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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광역수사대장이 검사 앞에서 속옷만 입고 비는 장면은 현실과 다르다.” 수많은 경찰 영화 중에서 현역 경찰관들이 가장 싫어하는 영화는 뭘까. 설문 결과 2010년 개봉한 ‘부당거래’(사진)가 1위를 차지했다. 경찰관들은 대체로 부패 경찰을 다루거나 경찰을 희화화한 작품을 싫어했다. 경찰교육원은 전국 경찰관 61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당거래’가 18%의 압도적 투표율로 최악의 경찰 영화 1위에 꼽혔다고 6일 밝혔다. 이 영화 중에서도 배우 황정민 씨가 경찰 광역수사대장으로 등장해 검사에게 약점을 잡혀 속옷 차림으로 “잘못했다”고 비는 장면은 가장 ‘보기 싫은’ 장면으로 선정됐다. 이 영화에서는 경찰청 국장이 “무조건 범인이 있어야 된다”며 범인 조작을 종용하는 장면도 나온다. ‘부당거래’에 이어 부패 경찰을 다룬 코미디 영화 ‘투캅스’(11%)와 ‘7번방의 선물’(8%)도 경찰이 꼽은 최악의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경찰관이 좋아하는 경찰 영화로는 배우 정진영 씨와 양동근 씨가 출연한 ‘와일드카드’(19%)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공공의 적’(15%)과 ‘살인의 추억’(9%) 등 불의에 저항하거나 범인 검거에 모든 것을 거는 경찰이 나온 영화가 호평을 받았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미 쓴 문화상품권을 돈을 내지 않고 '무한 리필'해 사용한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지만 이 같은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다. 10만 원짜리 문화상품권 한 장을 온라인에서 840차례 다시 사용해 7000만 원을 챙긴 인터넷 세계의 '봉이 김선달' 두 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S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프로그래머 김모 씨(27)는 지난해 말 중국동포 프로그래머인 이모 씨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 김 씨는 "한국 온라인 결제의 허점만 발견하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연구'에 나서 해킹 없이도 돈을 벌 방법을 찾았다. 김 씨가 찾은 허점은 인터넷 판매 사이트(가맹점)와 최종 결제기관(신용카드사) 사이에서 정보 전달을 하는 결제 대행사의 허술한 관리였다. 결제 대행사들은 온라인에서 결제 취소가 들어올 때, 실제로 거래가 이뤄진 곳에서 요청한 것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만약 한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고 다른 곳에서 취소한다면 확인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이미 사 놓은 물건과 결제 대금을 모두 챙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김 씨의 뇌리를 스쳤다. 그는 이 사실을 의뢰인에게 알렸다. 중국동포 이 씨는 정보를 듣고 바로 범행에 나섰다. 사들일 물건은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의 '사이버캐시'로 정했다. 게임 아이템 등을 살 수 있는 사이버캐시는 사이트 내에서 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이 씨는 올해 1월과 3월 총 6일 동안 문화상품권 10만 원으로 한 번에 2만~10만 원 어치의 사이버캐시를 사들인 뒤, 한 어학원 사이트 결제 취소 페이지에 들어가 840차례 취소했다. 이 어학원은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와 동일한 결제 대행사를 쓰고 있어 취소 요청이 가능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발견한 결제 대행사의 가맹점 매뉴얼을 토대로 어학원 사이트 내의 결제 취소 페이지를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사들인 사이버캐시는 수중에 남고 결제 취소에 성공한 상품권은 계속 액면가 10만 원을 유지했다. 이 씨 계정에 들어온 사이버캐시 7000만 원은 그대로 현금으로 바꿨다. 이 씨는 정보를 제공한 김 씨에게 그 중 10%인 700만 원을 건넸다. 이들의 범죄는 3월 경찰이 관련 첩보를 입수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지난달 김 씨를 검거해 불구속 입건하고 중국 국적의 이 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실 세계에서는 직접 영수증을 내야 결제 취소가 가능한 만큼 이 같은 범죄가 일어날 수 없다"며 "인터넷 결제의 허점을 이용한 범죄"라고 말했다. 경찰은 온라인 결제 대행사들이 이번 수사 이후 이 같은 허점에 대한 보완에 나섰다고 밝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경찰 광역수사대장이 검사 앞에서 속옷만 입고 비는 장면은 현실과 다르다." 수많은 경찰 영화 중에서 현역 경찰관들이 가장 싫어하는 영화가 뭘까. 설문 결과 2010년 공개된 '부당거래'가 1위를 차지했다. 경찰관들은 대체로 부패 경찰을 다루거나, 경찰을 희화화한 작품을 싫어했다. 경찰교육원은 전국 경찰관 61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당거래가 18%의 압도적 투표율로 최악의 경찰 영화 1위에 꼽혔다고 6일 밝혔다. 이 영화 중에서도 배우 황정민 씨가 경찰 광역수사대장으로 등장해 검사에게 약점을 잡혀 속옷 차림으로 "잘못했다"고 비는 장면은 가장 '보기 싫은' 장면으로 선정됐다. 이 영화에서는 경찰청 국장이 "무조건 범인이 있어야 된다"며 범인 조작을 종용하는 장면도 나온다. 부당거래에 이어 부패 경찰을 다룬 코미디 영화 '투캅스'(11%)와 '7번가의 선물'(8%)도 경찰이 꼽은 최악의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경찰관이 좋아하는 경찰 영화로는 배우 정진영 씨와 양동근 씨가 출연한 '와일드카드'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공공의 적(15%)과 살인의 추억(9%) 등 불의에 저항하거나 범인 검거에 모든 것을 거는 경찰이 나온 영화가 호평을 받았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영화배우 김부선 씨(53·여)가 제기한 서울 성동구 H아파트 난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관리사무소가 포함된 조직적인 관리비 비리 혐의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파트 주민의 계량기 조작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H아파트 주민 중 겨울 난방비를 내지 않은 16가구를 조사해 왔으나 상당수가 해외에 머물거나 병원에 입원하는 등의 합당한 이유로 난방비가 나오지 않은 곳”이라며 “관리사무소 협조하에 난방비를 내지 않은 조직적인 비리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5일 말했다. 경찰은 중간 수사 결과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개별 가구의 난방비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주민이 의도적으로 계량기를 파손하거나 조작했을 경우에는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 경찰은 해당 아파트 536가구 중 난방비가 나오지 않은 전례가 있는 128가구를 수사대상에 올렸고, 이 중 16가구를 집중 수사해 왔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 사건을 종결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전국적으로도 H아파트와 같은 ‘난방비 0원’ 아파트가 10가구 중 1가구꼴로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전국 아파트 난방비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료가 모인 32만9252가구 중 2만5917가구(7.9%)가 난방비를 내지 않았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중 실제로 난방을 하지 않거나 미입주 가정이 대부분(77.3%)이었지만 계량기가 고장 나거나 고의로 훼손돼 관리비를 내지 않은 사례도 4270건(16.5%)에 달했다.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체 1391가구 중 144가구(10.4%)가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내지 않았다.최혜령 herstory@donga.com·박재명 기자}
로또와 연금복권 등 국내 복권사업을 통합 운영하는 ‘나눔로또 컨소시엄’이 정부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 사업자 선정을 받았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2018년 12월까지 예정된 나눔로또의 복권사업자 취소 등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일 감사원과 복권업계 등에 따르면 나눔로또 컨소시엄 참여업체인 SG&G는 최근 “나눔로또가 지난해 8월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진행된 기획재정부 복권 용역입찰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3기 복권 수탁사업자로 선정됐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SG&G가 ‘허위 자료’로 본 것은 나눔로또가 지난해 8월 기재부 복권위원회에 제출한 컨소시엄 계약서다. 감사 청구서에 따르면 나눔로또는 당시 유진기업(49.3%), 대우정보시스템(10%), 농협(10%), 윈디플랜(10%), SG&G(3.3%), 삼성출판사(3.3%), 빅솔론(3%)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사인 연합복권 컨소시엄을 4.806점 차로 이겼다. SG&G는 청구서에서 “제출된 계약서에는 시스템 구축(대우정보시스템)과 시스템 운영 및 관리(윈디플랜), 전자복권 업무지원(SG&G) 등을 자본금 분담업체가 담당하기로 했으나 사업자 선정 이후 나눔로또가 이 회사들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나눔로또가 복권 수탁사업자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SG&G는 청구서를 통해 “기재부 복권위원회의 사업자 제안요청서에는 ‘금융 이득만을 목적으로 하는 업체는 복권 수탁사업자로 참여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현재 나눔로또는 다수의 컨소시엄 참여사가 사업 운영에서 배제된 채 배당만 받고 있어 해당 항목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나눔로또 측은 “입찰 당시 체결한 컨소시엄 계약서에 참여사 간 이견이 생긴 것”이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신상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신원미상 변사자’의 정보가 전 국민에게 공개된다. 6월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의 한 매실밭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한 달 넘게 확인하지 못했던 수사당국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경찰청은 국민들이 변사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신원미상 변사자 정보공개 사이트(가칭)를 이달 구축해 이르면 12월부터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이 사이트에서는 신상이 밝혀지지 않은 변사자의 △발견 일시 및 장소 △사망 추정 일시 △추정 연령과 성별, 혈액형, 신체 특징, 수술 흔적 같은 신체 정보 △유류품 목록 및 사진 등을 공개한다. 경찰에 따르면 매년 국내에서 발견되는 변사자는 4만여 명에 이른다. 이 중 연평균 127명(0.3%)이 신원미상으로 처리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경찰이 9월부터 두 달간 미성년자 폭력단체를 집중 단속한 결과 전국에서 48개 단체가 적발됐다. 이 중에는 성인 폭력배를 주축으로 가입자 수가 100명이 넘는 일반 조직폭력배 수준의 단체도 포함됐다. 경찰청은 9~10월 미성년자 폭력동아리 일제 단속을 벌여 학생이나 가출청소년 등이 만든 동아리 48곳을 적발해 872명을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이 중 16명을 구속했다. 적발된 폭력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가 적발한 폭력동아리다. 이 동아리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성인과 가출청소년, 전주의 각 학교 '일진' 등이 가입하면서 검거된 구성원만 102명에 달했다. 이 동아리는 전주 시내에서 일반인과 학생을 상습 폭행하거나 돈을 빼앗아 왔다. 동아리 내에서 성인인 한모 씨(42)가 가출청소년 김모 양을 성폭행하는 사건도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 제천에서는 보육원 출신 여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폭력 조직이 적발됐다. 엄모 양과 이모양 등 A 보육원 출신 여학생들은 4월부터 폭력동아리를 만들어 심야시간에 무리지어 제천 지역 학생들을 때리거나 금품을 빼앗아 왔다. 인근 중·고교생까지 합세해 40여 명까지 단체 규모가 늘었지만 이번 단속으로 와해됐다. 이번에 적발된 폭력동아리 48개를 분석한 결과 여러 학교가 연계된 폭력단체가 22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단일학교 단체(12개), 가출청소년 연계 단체(11개), 성인 연계단체(3개) 순으로 나타났다. 적발 방법으로는 피해학생 신고(12개)를 통한 검거가 가장 많았다. 경찰은 해체한 폭력단체 구성원들을 1대 1로 면담해 재발을 막을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도 프로그램을 마련해 폭력동아리 재결성을 막는 한편, 상시 단속체제를 갖춰 학교폭력을 뿌리뽑겠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44)이 6·4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문충실 전 동작구청장을 매수해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킨 정황이 발견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이 구청장이 문 전 구청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달 31일 문 전 구청장 자택과 홍보물 제작업체, 양측이 회동을 한 서울 동작구의 한 횟집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이 구청장이 문 전 구청장에게 출마를 포기하면 선거비용 보전 및 공무원 인사권 배분을 약속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은행 가상계좌를 이용해 2조 원대 불법자금을 거래해 준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그동안 범죄에 악용되던 대포통장(타인 명의 계좌)이 한층 진화된 형태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4월부터 입금 전용 가상계좌 95만 개를 만들어 이 중 5만 개를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나 대출 사기범 등에게 빌려주고 수수료 15억 원을 챙긴 이모 씨(50)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가상계좌는 통상 기업이 고객 개인별 입금 확인을 위해 활용한다.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 각 가정마다 다른 은행 계좌번호가 적혀 있는 것이 대표적인 가상계좌 활용 사례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 등은 가상계좌를 이용한 포인트 적립 사업을 하다가 사업 부진에 빠지자 가상계좌를 활용해 돈을 벌 생각을 했다. 이들은 “가상계좌는 금융실명제 적용을 받지 않고 대포통장에 비해 단속도 약하다”며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가상계좌를 제공했다. 입금 전용 가상계좌에 도박 이용자가 돈을 입금하면 수수료를 제외하고 운영자에게 재입금하는 형식으로 이득을 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계좌를 대규모로 만들어 범죄에 활용한 일당을 붙잡은 것은 처음”이라며 “대포통장 대신 가상계좌로 범죄 자금이 흘러가는 만큼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동작이 안 되는데 어떻게 이겨. 김 전무 아들이면 다야?” 지난해 7월 8일 ‘전국 추계 한마음태권도 선수권대회’가 열린 경기 의정부시의 한 대학 체육관이 고성으로 쩌렁쩌렁 울렸다. 목소리를 높인 사람은 품새 고등부 4강전에서 패한 A팀 코치. 특정인 이름을 거론한 거친 항의였지만 심판과 이긴 팀 감독 모두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했다. 지난해 5월 아들의 편파 판정에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밀중 관장(당시 47세) 사건 이후 태권도 승부조작이 또 드러났다. 이번에도 특정인 아들을 위한 밀어주기였다. 문제의 대회 4강전 동영상을 확인하면 태권도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두 팀의 기량 차이가 컸다. 당시 서울시태권도협회 김모 전무(45)의 아들이 속한 서울 K고 팀은 4명이 출전했는데 품새 ‘금강’ 중 외발로 서는 자세에서 수차례 중심을 잃고 흔들렸다. 발차기 각도도 4명이 일치하지 못했다. A팀 코치가 “동작이 안 된다”고 항의한 부분이다. 반면 앞서 출전한 A팀은 3명이 한몸처럼 절도 있는 자세를 보였다. 관중석에서 “잘한다”는 탄성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결과는 5 대 0, 심판 전원 일치 K고 팀의 승리였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심판 5명은 승부조작 사실을 인정했다. 심판 이모 씨(45)는 “무조건 아니라고 뻗댈 작정이었는데 (경찰이) 동영상을 보여주니 부인할 수 없다”며 “승부조작이 맞다”고 진술했다. 승부조작은 대회를 주최한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의 겨루기 부문 심판 부의장인 김모 씨(62)가 주도했다. 김 씨는 K고 팀에 김 전무 아들이 속한 것을 확인하고 품새 담당 심판 부의장인 전모 씨(61)에게 “K고 팀을 잘 봐주라”고 지시했다. 전 씨는 경기 직전에 심판들을 불러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K고 팀은 대회 품새 고등부에서 우승했다. 김 군은 이 성적을 바탕으로 태권도 명문 Y대에 들어갔고 함께 출전한 K고 팀원 2명은 이 대회 우승 경력만으로 태권도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승부조작을 지시한 심판 부의장 김 씨와 전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심판 5명은 단순히 지시를 이행한 것으로 보고 입건하지 않고 해당 단체에 수사 내용을 통보했다. 금전거래는 드러나지 않았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7명의 사상자가 나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에서 공무원들이 한 명도 처벌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기도 및 성남시 공무원들을 소환 조사했지만 뚜렷한 개입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라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공무원 과실을 수사했으나 형사 입건할 근거가 없다”며 “이들을 사법처리 선상에 올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 역시 “현재까지 수사 결과를 보면 사고가 발생한 지자체 공무원들의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이 같은 결론을 낸 가장 큰 이유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3000명 미만이 참여하는 공연은 민간의 ‘자율관리’ 영역에 속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관여하지 않는 민간 행사다 보니 단속권 등 권한이 없는 공무원을 처벌할 근거 역시 미약하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만큼 지자체가 안전 담당 공무원을 자체 징계하거나 시민들이 지자체를 대상으로 민사 소송을 할 수는 있어도 형사 입건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고 행사를 이데일리와 공동 주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성남시 역시 사고 책임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주최자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관계자가 경찰 조사에서 “성남시가 이번 행사에 5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진술해 성남시 책임 공방이 벌어진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설령 성남시가 자금을 이데일리에 실제로 집행했더라도 이는 ‘주최’라기보다 ‘후원’에 가까운 형태”라며 “이번 사고는 기본적으로 행사를 기획하거나 준비한 사람들의 과실로 벌어진 것으로 후원자를 처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 / 성남=남경현 기자}

제69주년 경찰의 날 행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도피 사건 이후 문제점이 제기된 경찰 조직을 현장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다짐이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경찰이 업무 패러다임을 시대에 맞게 바꿔 국민의 안전을 강화하고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안전하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경찰이 치안 사각지대를 없애 달라”고 당부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현장의 기초 치안을 충실히 다져나가고, 업무 중심으로 조직을 혁신해 경찰을 ‘일 잘하는 조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최종헌 중앙경찰학교장(55·치안감·사진)이 홍조근정훈장을 받는 등 403명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 부산지방경찰청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치안활동을 한 공로로 대통령표창(단체)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경찰 지휘부와 일선 경찰관 외에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진영 국회 안전행정위원장 등 내빈 3000여 명이 참석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순간에 27명(사망 16명, 부상 11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는 환풍구 덮개 부실시공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의 수사 대상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와 경기 성남시 등에 따르면 환풍구 사고 현장의 덮개와 이를 지탱하는 하부 십자형 앵글을 확인한 결과 용접이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앵글 같은 경우 상부의 하중을 지지하는 중요한 자재임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로 봐도 접합 부위의 용접이 불량했다”며 “부실시공으로 인한 붕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말 최종 감식 결과를 내놓을 예정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도 1차 육안감식으로 비슷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과 국과수는 21일 오후 사고현장 환풍구에서 추락하지 않고 남은 덮개에서 어느 정도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시공됐는지 강도와 접합 상태 등을 감식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환풍구가 정상 시공되면 어느 정도의 인원까지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부실시공 여부와 함께 당초 계획된 자재가 아닌 부실 또는 불량 자재가 쓰였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사고 장소인 2개동 연면적 8만3000m²의 유스페이스는 업무용 건물로 포스코건설이 시공했으며 2012년 2월 성남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다. 경찰은 포스코건설과 문제의 환풍구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공사 감리업체 등을 상대로 설계도면, 환풍구 덮개와 앵글의 강도와 규격 등이 기재된 공사 시공 도면을 임의제출 받아 이 부분을 확인 중이다. 또 유스페이스 건축주로부터 건물 관리위탁을 받은 빌딩관리회사 관계자들도 불러 안전주의 의무를 다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독립공간에 있었다면 모를까 많은 인파가 찾는 공원 옆 환풍구인 만큼 평소에도 안전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경찰청 차장은 판교 사고 유가족들이 관련자들의 형사처벌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한 직후에도 기자들을 만나 “수사 결과를 보고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또 19일 압수수색한 행사 관련 문건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관련자 휴대전화 등 20상자 분량의 자료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참고인 소환조사도 계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이미 출국금지된 6명 중에 첫 형사 입건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를 둘러싸고 성남시의 책임 여부를 둘러싼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경찰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본부장이 “(행사 주최를 위해) 성남시에서 500만 원을 받기로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사고 이틀 전인 15일 성남시가 이데일리에 1100만 원의 배너 광고를 집행하려고 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당초 사고 행사의 축사를 할 예정이었던 까닭에 ‘성남시 공동 책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20일 성남시의 행정광고 집행이 편법 협찬인지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감사관실 직원 4명을 보내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성남시는 “경기도가 책임을 전가하려고 정상적 광고 집행을 문제 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찰 측은 “설령 행사를 지원하고 협찬 광고를 집행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형사처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십자형 앵글::직사각형 형태의 쇠막대로, 현장 환풍구 덮개 바로 밑에서 전체적인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환풍구 벽에 가로세로로 여러 개 연결돼 설치된 것. 환풍구를 일괄적으로는 철골 구조물이라고 칭한다. 위 철망 덮개는 스틸 그레이팅, 아래쪽 앵글은 T형강으로 부른다.성남=남경현 bibulus@donga.com·박재명·황성호 기자}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로 숨진 16명의 유가족들이 사고가 난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주관사와 피해 보상에 합의했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난 재난으로는 이례적으로 사고 발생 이후 57시간 만에 빠른 합의에 도달했다. 한재창 유가족 대표는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새벽 3시 20분에 사고 행사를 주최한 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진흥연구원과 피해 보상에 합의했다”며 “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유가족들도 꿋꿋이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는 신속한 사고 수습을 원하는 유가족들의 의중이 반영됐다. 통상 대규모 인명피해가 나면 액수를 정해 합의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통상적인 법원의 사망사고 판례에 따라 위로금을 지급한다는 기준만 결정했다. 중재에 나선 이재명 성남시장은 “유가족들이 과다한 요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빠른 합의가 가능했다”며 “협상 과정에서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유가족과 책임 기관 등이 법정 공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빠른 합의를 통해 국가 재난에 대처하는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는 유가족의 뜻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이데일리와 경기과기원은 유가족들이 요구하면 30일 이내에 피해보상에 나서야 한다. 희생자의 월 급여 등에 차이가 있어 유가족마다 보상 액수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장례 과정에서는 이데일리 등이 유가족당 2500만 원을 일괄 지원한다. 만약 경찰 수사를 통해 경기도나 성남시 등 다른 기관의 과실이 추가로 드러나면 보상에 나서는 기관 수도 늘어난다. 이와 별개로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19일 유가족들을 만나 희생자 자녀의 대학 졸업 때까지 학자금 전액 지원을 약속했다. 유가족들은 피해 보상 합의와 함께 이번 사건 관련자들의 형사처벌 최소화도 요청했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개인의 악의나 고의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사건 당사자들의 형사처벌이 최소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경기과기원 관계자 한 분이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 등에 가족들의 서명을 담은 입장문도 전달할 방침이다. 성남=박재명 jmpark@donga.com·황성호 기자}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로 사망한 16명의 유가족들이 사고가 난 판교 테크노밸리 축제 주최사와 피해보상에 합의했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난 재난으로는 이례적으로 사고 발생 이후 57시간 만에 빠른 합의에 도달했다. 한재창 사고 유가족 대표는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새벽 3시20분에 사고 행사를 주최한 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연구원과 피해 보상에 합의했다"며 "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유가족들도 꿋꿋이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는 신속한 사고 수습을 원하는 유가족들의 의중이 반영됐다. 통상 대규모 인명피해가 나면 액수를 정해 합의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통상적인 법원의 사망사고 판례에 따라 위로금을 지급한다는 기준만 결정했다. 중재에 나선 이재명 성남시장은 "유가족들이 과다한 요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빠른 합의가 가능했다"며 "협상 과정에서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유가족과 책임 기관 등이 법정 공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빠른 합의를 통해 국가 재난에 대처하는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는 유가족의 뜻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이데일리과 경기과학기술연구원은 유가족들이 요구하면 30일 이내에 피해보상에 나서야 한다. 희생자의 월 급여 등에 차이가 있어 유가족마다 다른 액수를 받을 전망이다. 장례 과정에서는 이데일리 등이 유가족 1가구당 2500만 원을 일괄 지원한다. 만약 경찰 수사를 통해 경기도나 성남시 등 다른 기관의 과실이 추가로 드러나면 보상에 나서는 기관 수도 늘어난다. 이와 별개로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19일 유가족들을 나 희생자 자녀의 대학 졸업 때까지 학자금 전액 지원을 약속했다. 유가족들은 피해보상 합의와 함께 이번 사건 관련자들의 형사 처벌 최소화도 요청했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개인의 악의나 고의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사건 당사자들의 형사 처벌이 최소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경기과학기술연구원 관계자 한 분이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 등에 가족들의 서명을 담은 입장문도 전달할 방침이다. 성남=박재명 jmpark@donga.com·황성호 기자}

《 세월호 침몰과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6개월 간격으로 발생한 두 참사의 주범은 모두 안전불감증이었다. 각각 여객선사와 선원들, 주최 측과 진행요원들의 안전 의식 부재가 빚은 참변이었다. 의미 있는 변화도 있었다. 세월호 침몰 때와 달리 이번 추락사고에서는 초기 구조작업이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졌다. 정부와 경기도, 성남시도 유가족 중심의 수습대책을 발 빠르게 내놓았다. 》[1]사고 원인 닮은꼴판교 공연前 현장 안전점검 제대로 안해… 관객 더 유치하려고 무대 위치 바꾸기도안전의식 부재로 인한 ‘주의 소홀’이 세월호 비극을 낳았다. ‘설마’ 하는 안일한 생각들이 모여 사고를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는 평상시 부실했던 여객선 안전관리와 이런 허점을 노려 배를 불법 증축해 화물을 규정보다 많이 실은 선사의 이기심이 결탁한 결과였다. 오전 8시 48분, 급변침 이후 배가 기울기 시작하는데 선원들의 위기 대응력은 ‘0점’이었다. 선원들은 자신들만 대피하기에 급급했고 바로 옆 객실을 지나치면서도 “밖으로 나가라”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심지어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만 계속해 10대 학생들이 주축이 된 304명의 희생자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선실에 머무르다 변을 당했다. 17일 발생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도 주의 소홀이 원인이었다. 사고 현장에 있던 관계자 38명 중 안전요원은 한 명도 없었다. 사람들이 몰릴 줄은 알았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것이다. 1.2∼1.9m(경사에 따라 차이) 높이의 환풍구 위에 올라가 공연을 관람한 시민들의 부족한 안전의식도 사고의 원인이지만 이들을 막을 방어펜스가 없었고 직접적으로 제지하고 내려오게 할 안전요원이 없었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행사 전 별도의 안전점검도 없었다. 사고대책본부는 “15일 행사장 인근을 점검하기는 했지만 행사장은 사면이 트여있는 소규모 광장으로 시설물이 없어 점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환풍기 점검 여부에 대해서도 “소방 관할이 아니다. 점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초 환풍구는 무대 뒤쪽이어서 관객이 올라갈 위치가 아니었는데 행사를 주관한 이데일리 측이 이달 초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무대 위치를 변경해 달라”고 해 환풍구를 측면에 둔 사고 당시의 무대 위치로 변경됐다고 했다.[2]사고 발생후 초동대처는신고 9분만에 119 출동해 구조 나서… 세월호땐 우왕좌왕하다 골든타임 날려6개월 전인 4월 16일 오전 8시 48분경 세월호가 급변침한 후 표류를 시작할 때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관제 모니터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배에 탄 단원고생 최모 군(17)이 전남 119에 신고했지만 이 신고를 연결받은 해경은 “위도와 경도가 어떻게 되느냐”고 되풀이해 물었다. 이 목포해경의 연락을 받은 16분 뒤에야 진도 VTS는 사고를 인지했다. 구조 과정도 허점투성이였다. 사고 발생 40여 분 뒤에 해경 구조정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세월호와 교신하지도 못했고 선내 진입 없이 선외 구조에만 집중해 생존자를 더 구할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다. 사고 여부도 뒤늦게 파악하고 출동에서 구조까지 모든 면에서 허점을 보인 세월호 참사와 달리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는 사건 발생부터 구조요원의 출동, 구조까지 별 무리 없이 진행됐다.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과 거의 동시에 신고를 접수하고 경찰과 성남시, 경기도에 신속히 내용을 전달했다. 사고 발생 9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119 구조대원들은 바로 로프를 타고 환풍구로 들어갔다. 그러나 철제 구조물들이 진입을 방해했다. 소방방재청 측은 “지하로 내려가다 보니 철제 구조물들이 중간 중간 걸려 있었고, 지하 벽 옆 주차장과 연결된 철제 구조물이 보여 그리로 진입하는 게 빠르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수직 구조보다 수평 구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후 철제 구조물을 절단하고 환풍구 덮개와 겹겹이 쌓인 사람들을 끌어낸 구조작업은 사고 발생 약 1시간 반 만인 오후 7시 35분에 마무리됐다. [3]정부-관계기관 대응피해자 가족들 일대일 지원… 세월호때 같은 혼선은 없어세월호 참사가 이번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관계 기관의 신속한 대처를 꼽을 수 있다.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때에는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등이 저마다 대책본부를 따로 만들어 혼란만 가중시켰다. 이와 달리 이번 사고에서는 경기도와 성남시가 즉각 합동대책본부를 만들고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조기에 표시했다. 정부, 지자체의 대응도 이번에는 달랐다. 세월호 사고 당시 정부의 혼란은 사고 다음 날인 4월 17일 국무총리가 본부장인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던 데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사고 후 이틀 동안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혼란을 없애기 위해 법에도 없는 국무총리 주재 대책본부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 당시 안전행정부가 설치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세월호 침몰 당일 오후 2시 “368명이 구조됐다”고 발표했다가 2시간 후 “164명이 구조됐다”고 정정하는 촌극을 빚었다. 판교 추락사고에서 경기 성남시는 사고 40분이 지난 17일 오후 6시 30분 시 재난대책본부를 만들었다. 이 대책본부는 오후 8시 25분 경기도·성남시 합동대책본부로 확대됐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투자 유치를 위해 독일을 방문했다가 사고가 알려지자마자 즉각 귀국 비행기를 탔다. 그는 18일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사고의 최종 책임이 나에게 있다”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중앙정부 차원의 대응도 빨라졌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사고 직후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즉각 사고 현장을 찾았다. 판교 사고 희생자 가족에게 전담 공무원을 붙여 일대일로 지원하는 방안도 세월호 당시 유가족 관리 소홀로 질타를 받았던 정부가 낸 아이디어로 알려졌다.[4]유족들과 보상 협의는판교 유족 ‘합동분향소’ 사양… “부모 잃은 아이들 챙겨주길”“이번 사고로 인해 우리 사회에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저희가 원치 않습니다.” 18일 오후 5시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유가족 35명이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과 만났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가족이 참혹한 사고로 숨진 다음 날이었지만 이날 회의장에서 유족들의 고성이나 욕설은 들리지 않았다. 판교 사고 이후 사망자 유가족들이 보여준 침착한 사고 수습 자세에 눈길이 쏠린다. 유가족협의체 간사인 한재창 씨(41)는 이날 협의 후 본보 취재진과 만나 “사망자 16명의 가족 모두 이번 일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며 “보상과 별개로 장례 절차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망자 홍석범 씨(29)의 발인이 19일 치러졌고 20일 5명, 21일 4명의 발인이 예정돼 있다. 한 씨는 “우리가 ‘얼마 이상을 달라’고 요구해 봐야 그것 역시 나랏돈”이라며 “경기도나 성남시에 무조건적인 보상 압박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유족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또 “빠른 수습을 통해 이번 사고 처리를 참사 처리의 좋은 예로 남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판교 사고 유가족들은 합동분향소 설치도 거부했다. 한 씨는 “아직 세월호 사고 수습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까지 별도의 합동분향소를 만들 생각이 없다”며 “이번 사고가 사회적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을 유가족들이 바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경기도와 성남시에 △자녀만 남은 가정에 대한 지원 △야근 중 사망한 희생자의 산재 처리 검토 등을 요구했다.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성남=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배우 김보성 씨(48)가 임기 2년의 명예경찰 경감에 위촉됐다. 경찰청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사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이 주재하는 임용식을 열고 김 씨를 명예경찰 경감에 임명했다. 김 씨는 6월 30일 열린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 명동센터 개소식에 참여했다가 당시 서울경찰청장에 재직하던 강 청장을 만나 “명예경찰 경위로 활동한 지 4년이나 됐는데 경감 승진을 할 때가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 청장은 당시 승진을 약속했다가 경찰청장 임명 이후인 이번에 김 씨와의 ‘의리’를 지켰다. 김 씨는 2007년 명예경찰 경사로 위촉됐고, 2010년에는 명예경찰 경위에 임명됐다. 김 씨가 이번에 ‘승진’한 경감 계급은 강력팀을 총괄하는 강력계장 등 일선 경찰서의 계장급 직위다. 김 씨는 이날 명예 경감 위촉장과 계급장을 받고 “개인적으로 경찰과 인연이 많고 애정도 두텁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명예경찰로서 공익과의 의리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명예경찰 중 가장 높은 계급은 일선 경찰서장급인 총경으로 2012년 드라마 ‘형사반장’의 주인공 배우 최불암 씨와 연출자 이연헌 씨가 위촉된 바 있다. 통상 명예경찰 임기는 2년으로 그동안 자동 해촉됐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배우 김보성 씨(48)가 임기 2년의 명예경찰 경감에 위촉됐다. 경찰청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사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이 주재하는 임용식을 열고 김 씨를 명예경찰 경감에 임명했다. 김 씨는 6월 30일 열린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 명동센터 개소식에 참여했다가 당시 서울경찰청장에 재직하던 강 청장을 만나 "명예경찰 경위로 활동한 지 4년이나 됐는데 경감 승진을 할 때가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 청장은 당시 승진을 약속했다가 경찰청장 임명 이후인 이번에 김 씨와의 '의리'를 지켰다. 김 씨는 2007년 명예경찰 경사로 위촉됐고, 2010년에는 명예경찰 경위에 임명됐다. 김 씨가 이번에 '승진'한 경감 계급은 강력팀을 총괄하는 강력계장 등 각 경찰서 계장급 직위다. 김 씨는 이날 명예 경감 위촉장과 계급장을 받고 "개인적으로 경찰과 인연이 많고 애정도 두텁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명예경찰로서 공익과의 의리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명예경찰 중 가장 높은 계급은 일선 경찰서장급인 총경으로 2012년 드라마 '형사반장'의 주인공 배우 최불암 씨와 연출자 이연헌 씨가 위촉된 바 있다. 통상 명예경찰 임기는 2년으로 그동안 자동 해촉됐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지난달 29일부터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이 시행된 가운데 아들을 때린 아버지에게 100m 이내 접근금지를 명령한 경찰의 긴급 임시조치가 처음으로 시행됐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부산 연제경찰서는 6일 오전 1시 술에 취한 채 집에 돌아와 중학교 1학년 아들(13)을 때린 박모 씨(34)에게 특례법을 적용해 긴급 임시조치 1·2·3호를 내렸다. 박 씨는 아들이 나오지 않는다며 발로 차고 머리채를 잡고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아동학대 임시조치는 아동학대자를 아동과 가족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조치로 1호는 주거지 격리, 2호는 주거지와 보호시설 및 학교에서 100m 이내 접근 금지, 3호는 휴대전화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이다. 이 조치에 따라 박 씨의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보호소로 옮겨졌다. 임시조치는 법원에서 최종 결정하지만 특례법 시행 이후 사안이 시급할 경우 경찰이 긴급 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다. 법원은 경찰의 임시조치 신청을 받아들여 13일 박 씨에 대한 임시조치를 연장했다. 경찰은 지난주 부산뿐 아니라 대전 둔산경찰서에서도 아동학대가 우려돼 긴급 임시조치 1건을 실시했다고 밝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지난달 29일부터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된 가운데 아들을 때린 아버지를 대상으로 100m 접근금지를 명령한 경찰의 긴급 임시조치가 처음으로 시행됐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부산 연제경찰서는 6일 오전 1시 술에 취한 채 귀가해 중학교 1학년 아들(13)을 때린 박모 씨(34)에게 특례법을 적용해 긴급 임시조치 1·2·3호를 내렸다. 박 씨는 아들이 나오지 않는다며 발로 차고 머리채를 잡고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아동학대 임시조치는 아동 학대자를 아동과 가족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조치로 1호는 주거지 격리, 2호는 주거지와 보호시설 및 학교에서 100m 이내 접근 금지, 3호는 휴대전화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이다. 이에 따라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보호소로 옮겨졌다. 임시조치는 법원에서 최종 결정하지만 특례법 시행 이후 사안이 시급할 경우 경찰이 긴급 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다. 법원은 경찰의 임시조치 신청을 받아들여 13일 박 씨에 대한 임시조치를 연장했다. 경찰은 지난주 부산 뿐 아니라 대전 둔산경찰서에서도 아동 학대가 우려돼 긴급 임시조치 1건을 실시했다고 밝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