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팀장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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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 국제부를 거쳤고 정책사회부 교육/노동팀, 사회부 사건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합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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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법원판결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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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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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년까지 美-日 일자리 줄고 인도는 늘어”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인공지능(AI)의 발전과 자동화 시스템의 확산 때문에 2030년 전 세계 일자리 중 최대 8억 개가 사라지고 대신 8억9000만 개가 새로 생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주로 생산관리, 패스트푸드 조리 등 예측 가능한 환경의 신체적 업무 일자리가 사라지고 대신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새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봤다. 29일 맥킨지는 46개 국가의 800개 직업, 2000개 업무를 분석한 ‘없어지는 일자리와 생겨나는 일자리’ 보고서를 냈다. 우선 맥킨지는 2030년까지 세계 노동자의 15∼30%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수로는 4억∼8억 명이다. 하지만 맥킨지는 같은 기간 다양한 분야에서 새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으로 소비재, 건강, 교육 등의 분야에서 3억∼3억65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기술 도입과 인프라 및 건설 투자, 에너지 투자, 서비스업의 발전 등에서도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새로 생기는 일자리 규모는 총 5억5500만∼8억9000만 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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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에 빠진 친구 구한 故 황선후 군 등 18명 ‘올해의 시민영웅’

    에쓰오일이 28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2017 올해의 시민영웅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오스만 알 감디 최고경영자(CEO),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그리고 수상자 18명과 그 가족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에쓰오일은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고 안타깝게 숨진 고등학생 고 황선후 군, 흉기에 찔리고도 괴한을 쫓아 제압한 곽경배 씨, 성추행범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앞을 막아선 대학생 김소정 씨 등을 영웅으로 선정했다. 불이 난 초등학교의 철문을 굴착기로 부수고 소방차의 진입을 도운 뒤 학생 구조를 도운 안주용 씨와 전 여자친구를 위협한 폭행범을 격투 끝에 제압한 황선규 씨 등도 선정됐다. 감디 CEO는 선정된 시민영웅에게 상금 총 1억4500만 원을 전달했다. 감디 CEO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숭고한 용기를 내 준 여러분들이 이 사회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에쓰오일은 영웅지킴이 프로그램으로 시민 영웅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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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아세안 국가 인프라 구축 훌륭한 파트너”

    “올해는 한국-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지 10주년 되는 해입니다. 아세안 국가들이 교통, 에너지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사진) 전경련이 28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의 정치, 재계 인사들을 초청해 양국의 경제적 협력을 다짐하고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세안 나이트 2017’ 만찬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렸다. 허 회장은 환영사에서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싱가포르 탄종파가르센터 등에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은 한국 기업들이 보다 많은 아세안 프로젝트에 참여해 통합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허 회장을 비롯해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 김창범 서울시 국제관계대사,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롯데자산개발, GS건설, CJ대한통운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콜마, 동양물산기업 등 아세안에 진출한 중견기업인들도 참석했다. 아세안에서는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 아세안연계성 조정위원회 위원장, 미얀마 투자기업관리청장,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 등 정·재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경련은 평창 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한 홍보세션도 따로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제리 링 평창조직위원회 경기서비스부장은 “평창 올림픽은 앞으로 동북아에서 연달아 열릴 아시아 올림픽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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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 실적 좋았던 칼텍스에 ‘승진 선물’

    GS그룹 연말 임원 인사에서 석유화학 호황으로 좋은 실적을 낸 GS칼텍스 인사들이 대거 약진했다. 허만정 GS창업주의 증손자이자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허철홍 ㈜GS 부장은 상무로 승진해 GS칼텍스 경영개선부문장을 맡게 됐다. 28일 GS는 사장 3명, 부사장 1명, 전무 4명, 신임 상무 22명 등 총 30명에 대한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이 중 10명이 GS칼텍스 소속이다. GS칼텍스에서는 김형국 부사장과 엄태진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7년 입사한 김 사장은 20년간 경영기획, 신사업 업무 등을 거치고 2007년 GS파워 업무부문장 및 마케팅부문장을 지냈다. 2008년 임원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에 사장이 됐다. 앞으로 석유사업총괄 겸 생산본부장을 맡을 예정이다. 엄 사장은 GS스포츠 대표이사를 맡는다. 1983년 GS칼텍스에 입사한 엄 사장은 34년간 회계, 세무 등 재무분야를 거쳤으며 2011년 재무본부장을 맡았다. 정찬수 ㈜GS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1987년 입사 뒤 내무, 경영기획, 정유영업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2013년 지금의 ㈜GS로 옮겨 경영지원팀장을 맡아왔다. 앞으로는 미래 사업포트폴리오 구축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GS는 지난해 대폭 인사를 단행한 터라 올해 인사는 소폭에 그쳤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GS에너지 <승진> ▽상무 △재무부문장 이원우 △코리아 GS E&P 법인장 은종원 ◇GS칼텍스 <승진> ▽전무 △김성민 △소일섭 ▽상무 △대외협력부문장 강정범 △HOU1부문장 김영주 △MFC 프로젝트 매니저 전선규 △전략구매부문장 최우진 △GS엠비즈 사업지원실장 최호범 ◇GS파워 <승진> ▽전무 △한기훈 ▽상무 △사업기획부문장 윤창열 ◇GS리테일 <승진> ▽상무 △편의점사업부 2부문장 박진서 △수퍼사업부 1부문장 권영환 △인사총무부문장 이용하 ◇파르나스호텔 <승진> ▽상무 △인사총무부문장 한만환 ◇GS네트웍스 <승진> ▽상무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2부문장 정재형 ◇GS홈쇼핑 <승진> ▽상무 △사업개발사업부장 김훈상 △영업전략사업부장 김진석 △CI사업부장 최누리 ◇GS글로벌 <승진> ▽상무 △철강2사업부장 박철규 △신사업실장 원종필 ◇GS E&R <승진> ▽상무 △유류본부장 윤철현 ◇GS건설 <승진> ▽부사장 △이상기 ▽전무 △김규화 ▽상무 △바레인 LNGIT 프로젝트 PCM 이경규 △사업지원3담당 김영욱}

    •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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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현금 보유율, 中-日보다 낮다”

    최근 한국 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을 투자하지 않고 ‘곳간’에만 쌓아 둔다는 비판이 꾸준히 이는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중국, 일본 등 3개 경쟁국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다.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5년간 한국, 중국, 미국, 일본 상위 100대 기업의 현금흐름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연구원은 재무 관련 자료가 있는 비금융업 상장기업 중 매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각국 상위 100위 안에 드는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란 한 해 기업의 모든 영업활동의 결과 기업에 들어온 현금을 뜻한다. 조사 대상 기업이 총자산 중 현금성 자산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4개국 중 3위였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가별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비율을 살펴보면 중국이 13.88%로 가장 높았다. 2위는 일본으로 11.18%였다. 한국은 3위로 8.84%였고 미국이 7.83%로 가장 낮았다. 1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해도 한국은 현금성 자산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였다. 중국, 일본, 미국 기업들은 1년 새 현금성 자산 비율이 늘었지만 한국 기업만 줄었다. 최근 5년간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중 현금 증가분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은 하위권이었다. 현금 증가분이란 영업활동과 그 외 투자 및 재무활동까지 모두 더해 최종적으로 기업이 손에 쥔 현금을 말한다. 한국 기업들의 현금증가분 비율은 2012년 3.74%에서 지난해 5.71%로 다소 늘었다. 반면 중국 기업은 9.42%에서 19.58%로 크게 늘었다. 일본은 11.04%에서 10.57%로 다소 줄었고 미국은 1.45%에서 1.47%로 다소 늘었으나 최하위권이었다. 조사 대상 4개국 중 한국 기업은 들어온 현금을 가장 많이 다시 투자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2016년 현금을 유형자산에 투자한 비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5년간 매년 평균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59.18%를 유형자산에 투자했다. 2위는 일본(56.16%), 3위는 중국(54.42%), 4위는 미국(39.50%)이었다. 다만 한국은 연도별 추세에서는 2015년부터 투자비중이 다소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4년에는 투자비중이 63.78%였는데 그 다음 해에는 49.21%로 14.5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다시 52.95%로 다소 반등했지만 2012∼2014년 매년 60%를 넘겼던 때로는 회복하지 못했다. 연구원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서 한국 기업이 경영방식을 보수적으로 바꾸고 투자보다는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 데 돈을 많이 쓴 결과”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정부와 사회가 기업들의 현금 보유를 비판하기보다는 건설적인 분야에 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올해 들어 설비투자가 늘고 있지만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만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또 “기업이 어렵게 찾은 투자 기회를 법이나 규제에 막혀 놓치는 일이 없도록 각종 규제를 걷어내야 기업도 현금을 설비투자나 고용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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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에 김준동 前산업부 기조실장

    대한상공회의소 신임 상근부회장에 김준동 전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조정실장(56·사진)이 선임됐다. 대한상의는 2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부회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의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부회장은 제28회 행정고시 출신이다. 지식경제부 대변인, 신산업정책관, 산업경제정책관을 거쳤고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직전에는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임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신산업, 에너지, 규제개혁, 자유무역협정(FTA) 분야에 두루 경험과 통찰력을 겸비했으며 소통능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함께 정부와 재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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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R&TECH]생생한 현실감에 ‘감탄’… 컨트롤러 정확성-편의성은 ‘아직’

    “새로운 여정이 시작됩니다.” 삼성전자는 21일 MR(Mixed Reality·혼합현실) 게임기 ‘삼성 HMD 오디세이’를 출시하며 “게이밍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디세이’라는 이름처럼 게임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해 줄 것이라는 카피도 내걸었다. 기자는 출시 약 일주일 전 “경쟁사 제품보다 훨씬 진일보했다”는 삼성의 말을 믿고 체험해봤다. 그래픽과 같은 성능은 만족스러웠지만 작동 법이 불편해 아쉬웠다. 삼성 HMD 오디세이를 제공된 노트북컴퓨터에 연결하고 프로그램을 실행시키자 헤드셋 가운데 초록불이 들어오며 ‘전원 켜짐’을 알렸다. 헤드셋을 머리에 쓰고 컨트롤러(손에 쥐는 조종기)를 양손에 쥐었다. 눈앞에 갑자기 파란 바다와 그 가운데 하얀 벽으로 지은 펜션 비슷한 건물이 펼쳐졌고 기자는 그 가운데 있었다. 삼성에서 알려준 대로 컨트롤러를 이리저리 조작해 창을 띄워 게임 하나를 실행시켰다. ‘록 앤 레일즈(Rock and Rails)’라는 게임이었다. 기타를 맨 로커가 정해진 레일을 따라 전진하며 악당과 지뢰를 부수거나 없애는 게임이었다. 기자는 로커의 시선에서 컨트롤러를 이리저리 휘둘러 악당과 지뢰를 조준하고 검지손가락 버튼을 눌러 레이저를 발사해 해치웠다. ‘그래픽 끝내주는걸?’ 감탄사가 나왔다. 화면 속 시선이 공중에 붕 떴다가 아래로 급강하할 때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급강하하는 기분이었다. ‘윽!’ 하며 긴장감이 들 정도였다. 다른 앱을 내려받아 실행시켰다. 헬로 마스(Hello Mars). ‘안녕, 화성이라고? 영화 마션 같은 건가?’ 중얼거리며 앱을 실행시키자 이내 검은 우주공간이 나타났고 발 아래 화성이 보였다. 나는 화성 상공 수 몇 km 쯤 돼 보이는 곳에 떠 있었다. 마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그래비티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등 뒤에서 우주정거장이 천천히 나를 향해 날아오더니 옆을 스쳐갔다. 또 다른 앱 프리 더 나이트(Free the night)를 실행시켰다. 실행화면이 뜨자 캄캄한 밤으로 변했고 공동묘지 비슷한 곳에 내가 있었다. 이윽고 가까운 곳에 웬 남자의 그림자 형체가 일어서더니 하늘을 바라봤다. 좀비인가. 매우 으스스한 기분이 들어 기기를 껐다. 만약 밤을 배경으로 좀비의 습격을 받는 게임을 만든다면 ‘대박’을 칠 것 같다는 생각도 스쳤다. 그만큼 생생하고 현실감을 주기에 충분한 화면이었다. 하지만 불만도 없지 않았다. 기기는 직관적이지 못했다. 처음 기기를 받아들고 “컴퓨터에 연결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그대로 했지만 컨트롤러가 작동하지 않았다. 한밤중에 삼성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유를 묻자 컨트롤러는 따로 전원을 켜야 한단다. 설명을 듣고 컨트롤러를 유심히 살펴봤다. 전원 버튼은 바로 밭 전(田)자 비슷한 윈도 창이 그려진 작은 버튼이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원’ 버튼은 동그란 원 상부에 작은 세로줄이 그려진 그림이다. 누구도 윈도 버튼을 ‘전원’ 버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삼성에 물어보니 윈도 창을 띄우는 기능도 하고 있어서 이렇게 만들었단다. 그렇다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전원 버튼과 윈도 버튼의 디자인을 합성해야 했다. 센스 부족. 컨트롤러에는 버튼이 무려 6개나 있다. 손가락은 5개뿐인데. “꼭, 이렇게 많이 만들어야만 했나요”라고 묻고 싶었다. 또 화면의 생생함에 비해 컨트롤러의 정확성은 다소 떨어졌다. 목표물을 조준할 때 자주 빗나갔다. 헤드셋에도 의아한 점이 있었다. 머리에 쓴 기기의 볼륨이 너무 크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귀에 손이 간다. 그러므로 볼륨 버튼은 귀에 닿는 스피커에 있어야 조작이 쉽다. 그런데 이 기기의 볼륨 버튼은 눈에 닿는 고글 아래에 있다. 기기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기자는 따로 설명을 들어야 했다. 삼성은 “그래도 경쟁사의 기기보다는 낫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기기를 구입할 소비자 중 상당수는 다른 회사 제품을 써보지 않은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므로 편의성의 기준은 경쟁사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돼야 한다. 가격은 79만 원.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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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만 상의회장, 국회의장 등 찾아 ‘경제현안 전문가 제언집’ 전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23일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 등 의원들에게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집’을 전달했다. 이 책자에는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기업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담겨 있다. 박 회장은 이날 5개 정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갈 길이 숨이 찰 정도로 멀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제언집에 대해 “취준생(취업준비생)부터 비정규직 노동자, 경영인까지 기업과 관련된 모든 분의 이야기를 듣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객관적 분석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동안 이해관계의 벽에 막혀 있던 과제들에 대해 이번만큼은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서 1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이 제언집을 전달한 바 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팀에도 공개서한과 함께 제언집을 전달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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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SK루브리컨츠 내년 상반기 상장 계획”

    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지크(ZIC)’를 생산하는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상장 시기는 내년 상반기(1∼6월)가 유력하다. 22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은 서울 종로구 SK 본사에서 열린 임직원 바자회 현장을 방문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SK루브리컨츠 상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윤활유 시장은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는데 그간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공개를 통해 시장에서 인정받고 성장 포텐셜(잠재력) 관점에서도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매출은 2조8677억 원이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엔진오일 브랜드 지크로 유명하다. 현재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관련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단순히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을 뽑아내는 정유사업만으로는 큰 이익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동 정세에 따라 유가가 출렁이면 정유사업도 타격을 받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비(非)정유부문이나 윤활유 사업을 키우는 추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크 같은 윤활유는 원유를 정제하고 마지막에 남은 기름(잔사유)에서 뽑아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가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고 이윤도 크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이 강화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삼성SDI에 이어 국내 3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이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 분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기차가 늘면 내연 기관차가 줄어드는 등 배터리 사업이 기존 석유화학 사업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지금은 (배터리 부문 분사) 계획이 없다. 좀 더 키워서 분사해야 한다”고 말해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사업을 떼어낼 생각임을 시사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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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연 “기업도시사업, 인센티브 부족-지원 미비로 실효성 잃어”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했던 기업도시사업이 인센티브 부족, 지원 미비로 실효성을 잃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6개 지역 중 2개는 중도 포기를 선언했고, 나머지 4곳 중 3곳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22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업도시 2.0: 기업도시 재활성화 과제’ 보고서에서 2004년 12월 기업도시개발특별법으로 추진된 기업도시사업의 문제점과 해법을 분석했다. 기업도시사업이란 특정한 지역을 여러 기업이 함께 개발해 산업, 연구, 관광, 주거, 교육, 의료 등 모든 분야를 활성화시키고 복합기능을 갖추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는 당시 국토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정책 기조에 맞춰 도입됐다. 당시 원주, 무안, 무주, 충주, 태안, 해남·영암 등 총 6개 지역이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됐다. 지역에 따라 적게는 1603억 원(원주)에서 많게는 2조7813억 원(해남·영암)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 대기업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남도 등 경제단체, 지자체도 참여했다. 하지만 무안과 무주가 사업 중도포기를 선언했고, 그나마 남은 4곳 중 충주를 제외한 3곳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후 새로 사업을 신청하겠다는 지역도 없다. 연구원은 인프라 지원이나 법인세 감면 혜택 등이 글로벌 경쟁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국내적 시각에서 이뤄져 기업 입장에서는 유인효과가 적다고 지적했다. 또 균형발전에 몰두하느라 민간 기업의 선택권과 자율성이 제약됐고, ‘원 스톱 인허가 서비스’ 등 기업을 위한 편의지원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연구원은 “사업참여 기업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해외투자 고려기업이나 잠재적 외국인 투자기업도 사업대상에 포함시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nabi@donga.com}

    •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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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매우 불안… 기업가 제역할 할수있게 해야”

    “지금 한국의 장래가 불확실하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끓는 냄비 속 개구리가 되느냐, 냄비 밖의 개구리가 되느냐는 얼마나 실효성 있고 명쾌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느냐에 달렸다.” 김대중 정부의 초대 재정경제부 장관이자 2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했던 이규성 전 장관(78·사진)이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이 매우 불안하다고 진단했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이 전 장관과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초청해 ‘외환 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위기 극복의 주역으로부터 듣는다’를 열었다. 사회는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맡았다. 이 전 장관은 1998년 3월 김대중(DJ) 정부에 입각한 뒤 위기 대응을 이끌었다. 올해 한국은 수출 호조와 세계 경기 회복으로 경제성장률을 당초보다 높은 3.0%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 전 장관의 판단은 달랐다. 그는 “성장잠재력 면에서 보면 인구는 노령화되고, 자본의 생산성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4차 산업혁명 등 신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시기인데 여기에 한국이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거시경제 운영도 중요한데 지금 실업률이 굉장히 높고 청년실업도 심각하다. 이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끓는 냄비 속 개구리가 되느냐 마느냐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 경직성을 가지고는 빠져나올 수 없다. 복원력과 신축성을 가져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 주체들의 생각은 그저 안전하게 과거의 전례에 따라서 기계적이고 형식적으로 해나가자는 자세에 젖어 있다”고 비판했다. 또 “사회가 기업가에 대해 시비조로 대하는 풍토를 올바로 잡고 기업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 시대의 변화 방향이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내놨다. 이 전 장관은 “개방성과 다양성이 확대됐지만, 자칫하면 대립과 투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세계의 조류는 그야말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성행한다”고 꼬집었다. 이 전 장관은 IMF 위기 당시를 돌이키며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업이 하루에 100개씩 무너지고 실업자가 60만 명에서 170만 명으로 늘던 때”라며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IMF 전 흥청망청한 시대는 영원히 우리에게 오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제도, 관행을 갖추려면 앞으로 4, 5년간 힘들여 구조조정을 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DJ 정부에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현 원장은 “IMF 당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3년 정도 지속됐으면 완성됐을 텐데 1999년 6월경까지밖에 이어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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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각국 유통산업 키우는데… 한국만 역주행

    온라인 경매와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 이베이는 인공지능(AI)으로 수요를 예측하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세일즈 프레딕트를 최근 인수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유통에 접목시켜 판매량을 예측하기 위해서다. 중동의 유통산업을 주도하는 두바이는 정부가 대형 쇼핑몰의 확장을 지원하고 나섰다. 면적만 50만2000m²에 달하는 두바이몰에서는 매년 수십 건의 대형 국제전시회가 열린다. 야간 분수쇼는 국제적인 관광자원이 됐다. 프랑스는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대형점포 입점제한 등 강력한 유통규제를 시행했다가 2009년부터 규제를 풀고 있다. 자국 유통산업을 크게 키우기 위해서다. 세계 각국이 유통산업 강화에 나선 가운데 한국만 각종 규제로 유통산업의 발전을 막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등 ‘역주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5가지 이유’ 보고서에서 “유통산업의 국내외 환경변화를 고려하고 정부 정책이 규제 중심에서 육성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유통 소매기업 상위 200곳(매출 기준)의 전체 매출액은 128조4000억 원이었다. 이는 미국 유통기업 코스트코 한 곳의 연매출인 137조8000억 원보다도 9조4000억 원이 적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563조9000억 원, 한국에서 가장 큰 유통기업인 롯데쇼핑은 같은 기간 매출이 30조7940억 원이다. 내수 시장이 한국의 19배가량인 미국 기업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유통 경쟁력 차원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이 많다. 연구원은 유통산업의 중요성을 생산과 고용에서 찾았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은 상시고용 인원만 6000명이고 그중 청년이 3300명이다. 간접적인 일자리 효과까지 따지면 취업유발효과가 1만3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하남시 신세계 하남스타필드는 총 3만4000명의 취업유발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규제를 풀어 유통업을 키우고 있다. 일본은 대도시에 대형 점포의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법을 바꿔 진입규제는 없애고, 그 대신 교통정체나 주차문제 등을 개선하는 내용으로 바꿨다. 미국은 아예 유통과 관련한 규제가 없어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간의 경쟁으로 가격 인하 등 소비자에게 유리한 변화가 나타났다. 정부의 지원을 업은 글로벌 업체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하는 등 자체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원은 “반면 한국은 대형점포의 영업이나 진입제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유통규제 관련 법안은 28건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5%는 관련규제 폐지나 완화를 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서려 하면 인근 소상공인들이 이를 반대하고 지역 국회의원들은 선거 표심이 돌아설 것을 우려해 이를 무산시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한국의 유통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있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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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근 “경제단체, 기업만 대변하는 시대 끝나”

    대한상공회의소의 역대 최장수 상근부회장을 지낸 이동근 부회장(60·사진)이 20일 대한상의를 떠나며 재계의 변화에 대한 소회를 남겼다. 신임 현대경제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 부회장은 2010년 2월부터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으로 일했다. 그가 대한상의에 몸담은 7년여 동안 경제단체들은 큰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몰락하다시피 했다.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경련의 뒷자리였던 대한상의는 이번 정부 들어 ‘재계의 맏형’으로 떠올랐다. 그 사이 대한상의의 역할도 바뀌었다. 2013년 7월 박용만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둘은 ‘콤비’를 이뤘다. 과거엔 기업, 경영자의 입장을 주로 대변했다면 이젠 기업과 정부, 정치권을 오가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업의 요구사항을 대변하는 어려운 역할을 수행한다. 이 즈음부터 대한상의 직원들은 누구 편을 들지 결정하기에 앞서 어떤 것이 합리적인 방향인지를 먼저 고민했다. 20일 기자가 만난 이 부회장은 세상이 변한 만큼 경제단체와 재계도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의가 이제 경제단체에서 단독 플레이어가 됐어요. 상의가 잘해서라기보다는 다른 단체들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황이 왔잖아요.” 전경련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이전에는 무조건 기업들의 입장만 들어온 게 경제 5단체의 입장이었는데 이젠 시대가 변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금은 너무 기업 입장만 대변해서는 더 이상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합리적인 수준으로 이야기를 하고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단체가 기업뿐만 아니라 근로자까지도 이해한 뒤 스탠스(입장)를 표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한상의는 기업인뿐 아니라 노동계와 대화를 시도했다. 박 회장이 한국노총을 찾아가 김주영 위원장과 호프미팅을 가진 장면은 재계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회자된다. 일각에선 대한상의가 기업을 대변하는 데 소홀하다는 불만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시대의 변화를 그나마 대한상의가 가장 빨리 인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과도한 친노조 정책 등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에 대해선 평소에도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요즘 만나는 중소기업인들은 하나같이 사업을 접어야겠다고 말할 정도”라며 “기업인의 기를 살려주는 정책도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의 세리(SERI), LG경제연구원의 활동이 최근 많이 위축된 모양새”라며 “현대경제연구원을 맡아 연구, 교육, 컨설팅 등을 활발히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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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공헌 현금 기탁 조심스러워”… 대기업들 ‘포항지진 성금’ 손놓아

    경북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6일째를 맞지만 주요 기업들이 예년과 달리 선뜻 성금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국정 농단 사태 여파로 대기업이 다같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사회공헌 관련 기탁 문화가 전반적으로 움츠러든 데다 성금 모금을 주도할 재계 구심점도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삼성 주요 계열사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주요 그룹은 이날까지 포항 지진 관련 성금 기탁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처럼 예기치 못했던 자연재해로 피해가 생기면 경제단체가 주도해 삼성을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이 자산 규모에 맞춰 성금을 내놓곤 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로는 논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진 발생 지역에 특별서비스팀을 파견해 무상으로 가전제품을 수리해 주는 것 외에 별도 회사 차원의 성금은 아직 계획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피해 차량 수리비 및 무료 세차 서비스 등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성금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 역시 이재민들이 모여 있는 포항 실내체육관에 전자레인지를 지원하는 한편 자사 가전제품이 지진으로 고장이 난 경우 할인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그룹 차원의 성금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SK는 “여러 가지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태풍 ‘차바’가 부산과 울산 지역을 휩쓸었을 때 삼성은 피해 발생 6일 만에 80억 원을 피해 복구 성금으로 내놨다. 이어 SK와 현대차 각각 50억 원, LG 30억 원 등의 모금이 이뤄졌다. 그동안 주요 기업들의 성금 모금을 독려해 왔던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현재로선 모금을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과거에도 모금 활동을 하지 않아 아직 계획이 없다”고 했다. 경북도와 함께 성금을 모으고 있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모인 성금은 모두 37억8665만 원이다. 포항에 지역 연고를 두고 있는 포스코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5억 원을 내놓은 게 가장 큰 기부액이고 KT&G가 5억 원을 약정 기탁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이은택 기자}

    •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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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뿌리’ 화약부문 대표에 삼성전자 출신

    한화그룹은 17일 그룹 최고 의사 자문기구 경영조정위원회를 강화하고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내용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례적으로 2명이 부회장으로 동시에 승진해 3명의 부회장이 그룹을 이끄는 ‘3인 체제’도 정비했다. 한화그룹은 이날 인사에서 경영조정위원회 소속인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와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를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위원회에서 금융 부문을 담당해 온 차 부회장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금융 부문 성장과 수익을 이끌고 해외시장 개척, 핀테크와 빅데이터 등 미래형 서비스 정착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부회장은 위원회에서 유화·에너지 부문을 담당했으며 석유화학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최대 실적 달성 등의 성과를 냈다. 이로써 한화는 현 금춘수 부회장과 함께 3명의 부회장이 그룹을 이끄는 ‘3인 체제’를 갖췄다. 2013년 4월에 만들어진 경영조정위원회는 그룹의 중요 사안을 판단하고 결정해 왔다. 현재 위원회 멤버는 금 부회장, 김 부회장, 차 부회장, 이태종 ㈜한화 방산부문 대표,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 등 5명이다. 계열사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대규모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외부 영입 인사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DS경영지원실장(부사장)에서 지난해 한화로 옮긴 뒤 한화케미칼 폴리실리콘사업부장(사장), 한화건설 경영효율화담당 사장을 지낸 옥경석 사장이 ㈜한화 화약부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화약부문은 그룹의 모태이자 뿌리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크다. 이 자리를 비(非)한화 출신이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도 순혈주의 타파의 연장선이다. PWC컨설팅, 동부화재를 거친 박 사장은 2013년 한화손해보험의 대표이사(부사장)로 취임한 뒤 이번에 승진했다.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여 사장은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당시 주가연계증권(ELS) 여파로 적자였던 계열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인물이다. 한화 유럽·미국법인을 담당했던 김은수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해외 경험이 많아 글로벌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성일 ㈜한화 재경본부장(전무)은 한화저축은행 대표이사로, 박병열 한화건설 재무실장(전무)은 한화역사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한화그룹은 “그룹 주요 사안에 대한 자문을 수행해 온 경영조정위원회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글로벌 인재를 발탁하고 순혈주의를 타파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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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만 “산업규제, 백지상태서 다시 봐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정부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책자를 주며 재계의 목소리를 냈다. 박 회장은 특히 규제에 가로막힌 새로운 산업 분야를 살리기 위해 백지 상태에서 현실적 대안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오전 박 회장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부총리를 만나 대한상의가 만든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 책자를 전달했다. 28쪽 분량의 이 책자엔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에 대한 기업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담겼다. 당초 오전 10시 반부터 예정됐던 회동은 김 부총리와 주한 중국대사와의 면담이 길어져 15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박 회장은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져 다행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장 기업인들의 목소리도 듣고 진보, 중도, 보수 전문가 50분도 모셔 의견을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이 다 혁신 성장의 주역”이라고 기업을 치켜세웠다. 그는 “대기업은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창업 기업들에는 생태계를 조성해 링크(연결)시켜주는 것이 저희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정부 경제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완곡히 주문했다. 그는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과거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는 것들이 있는데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에 부딪혀 못 하는 것들이 있다. 백지 상태에서 현실적 대안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제언집에서 “빅데이터, GPS 등 4차 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가 너무 많다” “한국은 의술, 교육열이 최고인데 서비스 산업으로 연결시킬 수가 없다” “좋은 기술이 있어도 제 값을 치르고 사는 곳이 없어 주저앉는 벤처기업이 많다” 등 고민을 쏟아냈다. 전문가들도 의견을 보탰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참여정부는 혁신형 중소기업 성장, 이명박 정부는 동반성장,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 등 양극화 해소 대책을 폈지만 기업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들은 일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도 저임금, 장시간 근로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좋은 내용이 많아 경제팀에서 잘 활용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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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연 “IMF 때 떨어진 한국 노동경쟁력 여전히 낮아”…가장 큰 원인은?

    한국이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떨어진 노동경쟁력을 20년이 지난 지금도 회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일부 분야는 경쟁력이 더 떨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국가들의 주요 노동지표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총 6개 지표에서 한국은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4개 지표는 순위가 떨어졌고 2개 지표만 올랐다. 우선 양적지표에 속하는 경제활동참가율은 23위에서 27위로, 고용률은 17위에서 20위로, 실업률은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질적지표에 속하는 임금순위 역시 23위에서 24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나머지 노동생산성은 31위에서 28위로, 연간근로시간은 32위에서 31위로 상승했다. 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위축을 지표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2위에서 18위로 올랐지만 여성은 23위에서 29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고용률은 남녀 모두 감소했으나 여성의 감소 폭이 훨씬 컸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지원, 단시간 근로제 확산, 일·가정 양립문화 조성 등을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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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10대 기업 유효법인세율 21.8%… 美 처음 앞질러

    지난해 한국 10대 기업의 순이익 대비 법인세 비중이 미국 10대 기업을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기호 서울시립대 교수에게 의뢰한 ‘한국과 미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 비교’ 연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마트, 애플 등 미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순이익 대비 법인세 비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10대 기업의 법인세율은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는 한국이 21.8%로 미국의 18.3%를 처음 역전했다. 정부 정책에 따른 영향이 컸다. 연구원은 “한국은 세법 개정으로 대기업이 최소로 내야 하는 세금 비율(최저한세율)이 16%에서 17%로 올랐고,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세금 공제도 축소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세제 혜택을 늘리고 지난해 R&D 비용 세액공제의 일몰기한을 없애면서 기업들의 세 부담이 줄었다. 이와 함께 미국 기업들의 ‘조세 회피’도 한 원인이 됐다. 최 교수는 “미국 기업들은 세율이 낮은 국가에 해외 자회사를 세우고 소득을 옮겨 법인세를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대 기업이 아닌 기업 전체를 놓고 보면 한국의 법인세가 다른 선진국들보다 낮은 편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기업조세연구소 자료를 토대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평균 유효법인세율은 18.0%였다.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1.8%보다 3.8%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가 법인세 인하 정책을 펴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 200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거대기업의 법인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환익 한경원 정책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한국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크다. 미국과 달리 한국이 법인세 인상 정책을 편다면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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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빠르고 세금 혜택 많은 폴란드로 갑니다”

    LS전선, LG화학 등 한국 기업들이 잇달아 폴란드에 진출하고 있다. 과거 주변 강대국들의 침략이 끊이지 않았던 비운의 국가가 2000년대 들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폴란드의 지리적 이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등이 글로벌 기업을 속속 폴란드로 끌어당기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유럽 시장의 생산 거점을 폴란드에 마련하기 위해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LS전선은 이달 초 폴란드 남서부 지에르조니우프에 자동차 배터리용 부품생산법인 LS EV 폴란드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한국 전선업체가 유럽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 LS전선은 인근의 외국 자동차 업체들에 납품이 쉽다는 점 등 때문에 폴란드를 선택했다. 진출 규모로는 LG화학이 가장 크다. 지난달 5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첫 삽을 뜬 LG화학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완공되면 유럽에서 가장 큰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된다. 투자금은 4000억 원이고 연간 전기차 10만 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역시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SK이노베이션도 폴란드를 유력 후보지로 놓고 고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최종 건설지역을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한라그룹의 자동차부품 계열사 만도는 이미 2014년 폴란드에 현지 생산공장을 짓고 가동하고 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계도 폴란드에 거점을 차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4년 현지 사무소를 열어 시장조사에 들어갔고, 우리은행도 올 2월 동유럽 영업을 총괄 담당하는 현지 사무소를 폴란드에 열었다. IBK기업은행도 연내 폴란드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처럼 한국 기업이 앞다퉈 폴란드에 깃발을 꽂는 이유는 현지 산업의 빠른 성장 때문이다. 특히 철강, 전자, 유통, 섬유, 금융 등 전 분야에 파급력이 큰 자동차 산업을 폴란드 정부가 주력으로 밀고 있다. KOTRA 현지 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자동차 산업을 적극 지원해, 올해는 수출액이 250억 유로(약 32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피아트,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에 생산공장이나 연구개발 센터를 세웠다. LG화학이나 LS전선이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및 부품공장을 짓는 것도 이들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 부품 공급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게임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인력도 강점이다. 현지 진출을 준비 중인 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폴란드 국민은 한국과 국민성이 매우 닮아 성실하고 장시간 근로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른 유럽인들이 야근을 기피하고 힘든 일을 싫어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폴란드 현지의 자동차 부품생산 경력직 보수는 월 140만 원 수준이다. 게다가 폴란드 정부는 외국 기업이 현지에 투자하면 25∼50%의 법인세 면제 혜택까지 주고 있다. 유럽 시장 공략에도 이점이 많다. 지리적으로 폴란드는 유럽의 중심에 있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등 서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기에도 유리하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체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슬로바키아까지 차로 1시간∼1시간 반 거리라 자동차 부품 관련 한국 업체들이 탐을 내는 요충지다. 한 재계 관계자는 “동유럽 시장은 잠재적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고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산업을 공략하기에도 폴란드는 여러 이점이 많다. 한국 기업의 진출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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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NG 수급 불안… “공급 유지해달라” 호주에 읍소한 전경련

    “호주의 LNG(액화천연가스) 3대 수출국인 한국은 호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입니다. 최근 호주 정부가 LNG 수출제한 정책을 추진해 한국은 여러 우려가 있습니다.” 호주로 날아간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호주 정치계, 경제계 인사들 앞에서 아쉬운 부탁을 했다. 골자는 한국에 수출하는 LNG 양을 줄이지 말아 달라는 것. 에너지 수출 강국인 호주와 에너지 빈국(貧國)인 한국의 ‘갑을(甲乙)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안전성과 환경오염을 이유로 원자력발전과 석탄발전을 줄이고 그 대안으로 LNG발전 등을 늘리려 한다. 하지만 원료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한국은 최근 불안한 처지에 놓여 있다. 14일(현지 시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호주-한국경제협력위원회(AKBC)와 함께 호주 브리즈번에서 제38차 합동회의를 열었다. 한국에서는 권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과 GS건설, 롯데상사, 한화, 삼성물산 등 경제단체 관계자 및 기업인 54명이 참석했다. 호주 측은 마크 베일리 AKBC 회장, 퀸즐랜드 정부 관계자, 호주 기업인 등 86명이 참석했다. 가장 큰 화두는 호주의 LNG 수출제한 조치 검토였다. 원래 호주는 해외에 수출하고도 충분히 쓸 만큼의 LNG를 생산하지만, 최근 친환경 발전으로 방향을 틀면서 석탄발전을 줄이고 LNG 전환을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LNG 수요가 크게 늘었다. 호주 정부는 올 7월 1일 ‘가스공급 안정화 제도’를 시행했다. 필요시 외국에 수출하는 LNG 양을 제한하는 정책이다. 문제는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한국은 ‘LNG 파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LNG 수입국이다. 호주는 카타르에 이어 세계 2위 LNG 수출국이다. 전 세계 LNG 수출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이후에는 세계 1위의 LNG 생산국이자 수출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호주가 공급을 줄이면 자연스레 ‘LNG 가격 폭등’ 사태가 벌어진다. 이는 고스란히 한국 기업들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LNG 3189만5000 t 중 호주에서 수입한 물량이 477만 t이었다. 1위는 카타르(1194만 t), 3위는 오만(423만 t)이다. 이런 까닭에 호주를 찾은 한국 기업인들은 “수출제한 정책을 재검토해 달라”고 읍소할 수밖에 없었다. LNG는 최근 국제 정세가 요동치며 수급 불안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카타르가 중동 국가들과 단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LNG 수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중장기 LNG 수입계약이 대부분 2025년경 끝날 예정이라 그 뒤에는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적으로 LNG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친환경 발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등 신흥국은 LNG 수입을 늘리고 있다. 한 LNG 업계 관계자는 “호주가 일시에 수출을 줄이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단계적 감축을 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국 정부는 지금 LNG 재고가 많다고 낙관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미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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