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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사용자의 습관을 기억하는 딥러닝 기반의 냉장고와 세탁기를 선보였다. 올 1월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에어컨을 출시한 지 두 달 만이다. LG전자는 이로써 ‘3대 생활가전’ 모두에 AI 라인업을 구축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술인 ‘딥싱큐’를 탑재한 냉장고와 로봇청소기를 29일 출시했다. AI 세탁기는 다음 달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소비자를 이해하는 가전을 계속 출시해 AI 가전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송 사장은 1월 AI 에어컨 출시 당시 “올해를 AI 가전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AI 기술 확보를 위해서라면 기업 인수합병(M&A)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LG전자 AI 가전의 특징은 제품 스스로 사람의 습관과 주변 환경 등을 학습해 사용 편의성을 개선시킨다는 점이다. AI 디오스 냉장고는 문을 여닫는 횟수와 시간을 분석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절전 모드로 자동 전환한다. 음식이 상하기 쉬운 한여름엔 ‘파워모드’로 제균 기능을 높인다. AI 트롬 세탁기는 날씨 정보를 파악해 습한 날에는 강력한 탈수를,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헹굼 시간을 늘린다. 불림 세탁 등 자주 사용하는 세탁 기능을 기억했다가 자동 추천 옵션에 넣기도 한다. AI 로봇청소기는 문턱과 발등 등 비슷한 장애물을 정교하게 구분해낸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출시한 로봇청소기 제품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소프트웨어(SW)를 업그레이드하면 AI 제품처럼 쓸 수 있도록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삼성전자의 새 ‘휴먼 브랜드’ 전략은 28일 국내에서 열린 프리미엄 냉장고 신제품 행사에서 오버랩됐다. 기술 자체보다 인간의 삶을 사랑하는 기술 철학을 소비자들과 공유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강남구 언주로 쿤스트할레에서 개최한 ‘2017년형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 체험 행사에서 단순히 기능 홍보에 그치지 않고 제품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새롭고 즐거운 주방’,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등 삼성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했는지 설명하기 위해 현직 요리사들과 냉장고 정리 전문가(주부), 소통 전문가, 아티스트들이 출동했다. 이들은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에 탑재된 혁신 기술의 지향점이 ‘소비자의 삶’에 맞춰져 있다고 입을 모았다. 디스플레이 배경화면 이미지를 그린 허보리 작가(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딸)는 “주방은 가족이 함께 음식을 먹으며 대화하고 교감하는 중요한 장소”라고 말했다. 임유정 소통 전문 스피치 컨설턴트는 “‘패밀리허브’란 이름처럼 냉장고가 가족의 중심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은 음식의 선도 유지라는 냉장고 본연의 기능은 물론 가족끼리 메시지나 사진을 주고받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능, 음악·영상 감상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했다. 800여 개의 레시피를 목소리로 검색할 수 있고, 식재료 보관부터 쇼핑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제품 개발에 참여한 임기학 셰프는 “패밀리허브의 미세 정온 기술은 냉장고 내부의 온도 변화를 최소화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잘 지켜 준다”고 말했다. 김민경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전작보다 강화된 음성 인식 기능을 강조했다. 앱을 이용하면 집 밖에서도 패밀리허브를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S8에 탑재된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비서 프로그램 ‘빅스비’는 패밀리허브에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SK하이닉스의 생산직 직원 중 ‘명장’이 나왔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생산직 명장 제도를 도입한 것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27일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15년 이상 근속한 생산직 직원 가운데 기술 역량과 리더십이 우수한 18명을 기술명장으로 선발해 인증식을 가졌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명장들에게 “여러분들은 최고의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일 뿐 아니라 동료로부터 인정받는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회사에서 지원하는 기회를 통해 잠재적 역량을 발전시켜 더 훌륭한 반도체 전문가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술명장들은 반도체 관련 자격증, 특허 실용신안 등록, 논문 저작, 사회봉사 활동 등을 다면 평가해 면접과 사내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선발됐다. 이번에 선발된 ‘1기 기술명장’ 중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에 능통해 해외 장비 매뉴얼을 능숙하게 번역하는 직원, 전기 전자 통신설비 등 3개 분야에서 기능장 자격을 취득한 직원 등이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명장 제도를 통해 기술력 강화와 현장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이 제도는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생산직 직원의 임금·직급 체계를 직무·역량·성과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기술역량 강화 차원에서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명장들은 강의를 통해 후배들의 역량과 전문성을 키우는 역할을 맡는다. 매달 소정의 자격 수당도 지급된다. 반도체 업계에서 제품 설계 등 연구개발(R&D) 전문가를 ‘마스터’로 우대하는 사례는 있었다. 삼성은 2009년부터 연구직에 한해 마스터 제도를 운용해왔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제도가 있다. 생산직 전문가들은 누구보다 생산 장비 구동 원리와 현장을 잘 알고 있다. 직접 장비를 제작하거나 공정을 설계하지 않지만 원가 절감 등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 아이디어의 ‘보고’가 될 수 있다는 게 SK하이닉스 측의 설명이다. 이를 SK그룹 전체 화두인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배경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네이버가 ‘변대규 의장-한성숙 대표이사’ 체제의 막을 올렸다. 네이버는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열린 제1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성숙 네이버 신임 대표이사(50)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57)은 기타 비상무이사가 됐다. 한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김상헌 대표이사(54)의 뒤를 이어 공식 대표로 취임했다. 변 회장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50) 뒤를 이어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이 창업자는 이사직만 유지하면서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 및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는 등 국외 신사업 발굴에 전념한다. 8년간 네이버를 이끈 김 전 대표이사는 네이버 고문으로서 경영자문만 맡는다. 한 대표이사는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을 지내다 2007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2015년 1월부터 서비스총괄 부사장을 맡으면서 지식iN, 네이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라이브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 ‘V앱’ 등 네이버 대표 서비스 발전을 주도해왔다. 10년 이상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그 역량을 인정받아 대표이사에 내정됐다는 평가다. 사외이사가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벤처 1세대’라 불리는 변 회장은 휴맥스홀딩스 회장직과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한다. 그는 휴맥스홀딩스를 셋톱박스 분야의 세계 정상급 기업으로 키워 연 매출 1조 원의 신화를 일궈냈다. 네이버 관계자는 “변 의장이 북미와 유럽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이 있는 만큼 올해 네이버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경영 전반에 조언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주총 후 YG에 500억 원을 투자하고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500억 원을 출연하는 등 모두 1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를 통해 디지털 음원, 영상 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날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12월 결산 상장사 178곳이 한꺼번에 주주총회를 연 ‘슈퍼 주총 데이’였다. 코스피 110개사, 코스닥 65개사, 코넥스 3개사 등 178개사의 주총이 이날 한꺼번에 개최됐다. 현대자동차는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정 회장은 1999년 처음 사내이사에 선임된 후 이번이 여섯 번째 연임이다. 주총 의장인 이원희 현대차 대표에 따르면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약 8%가 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했다. 13%가량은 기권했다. 보통주 기준으로 현대차 주식의 8.02%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반대하거나 기권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재계는 추정하고 있다. LG전자 주총에서는 조성진 부회장의 단독 최고경영자(CEO) 체제에 맞춰 이사 정원을 7명으로 축소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효성은 김규영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를 사내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조석래 회장, 조현준 회장, 이상운 부회장, 조현상 사장 등 4명이던 사내이사가 5명으로 늘어났다. 김재희 jetti@donga.com·한우신·신동진 기자}

“(기업 규제 관련) 과잉 입법은 모두가 패자가 되는 길입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1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4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최근 일부 정치권의 반기업 정서와 기업 규제 입법 행태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과잉 입법은 세계에서 한국만 뒤처지는 결과를 낳는다. 기업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게 루트를 열어주고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사회, 교육, 문화, 법률 등에서 혁신 인프라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의 일침은 대통령 탄핵으로 야기된 경제적 충격을 수습하기 위해 상공인도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자성에 이어 나왔다. 박 회장은 법보다 높은 수준의 규범 실천을 상공인의 역할, 청년들이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상공인의 사회적 책무라고 말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축사에서 “경제는 한번 모멘텀을 놓치면 다시 정상 궤도로 오르기 어렵다”면서 “‘민유방본 본고방녕(民惟邦本 本固邦寧·백성은 나라의 근본으로 백성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의 자세로 상공업계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주 장관은 올해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적용을 지난해 3배 수준인 50건으로 늘리고, 에콰도르 및 이스라엘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상반기 안에 타결하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과감한 규제 개혁과 금융·세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상공인과 근로자 231명이 훈장, 산업포장,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과 변종문 지엠비코리아 대표가 신산업 개척을 통해 성과를 거둔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치윤 덕양 대표와 이상운 메디파마플랜 대표가 은탑산업훈장을, 이계설 코엠 대표와 우영섭 유라코퍼레이션 사장이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한화케미칼은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에 연산 5만 t 규모의 수소첨가 석유수지 공장을 건설한다고 15일 밝혔다. 1300억 원을 투입해 2019년 생산을 시작한다는 게 목표다. 수소첨가 석유수지는 산업용 접착제 원료로 주로 쓰인다. 무색·무취·무독성으로 기저귀, 생리대 등 위생제품용 접착제에도 사용된다. 지난해 수소첨가 석유수지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40만 t으로 매년 7%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은 인구 증가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위생용품 수요가 크게 늘어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케미칼도 신규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 대부분을 수출할 예정이다. 현재 이스트만, 엑손모빌 등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이 제품을 생산 중이다. 국내에선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경쟁사다. 한화케미칼은 접착성을 조절할 수 있는 응용기술을 갖고 있다. 계열사인 여천NCC로부터 안정적인 원료(C5) 수급도 가능하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공정의 핵심인 촉매기술 자립화로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2배 이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수소첨가 석유수지 시장 진출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LG하우시스는 14일 우당 이회영 선생(1867∼1932)의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우당기념관’을 개보수하고 재개관식을 열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우당기념관은 신민회 창립을 주도하고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는 등 항일 독립운동에 앞장선 이회영 선생의 생애 기록과 유물 등이 전시된 곳이다. 이날 재개관식에는 이종찬 우당장학회 이사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구남신 서울북부보훈지청장, 김장성 LG하우시스 최고인사책임자(CHO·상무) 등이 참석했다. LG하우시스는 이달 초부터 2주에 걸쳐 기념관의 바닥, 출입문, 조명, 의자를 교체하고 전시관 전체 벽면을 새로 도색했다. 중국 충칭(重慶) 임시정부 청사, 서재필기념관,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 이은 LG하우시스의 네 번째 ‘현충 시설 개보수 지원’ 활동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반도체사업부를 둘러싼 인수전은 업계 판도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올해 최고의 ‘빅딜’이다. 매각대금 25조 원으로 추정되는 이 대어를 누가 낚느냐에 따라 ‘산업의 쌀’로 불리는 각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대만의 TSMC와 훙하이그룹, 중국 칭화유니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관심을 갖고 있지만 투자 결정권을 가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의 출국 금지 등에 발목이 잡혀 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40.1%), SK하이닉스(17.2%), 마이크론(15.5%), 도시바(8.9%), 웨스턴디지털(7.0%) 순이다. 반독점 규제가 걸릴 1위 삼성을 뺀 2, 3, 5위 업체가 4위 도시바 쟁탈전에 나섰다. SK하이닉스가 인수에 성공한다면 3위 그룹과의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릴 기회지만 실패할 경우 2위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 ‘도시바 이펙트’가 가장 극명하게 반영될 시장은 낸드플래시다. 1987년 도시바가 처음 개발한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장점 때문에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을 형성해 왔다. 낸드플래시 시장 1위는 삼성, 2위는 도시바다. 이 시장 세계 5위인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할 경우 한국 반도체산업은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마저 장악할 수 있다. 반면 3위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를 가져간다면 점유율 35.0%로 삼성(35.4%)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경계하는 시나리오는 중국 기업의 도시바 인수다. 일본의 기술력과 중국의 자본력이 더해져 낸드플래시 업계의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업계에서 인수합병(M&A)은 새로운 사업 진출이나 기존 사업 덩치를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이용됐다. 2013년 미국 마이크론은 일본 엘피다를 인수해 109.2%의 매출 성장률을 올리며 전체 반도체(메모리+비메모리) 시장 10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25조 원을 모두 부담할 수 있는 회사는 제한적이다. 훙하이그룹은 13조 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지만 반도체 양산 경험이 없어 공동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14조 원을 보유 중인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와 그룹 오너끼리 친분이 있는 SK하이닉스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최대 11조 원까지 베팅한다는 계획이어서 독자 인수는 어렵다. 일본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은 새로운 변수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 시간) 도시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국가 안보 관점에서 미국이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할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라고 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간부도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시바를 애플 같은 미국 기업에 넘기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재계에서는 엘피다 등 일본 기업 인수 경험이 있는 마이크론과 도시바와 합작공장을 세우며 오랜 협력관계를 가져온 웨스턴디지털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자국을 뛰어넘은 한국을 견제하려는 심리도 있다. 문제는 최 회장에 대한 출금 조치가 풀리지 않으면서 SK하이닉스가 제대로 된 싸움조차 벌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해외 기업들이 SK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려 할지도 의문이다. 도시바는 이달 29일까지 각 업체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는다.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SK그룹은 세계 반도체 업계의 판도를 바꿀 대형 인수전을 코앞에 두고 요즘 발만 구르고 있다.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지분을 100% 내놓으면서 삼성을 제외한 글로벌 선두 기업이 일제히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SK의 ‘작전 사령탑’인 최태원 회장은 지금까지도 출국금지 조치에 발이 묶여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초 도시바 최고위층을 직접 만나기 위한 해외 출장 계획을 잡으려 했다. 반도체 사업 지분 20% 미만을 팔겠다던 도시바가 계획을 바꿔 전량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달에도 출국이 어려울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출장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10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걸어놓은 출국금지 조치가 매달 연장되고 있다. 25조 원에 달하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 지분 100%는 단독 인수가 어렵다. 해외 파트너와의 공동전선 구축이 필수적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역부족을 실감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대형 투자에 대한 결정권은 최 회장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SK와 협상할 게 있더라도 법적 리스크가 해소된 뒤 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K뿐만이 아니다.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청문회, 특별 수사에 대비하느라 5개월째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온 재계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총수가 구속된 삼성을 비롯해 롯데 CJ 등 주요 기업들이 동면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의 추가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경영 위축이 대선 후까지 지속되는 것 아니냐”며 “기업 수사가 불가피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조사를 끝내 기업 활동을 가능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신동진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전장업체 하만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며 자동차 전장부품 후발주자에서 리드업체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스마트폰에 이어 미래 스마트카 시장에서도 수직계열화에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주주총회 승인과 미국을 비롯한 반독점 심사 대상국 10곳의 승인 등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인수계약을 맺은 지 4개월 만이다. 인수대금은 80억 달러(약 9조2000억 원)로 국내 기업 해외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단숨에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와 거래하게 됐다. 하만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피아트, 도요타, 할리데이비슨 등 프리미엄 자동차, 모터사이클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만은 지난해 기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차량용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점유율 1위(24%), 카오디오 1위(41%), 텔레매틱스(자동차용 통신모듈) 분야는 2위(10%)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전장사업의 리드 업체다.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지목된 스마트카 시장에서 수직계열화 효과도 기대된다. 하만이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는 인포테인먼트 부품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모듈 등 삼성이 생산하는 제품군과 겹친다. 스마트폰 부품 수직계열화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는 현재의 성장전략이 미래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카용 전장 시장은 2025년까지 매년 13% 성장을 지속해 1864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시장 성장률(2.4%)보다 5배 이상 빠른 성장 속도다. 지난해 11월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은 “과거가 PC 시대, 지금이 스마트폰 시대라면 앞으로 10년은 스마트카 시대”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했지만 미국 애플이나 중국 바이두, 국내 LG전자 등 경쟁업체에 비해 전장사업 진출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자동차 전장산업계 최고인 하만 인수와 함께 업체별로 차량용 부품의 경쟁력을 높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독일 아우디에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미국 테슬라와 자율주행반도체 개발을 협력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재계에서는 삼성 스마트폰이나 TV 등 가전제품에도 하만의 음향 기술력이 접목돼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법인을 통해 하만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경영은 디네시 팔리왈 하만 대표이사(CEO) 등 현재 경영진에게 맡기기로 했다. 임직원과 사업장, 하만이 보유한 브랜드도 그대로 유지된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삼성전자가 독일에서 열린 ‘iF 디자인 어워드 2017’에서 49개의 수상작을 내며 올해 참여 기업 중 최다 수상 실적을 올렸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초프리미엄 라인 ‘시그니처’의 전 제품군이 연속 수상하며 총 32개의 수상작을 냈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제품, 커뮤니케이션, 패키지, 콘셉트, 서비스디자인, 건축, 인테리어 등 7개 부문에서 디자인, 소재 적합성, 혁신성 등을 종합평가해 시상하는 국제 디자인 공모전이다. 올해는 59개국에서 5500여 개의 디자인이 출품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제품 부문에서 35개, 콘셉트 부문 4개, 커뮤니케이션 부문 7개, 패키지 부문에서 3개의 상을 수상했다. 풀 메탈 재질의 원통형 디자인을 적용한 프리미엄 데스크톱 컴퓨터 ‘아트 PC’가 금상을 받았다. 이 밖에 갤럭시S7과 S7엣지, 스마트워치 기어S3 등이 수상 명단에 올랐다.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시그니처 올레드TV W’가 올해 본상을 받으며 현재까지 출시된 시그니처 전 제품이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에는 시그니처 냉장고, 세탁기, 올레드TV, 공기청정기가 상을 받았다. 올해는 무선 진공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이 금상을 받았고 스마트폰 V20, 노트북 그램 등 31개 제품이 본상을 받았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과 중국의 사드 억지 보복 등 외부 악재가 엄습하고 있지만 SK그룹과 롯데그룹은 적극적인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57)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의 출국 금지가 길어지면서 경영상의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을 출국 금지하면서 SK그룹 최 회장과 롯데그룹 신 회장을 출국 금지 대상에 함께 올렸다. 특검으로부터 수사권을 넘겨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를 중심으로 고강도 수사를 준비 중이어서 출국 금지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 방문 이후 4개월 가까이 국내에 발이 묶여 있다. 단골로 참석했던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불참했고 이달 말 중국 보아오포럼 참석도 불투명하다. 최 회장은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답보 상태인 SK그룹의 중국 사업을 직접 챙겨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로 못 박은 중국 배터리 제조 공장 설립 발표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다. 일본 도시바 인수전 역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쟁 업체가 도시바를 인수하면 타격이 클 것이 뻔한데 총수가 협상에 나서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중국 사드 보복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롯데그룹의 신 회장 역시 4개월째 발이 묶여 있다. 중국 롯데마트는 99개 점포의 절반 이상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매출 손실만 500억 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내 인맥을 총동원해도 모자랄 판이지만 회장은 출국조차 못 하고 있는 것이다. 한일 롯데 경영을 위해 1년의 3분의 1 이상은 통상 해외에 나가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는 한두 차례만 겨우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지난해 6∼10월은 검찰 수사로, 12월부터 현재까지는 특검으로 총 8개월 이상 출국 금지 상태다. 시급한 해외 사업에 대한 현장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검찰 간부를 지낸 한 변호사는 “대기업이 사업 목적상 회장의 해외 방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구체적 근거를 제시한다면 검찰 수뇌부가 결단을 내려 일시적으로라도 출국 금지를 해제해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김준일·신동진 기자}

삼성전자가 대용량 드럼세탁기 위에 소형 전자동 세탁기를 얹은 ‘올인원 세탁기’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파로 주춤했던 국내 신제품 마케팅을 재가동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9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세탁기 신제품 ‘플렉스워시’ 출시 행사를 열었다. 상부의 소용량(3.5kg) 전자동 세탁기와 하부의 대용량(17∼23kg) 드럼형 세탁기를 일체형으로 디자인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1월 신형 무풍에어컨을 내놓을 때 출시 행사를 브리핑 형식으로 간소화했다. 이후에도 회사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고려해 신제품 행사를 축소하거나 미뤄왔다. 지난달 말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삼성그룹은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선언했다. 이번 세탁기 출시 행사는 삼성전자 경영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자업계는 보고 있다. 플렉스워시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서 처음 공개됐다. 애벌빨래용 빨래판을 접붙인 ‘액티브워시’(2015년)와 세탁 도중 빨래 및 세제를 추가할 수 있는 ‘애드윈도’(지난해)에 이은 세 번째 혁신형 세탁기다. 플렉스워시는 분리세탁 불편을 최소화했다. 전자동세탁기, 드럼세탁기, 건조기 등 3개 제품을 한데 모아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상부의 소형 전자동세탁기는 90∼95도의 뜨거운 물로 ‘삶음 세탁’이 가능하다. 아기 옷, 속옷 등 소량의 빨랫감을 수시로 세탁하는 데 유용하다. 하부 드럼세탁기는 최대 용량 23kg으로 두꺼운 이불 빨래를 한 뒤 건조까지 할 수 있다. 특히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세탁물을 넣고 뺄 수 있는 인체공학적 설계가 적용됐다. 드럼세탁기 도어 상단에 작은 창문을 만들어 세탁물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다. 가전업계 최초로 세탁기 상태를 스스로 진단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인공지능 원격 서비스’ 기능을 탑재했다. 외출 시 스마트폰으로 세탁 과정을 제어하는 기능도 넣었다. 블랙 모델은 17·19·21·23kg 등 4종, 화이트 모델은 17kg 1종으로 출시했다. 가격은 229만∼269만 원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해외로 나간 한국 기업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현행 ‘유턴기업지원법’을 기업 규모와 지역 차별 없이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조업체의 해외 현지법인 10%만 복귀해도 국내 청년 실업자의 61%가 취업할 수 있다고 추정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한국 제조업 해외직접투자의 특징 분석 및 유턴 촉진방안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6월 말 기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1만1953개로 현지에서 338만4281명을 채용했다. 제조업은 5781개 업체가 현지에서 286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해외에 있는 제조업체 중 10%인 578곳만 국내로 복귀해도 28만6000명의 고용이 창출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 청년실업자(15∼29세) 46만7000명의 61%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를 유발하는 해외 투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05∼2015년 제조업의 해외 직접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6.6%로, 국내 제조업 설비투자 증가율(3.3%)의 2배였다. 정부는 2013년부터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기업지원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원 대상을 중소·중견기업과 비수도권 지역으로 한정해 실적이 미미하다. 현재까지 국내로 복귀해 공장을 가동하거나 가동할 예정인 기업은 30개로, 고용창출 인원은 1783명에 그쳤다. 이 기업들 중 50%가 정부 지원에 대해 ‘불만족’이라고 응답했다. 애로사항은 높은 임금과 인력 확보(36.3%), 자금 조달(16.5%), 세제지원 미흡(12.1%)순이었다. 양금승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고용생산 효과가 높은 핵심 기업과 수도권 지역을 유턴기업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고,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에 125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를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액은 작년보다 11% 늘어난 125억 달러 규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시설투자비는 113억 달러(약 13조1100억 원)였다.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LSI의 투자 비중은 8 대 2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올해 중반부터 메모리반도체의 일종인 V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이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이 반도체 시장 호황 예측에 맞춰 투자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장 확대와 고사양 디지털기기 출시가 잇따르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60억 달러(약 6조9600억 원)를 시설투자에 쓴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규모로 지난해의 51억8800만 달러(약 6조200억 원)보다 약 14% 늘어났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D램 시장이 성장세로 돌아선 데다 3차원(3D) 낸드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면서 투자 규모를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우선 경기 이천의 차세대 D램 생산라인인 M14의 클린룸 구축과 관련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할 집행한다. 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3D 낸드플래시의 생산능력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 세계 1위인 인텔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120억 달러(약 13조9200억 원)를 시설투자에 쓸 것으로 예상됐다. 인텔은 지난해 시설투자액도 전년 대비 31% 많았다. 인텔은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체질개선 작업과 함께 서버용 반도체 등 신사업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인텔은 반도체 연구개발(R&D) 부문에서는 지난해 삼성전자(약 28억8000만 달러)의 네 배가 넘는 127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국내 1위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이 고졸 인재 채용 프로그램인 ‘J(Junior)트랙’을 시작한 건 2013년. 당시 고교 1학년생을 선발했고 2년 뒤인 2015년 첫 입사자가 나왔다. 올해까지 기수마다 20∼30명씩 총 세 기수에 걸쳐 고졸 인재들이 들어왔다. 사실 고졸 채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난 건 2011년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고졸 채용을 독려했다. 고졸 채용은 학력 등 스펙을 타파한 인재 선발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대한통운의 J트랙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바뀐 이후 시행됐다. 고졸자 채용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해진 시점이다.○ 명확한 인재 육성 목표가 핵심 이런 움직임은 고졸자 채용을 강조한 이명박 정부의 압력에 고졸 채용을 늘렸다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줄인 은행들의 움직임과 대비된다. 국내 주요 은행 6곳(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고졸 채용 인원 합산 규모는 2012년 620명이었지만, 2014년 415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72명으로 더 줄었다. 은행들은 “자체 계획에 따른 것일 뿐 정부 방침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 관계자 A 씨는 “어차피 뽑을 인원이 정해진 상황에서 정부가 압박하자 급하게 고졸자 채용 비중을 늘렸다가 정부가 바뀌자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렸다”고 전했다. 반면 대한통운은 고졸 인재 선발을 앞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은행들과의 차이는 ‘고졸자 채용을 왜 했는지’에 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잠재력 있는 인재를 찾아 맞춤형 교육을 시키고 실무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회사가 원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길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즉, 될성부른 유망주를 미리 확보해 회사가 직접 키우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다. 외부 압력이 아니라 최적의 인재를 찾겠다는 기업의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 스펙을 초월한 채용이 정착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업과 구직자 모두 ‘윈-윈’하는 모델인 셈이다. 지난달 고교를 졸업하고 J트랙 3기로 입사한 이규형 씨(19)는 “고졸 채용 제도를 통해 특혜를 보려고 한 게 아니라, 물류 전문가를 키운다는 회사의 계획을 보고 미래에 대해 고민한 끝에 이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인재 선발에 있어 명확한 목표를 세운 기업들이 스펙에 연연하지 않는 채용을 실시할수록 구직자들도 진정한 역량 계발에 힘을 쏟게 된다.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스펙보다 능력 중심 채용이 확산되면 기업은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뽑기 때문에 재교육 비용을 아끼고 구직자 역시 과다한 취업 비용을 줄이게 돼 사회적 낭비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스펙 초월 채용 스펙을 초월해 인재를 뽑는 기업들은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하반기 채용부터 과거에 획일적으로 시행했던 직무적성검사 이외에 실제 직무능력을 보는 제도를 도입했다. 연구개발, 기술 직군의 경우 전공 성적이 좋으면 가산점을 주고 소프트웨어 직군은 직무적성검사 대신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를 통해 프로그래밍 개발능력이 우수한 지원자를 선발한다. SK그룹은 2015년 상반기 공채부터 스펙을 대폭 줄였다. △외국어 성적 △정보기술(IT) 활용능력 △해외연수 경험 △수상 경력 △관련 논문 등을 입사지원서 항목에서 없앴다. 이러한 스펙이 회사에서 요구하는 직무 역량과 크게 상관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는 학력 제한을 없앴다. 롯데그룹은 2011년부터 공채 지원의 학력 기준을 기존 대졸에서 고졸로 바꿨다. LG전자는 2014년부터 입사지원서에 수상 경력, 어학연수, 인턴, 봉사활동 등 직무와 무관한 스펙 입력란을 삭제했다. 그 대신 자기소개서의 질문이 직무 역량을 묻는 식으로 구체화됐다. 과거에는 ‘자신이 가진 열정’ ‘본인이 이룬 가장 큰 성취’ ‘본인의 성격’ 등 다소 추상적인 여러 질문을 던졌다. 지금 LG전자 자소서는 본인이 지원한 직무와 관련해 지원 동기와 역량, 그리고 향후 계획만 쓰도록 돼 있다.○ 창의적 채용 제도 확산 기업들은 채용에서 스펙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창의적인 인재 선발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5년 상반기부터 어떤 스펙도 보지 않고 계열사별 오디션 방식의 실무 평가로 신입사원을 뽑는 ‘스펙태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 세븐일레븐은 푸드 상품기획자를 뽑기 위해 지원자들에게 새로운 도시락 메뉴를 만들어보게 하는 오디션을 진행했다. 롯데월드는 테마파크 견학 후 공연과 놀이기구의 개선점을 파악해 발표하는 식으로 직원을 선발했다. 우창균 씨(28)는 지난해 상반기에 스펙태클 제도를 통해 롯데백화점에 입사했다. 우 씨는 대학 입학 후 패션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역량을 발견했다. 하지만 공학을 전공한 탓에 기존 공채에서는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가 스펙태클에서 받아든 주제는 ‘백화점 옴니채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었다. 그는 직접 백화점 고객 100명가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발표에 나섰다. 그는 “심사위원들은 정말로 내 과거 스펙에 대해서는 전혀 묻지 않고 발표 내용과 발표를 위해 내가 쏟은 노력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회사가 직접 인재를 찾아나서는 ‘The H’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현대차 채용팀은 수시로 대학 동아리나 기술 경진대회 등을 찾아다니며 입사 후보를 고른다. 여기에서 선별한 이들을 두 달여 동안 1주일에 2, 3회씩 팀 프로젝트, 토론 등에 참여시키며 평가한다. 이런 방식을 도입한 것은 배려심과 소통능력 등 직원의 인성이 직무능력과 큰 연관성을 지닌다는 회사의 판단 때문이다. 장기간을 지켜보며 인성을 심층적으로 살피는 게 이 제도의 핵심이다. 구직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2015년 빅데이터 분석 동아리에서 연 콘퍼런스에서 눈에 띄어 최종 입사하게 된 남윤이 씨(26·여)는 “전통적인 공채 방식은 1년에 2회로 제한돼 있고 자기가 가진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기 힘들어 구직자들의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에 걸친 심층 평가는 역량을 발휘하거나 스스로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스펙에 연연하지 않고 회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선발한 사원들이 업무 성과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한우신 hanwshin@donga.com·정임수·신동진 기자}

“진정한 구성원의 패기는 여기 계신 여러분처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스피크 업(speak up·크게 얘기하다)’하는 데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사내 식당. 1월의 ‘상상킹’과 ‘상상퀸’에 뽑힌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한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패기’를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올해부터 사내 직원들의 혁신 아이디어를 직접 챙기고 있다. 사내 인트라넷 시스템인 ‘상상타운’에 우수한 업무 개선 아이디어를 남긴 사원들 중 매월 남녀 1명씩을 식사에 초대한다. 지난해까지는 매년 남녀 1명씩을 선발하던 것을 월간으로 바꿨다. 박 부회장이 상상왕 직원 모시기에 직접 발 벗고 나선 이유는 뭘까. SK하이닉스는 현재 ‘태평성대’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1조5361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2014년 4분기의 1조6671억 원에 근접했다. 2015년 3분기(7∼9월) 이후 5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슈퍼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세계 2위인 D램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데 있다. 다른 메모리반도체 분야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세계 5위권에 머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발 앞선 혁신이 없다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경영진의 혁신 주문으로 이어진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돌연사) 할 것”이라며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회장은 1월 그룹 신년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사람에서 시작해 조직별, 그리고 회사별로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재정의하고 실행하면 전체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딥체인지의 답을 ‘현장 혁신’에서 찾기로 했다. 그는 최근 경영설명회에서 “현장에 있는 구성원 70% 이상이 참여하는 상상타운이 현장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회사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2014년 시작된 상상타운은 사원들이 인트라넷에 실무 관련 아이디어를 올리면 그중 우수 제안을 채택해 업무 개선에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상상타운에는 지난해까지 26만 건의 제안이 올라왔고 이 중 73%인 19만 건이 실제 업무에 반영됐다. 사원들이 올리는 아이디어를 현장에 접목하자 비용 절감과 수익 향상이 뒤따랐다. 2015년 상상킹인 오평원 책임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반도체 생산 수율을 개선시켜 연간 2조 원의 매출 향상을 이끌었다. 지난해 상상킹 정윤호 기정은 공장 소모품을 뒤집어서 쓰자는 아이디어를 내 600만 원 상당의 부품 교체 비용을 반으로 줄였다. 2만여 명의 직원이 참여하는 집단지성 효과는 반도체처럼 수백 개의 개별 공정으로 나뉜 사업 현장에서 더 극대화되고 있다.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들이 모여 딥체인지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딥체인지 엔진이 될 상상타운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 캐릭터를 도입해 재미 요소를 높였다. 상상타운 내 각 구성원의 신분이 참여도에 따라 ‘평민-중인-귀족-왕족-황제-신’ 단계로 레벨 업 되는 방식이다. 상상타운이 오픈한 직후 20년간 직접 기록해오던 개선 아이디어를 다른 직원들과 공유한 김미애 기장(일반 기업의 차장급)은 “현장의 불합리를 개선하는 변화의 시작은 바로 주인의식”이라고 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1982년 금성사(현 LG전자)는 미국 앨라배마 주 헌츠빌에 컬러TV 공장을 세웠다. 국내 기업 최초의 해외 공장이었다. 이 공장은 10년 만인 1992년 가동을 멈췄다. 높은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했고 미국 정부가 부품 현지조달 비율을 높이라고 압박했기 때문이었다.#2017년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의 주청사에서 빌 해슬램 주지사와 공장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향후 2년간 2억5000만 달러(약 2825억 원)를 들여 연간생산 100만 대 규모의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다. 미국에 첫 공장을 지은 지 35년, 그 공장을 철수한 지 25년 만에 두 번째 공장 건설에 나섰다. LG전자가 인건비가 비싼 나라 중 한 곳인 미국에 다시 발을 들여놓은 배경은 뭘까. 첫째 원인은 단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정확히는 ‘트럼프의 채찍’이다. 트럼프는 미국 현지 기업은 물론이고 해외 기업에도 전방위적으로 미국 내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압박하고 있다. 멕시코산에 높은 관세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세계 각국과의 무역협정도 재검토할 태세다. 미국 대표기업인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미국을 돕기 위해 더 많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생산과 부품 조달 확대를 우회적으로 시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도요타 등 해외 기업들도 트럼프 입맛에 맞는 투자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5년간 3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LG전자의 세탁기 공장 설립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의 미국 투자 러시를 트럼프 압박으로만 해석해서는 중요한 포인트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를 결정할 때 손익계산서를 따져보지 않는 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 부담은 35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LG는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대거 옮겨갈 예정이다. 미국 내 인건비는 동남아의 3배가 넘는다. 결국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당근’이 무엇인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LG전자와 테네시 주가 MOU를 맺던 날 국회 연설에서 “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보다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인세 인하 등 세제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LG전자 공장을 유치한 테네시 주정부도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을 내세웠다.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세금 감면이나 공장 건설비용 지원, 인프라 개선 등 상당한 혜택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의 4개 주를 공장 후보지로 정했다. 이 중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테네시 주를 낙점했다. 미국 북부 지역에 비해 친(親)기업 정서가 강한 것도 공장 용지 선정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 조성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오랜 기간 검토해 온 미국 내 생산기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테네시 주에서 찾았다”고 했다. 공장자동화로 생산성이 좋아지면서 인건비 부담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도 선택의 한 요인이었다. LG전자가 운영 중인 미국 시카고 연구개발(R&D)센터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LG전자는 미국 공장 설립이 중국 가전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가장 큰 장점인 ‘낮은 원가’를 포기하면서 미국에 공장을 지을 이유와 여력이 적기 때문이다. LG전자의 미국 공장 투자 결정은 한국 경제 전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럼프 정부가 채찍과 동시에 제시한 강력한 기업유인 정책은 투자 기업과의 ‘윈윈’을 통해 미국 내 일자리를 확실히 창출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반기업 정서 확산과 대기업 규제 움직임, 해외 투자 유인책 부족 등이 겹치면서 투자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요즘 분위기면 국내외 기업 사이에 생산기지로서의 한국 기피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이 매력적인 입지가 될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우리 정부나 정치권은 그런 노력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혁신은 새로운 물에서 시작됩니다. 신입사원의 패기로 회사 성장을 주도해 주십시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56)은 지난달 2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신입사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총괄사장은 “회사에 입사할 때 가졌던 최고경영자(CEO)가 되겠다는 생각을 끝까지 가지라”고 말했다. 신입사원이 가진 패기와 끈기가 혁신의 기본 조건이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김 총괄사장은 신입사원들에게 눈앞에 놓인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자체를 즐기라고 제안했다. 그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한계를 돌파하는 경험을 축적하면 결국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난관 앞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힘을 낼 수 있도록 큰 목표를 세워야 한다” “항상 일을 두 단계 위 직급에서 고민하고 디자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 등 SK이노베이션 계열사 경영진도 참석했다. 신입사원들은 ‘성장 토크’라는 제목으로 1시간 동안 경영진과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SK이노베이션의 10년 후 성장전략’ 발표를 끝으로 두 달여의 신입사원 교육을 마쳤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LG전자가 미국 테네시 주 클라크스빌에 7만4000여 m² 규모의 신규 가전공장을 짓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국내 대기업이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확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테네시 지역 언론사인 ‘더 테네시안’에 따르면 LG전자는 테네시 주정부와 가전공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28일 체결한다.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에 판매되는 세탁기와 냉장고는 지금까지 한국과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하여 수출해 왔다. 테네시 공장을 완공해 양산까지 하는 데는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미국에 판매하는 TV 대부분과 냉장고의 3분의 1가량을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산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의한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월 NAFTA 재협상을 공론화하면서 멕시코산 제품이 관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특히 세탁기의 경우 반덤핑 관세 부과가 심해 미국 현지 공장 신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트럼프 보호무역 기조가 나오기 전부터 미국 가전업체의 반덤핑 제소 공세가 거세 현지 생산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LG전자의 투자로 5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미국 현지 공장 건설 후보지를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검토해 왔다. 강성 노동조합이 많은 북쪽 지역에 비해 친기업 정서가 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테네시 주 정부가 적극적인 인센티브 혜택을 약속한 데다 교통 인프라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었다. 재계에서는 LG전자의 이번 결정으로 국내 기업의 미국 현지 공장이 더 확산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현지 공장 설립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국내 일자리 감소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언론보도를 인용하면서 “생큐 삼성”이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의 반도체 공장 보완 투자와 함께 지난해 인수한 미국 가전 브랜드 데이코의 냉장고 현지 생산을 결정한 상태다. 추가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