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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법정에서 새 정권 출범을 거론하며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해 의혹 제기만 하지 말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 씨는 재판이 끝나기 직전 “이제 정의 사회,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도 새로 탄생했다”며 “(사실 관계를) 제대로 밝혀야지 의혹 보도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특히 자신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최 씨는 “저는 죄를 지은 건 죄를 받고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건데, 특검이 계속 의혹을 제기한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장시호, 고영태, 차은택 등의 일부 치우친 증언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또 “특검은 검찰보다 정확하게 증거를 대야지, 증인에게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씨는 또 이날 자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을 등에 업고 삼성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최 씨는 “저는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적이 없고 (독일 법인) 코어스포츠는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67)가 의견을 내서 삼성 승마단에 유연이(정유라 씨 개명 전 이름)를 넣자고 했던 것”이라며 “제가 삼성을 움직였다는 것은 특검이 잘못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또 “유연이는 실력으로 금메달을 땄고 대표선수라서 (승마협회 지원 대상에) 당연히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삼성에) 유연이를 키워 달라고 한 적이 없고, 그 돈(삼성이 낸 승마 지원금)을 내놓으라면 지금이라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 씨의 부정 입학과 학사 특혜를 도운 혐의로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62)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김 전 학장의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숭고한 스승의 날인 오늘 피고인의 범행으로 붕괴된 교육 정의를 바로 세우고, 위증으로 국민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려면 엄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김진태 전 검찰총장(65)의 변호사 개업 신고와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58)의 변호사 등록 신청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대한변협은 이들의 변호사 개업을 이런 방식으로 사실상 막으면서 자발적으로 변호사 활동에 나서지 않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대한변협은 15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김 전 총장의 개업 신고와 김 전 장관의 변호사 등록 여부를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대한변협은 이날 “대법관,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이 퇴직 후 변호사 개업과 사익 추구보다는 공익활동에 힘쓰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검찰총장 임명 전 이미 변호사 활동을 한 바 있어서 개업 신고만 하면 사건 수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한변협은 2015년 12월 김 전 총장 퇴임 직후 변호사 개업을 자제해 달라는 권고 서한을 보냈다. 김 전 총장은 퇴임 1년 5개월 만인 최근 변협에 개업 신고서를 냈다. 김 전 장관은 국정 농단 사건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한변협은 대법관,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은 퇴임 후 2년간 변호사 개업 및 등록을 제한하는 내부 기준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내부 이견으로 등록 제한 기간을 명시적으로 정하지는 않기로 했다. 대신 최고위직 출신 법조인들에게 자발적으로 일정 기간 변호사 등록 및 개업을 하지 않고 공익활동에 전념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검찰을 떠난 김수남 전 검찰총장(58)을 비롯해 올해 초 퇴임한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64), 이상훈 전 대법관(61),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55) 등은 당분간 변호사 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동아일보와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화재 진압과 구조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소송을 당해 어려움을 겪는 소방관들의 법률 지원에 나선다. 대한변협은 14일 동아일보와 함께 소방관들의 법률 상담 및 소송을 지원할 ‘소방관 법률지원단’(가칭)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법률지원단은 공무수행 중 생긴 문제로 소송을 당한 소방관들에게 법률 상담을 해주고 무료로 사건을 수임해 변론을 할 계획이다. 대한변협은 소방관들이 위급한 출동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로 법률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는 본보 보도(4일자 A12면)를 접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법률지원단을 결성하기로 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은 “오직 국민과 공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소방관들이 법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게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법률지원단장은 대한변협 부회장 황선철 변호사(56·사법연수원 29기), 부단장은 인권이사인 김학자 변호사(50·26기)가 맡기로 했다. 권오혁 hyuk@donga.com·최고야 기자}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부부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단골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 씨(57) 부부에게 자녀 결혼식 축의금과 고급 양주 등 뇌물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안 전 수석 뇌물 사건 공판에서 김 씨의 부인 박채윤 씨(48·구속 기소)는 “안 전 수석 부부가 선물 받는 것을 좋아하고 은근히 금전적 지원을 원했다”고 증언했다. 박 씨는 안 전 수석에게 자녀 결혼 축의금과 휴가비 명목의 현금, 고급양주, 명품 가방 등을 건넨 경위를 상세히 밝혔다. 박 씨는 “2014년 8월 안 전 수석이 ‘중동 진출을 돕겠다’며 함께 아랍에미리트로 가자고 했다”며 “안 전 수석이 아부다비 공항에서 고급 양주 사진을 가리키며 ‘딸 시집갈 때 예단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박 씨는 귀국 직후 안 전 수석 부부와 저녁식사 자리를 갖고 안 전 수석이 언급한 시가 100만 원 상당의 양주 ‘루이13세’를 선물했다. 박 씨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의 부인 채모 씨(58)는 식사 자리에서 “남편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이마에 주름이 깊은데 폈으면 좋겠다”며 미용 성형에 관심을 표했다. 이에 김 원장은 안 전 수석에게 미용 시술을 무료로 해줬다. 박 씨는 지난해 5월 안 전 수석 딸의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현금 1000만 원을 낸 사실도 인정했다. 박 씨는 “안 전 수석이 딸의 결혼을 앞두고 ‘요새는 예단을 어떻게 해야 하나’, ‘3000만 원 정도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놓고 말하진 않았으나 항상 선물을 받으면 좋아했기에 그런 뜻(돈을 달라는 뜻)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이 안 전 수석에게 수시로 전화를 건 사실도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안 전 수석 부인 채 씨가 대통령이 남편에게 전화하는 것을 ‘모닝콜’ ‘나이트벨’이라고 부르며 남편이 너무 고단할 거 같다고 걱정했느냐”고 묻자, 박 씨는 “그렇다”고 답변했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이 무자격 의료인들의 청와대 출입을 도운 혐의(의료법 위반 방조)로 기소된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38)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경호관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신청을 받아들여 박 전 대통령을 19일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했다. 특검은 “운동치료사 등이 청와대에서 한 일이 ‘의료 행위’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23일 본인의 첫 공판을 앞두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이 그 이전에 열리는 이 경호관의 증인신문에 나올 지는 불투명하다. 본인 재판 준비나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을 미룰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도태우 변호사(48·사법연수원 41기)와 김상률 변호사(37·변시 1회)를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총 7명으로 늘어났다. 도 변호사는 보수성향 변호사단체 ‘자유와 통일을 위한 변호사연대’ 소속으로 3월 김평우 변호사 등과 함께 ‘특검 및 검찰 특수본의 범법행위 및 인권침해 조사위원회’를 만든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JTBC 기자 등을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태블릿PC를 훔친 혐의로 고발했다. 김 변호사는 보수성향 변호사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이며 박 전 대통령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43·사법연수원 31기)가 한때 몸담았던 법무법인에서 활동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교수님 같은 분은 처음 봐요.”(최순실 씨) 최 씨(61·구속 기소)는 대선 이후 첫 재판이 열린 10일 딸 정유라 씨(21)의 지도교수인 함정혜 이화여대 체육학과 교수(59·여)와 법정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설전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최경희 전 이대 총장(62·구속 기소)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함 교수는 정 씨 문제로 최 씨와 통화하고 학교에서 만나 면담을 한 과정을 상세히 증언했다. 함 교수는 정 씨가 신입생이던 2015년 1학기 수업에 출석하지 않자 체육학개론, 건강과학개론 수업에서 낙제점인 F학점을 줬다. 정 씨는 결국 학사 경고를 받았고 같은 해 2학기에는 휴학을 했다. 지난해 1학기 정 씨는 복학을 했지만 계속 수업에 나오지 않았다. 함 교수는 최 씨 측에 연락을 했다. 함 교수는 “당시 ‘사촌 언니’라는 분이 연락을 받았다. 정 씨가 3학기 학사 경고를 받으면 제적될 수 있으니 학사 관리에 신경써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최 씨는 “제 생각에 교수님은 성격이 다혈질이셨다”며 “당시 ‘왜 학생이 학교도 안 나오고 연락도 안 되냐. 어머니도 빨리 오라고 하라’며 난리를 쳤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대학에 지도교수가 있는지 몰랐다. 교수님이 (정 씨) 지도교수라고 달려준 적이 있느냐”며 “문자라도 보내주셨으면 알아서 여러 가지 물어봤을 것”이라고 따졌다. 함 교수는 “중·고교도 아니고 대학교는 학생이 알아서 관리를 하는 곳이다. 교수가 쫓아다니면서 얘기 안 한다”고 맞받아쳤다. 지난해 함 교수 연구실에서 만났던 일을 이야기하며 두 사람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최 씨는 “교수님이 애(정유라)가 학사경고를 3번 받아서 제적대상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함 교수는 “제적 대상이 아니라 면담 대상이라고 했다”며 “휴학을 하고 두 번째 학기인데 왜 제적 이야기가 나오냐”고 반박했다. 최 씨는 “나는 분명히 그렇게 듣고 교무처에 확인까지 했다”고 반박했다. 함 교수는 이에 “거짓말 진짜 잘 하시네요”라며 순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최 씨도 “나도 교수님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며 물러서지 않았다.권오혁기자 hyuk@donga.com}
매주 6일씩 근무를 하면서 초과근무에 시달리다가 숨진 환경미화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환경미화원 A 씨(사망 당시 60세)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 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1990년 9월부터 서울 강남구청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했다. 2014년 3월부터는 개포4동 주민센터에서 음식물 및 일반쓰레기 분리배출 홍보, 무단 투기 단속 등을 담당했다. 같은 해 8월 A 씨는 주민센터 청사 앞에서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망 당시 A 씨는 매주 6일씩 근무했으며 숨지기 직전 1주일간의 근무시간은 60시간에 달했다. A 씨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장례비 등을 청구했다. 공단은 “A 씨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고, 유족들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 씨는 24년간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며 대부분 아침 일찍부터 야외에서 육체노동을 했고 매일 2, 3시간씩 초과근무도 했다”며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A 씨의 고혈압을 악화시켜 심근경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최순실 씨(61) 단골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 씨(57)와 부인 박채윤 씨(48·구속 기소)에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실형을 구형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김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 박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김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톡스 등 미용시술을 한 뒤 이를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의료법 위반)와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 일이 없다고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로 기소됐다. 김 씨는 부인 박 씨와 함께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부부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무료 미용시술과 금품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도 받고 있다. 이날 특검은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정기양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58)에게 징역 1년을, 이임순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64·여)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18일 내려진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배우 김민정 씨(35·사진)가 광고 계약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자신의 사진이 들어간 광고물을 무단 사용한 외식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신헌석)는 김 씨의 소속사 크다컴퍼니가 외식업체 H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H사는 김 씨 측에 9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씨는 유명 연예인으로서 고객 흡입력을 갖는 ‘퍼블리시티권(이름이나 얼굴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도록 허락하는 권리)’을 갖고 있다”며 “H사는 계약 기간이 끝난 후 김 씨의 초상을 광고에 사용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고 판시했다. 김 씨의 전 소속사 더좋은이엔티는 2014년 1월 H사와 이듬해 5월까지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H사는 계약 기간이 끝난 후에도 김 씨의 사진이 담긴 메뉴판과 입간판, 전단지, 홈페이지 배너광고 등을 김 씨 측의 허락을 받지 않고 계속 사용했다. 김 씨와 전속계약을 맺은 새 소속사 크다컴퍼니는 지난해 3월 두 차례 H사에 광고물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H사 가맹점포의 광고물 사용이 이어지자 김 씨 측은 “광고물 무단 사용으로 인한 피해액 2억5000만 원을 물어내라”며 소송을 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될 때까지 줄곧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제 23일부터 시작될 재판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자신이 주장해온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박 전 대통령에 앞서 기소된 국정 농단 사건 관련자 재판은 비밀에 싸여 있던 청와대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였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법정에서 공개한 각종 증거와 피고인, 증인들이 쏟아낸 숱한 말 속에는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이 고스란히 녹아있다.사(私): 비선에 의존한 박 전 대통령 정치 입문 후 15년을 줄곧 달린 끝에 입성한 청와대. 하지만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혼자 살기에 청와대 관저는 너무 넓고 외로운 공간이었다. 남편도, 자식도 없는 박 전 대통령에게 필요한 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였다. 박 전 대통령에게 박채윤 씨(48·구속 기소)는 나이 차이는 조금 났지만 말이 잘 통하는 편한 동생이었다. 최순실 씨(61)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 씨(57)의 부인인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청와대 참모 누구도 전해 주지 않는 바깥 민심을 들려주는 창구였다. 신뢰가 쌓이면서 박 씨는 이영선 경호관(38)의 차를 타고, 남들의 눈을 피해 청와대 관저를 14차례나 드나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때로는 박 씨를 침실로 데리고 들어가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부모님을 잃은 뒤, 늘 소화불량에 시달리며 밥을 제대로 못 먹는다는 이야기처럼 평소 ‘문고리 3인방’에게도 잘 안 하는 하소연도 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당한 이야기를 하던 날에는 오랜만에 눈물도 쏟았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을 큰언니처럼 잘 모셨다. 관저 생활에 대한 소소한 불평도 잘 들어줬고, 눈치가 빨라서 화장품이나 치약, 샴푸 같은 생활용품도 마음에 쏙 드는 것들을 챙겨왔다. 박 씨와 수다를 떠는 것만으로 풀리지 않는 스트레스는, 이 경호관이 몰래 관저로 데리고 들어온 ‘아줌마’들에게 각종 시술을 받으며 풀었다. ‘기 치료 아줌마’, ‘주사 아줌마’, ‘왕십리 원장(운동치료사)’ 등 무면허 의료인들은 청와대 참모들보다도 더 자주 관저를 드나들었다. 시술은 관저 안에서도 청와대 직원들이 오가지 않는 은밀한 공간에서 이뤄졌다. 가끔은 김영재 원장과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55)처럼 입이 무거운 자문의들을 불러 태반주사 등 주사도 맞았다. 관저 살림은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모두 청와대에 들어오기 이전처럼 최 씨에게 맡겼다. 최 씨는 긴 말 하지 않아도 박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가장 잘 맞춰주는 집사였다. 침실의 선반 위치를 조정하거나 커튼을 다는 일, 샤워 꼭지를 교체하는 일부터 전등을 가는 일까지 모두 최 씨에게 말하면 해결됐다. 최 씨는 손재주가 좋은 문모 씨를 청와대로 데려와 일을 시키곤 했다. 문 씨는 최 씨 소유인 미승빌딩의 관리인이었다. 청와대 관저의 ‘안주인’은 누가 뭐라고 해도 최 씨였다.공(公): 발목 잡은 ‘불통 수첩’ 청와대의 안살림을 맡은 사람이 최 씨였다면, 공적인 업무는 주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58·구속 기소)에게 지시했다. 안 전 수석은 시키는 일은 군말 없이 반드시 해내는 믿을 만한 ‘해결사’였다. 때로는 이상하게 들릴 법한 지시를 했지만 안 전 수석은 단 한 번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지시는 주로 전화로 했다. 안 전 수석에게 시키는 일이 늘어나면서 때로는 통화가 1시간씩 이어지기도 했다. 가끔씩은 불안한 마음에 “지금 얘기한 내용 다 적고 있나요?”라고 물어봐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학자 출신답게 안 전 수석은 늘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꼼꼼하게 지시사항을 메모했다. 청와대에 근무한 2년 4개월 동안 안 전 수석이 일련번호를 매겨 가며 쓴 수첩은 56권이나 됐다. 수첩에 적힌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 중 상당 부분은 최 씨를 비롯한 측근들의 민원이었다. 안 전 수석의 수첩은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단단한 족쇄가 됐다. 안 전 수석은 수첩을 근거로 “모든 일은 박 전 대통령이 시켜서 한 것일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측근들이 회의 시간 내내 꼼꼼하게 받아 적은 내용도 박 전 대통령에게는 부메랑이 됐다. 4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구속 기소) 등의 ‘블랙리스트’ 재판에서는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64)의 수첩이 공개됐다. 수첩에는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2월 국무조정실 업무보고에서 “비정상의 정상화, 뿌리 뽑아 끝까지, 불도그보다 진돗개같이, 한번 물면 살점 떨어질 때까지”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나라 전체가 편향돼 있으니 이를 바로잡기 위해 좌파 척결을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우리끼리’ 편하게 한 이야기도, 기록으로 남아서 불리한 증거가 됐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국정 농단 사건 법정에 선 피고인들이 목적은 오직 한 가지, 자신이 받아야 할 죗값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향이 같아도 걷는 길은 제각각이다. 자백하고 선처를 받으려는 이들부터 무죄를 호소하는 사람까지, 법정에 선 국정 농단 사건 장본인들의 모습은 문자 그대로 천태만상이다. “혐의 인정 못해” 모르쇠 전략 이번 사태의 발단인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는 초지일관 ‘모르쇠’ 전략을 구사 중이다. 최 씨는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하던 지난달 17일 열린 재판에서 “나는 비선 실세가 아니라 ‘허세’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르재단은 전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 K스포츠재단은 고영태 씨(41·구속 기소) 사람들”이라며 “차 전 단장과 고 씨가 모든 이권사업을 주도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또 박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삼성전자로부터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16억2800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동계스포츠는 아는 바가 없다”며 부인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 역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는 범죄가 아니다”라는 자세다. 자신이 지시한 일은 인정하면서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문제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그동안 깊은 오해가 쌓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다이빙 벨’ 상영을 막으려 한 혐의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잘못된 정보가 알려져, 상식에 어긋나는 여론이 형성되는 걸 막으려 한 일이며 예술 탄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자백만이 살 길”… 잘못 인정하고 선처 호소 최 씨에게 청와대 문건 등 기밀문서를 넘겨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구속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은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쪽을 택했다. 공무상 비밀누설죄는 법정 최고형이 징역 2년에 불과하다. 혐의를 인정하면 법원에서 집행유예 선고 등 선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최 씨 일가의 주치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임순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64·여)도 모든 죄를 인정하고 빨리 재판을 끝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최 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 씨(57) 부부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56)에게 소개해준 일이 없다”고 거짓 증언을 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다.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과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8·구속 기소),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구속 기소)은 ‘내부 고발자’ 전략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 등을 적극적으로 폭로하면서 “나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시키는 일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 전 수석은 법정에서 “(진실을 밝혀야 할) 역사적 책임을 느낀다.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장 씨는 최 씨가 사용한 태블릿PC를 특검에 증거로 제출하는가 하면, 최 씨가 박 전 대통령과 통화할 때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 번호를 제보하는 등 특급 수사 도우미 역할을 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권오혁 기자}

뇌물 수수 등 18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재판이 2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법정 공방에 돌입했다. 1심 선고는 10월 중순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는 1년∼1년 반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열린 첫 준비기일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가 공표한 대로 공판기일은 23일 진행된다. 최순실 씨(61)와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은 병합해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재판이 열리게 된다. 재판부가 최 씨 등의 직권남용·강요 사건 재판과 뇌물 사건 재판의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다. 또 나머지 요일 중 한두 차례 재판을 더 열어 다른 혐의에 대한 증거조사를 할 예정이다. 결국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 만기일인 10월 16일 전까지 1심 선고를 하기 위해 매주 서너 차례 재판을 여는 강행군에 돌입한다. 10월 1심 선고가 나더라도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는 지금부터 최소 1년에서 1년 반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속된 피고인의 재판은 1심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최대 1년 6개월 안에 결론이 나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심리가 지연되거나 박 전 대통령이 보석 또는 무죄 판결로 불구속 상태가 될 경우 재판은 이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재판부는 이미 상당 부분 심리가 진행된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 등의 직권남용·강요 사건 재판도 추후 박 전 대통령 사건과 병합할 예정이다. 사실상 심리가 마무리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 장시호 씨(38),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의 사건도 10월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에 맞춰 함께 결론을 낼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경우 1심 구속 만료 기간이 8월 말이어서 박 전 대통령에 앞서 1심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작은 사건들은 다음 달까지 1심이 선고될 예정이다. 국정 농단 사건 중에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9) 등의 1심이 11일 가장 먼저 선고된다. 류철균(51), 이인성 이화여대 교수(54)의 1심 선고는 다음 달 2일이다.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순실 씨(61)가 23일 함께 법정에 선다. ‘40년 지기’에서 국정 농단 사태의 공범이 된 두 사람의 기구한 재회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의 부당함을, 최 씨는 국정 농단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변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서로를 향해 화살을 날릴지, ‘제3의 적’ 공격에 함께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국정 농단 촉발 후 첫 대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의 뇌물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16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 뒤 23일 첫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모두 불출석했다. 변수가 없다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는 23일부터 1심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함께 피고인석에 앉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처음이다. 최 씨 측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받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최 씨가 오랜 세월 존경하고 따르던 박 전 대통령을 재판정까지 서게 한 점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같은 자리에서 재판을 받는 건 살을 에는 고통”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증인이 140명에 달하고 증인이 상당 부분 중복돼 함께 심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뇌물수수가 아닌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분리해 진행할 방침이다.○ 朴-崔, 혐의 부인 한목소리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게 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변론 전략도 관심거리다. 일단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측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공통된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특히 두 사람이 공모했다는 ‘뇌물죄’와 ‘직권남용·강요죄’가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두 사람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는 ‘모르쇠 전략’을 들고 나올 수도 있다. 2일 열린 재판에서도 최 씨 측은 기존 다른 재판 때처럼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사건 기록을 보지 못해 18가지 공소 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하겠다”고 말한 뒤 검찰 공소장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각을 세웠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삼성의 지원이 기업이 받을 불이익이 두려워서인지, 승계 작업을 도와줄 것으로 기대해서인지, 그게 아니면 복합적인 것인지 상호 모순된 점을 밝혀 달라”며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최 씨 측 변호인도 “최 씨가 롯데의 70억 원을 추가 지원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는 특검 수사를 넘겨받은 특수본 2기가 특별한 사정 변경도 없이 다시 기소했다”며 “이는 명백한 공소권 남용이자 이중 기소”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정순신)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인천본부세관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김모 씨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0만 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고영태 씨(41)를 구속 기소했다. 최 씨의 최측근이었던 고 씨는 국정 농단 사건을 폭로하며 사건 규명에 기여했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최 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저지른 각종 비리 행위가 드러났다.권오혁 hyuk@donga.com·배석준·허동준 기자}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58·사법연수원 14기·사진)의 변호사 개업 신고를 받아들일 방침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채 전 총장은 검찰총장직을 사임한 지 3년 7개월 만에 변호사 개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변협은 대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같은 고위직 법조인이 퇴임 직후 2년간 변호사 등록을 못 하게 하는 규정도 만들기로 했다. 채 전 총장은 2013년 4월 검찰총장에 취임했으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중 불거진 혼외자 논란으로 같은 해 9월 사임했다. 채 전 총장은 올 1월에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 등록신청서와 개업신고서를 제출했다. 서울변회는 변호사법이나 회규에 따른 거부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대한변협에 보냈다. 그러나 대한변협은 2월 채 전 총장의 변호사 등록 신청만 수리하고 개업 신고는 “스스로 철회하라”며 반려했다. 변호사로서 공익활동은 할 수 있지만 사건을 수임하는 등 변론 활동은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변호사 등록은 허가제이지만 개업은 신고제여서 대한변협의 철회 권고에 법적 강제성은 없다. 그러나 변호사를 대표하는 법정단체의 공식 입장인 만큼 따르지 않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대한변협은 2015년과 지난해에 각각 차한성 전 대법관(63·사법연수원 7기)과 신영철 전 대법관(63·사법연수원 8기)의 개업 신고도 반려했다. 채 전 총장이 최근 다시 개업신고서를 제출하자 김현 대한변협 회장과 신임 집행부는 논의 끝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이날 “채 전 총장이 총장직을 사임한 지 3년 반이 넘었고 법률적으로도 이미 등록한 변호사의 개업 신고를 거부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대법관, 헌재 재판관,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같은 고위직 출신 법조인의 변호사 등록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전임 집행부가 ‘전관예우 타파’라는 명분을 내세워 고위직 출신의 변호사 개업 신고를 막을 때마다 개업을 거부할 법적 기준이 없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고위직 출신 법조인이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는 길은 열어주되 2년의 등록 제한 기한을 두는 절충안을 마련했다. 대한변협은 대법관 출신에 한해 변호사 등록을 제한하는 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행 변호사법은 판검사 출신 변호사가 퇴직 후 1년간 직전 근무지 사건을 수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차관급 이상 판검사는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대형 로펌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한 공직자윤리법도 있다. 대한변협은 이 같은 ‘전관예우 방지’ 조항을 참고해 기한은 2년으로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한변협은 2일 상임이사회에서 이를 확정한 뒤 향후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오래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상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고 ‘삼성동 사저’에서 직접 옷값을 지불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 심리로 열린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대통령 의상 제작자 홍모 씨는 “삼성동 자택으로 가서 옷값을 말하면 최 씨가 2층에서 현금을 들고 와서 줬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 취임 전부터 옷을 제작한 홍 씨는 최 씨가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의상 코디네이터였다고 말했다. 홍 씨는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나” “최 씨 없이는 대통령 의상을 만드는 게 불가능한가”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홍 씨는 2013년 3월부터 약 8개월간 청와대를 출입하며 박 전 대통령의 의상 20벌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에 청와대로부터 매달 300만 원의 월급을, 최 씨로부터 옷값 명목으로 총 8000만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박 전 대통령 취임 전 삼성동 사저에서 최 씨로부터 직접 옷값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옷값은 원피스 1벌당 70만∼80만 원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25일 열린 최 씨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조카 장시호 씨(38·구속 기소)는 “이모가 ‘삼성동 자택 2층에 돈이 있으니 가져다 딸과 손자를 키워 달라’고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8일 최 씨 등의 공판에서 “피고인들은 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여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선 박 전 대통령의 진술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최 씨 등의 결심 재판을 박 전 대통령 사건 심리가 끝난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장 씨는 곧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과 관련해 옥시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조명행 전 서울대 교수(58)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돼 석방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창보)는 28일 수뢰 후 부정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 전 교수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2년, 벌금 2500만 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자문료 명목의 뇌물을 받고 옥시에게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해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흡입독성시험과 생식독성시험의 분리, 최종 결과보고서에서의 일부 데이터 미반영 등은 모두 연구자로서의 연구 준칙 위배 또는 판단 재량 일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조 전 교수가 최종 결과보고서의 결론을 부당하게 도출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정처사 및 증거위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받은 자문료 1200만 원은 수행한 자문의 대가로 받은 것일 뿐 옥시로부터 의뢰받은 독성시험에 관련해 받은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 전 교수가 옥시로부터 받은 연구비 중 5600만 원을 연구 목적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부분에 사용한 혐의(사기)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됐다.권오혁기자 hyuk@donga.com}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원장(57)의 부인 박채윤 씨(48·구속 기소·사진)가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얽힌 다양한 비화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김 원장과 박 씨의 2차 공판에서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외로워했고 바깥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며 “14차례 청와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내밀한 가족사 등 다양한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고 밝혔다. 이날 박 씨는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 전 대통령의 개인적 고민 등을 나누며 소소한 부분들을 챙겨줬다”고 말했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여성으로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얼굴 흉터 등에 대해 상담을 했다”며 “화장품이나 치약, 샴푸 등 일상용품 등 생활용품을 보내드리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주변에서 (여성인 대통령을) 잘 못 챙겨준다고 느낀 적도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여성적 성격 탓에 요구하지 못한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박 전 대통령의 얼굴에 멍이 들거나 보톡스로 비대칭이 되는 등 문제가 생기면 남편인 김 원장을 불러 간단한 시술 내지 처치를 해줬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과 지극히 개인적인 가족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가장 믿었고 따르던 사람이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를 시해한 사실도 말하는 등 마음 아픈 이야기하면서 증인(박 씨)과 기도하며 함께 울기도 했지요’라고 묻자 박 씨는 “그때 힘들어하시기도 했고, 그 상황이 얼마나 가슴 아픈지 제가 물어 보기도 했다”고 답했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부모님을 잃은 뒤 위가 안 좋고 소화기관이 안 좋아 밥을 잘 못 먹는다’고 혼자 밥을 먹는 이유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는 단둘이 침실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가족사를 들으며 아픔을 나누기도 하고 연민의 정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등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지원해준 데 대해 박 씨는 “사업과 관련해 부탁드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요청해 특허 분쟁 관련 자료를 한 차례 준 적 있다”며 “대통령이 관심이 많으셔서 물어보면 대답해 드리는 정도였다. 박 전 대통령 성격을 알기 때문에 결례라 생각해 (사업 문제를) 부탁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장이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성형 시술을 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박 씨는 청와대 이영선 행정관(38)에게서 “청와대에서의 일을 얘기하면 안 된다. 휴대전화도 버려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박 씨는 “(침묵하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의리이자 예의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남편 김 원장이 지난해 12월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시술한 적이 없다’고 위증을 한 데 대해 박 씨는 “김 원장이 대통령에게 시술한 적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세월호 7시간’까지 김 원장의 책임으로 돌아가고 아들들이 평생 큰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시술한 적이 있다고) 얘기하면 안 된다고 남편에게 간곡히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일가 주치의로 알려진 이임순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64·여)의 위증 사건 첫 공판에서 최 씨가 이 교수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의 장관, 외교관, 국립대 총장 등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교수와 최 씨 및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 일가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이 교수의 통화기록을 법원에 제출했다. ○ “최순실, 이임순·서창석 통해 인사 추천 받아”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이 교수의 첫 공판에서 특검은 2014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56)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서 원장은 “이 교수로부터 ‘교육부 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미얀마·베트남 대사, 경북대·충북대 총장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서 원장은 이 교수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로 추천한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낸 것으로 특검 수사 결과 드러났다. 추천 인사 가운데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62)이 포함돼 있다. 특검은 공판에서 “서 원장이 이 교수를 통해 최 씨에게 후보자 이력서를 전달하고, 최 씨가 각 부처 장관 등 여러 인사에 관여하면서 국정 농단의 면모를 보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교수가 최 씨를 통해 인사 추천을 했던 사실이 드러날까 봐 최 씨와의 관계를 숨기려고 (국회에서) 위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서 원장에게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박채윤 씨(48·구속 기소)를 소개한 일이 없다”고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 원장은 특검에서 자신이 대통령 주치의와 서울대병원장이 될 때도 이 교수가 개입했다고 시인했다. 조서에 따르면 서 원장은 “이 교수가 전화로 서울대병원장 임기를 물어본 뒤 ‘도전해 볼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며 “이 교수에게 ‘서울대병원장을 바꾸는 게 대통령 뜻이냐’고 묻자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 이임순, ‘최순실·우병우 일가’와 자주 통화 특검은 법정에서 이 교수가 최 씨와 우 전 수석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 교수의 통화기록을 공개했다. 이 기록에 따르면 이 교수는 최근 1년간 우 전 수석과 67회,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77)와 167회, 부인 이민정 씨(49)와 27회 통화했다. 또 특검이 확보한 이 교수 수첩에는 ‘우병우 영월지청장 2002년 8월 근무’라는 메모와 함께 우 전 수석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또 이 교수는 같은 기간 최 씨 조카 장시호 씨(37·구속 기소)와 232회, 최 씨의 운전기사 방모 씨와 114회 통화했다. 특검은 “최 씨가 주로 방 씨 휴대전화로 이 교수와 통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 전 수석 부인의 분만을 맡았던 의사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의 분만도 담당했다. 또 정 씨 아들 돌잔치에 초대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다. 당시 돌잔치에 초대받은 외부인은 이 교수와 최 씨 측근인 맹모 변호사, 최 씨 회사 직원 문모 씨 등 3명뿐이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해 우 전 수석이 이 교수를 통해 최 씨를 알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은 그동안 “최 씨와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해왔다. 우 전 수석은 특검에서 이 교수와 자주 통화한 이유에 대해 “장모가 몸이 아프다고 해서 이 교수에게 물어봤다”고 주장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조카 장시호 씨(37·구속 기소·사진)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보관해 둔 돈으로 자신의 딸과 손자를 키워달라고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의 뇌물 사건 4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장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에서 만난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 현금을 놔뒀다. 그 돈으로 (최 씨의 딸) 정유라(21)와 손자를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장 씨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두 사람은 검사를 마주 보고 나란히 앉아있었는데 최 씨가 장 씨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장 씨가 못 알아듣자 최 씨가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 글씨를 썼다고 한다. 최 씨는 ‘삼성동, 유연이, 유치원’이라고 쓴 뒤 장 씨가 못 알아보자 다시 ‘삼성동 2층방, 유주(최 씨 손자) 유치원’이라고 고쳐 썼다. 이마저 장 씨가 못 알아보자 최 씨는 검사에게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한 뒤, 검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새 “잘 들어.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어. 그 돈 갖고 유연이(정유라 씨 개명 전 이름)와 유주를 키워라”고 장 씨에게 말했다. 장 씨는 ‘삼성동 2층이 어디냐’는 검찰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날 장 씨는 최 씨와 함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 빌라촌 등 박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머물 거처를 알아본 경위에 대해서도 자세히 증언했다. 장 씨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최 씨는 장 씨에게 한남동의 고급 주거지인 유엔빌리지를 언급하며 “살 만하냐”고 물었다 이에 장 씨가 “왜 그러느냐”고 되묻자, 최 씨는 “그 양반(박 전 대통령) 때문에”라고 답했다. 장 씨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으로부터 ‘유엔빌리지는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그대로 최 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최 씨 측은 “내가 이사 가려고 알아본 건데 왜 사저와 연결시키느냐”며 반박했다. 이날 장 씨의 연이은 폭로에 매번 법정에서 마주쳐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던 이모와 조카는 처음으로 고성을 지르며 설전을 벌였다. 재판 내내 장 씨의 증언을 듣고 있던 최 씨는 변호인 반대신문 중 직접 발언권을 신청해 장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재판부를 응시하며 대답하던 장 씨도 최 씨가 언성을 높이자 얼굴을 마주 보고 맞받아쳤다. 최 씨는 “사실이 아닌 걸 폭로성으로 하니까 당황스럽다”고 말했고 이에 장 씨는 “손바닥으로 그만 하늘을 가리라”고 대응했다.권오혁 hyuk@donga.com·전주영 기자}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이진만)는 밤샘 근무 후 심근경색으로 숨진 경비원 김모 씨(60)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유족 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김 씨는 2014년 10월부터 대구의 한 중소업체 경비원으로 근무했다. 24시간 근무하고 24시간 쉬는 격일제 근무를 하던 김 씨는 같은 해 12월 17일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가슴에 통증을 느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9일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김 씨의 유족은 김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 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 측은 김 씨가 기존 질환(이상지질혈증)의 자연경과적 진행에 의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