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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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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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투는 ‘6개의 눈’을 지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로 좌절에 빠졌던 축구대표팀은 8월 파울루 벤투 감독(49·사진) 부임 이후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안정적 빌드업(공격 전개)과 빠른 공수 전환, 강한 압박을 통해 경기 주도권을 쥐는 팀이 된 것. 벤투 감독은 이를 두고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로 표현한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대표팀은 월드컵 등에서 수비적 경기 운영을 했지만 벤투 감독 부임 이후에는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벤투호’는 우루과이 등 강호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무패 행진(3승 3무)을 이어가고 있다. 벤투 감독은 13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기술콘퍼런스에서 지도 방식을 공개했다. 무엇이 팀을 변화시켰는지 살펴봤다○ 벤투 사단의 비기(秘記) ‘선수 평가 리포트’ 벤투 감독은 코치들과의 분업을 통해 대표팀 후보군에 속한 K리거와 해외파에 대한 ‘선수 평가 리포트’를 작성한다. 이 리포트를 통해 “선수가 6개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평가한다”고 했다. 공격 조직(전개), 공격 전환(역습), 공격 세트피스, 수비 조직, 수비 전환, 수비 세트피스에서 드러난 장단점을 평가한다. 이 6가지 요소는 벤투 감독이 선수를 평가하는 기본 항목인 셈이다. 공격수라고 해서 공격 능력만 점검하는 것이 아니다. 팀 전체가 경기 내내 강한 압박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공격수도 수비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선수가 소속 팀 경기 도중 포지션이 바뀌면 그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도 체크한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에서는 상대 전술, 주전 선수 부상 등으로 전술을 변경해야 할 때가 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포지션이 바뀔 때의 모습까지도 점검하는 것이다.○ 영상을 통한 명확하고 세밀한 지시 벤투 감독 부임 이후 6경기에서 경기를 뛴 선수는 32명이다. 그러나 벤투호는 선수가 바뀌어도 팀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벤투 감독이 포지션별로 대표 선수의 조건과 움직임 등을 정립하고 명확하게 지시를 내리기 때문이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팀 전체가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직력이 빠르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이상적인 중앙 수비수의 조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술력과 제공권이 있어야 한다. 전방 압박을 했을 때 수비 뒤 공간을 막아줄 빠른 발도 필요하다. 여기에 수비 라인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소통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표팀이 소집되면 벤투 감독은 새롭게 발탁된 선수를 따로 불러 미팅을 한다. 단순히 구두로 지시하지 않는다. 대표팀 영상을 함께 보면서 해당 선수를 뽑은 이유와 수행해야 할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지시한다”고 말했다. 기존 지도자들은 선수의 움직임에 대해 구두로 설명할 때가 많았는데, 이때는 선수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호할 때가 있다. 그러나 필요한 움직임을 구체적인 영상을 통해 보여주면 훨씬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시 덕분에 선수들도 효율적으로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다. 일부 선수는 소속 팀에 돌아가서도 대표팀이 요구한 조건의 선수가 되기 위해 개별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골키퍼까지 패스 훈련 벤투호의 훈련이 끝나면 골키퍼들은 기진맥진한 모습을 보인다.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는 볼 캐치 훈련이 주로 이뤄졌던 과거와 달리 훈련이 시작될 때면 대표팀 골키퍼를 한쪽으로 데려와 패스 훈련을 시킨다. 롱킥부터 패스를 받아 정확하게 땅볼 패스를 주는 훈련까지.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는 벤투 감독의 전술에 맞춰 골키퍼부터 패스 훈련을 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야 일대일과 세트피스 방어 등의 훈련을 시작한다. 필드플레이어의 경우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가 30분간 워밍업을 지휘한 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 등 세밀한 전술 훈련을 지도한다. 벤투 감독은 “모든 분석 내용 등을 코치들과 공유하며 팀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의 목표는 내년 1월 아시안컵 우승이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정말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며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대전=김재형 monami@donga.com / 정윤철 기자}

    •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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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득점왕 한번 더 쏘고 유럽행… ‘킬러 황’의 야심

    “(황)의조 형이 지금 최고의 공격수니까요.”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뽑힌 벤투호 4기의 막내 19세 조영욱(서울)은 황의조(26·감바 오사카·사진)를 우러러봤다. 벤투호의 조기 소집 훈련 이틀째인 12일 오전 울산종합운동장. 취재진 앞에 선 그는 “마치 연예인을 본 것처럼 TV에서 보던 대표팀 형들을 직접 보니 떨렸다”고 말했다. 그런 조영욱을 가장 들뜨게 한 선수가 황의조였다. 훈련 전 대기실에서 그를 본 조영욱은 쑥스러움을 이겨내고 “각도가 없을 때 어떻게 슈팅하나요”라고 당찬 질문을 던졌다. 황의조의 답변은 간단했다. “골키퍼를 향해 찬다는 생각으로 때리면 구석으로 가더라.” 황의조는 이제 하나라도 더 배워 가려는 후배들의 롤 모델로 꼽힐 만큼 대표팀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전날 훈련엔 빠진 황의조는 이날 오전 훈련부터 경기장에 나와 가볍게 몸을 풀었다. “아시안컵은 새해에 열리는 첫 대회이고 개인적으로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더 큰 무대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황의조는 1992년생 동갑내기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처럼 언젠가 유럽 무대를 누빌 날을 꿈꾼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통해 축구 인생의 ‘황금기’를 연 그로서는 놓칠 수 없는 무대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다. 그는 이번 시즌 J리그 득점 순위 3위(리그 16골)에 오를 만큼 낭중지추(囊中之錐·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눈에 띄는 인물)의 실력을 발휘해 강등권을 맴돌던 감바 오사카를 9위로 올려놨다. 아시아경기 득점왕(9골)에 이어 또다시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유럽 진출도 그저 꿈만은 아니다. 1960년 우승 이후 59년 만에 이 대회 우승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황의조의 득점 감각을 살려가는 것이 관건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49)이 경기력을 점차 끌어올리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황의조를 첫날 훈련에서 제외한 것도 혹시 모를 부상 등을 걱정해서다. 올 한 해 J리그와 각종 컵대회, 아시아경기 등에서 총 33골을 몰아넣은 황의조는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날카로운 ‘창’이다. 8일 AFC가 선정한 ‘아시안컵에서 주목해야 할 공격수 톱 10’에도 이름을 올린 황의조는 이 대회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아시안컵 득점왕’은 2011년 구자철(5골) 이후 8년 동안 한국이 아닌 타국 선수의 몫이었다. 지금껏 조윤옥(1960년·4골), 박이천(1972년·5골), 최순호(1980년·7골), 이태호(1988년·3골), 이동국(2000년·6골), 구자철 등 6명의 한국 선수만 아시안컵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과 함께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황의조는 또 다른 성장통을 넘어서야 한다. “아시아경기를 통해 크게 성장했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지금 이 기세를 이어가며 더 성장하겠다.”울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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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김진수 “벤투 전술에 완전히 녹아들 것”

    영상 5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에 가랑비 내리는 11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 오후 5시를 넘어가면서 해가 져 어두워진 경기장은 조명이 켜지면서 환해졌다. 소속 팀 복귀 일정 등의 이유로 벤투호 조기 소집 첫날인 이날 23명 엔트리에서 총 14명의 선수만 이곳에서 몸을 풀었다. 그중 비바람을 가르며 이 악물고 달리는 낯익은 얼굴 하나가 눈에 띄었다. 러시아 월드컵을 코앞에 둔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대표팀을 떠났던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26·전북·사진)다. 실력만큼은 국내 최정상급으로 통하는 수비 자원이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비슷한 일을 겪어 그에게는 홍명보호와 신태용호의 아픈 손가락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평가를 기다리는 학생의 기분입니다.” 김진수는 파울루 벤투 감독(49)의 부름을 받아 이날부터 20일까지 울산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안컵 대표팀 조기 소집 훈련에 돌입했다. 김진수의 벤투호 승선은 이번이 처음. 첫날 훈련부터 그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언제든 대한민국의 왼쪽 수비를 책임질 주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7개월여의 공백은 길었다. K리그1 무대로 돌아온 10월 28일, 전북과 수원의 경기 후반에 교체 출전한 그가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쏟은 것도 길고 길었던 인고의 세월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진수는 지난달 4일 울산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K리그 복귀 골을 신고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번 다쳤던 선수는 다 그럴 거예요. ‘또 다치진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하죠. 하지만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기간에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한 경기를 뛴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슴에 깊이 새겨 놓았습니다.” 빠른 발과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을 장착한 김진수는 그간 홍철(수원)과 박주호(울산)가 맡아온 벤투호의 왼쪽 풀백 주전 자리에 도전장을 던졌다. 벤투 감독은 오른쪽의 이용(전북)과 마찬가지로 왼쪽 수비수에게 윙어처럼 전방 깊숙이 침투해 크로스를 올리는 공격적인 역할을 주문한다. 김진수는 “측면 수비수에게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벤투 감독님의 전술 특징을 눈여겨봐 왔다. 이번에 직접 감독님과 소통하며 제가 그 전술에 잘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 나이로 전성기에 해당하는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김진수다. 김진수는 이번 소집 훈련을 두고 “앞으로 어떤 축구를 해나갈 수 있을지 확인하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1차 목표는 내년 아시안컵 출전과 우승이다. 그리고 벤투 감독님과 함께 카타르 월드컵도 가고 싶다.” 한편 이날 울산에 짐을 푼 벤투호는 이곳에서 함께 겨울 훈련을 하고 있는 김학범호(23세 이하 대표팀)와 두 번 연습 경기(16일 비공개, 20일 미디어만 공개)를 한 뒤 20일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울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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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큐, 박항세오” 수백만 명이 뛰쳐나왔다

    “생큐, 박항세오(감사합니다, 박항서 감독님).” 6일 밤 베트남 전역은 ‘박항서 매직’으로 들썩였다. 이날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준결승 2차전에서 필리핀을 2-1로 꺾고 10년 만에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1, 2차전 합계 4-2로 2008년(첫 우승) 이후 다시 결승 티켓을 차지해 말레이시아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베트남은 동남아 최고 축구 대회로 꼽히는 스즈키컵 대회 기간이면 늘 축구 열기로 달아오른다. 태국과 함께 동남아 축구 강국이란 자부심이 있다 보니 베트남에서는 우승 가능성이 있는 스즈키컵이 월드컵보다 오히려 더 인기가 있다. 그런 무대에서 오랜만에 결승에 올랐으니 정상 탈환을 바라는 베트남 현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수밖에 없다. VN익스프레스는 “총리와 시민 모두 열광했다”며 “베트남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거리로 뛰어나와 승리를 기뻐했다. 금성홍기(베트남 국기)와 태극기가 뒤섞인 감격스러운 밤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박 감독이 제압한 필리핀은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 등의 사령탑을 지낸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팀이다. 박 감독은 승리 뒤 “필리핀을 이기긴 했지만 솔직히 내가 그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진 않는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명장을 넘어섰다는 커리어가 추가되면서 박 감독의 리더십이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2017년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박 감독은 K리그 등 국내 리그에서 사령탑을 맡았지만 큰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올해 베트남에서 박 감독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따뜻한 ‘아버지(파파) 리더십’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박 감독이 가장 잘하는 것은 ‘명확하게 역할’을 정해주는 것입니다.” 7일 박 감독의 매니지먼트사인 디제이매니지먼트의 이동준 대표가 전한 말이다. 박 감독의 그림자 같은 존재인 이 대표에 따르면 박 감독은 선수로서 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등 규율을 명확히 해서 따르게 한다. 식사 중 의자를 소리나게 끄는 행위도 다른 선수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며 그냥 넘어가질 않는다. 팀에서 갈등이 될 만한 것들을 사전에 차단해 팀 내 신뢰를 끌어올렸다는 게 박 감독 ‘리더십의 핵심’이라는 설명. 물론 베트남 선수들이 박 감독의 이런 지도 방식과 궁합이 잘 맞아떨어진 것은 어느 정도의 운이었다. 이 대표는 “박 감독의 말을 따르니 좋은 결과물을 얻었고, 그러니 더 박 감독을 전적으로 따랐다”고 말했다.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때부터 박 감독과 함께한 15명의 어린 선수가 이번 스즈키컵 엔트리(23명)에도 포함됐고, 나중에 합류한 선수들은 이들을 보며 똑같이 박 감독을 잘 따르고 있다는 얘기였다. ‘스즈키컵 우승.’ 지난해 말 박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에 부임할 당시 베트남축구협회가 주문했던 지상 과제다. 올해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4강 진출(8월) 등 여러 신화를 써 왔던 박 감독이 풀어야 할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베트남이 10년 만에 스즈키컵 결승에 오른 것은 우리 팀과 선수들을 응원해준 팬들을 위한 보상이다”며 “(말레이시아를) 철저히 분석해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베트남은 11일 말레이시아 방문경기로 결승 1차전을 치르고, 15일 안방에서 2차전을 갖는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 말레이시아를 2-0으로 꺾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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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강인 ‘코피 투혼’… 강렬한 안방 데뷔전

    최근 한국인 최연소로 유럽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른 17세 특급 유망주 이강인(발렌시아·사진)이 이번엔 ‘코피 투혼’을 불사르며 안방 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강인은 5일 발렌시아의 홈 경기장인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브로와의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32강 2차전에 선발 출전해 7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10월 말 1차전 에브로와의 방문경기에서 1군 무대에 처음 오른 후 한 달여 만에 다시 성인 무대에 올랐다. 발렌시아를 대표하는 영건인 이강인이 안방에서 공식 1군 경기를 치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4-4-2 전술의 왼쪽 윙어로 출전한 이강인은 전반부터 활발한 돌파와 움직임으로 발렌시아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전반 10분 팀의 첫 슈팅을 시도한 이강인은 곧바로 이어진 공중볼 경합에서 상대 선수의 팔에 맞아 코피를 흘렸다. 이후 한동안 왼쪽 콧구멍에 솜(또는 거즈)을 넣고 그라운드를 뛰면서도 태클과 몸싸움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도 활약했다. 후반에 측면에서 중앙으로 포지션을 이동해 뛰던 이강인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32분 교체돼 나왔고, 이대로 경기를 끝낸 발렌시아는 1(2-1), 2차전 합계 3-1로 16강에 진출했다. 이강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방(메스타야)에서 경기하는 것은 대단한 경험이었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고 자신감을 심어줘 즐겁게 경기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그(이강인) 나이에는 여러 위치에서 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강인은 이번 시즌 내내 우리(1군)와 함께 훈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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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드리치 혁명… 메날두 10년 독재 끝냈다

    “2018년은 꿈같은 한 해였다.”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는 4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든 채 숨 가빴던 한 해를 돌아봤다. 5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중원의 사령관으로 활약하며 리버풀(잉글랜드)을 3-1로 꺾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올랐다. 러시아 월드컵(6∼7월)에서는 주장으로서 조국 크로아티아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모드리치가 가슴에 품어 왔던 모든 소망이 현실로 이뤄진 2018년이었다. ‘작은 거인’ 모드리치가 이날 ‘메날두(메시+호날두)’의 10년 천하를 깼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발롱도르는 리오넬 메시(31·바르셀로나·2009∼2012, 2015년)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2008, 2013, 2014, 2016, 2017년)가 5회씩 나눠 가졌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모드리치가 기자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호날두는 2위로 밀렸고 메시(5위)는 12년 만에 톱3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메시 앞에 앙투안 그리에즈만(3위)과 킬리안 음바페(4위·이상 프랑스)가 자리했다. 모드리치는 “어린 시절 저는 명문 구단에 들어가 중요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꿈꿨다”며 “저에게 발롱도르는 꿈 이상의 존재다.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모드리치는 유럽축구연맹(8월)과 국제축구연맹(FIFA·9월)에서도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했다. 모드리치는 “메시와 호날두는 엄청난 선수다. (그들을 제치고) 발롱도르를 받은 것은 그만큼 올해 그라운드에서 정말 특별한 걸 해냈다는 의미다”라면서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벅찬 순간이다”라며 감격했다.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발롱도르는 10월 9일부터 한 달간 전 세계 기자단을 상대로 투표를 진행해 수상자를 뽑았다. 2010∼2015년 FIFA와 통합해 ‘FIFA 발롱도르’로 수여하기도 했던 이 상은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손꼽힌다. 모드리치가 이런 상을 10년간 독식하며 세계 축구계의 아이콘으로 군림한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에 마침표를 던진 것이다. 어린 시절 크로아티아 독립전쟁의 참혹함을 견뎌낸 모드리치는 발재간과 패스 능력 등 기술력과 함께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앞세워 그라운드를 지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격(172cm, 66.2kg)과는 달리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7경기 694분 동안 72.3km를 뛰어 팀 동료 이반 라키티치(72.5km)에 이어 월드컵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 2위에 올랐을 정도다. 모드리치는 “어려운 순간이 닥쳤을 때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성공의 밑받침이 될 것이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난 신성 음바페는 이날 21세 이하 선수에게 수여하는 ‘코파 트로피’를 받았다. 또 올해 소속 팀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의 리그와 UCL 우승을 이끈 노르웨이 출신 여자축구 선수 아다 헤게르베르그(23)는 올해 처음 선정된 여성 발롱도르 수상자가 됐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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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 뿌린 말컹 “2부서 올라왔기에 스스로 더 채찍질”

    “언제나 훈련하며 저 자신과 싸웠습니다. 지금 손에 든 트로피는 그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질 출신 골잡이 말컹(24·경남)은 트로피를 받아 든 채 눈물을 보였다. 그간의 고생이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말컹은 “우리가 1부에 올라가서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며 “그런데 올해 부상으로 일부 경기에는 뛰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경남 돌풍’의 주역 말컹이 2018년 K리그1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말컹은 3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2018 시상식에서 투표 환산 점수 55.04점으로 2위 전북의 이용(32.13점)을 제치고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외국인 선수로는 2012년 당시 서울 소속이었던 데얀(37) 이후 첫 수상이다. 투표는 기자단 100%의 기존 투표 방식을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주장(30%)과 감독(30%), 기자단(40%)의 투표를 100점 만점 점수로 환산했다. 지난해 K리그2 소속으로 MVP를 받은 말컹은 K리그 최초로 1, 2부 MVP를 모두 석권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말컹에게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았다. 1부 승격 이후 말컹이 상대할 선수들의 수준도 높아졌고, 데뷔 ‘2년차의 징크스’가 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K리그1 개막전(상대 수원)부터 해트트릭을 기록해 이런 우려를 말끔히 날렸다. 숱한 견제 속에서도 오히려 지난 시즌(22점)보다 더 많은 득점(26점)을 올려 득점왕에 올랐다. 말컹의 비상과 함께 직전 시즌 K리그2 우승팀 경남은 K리그1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승격한 첫 시즌에 리그 2위에 올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이날 경남은 말컹(공격수)을 포함해 포지션별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를 뽑은 ‘K리그1 베스트11’에 전북과 함께 1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3명의 선수를 배출해 ‘돌풍 팀’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6년 변변찮은 브라질 하부 리그에서 뛰던 말컹을 발굴해 경남의 핵으로 키운 김종부 경남 감독은 말컹의 성장에 흡족해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은 “(몸값이) 이미 붙들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속상하지만 (말컹의 이적을 인정하고) 재능 있는 선수를 영입해 다시 탄탄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타국에서 여러 심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텐데 저는 믿고 기다렸고 말컹 또한 잘 적응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K리그1에서 맹활약한 23세 이하 선수에게 수여하는 ‘영플레이어상’(신인상)은 울산 한승규(사진)에게 돌아갔다. 한승규는 환산 점수 56.39점을 받아 포항 강현무(15.90점)와 전북 송범근(15.74점)을 제쳤다. 이번 시즌 한승규는 31경기에 나서 5득점 7도움을 기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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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 새 사령탑 이임생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진 사퇴한 서정원 프로축구 수원 감독(48)의 후임 사령탑으로 이임생 감독(49·사진)이 낙점됐다. 수원은 3일 “2019년부터 팀을 이끌 제5대 수원 감독으로 이임생 감독을 선임했다”며 “수원에서 오랜 기간 수석코치직을 맡아 팀 사정에 밝고, 다년간 해외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현역 시절 이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E조) 3차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머리에 부상을 입고도 붕대를 감고 뛰는 투혼을 보여 국내 축구 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6년부터 4년간 수원의 수석코치로 활약한 이 감독은 2010년 싱가포르 S리그로 진출해 5년간 홈유나이티드 감독을 지냈다. 이후 중국 슈퍼리그에서 선전 루비, 옌볜 푸더, 톈진 테다에서 코치 및 감독직을 역임했다. 이 신임 감독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수원의 겨울 훈련부터 팀을 이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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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못 끈 ‘소방수 독수리’… 생애 가장 떨리는 1주일

    “정말 괴롭다.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10년대 초반 프로축구를 호령했던 명문 구단 서울이 창단 후 처음으로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45·사진)은 1일 서울이 상주와의 리그 최종전에서 0-1로 패한 직후 무거운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10월 ‘소방수’의 중책을 맡아 긴급 투입됐음에도 명가 재건의 소명을 다하지 못했음을 자책하는 듯했다. 최 감독은 “서울은 항상 K리그의 중심에 서 있던 팀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 대해 누구 탓도 하고 싶지 않다”며 “무언가 많이 꼬여 있는 것 같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서울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1부 리그에 잔류할 수 있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주영을 앞세워 상주를 매섭게 몰아붙였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19분 윤빛가람의 슈팅이 박용지(이상 상주)의 발을 맞고 골망을 가르는 상주(최종 10위)의 ‘행운의 결승골’이 터졌다. 같은 시각 인천(9위)마저 전남을 3-1로 꺾으면서 서울은 11위로 떨어졌다. 서울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 것.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K리그1 11위 팀은 2부 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 팀과 경기를 치러 1부 리그 잔류 여부를 결정한다. 과거 서울의 영광을 이끌었던 최 감독으로서는 굴욕적인 순간이었다. 최 감독은 2011년 감독대행직을 맡은 데 이어 이듬해 서울의 10대 감독으로 정식 취임해 2012년 리그와 2015년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이끌었다. 2016년 시즌 중반 중국 리그로 떠나기 전 최 감독은 서울에서 K리그 최연소 최단기간 100승 달성 기록까지 세웠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기자회견장에서) 본인도 얘기했듯 선수들 앞에서는 불안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지만 최 감독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서울의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부산으로 정해졌다. 부산은 이날 홈에서 열린 K리그2 플레이오프에서 대전을 3-0으로 꺾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부산은 한껏 기가 꺾인 서울과는 달리 4년 만의 1부 리그 복귀를 꿈꾸고 있다. 부산은 지난해에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상주와 1, 2차 합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져서(4-5) 승격에 실패했다. 지금껏 5번 있었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2부 리그 진출 팀이 승격에 실패한 것은 이때가 처음. 최윤겸 부산 감독은 “상대가 서울이 될지는 예상치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서울도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노리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과 부산의 승강 플레이오프는 6일(부산 구덕운동장)과 9일(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열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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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새 사령탑에 ‘모리뉴 오른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끄는 조제 모리뉴 감독의 ‘오른팔’이었던 조제 모라이스 감독(53·포르투갈·사진)이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전북 현대는 29일 “톈진 취안젠(중국)으로 떠나는 최강희 감독 후임으로 모라이스 감독을 낙점했다”며 “전북이 추구하는 축구 철학과 팀 위상에 부합하는 최적임자로 판단해 팀 창단 이후 첫 외국인 지도자로 그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1999년 포르투갈의 명문 벤피카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올해 하반기부터 우크라이나 카르파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모리뉴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 코치로 활동한 경력이 눈길을 끈다. 모라이스 감독은 2003∼2004년 FC포르투(포르투갈)에서 68경기, 2009∼2010년 인터 밀란(이탈리아)에서 57경기, 2010∼2013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178경기, 2013∼2014년과 2015년에 첼시(영국)에서 총 82경기를 수석 코치로 모리뉴와 함께했다. 이후 올해 8월 우크라이나로 넘어오기 전까지 터키와 그리스, 영국 리그를 두루 거쳤다. 모라이스 감독은 “아시아 최고의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대가 크고 선수들과 빨리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5년 전북의 사령탑에 올라 이번 시즌까지 K리그 6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을 일궈낸 최강희 감독은 다음 달 2일 경남과의 리그 최종전을 마지막으로 정든 전북을 떠난다. 김상식 코치는 전북에 남아 모라이스 감독과 선수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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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뮌헨은 이미 알아봤다… 훌쩍 자란 19세 정우영

    19세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꿈의 무대’라 불리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처음으로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축구 클럽 뮌헨에서 치른 자신의 1군 데뷔전이기도 했다. 정우영은 28일 안방인 독일 바이에른 푸스발 아레나에서 열린 벤피카(포르투갈)와의 UCL E조 조별리그 5차전에 교체 출전했다. 팀이 5-1로 앞서던 후반 36분 토마스 뮐러와 교체돼 팀의 승리를 거들었다. 조별리그 4승 1무(1위)를 기록한 뮌헨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정우영은 설기현 송종국 이천수 박지성 이영표 박주호 박주영 손흥민에 이어 9번째로 UCL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이 갖고 있던 한국 선수 UCL 최연소 데뷔 기록 21세를 2년이나 앞당겼다.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뛰는 정우영은 양발잡이인 데다 돌파력이 좋고 성실한 태도까지 갖춰 한국 축구의 유망주로 손꼽힌다. 유럽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체격과 몸싸움 능력을 키워야 하는 건 과제다. 경기 뒤 정우영은 “전혀 예상치 못한 출전이었다. 꿈에서만 그리던 UCL 무대를 밟아 그저 기쁠 뿐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우영은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팀인 대건고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6월 뮌헨과 4년 6개월 계약을 맺었다. 한국 선수 최초로 뮌헨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만 18세 미만 선수의 이적을 금지하는 규정에 따라 올해 1월에야 뮌헨 19세 이하(U-19) 팀에 합류했다. 7월 초 2군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올린 뒤 하반기 1, 2군 팀을 오가며 훈련을 병행해왔다. 그의 에이전트인 김홍근 HK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는 “평소 (정)우영이를 잘 챙기는 요주아 키미히를 비롯해 뮌헨 동료들이 너도나도 데뷔전을 축하해줘서 감사했다고 전했다”며 “구단의 지원으로 독일어를 배우며 현지 적응도 어느 정도 돼 가는 상황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 더 의욕이 넘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축구 팬의 관심도 더 뜨겁게 됐다. 뮌헨은 최근 6시즌 연속 우승을 포함해 분데스리가에서 28회 정상을 밟은 독일 최고의 축구클럽. UCL에서도 5번 정상을 밟아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와 함께 세계 3대 축구 클럽으로 손꼽힌다. 아리언 로번(34·네덜란드), 프랑크 리베리(35·프랑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0·폴란드) 등 주축 선수들이 30대에 접어들어 팀 안팎에서 세대교체 요구가 커지고 있어 향후 정우영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리란 기대감이 커진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뮌헨의 포지션 경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하다. 이제 막 데뷔전을 치른 정우영의 미래를 평가하긴 이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위원은 “인천 유스 후배인 이강인(17·발렌시아)이 ‘천재’라면 정우영은 재능과 성실함이 적절히 조합된 선수다. 활동량도 좋고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도 뛰어나다”며 “또한 언제나 UCL 왕좌를 노리는 뮌헨에서 경기를 치렀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축구계에 귀중한 자산이다”고 평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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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세 조코비치, 최고령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사진)는 직전 시즌 최종 랭킹을 톱10 밖에서 시작해 1년 만에 정상을 밟은 최초의 선수가 됐다.” 남자프로테니스(ATP)가 올해 최종 랭킹을 발표한 27일 공식 홈페이지에 전한 내용이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세계 12위로 시즌을 마친 뒤 1년 만에 왕좌에 올랐다. ATP는 이어 “조코비치(31세 7개월)는 최고령 연말 세계 1위 기록 보유자가 됐다”고 밝혔다. 12월에는 랭킹 포인트 변동이 없어 ATP가 11월에 발표한 순위가 그해의 마지막 랭킹이다. 6월 랭킹이 22위까지 떨어지는 등 상반기까지 부진했던 조코비치는 하반기 극적인 반등에 성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윔블던(7월)과 US오픈(9월) 등 2개 메이저 대회 정상을 밟아 2016년 이후 통산 네 번째로 한 해 두 개 이상의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시즌을 엮어냈다. 조코비치와 함께 ‘빅3’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31·스페인)은 2위, 로저 페더러(37·스위스)는 3위에 올랐다. 2004년 페더러가 세계 1위로 시즌을 마친 이후 올해까지 15년 동안 2016년(앤디 머리 1위) 단 한 해만 빼고 이들 셋이 번갈아 가며 최종 1위를 기록했다. 앤디 머리(31·영국)는 지난해 7월에 당한 허리 부상과 올해 엉덩이 부상 등의 여파로 260위까지 떨어졌다. 한편 올해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썼던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은 25위로 시즌을 마쳤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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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텀 또 다치다니” 넋 나간 한국전력

    “차라리 신인 선수 키우면서 미래를 보자!” 프로배구 한국전력(한전)의 구단주인 김종갑 사장이 최근 수원 안방경기를 보고 난 뒤 구단 관계자들에게 전한 말이다. 얼핏 미래지향적인 포부로 읽힐 수 있지만 사실 이는 시즌 초반에 나올 만한 말은 아니다. 그 속에 외국인 용병 아르템 수쉬코(등록명 아텀·25)가 부상으로 빠지고, 한전이 연패를 거듭하는 등 답답한 마음이 담겼으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전이 암흑의 터널 속에 갇혔다. 26일 현재 한전은 개막 후 11경기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한전이 프로 무대에 처음 오른 2008∼2009시즌과 외국인 용병 없이 무명으로 팀을 운영했던 2012∼2013시즌에 당한 25연패의 아픔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10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데려온 사이먼 힐치(독일)가 한국식 훈련과 맞지 않는다며 이탈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는 준수한 기량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신예 김인혁(23)마저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팀에서 이탈했을 때다. 김철수 감독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아텀을 데려왔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그는 개막 후 3경기 만에 복부 부상을 당했고, 5경기를 쉬고 2라운드 KB손해보험전(15일)에 복귀했지만 또 2경기 만에 부상당했다. 한전 관계자는 “5주 진단이 나왔다”면서 “그의 기량 또한 기대치에 못 미쳐 여러모로 탈출구를 찾기가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라운드 팀 내 최다인 84득점(6경기)을 올리며 한전을 먹여 살리던 공재학(27)이 12일 우리카드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빠진 것도 악재.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지금으로서는 이변이 아니면 한전이 이기기 힘든 형국”이라며 “국내 선수 최적의 조합을 찾아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 한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카드는 26일 KB손해보험과의 안방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28득점을 올린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의 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이겼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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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빈 뒤이을 ‘스켈레톤 유망주’ 정승기, 대륙간컵 3차 대회 우승

    윤성빈(24·강원도청)을 뒤이을 한국 스켈레톤의 유망주 정승기(19·가톨릭관동대)가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대륙간컵 3차 대회 정상에 올랐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승기가 23, 24일에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3~4차 대회에서 각각 1, 2차 합계 1분53초03으로 우승(3차), 1분53초68로 3위(4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륙간컵은 월드컵 보다 한 단계 낮은 대회로 윤성빈과 마르틴스 두크르스(라트비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았다. 비록 최상위 대회는 아니라 하더라도 정승기가 상승세에 오른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정승기는 16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대륙간컵 2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독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정승기는 평창 겨울올림픽 때 한국 겨울스포츠의 미래 중 한 명으로 선정돼 개회식에 오륜기를 들고 입장했다. 2013년 윤성빈이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컵에서 생애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승승장구했던 것과 결부되면서 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연맹 관계자는 “정승기의 재능은 윤성빈과 비교될 만하다. 탄력이 좋고 순간 스피드가 빠르다”며 “딱 5년 전 윤성빈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 정승기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경험을 쌓고 있다. 5년 뒤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윤성빈과 정승기의 나이도 5살 차이. 한편 평창겨울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김지수(24·강원도청) 또한 대륙간컵 3~4차에 나서 10위 이내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김지수는 3차에서 7위(1분54초25) 4차 대회에서 5위(1분53초91)를 기록했다. 여자부에선 이정혁(가톨릭관동대·21)이 3차 대회에 출전해 22위, 김은지(강원BS경기연맹·26)가 4차 대회에 출전해 21위를 기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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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등탈출 전쟁, 끝까지 간다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가 기업 구단 최초로 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됐다. 전남으로서는 1995년 팀 창단 이후 23년 만에 당한 굴욕이다. 전남은 24일 안방인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K리그1 37라운드 경기에서 1-2로 졌다. 이로써 11위 상주(37점)와의 승점이 5점 차로 벌어져 이번 시즌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리그 꼴찌를 확정했다.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12개 구단 중 시즌 최하위 팀은 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되고, 11위는 해당 시즌 2부 리그에서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팀과 겨뤄 잔류 및 강등 여부를 결정한다. 전남의 ‘자동 강등’은 모기업을 둔 축구 구단의 첫 사례다. 2015년 부산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기업 구단 최초로 2부 리그로 떨어지긴 했지만 시즌 최하위로 자동 강등된 것은 이번이 처음. ‘강등은 시민 구단끼리의 대결’이란 기존 K리그1 판도가 뒤집어진 것이다. 지난 시즌을 10위로 마감한 전남은 이번 시즌 유상철 감독을 영입해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8월 팀의 6연패 이후 유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등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전남 관계자는 “모기업 포스코의 경영 악화로 과거 150억 원 이상 확보했던 전남의 선수단 운영비(후원금 등 포함)가 최근 3∼4년 새 100억 원 안팎으로 줄었다”며 “스타플레이어 확보가 어려워졌고 유망한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남은 정규리그 정상을 밟아본 적은 없어도 리그 준우승 1회(1997년)와 4위에 5번 오른(1998, 1999, 2003, 2004, 2009년) 중위권 터줏대감이었다. 특히 대한축구협회(FA)컵에 강해 3회 우승(1997, 2006, 2007년)과 1회 준우승(2003년)을 이뤄냈다. 한편 FC 서울은 24일 인천에 0-1로 잡혀 승강 플레이오프에 내려갈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 9위 서울(40점)은 12월 1일 마지막 경기에서 11위 상주(37점)와 비기기만 해도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은 10위 인천(39점)에 다득점에서 밀리는 상황이라 안심할 수 없다. 서울이 상주에 지고 인천이 꼴찌 전남을 꺾으면 승강 플레이오프엔 서울이 간다. 현재로선 상주가 가장 불리하지만 서울을 잡고 인천이 전남에 패한다면 ‘대반전’을 이룰 수도 있다. 25일 2위 경남(64점)은 후반 43분에 터진 쿠니모토의 결승골에 힘입어 수원을 2-1로 꺾고 시즌 2위와 함께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직행을 확정했다. 경남과 2위 싸움을 벌이던 울산(60점)은 이날 제주에 0-1로 졌다. FA컵 우승팀과 리그 1, 2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ACL 조별리그에 오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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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항서호, 조1위 4강… 베트남 또 ‘들썩’

    박항서 감독(사진)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동남아 최대 축구 대회로 꼽히는 아세안축구협회(AFF) 스즈키컵에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베트남은 24일 안방인 베트남 하노이 항더이 경기장에서 열린 캄보디아와의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조 선두로 4강에 올랐다. 박 감독과의 ‘장외 설전’으로 도마에 올랐던 안토이네 하이 감독이 이끄는 미얀마는 말레이시아에 0-3으로 발목이 잡혀 A조 1위에서 3위로 떨어지며 탈락했다. 2008년에 이어 10년 만에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베트남은 조 선두로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회 4강전 대진은 A조 1위 베트남과 B조 2위 필리핀, A조 2위 말레이시아와 B조 1위 태국이 대결하는 구도로 짜였다. 베트남은 끈끈한 수비로 이번 대회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라오스(3-0) 말레이시아(2-0) 미얀마(0-0)에 이어 이날 캄보디아전까지 베트남은 조별리그 4경기를 무실점(3승 1무)으로 끝냈다. 이 대회에 출전한 10개국 중 무실점을 기록한 팀은 베트남이 유일하다. 박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4강에 이어 세 번째 신화를 쓸지 관심이 쏠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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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러진 남태희, 아시안컵 못 뛴다

    2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호주 방문 평가전에서 전반 9분 그림 같은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한 한국축구대표팀의 남태희(27·알 두하일 SC·사진)가 결국 십자인대 파열로 아시안컵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남태희는 4-0 완승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후반 7분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 나갔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호주 현지 병원에서 진단 결과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무팀 의견 등을 종합해보면 최소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남태희는 21일 호주 현지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고, 그의 부상 소식은 당일 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에게 전달됐다. 이에 따라 남태희는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득점력과 돌파력을 인정받은 남태희가 빠지면서 대표팀 공격라인에 공백이 생겼다. 남태희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이 치른 6번의 A매치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기성용(뉴캐슬) 정우영(알 사드 SC)과 함께 중원을 책임진 주축 선수다. 특히 벤투호 출범 이후 황의조(3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골(2골)을 넣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개막까지 40여 일 남은 상황에 그의 대체자 찾기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호주 방문 평가전에서 존재감을 보인 황인범(대전)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시안컵 준비를 위한 코치진 회의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남태희의 빈자리를 메울 방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태희는 현재 소속 팀이 있는 카타르로 돌아가 휴식하며 구단과 수술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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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로 전쟁을 멈춘 사나이… 굿바이, 드록신

    조국의 내전마저 멈추게 한 축구 스타 디디에 드로그바(40·코트디부아르)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드로그바는 22일 영국 BBC 인터뷰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20년이 지난 지금, 내 커리어를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며 “이제 다음 여정을 그리려 한다”고 밝혔다. 드로그바는 30대 중반부터 중국과 미국 리그에서 선수 황혼기를 보냈다. 이번 시즌은 미국 프로축구 2부 리그 소속 피닉스 라이징에서 뛰었다. 드로그바는 단단한 체격에 유연한 몸놀림, 헤딩과 슈팅 능력까지 갖춘 만능 골잡이였다. 6세 때 삼촌을 따라 프랑스로 이주한 그는 유소년팀을 거쳐 1998년 프랑스 르망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로 이적해 8시즌을 뛰며 전설로 올라섰다. 매해 두 자릿수 이상의 득점을 올렸고, 특히 큰 게임에 강해 축구 팬 사이에선 ‘신(god)’으로 불렸다. 첼시는 드로그바와 함께 리그(EPL)와 FA컵 4회, 리그컵(EFL) 3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회 정상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드로그바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코트디부아르를 올려놓은 드로그바는 TV 생중계로 당시 내전 중이던 조국에 “적어도 1주일 동안만이라도 무기를 내려놓읍시다”라고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코트디부아르는 곧바로 휴전을 선언했고 이듬해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축구 하나로 평화를 일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다. 드로그바는 코트디부아르 국기를 달고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102경기에 출전해 65골을 터뜨렸다. “누군가 너의 꿈이 너무 크다고 이야기하면 고맙다고 말한 뒤 그것을 바꾸기 위해 더 열심히 영리하게 일해라. 항상 자신을 믿어라.”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을 바꿀 조언도 남겼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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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다 ‘파다르의 현대캐피탈’ 될라”… 공격 점유율 40% 넘어 혼자 256점

    “오늘 파다르(사진)에게 공을 많이 줬다. 상황을 빨리 읽어 앞으로 속공과 레프트를 활용해야겠다.”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 이승원(25)이 20일 OK저축은행과의 프로배구 2라운드 복귀전을 치른 뒤 공식 인터뷰에서 내놓은 자기반성이다. 이승원은 1라운드 세 경기를 치른 뒤 훈련 중 손가락을 다쳐 그동안 신예 세터 이원중(23)이 그의 빈자리를 채웠다. 이를 갈고 코트로 돌아왔건만, 경기는 만만치 않게 흘러갔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간신히 이겼다. 특히 이승원은 1점 차 대결을 벌이던 4세트에서 파다르에게 토스를 거의 올인했고 파다르가 공격점유율 60.87%를 기록했다. 이날 파다르가 올린 득점은 팀 내 최다인 35점. 팀 블로킹 득점이 18점에 이르는 등 높이와 힘에서는 파괴력을 보였지만, 국내 선수들도 상대적으로 골고루 공격에 참가하고 빠른 경기 운영을 보였던 이전의 현대캐피탈 배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시즌 초반 현대캐피탈은 이전과는 달리 외인 용병에게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 최태웅 감독 부임 이후 현대캐피탈의 빠른 배구를 이끌어가던 세터 노재욱(26·우리카드)이 이적했고, 최근 복귀전을 치른 이승원은 아직 경기 감각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 사이 국내 대표 공격수인 전광인(27) 문성민(32)이 버티는 현대캐피탈 레프트 라인의 활용도는 바닥을 쳤다. 21일까지 전광인(126점)과 문성민(42점)이 합작해낸 득점은 파다르(256점)의 득점에 한참 못 미친다. 파다르의 공격 점유율은 40.07%. 현대캐피탈 외인의 공격 점유율이 40%를 넘긴 것은 2013∼2014시즌 아가메즈(53.26%) 이후 처음. 현대캐피탈은 1위 대한항공에 승점 5점이 뒤처졌고, 3위 OK저축은행에 승점 1점이 앞서 위태로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확실히 현대캐피탈 공격의 다양성이 떨어진 경향을 보인다. 주전 세터가 복귀한 이제부터 공격의 활로를 찾아야 장기적으로 선두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1일 여자부의 이효희(한국도로공사)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1만4000세트(득점으로 이어진 토스)를 기록했다. 남녀부 통틀어 최초. 도로공사가 3-1로 이겼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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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 “내년엔 더 높은 곳까지 가겠다”

    “1월 호주오픈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이겼고,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대결했죠.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정현(22·한국체대)의 팬 미팅 겸 기자간담회가 열린 20일 서울 강남구 빌라드베일리. 남자프로테니스(ATP)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순위(19위)를 달성하는 등 꿈같은 한 시즌을 보낸 정현은 이날 오랜만에 언론과 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현은 지난달 스톡홀름 오픈 대회 8강에서 발바닥 물집이 재발해 기권패한 이후 시즌을 조기에 끝낸 뒤 국내에 돌아왔다. 한국체대 3학년인 그는 학교 생활과 함께 재활 훈련에 집중하며 다음 시즌에 대비하고 있다. 정현은 이 자리에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자신의 우상들과 실력을 겨루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호주오픈을 꼽았다. 비록 페더러와 만난 준결승에서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하긴 했지만, 정현은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국내에는 테니스 열풍이 일었고, 외신들은 세계 테니스를 휩쓸 차기 주자로 정현을 소개했다. “70, 80점 사이가 될 것 같아요. 지난해보다 높은 곳(랭킹 등)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점은 좋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몸 관리를 못 했기에 만점을 줄 순 없을 것 같아요.” 정현은 올해 상반기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과 ATP 투어 8개 대회에 참여해 7번(호주오픈 포함)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1월 58위에서 시작한 순위를 한때 19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발바닥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초반의 상승세를 후반까지 이어가질 못했다. 그의 최종 순위는 25위. “많이 회복됐습니다. 어릴 적부터 물집이 자주 생겼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않아 티가 안 났던 것 같아요. 상대 레벨도 높아졌고요.” 이날 행사장에는 장래 테니스 선수를 꿈꾸는 정현의 초등학생 팬이 “세계적인 선수가 되어 정현 선배님과 겨뤄보고 싶다”라는 당찬 포부를 전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정현은 또래 경쟁자인 21세 알렉산더 츠베레프가 최근 ATP 파이널스에서 왕중왕에 오른 것을 본 소감이 어떠하냐는 질문에 “국제 대회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조급하게 생각지는 않는다”면서도 “자극이 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정현은 12월 태국에서 겨울 훈련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ATP 투어에 복귀한다. “부상 없이 다음 시즌을 보내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리고 시즌을 끝냈을 때 올해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서 있길 바란다.”정현은 올해 호주오픈 4강 진출로 88만 호주달러(약 7억 원)를 확보하는 등 올 한 해 대회 상금으로만 18억 원을 수확했다. 라코스테(의류) 라도(시계) 요넥스(라켓) 제네시스(차량) 등의 스폰서 후원금을 합하면 연간 수입은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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