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엽

조종엽 차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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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종엽 차장입니다.

jjj@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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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홍산-하가점하층 문화, 고조선과 연결짓는 건 무리”

     중국 요서 지역의 고대 문화와 고조선의 관계에 관한 학술대회가 8일 열렸다. 한국고고학회, 한국고대사학회, 한국역사연구회 등 고고학계와 사학계가 함께 구성한 ‘고고학·역사학 협의회’는 이날 이화여대에서 학술대회 ‘요서 지역의 고고학과 고대사’를 열었다. 재야 사학계에서는 제왕운기에 나오는 고조선 건국 시기(기원전 2333년) 등을 들어 기원전 2000년∼기원전 1400년 청동기시대 전기 문화인 하가점하층(夏家店下層) 문화를 고조선 문화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송호정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날 대회에서 “하가점하층 문화는 채색토기나 나무 판재로 무덤곽을 짜서 매장하는 등 비교적 중원문화와 유사성을 보이며, 지석묘나 석관묘를 주로 만든 예맥족의 문화나 한반도 지역의 문화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기원전 4500년∼기원전 3000년 지금의 중국 네이멍구 지역에서 번영한 신석기 문화인 훙산(紅山) 문화를 둘러싼 발표도 나왔다. 김정열 숭실대 사학과 교수는 “고조선이 문자 기록에 등장하는 중국의 전국시대와 훙산문화는 2500년의 시간적 거리가 있고, 이후 고조선이 훙산문화를 계승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야 사학계는 홍산 문화를 고조선과 연관짓고 있다. “한민족의 무덤 형태인 적석총(돌무지무덤), 단군 신화와 관계된 곰 모양이 머리 부분에 새겨진 동그란 옥 장식품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고교 역사 교과서의 ‘고조선 관련 문화’ 지도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 실제 이 지도에는 두만강 건너 연해주가 포함돼 있지만 비파형동검, 세형동검이나 고인돌이 발견됐다는 표시는 없다. 하일식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연해주를 고조선 문화권으로 볼 근거는 희박하다”며 “1990년 교과서에서 고조선 문화 범위에 연해주가 빠졌다가 1년 만인 1991년 재야사학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다시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를 주관한 한국상고사학회 성정용 회장(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은 “기원전 2세기 고조선은 넓은 강역을 가진 고대 국가로 보이지만 그 모습을 그보다도 2000년 더 전까지 투영하는 것은 위험하다”라며 “섣부른 민족주의가 아니라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기원전 9세기 이전 요서 지역인 다링 강(대릉하) 중류를 중심으로 형성된 십이대영자(十二臺營子) 문화를 고조선 관련 문화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부분은 학계에서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향후 논의가 주목된다.  조진선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교수는 “요서 지역의 비파형동검 문화인 십이대영자문화가 기원전 300년경 급격하게 쇠퇴하고 대신 전국시대 연나라 문화가 등장한다”며 “이는 연나라 장수 진개의 고조선 침입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십이대영자 문화는 요동 북부, 지린 성 중남부, 한반도 중서부의 세형동검 문화로 이어지므로 우리 민족의 형성과 관련이 깊다는 게 조 교수의 주장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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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삶 속에 살아 숨쉬는… 우리말의 맛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말에 관한 흥미로운 책들이 잇달아 나왔다. ‘우리말 절대지식’은 속담 사전이다. 책을 펼치면 지금은 널리 쓰이지 않아도 입에 착착 감기는 속담이 지천이다. 잊고 살기에는 너무나 재밌고 다채로운 말 문화의 향연이다.  ‘나도 사또 너도 사또면 아전은 누가 하랴’(저마다 좋은 일만 하려 들면 궂은일은 누가 하겠냐는 말), ‘모처럼 능참봉을 하니 거둥(임금의 행차)이 한 달에 스물아홉 번’(‘안 되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와 비슷한 속담)…. 평소 적절한 때에 ‘날리고’ 싶어지는 속담이 아닌가. 옛 속담과 의미가 비슷한 현대 속담도 함께 써놨는데, 절로 웃음이 나오는 것들이 많다. 거들먹거리는 못된 양반을 비꼬아 이르는 ‘되지 못한 풍잠이 갓 밖에 어른거린다’는 속담은 현대식으로 ‘국개의원’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한 판만 하려다 엔딩 본다’, ‘제 똥 구린 줄 모른다’는 ‘니가 하면 비리 내가 하면 의리’다. ‘남의 집 잔치에 감 놔라 배 놔라 한다’는 현대식으로 뭘까? ‘너나 잘하세요’다. 풍부하게 배치된 사진 300여 장은 때로 ‘쓸데없이 친절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속담에 등장하는 전통 농기구 등의 사진을 싣는 것 뿐 아니라 ‘빼도 박도 못한다’는 속담에는 비둘기가 길고양이 사료를 쪼아 먹으러 비닐 안에 들어왔다가 고양이가 앞을 가로막는 바람에 오도가도 못 하는 사진을 실었다. 책을 쓰기 위해 10년 동안 속담을 수집했다는 저자는 “속담 속 사물의 속성과 언어유희를 탐구해 속담이 우리 언어문화 속에서 더욱 살찌고 자랄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했다. 햇곡식, 햇밤, 햇사과처럼 올해에 난 것에는 ‘햇’이 붙는데 왜 쌀만 ‘햅쌀’일까? 옛날에는 쌀이 ‘j’이었기 때문이다. ‘i’는 ‘브스’에서 ‘ㅡ’가 없는 듯이 내는 소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찹쌀, 멥쌀, 입쌀, 좁쌀에서 앞 글자의 받침에 ‘ㅂ’이 쓰인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책 ‘우리 음식의 언어’는 이처럼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말들의 다양한 기원과 용법을 파헤친 책이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밥’ ‘백반’ ‘집밥’ ‘혼밥’처럼 밥과 관련된 단어를 통해 세태의 변화를 좇기도 한다. ‘콩글리시 찬가’는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는 외래어나 콩글리시를 변호하는 책이다. ‘핸드폰’은 영어로는 셀 폰(cell phone)이 맞는, 대표적인 콩글리시다. 그러나 ‘핸드폰’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도 흔히 쓰는 표현이라고 한다. 중국, 베트남, 몽골 등에서도 ‘손+전화’ 형태로 된 단어를 쓴다. 독일어도 영어 ‘핸디(handy)’를 같은 뜻으로 쓴다. 책은 “콩글리시도 한국 근현대사의 문화유산”이라며 “굳이 꼭 영어에 맞춰 바꾸기보다 뜻이 잘 통하면 적절히 쓰면 된다”고 말한다. 과자 이름인 ‘웨하스’가 일본식 어휘이니 영어 ‘웨이퍼(wafer)’로 바꾸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웨이퍼도 네덜란드어 ‘wafel’에서 나왔다고 한다. 와플(waffle)도 어원이 같다. 와플도 원래 네덜란드어 원 발음에 가깝게 ‘바펄’로 바꿔야 하느냐고 저자는 반문한다. 다양한 언어들의 교류와 변화하는 모습이 흥미롭지만 다소 전문적으로 쓰여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1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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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역기로 스포츠 중계 10년내 가능”

    《 “아리아, 9시에 알람 맞춰줘.” 늦게까지 좀체 잠들지 않던 기자의 다섯 살 아이는 최근 홈 비서 기기의 호칭인 아리아를 불러 명령을 내리고 그대로 알람이 울리면 신기한지 고분고분 잠자리에 든다. 아리아는 “음악을 틀어 달라”는 아내의 말도 잘 따른다. 일정, 날씨 등도 물으면 답한다. 하지만 일상 대화 중 “어려워…” 하면 자신을 부른 줄 알고 반응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  인공지능 기계가 한글과 한국어를 사람처럼 읽고 말하는 시대가 눈앞이다. 9일 한글날을 앞두고 디지털 시대 우리말과 글의 미래에 관해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최근 주목되는 것 중 하나는 자동 통·번역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글과컴퓨터가 최근 선보인 통·번역 애플리케이션 ‘지니톡’은 대화하듯 말하면 이를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해준다. 길지 않은 문장은 별 오류가 없다. 구글 번역기보다 정확도가 뛰어나다는 분석도 있다. 허명수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한국번역학회장)는 “자동번역은 10년 안에 학술대회나 스포츠 중계의 동시통역도 가능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어를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온다면 한국어의 미래도 밝은 것 아닐까 싶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한국어가 사라진다면’의 저자인 시정곤 KAIST 교수는 “빅데이터 시대에는 데이터의 크기가 중요한데 한글, 한국어로 된 데이터는 영어 등 사용자가 많은 언어에 비해 정보의 양과 질이 비교가 안 된다”며 “우리말글로 된 데이터의 활용도가 떨어지면 디지털화가 가속화될수록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를 기반으로 개발된 인공지능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전자통신연구원이 총괄해 만들고 있는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은 2011년 퀴즈쇼에 출전해 우승했던 IBM의 인공지능 왓슨처럼 다음 달 사람과 퀴즈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해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조사에서는 우리의 음성인식·통번역 및 지식처리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약 70% 수준으로 2년 반 정도 뒤처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영어 등 외국어를 바탕으로 개발된 인공지능이 한국어 처리에 적용되는 것도 큰 장애가 아니라고 했다. 실제 IBM은 최근 SK㈜ C&C와 손잡고 왓슨을 한국어 인식과 처리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왓슨은 한국에서 콜센터 업무 보조와 의료 서비스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약 20년 전에는 한글 인식과 한국어 정보 처리에 장벽이 있다고들 했고 국내 포털의 성장에는 언어장벽도 도움이 됐다”며 “그러나 최근의 인공지능 기술은 그런 장벽을 뛰어넘고 있다”고 했다.  ‘한국어 자연어(일상어) 처리’ 연구 발전을 위해 공공기관이 한국어 문장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가 공적자금으로 운영하는 LDC(Linguistic Data Consortium)는 20여 년 동안 영어 등 여러 언어의 문장 데이터를 대량으로 모아 이 분야 연구 자료의 표준으로 활용된다.  서정연 서강대 교수(컴퓨터공학전공)는 “인공지능 구현의 과제는 대부분 자연어 처리”라며 “이런 연구 인프라 구축은 굉장히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개별 연구소로는 버겁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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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 前대법관 “나도 김영란法 대상… 학교로 온 소포 돌려보내”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을 입안한 김영란 전 대법관(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이 지난달 말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6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이날 출판사 창비의 라디오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이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마련한 저자와의 대담에서 “나도 김영란법 대상”이라며 “소포로 온 선물도 돌려보냈다. 김영란법은 공무원이 가장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청탁을 거절할 수 있는 법적인 명분이 생긴 것을 환영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특히 입법과 시행 과정에서 뜻밖의 법사회학적 쟁점을 발견했다며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국회를 염두에 둔 듯, 대중의 지적 수준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는데도 투표로 선출됐다는 이유로 소수의 엘리트에게 계속 입법을 전적으로 맡겨야 하는지 의문이란 것이다.  그는 “근대법이 만들어질 당시 대의제 정신은 대중의 의사를 그대로 반영할 필요는 없고 엘리트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입법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며 “요즘처럼 지식이 대중화되고 대학 진학률도 높은 사회에서는 한계에 왔다. 이 한계를 보여준 게 (김영란법) 입법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립학교와 언론기관을 (법 적용 대상에) 넣자고 한 건 제가 아니고, 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부작용이나 정돈되지 않은 부분이 계속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계속 보완해 나가면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2004∼2010년 첫 여성 대법관을 지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대담에는 150여 명의 독자가 참석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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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남 교수 “갈등의 美-中, 상호이익 많이 걸려있어 극단대립 피할 것”

     중국에서 지식인 계층의 몰락을 가져온 문화대혁명과 오늘날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도시 선전(深(수,천))이 보여주는 번영 사이에는 아득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 둘 사이에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시대가 있다. 현대 중국 정치 전문가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51)가 이 시기를 해부한 책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전 3권·민음사)을 냈다. 제목은 ‘개혁과 개방’ ‘파벌과 투쟁’ ‘톈안먼 사건’이다. 조 교수를 최근 전화로 만났다. 책은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실패한 개혁개방을 중국이 성공시킨 원동력으로 효과적인 정치제도의 수립과 유능한 간부의 충원, 적절하고 실현가능한 개혁 전략과 정책의 선택 등을 꼽았다. 조 교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강력하고 통찰력 있는 정치 리더십의 형성”이라며 “문화대혁명으로 쫓겨났던 수십만 명의 개혁개방 중시 세력이 마오쩌둥(毛澤東)이 죽은 뒤 사면복권되면서 중앙과 지방에 다시 등장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방대한 최신 자료 연구가 책의 특장점이다. 책은 화궈펑(華國鋒)이 덩샤오핑의 복직을 반대했는지, 개혁개방의 시발점을 ‘공산당 11기 3중 전회’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 등을 비롯해 여러 이슈에서 중국 공산당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사뭇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또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혁파와 보수파의 투쟁을 생생하게 전한다. 조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본격화하는 미중 간의 지역 내 갈등에 대해 “서로의 이익이 너무 많이 걸려 있어 전쟁 등 극단 대립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해서는 1인 독재체제의 한계 탓에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중국은 개혁그룹이 형성됐을 때 미국 소련과 화해하는 등 국제 환경을 개선했다지만 북한은 개방이 곧 ‘패밀리 소셜리즘(가족 사회주의)’의 붕괴를 의미하기에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 또 중국과 달리 북한은 개혁을 할 세력 자체가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조 교수가 시진핑(習近平) 체제를 분석한 책 ‘중국의 꿈’, 중국의 개혁개방을 소개한 ‘용과 춤을 추자’는 중국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맺었지만 중국 당국의 통제로 출판을 못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언론·출판 자유의 제약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현재 중국의 사상 통제는 굉장히 센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는 덩샤오핑이 했던 대로 개혁을 위한 통제의 강화로 보입니다. 강력한 사회적 개혁을 추진할 때 기득권 세력이 정치적 측면을 물고 늘어지는데, 그것을 차단하려는 것이지요.” 조 교수는 빈부 격차와 도농 격차 등 중국의 사회 갈등에 대해 “중국은 고도성장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격차를 해소하는 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노력을 해 왔고, 지니계수(소득불평등지수)도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앞으로 2년 동안 덩샤오핑 이후의 중국을 다룬 책을 2권 더 낼 예정”이라며 “거기서 오늘날 중국에 대해 상술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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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피터 드러커 경영서가 야구와 만나면?

     아사가와 고교 야구부는 오래전 전국 대회에도 출전했지만 25년 전 활동을 중지해 지금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평소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는 1학년 유메는 친구 마미의 권유로 함께 야구부를 만들고 매니저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들은 야구와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피터 드러커의 경영서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을 야구부 운영에 참고서로 활용하겠다고 나선다. 특이하게도 부원보다 매니저가 먼저 6명이나 모인다. 이들은 야구부를 ‘매니지먼트를 배우기 위한 조직’으로, 학생 주도의 운영을 ‘야구부 민영화’로 재정의하고 야구부를 벤처기업처럼 꾸려가기 시작한다. 선수를 모집하기 위해 이들이 찾아낸 기회는 낡았지만 전망이 좋은 그라운드다. ‘일본 최고의 그라운드’를 만들기 위해 꽃을 심는 등 재정비하고 야구 잘하는 학교의 연습 경기를 유치하자 1년 만에 선수 12명이 모인다. 훌륭한 선수의 투구와 타격 자세를 따라하는 훈련만 반복하고, 투수 로테이션 제도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통해 지역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 긴장한 선발 투수와 매니지먼트팀 리더인 마미의 갈등이 폭발하는 등 순탄치만은 않다. 급기야 마미가 이탈하고, 매니지먼트와 교육철학 사이에 잠재했던 모순도 드러나는데…. 2009년 발간돼 일본에서 1년 반 동안 250만 부가 넘게 팔린 소설의 후속편이다. 경영학 이론이 소설 스토리 곳곳에 녹아 있고, 둘 사이의 균형이 잘 잡힌 책이다. 경영학을 소설로 쓰겠다는 발상부터가 ‘이노베이션’ 아닐지. 경영학에 관심이 있어도 딱딱한 이론서를 읽기는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권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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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울어진 국보, 동전 10개로 수평 맞춰

    국보 제209호인 ‘보협인석탑(寶협印石塔)’ 옥개석의 한 귀퉁이를 동전 10여 개가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9일 “동국대 박물관에 전시된 보협인석탑을 27일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동전으로 석층 수평을 맞춰 놓은 상태여서 재료 교체와 보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문화재청으로부터 ‘대학박물관 내 국가지정 동산문화재(국보·보물) 정기조사서’를 제출받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유 의원은 “작은 충격에도 동전이 튕겨 나와 지진 발생 시 붕괴가 우려되며 보존 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4월 실태 조사 이후 동국대 박물관에 수평재 균형 문제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도록 권고했으나 1년 6개월 동안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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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재단, ‘미래로 사업’ 통해 학술성과 공유

     “만보산 사건(1931년 7월 중국 지린 성에서 벌어진 조선인 농민과 중국인의 충돌) 이후 조선에서는 중국인 노동자 배척 사건이 일어났어요. 이후에도 일제는 중국인을 희생양 삼아 조선인의 불만을 해소시키려 한 것으로 보여요.”  ‘이주노동자, 그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왔나’의 저자인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22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학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가 국내에 살고 있는 오늘날에도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재단이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대우재단의 ‘미래로 클럽’ 회원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대우재단은 학계의 연구 성과를 대중과 공유하는 ‘미래로 사업’을 시작한다고 최근 밝혔다. 1978년 설립된 대우재단은 1980년부터 대우학술총서와 대우고전총서 660여 권을 발간하는 등 기초학술연구를 지원해 왔다. 또 재단은 독자와 지식인들이 함께 책을 읽고 온라인에서 토론하는 지식 커뮤니티 ‘필담’()을 이달 초 만들었으며, ‘포스트휴먼사이언스 총서’ ‘규장각 새로 읽는 우리 고전 총서’ 등도 해마다 20권씩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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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 양반가서도 재테크 했다

     대(代)가 끊기지 않고 조상에 대한 제사가 계속되는 것이 지상 과제였던 조선의 양반가에 어느 정도 이상의 재산은 필수다. 그러나 여러 명의 자녀가 재산을 균분 상속했기에 후대로 내려갈수록 재산 규모는 당연하게 작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조선 후기 수많은 양반이 영세한 소농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최근 출간된 문숙자 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의 ‘조선 양반가의 치산(治産)과 가계경영’(한국학중앙연구원)을 중심으로 양반가의 ‘재테크’를 알아봤다. ○ 팽창형 경영―집중적 토지 매매 이 책에 따르면 공격적으로 재산을 불린 집안은 연동(蓮洞) 해남 윤씨 집안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윤효정(1476∼1543)의 후손들로 윤선도(1587∼1671) 윤두서(1668∼1715) 등을 배출한 명문이면서 ‘국부(國富·나라에서 손꼽히는 부자)’로 불렸던 집안이다. 이 집안은 특정 지역의 토지를 집중적으로 사는 방식으로 재산을 늘렸다. 남아 있는 토지 매매 문서 305점 중 301점이 해남 지역 내의 땅을 거래한 기록이다. 대부분 종가가 있는 해남읍 남쪽의 현산면과 화산면에 집중됐다. 또 16∼18세기에는 이 지역의 해택(海澤·갯벌)을 대규모로 개간하기도 했다. 문 연구원은 “토지를 상속할 때도 쪼개지 않고 지역 단위로 물려줘 재산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했다”며 “거주지와 멀어 관리가 어려운 땅을 파는 이매(移買)도 많았다”고 말했다. 전근대 시대 토지와 함께 주요 재산이었던 노비의 관리도 꼼꼼했다. 윤선도가 한글로 쓴 ‘노비성책, 신유년(1621년)’에는 ‘(노비로부터) 선물(膳物)은 참깨 닷 되씩 받아라’ ‘늙은 종들로 공물(貢物)이 면제된 이도 선물은 받아라’ 등의 내용이 나온다. 물론 이 집안은 노비와 지역민 구휼에 관한 미담도 적지 않다.○ 안정형 경영―상속인들의 공동 재산 관리 영해(寧海) 재령 이씨 집안은 16세기 경상도 영해에 살기 시작한 이애(1480∼1561)의 후손이다. 노비 750여 명을 소유한 대부호에서 16세기를 전후해 중소지주로 변모했지만 이후에도 재지사족(在地士族·향촌을 지배하던 양반층)으로서 안정적인 가계 운영을 했다. 임진왜란 때는 노비를 반값에 사들이면서 줄어든 가산을 다시 늘리기도 했다. 재령 이씨 집안도 노비를 가족이 공동 관리하는 등 철저히 관리했다. 도망 노비를 추쇄(推刷·조사하고 찾는 일)한 상속인에게는 그 노비를 쓸 권리를 줘 추쇄를 독려했다.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진주의 재령 이씨 집안이 했던 대규모 목축업이나 임산업은 근대적 경영과도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선 후기에도 장자(長子) 단독 상속은 없다? 문 연구원은 통념과 달리 조선 후기에도 장자 단독 상속이 이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조선 전기에는 자녀들이 돌아가면서 제사를 모시는 윤회봉사(輪廻奉祀)와 함께 균분 상속이 이뤄졌지만 후기 종법(宗法)적 가족제도가 도입되면서 상속방식도 변했다고 알려져 있다. 문 연구원은 “제사에 필요한 재산을 종손에게 모아주면서 재산이 집중되는 경향은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재산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기 때문에 상속분과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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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과학기술, 그 신비를 벗기다

     “자연, 그리고 자연의 법칙들은 어둠에 가려 숨어 있었다. 신이 ‘뉴턴이 있으라’고 말하자 세상이 빛났다.” 아이작 뉴턴의 묘비에 쓰인 추모사다. 뉴턴의 업적에 걸맞은 표현이기는 하지만 과학자를 지나치게 신비화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 과학은 현실 사회와는 전혀 다른 논리로 작동하는, 나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인식된다. 책은 과학기술 역시 사회적 네트워크 속에서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사회적 현상’의 일부일 뿐이라고 바라보면서 이 같은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서울대 자연대 교수로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을 연구하는 저자는 과학적 사실은 명징하다는 통념에 반론을 제기한다. 일례로 물이 정확히 100도에서 끓는다는 것도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 갑상샘암의 수술 치료를 두고 의사와 역학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른 것처럼 전문가 집단도 저마다의 패러다임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서술은 꽤 놀랍다. 법정에서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인식되는 DNA 검사는 알려진 것보다 오류 확률이 크다고 한다. 2007∼2010년 미국에서는 부모들이 ‘백신 접종 때문에 자녀들이 자폐증에 걸렸다’는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는데, 저자는 이를 두고 “확실한 것이 논쟁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 논쟁에서 이긴 지식이 확실한 것으로 믿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렇다고 과학기술이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은 아니라고 책은 말한다. 오히려 이처럼 완전하지 않은 토대 위에서도 과학기술은 잘 발전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현대 과학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네트워크’ 개념은 이 책만으로는 손에 딱 잡히지 않지만 소개된 수많은 흥미로운 사례들은 충분히 흥미롭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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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후기 ‘경영형 부농’은 존재하지 않았다”

    조선 후기 양안(量案·토지대장)을 재검토한 결과 당시 광작(廣作)을 통해 자본주의적 농업 경영을 지향한 이른바 ‘경영형 부농(富農)’의 등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가 나왔다. 10여 년간 양안을 연구해 온 박노욱 박사는 최근 책 ‘조선후기 양안 연구에 대한 비판적 검토’(경인문화사)에서 “기존 연구는 양안에 나오는 ‘기주(起主)’와 ‘시작(時作)’ 항목을 각각 지주와 소작인으로 봤지만 연구 결과 둘 모두 해당 전답의 경작자를 뜻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양안을 다시 분석하면 당시 대규모 소작 경영인(경영형 부농)의 존재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학계의 일반적인 해석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책은 ‘기주’ 항목에 나오는 인명은 해당 전답을 이전에 경작했던 소작인을 뜻한다고 했다. 박 박사는 “기존처럼 ‘기주’를 토지 소유자로 보고 양안을 분석하면 자신 소유 토지를 남에게 경작하도록 하고, 자신은 바로 옆 필지의 남의 토지를 소작하는 관행이 있었다는 결과가 나온다”며 “이는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책은 또 양안에서 ‘주(主)’와 ‘시작’의 인명이 같은 경우가 잦은데, 주를 토지 소유자로 보면 자신의 전답을 경작하는 지주를 소작자로 칭하는 것이어서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기록은 이전 경작자(주)와 현 경작자(시작)가 동일인이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박 박사는 “또 양안의 ‘동인(同人)’이라는 표현은 바로 앞에 기록된 사람이 아니라 동일한 성격의 앞 칸, 즉 앞의 기주나 앞의 시작을 지칭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양안을 다시 분석하면 경작 규모가 커도 십여 마지기 정도에 불과하고 대규모 경작자는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영형 부농설은 1960, 70년대 김용섭 전 연세대 교수 등이 전라도 고부군 용동궁 전답 양안 등을 분석해 제창한 학설이다. 조선 후기 임노동자를 고용한 광작(廣作)이 이뤄졌고 시장 출하를 목적으로 상업 작물이 대규모로 재배되는 등 자본주의의 싹이 텄다는 ‘자본주의 맹아론’을 뒷받침한다. 이후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 개념이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도 여전히 담겨 있는 통설이다. 책은 양안의 작성 목적이 토지 소유주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걷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정구복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최근 한국고문서학회 연구발표회에서 책을 논평하고 “책에 따르면 조선 후기 농촌 사회구조를 설명하는 정설로 거의 수용된 경영형 부농설이 통계 처리가 완전히 잘못돼 나온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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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부 총잡이들’ 잡은 ‘대한 의열단’

    올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는 의열단이 돌아온 벤허나 서부 총잡이들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의열단을 다룬 영화 ‘밀정’은 14∼17일 추석 연휴 나흘간 관객 290만6492명을 모으면서 1위를 기록했다. 밀정은 7일 개봉 이후 연휴 전인 13일까지 일주일 동안 267만여 명의 관객이 봤지만 그 뒤 나흘 동안 54만∼85만여 명이 들어 17일 개봉 11일 만에 누적 관객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558만4485명). 천만 영화 ‘변호인’(13일)과 ‘국제시장’(15일)보다 흥행 속도가 빠르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누적 600만 명을 넘었다. 2, 3위는 연휴 첫날인 14일 함께 개봉한 고전 리메이크 영화 ‘벤허’(72만5404명)와 ‘매그니피센트7’(55만947명)이 각각 차지했으나 1위와의 격차는 꽤 컸다. 찰턴 헤스턴 주연의 1959년 영화 벤허와 율 브리너 등이 나온 서부극 ‘황야의 7인’을 다시 만든 두 작품은 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렀다. 강우석 감독과 배우 차승원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연휴 전까지 밀정에 이어 2위였다가 4위(40만9891명)로 밀려났다. 이 밖에 어린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드림 쏭’, 영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 등이 뒤를 이었다. 안방극장에서는 KBS, MBC, SBS 등 지상파들이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을 10여 편 선보였지만 ‘대체로 볼만한 것이 적었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노래 실력을 겨루는 프로그램이 지난 설에 이어 여전히 인기를 모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6일 오후 방송된 KBS2 TV의 ‘노래싸움―승부’ 2부의 시청률(전국 가구)이 추석 파일럿 중 유일하게 10.6%를 기록했다. 연예인들이 음악 감독과 조를 짜 트레이닝을 받은 뒤 노래 대결을 펼쳤는데 배우 등 가수가 아닌 연예인들의 숨은 실력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배우 이영애가 등장하며 화제를 모은 SBS ‘부르스타’(16일 오후)는 1, 2부 시청률이 5.2%, 6.9%를 기록했다. 노래를 통해 스타를 만나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이영애의 쌍둥이 자녀 육아기 등이 시선을 끌었다. 스타들이 지역 주민으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명령을 받아 미션을 수행하는 MBC ‘톡 쏘는 사이’(16일 오후)는 1, 2부 시청률 5.1%, 7.2%였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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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북선, 노 젓는 2층서도 화포 쐈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이 3층뿐 아니라 노를 젓는 2층에서도 화포를 발사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3차원(3D) 컴퓨터그래픽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거북선의 형태를 연구해 온 홍순구 순천향대 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최근 ‘임진왜란 거북선의 전·후진 노 젓기와 화포 사용을 위한 방패의 구조’라는 논문에서 “거북선이 적진 속에 파고들어 주변의 왜선을 효과적으로 파괴하려면 2층에서도 화포로 쏴 왜선의 옆구리를 맞혔을 것”이라고 밝혔다. 3층에서만 화포를 쏘면 먼 거리의 왜선은 잘 맞힐 수 있지만 왜선이 근접한 상황에서는 공격이 제한된다는 게 홍 교수의 주장이다. 그동안 거북선은 2층 설이 통설이었으나 3층 설도 새롭게 힘을 얻고 있다. 논문은 또 ‘거북선이 전후좌우로 이동하는 것이 나는 것처럼 빨랐다’는 선조실록의 기사에 따라 후진이 가능한 거북선 내부 모형도 새로 제시했다. 2005년에 멍에와 멍에 사이에 노의 회전축을 위치시키면 전진·후진을 모두 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는데 이 모델은 노 때문에 멍에 사이에 화포를 놓을 수 없기 때문에 2층 화포설이 불가능하다는 게 홍 교수의 주장이다. 하지만 홍 교수는 화포가 멍에와 멍에 사이가 아니라 멍에 바로 위에 있어 노와 겹치는 현상 없이 포를 쏠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멍에 바로 위에 포 구멍이 있었고 바퀴 달린 동거(童車·작은 수레)에 실린 화포를 앞뒤로 움직이며 포를 쐈다”고 말했다. 논문은 ‘조형미디어학’ 논문집 8월호에 실렸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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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내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은 의지-결정 가능케 하는 것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2013년) 중 독재정권 치하에서 혁명의 대열에 합류한 청년 의사 아마데우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악명 높은 비밀경찰을 치료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국 경찰의 목숨을 구한 아마데우는 동지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힌다. 머리 속 혈관 질환 탓에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자신의 죽음을 가슴에 품고 살았던 아마데우는 자신의 자유와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며 살았던 인물일 것이다. 자유 의지에 관해 묻는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철학자로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원작소설 저자와 같은 이다. 책은 아마데우처럼 항상 선택 앞에 서는 우리가 자유로운 의지로 삶을 살아내기 위한 지침을 보여주려 한다. 저자는 책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장편 ‘죄와 벌’에 나오는, 전당포 노파를 죽인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에 대한 가상의 재판을 벌인다. “제 과거 역사가 저를 노파를 죽이도록 숙고하게 만들었고, 오랜 숙고 끝에 노파를 죽이겠다는 의지가 생긴 겁니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어떤 방법도 제겐 없었습니다. 저는 살인을 원해야 했던 겁니다.”(라스콜리니코프) “인간은 그러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존재요. 당신은 다른 가능성을 숙고하고 원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소. 당신의 자유로운 의지로 사람을 죽였으니 유죄요.”(재판관) 재판관이 라스콜리니코프의 항변을 논파하는 가운데 우리가 처한 상황, 제약, 조건은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자유로운 의지와 결정을 가능케 하는 것임이 드러난다. 선택 앞에서 우리는 숙고를 해야 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내적 간격’과 다양한 결과를 상상해 보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좀 뻔한 주제일 수도 있지만 철학책치고 비교적 대중적으로 쓰인 게 장점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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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 이별 장소는 서대문 밖 ‘반송방’

    노래 ‘이별의 부산정거장’이나 ‘대전 부르스’에서 알 수 있듯 근대 한국인에게 이별을 상징하는 대표적 장소는 기차역이다. 조선시대는 어땠을까? 김지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전통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최근 서울학연구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18세기 문화·예술공간으로서의 반송방’에서 “조선시대 이별의 장소는 서울 돈의문(서대문) 밖에 있던 반송방(盤松坊)”이라고 밝혔다. 발표문에 따르면 서대문 밖과 현 독립문 부근인 한양 반송방은 한성부 산하의 ‘성중오부(城中五部)’에 속했다. 이곳에 경기도를 관할하는 경기감영, 말을 빌려주던 고마청(雇馬廳), 중국 사신을 영접했던 모화관 등이 있었다. 반송방이라는 이름은 모화관 근처에 그늘이 수십 보에 이르는 반송(盤松)이 조선 초기까지 있었다는 데서 나왔는데, 그 앞 연못에 연꽃을 가꾸었다고 한다. 반송방은 한양에서 의주에 이르는 의주로의 시작점으로 중국으로 가는 사신단이 지인들과 작별하는 장소였다. 또한 바로 북쪽의 무악재도 경기 북부와 평안도로 가는 길목이어서 수령이나 목사, 관찰사로 제수돼 떠나는 이들의 이별 공간이었다. “벗과의 이별에 원유가를 부르는데(故人別我歌遠遊)/어찌 은주발 한 쌍으로 전송할 수 있을까(何以送之雙銀)….” 조선 전기 문신 서거정(1420∼1488)이 이별을 노래한 시 ‘반송송객(盤松送客)’이다. 서거정은 ‘한도십영(漢都十詠)’을 통해 한양의 명소 열 곳을 뽑고 흥취를 노래했는데 그중 한 곳으로 반송방을 꼽았다. 김지현 전임연구원은 “반송방이 10경에 꼽힌 건 뛰어난 경관보다는 이별을 대표하는 장소였기 때문이었고, 이후에도 많은 시에서 이별의 상징으로 등장한다”며 “18세기 이후에는 당파를 초월해 시인 묵객들이 시회(詩會)를 즐기는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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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효하지 않은 왜간장 이제 그만 먹을때 됐죠”

    “맛이 좋은 감장(甘醬) 한 사발을 체에 걸러서 즙을 취하고 밀기울 4홉을 섞는다. 푸른 오이를 씻고 물기를 말린 뒤 여기에 섞어서 항아리에 담고 말똥 속에 묻어서 27일을 두었다가 쓴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규경(1788∼1856)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나오는 여름철 ‘즙장(汁醬)’ 만드는 법이다. “즙장은 집장이라고도 하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어요. 통상 물을 타 걸쭉한 된장에 배추 같은 부재료를 넣은 뒤 항아리를 땡볕에 두고 삭혀 만드는데, 새콤하면서도 장의 독특한 감칠맛이 있지요. 보리밥하고 먹으면 참 맛있죠.” 장에 대한 고금의 기록을 망라한 책 ‘장보(醬譜)―동아시아 장의 역사와 계보’(따비)를 최근 펴낸 이한창 전 동덕여대 연구교수(88)는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즙장은 잘 다듬어 현대화되면 좋았을 텐데, 이제는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책은 1000쪽이 넘어 ‘베고 자도’ 좋을 만한 분량이다. 고서 사전 의약 구황 제조 동남아 편으로 나누어 주례(周禮)부터 조선왕조실록까지 한중일의 고서와 논문 등 351편에서 장에 대한 기록을 뽑았다. 장에 대한 기록이 그렇게 많을까 싶지만 19세기 중엽에 조선에서 나온 저자 미상의 ‘군학회등(群學會騰)’에만 장 담그는 법이 28가지나 나온다. ‘장의 나라’를 자처하지만 막상 현대에 즐겨 먹는 장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쌈장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우리의 장은 놀랄 만큼 다채롭다. 이 전 교수는 1959년부터 국내의 한 간장 회사에서 연구부장으로 일하며 양조간장을 개발했다. 이후 대학에서 발효학을 가르치다가 은퇴하고 2000년경 이 책을 구상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 규장각을 비롯해 전국의 도서관을 다니며 10년 동안 각종 자료를 1000편 이상 모았다. 장 문화는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발달한 것이어서 한글과 한문, 일본어 자료를 고어(古語)까지 독해하는 게 특히 어려웠다. 이 전 교수는 “장은 동아시아 식문화의 중심”이라며 “그러나 막상 장의 역사가 담긴 문헌을 정리해 놓은 책이 없는 것을 보고 집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실록에서도 장 관련 기록을 적지 않게 발견했다. 태조 때부터 장 관련 기록이 등장한다. 이 전 교수는 특히 ‘궁중에 장을 담당하는 부서(시전장·試典醬)가 있었다’(정조실록) ‘장이 군복을 염색하는 염료(포염장·布染醬)로 쓰였다’(영조실록) ‘뜸을 뜨는 데(장지구·醬之灸) 쓰였다’(숙종실록) 등의 기록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 문헌에는 중국 일본에서 쓰이는 장유(醬油)라는 단어가 전혀 안 나온다”며 “한국의 장 문화는 독자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염산으로 단백질을 분해한 뒤 가성소다를 넣어 만드는,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산분해간장’(왜간장)이 우리 간장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1950, 60년대까지만 해도 집에서 담근 간장은 비위생적이고, 비과학적이라고들 생각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아주 잘못된 생각이지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발효를 하지 않은 간장은 장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제 그만 먹을 때가 됐어요.”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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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단위부터 금속까지…과학의 뼈대를 탐구하다

    저유가 시대지만 주유소 휘발유 값은 여전히 1L에 1300∼2000원가량이고,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원유인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배럴당 45달러 안팎이다. 휘발유와 원유의 가격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다면 단위를 통일해야 한다. 1배럴이 158.9L이니 원유가는 1L에 약 0.28달러(약 313원)다. 세금과 부가가치가 더해져 휘발유는 원유보다 L당 1000원 이상 가격이 비싸진 것이다. ‘별걸 다 재는 단위 이야기’는 일본의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쓴 책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종 단위가 어디서 유래됐고 어떤 양을 표시하는 것인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가게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의 단위인 ‘쿼터’나 ‘파인트’는 어떤 단위일까. 미국에서 쓰이는 도량형 단위계인 ‘야드파운드법’에서는 액체의 부피를 ‘갤런’으로 잰다. 갤런은 라틴어로 물이 든 양동이를 의미하는 ‘galleta’에서 나왔다. 미국의 1갤런은 3.785L로 쿼터는 4분의 1갤런(946mL), 파인트는 8분의 1갤런(473mL)이다. 과거에는 권력자의 몸이 길이 단위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지을 때 사용된 단위는 큐빗으로 파라오의 팔꿈치에서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다. 영국에서 생긴 길이 단위 ‘야드’는 헨리 1세의 몸이 기준이었다. 그는 “내가 팔을 옆으로 쭉 뻗었을 때 코끝에서 손끝까지의 길이를 1야드로 정한다”고 공포했다. 현대의 1야드는 미터 기준으로 0.9144m로 정의한다. 책에 나오는 단위의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흥미로운 점이 적지 않다. 튀김이 올라간 덮밥 한 그릇의 열량은 약 731Cal(73만1000cal)다. 1cal가 물 1g의 온도를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이니 덮밥 한 그릇의 열량은 물 10kg을 0도에서 73.1도로 데우는 데 쓰인 열량과 같다. 저자의 “내가 거래하는 은행 보통예금 이율이 0.03%에 불과하니 차라리 100만분의 1을 뜻하는 ‘ppm’ 단위를 사용해 300ppm이라고 쓰자”는 주장에는 웃음이 나오고, 축구공의 질량이나 돈가스의 열량을 표시하면서 굳이 괄호 안에 ‘시합 전’ ‘안심’ 기준이라고 밝혀 놓은 것은 일본인다운 꼼꼼함으로 보인다. ‘세상의 금속’도 일본인 못지않은 철저함을 자랑하는 독일인 저널리스트가 썼다. 주기율표의 금속 원소에서 스마트폰 제조에 사용되는 희토류 금속까지 금속에 관한 이모저모를 담았다. 저자는 광부와 대장장이는 농업과 무관한 일 가운데 처음으로 전일제 직업이 됐다고 말한다. 45억 년 전 무거운 금속들이 지구의 핵 속으로 가라앉았는데도 지각에 금속이 많은 이유는 수십억 년 전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과 유성 때문이라고 한다. 두 권 모두 내용이 장절별로 독립적이어서 틈날 때마다 흥미로운 부분만 조금씩 읽어도 좋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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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후기 제작된 ‘문수사 삼불좌상’ 보물 된다

    문화재청은 17세기 불교 조각의 기준이 되는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진) 등 문화재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문수사 삼불좌상은 석가여래를 중앙에 두고 좌우에 동방과 서방의 정토를 다스리는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가 배치된 불상이다. 1654년 벽암각성(碧巖覺性·1575∼1660)의 문도들이 주축이 돼 조각승 15명이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문화재청은 “통통한 양감이 강조된 인간적인 얼굴에 단순하고 기백 넘치는 주름 표현으로 조선 후기 불교조각이 추구한 담백한 미의식을 잘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화 청량사 건칠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흙으로 형태를 만든 뒤 삼베를 입히고, 칠을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 뒤 조각한 불상으로 8세기 후반∼10세기 전반에 만들어졌다. 문화재청은 이 밖에 ‘고창 문수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및 시왕상’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 ‘부산 복천동 출토 금동관’ ‘정조 어찰첩’ ‘조선경국전’ ‘묘법연화경 권5∼7’ 등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 문화재들은 30일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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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국 세계사 교육, 탈국가-탈서구 지구사연구 경향

    지구화가 날로 심화되는 한편 주요 2개국(G2) 사이의 갈등과 긴장의 한복판에 놓인 한국의 세계사 교육은 어떤 상황일까. 서양사학회는 26일 ‘한국의 세계사 교육과 교과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김원수 서울교대 교수는 ‘역사들의 전구적(全球的) 전환과 세계사의 과제’라는 발표문에서 국가 중심의 기존 역사학과 교육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며 그 방법론으로 ‘지구사’ 연구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국가가 아니라 지구를 틀로, 국경을 초월한 ‘트랜스내셔널’한 연관성을 다루는 ‘글로벌 히스토리(Global history)’ 연구가 1990년대 이후 활발하다”며 “이는 기존 역사 연구의 중심에 있던 유럽을 상대화하고, (대상이 되는) 시간과 공간을 넓히고, 더욱 다양한 주제를 검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국가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게 목적이었던 근대 역사 교육을 넘어서야 한다는 얘기다. 박혜정 경기대 초빙교수는 미국과 독일의 세계사 교육 혁신을 분석했다. 그는 미국 4개 주의 세계사 교육 표준을 분석한 발표문에서 뉴욕 주의 경우 탈(脫)서구중심주의적 성향이 뚜렷하다고 했다. 혁명, 민족주의, 산업화, 제국주의 등을 서술하면서 남미 독립운동과 멕시코 혁명, 중국의 신해혁명, 일본의 메이지 유신 등 중남미와 동아시아의 정치혁명까지 함께 다루도록 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미국은 ‘지구사’적 연구 성과를 적극 수용하고 세계사를 의무 이수 과목으로 바꿔나가고 있으며 독일도 작센 주가 동유럽사를 적극 서술하도록 하는 등 세계사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한경 교사(경기 부천 중원고)는 지난해 확정 고시된 ‘2015 역사과 교육과정’(2017년 교육 현장 적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중학교 세계사 교육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새 교육 과정이 인도사와 이슬람사를 삭제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불교 수용 과정이나 동서 문화 교류를 가르치는 데 무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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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일에 만난 사람]적을 베는 무술은 잊어라, 전통무예는 마음을 닦는 수련

    “휴대전화인 갤럭시1하고 갤럭시7은 기능이 천지 차이지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세요. 시대 배경이 1988년, 1994년, 1997년으로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소품은 크게 다르지요. 그런데 우리 사극의 무구(武具)를 보면 고려 500년, 조선 500년이 똑같아요. 정통 사극에는 교육적인 역할도 있는 건데, 아주 잘못된 일입니다.” 최근 책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무지와 오해로 얼룩진 사극 속 전통 무예’(인물과사상사)를 낸 최형국 씨(40·한국전통무예연구소장)는 개탄스럽다는 듯 말했다. 그는 20여 년 동안 조선 정조 때 정리된 무예 24기와 전통 맨손 무술인 택견을 수련한 무예인이자 전통 무예사로 국내 1호 박사학위를 딴 ‘문무겸장’이다.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 수원시의 무예 전수관에서 만난 그는 작지만 단단한 체구에 날래 보였다. 무인다운 풍모 뒤에는 아르바이트로 점철됐던 대학 생활과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에만 5수를 했던 ‘흑역사’가 있었다. 2005년 봄은 그에게 유난히 잔인했다. 벌써 2년 동안 네 번 박사과정에서 낙방했다. 학사, 석사 과정에서 모두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이 역사학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건 무리였을까. 수원대 경영학과 94학번인 그는 같은 대학 석사과정에서 마케팅을 공부한 뒤 2003년부터 봄가을마다 각기 다른 대학의 경영, 관광, 체육 전공 대학원 박사과정에 차례로 지원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네 번째로 역사 전공에 지원했지만 관련 전공도, 같은 학교 출신도 아닌 그를 서울의 한 명문대는 받아주지 않았다. ‘이제 그만하라는 뜻인가. 내가 공부를 하겠다는데 세상은 왜 기회를 주지 않나.’ 근본적인 회의가 밀려왔다. 생계도 문제였다. 당시 10년 동안 무예를 수련했지만 무예를 전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선배는 드물었다. ‘전통 무예는 굶어 죽기 딱 좋은 일’이라는 이도 있었다. 무예를 시범하는 행사 아르바이트를 뛰면 갑옷이나 칼 등 무구를 유지할 돈을 제하고 5만 원 정도 남았다. ‘그래도 나는 내 몸 하나만 챙기면 되니 한 달 생활비 25만 원이면 살 수 있다.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다.’ 전통 무예를 수련한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최 씨는 대학 1학년 때 ‘탈패’ 동아리에 가입해 호남 동쪽 지역 농악 가락의 하나인 필봉 가락을 치고, 서울 송파산대놀이의 취바리를 연기했다. 탈춤을 추다가 한복 바지저고리를 입은 채 수업에 들어가고, 여름에는 짚신을 신는 괴짜 학생이었다. 선배 손에 이끌려 전통 무예 동아리 ‘경당’을 만난 뒤로는 학교에 칼을 들고 돌아다니는 기행이 하나 추가됐다. 그는 진검을 처음 들어봤을 때의 그 무게감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환도를 사려면 60만 원이 필요했다. 쌀 배달 아르바이트가 일당이 셌다. 쌀포대를 지고 연립주택 4층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젊은 허리도 휘청휘청했다. 또 새벽에 벼룩신문을 돌리면 3만5000원을 벌었다. 에버랜드에서 풍물을 치면 조금 더 벌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산 106cm짜리 칼에 검명을 새겼다. ‘청도(靑刀)’였다. 평범한 농민의 자식으로 태어나 도시로 유학온 그에게 ‘내핍 경제’는 익숙했다. 군대에 다녀와서는 한동안 자기 방 없이 살았다. 방값을 아끼기 위해 친구들 3명과 함께 방을 쓰거나 그마저도 마땅찮을 때는 한동안 학교 내 자치 공간에서 몰래 잤다. 어떤 겨울에는 후배에게 ‘이 겨울만 나겠다. 나를 멀리하지 말라’며 석 달을 얹혀 지냈다. 어찌어찌 대학을 졸업하고 2001년 경영학 석사과정에 입학했지만 생계와 무예, 공부 사이의 갈등은 계속됐다.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조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때였다. 학부 시절인 1999년 경기 수원 화성에서 열린 ‘정조시대 전통무예전’이라는 행사에서 무예 24기 공연을 연출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무예로 먹고살아 보자. 근처에는 마침 수원 화성이 있지 않은가. 내가 수련한 무예 24기는 화성을 지키던 장용영 군사들이 익혔던 것이다. 화성에 무예 24기라는 콘텐츠를 결합해 관광 자원으로 만들면 인기가 있지 않을까.’ 2002년 월드컵 경기 식전 행사를 그가 연출한 무예 24기 공연이 장식했다. 무예로 ‘전통무예를 활용한 관광마케팅 전략’이라는 석사 논문도 썼다. 그가 연출하는 화성 신풍루 앞 무예 시범은 2003년 주말 상설로, 2004년부터는 평일 상설로 확대됐다. 2003년에는 ‘365일 중 360일’을 승마장에서 말을 탔다. 마상무예를 복원하기 위해서였다. 태풍이 오던 날 말을 타러 나가자 관리인이 ‘미친 ×’이라며 “죽든 말든 내가 책임진다”는 각서를 쓰고 타라고 했다. “마상무예는 말의 역할이 60∼70%입니다. 무기를 들고 타니 보통 말은 놀라거나 자빠져 나가지요. 먼저 말을 순치해야 해요. 옛날에 말을 어떻게 훈련시켰나 사료를 찾아보니 달랑 한 줄 나와요. 그렇게 1년여 말을 타고 수련생들을 가르쳐 2004년 마상무예 오픈 시범을 했지요.” 대학원을 졸업했지만 본격적으로 무예 전수와 공연만 할 것인지, 아니면 박사과정에서 관련 공부를 더 할 것인지는 여전히 고민이었다. 체육학을 공부하려다가 ‘무예와 전쟁의 역사를 이해해야 무예를 가능한 한 올바른 형태로 복원할 수 있겠다’ 싶었다. 대학원에 계속 떨어지는 동안 무예서를 독학했다. 한학을 익힌 수원의 선생들에게 모르는 부분을 한 줄 한 줄 물었다. ‘5수생’인 그를 받아준 곳은 중앙대 역사학과다. “막상 합격하니 좋기는 한데 더 두렵더군요. 전공 수업을 듣는데 혼자 공부했다고는 하지만 제가 역사에 완전히 깡통이잖아요. 학사 석사에서 역사를 공부한 이들을 따라가기에는 턱도 없었죠.” 그때부터 ‘논문을 씹어 먹듯이’ 공부만 했다. 하루에 무예, 군사, 역사 관련 논문 4, 5편을 읽었다. “1970년대 쓰인 논문은 토씨만 빼고 다 한자예요. 단어도 되게 어려워요. ‘포폄(褒貶·옳고 그름, 선악을 판단해 결정함)’이라는 단어를 공부하면서 처음 봤죠. 자전의 설명이 무슨 뜻인지 몰라 국어사전을 또 보기도 했어요. 박사 7년은 정말 ‘암흑기’였죠. 하하.” 2011년 가을 박사 논문 ‘조선 후기 기병의 마상무예 연구’가 통과됐다. 시기별로 달라지는 마상무예와 정치 사회에 대한 것이다.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실전성이 강조돼 둥근 표적을 쏘던 기사(騎射)가 짚 인형을 쏘는 것으로 바뀌죠. 또 전투마가 대량으로 필요해지니 말 관련 의학서가 나오고 마의(馬醫)가 군영에 배치되는가 하면 좋은 말을 청나라에서 수입해 왔죠.” 전통 무예를 전공한 역사학 박사는 최 씨 뒤로도 찾아보기가 극히 힘들다.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오래전 지방 풍물패 전수장에서 만났던 여성과 결혼도 했다. 화성 행궁에서 올린 결혼식에서는 무예 24기 시범단이 칼과 창을 휘두르며 축하 시범을 했다. 시범단은 수원화성운영재단, 수원문화재단 소속을 전전하다가 지난해 수원시립으로 전환되면서 생활도 안정됐다. “조선이 무예를 천시했다는 건 일제 식민사관의 핵심코드로, 잘못된 인식입니다. 양반 자체가 문반과 무반을 가리키는 말이잖아요. 지금까지는 정치사와 문인 위주로 연구되면서 무예와 무인에 대한 연구는 소홀했어요. 전통문화를 균형 있게 이해하려면 무인의 역사에 주목해야 합니다.” 최 씨는 역사와 무예에 관해 ‘조선 무사’를 비롯해 6권의 책을 냈다. 공저를 더하면 9권이다. 사극과 영화 각각 서너 편, 다큐멘터리 10편 이상에 무예, 군사 분야에 대해 조언했다. 올 초 세워진 해군사관학교의 이순신 장군 동상의 갑옷과 무기에 대해 조언했고, 경남 통영에 새로 세워지는 장군 동상도 고증할 예정이다. 그에 따르면 드라마에서는 태조 이성계가 날이 곧은 환도를 쓰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날이 곧은 환도는 삼국시대에 쓰였고, 조선시대에는 곡선으로 휜 환도가 사용됐다. 사극에 나오는 무기와 무예는 왜 오류가 많을까. “제작진에 조언하면 그때는 알았다고들 해요. 한데 그게 실제 소도구 담당에게는 전달이 안 돼요. 그러다가 막상 ‘쪽대본’과 촬영시간에 쫓기면 ‘그냥 그것 가지고 찍어’라고 하지요. 그러다 보니 고려 갑옷을 조선 중기 무인들이 입는 이른바 ‘갑옷 돌려쓰기’가 벌어지는 거지요.” 최 씨는 조선왕조실록 기존 번역본도 무예에 관한 오역이 적지 않다고 한다. “편곤(鞭棍)으로 짚 인형을 때리는 무예를 편추(鞭芻)라고 해요. 편곤은 도리깨와 비슷한 무기인데 ‘채찍 편’자만 보고, 이를 ‘채찍으로 짚 인형을 때리는 무예’라고 번역했습니다. 안타깝죠.” 그는 우리 전통 무예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가 크다고 했다. 전통 무예는 ‘우리 방식으로 몸을 이해하는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는 국궁(國弓)에서 쓰이는 ‘발이부중(發而不中)이면 반구저기(反求諸己)’라는 말을 예로 들었다. 활을 쏘아서 맞히지 못했으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뜻이다. 남 탓 하지 말고 자신의 내면을 더 갖추라는 얘기다. “전통 무예는 자신의 마음을 닦는 인격 완성의 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소위 ‘신체에 대한 군사화’가 이뤄집니다. 학교에서 5무도라고 해서 사격 유도 검도 총검술 등 군사체육을 가르쳤지요. 그렇게 왜곡된 무예는 요즘에는 서양식 체육이 대체해 ‘경쟁을 통한 선의의 리더십’을 가르치지요.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우리 전통의 몸에 대한 인식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합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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