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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사진)이 18대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에너지를 응집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이 더 뜨거워져야 한다”며 “경선이 시작되면 미래 한국을 위한 메시지와 국정 운영의 철학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를 떠난 뒤 올 3월부터 모교인 서울대 경영대에서 강의해 온 그는 “수업이 종료되는 6월 초쯤 밝힐 생각이었지만 (다른 주자들이 출마를 선언하는 등) 지금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공식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4·11총선이 끝난 지 3주 만에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임 전 실장이 출사표를 낼 뜻을 밝힘에 따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가 점쳐지던 경선 무대의 ‘판’이 더 커지면서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을 돌며 민생투어에 나선 이재오 의원이 5월 10일경 출마를 선언하면 박 위원장을 중심에 놓고 4명의 비박(비박근혜) 후보가 에워싸는 ‘1+4 구도’가 형성된다.▼ 박근혜 vs ‘非朴 4’… 새누리 대선 레이스 판이 커진다 ▼임 전 실장은 올 경선에서 선거캠프 구성 관행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전·현직 의원들을 줄 세워 캠프에 참여시키고 자리를 제공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경험했다”면서 “내가 먼저 그런 방식에서 벗어나겠으며 다른 후보들도 그렇게 해 주기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표심 반영’ 경선룰 변경 요구 2000년 이후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세 번 당선된 임 전 실장은 의원직을 버리고 대통령실장(2010년 7월∼2011년 12월)을 지내며 이명박 정부의 2인자 역할을 맡았다는 점이 자산이자 부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측근들 사이에서도 “일하는 정치인이란 자리를 선점해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던지면 수도권의 젊은 표심이 움직일 수 있다”는 의견과 “박 위원장에 맞서는 게 이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MB(이 대통령) 심판론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자체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임 전 실장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박 위원장의 수도권 경쟁력에 의문을 던지면서 형성된 ‘비박 연대’의 테두리 안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김문수 정몽준 이재오 등 다른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와는 다른 경선 룰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젊은 표심을 확대 반영해야 한다. 당 대표를 뽑을 때 적용하는 ‘청년 선거인’ 의무조항을 대선후보 선출 때도 적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당규 8조 2의 ⑤항은 당대표 선출 때 19∼40세 ‘청년선거인’을 일정 비율 포함시킬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임 전 실장은 경선 시기에 대해 “올 6, 7월은 19대 개원 국회다. 그때만큼은 정치에 휩쓸리지 않고 민생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는 임시국회가 마무리된 뒤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얽히고설킨 4인의 관계 당내 비박 주자들은 대세론을 타고 앞서가는 박 위원장을 따라잡기 위해 일단 공조할 수밖에 없다. 경선 룰 개정을 요구하는 것도 박 위원장에게 유리한 ‘판’부터 함께 흔들어보자는 것으로 보인다. 4인은 지지율이 아직 미미한 데다 박 위원장이 당을 완전히 장악한 현재 상황에서 기존의 경선 룰로는 승산이 없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007년 대의원(20%) 당원(30%) 일반인(30%) 여론조사(20%)를 종합해 후보를 결정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당을 장악한 박 위원장의 입김이 ‘최소 50%(대의원+당원), 최대 80%(당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일반인 포함)’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4인 후보는 경선 캠프를 꾸려 몸집 불리기를 한 뒤 단일화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한다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이들의 관계는 ‘경쟁’과 ‘견제’일 수밖에 없다. 동갑(1951년생)이며 서울대 상대 동기(70학번)인 김 지사와 정 전 대표는 60대 초반이다. 이 의원은 두 사람보다 여섯 살 위다. 이번 총선으로 7선이 된 정 전 대표, 주요 당직과 특임장관, MB의 분신이라는 평가 속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이 의원,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에 각각 재선한 김 지사는 연령이나 정치적 비중으로 볼 때 ‘대권’말고는 남은 선택지가 없고 차차기를 기약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76학번인 임 전 실장은 ‘박근혜 정조준’보다는 미래지향적 국정 어젠다를 제시해 나머지 3명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보’가 전제되는 비박 단일화에 대한 각 주자의 언급도 조심스럽다. 각 진영에선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니 ‘킹 메이커’니 하는 표현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향후 의미 있는 여권 주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남지사 출신의 김태호 의원은 일단 “당의 요구가 있지 않으면 먼저 나설 상황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청와대는 6년 만에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의 처리를 두고 ‘검역 중단’보다는 ‘검역 강화’가 합당한 수위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금락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29일 “정부가 파악한 정보로는 수입 미국산 쇠고기 절반의 포장을 뜯어 광우병 감염 여부를 가리는 ‘사실상의 전수조사’로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0일 출국하는 방미 조사단이 ‘중요한 상황 변동’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다시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수석은 “정치권은 국민 여론에 더 무게를 둘 수 있다”며 “정부는 과학적 근거, 국제 규범, 국민 불안감을 종합해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정치권과 견해가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민 불안을 근거로 ‘검역 중단’을 촉구한 것을 청와대가 거부한 것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국민 건강이 최우선”이란 말을 반복했다. 검역 중단 조치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를 창고에 보관하면서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할 필요성이 현재로선 없다는 판단의 기준이 ‘쇠고기의 안전성’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가 제시한 근거는 세 가지다. 광우병이 확인된 소는 △한국 수입기준인 30개월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10년 7개월 된 초고령이고 △한국이 수입하지 않는 암컷 젖소이며 △초식동물에게 육식사료를 먹일 때 나타나는 일반적 광우병이 아니라 유전자 변이 등의 이유로 발생해 감염이 광범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 수석은 “30개월 이내 쇠고기에서 위험 부위를 뗀 채 수입하는 미국 쇠고기는 영향이 없다”고 했다. ‘일부 국가는 수입을 중단했다’는 지적도 정부 방침을 변경할 요인이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주장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부분 수입 중단’ 결정을 내린 뒤 수입할 미국산 쇠고기가 현재 한국이 수입하고 있는 것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이런 설명은 야권에서 “청와대가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우선 고려해 검역 중단 같은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는 지적에 맞서 나왔다. 하지만 참모들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지만 국민이 불안해하는 현실은 어떻게 다독이느냐”는 고민은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 수석은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한 2008년 5월 정부 광고에 대해서는 “왜 정확하게 일하지 못했느냐고 한다면 별로 할 말이 없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청와대로선 현재 정부에 대한 비판이 합리적이지 못하며 막연한 불안심리에 힘입어 반미와 반이명박 코드가 결합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산이라는 점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대라는 정치적 요소가 반영됐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이 재발한 것과 관련해 즉각적인 미국산 쇠고기 검역 중단을 요구했다. 이는 청와대와 정부의 ‘검역검사 강화’ 방침을 비판한 것으로 향후 이명박 정부와의 ‘선 긋기’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이날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 총선공약실천본부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역학조사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확실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검역을 중단하고, 최종 분석 결과 조금이라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수입도 중단해야 한다”고 강한 어투로 말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검역 중단에 부정적인데…’라는 기자들의 지적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데, 그동안 국민이 불안하지 않겠는가. 일단 검역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속도를 내 확실히 조사 결과가 나오고 난 뒤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때 검역을 재개할 수 있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의 위생과 안전보다 무역마찰을 피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는 이런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먼저 수입제한 조치를 취한 뒤에 그 제재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국내 수입 물량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사실상 0%라는 점에서 검역 중단은 지나치다”며 여당의 ‘즉각 검역 중단’ 요청을 거부했다. 청와대 내 정무라인에서 ‘필요하면 검역 중단도 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았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전수 검역’을 포함하는 고강도 검역을 시행해 국민 불안을 없애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미국 농무부 장관의 답변서를 검토해 보니 검역 중단 조치를 내릴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국내에 들어온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검사 비율을 50%로 강화했다. 평소 검사 비율은 3%로 광우병 발생 이후 30%로 강화했다가 다시 50%로 올린 것이다.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특허청장에 김호원 국무총리실 국정운영2실장(사진)을 내정했다. ▽김호원 특허청장 △경남 밀양(54)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23회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 미래생활산업본부장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실장}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52)이 이재현 CJ그룹 회장(52)과 2009년 고급 룸살롱에서 여성 연예인이 동석하는 술자리를 수차례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09년 말쯤 사설정보지에 나온 이야기로 당시 곽 위원장에게 사실관계 소명을 들었으며, 본인이 강력히 부인해 일단락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사정당국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CJ그룹 회장과 정부인사에 대한 정보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은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이 2009년 6월경부터 8월경 사이 2개월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C 룸살롱에서 연기자 K 씨를 6, 7회 접대부로 동석시킨 가운데 술자리를 가졌다고 적었다. 문건에는 “해당 룸살롱은 이 회장이 평소 전용 주점으로 이용하는 곳으로 일명 ‘CJ 파티장’으로 불린다”며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은 술자리에서 미디어법을 비롯한 정부 정책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고 돼 있다.이 회장이 곽 위원장을 위해 K 씨 외에도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여성 연예인을 여러 차례 동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문건에는 “이 회장이 신인 연예인이 포함된 5∼10명의 접대부를 동석시켜 술을 마셨으며 1회 평균 봉사료를 포함해 수천만 원의 주대를 지불했다”고 돼 있다.문건에는 “이 회장은 유학 중인 아들까지 동석시켜 곽 위원장과 함께 술을 마셨으며 개봉 전인 자사 배급 영화를 사전 입수해 자신의 안가에서 주점 접대부들과 함께 관람하는 등 접대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적혀 있다. 대통령민정수석실에서도 곽 위원장의 비위 사실을 파악했다는 기록도 있다. 문건에는 “연예인 비리사건 수사 중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있었으나 사건의 본질과는 관련이 없어 수사기록에 진술 내용을 포함시키지는 않았다”며 “실체적 진실과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민정수석실 특별감찰팀 파견 경찰관에게 보고(했다)”라고 돼 있다. 이 문건은 2009년 10월 전속 연예인을 주점 접대부로 고용해 기업인 등에게 성접대를 강요하고 봉사료를 갈취한 연예기획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인 연기자 K 씨의 진술을 통해 밝혀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고 돼 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S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모 씨가 소속 연예인 K 씨를 청담동의 회원제 술집인 C 룸살롱에서 접대부로 일하게 한 뒤 봉사료 5500만 원을 갈취해 김 씨를 구속 수사한 적이 있다”면서 “당시 피해자 K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 곽 위원장 이야기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해당 문건의 내용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이 친분이 두텁고 술자리를 함께하는 사이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연예인이 동석했다거나 술값이 수천만 원씩 나왔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CJ그룹 내부에서는 3년 전 일이 이 시점에 갑작스레 언론에 보도가 된 경위에 대해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경찰 정보보고 유출이나 이를 다룬 언론보도에 대해 법적인 대응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곽승준 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이 회장과는 30년 친구로 사적으로 만나 술을 마셨을 뿐”이라며 “특정 술집을 집중적으로 다닌 적도, 여성 연예인들을 불러 접대를 받은 일도, 미디어법과 관련해 논의한 일도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두 사람이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보도의 배후로 일부 언론이 삼성을 거론하자 삼성은 이날 공식 블로그인 ‘삼성이야기’를 통해 “술자리 접대 사실은 알지도 못했으며 관련 내용을 언론사에 전달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박진우 기자 pjw@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금품수수 의혹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 전 위원장은 물론이고 이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이름도 오르내리면서 MB정부 탄생의 중심축이 내려앉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단 측근 비리와 민간인 사찰 은폐사건 논란에 휩싸이면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에 빠져들어 갔다. 하지만 4·11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뒤 이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최선을 다한다”며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 이 사건이 터지자 청와대 참모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한 참모는 23일 “오늘 뉴스를 듣고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했다면 느꼈을 기분이 이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그동안 “적어도 나는 대선 과정에서 대기업에 손 벌린 적이 없는 첫 대통령”이라며 자신은 ‘대선=돈 선거’라는 과거의 관행을 끊었다고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도덕성에도 적지 않은 흠집이 갈 수도 있다. 여권에서는 이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법에 따른 처리”를 강조하며 분명히 선을 그은 것에 대해 당연한 수순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의 ‘청와대와 거리 두기’가 빨라지면서 청와대가 기대하던 당청 간 ‘물밑 협업’ 구상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최 전 위원장이 “고향 후배에게서 받은 돈을 대선 때 여론조사 등에 썼다”고 말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현 정부의 2007년 대선자금으로 확대될 경우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 전체가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당내에선 “비리는 친이(친이명박) 핵심에서 저지르고 그 부담은 박 위원장이 다 짊어지게 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다만 새누리당 핵심 인사는 “2002년 대선 때도 한나라당이 김대중 대통령 일가의 비리를 공격했지만 ‘새로운 정치’를 말한 노무현 후보에게 지고 말았다”며 “초대형 악재를 만났지만 새누리당도 단호한 차별화를 통해 미래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일 대변인이 논평에서 검찰에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변인은 “검찰은 단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검찰 수사 이후에도 궁금증을 남겨 결국 특검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야당은 “최시중 게이트의 본질은 불법 대선자금 사건”이라며 맹공세를 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검찰에 제대로 ‘몸통’을 잡아낼 것을 주문하며 “그래야 지난 4년간 국민의 조롱과 비판 대상이었던 검찰의 불명예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박 대변인은 청와대에도 “하루 속히 사건의 진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라”고 촉구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아라뱃길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8km 거리를 자전거로 달렸다. 가랑비가 내린 이날 이 대통령은 인천 서구 아라빛섬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자전거 대축전’과 ‘투르 드 코리아 2012’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개막식에 앞서 “선진국은 자전거 문화가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청와대 구내에서도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4대강 길을 따라서 1800km를 달리다 보면 마음껏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녹색 뉴딜’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를 위해 2009년 1월부터 자전거 도로 조성 사업을 진행해 아라빛섬 광장에서 부산 을숙도까지의 633km 구간을 포함해 총 1757km를 정비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국토 종주 자전거 길이 이날 개통됐다. 이 대통령은 “(폭넓은 자전거 이용으로) 경제적으로 지역 경제가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팻 매퀘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국제사이클연맹 회장은 이 대통령과 나란히 자전거를 타면서 “참 탐나는 코스다. 앞으로 계속되는 대회에 유럽의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도 많이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투르 드 코리아는 29일까지 계속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국을 방문한 사이토 쓰요시(齊藤勁) 일본 관방 부장관이 20일 청와대에서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만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양국 간 갈등 해결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노다 총리의 친서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내에서도 일본 정상이 친서를 보내는 경우가 흔치 않은 만큼 친서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법 제안 같은 중요한 내용이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 측은 이날 이를 부인했지만 노다 총리의 구두 메시지가 전달됐을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다 총리의 친서에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평가,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 양국 간 공조 등이 담겼지만 군 위안부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며 “다만 사이토 부장관과 천 수석의 만남에서는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사진)은 20일 “(한반도 안보를 위해) 북한 핵(개발 저지)도 중요하지만 북한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권”이라며 “어떤 사람은 빵이 먼저지, 인권은 다음 아닌가 하지만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21세기에는 빵 못지않게 개인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 최고위과정 특별강연을 통해 이처럼 ‘북한의 자유’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정부 내에서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면 우리도 북한의 내부 체제변화(레짐 체인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이어서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 대통령은 특강에서 “이제 장기 독재 정권이 유지될 수 없는 역사적 시대를 맞고 있다”며 세계적인 민주화 바람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그 바람이 아프리카를 지나 아시아까지 와서 미얀마까지 와 있다.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역사의 흐름이기 때문에 아무리 개인이 강해도 세계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 독재 정권에 역사적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를 맞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휴대전화가 없어도 가장 위력적인 것은 구전 홍보 같다”고도 했다.또 이 대통령은 현재의 한반도 안보질서를 두고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을 맞상대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 아니라 한국이 중국과 호흡을 맞춰가며 북한이 고립되는 ‘통중봉북(通中封北)’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미봉남은 20, 30년 전에 쓰던 (표현으로) 지나간 과거사”라며 칠판에 ‘통중봉북’을 한자로 쓴 뒤 “북한은 ‘중국이 북한을 제치고 한국과 손잡는 상황’을 기분 나빠 한다. 지금 북한이 속상해하는 걸 보면 통중봉북이 맞다”고 말했다.▼ MB “北, 중국이 한국과 손잡는 상황 기분나빠 해” ▼“北 주민에게 인권 가장 중요… 재스민혁명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대통령은 북한의 새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향해 제3국의 지원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변화해 주민들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는 뜻에서 ‘농지개혁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우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도 집단농장을 할 게 아니고 ‘쪼개 바칠 것은 바치고 네가 가져라’라고 하면 쌀밥 먹는 것은 2, 3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며 “농지개혁을 하면 개인적으로도 더 벌고 국가적으로도 수입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남측의 비료 지원을 받아 토지에 쏟아 붓는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살기 위한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그것(농지개혁) 하나 하면 되는 것”이라며 “가장 시급한 것이다. 개방 이전에 그것부터 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이어 “계속 얻어만 먹이면 거지를 만든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뭔가 배우고 다시 해야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며 안보 불안감을 조성한 직후 나온 것으로 북한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을 향해 강력한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북한의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이런 발언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하지만 북한의 민주화와 자유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경제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을 직설적으로 요구한 것이어서 북한 지도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특강’ 주요 발언―민주화 바람이 아프리카를 지나 아시아 미얀마까지 와 있다.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과거 탈북자 문제 나올 때 남북관계 봐서 소홀히 한 게 사실이다. 북이 싫어 한다고. 우리에게 북한 핵문제도 중요하지만 인권문제도 중요한 문제다.―‘통미봉남’은 20∼30년 전에 쓰던 말로 지나간 과거사다. 지금 북한이 속상해 하는 걸 보면 ‘통중봉북’이다.―북한 경제를 자립시켜야 한다. 집단농장 할 게 아니고 쪼개 바칠 건 바치고 네가 가져라 하면 된다. 젊은 지도자가 그거 하나 하면 되는 거다. 개방 이전에 그것부터 해야 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군 당국이 국내 기술로 개발해 실전배치한 탄도미사일과 순항(크루즈)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을 19일 전격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미사일은 북한의 핵시설과 미사일기지, 지휘부 벙커 등을 타격할 수 있는 핵심 전략무기로 실체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전역의 어느 곳이라도 즉각 타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파괴력을 갖춘 미사일을 독자 개발해 실전배치했다”고 밝혔다. 신 기획관은 “앞으로 미사일 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대북 타격능력을 확충할 것”이라며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강행하면 단호하고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군이 공개한 40초짜리 동영상에는 대형 트럭에 탑재된 발사대에서 수직으로 쏴 올린 탄도미사일이 목표물 상공에서 30여 개의 자탄(子彈)으로 분리돼 표적에 명중하는 장면과 순항미사일이 지상 구조물을 정확히 관통하는 모습이 담겼다. 군 당국은 보안을 이유로 두 미사일의 명칭과 제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탄도미사일은 현무-2(최대사거리 300km), 순항미사일은 현무-3(최대사거리 1500km)으로 추정된다.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은 뒤 “우리가 강하면 북한이 도발을 못하지만 약하면 도발을 한다. 지구상에 가장 호전적인 세력과 마주한 상황에서 (연구원들이) 생존을 위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여러분이 세계평화를 만들고 있다”고 격려했다. 또 천안함 폭침사건을 염두에 둔 듯 “우리가 (북한을) 도와주고 했어도 우리를 얕잡아보니까 서해안에서 전함을 때리고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직무대행은 18일 “정봉주 전 의원을 구속할 거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적어도 기소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문 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연 ‘시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한 젊은 여성이 정 전 의원에 대한 질문을 하자 “정 전 의원이 ‘BBK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라는 얘기를 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는데 박 위원장도 2007년 당시 정 전 의원과 비슷한 얘기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 위원장에게 ‘당신도 정 전 의원과 비슷한 말을 했는데 당신은 그대로 있고 저 남자(정 전 의원)만 감옥에 있는 건 부당하지 않느냐’고 말하고, 이 대통령에겐 ‘정치적 보복 느낌이 드는 일을 왜 하느냐. 왜 이리 속이 좁아터졌느냐’고 말해 정 전 의원을 사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문 대행은 또 “허위사실 공표와 관련된 법 조항은 대통령 선거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법은 아프리카에서도 2, 3개국에만 있고 대부분 선진국엔 그런 법이 없다”며 “19대 국회에서 법 개정이 안 되면 정치적 공세가 가능하다”고도 했다. “국회의원 선거는 상대 후보를 떨어뜨릴 경우도 있어 영향을 많이 미치지만 대선은 후보 2명이 경쟁하고 어차피 다 밝혀지는데 떨어뜨릴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논리였다.이날 행사는 문 대행이 아이디어를 내 열렸다. 낮 12시에 행사가 시작된 뒤 얼마간은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으나 점차 시민들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면서 120여 명이 모였다. 시민들은 “장애인 정책이 부족하다”거나 “민주당엔 정책 대신 ‘반MB(이명박) 심판’이라는 슬로건밖에 없었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한편 문 대행은 전날 파업 중인 연합뉴스 노조를 찾아가 “민주 정부가 세워지면 (연합뉴스) 이사회를 민주적으로 구성해서 괜찮은데, 이 정부는 제멋대로 하니까 이렇게 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하지 말까요? 민주독재 해버리면 안 되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민희 비서실장이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이것은 삭제입니다”라며 문 대행의 발언을 수습했다고 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불법 사금융은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청와대 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어려운 형편을 악용해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파렴치범들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09년 4월 금융감독원 민원센터에서 사채업자의 살인적 이자 강요와 협박 피해를 호소한 대구 김밥집 여주인 최모 씨 사례를 거론하며 “사연을 털어놓으면서도 행여나 보복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던 그 아주머니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최 씨는 3년 전 사채로 100만 원을 빌린 것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1500만 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 이 사연을 들은 이 대통령은 “부당한 이자에 대한 채무액을 재조정하고 지역 신보 등을 통해 대출받을 방안을 마련해 주라”고 지시했고, 최 씨는 2개월 뒤 이 대통령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또 “(불법 사금융이) 필요악이라고,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치부하기엔 이 이상 더 방치할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면서 “가게를 마음대로 그만둘 수조차 없다며 절망했던 아주머니가 ‘이제는 희망의 김밥을 싸고 있다’며 환하게 웃는 그날까지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정부는 이날 ‘불법 사금융(사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부의 불법 사금융 척결 방안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검찰 경찰 지방자치단체는 총 1만1500명의 인력을 투입해 18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불법 사금융 특별단속을 한다. 금감원에 설치된 ‘합동신고처리반’은 대표번호 1332번으로 불법 사금융 신고를 접수한 뒤 피해 상담 및 구제 조치를 취하거나 검경에 수사를 의뢰한다. 신고 대상은 법정 이자 한도(미등록 대부업자·사채업자는 연 30%, 등록 대부업체는 연 39%)를 넘는 이자를 받거나 빚을 받기 위해 폭행 협박을 하는 행위 등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모든 피해다. 검경은 불법 사금융 전담부서를 구성해 기획·인지수사도 병행한다. 또 정부는 △대부업자가 부당하게 받은 이자 강제 환수 △법률구조공단을 통한 피해자의 소송 지원 △불법 채권 추심업체 명단 공개 및 3년간 추심위탁 금지 등 제도개선책을 마련했다.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 300만 원 이상의 계좌이체는 10분 뒤, 300만 원 이상의 카드론에 대해서는 2시간 뒤에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연인출제’도 도입한다. 정부가 이처럼 불법 사금융 근절에 나선 것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돈줄이 막힌 저신용층, 대학생,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이 고금리 사채에 손을 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9월 130만7000명이던 대부업 거래자는 지난해 6월 247만4000명으로 급증했다. 정부는 전체 불법 사금융 규모가 20조∼3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 사채업자에게서 300만 원을 빌린 A 씨(21·여)는 사채업자의 강요로 유흥업소에 취업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을 매 자살했다. 350만 원을 갚지 못한 임신 5개월의 여성을 강제로 낙태시킨 뒤 노래방 도우미로 취업시킨 사채업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담화문을 통해 “불법 사금융은 사회를 파괴하는 독버섯 같은 존재”라며 “파렴치하고 흉악한 범죄로 반드시 척결해야 할 사회악”이라고 지적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북한은 변화에 어떤 두려움도 가질 필요가 없다”며 “누구도 무력이나 강압으로 북한을 위협하거나 바꾸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이렇게 말한 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강행해 국제사회에서 다시 고립을 자초하고 있으며 핵과 미사일로 체제결속을 도모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스스로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후 사흘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북한이라고 (중국과 베트남 같이 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을) 못할 까닭이 없다”며 “이제라도 빗장을 풀고 방향을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이번에 쓴 직접 비용만 해도 8억5000만 달러”라며 “미사일을 한 번 쏘는 돈이면 북한의 6년 치 식량 부족분인 옥수수 250만 t을 살 수 있다. (군비 경쟁을 하지 않는다면)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여야가) 국회 차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핵실험 같은 추가적 도발을 하지 말 것과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새롭게 출발할 것을 촉구하는 대북 결의안을 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회가 일치된 목소리를 북한에 전달하면 상당히 의미가 있고,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우리 국민의 뜻이 전달된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15일 기자들에게 민간인 불법사찰 방지법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18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23∼25일 열자고 민주통합당 측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일선 중학교를 방문해 학교폭력 근절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 여주중학교를 방문해 학생 및 교사, 학부모 30여 명과 함께하는 간담회를 열어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 학교는 지난해 학원폭력 사건이 발생한 곳으로, 이 대통령은 올 2월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정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경북 영주의 중학교 2학년생이 학교폭력을 겪다 투신자살한 사건을 언급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에 왔다”고 말문을 연 뒤 “폭력 피해 학생의 부모님들을 만나보면 다른 학교로 옮기고 싶어도 잘 안 된다고 한다. 다른 데로 옮기는 것보다 (학교) 분위기를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느 정도의 폭력을 넘은 사안은 (학교 자체의 해결보다는) 법으로 조치할 수밖에 없다”며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학교 성적만 최고가 돼서 고등학교에서 1등 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며 “(학생들이) 공부에만 찌들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학생은 이 대통령에게 자신이 겪은 학교폭력의 현실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2학년 A 군은 “학교폭력을 행사했던 형들에게 고통을 돌려주고 싶었다”며 “고학년이 되면 저도 학교폭력을 하지 않을까 저 자신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B 군은 “가해자의 학부모들을 더 교육해 달라”고 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경기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으로 물러난 조현오 경찰청장의 후임에 김기용 경찰청 차장(사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인선 구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16일 오후 경찰청장 인선을 위한 경찰위원회를 소집했다. 7인으로 구성된 경찰위는 경찰청장 후보자 추천권을 갖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5일 “그동안 이강덕 서울경찰청장,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을 포함해 후보 3명을 놓고 검토했지만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던 이 서울청장은 배제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경찰대 1기 선두주자로 통하는 이 서울청장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이 시작된 2008년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을 지냈고 이 대통령과 동향(경북 포항)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해양청장도 한때 검토됐으나 경찰 외부 인사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55·충북 제천)은 행정고시 특채 출신으로 경찰에 입문했고 올해 초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고, 4·11총선 이후 달라진 새누리당의 위상을 감안해 당이 동의할 만한 인물이 내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국내 기름값 인상이 공급자인 정유회사가 과점 형태로 시장을 지배하는 것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물가관계 장관회의에서 “유가가 너무 많이 올라 있다”며 “혹시 공급이 과점 형태여서 이런 일이 계속되는지 유통 체계를 비롯해서 제도 개선을 통한 관리 방안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유가는 발상을 완전히 새롭게 해서 원천적으로 검토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특별히 기름값 안정을 강도 높게 주문한 것은 알뜰주유소나 석유 현물거래소 도입 등 기존 유가 대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 휘발유 가격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다.○ 석유현물시장 활성화 방안 등 검토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는 바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대통령이 직접 ‘과점’ 문제를 언급한 만큼 참여 회사에 인센티브를 줘 석유현물시장을 활성화하거나 알뜰주유소가 민간유통사와 손잡고 물량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방안, 주유소에서 혼합 판매 허용을 더 넓히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의 역할도 어떤 식으로든 더 커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외에 단기적으로 성과가 날 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정책 담당자들의 고민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어쨌거나 지금 정유시장이 공급자 위주로 짜인 만큼 시장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구체적인 추가방안은 연구를 좀 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납작 엎드렸다. 한 정유사 임원은 “얼마 전에 영업회의를 마쳤는데 다들 영업이익이 나지 않아 난리였다”며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그저 잠자코 있을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차라리 정유사들이 기금을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직접 휘발유나 경유를 살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하는 게 민생에는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월에도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기름값이 묘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공정거래위원회가 4개 정유사와 2개 액화석유가스(LPG) 업체에 대해 대규모 현장조사에 착수했으며, 관계부처 합동대책반이 구성돼 휘발유값 안정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공급업체 4곳이 가격에 영향 못 미쳐” 일부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과점이 고유가를 불러 온다’는 이 대통령의 13일 발언에 대해 “생산업체가 4곳뿐이라는 게 무조건 유통에서의 과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문춘걸 한양대 국제금융학부 교수는 “막대한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특성이 있어 어느 나라에서나 정유업체는 자연스럽게 3, 4개만 남게 된다”며 “그러나 국내 시장은 수입이 완전히 개방돼 있어 이 정유업체들이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의 의도보다는 완전히 공개된 국제가격과 환율에 따라 석유제품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가격 구조가 석유시장만큼 단순하고 투명한 곳도 없다”며 “국내 정유사가 수출을 많이 하는 것만 봐도 국제 시장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기름값, 약값, 통신비, 배추를 포함한 농축산물 가격, 공공요금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물가 불안 요인을 점검해서 물가 오름세 심리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라. 서민 물가의 구조적 안정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3일 북한의 로켓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및 1874호를 위반했다는 점에 안보리 이사국들이 동의했으며 이에 대해 개탄한다고 밝혔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2시간가량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라이스 대사는 추후 제재 수위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향후 대응방안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어겼다는 원칙 아래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안보리의 책임에 걸맞은 적절한 대응책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청와대에서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고 규정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북한의 새 지도부가 국제사회의 일치된 발사 철회 요구를 무시하고 이를 강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16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방한하면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국방위에 출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수년 내에 자체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임기 말 청와대의 처지에서 보면 4·11총선 결과는 ‘귀밑으로 총알이 지나갔다’는 표현이 꼭 들어맞는다. 간발의 차이로 생사가 갈렸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이 대통령은 12일 “어려울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생문제 해결을 흐트러짐 없이 해야 한다. 청와대가 모범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다짐은 자신의 향후 선택과 결정을 통해 진정성이 확인될 것이다. 그리고 첫 시험대는 다음 주쯤 단행될 조현오 경찰청장의 후임 인선이 될 수 있다. 경찰청장 인사를 얘기하려면 2010년 8월 강희락 전임 경찰청장이 2년 임기를 7개월 남긴 채 물러난 과정을 되짚어봐야 한다. 당시 여권 핵심 관계자가 내놓은 설명은 이랬다. “강 청장은 임기를 다 마치면 2011년 3월 교체되고, 후임은 이 대통령과 함께 물러나는 마지막 경찰청장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단행한 이후에는 일부 고위 경찰 간부가 ‘더는 승진할 기회가 없으니 이 정권에 충성할 일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을 어찌 두고만 보겠나.” 그렇게 나온 인사 선택이 강 청장의 중도 하차였다. 이 관계자는 “강 청장 교체를 앞당겨 마지막 청장 인사를 2012년 8월로 늦추면 일부 경찰 간부가 차기 권력에 줄을 댈 기회가 차단될 것”이라고 봤다. 다른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말에도 당시 한나라당에 접근한 경찰 간부가 있었던 걸로 안다”며 이런 선택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신임 경찰청장 인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의 발탁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그는 경찰대 1기의 선두주자로 경찰 내부의 신망을 받고 있고, 부산 경기 서울청장을 두루 거쳤다. “‘능력 우선’이라는 이 대통령의 인사 지론만을 따르자면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강력한 조직 장악력이 예상되는 만큼 일부 간부의 정치권 곁눈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 대통령과 동향(경북 포항)이라는 멍에 아닌 멍에가 씌워져 있다. 당장 “청와대가 기댈 곳이 고향 후배밖에 없더냐”라는 지적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또 어청수, 김석기(내정 단계에서 사퇴), 강희락, 조현오 등 전임자에 이어 다섯 번째 영남 출신 경찰 수장이 탄생하게 돼 ‘편중 인사’ 비판도 나올 게 뻔하다. 그래서인지 고위 참모는 일찌감치 “깊고 깊은 정무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임기 말까지 흔들림 없이 일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과거 대통령의 임기 5년차를 돌이켜보면 국민의 신뢰 없이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다. 이 대통령의 업적을 갉아먹은 제1요인이 ‘고소영’ 인사, 측근 돌려 막기 등 부실 인사에 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강덕 청장이 다른 후보들보다 얼마나 뛰어난 역량을 가졌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하지만 온 국민이 주목하는 경찰청장 인사에서 “선거 결과만 믿고 민심은 안중에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이런 소탐대실이 없을 것이다. 일자리를 만들어 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인사 때문에 대통령의 관심이 상심한 보통 사람들의 마음에 닿지 않는다는 인상을 남기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닐 것이다. ‘고향 후배 경찰청장’ 카드가 최선의 선택인지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김승련 정치부 srkim@donga.com}
4·11총선 결과 새누리당은 명실상부한 ‘박근혜당’이 됐다. 친이(친이명박)계는 사실상 소멸의 길에 들어섰다. 올 초 일부 비대위원이 ‘대통령 탈당’을 주장하자 친이계 이재오 장제원 의원이 나서서 강하게 반론을 펼친 것과 같은 모습은 앞으로는 찾아보기 힘들 수도 있다. 여당의 인적 구성이 달라짐에 따라 당청 관계의 근본적인 재설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청와대 잘못할 때는 가차 없이…” 새누리당 관계자는 12일 “다수의 여당 의원은 이제 대선 승리라는 유일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고 청와대는 남은 임기의 순조로운 마무리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양쪽의 목표가 충돌하는 이슈가 발생하면 당청 관계가 크게 삐걱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상의 정책·법안을 논할 때는 상임위별로 청와대와 협의하면 되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터져 청와대가 당의 대선가도에 방해가 된다면 가차 없이 청와대를 향해 폭격을 퍼부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민간인 사찰’ 의혹이나 지난해 ‘내곡동 사저’ 논란을 예로 들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사찰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 하야’를 언급할 정도로 각을 세우기도 했다.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터져 여론이 악화되면 적극적으로 청와대와의 선긋기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5월경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새누리당의 새 대표로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당청 관계의 틀이 짜일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강성 친박인 6선의 강창희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청와대와의 대립을 부각하는 쪽으로 당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내대표로서 현 정부와 일을 해본 적이 있는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타협과 소통을 중시하는 스타일상 청와대에 요구할 건 요구하되 여당과 청와대가 ‘공존’하는 방안을 추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 18대 국회 넘긴 과제 해결 난망 청와대는 임기 말년 정치의 주도권이 국회로 넘어간 현실과 마주한 채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 온 법안 중 18대 국회에서 상임위를 통과한 뒤 본회의 처리를 앞둔 게 60건 안팎에 이른다.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19대 국회는 18대와 구성원이 너무 많이 바뀌어 원점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기대는 황우여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5월 초 이전에 임시국회를 열어 국방개혁안, 배출권거래제, 약사법 등 핵심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을 움직이게 할 당근도, 채찍도 없다는 현실에 답답해하고 있다. 또 청와대는 야당이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을 놓고 특검 및 국정조사를 통해 ‘이명박 심판론’을 확산하려 할 때 새누리당이 방패막이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차별화 전략을 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당청 간 적절한 거리두기는 어쩔 수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청와대 측은 “당청이 공개적으로 만나는 일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달곤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한 비공식 당청 채널은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박 비대위원장에게 ‘총선 승리’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11일 치러진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예상 밖 선전을 확인한 청와대와 여야 정당은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안도의 미소를 지었고, 야권은 부진을 인정했다. 새누리당이 크게 패하면 ‘책임론’이 불거질 뻔했던 청와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42석 안팎을 챙겨 2004년 탄핵 정국 때 성적을 조금 웃돌았다는 점에서 ‘수도권에서만큼은 패했다’는 평가를 수용했다. 서울 인천 경기는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가 66개 시군구에서 모두 승리했고,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친이계 후보를 앞세워 111석 가운데 81석을 휩쓴 곳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150석 정도의 의석 확보가 예상되던 오후 11시 이후에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현명한 선택을 한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공식 논평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개표 초반 이명박 정부의 2인자였던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2위로 밀리자 깊은 침묵에 빠졌다. ‘이재오 낙선=대통령 심판’으로 받아들여질 상징성 때문이다. 하지만 밤 12시 무렵 이 후보가 승기를 잡자 “수도권 부진 가운데 얻은 값진 승리”라며 안도했다. 청와대는 향후 정국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의 관계 설정에 고심하고 있다. 국방개혁법안 처리, 포퓰리즘 정책 차단 등 역점 사업을 마무리하는 데 박 위원장의 지원 여부가 결정적이다. 또 야권이 민간인 불법사찰, 내곡동 사저 매입 과정 등을 놓고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를 통해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확산하려 할 때 여당의 방어벽이 절실하다. 결국 청와대의 ‘박근혜 의존’ 흐름이 더없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의 충청권 약진과 낙동강 전선 승리 과정에서 청와대의 도움을 받은 게 별로 없다”며 “새누리당이 상황에 따라 야권과 손잡으면서 ‘과거와의 단절’을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앞으로 국정 장악력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익과 미래를 위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수도권 2040세대에서 확인한 ‘등 돌린 민심’이 여전히 부담이다. 3개월 전만 해도 ‘잘해야 100석’이란 평가를 받았던 새누리당은 이날 저녁 밝게 웃었다.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은 “사람도, 정책도, 이름도 바꾸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오늘에 왔다”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변화를 위한 쇄신 노력을 국민이 바라는 수준까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당사는 제1당을 놓친 것이 확인된 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은 “여러 미흡함으로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심판 여론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국민에게) 실망을 시켜 드려 죄송하며 책임을 느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당초 60%를 목표로 했던 투표율이 54.3%에 머문 것에 대해 “국민의 실망이 승부의 관건으로 봤던 투표율에서도 나타났다”면서도 “오늘의 결과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위원장의 새누리당이 지난 4년간 만든 재벌특권경제, 반칙, 비리에 대해 국민이 용인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역구 3석 확보에 그친 자유선진당의 문정림 대변인은 “이번 선거에서 충청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하고자 했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