명을 투입해 오전 10시 18분경 직원 김모 씨(36)와 박모 씨를 구조했다. 김 씨는 왼쪽 발목에 골절상을 입었으나, 두 사람 모두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파주=박종민 blick@donga.com / 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