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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6일 기준으로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는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에 이르게 된 과정을 긴박하게 묘사해 당시 어두운 터널을 직접 경험한 30, 40대 관객들의 기억을 끌어내며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는 극적 재미를 위해 사실과 다르게 묘사된 장면도 많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지만 아직까지 평가가 엇갈리는, 비교적 최근의 사건인 만큼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도 있다. 국회 국정조사 회의록, 관계자들이 남긴 저서와 언론 보도 등을 참고하고 당시 의사결정에 관여했던 인물들을 인터뷰해 6가지 의문점을 정리했다.[의문 1] 한시현 팀장, 윤정학, 갑수는 실존 인물일까? 영화는 주인공 3명의 동선을 대비하며 극적 효과를 높인다. 한국은행의 한시현 통화정책팀장(김혜수)은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종합금융회사에 다니던 윤정학(유아인)은 위기를 기회로 보고 투자자를 모아 ‘한판’을 벌인다. 공장을 운영하는 갑수(허준호)는 납품 대금으로 백화점 어음을 받지만 백화점이 부도가 나면서 절망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 3명은 실존 인물이 아니다. 특히 한은 통화정책팀장은 존재하지도 않는 직책이다. 윤정학도 실존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 금융계에도 남다른 통찰력으로 경기 흐름을 읽어낸 사람이 있었다. 국내 최초의 뮤추얼 펀드 ‘박현주 1호’로 성공 신화를 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투기적 성향을 보인 윤정학과는 다르지만 모두가 공포에 질려 있을 때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투자의 흐름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갑수는 실존이기도 하고 가상이기도 한 인물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인 이듬해인 1998년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8569명으로 1997년(6022명)보다 30% 이상 급증했다. 평범한 가장이자 중산층이었던 갑수의 절망은 당시 우리 사회가 겪었던 고통을 대변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정부 관료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과 일대일로 연결되지만 인물에 대한 묘사는 상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재벌과 결탁한 부패 관료로 그려지는 재정국 차관(조우진)은 재정경제원 차관을 염두에 둔 설정이지만 강만수 당시 차관의 실제 행적과는 관계가 없다. 과거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와 김인호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도 이름 없이 직함만으로 영화 속에 등장한다.[의문 2] 재정국(재정경제원) 관료가 IMF 구제금융으로 상황을 몰고 간 것일까? 영화에서 재정국은 대기업에 유리하게 한국 경제를 개편하기 위해 IMF 구제금융을 받도록 상황을 몰고 간다. 반면 한시현을 비롯한 한은 직원들은 이를 막으려 애쓴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당시 국회 국정감사 회의록을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도대체 경제가 어찌 되어 가는 거요?”라고 묻자 이 총재가 “‘김인호 경제수석에게 IMF로 가는 것 외에 국가 부도를 막을 방법이 있느냐’고 강하게 하문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한은이 IMF 구제금융을 불가피하게 봤고, 강경식 당시 부총리는 정치적 부담을 우려해 되도록 IMF행을 피하려 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영화는 한은 직원들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거나 일본 정부에서 달러를 빌려오는 등 대안을 냈는데도 재정국이 이를 가로막은 것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이는 재경원 공무원들의 아이디어였다. 이런 대안을 검토했지만 당시 한국 상황으로선 성사시키기 힘든 카드였다. 당시에는 오히려 ‘왜 IMF에 좀 더 빨리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았나’가 쟁점이었다. 정부가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지 못했고, 시간에 쫓긴 IMF와의 협상 결과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의문 3] 정책 결정권자들은 정말 ‘국가 부도’ 직전까지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을까? 영화에서는 한시현이 한은 총재에게 수차례 보고서를 올리지만 무시당한다. 재정국 차관도 사태가 악화될 때까지 한시현의 말을 믿지 않는다. 이는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한국은 1997년 1월 한보철강이 부도를 낸 뒤 3월 진로그룹 부도 위기, 9월 말 기아그룹 화의 신청이 이어지며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었다. 여기에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이 차례로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현실화하고 있었다. 1997년 7월에는 재경원에서 통화 위기를 우려하는 ‘밧화와 기아―상이한 문제인가’라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태국 통화인 밧화 폭락과 부도 위기에 몰렸던 기아자동차가 서로 연결된 문제임을 부각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통화 위기가 어느 정도 심각하게 나타날 것인가는 우리 정부와 기업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불안감이 높아지자 강 전 부총리는 당시 미국과 유럽을 돌면서 ‘한국 경제 설명회’를 열 정도였다. 한국 경제는 ‘펀더멘털(기초)’이 튼튼하니 안심하고 투자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부총리가 직접 홍보에 나서야 할 정도로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컸다. 그때 정부는 국회에서 금융개혁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금융개혁으로 경제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다만 정권 말 레임덕과 야당의 반대로 개혁은 지연됐고 정부는 단기 대응에도 실패했다.[의문 4] 정부는 IMF 구제금융 신청 사실을 숨겨 국민들이 피해를 보도록 방치했을까? 영화는 재정국 관료들이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는 사실을 끝까지 숨겨 국민들의 피해를 키우고, 재벌들에게는 뒤로 이 사실을 알려 이득을 챙기도록 했다는 음모론을 내세운다. 특히 교체된 신임 대통령경제수석은 IMF 구제금융 신청을 결정해 두고도 기자들 앞에서 당당히 “IMF로 가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한다. 정부가 구제금융 신청 여부를 놓고 오락가락한 것은 사실이다. 구제금융 신청을 사실상 확정하고 발표를 하기 직전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제수석과 부총리를 전격 교체하면서 혼선은 더욱 커졌다. 새로 임명된 임창열 당시 부총리가 강 전 부총리가 발표할 예정이었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임명 당일인 11월 19일 발표하면서도 ‘IMF로 간다’는 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이 대목은 이후 국회 국정감사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며 두고두고 논란이 된다. 김 전 대통령과 강 전 부총리는 임 전 부총리에게 IMF 관련 결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 전 부총리는 국감에서 “IMF와 협의 중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미 구제금융 신청이 결정됐다는 점은 인수인계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누구의 말이 옳든, 당시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리더십 공백기’였던 점만은 분명하다. [의문 5] 미국은 정말 IMF를 막후에서 조종하고 있었을까? 영화에서는 IMF와의 협상 도중 같은 호텔에 미국 재무부 차관이 묵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시현이 IMF 측에 “왜 미국 재무부 차관이 이 호텔에 와 있느냐”고 호통 친다. 미국의 지시대로 협상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지 따져 묻는 장면이다. 외환위기의 배경에 한국 경제를 집어삼키기 위한 미국과 거대 투기 자본이 있었다는 음모가 드러나며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실제 영화가 참고했을 만한 순간이 있었다. 당시 재경원 제2차관으로 협상팀 수석을 맡았던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IMF로 가게 된 과정과 협상 막전막후를 상세히 기록한 ‘외환위기 징비록’에서 “당시 미국 재무부의 데이비드 립턴 차관이 IMF 협상팀과 같은 힐튼호텔에 묵으며 협상팀을 만나는 장면이 한국 협상단에 목격됐다”고 썼다. 그는 “이후 그와의 대화를 통해 자본시장 개방 등 IMF의 조건이 실은 미국의 주장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IMF의 가혹한 요구 조건에는 경제 개방은 늦추면서 공격적인 수출 정책을 펼치는 한국을 탐탁지 않아 하던 미국의 입김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미국의 음모로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IMF는 각 국가가 출자한 지분에 따라 의사결정권을 갖는 국제 금융기구다. 미국의 지분이 17% 안팎으로 가장 높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인 미국이 협상에 관여하는 것은 당연한 면이 있다. 미국이 일부러 배후에 숨은 것도 아니었다. 주요 협상 파트너였던 스탠리 피셔 당시 IMF 부총재부터 미국 측 인사였고, 티머시 가이트너 당시 미국 재무부 차관보 등 미국 측 인사는 구제금융 신청 전부터 한국을 드나들고 있었다. 미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IMF의 무리한 요구로 한국 경제가 과도한 부담을 진 측면이 있지만 모든 것을 음모로만 볼 수는 없다.[의문 6] 현재 경제 상황은 1997년 외환위기를 우려해야 할 정도일까? 영화는 21년 뒤인 현재 한국을 조명한다. 1500조 원 규모로 불어난 가계대출이 위기의 도화선이 될 거라는 경고를 담았다. 실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 중 하나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 도산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정책 결정권자의 무능, 정치적 리더십의 실종,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 등 영화에 담긴 위기의 원인은 충분히 반면교사로 삼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의 가계부채가 1997년과 같은 위기로 직접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 등 서민들의 가계 소득이 악화하는 것이 문제”라며 외환위기와 지금 경제 상황은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위기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금융사 직원 윤정학(유아인)은 국가 부도 상황을 이용해 일확천금을 거두려 한다.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 갑수(허준호)는 아무것도 모른 채 위기에 휩쓸린다. 이 영화에는 당시 구제금융 협상에 참여한 당국자들을 연상시키는 인물들이 나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가기까지의 막전막후를 실감나게 묘사한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6일 기준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는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에 이르게 된 과정을 긴박하게 묘사해 당시 어두운 터널을 직접 경험한 30, 40대 관객들의 기억을 끌어내며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는 극적 재미를 위해 사실과 다르게 묘사된 장면도 많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지만 아직까지 평가가 엇갈리는, 비교적 최근의 사건인 만큼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도 있다. 국회 국정조사 회의록, 관계자들이 남긴 저서와 언론 보도 등을 참고하고 당시 의사결정에 관여했던 인물들을 인터뷰해 6가지 의문점을 정리했다. #의문 1. 한시현 팀장, 윤정학, 갑수는 실존 인물일까? 영화는 주인공 3명의 동선을 대비하며 극적 효과를 높인다. 한국은행의 한시현 통화정책팀장(김혜수)은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종합금융회사에 다니던 윤정학(유아인)은 위기를 기회로 보고 투자자를 모아 ‘한판’을 벌인다. 공장을 운영하는 갑수(허준호)는 납품 대금으로 백화점 어음을 받지만 백화점이 부도가 나면서 절망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 3명은 실존 인물이 아니다. 특히 한은 통화정책팀장은 존재하지도 않는 직책이다. 윤정학도 실존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 금융계에는 경기 흐름을 절묘하게 읽은 인물들이 여럿 있었다. ‘한국 경제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대성공을 거둔 ‘바이코리아 펀드’의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나 국내 최초의 뮤추얼 펀드 ‘박현주 1호’로 성공신화를 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갑수는 실존이기도 하고 가상이기도 한 인물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인 이듬해인 1998년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8569명으로 1997년(6022명)보다 30% 이상 급증했다. 평범한 가장이자 중산층이었던 갑수의 절망은 당시 우리 사회가 겪었던 고통을 대변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정부 관료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과 일대일로 연결되지만 인물에 대한 묘사는 상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재벌과 결탁한 부패 관료로 그려지는 재정국 차관(조우진)은 강만수 당시 재경원 차관으로 추정된다. 이경식 총재와 김인호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도 이름 없이 직함만으로 영화 속에 등장한다. #의문 2. 재정국(재정경제원) 관료가 IMF 구제금융으로 상황을 몰고 간 것일까? 영화에서 재정국은 대기업에 유리하게 한국 경제를 개편하기 위해 IMF 구제금융을 받도록 상황을 몰고 간다. 반면 한시현을 비롯한 한은 직원들은 이를 막으려 애쓴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당시 국회 국정감사 회의록을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도대체 경제가 어찌 되어 가는 거요?”라고 묻자 이 총재가 “‘김인호 당시 경제수석에게 IMF로 가는 것 외에 국가부도를 막을 방법이 있느냐’고 강하게 하문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한은이 IMF 구제금융을 불가피하게 봤고, 강경식 당시 부총리는 정치적 부담을 우려해 되도록 IMF행을 피하려 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영화는 한은 직원들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거나 일본 정부에서 달러를 빌려오는 등 대안을 냈는데도 재정국이 이를 가로막은 것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이는 재경원 공무원들의 아이디어였다. 이런 대안을 검토했지만 당시 한국 상황으로선 성사시키기 힘든 카드였다. 당시에는 오히려 ‘왜 IMF에 좀더 빨리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았나’가 쟁점이었다. 정부가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지 못했고, 시간에 쫓긴 IMF와의 협상 결과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의문 3. 정책 결정권자들은 정말 ‘국가부도’ 직전까지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을까? 영화는 한시현이 한은 총재에게 수차례 보고서를 올리지만 무시당한다. 재정국 차관도 사태가 악화될 때까지 한시현의 말을 믿지 않는다. 이는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한국은 1997년 1월 한보철강이 부도를 낸 뒤 3월 진로그룹 부도 위기, 9월 말 기아그룹 화의 신청이 이어지며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었다. 여기에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이 차례로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현실화하고 있었다. 실제로 1997년 7월에는 재경원에서 ‘밧화와 기아-상이한 문제인가’라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통화위기가 어느 정도 심각하게 나타날 것인가는 우리 정부와 기업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불안감이 높아지자 강 전 부총리는 당시 미국과 유럽을 돌면서 ‘한국 경제 설명회’를 열 정도였다. 한국 경제는 ‘펀더멘털’(기초)이 튼튼하니 안심하고 투자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부총리가 직접 홍보에 나서야 할 정도로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불신이 컸다. 그 때 정부는 국회에서 금융개혁안을 통과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금융개혁으로 경제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다만 정권 말 레임덕과 야당의 반대로 개혁은 지연됐고 정부는 단기 대응에도 실패했다.#의문 4. 정부는 IMF 구제금융 신청 사실을 숨겨 국민들이 피해를 보도록 방치했을까? 영화는 재정국 관료들이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는 사실을 끝까지 숨겨 국민들의 피해를 키우고, 재벌들에게는 뒤로 이 사실을 알려 이득을 챙기도록 했다는 음모론을 내세운다. 특히 교체된 신임 대통령경제수석은 IMF 구제금융 신청을 결정해두고도 기자들 앞에서 당당히 “IMF로 가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한다. 정부가 구제금융 신청 여부를 놓고 오락가락한 것은 사실이다. 구제금융 신청을 사실상 확정하고 발표를 하기 직전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제수석과 부총리를 전격 교체하면서 혼선은 더욱 커졌다. 새로 임명된 임창열 당시 부총리가 강 전 부총리가 발표할 예정이었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임명 당일인 11월 19일 발표하면서도 ‘IMF로 간다’는 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이 대목은 이후 국회 국정감사와 법정공방으로 이어지며 두고두고 논란이 된다. 김 전 대통령과 강경식 전 부총리는 임 전 부총리에게 IMF 관련 결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 전 부총리는 국감에서 “IMF와 협의 중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미 구제금융 신청이 결정됐다는 점은 인수인계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누구의 말이 옳든, 당시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리더십 공백기’였던 점만은 분명하다. #의문 5. 미국은 정말 IMF를 막후에서 조종하고 있었을까? 영화에는 IMF와의 협상 도중 같은 호텔에 미국 재무부 차관이 묵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시현이 IMF 측에 “왜 미국 재무부 차관이 이 호텔에 와 있느냐”고 호통 친다. 미국의 지시대로 협상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지 따져 묻는 장면이다. 외환위기의 배경에 한국 경제를 집어삼키기 위한 미국과 거대 투기 자본이 있었다는 음모가 드러나며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실제 영화가 참고했을 만한 순간이 있었다. 당시 재경원 제2차관으로 협상팀 수석을 맡았던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IMF로 가게 된 과정과 협상 막전막후를 상세히 기록한 ‘외환위기 징비록’에서 “당시 미국 재무부의 데이비드 립튼 차관이 IMF 협상팀과 같은 힐튼 호텔에 묵으며 협상팀을 만나는 장면이 한국 협상단에 목격됐다”고 썼다. 그는 “이후 그와의 대화를 통해 자본시장 개방 등 IMF의 조건이 실은 미국의 주장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IMF의 가혹한 요구 조건에는 경제 개방은 늦추면서 공격적인 수출 정책을 펼치는 한국을 탐탁지 않아 하던 미국의 입김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미국의 음모로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IMF는 각 국가가 출자한 지분에 따라 의사결정권을 갖는 국제금융기구다. 미국의 지분이 17% 안팎으로 가장 높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인 미국이 협상에 관여하는 것은 당연한 면이 있다. 미국이 일부러 배후에 숨은 것도 아니었다. 주요 협상 파트너였던 스탠리 피셔 당시 IMF 부총재부터 미국 측 인사였고, 티머시 가이트너 당시 미국 재무부 차관보 등 미국 측 인사는 구제금융 신청 전부터 한국을 드나들고 있었다. 미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IMF의 무리한 요구로 한국 경제가 과도한 부담을 진 측면이 있지만 모든 것을 음모로만 볼 수는 없다. #의문 6. 현재 경제 상황은 1997년 외환위기를 우려해야 할 정도일까? 영화는 21년 뒤인 현재 한국을 조명한다. 1500조 원 규모로 불어난 가계대출이 위기의 도화선이 될 거라는 경고를 담았다. 실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 중 하나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 도산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정책 결정권자의 무능, 정치적 리더십의 실종,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 등 영화에 담긴 위기의 원인은 충분히 반면교사로 삼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의 가계부채가 1997년과 같은 위기로 직접 이어질 것으로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 등 서민들의 가계 소득이 악화하는 것이 문제”라며 외환위기와 지금 경제 상황은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이낙연 국무총리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정부 정책에 따른 리스크(위험)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5일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계에 치우친 정책으로 자영업자와 기업의 부담을 키운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리는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만찬에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은 가야 할 길이지만 한꺼번에 몰려오다 보니 상당수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어도, 또 상당수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도 인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부 정책을)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지에 대한 과제가 내년에 더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고,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4일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속도가 빨랐다. 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는 등 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지난 1년 동안 가장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는 가중된 것”이라며 “(관련 통계가) 조사 대상의 변화가 있어 현실을 더 잘 반영했다고는 하지만 문재인 정부로서는 소득분배 악화는 뼈아프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 가계동향조사에서 과거보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고 분배가 악화됐다는 통계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표본을 이전보다 늘려 저소득층이 더 많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소득분배의 원인을 두고 논란이 있지만 분배 악화는 근본적으로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총리는 “근로소득자의 가구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시장에서 배제된 실업자, 고령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밝은 것은 지켜나가되 어두운 쪽에는 빨리 온기를 집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는 “내년에는 우리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자는 국민적 합의와 정부의 노력이 합치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동계와 문재인 정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노동자를 중시하는 사회로 가야 하지만 불법까지 눈감자고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노동계도 그 점은 이해해주길 바란다. 이해가 점점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 등 민감한 정책을 두고 노동계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정부 내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는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며 “한국판 노동혁신”이자 “해야 하는 일”로 묘사했다. “이제껏 기업들은 (지역을) 떠나고, 노동자들은 불만이고, 악순환이 있었는데 이를 끊어줘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해 그는 “우리가 대외 의존도가 큰 나라인데 대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두 지도자가 특별한 결단을 하지 않는 한 지난 몇 개월 상태가 지속되거나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이 총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그 어느 쪽의 사인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원래 시기가 구체적으로 못 박힌 합의는 없었고, 되도록 연내에 하겠다는 양해가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측에도 비공식적으로 (한국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며 “생각할수록 미리 점검할 일이 많아 큰 그림이 그려진 뒤 수면 위에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탄력근로제의 운용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업종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은 (주 52시간의) 큰 틀을 건드리는 게 아니다”며 “노동계도 대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경직된 주 52시간 근무제로 생산 주체인 기업의 활동이 얼어붙고 있다고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민간 전문가들은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지 않고 정부 힘만으로는 위기 수준으로 추락하는 각종 경제지표를 되살리기 어렵다고 지적해왔다. 이어 그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 대해 “속도가 빨랐다. 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지불능력, 시장수용성 등을 감안해 내년 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다. 또 “대통령께 격주 보고 정례화를 요청하겠다”며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는) 내년 하반기 정도부터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보유세 부담이 낮은 만큼 보유세를 단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홍 후보자를 ‘바지사장’ ‘예스맨’이라고 표현하며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이 ‘히든 원톱’ 아니냐고 지적하자 강한 어조로 “그런 평가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령탑의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뜨거운 감자’ 가업상속세 완화 거론 이날 홍 후보자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경제 활력 회복에 두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 정책 중에서 가업상속세 완화와 서비스산업발전법 추진 등 현 정부에서 논의가 부진했던 ‘뜨거운 감자’를 들고나왔다. 홍 후보자는 “가업상속세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 긴밀히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상속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기업 오너들이 가업을 상속하려 해도 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경영권을 넘기면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어 홍 후보자는 2012년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시절 자신이 주도했던 서비스산업발전법에 대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게 시급한 만큼 강력하게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풀을 도입하기 위해 택시업계를 설득하고 침체된 건설 경기를 부양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노동계에 대해서는 “민노총이 노동자의 이익을 확보하는 건 이해하지만 노사정과 같이 협의하는 대승적 관점을 가져 달라”면서 “폭력은 있어선 안 된다”며 최근 민노총의 유성기업 폭행 사건을 에둘러 비판했다.○ 임대주택사업자 의무등록 검토 홍 후보자는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결정 과정을 이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폭을 결정하지 말고 ‘구간설정위원회’를 따로 둬 경제지표와 자영업자의 지불 능력 등을 고려해 인상 폭을 정하라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주택 공급이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면서도 단계적으로 부동산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도세에 대해서는 “취임 뒤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의 탈세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는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제도에 대해선 “1, 2년의 시간을 두고 임대주택사업자 의무등록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주택임대사업자의 등록을 민간 자율에 맡기고 있다. 임대업자 등록을 의무화하면 집주인이 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릴 수 없게 되고, 등록 전 미리 임대료를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홍 후보자의 발언은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임대사업자 의무등록을 추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 정부서 접었던 고교 무상교육에 가속도 고교 무상교육에 대해선 “한 번에 실시하긴 어렵고 내년 3학년 2학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박근혜 정부 때도 추진했지만 재원 문제로 보류됐다. 이미 저소득층 상당수가 무상으로 교육받는 상황에서 일률적인 무상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고교 무상교육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고 올 10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내년 2학기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홍 후보자는 “재정 부담은 없다”며 무상교육 기조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기 경제팀은 현재 한국 경제에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에만 신경 쓰고 정책을 펼치면 된다”며 “기업을 위한 정책을 펼 때에는 노사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노조에 충분히 설명해 추진력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이새샘 / 최고야 기자}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 83세까지 살 것이라고 통계청이 전망했다. 폐렴으로 사망할 위험도는 10년 전의 3.3배 수준으로 높아져 미세먼지가 한국인의 삶을 본격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3일 내놓은 ‘2017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남녀 전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전년보다 0.3년 늘어난 82.7년이었다. 지난해 출생한 여자아이의 기대수명은 2016년보다 0.3년 늘어난 85.7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길었다. 같은 기간 남자아이의 기대수명은 0.4년 늘어난 79.7년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5위였다. 지난해 출생아가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의 경우 59.6%에 그친 반면 여자는 79.6%에 이르렀다. 지난해 태어난 여자아이들이 10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3.7%로 남자(1.1%)의 3배 이상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녀의 기대수명 격차는 6년으로 전년보다 0.1년 줄었지만 여전히 여성의 수명이 확연하게 긴 셈이다. ▼ 노인질환 폐렴 사망 확률 10년새 3배로 ▼연령대별로 앞으로 남은 수명(기대여명)은 지난해 기준 40세 남성은 40.7년이고 같은 나이의 여자는 46.5년이었다. 60세 남자는 향후 22.8년 더 살고 여자는 27.4년 더 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출생아가 향후 폐렴으로 사망할 확률은 8.9%로 10년 전인 2007년(2.7%)의 3.3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대표적 노인 질환인 폐렴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늘어난 데다 미세먼지의 영향이 사망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될 개연성이 있다.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21%로 전체 질병 사망 원인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 출생아는 대장암 사망 확률이 2.6%로 간암 사망률(2.4%)을 처음 넘어섰다. 육식이 늘어나는 등 식습관이 서구화하는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2016년 출생아의 대장암과 간암 사망 확률은 2.6%로 비슷했다. 지역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서울(84.1년)과 경기(83.1년) 지역이 긴 반면 충북과 경남은 81.9년으로 짧은 편이었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미국과 중국이 1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상대국 수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는 ‘조건부 휴전’에 돌입하면서 정부와 산업계는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합의로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되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했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번 유예 조치로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미국이 현재 10% 수준인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내년부터 25%로 인상하면 한국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중국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으면 한국의 대(對)중국 중간재 수출과 중국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에 도미노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도 미중 양국 간 갈등이 빠른 시일 내에 완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양국이 강제적인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비관세장벽 등에 대해 협상하기로 한 것을 보면 ‘중국제조2025’(2025년까지 중국 첨단기술 제조업을 세계 선두에 올리겠다는 계획)를 경계하는 미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양국 간의 긴장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주요 20개국(G20) 합의문에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것은 세계 통상질서를 미국에 유리하게 개편하고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과 양자 협상을 통해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WTO 개혁 논의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중 수출 의존도를 더 낮추고 시장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2일 “시장에서 제기되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 후보자는 4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날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은 가야 할 방향”이라면서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속도 조절’의 방법과 관련해서는 “최저임금은 법률에 효력 발생 시기가 다음 연도 1월 1일로 명시돼 있어 적용 유예가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 대신 “현행법상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근거 조항이 있음에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매년 부결됐다”며 “차등 적용의 가능성에 대해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올 들어 취업자 증가폭이 대폭 둔화한 것과 관련해서는 “인구구조 변화, 경기 요인, 정책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의도의 정책도 속도와 어려운 경제 여건 등이 맞물려 단기적으로 일부 취약계층 고용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대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점을 인정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자는 또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고용 등 부진한 지표와 소비와 수출 등 견조한 지표들이 혼재돼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성장세가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경제부총리의 핵심 과제로 “우리 경제의 역동성과 포용성을 극대화해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이를 위해 “일자리, 혁신성장, 양극화 등 꼭 필요한 분야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재정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지난해 광업과 제조업 분야 종사자 수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광업·제조업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제조업 분야 종사자 수는 296만8000명으로 전년(296만9000명)보다 1000명 감소했다. 이는 올 7, 8월 직원 수가 10인 이상인 광업 및 제조업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광업과 제조업 종사자 수가 줄어든 것은 고용을 많이 하는 조선업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친 데다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채용 규모를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야별로는 조선업 종사자가 지난해 대비 2만1000명 감소한 14만3000명으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섬유, 의복·모피 분야 종사자도 5만 명씩 감소했다. 금속가공 분야에서도 직원 수가 4000명가량 감소했다. 이와 달리 식료품 관련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 수는 5만 명가량 늘어 대조를 이뤘다. 기계·장비 분야 종사자도 2만 명 가까이 늘었다. 조선, 의복·모피, 섬유산업 등 일자리가 쪼그라든 업종에서는 기업 수도 감소했다. 조선업 분야의 기업 수는 2016년 1589개에서 지난해 1420개로 줄었다. 의복·모피업의 지난해 기업 수는 2292개로 2016년보다 129개 줄었다. 반면 기계·장비, 식료품 등에서 사업체 수가 늘어 총 사업체 수는 전년 대비 664곳 늘어난 6만9790개였다. 일하는 사람 수가 줄어든 것과 달리 지난해 광업과 제조업 분야 전체 출하액은 1516조4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0조 원가량 늘었다. 이 같은 출하액 증가 폭은 2011년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반도체 분야에서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자, 석유정제 분야의 출하액이 늘어난 반면 조선, 자동차 분야는 출하액이 감소했다. 석유정제산업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출하액이 전년 대비 26.6% 늘어난 107조8000억 원이었다. 전자산업의 출하액도 전년 대비 14.6% 증가한 264조 원이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내년도 수출 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26일 내놓은 ‘경제산업전망’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지속되면서 내년도 수출 증가율은 3.7%, 경제성장률은 2.6%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6.4% 증가하고 성장률은 2.7%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13대 주력산업 중 반도체, 2차전지 등 일부 정보기술(IT) 업종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은 내년에 생산, 투자, 수출 등 전 분야에서 부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출의 경우 자동차와 석유화학이 각각 0.2%,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반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신흥시장 수요가 감소하는 데다 유가 하락이 석유화학 업종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반도체와 2차전지는 10%에 육박하는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수요 증가, 국내 기술력 우위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올해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이 21%를 넘기는 등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점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규모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계속해서 감소세”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체감경기가 악화되면서 내년 소비 증가율이 2.6%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내년에 1.9% 증가해 올해보다는 여건이 개선되겠지만 건설투자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줄면서 3%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우리나라의 무역액이 역대 최단 기간에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 호황이 계속된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출도 호조세를 보인 덕분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수출과 수입을 합한 우리나라 무역액은 16일 오후 1시 24분 연간 누계 기준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조 달러를 달성한 시점(12월 14일)보다 약 한 달 빠른 기록으로 무역통계 작성을 시작한 1956년 이래 최단 기간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해 2014년까지 4년 연속 ‘1조 클럽’에 들었다가 2015, 2016년에는 이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산업부는 올해 총무역액이 1조1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무역액 기록(2014년 1조982억 달러)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최단 기간에 무역액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반도체(36.2%), 석유화학(15.0%), 일반기계(12.6%) 수출이 크게 증가한 힘이 컸다. 전기차, 첨단신소재, 바이오헬스, 차세대 반도체 등 신산업 품목 수출도 전체 수출 증가율(6.4%)의 2배에 가까운 12.0%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10대 주요 수출지역 가운데 중동을 제외한 9개 지역에 대한 수출이 모두 증가해 지역별로 고르게 수출이 늘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수출액이 전체 수출의 38.4%를 차지하는 ‘쏠림 현상’을 우려하며 수출 품목을 다변화해야 ‘1조 클럽’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강신욱 통계청장(사진)이 18일 “올해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총인구 감소 시점도 2028년보다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 청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출산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해 총인구 감소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며 “장래인구 예측 모형을 개선해 내년 3월 장래인구 특별추계를 통해 당겨진 정점 시점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로,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후 사상 최저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은 2016년 기준 1.68명이다. 통계청은 2016년 장래인구 추계에서 한국의 총인구 감소 시점을 2032년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출산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자 강 청장은 총인구 감소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관측한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소득불평등 전문가인 강 청장은 “소득분배 문제는 한국의 경제 구조적 측면에서 장기적 변화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소득분배가 빠르게 악화된 원인으로 노동시장 불평등 확대와 인구 고령화를 꼽았다. 정규직-비정규직, 자영업자-임금근로자 간 소득 격차가 커지고 가구주 고령화로 노인가구주 비중이 커지면서 소득불평등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1, 2인가구 비중이 커지면서 근로 연령대와 근로 연령대가 아닌 가구원이 같이 사는 비중이 줄어든 것도 소득분배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강 청장은 덧붙였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정부가 주유소 기름값에 붙는 유류세를 인하한 지 2주일이 채 안 됐지만 국제유가까지 떨어지면서 전국 주유소 10곳 중 7곳에서 기름값이 유류세 인하분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류세 인하 12일 차인 17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L당 1556.8원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유류세 인하 시행(6일) 직전인 5일의 1690.3원 대비 133.5원 떨어진 것이다.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가 123원 인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류세 인하분보다 기름값이 더 많이 내린 것이다. 전국 주유소 중 휘발유 가격을 유류세 인하분보다 더 내린 주유소는 17일 현재 7665곳으로 전체의 67.1%를 차지했다. 다만 가격 할인을 전혀 하지 않은 주유소도 전체의 1.5%인 17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휘발유를 기준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제주도의 인하 폭이 169.4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이 149.6원, 인천이 142원으로 뒤를 이었다. 석유제품 판매량이 많은 서울, 경기지역의 인하 폭은 각각 134.9원, 137.2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경유 평균 판매가 역시 5일 1495.8원 대비 87.7원이 인하된 1408.1원으로, 유류세 인하분 87원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가격 할인을 하지 않고 있는 주유소는 대부분 지방 읍면에 있어 재고 물량이 소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류세 인하분뿐 아니라 유가 하락분도 반영되도록 가격 인하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게 되고, 기존 비행금지구역에 드론 전용 비행구역이 신설된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신산업 현장애로 규제혁신 방안’을 확정했다. 올해 1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발표됐던 개선과제 89건에 이어 추가로 추진할 규제 개선과제 82건이 담겼다. 정부는 우선 수소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인 수소충전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도록 수소충전소 입지 규제를 완화하고 다양한 유형의 충전소를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일반주거, 공업지역에만 허용된 수소충전소를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또 개발제한구역 내 버스차고지나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에 수소충전소를 병행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와 함께 면적 3000m²를 초과하는 대형 수소충전소도 도시계획 결정 절차 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수소충전소에서 운전자가 ‘셀프 충전’을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총리는 “수소차는 가격이 비싸고 충전 인프라 설치를 가로막는 규제가 많아 보급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며 “충전소 설치를 확대하도록 관련 규제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드론 업체들이 근거리에서 비행시험을 할 수 있도록 전용 비행구역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3월부터는 초경량 교육용 드론 등 저위험 드론은 비행금지구역에서도 비행 승인 없이 날릴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 도심 내 비행 승인이 불필요한 고도 범위를 확대해 고층 건물 주변 드론 비행이 편리해지도록 하기로 했다. 신서비스, 에너지신산업, 신의료기기 등 신산업 활성화와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규제 개선안도 발표됐다. 사물인터넷(IoT) 전기계량기에 대한 형식승인 기술기준을 마련하고 3D 프린팅 의료기기 제조업체가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와 3D 프린팅 사업신고를 둘 다 갖춰야 하는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올해 들어 9월까지 걷힌 세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조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와 소득세를 중심으로 세수가 급증했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세 수입은 233조7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조60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 세수 대비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세수진도율은 1년 전보다 4.7%포인트 상승한 87.2%로 나타났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는 9월까지 65조1000억 원 걷혔다. 전년 대비 11조2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법인세 세수진도율은 103.3%다. 이미 연간 목표액을 초과 달성한 것이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기업이 법인세를 미리 납부하는 중간예납분이 늘었기 때문이다. 소득세 수입은 9월까지 63조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조2000억 원 증가했다. 명목임금 상승으로 인해 근로소득세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1∼9월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14조 원 흑자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수지를 제외하고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건전성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7조3000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 호조 및 세수 증가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고용 상황이 예상에 비해 미흡하고, 미중 통상분쟁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며 “혁신성장 및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 지원을 위한 적극적 재정기조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파격적인 규제개혁이 중요하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기업 애로 해결에 끝장 본다는 자세로 임하겠다.”(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대한상의에서 박용만 회장을 비롯한 대한상의 회장단을 만났다. 9월 취임한 성 장관이 경제계 인사들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등 대한·서울상의 회장단 15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성 장관에게 “혁신에 기반한 질적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제조업 부흥정책이나 중국의 제조업 2025 같은 산업발전 전략을 만들고 함께 협업해 나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규제개혁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역대 정부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장에서는 규제개혁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생명과 안전 같은 필수 규제를 제외한 다른 규제들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폐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이에 “투자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서포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 하겠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제조업은 중국의 추격과 양적 성장전략의 한계로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고 경쟁력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활력 회복과 혁신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회장단은 이날 정부에 △수출 편중화 개선 △제조업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개혁 △노동 부문 현장애로 해소 △기업경쟁력을 고려한 에너지정책 추진 △대(對)이란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지원 등을 건의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수출이 반도체 업종 대기업에 편중돼 있고, 조선과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제조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동 정책에선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소가 서로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가운데 장기적인 에너지전환을 추진할 것을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이날 성 장관의 전향적인 발언에 대해 “정부가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런 인식이 산업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부처에 확산돼 규제 개혁,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자동차 부품업체, 조선 기자재 업체 등 주요 산업현장을 방문해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한상의를 시작으로 경제단체를 연이어 방문해 산업계 의견을 적극 청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황태호 기자}

8일 오전 전북 군산 산업단지에 위치한 수상태양광발전소. 바다 바로 옆 37만2181m²의 거대한 유수지(홍수 시 바닷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저수지) 위는 푸른색 태양광 패널로 빼곡하게 덮여 있었다. 발전용량 18.7MW(메가와트)로 연간 745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발전소다. 올해 7월 431억 원을 들여 완공한 이곳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해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가지며 유명해졌다. 유수지 양옆으로는 풍력발전을 위한 거대한 터빈 수십 기가 설치돼 있다. 군산 수상태양광발전소는 새만금 전체 면적(409km²)의 9.36%에 해당하는 38.66km² 부지에 풍력, 태양광 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만들겠다는 ‘새만금 비전’의 모델이 됐다.○ 인허가 규제, 여전히 복잡하게 운영 아침부터 비가 내린 흐린 날씨인 탓에 이날 낮 12시 반경 발전량은 520W(와트), 이용률은 0.8%에 불과했다. 태양광은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차이나는데, 보통 태양광발전소의 발전 효율은 총 발전 용량의 10∼15%이다. 군산 발전소는 산단 유수지에 처음 설치된 수상태양광 시설이다. 통상 전체 수면의 10% 이내 크기로 설치되는 댐이나 저수지의 수상태양광 시설과 달리 전체 수면의 약 56%에 설치돼 있다. 지역 재생에너지 중소기업인 DNI코퍼레이션이 30%, 발전 공기업인 남동발전이 29%의 지분을 갖고 있는 피앤디솔라가 운영한다. 박식 DNI 대표 겸 피앤디솔라 공동대표는 “(발전소를 완공하기까지) 정부 규제가 가장 힘들었다”며 “인허가를 받는 데 전체 사업 추진 기간 2년 중 1년 7개월이 소요됐고, 협의를 거쳐야 하는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기관만 24곳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대규모 태양광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총 15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허가 기관도 제각각이다. 공사계획 인가는 중앙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술 검토는 전기안전공사에서, 공사계획 신고는 관할 지자체에 해야 한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인허가 규제는 여전히 복잡하게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민간자본 10조 원을 끌어들여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부 내에서조차 “비전은 비전일 뿐 실현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군산 발전소는 산단 내에 위치해 기반시설이 잘 조성돼 있었지만 새만금은 그렇지 않다”며 투자 유치,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정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사 기간에는 年 1만4000명 인력 투입 현재 총면적 22만 m²인 군산 발전소에 근무하는 인원은 6명이다. 공사 기간에는 연간 1만4000명이 투입됐다. 수리, 점검 등에 비정기적으로 인원이 추가 투입되지만 일단 시설이 완공되면 고용 창출 효과는 뚝 떨어진다. 정부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단지 건설에 연간 200만 명이 투입될 것으로 봤지만 길어봐야 1, 2년짜리 일자리인 셈이다. 일부 지역 주민들이 ‘새만금 비전’을 반대하는 큰 이유 중 하나도 고용 효과가 작다는 점이다.군산=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올해 (경제) 어려움이 내년에 금방 개선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경제 활력을 찾는 게 시급합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했다. 홍 후보자는 현재 경제가 위기나 침체 상황이라 말하는 건 성급하다면서도 고용과 설비가 부진하고 민생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라는 데엔 인식을 같이했다.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시급한 과제인 만큼 경제의 주역인 민간과 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후보자는 9일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의 메시지를 경청해 합리적인 내용은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매주 수요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기업을 만나는 정례 미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선 결국 민간과 기업이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관료로 30년을 근무하며 시장의 힘을 믿고 시장의 한계도 나름대로 잘 알고 있다”며 “(경제에서) 민간이 주 플레이어이고 이때 필요하면 재정이 마중물을 아낌없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체질을 장기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구조개혁에 힘써야 한다고도 밝혔다.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은 강화하고 규제를 개혁해 새로운 산업이 자리 잡을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홍 후보자는 공유경제를 사회적 파급 역량이 큰 ‘빅 이슈’로 부르며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구조개혁을 할 때 대표적으로 들어가야 할 규제 혁파의 예로 꼽았다. 다만 “선진국에서 하는 보편적인 서비스면 한국에서도 못할 바 없다”면서도 카풀 등 직접적인 공유경제 산업의 도입 방안에 대해선 “오늘 상세하게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선 기본적인 방향은 공감하면서도 부작용이 있다면 수정해야 한다는 실용적인 관점을 내비쳤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포용국가를 만들려면 혁신성장과 함께 소득주도성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조정·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 후보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쟁보다는 의도치 않은 문제가 제기되면 경제팀과 머리를 맞대고 치밀하게 논의해 이를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 후보자는 11일 오후 예금보험공사에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소를 꾸리고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기재부의 실·국별 업무보고는 12일부터 받는다. 홍 후보자는 1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성장률이 정부 생각보다 다소 밑돌 것”이라며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이새샘 기자}
한국전력이 원전 수출을 위해 인수하려고 했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인 뉴젠이 청산된다. 이로써 한전의 원전 수출 협상도 차질을 빚게 됐다. 뉴젠의 소유주인 도시바는 뉴젠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현지 시간) 밝혔다. 도시바 측은 최근 매각 협상이 지연되면서 2018 회계연도인 내년 3월 말 전에 뉴젠을 매각하기 어려워지자 운영을 지속하기보다는 청산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뉴젠 매각 협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올 6월 영국 정부는 원전 사업 방식을 변경했다. 사업자가 원전 건설과 운영을 책임지고 발전요금을 받아 수익을 회수하는 기존 방식을 정부가 건설과 운영에 관여해 리스크를 낮추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협상이 지연되면서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도 7월 소멸됐다. 이후 한전은 도시바, 영국 정부와 함께 수익률과 리스크 판단을 새로 하기 위한 타당성 연구를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협상이 10월을 넘기자 결국 도시바 측이 매각보다는 청산을 선택한 것이다. 한전의 뉴젠 인수가 무산되면서 원전 수출을 위한 협상 역시 차질을 빚게 됐다. 도시바는 뉴젠 청산 절차를 내년 1월 31일 전에 시작할 예정이다. 청산 절차가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되면 무어사이드 사업권은 영국 정부로 다시 반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한전은 내년 하반기 무어사이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협상을 영국 정부와 다시 시작해야 한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발전비중을 현행 7.6%에서 2040년 25∼40%로 늘리라고 민간 자문기구인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이 정부에 권고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가 포함돼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속도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2040년 발전비중 범위를 최저 25%와 최고 40%로 어정쩡하게 설정함에 따라 정부가 기본계획을 확정하는 내년 초까지 탈원전 기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은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대한민국 에너지비전 2040’을 제출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5년마다 수립하는 에너지 분야 최상위 행정계획으로 이번 3차 계획은 2019∼2040년의 목표를 담고 있다. 권고안은 정부가 내년 초 발표하는 에너지기본계획에 상당 부분 반영될 예정이다. 내년에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치 중 가장 낮은 ‘25% 시나리오’를 채택하면 2030년에서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은 5%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친다. 정부는 지난해 내놓은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서 2030년까지 2017년 현재 7.6%(잠정치) 수준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늘리기로 했다. 일부 환경단체 인사는 당초보다 목표치가 낮아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워킹그룹에 참여한 에너지전환포럼의 양이원영 사무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9월 말 재생에너지 목표를 40%로 정하기로 합의했지만 한 달 사이 (합의 내용이) 뒤집혔다”고 했다. 시민단체 등에서 탈원전 정책이 속도 조절에 들어간 셈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실제 워킹그룹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면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데다 송·배전망 확충 등에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진우 워킹그룹 총괄위원장(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특임교수)은 “40%를 강하게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었지만 총괄위원회에서 합리적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보고 25∼40%로 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기본계획만 두고 탈원전 정책의 속도 조절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계획은 전반적인 에너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모든 발전원의 발전 비중을 정하지는 않는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현재 30% 수준인 원전 발전비중을 2030년 23.9%까지 낮추도록 목표를 확정했다. 게다가 이번 권고안에는 원자력발전과 관련한 세금체계를 개편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원자력발전에 사용후핵연료 처리 비용과 혹시 모를 원전 사고에 대비하는 비용 등을 고려한 세금이 부과돼 원전 발전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탈원전 정책 기조와 같은 것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워킹그룹 70여 명 중 원자력 전문가는 1명뿐이었다”며 “권고안으로 탈원전 위주의 기존 정부 방침이 달라졌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권고안을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7일 수도권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올해 3월 이후 8개월 만으로 올가을 들어서는 처음이다. 서울시는 매연 저감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중량 2.5t 이상 노후 경유차량의 운행을 제한한다.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m³당 5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을 초과하고 그 다음 날에도 50μg을 초과할 것으로 예보된 경우 내려진다. 6일 오후 5시 기준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서울 59μg △인천 70μg △경기 71μg이었다. 이날 한때 서울 은평구는 141μg, 경기 양주시 백석읍은 168μg까지 치솟았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서 수도권 3개 시도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52만7000명은 차량 2부제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7일은 홀수 날이어서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서울시는 5월 말 서울형 공해차량 운행 제한을 고시한 뒤 처음으로 노후 경유차량에 대한 운행 제한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서울에선 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2005년 이전에 등록한 수도권 경유 차량 중 매연 저감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중량 2.5t 이상 차량 32만여 대의 운행을 금지한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한다. 또 서울 지역 공공기관 주차장 456곳을 전면 폐쇄할 예정이다. 7일 처음으로 화력발전 출력 제한도 발령된다. 대상 발전소는 충남 5곳, 경기 4곳, 인천 2곳 등 11곳으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출력을 정격용량의 80%로 제한한다. 이를 통해 초미세먼지 약 2.3t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화력발전 출력 제한은 당일 미세먼지가 주의보 수준(m³당 75μg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을 보이고 그 다음 날에도 50μg 이상으로 예보될 때 취해진다. 이 밖에도 행정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대기배출 사업장 107곳은 단축 운영에 들어간다. 건설공사장 457곳은 공사시간을 단축하거나 노후 건설기계 이용을 자제하고, 살수차량을 운행하는 등 미세먼지 발생 억제조치를 취해야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차고지와 학원가 등 미세먼지가 우려되는 지역에서는 배출가스를 단속하고, 학교 인근이나 터미널 등에서는 차량 공회전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권기범 / 세종=이새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