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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정보 논설위원입니다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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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8~202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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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4강 축제때 서해선 목숨 건 전투… 죄지은 느낌”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2002년 6월 2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한일 월드컵 3, 4위전인 한국과 터키의 대결이 벌어졌다. 온 국민이 들뜬 응원의 함성 속에 묻혀 있던 그 순간, 서해 연평도 앞바다에선 북한의 도발에 맞선 우리 해군의 목숨을 건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22일 오후 8시 반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에는 뜻깊은 인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한일 월드컵 한국대표팀 주역으로 뛰었던 이운재 안정환 씨와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던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함께 시사회장에 입장했다. 안 씨는 “당시 경기가 끝나고 연평해전 소식을 들었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월드컵에서 4강에 올라 기뻐해야 하는 순간에 우리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에 죄지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가 우리를 2002년으로 되돌아가게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민의 축제인 월드컵을 위해 서해 바다에서 목숨을 내던진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당시 북한과의 공동 개최를 위해 노력했는데 북한의 도발을 보고 항상 북한이라는 실재적 위협에 우리의 경각심이 무뎌진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다른 선수들은 사정이 있어 시사회에 오지 못했는데 그때 선수들과 다 함께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연극배우 박정자 손숙 씨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다. 24일 개봉하는 ‘연평해전’은 현재 예매율 21.4%(22일 오후 8시 현재)로 ‘쥬라기월드’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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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병-유가족에 빚 진 느낌” 이운재-안정환, ‘연평해전’ 시사회 참석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2002년 6월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선 한일 월드컵 3, 4위전인 한국과 터키의 대결이 벌어졌다. 온 국민이 들뜬 응원의 함성 속에 묻혀 있던 그 순간, 서해 연평도 앞바다에선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 해군 장병들의 목숨을 건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22일 오후 8시 반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에는 뜻 깊은 인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한일 월드컵 한국대표팀 주역으로 뛰었던 이운재 안정환 씨와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던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함께 시사회장에 입장했다. 안 씨는 “당시 경기가 끝난 뒤 연평해전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영화를 보고 처음엔 가슴이 먹먹하고 슬프다가 ‘왜 저렇게 희생돼야 했나’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희생된 장병과 유가족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씨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민의 축제인 월드컵을 위해 서해 바다에서 목숨을 내던진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하고 싶다”며 “동료를 지키기 위해 서로 애쓰는 모습, 함장인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가 아들의 군복을 껴안는 장면에서 울컥 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후원한 정 전 대표는 “6명 전사자의 이름은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할 이름”이라며 “북한이 쏘기 전엔 쏘지 말라는 잘못된 교전수칙 때문에 장병들이 희생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연극배우 박정자 손숙 씨, 배우 김수현, 가수 아이유 등이 참석했다. 24일 개봉하는 ‘연평해전’은 예매율 20.5%(22일 오후 11시 현재)로 ‘쥬라기월드’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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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전쟁 당시 美 내분… 미군, 1·4후퇴때 한반도서 퇴각할뻔”

    ‘한국 보수세력 연구’ ‘한국 진보세력 연구’ 등의 역저를 펴낸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77)가 이번엔 6·25전쟁의 외교사와 관련한 책을 내놓았다. 500쪽에 가까운 책 제목은 ‘6·25전쟁과 미국-트루먼 애치슨 맥아더의 역할’. 18일 서울 광화문 근처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최근 외교사 연구에선 국제 정세니 국가 이익이니 하는 추상적 측면보다 인물의 특징과 관계가 역사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흐름이 우세합니다. 저도 이번에 6·25전쟁의 방향타를 쥐었던 미국 트루먼 대통령, 애치슨 국무장관, 맥아더 장군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크게 두 개의 주제로 나뉜 이 책은 3명에 대한 조명과 함께 전쟁의 성격, 전쟁을 막지 못한 이유 등을 다뤘다. 고졸에 자수성가한 트루먼,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의 애치슨, 미군 육군사관학교 ‘최고의 천재’로 불리던 맥아더 간의 협력과 갈등 관계가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예를 들면 트루먼과 맥아더는 각각 행정부 수반과 군 총사령관인데도 개인적 교류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상호 불신과 대립이 적지 않았고, 미국 내에서 6·25전쟁은 트루먼과 맥아더의 전쟁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에 한반도의 가치는 경계선상(marginal)에 있었다. 지키면 좋지만 여차하면 버려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는 것. 트루먼과 애치슨이 전략적으로 유럽을 중시하고 한반도에 깊게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고 한 반면 맥아더는 공산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한반도를 굳게 지켜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 차이가 6·25전쟁 당시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혼선을 불러옵니다. 애치슨이 전쟁 전 태평양 방어선에서 한국을 빼는 발언을 한 것이나 트루먼이 1951년 4월 맥아더를 해임하고 휴전으로 나아간 것도 유럽 중심주의 때문이었죠. 반면 맥아더는 공산주의 척결을 위해 북진 당시 평양∼원산 라인에서 방어선을 치고 중국의 참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압록강까지 진격하다가 큰 패배를 맛보게 되죠.” 남 교수는 6·25전쟁에서 한국인에게 아찔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1·4후퇴 이후 미국에서 제기된 ‘한반도 포기론’이라고 말한다. “당시 미국에서는 전쟁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더 이상 한반도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해집니다. 이때는 애치슨이 한몫합니다. ‘이 전쟁에서 미국이 물러나 공산화가 되면 수많은 사람이 죽게 되고 그건 미국의 가치와 맞지 않다’며 반대한 거죠.” 그는 6·25전쟁의 성격에 대해 “1990년대 소련의 방대한 비밀문서가 공개되기 전엔 내전이니 남침 유도니 하는 브루스 커밍스 류의 수정주의가 판쳤으나 공개 이후엔 학문적으로 다 ‘파산’했다”며 “6·25전쟁은 소련 스탈린의 막후 지휘 아래 중국이 가담하고 김일성이 앞장서 일으킨 ‘국제 공산주의혁명의 일환’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25전쟁의 교훈은 현재까지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제발전으로 주변 강대국이 한국을 놓칠 수 없는 파트너로 삼고 싶어 합니다. 미국과 중국 어느 쪽도 압도적 우위를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유엔을 등에 업고 미국-중국과의 등거리 동맹, 혹은 비동맹 속에서 집단안보 체제를 구축해 통일과 안전을 보장받을 필요가 있습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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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메르스 부실대응 콕콕” “아몰랑 정부 대목서 빵 터져”

    14일 방영된 KBS2 ‘개그콘서트’의 코너 ‘민상토론’이 메르스 사태의 정부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 화제다. 이날 ‘민상토론’에선 평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언급하기를 꺼리는 캐릭터로 나오는 유민상이 “이번 건은 얘기를 좀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부의 대처가 빨랐다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진행자인 박영진이 “그럼 정부의 대응은 몇 점인가”라고 묻자 유민상은 답변을 회피하다가 그냥 ‘오케이’ 하고 넘어가 달라는 의미로 ‘O’자를 그려 보이자 박영진은 “0점이란 말이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마스크를 끼고 자문회의를 주재한 것을 비판하거나 사회자가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진을 각각 넣은 티셔츠를 들고 나와 출연자에게 한쪽을 선택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에서는 “메르스 관련해 콕콕 꼬집어주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 “정부가 아몰랑(아 몰라)으로 일관한다는 대목에서 빵 터졌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메르스 대처에 대한 풍자는 좋았지만 대놓고 편 가르기를 하는 것 같았다’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 같은 날 방영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LTE-A 뉴스’ 코너에서도 메르스를 소재로 정부의 대처 부실을 꼬집는 등 주말 예능에서 메르스 풍자가 잇따랐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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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광고만 하다 드라마는 조금… 역대 최대 PPL”

    ‘시청 흐름을 방해하는 간접광고(PPL)도 김수현이 하면 괜찮다?’ KBS2 드라마 ‘프로듀사’가 과도한 간접광고(PPL)로 지적을 받고 있다. 프로듀사는 제작비 50여억 원 가운데 20여억 원을 PPL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신디(아이유)가 백승찬(김수현)에게 선물로 받아 열심히 읽는 책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물론 PPL이다. 이 책과 헤세의 또 다른 책을 묶은 세트가 6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7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 책은 표절 시비를 불렀다. 또 다른 데미안을 낸 한 출판사가 방송에 나온 출판사 책의 번역 문장이 자사 번역과 일치하는 곳이 많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 특히 상품 브랜드나 이름을 클로즈업해 잡는 장면이 자주 나와 ‘역대 최고의 노골적 PPL’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인터넷에선 “자연스럽게 해야 ‘저게 어디 거지’ 하고 궁금증이 생기는데 너무 브랜드명을 크게 부각시키니 부담스럽다” “광고만 하다가 드라마 조금 나오는 것 같다”는 비판 의견이 적지 않다. 하지만 “PPL을 볼 때 그냥 ‘아, 광고 타임!’이라고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는다” “(PPL로 나오는) 색깔 맥주가 중국산으로 김수현이 광고 모델로 나온 거라는데 한번 먹어보고 싶다” 등의 반응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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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자연계 약자들이 인간에 주는 메시지 “반드시 강자를 흉내 낼 필요는 없다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강자만 살아남는다고 하지만 약자 없인 강자가 존재할 수 없다. 다수의 약자는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을 뿐. 강자에 대응하는 약자의 처지를 저자는 의자 뺏기 놀이에 비유한다. 의자의 수는 한정됐는데 여기에 앉으려는 생물은 수없이 많다. 여기서 이기려면 약자는 남보다 먼저 변화에 적응하고 틈새를 노려야 한다. 꽃은 꽃가루를 먹는 천적인 곤충을 이겨내기 위해 꿀을 만들어 곤충에게 주고 그 대신 꽃가루를 옮기도록 했다. 고슴도치는 사바나에 살면서 밤에 활동하고 땅속 지렁이를 먹는다는 틈새를 찾았다. 인간과 개의 관계는 약자에겐 경쟁보다 공존이 더 우수한 전략임을 보여준다. 예전엔 인간의 필요에 의해 늑대를 잡아다가 길들였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늑대가 먼저 인간에게 접근해 개가 됐다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 서열이 강력한 늑대 무리에서 먹이를 충분히 먹지 못하는 약한 늑대가 인간이 남긴 음식 찌꺼기를 먹기 시작했다. 늑대는 인간 집단으로 다가오는 외부 침입자의 낌새를 먼저 알아차리고 신호를 보냈다. 찌꺼기를 남기는 인간이 다치지 않도록 한 것인데 물론 인간에게도 이로운 일이었다. 또 같이 사냥을 하며 신뢰를 키웠다. 이런 공생 과정을 통해 늑대가 개로 변신했다. 약한 늑대가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책을 찾은 것이다. 약한 생물들의 생존 전략을 통해 인간이 배울 점이 있다면 늘 경쟁의 꼭대기를 차지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저자는 반드시 강자를 흉내 낼 필요가 없고 자기 나름의 요령과 비법을 터득하는 약자가 오히려 오래 살아남는다고 강조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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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자 조작… 엄청 센 놈이 찾아왔다

    공원(park)에서 세계(world)로 넓어졌다. 1993년 끝내 문을 열지 못했던 ‘쥬라기공원’은 22년 후 1일 입장객 2만 명이 넘는 테마파크 ‘쥬라기월드’로 거듭났다. 그만큼 볼거리는 화려해지고 액션의 스케일은 커졌다. ‘쥬라기공원’의 4편에 해당하는 ‘쥬라기월드’가 11일 전국 1200여 개 상영관에서 일제히 개봉한다. 영화 ‘쥬라기월드’와 영화 속 테마파크인 ‘쥬라기월드’는 사실 비슷한 처지에 빠져 있다. 영화의 경우 속편인 2, 3편이 1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듣는 상황에서 4편은 전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움을 줄 필요가 있었다. 테마파크 역시 이미 다 알고 있는 공룡 모습에 식상한 관람객들이 점점 줄어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 그들은 기존 공룡보다 더 크고, 더 무섭고, 더 쿨한 공룡을 만들어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이를 위해 ‘쥬라기월드’는 창립자의 이름을 딴 존 해몬드 연구실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유전자를 바탕으로 각종 유전자를 섞어 2600만 달러짜리 인도미누스 렉스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이 때문에 테마파크는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영리하다 못해 사람을 속일 줄 아는 인도미누스 렉스가 출입금지 구역에 있던 우리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여기에 인도미누스 렉스를 잡기 위해 출동한 헬기가 유리돔에 떨어지면서 구멍이 생겨 그곳에 있던 프테라노돈 등 익룡이 탈출한다. 테마파크에 있던 2만 명의 머리 위에서 익룡들의 공격이 시작되고 비상한 두뇌와 은신술로 인간의 제지를 뚫은 인도미누스 렉스가 점점 테마파크로 접근하며 사람들의 공포는 극에 달한다. 영화의 히든카드는 1편부터 꾸준히 등장해 온 티라노사우루스와 벨로시랩터의 변신이다. 이들은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 특히 뒷방 늙은이처럼 존재감이 없던 티라노사우루스는 막판 반전의 일등공신이 된다. 제작 총괄로 나선 스티븐 스필버그는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정말 훌륭한 어드벤처”라고 공언해 왔는데 적어도 볼거리와 액션 면에선 그 말이 틀리지 않다. 줄거리의 허점을 느낄 새도 없이 줄기차게 몰아치는 공룡의 습격에 심장이 계속 쫄깃해진다. 연구실에서 배양하던 공룡의 배아를 헬기로 반출해 나가는 장면은 5편을 예고한다.▼티렉스의 힘, 랩터의 영리함, 청개구리 은신술 갖춰 ‘최강’▼유전자 조작 ‘괴물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 영화 ‘쥬라기’ 시리즈에는 수많은 공룡이 나오지만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람을 해치는 육식공룡이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티렉스)와 벨로시랩터는 1∼4편에 모두 출연한 ‘터줏대감’. 가장 포악한 육식공룡인 티렉스는 발달된 턱에서 나오는 파괴적 힘으로 다른 존재를 압도한다. 무지막지한 공룡이지만 새끼를 보호하는 데는 지극 정성이었다는 이론이 2편의 주요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벨로시랩터는 몸집이 작은 대신 민첩하고 영리해 가장 관객을 놀라게 하는 존재로 나온다. 실제 랩터의 뇌 무게는 인간 뇌(1300g)와 비슷한 1000g. 학계에선 대화와 협동으로 무리 지어 사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편에선 티렉스도 물어 죽이는 막강한 공룡으로 스피노사우루스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2편이 끝난 1998년에 북아프리카에서 뼛조각 400여 점이 발견되면서 3편에 전격 캐스팅된 것. 영화와 달리 실제로는 턱관절과 이빨이 작아 물고기 등을 먹고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3편에서 처음 등장한 익룡 프테라노돈은 공중에서 사람을 낚아챈 뒤 긴 부리로 쪼아 먹어 공포감을 극대화시켰다. 그 공로로 이번엔 떼 지어 나온다. 이번 쥬라기월드에는 역대 최강의 가상 공룡이 등장한다. 연구실에서 여러 공룡 유전자는 물론이고 청개구리 등 다른 종의 유전자까지 합쳐 만든 인도미누스 렉스로 ‘사나운’ ‘길들지 않은’이라는 뜻. 티렉스의 힘과 랩터의 영리함, 청개구리의 은신술 등을 갖췄다. 또 다른 새 얼굴은 바다에 사는 모사사우루스. 바다의 티렉스로 불릴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다. 영화에선 상어 익룡 등 먹이를 닥치는 대로 삼키는 걸로 나온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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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쥬라기월드’ 스티븐 스필버그 “오리지널을 뛰어넘는어드벤처”

    공원(park)에서 세계(world)로 넓어졌다. 1993년 끝내 문을 열지 못했던 ‘쥬라기공원’은 22년 후 1일 입장객 2만 명이 넘는 테마파크 ‘쥬라기월드’로 거듭났다. 그만큼 볼거리는 화려해지고 액션의 스케일은 커졌다. ‘쥬라기공원’의 4편에 해당하는 ‘쥬라기월드’가 11일 전국 1200여 개 상영관에서 일제히 개봉한다. 영화 ‘쥬라기월드’와 영화 속 테마파크인 ‘쥬라기월드’는 사실 비슷한 처지에 빠져 있다. 영화의 경우 속편인 2, 3편이 1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듣는 상황에서 4편은 전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움을 줄 필요가 있었다. 테마파크 역시 이미 다 알고 있는 공룡 모습에 식상한 관람객들이 점점 줄어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 그들은 기존 공룡보다 더 크고, 더 무섭고, 더 쿨한 공룡을 만들어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이를 위해 ‘쥬라기월드’는 창립자의 이름을 딴 존 해몬드 연구실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유전자를 바탕으로 각종 유전자를 섞어 2600만 달러짜리 인도미누스 렉스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이 때문에 테마파크는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영리하다 못해 사람을 속일 줄 아는 인도미누스 렉스가 출입금지 구역에 있던 우리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여기에 인도미누스 렉스를 잡기 위해 출동한 헬기가 유리돔에 떨어지면서 구멍이 생겨 그곳에 있던 프테라노돈 등 익룡이 탈출한다. 테마파크에 있던 2만 명의 머리 위에서 익룡들의 공격이 시작되고 비상한 두뇌와 은신술로 인간의 제지를 뚫은 인도미누스 렉스는 점점 테마파크로 접근하며 사람들의 공포는 극에 달한다. 쥬라기월드의 세계관은 기존 시리즈와 다르지 않다. 자연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이나 생명체를 존중하지 않고 돈벌이를 위한 자산으로 여기는 이기심을 버리지 않으면 큰 화를 입는다는 것. 여기까지라면 영화는 싱거울 수 있다. 3편에서도 새로운 공룡인 스피노사우루스를 등장시켰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영화의 히든카드는 1편부터 꾸준히 등장해온 티라노사우루스와 벨로시랩터의 변신이다. 이들은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 특히 뒷방 늙은이처럼 존재감이 없던 티라노사우루스는 막판 반전의 일등공신이 된다. 제작 총괄로 나선 스티븐 스필버그는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정말 훌륭한 어드벤처‘라고 공언해왔는데 적어도 볼거리와 액션 면에선 그 말이 틀리지 않다. 줄거리의 허점을 느낄 새도 없이 줄기차게 몰아치는 공룡의 습격에 심장이 계속 쫄깃해진다. 결말은 인간이 떠난 섬에서 공룡들이 다시 평화를 찾는데 물론 끝은 아니다. 연구실에서 배양하던 공룡의 배아를 헬기로 반출해나가는 장면은 5편을 예고한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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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쥬라기월드’ 역대 최강 공룡 등장

    영화 ‘쥬라기’ 시리즈에는 수많은 공룡이 나오지만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람을 해치는 육식공룡이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티렉스)와 벨로시랩터는 1~4편에 모두 출연한 ‘터줏대감’. 가장 포악한 육식공룡인 티렉스는 발달된 턱에서 나오는 파괴적 힘으로 다른 존재를 압도한다. 무지막지한 공룡이지만 새끼를 보호하는 데는 지극 정성이었다는 이론이 2편의 주요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벨로시랩터는 몸집이 작은 대신 민첩하고 영리해 가장 관객을 놀라게 하는 존재로 나온다. 실제 랩터의 뇌 무게는 인간 뇌(1300g)와 비슷한 1000g. 학계에선 대화와 협동으로 무리 지어 사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편에선 티렉스도 물어 죽이는 막강한 공룡으로 스피노사우루스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2편이 끝난 1998년에 북아프리카에서 뼛조각 400여 점이 발견되면서 3편에 전격 캐스팅된 것. 영화와 달리 실제로는 턱관절과 이빨이 작아 물고기 등을 먹고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3편에서 처음 등장한 익룡 프테라노돈은 공중에서 사람을 낚아챈 뒤 긴 부리로 쪼아 먹어 공포감을 극대화시켰다. 그 공로로 이번엔 떼 지어 나온다. 이번 쥬라기월드에는 역대 최강의 가상 공룡이 등장한다. 연구실에서 여러 공룡 유전자는 물론 청개구리 등 다른 종의 유전자까지 합쳐 만든 인도미누스 렉스로 ‘사나운’ ‘길들여지지 않은’이라는 뜻. 티렉스의 힘과 랩터의 영리함, 청개구리의 은신술 등을 갖췄다. 또 다른 새 얼굴은 바다에 사는 모사사우루스. 바다의 티렉스로 불릴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다. 영화에선 상어 익룡 등 먹이를 닥치는 대로 삼키는 걸로 나온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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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 먹기위해 30분 줄서는 외국인들 “오, 예스”

    “외국인들이 김치를 먹어보기 위해 30분 이상 줄을 서고 있었다.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대답은 예스!”(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5월 14일자) 5월 1일부터 열리고 있는 밀라노 엑스포에서 한국관이 제공하는 한식이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달항아리 모양의 연면적 3880m² 크기인 한국관에는 한식을 소개하는 전시관과 레스토랑, 문화상품관 등을 갖추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관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1만3000명 안팎. 5월 마지막 주에는 1만4500명까지 늘어났다. 5월 한 달간 엑스포 전체 관람객 270만 명 중 15%가 한국관을 찾은 것. 이는 엑스포 국가관 중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미국관과 중국관에 못지않은 숫자라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관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10∼20유로(1만2000∼2만5000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한식을 맛볼 수 있어 인기다. 한식은 조화 치유 장수 등 3가지 주제로 각 2종류씩 6개의 세트메뉴가 마련됐다. 이들 세트 메뉴는 전통적인 한상 차림을 재해석해 한 접시 위에 다양한 음식을 놓는 ‘원 플레이트(One-plate)’ 구성이어서 깔끔한 인상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잡채와 김치가 함께 포함된 세트의 반응이 좋다. 비빔밥 불고기 만두 김치찌개 등 기존에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단품 메뉴와 팥빙수, 붕어빵, 호떡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리베로는 5월 16일자 기사에서 한국관을 추천하면서 “(한국) 레스토랑은 스태프도 친절하고 가격도 부담 없다. 요리가 보기 좋게 나오고 서양인들의 입맛에 만족스러운 이국 음식이다”라고 칭찬했다. 이탈리아 퍼스트레이디(총리 부인)인 아녜세 렌치 여사도 5월 28일 개인적으로 엑스포 현장을 방문하면서 이탈리아관과 세이브더칠드런관, 그리고 한국관 3곳만 들렀다. 엑스포 조직위는 23일을 한국의 날로 정하고 해당 주를 한국 주간으로 정해 한국관을 집중 홍보하도록 했다. 한국의 날엔 국립무용단 ‘장고춤’, 판소리 유태평양과 소프라노 임세경의 협연, 한복 패션쇼 등을 선보인다. 전야제인 22일과 24∼26일엔 국악 비보이팀 ‘모닝오브아울’, 김선희 발레단, LDP 현대무용단, 국악과 양악의 퓨전 그룹 훌(wHOOL) 등의 공연과 태권도 시범이 준비돼 있다. 이 밖에 한국영화제, 코리안 푸드 페어 등도 함께 열린다.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밀라노 엑스포’는 10월 말까지 14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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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들이 김치먹으려 줄 서” 밀라노 엑스 한국관 가보니…

    “외국인들이 김치를 먹어보기 위해 30분 이상 줄을 서고 있었다.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까. 대답은 예스!”(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5월 14일자) 5월 1일부터 열리고 있는 밀라노 엑스포에서 한국관이 제공하는 한식이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달항아리 모양의 연면적 3880㎡ 크기인 한국관에는 한식을 소개하는 전시관과 레스토랑, 문화상품관 등을 갖추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관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1만 3000명 안팎. 5월 마지막 주에는 1만 4500명까지 늘어났다. 5월 한달 간 엑스포 전체 관람객 270만 명 중 15%가 한국관을 찾은 것. 이는 엑스포 국가관 중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미국관과 중국관에 못지않은 숫자라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관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10~20유로(1만2000~2만5000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한식을 맛볼 수 있어 인기다. 한식은 조화 치유 장수 등 3가지 주제로 각 2종류 씩 6개의 세트 메뉴가 마련됐다. 이들 세트 메뉴는 전통적인 한상 차림을 재해석해 한 접시 위에 다양한 음식을 놓는 ‘원 플레이트’(One-plate) 구성으로 꾸몄다. 레스토랑을 위탁운영하는 CJ푸드빌의 최병헌 점장은 “잡채와 김치가 함께 포함된 세트와 갈비찜 세트의 반응이 좋다”며 “불고기 만두 김치찌개 등 기존에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단품 메뉴와 팥빙수, 붕어빵, 호떡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도 꾸준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리베로는 5월 16일자 기사에서 한국관을 추천하면서 “(한국) 레스토랑은 스태프도 친절하고 가격도 부담 없다. 요리가 보기 좋게 나오고 서양인들의 입맛에 만족스러운 이국 음식이다”고 칭찬했다. 이탈리아 퍼스트레이디(총리 부인)인 아그네세 렌지 여사도 5월 28일 개인적으로 엑스포 현장을 방문하면서 이탈리아관과 세이브더칠드런관, 그리고 한국관 3곳만 들렀다. 엑스포 조직위는 23일을 한국의 날로 정하고 해당 주를 한국 주간으로 정해 한국관을 집중 홍보하도록 했다. 한국의 날엔 국립무용단 ‘장고춤’, 판소리 유태평양과 소프라노 임세경의 협연, 한복 패션쇼 등이 선보인다. 전야제인 22일과 24~26일엔 국악 비보잉 ‘모닝오브 아울’, 김선희 발레단, LDP 현대무용단, 국악과 양악의 퓨전 그룹 훌(wHOOL) 등의 공연과 태권도 시범이 준비돼 있다.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밀라노 엑스포는 10월말까지 14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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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지훈 “연기 틀 깬 계기… 노력하니 되더군요”

    채홍사와 재벌 상속남. 배우 주지훈(33)은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캐릭터를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소화하고 있다. 21일 개봉한 영화 ‘간신’에서 그는 “천년의 쾌락을 하루에 맛보게 해주겠다”며 팔도 여인을 끌어모아 연산군의 비위를 맞추는 간신 임숭재를 맡았다. 27일 시작한 SBS 수목 드라마 ‘가면’에선 1인 2역을 연기하는 수애의 상대역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재벌 상속남으로 나온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주지훈은 “두 캐릭터 다 나와 100% 맞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간신’은 민규동 감독이 하자고 해서 마치 홀린 듯이 대본도 보지 않고 ‘예’라고 대답했고, ‘가면’은 애누님(수애)이 출연한다고 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2006년 드라마 ‘궁’으로 데뷔해 올해 10년 차 배우인 주지훈의 속내를 들어봤다. ―민 감독과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년), ‘결혼전야’(2013년) 등을 같이 해 인연이 깊다. “잔인한 감독이다. ‘간신’에서 주인공이자 화자 역할까지 해야 해서 대사가 아주 많았다. 뮤지컬을 해서 사극 발성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민 감독이 요구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민 감독에게 ‘이건 불가능하다’고 했으나 된다며 무조건 하라고 했다. 내가 성격이 센 배우가 아니어서 하라면 하는데(웃음) 노력하니까 되더라. 이번 작품으로 내 연기의 틀이 깨진 느낌이다.” ―간신에서 비열하면서도 감정을 쏟아내는 연기를 잘했다고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다. “뮤지컬 ‘돈주앙’ 때부터 쏟아내는 격정적 연기에 눈을 뜬 거 같다. 요즘 영화계에서 그런 연기를 요구하는 작품이 많다. ‘가면’은 ‘멜로’이긴 한데 그냥 멜로가 아니라 밀도 높은 격정 멜로다.” ―노출 신이 많은 ‘간신’에서 정작 당신은 딱 한 번 뒷모습 노출 신이 나오는데…. “전작인 ‘좋은 친구들’을 위해 13kg을 찌운 터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7개월에 걸쳐 ‘몸’을 만들었다. 민 감독이 살짝만 보여주고 말았다. 몸 만든 게 아까워 드라마 ‘가면’에서 써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부성철 PD도 ‘너만 괜찮으면 노출 신 쓸데없이 안 넣겠다’고 해서 결국 못 써먹게 됐다.(웃음)” ―이제 30대 중반이다. 연기자로서 어떤가. “내가 전형적으로 생긴 얼굴이 아니어서 데뷔는 힘들었지만 연기자로서의 쓰임새는 많다고 생각한다. 돈 주고 나를 캐스팅한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는데 ‘쟤, 왜 저러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 설탕으로 짠맛을 내려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고 한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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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지훈 “‘몸’ 만들었는데 노출 신 쓸데없이 안 넣겠다고…”

    채홍사와 재벌 상속남. 배우 주지훈(33)은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캐릭터를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소화하고 있다. 21일 개봉한 영화 ‘간신’에서 그는 “천년의 쾌락을 하루에 맛보게 해주겠다”고 팔도 여인을 끌어모아 연산군의 비위를 맞추는 간신 임숭재를 맡았다. 27일 시작한 SBS 수목 드라마 ‘가면’에선 1인 2역을 연기하는 수애의 상대역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재벌 상속남으로 나온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주지훈은 “두 캐릭터 다 나와 100% 맞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간신’은 민규동 감독이 하자고 해서 마치 홀린 듯이 대본도 보지 않고 ‘예’라고 대답했고, ‘가면’은 애누님(수애)이 출연한다고 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2006년 드라마 ‘궁’으로 데뷔해 올해 10년차 배우인 주지훈의 속내를 들어봤다. -민 감독과는 ‘서양골동양과자점’(2008), ‘결혼전야’(2013) 등을 같이 해 인연이 깊다. “잔인한 감독이다. ‘간신’에서 주인공이자 화자 역할까지 해야 해서 대사가 매우 많았다. 뮤지컬을 해서 사극 발성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민 감독이 요구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민 감독에게 ‘이건 불가능하다’고 했으나 된다며 무조건 하라고 했다. 내가 성격이 센 배우가 아니어서 하라면 하는데(웃음) 노력하니까 되더라. 이번 작품으로 내 연기의 틀이 깨진 느낌이다.” -간신에서 비열하면서도 감정을 쏟아내는 연기를 잘 했다고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다. “뮤지컬 ‘돈주앙’ 때부터 쏟아내는 격정적 연기에 눈을 뜬 거 같다. 요즘 영화계에서 그런 연기를 요구하는 작품이 많다. ‘가면’은 ‘멜로’이긴 한데 그냥 멜로가 아니라 밀도 높은 격정 멜로다.” -노출 신이 많은 ‘간신’에서 정작 당신은 딱 한 번 뒷모습 노출신이 나오는데. “전작인 ‘좋은 친구들’을 위해 13kg을 찌운 터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7개월에 걸쳐 ‘몸’을 만들었다. 민 감독이 살짝만 보여주고 말았다. 몸 만든 게 아까워 드라마 ‘가면’에서 써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부성철 PD도 ‘너만 괜찮으면 노출 신 쓸데없이 안 넣겠다’고 해서 결국 못써먹게 됐다.(웃음)” -이제 30대 중반이다. 연기자로서 어떤가. “내가 전형적으로 생긴 얼굴이 아니어서 데뷔는 힘들었지만 연기자로서의 쓰임새는 많다고 생각한다. 돈 주고 나를 캐스팅한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는데 ‘재, 왜 저러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설탕으로 짠맛을 내려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고 한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 201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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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오디아르 감독 ‘디판’ 칸 황금종려상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은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사진)의 ‘디판’에 돌아갔다. 24일(현지 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스리랑카 출신 프랑스 이민자의 신산한 삶을 다룬 ‘디판’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오디아르는 2009년 ‘예언자’로 칸영화제 2위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바 있다. 심사위원대상은 홀로코스트(나치 대학살)를 다룬 헝가리 감독 네메시 라슬로의 ‘사울의 아들’이 차지했다. 감독상은 ‘섭은낭’을 만든 대만 감독 허우샤오셴이, 각본상은 멕시코 젊은 감독 미셸 프랑코의 ‘크로닉’이 탔다. 여우주연상은 토드 헤인스 감독의 ‘캐럴’에 출연한 미국 배우 루니 마라, 마이웬 감독의 ‘몽 루아’에 나온 프랑스 배우 에마뉘엘 베르코가 공동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라 루아 뒤 마르셰’에 출연한 프랑스 배우 뱅상 랑동이 받았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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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묵직한 절집 얘기, 달달하고 재밌게

    ‘숲 속의 방’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강석경 씨의 수필집이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그가 예전부터 불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건 알았지만 절집 얘기를 본격적으로 쓴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책과 함께 온 자료에는 문학적, 종교적 산문이라고 돼 있지만 기자의 눈에는 스님을 비롯한 절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인터뷰 집처럼 보였다. 취재원을 한번 보고 그친 게 아니라 오랜 시간 공들여 만났다. 그래서 ‘생(生)은 자기를 찾아가는 구도’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지만 글은 달달하고 재밌다. 취재원의 말과 근황을 풀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절의 유래도 넣고 옛 고승의 법문도 넣고 요즘 시인의 시도 넣고 작가의 깨달음도 넣고 해서 감칠맛을 냈다. 인터뷰 대상자도 고승대덕만은 아니다. 송광사의 살림을 맡은 인석 스님, 행자 세계에서 가장 군기가 세다는 해인사의 혜인 행자, 재가 불자인 자연과학자 박문호 박사, 비구니 사찰인 화운사 주지 선일 스님, 불화를 그리는 통도사의 송천 스님 등 다양하다. 구도에 몸을 던져 하심하고 정진하는 이들의 소소하지만 지극한 얘기를 담았다. 여기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아픈 개인사를 치유한 얘기도 들어 있다. 책에 들어 있는 한 비구니 스님의 오도송(悟道頌·도를 깨달은 뒤 읊는 시)은 책의 느낌을 잘 표현해준다. ‘종일 봄을 찾아 헤매었지만 봄을 찾을 수 없어라/짚신이 다 닳고 용두산 구름이 덮인 곳까지 헤매었네/지쳐서 집으로 되돌아와 보니 매화 가지에 매화꽃이 방긋 웃네/이제 봄이 온 시방(十方)에 두루 와 있음을 알았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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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문화 예술의 즐거움

    《 경기 고양시에 사는 김삼순 할머니(72)는 50대 이후 시력이 점점 나빠지다가 이젠 명암만 구별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이 됐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3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우연히 단소를 배운 뒤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악보를 볼 수 없어 강사가 일일이 손으로 단소 구멍을 누르는 순서와 길이를 알려줘야 할 정도로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이젠 동요쯤은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다. 요즘 김 할머니는 ‘아리랑’과 ‘섬집 아기’를 맹연습하고 있다. 26∼30일 부산 일원에서 열리는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 개막식에 연주자로 초청됐기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복지관에서 단소를 배운 것도 즐거운데 큰 행사에서 연주를 하게 돼 더욱 즐겁다”며 “사람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고 하는데, 저는 백 냥만 갖고 사니까 앞으로도 열 배 더 노력해 많은 사람에게 내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네스코가 2011년 매년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정한 뒤 국내에서도 2012년부터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다. 김 할머니처럼 생활 속에 문화와 예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교육하고 그 가치와 중요성을 되새겨보자는 취지의 행사다. 올해 처음으로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부산 중심의 경상권 일대에서 열린다. ‘마음, 꽃길을 열다’란 슬로건(사진)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역시 일반인의 참여 프로그램이 많은 게 특징이다. 26일 오후 5시 부산 중앙동 비욘드 개러지에서 열리는 개막식 ‘마음 정원’은 관객석과 무대를 구분하지 않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 할머니와 ‘꿈의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주자 천승운 군(12)의 연주, 중학교 2학년생으로 구성된 ‘꽃중딩 무용단’의 공연은 물론이고 현대무용단 ‘모던 테이블’과 목관 5중주 앙상블 ‘엘라스’의 초청 공연도 모두 200여 명의 참가자와 섞인 채 진행된다. 함께 진행되는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데이비드슨 헵번 전 유네스코 의장, 민동석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주성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의 초청 강연도 마찬가지다. 일반인 참가 행사로는 26∼30일 열리는 ‘예술가와 꽃장난’이 눈에 띈다. 사진 미술 연극 사운드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와 함께 일반인이 작품을 만드는 것. 27일 오후 6시 부산 중앙동 또따또가에서 열리는 ‘열 살 영상제’는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 10주년을 기념해 10세 아이들이 사전에 만든 영상물을 상영하고 현장에서 즉석으로 영상물을 만들어본다. 영상제에 ‘아무도 없는 놀이공원’이란 제목의 영상물로 참가한 박서진 양(서울 잠동초 5년)은 스스로 음악을 먼저 정하고 줄거리를 짜고, 직접 그린 그림을 영상으로 구성해 작품을 만들었다. 박 양의 어머니 송미경 씨(42)는 “짧은 영상 안에 스토리도 있고, 본인이 말하고 싶은 주제도 분명해 놀랐다”며 “이번 영상제 참가를 통해 아이가 자신감을 많이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바다의 예술선’(29일 오후 4시)은 부산 서동미로시장의 상인들이 지역예술가, 민속학자 등과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결과물을 제작 전시하는 이색 프로젝트다.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이 자신의 뒤를 이어 발레리나의 길을 걷고 있는 딸 최리나 씨와 함께 모녀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발레 동작을 가르쳐주는 ‘춤이 있는 엄마의 정원’, 성우 서혜정 씨와 함께하는 ‘낭독의 재발견’ 등도 흥미롭다. www.arteweek.kr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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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소한 분노가 낳는 비극적 결과

    한적한 시골 도로. 고급 차를 몰고 가는 남자 A 앞에 고물차가 알짱거리며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 화가 난 남자는 어렵게 고물차를 앞지르면서 운전자 B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리 바로 앞에서 A의 차가 펑크가 나면서 멈추고, B가 곁을 지나게 되는데…. 별 기대 없이 봤다가 마음속에 진한 무언가가 남는 작품이 있는데, ‘와일드 테일즈’가 꼭 그렇다. 모두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 ‘와일드 테일즈(Wild Tales)’의 키워드는 부제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암시하듯 분노다. 보통 영화 속의 분노는 이야기를 극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과장되고 증폭되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현실적인 분노들을 보여준다. 영화는 도로 위 사소한 시비에서 비롯된 분노(분노의 질주 18), 국가 공권력의 어이없는 단속이 유발한 분노(합법주차 불법견인), 자신의 약점을 이용하려는 타인에 대한 분노(뺑소니의 최후), 동료의 아픔에 공감하며 느끼는 분노(원수는 식당에서),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분노(이판사판 결혼식) 등 다양한 분노의 형태를 보여준다. 사소하지만 극에 달한 분노는 복수로 끝장을 보고야 만다. 심지어 조금 전까지 꿈조차 꾸지 않았던 살인마저 불사할 정도다. 되돌아보면 툭툭 털어버리고 넘어갈 수 있고, 여러 차례 그만둘 기회가 있었는데도 불빛을 쫓는 나방처럼 맹목적으로 돌진한다. 영화 홍보자료에는 ‘통쾌 복수극’이라고 돼 있지만 이게 통쾌할까? 그보다는 분노에 휘둘리는 인간 존재의 어리석음을 절감하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연민을 갖게 된다. 아르헨티나 출신 다미안 시프론 감독이 기발하고 묵직한 작품을 만들었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작.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21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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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사 시청률 지상주의가 막장극 온상”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른바 ‘저품격(막장)’ 드라마에 대해 본격 대응에 나섰다. 최근 MBC 드라마 ‘압구정 백야’ ‘왔다 장보리’, KBS ‘뻐꾸기 둥지’ 등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방송 심의의 주요 현안으로 등장하자 방통심의위는 앞으로 보다 강도 높은 제재와 대응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방통심의위는 그 일환으로 한국방송비평학회와 공동으로 1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저품격 드라마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방송계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청률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방송사의 태도가 저품격 드라마의 온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지상파 방송사가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지상주의에 따라 계속 저품격 드라마를 편성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사는 시청자가 좋아한다거나 작가들이 자극적으로 쓴다는 식으로 면피하려 하지 말고 편성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세대별, 성별 갈등을 조장하고 사적 복수를 용인하며 물리적, 언어적 폭력을 일상화하는 이 드라마들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금림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작가들이 왜 저품격 드라마 집필의 유혹에 빠지는지 고충을 토로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 대표적 저품격 드라마 작가가 데뷔 직후 정상적 시놉시스를 방송사에 여러 번 제출했으나 번번이 퇴짜를 맞자 결국 독하고 비상식적 줄거리로 편성을 받아냈다”며 “이후 다시 정상적 내용의 드라마를 냈으나 ‘종전대로 해라’라는 방송사의 종용에 결국 막장 드라마만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작가의 책임도 있지만 좀 더 강하고 충격적인 내용을 원하는 방송사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방송사의 태도 때문에 좋은 드라마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저품격 드라마의 범람은 드라마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는 방송사의 전략도 한몫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명환 숭의여대 자문교수는 “지상파 4개 채널의 드라마 편수가 1주에 21편으로 과다하고 연속극 일변도로 획일화되면서 차별화, 돌출화를 위해 선정성 폭력성 엽기성이 가속된다”고 말했다. 한정희 방통심의위 연예오락특별위원회 위원도 “매주 40분씩 5편이 방영되는 일일드라마 편성 등이 대한민국 드라마의 가장 큰 병폐”라며 “사전 제작과 드라마 횟수 및 방영시간 축소로 완성도와 개연성이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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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아내의 헌신과 희생에 기댄 혁명가 마르크스

    ‘이 여인이 그토록 날카롭고 비판적인 지성으로, 정치적 감각으로, 활력과 열정으로, 투쟁 중인 동지들에 대한 헌신으로 거의 40년간 해왔던 운동에 대한 기여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881년 12월 런던 하이게이트 묘지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읽은 조사(弔辭)는 이렇게 시작했다. 그가 칭송했던 대상은 예니 마르크스. 카를 마르크스의 아내였다. 1000쪽에 가까운 이 책은 거의 조명된 적이 없던 마르크스의 가족에 대한 얘기다. 전직 로이터통신 기자인 저자가 8년간 발품을 팔며 마르크스 가족들이 썼던 수백 통의 편지와 각종 자료를 근거로 가족사를 촘촘히 복원해냈다. 2011년 미국에서 출간돼 그해 전미도서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와 이듬해 퓰리처상 전기 부문 최종작에 올랐다. 마르크스의 가족사는 집필 시작 이후 16년 만에 완성된 자본론 등 마르크스의 저작이 가족의 지원과 사랑에 힘입어 나올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프로이센의 망명객이 런던 딘스트리트 28번지의 좁디좁은 아파트에서 자본론을 쓰는 동안 그의 가족은 처절한 궁핍에 시달렸다. 프로이센 남작의 딸로 미모가 뛰어났던 아내 예니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식기부터 신발까지 전당포에 맡기지 않은 물건이 없을 정도였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집필하기 시작한 1851년 두 딸은 이미 영양 결핍으로 숨졌고 남은 세 딸의 놀이방은 혁명주의자들이 담배를 피우며 시끄럽게 토론하는 곳이기도 했다. 마르크스는 1867년 자본론 출간을 앞두고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것(자본론)을 위해 나는 건강, 행복, 가족까지도 희생했다”라고 썼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욕과 칭찬을 동시에 들었던 사상가이자 혁명가인 마르크스도 가족을 사랑했고 그들에게 마땅히 해줘야 할 것을 해주지 못해 번민한 가장이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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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오신날]부처님의 지혜 상징, 연등… 삼국사기에 첫 기록 등장

    연등은 부처님에게 공양하는 방법의 하나로 번뇌와 무지의 어두운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을 상징한다. 연등은 ‘대보적경’ ‘대반야바라밀다경’ 등 주요 불교 경전에 중요한 공양물로 나와 있다. 또 5세기 초 중국 법현 스님(339∼414)이 저술한 인도 구법여행기 ‘법현전’에도 연등회가 의례로 정착된 불교의식임이 잘 나타나 있다. 연등회에 대한 국내 첫 기록은 1300년 전 통일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경문왕 6년인 866년 음력 1월 15일에 왕이 황룡사로 행차해 연등을 구경했다고 적혀 있다. 고려시대에 연등회는 국가적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에는 연등회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남아 있고, 연등도감을 설치하고 연등위장을 제정할 정도로 국가적인 행사로 치렀다. 음력 정월 보름과 2월 보름에 왕과 온 백성이 풍년을 기원하며 궁궐부터 시골까지 화려한 연등을 밝히고 잔치를 열고 가무를 즐겼다. 조선시대에는 국가 주관의 연등회는 중지됐으나 민간에서는 민속행사로 남아 전승됐다. 연등회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6·25전쟁을 거치면서도 맥을 이어오다 1955년 서울 조계사 부근에서 제등 행렬을 한 것이 현대 연등행사의 시작이 됐다. 연등 행렬은 동국대→흥인지문 일대→조계사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에 맞춰 흥인지문 일대를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향한다. 조계종은 2009년부터 연등회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해왔지만 전통 재현 및 고증 부족을 이유로 지정이 부결되거나 보류되다가 2012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22호로 지정됐다. 당시 문화재청은 연등회에 대해 화석화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으로 그 본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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