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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A 씨는 4월 출근길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수십 명이 공사장 출입문 한 곳을 막고 근로자들의 신분증을 검사했다. 10년 전 귀화한 중국동포 출신 A 씨는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노조의 신분증 검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해 노조원들이 없는 출입문으로 공사 현장에 들어갔다고 한다. A 씨는 “경찰도, 시공업체도 아닌 노조원들이 무슨 권한으로 신분증 검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건설업체 관계자와 현장 근로자들은 노조의 신분증 검사에 대해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중 불법체류자를 가려내 이들 대신 노조 소속 근로자를 쓰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건설노조원들이 불법체류자 고용이나 안전수칙 위반 등을 약점으로 잡아 노조원 근로자 채용을 압박한다는 목소리가 공사 현장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 B 씨는 “어쩌다 불법 체류자가 나오면 그 근로자만 쫓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건설업체까지 법무부에 고발할 것처럼 하면서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를 더 많이 쓰라고 압박한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노조원은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근로자들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일하는 모습이나 공사현장의 위법 사항들을 찍기 위해 드론까지 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으로 촬영한 규정 위반 행위 사진을 관할 노동청에 신고할 것처럼 하면서 건설업체를 압박해 노조원 몫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나름대로 철저히 관리를 해도 지켜야 할 안전수칙이 많아 빈틈이 생길 수 있는데, 노조는 그런 허점을 이용해 현장을 장악한다”고 말했다. 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일용직 근로자들의 불안정적인 지위를 이용해 접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충남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팀을 이끄는 팀장 C 씨는 3월 민노총 조합원인 타워크레인 기사 4명이 술을 사라고 요구해 접대비로 200만 원을 썼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10월에도 “화끈하게 사야 우리가 밀어준다” “우리가 도와줘야 현장 일이 빨리 진행되지 않겠느냐”며 룸살롱 접대를 요구했다고 한다. C 씨는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람들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일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룸살롱 접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김은지 eunji@donga.com·박상준·김소영 기자}

서울 성북구의 한 원룸에 혼자 거주하는 20대 여성 권모 씨는 며칠 전 자신의 휴대전화로 아버지 목소리를 녹음했다. 이 녹음 파일을 재생하면 “누구세요?” “왜 그러세요?”라고 묻는 아버지 목소리가 나온다. 권 씨가 아버지 목소리를 녹음해 둬야겠다고 생각한 건 지난달 28일 인터넷에 유포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동영상을 보고난 뒤다. 문 밖에서 낯선 사람이 노크를 하면 녹음해 둔 아버지 음성을 틀어 집 안에 남자가 있는 것처럼 하기 위해서다. 권 씨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며 “아무리 대비를 해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절망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뒤로 권 씨처럼 혼자 사는 여성들이 각자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직장인 이하나 씨(26·여)는 사건 동영상을 접한 뒤로 매일 밤 잠들기 전 빨래 건조대를 출입문 쪽으로 바짝 붙여 놓는다. 자고 있는 동안 누군가가 문을 따고 침입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살고 있는 이 씨는 빨래 건조대가 넘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경찰에 신고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자구책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 씨는 또 자신이 거주하는 원룸의 도어록 번호키 비밀번호를 누른 뒤에는 반드시 소매로 번호키 위를 문질러 닦는다. 누군가가 번호키에 남은 지문을 보고 비밀번호를 알아낼까 봐 두려워서다. 집 안에 다른 사람이 같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여성도 있다. 직장인 박모 씨(28·여)는 배달음식을 주문한 뒤 배달원이 벨을 누르면 집 안에서 “야! (배달) 왔다!” 하고 누군가에게 알리듯이 큰 소리로 말한다. 박 씨는 한 남성 배달원이 배달을 왔다가 자신의 집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내부를 훑어보는 일이 있은 뒤로 이런 연기를 하게 됐다고 한다. 한 유튜버는 박 씨처럼 불안해하는 여성들을 위해 “자기가 좀 받아줘” “그냥 가세요”라고 말하는 등 남자 목소리가 담긴 9개의 파일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열쇠 수리공들조차 쉽게 열지 못하는 특수 보조키와 소형 CCTV 등을 설치하는 여성도 많다. 보안업체 ADT캡스에 따르면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동영상이 유포된 지난달 28일 이후 소형 CCTV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30% 이상 많아졌다. 열쇠 수리업자 금모 씨(31)는 “특수 보조키 설치에 대해 물어보는 손님의 80%는 혼자 사는 여성들”이라고 했다. 강지현 울산대 경찰학과 교수가 2017년 발표한 ‘1인 가구의 범죄 피해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33세 이하 1인 가구 중 여성이 주거침입 피해를 입을 확률은 남성보다 약 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여성들 사이에서는 경찰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취업 준비생 고모 씨(26·여)는 “선배들이 무슨 일이 생기면 112에 신고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라는 ‘팁’을 줄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당시 범행 발생 장소인 원룸 건물 6층을 확인하지 않고 철수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초동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 중이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서울 성북구의 한 원룸에 혼자 거주하는 20대 여성 권모 씨는 며칠 전 자신의 휴대전화로 아버지 목소리를 녹음했다. 이 녹음 파일을 재생하면 “누구세요?” “왜 그러세요?”하고 묻는 아버지 목소리가 나온다. 권 씨가 아버지 목소리를 녹음해 둬야겠다고 생각한 건 지난달 28일 인터넷에 유포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동영상을 보고난 뒤다. 문 밖에서 낯선 사람이 노크를 하면 녹음해 둔 아버지 음성을 틀어 집안에 남자가 있는 것처럼 하기 위해서다. 권 씨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며 “아무리 대비를 해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절망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뒤로 권 씨처럼 혼자 사는 여성들이 각자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직장인 이하나 씨(26·여)는 사건 동영상을 접한 뒤로 매일 밤 잠들기 전 빨래 건조대를 출입문 쪽으로 바짝 붙여놓는다. 자고 있는 동안 누군가가 문을 따고 침입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살고 있는 이 씨는 빨래 건조대가 넘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경찰에 신고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자구책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 씨는 또 자신이 거주하는 원룸의 도어록 번호키 비밀번호를 누른 뒤에는 반드시 소매로 번호키 위를 문질러 닦는다. 누군가가 번호키에 남은 지문을 보고 비밀번호를 알아낼까봐 두려워서이다. 집안에 다른 사람이 같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여성도 있다. 직장인 박모 씨(28·여)는 배달음식을 주문한 뒤 배달원이 벨을 누르면 집안에서 “야! (배달) 왔다!”하고 누군가에게 알리듯이 큰 소리로 말한다. 박 씨는 한 남성 배달원이 배달을 왔다가 자신의 집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내부를 훑어보는 일이 있은 뒤로 이런 연기를 하게 됐다고 한다. 한 유튜버는 박 씨처럼 불안해하는 여성들을 위해 “자기가 좀 받아줘” “그냥 가세요”라고 말하는 등 남자 목소리가 담긴 9개의 파일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열쇠 수리공들조차 쉽게 열지 못하는 특수 보조키와 소형 CCTV 등을 설치하는 여성들도 많다. 보안업체 ADT캡스에 따르면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동영상이 유포된 지난달 28일 이후 소형 CCTV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30% 이상 많아졌다. 열쇠 수리업자 금모 씨(31)는 “특수 보조키 설치에 대해 물어보는 손님의 80%는 혼자 사는 여성들”이라고 했다. 강지현 울산대 경찰학과 교수가 2017년 발표한 ‘1인 가구의 범죄 피해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33세 이하 1인 가구 중 여성이 주거침입 피해를 입을 확률은 남성보다 약 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여성들 사이에서는 경찰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취업 준비생 고모 씨(26·여)는 “선배들이 무슨 일이 생기면 112에 신고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라는 ‘팁’을 줄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당시 범행 발생 장소인 원룸 건물 6층을 확인하지 않고 철수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초동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 중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첫 유럽여행이라고 들떠하셨는데 믿기질 않아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침몰 사고로 실종된 김모 씨(38·여)의 가까운 지인 A 씨는 30일 인천 미추홀구 김 씨 집 앞에서 붉게 충혈된 눈으로 망연자실하게 말했다. 김 씨와 60대 부모, 6세 딸 등 일가족 4명은 29일 오후 9시 5분경(현지 시간)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탔다가 크루즈선과의 추돌 사고로 모두 실종됐다. 김 씨 가족의 실종 소식을 접하자마자 인천으로 달려온 A 씨는 애타는 표정으로 “혹시 더 구조된 상황 같은 것 나온 게 있나요…”라고 물었다.○ 33명 중 27명이 가족 여행 A 씨에 따르면 김 씨는 환갑을 맞도록 유럽에 가본 적 없는 어머니(60)를 위해 3대 일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김 씨 어머니가 평소 유럽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다고 한다. 김 씨 가족은 25일 인천공항에서 독일 뮌헨으로 출발해 8박 9일 일정으로 독일∼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헝가리∼오스트리아∼체코∼독일을 거쳐 다음 달 2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김 씨 3대 가족은 미추홀구의 상가 건물 3층에서 함께 살았다. 김 씨 아버지는 평생 화물차 운전사로 일해 모은 돈으로 가족의 터전을 꾸렸다. 김 씨는 건물 2층에서 피부관리 업체를 운영하며 부모와 딸을 살뜰히 챙겼다. A 씨는 “여행 중인 김 씨와 자주 연락했었는데 ‘잘 다니고 있다’고 했었다”며 “김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고 아이도 나를 잘 따랐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33명 중 27명이 김 씨처럼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운명이 엇갈렸다. 정모 씨(28)는 최근 직장을 그만둔 누나(32)와 기분 전환을 하러 유럽 여행을 갔다가 누나만 구조됐다. 정 씨 누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8박 9일 동안 잘해보자’며 유럽 여행 중인 남매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이 좋았던 올케 시누이… 올케만 구조 유람선에 함께 탔던 전남 여수 출신의 올케와 시누이 3명 등 5명 중 올케만 구조됐다. 여수에 사는 황모 씨(50·여)는 큰시누이 김모 씨(45), 김 씨의 딸(21), 둘째 시누이(42), 막내 시누이(40)와 함께 탔다가 혼자 구조됐다. 황 씨는 세 시누이와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황 씨의 지인은 “이들 5명은 평소 사이좋게 지냈고 2, 3년 전부터 가족여행을 위해 돈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전에도 간혹 함께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윤모 씨(32·여)는 어머니(55), 외삼촌(61), 이모(62)와 여행을 갔다가 윤 씨와 어머니만 구조됐다. 단둘이 여행을 왔다가 참사를 당한 부부도 3쌍 있었다. 최고령자인 석모 씨(72) 부부 중 부인(65)만 구조됐고 나머지 5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50년간 우정을 이어 온 고교 동창 60대 3명이 여행길에 올랐다가 2명이 실종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모 씨(66·여), 정모 씨(64·여), 안모 씨(65·여)는 서울의 한 여고 출신으로 국내외 여행을 함께 다니며 각별한 우정을 쌓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구조됐으나 정 씨와 안 씨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람 잘 챙기던 가이드 누나였는데…” 부다페스트에서 현지 가이드로 한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유람선에 올랐던 30대 여성 강모 씨도 구조되지 못했다. 강 씨는 8년 전 혼자 헝가리에 와서 가이드 일을 해왔는데 실력이 탁월해 후배들이 늘 따라다니며 일을 배웠다고 한다. 사고 전날 부다페스트 이슈트반 성당 앞에서 강 씨를 만났다는 장모 씨(28)는 “밝고 주변 사람을 잘 챙겨주던 누나였다”며 “누나가 ‘요즘에 많이 바쁜데 나중에 밥 한번 먹자’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 몰랐다”면서 울먹였다. 현지에서 사진작가로 동승했던 B 씨(28)는 한국에서 사진작가로 일하다가 유럽 여행객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프리랜서로 일하려고 이달 초 부다페스트로 이사 왔다고 한다. B 씨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사진을 찍어주려고 유람선에 올랐다. 한국에서부터 가이드로 동행했던 이모 씨(36·여)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씨는 영국에서 고교와 대학을 나와 능통한 영어 실력으로 오랜 기간 가이드로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당한 33명 중 23명이 여성이었다. 33명 중 21명이 50대 이상이었고 6세 여아도 1명 있었다. 20대는 3명, 30대는 5명, 40대는 3명으로 파악됐다.인천=박상준 speakup@donga.com / 김소영·조동주·이경진 / 여수=이형주 기자}

25년간 절도범의 손에 넘어가 행방이 묘연했던 ‘보물’이 돌아왔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공조 수사 끝에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萬國全圖)’를 비롯해 양녕대군의 친필 ‘숭례문’ 목판 등 도난문화재 123점을 회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만국전도와 고서적 116책을 훔친 A 씨(50)와 숭례문 현판과 후적벽부 목판 등 6점을 구입해 숨긴 B 씨(70)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만국전도는 1661년 여필(汝弼) 박정설(1612∼?)이 채색 필사한 세계지도다.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식 세계지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가로세로 133×71.5cm 크기로, 이탈리아 출신 선교사 알레니(1582∼1649)가 1623년 편찬한 한문판 휴대용 세계지리서인 ‘직방외기(職方外紀)’에 실린 만국전도를 확대해 필사했다. 함양 박씨 정랑공파 문중에서 보관해오다 전적류 필사본 116책과 함께 1994년경 도난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 문화재들을 지난해 8월 입수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벽지 안쪽에 만국전도를, 고서적은 집 안에 숨겨 왔다. 첩보를 입수한 문화재청과 경찰은 A 씨의 식당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해당 문화재를 회수했다. B 씨는 2008년 10월 전남 담양 양녕대군 후손 문중에서 도난당한 ‘숭례문(崇禮門)’ 목판 2점과 ‘후적벽부(後赤壁賦)’ 목판 4점을 2013년경 구입한 뒤 자신의 비닐하우스에 보관한 혐의다. 국보 제1호인 숭례문에 걸린 목판은 양녕대군의 친필을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 회수한 숭례문 목판은 양녕대군을 모신 사당인 서울 동작구 지덕사(至德祠)에 있던 목판을 모본으로 삼아 1827년에 다시 새겼다고 전한다. 지금은 지덕사에 숭례문 목판이 없고 탁본만 남아 있어 현존하는 유일의 숭례문 목판본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한상진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은 “문화재 범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지만 2007년부터 ‘선의취득 배제 조항’이 신설돼 실질적으로 공소시효가 없다”며 “앞으로도 경찰과의 공조를 강화해 도난 문화재를 회수하기 위해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원모 onemore@donga.com·김소영 기자}

“LG유플러스 쓰는 사람 다 나와!” 전북 지역의 중학교 2학년생 A 군 등 6명은 3월부터 교실마다 돌아다니며 이렇게 으름장을 놨다. LG유플러스에서만 제공되는 월 3300원짜리 ‘듀얼 넘버’ 서비스에 가입하라고 강요한 뒤 새로 생성된 휴대전화 번호를 빼앗아 선배들에게 상납하기 위해서였다. 듀얼 넘버는 휴대전화 한 대로 번호 2개를 쓸 수 있게 해주는 부가서비스다. A 군 일당은 같은 학교 1, 2학년 학생들한테서 받은 번호를 선배들에게 넘겼다. 선배들은 이 번호를 1개당 3만 원을 받고 인터넷을 통해 팔았다.○ 범죄 행위 강요하는 청소년들 요즘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은 단순히 ‘왕따’시키고 괴롭히는 수준을 넘어 지능적이고 잔혹하게 변하고 있다.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 씨(27)의 학교 폭력 때문에 10년 넘게 고통받아 왔다는 피해자들의 뒤늦은 폭로가 나올 만큼 학교 폭력의 상처는 오래간다. 초등학교 동창 7명으로 구성된 경기 남부지역의 한 중학생 폭력조직은 올해 흉기를 들고 거리를 배회하는 ‘동네의 무법자’였다. 이들은 거리에서 흉기를 휘둘러 현수막이나 나뭇가지를 자르며 위세를 떨쳤다. 거리에서 마주친 또래 학생이 노려봤다는 이유로 30여 분 동안 집단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동네 청소년 20여 명을 불러 폭행 장면을 지켜보게 하기도 했다. 대전의 여중생 13명으로 구성된 한 폭력조직은 왜소한 동갑내기 남학생 B 군을 6개월 동안 괴롭혔다. B 군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중국 음식점에 발신번호 표시 제한으로 하루 수십 통씩 허위 주문 전화를 걸었다. B 군에게는 “짱× 몇 그릇 가져와라”며 놀려댔다. 젊은 교사들도 이 폭력조직의 타깃이 됐다. 이들은 ‘○○○ 선생 수업시간에는 모두 엎드려라’고 지시했다. 겁에 질린 학생들은 이들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후배들에게 중고거래 사기 범죄를 강요하고 돈을 뜯어내는 학교 폭력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남 거제시의 중학생 C 군 등 2명은 자기 통장을 학교 후배들에게 건넨 뒤 중고거래 사이트에 명품 가방 등을 허위로 팔고 돈을 인출해오라고 강요했다. 이들은 후배들이 지시에 따르지 않자 모텔에 감금하고 마구 때렸다. C 군 등은 후배들에게 인터넷 사기범죄를 강요해 챙긴 400만여 원으로 가출 생활을 이어갔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검거된 소년범들의 범죄 유형을 보면 사기 등의 지능범죄로 붙잡힌 경우가 매년 1만 명 안팎이나 된다. ○ 학교·가정서 방치되는 청소년 돕는 경찰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 1138명을 전국에 배치해 피해 학생들을 돕고 가해 학생을 계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 김성우 경장(34)은 지난달 ‘학교전담 경찰관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초등학교 6년 동안 줄곧 왕따를 당해온 중학교 1학년 D 양의 사연을 접했다. D 양은 중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집단 괴롭힘이 계속 이어지자 수차례 자해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믿었던 친구에게 자해의 상처를 보여주며 심리적 고통을 털어놨는데 오히려 이상한 소문이 나 우울증이 심해졌다. 김 경장이 즉각 D 양을 만나보니 학교 폭력뿐 아니라 집안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심각했다. D 양 어머니는 “엄마가 선생님인데 너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며 일정 목표 점수를 넘기기 전까지는 외출까지 통제해왔다. 김 경장은 D 양을 괴롭힌 학생을 학교폭력위원회에 회부시키도록 하고 D 양 어머니를 만나 여러 지원책을 제시했다. D 양은 요즘 우울증 약을 끊고 학교생활을 즐기며 음악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D 양은 김 경장에게 “병원에 갈 때마다 엄마가 지쳐가는 게 보여 슬펐는데 경찰 아저씨가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직접 나서줘서 고맙다”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김소영·박상준 기자}

50대 사업가를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제PJ파’ 부두목 조모 씨(60)가 경찰에 자수 의사를 밝힌 뒤로도 5일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 28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 씨는 23일 오후 5시경 아들(28)을 통해 살인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수의사를 전했다. 조 씨는 “사업가 박모 씨(56)를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 박 씨가 반말을 해 순간적으로 화가 나 폭행이 이뤄졌다. (나는)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는 자수하는 조건으로 광주 서부서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당초 광주 서부서가 수사를 해오다 20일 경기 양주시의 한 공터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박 씨의 시신이 발견된 뒤로 양주경찰서가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경찰은 23일 조 씨의 아들에게 “수사 중인 경찰서를 바꿀 수 없다”고 밝혔고 조 씨는 현재까지 경찰에 자수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조 씨가 수사에 혼선을 주거나, 수사에 협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기소 후 재판에서 유리한 명분을 쌓기 위해 자수 의사를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조 씨는 20일 지인 김모 씨(65), 홍모 씨(56)와 함께 광주 서구의 한 술집에서 박 씨를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2일 모텔에서 수면제를 먹고 쓰러져있던 김 씨와 홍 씨는 검거했다. 김 씨는 구속됐고, 홍 씨에게는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달아난 조 씨의 행방을 쫓고 있는 경찰은 조 씨를 공개 수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서울의 한 대학 교수가 자신이 재직 중인 대학에 편입학한 아들이 수강을 신청한 과목의 기출문제와 정답지를 유출해 아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는 아들이 수강할 과목의 2년 치 기출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서울과학기술대 A 교수(62)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교수의 아들은 2014년 서울과기대에 편입학했다. 친족이 입학 또는 편입할 경우 이를 학교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A 교수는 아들의 편입 사실을 학교에 알리지 않았다. A 교수는 아들의 2014년 2학기 수강 과목을 확인하고 이 중 두 과목을 가르치는 B 교수에게 “외부 강의에 필요하다”며 세 차례에 걸쳐 과거 시험문제와 정답지를 받아 아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A 교수가 전달한 기출문제 중 절반 이상이 실제 아들이 본 시험에 출제됐다. A 교수의 아들은 해당 2개 과목에서 모두 A+의 성적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아들이 아버지가 가르치는 8개 과목도 수강했는데 역시 모두 A+ 성적을 받았다”며 “다만 부정 채점 정황이나 편입학 과정에서의 비리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 대학 전 행정직원 김모 씨(51·여)의 청탁을 받고 김 씨의 딸을 대학 조교로 채용하기 위해 면접심사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이 대학 C 교수(59)와 D 교수(51)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 씨의 딸은 조교로 채용됐다. 김정훈 hun@donga.com·김소영 기자}

서울의 한 대학 교수가 자신이 재직 중인 대학에 편입학한 아들이 수강을 신청한 과목의 기출문제와 정답지를 유출해 아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는 아들이 수강할 과목의 2년 치 기출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서울과학기술대 A 교수(62)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교수의 아들은 2014년 서울과기대에 편입학했다. 친족이 입학 또는 편입할 경우 이를 학교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A 교수는 아들의 편입사실을 학교에 알리지 않았다. A 교수는 아들의 2014년 2학기 수강 과목을 확인하고 이 중 두 과목을 가르치는 B 교수에게 “외부 강의에 필요하다”며 세 차례에 걸쳐 과거 시험문제와 정답지를 받아 아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A 교수가 전달한 기출문제 중 절반 이상이 실제 아들이 본 시험에 출제됐다. A 교수의 아들은 해당 2개 과목에서 모두 A+의 성적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아들이 아버지가 가르치는 8개 과목도 수강했는데 역시 모두 A+ 성적을 받았다”며 “다만 부정 채점 정황이나 편입학 과정에서의 비리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 대학 전 행정직원 김모 씨(51·여)의 청탁을 받고 김 씨의 딸을 대학 조교로 채용하기 위해 면접심사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이 대학 C 교수(59)와 D 교수(51)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 씨의 딸은 조교로 채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와 두 교수가 채용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금전을 주고받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21일 가족 3명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의정부시의 한 장례식장. 문상객을 맞이하는 상주는 앳된 얼굴의 중학생 서모 군(14)이었다. 서 군은 전날 발생한 ‘의정부 가족 3명 사망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다. 그날 새벽 서 군의 아버지(50)는 잠자던 아내(46)와 딸(17)을 흉기로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당시 다른 방에서 잠을 자던 서 군 혼자 화를 면했다. 부모와 누나의 빈소를 묵묵히 지키던 서 군은 한 조문객에게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감정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터뜨렸다고 한다. 사건 당일 서 군이 잠에서 깨어나 마주하게 된 충격적인 장면은 서 군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서 군은 또 “누나 방에서 엄마의 시신을 확인했는데 어제까지 따뜻했던 엄마 손이 차가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 군은 그날 잠자리에 들면서 아침에 눈을 뜨면 집에 이런 일이 벌어져 있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서 군은 경찰에서 “학교 숙제로 (사건 당일) 새벽 4시까지 손수제작물(UCC) 동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방에 들어와 ‘늦게까지 고생이 많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와 친구들은 평소 착실했던 서 군이 이 사건으로 큰 아픔을 겪게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서 군이 다니는 중학교 교사는 “입학 이후 한 번도 지각과 결석을 하지 않은 모범생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반 친구 박모 군(14)은 “(서 군의) 성적은 늘 90점 이상이었고 숙제도 참 열심히 했다”며 “평소 누나와 장난치며 노는 걸 좋아하는 밝고 활발한 친구였다”고 전했다. 서 군의 아버지는 억대 빚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운영하던 목공예점이 계속 적자가 나자 확인된 것만 약 2억 원의 빚을 지고 폐업했다. 그는 사건 전 친척에게 ‘삶이 어렵다. 돈이 필요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힘들어했다고 한다. 생활고를 비관해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 사건은 종종 일어난다. 6일 부산에서는 생활고를 못 이겨 장애가 있는 아들을 살해하려 하고 자살을 시도한 50대 남성이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어린이날인 5일에도 경기 시흥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가족 4명이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런 참담한 범행에 이르기까지는 말 못할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가족을 포함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권리는 없다. 가장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기 전 다른 가족을 살해하는 사건은 다른 나라에서는 드문 ‘한국적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왜곡된 가족주의가 부른 참사라는 얘기다. 사망자에게는 살아볼 기회를 박탈하고 생존자에게는 ‘풀 수 없는 숙제’를 안기는 가장의 잘못된 선택은 더는 없어야 한다.김소영 사회부 기자 ksy@donga.com}
20일 오후 10시 반경 경기 양주시의 한 공터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서울 강남에서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사업을 해온 박모 씨(56)로 확인됐다. 얼굴과 다리 등 온몸을 심하게 구타당한 채 숨져 있었다. 경찰은 박 씨가 이날 광주지역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조모 씨(60) 등과 만난 사실 등을 토대로 조 씨를 박 씨 살해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다. 23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박 씨는 차량 안에서 이불에 덮인 채 숨져 있었다. 박 씨의 몸에서는 폭행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박 씨가 조 씨 등으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 씨는 19일 광주에 있는 한 술집에서 조 씨를 만나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박 씨와 조 씨는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20일 오전 1시경 술집을 나왔다. 그리고 조 씨의 지인인 김모 씨(65)와 홍모 씨(56)의 부축을 받으며 조 씨와 함께 BMW 차량에 탑승해 서울로 향했다. 이 차량은 조 씨의 동생(58)이 지인에게 빌린 것으로 조 씨의 동생이 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전 6시경 서울에 도착한 뒤 조 씨의 동생은 혼자 광주로 돌아왔고, 나머지 조 씨 일당 3명은 박 씨를 차에 계속 태운 채 의정부 방면으로 향했다. 약 16시간 뒤 박 씨는 이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조 씨 등이 박 씨를 차량 안에서 심하게 구타한 뒤 박 씨가 숨지자 도주했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가 박 씨에게 투자한 돈이 있는데, 투자 수익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폭력을 가하며 협박하던 중 박 씨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훈 hun@donga.com·김소영 기자}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 중 2명의 시신에서 주저흔과 방어흔이 각각 발견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날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소견 결과 가장인 A 씨(49) 시신에서 자해할 때 망설이면서 생기는 상처인 주저흔이 확인됐다. 딸(17)의 손등에서는 누군가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방어흔이 약하게 나왔다. A 씨 아내(45)의 시신에서는 이런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 이들이 숨진 방에서는 혈흔이 묻은 흉기 3점이 발견됐다. A 씨의 집에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국과수의 유전자 감식 및 약물 검사 결과가 나오면 종합 판단할 계획이다. 경찰 조사 결과 2012년부터 경기 포천시에서 목공예점을 운영하던 A 씨는 장사가 되지 않아 1억∼2억 원의 빚을 지고 가게를 접었다. 이후 그의 아내가 생계를 책임졌다고 한다. 사건 전날인 19일 A 씨가 아내를 승용차에 태워 출퇴근시키는 모습이 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찍히기도 했다. A 씨 가족 가운데 혼자 남은 아들(14)은 “사건 전날 밤 부모님과 누나가 빚 이야기를 하면서 부둥켜안고 울었다. 부모님이 우리 남매에게 빚이 승계될 것을 우려하는 얘기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들은 20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빠, 엄마, 누나가 작은방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김소영 ksy@donga.com·이경진 기자}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의정부시 용현동 A 씨(49)의 아파트에서 A 씨와 아내(45), 딸(17)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의 중학생 아들(14)이 같은 방에 쓰러져 있던 이들을 발견해 신고했다. 아내와 딸은 침대 위에, A 씨는 침대 아래 바닥에 누운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자인 아들은 경찰 조사에서 “새벽 늦은 시간에 잠들었다가 오전 11시경 일어나 보니 부모님과 누나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119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자살을 한 것 같다”고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은 집 안에서 혈흔이 남아 있는 흉기를 발견했다. 경찰은 “전날 가족들끼리 말다툼을 했다”는 아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 등을 통해 외부인 침입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경찰은 숨진 3명에 대한 부검을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계획이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의정부시 용현동 A 씨(49)의 아파트에서 A 씨와 아내(45), 딸(17)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했다. A 씨의 중학생 아들(14)이 같은 방에 쓰러져 있던 이들을 발견해 신고했다. 아내와 딸은 침대 위에, A 씨는 침대 아래 바닥에 누운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자인 아들은 경찰 조사에서 “새벽 늦은 시간에 잠들었다가 오전 11시경 일어나 보니 부모님과 누나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119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자살을 한 것 같다”고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은 집안에서 혈흔이 남아 있는 흉기를 발견했다. 경찰은 “전날 가족들끼리 말다툼을 했다”는 아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 등을 통해 외부인 침입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경찰은 숨진 3명에 대한 부검을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계획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6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 김종신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30)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새벽 경기 의정부시 나이트클럽에서 친구 B 씨(32), C 씨(28·여)와 술을 마시고 승용차를 몰았다. A 씨가 몰던 승용차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으면서 오토바이 운전자 D 씨(24)가 쓰러졌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68%였다. A 씨는 B 씨에게 “음주운전으로 또 걸리면 징역 산다. 변호사 비용 다 책임질 테니 한 번만 바꿔 달라”고 부탁하며 운전대를 넘겼다. C 씨에게도 “절대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 이들이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사이 D 씨는 뒤에서 오던 승합차와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끝내 숨졌다. 운전자 바꿔치기는 B 씨가 체포 후 진술을 번복하면서 들통 났다. 음주운전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B 씨에게는 징역 1년 3개월, C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6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 김종신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30)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새벽 경기 의정부시 나이트클럽에서 친구 B 씨(32), C 씨(28·여)와 술을 마시고 승용차를 몰았다. A 씨가 몰던 승용차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으면서 오토바이 운전자 D 씨(24)가 쓰러졌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68%였다. A 씨는 B 씨에게 “음주운전으로 또 걸리면 징역 산다. 변호사 비용 다 책임질 테니 한번만 바꿔 달라”고 부탁하며 운전대를 넘겼다. C 씨에게도 “절대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 이들이 운전자를 바꿔치기 하는 사이 D 씨는 뒤에서 오던 승합차와 승용차에 잇따라 치어 끝내 숨졌다. 운전자 바꿔치기는 B 씨가 체포 후 진술을 번복하면서 들통 났다. 음주운전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B 씨에게는 징역 1년 3개월, C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A 씨는 이전에도 2차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저지른 범행이라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타향에서 일어난 비극에 슬퍼할 수밖에 없어 미안해.’ 14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기숙사 1층. 학교 측이 마련한 추모의 공간 테이블 위에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A 씨(23)의 영정이 놓여 있었다. 영정 오른편에는 200여 장의 포스트잇이 붙은 게시판이 있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외국인 친구를 잃은 슬픔을 손글씨로 꾹꾹 눌러 포스트잇에 담았다. 영정사진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었다. 국화꽃이 놓인 영정 앞에 A 씨가 평소 좋아했던 콜라를 두고 간 학생도 있었다. A 씨는 2016년 이 대학 국제통상학과에 입학했다. 주한 우즈베키스탄대사의 추천을 받은 입학 장학생이었다. A 씨는 졸업 후 한국의 글로벌 기업에 취업해 세계무대를 누비겠다는 꿈을 안고 한국에 왔다.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3년간 장학금을 받았다. ‘코리안 드림’의 실현이 점점 가까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졸업을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A 씨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A 씨는 이 학교의 같은 학과로 함께 유학을 온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B 씨(22)의 자취방에 놀러 갔던 9일 변을 당했다. A 씨는 평소 즐겨 타던 전동킥보드를 B 씨의 자취방에서 충전시켰다. 두 유학생이 잠든 사이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방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A 씨는 소방관에 의해 구조됐지만 결국 눈을 감았다. 맨발로 집 밖으로 뛰쳐나와 “친구가 안에 있다”고 절규한 B 씨는 전신 2도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승용차를 살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이 최근 이동수단으로 많이 이용하는 전동킥보드는 화재 사고가 잇따라 왔다. 2017년에는 한국체대, 지난해에는 고려대 기숙사에서 전동킥보드를 충전하던 중 화재가 나 학생들이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 경찰은 A 씨의 전동킥보드 배터리도 충전 중 과열돼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발생한 전동킥보드 사고 528건 중 22건이 배터리 불량 등으로 발생한 화재 사고다. 전동킥보드 배터리는 2017년 1월부터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의 국가통합인증(KC) 대상이 됐다. 이전까지는 인증받지 않은 배터리도 사용됐다는 의미다. A 씨 시신은 11일 고국으로 옮겨져 장례 절차를 마쳤다.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은 10일부터 기숙사 1층에 마련된 A 씨 추모공간을 찾아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측은 조만간 A 씨의 명예졸업장을 우즈베키스탄의 가족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명예졸업장만으로는 A 씨 가족의 슬픔을 달래기 힘들 것이다. 머나먼 타국에서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A 씨의 사고를 계기로 최근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전동킥보드의 배터리 안전 문제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김소영 사회부 기자 ksy@donga.com}
성균관대가 자신이 지도하는 대학원생에게 현직 검사와 다른 대학 교수의 논문을 대필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 대학 법학전문대학원 A 교수를 최근 해임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A 교수는 본보가 지난해 12월 논문 대필 의혹을 처음 보도한 직후 사직서를 낸 뒤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A 교수가 불참한 상태에서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을 결정했다. A 교수는 지난해 석·박사과정 대학원생들에게 현직 검사와 웅진세무대 교수의 논문 4편을 작성 또는 수정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올 1월 A 교수를 강요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이곳에 특수학교를 세워주세요. 환영합니다. 대지 소유주 일동.’ 9일 서울 중랑구 신내동의 한 들판에 세워진 회색 벽면에 이런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곳은 두 달 전 서울시교육청이 특수학교인 동진학교 설립 부지로 결정한 곳이다. 특수학교는 장애인 교육을 위해 일반 학교와는 별로도 설립하는 교육기관이다. 시교육청은 동진학교 설립을 위해 2012년부터 6차례나 부지 선정을 시도했지만 인근 주민과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엔 “내 땅에 특수학교를 세우라”며 토지 소유주들이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 해당 부지에 땅을 갖고 있는 13명 중 11명이 특수학교 건립에 찬성했다. 나머지 소유주 2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11명은 중랑구가 인근의 다른 곳을 동진학교 설립 부지로 검토하자 구청으로 찾아가 “우리 땅에 지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토지 소유주 박모 씨(70)는 “구가 검토하는 부지에 학교를 지으면 도로 등 기반시설을 새로 만들어야 해 개교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동진학교는 2022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예전과 달리 지역 주민들 역시 크게 반발하지 않고 있다. 부지가 결정된 이후 동진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민원은 이달까지 5건뿐이다. 2014년 서진학교(특수학교) 설립 추진 당시 서울 강서구 주민 1400여 명이 거세게 반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내동 토지 소유주들의 땅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안에 있다. 이들은 동진학교가 들어서게 되면 그린벨트 내 땅을 교육청에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모 씨(66)는 “땅을 수십 년 동안 그린벨트로 묶어놓고 농사만 지으라고 해 답답하던 차에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다”며 “강서구에서 장애학생 엄마들이 학교를 지을 수 있게 해달라며 무릎을 꿇었던 일도 있고 해서 (동진학교 설립에) 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 설립을 기다려온 학부모들은 안도하고 있다. 중랑구에서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김정숙 씨(53)는 “중랑구에는 특수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다른 구에 있는 특수학교까지 가야 했는데 땅 주인들이 적극적으로 찬성해줘 무척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진학교가 님비(지역이기주의)로 인한 갈등을 해결한 좋은 선례로 남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신동 순천향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특수학교 설립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해 당사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다”며 “경제적 유인책으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동의를 이끌어내야 공익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정훈 hun@donga.com·김소영 기자}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대만인 투자자 ‘린사모’가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린사모가 버닝썬이 영업을 시작한 2018년 2월 이후 버닝썬 자금 5억 원 가량을 횡령한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린사모는 지난달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자신의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착수금만 수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사모가 선임한 변호인은 버닝썬 자금 횡령 혐의로 입건돼 있는 안모 씨의 변호도 맡고 있다. 안 씨는 린사모의 한국 내 가이드 역할을 했던 인물로 국내에서는 린사모의 금고지기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지난달 린사모의 대만 내 주소지를 확인해 국제우편과 이메일로 출석 요청을 했다. 린사모는 출석에 응하지 않고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안 씨를 통해 받은 돈이 불법적인 돈인지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보냈다. 경찰은 린사모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2차 출석 통보를 한 상태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