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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5일 첫선을 보인 ‘코스닥 벤처펀드’가 8거래일 만에 1조 원 이상의 뭉칫돈을 끌어모으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소득공제 혜택과 공모주 우선 배정 등의 매력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면서 당분간 자금 유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증시 한파로 지지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이 다시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17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48% 오른 901.22에 마감하며 2월 1일 이후 처음으로 900을 재돌파했다.○ 연내 판매액 4조 원 돌파 기대도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6일 현재 52개 자산운용사가 판매 중인 93개 코스닥 벤처펀드에 총 1조1151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담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운용이 자유로운 사모펀드(86개)에 8664억 원이, 공모펀드(7개)에 2487억 원이 들어왔다. 특히 개인투자자가 소액으로 코스닥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KTB코스닥벤처(주식혼합)’ 펀드는 9일 출시 이후 16일까지 1319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공모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끌어모았다.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 펀드는 16일 현재 수익률이 2.01%로 성과가 가장 좋다. 이 펀드는 200억 원 이상 자금이 몰리자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일시적으로 신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이 같은 흥행 돌풍의 배경으로는 세제 혜택 기대감이 꼽힌다. 투자자들은 펀드 투자금액 3000만 원까지 10%(최대 300만 원 한도)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높은 변동성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세제 혜택을 보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펀드 판매액이 4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잇달아 새 공모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공모주 10% 우선 배정 혜택을 준 하이일드펀드는 출시 1년 만에 3조8000억 원이 판매됐다”며 “코스닥 벤처펀드는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30%나 돼 자금이 더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운용사 투자전략 살피고 펀드 골라야 전문가들은 운용사 역량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 전략을 꼼꼼히 살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석찬 KTB자산운용 경영기획본부장은 “코스닥 벤처펀드는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 등에 투자해야 하는 만큼 발행 시장의 노하우가 있고 중소형주 펀드 성과가 좋은 운용사를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노한성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기존 펀드가 담지 못한 우량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골고루 담은 상품이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벤처펀드의 인기로 어떤 코스닥 종목이 수혜주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KRX300’과 ‘코스닥150’ 지수에 함께 포함된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바이로메드·메디톡스(건강관리), 리노공업·티씨케이(반도체), 컴투스(소프트웨어) 등 24개 종목이다. 다만 이들 종목 중 76%가 바이오 업종이어서 특정 업종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삼성증권 오류 배당 사고를 계기로 실제 존재하지 않는 ‘유령주식’이 시중에 버젓이 유통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과 증권 유관기관들은 “매일 주식시장 마감 후 주식 수량을 점검하기 때문에 가상 주식의 거래를 막을 수 있다”고 단언하지만 장중 매매되는 유령주식을 적발할 장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행 주식매매 시스템으로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몰래 발행돼 유통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시장을 교란하는 ‘검은손’들이 유령주식을 유통시켜 부당 이득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번 사태로 증권사가 마음대로 주식 수를 늘릴 수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깨졌다. 6일 삼성증권이 잘못 배당한 주식은 전산상으로 실물로 인식돼 500만 주 이상 거래됐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유령주식의 발행을 실시간 감시할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각 증권사는 장 마감 후 거래 명세와 주식 잔액을 확인해 주식 수량이 맞는지 점검한다. 가량 장중 유령주식 5만 주를 처분한 뒤 3만 주만 사들인다면 장 종료 후 적발될 수 있다. 하지만 5만 주 모두를 다시 사들여 소각해버리면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법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주식을 빌려놓지 않고 파는 것)’를 몰래 해왔을 것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한 시장 전문가는 “그동안 이 같은 거래가 없었는지 감독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유령주식 발행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주식이 투자자 계좌에 등록된 뒤에는 정상적인 증권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물량이 대량으로 나와 주가가 급변했을 때 이를 모니터링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그나마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착오거래 취소 시스템’이다. 일본은 상장 주식의 10%를 초과한 거래가 실수로 이뤄졌을 때 거래소가 이를 직권으로 정지 또는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과 영국도 거래소의 심사를 거치거나 매매 당사자의 합의로 거래를 되돌릴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주식거래 시스템의 허점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삼성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을 시작한 데 이어 12일부터는 우리사주조합을 운영하는 15개 상장증권사(삼성증권 제외)의 배당 시스템도 들여다본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다음 주 주식매매 시스템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삼성증권은 6일 삼성증권 주식을 매도한 개인 투자자 전원에게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잘못 배당된 주식이 처음 매도된 오전 9시 35분 이전에 삼성증권을 갖고 있었고, 장이 끝나기 전에 주식을 판 모든 투자자들이 보상을 받는다. 당일 최고가인 3만9800원과 매도 가격의 차액만큼 받을 수 있다. 매매 수수료와 세금 등 관련 비용도 삼성증권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손실을 보상받으려면 삼성증권 홈페이지나 각 지점 업무창구를 통해 피해를 접수시켜야 한다. 11일 오전 11시 현재 접수된 피해 사례는 총 591건이다. 삼성증권은 “아직 국민연금 등 연기금 기관투자가들의 피해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먼저 보상한 뒤 기관의 피해 접수가 있으면 보상 기준을 추가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박성민 min@donga.com·강유현 기자}

“진짜 내 것(내 명의로 배당된 주식)이 맞는지 궁금해서 팔았다.” “매도 버튼을 한번 눌러 볼까 하는 호기심에 팔았다.” 이달 6일 ‘유령 자사주’를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회사와 금융당국 조사에서 주식을 판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누구보다 주식 매매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증권사 직원들이 왜 잘못 입고된 주식을 시장에 매도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자사주를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과 선물 투자 세력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삼성증권 직원들의 황당한 행태에 대한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에 엄중하게 대처키로 한 만큼 삼성증권에 대한 중징계와 더불어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의 거취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진짜 내 건지 궁금해서 팔았다” 삼성증권은 오류 배당 사고가 난 6일 시장에 풀린 유령주 501만 주를 다시 사들이거나 차입하는 식으로 전부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매매차손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이 손실을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에게 배상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증권 직원들이 이런 결과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주식을 매도했는지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주식을 매매한 뒤 실제 결제금액이 2영업일 뒤에 입금된다. 6일 주식을 팔았다면 10일 결제가 이뤄지는 것이다. 삼성증권 직원들은 이 기간에 회사가 잘못 배당된 주식을 회수할 것이고, 책임은 매도한 직원이 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왜 주식을 팔았는지 합리적인 설명이 안 된다. 일확천금 욕심에 판단력이 흐려졌거나, 실제 매도했을 때의 결과에 대한 호기심에 팔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고민을 하던 차에 누군가가 대량 매물을 내놓으니 즉흥적으로 동반 매도를 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6일 주식을 매도한 16명 이외에도 주식 매도를 시도했지만 팔지 못한 직원이 6명 더 있다며 이들도 문책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 금융당국, 삼성증권 직원-선물 투자자 연계 의심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자조단이 증권을 매도한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았고 오간 메신저, e메일 등을 추가로 제출받을 것”이라며 “불공정 내부거래 혐의를 살펴보고 불법행위가 있다면 그에 대해 처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삼성증권 직원들이 자사주 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린다는 미공개 정보를 선물 투자자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선물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예상해 이익을 챙겼을 수 있다. 선물 투자는 적은 금액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데다 변동폭도 크다. 선물 투자는 실제 거래대금의 15%만 증거금으로 내면 거래가 가능하다. 10만 원짜리 선물을 거래할 때 1만5000원만 있으면 된다. 현물 주식을 거래할 때보다 6∼7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자조단이 주목하는 부분은 6일 폭증한 선물 거래량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주식을 내다판 전후인 오전 9∼11시 삼성증권 선물 4월물 거래량은 25만5224건에 달했다. 직전 1주간 같은 시간대 거래량의 48배다. 금융위 조사 결과 삼성증권 직원이 고의로 미공개 정보를 유출해 부당 이득을 얻은 것으로 밝혀지면 삼성증권 직원들은 검찰에 고발될 수 있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정보를 유출했으면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강유현 yhkang@donga.com·박성민 기자}

삼성증권 배당 사고로 촉발된 투자자들의 분노가 공매도 폐지 논란으로 옮겨 붙었다. 실제 발행되지 않은 ‘유령주식’이 버젓이 시장에 유통되면서 결과적으로 없는 주식을 파는 이른바 ‘무차입 공매도’ 형태의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가 공매도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투자자들의 증권업계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매도 폐지” 청와대 청원 20만 건 넘어서 6일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공매도 폐지’ 청원은 10일 오후 4시 현재 20만 건을 돌파했다. 청원이 올라온 지 한 달 안에 20만 건이 넘으면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관련 부처 장관이 답변을 해야 한다. 청원자들은 “증권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주식을 찍어내 시세 조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공매도를 폐지하고 모든 증권사의 거래 내용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사태가 국내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한다. 공매도는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판다는 의미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비싼 가격에 매도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이를 사서 되갚아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 주문을 하는 것이다. 시장 교란 우려가 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본시장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공매도에 대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이다. 공매도는 개미들에게 ‘공공의 적’으로 불릴 만큼 주가 급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공매도 세력은 빌린 주식을 파는 과정에서 주가 발목을 잡는 데다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인 만큼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의 원흉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작전 세력들이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공매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 2016년 한미약품 사태처럼 내부 정보를 먼저 입수한 기관투자가들이 공매도로 주식을 팔아치운 사례도 있다. ○ 금융당국 “공매도 폐지 주장 옳지 않아” 금융당국은 이번 삼성증권 사태의 본질은 공매도 문제와 다르다며 폐지 주장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증권사 대표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진 뒤 “이번 사태는 공매도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문제 제기는 추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이번 사태의 원인을 공매도로 돌리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공매도 제도의 효용성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폐지하자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공매도 제도의 긍정적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매도는 기업의 악재를 주가에 가장 먼저 반영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이유에서다. 거래량을 늘려 시장의 유동성을 키우는 효과도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매도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학계의 일치된 연구 결과”라며 “이번 사태로 공매도 폐지를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신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참여를 확대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가 총 공매도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에 그쳤다. 개인의 신용을 믿고 주식을 빌려주는 기관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에 대한 불신은 참여가 제한된 탓도 크다”며 “일본처럼 개인 공매도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6일 직원의 실수로 잘못 배당된 거액의 자사주를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 16명 중 6명은 회사가 보낸 ‘매도 금지’ 공지를 받은 뒤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매도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100억 원대 손실 전액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6일 주식이 잘못 배당된 뒤 1분이 지난 오전 9시 31분 배당 착오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업무 담당자가 본사에 사고 사실을 전파하고 다시 개별 직원들의 주문을 정지시킨 것은 이보다 37분이나 늦은 10시 8분이었다. 시장에 매도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11% 이상 급락한 뒤였다. 심지어 회사가 각 직원에게 매도 금지 지시를 전달한 9시 51분 이후에도 직원 6명은 주식을 계속 처분했다. 회사의 늑장 대응이 화를 키운 셈이다. 직원의 입력 실수를 걸러내는 내부 시스템도 없었다. 사고 발생 전날인 5일 배당 담당 직원이 ‘1000원’ 대신 ‘1000주’로 잘못 입력했지만 최종 결재자인 팀장은 이를 걸러내지 못하고 승인했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은 각 금융사의 위험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평가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 사고는 감독당국의 무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19일까지 삼성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6일 발생한 삼성증권 배당 사고는 직원의 단순한 입력 실수조차 걸러내지 못한 증권사의 허술한 내부 관리 시스템과 일부 직원들의 황당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허술한 금융감독 체계가 빚어낸 참사로 밝혀졌다. 존재하지 않는 ‘유령 주식’ 28억 주가 발행돼 아무런 제재 없이 매매가 이뤄지는 허술한 주식 거래 시스템의 민낯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증권사의 위기 대응 매뉴얼을 점검해야 할 금융당국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최악의 금융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인지 후 37분 후에야 ‘주문 정지’ 삼성증권은 직원들이 주식을 팔기 전 거래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배당 담당 직원은 주식이 잘못 배당된 지 1분 만인 6일 오전 9시 31분에 오류 사실을 발견해 상급자에게 보고했다. 그 후 증권관리팀은 9시 39분 감사팀, 경영관리팀 등에 전화로 사고 사실을 알렸다. 9시 45분엔 각 사업본부에 전화로 “직원들에게 배당 주식을 매도하지 말라고 전파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이때까지 직원 계좌의 거래를 차단하지 않았다. 그 대신 업무개발팀이 9시 51분부터 5분 간격으로 3차례 개인용 PC에 알림창 형태로 ‘매도 금지’ 공지를 띄웠다. 공지는 “오류로 배당된 주식이니 매도하지 말라”는 짧은 글귀였다. 직원 계좌의 거래를 막은 것은 배당 실수를 인지한 지 37분이 지난 오전 10시 8분이었다. 삼성증권이 초동대응에 실패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이 직원 16명은 오전 9시 35분부터 10시 5분까지 주식을 매도했다. 삼성증권이 사고를 인지한 즉시 직원 계좌의 거래를 차단했다면 500만 주 이상이 시장에 풀려 주가가 급락하는 초유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사들은 거래 실수가 발견됐을 때 추가 거래를 정지시키는 조치를 우선 취해야 한다”며 “이런 내부 매뉴얼을 갖추지 않았던 것이 사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확천금 꿈꾸다 100억 원 물어주게 된 직원들 회사의 ‘매도 금지’ 공지를 묵살하고 주식을 처분한 직원도 있었다. 첫 공지가 내려온 9시 45분 뒤에도 9명이, 개별 알림창 공지를 받은 9시 51분이 지나서도 6명이 이를 무시하고 주식을 팔아 거액을 손에 쥐었다. 특히 배당된 주식을 매도한 직원 16명 중에는 영업부서 팀장급과 투자자에게 기업과 시장 분석 내용을 제공하는 애널리스트도 포함돼 충격을 줬다. 이들은 회사 조사에서 “잘못 배당된 주식인 줄 모르고 매도했다”며 군색한 변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0여 명의 직원 대다수는 천문학적 금액의 주식이 들어온 계좌를 확인한 뒤 회사에 오류를 신고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서 이들과 대조를 이뤘다. 주식을 판 직원 16명은 9일 나머지 주식을 다시 사들였다. 회사가 이미 매도된 주식을 결제하기 위해 지난주 기관에서 빌려온 241만 주를 되갚기 위해서다. 매매 차손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이 손실액만큼 이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감독 부실… 금융당국 ‘책임론’ 이번 사고로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의 문제점도 노출됐다. 증권사들이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현금배당을 할 땐 일반 주주와 달리 한국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는다. 금감원은 “우리사주 배당소득은 비과세 혜택을 받기 때문에 조합원에게 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입고하게 돼 있다”며 “이 때문에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이 착오로 배당될 수 있는 시스템상의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 거래 시스템에도 구멍이 뚫렸다. 삼성증권의 총 발행주식수(8930만 주)의 30배가 넘는 28억 주가 배당됐는데도 아무런 경보 장치가 발동되지 않았다. 이 같은 배당 오류는 삼성증권뿐 아니라 다른 증권사들도 똑같이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런 황당한 상황을 방치한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금감원은 뒤늦게 전 증권사와 한국거래소, 예결원 등 유관기관의 주식 거래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9일 기자브리핑에서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에 대해 “증권회사로서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철저한 사고 수습을 촉구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피해자 구제 조치 요구에 따라 삼성증권은 이날 ‘투자자 피해구제 전담반’을 설치했다. 오후 4시까지 180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삼성증권은 6일 마감 당시 주가와 매도 시점 주가의 차이만큼의 손실액을 전액 보상할 계획이다.박성민 min@donga.com·김성모 기자}

6일 삼성증권이 실수로 배당한 이른바 ‘유령주’를 팔아치운 직원 16명에는 영업부서의 팀장급 간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개인투자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과 삼성증권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피해를 즉각 구제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이들은 “가상통화 거래보다도 신뢰가 떨어지는 주식 시장을 어떻게 믿느냐”며 주식매매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직원 350억 원어치 주식 매도 8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6일 담당 직원의 실수로 배당한 주식을 받은 삼성증권 직원 16명 중 일부는 100만 주 이상을 처분해 수백억 원대 현금을 거머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장중 최저가(3만5150원) 기준으로도 약 350억 원이 넘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삼성증권 직원 16명 중에는 영업부서의 팀장급 간부와 애널리스트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사주 배당을 담당하던 직원은 실수로 주당 배당금 ‘1000원’ 대신 ‘1000주’를 입력했다. 배당된 주식은 총 28억 주 이상으로 전날 종가 기준으로 약 112조 원어치에 이른다. 배당을 받은 직원 중 16명이 501만2000주가량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삼성증권 주가가 장중 11% 넘게 급락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금융당국은 모든 증권사의 계좌관리 시스템을 특별 점검하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삼성증권이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주식을 배당했는지, 일부 물량이 장내에서 매매 체결까지 이뤄질 수 있었는지 집중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대량매도 계좌에 대해서는 주식선물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직원들은 선물계좌를 보유할 수 없어 선물 투자로 차익을 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삼성증권에 대한 징계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잘못 배당된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은 부당 이득을 모두 회사에 돌려줘야 한다. 회사 지시에 따라 매도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주가가 올라 손실이 발생했더라도 이는 본인 부담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16명의 직원을 9일자로 대기발령했다”며 “해당 직원들에 대해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점유이탈물횡령죄로 형사처벌될 가능성도 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서 “투자자 피해를 최대한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주가 급락에 놀라 주식을 매도하는 등 손실을 본 투자자의 피해를 적극 보상할 것을 삼성증권에 권고했다. 삼성증권도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거치지 않고 피해를 보상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공매도 폐지” 청와대 청원 15만 명특히 이번 사태는 법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 형태의 거래가 이뤄진 것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무차입 공매도는 증거금을 내고 한국예탁결제원 등으로부터 먼저 주식을 빌려 시장에 파는 일반 공매도와 달리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 주문을 하는 것이다. 시장 교란 우려가 커 자본시장법상 금지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개미들의 피해를 키우는 공매도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거세다. 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청원은 8일 오후 10시 현재 1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과거 드러나지 않은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면서도 “공매도는 기업의 악재를 신속하게 주가에 반영해주는 순작용이 크기 때문에 폐지는 신중하게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은퇴가 임박한 50대 이상 고령층의 노후 준비 수준이 갈수록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인은 은퇴 후 노후자금으로 매달 2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월평균 41만 원을 저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5일 내놓은 ‘은퇴준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인의 은퇴준비지수는 54.5점으로 집계됐다. 2014년 57.2점, 2016년 55.2점 등으로 지수는 지속적으로 뒷걸음질쳤다. 연구소는 2014년부터 2년마다 은퇴준비지수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는 수도권과 5개 광역시의 25∼74세 1953명을 대상으로 했다. 지수가 50점 미만이면 ‘위험’, 50∼70점 미만은 ‘주의’, 70점 이상은 ‘양호’ 수준을 나타낸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은퇴 준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노후 불안감은 커지면서 지수가 계속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은퇴 준비가 잘돼 있는지 응답자가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자기 평가점수’는 2014년 57.7점에서 올해 49.6점으로 위험 수준으로 후퇴했다. 100세 시대에 대비해 열심히 노후 준비를 하지만 심리적 불안감은 오히려 더 커진 것이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은퇴를 대비한 노후자금 준비 수준이 올해 67.8점으로 2년 전(61.1점)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응답자들이 보유한 주택 등 부동산 가격이 2년 전 2억3919만 원에서 올해 2억8045만 원으로 상승한 영향이 컸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재무 준비 상황이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의 저축 수준이 갈수록 나빠졌다. 20∼40대는 월평균 저축액이 일제히 늘었다. 하지만 50대는 2016년 53만 원에서 올해 50만 원으로, 60대 이상은 같은 기간 43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감소했다. 이 여파로 20∼40대의 은퇴준비지수는 전반적으로 소폭 오른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은 2∼3점 떨어졌다. 세부 항목 중 은퇴 후 여가시간과 관련된 ‘활동’ 점수가 44.2점으로 가장 낮았다.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으면서 일주일 평균 여가 시간은 2014년 8.9시간에서 2016년 6.5시간, 올해는 5.5시간으로 꾸준히 줄었다. 특히 50, 60대에서 감소 폭이 컸다. 은퇴 준비가 재무 부문에 치중돼 있고 노후에 어떤 취미 활동 등을 하며 보낼지에 대한 준비는 소홀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득 수준에 따라 노후 준비의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응답자의 절반(48.3%)은 은퇴 이후의 재무 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은 월평균 478만 원을 벌고 이 중 64만 원을 노후를 위해 저축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32.8%는 재무 수준이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자산은 2억 원을 밑돌았고 노후 대비 저축액도 월평균 15만 원에 그쳤다. 윤 연구원은 “3층 연금(공적, 퇴직, 개인)에 가입해 노후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동시에 충분한 여가 활동과 대인 관계 등 비재무적 영역에서도 노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성장 가능성이 높은 코스닥 혁신기업에 투자하고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상품인 ‘코스닥벤처펀드’가 5일 나온다. 코스닥 시장의 공모주가 이 펀드에 우선 배정돼 펀드 투자자들은 상장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코스닥벤처펀드의 등장으로 코스닥 우량주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투자금 10% 소득공제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부터 54개 자산운용사가 총 64개 코스닥벤처펀드를 내놓는다. 이 중 10개가 공모펀드, 54개가 사모펀드다. 우선 5일에 브레인, 삼성액티브, 에셋원, 하나UBS, 현대인베스트먼트, 현대자산운용이 일반투자자가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6개 공모펀드를 선보인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지 7년이 되지 않은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또 자산의 15% 이상은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 등에 투자해야 한다. 창업·벤처기업들에는 자본 조달 창구를 늘려주고, 투자자에겐 소액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 펀드가 주목받는 것은 세제 혜택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투자금액 3000만 원까지 10%(최대 300만 원 한도)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봉 6000만 원 직장인이라면 소득세율 24%를 적용받아 79만2000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가입자의 소득 제한 같은 별도의 조건 없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펀드다. 다만 소득공제 10%를 받으려면 투자 기간 3년을 채워야 한다. 투자일로부터 3년 안에 펀드를 환매하면 이미 공제받은 금액을 뱉어내야 한다. 특히 펀드 가입 시점이 아니라 매수 시점을 기준으로 투자 기간을 계산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1개 펀드에 가입한 뒤 여러 번 추가 매수를 한다면 각 매수금마다 3년을 채워야 한다는 얘기다. 박재민 신한금융투자 투자상품부 과장은 “매수 시점을 헷갈리면 자칫 공제 금액을 추징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신규 상장 공모주식의 30%가 코스닥벤처펀드에 우선 배정되는 것도 매력적이다. 공모주는 일반주에 비해 수익률이 높아 펀드 수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연간 공모주 수익률은 41.2%로 코스피 평균 수익률(21.8%)의 두 배나 됐다.○ 연말까지 코스닥 시장 1조 원 유입 기대 코스닥벤처펀드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금융투자업계는 펀드를 통해 연말까지 최대 1조 원의 자금이 코스닥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대표지수인 ‘코스닥150’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스튜디오드래곤, JYP, 진성티이씨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민 과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코스닥 정보기술(IT)업종이 실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새로운 자금 유입으로 성장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혁신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투자하는 만큼 코스닥벤처펀드에 장기로 투자해 수익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팀장은 “3개월, 6개월 단위로 단기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길게 보고 적립식으로 분할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코스닥 상장사를 더하면 전체 순이익은 역대 최대인 120조 원에 육박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국내 기업의 덩치(매출)는 물론이고 영업이익, 순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매출은 제자리이지만 구조조정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 이익을 내던 ‘불황형 흑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무역전쟁과 주요국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이 같은 기업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000원어치 팔아 63원 남긴 기업들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33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823조1126억 원으로 전년보다 9.96%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57조7421억 원으로 28.17% 불어났다. 특히 순이익은 114조5926억 원으로 40.12%나 급증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호조로 국내 수출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매출과 수익이 동시에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2016년에는 매출이 정체(증가율 0.8%)된 상태에서 순이익만 18% 이상 급증해 기업이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으로 이익을 쥐어짜 만들어낸 ‘반쪽짜리 호황’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상장사들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도 일제히 좋아졌다. 매출액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65%, ‘매출액 순이익률’은 6.29%로 전년 대비 각각 1.23%포인트, 1.3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상장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86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고 이 중 63원가량을 손에 쥐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실적 개선이 반도체, 정보기술(IT) 등 일부 기업에 쏠려 있는 현상은 여전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10.94%와 22.61%로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53조6450억 원으로 전체 상장사의 34.01%를 차지했다. ○ “올해 코스닥 상장사 성장 더 가파를 것” 전문가들은 올해도 상장사의 이익 증가 흐름이 계속되겠지만 작년과 같은 가파른 성장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은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 화장품, 게임업종의 실적이 좋아지고 반도체가 지난해 실적 수준을 유지한다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순이익은 8∼1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근창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상승에 따라 국내 정유·화학업종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코스닥 상장사의 성장세가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정부의 코스닥 지원책이 본격화되면서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출범 1주년을 맞은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다음 달 말까지 최소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사진)은 설립 1주년을 맞은 3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개 주주사의 자금 사정이 달라 예상보다 일정이 늦어졌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심 행장은 “자문사를 통해 증자에 참여할 신규 주주사를 타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 증자가 이뤄지면 공격적으로 많은 고객을 유치해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고객 유치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로 이달 중 초간편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돈을 받는 고객의 계좌번호만 알면 은행 이름과 주소가 자동으로 입력되고 계좌번호 오류를 사전에 검증하는 게 특징이다. 또 송금액수와 상관없이 업계 최저 수준인 5000원대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24시간 대출 상담 및 신청이 가능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도 2분기(4∼6월)에 선보인다. 또 심 행장은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해 온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으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제정 등 규제 완화가 어려워졌다는 우려에 대해 “(김 신임 원장이) 규제기관의 장으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보겠다고 밝힌 점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은산분리 원칙을 크게 훼손하지 않은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월 120만 원도 못 벌면서 2만 원짜리 치킨을 사 먹네.” 최근 청년 빈곤 문제를 다룬 기사의 댓글에는 이런 종류의 힐난이 가득했다. 잔업을 마치고 자정 넘어 퇴근한 기사의 주인공이 장을 볼 시간도, 요리할 여력도 없어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누리꾼들은 왜 주인공이 그 시간까지 일하면서도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돈을 버는지에 분노하기보다는 야식비로 ‘거액’을 지출하는 것을 비난했다. 이 책에도 비슷한 일화가 나온다. 저소득층 아파트 주민들이 배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정부가 지원하는 하루 7000원의 점심값으로 주변 식당을 이용하는 것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이다. 하지만 여기엔 그들만의 사정이 있다. 상당수 빈곤층 가정은 엄마가 가출했거나 일을 나가야 해 아이들의 밥을 차려줄 수 없기 때문에 배달 음식에 의존하는 것이다. 정부의 쿠폰은 동네 영세 식당의 주요 수입원이 돼 일석이조의 효과도 낸다. 빈곤의 현장은 깊이 들어갈수록 예상치 못했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조은 전 동국대 교수가 1986년 서울 사당동 재개발 지역에서 만난 가족을 25년간 추적한 ‘빈곤 보고서’다. 4대에 걸친 금선 할머니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가난한 개인이 그 굴레를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다. 도시 빈민들은 주거 문제가 해결되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저자는 “계급이나 계층 이동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상계동 임대아파트로 옮긴 금선 할머니의 아들, 손주들에게도 가난의 흔적은 고스란히 대물림됐다. 이들이 특별히 게을렀거나 낭비가 심해서가 아니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낮은 임금 탓에 마땅한 탈출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빈곤 탈출의 사다리는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빈곤층(중위 가구 소득의 50%에 미달)에 속한 가구가 다음 해 빈곤층에서 벗어나는 비율은 2008∼2012년 38∼39% 수준에서 2013∼2015년엔 32∼33%로 낮아졌다. 눈에 보이는 달동네, 별동네는 사라졌을지 몰라도, 가난의 대물림은 더욱 공고해진 현실이 씁쓸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시가총액 1조 원 클럽에 입성한 제약·바이오 기업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주의보’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주 거품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관리종목 지정, 신약 허가 무산 등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투자의 길잡이가 될 기업 정보는 물론이고 증권사의 투자 보고서마저 부실해 투자 위험을 고스란히 개인투자자가 떠안아야 한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시총 1조 원을 넘은 제약·바이오 종목은 23개로 1년 전(13개)에 비해 77% 늘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시총 1∼4위를 모두 제약·바이오주가 차지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바이오주는 시총 약 14%를 차지할 정도로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종목에 이어 새로운 주도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주요 종목의 주가가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최근 2주 사이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계산해 지난해 실적을 흑자로 결산한 것이 드러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탓이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생산하는 네이처셀은 퇴행성 골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조인트스템)의 허가가 무산되면서 지난달 16일 고점(6만4600원) 대비 60% 가까이 빠졌다. 제약·바이오 종목의 거품 논란도 여전하다. 이들 기업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76.48배에 이른다. 미국과 유럽 기업의 PER가 15∼16배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기야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제약·바이오주의 투자 정보 부재를 우려하고 나섰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총 1조 원이 넘는 상장사 중 최근 3개월간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26개 종목 중 15개 종목이 제약·바이오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가 너무 큰 폭으로 올라 목표 주가 산출에 부담이 생긴 경우도 많지만 기업이 정보 제공에 소극적이라 실적을 추정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바이오 기업의 미래 가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포천 500대 기업으로 분류된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중 75% 이상이 5년 뒤 순위권 밖으로 밀려날 위험에 처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약품 판매량이 예상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아마존, 애플 등 IT 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면서 기존 제약·바이오 기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바이오주 대박’을 꿈꾸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손실에 허덕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의 순매수 1, 3위 종목은 셀트리온(5306억 원)과 셀트리온헬스케어(3429억 원). 하지만 두 종목은 지난달 각각 12.32%, 10.95% 급락했다. 반면 외국인은 셀트리온을 1조4379억 원어치나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국내 금융회사들이 ‘넥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추세가 고착화된 국내 금융시장과 달리 젊고 역동적인 동남아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아 새로운 ‘캐시 카우’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정부도 동남아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신(新)남방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금융권의 ‘남방 진출 러시’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신(新)남방’ 러시 동남아 국가는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제조업에 비해 금융 산업의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한국이나 주요 선진국에 비해 금리가 높고 예대마진도 큰 편이다. 그만큼 국내 금융사들이 영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뜻이다. 정부도 힘을 보태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따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잇달아 방문해 금융 분야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현지 금융회사를 잇달아 인수합병(M&A)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위주로 영업해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현지 고객을 적극 유치하며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금융그룹이다. 최근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손잡고 인도네시아 현지 소비자금융회사인 ‘PT BFI 파이낸스’의 지분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베트남에서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말 ANZ베트남은행의 소매금융을 인수해 현지 외국계 은행 1위로 올라섰다. KB금융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베트남 지점의 자본금을 확충해 기업금융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업 발전 초기인 캄보디아와 미얀마에서는 소매금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KB 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는 비정부기구(NGO) 협력을 통한 주택대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았다. 캄보디아법인의 대출 실적은 1년 새 47% 급증했다. 해외 영업망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은 해외 238개 점포가 동남아 시장에 집중돼 있다. 글로벌 진출 핵심 거점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에서는 ‘유기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인도 시장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소매영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현지 여신전문금융사 인수도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금융사들은 과거처럼 점포를 앞세운 오프라인 영업만 하는 게 아니라 핀테크(기술금융)를 기반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나금융그룹이다.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동남아 진출 핵심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정보기술(IT) 전문법인을 설립해 핀테크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T와 접목된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여 인도네시아에서 ‘e채널 선도은행’의 이미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최대 은행인 만디리은행과 손잡고 현지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베트남 진출 러시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앞 다퉈 동남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베트남이다. 10여 년 전부터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려 온 대형 증권사들은 현지 법인의 덩치를 키우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도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분야의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베트남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현지 운용사인 ‘틴팟’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베트남 현지에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를 통해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에 적극 뛰어들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1000억 원 수준으로 늘려 70여 개 증권사가 있는 베트남 증권업계에서 6위권으로 뛰어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현지합작 증권사 ‘키스(KIS)베트남’에 38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2009년 CBV증권의 지분 49%를 인수한 NH투자증권은 잔여 지분을 사들여 이달 초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KB증권도 최근 현지 증권사 지분을 사들여 총 자본 330억 원 규모의 ‘KBSV’를 출범시켰다. 인도네시아도 금융투자회사들의 주요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현재 중소형 증권사 ‘단빡 증권사’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주관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에 현지 기업을 상장시켰다. 앞으로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신한금융 계열사와 손잡고 IPO, M&A 등 투자은행(IB)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사들이 이들 국가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아직 경제 규모에 비해 주식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풍부한 노동력과 값싼 인건비도 매력적이다.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KIS베트남법인장은 “2000년 이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7% 이상”이라며 “젊은 인구를 감안하면 향후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mo@donga.com·박성민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3년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해외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글로벌 시장으로 자산을 배분해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해외 투자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인지했기 때문이다. 이후 해외 영토를 넓혀 현재 12개국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초’ 타이틀은 다양한 글로벌 신상품으로도 이어졌다. 2005년 국내 최초의 해외 펀드인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스타펀드’를 선보였다. 2008년엔 국내 첫 역외펀드인 ‘미래에셋글로벌디스커버리펀드‘를 룩셈부르크에서 판매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말까지 30여 개 국에서 1600여 개 상품을 판매했다. 해외에 설정된 펀드만 216개로 자산 규모는 약 21조 원에 이른다.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해외 현지 펀드 판매로 자산을 키우는 유일한 운용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바탕으로 혁신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해외 펀드는 해외 현지 법인의 풍부한 리서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 세계 채권에 분산 투자해 꾸준한 수익률을 내고 있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가 대표적이다. 특정 국가나 1명의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맡지 않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24시간 운용한다. 한국에서 아시아 시장을, 미국 법인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체크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현재 이 펀드는 투자금 총 4조 원 규모의 국내 최대 해외채권형펀드로 성장했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 ‘TIGER ETF’ 8조 원, 캐나다 ‘호라이즌 ETF’ 7조8000억 원, 호주 ‘베타쉐어즈 ETF’ 4조3000억 원 등 전 세계 6개국에서 237개 ETF 상품으로 200억 달러(약 21조6000억 원)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자산 규모로는 세계 21위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미국 ETF 운용사인 ‘Global X’를 인수했다. 올해 3분기(7∼9월) 인수가 마무리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ETF 순자산은 300억 달러를 넘어 세계 18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향후 300개에 이르는 글로벌 ETF 라인업을 구성해 EMP펀드(ETF Managed Portfolio·ETF를 바탕으로 낮은 가격에 적극적인 자산배분이 가능한 펀드) 확대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SGI서울보증은 베트남에서 외국계 손해보험사 최초로 보증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의 보증보험 제도를 베트남에 수출한 셈이다. 2014년 하노이 지점을 개설한 뒤 지난달 말까지 보증금액은 약 3758억 원에 이른다. SGI서울보증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이행 보증 상품을 주로 취급했다. 최근엔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금융사와 공동으로 개인 금융시장 개척에 나섰다. SGI서울보증이 보증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 금융사들이 대출을 해주는 구조다. 2015년엔 베트남 현지인을 대상으로 개인신용대출 지급보증 상품을 선보였다. 전 과정이 온라인으로 가능해 오프라인 중심의 현지 금융시장에 선진 금융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엔 국영 베트남석유공사그룹의 자회사인 PVI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PVI는 현지 손해보험업계 2위 기업이다. 최근엔 베트남의 보증보험 사업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정부가 발주한 공사에서 현금과 은행 보증서 이외에는 다른 담보를 인정하지 않는다. SGI서울보증은 보증보험이 베트남 정부계약의 정식 담보로 인정받도록 베트남 정부에 입찰법 개정을 건의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은행 등 여신기관의 신용거래정보만 신용정보센터에서 관리된다. 증권사, 보험사 등의 거래 내용은 제외돼 있다. SGI서울보증은 베트남 보증보험의 리스크 관리 선진화를 위해 보증보험의 거래 내용도 신용정보센터에서 조회될 수 있도록 베트남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은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베트남은 한국 정부의 신(新)남방 정책에 따라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SGI서울보증도 현지 영업 인프라 구축 및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한국형 보증보험이 베트남 보험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GI서울보증은 베트남 외에도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시장 거점 확대를 위해 미국 뉴욕, 중국 베이징,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대표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성공적인 해외 시장 개척은 높은 신용등급이 밑바탕이 됐다. 해외 보증서 발급을 위해선 우수한 신용등급 확보가 필수적이다. SGI서울보증의 국제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A+’, 피치 ‘AA―’ 등 국내 금융기관 중 최고 수준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금융자산 비중을 전체 자산의 50% 수준으로 유지하고 이 중 절반은 주식 같은 투자형 자산으로 보유하세요.”(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상가나 아파트를 고를 땐 환금성이 중요합니다. 수익률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쉽게 팔 수 있는 부동산을 골라야 합니다.”(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29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열린 ‘제7회 100세 포럼’에서 재테크 전문가들은 노후 준비로 고민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알짜 조언을 쏟아냈다.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알차게 준비하는 100세 시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은퇴를 앞둔 50대부터 은퇴 이후 자산관리에 관심이 높은 60, 70대까지 300여 명이 참석했다. 여윳돈이 넉넉한 중장년층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 전략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동현 센터장은 이들을 위해 소형 아파트와 원룸 투자 등을 추천했다. 수요자가 많아 다른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사고팔기가 비교적 쉽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역세권을 넘어 초역세권, 환승 역세권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출 규제를 고려해 새 아파트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2020년 하반기(7∼12월)까지 주택 공급량이 많기 때문에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에 무리한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후에도 주식 등 금융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는 은행 예·적금 이자만으론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체 자산 중 30% 정도는 연금 자산으로 보유하고 금융자산 중 30%는 해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노후 소득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꿀팁’도 소개됐다. 박진 소장은 “은퇴 후 여유가 있다면 국민연금의 수령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게 좋다”며 “연금 수령 시기를 1년 미루면 월 수령액을 7.2%, 5년 늦추면 36%가량 더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64세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 종합계좌를 만들면 원금 5000만 원 한도로 이자소득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귀띔했다. 참석자들은 은퇴 이후 ‘대박’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에 고개를 끄덕였다.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종잣돈 2억∼3억 원을 갖고 은퇴하면 빨리 돈을 불려야겠다는 조급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자산의 80%는 안전한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자산관리 노하우뿐만 아니라 은퇴 후 ‘인생 2모작’을 위한 지원책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기조강연을 맡은 김혁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장은 “50대 이후에도 복지 수혜자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가 될 수 있다”며 “은퇴 후 서울시의 50플러스센터를 통해 교육, 환경 분야 등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아내와 함께 포럼을 찾은 백차랑 씨(78)는 “현재 임대소득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해외 주식 등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더 관심을 가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6년 전 퇴직한 이모 씨(63)는 “은퇴 후 여유롭게 생활하려면 월 500만 원은 필요할 것 같은데 이번 포럼에서 유용한 투자 전략을 얻어간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미래에셋대우의 목표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지난달 7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8조 원대로 키운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5조 원 이상의 추가 투자 여력도 확보했다. 글로벌 IB 도약의 전초 기지는 전 세계 11개국에 진출한 현지 법인이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해외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현지 법인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2조3000억 원에 이른다. 미래에셋대우는 각 지역의 투자 트렌드에 따른 시장 특화 전략을 추구한다. 홍콩 법인은 신흥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꼽힌다. 부동산, 항공기 등 실물자산 등을 대상으로 한 자기자본투자(PI)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 110여 개 증권사 가운데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5위에 올랐다. 현지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등 종합 증권사로 성장하고 있다. 2007년 문을 연 베트남 법인은 여신전문 금융회사인 미래에셋파이낸스컴퍼니와 함께 베트남 시장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시장 리서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뭄바이에 문을 연 인도 법인은 약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덩치를 키울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5000억 원 규모의 런던 현지법인 증자가 예정돼 있다. 미국 뉴욕 법인은 지난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인가를 받아 헤지펀드 시장에 적극 뛰어들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 법인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IB 부문을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브라질 시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증권사 중에 유일하게 브라질에 진출해 상파울루에 법인을 세웠다. 지난해엔 채권 중개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리테일 우수 증권사 인증을 받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앞으로 단순 수수료 비즈니스를 벗어나 IB, 트레이딩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른 금융사와는 차별화된 미래에셋그룹만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보다 50% 성장한 연결세전이익 1조 원 달성이 목표”라며 “해외 시장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이러한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롯데카드는 이달 12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금융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의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받았다. 이로써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획득하게 됐다. 테크콤 파이낸스는 신용카드, 할부금융, 소비자대출 등의 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베트남 정부의 카드 활성화 정책과 정보기술(IT)기기 보급 확대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베트남 시장의 높은 경제 성장률도 향후 카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다. 국내 신용카드 시장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국내 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카드사들은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앞다퉈 글로벌 결제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금융산업이 성장 단계인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는 국내 카드사들이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시장이다.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롯데카드는 1년 내에 베트남 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리아,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등 롯데 유통 계열사 중심의 할부금융, 신용카드 사업 등이다. 이후 롯데카드의 금융 노하우를 접목한 현지 특화 상품을 개발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전에 뛰어들 예정이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는 “베트남 중앙은행 및 국내 금융당국의 전폭적인 지원과 테크콤뱅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최종 인수 계약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며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롯데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 베트남에서 가장 사랑 받는 금융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삼성화재는 실손의료비와 함께 암과 뇌, 심장 등 3대 질환을 통합 보장하는 ‘다이렉트 건강보험’을 판매 중이다. 3대 질환을 모두 보장하는 상품은 인터넷 보험으로는 최초다. 이 상품은 만 19세부터 65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15년마다 재가입을 통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된다. 실속형, 표준형, 고급형 중 선택 가능하다. 이 상품은 유방암 자궁경부암 자궁체부암 전립샘암 방광암 등 특정 소액암과 식도암 췌장암 뇌암 뼈암 백혈병 간암 폐암 담낭암 담도암 등 10대 주요 암을 단계별로 집중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암 재진단 시에는 ‘재진단 암 진단비’ 담보를 통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단, 첫 번째 암 진단 확정일로부터 2년이 지나야 한다. 뇌와 심장 질환의 경우 고객의 수요가 많은 급성 뇌경색뿐 아니라 뇌출혈, 급성 심근경색증 진단비도 지급한다. 뇌출혈 및 급성 심근경색증은 두 번째 진단비까지 지급된다. 단, 첫 번째 진단 확정일로부터 1년이 지나야 한다. 다이렉트 건강보험은 고객이 원할 경우 실손의료비 담보도 추가할 수 있다. 실손의료비와 3대 질환을 하나의 건강보험으로 통합 보장받는 것이다. 직전 2년간 실손의료비 보험금 청구가 없으면 다음 해에는 연간 실손 보험료의 10%가 할인된다. 삼성화재는 “다음 달부터는 실손의료비를 분리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상품은 모바일 등 온라인으로 가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고객의 특성에 맞춰 적립보험료 없이 보장보험료만으로 구성된 순수보장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4월 출시 후 가입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며 “가입 고객의 70% 이상이 20, 30대로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40대 남성이 순수보장형으로 가입하면 보험료를 17%가량 낮출 수 있다. 30세 남성 기준 순수보장형 보험료는 4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