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황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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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대부분의 시간을 사회부에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 주로 범법 행위들을 기사로 쓰고 있습니다.

hsh0330@donga.com

취재분야

2026-03-04~2026-04-03
칼럼77%
사건·범죄10%
인사일반7%
검찰-법원판결3%
대통령3%
  • 네살배기 선물 사주겠다는 지인, 그날 이후…49년 만에 만난 모자

    20대 청춘이던 어머니 머리카락에는 서리가 내려앉았다. 네 살배기 장난꾸러기 아들 얼굴에는 주름이 깊었다. 49년 세월의 흔적이었다. 어머니 한기숙 씨(77)는 아들 A 씨(54)를 보자 “아” 하고 탄식했다. 그러고는 “내 아들 맞네…”라고 말했다. A 씨는 낳아 준 어머니가 어색한 듯 보였다. 그는 “옆집에 할머니가 살고 있었고, 산비탈로 올라가는 길이 있었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떨리는 목소리였다.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자는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A 씨는 1969년 9월 22일 추석을 며칠 앞두고 실종됐다. 평소 알고 지내던 박모 씨(당시 20세·여)가 한 씨에게 “A를 데리고 가서 선물을 사주겠다”고 했다. 한 씨는 흔쾌히 “알았다”고 답했다. 그 대답이 그 오랜 시간 자신의 가슴에 회한을 남길지 그때는 몰랐다. 베이지색 점퍼에 고무신을 신고 장남은 사라졌다. 가족은 백방으로 아들을 찾아 나섰다. 대통령선거 전단지 한쪽에 아들을 찾는다는 전단지도 붙였다. TV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소식은 없었다. A 씨는 10세 무렵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박 씨가 그를 입양 보낸 것이었다. A 씨는 ‘부모가 나를 버렸다’는 생각에 친부모를 원망하며 커갔다. 모자의 연은 A 씨가 지난해 가을 마음을 바꾸며 다시 이어졌다. 나이가 들수록 친부모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DNA 검사 등을 통해 A 씨 어머니가 한 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22일 이들은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만났다. 82세인 친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올 수조차 없었다. A 씨는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는 오해를 풀었다. 그는 “앞으로 친부모님을 종종 찾아뵙고 살겠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안보겸기자 abg@donga.com}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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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투’ 바람 타고… 女학원강사 울린 거짓폭로

    “순진한 우리 아이를 그 강사가 속여….” 지난달 28일 페이스북 ‘대치동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일하는 한 여성 강사가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페이지는 대치동 관련 정보가 올라오는 곳이다. 글쓴이는 자신을 학생의 부모라고 주장했다. 강사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대치동 학원가를 잘 아는 사람은 A 씨라고 유추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도 함께 있었다. 비슷한 글은 이달 19일에 또 올라왔다. 이번에는 A 씨가 학생에게 보냈다는 문자메시지(“알려지면 너에게 불리하다”)와 함께였다. A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글은 최근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현상과 맞물리며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경찰과 A 씨 측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이 글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다. 미투 열풍에 편승해 허위 사실로 특정인을 괴롭힌 사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여성 강사 A 씨는 경찰에 신고된 적이 없다. A 씨의 변호인은 “강사가 고소당한 적도 없고, 경찰의 소환 요구를 받은 것도 없다”고 밝혔다. 또 A 씨는 페이스북에 올라 있는 문자메시지를 학생에게 보내지 않았다. A 씨 측은 이를 뒷받침하는 통신기록 조회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문자메시지가 조작됐다는 정황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현재 A 씨의 신고를 받아 글쓴이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추적 중이다. 21일 A 씨 측에 따르면 글쓴이가 접근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22일이었다. 대치동의 한 학원 실장을 사칭한 그는 “우리 학원에 면접을 보러오라”는 문자메시지를 A 씨에게 보냈다. 해당 학원에 갔던 A 씨는 “그런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글쓴이는 이어 대치동의 다른 학원 관계자들에게 “A 씨를 채용하면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글쓴이는 퀵서비스를 이용해 A 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자녀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글이 담긴 택배를 부쳤다. A 씨가 일하는 학원에 전화해 기자를 사칭하며 인터뷰를 요청한 적도 있다. A 씨에게 접근했던 전화번호와 같은 것이었다. A 씨 측이 언론사에 확인한 결과 그런 기자는 없었다. A 씨는 현재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잠을 못 자는 것은 물론 불안감을 수시로 토로한다. 밤에는 골목길을 다니지 못하고 있다. A 씨의 변호인은 “수업을 듣던 학생일 것이라고 추정만 할 뿐 뚜렷한 용의자가 없어 더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권솔 기자}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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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 괴롭힘에? 설연휴 대형병원 간호사 투신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서 일하던 20대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 30분경 A 씨(28·여)가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아파트 고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대학 졸업 후 지난해 9월부터 B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A 씨 남자친구는 고인이 일부 동료 간호사와의 관계 탓에 힘겨워했다고 주장한다. A 씨가 휴대전화에 남긴 메모에는 “나는 최선을 다했다” “선배들의 압박이 너무 심해 힘들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친구는 “업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거나 예정된 퇴근이 새벽 1시면 그보다 두세 시간 늦게 퇴근시켰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병원 측은 “확인 결과 (괴롭힘)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고인이 예민한 성격이라 오히려 더 신중하게 교육했다”고 해명했다. 의료계에는 선배 간호사가 후배를 가르치며 폭언이나 폭행을 하는 악습이 있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에서 ‘태움’으로 불린다. 간호사 경력 7년 차인 C 씨도 선배가 멱살을 잡거나 꿀밤을 때리는 등 폭행을 일삼자 병원을 옮겼다. C 씨는 “선배가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고 티타임에 끼워주지 않는 등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줘 퇴근 때마다 울었다”고 회상했다. 태움 악습은 2005, 2006년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 2명이 연이어 목숨을 끊은 뒤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통과의례’처럼 여기는 현장이 여전히 있다고 한다. 지난해 4월 부산 대동대 연구팀이 13개 병원 간호사 439명을 조사한 결과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 1위는 환자와 보호자의 폭언, 2위는 동료 의료진의 폭언이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조건희 기자}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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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범 공개수배… 성범죄 재판중이었다

    경찰이 제주 게스트하우스 20대 여성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공개 수배했다. 용의자는 불과 7개월 전 여성 투숙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3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게스트하우스 관리인 한정민 씨(33)의 얼굴과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8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투숙객 A 씨(26·여)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게스트하우스에는 남성 7명, 여성 2명 등 9명이 투숙 중이었다. 피해 여성은 7일 체크인해 게스트하우스 2인실에 홀로 머물고 있었다. 투숙객들은 7일 저녁식사 후 함께 술을 마셨다. 이 자리에는 한 씨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가 지난해 7월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한 여성 관광객을 상대로 한 준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도 새로 확인됐다. 준강간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다. 같은 해 12월 불구속 기소돼 12일 2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한 씨는 지난해 5월 인터넷 구인공고를 통해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으로 취직했다. 불과 두 달 후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계속 일했다. 그는 소유주와 수익을 나누는 조건으로 게스트하우스 운영 전반을 관리했다. 현장에서는 사실상 사장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스트하우스 이용객들에 따르면 한 씨는 술자리에서 홀로 투숙한 여성 손님에게 많은 술을 권했다고 한다. 지난해 이곳을 이용한 한 남성은 “한 씨가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지 말라고 계속 당부해서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키 175∼180cm의 건장한 체격이다. 도주 당시 검은색 계통 점퍼와 빨간색 상의,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오른쪽 어깨에 ‘ing’라는 영어 문신이 있다. 경찰 수사를 피해 도피에 나선 10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누군가와 웃으며 통화하고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포공항 도착 후 11일 경기 안양시와 수원시에서 행적이 파악된 것이 마지막이다. 한 씨의 고향은 부산으로 알려졌다. 범행 전후 이상한 행동도 포착됐다. 그는 다른 손님에게 “7일 숙박한 여성이 침대에 구토하고서 도망갔다. 연초부터 액땜했다”며 묻지도 않은 A 씨 이야기를 먼저 말했다. 또 A 씨가 숨지기 직전과 이후 게스트하우스에서 열린 파티 사진을 그대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범행을 저지르고 게스트하우스 옆 폐가에 시신을 숨긴 채 “역시 파티는 우리 게스트하우스”라는 식의 글을 올렸다. 경찰은 한 씨 검거에 중요한 정보를 제보한 시민에게 최고 5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제주동부서 전담팀 064-750-1599) 이번 사건의 충격으로 제주지역 파티 게스트하우스는 예약 취소가 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측이 손님 1인당 1만 원, 2만 원을 받고 술자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13일 제주지역 파티 게스트하우스 15곳을 확인한 결과 13곳에서 예약 취소가 있었다. 적게는 2건, 많게는 10건이었다. 대부분 나 홀로 여성 관광객이었다. 커플여행을 가려다 가족의 만류로 취소한 사례도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업주 채모 씨(45)는 “날씨 탓에 비행기가 결항되지 않는 한 취소가 거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게스트하우스를 찾더라도 다른 투숙객과 어울리거나 파티 참석을 꺼리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 / 제주=임재영 기자}

    •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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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국세청, 빗썸 본사 조사… 투자자 정보 확보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을 세무조사 중인 국세청이 가상통화 투자자의 개인정보까지 압수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이번 세무조사가 단순히 빗썸의 탈세 의혹 조사에 그치지 않고 가상통화 매매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린 이들에 대한 세금 부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빗썸 본사에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고 각종 전산자료 등을 압수했다. 이날 국세청은 영장에 적시된 빗썸의 탈세 혐의 관련 자료 외에 이 회사가 보관 중인 고객 개인정보를 상당량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윤수 기자}

    •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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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럽앞 아침 음주단속 “또 면허취소”

    2일 오전 7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역 사거리. 영하 7도에 칼바람이 부는 추위 속에 도로 한쪽에서 경찰과 젊은 여성 한 명이 실랑이 중이었다. 경찰은 한 손에 음주측정기를 들었다. 그리고 조금 전 ‘벤츠 E350’ 운전석에서 내린 여성에게 측정기를 내밀었다. 얇은 코트 속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은 좀처럼 측정기에 입을 대지 않았다. “앞니가 깨져서 잘 안 된다”는 이유였다. 경찰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로 앙 물고 불어라”라고 요구했다. 여성은 “춥고 긴장해서 잘 안 된다”며 맞섰다. 신분증을 보여 달라는 경찰 요구에 “없다”며 버텼다. 실랑이는 10분가량 이어졌다. 결국 여성은 측정기를 입에 물고 숨을 내쉬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95%. 면허정지 수준(0.05% 이상)이었다. 그제야 이 여성은 “친구들과 클럽에서 맥주 한 잔만 마셨다”며 후회했다. 금요일 오전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이 불시 음주단속을 실시한 것이다. 클럽 일대 음주운전 단속은 올해 처음이다. 평일이지만 아침까지 이른바 ‘모닝 클러빙(morning clubbing)’을 즐기는 운전자가 단속 대상이다. 약 1시간 10분 동안 신사역 사거리 일대에서만 음주운전자 10명이 적발됐다. 대부분 20, 30대 젊은 운전자였다.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잡아떼던 운전자는 막상 측정 결과가 나오면 “한 번만 봐 달라”며 읍소형으로 바뀌었다. 이모 씨(33)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0.123%로 측정되자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씨는 “맥주 한 잔밖에 마시지 않았다. 혹시 몰라 가글을 했다가 알코올이 나온 것 같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단속 경찰은 “무릎을 꿇고 빌거나 아예 자기 차량을 버리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것에 비하면 이 씨는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 단속 규정을 아예 몰랐다며 시치미를 떼는 운전자도 있었다. 김모 씨(28·여)는 클럽을 나와 조수석에 친구까지 태우고 가다가 단속에 걸렸다. 처음에는 경찰 지시를 순순히 따랐다. 차량에서 내려 음주측정기를 불었다. 결과는 면허정지 수준. 김 씨는 갑자기 당황하며 “무슨 말씀이냐. 잘 모르겠다. 0.05%가 무슨 뜻이냐. 그 이상이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면서 질문공세를 펼쳤다. 이날 음주가 확인된 운전자 중 일부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49%로 아슬아슬하게 측정돼 훈방됐다. 음주운전 단속이 시작되자 근처 클럽마다 직원들이 퇴장하는 손님들에게 “단속 떴다. 대리운전 불러야 한다”고 귀띔하느라 분주했다. 삽시간에 단속 소문이 퍼지면서 대리운전 기사의 모습도 평소보다 많이 눈에 띄었다. 김강수 강남경찰서 교통안전팀장은 “짧은 시간에도 예상보다 많이 적발됐다. 앞으로 강남 클럽 일대에서 새벽 음주단속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정현우 기자}

    •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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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르포]단속에 손님 발길 ‘뚝’, 일부 업소는 여전히 불법 영업…요즘 가락시장 유흥가는

    서울지하철 3·8호선 가락시장역 3·4번 출구 일대는 송파구에서 가장 번화한 유흥가다. 수년 전부터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노래방 마사지숍 등 각종 유흥업소가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낮부터 손님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주로 새벽시장에서 물건을 팔아 현금이 두둑한 상인과 유통업자들이다. 밤이 되면 직장인이 가세한다. 지난해 가락시장 재단장 공사 후 손님이 늘었다. 일부 유흥업소의 불법 퇴폐 영업이 극성을 부렸다.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지난해 가을 경찰과 송파구청이 집중단속에 나섰다. 유흥업소 숫자는 한창 때의 절반 수준인 100개 안팎으로 줄었다. 그러나 일부 업소에서는 여전히 불법 영업이 벌어지고 있었다. ● 보안 철저해진 유흥업소지난달 말 가락시장 주변 유흥가를 찾았다. 최근까지 이어진 단속 탓인지 한창 때 분위기와 차이가 났다. 영업 중인 유흥업소 중 일부는 보안이 한층 깐깐해졌다. 문을 닫아걸고 폐쇄회로(CC)TV로 확인한 뒤 들여보냈다. 예약제로 손님을 받는 곳도 있었다. 입구 2개 중 하나의 문은 걸어 잠근 채 불을 끈 반면 다른 입구는 건전한 업소처럼 꾸며놓기도 했다. 한 업주는 “문을 잠근 채 영업하는 업소 중에는 퇴폐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얼마 전 이곳의 한 유흥업소 업주 이모 씨(57)가 구속됐다. 이 씨는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적발되자 간부급 경찰 2명에게 돈을 준 혐의(뇌물공여)를 받고 있다. 이 씨 구속 후 퇴폐영업을 했던 일부 유흥업소가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이 씨가 지역에서 ‘마당발’로 꼽혔기 때문이다. 일부 업주는 “이 씨는 ‘경찰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돈을 받아갔다”고 전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도 예상된다. 지난해 여름부터 이곳에서 일했다는 한 여종업원은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힌 손님들이 자주 업소를 찾았다.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신분증을 보여준 사람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일부 업소의 퇴폐영업이 계속되자 주민들의 걱정도 여전하다. 학생들의 하굣길에서도 호객행위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주민 A 씨는 “새벽에 활동하는 대리기사와 택시가 다시 늘어났다”라고 걱정했다. 한 여종업원은 “노래방에 안주를 공급하는 업자가 ‘최근에 주문이 늘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다른 유흥가로 손님 몰려 ‘풍선효과’가락시장 여파는 약 7㎞ 떨어진 강동구 길동에 미치는 분위기다. 지난달 24일 0시 무렵 길동 노래방 30여 곳을 찾았다. 성매매가 안 된다는 업소는 3곳에 불과했다. 성매매는 노래방 안이나 주변 모텔에서 이뤄졌다. 한 유흥업소 주인은 “가게 안에서는 10만 원, 모텔로 가면 20만 원”이라고 말했다. 업주들은 “가락시장을 단속하니까 손님들이 여기로 몰린다. 여기까지 단속이 심해질까 걱정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강동구청은 이런 실태를 자세히 알지 못했다. 구청 측은 “길동에서는 구조적으로 성매매가 이뤄지기 어렵다. 단속 건수도 10건 미만이다”라고 말했다.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김동혁기자 hack@donga.com}

    • 2018-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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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1700만 원 보이스피싱 막은 은행원에 감사장 수여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막은 은행원에게 경찰이 감사장을 수여했다. 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황해경 KEB하나은행 대리(35·여)에게 감사장을 줬다고 밝혔다. 황 대리는 지난달 25일 오후 1시 30분경 강남구 하나은행 지점을 찾은 이모 씨(25·여)로부터 “내 통장에 있는 1700만 원을 인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불안해하고 있었다. 황 대리는 이 씨의 모습을 보고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시간을 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에 속아 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다행히 황 대리의 신고로 피해를 막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금융회사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사기에 속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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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원에 불법 후원금 혐의… 경찰, KT 전격 압수수색

    경찰이 불법 정치자금 후원 혐의를 받고 있는 KT를 31일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40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KT 본사와 서울 종로구 광화문지사에 수사관 2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회계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KT는 2016년 당시 임원들로 하여금 회삿돈으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회사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현금으로 바꿔 후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금은 많게는 1000만 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 후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T 임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KT 관계자는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 설명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신무경 기자}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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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화문 자동으로 닫혀야 하는데…장치 없거나 고장난채 방치

    39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는 병원 건물 1층에 방화문이 제대로 설치돼 있었더라면 막을 수 있는 참사였다. 경찰은 29일 “1층에서 차단이 안 돼 열기와 연기가 위층으로 올라갔다”며 “당시 엄청난 열기 탓에 위층 방화문 일부가 찌그러졌고 그 틈으로 유독가스가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화문은 열기와 유독가스로부터 인명을 구하는 ‘생명의 문’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과거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로 대규모 사상자를 낸 수도권 3곳을 점검한 결과 방화문 관리가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6층에 있는 영화관. 매표소 맞은편 비상구 표시등 아래 철문 두 짝은 90도로 열린 채 양쪽 벽에 거의 닿아 있었다. 영화관에 온 사람들은 야외 공원으로 가기 위해 열린 문 사이를 수시로 오갔다. 이 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 되는 방화문이다. 2014년 5월 26일 터미널에 불이 났을 때 이 문 사이로 검은 연기가 퍼져 올라갔다. 당시 터미널 건물에 있던 사람 9명이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참사의 교훈이 다시 잊힌 것이다. 2015년 1월 경기 의정부시 한 아파트 화재로 4명이 숨졌다. 이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가 바로 옆 ‘쌍둥이 건물’인 A아파트까지 번져 추가 부상자가 속출했다. 29일 취재팀이 A아파트를 찾았을 때 1층에 방화문은 아예 없었다. 연기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복도식과 달리 계단식 아파트는 방화문을 설치해야 한다. 화재 시 방화문을 이용해 연기 유입을 막아야 계단을 통한 대피가 가능하다. 주민 서모 씨(25·여)는 “불이 났던 건물이라 해서 늘 걱정이 많이 된다. 사고 이후에도 방화문을 닫고 다녀야 한다는 공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밀양 세종병원과 비슷한 규모인 5층 건물의 서울 강남구 한 빌딩은 2층을 제외하고 모든 방화문이 열려 있었다. 방화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무실들이 있는 복도가 나온다. 방화문이 열린 채 불이 나면 유독가스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13년 11월 서울 송파구의 46층짜리 아파트 12층에서 불이 났을 때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생기지 않은 것은 방화문 덕분이다. 피난계단과 연결된 모든 층의 방화문이 닫혀 있어 주민 140명이 연기를 거의 들이마시지 않고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는 작은 문틈이라도 비집고 들어가 안에 있는 생명을 위협한다. 이 때문에 방화문과 문틀 사이에 틈이 없도록 설치되어야 한다. 하지만 고양종합터미널 각 층 방화문을 확인한 결과 아귀가 맞지 않아 문틈이 벌어진 곳이 적지 않았다. 건물 1층 주차장으로 통하는 방화문은 2cm가량 벌어져 있었다. 2층 방화문도 마찬가지였다. 의정부 A아파트에는 층마다 야외공간에 완강기가 있다. 그 앞에 방화문이 있었지만 자동개폐 장치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 번 문을 열면 다시 닫히지 않는 구조였다. 방화문은 항상 닫아놓고 누군가 열면 자동으로 닫히도록 설치돼야 한다. 고양종합터미널 방화문은 자동개폐 장치가 달려 있긴 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일부 방화문은 다시 닫히는 데 2분 가까이 걸렸다. 터미널 관계자는 “문이 닫히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건 문 안팎 온도차로 생기는 풍압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계속 보수하고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안전을 위해 모든 방화문은 어떠한 경우에도 스스로 닫히는 구조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사용자들이 채광, 환기, 열고 닫아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열고 사는 경우가 많다. 결국 자동개폐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고양=황성호 hsh0330@donga.com / 의정부=구특교}

    •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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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활짝 열리거나, 꽁꽁 잠기거나…방화문 관리 여전히 부실

    39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는 병원 건물 1층에 방화문이 제대로 설치돼 있었더라면 막을 수 있는 참사였다. 경찰은 29일 “1층에서 차단이 안 돼 열기와 연기가 위층으로 올라갔다”며 “당시 엄청난 열기 탓에 위층 방화문 일부가 찌그러졌고 그 틈으로 유독가스가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화문은 열기와 유독가스로부터 인명을 구하는 ‘생명의 문’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과거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로 대규모 사상자를 낸 수도권 3곳을 점검한 결과 방화문 관리가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6층에 있는 영화관. 매표소 맞은편 비상구 표시등 아래 철문 두 짝은 90도 열린 채 양쪽 벽에 거의 닿아있었다. 영화관에 온 사람들은 야외 공원으로 가기 위해 열린 문 사이를 수시로 오갔다. 이 문은 항상 닫혀야 있어야 되는 방화문이다. 2014년 5월 26일 터미널에 불이 났을 때 이 문 사이로 검은 연기가 퍼져 올라갔다. 당시 터미널 건물에 있던 사람 9명이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참사의 교훈이 다시 잊혀진 것이다. 2015년 1월 경기 의정부시 한 아파트 화재로 4명이 숨졌다. 이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가 바로 옆 ‘쌍둥이 건물’인 A 아파트까지 번져 추가 부상자가 속출했다. 29일 취재팀이 A아파트를 찾았을 때 1층에 방화문은 아예 없었다. 연기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복도식과 달리 계단식 아파트는 방화문을 설치해야 한다. 화재 시 방화문을 통해 연기 유입을 막아야 계단을 통한 대피가 가능하다. 주민 서모 씨(25·여)는 “불이 났던 건물이라 해서 늘 걱정이 많이 된다. 사고 이후에도 방화문을 닫고 다녀야 한다는 공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밀양 세종병원과 비슷한 규모인 5층 건물의 서울 강남구 한 빌딩은 2층을 제외하고 모든 방화문이 열려 있었다. 방화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무실들이 있는 복도가 나온다. 방화문이 열린 채 불이 나면 유독가스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13년 11월 서울 송파구의 46층짜리 아파트 12층에서 불이 났을 때 한 명의 인명피해도 생기지 않은 것은 방화문 덕분이다. 피난계단과 연결된 모든 층의 방화문이 닫혀있어 주민 140명이 연기를 거의 들이마시지 않고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는 작은 문틈이라도 비집고 들어가 안에 있는 생명을 위협한다. 이 때문에 방화문과 문틀 사이에 틈이 없도록 설치되어야 한다. 하지만 고양종합터미널 각층 방화문을 확인한 결과 아귀가 맞지 않아 문틈이 벌어진 곳이 적지 않았다. 건물 1층 주차장으로 통하는 방화문은 2㎝ 가량 벌어져 있었다. 2층 방화문도 마찬가지였다. 의정부 A 아파트 각층마다 방화문이 있었지만 자동개폐장치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번 문을 열면 다시 닫히지 않는 구조였다. 방화문은 항상 닫아놓고 누군가 열면 자동으로 닫히도록 설치돼야 한다. 고양종합터미널 방화문은 자동개폐장치가 달려있긴 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일부 방화문은 다시 닫히는 데 2분 가까이 걸렸다. 터미널 관계자는 “문이 닫히는데 시간이 걸리는 건 문 안팎 온도차로 생기는 풍압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계속 보수하고 있다”고 말했다.전문들은 안전을 위해 모든 방화문은 어떠한 경우에도 스스로 닫히는 구조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사용자들이 채광, 환기, 열고 닫아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열고 사는 경우가 많다. 결국 자동개폐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고양=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의정부=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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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 뒤에도 방화문 열린채 방치

    28일 서울 도심의 한 병원. 본관 1층에 들어서자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 대형 여닫이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바닥에는 소화기 한 대가 놓여 있었다. 문이 닫히지 않도록 일부러 소화기를 받쳐 놓은 것이다. 복도를 오가던 의료진 중 누구도 소화기를 치우려 하지 않았다. 현장을 둘러본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가 “이 문은 불이 났을 때 유독가스 확산을 막는 방화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닫아 놓지 않으면 밀양 같은 참사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낡은 방화문은 닫아 놓아도 제 구실을 하기 어렵다. 이 병원 방화문은 곳곳에 크고 작은 틈이 있었다. 큰 것은 폭이 2cm가량 됐다. 방화문에 전기 등 각종 설비를 추가로 설치하면서 생긴 구멍도 많았다. 유독가스는 이런 작은 틈이나 구멍을 비집고 들어간다. 박 교수는 “방화문 틈이나 구멍도 소방점검 때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긴급 점검한 수도권 중소 규모 병원 3곳의 상황은 참사가 난 경남 밀양의 세종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병원들도 모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일반병원의 경우 4층 이상, 각 층의 바닥 면적이 1000m² 이상일 때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해당 병원들은 면적 기준에 미달한 곳이다. 의무가 아니다 보니 사고를 겪어도 방화설비 보완에 소극적이다. 2014년 화재가 발생해 환자들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겪은 서울의 한 병원은 여전히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다. 병동 복도에는 제조일자가 ‘2003년 4월’로 표시된 소화기가 있었다. 소방점검 날짜도 적혀 있지 않았다. 입원 중인 이 병원 환자는 “병원 관계자가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걸 알려준 뒤 솔직히 무서운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중소병원의 건물 구조도 문제다. 보통 화재 때 가장 위험한 건 중환자다. 대피에 시간이 걸려서다. 이를 감안하면 가급적 낮은 층에 있는 게 낫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병원이 3층 이상에 중환자실을 운영했다. 경기도 내 군(郡) 지역에 있는 한 병원도 4층 건물 중 3층에 중환자실이 있었다. 이곳은 1980년대 초반 지어진 150병상 안팎의 병원이다. 환자 대부분은 노인이다. 입원 중인 60대 김모 씨는 “불이 나면 중환자나 노인은 다 죽을 수밖에 없다”며 답답해했다. 한국보다 고령화가 빠른 일본은 비슷한 사고를 겪은 뒤 대책을 강화했다. 2013년 후쿠오카(福岡)의 한 병원에서 일어난 화재가 대표적이다. 당시 10명이 숨졌는데 모두 거동이 불편한 70대 이상 환자였다. 유독가스를 막아 줄 방화문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일본 정부는 소방법령 개정에 나서 2016년부터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연면적 3000∼6000m² 이상에서 모든 병원으로 확대됐다. 병상이 4개 이상이고 ‘피난할 때 도움이 필요한 환자가 입원하는 모든 병원’은 면적에 상관없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토록 했다. 또 건축법령을 고쳐 연 1회 의무적으로 방화셔터나 방화문을 점검하게 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조유라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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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자금 안 대줘서…” 부모집에 얹혀살던 40대, 모친 살해

    사업자금을 대주지 않는다며 어머니를 살해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아버지도 살해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2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손모 씨(40)를 존속살해 및 존속살해 미수 혐의로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 씨는 25일 오후 2시경 소주 2병을 마시고 강남구 삼성동 자신이 사는 빌라에서 부모를 둔기로 내려친 뒤 도망쳤다. 무직인 손 씨는 부모 집에 얹혀살았다. 경기 김포에 사는 손 씨의 동생이 27일 주말을 맞아 삼성동 집에 들렀다가 쓰러져 있는 부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어머니(67)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아버지(72)는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구했다. 도주 끝에 이날 광진구 화양사거리에서 검거된 손 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부모에게 사업자금을 달라고 했지만 제대로 주지 않아 감정이 쌓여 있었다. 술을 먹고 홧김에 저지른 일이라 지금은 후회한다”고 진술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8-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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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용 비닐 등 가연성 물질 수두룩… 병원, 불나면 대참사

    26일 오전 8시경 경남 밀양시 화재가 난 세종병원 앞은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과 구조하러 온 사람들로 뒤엉켰다. 대부분 구조되는 사람은 이불을 덮은 채 다른 사람에게 업히거나 부축을 받고 나왔다. 소방대원, 구조대원, 병원 직원 등이 대부분 장·노년층 환자를 이렇게 구조했다. 환자가 탄 휠체어를 그대로 들어서 옮기는 구급대원도 있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사망자 37명을 낸 세종병원 참사는 병원에 도사린 화재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지적이 많다. 스스로 몸을 피하기 어려운 이른바 ‘피난약자’가 많아 구조가 어렵고, 가연성 물질이 많아 유독가스 발생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이들 피난약자는 유독가스가 발생했을 때 수건을 적셔 입을 막는 동작도 하기 쉽지 않다. 세종병원은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대피 체계나 인력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병원은 바로 옆에 요양병원이 있었지만 입원 환자 대부분이 고령인 데다 거동이 불편했다. 지방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날도 상당수 환자를 소방대원 등이 업어서 대피시켰다. 100명에 이르는 환자를 이같이 대피시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생존자 박태옥 씨(83·여)는 “‘불이야’ 소리에 병실 문 쪽으로 갔더니 젊은 남자가 나를 업고 병원 밖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피난약자를 위해 수평 피난 개념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한다. 건물 각 층의 일정 공간을 방화구역으로 지정해 불이나 연기가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환자는 산소를 공급받도록 조치하는 것이 수평 피난이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서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수평 피난 개념이 현실에 도입되면 피난약자들은 구조대원이 도착하는 데 걸리는 5∼10분은 충분히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실 침대보나 시트, 비닐로 된 의료용품같이 가연성 물질이 병원 내부에 가득한 것도 피해 규모를 키운다. 이런 물질이 타면서 더 많은 유독가스가 나온다. 이번 참사 희생자들도 거의 모두 질식사했다. 21명이 숨진 2014년 전남 장성군 요양병원 참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호흡기 질환 환자가 연기를 들이마시면 치명적이다. 추운 날씨도 사상자를 더 빚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밀양 기온은 영하 11.2도였다. 하지만 병원 내부는 섭씨 25도 정도였다. 얇은 환자복을 입은 고령의 환자들이 구조돼 밖으로 나왔을 때 쇼크를 받을 확률이 높다.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는 “이송이나 구조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된 사람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의료진이 구조작업을 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화 관련 시설을 점검하는 사람이 소규모 병원일지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초기 진화는 물론이고 구조작업 전반에 대한 실제 훈련을 포함시키는 교육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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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길 지하철 2호선 정전 사고…“이 추위에 문 열린 채 기다려”

    출근길 서울 강남 일대를 관통하는 2호선 열차에 일시적으로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무더기 연착 사태가 벌어졌다. 2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4분경 원인미상의 정전 사고가 발생하며 강남 일대 2호선 지하철이 5분가량 멈췄다. 강변역에서 신림역으로 가는 외선 12대, 잠실새내역에서 신림역 방향 내선 10대 등 총 22대가 운행을 잠시 중단했다. 지하철은 오전 8시 59분경 다시 전기가 공급되며 운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출근길 시민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지각을 했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방송을 통해 열차 지연이라고 계속 나오기만 해서 직장 상사에게 지각한다며 일일이 전화해야 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모 씨(22·여)는 “단전사고가 나서 날씨도 추운데 지하철 문이 열린 채 기다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공사 측은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워낙 넓은 구간에서 벌어진 단전 사고라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데 시간이 상당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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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민족 자부심에 맹추위도 잊었어요”

    최강 한파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까지는 막지 못했다.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한파를 뚫고 이곳을 찾은 청소년 수십 명은 각종 놀이시설을 타면서 활짝 웃었다. 이들은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재중동포 청소년 한국 방문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청소년 56명이다. 재중동포 학교에서 시험을 거쳐 선발된 인원이다. 흥사단과 재한조선유학생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주관한 프로그램이다. 청소년들은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22일 한국에 왔다. 대부분 첫 방문이 아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부모나 친척을 찾아 한두 번씩 방문한 경험이 있다. 김미혜 양(15)은 이번 방한이 다섯 번째다. 아버지가 한국의 무역회사에 일하는 덕분이다. 이제 김 양에게 한국은 ‘친구’처럼 편안한 공간이다. 한류 영향도 크다. 이날도 놀이기구 탑승을 기다리던 김 양은 친구들과 아이돌 그룹 ‘워너원’ 이야기를 끊임없이 이어갔다. 김 양은 “(워너원을 보면) 같은 한민족이라는 자부심이 든다. 무엇보다 말이 잘 통하니 편하다”며 웃었다. 일부 청소년은 최근 한국영화에서 재중동포를 부정적으로 그린 것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업과 진로 개척에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도 열렸다. 앞서 청소년들은 23일 서울대를 찾았다. 한국 대기업에 다니는 재중동포 선배들의 ‘특강’이 진행됐다. 한국 내 대학에 진학하고 공부하는 방법도 배웠다. 이날 청소년들은 서울 용산구 한글박물관을 찾아 한글의 유래를 배웠다. 이들은 한글 등 한국 문화를 더 깊게 이해했다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뒤 한국을 떠난다. 흥사단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재중동포 청소년들이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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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송월 “시민 환영 보니 공연 잘될것”… 정치적 발언은 자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은 방남 이틀째인 22일 전날보다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강원 강릉에서 하룻밤을 보낸 호텔을 출발해 서울로 가기 위해 강릉역에 도착했을 때 시민들이 반갑게 손을 흔들자 호응하며 손 인사를 했다. 그는 “강릉 시민들이 이렇게 환영해 주는 걸 보니, 공연을 성과적으로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KTX 안에서 “왜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냐”고 물으며 남한 사회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우리 측 안내원은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일성, 김정일 배지’ 달고, 아메리카노 찾아 현송월은 전날 오후 8시경 정부 관계자들과 숙소인 강릉시 스카이베이호텔에서 안심스테이크와 왕새우 요리 등으로 만찬을 했다. 1시간 반 동안의 만찬에서 현송월은 와인 한 잔 정도를 마셨다. 호텔 방명록에 덕담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가 온 오솔길이 북남단합과 통일의 대통로가 되기를 바라면서’라는 내용이었다. 22일 오전 황태해장국 등 한식과 오믈렛 등 서양식이 혼합된 아침 식사를 한 현송월은 오전 9시 14분 임시편성 차량인 서울행 KTX(04072호)를 타고 강릉을 떠났다. 현송월의 왼쪽 상의에는 ‘김일성 김정일 배지’가 보였다. 일반인을 태우지 않아 한적한 차량에 앉은 현 단장은 설탕과 크림을 뺀 아메리카노 커피를 찾았다고 한다. 그는 전날 강릉아트센터에서도 “(믹스 커피처럼) 섞은 것 말고 아메리카노”를 찾았다. 하지만 열차엔 아메리카노 커피가 없어서 관계자가 자판기에서 에스프레소 캔 커피를 뽑아 줬다. “달지만 맛있다”고 했다. 현송월은 오전 11시경 서울에 도착해 송파구 롯데월드호텔 32층 중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제비집 게살 수프, 어향소스 가지 새우, 자장면과 짬뽕 등으로 구성된 13만8000원짜리 코스 요리였다. 현송월은 “짬뽕이 맵지 않고 맛있다”고 했다고 한다. 환송 만찬은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오후 6시 40분 시작된 저녁 식사는 오후 8시 33분까지 이어졌다. 이 식당은 고급 한우갈비 1인분에 최고 29만 원을 받을 정도로 고가의 식당이다. 현송월 일행은 한우등심, 양념갈비 등을 먹었다. 방남 1박 2일 동안 5끼 모두를 호텔에서 먹었다. 현송월은 이 식당에 “평창 올림픽이 평화롭게 치러지기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앞서 이날 오후 현송월은 공연 장소를 물색했다.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5분,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10분가량 시설을 살펴본 현송월은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1시간 넘게 머물며 시설을 꼼꼼히 챙겼다. 극장 내 음악 컨트롤박스 앞에 선 현송월은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까? 관현악, 관현악 음악으로…”라고 요청했다. 극장 관계자는 관현악으로 편곡된 아리랑을 1분 30초가량 틀었다. 극장 관계자는 “현 단장이 시설 상태에 대해 만족하면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북한 예술단의 서울 공연 장소는 국립극장, 강릉 공연은 전날 2시간 반 동안 살펴본 강릉아트센터가 유력해졌다. ○ 보수단체의 시위 힐끗 쳐다본 현송월 현송월 일행이 서울역에 도착한 오전 11시 5분경 역 광장에서는 보수단체 회원 50명의 반북 시위가 한창이었다. 현송월은 왼쪽으로 힐끗 고개를 돌렸지만 경찰들이 벽을 쌓고 있어서 시위 현장을 자세히 목격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현송월이 오후 1시 40분 중구 장충체육관을 찾았을 때도 보수단체 시위대 5명이 확성기로 “현송월은 북으로 돌아가라” 등을 외치며 기습 시위를 펼쳤다. 현송월은 이날 오후 9시 50분경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북으로 돌아갔다. 내려왔던 길을 되짚어간 것이다. 귀환 과정에서도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현송월은 1박 2일의 방남 기간 내내 정치적 발언은 자제하고 예술단 준비 업무에 집중했다. 북측의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을 찾기 전까지 올림픽 외 다른 남북 이슈는 당분간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강릉·서울·파주=공동취재단 / 황성호 hsh0330@donga.com·황인찬·김동혁 기자}

    •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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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세 폭락에 대박꿈 와르르… 패닉에 빠진 2030세대

    17일 밤 서울 한강 일대에서는 경찰의 ‘수색 작전’이 펼쳐졌다. 오후 9시경 인터넷 커뮤니티의 가상통화 관련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발단이었다. “지금 한강이 녹았냐? 진지하다. 엄마 미안”이라는 내용이었다. 가상통화 시세가 ‘반 토막’ 날 정도로 곤두박질친 날이었다. 이 글을 본 한 누리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마포대교를 중심으로 샅샅이 수색했지만 자살 시도자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통화 가격이 떨어질수록 이런 일이 더 많아질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가상통화 시세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젊은층의 사연이 많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가상통화 대책에 관여했던 금융감독원 직원이 대책 발표 직전에 가상통화를 팔아 50%가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멘붕’ 빠진 투자자들 매학기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던 장모 씨(23지방 국립대 재학)는 ‘구걸꾼’으로 전락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등록금에 월세 낼 돈까지 끌어 모아 400만 원을 가상통화에 투자했다. 하지만 17일 가상통화 시세가 폭락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장 씨는 인터넷에 “보증금 500만 원에 월 35만 원짜리 자취방에 들어가야 한다. 제발 도와달라”는 글을 77개나 올렸다. 이달 초 코인당 2500만 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은 17일 120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해외에선 18일까지 이틀째 심리적 지지선인 1만 달러가 깨졌다.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가 실패한 이들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방모 씨(25)는 2년간 모은 2000만 원에 저축은행에서 500만 원을 빌려 투자에 나섰지만 현재 수중에 200만 원밖에 남지 않게 됐다. 방 씨는 “신용등급이 8등급이라 대출도 이젠 어렵다. 가상통화 투자는 더 이상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한 누리꾼은 “집을 담보로 2억 원을 대출받아 투자했다가 실패해 아내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가격 급등락에 스트레스를 받은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비트코인 히스테리’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 지역에 산다는 한 누리꾼은 “18일 새벽 가상통화 투자에 실패한 남편이 반려견을 때리다가 이를 말리던 아내까지 때렸다. 아내가 우리 집으로 도망쳐 와 살려달라고 했다”는 글을 올렸다. 투자 손실을 만회하려 오히려 대출을 더 받는 이들도 있다. 은행 마이너스 통장으로 3000만 원을 빌렸던 직장인 이모 씨(33)는 17일 오후 저축은행을 찾았다. 투자한 가상통화가 ‘반 토막’ 난 데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까지 찼기 때문. 시중은행 직원은 “어제오늘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출 문의가 평소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한 수입차 딜러는 “가상통화로 돈을 벌어 차를 산다는 고객들이 꽤 있었는데 어제는 취소 문의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금감원 직원, 대책 발표 이틀 전 팔고 빠져 정부 규제에 불만을 가졌던 투자자들은 규제에 관여했던 금감원 직원이 가상통화 거래로 이익을 거둔 것으로 밝혀지자 “정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뒤통수 맞았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국무조정실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로 파견된 선임급(일반기업의 대리급) 직원 A 씨는 지난해 7월 가상통화에 약 1300만 원을 투자했다. 가상통화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던 때다. A 씨는 12월 11일 보유량의 절반 이상을 매도해 700여만 원의 차익을 챙겼다. 수익률은 50%를 웃돈다. 정부는 이틀 뒤인 국무조정실 주재로 미성년자 거래를 금지하고 과세를 검토하는 내용의 가상통화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A 씨는 국무조정실 내에서도 가상통화 태스크포스(TF)를 담당하는 부서에 소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기업의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범법 행위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2일 최흥식 원장이 임직원의 가상통화 투자를 자제하라고 지시한 이후에는 A 씨가 가상통화에 추가로 투자한 사실이 없다”며 “직무 관련성 여부 등 사실관계 확인이 끝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A 씨의 가상통화 투자 사실은 지난달 관세청 공무원의 가상통화 대책 유출 사건 이후 국무조정실이 내부 감찰을 진행하면서 드러났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성모·황태호 기자}

    •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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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보] “등록금·전세금까지 날렸어요”…가상통화 투자실패 20대 ‘구걸꾼’ 전락

    17일 밤 한강 일대에서는 경찰의 일제 ‘수색 작전’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9시경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가상통화 관련 게시판(비트코인 갤러리)에 올라온 글이 발단이었다. “지금 한강이 녹았냐? 진지하다. 엄마 미안”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가상통화 시장은 이른바 ‘떡락장(가격이 대폭 하락하는 장)’으로 불릴 정도로 폭락했다. 게시글을 본 한 누리꾼이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 1시간가량 마포대교를 중심으로 샅샅이 수색했지만 자살 시도자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통화 가격이 떨어질수록 이런 일이 더 많이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가상통화 시세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사연이 쏟아지고 있다.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심리에 수중의 돈 대부분을 투자했다가 실패한 젊은 층이 많다. 매학기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던 모범생도 예외는 아니었다. 장모 씨(23)는 가상통화 투자자 사이에 ‘구걸꾼’으로 전락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가상통화 투자를 시작하며 전 재산 400만 원을 넣었다. 등록금에 방 월세 낼 돈까지 끌어 모았다. 하지만 17일 가상통화 시세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는 인터넷에 “보증금 500만 원에 월 35만 원짜리 자취방을 들어가야 한다. 제발 도와 달라”는 글을 77건이나 올렸다. 장 씨는 “부끄럽지만 일단 살아가는 게 먼저 아니냐”고 했다. 대출까지 받아 투자했다가 실패했다는 이들도 많다. 경기 성남시의 방모 씨(25)는 저축은행에서 500만 원을 빌렸다. 2년 동안 모은 2000만 원이 있었지만 가상통화 투자금으로는 부족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상통화 폭락 후 그의 수중에는 200만 원 정도밖에 남지 않게 됐다. 방 씨는 “신용등급이 8등급이라 이젠 대출도 어렵다. 가상통화 투자는 더 이상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가상통화 투자자들이 정보를 교류하는 무대인 비트코인갤러리에서는 최근 비명과 아우성이 끊이지 않는다. 한 누리꾼은 “집을 담보삼아 2억 원을 대출받아 투자했다가 실패해 아내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았다”는 글을 4차례나 올렸다. 가정 폭력을 목격했다는 글도 있었다. 경기지역에 살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18일 새벽에 가상통화 투자에 실패한 남편이 반려견을 때리다가 이를 말리던 아내까지 때렸다. 아내가 우리 집으로 도망쳐 와서 살려달라고 할 정도였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가상통화 투자가 정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조응형·윤솔 기자}

    •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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