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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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건강57%
칼럼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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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딕워킹이 있기에… 73세에도 20년은 젊어 보여”[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하나요? 3년 전 혼자 북한산을 오르는데 어떤 분이 ‘왜 이렇게 힘없이 걸으세요’ 하며 말을 걸어왔죠. 그때 그분이 노르딕워킹을 하면 자세도 좋아지고 건강해진다고 설명하기에 ‘알겠습니다. 꼭 다시 오겠습니다’고 한 뒤 바로 합류해 시작했죠.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생각하면 노르딕워킹을 만난 게 엄청난 행운이었어요.”남문숙 씨(73)는 노르딕워킹을 만난 게 노년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50대 초반부터 산을 다녔고 북한산이 좋아 근처인 경기 고양시 삼송으로 이사와 매일 산행을 하면서도 몸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는 “출가시킨 자식들 애들까지 다 봐주다 보니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고 했다. 그런데 우연히 시작한 노르딕워킹 덕분에 지금은 50대 여성들을 이끌고 북한산을 누빌 정도로 탄탄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남 씨는 북한산에서 노르딕워킹 캠프를 운영하는 주연서 국제노르딕워킹협회 사무국장(51)을 만났고, 그의 지도를 받으며 몸이 새롭게 태어났다. 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 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한 노르딕 스키는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뉘는데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 노르딕워킹은 1990년대 중반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 확산하기 시작했고, 국내에도 2000년대 초중반 들어와 한때 반짝 인기를 끌다 시들해졌지만 최근 그 운동 효과에 다시 참여 인구가 늘고 있다. 노르딕워킹은 폴을 사용해 걷기 때문에 자세가 좋아지고 전신의 근육을 쓰기 때문에 운동량도 배가 된다. 남 씨는 매주 목요일 수업을 1시간 30분 듣고 거의 매일 북한산을 노르딕워킹으로 1시간 30분 이상씩 돌아다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와 무릎 통증이 사라졌다. 그는 “일이 있을 땐 미리 혹은 늦게라도 북한산을 찾아서 노르딕워킹을 한다”고 했다.먼저 남 씨의 신체 자세가 반듯해졌다. 그는 “폴을 잡고 걸으려 하는 순간 가슴이 펴진다. 가슴을 펴지 않으면 폴을 잘 사용할 수 없다. 폴로 지면을 압박하기 때문에 무게를 분산시켜 허리, 고관절, 무릎, 발목에 가는 부담도 덜어준다”고 했다. 남 씨는 근육량도 늘었다. 걸을 때 허벅다리 장딴지가 가동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된다. 주 국장에 따르면 노르딕워킹으로 걸으면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어난다. 근육량이 늘면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돼 다이어트에도 좋다.남 씨는 50대 초반부터 산을 올랐다. 병원에서 심장 부정맥이 있다며 이런저런 약을 먹으라고 해 ‘이래선 안 되겠다’며 시작한 게 등산이다. 그때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란 책을 우연히 읽은 게 그를 산으로 가게 만들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살다 보니 가까운 대모산부터 올랐다. 그리고 구기동 쪽으로 북한산에 오르며 비봉 향로봉 문수봉 등을 올랐다. 경북여고 동창 15명과 함께 산행을 했다. 주당 3회는 북한산을 올랐다.“어느 날 구기동 쪽 북한산 와 보니까 너무 좋았죠. 강남 근처에 있는 산하고는 차원이 달랐어요. 경관도 수려하고 험하지만 천천히 오르면 운동도 잘 되고…. 그래서 그때부터 청담동 집에서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와서 산에 올랐죠. 제가 주도해 친구들을 모아서 함께 왔어요. 그러다 북한산성 쪽에 갔는데 거긴 더 기가 막히게 좋은 겁니다. 그래서 삼송으로 이사할 결심을 했습니다. 삼송에선 10분이면 북한산에 와요. 이사한 뒤 얼마 안 돼서 노르딕워킹을 만나게 된 겁니다.”그렇게 20년 가까이 친구들과 산을 함께 오르다 남 씨가 노르딕워킹에 빠진 사이 큰 변화가 일어났다.“제가 제일 먼저 북한산 근처로 와서 노르딕워킹을 배운 뒤 친구들에게도 배울 것을 권했죠. 자세도 좋아지고 체력도 좋아졌다고 했죠. 그런데 다들 힘들다고 한 한 겁니다. 친구들도 제가 달리진 모습을 보면서도 안 하더라고요. 저는 서울 강남을 탈출해 삼송으로 와서 북한산을 계속 올랐고, 그 친구들은 강남에 계속 살며 북한산 등반을 등한시한 결과죠. 이젠 계단도 못 오를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 친구들이 있어요. 늘 어지럽다고 하는 친구도 있고요. 친구들이 하나둘 약해지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워요.”노르딕워킹 효과를 보려면 최소 3개월 이상 해야 한다. 최소 하루 60~90분은 해야 한다. 그러면 자세 교정과 근육질 몸매, 다이어트 등 ‘일석삼조’ 효과가 나타난다. 주연서 국장은 “노르딕워킹을 한 달 정도 하면 체중 변화는 크게 없지만, 몸이 균형 있게 변한다.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고 지방이 없어진다. 몸의 탈바꿈이라고 할까. 3개월 이상 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제대로 하면 3개월에 10kg 이상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고 했다.주 국장은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도 흥미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폴은 잘 사용하면 어느 순간 어른들의 장난감이 될 수 있습니다. 노르딕워킹 할 때 폴은 준비운동부터 본 운동, 정리운동까지 함께 합니다. 치매 및 우울증 예방 효과도 있습니다. 폴을 밀 때 잠깐 폴을 놓았다 앞으로 잡아끌 때 다시 잡아야 합니다. 걸으면서 이 동작을 해야 하니 한 손으로 동그라미를, 다른 한 손으로 삼각형을 그리는 효과가 생깁니다. 뇌의 전두엽을 자극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남 씨는 노르딕워킹 시니어 반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동네 아주머니들을 대동하고 북한산을 오르기도 한다. 그는 “주로 원효봉(해발 510m)을 오르는데 어린 친구들이 백운대 가자고 하면 백운대(해발 836m)도 오른다”고 했다. 올봄엔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이며 험하기로 유명한 조카이산(2236m)도 거뜬히 올랐다.“제가 조카이산에 오른 뒤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도대체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놀라워했죠. 직접 가보니 험한 산이었습니다. 그래도 3년 노르딕워킹 했기 때문에 오르는 데 큰 힘은 들지 않았습니다. 주 국장님 등이 잘 인도도 해주셨고….”남 씨는 절대 무리하지는 않는다.“젊은 엄마들하고 산에 오를 때 기분이 좋아서 더 높은 데까지 가지고 할 때 저는 ‘무리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힘이 있다고 다 쓰면 나중에 힘들 수 있어요. 80% 정도만 쓰고 남겨서 돌아와야 기분도 좋습니다. 가끔 진짜 심든 백운대도 오르지만 쉬엄쉬엄 올라야 합니다.”남 씨는 등산으로 건강하게 살다 손주들 키워 주면서 잠깐 체력이 떨어지고 허리 팔다리가 안 좋았지만 노르딕워킹을 하면서 자세와 체력이 좋아져 병원 근처에도 안 가면서 살고 있다. 그는 “늘 병원 신세 지는 친구들에게 노르딕워킹을 권하지만 70년 넘게 지켜온 습관을 바꾸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1년에 한두 번씩 대구에 계신 99세 노모를 찾아갈 때면 동생들에게도 노르딕워킹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께서 ‘7남매 중에 네가 가장 약했는데 나이 드니 네가 가장 강해진 것 같다’며 좋아하신다”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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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노르딕워킹 덕분에 73세에도 북한산 백운대 거뜬히 올라요”

    남문숙 씨(73)는 3년 전 노르딕워킹을 만난 게 노년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50대 초반부터 산을 다녔고 북한산이 좋아 근처인 경기 고양시 삼송으로 이사 와 매일 산행을 하면서도 몸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는 “출가시킨 자식들 애들까지 다 봐주다 보니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고 했다. 그런데 우연히 시작한 노르딕워킹 덕분에 지금은 40, 50대 여성들을 이끌고 북한산을 누빌 정도로 탄탄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하나요? 북한산을 오르는데 어떤 분이 ‘왜 이렇게 힘없이 걸으세요’ 하며 말을 걸어왔죠. 그때 노르딕워킹을 하면 자세도 좋아지고 건강해진다고 설명하기에 ‘알겠습니다. 꼭 다시 오겠습니다’고 한 뒤 바로 합류해 시작했죠.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생각하면 노르딕워킹을 만난 게 엄청난 행운이었어요.” 남 씨는 북한산에서 노르딕워킹 클래스를 운영하는 주연서 국제노르딕워킹협회 사무국장(51)의 지도를 받으며 몸이 새롭게 태어났다. 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 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한 노르딕 스키는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뉘는데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 폴을 사용해 걷기 때문에 자세가 좋아지고 전신의 근육을 쓰기 때문에 운동량도 배가 된다. 남 씨는 매주 목요일 수업 1시간 30분을 듣고 거의 매일 북한산을 노르딕워킹으로 돌아다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와 무릎 통증이 사라졌다. 그는 “일이 있을 땐 미리 혹은 늦게라도 북한산을 찾아서 노르딕워킹을 한다”고 했다. 남 씨는 자세가 아주 반듯해졌다. 그는 “폴을 잡고 걸으려 하는 순간 가슴이 펴진다. 가슴을 펴지 않으면 폴을 잘 사용할 수 없다. 폴로 지면을 압박하기 때문에 무게를 분산시켜 허리, 고관절, 무릎, 발목에 가는 부담도 덜어 준다”고 했다. 남 씨는 근육량도 늘었다. 걸을 때 허벅다리 장딴지가 가동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이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된다. 주 국장에 따르면 노르딕워킹으로 걸으면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어난다. 근육량이 늘면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돼 다이어트에도 좋다. 남 씨는 병원에서 심장 부정맥이 있다며 이런저런 약을 먹으라고 해 ‘이래선 안 되겠다’면서 시작한 게 등산이다. 약 대신 운동을 택한 것이다. 그때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란 책을 우연히 읽은 게 그를 산으로 가게 만들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살다 보니 가까운 대모산부터 올랐다. 그리고 구기동 쪽으로 북한산에 오르며 비봉 향로봉 문수봉 등을 올랐다. 경북여고 동창 15명과 함께 산행을 했다. 주당 3회 북한산을 올랐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친구들과 산을 함께 오르다 남 씨가 노르딕워킹에 빠진 사이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젠 계단도 못 오를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 친구들이 있어요. 제가 함께 노르딕워킹을 하자고 했을 때 힘들다며 거부한 친구들이죠. 저는 강남을 탈출해 삼송으로 와서 북한산을 계속 올랐고, 그 친구들은 강남에 계속 살며 북한산 등반을 등한시한 결과죠. 그 친구들이 저를 보면 ‘넌 훨씬 젊어졌다’고 말해요. 친구들이 하나둘 약해지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워요.” 남 씨는 노르딕워킹 시니어반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동네 아주머니들을 대동하고 북한산을 오르기도 한다. 그는 “주로 원효봉(해발 510m)을 오르는데 어린 친구들이 백운대(해발 836m) 가자고 하면 백운대도 오른다”고 했다. 올봄엔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조카이산(2236m)도 거뜬히 올랐다. 손주들 키워 주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허리 팔다리가 안 좋았지만 노르딕워킹을 꾸준히 하면서 자세와 체력이 좋아져 병원 신세는 안 지며 살고 있다. 1년에 한두 번씩 대구에 계신 99세 노모를 찾아갈 때면 동생들에게도 노르딕워킹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께서 ‘7남매 중에 네가 가장 약했는데 나이 드니 네가 가장 강해진 것 같다’면서 좋아하신다”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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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시 팬 남편 덕에 접한 축구, 이제는 건강과 활력의 원천이 됐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축구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 된 주부 이성희 씨(37)는 ‘축구 하기 전과 후에 뭐가 가장 많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다리를 보여주며 “다리가 탄탄해졌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었다”고 했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삶에서 활기를 찾았다고 했다.“처음엔 전후반 15분씩 뛰는데 5분도 못 버티고 체력이 바닥이 났죠. 지금은 전후반 다 소화하고도 체력이 남아요. 축구엔 모든 운동 요소가 다 있어요. 짧게 순간적으로 달리면서도 계속 달려야 하죠. 순발력과 지구력이 필요하죠. 몸싸움도 해야 하고, 방향도 전환해야 하고, 패스와 슈팅도 날려야 하고. 종합 체력을 키우는 스포츠입니다.”이 씨는 축구광인 남편을 따라다니고, 아들 축구 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축구와 연을 맺었다. 그는 2015년 9월 결혼한 뒤 신혼여행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갔다. 축구광인 남편이 명문 FC 바르셀로나 경기를 꼭 봐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네이마르(브라질)가 함께 뛰고 있을 때였다. 그때부터 메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됐다. 이 씨는 지난해부터 축구를 하는 아들을 따라다니다 직접 축구도 시작했다. SFA(Sports For All) 경기도 성남 분당 정자점 어머니 축구단에서 매주 2회씩 공을 차고 있다.“결혼하기 전부터 남편 따라 축구장을 다녔어요. 남편이 연예인 축구단 등 여러 팀과 경기를 했죠. 자연스럽게 축구를 좋아하게 됐고, 아들 축구 하는 팀에서 어머니 축구 회원도 모집한다고 해 시작했죠. 완전 신세계였죠. 이젠 축구 없는 삶은 생각하지 못해요.”운동하고는 담쌓고 살던 그에게 축구는 삶의 활력소가 됐다. 2017년 아들(박선규)을 낳은 뒤 출산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아 필라테스로 몸을 만들고 있기는 했지만 달리며 공을 차는 등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출산 후 허리도 안 좋고 애를 많이 안아주다 보니 어깨도 늘 뻐근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주 3회 이상 하고 있었다”고 했다. 축구를 시작한 뒤엔 필라테스를 끊었다. 아이를 돌보며 둘 다 하긴 힘들었다.이 씨는 “축구는 보는 것과 하는 것이 천지 차이였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공을 쫓아다니며 차다 보면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갔다”고 했다. 이 씨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SFA 어머니 축구단에서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올해부터는 프로축구 K리그2 성남 FC에서 개설한 ‘축구학개론’ 심화반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에도 2시간씩 공을 찼다. 축구학개론은 2017년에 시작된 성남 FC의 대표적인 지역 밀착 프로그램이자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축구 클리닉이다. 이 씨는 “여성축구단 회원 중에 성남 FC 서포터스가 있었는데 축구학개론이라는 게 있다고 해서 축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등록했다”고 했다. 성남 FC 축구학개론은 구단 유소년 코치진이 직접 지도하여 참가자의 수준에 맞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소수 정예로 운영하여 더 섬세하고 심화적인 부분까지 다룬다.“보통 여자들은 축구를 안 하잖아요. 필라테스나 요가, 수영 등 개인 스포츠를 주로 하죠. 그런데 11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축구를 하니 완전 다른 세상인 겁니다. 일단 어울려 축구 하다 보니 금방 친해져요. 그리고 팀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냈을 땐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체력도 좋아지고 삶에 활력소도 돼요. 이젠 축구 하는 날이 기다려져요.”사실 발로 공을 다루는 게 쉽지 않았다. 드리블은 아직도 잘 안된다. 그래도 공 차는 게 즐겁다. 이 씨는 “빨리 공을 더 잘 차고 싶은 마음에 혼자 혹은 회원들과 따로 시간을 내 축구 연습을 하기도 했다. 남편 아이하고 주말에 놀 때도 공을 차기도 했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고 했다. 남편이 사업 때문에 바빠 공 잘 차는 남편 친구에게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축구 기본 기술을 알려주는 동영상을 보며 연습하기도 했다. 그는 “올여름 발목을 다쳐 좀 쉰 적이 있었는데 몸이 근질근질해 힘들었다. 몸이 아픈데도 축구장에 나간다. 도대체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축구가 너무 재밌어서 끊을 수가 없다”고 했다.“축구를 하면서 늘 부족한 게 많다는 것을 느끼죠. 모든 게 부족해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지금은 공을 잘 다루고 싶어요. 아직 트래핑이나 드리블이 잘 안돼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한데 서두르다 보면 공이 딴 데 가 있는 거예요. 차분하게 볼을 소유해서 우리 팀에게 안전하게 넘길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SFA 어머니 축구단은 신생팀이라 아직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함께 부대끼며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가 좋다. 그는 “지고 있어도 함께 ‘으쌰으쌰’하며 똘똘 뭉치는 모습이 너무 좋다. ‘이것도 경험이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며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도 좋다”고 했다. 이 씨는 11월 18일 열린 2023 성남 FC 위민스컵에 축구학개론 심화반으로 출전했다. 축구학개론 심화반은 디비전1에서 준우승했다. 학창 시절 계주 멤버로 뛸 정도로 달리기에는 일가견이 있어 팀에선 오른쪽 날개 공격수를 맡고 있다.이 씨는 SFA에서는 메시의 10번을, 성남 FC 축구학개론에선 한국축구대표팀 이강인의 19번을 달고 뛴다. 그는 “제가 메시와 이강인이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라운드에서 뛸 때는 가끔 메시와 이강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게 축구의 묘미”라며 웃었다.“축구를 하면서 항상 기분이 업 돼 있어요. 처지거나 무기력함이 사라졌죠. 늘 생동감이 넘쳐요. 매일 활기차게 살고 있어요. 축구에선 저희끼리 포지션별로 맡은 역할을 정해 ‘골 전략’을 세우고 여러 차례 패스로 상대를 무너뜨리고 골을 넣었을 때 가장 큰 희열을 느껴요. 또 저는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고 기회가 오면 슈팅도 날리는데 골이 들어가면 그 순간엔 정말 손흥민도 안 부러워요.”“남편하고 축구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솔직히 남편은 이제 갓 축구를 시작한 제 실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도 우리 아들은 제가 축구 잘하는 엄마로 생각해요. 그럼 된 거죠. 무엇보다 그냥 공차는 시간이 행복해요. 아직 초보지만 그라운드에 서면 최선을 다합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아요. 한바탕 어울려 땀 흘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집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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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 따라 축구에 빠졌죠… 이젠 축구 없인 못 살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주부 이성희 씨(37)는 2015년 9월 결혼한 뒤 신혼여행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갔다. 축구광인 남편이 FC 바르셀로나 경기를 꼭 봐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네이마르(브라질)가 이 팀에서 함께 뛰고 있을 때였다. 그때부터 메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됐다. 이 씨는 지난해부터 축구를 하는 아들을 따라다니다 직접 축구도 시작했다. SFA(Sports For All) 경기 성남시 분당 정자점 어머니 축구단에서 매주 2회씩 공을 차고 있다. “결혼하기 전부터 남편 따라 축구장을 다녔어요. 남편이 연예인 축구단 등 여러 팀과 경기를 했죠. 자연스럽게 축구를 좋아하게 됐고, 아들이 축구 하는 팀에서 어머니 축구 회원도 모집한다고 해 시작했죠. 완전 신세계였죠. 이젠 축구 없는 삶은 생각하지 못해요.” 운동과 담쌓고 살던 그에게 축구는 삶의 활력소가 됐다. 2017년 아들을 낳은 뒤 출산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아 필라테스로 몸을 만들기는 했지만 달리며 공을 차는 등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보는 것과 하는 것은 천지 차였다. 공을 쫓아다니며 차다 보면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갔다”고 했다. 이 씨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올해부터는 프로축구 K리그2 성남 FC에서 개설한 ‘축구학개론’ 심화반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에도 2시간씩 공을 찼다. 축구학개론은 2017년 시작된 성남 FC의 지역 밀착 프로그램이자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축구 클리닉이다. 이 씨는 “여성축구단 회원 중에 성남 FC 서포터스가 있었는데 축구학개론이라는 게 있다고 해서 축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등록했다”고 했다. “보통 여자들은 축구를 잘 안 하잖아요. 필라테스나 요가, 수영 등 개인 스포츠를 주로 하죠. 그런데 11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축구를 하니 완전 다른 세상인 겁니다. 일단 어울려 축구를 하다 보니 금방 친해져요. 그리고 팀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냈을 땐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체력도 좋아지고 삶에 활력소가 돼요. 이젠 축구 하는 날이 기다려져요.” 사실 발로 공을 다루는 게 쉽지 않았다. 드리블은 아직도 잘 안 된다. 그래도 공 차는 게 즐겁다. 이 씨는 “빨리 공을 더 잘 차고 싶은 마음에 혼자 혹은 회원들과 따로 시간을 내 축구 훈련을 하기도 했다. 남편, 아이와 주말에 놀 때 공을 차기도 했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고 했다. 남편이 사업 때문에 바빠 공 잘 차는 남편 친구에게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축구의 기본 기술을 알려주는 동영상을 보며 연습하기도 했다. 그는 “올여름 발목을 다쳐 좀 쉰 적이 있었는데 몸이 근질근질해 힘들었다. 몸이 아픈데도 축구장에 나간다. 도대체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축구가 너무 재밌어서 끊을 수가 없다”고 했다. SFA 어머니 축구단은 신생 팀이라 아직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함께 부대끼며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가 좋다. 그는 “지고 있어도 함께 ‘으쌰으쌰’ 하며 똘똘 뭉치는 모습이 너무 좋다. ‘이것도 경험이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며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도 좋다”고 했다. 이 씨는 지난달 18일 열린 성남 FC 위민스컵에 축구학개론 심화반으로 출전했다. 축구학개론 심화반은 디비전1에서 준우승했다. 학창 시절 계주 멤버로 뛸 정도로 달리기에는 자신이 있어 팀에선 오른쪽 날개 공격수를 맡고 있다. 이 씨는 SFA에서는 메시의 10번을, 성남 FC 축구학개론에선 한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의 19번을 달고 뛴다. 그는 “제가 메시와 이강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라운드에서 뛸 때는 가끔 메시와 이강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게 축구의 묘미”라며 웃었다. “솔직히 남편은 이제 갓 축구를 시작한 제 실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도 우리 아들은 저를 축구 잘하는 엄마로 생각해요. 그럼 된 거죠. 무엇보다 그냥 공 차는 시간이 행복해요. 아직 초보이지만 그라운드에 서면 최선을 다합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아요. 어울려 땀 흘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집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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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표 위원장에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이끌게 됐다.문화체육관광부와 대회 조직위는 27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최 전 위원장을 조직위 ‘대표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강원 강릉 출신인 최 신임 대표 위원장은 제25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쳐 2017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제6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위촉식에서 “최종구 위원장은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조직위원회가 대회를 준비하는 데 큰 힘을 더하는 것은 물론, 대내외 소통을 강화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최 대표 위원장은 “지금은 대회 준비에 총력을 다할 시기”라며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공적인 청소년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그동안 조직위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 이상화와 사격 선수 출신 진종오 공동조직위원장 체제로 운영됐었다. 향후 조직위는 최 대표 위원장 중심 체제로 움직일 전망이다. 문체부는 “이상화, 진종오 두 공동조직위원장은 이번 대회 주인공인 청소년 선수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대회 홍보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문체부는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여형구 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김기홍 전 2018 평창 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처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등 7명의 자문위원을 위촉했다.대회는 내년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평창, 강릉, 정선, 횡성 등 강원 일원에서 열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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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층 운동은 가볍게? 노인도 강도 높이면 치매 수치 낮아진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노령에도 운동하면 치매가 예방된다는 과학적인 연구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90세에도 근육운동하면 근육이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과연 운동이 노령에 주는 효과는 어디까지일까?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민체력100’을 활성화하기 위해 실시한 노인 치매 예방 ‘체력 UP, 치매 DOWN’ 프로그램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아주대병원이 협업해 올해 실시한 20주 치매 예방 운동프로그램 결과 참가자들의 좋은 반응과 함께 치매 관련 수치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국민체력100은 국민의 체력 및 건강 증진을 위해 체력을 과학적 방법으로 측정·평가한 뒤 운동 상담 및 처방을 해주는 대국민 무상 스포츠 복지 서비스다. 전국 75개 국민체력인증센터에서 근기능과 유연성, 심폐지구력 등을 평가해 체력을 인증해주고 있었다. 공단은 2023년 기준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약 950만 명 중 10%가 넘는 약 100만 명이 치매 환자인 것을 감안해 치매 예방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실시했다.국민체력100 메인센터인 서울 송파체력인증센터에서 65세 이상 남녀 노인 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운동군(28명)과 비운동군(29명)으로 나눠 운동군의 경우 매주 3회 매회 60분 운동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운동은 준비운동과 유산소 및 근육 운동, 협응성운동, 브레인운동, 정리운동으로 짜였다. 흥미 유발을 위해 음악을 넣었고, 봉과 밴드 등 기구도 활용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는 ‘주 150분 이상 중고강도 운동 실시’에 따른 것이다. 송홍선 과학원 박사(운동생리학)가 개발한 치매 예방 운동 프로그램이다.중요한 것은 운동의 강도다. 올 초 트레비스 기본스 뉴질랜드 온타고대 교수 등이 생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단 6분간의 강도 높은 운동이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논문 주제는 ‘20시간의 단식이 운동으로 생성된 뇌신경전달 물질(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지만 연구 결과는 강도 높은 운동이 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BDNF는 뇌를 활성화하는 체내물질이다. 한때 단식도 BDNF 생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이 연구에서 6분간 강도 높게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 경우, 가벼운 운동을 90분간 하는 경우, 20시간 단식하는 경우로 나눠 혈액 샘플을 비교했다. 결과는 6분간의 강도 높은 운동이 다른 두 경우에 비해 혈액 내 BDNF 농축량이 4~5배 더 많았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강도 높은 운동이 혈액 내 BDNF를 증가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결론지었다. 기본스 교수는 “운동이 뇌혈관의 건강한 자극제다. 치매는 가장 일반적인 신경변성 질병이다. 혈관이 개선되면 치매 관련 질병도 막을 수 있다. 운동은 뇌의 에너지를 바꾼다”고 말했다.송홍선 박사도 이 점을 감안해 회차가 계속될수록 운동 강도를 높였다. 최고 운동강도는 심박수 80~90%까지 올렸다. 가장 간단하게 최대 심박수를 계산하는 것은 220에서 나이를 빼주는 것이다. 65세라면 분당 155회가 최대 심박수다. 65세 기준 분당 124~140회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한 것이다. 먼저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권오돈 씨(74)는 “평소에도 운동을 했었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체중이 4kg이나 줄었다. 음악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다 보면 1시간이 금세 간다”고 했다. 양경숙 씨(65)는 “처음 왔을 때는 한발 들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쉽게 서고 있다. 진짜 운동이 주는 효과를 제대로 봤다”고 했다.종합 테스트 결과 체력 향상이 눈에 띄었다. 운동군은 하지 근육 향상이 12.4% 증가한 반면 비운동군은 오히려 5.9% 감소했다. 심폐지구력도 운동군은 11.9% 향상됐지만 비운동군은 0.8% 하락했다. 이밖에 유연성, 평형성, 헙응력 등에서 운동군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무엇보다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인 ADAS-cog 수치가 운동군에서 운동 전 16.8에서 14.1로 떨어졌다.ADAS-cog는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30이 넘으면 치매로 판단한다. 송 박사는 “뇌 혈류량 조사 결과 운동군에선 대뇌 전전두엽에 혈관의 상호 연결성이 강하게 나타났다. 쉽게 설명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처리 과정에서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산소 및 무산소(근육운동) 운동을 3개월 이상 하면 뇌의 모세혈관이 30% 증가한다. 운동으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으로 새롭게 형성된 신경세포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새 신경세포는 자극이 없으면 소멸하는데 운동은 좋은 자극제가 된다. 운동이 뇌를 계속 건강하고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이다. 송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들이 장기간 운동에 참여하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미국 신경학회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운동이 가장 효과적으로 인지기능을 향상시킨다.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운동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68.9%, 그 외 인지 향상, 예술치료 및 기다 프로그램이 31.1%를 차지하고 있다.운동하면 근육에서 BDNF가 생성되고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이후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여러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운동을 하면 근육이 IGF-1이란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은 인체 내 신경전달물질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다. IGF-1은 피를 타고 흘러 뇌까지 이르는데 뇌 신경전달 물질인 BDNF를 포함해 다른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명령을 신경계에 보내는 것이다.정기적인 운동을 하면 우리 신체는 BDNF의 수준을 높여주고 뇌세포는 가지치기를 시작해 서로 힘을 합치고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런 과정은 학습 능력을 키워준다. 뇌에 BDNF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식 축적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이 얻은 결론이다. 운동이 머리를 좋아지게 만드는 것은 물론 우울증은 물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배경에 위와 같은 과학적 결과물들이 있다.물론 운동을 중단하면 신경전달물질도 안 생긴다. 전문가들은 “새 뉴런과 뉴런을 이어주는 연결 부위는 수년간 탄탄하게 결속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그만두고 한 달이 지나면 아스트로사이츠가 감소하고 뉴런의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몸을 방치하면 뇌도 그에 따라 기능이 쇠약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뇌의 활성화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0대 때 운동을 계속한다면 70세가 돼서도 효과를 볼 것이다. 운동 습관이 향후 50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결국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땀을 배출하고 심장박동을 울리는 정상적인 유산소운동을 통해 뇌의 혈액순환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치매는 여섯 번째 생체신호인 걸음걸이가 치매 예측과 예방의 중요한 척도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걸음 속도 범위는 초당 1.2∼1.4m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걸음 속도는 이보다 떨어진다.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 초당 0.6∼0.8m. 걸음 속도가 초당 0.4m 이하로 떨어지면 낙상 확률이 높아졌다. 육체적인 결함 없이 초당 0.4m 미만으로 걷는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걷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다. 과거에는 걷기를 인지기능에 관여하지 않는 자동적 운동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뇌의 해마·전두엽과 연결된 복잡한 인지기능이 동반된 운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정상적으로 걷는다는 것은 뇌에서 가장 빠른 길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이후 심리상태와 환경 사이에서 다양한 판단을 해야 한다. 어떻게 가야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걸으면서 계속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판단이 내려진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것을 보고 ‘지금 가야 하나’ ‘아냐 지금 가면 위험해’,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를 어떻게 피해야 할지’ 등 수많은 인지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치매는 잠복기가 10년에서 15년이 된다. 65세에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50세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미 걸린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50~58세에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 듀크대 등 세계 유명 대학교는 걸음걸이로 치매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송홍선 박사의 말이다.“치매는 한번 발병하면 치료하기 힘들다. 지속적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에 치매 위험을 선별해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치매 고위험군에게 예방적 처방을 내려 발병을 5년 지연시킬 경우 20년 후 국가 치매 유병률이 44%로 낮아지고, 의료비 또한 8배 정도 줄일 수 있다. 치매는 예방이 중요하다. 치매 예방의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이런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전국에 보급할 필요가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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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라운지]2023 스포츠 산업 글로벌 콘퍼런스, 24일 서울올림픽파크텔서 개최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함께 24일 오후 2시부터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2023 스포츠산업 글로벌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콘퍼런스 주제는 ‘스포츠산업과 첨단 기술의 융합: 글로벌 스포츠 테크놀로지와 미래전략’이다.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스포츠산업과 4차 산업혁명 기반 첨단 기술의 다양한 융·복합 사례를 알아보고,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스포츠산업의 혁신적 제품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미래전략을 전망해 본다. DAZN Japan의 켄지 키타타니 의장이 ‘스포츠산업과 인공지능의 결합’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아마존 웹 서비스의 유빙 지 수석 전략책임자와 켄 마르티네즈 전략 실행리더가 ‘스포츠 머신 러닝의 혁신’과 ‘스포츠 생성 AI의 미래변화’에 대해 발표한다. 부산대 데이비드 오설리번 교수 및 노스 플로리다대의 최완용 교수도 미래 스포츠 산업에 대해 분석한다. 연세대 이준석 교수는 좌장으로 발제자들과 함께 스포츠산업 신시장 창출과 혁신 서비스 전략 방안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다. 자세한 사항은 공단 인스타그램(kspo.tiger)과 과학원(sports.re.kr) 및 한국스포츠산업협회 홈페이지(kasipo.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전접수와 현장접수 모두 가능하며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02-970-9557)으로 문의하면 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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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3회 1시간씩 체력 다지니 치매 위험 ‘뚝’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해 처음 ‘국민체력100 체력 UP, 치매 DOWN’ 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2023년 기준 국내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약 950만 명 중 10%가 넘는 약 100만 명이 치매 환자인 것을 감안해 치매 예방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기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다. 국민체력100은 국민의 체력 및 건강 증진을 위해 체력을 과학적 방법으로 측정·평가한 뒤 운동 상담 및 처방을 해주는 대국민 무상 스포츠 복지 서비스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아주대병원이 협업해 20주간 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참가자들의 좋은 평가와 함께 치매 관련 수치도 개선됐다. 국민체력100 서울 송파체력인증센터에서 65세 이상 남녀 노인 57명을 운동군과 비운동군으로 나눈 뒤 운동군의 경우 매주 3회 매회 60분 운동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운동은 준비 운동과 유산소 및 근육 운동, 협응성 운동, 브레인 운동, 정리 운동으로 짜여졌다. 흥미 유발을 위해 음악을 넣었고, 봉과 밴드 등 기구도 활용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는 ‘주 150분 이상 중고강도 운동 실시’에 따른 것이다. 운동군 참가자 권오돈 씨(74)는 “평소에도 운동을 즐겼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체중이 4kg이나 줄었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다 보면 1시간이 금세 갔다”고 했다. 양경숙 씨(65)는 “처음 왔을 때는 한 발 들고 제대로 서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쉽게 선다”고 했다. 종합 테스트 결과 운동군에서 하체 근력이 12.4% 향상되는(비운동군 5.9% 감소) 등 비운동군에 비해 전반적인 체력 향상을 보인 가운데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인 ADAS-cog 수치도 운동 전 16.8에서 14.1로 떨어졌다. 이는 인지 능력이 16.1% 향상된 것으로 비운동군(14.6%)보다 높았다. ADAS-cog는 인지 능력 평가 방법으로 30이 넘으면 치매로 판단한다. 송홍선 과학원 박사는 “운동군에선 대뇌 전전두엽 혈관의 상호 연결성이 강하게 나타났는데 비운동군에선 거의 없었다. 운동군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 처리 과정에서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을 3개월 이상 하면 뇌의 모세혈관이 30% 증가한다. 운동으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으로 새롭게 형성된 신경세포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새 신경세포는 자극이 없으면 소멸하는데 운동은 좋은 자극제가 된다. 송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들이 장기간 운동을 하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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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미가 된 울트라마라톤, “자기확신을 얻고 체중 13kg을 버렸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07년쯤 회사 다닐 때 팀장님이 ‘함께 달리자’며 ‘하프마라톤에 출전한 팀원 중 1등에게 포상금을 준다’고 해서 달리기 시작했죠. 마침 아이들 낳고 살이 쪄 고민이었는데 다이어트도 하고 포상금도 받겠다는 욕심으로 나서게 된 겁니다.”프리랜서 성교육 강사 박미애 씨(45)는 살을 빼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마라톤의 ‘마’자도 모를 때였다. 약 석 달 정도를 거의 매일 저녁 집 앞에 있는 공원을 열심히 달렸다. 하루 1시간씩 3km, 5km, 6km 차츰 거리를 늘렸다. 어느 순간 10km도 거뜬히 뛰게 됐다. 처음 출전한 하프마라톤에서 두 시간 초반대로 완주했고 포상금을 받았다.“그때 달리는 재미를 붙였죠. 달리다 보니 혼자 달리기보다는 함께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아 동호회를 찾았어요. 집 근처(인천 부천)에 ‘두발로러닝클럽’이 있어 가입해 지금까지 매주 일요일 새벽 인천대공원에서 함께 달리고 있습니다.”박 씨는 10월 5일부터 8일까지 인천 강화군 창후리선착장에서 출발해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까지 달리는 한반도횡단 308K를 3박 4일에 걸쳐 완주했다. 정식 완주로 인정해주는 제한시간 67시간을 단 3분 남겨 놓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16년 전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 시작한 박 씨가 이젠 100km 넘는 울트라마라톤도 거뜬히 완주하는 ‘철녀’로 거듭난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제가 울트라마라톤 한다고 하면 ‘무모한 도전’이라고 하죠. 그런데 전 다른 사람들이 하면 저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작했죠. 100km, 308km 어떤 거리든 전 한 번도 ‘갈 수 있을까’라고 의심한 적이 없어요. 다 묵묵히 완주했죠. 마라톤을 하면서 도전 정신이 생겼죠. 이젠 어떤 일도 시작하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앞섭니다.”한반도횡단 308km 도전 때도 주위에선 ‘무모한 도전’이라며 말렸다. 하지만 그는 과감히 나섰다. 중간에 짬짬이 잠을 자야 하는데 3일 동안 1시간40분 자고 달렸다. 피곤했지만 새로운 도전에 에너지가 솟았다. 무엇보다 빨리 완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천천히 즐겁게 이대로 쭉 달리자’는 기분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걸었다. “솔직히 막판에 잘 달리시는 어떤 선배님이 지금 좀 힘을 내야 제한시간에 들어갈 수 있다며 저를 끌어 줬어요. 막판에 다시 시내에서 신호 때문에 걸었지만 그분 때문에 기록을 인정받을 수 있었죠. 마라톤을 하다 보면 혼자 달리는 것 같지만 결국 같이 달려요. 함께 레이스 하는 사람도 있고, 요소요소에서 자원봉사 하는 사람들이 힘을 줘요. 308km 달릴 때 CP에서 챙겨주는 자원봉사자들에게서 큰 힘을 받았어요.”박 씨는 기록, 완주 횟수에 신경 쓰지 않는다. 마라토너는 필수라는 그 흔한 손목시계도 아직 없다. 그냥 몸이 허락하는 대로 자유롭게 달리는 게 좋기 때문이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많이 뛸 땐 1년에 풀코스만 10회 이상 달렸지만 완주 횟수는 그의 머릿속엔 없다. 그는 “내가 완주했다는 게 중요하지 완주 횟수와 기록이 뭔 대수인가”라고 했다. 참고로 그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올 2023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51분대.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마라톤 대회가 사라졌을 때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 빠졌다 큰 사고를 당했다. 2021년 10월 전북 내장산에서 산을 타다 넘어져 치아 3개가 부러지는 등 큰 사고가 난 것이다. 입술 근처를 25바늘이나 꿰맸다. 회복에만 8개월이 넘게 걸렸다. 그 뒤 트레일러닝을 포기하고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했다. 지난해 4월부터 벌써 100km를 4번 완주했다. 기록은 11시간대.“약 15년을 달리다 보니 같은 거리에 같은 곳을 달리는 게 별로 재미가 없어졌어요. 조금 더 먼 거리를 달려보면 어떨까 궁금해졌죠. 흔히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는데 마라톤 풀코스는 인생치고는 너무 짧은 시간에 끝나는 단막극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까지 저의 삶과 인생은 많은 굴곡의 반복이었기에 울트라마라톤에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얻을지 궁금해서 시작하게 되었죠. 사실 100km 울트라마라톤에 처음 도전하던 날 완주 후 어떤 기분일지 많이 상상했어요. 막상 완주하니 저에게는 마라톤 풀코스와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은 100km 완주가 대단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 인생에 힘들었던 시간에 비하면 100km는 11시간, 12시간이라는 아주 잠깐의 시간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308km 횡단에 나섰죠. 또 다른 도전을 한 겁니다.”박 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 체중을 13kg 감량했다. 그는 “이젠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했다. 달리기가 생활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달리고 싶을 때 달린다. 그래도 주 4회 이상은 달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컨디션이 별로 안 좋으면 달리지 않는다. 몸이 달리고 싶을 때만 달린다. 보통 10km 정도를 달리고, 한 달에 한 번 30km 이상을 달린다”고 했다. 인천대공원을 주로 달리고, 부천종합운동장, 부천 중앙공원, 아라뱃길이 그가 달리는 명소다. 아라뱃길을 찾을 땐 40~50km를 달릴 때다.달리면서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과거엔 무언가에 도전하고 시도하기보다는 그냥 현실에 안주하는 성격이었는데 달리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강해졌다”고 했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직업도 바꿨다. 회사를 그만두고 성폭력을 예방하는 성교육 전문 강사가 됐다. 초반에는 중고등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다 지금은 성인들을 상대로 성희롱 성폭력을 예방하는 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달리기를 즐겨 ‘하니 강사’로 불린다. 박 씨는 강사를 양성하는 한국인재양성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책 한 권이 제 인생을 바꿨어요. 우연히 김미경의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는 책을 읽고 ‘그래 나도 꿈이 있었지’라는 생각에 회사에 사표를 썼죠. 전 학창시절부터 제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었죠. 저는 남 앞에서 나서는 일을 하고 싶었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언젠가부터 삶에서 저 자신이 사라졌다는 것을 그 책을 보고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를 찾고 싶었죠. 서비스 관련 강사를 하다 성교육 전문가가 됐습니다.”박 씨는 대한민국종단(537km, 622km), 6박 7일간 250km를 달리는 사막 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생각하고 하나하나 도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마라톤은 살도 빼고, 건강도 지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일석삼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마라톤 덕분에 제 인생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달리기가 저에서 큰 활력소를 줬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만나면 달리기를 권유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경험해보세요. 삶이 바뀔 것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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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빼려고 마라톤 시작, 이젠 한반도 308km 횡단도”[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프리랜서 성교육 강사 박미애 씨(45)는 지난달 초 인천 강화군 창후리 선착장에서 출발해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까지 달리는 한반도 횡단 308K를 3박 4일에 걸쳐 완주했다. 정식 완주로 인정해 주는 제한시간 67시간을 3분 남겨 놓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16년 전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던 그가 이젠 100km 이상을 거뜬히 달리는 울트라마라토너가 됐다. “2007년쯤 회사 다닐 때 팀장님이 ‘함께 달리자’며 ‘하프마라톤에 출전한 팀원 중 1등에게 포상금을 준다’고 해서 달리기 시작했죠. 마침 아이들 낳고 살이 쪄 고민이었는데 다이어트도 하고 포상금도 받겠다는 욕심으로 나서게 된 겁니다.” 마라톤이란 걸 전혀 모를 때였다. 약 석 달 정도를 거의 매일 저녁 집 앞 공원을 열심히 달렸다. 하루 1시간씩 3km, 5km, 6km로 차츰 거리를 늘렸다. 어느 순간 10km도 거뜬히 뛰게 됐다. 처음 출전한 하프마라톤에서 2시간 초반대로 완주했고 포상금을 받았다. 그때 달리는 재미를 붙였다. 달리다 보니 혼자 달리는 것보다는 함께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아 동호회를 찾았다. 집 근처(인천 부천)에 ‘두발로 러닝클럽’이 있어 가입해 지금까지 매주 일요일 새벽 인천대공원에서 함께 달리고 있다. 박 씨는 마라토너에게는 필수라는 그 흔한 손목시계도 아직 없다. 그냥 몸이 허락하는 대로 자유롭게 달리는 게 좋기 때문이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많이 뛸 땐 풀코스만 1년에 10회 이상 달렸지만 기록과 완주 횟수는 그의 머릿속에 없다. 그는 “내가 완주했다는 게 중요하지 그런 숫자가 뭐가 대수인가”라고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마라톤 대회가 사라졌을 때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 잠시 빠졌다가 큰 사고를 당했다. 2021년 10월 전북 내장산에서 산을 타다 넘어져 치아 3개가 부러진 것이다. 입술 근처를 25바늘이나 꿰맸다. 트레일러닝을 포기하고 100km 이상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했다.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벌써 100km만 4번 완주했다. 기록은 11시간대. “마라톤을 흔히 인생에 비유하는데 풀코스는 인생치고 너무 짧은 시간에 끝나는 단막극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울트라마라톤에도 도전했어요. 힘들지만 참고 묵묵히 정진하며 완주했죠. 11시간 동안 100km를 달리는 건 제 삶에서 힘들었던 시간에 비하면 잠깐의 시간일 뿐이었죠. 지금까지 100km, 308km 어떤 거리든 ‘갈 수 있을까’ 하고 의심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마라톤을 하면서 도전정신이 생겼어요. 이젠 어떤 일이라도 시작하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앞섭니다.” 박 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 체중을 13kg 감량했다. 그는 “이젠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했다.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과거엔 무언가에 도전하고 시도하기보다는 그냥 현실에 안주하는 성격이었는데 달리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강해졌다”고 했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직업도 바꿨다. 회사를 그만두고 성희롱 성폭력을 예방하는 성교육 전문 강사가 됐다. 달리기를 즐겨 ‘하니 강사’로 불린다. 박 씨는 강사를 양성하는 한국인재양성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책 한 권이 제 인생을 바꿨어요. 우연히 김미경의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는 책을 읽고 회사에 사표를 썼죠. 저는 학창 시절부터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었어요. 결혼하고 아이 낳고 언젠가부터 삶에서 제가 사라졌다는 걸 그 책을 보고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를 찾고 싶었죠. 서비스 관련 강사를 하다 성교육 전문가가 됐습니다.” 박 씨는 ‘훈련을 얼마나 하느냐’는 질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 달리고 싶을 때 달린다. 그래도 주 3, 4회 정도는 달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몸 컨디션이 별로 안 좋으면 달리지 않는다. 몸이 달리고 싶을 때만 달린다. 보통 10km 정도를 달리고, 한 달에 한 번 30km 이상을 달린다”고 했다. 박 씨는 대한민국 종단(537km, 622km), 6박 7일간 250km를 달리는 사막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생각하고 하나하나 성취하겠다”는 그는 “마라톤은 살도 빼고, 건강도 지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일석삼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마라톤 덕분에 제 인생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달리기가 저에게 큰 활력소를 줬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만나면 달리기를 권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경험해 보세요. 삶이 바뀔 겁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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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회 북한산 국제노르딕워킹대회 성공적 개최[온라인 라운지]

    국제노르딕워킹협회(INWA KOREA)가 제1회 북한산 국제노르딕워킹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이번 대회는 11월 11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산둘레길~고양 창릉천 11km, 21km 코스에서 일반부 남녀, 대학부 남녀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대회는 동호회 중심의 노르딕워킹 행사가 아닌 각국 선수들간의 기량을 겨루는 우리나라 공식 첫 번째 국제대회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노르딕워킹대회는 생소하지만 이미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서는 ‘트레일러닝대회’와 함께 열리기도 하고 ‘월드컵대회’가 열릴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노르딕워킹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다이어트 및 자세 교정 운동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박요한 국제노르딕워킹협회 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심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전세계 40여 노르딕워킹 회원국 초정장을 보내 노르딕워킹 월드컵을 준비하겠다. 그리고 최근 맨발 걷기 등 걷기 건강이 국민적인 관심사인데, 이에 발맞추어 공인된 노르딕워킹 교육에 전념을 다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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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 따라 시작한 ‘축알못’ 아내, 도대표 상비군이 됐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5월 14일 열린 경기 남양주시장기 여자축구대회. 진접하나여성축구회 원지영 씨(43)는 사이드에서 깊게 띄워준 볼을 상대 문전에서 머리로 받아 넣었다. 볼이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 원 씨는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골세리머니를 펼쳤다. 비록 팀은 졌지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끓어오른다.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활약하면서 간간이 최전방까지 올라가 플레이하는 원 씨는 골을 터뜨리는 순간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 손흥민(31·토트넘)이 부럽지 않다. 회사원인 원 씨는 9년 전 조기 축구에 빠져 있는 남편 이해남 씨(46)를 따라 축구를 시작해 지금은 남양주시를 대표하는 생활 축구 여자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남편이 TV로 축구를 보고 있을 때 저도 우연히 지소연 선수의 플레이를 봤어요. 자신감 있게 파고들면서 슈팅을 날리는 모습이 아주 멋있더라고요. 그래서 축구를 시작했죠. 처음엔 퇴근한 남편에게 애들을 맡기고 저녁에 나갔죠.”광릉여성축구팀(현 진접하나여성축구회)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서 10시까지 공을 찼다. 공을 처음 차는 것이라 다루기 힘들었지만 너무 재밌었다. 더 잘하고 싶어 밤에 집(경기도 남양주 진접) 근처 경복대 캠퍼스를 찾아 개인 훈련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트랙을 달렸고, 기술을 키우기 위해 드리블하고, 벽에 볼을 차며 슈팅 및 패스 능력을 키웠다. 이렇게 3년여 축구를 하다 남편이 회사 일 때문에 주말에만 공을 찬다며 남양주 토요 FC로 옮긴다고 했다. 토요 FC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훈련 및 경기를 한다. 원 씨도 ‘이때다’하며 따라나섰다.“토요 FC 감독님께 저도 함께 나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나오라고 했죠. 그래서 우리 여성팀에서 저까지 4명이 합류했어요. 그때부터 축구의 기본기를 제대로 배웠어요. 처음엔 남자들하고 경기하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재밌어요.”2003년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기업은행 축구선수 출신 유동기 감독(51·기업은행 구리지점장)은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남편도 축구에 대한 열정이 높았다. 팀에 합류한 뒤 열심히 뛰면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토요 FC에는 6명의 여성이 참여하고 있다.11월 4일 강원 철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토요 FC 자체 평가전. 원 씨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여성축구단에선 오른쪽 사이드백을 보지만 토요 FC에서는 주고 앞선에 선다. 원 씨는 이날 골을 잡아내진 못했지만 여러 차례 슈팅도 날렸고, 좌우 사이드로 빠져 볼을 받은 뒤 다시 안쪽으로 찔러주는 협력 플레이를 자연스럽게 했다. 20~25분씩 진행하는 경기 3회를 하고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축구 하기 전에는 저질 체력이었는데 지금은 웬만해선 안 지친다”고 했다. 축구 하면서 몸이 완전히 달라졌다. 잔병치레도 하지 않고 감기도 잘 걸리지 않는 강철 체력으로 바뀌었다.남편과 함께 하는 축구는 어떨까. 그는 “너무 좋다. 축구 하다 잘 안되면 바로 물어보고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둘 다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다. 회원들 눈치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주말마다 함께 축구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토요 FC 유일한 부부 회원이다. 남편은 토요 FC에서 수비수나 골키퍼를 보고 있다.“초창기 축구 할 땐 ‘여자가 뭔 축구’라는 눈으로 바라봤는데 요즘은 환영하는 분위기예요. 여자들이 공차는 TV 프로그램의 영향인지 주변에 축구 하는 여자들도 많이 늘었어요. 특히 제가 남편이랑 함께 축구 하고 있다면 더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요.”원 씨는 남양주시 여자축구 상비군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도 대항 혹은 전국 생활 축구 대회가 있을 때 남양주시 대표로 출전한다. 올해도 경기도지사기 어울림 대회와 경기 도민체전에 출전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남양주시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원 씨는 아파도 축구 훈련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이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오기 전인 2019년이었을 거에요. 온몸이 바늘에 찔린 듯 아팠죠. 감기로 생각하고 축구는 빠지지 못한다며 나갔죠. 결국 너무 아파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급성 신우신염이라고 하더군요. 의사가 이 몸으로 어떻게 축구를 했냐고 혼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병실에서 공을 차기도 했다. 그는 “한번은 딸이랑 놀아주다 넘어져 연골판이 찢어져 입원했을 때 딸에게 축구공 가져오라고 해서 병실에서 볼 트래핑 연습하다 간호사에게 혼난 적도 있었다”고 했다.처음은 두 딸이 엄마의 부재를 걱정했는데 이제는 응원해주고 있다고 했다.“아이들이 ‘엄마 또 운동 가?’라는 반응이었죠. 아무래도 엄마가 없으면 불안하겠죠. 그런데 이젠 ‘엄마 조심해서 운동하세요’라고 응원해줍니다. 고2, 중2라 상급학교 진학으로 바쁠 때지만 엄마 아빠가 즐겁게 축구 하는 것을 좋아해 주고 있어요.”원 씨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손흥민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을 좋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나, 프랑스 리그1 경기를 자주 본다. 국내 여자 선수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활약했던 천가람(21·KSPO)을 좋아한다. 어린 나이에도 최전방에서 많이 뛰면서 저돌적인 플레이를 하는 게 좋단다. 외국 선수로는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케빈 데 브라위너(32·벨기에)의 플레이를 좋아한다.원 씨는 요즘은 개인 훈련 빼고 매주 4회 축구를 한다. 토요 FC와 하나여성축구단(수요일 금요일), 그리고 지난해 여성풋살축구팀을 직접 만들어 매주 월요일 저녁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제가 축구를 하면서 9kg 정도를 감량했다. 운동량이 많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엄마들이 좋아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들이 많아서 그런 엄마들도 합류해 공을 차는데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풋살팀 이름을 3XGO로 지었다. 달리자(Go Run), 골을 넣자(Go Goal), 이기자(Go Win). 좀 유치하지만 즐겁게 재밌다 축구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현재 11명이고 계속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축구는 고강도 운동이다. 공을 차면서 다양한 기술을 써야 하고, 짧고 굵게 달리기도 하면서 장시간 뛰어야 해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 이런 다이어트 효과 때문에 최근 여성 축구인이 늘고 있다.원 씨는 요즘 ‘여자축구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9년 넘게 축구를 하면서 심신이 건강해지다 보니 더 많은 여성들이 축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축구를 즐기며 건강도 챙기고 다이어트도 할 수 있다. 나이도 상관없고 뛰겠다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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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 따라 축구 시작… 이젠 남양주 대표 선수가 됐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회사원 원지영 씨(43)는 아직도 올 5월 경기 남양주시장기 여자축구대회에서 넣은 헤딩골만 생각하면 가슴이 끓어오른다.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뛰면서 간간이 최전방까지 올라가 골을 잡아낸다. 골을 터뜨리는 순간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 손흥민이 부럽지 않다. 원 씨는 9년 전 조기 축구에 빠져 있는 남편 이해남 씨(46)를 따라 축구를 시작해 지금은 남양주시를 대표하는 생활축구 여자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남편이 TV로 축구를 보고 있을 때 저도 우연히 지소연 선수의 플레이를 봤어요. 자신감 있게 파고들면서 슈팅을 날리는 모습이 아주 멋있더라고요. 그래서 축구를 시작했죠. 처음엔 퇴근한 남편에게 애들을 맡기고 저녁에 나갔죠.” 광릉여성축구팀(현 진접하나여성축구회)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서 10시까지 공을 찼다. 공을 처음 차는 것이라 다루기 힘들었지만 너무 재밌었다. 더 잘하고 싶어 밤에 집(남양주 진접) 근처 경복대 캠퍼스를 찾아 개인 훈련을 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트랙을 달렸고,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드리블하고, 벽에다 볼을 차며 슈팅 및 패스 능력을 키웠다. 이렇게 3년여간 축구를 하다 남편이 회사 일 때문에 주말에만 공을 찬다며 남양주 토요FC로 옮긴다고 했다. 토요FC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훈련 및 경기를 한다. 원 씨도 ‘이때다’ 하며 따라나섰다. “토요FC 감독님께 저도 함께 나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나오라고 했죠. 그래서 우리 여성팀에서 저까지 4명이 합류했어요. 그때부터 축구의 기본기를 제대로 배웠어요. 처음엔 남자들과 경기하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재밌어요.” 4일 강원 철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토요FC 자체 평가전. 원 씨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여성축구단에선 오른쪽 사이드백을 보지만 토요FC에서는 주로 앞 선에 선다. 원 씨는 이날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여러 차례 슈팅도 날렸고, 좌우 사이드로 빠져 볼을 받은 뒤 다시 안쪽으로 찔러주는 협력 플레이를 했다. 20∼25분씩 진행하는 경기 3회를 하고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축구 하기 전에는 저질 체력이었는데 지금은 웬만해선 안 지친다”고 했다. 축구 하면서 몸이 완전히 달라졌다. 잔병치레도 하지 않고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 강철 체력이 됐다. 남편과 함께하는 축구는 어떨까. 그는 “너무 좋다. 축구 하다 잘 안되면 바로 물어보고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둘 다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다. 회원들 눈치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주말마다 함께 축구 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토요FC의 유일한 부부 회원이다. “초창기 축구 할 땐 ‘여자가 뭔 축구냐’ 하는 눈으로 쳐다봤는데 요즘엔 환영하는 분위기예요. 여자들이 공 차는 TV 프로그램 영향인지 주변에 축구 하는 여성도 많이 늘었어요. 특히 제가 남편과 함께 축구를 하고 있다고 하면 더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요.” 원 씨는 남양주시 여자 축구 상비군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도 대항이나 전국 생활 축구대회가 있을 때 남양주시 대표로 출전한다. 올해도 경기도지사기 어울림 대회와 경기도민체전에 출전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남양주시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원 씨는 요즘 개인훈련 빼고 매주 4회 축구를 한다. 토요FC와 하나여성축구단(수요일 금요일) 그리고 지난해 여성풋살축구팀을 직접 만들어 매주 월요일 저녁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제가 축구를 하면서 9kg 정도를 감량했다. 운동량이 많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엄마들이 좋아한다. 그리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그런 엄마들도 합류해 공을 차는데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축구는 고강도 운동이다. 공을 차면서 다양한 기술을 써야 하고, 짧고 굵게 달리기도 하면서 장시간 뛰어야 해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 이런 다이어트 효과 때문에 최근 여성 축구인이 늘고 있다. 원 씨는 ‘여자 축구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9년 넘게 축구를 하면서 심신이 건강해지다 보니 더 많은 여성이 축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축구를 즐기며 건강도 챙기고 다이어트도 할 수 있다. 나이도 상관없다. 뛰겠다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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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니스트 출신 댄스 강사가 트레일러닝에 빠진 까닭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서울 강남에서 줌바(Zumba) 댄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우 씨(32)는 원래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인이었다. 그런데 음악 못지않게 춤도 좋아하다 보니 방송 댄스 강사를 하게 됐고, 그러다 줌바 댄스를 만나 지도자 자격증을 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의 일이다. 줌바 댄스는 라틴음악을 기본으로 라틴댄스나 벨리, 힙합 등의 동작과 피트니스가 결합된 춤이다. 일종의 다이어트 댄스로 불리기도 한다. 재밌고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그에게 딱 맞았다.줌바 댄스를 주로 피트니스센터에서 강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웨이트트레이닝도 접하게 됐다. 열심히 근육을 키우진 않았지만 틈나는 대로 웨이트트레이닝도 했다. 그러다 보니 몸이 훨씬 탄탄해졌다. 줌바 댄스에 피트니스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줌바 댄스만 해도 기본적인 근육 운동은 된다.“사실 20대 중반 양쪽 무릎이 자주 아파 병원에 갔더니 반월상 연골 기형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태어날 때부터 기형으로 태어났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죠. 막 줌바 댄스를 시작할 때였어요. 그런데 줌바 댄스와 달리기를 하면서 어느 순간 통증이 사라졌어요. 주변 근육이 좋아져서 그런지, 체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지금은 산을 달려도 전혀 문제없습니다.”박 씨에게 2019년은 다양한 도전의 시기였다.“아는 언니가 2019년 2월 산에 가자고 했어요. 인천 장봉도를 달리는 트레일러닝이었는데 산도 오르며 조금 달려봤는데 함께 간 분들이 ‘잘 달린다’고 추어주는 거예요. 트레일러닝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됐죠. 산이 좋더라고요. 제가 어릴 때 엄마 아빠와 산에 자주 올랐거든요. 산에 오르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더 산의 매력에 빠진 것 같습니다.”박 씨는 그해 4월 초 열린 서울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에 출전해서 여자부 2위를 했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은 123층 555m, 2917계단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이다. 그는 “제가 달리는 재주가 있는지를 여기서 알게 됐다. 줌바 댄스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참가했는데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2위를 하자 모든 사람들 반응이 ‘쟤 누구지?’였다. 그래서 주목을 받았다. 그때부터 제가 달리는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철인3종에도 도전했고, 트레일러닝에도 빠진 것 같다”며 웃었다.박 씨는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 이후 약 2주 뒤에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인 코리아 50K의 10km 부문에 출전해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다. 그는 그해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에도 입문했다. 그는 “오래 사귀던 친구와 헤어지면서 뭔가 내가 더 강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대회에 출전했다”고 했다. 6월 군산 새만금 챌린지에서 하프코스(수영 1.9km, 사이클 90km, 마라톤 21.0975km), 10월 통영대회에서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출전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출전해 간신히 완주했다. 줌바 댄스로 단련된 몸이라 체력은 됐다. 어릴 때 수영을 배워서 수영은 그나마 쉬웠는데 사이클이 어려웠다고 했다.“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요? 군산 대회와 통영 대회에서 제가 여자부 20대에서 2등을 했어요. 지금은 철인3종 하는 젊은 분들이 많지만 그땐 젊은 사람들이 적었거든요.”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근육을 키워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려고 했는데 모든 실내 스포츠가 셧다운되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철인3종 대회, 트레일러닝 대회도 못 나갔어요. 출입이 그나마 자유로운 산에서 열리는 트레일러닝대회는 가끔 열렸는데 제가 너무 우울한 삶을 살고 있어서 나가지 못했죠. 줌바 댄스가 멈추며 제 생계도 위협받아 정말 힘들었어요. 코로나19 이후 2, 3년은 정말 힘든 삶이었어요. 이 기간 거의 운동을 하지 못했죠.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다시 시작했는데 예전 체력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무리하다 보니 부상도 왔죠.”지난해 10월부터 철인3종과 트레일러닝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2019년 11월 이후 거의 3년 만이다. 올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10km에서 40분대 개인 최고기록에 도전하려다 고관절을 다쳤다. 훈련 과정과 결과를 포기하지 못해 주사를 맞고 출전해 40분49초로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지만 한동안 절뚝거리며 다녀야 했다.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6월 강원도 정선 운탄고도 스카이레이스 20km에서 3위(2시간12분34초), 10월 트렌스제주 10km에서 1위(55분05초)를 하는 등 이제야 몸이 제 컨디션으로 올라왔다.주중엔 수업을 해야 해 새벽에 가볍게 달리고, 주말에 산으로 간다. 10~20km를 달린다. 가끔 30~40km도 달린다. 집이 서울 신림동이다 보니 관악산을 많이 달렸다. 하지만 수도권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은 물론 청광종주(청계산 우담산 바라산 백운산 광교산) 등 산을 달릴 수 있는 곳은 어디든 다녔다. 박 씨는 산을 잘 달린다는 게 알려지며 최근 KBS ‘영상앨범 산’에도 출연했다.“제가 중학교 때까지 아빠 회사 산악회를 따라다녔어요. 지금은 못 가는 금강산은 물론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 국내 명산도 다 다녔죠. 산이 좋았어요. 그러다 대학 가고 사회생활 하면서 잠시 잊었는데 산을 달리면서 다시 산에 빠져들게 된 겁니다. 바위가 신비롭고, 계절 따라 바뀌는 꽃과 나무…. 모든 게 좋아요. 또 산에선 온전히 저 자신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자칫 딴생각하면 다칠 수도 있고요.”산을 잘 달리다 보니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 트레일러닝 선수로도 활약하게 됐다. 지금은 10~20km, 트레일러닝으론 ‘단거리’를 달리지만 조만간 50km 100km 등 장거리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목표도 생겼다. 이왕 달리는 김에 트레일러닝의 최강자가 되는 것이다.“잘 달린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박수를 쳐 주고 칭찬도 많이 해줘요. 그럼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더 잘 달리고 싶어요. 트레일러닝에서 손에 꼽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아 또 저 선수가 1등 했네….’ 그런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트레일러닝대회는 엘리트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가 아니다. 그냥 산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달린다. 물론 그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선수들이 많다. 국내 여자부에서는 환갑을 훨씬 넘긴 박정순 씨(65)가 장거리 최강자로 꼽힌다. 박정순 씨는 지난달 열린 2023 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서울 100K) 100km 여자부에서 18시간23분9초로 우승해, 이 대회에서만 4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가정주부였던 박정순 씨는 수영에 눈을 떠 수영 강사로 활동하면서 트레일러닝을 즐기고 있다.“저도 박정순 선배님처럼 멋있게 나이 들고 싶어요. 제 본업은 줌바 댄스 강사지만, 취미인 트레일러닝에서도 손에 꼽히고 싶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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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은 안전의 뿌리, 생활체육은 건강의 뿌리” 유인종 전 쿠팡 안전부문 부사장의 건강법[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30대 후반 감기를 달고 살았다. 한약방에 갔더니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 때문이라고 했다. 의학적으로는 큰 문제 없다고 했지만 20대 초반 아버지 역할을 하던 큰 형에게 신장을 이식해준 탓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보약을 먹으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체력이 좋아야 면역력도 좋아질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배드민턴과 축구, 헬스로 20년 넘게 건강을 지켰다. 1년 전부터는 수영을 시작했다. 유인종 전 쿠팡 안전부문 부사장(63)은 “지나고 보니 운동을 더 빨리 시작해야 했다”고 했다. 운동을 더 빨리 시작했으면 더 건강하게 더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1990년 후반부터 배드민턴을 치기 시작해 최근 생활체육 대회에 나가서 입상할 정도로 즐기고 있지만 몸이 예전과 달라진 것을 느꼈어요. 한쪽으로만 라켓을 사용해서인지 몸의 균형이 깨졌고, 무릎에도 통증이 오기 시작했죠. 그래서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을 찾았는데 수영이 눈에 들어왔죠.”유 전 부사장은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영을 시작했다. 그는 기존 수영장은 대부분 여러 명을 대상으로 강습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가지 못하면 수영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부탁해 ‘개인레슨’을 제대로 받는 곳을 찾아 달라고 해 지난해 10월부터 경기 성남의 엔드리스풀(Endless Pool) ‘헤엄하다’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최근 국내에 도입된 엔드리스풀은 러닝머신처럼 물을 흐르게 하는 개인 전용 수영장이다. 혼자 혹은 2명만 수영할 수 있어 레슨 전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를 지도하고 있는 신영연 헤엄하다 원장(25)은 “초보자들은 물에 뜨는 것도 힘든데 물이 기계의 힘으로 흐르기 때문에 부력이 생겨 잘 뜬다. 그리고 지도자가 온전히 수강생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 교육 효과도 좋다”고 말했다.“수영을 하면서 몸의 균형이 잡혔어요. 수영은 한 팔, 한 다리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전신을 활용하기 때문에 밸런스를 잡아줘요. 그리고 배드민턴과 달리기, 웨이트트레이닝과는 다른 근육을 쓰기 때문에 그동안 하던 운동과는 전혀 다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대학에서 안전공학을 전공한 뒤 삼성코닝 안전관리자로 입사한 유 전 부사장은 30대 후반부터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 “여름에도 감기를 달고 살아 한약방에 갔더니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약을 먹기도 했지만 몸이 건강해야 면역력도 좋아질 것 같아 운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초반엔 테니스와 수영을 배우려는 시도도 했지만 정해진 시간을 맞출 수 없어 회사 내에 활성화된 배드민턴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그는 “1997년 삼성코닝 수원공장에서 구미공장으로 발령받았을 즈음부터 운동을 시작할 마음을 먹었는데 구미공장에 배드민턴 동호회가 활성화돼 있었다”고 했다. 테니스와 수영은 시설 및 시간 활용면에서 그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배드민턴은 조그만 공간에서도 언제든 칠 수 있어 좋았다. 회사 직원들과 축구도 즐겼다.“2006년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던 삼성에버랜드로 발령이 나면서 너무 바빠 한동안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했죠. 2009년 임원으로 승진하면서는 6개월 넘게 밤늦게까지 매일 야근을 하면서 운동을 전혀 못 했죠. 몸이 너무 피곤해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때부터 매일 야근하기 전 회사 피트니스센터로 가서 러닝머신에서 30분 달렸어요. 그랬더니 좀 살겠더라고요. 살기 위해서 운동을 다시 시작한 거죠.”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뒤에는 배드민턴, 축구를 다시 시작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는 몸을 풀고 가볍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뒤 50분을 걷고 달린다. 초반 10분은 빨리 걷고 30분은 시속 8km로 달린다. 그리고 10분 걷기로 마무리한다. 피트니스센터 운동 2회, 배드민턴 1, 2회, 주당 3~4일은 운동으로 체력을 다졌다. 지금은 걷고 달리기를 1시간으로 늘렸고, 수영도 주 1, 2회 추가해 거의 매일 운동하고 있다. 운동을 하면서는 감기도 잘 걸리지 않았다.삼성그룹에서 안전관리자 출신으로는 처음 임원이 된 유 전 부사장은 운동 덕분에 건강도 얻었지만 성공적인 삶도 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50분 이상 걷고 달리기가 쉽지 않다. 처음엔 ‘극기훈련’이라고 생각하고 했다. 그런데 참고 달리면 ‘오늘도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기분도 상쾌해진다”고 했다.“일본에서는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제품을 만든다’는 말이 있어요. 건강해야 뭐든 열심히 성실히 일한다는 얘기죠. 저도 회사 직원들에게 ‘건강해야 일도 잘한다’며 축구와 등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유대를 쌓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운동은 가급적 빨리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건강도 일찍 챙기고 사회생활에서도 빨리 자신 있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자신감이 생기고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활력이 있어야 하고자 하는 의욕과 도전 정신이 생기죠. 새로운 아이디어도 건강해야 잘 떠오릅니다. 특히 나이 들면서 건강이 안 좋으면 겁부터 나잖아요. 100세 시대엔 운동을 빨리 시작하고, 평생 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비실비실하다 병상에 누우면 사는 의미가 없잖아요.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사회를 만듭니다. 병 든 사람, 비실비실한 사람이 많으면 그 사회가 건강하겠습니까? 운동을 꾸준히 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건강해야 안전도 지킬 수 있다.“제가 평생 안전 담당만 했잖아요. 건강해야 집중력도 높아 사고가 없어요. 생산 혹은 건설 현장에서 몸이 안 좋으면 사고율이 높아집니다. 1908년대 후반 일본 기업 시찰을 갔을 때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더라고요. 건강해야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는 판단에 따는 것입니다. 저도 돌아와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했죠. 체력을 테스트한 뒤 부족한 것을 채우라고 하는 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일종의 운동 처방이었습니다. 사고가 주는 등 효과가 좋았습니다. 나중엔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10월 29일이면 ‘이태원 참사’ 1주년이다. 이런 사고가 안 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우리는 큰 사고를 너무 빨리 잊어버려요. 사고가 났을 땐 누가 잘못했고 처벌해야 한다고 난리를 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식어 버려요. 큰 사고가 나면 교훈을 얻어야 하는데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게 큰 문제입니다. 명확한 원인 분석이 중요합니다. 1차, 2차, 3차 원인을 분석해보고 그것을 막기 위해 실질적인 대책을 차분히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속적, 제도적으로 지키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빠져 있어요.”유 전 부사장은 최근 경기 성남시에서 열린 배드민턴대회에 출전해 60대 A조에서 3위를 차지했다. A조는 가장 상위그룹이다. 그는 “솔직히 30, 40대와 붙어도 체력에선 자신 있다”고 했다. 최근 쿠팡에서 퇴임한 뒤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건강하니 뭐든 잘 해낼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한편 수영 국가대표 출신 신영연 원장은 엔드리스풀의 장점으로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①물 공포증을 극복하기 쉽다. ②물살이 몸을 띄워주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다. ③1대1, 2대1 레슨이라 피드백이 쉬워 정확한 자세를 배우기 좋다. ④다른 사람과 같이 수영하기 싫은 사람들에게 최적화돼 있다. 자기 몸 보여주기 싫은 사람들에게는 개인 샤워실을 제공한다. ⑤일반 수영장보다 수온이 3~5도 높아 감기 걸릴 위험이 적다. ⑥수영장 이용 인원이 적기 때문에 염소 수치를 낮게 유지하고, 물도 깨끗해 피부 예민한 사람도 수영이 가능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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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쪽 무리하게 써 깨진 균형, 수영으로 바로잡고 있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유인종 전 쿠팡 안전관리 부사장(60)은 1년 전 수영을 시작했다. 20년 넘게 배드민턴을 치고, 피트니스센터에서 달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건강을 꾸준히 관리했지만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배드민턴을 치기 시작해 최근 생활체육 대회에 나가서 입상할 정도로 아직도 즐기고 있지만 몸이 예전과 달라진 것을 느꼈어요. 한쪽으로만 라켓을 사용해서인지 몸의 균형이 깨졌고, 무릎에도 통증이 오기 시작했죠. 그래서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을 찾았는데 수영이 눈에 들어왔죠.” 유 전 부사장은 기존 수영장은 대부분 여러 명을 대상으로 강습하고 정해진 시간에 가지 못하면 수영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부탁해 ‘개인레슨’을 제대로 받는 곳을 찾아 달라고 해 지난해 10월부터 엔드리스풀(Endless Pool)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엔드리스풀은 러닝머신처럼 물을 흐르게 하는 개인 전용 수영장이다. 혼자 혹은 2명만 수영할 수 있어 레슨 전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초보자들은 물에 뜨는 것도 힘든데 물이 기계의 힘으로 흐르기 때문에 부력이 생겨 잘 뜬다. 그리고 지도자가 온전히 내게만 집중해 가르치기 때문에 빨리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수영을 하면서 몸의 균형이 잡혔어요. 수영은 한 팔, 한 다리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전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밸런스를 잡아줘요. 그리고 배드민턴과 달리기, 웨이트트레이닝과는 다른 근육을 쓰기 때문에 그동안의 운동과는 전혀 다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유 전 부사장은 삼성코닝 안전관리자이던 30대 후반에 면역력 저하로 계속 따라다니는 감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여름에도 감기를 달고 살아 한약방에 갔더니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약을 먹기도 했지만 몸이 건강해야 면역력도 좋아질 것 같아 운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초반엔 테니스와 수영을 배우려는 노력도 했지만 정해진 시간을 맞출 수 없어 회사 내에 활성화된 배드민턴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테니스와 수영은 시설 및 시간 활용 면에서 그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았다. 배드민턴은 조그만 공간에서도 언제든 칠 수 있어 좋았다. 회사 직원들과 축구도 즐겼다. “2006년 삼성에버랜드로 발령이 나면서 너무 바빠 한동안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했죠. 2009년 임원으로 승진하면서는 6개월 넘게 밤늦게까지 매일 야근을 했어요. 몸이 너무 피곤해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때부터 매일 야근하기 전 회사 피트니스센터 러닝머신에서 30분 달렸어요. 그랬더니 좀 살겠더라고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뒤에는 배드민턴, 축구를 다시 시작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는 몸을 풀고 가볍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뒤 50분을 걷고 달린다. 초반 10분은 빨리 걷고 30분은 시속 8km로 달린다. 그리고 10분 걷기로 마무리한다. 피트니스센터 운동 2회, 배드민턴 1, 2회, 주당 3∼4일은 운동으로 체력을 다졌다. 지금은 걷고 달리기를 1시간으로 늘렸고 수영도 주 1, 2회 추가해 거의 매일 운동하고 있다. 삼성그룹에서 안전관리자 출신으로는 처음 임원이 된 유 전 부사장은 운동 덕분에 건강도 얻었고, 성공적인 삶도 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50분 이상 걷고 달리기가 쉽지 않다. 처음엔 ‘극기 훈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참고 해내면 ‘오늘도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기분도 상쾌하다”고 했다. 그는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제품을 만든다”고 했다. 건강해야 뭐든 열심히 성실히 일한다는 얘기다. 회사에서도 “건강해야 일도 잘한다”며 직원들과 축구, 등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유대를 쌓았다. 그는 “운동은 가급적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 그래야 건강도 일찍부터 챙기고 사회생활에서도 빨리 자신감 넘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부사장은 최근 경기 성남시에서 열린 생활체육 배드민턴 대회에 출전해 60대 A조에서 3위를 차지했다. A조는 가장 상위 그룹이다. 그는 “솔직히 30, 40대와 붙어도 체력에선 자신 있다”고 했다. 최근 쿠팡에서 퇴임한 뒤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건강하니 뭐든 잘 해낼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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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도 안 뜬 새벽산 달리는 소프라노 “하얀 피부 구릿빛 됐지만 달리는 게 좋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늦잠 잘 수 있는 주말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30~40km 산을 달려요. 집에 올 때면 다리가 무거워 터덜터덜 걸어오죠. 그런데 그 묵직한 다리만큼 제 머리가 맑게 채워졌다는 기분이 들죠. 달리고 나면 풀리지 않는 난제도 풀리죠. 4년 전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하던 일이죠.”인천시립합창단 메조소프라노 송지영 씨(45)는 요즘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주 놀란다고 한다. 단 100m도 걷기 싫어 차를 타고 다니던 그가 이젠 산을 50km나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어느 날이었죠. 퇴근한 뒤 집 근처 서울 도림천 쪽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걷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무작정 나가 걸었어요.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심했죠. 한 7~8km를 걸었죠. 돌아오면서는 살살 걷듯이 달려봤어요. 단 100m도 걷기 싫어하던 제가 달리다니…. 숨은 차지만 땀을 흠뻑 흘리고 났을 때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어요.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모든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고, 기분이 상쾌했어요.”그때부터 걷다가 500m, 1km를 달렸다. 송 씨는 “계속 거리를 조금씩 늘려갔다. 참고 더 잘 달려보자고 달리니 어느 순간 ‘아 이 기분 뭐지?’ 힘은 드는데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내가 무슨 고민을 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스트레스도 날아갔다”고 했다. 2019년 가을, 마라톤 10km를 완주했다. 1시간 15분.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됐지만 달리기를 멈추진 않았다. 그는 “혼자서 10km를 달릴 수 있게 되자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혼자서 마스크 쓰고 달리며 여기저기 찾아보니 크루(동아리)도 있고 마라톤 교실도 있었다. 그 무렵 오래전 만났던 오세진 작가(43)에게 연락해 함께 운동하자고 했다. 오 작가는 교통사고로 무너진 몸을 운동으로 일으켜 세운 뒤 마라톤, 트레일러닝, 등산에 빠져 지내고 있는 인물이다. 송 씨는 오 작가와 산을 찾으며 여자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권은주 프리랜서 감독(46)도 만났다. 그때 “마라톤 선수 출신 김용택 감독이 지도하는 바나나스포츠클럽에서 배우려 한다”고 하자 권 감독이 “아주 좋은 결정”이라고 해 본격적으로 배우며 달리게 됐다.“매주 토요일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훈련받았죠. 처음엔 레슨 받고 혼자서는 주중에 한 번 달리는 식으로 했어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그래서는 마라톤 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주당 2번, 3번으로 늘렸죠. 지금은 거의 매일 달리고 있습니다.”온·오프라인 마라톤 동호회 휴먼레이스에도 가입했다. 송 씨는 “오 작가와 산을 찾으면서 ‘산도 달리는 구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휴먼레이스 회원 한 분이 트레일러닝 번개 모임을 소집하기에 참가하면서 산을 달리게 됐다”고 했다.서울 관악산 인왕산 북악산을 달렸다. 수도권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도 달렸다. 산을 달리는 게 너무 재밌었다. 그는 “풍광도 좋지만 냄새가 달랐다. 흙냄새, 나무 냄새…. 그리고 공기도 달랐다. 산을 달리는 그 자체가 즐거웠다”고 했다. 지리산과 설악산, 소백산 등 대한민국 명산도 올랐다. 트레일러닝 훈련으로는 서울 및 수도권 산을 몇 개 연결해 30km 정도 달렸다.송 씨는 달리면서 “왜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하는지를 알았다”고 했다.“장시간의 싸움이라서기 보다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마라톤 완주는 자신의 주제를 알고 준비해야 하죠. 최소한의 준비 루틴이 있죠. 그것을 안 하면 완주를 못하죠. 또 오버하면 중도에 포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준비 잘하고 집중력을 놓지 않고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운을 자신에서 심어주면서 달려야 완주할 수 있죠. 인생도 마찬가지잖아요.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고난이 찾아오죠. 그 점이 인생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코로나19 확산으로 도로마라톤은 멈췄지만 산에서 열리는 트레일러닝 대회는 계속 이어졌다. 2021년 10월 서울을 한 바퀴 달리는 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 ‘서울 100K’에서 50km를 12시간에 완주했다. 그리고 2주 뒤 제주에서 열린 트렌스제주트레일러닝 50km를 10시간에 달렸다.“산과 도로를 달리는 게 너무 즐거웠죠. 어느 순간 나만을 위해 달리는 것 같아서 남을 위해 달리는 것을 고민했어요. 우리 집 근처에 살던 친구가 시각장애인 마라톤 동반주자(라이드러너)를 했던 게 생각나 연락했죠. 그래서 VMK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을 알게 됐죠. 시각장애인은 동반주자가 없으면 달릴 수 없잖아요. 달리면서 남을 도울 수 있어 좋았어요.”시각장애인과 함께 달리는 빛나눔동반주자단으로 활동했다. 시간 날 때 시각장애인과 10~20km를 함께 달렸다. 그는 “지난해는 시각장애인들과 달린 해”라고 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과 달리면 내가 더 실력을 키워야 더 잘 끌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더 자극 받는다”고 했다.송 씨는 이제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몸이 찝찝해 견디지 못한다. 새벽에 5~10km를 달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새벽에 달리지 못하면 저녁에라도 달려야 한다. 주말에는 산을 달린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도로 대회에도 출전했다. 주로 10km와 하프코스를 달렸다. 10km는 48분, 하프는 1시간46분이 최고기록. 그는 “가끔 입상도 했다. 속칭 빈집털이(강자가 없을 때 우승했다는 속어)다”고 했다. 42.195km 풀코스는 지난해 가을 처음 달렸다. 3시간56분. 11월 5일 jtbc마라톤에서 3시간45분을 목표로 달릴 예정이다.송 씨는 달리면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저는 새하얀 피부에 바짝 마른 몸이었죠. 먹는 것도 살찔까 봐 새 모이 먹듯 했죠. 지금은 햇볕에 탄 구릿빛 피부가 아름답고 국수 한 그릇도 뚝딱이죠. 우리 단원들이 이런 저를 보고 놀랐죠. 달리며 굵어진 제 허벅다리도 자랑스러워요. 달리면서 제 인생관이 확 바뀌었습니다.”송 씨는 “과거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이젠 ‘내 페이스대로 가면 되지 뭔 걱정?’이란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달리며 체력이 좋아진 것은 물론 마음의 여유까지 찾았다.“처음엔 다른 사람이 빨리 달리면 ‘어쩌지?’란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죠. 그런데 이젠 ‘괜찮아 저 사람은 저런 세상에 사는 거고 난 내 세상에서 살면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따라갈 수도 없잖아요. ‘내 페이스가 있잖아’라고 내려놓고 달리니 마음이 너무 편해요.”그는 강조했다.“달리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달리면 매일 뇌 청소를 하는 느낌입니다. 세포들이 건강해집니다. 그리고 옆 사람도 돌봐줄 줄 아는 여유도 생깁니다. 주위에 달리라고 하면 ‘야 나 죽으라고?’라는 반응입니다. 저도 걷다가 100m부터 차근차근 달렸습니다. 마라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이젠 마라톤 전도사가 다 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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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m도 차 타고 다녔는데 이젠 산길 50km 달려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4년 전 어느 날 집 근처 서울 도림천을 걷는 사람들을 보고 무작정 걸었다. 그러자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모든 고민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고, 기분이 상쾌했다. 그때부터 걷고 달렸다. 지금은 산길을 달리는 트레일러닝 50km도 거뜬히 완주한다.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인천시립합창단 메조소프라노 송지영 씨(45)는 이제는 매일 달리지 않으면 안 되는 마라톤 마니아가 됐다. “2019년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심했죠. 퇴근한 뒤 밖을 보니 사람들이 공원을 걷고 있었죠. 저도 나가 걸었어요. 한 7∼8km를 걸었죠. 돌아오면서는 살살 걷듯이 달려봤어요. 단 100m도 걷기 싫어하던 제가 달리다니…. 숨은 차지만 땀을 흠뻑 흘리고 났을 때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어요.” 그때부터 걷다가 500m, 1km를 달려봤다. 송 씨는 “거리를 조금씩 계속 늘려 갔다. 참고 더 잘 달려 보자고 달리니 어느 순간 ‘아, 이 기분 뭐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힘은 드는데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내가 무슨 고민을 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스트레스도 날아갔다”고 했다. 2019년 가을, 마라톤 10km를 완주했다. 1시간 15분.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했지만 달리기를 멈추진 않았다. 그는 “혼자서 10km를 달릴 수 있게 되자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혼자서 마스크 쓰고 달리며 여기저기 찾아보니 크루(동아리)도 있고 마라톤 교실도 있었다. 그 무렵 오래전 만났던 오세진 작가(43)에게 연락해 함께 운동하자고 했다. 오 작가는 교통사고로 무너진 몸을 운동으로 일으켜 세운 뒤 마라톤, 트레일러닝, 등산에 빠져 지내고 있는 인물이다. 송 씨는 오 작가와 산을 찾으며 여자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권은주 프리랜서 감독(46)도 만났다. 그때 “마라톤 선수 출신 김용택 감독이 지도하는 바나나스포츠클럽에서 배우려 한다”고 하자 권 감독이 “아주 좋은 결정”이라고 해 본격적으로 배우며 달리게 됐다. “매주 토요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훈련받았죠. 처음엔 레슨 받고 혼자서는 주중에 한 번 달리는 식으로 했어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그래서는 마라톤 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주당 2번, 3번으로 늘렸죠. 지금은 거의 매일 새벽 5∼10km를 달리고 하루를 시작해요.” 온·오프라인 마라톤 동호회 휴먼레이스에도 가입했다. 송 씨는 “오 작가와 산을 찾으면서 ‘산도 달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휴먼레이스 회원 한 분이 트레일러닝 번개 모임을 소집하기에 참여하면서 산을 달리게 됐다”고 했다. 서울 관악산 인왕산 북악산은 물론 수도권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달렸다. 도로마라톤은 코로나19로 멈췄지만 산에서 열리는 트레일러닝 대회는 계속 이어졌다. 2021년 10월 서울의 산을 달리는 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 ‘서울 100K’에서 50km를 12시간에 완주했다. 그리고 2주 뒤 제주에서 열린 트랜스 제주 트레일러닝 50km를 10시간에 달렸다. “산과 도로를 달리는 게 너무 즐거웠죠. 어느 순간 나만을 위해 달리는 것 같아서 남을 위해 달리는 것을 고민했어요. 우리 집 근처에 살던 친구가 시각장애인 마라톤 동반 주자(가이드러너)를 했던 게 생각나 연락했죠. 그래서 VMK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을 알게 됐죠. 시각장애인은 동반 주자가 없으면 달릴 수 없잖아요. 달리면서 남을 도울 수 있어 좋았어요.” 시각장애인과 함께 달리는 빛나눔동반주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간 날 때 시각장애인과 10∼20km를 함께 달렸다. 송 씨는 달리면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저는 새하얀 피부에 바짝 마른 몸이었죠. 먹는 것도 살찔까 봐 새가 모이 먹듯 했죠. 지금은 햇볕에 탄 구릿빛 피부가 아름답고 국수 한 그릇도 뚝딱이죠. 우리 단원들이 이런 저를 보고 놀랐죠. 달리며 굵어진 제 허벅다리도 자랑스러워요. 제 인생관이 확 바뀌었습니다.” 송 씨는 “과거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이젠 ‘내 페이스대로 가면 되지 뭔 걱정?’이란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달리며 체력이 좋아진 것은 물론 마음의 여유까지 찾았다. 그는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다시 강조했다. 이젠 마라톤 전도사가 다 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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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남 철수 때 내려온 친구와 DMZ 자전거 질주…평생 즐긴 운동 덕분에 가능” 미국 거주 김권식 회장의 건강법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미국 미네소타에서 재생 에너지기업 EVS(Engineering, Value, Service)를 창업해 경영하는 김권식 회장(80)은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파주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진 비무장지대(DMZ)를 자전거를 타고 질주했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동부전선에서 중공군 개입으로 불리해진 미군이 철수하며 피난민을 대거 구출한 ‘흥남 철수’ 때 남한으로 내려온 친구를 위해서였다. 서울대 공대 동창이자 미국 뉴저지에서 살고 있는 주동명 뉴욕시 기술담당 시설 국장(81)이 늘 고향을 잊지 못하고 가고 싶어 하자 만든 이벤트였다.“동명이가 고향을 가고 싶어 해 언젠가 ‘그럼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휴전선을 자전거 타고 달리자’고 했죠. 그런데 남북관계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죠. 우리 나이에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올해 감행했습니다. 알아보니 평화누리길이 잘 조성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달렸습니다.”김 회장의 지인인 미국 미네소타 반도체업체 인테그리스(Entegris) 장비 담당 매니저인 이병학 박사(64), 그리고 삼성그룹 임원 출신 김대원 씨(67) 등이 함께 했다. 전 구간을 달릴 순 없었다. 평화누리길이 잘 정비된 곳도 있지만 자동차 도로를 이용해야 해 위험하거나, 너무 가파른 구간은 뺐다. 혹시 다른 차량이 팀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판단에 트럭 한 대를 대여해 횡단팀 뒤에 따르게 했다.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 일부 군사지역에는 들어가기도 하고 허가를 안 해줘 돌아가기도 했다. 하루 최대 50km, 총 400km가량을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임진강 한탄강 그리고 멋진 산으로 이어진 금수강산을 맘껏 구경했지만 철조망과 군부대로 막힌 분단 현실에 안타까움도 느꼈다.“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으로 이어진 산길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경험할 수 없는 광경이었죠. 곳곳에 있는 맑은 개울도 인상적이었죠. 강원도 속초에서 고성으로 이어진 해안길도 장관이었습니다. 하지만 곳곳이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있고, 군부대가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아직 전쟁을 잠시 멈춘 분단국가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아직 진정한 평화가 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고령의 나이에 이런 여행이 가능했던 배경엔 김 회장과 주 국장, 이 박사가 ‘스포츠 천국’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스포츠를 즐기며 탄탄하게 키운 체력이 있었다. 테니스와 마라톤을 즐기는 주 국장은 매일 새벽 1시간에서 1시간30분 달리고 출근한다고 한다. 이 박사는 겨울에도 자전거로 출퇴근할 정도로 자전거광이라고. 국내 거주하는 김대원 씨도 오랜 전부터 자전거로 건강을 다져왔다. 김 회장은 “(주)동명이가 자전거를 많이 타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통제력이 약해 몇 번 넘어지기는 했지만 큰 부상 없이 DMZ를 따라 한반도를 횡단했다”고 말했다.김 회장은 “4번의 고비가 있었다”고 했다.“화천의 수피령, 양구의 돌산령, 미시령 옛길, 그리고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모 군부대가 있었던 고개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풍광은 좋았지만 오르기는 쉽지 않았어요. 천천히 자전거 끌고 걸어서 올랐는데도 정상에 오르니 탈진했습니다.”이번 행사를 주도한 김 회장은 1969년 미국 미네소타대로 유학을 떠난 뒤부터 운동을 생활화한 덕분에 건강한 노년을 즐기고 있다. 2022년 5월 21일 “美서 스키 타고 韓양서 등산…운동해야 노년 즐길 수 있어”란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기사로 소개했던 인물이다. 여든 살의 고령이면서도 매일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며 살고 있다.“미국은 스포츠 천국이었어요.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죠. 테니스와 탁구, 배드민턴, 자전거 타기, 스키, 피트니스, 걷기 등을 즐겼습니다. 운동을 안 하면 삶에 활력이 떨어져 힘들었어요.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운동의 생활화가 중요합니다.”서울대 시절부터 테니스를 즐겼던 김 회장은 미국에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생활화하게 됐다. 그는 “운동을 하려거든 재미있게 하라”고 말한다. 노동처럼 하는 기계적 운동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 순간을 즐겨야 한다. 겨울엔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컬링 등을 즐겼고 그 외 계절엔 바람과 햇빛을 즐기는 하이킹과 자전거 타기, 골프, 테니스 등으로 건강을 다졌다. 나이 들면서는 부상 위험이 적은 스포츠로 방향을 바꿨다. 겨울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탁구, 여름엔 골프와 걷기를 주로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평생 체력 단련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1시간15분에서 2시간, 다른 스포츠도 한번 하면 2시간씩은 한다. 김 회장은 가족, 회사원에게도 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에선 컴퓨터 앞에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말도록 권유한다. 산책도 하라고 한다. 집과 회사에 탁구장도 마련했다. 틈나는 대로 탁구도 친다. 건강해야 일도 잘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인 황성숙 씨(79)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탁구, 골프, 걷기 등을 함께 즐기고 있다. 대학 때까지 스키 선수였던 두 아들과 다운힐 스키도 함께 타기도 한다.김 회장은 “건강하니 DMZ를 따라 한반도도 횡단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뜻깊은 여행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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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적 운동, 평생 갑니다” 육상부 출신 서울교대생의 ‘건강하게 공부하는 비법’[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9월 9일 충남 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1회 전국교육대학교 육상경기대회(교대 육상대회) 남자 1500m에서 2위(4분32초51), 혼성 계주 800m에서 1위(1분54초01)를 한 서울교대 육상부 주장 고승준 씨(과학과 3학년)는 초등학교 시절 육상 선수로 활약했었다. 6학년부턴 공부에 집중했지만 대학에 입학한 뒤 육상부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 배경엔 학창 시절의 경험이 주효하게 작용했다.“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별 육상대회가 있었어요. 제가 어릴 때 키도 크고 잘 달려서 대회에 나갔는데 운 좋게 입상하게 됐죠. 처음엔 단거리 80m를 했고요. 점점 올라갔어요. 나중엔 800m까지 했어요. 지역에서는 잘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 나간 소년체전에서는 별 활약을 못했죠.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공부도 병행하던 고 씨는 6학년에 올라가면서는 육상을 사실상 그만뒀다. 대회가 있으면 간간이 출전했지만 2학기부터는 공부에만 집중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턴 공부와 육상을 병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시 운동 경험에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 체력이 좋아 공부에도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 씨는 지역에서는 잘하는 편에 속해 중학교에서 여러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거부했다고 했다. 그는 서울교대에 입학해 다시 육상을 접했다.“전 체육과는 아니지만 1학년 때 체육 실기지도를 수강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교수님이 육상부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죠. 너무 반가웠습니다. 바로 가입했습니다,”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라 제대로 활동하진 못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조금씩 운동할 수 있었다. 교대 육상대회가 지난해에도 치러졌는데 준비과정이 짧아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올해는 제대로 준비했다.“올해 대회가 제가 주장을 맡고 제대로 준비해 나갈 수 있는 대회였죠. 그래서 준비를 많이 했어요. 제가 육상 선수 경험이 있다 보니 훈련 프로그램도 제가 짰죠. 인터넷 등 정보를 찾아보고 교수님들께 자문을 구해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모집했죠. 올핸 60여명이 육상부에 가입했고 대회 출전은 스태프까지 30명 넘게 나갔습니다.”대회 출전을 앞두곤 주 3회, 평상시엔 주 2회 함께 훈련했다. 육상 선수 출신 지도교수 김방출 교수(57)의 도움으로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 한국체대에 가서 훈련할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서울교대는 올 교대 육상대회에서 전국 9개 교육대 198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 종목에서 고른 성적을 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이 5번째 종합 우승이다.고 씨는 “사실 평상시에는 훈련이라기 보다는 러닝 크루(동아리) 처럼 운영하고 있다. 아침에 모여서 함께 달리고 아침 먹고 수업 들어가는 식이다. 요즘 함께 모여 달리는 크루들이 많은데 그런 취미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는 더 열심히 훈련한다”고 말했다.서울교대의 종합 우승은 어릴 때부터 속칭 ‘국영수(국어 영어 수학)’ 공부에 내몰려 학생들이 운동을 등한시하게 만드는 한국 초등교육에 좋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예비 교사들이 직접 기초 종목 육상을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체득했고, 교육 현장에 나가서 육상을 가르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서울교대 육상부는 김방출 교수가 2012년 만들었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심신을 건강하게 다져야 하는데 국내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미래를 책임질 새싹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육상을 내세웠다”고 말했다. 예비 교사들이 달리고 뛰고 던지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을 형상화한 육상을 제대로 배우고 훈련하면서 향후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건강과 지혜를 함께 키워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김 교수는 “예비 교사들의 스포츠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해 본 교사들이 교단에서 섰을 때도 아이들에게 운동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그 가치를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대 육상대회도 김 교수가 주도해 2013년부터 열리게 됐다.김 교수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김 교수는 “육상대회에 출전해 입상했던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 육상부를 만들어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자주 전해온다”고 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교대대항 T볼 대회를 열었는데 참가했던 학생들이 교육 현장에 나가서 T볼을 활성화시켰다. 이젠 서울 초등학교 T볼 대회에 100개 넘는 팀이 나올 정도로 저변이 확대됐다. 조만간 초등학교 육상부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예비교사들의 반응도 좋다. 고승준 씨는 “내가 중고교 다닐 때도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공부하느라 거의 운동을 못했다. 몸이 건강해야 공부도 잘되는데….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장에 나가면 아이들이 운동과 공부를 함께 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솔직히 초등학교 때는 여유를 찾아도 되는 시기잖아요. 너무 공부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운동도 열심히 하며 놀 시기인데…. 다양한 가능성을 찾는 시기 아닌가요. 운동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고요.”남자 400m에서 53초62로 금메달을 획득한 조형석 씨(유아특수과 1학년)도 “교사가 돼 아이들을 지도할 때 육상 선수로 활약한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계주는 협동심과 체력을 키워준다”고 말했다. 평소 달리기를 좋아하고 운동회 때 계주 멤버로 참여했던 경험이 조 씨를 육상부로 이끌었다. 교대 육상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육상부에 가입했다는 그는 “그냥 뛰어놀던 수준에서 훈련하니 배울 게 많았다. 육상이 생각보다 체계적이었다. 스포츠 과학적 지식도 얻었다”고 했다.여자 800m에서 2위(3분5초87)를 한 송현경 씨(과학과 2학년)도 “교육 현장에 가면 내가 했던 경험들이 애들한테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재미있게 했던 운동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면 잘 따라 할 것 같다”고 했다. 송 씨는 “육상 선수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달리는데 소질은 있었다. 중고교 시절엔 공부하느라 못했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바로 육상부에 가입했다”고 했다. 그는 “열심히 하니 성과가 나왔고,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여자 800m에서 3분2초66으로 1위를 한 심규리 씨(체육과 2학년)는 “교수님 추천으로 육상부에 가입했는데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심 씨는 달리는 것에 심취해 조만간 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스포츠 심리학적으로 운동을 일찍 경험할수록 평생 즐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육상대회에 출전한 예비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운동 기회를 많이 준다면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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